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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타 주주’로 공시 ‘꼼수’… 사실상 국내 롯데 쥐락펴락

    ‘기타 주주’로 공시 ‘꼼수’… 사실상 국내 롯데 쥐락펴락

    롯데家, 日광윤사 지분 90% 소유 신동주·동빈 ‘형제의 난’ 때 부각 롯데그룹은 베일에 싸인 기업이었다.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모국에 진출한 재일교포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로 통해 왔다. 롯데는 94개에 이르는 계열사 확장과 계열사 간 복잡한 순환출자로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떠받쳤다. 순환출자 고리가 2014년 한때 9만 5000개(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가 넘을 정도였다. 지금도 대기업 중 가장 많은 순환출자(전체 94개 중 67개) 구조로 되어 있다. 롯데의 비밀스러운 지배구조가 도마에 오른 것은 지난해 7월이었다. 한·일 롯데를 나눠 경영수업을 받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터진 것이다. 앞서 롯데는 호텔롯데, 롯데물산,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알미늄 등 국내 핵심 계열사 11곳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 광윤사, 롯데홀딩스 등을 총수 일가와 관련이 없는 ‘기타 주주’가 소유한 회사라고 공정위에 보고하고 공시해 왔다. 하지만 롯데가 ‘형제의 난’ 직후인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 공정위에 제출한 해외 계열사 지분 자료에 따르면 일본 계열사의 실소유주는 신 총괄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로 드러났다.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는 신 총괄회장과 친족, 계열사, 임원 등 총수일가의 지분이 90.0%에 이른다.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62.4%이며 패밀리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의 총수일가 지분율도 각각 100.0와 90.0%에 이른다. 롯데의 일본 계열사는 11개 국내 계열사의 지분을 많게는 99.9%(부산롯데호텔)까지 보유하고 있다. 총수일가가 직접 보유한 국내 롯데 계열사 지분율은 2.4%로 매우 낮지만 일본 계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국내 계열사들을 거느려 온 셈이다. 새로 밝혀진 해외 계열사 주주 현황을 반영하면 국내 롯데그룹의 내부 지분율은 62.9%에서 85.6%로 20% 포인트 이상 올라간다. 공정위가 국내 롯데를 쥐락펴락하는 일본 계열사 주주 현황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뭉뚱그려 ‘기타주주’로 보고·공시한 행위를 기망으로 보는 이유다. 공정위는 롯데가 해외 계열사 자료를 일부러 숨기고 허위로 보고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대기업집단이 주식소유 현황 자료를 허위로 제출할 경우 공정위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총수 등을 검찰에 고발할 수 있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허위 공시 여부는 비교적 판단이 명확해서 과태료 처분을 먼저 내릴 수 있었지만, 허위 자료 제출의 고의성을 따지는 문제는 복잡하고 까다로워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롯데 11개사가 각기 다른 금액의 과태료를 물게 된 것은 공시 위반 정도에 따른 과태료 부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곽세붕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해외 계열사가 보유한 국내 계열사의 지분율이 많을수록, 기존의 공시위반 경력이 많을수록 벌금이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과태료 처분 통지서를 받은 롯데 11개 계열사는 지난달 26일 일제히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냈다. 과태료 액수는 많지 않지만 적극 해명하지 않을 경우 신 총괄회장 등 총수일가가 검찰 고발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롯데 관계자는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 특수성 때문에 빚어진 일로 고의성은 없었음을 적극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과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은 각각 ‘롯데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대기업 총수일가가 소유한 해외 계열사 지분 현황 등을 공정위에 신고하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지난 7월과 6월 발의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롯데 ‘지분 허위 공시’ 5억여원 과태료

