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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좋은 일자리 창출 국제기구 출범 포럼

    서울시, 좋은 일자리 창출 국제기구 출범 포럼

    캐나다미디어길드·독일노총 등 모여 모범 노동모델·도시 간 협력 해법 모색서울시가 뉴욕, 빈, 밀라노 등 세계 16개 도시와 함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제기구 창립을 추진하면서 이를 위한 국제포럼을 개최한다. 서울시는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시청에서 ‘2018년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을 연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일터 불평등 해법을 도시정부 차원에서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제1회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당시 포럼에서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사무총장에게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제기구 창립을 제안했으며, 이에 따라 내년 12월 창립총회 개최를 기점으로 도시정부 단위의 일터 불평등 해법을 모색하는 국제 협의체가 출범한다. 이번 포럼에는 런던생활임금재단, 캐나다미디어길드(CMG), 독일노총(DGB) 등 좋은 일자리·노동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외 도시정부들이 모여 사례를 공유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포럼 주제는 ‘일의 불평등과 유니온 시티(Union City)’이다. 유니온시티란 도시정부가 노동환경, 노동시장과 임금 등 기준을 설정해 노동자를 적극 보호하고, 노동조건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장하는 도시를 말한다. 포럼 기조연설은 미국 오바마 정부의 노동정책을 설계한 경제학자 데이비드 와일이 ‘유니온시티를 통한 불평등과 균열일터 해결’을 주제로 발표한다. 그는 저서 ‘균열일터, 당신을 위한 회사는 없다’에서 계약직, 하청, 프랜차이징, 아웃소싱으로 대변되는 대기업의 고용 털어버리기를 통해 일터가 균열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일터가 노동자의 소득불균형에 미치는 영향과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또 로렐라이 살라스 뉴욕소비자보호국장은 ‘프리랜서는 무료가 아니다’를 주제로 뉴욕프리랜서보호조례와 그 효과에 대해 발표한다. 캐나다미디어길드 돈 제노바 프리랜서지부대표는 캐나다 언론 산업 내 프리랜서의 권익향상 방안과 독립계약자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울시도 도시정부 차원에서 좋은 일자리를 평가하는 지표개발 결과를 공개한다. 강병호 서울시 일자리노동정책관은 “좋은 일자리 넘치는 도시, 노동이 바로 서는 도시가 선진도시”라면서 “포럼을 통해 도시정부가 중심이 되어 전 세계적으로 적용 가능한 모범적 노동모델을 만드는 한편 도시 간 공동협력을 강화해 일터에서의 차별과 격차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실력주의가 낳은 학벌사회의 역설

    실력주의가 낳은 학벌사회의 역설

    실력, 결국 승자들 세습으로 이어져 직업과 보상 사이 연결고리 줄여야‘기회의 균등과 정당한 노력, 실력에 대한 온전한 보상.’ 이른바 행복하고 공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누누이 강조되는 핵심 키워드다. 그런 달콤한 구호와 실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평등과 차별은 갈수록 심해진다. 양극화, 부의 대물림, 신분 고착화, 정의에 대한 불신…. 열심히 노력해도 왜 여전히 불행할까. 광주교대 총장을 지낸 광주교대 학급경영연구소장이 쓴 이 책은 그 의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갖은 노력을 기울여도 문제가 악화된다면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원래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거나, 잘못된 진단에 따른 잘못된 처방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책은 후자에 기울어 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실력주의’를 강하게 비판한다. 실력주의야말로 모든 사회 문제의 근원이라고 콕 집어 지목한다. ‘개인의 실력에 따라 사회적 재화를 배분하는 사회.’ 그 실력주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이렇게 유지돼 왔다. ‘실력주의 사회가 공정한 사회이며, 현실적으로도 실현 가능하다.’ 정부의 정책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된다. 하지만 저자는 그 실력주의를 ‘무한경쟁의 승자독식’이라고 잘라 말한다. 더 완벽한 실력주의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이 사회와 교육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보고 있다.실제로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폐해는 곳곳에서 등장한 ‘신세습’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특정 명문대 졸업생의 법조계 장악을 막기 위해 도입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만 보더라도 법조인 세습 경향이 강화된 것으로 지적된다. 고소득 기업인 집안 출신은 로스쿨, 법조인 집안 출신은 사법연수원으로 이전보다 더 많이 몰리고 있는 추세다. 학벌 타파를 명분으로 내건 국가고시 제도 개혁안도 마찬가지다. 외교부를 포함한 정부 부처들에서 인턴제를 비롯한 다양한 특별 채용제 도입을 통해 고위직 세습 경항을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심층면접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바꿔 수도권 대학 위주의 신학벌주의를 탄생시켰다. “학벌을 타파하면 실력주의가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력주의가 학벌사회를 만든 원인이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 문제도 실력주의로 연결한다. 그러면서 개개인의 실력 형성 과정은 도외시한 채 실력 중심의 평가방법과 제도에만 골몰하면서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주의를 계속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적지 않은 청년들은 실력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차별과 배제를 정당하다고 여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역차별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이룬 것은 모두 자신이 노력한 결과이므로 자신의 것이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세금을 내야 할 때 내 것을 빼앗기는 생각이 들어 편법, 탈법을 동원해서라도 피하려 든다는 것이다. 저자의 지론은 결국 ‘신실력주의 사회’라는 대안 제시로 귀결된다. 실력과 대학, 직업 배분 사이의 연결 고리는 유지하되 직업과 보상 사이의 연결 고리는 줄이자는 것이다. 근로 의욕은 유지시키면서 직업 간 사회적 재화 분배 차이를 줄이는 제도적·사회문화적 보완 장치가 마련된 ‘근로의욕 고취형 복지사회’로 요약된다. 여기에는 누진소득세, 최고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임금체계 개혁, 저소득층 조세 감면, 마이너스 소득제, 임금보호 제도, 기부문화 확산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실력주의’란 용어를 만든 영국 사회학자 마이클 영(1915~2002)은 ‘실력주의 사회 도래’(1958년)에서 이렇게 경고했었다. “실력주의 사회의 끝은 사회 붕괴다. 실력주의에 대한 환상을 깨라.” 저자는 그 경고에 이런 말을 얹는다. “혼자만의 노력으로 성취한 결과물이므로 혼자 다 누려도 된다는 착각에서 벗어난다면 자신이 누리고 있는 어떤 종류의 결실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타인과 나눈 것이 실력주의의 순수한 목적에도 더 부합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지난해 대기업 영업이익 55%↑ 소기업은 3.2%↓…기업도 ‘빈익빈 부익부’

    지난해 대기업 영업이익 55%↑ 소기업은 3.2%↓…기업도 ‘빈익빈 부익부’

    지난해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은 1년 새 55% 급증했지만 영세 소기업은 3%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계에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 불균형이 더욱 심각해지는 가운데 기업에서도 대기업으로 경제력이 집중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17년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내는 전체 영리법인의 영업이익은 290조 63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5% 늘었다. 대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177조 3420억원으로 35.4% 급증했다. 이 중에서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대기업은 영업이익이 118조 6300억원으로 54.8%의 증가율을 보였다. 중견기업 영업이익도 40조 3230억원으로 9.1% 늘었다. 중소기업 영업이익도 72조 9660억원으로 1년 새 8.3% 늘었지만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중기업 영업이익은 13.2% 증가한 반면 소기업 영업이익은 2016년 20조 1220억원에서 지난해 19조 4760억원으로 3.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영리법인의 영업이익 중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55.7%에서 지난해 61.0%로 높아졌다. 대기업 수는 전체 기업의 0.3% 수준으로 비중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더 심해졌다는 의미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소기업의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대략 1조원 정도인데 감소 폭이 크지 않아서 원인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의 영업이익이 6410억원으로 1년 새 40.2%나 급감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영향이다. 숙박·음식점업을 하는 기업당 영업이익은 2016년 1억 1000만원에서 2017년 6000만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종사장 1인당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감소했다. 다른 산업을 보면 제조업(38.4%)과 금융보험업(32.5%), 건설업(24.8%) 등에서 모두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전체 기업당 영업이익은 4억 4000만원, 종사자당 영업이익은 2900만원 수준으로 1년 새 각각 16.4%, 20.7% 늘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영진전문대 해외취업 우수대학 선정

