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대나무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딱딱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오산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홍대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싸이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89
  • [이호준 시간여행] ‘액연’을 날리던 시절

    [이호준 시간여행] ‘액연’을 날리던 시절

    정월 대보름이 지나면 매섭던 겨울바람이 수굿해지듯, 겨우내 언덕바지를 떠들썩하게 하던 아이들의 연날리기도 막을 내리기 마련이었다. 대보름날은 쥐불놀이가 절정을 이루고 달집태우기로 한 해의 소원을 빌었다. 또 하나 빠지지 않는 행사가 집안의 액을 연에 실어 날려 보내는 ‘액연(厄鳶)날리기’였다. 바람을 타고 까마득하게 올라간 연이 실을 팽팽하게 당기는 순간에 실을 끊어버리면 좋지 않은 기운이 연과 함께 날아간다고 믿었다. 썰매타기나 팽이치기처럼 연날리기도 겨우내 사내아이들을 밖으로 불러냈다. 연날리기는 연을 만드는 것부터 놀이였다. 아이들은 대개 스스로 연을 만들 줄 알았다. 준비는 살로 쓸 대나무를 확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대는 왕대보다 다루기 좋은 시누대를 주로 썼다. 문종이로 쓰이는 한지와 실, 그리고 실을 감는 얼레(연자세)도 필수품이었다. 우리나라 연은 형태와 문양에 따라 100여종에 이른다고 하는데, 그중 방패연과 가오리연이 주종을 이룬다. 방패연은 말 그대로 직사각형의 방패처럼 생겼다. 가운데에 ‘방구멍’이라는 구멍을 내며, 보통 세로와 가로를 3대2의 비율로 만든다. 가오리연은 마름모꼴의 가오리처럼 생겼다. 꼬리를 길게 붙이는데, 바람이 꼬리를 타고 흐르기 때문에 띄우기가 쉽다. 연을 만드는 순서 중 맨 먼저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과정이 대나무살을 깎는 것이다. 살은 탄력이 좋아야 하되 가능한 한 너무 무겁지 않도록 깎아야 한다. 가운데에 약간의 살을 남기고 양끝은 얇게 다듬는다. 연살을 다 깎으면 한지를 직사각형으로 자른 뒤 가운데에 방구멍을 낸다. 방구멍은 맞바람의 저항을 줄여 연이 상하지 않게 하는 것과 동시에, 구멍을 통과한 바람이 뒷면의 부족한 공기를 채워 연이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준다. 연 만들 종이를 여러 겹으로 접어 끝을 적당하게 잘라내면 둥근 구멍이 된다. 깎아 둔 머릿살을 한지 상단에 감아 붙인 다음 대각선으로 붙인다. 마지막으로 가운데살을 세로로 붙이고 허리살을 가로로 붙인다. 작게 자른 한지를 살 위에 촘촘하게 덧붙여 떨어지지 않도록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실을 매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머리살의 양 끝을 뒤쪽에서 당겨 매어 연 머리가 휘도록 해야 한다. 연을 띄우는 맛은 누가 뭐래도 연싸움에 있다. 공중에서 연끼리 싸우다가 실 하나가 끊어지면 뿌리를 잃은 연은 끝없이 날아간다. 울며불며 쫓아가는 ‘초보’들도 있지만 대개 빈손으로 돌아오기 마련이었다. 연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연줄에 사금파리 가루를 섞은 풀을 먹이기도 했다. 연은 단순히 놀이기구만은 아니었다. 액땜이나 무병(無病)을 비는 기복적 의미와 함께 군사용으로도 쓰였다. 삼국사기에도 연에 관한 기록이 있다. 신라 진덕여왕 1년(647년), 여왕의 등극에 반발한 비담과 염종이 반란을 일으키자 김유신이 밤에 횃불을 매단 큰 연을 띄워 패망의 기운을 불식시키고 군졸들의 사기를 높여 난을 평정했다는 내용이다. 또 고려시대에는 최영 장군이 전투에 연을 활용했으며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 장군이 암호전달용으로 썼다고 한다. 아이들이 즐겨 놀던 썰매나 팽이가 그렇듯, 이제 연 날리는 풍경도 보기 쉽지 않다. 보름께에 연날리기 행사를 하는 곳도 꽤 있지만 말 그대로 ‘행사’일 뿐 삶 속의 연은 아니다. 추운 겨울날 언덕 위에서, 내 연, 이겨라! 형아 연, 이겨라! 목청껏 소리치며 연 싸움을 하던 아이들은 이제 없다. 빈 들판마다 바람만 휘휘~ 휘파람 소리를 내며 배회하고 있을 뿐.
  • 2·8독립선언서 국내 반입, 3·1만세 시위… 평생 독립 위해 싸운 ‘열사’

    2·8독립선언서 국내 반입, 3·1만세 시위… 평생 독립 위해 싸운 ‘열사’

    “너희들은 왜 죄 없는 사람을 핍박하느냐.” 취조관의 질문에 김마리아는 되받아쳤다. 왜경은 가죽 채찍과 대나무봉을 휘두르고, 양팔을 엇갈리게 결박해 천장에 매달아 놓고 팽이처럼 돌리며 때렸다. 옷을 벗기고 쇠갈퀴로 가슴을 찌르고 불로 지졌다. 살이 터지고 온몸이 피로 물들었다. 일본에 유학 중이던 마리아는 2·8독립선언서를 허리띠에 숨기고 국내로 들어와 고향 황해도로 자금을 모으러 갔다가 3·1운동 소식을 들었다. “여학생들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마리아는 황에스터, 나혜석 등 11명이 모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3월 5일 서울역광장 등에서 대규모 만세 시위가 벌어졌고 마리아와 모교인 정신여학교 학생들도 목청껏 만세를 불렀다. 다음날 학교에 왜경이 들이닥쳐 마리아를 포승줄로 묶어 끌고 갔다. “선생님!” 학생들은 울부짖었다. 마리아는 고문으로 코와 귀에 고름이 고이는 등 만신창이가 됐다. 지옥 같은 서대문형무소로 옮겨졌다가 그해 7월 24일 증거 부족으로 석방됐다.김마리아는 1892년 7월 11일 황해도 장연군 대구면 송천리에서 태어났다. 13살 때 어머니마저 여읜 마리아는 1906년 6월 서울로 가 서울 연동여학교(정신여학교로 개명)에 입학했다. 마리아의 작은언니 미렴과 오현관·오현주 자매 등은 누룽지를 함께 먹으며 공부했다고 해서 ‘누룽지방 형제’라고 불렸다. 1910년 6월 졸업한 마리아는 모교 교단에 섰다. 정신적 지주였던 교장 루이스는 마리아에게 유학을 권했다. 1915년 5월 마리아는 일본 도쿄여자학원에 입학했다. 졸업이 다가올 즈음 민족자결론이 무르익었다. 1919년 1월 모임에서 황에스터는 “국가의 대사를 남자들만이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열변을 토했다. 2·8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사람은 남학생 11명이었지만 도쿄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는 마리아와 황에스터 등 여학생들도 참석했다. “최후의 일인까지 자유를 위하는 열혈을 유(流)할지니….” 독립선언서를 낭독하자 일본 경찰이 습격해 회관은 아수라장이 됐다. 마리아도 끌려갔다가 풀려났다. ●애국부인회 결사부 만들어 직접 독립운동 3·1만세 시위 주도로 악랄한 고문을 받은 몸에서는 고름이 흘렀다. 그사이 숙부 필순이 이역만리에서 일본인 의사가 준 우유를 마시고 숨졌다. 틀림없는 독살이었다. 마리아는 분루를 삼키며 또 다른 길을 모색했다. 몸도 성치 않은 마리아의 의지는 놀라웠다. 석방된 지 석 달도 안 된 1919년 10월 19일 뜻을 같이하는 여성 16명이 모여 대한애국부인회를 결성했다. “부녀들도 남자들처럼 혁혁한 독립운동을 해야 한다”고 마리아는 말했다. 마리아는 회장이 되고 시도 지부장을 뽑는 한편 결사부를 만들어 직접 독립전쟁에 참여하고자 했다. 한 달 만에 회원이 2000여명으로 늘어나고 현재 가치로 수억원인 6000원을 상하이 임시정부에 보냈다. 그러던 11월 어느 날 ‘누룽지방 형제’ 오현주가 불쑥 찾아왔다. 오의 안내로 임정 밀사를 자칭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부인회의 활동을 캐묻는 것이었다. 10여일 후 마리아가 수업을 하고 있을 때 종로경찰서 왜경들이 들이닥쳤다. 마리아는 수갑이 채워져 연행됐다. 오현주의 배신이었다. 마리아는 붙잡힌 동지들에게 “어떤 고통을 당해도 비밀을 알려 주지 말자”고 당부했다. 간부들은 포승줄에 묶여 서울역으로 끌려갔다. 그 밀사는 대구경찰서 소속 경찰이었다. 군중은 “여성독립단이여, 용기를 내시오. 대한독립 만세!”라고 외쳤다. 대구로 붙잡혀 간 간부는 52명이었다. 끔찍한 고문이 자행됐고 회장인 마리아에게 더 혹독한 고문이 가해졌다. 장작개비를 두 무릎 사이에, 쪼개진 대나무를 두 팔 사이에 끼우고 몸을 빨래 짜듯이 비틀어 댔다. 마리아는 신음도 내지 않고 고통을 견뎌 냈다. 그러자 고무 호수를 코에 끼우고 물을 넣었다. 마리아의 얼굴과 입에서 핏물이 흘러내렸다. 대구 검사국에 송치된 마리아는 깜짝 놀랐다. 만세 시위 때 심문한 가와무라 검사가 자진 전근을 해온 것이었다. 가와무라가 생년월일을 묻자 마리아는 “서력 1892년…”이라고 했다. “어째서 대일본제국의 연호를 쓰지 않는가”라고 하자 마리아는 “일본 연호를 배운 적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고문에 고문이 더해져 마리아는 몸이 퉁퉁 부었고 정신 이상 증세도 보였다. 일제는 마지못해 병보석을 허가했다. 가와무라는 ‘일본의 국적(國賊)’이라며 징역 5년을 구형했고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다.●임시의정원 의원 임명… 中서도 항일운동 마리아는 중국 망명을 결심했다. 몰래 병원에서 빠져나와 배를 타고 서해를 건너 1921년 7월 21일 중국 땅을 밟았다. 고문 후유증은 여전해 몇 달 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마리아는 1922년 임시의정원 황해도 의원에 임명됐고 대한여자청년회를 조직하는 등 항일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상하이 임시정부는 창조·개조·옹호파로 분열돼 있었다. 1년에 가까운 통합 노력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실망스러운 상황에서 마리아는 미국 유학을 선택했다. 1923년 7월 12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지만 건강은 계속 나빠 병석에 눕는 날이 많았다. 힘들게 미주리주 파크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대학 연구학생을 거쳐 뉴욕 컬럼비아대 사범대학원에 진학, 1929년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마리아는 뉴욕에서 황에스터 등 옛 동지를 만나 근화회를 조직했다. 혈혈단신 마리아의 유학 생활은 몹시 고달펐다. 점원, 행상, 보모 등을 전전하며 학비를 벌었다. 연민과 애정을 느끼고 혼인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미 대한의 독립과 결혼했다”며 거절했다.1932년 7월 마리아는 11년의 외국 생활을 정리하고 고국 땅을 밟았다. 일제는 감시와 협박을 계속하면서 거주지와 직업을 제한했다. 마리아는 다음해 함남 원산 마르타윌슨 여자신학원 교수로 부임했다. 신사참배를 거부해 탄압을 받았고 신학원도 폐교당했다. 악독한 고문의 후유증은 전신을 짓눌렀다. 마리아는 쓰러졌고 1944년 3월 13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제와 맞섰던 52년 인생을 마감했다. 언니 미렴은 유골을 대동강에 뿌렸다.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열사의 모교 정신여학교는 정신여중고로 바뀌어 1978년 서울 송파구 잠실동으로 이전했다. 종로구 연지동에는 옛 교사(校舍)와 수령 550여년의 교목(校木) 회화나무가 그대로 남아 있다. 교정 한쪽에는 서울보증보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서울보증보험과 종로구청의 노력으로 지난해 회화나무 옆에 열사의 흉상을 건립하고 탐방로를 조성했다.●유품은 치마저고리·수저 한 벌이 전부 잠실종합운동장 옆 정신여중고 교정에 들어서면 또 다른 흉상과 ‘김마리아관’(대강당)이 눈에 들어온다. 교장실에서 만난 최성이 정신여고 교장은 “열사는 평생 독립운동을 했고 사실상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원”이라면서 “사단법인 김마리아기념사업회 주도로 추모 사업을 펴고 있는데 업적에 비해 낮은 훈격을 높이려는 노력이 무산돼 아쉽다”고 말했다. 한평생 외롭게 살다 간 열사의 유품은 치마저고리와 수저 한 벌이 전부다. 그런데 치마저고리를 자세히 보면 오른쪽 섶 길이가 짧다고 한다. 최 교장은 “고문으로 열사의 한쪽 가슴이 없어져 양녀 배학복이 한쪽 섶을 짧게 해서 손수 만들어 드린 한복”이라고 설명했다. 몇 안 되는 유품은 강당 1층의 작은 공간과 동창회 사무실에 전시돼 있다. 숙원 사업인 기념관 건립은 진척이 없다. 그래도 올해 두세 교과서에 열사의 이야기가 실린 것은 성과라면 성과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코로나19 이전 우한이 매일 1면에 나오던 시절