    공정위, 11개社에… 롯데 “불복”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본 내 계열사들의 국내 지분 소유 현황을 허위로 공시한 롯데그룹에 5억 7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 사실이 밝혀졌다. 롯데의 불투명하고 복잡한 지배구조에 내려진 당국의 첫 제재 조치다. 롯데 측은 과태료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해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21일 공정위와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롯데의 일본 계열사 소유 지분을 속여서 공시한 롯데의 11개 국내 계열사에 대해 지난 5월 27일 일제히 과태료를 부과했다. 사실상 국내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4500만원을 비롯해 롯데물산 5500만원, 롯데로지스틱스 6300만원 등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은 총수와 그 일가가 보유한 기업과 지분 내역을 공정위에 의무적으로 보고하고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지난해 7월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 전까지 일본에 있는 롯데 계열사를 비밀에 부쳐 왔다. ‘형제의 난’을 계기로 일본 계열사의 실제 소유주가 신 총괄회장 등 총수일가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롯데는 행정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롯데가 일본 계열사 지분 관련 자료를 일부러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 제출한 것인지를 따져 총수인 신 총괄회장의 검찰 고발을 결정하기로 했다. 롯데는 공정위의 과태료 처분에 대해 지난달 26일 이의제기를 신청했다.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계열사와 경영정보 교류가 없어 주주 현황 등 자료를 넘겨받지 못한 것일 뿐 고의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오대수’ 만연 공무원 사회] 靑 ‘만기친람’ 고착화… 대처·자율·소통 ‘公職 신경계’ 마비됐다

    [‘오대수’ 만연 공무원 사회] 靑 ‘만기친람’ 고착화… 대처·자율·소통 ‘公職 신경계’ 마비됐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공직사회 무기력증의 제도적 극복을 위해 ‘사회부총리’ 자리가 신설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안들을 하나하나 직접 챙기는 이른바 ‘만기친람’에서 벗어남으로써 공직사회의 능동성과 자율성을 높여보자는 게 주된 취지였다. 하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눈과 귀를 청와대에만 집중하고 있다가 뭐라고 한 줄 시그널이 떨어지면 그제서야 액션을 취하는 공직사회의 행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지난 4월 총선으로 정국이 여소야대로 재편되면서 ‘오대수’(오늘만 대충 수습하자) 현상은 한층 더 심각해졌다. 정부세종청사의 한 국장급 공무원은 18일 “공직사회는 국회 탓만 하면서 현안 해결에 미온적이고, 시급한 현안의 해결이 지체되는 것을 마냥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는 대통령이 결국엔 전면에 나서는 현상이 4·13 총선 이후 부쩍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에 시급한 현안에 대응하는 ‘반사신경’, 스스로 정책을 생산하는 ‘자율신경’, 민간 및 타 부처와 소통·조율하는 ‘교감신경’ 등 공무원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3대 신경’이 마비됐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교육·사회·문화 정책을 총괄하는 사회부총리가 주재하는 사회관계장관회의는 지난해부터 이달까지 총 22차례 열렸다. 하지만, 회의에서 다뤄진 안건은 시급한 민생 현안과는 거리가 있는 불요불급한 주제들이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면 ‘문화가 있는 날 확산 계획’, ‘유학생 유치 확대 방안’(이상 지난해 5월 5차 회의), ‘광복 70주년 태극기사랑 70일 운동 추진 계획’(지난해 6월 6차 회의), ‘이야기산업 육성 추진 계획’(지난해 8월 8차 회의) 등이다. 그나마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다룬 안건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관계부처 협조 대응’(지난해 7월 6차 회의), ‘미세먼지 관리대책 및 부처 간 협조’(지난해 12월 13차 회의), ‘아동학대 예방 강화를 위한 미취학 장기결석 아동 관리 대책’(지난해 12월 14차 회의) 정도였다. 이마저도 심도 있는 토론과 조율이 이뤄졌다기보다는 사건이 터진 뒤 수습을 위한 형식적 논의에 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럼 정작 대책이 필요한 안건은 한 차례도 회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공약으로 내세웠던 ‘책임총리제·책임장관제’의 실패에 이어 내각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부총리 제도까지 유명무실하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그러는 사이 정책 방향과 포인트를 짚어 주는 대통령의 만기친람이 다시 강화됐다. 무신경한 정책의 종합판은 지난 6월 발표된 미세먼지 대책이었다. 환경부 등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박 대통령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하자 그제서야 움직였다. ‘특별대책’이라고 이름 붙인 패키지 정책이 발표됐지만, 효율성 문제에 더해 재탕·삼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환경부는 당초 미세먼지 대책에 경유값 인상안을 넣으려 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부처 간 난맥상도 도드라졌다.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자율신경계도 무뎌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 기준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공정위는 지난 2년여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관계와 타 부처와의 조율 문제를 들어 기준을 높이는 게 어렵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지난 4월 언론사 편집국장들과 만나 “대기업 지정 제도는 반드시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자 급히 기준 상향으로 자세를 전환했다. 춘천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 사업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는 이 사업의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지난달 열린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춘천~속초 고속철 사업처럼 수십년간 지역주민이 애타게 원하는 데도 과거 틀에서는 인정받지 못한 사업이 관광·스마트헬스케어 산업 등과 시너지를 내도록 만들면 새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자 곧바로 사업이 추진됐다. 2조여원의 사업비 전액을 국가 재정으로 충당하기로 한 것이다. 전기료 누진제 완화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논란은 민심을 살피는 교감신경이 공직사회에서 작동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전기료 부담을 호소하는 민심을 향해 산업부는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누진제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집에서 에어컨도 마음 놓고 쓰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산업부는 하루 만에 일시적인 누진제 요금 경감안을 내놓았다. 국방부는 경북 성주 미사일 포대를 사드 부지로 발표해 놓고 “레이더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제3의 장소는 검토하지 않는다”며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소속 대구·경북(TK) 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나 “성주 내 다른 지역으로 사드 주둔지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하자 국방부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17일 성주 군민들에게 “제3 후보지 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고용노동부의 ‘구직수당’을 핵심으로 한 청년취업 지원제도 부처 간 교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는 서울시에 청년들에게 직접 현금을 주지 말라고 하는데, 고용부는 “재단이 주체이고 지원 요건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울시와 비슷한 정책을 발표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재벌 총수 지분 줄었지만… 금융계열사 출자 늘려 지배력 강화