    영진전문대은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이 개최한 ‘2018 청년드림 베스트 프랙티스대학’ 해외취업 부문 우수대학에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베스트 프랙티스 대학은 청년 친화적인 교육, 연구인재 육성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아 선정된 청년드림대학 50곳과 고용노동부대학일자리센터 운영대학 101개 가운데 타 대학의 모범이 될 만한 사례를 갖춘 대학을 발굴, 우수 사례를 대학들이 공유하도록 마련됐다. 지난해까지 4년제 대학에서 올해는 전문대까지 심사대상이 확대됐다. 영진전문대는 해외 일자리에 도전하는 재학생들을 지원하는 특화된 취업 시스템으로 해외취업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해외취업특별반’을 가동하고 올인한 결과, 2018년 올해 졸업자 가운데 165명을, 최근 5년간은 501명을 해외로 진출시켰다. 특히 취업한 회사를 살펴보면 소프트뱅크, 라쿠텐, 야후재팬, 노보텔, 에미레이츠항공 등 글로벌 대기업과 상장기업들이 대다수다. 대학은 3년 전부터 해외 기업을 초청, 해외취업박람회를 열며 학생들의 해외취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개최한 박람회에는 일본, 호주 등에서 21개 기업이 참여했고 여기서 채용 내정된 졸업 예정자를 포함해 12월 현재 총 140여 명이 해외기업에 취업이 확정됐다. 소프트뱅크 공채에 합격한 성기혁(24·일본IT기업주문반 3년)씨는 “소프트뱅크는 일본 IT대기업이자 세계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춘 회사고 거기서 제가 IT엔지니어로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해서 취업을 결정했다”면서 “입사하면 단순히 기술력이 뛰어난 엔지니어가 아니라 팀원들이 의지하고 따라올 수 있는 리더로, 최종적으로는 CTO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최재영 영진전문대 총장은 “해외취업특별반, 해외현지학기제 운영에 더해 글로벌현장학습사업과 K-Move스쿨사업 참여 등, 대학에서 10여 년간 공을 들인 결과 해외 기업들이 우리 학생들을 선점하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면서 “해외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해외에 안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에 교직원이 다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호텔에서 샤워하다 몰카 찍힌 여성, 힐튼 상대 1000억원대 소송

    호텔에서 샤워하다 몰카 찍힌 여성, 힐튼 상대 1000억원대 소송

    호텔에서 샤워하는 모습을 찍은 몰래카메라 사진이 포르노 사이트에 유포돼 심각한 피해를 당한 미국인 여성이 호텔 대기업인 힐튼을 상대로 1억 달러(약 1120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5일(현지시간) AFP 등 외신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7월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을 보는 과정에서 미국 뉴욕주 주도인 올버니에 있는 ‘햄프턴 인 앤드 스위트’ 호텔에 묵었다. 이 여성은 알몸으로 샤워하다 비디오카메라에 찍혔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3년 후인 올해 9월 익명의 이메일을 통해 포르노 사이트에 올라온 자신의 몰카 영상을 알게 됐다. 이메일을 보낸 가해자는 수차례의 협박 메일을 보내며 이 여성이 어느 대학에 다녔고, 어디서 일했는지를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는 이어 ‘입막음’ 대가로 2000 달러를 즉각 지급하고 별도로 1년간 매달 1000 달러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이 여성은 주장했다. 또한 다른 사람도 같은 호텔의 같은 방에서 몰래카메라에 찍혔다는 주장도 나왔다. 힐튼이 모회사인 햄프턴인 호텔 측 대변인은 “소송 주장 내용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고객 안전과 보안은 최고의 가치로 이런 프라이버시 침해 행위는 용납하지 않는다”며 “최근 호텔이 전면적인 보수 작업을 했고 어떤 종류의 녹화 장치도 발견하지 못했는데 당국과 함께 범인을 찾아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청년실업 극복, 일본을 배워라”

    우리나라 청년 실업이 심화되는 원인으로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확대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꼽혔다. 청년 실업 문제를 극복한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확대 등 원인 한국은행 김남주·장근호 부연구위원과 박상준 와세다대 교수는 5일 ‘한국과 일본의 청년 실업 비교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청년 실업률이 크게 높은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큰 데 기인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0인 미만 중소기업의 평균임금은 대기업의 55%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은 지난 20년 동안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 임금의 80%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나라는 어느 기업에 입사하느냐에 따라 청년들의 소득이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어 구직 기간이 늘어나더라도 대기업에 입사하려는 경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한 日정책 제안 연구팀은 또 경제성장률 하락, 고령화 진전,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 상승, 낮은 임금근로자 비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일본도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후 ‘취직 빙하기’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은 청년들에게 고용 정보와 직업 훈련 서비스를 제공해 노동시장 이탈을 막는 정책을 폈다. 연구팀은 “일본의 정책 사례를 참고해 단기적인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부조화) 문제를 해결하는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초고속 SSD와 대용량 HDD 경쟁…성능↑ 가격↓

    [고든 정의 TECH+] 초고속 SSD와 대용량 HDD 경쟁…성능↑ 가격↓

    최근 스토리지 업계에서 주목할 변화는 테라바이트(TB)급 대용량 SSD의 가격이 일반 소비자들도 기꺼이 지갑을 열 정도로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1TB SSD가 20만 원 대에 근접했거나 그 아래로 가격이 내렸으며 해외 사이트에서 직구할 경우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SSD 제조사들은 기존의 TLC보다 더 저렴한 QLC 낸드 플래시를 사용한 신제품을 내놨습니다. 아직은 가격이 크게 저렴하진 않지만, 제조 원가가 저렴한 만큼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하반기에는 100달러 이하 1TB SSD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1TB 정도면 일반 사용자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용량입니다. 그래서 1TB SSD가 보급형이 되면 소비자용 HDD(하드디스크)는 동영상 같은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일부 사용자 이외에는 외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스마트폰 영상 촬영도 4K 영상 촬영이 기본이고 개인이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 이미지, 동영상이 범람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바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처럼 하드디스크가 컴퓨터의 필수 부품은 아닌 상황이고 SSD 용량 대비 가격이 자꾸 떨어지면서 점점 더 구매 비중도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합니다. HDD 업계의 대응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SSD 제품을 내놓고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죠. 하지만 직접 낸드 플래시를 생산하는 삼성 같은 대기업과의 경쟁이나 다른 SSD 제조 업체와의 차별이 쉽지 않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기업 및 데이터 센터 시장을 겨냥한 대용량 HDD 제품을 내놓는 것입니다. 물론 이 시장 역시 플래시 메모리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지만, 데이터 역시 워낙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모든 데이터의 저장과 백업을 SSD에 하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갑니다. 따라서 빅데이터의 시대가 되면서 HDD로 저장되는 데이터의 양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SSD의 용량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HDD 업체들은 기록 밀도를 높일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HAMR(Heat Assisted Magnetic Recording, 가열자기기록) 기술입니다. 하드디스크는 플래터라고 불리는 동그란 원판에 자기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인데, 당연히 좁은 면적에 데이터를 기록할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 더 작게 만들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레이저로 가열해 더 작은 면적에 자기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인 HAMR을 개발한 것이죠. 수년 전부터 제조사들은 이 기술을 언급해왔는데, 기록 밀도를 제곱인치당 1.2-5Tb까지 끌어올려 20-50TB HDD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씨게이트는 HAMR 기술이 적용된 16TB HDD를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사진) 이 제품은 조만간 기업용 HDD 시장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씨게이트는 2020년에 HAMR 방식의 20TB HDD 역시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물론 경쟁사인 웨스턴 디지털도 동급의 HDD를 내놓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 시점에는 10TB 이상의 고용량 고성능 HDD도 일반 사용자가 구매할 수 있을 만큼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SSD와 HDD 기술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사실 소비자에게 중요한 부분은 그것보다는 성능은 좋아지고 가격은 떨어진다는 점일 것입니다. 같은 가격의 스토리지라도 계속해서 용량이 커지고 읽기/쓰기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초고속 SSD에서 대용량 HDD까지 필요에 따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은 치열한 경쟁 때문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기술 경쟁이 지속되기를 희망하는 이유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SBA 청년창업센터 출신 아이디엇, 광고대상 2관왕