    코로나19 이전 우한이 매일 1면에 나오던 시절

    중국 후베이성 우한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진원지로 주목을 받기 전까지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였다. 하지만 2세기 전 주요 공업도시로 이름을 떨쳤고, 1911년 중국 혁명의 요람으로도 서구에 잘 알려졌었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우한은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정기적으로 국제 언론에 등장하는 도시였다. 특히 차와 비단 등 거래 중심지로, 서양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다 2차 세계대전 뒤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 단단한 ‘대나무 장막’이 쳐졌다. 국제 무역이 중단되고 외국 회사는 우한을 떠났다. 우한은 우창, 한커우, 한양 등 3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각각 당시 세계 최대 도시였던 영국 런던의 절반 크기였다. 우한은 1850년 당시 이미 인구 100만의 대도시였다. 2차 아편전쟁 이후인 1860년대부터 외국인들이 몰려들었다. 우한은 본질적으로 산업도시였다. 1900년 미국 잡지 콜리어 기사에서 신흥도시 우한은 ‘중국의 시카고’라고 불렸다. 주요 산업의 중심으로 철과 철강, 비단과 면화, 차, 식품 통조림 등을 생산했기 때문이다. 1911년 중국의 마지막 황조를 전복시킨 공화주의 혁명은 우연이지만 우한에서 촉발됐다. 한커우에서 공화주의 혁명가가 실수로 일으킨 폭발로 경찰이 조사하던 중 혁명 계획이 발각되고 벼랑 끝에 몰린 반군이 우창 봉기를 시작으로 서둘러 계획을 실행했다. 이로 인해 신해혁명이 일어나 267년 청나라 왕조가 끝났다.1927년 유나이티드프레스의 상하이 특파원이었던 랜들 굴드는 당시 후베이성의 정치적 혼란에 대한 기사를 쓰며 이 용어를 다시 사용했다. 이후 ‘중국의 시카고’라는 말은 전세계 신문에 수백번 등장하는데 이유는 우한이 약 15년 만에 다시 혁명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당시 쿠데타를 일으킨 장제스의 잔인한 탄압으로 중국 공산당은 거의 궤멸하다시피 했다. 이에 반대하는 왕징웨이는 우한에 별도 정부를 세웠지만 군사력의 열세로 정권은 6개월 만에 붕괴됐다. CNN에 따르면 당시 우한은 서구 언론의 1면에 계속 등장했다. 우한은 서구 선진 제조업 기술과 시설을 받아들여 산업도시로 번성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1930년대 후반 일본 제국주의의 표적이 됐다. 1937년 일본은 중국 동부를 침략해 상하이를 폭격하고 난징에서 끔찍한 학살과 강간을 자행했다. 장제스 정부는 우한으로 후퇴해 임시정부를 세웠다. 하지만 1938년 우한은 일본에 함락됐다. 일본은 우한의 산업을 해체해 전시 중공업 중추였던 충칭으로 운반했다. 그럼에도 사통팔달이었던 우한은 산업 중심지, 내륙 항구의 입지를 유지했고 1950년대 주요 철도 노선을 연결하는 종점이 됐다. 하지만 외국 기업들이 빠져나오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됐다. 1980년대 혼다, 시트로앵, 제너럴모터스(GM) 등이 우한에 투자하면서 도시가 다시 번창했다. CNN은 “그럼에도 우한은 (코로나19 발병 전까지) 좀처럼 1면엔 오르지 못했다”고 썼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피임약 먹고 훈련하는 장애인 선수들 “성폭력 피해 도움 청하면 무시당했다”

    피임약 먹고 훈련하는 장애인 선수들 “성폭력 피해 도움 청하면 무시당했다”

    10명 중 2명 “신체·언어적 폭력 경험” “훈련 중 엉덩이 만져” 성추행 피해도“어릴 때 훈련하면서 감독한테 대나무로 수없이 맞았어요. 당시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요.”(장애인 선수 A씨) “성폭력 피해를 입어 여기저기 도움을 청해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했어요.”(여성 장애인 B씨) 장애인 선수 10명 중 2명이 신체적 폭력이나 언어폭력을, 10명 중 1명은 성폭행이나 성희롱 등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13일 ‘장애인 체육선수 인권 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9~10월 장애인 체육선수(중고생, 대학생) 155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22.2%(354명)가 구타, 얼차려, 욕설, 따돌림 등의 폭력·학대(성폭력 제외)를 경험했다. 가해자(중복 응답)의 절반 이상(51.5%)은 소속팀 감독·코치였고, 선배 선수(31.8%)와 동료·후배 선수(20.8%)도 주된 가해자였다. 응답자의 9.2%(143명)는 성희롱, 강제추행 등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 가해자의 91.3%는 남성이었다. 동료·후배 선수가 성폭력 가해자(중복 응답)라는 응답이 40.6%로 가장 높았고, 선배 선수(34.3%), 소속팀 감독·코치(25.2%) 순이었다. 다른 팀 감독·코치(15.4%)가 차지하는 비율도 적지 않았다. 폭력은 훈련장, 경기장, 회식 자리, 합숙소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한 장애인 체육선수는 “훈련 중에 코치가 엉덩이를 만지거나 지나가면서 신체를 치고 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성폭력을 당해도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긴 어려웠다. 성폭력 피해자의 절반(50%)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외부기관에 신고하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39.4%),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24.2%)가 주된 이유였다. 장애여성 선수들은 생리일까지 미루며 뛰어야 한다. 장애여성 선수의 28.9%는 생리 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훈련·경기 출전이 어렵다고 말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생리통이 매우 심해 휴식이나 휴가를 요청하면 지도자들이 ‘꾀를 부린다’고 여긴다”, “주로 약(피임약)을 먹고 (생리일을) 미루거나 참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장애인 선수 지도자의 장애 감수성 및 인권 교육 의무화 ▲장애인체육회 내 인권 상담 인력 및 조사 절차의 독립성 강화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도움 청해도 무시”…장애인 선수 10명 중 1명 성폭력 피해

    “도움 청해도 무시”…장애인 선수 10명 중 1명 성폭력 피해

    “어릴 때 훈련 과정에서 감독한테 대나무 막대기로 많이 맞았어요.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었어요.” (장애인 선수 A씨) “성폭력 피해를 입어서 운동부 안팎으로 도움을 청해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 사실을 무시당해요.” (장애인 선수 B씨) 중·고교와 대학을 다니는 장애인 체육선수들이 구타, 욕설, 모욕, 성폭력 등 각종 폭력에 노출돼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장애여성 선수들은 생리 시에도 경기 출전을 강요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 체육선수 인권 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9~10월 장애인 체육선수(중·고교생, 대학생) 155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22.2%(354명)가 구타, 얼차려, 욕설, 따돌림 등의 폭력·학대(성폭력 제외)를 경험했다. 가해자(중복 응답)의 절반 이상(51.5%)은 소속팀 감독·코치였고, 선배 선수(31.8%)와 동료·후배 선수(20.8%)도 주된 가해자였다. 성폭력 가해자 91%가 남성 응답자의 9.2%(143명)는 성희롱, 강제추행 등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 가해자의 91.3%는 남성이었다. 동료·후배 선수가 성폭력 가해자(중복 응답)인 비율(40.6%)이 가장 높았고 선배 선수(34.3%), 소속팀 감독·코치(25.2%) 순이었다. 다른 팀 감독·코치(15.4%)가 차지하는 비율도 적지 않았다. 이런 폭력들은 훈련장, 경기장, 회식, 합숙소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한 장애인 체육선수는 “훈련 중에 코치가 엉덩이를 만지거나 지나가면서 신체를 치고 가는 등 기분 나쁜 상황들이 종종 벌어진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성폭력을 당해도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긴 어려웠다. 성폭력 피해자의 50.0%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외부기관에 신고하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39.4%),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24.2%)가 주된 이유였다. 생리 기간에도 훈련 참여, 경기 출전 강요 여기에 장애여성 선수들은 생리일까지 미루며 뛰어야 한다. 장애여성 선수의 28.9%는 생리 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훈련 참여와 경기 출전이 어렵다고 말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생리통이 매우 심해 휴식이나 휴가를 요청하면 지도자들이 ‘꾀를 부린다’고 여긴다”, “선수가 알아서 참고 관리하라는 분위기다”, “주로 약(피임약)을 먹고 (생리일을) 미루거나 참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장애인 선수 지도자의 장애 감수성 및 인권 교육 의무화 △장애인체육회 내 인권 상담 인력 보강 및 조사 절차의 독립성 강화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中후난성에서 조류인플루엔자까지, ‘Wet Market’ 충격적 사진들