    재벌 총수 지분 줄었지만… 금융계열사 출자 늘려 지배력 강화

    13곳 1년새 내부출자 14.3% 늘어… 127개 계열사 출자 중 금융사 95% 실효성 있는 금산분리 규제 필요… 공정위 “중간금융지주법 재추진” 재벌 계열 금융회사들의 그룹 내 출자가 지난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오너들이 자기 보유 지분을 줄이면서 그룹 내 영향력은 공고히 유지하기 위해 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을 동원한 결과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효성 있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상호 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65개 대기업집단의 주식 소유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 4월 기준 전체 대기업집단의 내부 지분율은 29.9%로 지난해보다 0.5% 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총수가 있는 45개 집단의 내부 지분율은 57.3%로 2.1% 포인트 올라 전체 평균에 비해 상승폭이 컸다. 총수 일가 지분율은 4.3%에서 4.1%로 낮아졌지만 계열회사의 지분율은 48.5%에서 50.6%로 높아졌다. 공정위는 “롯데의 내부 지분율이 21.3% 포인트 상승한 영향이 컸다”며 “해외 계열사의 국내 계열사 소유 지분을 내부 지분으로 정리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3개 재벌그룹이 소유한 금융회사들의 내부 계열사 출자가 4조 980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233억원(1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등 금융회사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집단은 모두 26개로, 이 중 13개에 소속된 48개 금융보험사가 127개 계열사(금융 99개, 비금융 28개)에 출자하고 있었다. 금융 계열사에 대한 출자금 증가분이 5894억원으로 전체 증가액(6233억원)의 대부분(94.6%)을 차지했고, 비금융 계열 회사에 대한 출자금 증가분은 5.4%(339억원)에 그쳤다. 이는 총수 일가의 지분이 줄었음에도 금융 계열사의 출자 증가로 총수의 지배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으로,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를 금지한 금산분리 원칙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기업들의 외형이 계속 커지고 있어 총수 일가가 지분율을 유지하려면 유상증자 등이 따라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줄어든 총수 지분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계열사가 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금산분리를 강화하면서 단순하고 투명한 소유 구조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도입이 이뤄지지 못한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입법을 20대 국회에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물거품 된 신동빈의 ‘글로벌 케미칼’ 꿈