    SBA 청년창업센터 출신 아이디엇, 광고대상 2관왕

    광고대행사 아이디엇(ideot)이 ‘2018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옥외 부문 금상과 인쇄 부문 금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예을 안았다. 한국광고총연합회의 주관으로 열린 대한민국 광고대상은 올해 25회째의 국내 최고 권위의 광고 시상식으로, 각 광고회사에서 제출한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엄선하여 선정한다. 옥외 부문과 인쇄 부문에서 금상을 차지한 아이디엇은 올해 3년차를 맞이한 신생 광고회사로 서울산업진흥원의 청년창업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한 기업이다. 아이디엇은 제일기획, 이노션 등과 같이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중에도 지난해에는 옥외 부문 대상, 디자인 부문 은상, 심사위원 특별상 등 3개 부분에 걸쳐 동시 수상을 해 관계자들에게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옥외부문 금상은 한국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의 엠비언트 광고 ‘근로자의 날 찢어진 포스터’로 수상했다. 근무 중 산업재해로 손가락이 잘렸는데 공장으로부터 나가라는 통보를 받은 외국인 근로자의 사연을 한 장의 찢어진 광고 포스터로 구현했다. 또한 특유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통해 숨겨진 소외계층을 지원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낸 대한적십자사의 ‘숨겨진 소외계층을 발굴합니다’로 인쇄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은 아이디엇 이승재, 이정빈 대표는 “수상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쁘다. 앞으로도 다양한 클라이언트와의 작업을 통해 좋은 작업물은 규모가 아닌 크리에이티브에서 나온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수출주도성장은 그만하자/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수출주도성장은 그만하자/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지난 11월 수출이 519억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7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넘었다. 무역 흑자도 51억 달러를 넘어 8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1월까지 누적 수출도 5572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다. 겹치는 기록 경신에도 반가워하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당초 3%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 올해 성장률이 2.6%까지 하락하고 급기야 잠재성장률도 2%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2020년까지 성장률 3%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주도성장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제 수출주도성장은 갈수록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것을 지속하기 위한 대가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돌이켜 보면 한국 수출주도성장의 성공은 일차적으로 냉전시대의 결실이다. 2차 대전 후 소련 중심의 사회주의와 체제 경쟁에 놓여 있던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는 패전국 독일과 일본에서 자본주의 경제의 부활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도미노 이론’에 따라서 개도국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자본주의 경제발전의 ‘전시장’이 필요했다. 1980년대 ‘4마리 용’으로 칭송됐던 한국과 대만이 분단국가이고 홍콩은 접경도시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1980년대 말 냉전이 종식되면서 자본주의는 더이상 전시장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미국은 오히려 상품시장은 물론 자본시장 개방을 압박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주도성장은 미국이 원조는 물론 판매시장을 제공해 줘 성공했다. 전후 미국이 주도했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에서 미국은 개도국에 대해 특혜관세를 적용했으며 한국은 대표적인 수혜 국가였다. 그러나 1995년 WTO 체제가 수립되면서 ‘특혜’는 ‘호혜’로 전환됐고, 시장 개척은 시장개방을 병행함으로써만 가능해졌다. 그 결과는 1997년 외환위기라는 참담한 경험이었다. 사실 이 위기는 수출주도성장의 역사적 수명이 다했음을 보여 주는 극명한 사건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수출주도성장을 계속하기 위해 상품시장은 물론 자본시장의 개방도 선택하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아울러 수출주도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새로운 ‘특혜’를 자유무역협정에서 찾았다. 하지만 이 협정이 가져다주는 ‘특혜’는 두 나라 사이에 ‘호혜’를 전제로 한 ‘특혜’다. 자동차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소고기를 수입해야 했다. 수출주도성장의 대내적 논리를 되짚어 보자. 수출 증대에 필수적인 가격경쟁력을 뒷받침하려면 저임금이 필수적이었고, 복지는 물론 여타 노동비용의 인상에 인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정부가 ‘임금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기도 했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는 마치 반체제 집단인 것처럼 비난받았다. 비용을 유발하는 안전장치의 설치는 무시되면서 ‘안전 불감증’이 구조화됐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명분은 재벌 체제를 정당화했고, 급기야 가격담합은 물론 중소기업에 대한 부당행위마저 사실상 묵인됐다. 작금의 현실은 역사적으로 수명을 다한 수출주도성장이 초래하는 부작용이 심각해져 결국 성장의 발목마저 잡고 있다는 것이다. 임금 인상에 대한 일반적인 거부감은 가계부채 급증과 내수 침체를 초래해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대외환경의 변화에 매우 취약한 경제 구조는 미·중 통상갈등과 같은 해외 요인의 최대 피해국이 되게 만든다. 또한 수출주도성장은 대기업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제력 집중을 방치하며 재산과 소득의 불평등을 심화시켜 결국 성장도 저해하고 있다. 아울러 수출주도성장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파괴하는 주범이 됐다. ‘국익을 극대화하는 대외원조’라는 왜곡된 목표는 ‘도와주고 욕먹는’ 왜곡된 결과를 낳고 있다. 라오스 댐 붕괴 사고가 한 예다. 수출주도성장으로는 ‘정의로운 나라’는 물론 ‘포용국가’도 기대할 수 없다. 청년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못사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바로 수출의 ‘낙수효과’가 사라지는 현실의 다른 표현이다. 대안은 수출 내수 병행 전략이다. 내수 활성화가 소득주도성장이다.
  • 주52시간제에 힘겨운 ICT업계 “선택근로단위 ‘6개월 이상’으로”

    탄력근로 확대 연내 처리 사실상 무산 계도기간 올해 말 끝나 범법기업 될 판 “4차산업혁명 중추… 획일적 적용 부작용” 1년유예 남은 소규모 게임회사도 아우성 “글로벌 출시·집중근무 특성 고려 절실” # 대기업인 A정보통신은 지난 7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개인별 근로일정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1개월 단위로 선택근로를 하고 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특성상 고객사 전산 장애 해결, 프로젝트·시스템 오픈 목표일 준수 등을 위해 근로시간 상한을 넘기기 일쑤다. 오히려 직원들 사이에서 “근로시간 단위를 최소 3개월 이상으로 연장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 전자 계열사가 있는 B그룹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연구, 디자인 설계는 근로자의 전문성에 따라 결과물 수준도 차이가 커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인력 관리에 어려움이 커졌다”면서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업무 계획을 짤 수 있도록 선택근로를 6개월 정도로 늘려 적용하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계도기간(6개월)이 연말로 종료되지만 정작 산업계 현장의 어려움을 보완할 선택·탄력근로제 확대 방안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구성에 대한 여야 의견 차로 올해 국회 통과가 사실상 무산됐다. 당장 내년부터 범법 기업이 속출될 상황이 눈앞에 닥친 것이다. 주 52시간제를 위반한 사업장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전자·게임 등 IT업계는 4일 “현행 제도로는 마감기간에 업무가 쏠리는 시스템통합(SI) 업계의 수주형 프로젝트, 24시간 운영이 불가피한 게임업계의 글로벌 서비스가 불가능해진다”면서 “현재 1개월 단위인 선택근로제 단위기간을 1년 이상, 최소 6개월로라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300인 미만 사업장이 많은 게임업계는 아직 1년의 유예기간이 남았지만, 상황은 더 급박하다. 글로벌 게임 출시·업데이트 일정을 맞추기 위해 철야 집중근무를 해야 하는 업무 특성 때문이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주최로 열린 ‘ICT 분야 52시간 근무, 정답인가?’ 정책토론회에서는 “ICT 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중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획일적 52시간 제도로 노사 모두에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단위기간을 최소 6개월 이상으로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프랑스는 임단협 규정이 있으면 최대 1년 단위까지 탄력근로를 허용하고, 미국은 명문 규정 없이 노사 합의로 탄력근로제를 운영할 수 있다. 일본은 1주, 1개월, 1년 단위기간으로 탄력근로를 허용하고 있는데, 이 중 1년을 채택한 기업 비율이 가장 높다. 지식·서비스가 근간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시공간 기준에 매몰된 근로 관리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산업 시대의 노동은 ‘창작’에 가까운데, 이를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업종별 실태 조사 후 개선안을 마련해 달라”고 덧붙였다. 장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IT 서비스는 날아가는 비행기 엔진을 고치는 일”이라고 비유하면서 “현업이 돌아가는 중간에 시스템을 바꾸는 일과 같은데, 이런 사정을 무시하고 근로시간을 똑같이 도입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1년 기다려 받은 특허… 심사 잘못해서 무효라고?”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1년 기다려 받은 특허… 심사 잘못해서 무효라고?”