    中후난성에서 조류인플루엔자까지, ‘Wet Market’ 충격적 사진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중국에서 치명적인 H5N1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이 보고된 곳은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우한이 위치한 후베이성 남쪽에 있는 후난성 사오양시 솽칭구의 한 농장이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성명을 통해 “해당 농장에는 닭 7850마리가 있었는데 이 중 4500마리가 감염돼 죽었다”며 “지방 당국이 발병 이후 1만 7828마리의 가금류를 폐사시켰다”고 밝혔다. 아직 이번 조류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전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조류인플루엔자로 불리는 H5N1 바이러스는 조류에 심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며,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 지난 1996년 중국의 거위에서 처음 발견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의 사람 간 전염도 쉽지는 않지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미국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나 2002년부터 이듬해까지 29개국 774명을 희생시킨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같은 병원체에서 발원했고, 모두 인간과 야생동물, 가축류가 뒤섞여 있는 비위생적인 웻 마킷(Wet Market)에서 발병한 공통점이 있다며 충격적인 사진들을 소개했다. 웻 마킷이란 이름은 판매상이 직접 고객이 보는 앞에서 가축을 도살한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이런 환경은 동물의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쉽사리 옮기게 한다. 우한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19-nCov는 박쥐가 다른 동물들에게 옮기고, 다시 인간에게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일 0시 현재 확진자가 1만 4380명, 사망자가 304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날보다 확진자는 2590명, 사망자는 45명 늘어난 것이다.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20일 위건위가 통계를 발표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중국에서만 사망자가 발생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단 한 명도 목숨을 잃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신종 코로나 발원지로 지목된 우한의 화난시장은 지난 1일 폐쇄됐다. 첫 사망자는 이 시장에서 해산물을 팔던 61세 여성이었다. 정말 별걸 다 팔았다. 닭이나 거위, 오리, 돼지, 소, 개는 물론 당나귀, 양, 여우, 오소리, 대나무쥐, 두더쥐, 고슴도치, 뱀 등등이다. 우한성은 지난달 22일 모든 살아있는 동물의 거래를 금지했다. 앞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5N1의 변종인 H7N9, H5N9 역시 웻 마킷의 인간에게 전염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에라스무스 메디컬 센터의 병균학자인 바르트 하그만스는 박쥐류나 조류 모두 바이러스 창궐의 저수지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바이러스는 예전에 인간의 몸 속에서 돌아다닌 적이 없기 때문에 면역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고 했다. 물론 중국 당국은 화난시장 외에도 조금 더 다양한 양상이 전염병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며 더 정밀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아울러 초기 확진된 41건 가운데 13건은 화난시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인간의 자연침략 … 전염병의 역습

    2002년부터 774명이 사망한 사스, 2012년부터 858명이 죽은 메르스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동물에 의한 감염으로 분석되면서 ‘인간의 자연침략’ 자체를 재고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29일 게재된 칼럼 ‘우리가 우한 유행병을 만들었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우한 화난시장 등에서 사스 때 금지했던 박쥐, 사향쥐, 거북이, 대나무 쥐와 함께 온갖 조류의 판매를 재허용했다. 해당 조치가 신종 코로나 확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낙타가 숙주인 메르스나 박쥐가 옮긴 사스 외에 1961년 볼리비아 마추포바이러스는 생쥐가, 1976년 미국에서 퍼진 HIV바이러스는 침팬지가 옮겼다. 1981년 쥐가 옮긴 미국의 한타바이러스, 1994년 홍콩 조류독감, 원숭이가 숙주인 2014년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등도 있다. 가속화하는 산림 파괴도 전염병 창궐에 한몫한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불법 벌목 등으로 9개월 만에 아마존 열대우림 중 8200㎢(서울시 면적의 13.5배)가 없어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전염병이 핵폭탄이나 기후변화보다 훨씬 위험할 수 있다”던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빌 게이츠의 2017년 경고가 힘을 받는 이유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짧은 연휴, 명절증후군 없애줄 ‘리프레시 아이템’ 소개

    짧은 연휴, 명절증후군 없애줄 ‘리프레시 아이템’ 소개

    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설날이 끝났다. 짧은 연휴 탓에 명절 동안 고강도 가사 노동은 물론 장거리 이동, 생활 사이클의 변동 등 명절 증후군을 완전히 풀 새도 없이 일상에 복귀해야 한다. 가사노동과 가족 행사로 인해 지치고 푸석해진 피부가 걱정이라면 보다 스마트한 스킨케어 제품을 눈여겨보자. 닥터자르트의 ‘시카페어 슬리페어 앰플 인 마스크’는 바쁜 일상 생활에 지치고 푸석한 피부를 단시간 내로 집중 부스팅해 꿀잠을 잔 것처럼 촉촉하고 매끄러운 피부로 케어해 주는 리브온 타입의 마스크이다. 후시디움 배양액과 대나무초 추출물 복합성분이 함유된 핵심 성분인 후시티브™를 2만ppm 함유해 수면 중 피부 장벽 및 보습을 강화에 도움을 준다. 또 풍부한 수분감의 탱탱한 워터 젤 타입으로 피부에 부드럽게 밀착돼 피부 보호막을 형성, 수분 증발을 차단하고 보습 효과를 부여한다. 자기 전 ‘시카페어 슬리페어 앰플 인 마스크’를 2겹 레이어링해 발라주기만 나이트 케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연휴 기간 동안 받은 긴장과 스트레스로 인해 깊게 잠들기 어렵다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릴렉스 음료 한 잔으로 진정시켜보는 것도 좋다. 한국쥬맥스가 수입·유통하는 ‘슬로우카우’는 심신의 긴장을 완화 시켜준다. ‘슬로우카우’는 오리지널 제품과 ‘슬로우카우 스테비아’ 2종으로 은은한 탄산과 함께 신선한 패션후르츠 맛을 느낄 수 있다. 발레리안 뿌리 추출물과 L-테아닌을 담아 편안한 잠을 유도하며 시계꽃 성분이 포함돼 있어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 과민에도 도움을 준다. 카페인과 설탕이 없으며 0Kcal의 열량으로 잠들기 전 마시기에도 좋다. 갖가지 명절 음식을 만들고 한바탕 설거지까지 끝내고 나면 팔, 다리, 어깨, 허리까지 온통 쿡쿡 찌르는 근육통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럴 땐 간편하면서도 효과는 뛰어난 저주파 마사지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저주파 EMS마사지기 열풍을 일으킨 ‘클럭’은 2018년 7월 출시된 뒤 1년 4개월 만인 현재까지 약 450만 개의 판매량을 돌파했다. 기존의 크고 무거웠던 다른 마사지기들과는 달리 작은 사이즈에 USB 충전식으로 휴대가 간편해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저주파 방식을 이용해 지방층 아래에 있는 근육을 미세 전기로 직접 자극해 보다 강력하고 시원한 마사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약 15분간의 마사지만으로도 경직된 근육을 풀 수 있기 때문에 일상 생활 중에도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한 화난시장 ‘신종코로나’ 대거 검출…야생동물 거래

    우한 화난시장 ‘신종코로나’ 대거 검출…야생동물 거래

    오소리·여우·사향고양이 등 판매어떤 동물 때문인지는 특정 못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시작점으로 지목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서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대거 검출됐다는 중국 보건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또 수산물도매시장이라는 이름과 달리 내부에서는 오소리, 사향고양이 등 각종 식용 야생동물을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질병통제센터가 지난 1일부터 진행한 역학 조사 결과 585개의 조사 표본 중 33개 표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된 표본 33개 중 21개는 시장 내 가게에서 나왔다. 화난시장은 남북으로 뻗은 대로를 사이에 두고 서쪽 구역과 동쪽 구역으로 나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온 표본 33개 중 절대다수인 31개가 서쪽 구역이었다. 보건 당국 조사 결과 화난시장은 수산물도매시장이라는 이름과 달리 사실상 ‘종합 시장’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서쪽 구역 중 7가와 8가에 여러 개의 야생동물 거래 가게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식용 야생동물 판매 가게가 몰린 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검출 빈도가 높았다. 33개의 양성 표본 중 42.4%인 14개가 야생동물 판매 가게 및 주변에서 확보됐다. 신화통신은 “이번 조사 결과는 바이러스가 온 곳이 화난시장에서 팔리던 야생동물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다만 중국 보건 당국은 인간에게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지목되는 야생동물을 아직 특정하지는 못했다. 중국 과학자들의 분석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에게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유사성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원래 박쥐에게 기생하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비위생적인 우한의 화난시장에서 다른 야생동물을 중간 숙주로 삼아 변이되면서 인간에게까지 감염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화난시장에서는 오소리, 여우, 산 흰코사향고양이, 악어, 대나무쥐, 기러기, 뱀, 코알라 등 매우 다양한 야생동물이 거래됐다. 질병 확산 사태 초기 ‘우한 폐렴’ 환자들은 주로 이 시장의 상인이나 고객들이었다. 화난시장은 인구 1000만인 우한 도심 한복판에 있다.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와 학교, 경찰서 등 관공서가 바로 이어져 있다. 또 불과 500m 거리에는 하루 수십만 인파가 오가는 우한의 주요 기차역인 ‘한커우역’이 있어 중국 전역으로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쥐 먹는 영상’에 비난 빗발쳐…중국 야생동물 식문화 ‘뭇매’

    ‘박쥐 먹는 영상’에 비난 빗발쳐…중국 야생동물 식문화 ‘뭇매’