    물거품 된 신동빈의 ‘글로벌 케미칼’ 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근 행보에 자주 등장하는 계열사가 롯데케미칼이다. 그룹 전체가 압수수색당하고 있는 지금 신 회장이 미국에 있는 이유도 롯데케미칼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화학 부문을 2020년까지 세계 10위권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여러 인수·합병(M&A)을 해 왔다. 이 목표는 14일 롯데케미칼도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무산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9900억원대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런 현금 창출 능력은 거침없는 M&A의 원동력이 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유통업으로 그룹을 일궜다면 신 회장은 석유화학을 주력 업종으로 삼은 것이다. 실제 신 회장은 지난달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화학단지 완공식에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석유 화학 소재 산업을 유통과 같은 비중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이 국내 롯데그룹에서 처음 근무한 회사도 롯데케미칼로 신 회장의 출발지이다. 롯데케미칼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롯데케미칼이 원료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계열사를 끼워 넣어 거래 가격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점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직접 사올 수 있는 원료의 구입 과정에 계열사를 끼워 넣어 계열사에 이른바 ‘통행세’를 주는 방식은 대기업집단이 부당 내부거래 때 종종 쓰는 수법이다. 실제 지난 10일 첫 번째 압수수색 계열사였던 롯데피에스넷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사들일 때 롯데알미늄을 중간에 두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했다. 롯데피에스넷은 2012년 관련 과징금으로 6억 5000만원을 부과받았다. 롯데케미칼은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한다. 따라서 롯데의 해외 계열사를 중간에 세우는 방식으로 ‘통행세’를 지불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는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해외 거래에서 자주 불거지는 이전가격 문제가 등장한다. 두 회사 간에 부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받는 자금을 대기업집단의 사업계획에 맞춰 부풀리거나 축소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세정당국의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다. 롯데케미칼이 압수수색을 당한 만큼 해외 계열사와의 거래 전반을 검찰이 들여다볼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케미칼은 원료 수입 등의 문제로 미국, 중국, 영국,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폴란드 등에 11개의 자회사가 있다. 두 번째는 제주리조트 관련 지분을 호텔롯데에 판 과정에 대한 의혹이다. 14일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계열사들의 공통점이다. 호텔롯데는 이 과정에서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이날 두 번째 압수수색을 당했다. 호텔롯데는 “가격을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자산은 회계법인에서, 토지 등 부동산은 부동산 평가 법인에서 평가받아 적법하게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공정위, 롯데 ‘일감 몰아주기’ 조사할 듯

    2007·2012년 과징금 부과 전례 신격호 일가 사익 편취 여부 주목 공정거래위원회가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그룹에 이어 한진, CJ, 하이트진로 등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동시에 조사 중인 공정위의 ‘타깃 리스트’에 재계 5위인 롯데까지 이름을 올리게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14일 “검찰이 롯데그룹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넘겨주면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가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해 사익을 얻었는지를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롯데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공정위가 기존에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검찰이 롯데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여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춘 만큼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는 일감 몰아주기 조사는 공정위에 넘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정위는 두 차례에 걸쳐 롯데의 부당 내부거래를 조사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2007년에는 영화관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이 총수 일가가 소유한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에 수도권과 지방의 알짜 영화관 매점 16곳을 저가로 임대해 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를 통해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가 100% 지분을 소유한 유원실업은 53억원을,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친인척 지분이 80%에 가까운 시네마통상은 62억원의 부당 이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공정위는 3억 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롯데쇼핑은 이후에도 2013년까지 영화관 매점사업을 두 기업에 위탁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위는 2012년에는 롯데피에스넷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사들일 때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을 통해 간접 구매하는 식으로 41억 5100만원을 부당 지원했다며 과징금 6억 490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2008년 당시 롯데그룹 최고경영진은 재무상황이 악화한 롯데기공(현 롯데알미늄)을 거래 중간에 끼워 넣을 것을 지시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롯데알미늄은 국내 롯데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한 핵심 계열사로, 신동빈 롯데 회장의 지분이 25.04%에 이른다. 한편 롯데는 일본 계열사 주주 현황을 허위 신고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신 총괄회장 등 총수일가가 허위 보고를 지시한 사실이 확인되면 검찰 고발이 가능하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대기업집단서 제외된 기업, 투자에 앞장서라

    정부가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크게 올리기로 하면서 37개 기업의 규제 빗장이 풀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제 밝힌 개선안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은 현행 자산총액 5조원에서 10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다. 하림, KCC, 코오롱 등 민간기업과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이 빠져 대기업집단의 수는 65개에서 28개로 절반 넘게 줄어든다. 이번 조치에 재계는 반색하고 있다. 고속성장 중인 유망 기업이 대기업 규제에 발목이 잡혀 글로벌 경쟁에 나서지도 못하거나 아예 대기업집단에 편입되지 않으려 스스로 성장에 제동을 거는 폐단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채무보증 등이 금지되고 38개 법령의 규제를 받아 왔다. 자산규모가 70배나 차이 나는 삼성과 카카오가 같은 규제를 적용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기업 지정 기준 완화로 대기업 딱지를 떼는 카카오는 당장 인터넷 은행 출범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유망 바이오 기업으로 손꼽히는 셀트리온 같은 곳은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혜택을 중소기업 수준으로 받을 수도 있다. 규제 족쇄를 풀어 이처럼 기업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것이 이번 조치의 핵심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규제 완화로 골목상권이 침해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카카오, 하림 같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택시, 대리운전, 계란 유통업 등 전통적인 골목상권 위주 사업을 거침없이 장악할 수 있다는 걱정들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8년 만에야 손질했다.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사안임에도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사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제도 개선을 지적하자 부랴부랴 움직였다. 공정위의 졸속 행정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업규제 완화는 필수요건이겠으나 재벌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단단히 경계할 문제다.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는 기업들은 신사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산업·업종별로 대기업집단 기준을 달리 적용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규제 족쇄’ 푼 37곳 활력… 규제효과는 반감 우려