    2011년 불거져 7년간 이어진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 전쟁이 올해 6월 소리소문 없이 마무리됐다. 한때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두 거대 기업이 언제 그랬냐는 듯 ‘상처뿐인 소송’을 조용히 끝냈다. 당시 논란이 된 스마트폰은 새 제품 출시로 오래전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천하를 호령하는 글로벌 대기업도 특허소송에 휘말리면 실익 없이 길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대기업과 특허 소송을 벌이려면 자신의 운명을 걸어야 할 만큼 힘들고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꽃피우지도 못하고 소송 비용을 감당하다가 파산할 위험이 크다.우리나라 특허 무효심판 인용률은 평균 50%에 이른다. 절반가량의 특허가 무효 판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부실하게 특허 심사가 이뤄졌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특허 심사에 대한 불신 풍조로 인해 특허심판과 소송이 과도하게 이어져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 소송 당사자들의 시간과 비용 손실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현행 제도를 개선해 심사관에게 적정한 심사 시간을 보장해주되 부실 심사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사 속도는 선진국 수준… 품질은 후진국 4일 특허청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특허행정 최대 현안은 심사기간 단축이었다. 특허를 비롯해 지식재산권 출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심사관을 늘리고 심사 기간을 줄여 해당 권리가 시장에 빨리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01년 21.3개월에 달했던 특허 처리 기간이 올해 10월 10.4개월로 단축됐다. 지식재산 분야 ‘선진 5대 강국’(IP5·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한국) 가운데 유럽연합(8.0개월)과 일본(9.3개월)보다는 다소 느리지만 중국(14.4개월)과 미국(16.3개월)보다는 월등히 빠르다.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 등 지재권 출원이 증가하면서 한때 처리 기간이 22.6개월까지 지체됐지만 심사관 증원과 비례해 단축됐다. 2001년 360명이던 심사관 수도 지난해 말 866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상표도 4.9~5.6개월, 디자인은 4.9~5.0개월을 유지해 선진국 수준이라는 평가다.이제 처리 기간에 대한 불만은 거의 사라졌지만 심사 품질 문제가 새로 떠올랐다. 심사 기간과 품질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심사 처리 기간을 줄이려면 처리 건수를 늘려야 하고, 심사 품질을 높이려면 처리 건수를 줄여야 한다. 부실 특허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차단하고 등록 특허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면 정부가 이러한 딜레마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특허심사관 한 사람이 연평균 205건을 처리한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심사관이 하루에 1건 가까이 판단하는 셈이다. 유럽연합(57건)이나 중국(76건), 미국(79건), 일본(168건)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 심사 한 건에 걸리는 시간도 11시간으로 IP5 가운데 가장 적고 미국, 중국, 유럽연합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물량을 심사하다 보니 부실 특허 심사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2월 특허청은 2022년까지 심사관 1000명을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심사 투입 시간을 선진국 수준인 20시간 정도로 늘려 품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는 특허청 스스로 특허 품질이 낮다는 것을 자인한 것으로도 해석돼 갑론을박이 일었다. 특허청 출신의 한 변리사는 “지난해 조사에서 한국의 특허심사 품질이 IP5 가운데 중국에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 우려가 심각하다”면서 “지식재산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과도기임에도 합의심사제나 심사관 역량 교육 강화에 대한 노력이 없다”고 지적했다.●무효심판 제기 특허 2건 중 1건 등록 취소 이러한 부실 심사는 특허심판과 특허법원 제소로 이어진다. 지난 10월 특허청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특허 무효심판 인용률이 해외 주요 국가들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자료가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무효심판 인용률은 40% 중후반대”라고 밝혔다. 특허 무효심판이 제기된 특허 2건 가운데 1건꼴로 등록이 취소된 것이다. 일본(24.3%)이나 미국(24.4%)보다 두 배가량 높다. 위 의원은 “심사인력 양성과 확충 등 심사 단계에서부터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지켜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평균 7000건의 특허심판이 청구된다. 심사관의 거절 결정에 불복해 제기하는 사례가 80%, 특허등록 무효 심판 등이 20% 정도를 차지한다. 특허심판은 2015년 약사법 개정에 따른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도입으로 9112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16년 6796건, 지난해 5798건을 기록했다. 특허심사의 질적 수준을 측정하는 척도인 무효심판 인용률은 더욱 심각하다. 심사관의 특허 등록 결정이 잘못됐다는 1심 판단이 2014년 53.2%나 됐다. 2015년 45.0%, 2016년 49.1%, 지난해 44.0%로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여전히 높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특히 심결(특허 관련 판결) 건수는 2015년 449건에서 2016년 489건, 지난해 766건으로 꾸준히 늘어 부실 심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불복한 법원 제소도 2015년 424건, 2016년 461건, 지난해 589건으로 증가세다. 특허심판이 잘못됐다는 심결취소율도 2014년부터 20%대로 높아진 상태다. 특허업계 관계자는 “권리 침해자가 면피 수단으로 무효 심판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할 때가 많다”면서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라도 특허심사가 정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사관 증원만으론 해결 못해 그렇다면 특허당국이 심사 기간 단축과 품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지금보다 심사 기간을 늦춰 심사관들이 숙고할 시간을 줄 수 있지만 특허 출원의 43%가 중소기업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크다.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특허가 나와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른 심사 프로그램이 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 심사관 증원도 공무원 전체 정원과 맞물려 있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심사에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특허 검색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심도 있는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프라 고도화가 필요하다. 인사 적체로 인한 특허인력들의 사기 저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판 분야는 특허심판원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보장하고 장기 근무를 유도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2015년 심사관을 6급으로 채용하면서 심사관들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지금부터라도 심사책임제 등을 도입해 품질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인간이 안 보면 멋진 빛을 부르는 기계, 이런 심상적 요소가 제 작업이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인간이 안 보면 멋진 빛을 부르는 기계, 이런 심상적 요소가 제 작업이죠”