    중국의 야생동물 식문화 전세계 이목 쏠려사스 이어 또 대형 보건 위기 촉발 지적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전파 경로로 중국의 야생동물 요리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한 유명 블로거가 과거에 올렸던 박쥐 요리 영상으로 비난을 받았다.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는 왕멍윈이라는 여성 블로거가 3년 전인 2016년 6월 올린 박쥐 요리를 먹는 동영상이 급속히 퍼졌다. 왕멍윈은 해외여행을 가서 겪은 체험을 콘텐츠로 만들어 올리는 인기 블로거로, 시나닷컴 웨이보에서만 팔로워가 200만명이 넘는다. 그는 3년 전 태평양 섬나라인 팔라우의 한 식당에서 ‘박쥐를 먹는 미녀’라는 제목의 영상을 웨이보에 올렸다. 영상 속에서 왕멍윈은 웃으면서 요리된 검은색 박쥐의 날개를 펼쳐 보이기도 한다. 박쥐탕을 먹고 나서는 카메라를 향해 “고기가 아주 질기기는 한데 엄청 맛있네요”라고 말한다.중국인들의 야생동물을 먹는 음식 문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누리꾼들은 비록 몇 년 전 해외에서 찍은 영상이긴 하지만 야생동물을 먹는 모습을 아무렇지도 않게 인터넷에 올린 왕멍윈에게 극단적인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왕멍윈은 웨이보에서 “(동영상을 찍은) 2016년 나는 바이러스에 무지했다”면서 공개 사과글을 올렸다. 야생동물을 진미로 여기는 일부 중국인들의 음식 문화는 이미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전파 경로로 지목된 바 있다. 2002년 말 중국에서 발병이 시작돼 확산된 사스도 이번과 같이 위생 상태가 열악한 야생동물 시장에서 기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스는 박쥐의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키면서 사향고양이로 옮겨졌고, 이것이 사람에게 전파됐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에게 발병된 ‘우한 폐렴’ 역시 근원지가 야생동물이 사육되고 도축되는 우한 화난시장으로 지목되면서 중국의 야생동물 식문화는 전세계적인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우한 화난시장에서는 오소리, 흰코사향고양이, 대나무쥐, 코알라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식용으로 사육되고 도축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박쥐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화난시장 내의 야생동물을 거쳐 사람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우한 폐렴 발생 초기 근원지로 지목된 화난시장을 중국의 위생당국이 청소·소독 등으로 정리하면서 전파 경로를 규명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우한 폐렴 감염 규모 사스의 10배” 경고… 팬데믹 현실화하나

    “우한 폐렴 감염 규모 사스의 10배” 경고… 팬데믹 현실화하나

    사망자 18명… 3월초 폐렴 절정 이를 듯봉쇄명령 지연 이미 200만명 우한 떠나 전문가들 “뱀·오소리 등 숙주로 유력” 中후베이성 등 야생동물 판매금지도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에 이어 중남미, 중동, 유럽까지 침투하는 등 통제불능 상황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베트남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한 폐렴’ 첫 감염자가 나왔고,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스코틀랜드 등에서 의심 환자가 잇따라 보고돼 ‘팬데믹’(대유행) 우려가 더욱 커졌다. 지난달 31일 당국의 첫 보고 후 중국과 중화권에서만 감염자가 650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망자도 17명을 기록했다. 23일 V. 무랄리다란 인도 외무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 남부의 한 병원에서 100여명의 인도 출신 간호사들이 검사를 받았는데 이 중 1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간호사는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이날 싱가포르에서도 60대 중국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베트남 호치민에서 감염자가 2명 확인되는 등 지금까지 해외 확진자도 6명에 달했다. 중남미, 유럽에서는 의심 환자가 속출했다. 전날 멕시코 일간 밀레니오에 따르면 이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두 건의 우한 폐렴 의심 사례를 찾았다. 이 가운데 미국과 국경을 맞댄 타마울리파스주에 사는 57세 멕시코국립공과대(IPN) 교수를 계속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최근 중국 우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제라이스주 보건국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35세 여성 환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중국 상하이를 여행했다. 콜롬비아에서도 19세 중국 국적 남성이 우한 폐렴 의심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러시아, 캐나다, 스코틀랜드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타났다. 이날 중국 국영 TV에 따르면 중국과 중화권에서만 감염자가 63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8명이 사망했고 95명은 위독한 상태다. 발병지인 우한과 인근 도시 황강, 어저우 등에 봉쇄령을 내리며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200만명 이상이 춘제 연휴(24~30일)를 맞아 우한을 떠났다는 소문이 도는 등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실제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인 우한을 전면 봉쇄하는 게 가능하겠냐는 의구심도 나왔다. 특히 춘제 기간 하루 평균 중국의 출입국 연인원수가 187만명에 달한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팬데믹 공포가 더욱 커졌다. 게다가 우한 폐렴이 이미 통제불능 수준이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왔다. 2003년 사스 사태 때 원인 규명팀에 몸담았던 홍콩대학 신흥전염병국가중점실험실의 관이 주임은 최근 우한을 방문한 뒤 사스와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은 대부분 통제가능했다면서 “이제까지 두려웠던 적이 없지만, 지금은 두렵다”고 털어놨다. 춘제를 앞두고 이미 대규모 인구이동이 있었다며 봉쇄조치가 너무 늦었다고 지적하고 “(우한 폐렴의) 감염 규모가 사스보다 10배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샤오화 독일 괴팅겐대 교수는 사스와 유사한 우한 폐렴 전파 경로를 예측한 결과 “3월 초 우한 폐렴이 절정에 이른 뒤 5월 초에 막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바이러스의 전개 상황을 보면 자신의 전염병 확산 모델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2일에 이어 23일 회의를 열고 ‘국제적인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논의했다. 국제적인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최근 10년 사이 여섯 번째로 해당 전염병 발생 국가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내려진다.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야생동물을 잡아먹는 중국인들의 식습관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베이징대 등 의료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로 뱀이 유력하다는 결론을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 저널’에 게재했다. 사스 바이러스 전문가인 중난산 중국국가호흡기병 연구소 소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마도 (사람들이 먹으려고 포획한) 대나무쥐나 오소리 같은 동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후베이성과 네이멍구자치구, 허난성 등 지방정부는 시장에서 야생동물과 살아 있는 가금류를 팔지 못하도록 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설 연휴 남도 향기에 취해보세요

    설 연휴 남도 향기에 취해보세요

    전라남도가 설 연휴인 24일부터 27일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문화행사, 무료·할인관광지 등을 비롯해 테마별 가볼만한 주요 관광지 24곳을 선정했다. 전남을 찾는 관광객과 귀성객들에게 주요 관광명소와 설날 세시풍속 체험, 관광지 무료·할인 혜택 등을 다채롭게 소개해 전남 관광을 지속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먼저 테마별 추천 관광지는 온천, 추억, 체험, 일출·일몰 등 4가지 주제로 정해 특색 있는 관광지를 손쉽게 둘러볼 수 있도록 소개했다. 첫 번째 테마 ‘온천 여행지’는 여유로운 힐링을 할 수 있는 ▲구례 지리산온천랜드 ▲보성 율포해수녹차센터 ▲신안 엘도라도리조트 ▲완도 해조류스파랜드 ▲진도 쏠비치리조트 ▲화순 금호아쿠아나가 있다. ‘온천 여행’은 일상을 탈출해 피로를 한 번에 날릴 수 있고,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두 번째 테마 ‘추억 여행지’는 온 가족이 함께 옛 추억과 역사속으로 떠나볼 수 있는 장소다.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국립나주박물관 ▲담양 추억의 골목 ▲목포 근대역사관 ▲무안 밀리터리테마파크 ▲장성 필암서원이 있다. 이 곳에서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뉴트로 감성을 즐길 수 있으며, 그때 그 시절의 다양한 역사·문화체험도 할 수 있다. 세 번째 테마 ‘체험 여행지’는 재미가 가득하다. ▲강진 가우도짚트랙 ▲광양 와인동굴 ▲목포 해상케이블카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 ▲해남 두륜산케이블카 ▲함평 양서파충류생태공원이 있다. 이색적이고 짜릿함을 느끼면서 활기차고 개성이 넘치는 특별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네번째 테마 ‘일출·일몰 여행지’는 ▲순천만습지 ▲여수 향일암 ▲고흥 남열해수욕장 ▲영광 백수해안도로 ▲장흥 정남진 전망대 ▲진도 세방낙조 전망대가 있다. 다시 맞이한 새해의 희망을 설계하고 다짐할 수 있는 관광명소이다. 설 당일인 25일 무료입장이 가능한 관광지는 10여곳이다. ▲순천 낙안읍성 ▲담양 메타세쿼이아랜드, 가마골생태공원, 죽녹원, 한국대나무박물관, 소쇄원, 한국가사문학관 등이 있다. 설 연휴기간(24~27일) 동안 무료 입장이 가능한 관광지는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다산박물관 ▲해남 공룡화석지, 땅끝전망대, 두륜미로파크, 우수영관광지, 고산유적지 등이 있다. 이광동 도 관광과장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세시풍속 민속놀이와 전통문화행사가 도내 곳곳에서 마련돼 있다”며 “매력적인 관광명소를 둘러보고, 남도의 맛깔스런 음식 맛과 고향의 정취를 느끼면서 가족·친지들과 함께 훈훈한 명절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설 연휴를 맞아 테마별로 가볼만 한 곳을 소개한 ‘설맞이 전남에서 온가족 함께 놀쥐!’ 홍보전단은 관광안내소,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구할 수 있다. 남도여행길잡이(www.namdokorea.com)에서도 여행지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노포 맛집·명인·유기농 등으로 차별화… 다양한 할인·증정 행사도