    ‘규제 족쇄’ 푼 37곳 활력… 규제효과는 반감 우려

    삼성-카카오 동일 규제 탈피… 3년마다 기준 재검토해 반영 총수 사익편취 금지 등 5兆 유지… “산업별 차등 적용 필요” 지적도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2008년 이후 8년 만에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올리면서 “그동안 우리 경제 규모와 경제 여건의 변화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2007년 말 1043조원이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말 1559조원으로 49.4% 늘었고, 같은 기간 대기업집단 자산 합계도 1162조원에서 2338조원으로 101% 증가했다. 대기업집단 자산 평균도 14조 7000억원에서 36조원으로 144% 늘었다. 그런데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은 2008년 5조원으로 상향된 뒤 그대로다. 이러다 보니 자산 총액 348조 2260억원인 삼성과 그 70분의1인 5조 830억원의 카카오가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받는 상황이 됐다. 재계를 중심으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기준이라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월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기준 손질 의사를 밝힌 뒤 44일 만에 지정 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이로써 이제 막 성장 가도에 올라선 카카오와 셀트리온 등은 벤처투자 금지,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축소, 공공발주 사업 참여 제한 등의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기준은 완화되지만 총수일가 사익 편취 금지, 공시 의무 등 사후규제 기준은 현행 5조원이 유지된다.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사후 규제는 신사업 진출, 사업영역 확대 등 경영활동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위집단에 적용돼도 기업 성장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산 규모 5조 7000억원의 하이트진로의 경우 대기업집단에서는 빠지지만 공정위가 진행 중인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조사는 계속된다. 하지만 규제 기준을 산업별로 세분화해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규제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 “공정거래법상 기준을 따르고 있는 현행 38개 법령에 따른 규제는 그 목적과 산업의 특성도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도 “현재 대기업집단 중 절반이 넘는 37개 집단, 618개 계열사가 상호출자 등의 규제에서 벗어남에 따라 경제력 집중이 심화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골목상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돼도 준대규모점포 제한 등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규제는 적용되기 때문에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각 법령의 규제 완화가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도 충분한 분석을 거쳤기 때문에 기우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고용 등 38개 법령도 기준 자동 적용