    최고 권위 RCA의 유일 한국인 교수 이창희가 말하는 디자인“기계가 하나 있습니다. 주위에 사람이 있으면 전혀 움직이지도 작동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없으면 이 기계는 혼자 작동합니다. 천천히 프리즘을 회전시켜 세상의 모든 멋진 빛을 현장에 다 불러모읍니다. 그러나 인기척이 있으면 이 기계는 작동을 완전히 멈춥니다. 인간은 누구도 이 멋진 빛을 볼 수 없습니다.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계이지만, 사람들은 이 기계가 제공하는 어떤 상상을 통해, 직접적 상호작용 없이도, 알 수 없는 형태의 즐거움을 받습니다. 이런 심상적 요소를 사물을 통해 비춰 보는 게 제 작업과 연구에 많이 들어갑니다.” 180년 전통의 RCA, 올해 교수로 임용만 30세 박사 학위 취득...軍복무 마쳐 디자인 및 예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RCA)의 이창희(31) 교수가 자신의 디자인 작품 ‘사일런트 신(Silent Scene, 2018)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2013년 ‘영국이 주목할 자세대 디자이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런던에 있는 RCA는 1837년 설립됐다. 180년 역사의 이 학교는 학부 과정이 없고, 석·박사 과정만 두고 있다. 영국 대학평가 기관인 QS평가에서 디자인 분야 부동의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런 대학에 현재 유일하게 한국인 교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추진했다. 인터뷰는 이메일을 몇 차례 주고받으면서 진행했다.- 현재 하는 일을 간략히 소개하면.☞ RCA의 혁신설계공학(Innovation Design Engineering) 학과의 조교수로, 대학원 2학년생(졸업반)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졸업 연구와 프로젝트를 지도하며 소통하고 있지요. 사실 학생들을 가르친다기보다는 산업 전반에 필요한 혁신들을 학생들과 함께 모색하고 함께 연구하고 발전시켜 저 자신도 같이 성장한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산업 전반에 필요한 혁신이란 기술개발과 응용, 제품 설계, 서비스의 발견, 미학 연구 등의 요소들을 포괄합니다. 크게 보자면 공학과 미술의 응용을 통한 가치창출에 몰두한다고 보면 됩니다. 혁신설계학과를 마치면 RCA와 런던 임페리얼공대의 학위가 공동으로 나옵니다. - RCA에서 한국인 최연소 박사 학위 취득이라던데.☞ 박사 과정과 연구에서 언제 박사 학위를 받았느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만. 특히 우리 학교 재학생들의 나이가 ‘워낙’ 높은 편이고, 현장에서 오래 일하다 입학한 사람이 많습니다. 굳이 나이만을 말하자면 2009~2011년 군 복무를 마치고, 만 30세 때 박사학위를 끝냈으니 일찍 끝낸 것은 맞다고 봐야죠. 중국 베이징에서 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하고 계속해서 공부한 결과 시기적으로 남들보다 일찍 박사를 취득한 것 같습니다. RCA에서 박사 학위를 밟는 한국인이 많이 없습니다. 현재 RCA에서 정식 교수진으로 있는 한국인은 제가 유일합니다. 아시아인이 RCA에서 객원이 아닌 정식 교수로 있는 경우도 매우 드뭅니다. 최연소 교수인지는 잘 알 겨를이 없지만, 올해 운이 좋게 아주 일찍 교수직을 시작했으니 소중한 기회라 생각하고, 공부를 한층 더 심화한다는 생각뿐입니다.(※180년 역사의 이 학교에서 그가 최초의 한국인 교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그는 최초란 ‘타이틀’을 부담스러워 했다.)- 굴지의 대기업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쳤다던데….☞ 요즘 워낙 재미있는 기업들도 많고, 그래서 기업체에 가서 일해볼까도 많이 고민했습니다만, 교수를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교수직을 고집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늘 새로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직업이라 생각해서죠. 물론 예전부터 교수는 여러모로 참 매력적이라 생각했고요. 개인적으로는 참 좋은 교수님들의 지도로 공부를 해왔던 것 같은데 그런 영향도 교수라는 직업을 참 괜찮게 보이게 한 것 같습니다. 나중에는 기업에 가볼 의향도 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교수직이 더 끌렸습니다. (※2014년과 2018년 그를 영입하려던 대기업은 스카우트 제의 자체도 발설하지 말라고 했다며 기업 이름을 쓰지 마라고 당부했다.) “2014년 박사과정 입학...아버지뻘들과 공부박사 출신 NASA 고위직 출신 등과 같이 연구” - 공부하면서 인상 깊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2014년 RCA 박사 과정을 시작할 때, 나이가 아버지뻘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어서 당연히 교수님이라고 생각하고 말을 하다 보니 같은 과에 다니는 학생이더라고요. 50대였는데 그런 지긋한 ‘동창’ 친구들이 꽤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알고 보니 이미 공학박사를 갖고 있던 미국 NASA의 ‘게임 체인징 개발프로그램(Game Changing Development Program)’의 고위직이었고요, 다른 친구는 영국의 모 대학의 학장이었습니다. 이런 부분이 저에게 여러 형태로 새로운 생각을 많이 심어줬습니다. 공부하는 열정과 마음을 갖고 있던 이런 ‘쟁쟁한’ 사람들과 박사 과정을 같이하면서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로는 2013년도에 제 작업 중 하나인 ‘에센스 인 스페이스(Essence in Space)로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전시하고 있었는데, 거지같이 초라한 행세에 옷에는 담배 냄새로 찌든 사람이 계속 옆에서 제 작업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제가 일에 좀 방해를 받아서 속으로 ‘참 피곤한 인간’이라 생각했는데요, 알고 보니 기상천외한 작품을 내놓는 채프먼 형제(Chapman Brother)의 작업으로 전시 기획했던 이였습니다. 그가 나중에 저보고 ‘채프먼 형제와 전 BBC 본사에서 전시할 생각이 없느냐’고 제안하셨고요, 덕분에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인 ‘터너상(Turner Prize)’ 수상자인 채프먼 형제와 함께 전시를 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특이한 경험들이 제겐 큰 자극제가 되었습니다.“공감각 교과서에 기여...채프먼 형제와 전시도거지 행세로 다가와 꼬치꼬치 캐물었던 기획자”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개인적으로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박사 공부를 참 재미있게 하였는데요, 그래서 여러 대학에 가서 연구주제로 발표도 하고 초대도 받고 부지런히 활동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퓰리처상 수상자인 ‘공감각(共感覺·synaesthetsia) 연구의 선구자이신 리처드 사이토윅(65) 박사가 이메일로 제 연구와 작업에 대해서 본인의 새로운 책에 넣고 싶다는 연락이 오기도 했습니다. 제게는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분의 책은 이 분야에선 교과서 수준이거든요. 참 인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덕분에 그의 가장 최근 책 ‘Synaesthesia’ (2018, MIT Press)에 작게나마 기여를 했지요. - 중국이나 영국에서 공부할 때 어려웠던 점은.☞ 제가 5살 때부터 홍콩에서 살다가 그다음은 10살 무렵부터 북경에서 살아서인지 해외 생활은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아마 당시에는 제가 어렸기에 많은 것을 빨리 습득했을 겁니다. 역설적이지만 가장 어려웠던 곳은 한국 생활이었죠. 베이징에 있는 중앙미술학원에서 학부를 마무리하고, 군 문제로 한국에 들어갔는데…. 당시에 제가 어느 정도였느냐면 한국말로 휴대폰 문자 쓰는 법을 몰랐을 정도였습니다. 대화할 때 단어 선택이라던가 그런 부분도 참 이상했지요. 덕분(?)에 군대에서 선임한테서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하하…. 공부할 때의 어려움보다는 문화적인 어려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중국 생활에 젖어 있다가 영국으로 유학 갔으니 소통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고, 제스춰라든가 커뮤니케이션을 완벽히 할 수가 없으니 피곤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솔직히 말하면 영어로 글쓸 때 가장 편합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모국어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대상·사물과 상호작용 없이 즐거울 방법 연구인간-기계 상호작용서 디자인적 상상력 녹여”- 디자인 세계이랄까, 작품 세계를 설명하면.☞ 제가 하는 작업은 대개 인간이 심상적으로 느끼는 체험과 경험에 대한 요소를 많이 포괄합니다. 사물과 인간이 상호 소통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의미와 방식을 만들어 나가기도 하고요. 근래의 작업 가운데 하나인 ‘사일런트 신’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사회에는 너무나도 다양하고 즐거운 경험들을 제공해주는 서비스와 제품이 많은데요, 시대가 가면 갈수록 더 풍부하고, 더 많은 것을 체험하고 경험하게 해줍니다. 그래도 만족을 모르는 인간들을 위해 끝도 없이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고요. 이러한 요구와 서비스들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더 많은 것이 요구되고 제공되고 있죠. 이런 맥락에서 ‘사일런트 신’ 프로젝트는 어떤 대상이나 사물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닌, 반대로 어떤 상호작용 없이도 즐거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입니다. 앞에서 간단히 설명했는데요, 이런 것들처럼 제 작업은 인간이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탐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 인간-기계 상호작용(Human-Machine Interaction), 심상적 연구, 응용과학의 영역들에서 제 디자인적 상상력을 녹여내고 있습니다.- 향후 디지인은 어떻게 나아갈까.☞ 굉장히 어려운 질문 같습니다. 다수의 형태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현재 디자인이라는 학문은 정말 다양한 형태로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의자를 만들고, 패션을 만들어내는 조형에 관한 공부에서부터 인간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추상적 가치를 아주 분명하게 기술해나가는 영역까지, 디자인이라는 분야가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와 학계에 소개되고 있어요. 컴퓨터 공학, 인공지능, 로봇공학과 같은 연구분야에서도 인간의 체험적 그리고 경험적 요소를 설명할 때 디자인을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으니까요. 디자인은 앞으로 인간의 경험을 최적화할 수 있는 서비스적 기호로서 다른 학계와 많은 인연을 만들게 될 것으로 봅니다. 이러한 다수의 인연은 디자인이라는 학문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계기를 만들게 될 거고요. 이런 연연 덕분에 흔히 말하는 4차산업 혁명에서 디자인은 화룡점정 격의 핵심으로 소개될 수밖에 것을 것이다. 물론 이게 굉장히 잘못될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은 학문적으로, 시장적으로 모두 성장통을 오래 겪게 될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디자인은 현재 매우 즐겁고 동시에 매우 어려운 시기에 와 있습니다. 대개 이렇게 양쪽 요소가 다 맞물리는 상황은 기회적 속성을 많이 띠고 있기 때문에 저는 현재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앞으로 디자인은 과거의 공부를 통해서 미래에 대한 분명한 비전과 명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디자인은 학문적·시장적 성장통 예상재미있는 작업 계획...마흔쯤 벤처를”- 앞으로의 계획은.☞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30대 중반까지는 교수를 하면서 동시에 제 연구와 작업을 통해서 영향력 있는 전문서적을 한 1-2권 해외에 출판할 계획이 있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작업도 준비할 예정이고요. 하지만, 사실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주 서서히 준비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마흔 살 즈음에는 야금야금 구상해놓은 것으로 벤처를 하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맑은 정신과 공부를 통해 제 자신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한국 교육으론 가능했겠느냐····반추 대목 ※이창희씨에 대한 인터뷰를 읽은 몇몇이 그가 교육 과정에 대해 물어왔다. 군복무를 마친 남자가 만 30세에 박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냐는 것이었다. 이에 이창희씨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다시 쓸까하다가 기사 말미에 붙인다. 그는 초등학교를 8살 때 입학하였고, 6년 과정을 마쳤다. 중학교 3년 과정을 월반없이 마쳤지만 고등학교 3년 과정을 2년 만에 아주 드물게도 조기졸업했다. 그리고 대학교는 ‘05학번’으로서 4년 과정을 마쳤다. 그는 초등부터 대학과정을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끝냈다. 그리고 영국으로 유학, 석사 과정을 1년만에, 박사 과정을 3년 6개월만에 아귀가 맞게 끝내면서 시간을 단축시켰던 것이다. 물론 2009년부터 2011년 학업과 완전히 단절되는 군복무도 마쳤다. 우수한 인재에 대한 수월성 교육보다는 보편적 교육을 강조하는 한국 실정에서 그가 만약 온전히 한국에서 교육과정을 마쳤다면 이처럼 신속히 박사과정을 취득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은 남는다. 그리고 한국의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막 취득한 이에게 교수 자리를 내어주면 학교 안팎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겠구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의 교육에 대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라 생각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생명물리학과 신규과정 개설… 7일부터 원서 접수 시작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생명물리학과 신규과정 개설… 7일부터 원서 접수 시작