    노포 맛집·명인·유기농 등으로 차별화… 다양한 할인·증정 행사도

    설을 앞두고 유통업계는 저마다 특색 있는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롯데백화점은 미식가들을 위한 아이템에 주력했다. 노포 맛집 세트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명인들이 만든 제품들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산청 유기농 한우 세트’ ‘영광 법성포 굴비’ ‘충북 사과’ 등 3종의 차별화 세트를 추천한다. 현대백화점은 5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한우 세트 물량을 지난 설보다 30% 늘린 총 5000세트 준비했다. 이마트는 금액대별 가성비 높인 차별화 세트를, 롯데마트는 크기·맛에 집중한 고급 과일 세트를 내세웠다. 홈플러스는 다양한 할인·증정 행사로 설 손님맞이에 나섰다.●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국내 미식가들을 위한 다양한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지난 추석에 처음으로 선보였던 전남의 유명 종가 ‘남파고택’, 전북 군산 맛집인 ‘계곡가든’, 서울 강남구의 ‘게방식당’ 등 ‘노포(老鋪) 세트’들은 상품이 가지는 독특한 스토리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준비된 전 품목이 완판되기도 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올해 선물세트에 노포 맛집 세트를 비롯, 전국 각지의 명인들이 만든 선물세트, 이색 재료 세트 등을 강화해 내놓는다. 대표적인 노포 맛집 선물세트로 34년 전통의 한우 전문점 ‘벽제갈비’의 ‘벽제 감사 세트(양념갈비 약 3.5㎏)’를 35만원에, 1981년 첫 매장을 열어 대한민국 100대 한식당으로 선정된 갈비 명가 ‘송추가마골’의 ‘스페셜 가마골 세트(2.4㎏)’·‘스페셜 늘품구이(2.1㎏)’를 각각 17만 5000원·11만 3000원에 내놓는다. 이밖에 30년 전통의 숯불갈비 전문점 ‘강강술래’, 고급 한식당 ‘삼원가든’, 전북 군산의 향토 음식점 ‘계곡가든’ 등 다양한 노포 음식점의 세트를 판매한다.●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3종의 선물세트를 추천한다. 먼저 청정 자연이 선물한 건강한 맛 ‘산청 유기농 한우 세트’다. 산청 유기농 한우는 높은 일교차와 신선한 공기를 갖춘 경남 산청 차황면의 맑고 깨끗한 자연에서 자랐다. 고기의 풍미를 좌우하는 올레인산(올레산)을 많이 함유해 감칠맛이 좋다. ‘만복’ 40만원, ‘다복’ 30만원. 두 번째로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기도 한 ‘영광 법성포 굴비’다. 영광 법성포에서는 올해도 통통하게 살이 오른 참조기가 칠산 바다에서 불어오는 하늬바람에 맛있게 건조됐다. 낮보다 습도가 높은 밤에는 어체의 수분이 밖으로 배출되면서 찰지고 단단한 참조기의 육질이 더 맛있게 숙성된다. ‘만복’ 70만원, ‘다복’ 60만원, ‘오복’ 50만원, ‘수복’ 40만원. 세 번째로 명인의 열정과 자부심이 담긴 ‘충북 사과’다. 충북 사과의 우수한 빛깔·향, 아삭한 식감, 높은 당도를 유지하기 위해 재배와 수확 등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GAP(농산물 우수관리) 인증을 획득했으며 친환경 인증과 저탄소 상품 인증도 받았다.●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한우를 대거 준비했다. 특히 5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한우 세트는 지난 설보다 물량을 30% 늘려 총 5000세트를 준비했고, 냉장 한우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역대 최대 규모(4만 6000세트)의 냉장 한우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전국의 한우 중 단 3% 내외의 엄선된 암소 1++ 등급만을 사용한 ‘현대명품 한우 프리미엄(150만원, 구이용 갈비·등심·살치살·채끝 스테이크 등 총 7.6㎏)´, 1++등급 암소 중 가장 높은 마블링(근내지방도) 등급을 받은 한우로 구성한 ‘넘버 나인 세트(100만원, 등심·채끝 스테이크 등 총 3.6㎏)´, 현대 서산 목장에서 전통 방식으로 키운 ‘현대화식 한우 명품(78만원, 찜갈비·등심 등 3.8㎏)´ 등이 대표적인 프리미엄 세트다. 굴비도 프리미엄급으로 차별화했다. 지난 추석 600세트 한정 물량으로 선보인 특화 소금 굴비를 올해도 1200세트 준비했다. 신안 천일염을 대나무 통에 넣고 황토가마에서 구워낸 ‘죽염’으로 밑간한 ‘영광 참굴비(25만원, 20㎝ 이상 10미)´ 등 4종이다.●이마트 이마트는 금액대별로 차별화된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아울러 인기 선물세트를 행사 카드로 사면 최대 40%를 할인해주며, 구매 금액대별 최대 50만원 상품권 증정 또는 할인 행사를 한다. 우선 5만원 미만 선물세트로는 ‘가성비 와인’ 선물세트가 대표적이다. 호주산 ‘피터르만 바로산 세트’(750㎖·2병)를 3만 9600원에, 프랑스 최고의 유기농 와인 브랜드 샤푸티에의 ‘엠 샤푸티에 세트’를 3만 9800원에 판매한다. 또한 미슐랭 맛집 ‘금돼지식당’과 협업한 ‘피코크 금돼지식당 세트’를 행사 카드로 결제 시 10% 할인된 3만 5820원에 판다. 5만~10만원대로는 수산세트가 대표적이다. 청정 제주의 수산물로 구성한 ‘제주 옥돔갈치 세트’를 9만 9400원(카드 할인가)에 선보였다. 10만원 이상 가격대에서는 한우 세트가 인기다. 구이용과 국거리·불고기 각 1㎏으로 구성한 ‘피코크 한우 냉장 1호 세트’(카드 할인가 22만 5000원), 한우 갈비·국거리·불고기·양념소스로 구성한 ‘한우 혼합 1호’(카드 할인가 17만 8200원) 등이 대표적이다.●롯데마트 롯데마트는 과일 본연의 맛에 집중한 ‘황금당도 천안배·충주사과’ 프리미엄 과일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배 6개와 사과 8입으로 구성했으며, 가격은 15만 8000원이다. 총 1000세트를 한정 판매한다. 이 제품은 품질·맛을 높이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먼저 일반적인 선물세트의 크기인 사과 300g 내외, 배 600g 내외보다 약 30%가량 큰 사과 380g 내외, 배 800g 내외의 대과로만 선별했다. 그 뒤 100% 비파괴 당도 체크를 해 일반과일 대비 약 20%가량 높은 당도의 상품으로만 다시 한번 엄선했다. 전체 과일 중 5% 내외의 엘리트 상품만으로 구성했다는 게 롯데마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농산물 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산지뚝심 충주 GAP사과’와 ‘산지뚝심 천안 GAP 신고배’ 과일 세트도 선보였다. 산지뚝심 충주 GAP 사과는 충주 동량면 ‘지등산’에 있는 과수원에서 생산했다. 7만 9800원(11~13입). 산지뚝심 천안 GAP 신고배는 60년간 3대째 배 농사를 이어오고 있는 농가의 상품으로 만든 세트다. 9만 9800원(8~12입).●홈플러스 홈플러스는 총 3000여종의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특히 ‘김영란법’ 선물 가액인 5만원 이상 10만원 이하 농수축산물 세트를 지난해 설 대비 7% 늘리고 ‘1+1 ’ 및 가격할인 등 프로모션을 강화했다. 특별 혜택도 마련해 13대 카드 결제 고객 및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최대 30%를 할인해주고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50만원 상품권을 제공한다. 대표상품은 갈비와 제수용 정육으로 구성한 ‘농협안심한우 정육갈비혼합 냉동세트’(14만 8000원)를 비롯해 ‘LA식 꽃갈비 냉동세트’(10만 3200원), ‘전통양념소불고기 냉동세트’(7만원) 등이다. 과일은 100% 비파괴 당도 선별로 엄선한 ‘명품명선 나주배 세트’(5만 9900원)와 ‘명품명선 사과 세트’(5만 9000원)를 준비했다. 수산 품목은 산소 포장 특허 기술로 선도를 높인 ‘건강을담은 완도전복세트’(9만 9000원), ‘바다속그대로 완도전복세트’(4만 9900원)를 시중 대비 25% 저렴하게 마련했다. 건식은 ‘잣품은 고급견과세트’(6만 9900원)를 5000세트 한정으로 준비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6년근 홍삼 담은 여성 건강식품

    6년근 홍삼 담은 여성 건강식품

    정관장 ‘화애락’은 홍삼을 주원료로 한 여성 전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다. 290여가지 안전성 검사를 7회에 걸쳐 통과한 홍삼을 원료로 사용했다. 연령대별로 4가지 제품 종류가 있다. 먼저 ‘화애락 진’은 6년근 홍삼에 녹용, 당귀, 작약 등을 엄선해 넣었다. 중년 여성의 갱년기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화애락 큐’ 역시 갱년기 여성 건강을 위한 제품이다. 6년근 홍삼에 당귀, 작약, 복령, 백출, 대나무잎 등의 부원료를 결합했다. 먹기 쉽고 휴대성이 좋은 타블렛(정제) 형태다. ‘화애락 본’은 건강한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성인 여성에게 적합하다. 6년근 홍삼과 당귀, 작약, 복령 등의 부원료에 대두, 석류, 크랜베리, 레몬밤 등을 추가했다. ‘화애락 후(后)’는 화애락 진 이후의 여성을 위한 제품이다. 6년근 홍삼농축액을 기본으로 녹용, 상황, 영지, 꽃송이, 당귀, 작약 등의 프리미엄 원료를 더했다.
  • 탄산수 음수대까지 갖춘 파리… “수돗물이 생수보다 더 안전하고 미더워”

    탄산수 음수대까지 갖춘 파리… “수돗물이 생수보다 더 안전하고 미더워”

    “수돗물이 잘 나오는데 굳이 물을 사다 나르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 이유가 없잖아요. 이미 일상생활에서 너무 많은 플라스틱을 쓰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노력해요.” 프랑스 파리에 사는 조에 마이에(25·여)는 환경보호를 위해 생수보다는 수돗물을 마신다. 최근 들어 젊은층에서 페트병에 든 생수를 사 먹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지만, 마이에는 물통을 챙겨 다니며 수돗물을 받아 마신다. 지난해 10월 방문한 파리에서는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이 공공 음수대를 이용해 수돗물을 마시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레알지구의 포럼데알 앞 공원에 두 딸과 놀러 나온 토마 리옹(43)은 “파리에 20년간 살면서 항상 수돗물을 마셨다”며 “플라스틱병에 담긴 생수는 가끔 플라스틱 냄새가 나기도 하고, 창고 속에서 몇 개월씩 어떤 상태로 보관되는지 알 수도 없다. 하지만 수돗물은 늘 점검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리옹의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뛰어놀다 목이 마르면 자연스레 음수대로 가 물을 마셨다. 글로벌 생수 회사 에비앙의 나라 프랑스이지만 파리 시민의 수돗물 음용률은 77%로 높은 편이다. 이처럼 파리 시민들이 수돗물을 신뢰하게 된 데는 파리시의 지속적인 홍보와 캠페인도 한몫했다. 2010년 출범한 파리 상수도공기업 오드파리는 페트병 대신 사탕수수와 대나무로 만든 친환경 물통을 나눠주며 언제 어디서든 물을 받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도심 곳곳에 1200개에 이르는 음수대를 설치하고 음수대 지도도 만들어 배포했다. 특히 소비자군에 따라 홍보 방식을 다양화했다. 탄산수를 즐겨 마시는 젊은층을 겨냥해 탄산수가 나오는 음수대와 냉장시설을 갖춘 음수대를 설치하는 한편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응답한 23%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에릭 필제도퍼 오드파리 대외협력팀장은 “주로 어린아이를 둔 부모나 수돗물에 대한 신뢰가 낮은 비유럽권 출신 사람들의 이용률이 낮았다”면서 “직접 유치원에 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기도 하고, 물 정보관 ‘파비옹드로’와 전시회 등을 통해 수돗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파리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오동도, 이순신을 꿈꾸다 - 여수 오동도해상공원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오동도, 이순신을 꿈꾸다 - 여수 오동도해상공원