    공정거래위원회가 8일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바꾸기로 함에 따라 공정거래법 외에 다른 부처 소관 법률들도 여러 개가 이에 연동돼 조정된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제한 등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을 적용받는다. 이와 별도로 중소기업, 조세, 고용, 금융, 언론 등과 관련한 38개 법령도 공정거래법상 지정제도를 그대로 끌어와 사업 및 주식 소유를 제한하거나 각종 혜택을 제외하고 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소속회사는 중소기업기본법에서 규정한 중기 범위에서 제외돼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벤처기업육성법은 벤처투자조합이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조세특례제한법은 대기업집단 소속회사에 대해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비율을 축소 적용하고 있다. 대기업집단은 가업 상속 때 상속세 감면 대상 제외(세법), 사내유보금에 대한 법인세 부과(법인세법), 사업 재편에 필요한 자금의 보조·융자·출연 제한(기업활력제고법) 등도 적용받는다.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완화되면 공정거래법을 원용한 38개 법령도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관계부처와 논의한 결과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원용한 다른 법령에서도 기준을 10조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면서 “이에 따른 영향을 검토한 결과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등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인수합병에 큰 도움” 카카오 등 ‘화색’… “비슷한데 왜 우린 그대로…” 울상 기업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총자산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높이면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대기업집단에서 빠지게 된 업체들은 각종 규제에서 풀려나게 되는 만큼 반색하고 있다. 대기업집단에서 빠지는 10조원 미만 민간기업은 카카오, KCC, 셀트리온, 한국타이어, 코오롱, 교보생명보험, 한국투자금융, 동부, 한라, 동국제강, 한진중공업, 세아, 중흥건설, 이랜드, 한국지엠, 태광, 태영, 아모레퍼시픽, 현대산업개발, 하이트진로, 삼천리, 한솔, 금호석유화학, 하림, KT&G 등 25개다. 카카오는 “이번 지정 해제는 향후 스타트업들과의 제휴 및 인수·합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카카오는 주력 계열사 다섯 곳 정도를 제외하면 평균 자산 규모가 85억원 수준의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들이다. 이들 계열사 모두 인터넷기업 중 처음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되면 투자 유치와 사업 확장에 발목이 잡힌다며 우려해 왔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카카오 계열사들은 벤처캐피탈 투자가 금지되고, 국가가 발주한 소프트웨어와 지능형 로봇 등의 업종에 지원할 수 없다. 셀트리온 측도 대기업 기준으로 적용받는 연구·개발비 세액 공제 비율이 3%에서 중소기업 기준인 8%로 늘어나는 등 세액 공제율이 높아져 향후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반면 영풍(10조 5610억원), 대우건설(10조 6910억원), 에쓰-오일(10조 8930억원), 미래에셋(10조 9440억원) 등은 기존처럼 대기업 규제를 그대로 받는다. 규제를 계속 받게 된 한 기업 관계자는 “우리는 자산 기준 주요 10대 그룹과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지만 이번에 빠지게 된 회사들과는 차이가 없다”면서 “앞으로는 규제 여부가 달라져 역차별이 발생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한전·카카오 등 37곳 ‘대기업 규제’ 안 받는다

    한전·카카오 등 37곳 ‘대기업 규제’ 안 받는다

    대기업 65개→28개 크게 줄어…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5兆 유지 계열사 상호출자 제한 등 정부 규제를 받는 대기업 수가 65개에서 28개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대기업을 분류하는 자산 기준이 8년 만에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완화되고 한국전력 등 공기업 역시 대기업집단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다만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공시 의무는 종전과 같이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에 적용된다.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를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 지 두 달 만에 이뤄진 조치다. 이로써 올해 대기업에 편입됐던 카카오와 셀트리온 등은 ‘규제 굴레’를 벗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선 방안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거쳐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대기업 규제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고, 대기업집단에 편입되지 않으려 투자 확대와 사업 재편을 꺼리는 ‘피터팬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 완화 배경을 설명했다. 완화된 대기업 지정 기준은 공정거래법 외에 중소기업·조세·금융 등 38개 관계 법령에도 일괄 적용된다. 이를 위해 공정위 등 관계부처는 오는 9월까지 관련 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와 공시 의무는 현행대로 5조원 기준을 유지해 경제민주화 정책 기조를 이어 갈 방침이다. 그러려면 국회 동의를 얻어 공정거래법을 고쳐야 한다. 공정위는 또 앞으로 대기업 지정 기준을 3년마다 검토해 달라진 경제 여건을 신속히 반영하기로 했다. 사기업과 같은 기준을 적용했던 공기업은 자산 규모에 상관없이 대기업집단에서 모두 제외된다. 공공기관운영법 등으로 이미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미래창조과학부는 내수 중심의 정보보호 산업을 수출 주도형으로 바꾸고 정보보호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까지 도시첨단산업단지 9곳과 국가산업단지 3곳의 착공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정부 대기업 지정 기준 새달 10조원 상향하나