    성균관대 일반대학원에서 생명물리학과 신규 과정을 개설해, 2019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성균관대 일반대학원은 VISION2020+(2017)와 대학중장기발전계획(2018)에 근거한 ‘GT10 융합 R&E 클러스터’로서 나노바이오융합분야 집중육성하고자 양자생명물리과학원(원장 루크 리, Luke P. Lee)의 학사조직으로 생명물리학과를 개설했다. 최근 현대 사회의 중대 4대 질환인 뇌질환(치매·파킨슨병), 암, 면역질환, 희귀질환에 대한 치료 및 진단을 위해 정확하고 빠른 바이오칩 기술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의료 기술력의 한계를 양자과학기술과 바이오의료기술을 접목시킨 신기술을 통해 극복하는 것은 기초과학에서 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제시되고 있다.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생명물리학과는 국내 대기업 및 벤처기업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나노의료바이오칩을 만들 수 있는 전담팀을 지원받아 최첨단나노기술을 활용한 의료용 바이오칩을 개발하는 등의 양자바이오칩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당 학과는 버클리대, 하버드대 등 해외 명문대와 협력하여 MD-PhD 연계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기초 양자생명물리학과 기초 및 임상의학 융합에 중점을 둔 MD-PhD 프로그램(연간 12명)을 운영하여 본교에서 핵심 교과과정 이수 후 해외공동연구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다. MD-PhD 학생은 공학, 물리 또는 생명과학의 학문적 배경을 가진 일반 PhD 학생과 팀으로 구성(pairing program)되며 이 팀의 학생들은 함께 연구하면서 글로벌 의학 문제를 해결하고 Co-advisor(공동 멘토, 2가지 배경을 가진 2명의 교수진)시스템 하에 지도를 받는다. 이 외에도 나노구조물리연구단, 공동기기원, 성균바이오융합과학기술원 등 교내 관련분야 최신 연구시설 및 연구장비 공동활용 및 연구 활성화를 위한 연구집중학위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학생 전원에게 등록금(입학금 제외) 및 특별학업장려금(생활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생명물리학과 관계자는 “바이오칩 기술은 기초의학 전문의와 기초물리·나노엔지니어의 긴밀한 상호교류와 협력연구가 요구되나, 공동 연구인력 양성시스템을 갖추고 기관 차원에서 추진하는 곳이 부족해 해당 과정을 개설하게 됐다”며 “미래 의료사업을 이끌어 갈 양자생명물리학기반의 의료과학기술분야 고급 박사인력의 양성과 기초의학 전문의와 기초물리·나노엔지니어의 긴밀한 상호협력을 위한 석박통합과정의 ‘생명물리학과’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과정의 2019학년도 3월 신입학 원서접수는 2019년 1월 7일부터 2019년 1월 1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주시와 현대차간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상 사실상 타결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6개월 넘게 끌어온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설립사업’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광주시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 부시장은 4일 “큰틀에서 합의가 이뤄졌고, 마지막 세부 조항을 조율하고 있다”며 “6일쯤 투자협약 조인식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시협상단은 이번 투자협약 내용을 5일 광주지역 노사민정협의회에서 추인을 받은 뒤 다음날인 6일 광주에서 정부 고위관계자·현대차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투자협약 조인식을 갖는다. 이번 협상 타결로 오는 7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완성차 공장이 들어설 빛그린산단 진입로 개설비 등 광주형 일자리 관련 예산 2912억원이 통과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고임금의 대기업 노동자 임금의 절반 수준인 노사 상생형 ‘광주형 일자리’ 실제 모델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민선 6기때 고안해 협상을 거듭한 지 4년만이다. 광주형 일자리사업은 노동자의 평균 초임을 3500만원 정도로 정하고, 주택·육아 등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는 지역의 노사민정 합의에 따라 성사된 새로운 일자리 모델인 만큼 산업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의 반발 등은 숙제로 남는다. 정부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이를 군산·거제 등 조선과 자동차산업 쇠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에 적용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광주시와 현대차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빛그린산단 내 62만8000㎡ 부지에 자기자본 2800억원, 차입금 4200억원 등 총 7000억원을 투입, 연간 10만대 규모의 1000cc 미만 경형SUV 공장을 세우는 프로젝트다. 정규직 근로자는 신입 생산직과 경력 관리직을 합쳐 1000여명이다. 협력업체 등 간접고용까지 합치면 1만∼1만2000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추산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성사되도록 최선을 다해왔다”며 “이 사업이 하루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노사민정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IMF 구제금융 21년… 양극화의 그늘

    IMF 구제금융 21년… 양극화의 그늘

    1997년 12월 3일은 우리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며 혹독한 조건의 이행각서에 서명한 날이다. 21년이 지난 현재 국민의 희생으로 위기는 극복했고 대기업은 사상 최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과 서민층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3일 극심한 경기침체로 폐업이 속출해 을씨년스러운 인천 남동공단 내 상가를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저게 되겠어”에서 나오는 혁신