    #오동도 #이순신 #거북선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을 것이다)' 1592년 4월 14일, 일본이 우리땅으로 넘어온다. 임진왜란이다. 즉시 임금은 나라를 팽개쳐 버렸다. 임금은 죽더라도 천자의 땅에서 죽겠노라 지껄였다. 임금은 한양을 벗어나 신의주를 건너 요동으로 건너갈 채비였다. 임금마저도 내버린 나라에서의 전라좌수사 이순신(1545~1598)은 여수에서 거북선을 만든다. 곡창지대였던 호남지방이 왜적에게 넘어가는 순간 나라는 무너진다. 왜적은 전라도를 휩쓸고 군량을 채워 서울로 가고자 하였다. 어림도 없었다. 이순신은 전라좌수사 본영과 휘하의 각 진의 전선을 이끌고 호남으로 넘어오는 길목인 한산도 앞바다에 진을 친다. 여수 앞바다로 넘어가는 왜적은 모조리 도륙되었다. 1593년 사헌부 현덕승에 보낸 편지글인 ‘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을 것이다)’는 국보 76호 서간첩으로 보존되고 있다. 이순신의 넋이 붉게 피었다. 동백꽃으로 가득한 여수 오동도해상공원이다. 여수는 이미 남도 관광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 기초자치단체의 시(市) 가운데서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라남도에서는 일찌감치 최다 인구(28만 2946명. 2019.5 기준)를 자랑하는 전남 대표 도시기도 하다. 둘러싸인 3면이 그리도 고와서인지 930년, 즉 고려 태조 23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여수(麗水)'라는 이름을 놓지 않고 있다. 아름다운 여수의 관광지 중에서 단연 으뜸으로 손들어 주는 곳이 곧 ‘오동도’다. 오동도는 여수 한려 해상 국립 공원의 출발지이자 지금도 가장 많은 외부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곳이다. 1935년에 만들어진 길이 768m의 방파제를 따라 내륙과 연결된 오동도는 전체 면적이 0.12㎢에 불과한 자그마한 섬이다. #시누대화살 #동백꽃 #여수밤바다 하지만 오동도에는 관광지로 이름날만한 수준의 기암절벽들과 겨울이면 섬을 빨갛게 흔들어놓는 붉은 동백(冬柏)꽃들과 광나무, 팽나무, 참식나무 등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난대성 식물 193종이 우거져 있다. 또한 군량미 한 톨도 아쉽던 이순신 장군은 흔히들 시누대라 부르는, 오동도에서 지천으로 자라는 곧은 대나무 줄기로 화살을 만들어 왜적을 심장을 뚫었다. 오동도 관광은 겨울이 제격이다. 섬 입구에 도착하면 방파제 입구에서 동백열차를 타거나 걸어서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요즘 1월부터 오동도에 자생하는 3천여그루의 동백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3월까지 오동도는 곳곳마다 붉은 동백꽃 터널이 만들어 진다. 또한 오동도 정상에는 1952년에 설치된 높이 25m의 등대가 있어 매년 200여만 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간다. 등대에서 바라보는 여수항과 광양항의 바다 풍광은 예로부터 유명하다. 섬 아래 중앙광장에는 여수엑스포기념관이 있어 여수엑스포 유치성공 과정과 오동도에 관한 영상과 입체영상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4D영상 체험관도 가족단위로 체험할 수도 있다. 오동도 중앙광장 바로 옆에는 유람선선착장도 있어 오동도를 일주하거나 돌산대교, 향일암, 금오열도를 유람할 수 있는 유람선을 탈 수도 있다. 따라서 이곳 중앙광장에서 거꾸로 2.5Km에 달하는 오동도 순환산책로도 배편으로 감상할 수도 있으며 동쪽의 방파제는 광양만과 남해바다로 쭉 뻗어나가있기에 강태공들의 낚시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오동도 해상공원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5개 만점) - 여유를 누리고 싶다면, 넉넉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슬로우, 슬로우!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연인과 함께 3. 가는 방법은? - 전라남도 여수시 오동도로 222 - 전라선 여수엑스포역에서 도보 30분. 버스 2, 333, 68, 76번 오동도 입구 정류장 하차 4. 오동도 방문의 특징은? - 여수 관광의 핵심. 오동도와 인근 볼거리가 많다. 5. 방문 전 유의 사항은? - 생각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들이 몰릴 수 있다. 평일 오전 시간이 여유를 누리기 좋은 시간 6. 오동도에서 꼭 볼 곳은? - 등대, 중앙공원, 해안 산책로 7. 토박이들로부터 확인한 추천 여수 오동도 먹거리는? - 여수는 대표적인 남도 먹거리의 중심지. 게장백반 ‘두꺼비게장’, ‘로타리식당’, 갯장어 ‘자연횟집’, 장어탕 ‘자매식당’, 철판짜장‘순심원’, 게장‘맛나게장’, 갈비찜‘원조400번’, 돼지국밥‘나진국밥’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www.yeosu.go.kr/tour 9. 주변에 더 방문할 곳은? - 향일암, 진남관, 여수밤바다/산단야경, 여수해상케이블카, 이순신대교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여수와 순천 지역은 겨울이면 더 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다. 여수는 볼거리, 먹을거리도 이름나 있지만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사 충무공 이순신의 넋이 잘 남아 있는 곳. 역사적 의미도 큰 지역이라는 사실도 함께 생각하자.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경자년 궁금해? 여기 다있쥐!

    경자년 궁금해? 여기 다있쥐!

    2020년 경자년을 맞아 쥐의 다양한 면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 ‘쥐구멍에 볕 든 날’ 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3월 1일까지 기획전시실2에서 ‘쥐구멍에 볕 든 날’ 특별전을 연다. 1부 ‘다산(多産)의 영민한 동물, 쥐’에서는 쥐의 생태와 상징을 보여 주는 유물과 자료를 선보인다. 방위의 신이자 시간의 신인 쥐는 번식력이 강해 예로부터 다산과 풍요를 의미했다. 민간에서는 쥐를 의미하는 한자인 ‘서’(鼠)자를 부적으로 그려 붙여 풍농을 기원했다. 또한 쥐는 무가(巫歌)에서 미륵에게 물과 불의 근원을 알려준 영민한 동물로 그려지는데, 이러한 지혜로운 쥐의 상징을 ‘곱돌로 만든 쥐’, ‘십이지-자신 탁본’, ‘쥐 부적’, 다산을 상징하는 쥐와 포도를 음각한 ‘대나무 병’ 등을 통해 소개한다. 2부 ‘귀엽고 친근한 동물, 쥐’에서는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부정적인 존재에서 영특하고 민첩하며 작고 귀여운 이미지가 더해져 친근한 캐릭터로 바뀐 쥐의 이미지 변화상을 보여 준다. ‘톰과 제리’, ‘요괴메카드’ 등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상자료와 생활용품, 장난감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또한 곳곳에 ‘쥐 모형의 공예 작품’을 설치하고, ‘쥐잡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우체국 박물관엔 금박쥐, 미키마우스 화폐 흰쥐의 해를 기념한 우표 전시회도 흥미롭다. 우정사업본부는 서울중앙우체국 우표박물관에서 쥐와 관련한 다양한 우표를 소개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1959년부터 발행된 우리나라의 쥐 연하우표 6종, 금박과 자개 등 특이한 재질로 만들어진 우표, 쥐를 모티브로 발행한 애니메이션 우표와 미키마우스 기념화폐 등을 만날 수 있다. 오는 2월 29일까지 진행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키 3.5㎞ 거인 형상…NASA, 호주 지상그림 최신 사진 공개

    키 3.5㎞ 거인 형상…NASA, 호주 지상그림 최신 사진 공개

    지난 20여 년간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호주의 거대그림 ‘마리 맨’(Marree Man)을 촬영한 새로운 사진을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했다. 이 사진은 지난 6월 22일 NASA의 지구관측위성인 랜드샛8호에 탑재된 OLI(Operational Land Imager)라는 관측장치로 촬영한 것이다. 마리 맨은 1998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시에서 북쪽으로 589㎞ 떨어진 ‘마리’라는 마을 근처의 사막 한가운데에서 발견됐다. 이 때문에 마리 맨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거인 윤곽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직선 길이는 약 3.5㎞, 팔다리와 몸통, 머리 등 전체 윤곽의 길이는 28㎞에 달하며, 깊이는 발견 당시 20~30㎝로 파여 있어 하늘에서도 볼 수 있다. 지역 주민들은 거인의 모습이 왼손에 작은 사냥용 막대 또는 부메랑을 든 원주민을 형상화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마리 맨은 세월이 흐르면서 풍화 작용으로 점차 희미해지기 시작해 2016년에 이르러서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됐었다.이에 따라 그해 8월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인근 주민들은 마리 맨이라는 명소가 없어지는 것을 우려해 지상그림을 복원하기로 했다. 이들은 원작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정확한 GPS(위성항법시스템) 좌표를 가지고 5일 동안 그레이더라는 중장비를 이용해 폭이 최대 35m에 달하는 선으로 이뤄진 마리 맨을 다시 바닥에 새겼다. 특히 이 복원 작업에서는 마리 맨이 쉽게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땅을 원작보다 깊게 파서 거기에 초목이 자라도록 해 거인의 윤곽을 푸르게 만들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마리 맨의 윤곽을 따라 약 9m 간격으로 250개가 넘는 대나무 말뚝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말뚝은 처음 그림을 그리기 전 원작자가 일종의 스케치로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도 이 그림은 여전히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조종사 트레버 라이트에 의해 마리 맨이 처음 발견된 지 1년 뒤인 1999년, 지역 단체 등에 누군가가 팩스로 마리 맨의 존재를 알리는 서류를 보냈다. 특히 이 서류는 미국기와 오륜기 그리고 원주민 사냥 관행에 관한 책에서 인용한 명판이 남아 있던 마리 맨의 위치를 가리켰다. 게다가 거기에는 미국식 철자나 계측 단위가 쓰여 있다는 점에서 마리 맨을 어떤 미국인 예술가들이 그린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많은 현지인은 이 그림이 예술가 바디우스 골드버그가 2002년 임종 당시 자신의 작품임을 인정했다면서 그가 주도해서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호주 유명 기업인인 딕 스미스는 지난해 6월 마리 맨의 기원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기하는 사람에게 5000호주달러(약 405만원)의 상금을 주겠다고 했으나 아직 이를 받아 간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높아서 신성한… 낮아서 편리한 ‘집’

    높아서 신성한… 낮아서 편리한 ‘집’