    [임정욱의 혁신경제] “저게 되겠어”에서 나오는 혁신

    지난달 뉴욕을 방문했을 때 한 대형 자산운용사 한국 담당 분석가들과 미팅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침체돼 있다는 것이었다. “반도체, 삼성전자를 빼고는 그다지 잘하는 곳이 없다. 특히 많은 대기업들이 경영을 잘 못하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한국의 주요 정보기술(IT) 회사들도 기대에 비해 기업 가치를 불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뉴욕을 방문하는 대기업 경영자들을 만나는 일이 있는데, 그들이 너무 틀에 박힌 단조로운 말만 한다는 얘기도 했다. 진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반면 중국 회사의 경영자들은 다르다는 말도 했다. 더 적극적으로 회사를 설명하고 의견을 표출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분석가들과 의견이 달라 싸우듯이 토론하기도 한단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중국 회사가 더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에게 한국에도 요즘에는 매력적인 성장 스타트업이 많다고 이야기를 해 주긴 했지만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기업 공개 이전인데도 급성장해 기업 가치가 1조원이 넘는 회사를 유니콘스타트업이라고 한다. 이런 유니콘스타트업이 전 세계에 300개 가까이 되는 시대다. 그런데 한국에는 상장기업 중에도 1조원 이상 시가총액의 회사가 너무 적다. 12월 초 코스피에는 1조원 가치가 넘는 종목이 174개였다. 코스닥에는 26개다. 대부분이 재벌 기업 관련 계열사이거나 공기업이 많다. 근 5년 이래 급성장해 상장기업 시총 1조클럽에 새로 가입한 회사는 거의 없다. 게다가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하락 중인 기업이 많다. 성장기업이 많은 코스닥에는 시가총액이 1000억원도 안 되는 종목이 62%나 된다. 새로운 기업이 계속 유가증권시장에 들어오고 성장해야 하는데 뭔가 막혀 있는 것이다. 이러니 해외에서 한국 기업 생태계는 정체돼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니 새로운 투자도 줄고 일자리도 생기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확실히 스타트업이 희망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창업투자사에게서 투자를 받은 주요 스타트업을 집계하고 있는데, 누적 100억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이 최근 113곳에 달했다. 이들 중 웬만한 코스닥 상장사보다 기업 가치를 더 높게 인정받은 회사들도 많다. 이들이 미래의 유니콘기업이다. 왜 새로운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가? 세상이 무섭고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기성세대가 경영진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기존 대기업은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밀레니얼세대는 더이상 TV를 보지 않는다. 신문도 읽지 않는다. 이들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열광한다. 정보를 얻는 채널이 기성세대와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이들에게 인기 있는 토스, 마켓컬리 같은 스타트업서비스를 40대, 50대 이상 기성세대는 전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미래는 젊은이의 마음을 잡은 회사에 있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빨리 읽고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 가치는 추락한다. 벤처 1세대 성공 신화의 주역인 휴맥스는 2000년대 유료방송시장 성장과 함께 TV 셋톱박스로 글로벌 유니콘기업이 됐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이 셋톱박스에서 넷플릭스, 유튜브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일찍 대응하지 못해 기업 가치가 급감하며 고전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겪는 대기업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더 늘어날 것이다. 반면 이런 밀레니얼세대를 잘 이해하는 새로운 스타트업들은 “저게 되겠어”라는 비판을 딛고 급성장 중이다. 수직적이고 토론이 없는 문화를 가진 나라에서는 “저게 되겠어”를 이기고 기업을 키우기 어렵다. 보수적인 문화 속에서 지지를 얻고 투자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뭐든지 이야기하고 시도해 보는 문화의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에서 혁신기업들이 더 많이 탄생하고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창업 후 “저 회사 언제 망하나 두고 보자”는 비아냥을 항상 들어온 쿠팡이 최근 소프트뱅크에서 약 2조 2000억원의 거액을 투자받았다. 야후, 알리바바의 초기에 거액을 투자해 성공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보는 눈이 다른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다. 잘 모르겠다고 비판하기보다 새 영역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거두고 응원하고 밀어줄 때다. 그들이 한국 기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다.
  • “이커머스 시장 선점”… 유통업계 물류투자 경쟁 가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유통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핵심 인프라인 물류 투자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존 이커머스 업체뿐 아니라 유통 대기업도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 유치로 물류 인프라 정비에 나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물류 관련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를 합병해 3조원 규모의 통합 물류 회사 출범을 결정했다. 롯데는 향후 3000억원 규모의 ‘메가 허브 터미널’을 구축하고 상하차·분류기·창고 등을 자동화하고 물동량 예측·배차·적재율 관리 등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물류 인프라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롯데 측은 이를 통해 이커머스 등 신사업 확장에 필요한 첨단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세계그룹도 최근 온라인 사업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내년에 출범 예정인 온라인 통합 신설 법인을 ‘한국판 아마존’으로 육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물류 인프라 확장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상품 입고부터 출고,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나섰으나, 경기 하남시에 추진 중이던 최첨단 온라인센터 설립 계획이 최종 무산되면서 발목이 잡힌 상태다. 신세계는 부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검토 등의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빠른 시일 내에 센터 설립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물류 인프라를 발판 삼아 이커머스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쿠팡은 ‘로켓배송’이라는 물류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사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달 기준 하루 평균 배송된 로켓배송 상자만 약 100만개에 달한다. 현재 전국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의 면적을 합치면 축구장 151개 넓이에 달한다는 게 쿠팡 측의 설명이다. 쿠팡은 최근 일본의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 25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하면서 이를 활용해 물류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확장할 것을 예고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사사건건] “엔터사에서 40억 대금 못 받아 미용실 폐업 직전”

    [사사건건] “엔터사에서 40억 대금 못 받아 미용실 폐업 직전”

    아이돌 미용실 ‘더레드카펫’ 강호 원장대형기획사 7곳 3년간 연체 탓에 가압류 ‘연예인 할인’ 명목 최종 금액 후려치기 씨제스·스타쉽·큐브 등 대금 지급 미뤄 ‘대형 연예기획사들의 해묵은 ‘갑질’인가. 아니면 미용실 경영 실패를 떠넘기려는 한 미용사의 ‘넋두리’인가.’ 연예계가 한 유명 미용사의 폭로로 ‘진실 게임’ 공방에 휩싸였다. ‘아이돌 미용의 역사’로 불리는 강호(41) ‘더레드카펫’ 원장은 유명 연예기획사인 씨제스와 스타쉽, 큐브 등이 몇 년째 40억원대의 미용 대금을 주지 않아 폐업 위기에 몰렸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시중에 떠돌던 기획사들의 ‘갑질 논란’을 공론화한 것이다. 서울신문은 강 원장과 해당 매니지먼트사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연예계 전반의 또 다른 갑질 의혹들도 함께 살펴봤다.“씨제스와 스타쉽, 큐브 등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미용 대금을 주지 않아 경제적 고통이 너무 큽니다. 국세청에 세금 6억여원을 못 내 헤어숍도 가압류됐고요. 대기업이 납품 대금을 주지 않아 부도를 맞은 협력업체와 같은 처지입니다.”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미용실 ‘더레드카펫’에서 만난 강호(41) 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대형 기획사들이 연예인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 가격을 ‘후려치기’했음에도 그 돈조차 제때 지급하지 않아 다음달 미용실을 폐업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강 원장은 연예인 방송 출연과 뮤직비디오 촬영을 담당해 온 유명 미용사다. 영화 ‘패밀리’(2002년)로 연예인 미용업계에 입문한 뒤 수많은 아이돌 스타의 미용을 맡았다. 업계에서는 ‘아이돌 미용의 역사’로 부른다. 이른바 ‘연예인 미용실’로 불리는 곳들은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소속 연예인 미용을 전담한다. 미용실이 기획사에 월 단위 정산 자료를 보내면 기획사가 ‘연예인 할인’(보통 50% 이상 인하) 등을 감안해 최종 금액을 지급한다. 하지만 기획사 내부 사정 등으로 대금을 연체하기도 하는데, 2013~2016년 강 원장에게 미용 대금을 주지 않은 기획사는 7곳으로 연체액이 40억원(연예인 할인 적용 전) 수준이라고 한다. 그가 특히 서운함을 토로하는 곳은 씨제스다. 최민식과 설경구, 류준열 등이 속해 있다. 강 원장은 그룹 ‘JYJ’가 ‘동방신기’에서 갈라져 나오던 2009년 말부터 이곳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한때 JYJ는 방송에 제대로 출연하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백창주(41) 씨제스 대표가 ‘도와달라’고 요청해 2년 넘게 돈도 거의 받지 않고 미용 일을 해줬다. 경쟁 기획사 고객을 포기하면서까지 백 대표를 도왔기에 배신감이 더욱 크다”고 토로했다. 강 원장은 “2016년 8월 미용 대금 문제를 해결하려고 씨제스 회계이사 등을 만났다. 애초 요구 금액은 12억 3000여만원이었지만 기획사에서 할인을 요청해 9억 1000만원만 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씨제스는 계속 시간을 끌더니 올해 6월 내용증명을 보냈다. 채권 소멸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씨제스 외에도 그가 ‘돈이 있는데도 주지 않는 회사’로 언급한 곳은 스타쉽(약 9억원)과 큐브(약 5억원)다. 스타쉽에는 케이윌과 소유 등이, 큐브에는 조권과 그룹 ‘비투비’ 등이 있다. 강 원장은 이들 기획사 소속 임원들이 “돈을 갚겠다”고 밝힌 녹취자료 등을 증거로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이들 업체는 ‘경영 사정이 안 좋다’, ‘세무조사가 우려된다’ 등 이러저러한 이유를 대며 몇 년째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돈을 주겠다고 먼저 연락해 온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빅3’(SM, YG, JYP)를 뺀 나머지 업체 상당수는 미용실 등 협력사에 대해 ‘암묵적인 갑질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며 “나는 법을 잘 모른다. 문화체육관광부나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어디든 좋으니 연예기획사 특별감사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기 하강에 금리인상 ‘찬물’…3대 경제 정책 엇박자 심각

    경기 하강에 금리인상 ‘찬물’…3대 경제 정책 엇박자 심각

    재정 건전성 무게… 경기부양 지연 우려 내년 예산 ‘지출>수입’ 구조로 편성해야 작년 법인세율·소득세율 대폭 올려놓고 유턴기업 감면 등 자잘한 대책으론 한계 재정·세제 정책은 경기활성화 올인해야고용은 물론 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나쁜 경기 하강 국면에서 금리·재정·세제 등 3대 경제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년 예산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액하면서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연 0.25% 포인트 올려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제기된다. 재정 정책도 ‘확장적’이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총지출을 470조 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증액했지만 총수입(481조 3000억원)보다 적은 긴축재정이다. 세금이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계획보다 20조원 이상 더 걷히는 ‘세수 풍년’으로 재정 여력이 있을 때 씀씀이를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세제도 시장에서는 경기 활성화에 역행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 소득세 최고세율을 40%에서 42%로 올린 마당에 유턴기업 세금 감면 등 자잘하고 실효성 없는 대책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2일 경제 전문가들은 하강 국면에 진입한 한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으려면 금리와 재정, 세제 등 3대 경제 정책의 엇박자부터 해결해 경기 부양에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재정과 금리 정책의 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재정은 확장적, 통화는 긴축적”이라면서 “정책 조합이 일관적이지 않아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단 금리는 올렸기 때문에 재정, 세제 등 나머지 정책의 방향은 경기 활성화에 올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내년 예산을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로 편성했어야 하고, 앞으로 재정 지출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30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재정 정책은 지금까지 나온 결과로 보면 확장적이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고 특히 잠재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세수는 넘치는데 총지출을 더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금과옥조’로 여기는 균형재정 때문이다. 국가부채 증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 증가에 대한 두려움이 애매한 재정 확대 정책을 낳은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일자리, 혁신성장, 양극화 등 꼭 필요한 분야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재정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가채무를 2022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내외에서 관리하고 중장기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확장 재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내년에 경기 상황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대책을 짜 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다 적극적인 세금 감면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많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대기업, 중소기업 구분 없이 기업 대부분이 어렵다”면서 “투자세액공제 외에도 정부가 늘어난 기업 세금 부담을 줄여 줄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신산업 발굴과 고용 확대를 위한 내수 서비스산업 육성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강남 미용실 40억원 ‘진실 게임’…갑질인가 넋두리인가

    강남 미용실 40억원 ‘진실 게임’…갑질인가 넋두리인가

    아이돌 미용실 ‘더레드카펫’ 강호 원장대형기획사 7곳 3년간 연체 탓에 가압류 ‘연예인 할인’ 명목 최종 금액 후려치기 씨제스·스타쉽·큐브 등 대금 지급 미뤄 ‘대형 연예기획사들의 해묵은 ‘갑질’인가. 아니면 미용실 경영 실패를 떠넘기려는 한 미용사의 ‘넋두리’인가.’ 연예계가 한 유명 미용사의 폭로로 ‘진실 게임’ 공방에 휩싸였다. ‘아이돌 미용의 역사’로 불리는 강호(41) ‘더레드카펫’ 원장은 유명 연예기획사인 씨제스와 스타쉽, 큐브 등이 몇 년째 40억원대의 미용 대금을 주지 않아 폐업 위기에 몰렸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시중에 떠돌던 기획사들의 ‘갑질 논란’을 공론화한 것이다. 서울신문은 강 원장과 해당 매니지먼트사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연예계 전반의 또 다른 갑질 의혹들도 함께 살펴봤다.“씨제스와 스타쉽, 큐브 등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미용 대금을 주지 않아 경제적 고통이 너무 큽니다. 국세청에 세금 6억여원을 못 내 헤어숍도 가압류됐고요. 대기업이 납품 대금을 주지 않아 부도를 맞은 협력업체와 같은 처지입니다.”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미용실 ‘더레드카펫’에서 만난 강호(41) 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대형 기획사들이 연예인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 가격을 ‘후려치기’했음에도 그 돈조차 제때 지급하지 않아 다음달 미용실을 폐업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강 원장은 연예인 방송 출연과 뮤직비디오 촬영을 담당해 온 유명 미용사다. 영화 ‘패밀리’(2002년)로 연예인 미용업계에 입문한 뒤 수많은 아이돌 스타의 미용을 맡았다. 업계에서는 ‘아이돌 미용의 역사’로 부른다. 이른바 ‘연예인 미용실’로 불리는 곳들은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소속 연예인 미용을 전담한다. 미용실이 기획사에 월 단위 정산 자료를 보내면 기획사가 ‘연예인 할인’(보통 50% 이상 인하) 등을 감안해 최종 금액을 지급한다. 하지만 기획사 내부 사정 등으로 대금을 연체하기도 하는데, 2013~2016년 강 원장에게 미용 대금을 주지 않은 기획사는 7곳으로 연체액이 40억원(연예인 할인 적용 전) 수준이라고 한다. 그가 특히 서운함을 토로하는 곳은 씨제스다. 최민식과 설경구, 류준열 등이 속해 있다. 강 원장은 그룹 ‘JYJ’가 ‘동방신기’에서 갈라져 나오던 2009년 말부터 이곳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한때 JYJ는 방송에 제대로 출연하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백창주(41) 씨제스 대표가 ‘도와달라’고 요청해 2년 넘게 돈도 거의 받지 않고 미용 일을 해줬다. 경쟁 기획사 고객을 포기하면서까지 백 대표를 도왔기에 배신감이 더욱 크다”고 토로했다. 강 원장은 “2016년 8월 미용 대금 문제를 해결하려고 씨제스 회계이사 등을 만났다. 애초 요구 금액은 12억 3000여만원이었지만 기획사에서 할인을 요청해 9억 1000만원만 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씨제스는 계속 시간을 끌더니 올해 6월 내용증명을 보냈다. 채권 소멸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씨제스 외에도 그가 ‘돈이 있는데도 주지 않는 회사’로 언급한 곳은 스타쉽(약 9억원)과 큐브(약 5억원)다. 스타쉽에는 케이윌과 소유 등이, 큐브에는 조권과 그룹 ‘비투비’ 등이 있다. 강 원장은 이들 기획사 소속 임원들이 “돈을 갚겠다”고 밝힌 녹취자료 등을 증거로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이들 업체는 ‘경영 사정이 안 좋다’, ‘세무조사가 우려된다’ 등 이러저러한 이유를 대며 몇 년째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돈을 주겠다고 먼저 연락해 온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빅3’(SM, YG, JYP)를 뺀 나머지 업체 상당수는 미용실 등 협력사에 대해 ‘암묵적인 갑질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며 “나는 법을 잘 모른다. 문화체육관광부나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어디든 좋으니 연예기획사 특별감사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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