    2000여년 전, 하늘에서 내려온 황금알에서 부화한 사내가 왕이 돼 건국했다는 전설의 나라. 한반도 남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10여개 작은 나라들이 이룬 연맹국가. 520년 동안 존속해 사국시대를 열었던 가야. 그러나 아직도 어떤 나라였는지,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 알려진 것은 너무나 적다. 때맞춰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가야의 유물을 총망라한 ‘가야본성- 칼과 현’ 전시회를 열고 있다.●가야인들은 어떤 집에서 살았을까? 가야의 건축에 대한 문헌기록은 극히 드물고, 궁궐이나 사찰 같은 대형 건물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가야의 유적이란 대부분 큰 무덤들이고, 유물이란 거의 무덤에서 출토된 부장용품들이다. 껴묻거리 토기 가운데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사물 재현 토기가 상당수 있다. 새모양, 배모양, 기마병사 토기들. 특히 집모양토기가 다수 출토돼 가야의 건축을 재현해 볼 수 있다. 이처럼 구체적이고 정교한 것으로는 가야 토기가 으뜸이다. 이번 전시회에도 집모양토기가 3점 출품됐고, 그 외에 알려진 가야의 집토기는 10여점에 달한다. 가야 집토기들은 공통된 모습을 보인다. 네모난 몸통에 ‘ㅅ’자 박공지붕을 얹어 마치 가정용 개집같이 가장 간단한 집 모양을 만들었다. 더 큰 특징은 땅에 기둥들을 박고 한층 높게 집을 들어 올렸다는 점이다. 아래층은 기둥만 서 있는 필로티 구조로 이른바 고상(高床)건물이다. 통나무를 다듬어 잇고 맞춰 뼈대를 세웠고, 갈대 따위로 이엉을 엮어 벽과 지붕을 덮었다. 이엉은 바람에 날아가기 쉬워서 대나무 따위로 누르고 새끼줄로 동여맸다. 집의 출입구는 지붕 박공이 보이는 측면에 있다. 출입구가 지상에 떠 있기 때문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함안 말이산 출토 토기는 이러한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토기 모습대로 실물 집을 짓는다면 현재 미얀마나 캄보디아의 시골에서 흔히 보는 민가와 비슷하겠다.과연 가야인들은 이런 집에서 살았을까? 그들은 어떤 마을이나 도시를 이루며 살았을까? 가야는 단일 국가가 아니라 여러 작은 나라가 때로 연합하고 경쟁했던 독특한 연맹국가였다. 하나의 나라라 해야 큰 곳은 4000~5000호, 작은 곳은 600~700호에 불과한 성읍국가 수준이었다. 가야 전체는 4만~5만호, 총인구 20만~25만명 정도로 추산한다. 전기 가야연맹을 주도했던 금관가야는 그 중심지가 김해 봉황동 일대로, 대대적으로 발굴하고 부분적으로 재현해 봉황대 유적이란 이름으로 정비했다. 나지막한 언덕을 에워싸며 주요한 시설들이 자리잡았다. 지름 15m가 넘는 원형 건물지가 나타나 궁성지로 추정하며, 선착장 흔적과 선박 부재가 발굴돼 과거 이곳이 바닷가였고 국제적 무역항을 열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선착장에는 고상창고들을 세워 무역품들을 보관했다. 7m 높이에 달하는 3층의 망루도 만들어 항구를 감시하고 선박의 들고 남을 관제했다. 항구의 반대쪽 옛 해안에는 높고 긴 언덕들이 나타나는데, 이는 자연 언덕이 아니라 거대한 조개무지로 이른바 ‘회현동 패총’이다. 가야인들의 주된 단백질 공급원은 생선과 조개였고, 그들이 수백년 동안 먹고 버린 조개 쓰레기장이다. 1920년 한국 최초로 고고학적 발굴을 하고, 많은 유물을 건져 가야사 연구의 전기가 된 곳이다. 그 안쪽의 평지에는 대규모의 주거지가 조성돼 성읍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그러나 고상건물의 흔적보다는 대부분이 지면을 파고 내려간 ‘움집’들이었다. 유적으로 본다면 대다수 가야인은 반지하주택인 움집에 살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지하, 지상, 고상… 높아지는 집의 바닥 최초로 땅에 고정된 집은 농사를 짓고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시대에 지어졌다. 내부 공간을 확보하고 추위를 막기 위해 지하에 ‘움’을 파고 그 위에 서까래를 걸쳐 지붕을 만들었다. 아직 벽을 세울 만한 건축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붕은 갈대나 억새 따위를 엮어 덮었다. 이러한 움집은 청동기시대를 거쳐 철기시대인 가야에서도 일반적인 서민주택이었다. 반지하주택은 비록 추위를 어느 정도 막을 순 있지만 습도가 높고 배수에 취약하다. 건축술만 발전한다면 집 바닥을 조금이라도 올리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사천의 섬, 늑도에서 벽체가 지상으로 올라온 가야 초기의 움집이 발견됐다. 또 다른 곳에서는 경사지 한쪽만 움을 파고 앞쪽은 벽체를 세운 반지상식 가옥의 유적도 찾았다. 내부에는 다목적 화덕을 만들어 난방과 취사를 동시에 해결했다. 봉황대 유적에는 인근에서 발굴한 집자리를 재현한 움집, 봉황동 집자리 유적 46호가 복원됐다. 움의 깊이는 60㎝로 낮아졌고, 지상의 높이는 거의 2개 층에 달한다. 경사진 벽과 지붕에 갈대 이엉을 덮어 전체적인 모습은 거대한 무덤과 같이 보인다. 가야의 주택 모습을 기록한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는 “집이 무덤과 같고 문이 위에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복원된 움집은 문이 아래쪽 지면에 닿아 있다. 집 안은 통칸인 원룸형이어서 이런 문의 위치로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없고, 추위와 외부의 침입도 막기 어렵다.봉황동의 다른 집자리에서 작은 집모양토기를 발견했다. 고분이 아닌 집자리에서 발견한 희귀한 유물이다. 이 토기는 기존의 고상형 집토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빚은 솜씨는 매우 거칠고 집은 땅에 붙어 있다. 앞면은 삼각형 벽을 세웠고 뒷면은 둥글게 만들었다. 집 앞에 반원형의 뜰도 만들었다. 출입구는 앞면 벽 높은 곳에 떠 있고, 사다리도 마련됐다. 무덤 같은 모습에 문이 위에 있는, 삼국지의 기록과 완전히 일치하는 형태다. 이처럼 위에 출입문이 있으면 프라이버시나 방한·방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봉황동 집토기는 실제 가야 주택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한 중요한 증거다. 문이 위에 있어 오르내리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내부에 다락이 있다면 출입의 문제도 좀더 쉬울 것이다.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가야 집토기나 국립중앙박물관의 달성 출토 토기는 고상형 집모양이지만 아래층의 필로티 공간이 안 보인다. 기둥 사이에 벽을 쳐서 막았기 때문이다. 고상건물의 위층 바닥은 목조 마루이기 때문에 불을 피울 수 없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그러나 아래층을 막아 생활공간으로 쓰면 난방과 취사를 해결할 수 있다. 위층은 창고나 다른 용도로 썼을 것이다. 아니면 불이 있는 아래층은 겨울용, 시원한 위층은 여름용 주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출입문은 여전히 위층에 달려 있다. 아마도 이처럼 지하, 지상, 고상형의 특징이 혼합된 이층집이 일반적인 가야의 주택이었을 것이다. 주택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조건- 방범, 냉난방,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의 분화 등을 충족하기에 매우 적합한 모델이기 때문이다.●높은 집, 높은 그릇, 높은 무덤 그러면 가야 집토기를 대표하는 고상건물은 무엇일까? 이들 모두가 무덤의 껴묻거리라는 점에 주목하자. 가야의 껴묻거리는 철과 토기가 대표적이다. 당대 최고의 하이테크 제품인 철은 가야인들의 부와 신분의 상징이었다. 토기는 사후에도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라는 염원이었다. 새모양토기와 배모양토기는 혼을 실어 피안의 세계로 보내는 도구였다. 집모양토기는 영혼의 영원한 안식처로 껴묻었을 것이다. 부장용 집토기들은 실제 생활이 불가능한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고상건물은 만들기 어렵고, 난방과 취사를 해결할 수 없고, 생활에 필요한 여러 공간을 조성할 곳도 없다. 반면에 가장 귀하고 안전한 집이기에 귀중품 창고나 제사 의례용으로 쓰였을 것이다. 무덤에 껴묻을 최고의 집을 선택하라면 당연히 고상형 집토기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가야 토기는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높은 그릇받침과 굽다리 그릇이다. 이들 역시 모두 껴묻거리로, 고상 집토기와 같이 지상에 떠 있는 그릇들이다. 일상생활에 쓰기는 매우 불편한 고급 그릇이다. 낮은 평지에 무덤을 둔 신라나 고구려와 달리 가야인들은 마을 앞 높은 구릉 위에 무덤을 만들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높은 아크로폴리스에 신전을, 낮은 네크로폴리스에 무덤을 조성했다. 그러나 가야의 아크로폴리스는 곧 네크로폴리스였다. 죽은 자는 존귀하고, 신성한 영혼은 높은 곳에 묻혀, 높은 집에서 살며, 높은 그릇으로 식사해야 했기 때문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삶의 대답을 건져낸 ‘신들의 섬’

    삶의 대답을 건져낸 ‘신들의 섬’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라’(2010)라는 영화가 있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다. 서른한 살의 성공한 저널리스트가 일상에 회의를 느끼고 여행을 떠나 새로운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주인공 리즈는 전형적인 뉴요커다. 입지 탄탄한 저널리스트인 그녀는 잘생긴 남편(빌리 크루덥 분)과 함께 맨해튼에서 살고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삶이 너무나 의미 없이 느껴지기 시작한 그녀. “나는 도대체 누구지”, “난 왜 이렇게 살고 있지”와 같은 원초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보통사람이 이 질문에 대처하는 방법은 대개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며칠 고민하다 쇼핑이나 술자리로 이 질문을 잊어버리는 것. ‘인생이라는 게 원래 이런거야, 뭐 별 거 있겠어? 다들 이렇게 살고 있잖아’ 하며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도 순순히 인정한다. 뭔가 새로운 일을 도모해 보기에는 주택융자금이며 당장 갚아야 할 이번 달 카드 대금의 벽이 너무 높다는 걸 받아들인다. 또 다른 방법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 이 적극적 행위는 주로 여행이라는 방식으로 발현된다. 리즈는 이 방법을 선택하고 실천에 옮긴다. 남편과 이혼까지 감행한 그녀는 ‘자신’을 찾아 이탈리아와 인도, 발리를 여행한다. 이탈리아에서는 그동안 몸매관리하느라 먹지도 못했던 피자를 신나게 먹어치우고, 인도의 아쉬람에서는 기도하며 ‘자신 안의 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발리에서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 열정적 사랑을 나눈다.●발리의 중심… 예술가들의 거리 ‘우붓’ “보고 싶을 땐 마음껏 보고 싶어 해. 그 사람에 대한 감정으로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 버릴 수만 있다면 그게 오히려 비상구가 될 거야. 그럼 그 비상구를 어디에 써야 하는지 알아? 들어가. 무조건 들어가서 사랑으로 자신을 채워. 난 우리 먹보 아가씨가 언젠가 세상을 다 포용할 수 있게 되리라 믿어.” 리즈가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자신을 발견했던 곳이 바로 발리 내륙에 위치한 ‘우붓’(Ubud)이다. 지금이야 여행자들에게 발리 여행에서 으레 들러야 하는 관광지가 되어 버렸지만 아직까지는 발리의 토속적인 정취와 울창한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붓은 예술과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16세기 힌두교 왕족과 함께 예술인들이 발리로 건너왔을 때 이들이 자리를 잡은 곳이 우붓이었다. 그리고 19세기 독일화가 월터 술츠 등 유럽인들이 모여들면서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변모하게 된다. 우붓거리를 걷다 보면 이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500여m 정도 거리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줄지어 서 있다. 이름난 미술관도 예닐곱 곳 있고 모퉁이마다 작은 갤러리들도 자리하고 있다. 조금만 걷다 보면 우붓을 왜 ‘발리의 몽마르트르’라고 부르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들 갤러리들은 저마다 독특한 그림을 내걸고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열대 특유의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모으는 작품들도 있고 발리 자연이나 사원, 동물, 여인 등을 소재로 한 작품도 있다. 난해한 추상 회화도 눈에 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세심히 둘러보면 다른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지금도 인도네시아 현지 예술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 예술가들이 이곳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한국인도 몇 명 있어요.” 우붓 갤러리에서 만난 큐레이터 리사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함, 그 자체가 발리 그림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초기 발리의 회화는 신화, 전설, 악마와 신, 힌두의 서사시 등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초현실적인 기법과 양식이 특징이었죠. 지금은 여기에 서양화의 기법을 받아들여 한층 다채로워졌습니다. 그러니까, 발리의 화가들은 생각하는 모든 것을 그린다고 보면 됩니다. 그들은 화면을 빈틈없이 꽉꽉 채우죠.” 작은 공방과 화방도 많다. 나무 조각품, 가구를 만드는 공방, 손바닥만 한 크기의 그림을 걸어 놓은 화랑 등이 늘어서 있다. 정교한 목각과 세공품으로 가득한 상점들의 거리를 걷고 있노라면 서울의 인사동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근에는 여행객들이 많이 몰려들면서 분위기가 다소 소란스러워졌지만 조용한 뒷골목 등은 여전히 다정하고 매력적이다. 화랑과 공방을 지나다 보면 걸음은 자연스레 재래시장에 닿는다. 코코아나무로 만든 식기며 대나무로 짠 가방, 울긋불긋한 열대과일 등이 발목을 붙잡는다. 가격도 착하다. 여느 관광지의 시장이 그렇듯 부르는 게 값이지만 두 눈 딱 감고 흥정에 돌입하면 적게는 4분의1, 많게는 10분의1 정도의 가격에도 물건을 살 수 있다.●인도네시아 유일 힌두교 신봉지 발리는 ‘신들의 섬’으로 불린다. 자그만치 2만여개의 힌두사원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원래 인도네시아는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지만 발리에서만은 유일하게 힌두교를 신봉하고 있다. 발리를 걷다 보면 발길 닿는 곳마다 신을 만난다. 우리나라의 도깨비와 비슷하게 생긴 바롱신도 있고, 독수리처럼 생긴 가루다 신 조형물도 볼 수 있다. 어떤 조형물은 성인 키 몇 배는 될 만큼 커다랗고 어떤 조형물은 아기 주먹보다도 작다. 수많은 사원들 가운데 꼭 가 봐야 할 사원이 발리 시내에서 우붓으로 가는 길, 바투안 마을에 자리한 ‘푸세’라는 힌두사원이다. 푸세 사원은 1022년에 건립됐다.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허리에 둘러 입는 옷인 ‘사롱’을 입어야 한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기부함에 약간의 돈을 넣으면 된다. 사원 입구에는 두 개의 석문 기둥이 칼로 자른 듯 우람하게 서 있다. 좌우로 뾰족하게 대칭인데 ‘찬디 븐타르’라고 부른다. 찬디 븐타르의 오른쪽은 삶과 광명, 왼쪽은 죽음과 어둠을 상징한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는 좌우가 반대가 되므로 선과 악이 바뀐다. 이는 선과 악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힌두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사원 안엔 조각이 화려한 석탑 파두락사, 수미산을 표현한 메루 등의 볼거리가 많다. 조각이 문외한인 여행자들에게도 아름답다. 자세히 보고 있노라면 정교한 조각 솜씨에 탄성이 나온다.●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길리 군도 인도네시아 길리섬은 롬복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을 가야 닿는 아주 작은 섬이다. 이 다정한 섬은 푸른 하늘과 산호초가 부서져 만들어진 눈부신 해변, 게으르게 잎사귀를 늘어트린 야자수로 이루어져 있다. 여행자들은 이 섬에 오래오래 머물며 시간을 즐긴다. 맥주를 마시며 기타를 튕기고 노래를 부르며 아주 사소한 농담에도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스노클링을 하며 바닷속 물고기들과 눈을 맞추기도 하고 삼판이라는 전통배를 타고 낚시를 나가는 이들도 있다. 마차를 타고 자그마한 다운타운을 돌아보기도 한다. 길리 트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에이르로 구성된 길리 군도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베스트 3’(영국 BBC 방송), ‘세계 10대 최고의 여행지’(론리 플래닛) 등에 선정되기도 했을 만큼 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우리에게는 ‘윤식당’(tvN) 촬영지로 유명하다. 원래 ‘길리’는 ‘작은 섬’을 뜻하는 롬복 말. 인도네시아 지도를 보면 작은 섬들은 대부분 길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 섬 가운데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길리 트라왕안이다. 롬복 본섬 북서부에 있는 방살 항구에서 배를 타고 30~40분만 가면 도착한다. 면적은 15㎢로, 여의도보다 약 5배 크다. 배가 해변에 닿을 무렵, 배에 탄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탄성을 쏟아낸다. 에메랄드빛 바다에서는 스노클링 고글을 쓴 여행객들이 열심히 오리발을 젓고 있다. 바다 쪽에는 알록달록한 선베드가 깔린 카페가 줄지어 있었고, 수영복을 입고 선글라스 쓴 여행객들이 책을 읽거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다. 해변에서 마주치는 이들 대부분은 유럽과 호주 여행객들이다. 1980년대부터 서양 여행자들이 이 섬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마약 때문이었다. 아무 제지 없이 마약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각 성분이 포함된 버섯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몰려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단속을 강력하게 한 덕택에 마약을 할 수는 없다. 요즘 들어서는 한국인 신혼부부와 휴양객들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길리에는 없는 것이 많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같은 모터를 단 차량 대신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마차를 타도 된다. 경찰도 없다. 경찰 대신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치안을 맡는다. 개도 없다. 대신 고양이가 있다. 길리 섬에는 사람이 살기 이전부터 고양이들로 넘쳐났다. 담수도 없어 식당이나 숙소 화장실에서 수도꼭지를 돌리면 짭조름한 물이 나온다. 지하수에도 해수가 섞여 있다. 길리는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로 꼽히는 곳이다. 바닷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각양각색의 열대어와 산호초를 만난다. 1m에 달하는 거북이, 죽은 듯 깔려 있는 바다뱀도 볼 수 있다. 생수병에 물고기 밥을 넣어가면 수십 마리의 열대어가 몸 주변을 감싸는 경험도 할 수 있다. 굳이 스쿠버다이빙이 아니더라도 스노클링만으로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신비한 산호초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길리의 바다다. 바닷가 한켠에 자리한 스노클링 장비 대여점에서 고글과 오리발만 빌려 50m만 헤엄쳐 나가면 화려한 수중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굳이 배를 타고 나가는 스노클링 프로그램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섬은 동쪽 해안 부분만 개발돼 식당과 카페, 게스트 하우스가 들어서 있다. 거리 양 옆으로 자리한 가게에서는 현지인들이 과일과 커피, 채소를 판다. 나시고렝이며 미고렝 등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도 실컷 맛볼 수 있다.●길에는 마차·고양이… 저녁이면 온통 보랏빛 노을 저녁이면 보랏빛 노을이 수평선 너머에서 번져와 섬을 온통 물들인다. 길리가 가장 아름다워지는 시간이다. 물결이 일 때마다 세상은 보랏빛으로 넘실댄다. 노을이 물러가면 별이 뜨고 섬은 조용해진다. 어부들과 나무, 선인장들도 깊은 잠에 빠진다. 긴 하루를 보내고 밤바다에 홀로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으면 하늘 위의 천사가 커다란 눈을 글썽이며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안의 천사를 만나는 일, 내 속에 얼마나 많은 그리움과 떨림, 설렘, 몽상이 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 그것이 여행 아닐까. 우리 삶을 설명해 주지는 않지만 우리 삶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게 여행 아닐까. 여행 막바지, 리즈가 전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정말 사랑했었어.” “알아.” “난 아직도 사랑해.” “그럼 사랑해.” “근데 너무 보고 싶어.” “그럼 보고 싶어 해. 보고 싶을 땐 마음껏 보고 싶어 해. 오래가진 않을 거야. 영원한 건 없으니까.” 그래, 영원한 건 없다. 어차피 시간은 지나가고, 시간은 우리에게 의미 따위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하고 늙어갈 뿐이다. 파울루 코엘류 역시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시간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건 피로하다는 느낌. 나이를 먹었다는 느낌뿐이지.” 그래서 미워하고 시기하며 살기엔, 한곳에 머물러 살기엔, 아까운 것이 인생인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을 사랑하도록 하자. 열심히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여행을 떠나자. 여기는 길리. 바다가 보이는 게스트하우스다. ■여행수첩 대한항공 등 다양한 항공편으로 발리에 갈 수 있다. 발리는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우붓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네카 미술관은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이다. 회화 수집가인 네카가 설립했다. 발리의 화가, 인도네시아 화가, 발리에서 활동한 외국인 화가들의 그림들이 시기별로 7개의 전시관에 걸려 있다. 발리 쿠타비치는 남부 발리의 최대 번화가로 꼽힌다. 초승달 모양 해변을 따라서 각종 편의시설이 모여 있어 늘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