    정부가 ‘대기업집단’(상호 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현재의 ‘자산 규모 5조원’보다 높여 다음달 발표한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6일 충남 태안의 한 리조트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과거 추세라든가 경제 규모를 대입해 보면 현재 기준인 5조원은 너무 적다”면서 “(기준의 상향 조정을)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대기업 집단 지정 기준을 2008년 자산규모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올린 뒤 8년 동안 유지해 왔다. 하지만 카카오 등 자산 5조원을 갓 넘긴 기업들이 348조원의 삼성과 같은 거대 기업에 적용되는 ▲지주회사 설립 및 상호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등 30여개의 규제를 똑같이 적용받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도 공식 석상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공정위,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10여개 부처로 구성된 TF는 다음달까지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상향된 지정 기준을 밝힐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대기업집단 기준을 준용하는 게 시행령만 38개로, 규칙·고시까지 하면 모두 58개 법령을 손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TF는 새 기준으로 10조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지난 4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 기업은 65개로, 기준을 10조원으로 올리면 카카오, 하이트진로, 아모레퍼시픽, 삼천리 등 28개 기업이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된다. 정 위원장은 또 다음달에 지난 4년 동안 진행된 6개 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안건이 위원회에 상정된다고 밝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자산 5조’ 대기업집단 기준 완화 착수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현행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완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27일 “대기업집단 지정에 신생 벤처기업들이 포함되면서 제기된 여러 문제를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해 왔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된 것은 없지만 현실에 맞게 필요한 부분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하게 공정거래법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원용한 60여개의 법률이 있어서 이것들도 검토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는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집단에 포함되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 채무보증이 금지된다. 소속 금융·보험사가 가진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도 제한받는 등 30개 이상의 규제를 새롭게 받는다. 자산 총액 기준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비롯해 정보기술(IT)을 포함한 신산업 업종의 경우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아예 빼자는 의견도 나온다. 또 2000년대 초 출자총액제한 집단 기준(6조원)과 상호출자제한 집단 기준(2조원)을 다르게 둔 것처럼 대기업집단도 지정 기준을 차등화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벤처 성장 제한하는 대규모 기업집단 개선을”

    “인공지능(AI) ‘알파고’로 주목받은 딥마인드는 구글이 인수한 회사입니다. 페이스북도 스타트업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하고 있죠. 카카오의 44개 계열사 중 40개 기업이 스타트업 규모입니다. 하지만 카카오가 대규모 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이들 스타트업이 더이상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홍은택 카카오 수석부사장) 셀트리온과 하림, 카카오 등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으로 지정된 기업들이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 제도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특별 좌담회에서다. 홍은택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카카오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대기업 계열사가 되면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거나 병역특례로 젊은 인재를 유치하는 데 제한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중견기업일 때는 연구개발비 지출액의 8%를 세액공제율로 적용받았지만 대기업집단 문턱을 넘어서며 3%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한국의 대기업 규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 수준”이라면서 “대기업 규제가 기업의 성장 유인을 억제해 왔다”고 주장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재무평가 대상 대기업집단 3곳 새로 지정

    재무평가 대상 대기업집단 3곳 새로 지정

    은행 빚 줄어든 동부·풍산 등 5곳은 제외 홈플러스, 태영, 금호석유화학이 채권은행의 재무안정성 평가를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새로 지정됐다. 금융기관에 진 빚이 많아서다. 동부, 현대산업개발, 풍산, SPP, 하이트진로는 빌린 돈을 갚으면서 감시 대상에서 빠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 총신용공여액이 1조 3581억원 이상인 39개 기업집단이 올해 채권은행의 재무 평가를 받아야 하는 주채무계열로 지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주채무계열은 해마다 지정하는데 전년 말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그 이전해 말보다 0.075% 이상 늘어나면 해당된다. 삼성, 현대차, SK, 현대중공업, LG, 포스코, 롯데 등 주요 대기업 그룹은 올해도 대부분 포함됐다. 지난해와 비교해선 홈플러스 등 3곳이 추가되고 동부 등 5곳이 빠지면서 2곳 늘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경영권을 획득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자산을 담보로 인수 대금을 차입(LBO)하면서 금융권 빚이 늘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주채무계열 관리를 받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면서 명단에 이름이 추가됐다. 방송사 SBS를 계열사로 둔 태영은 최근 여신액이 증가해 포함됐다. 주채무계열 소속 계열사는 4443개로 전년(4370개)에 비해 73개 늘었다. 삼성(554개)과 LG(360개), 롯데(344개), 현대자동차(333개), SK(323개) 순서로 계열사가 많다. 주채무계열이 금융권에 진 빚은 300조원으로 전체 1939조원의 15.5%를 차지한다. 우리·산업·하나·신한·국민·농협 등 채권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담당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를 실시하고 취약한 그룹에 대해선 증자와 자산 처분, 신용공여 상환 등의 개선을 유도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벤처신화 이끈 서정진의 뚝심… 삼성도 성공 방정식 벤치마킹

    벤처신화 이끈 서정진의 뚝심… 삼성도 성공 방정식 벤치마킹

    대우맨 출신… IMF때 회사 나와 동료와 셀트리온 전신 ‘넥솔’ 설립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제품 램시마가 6일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셀트리온은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바이오 부문을 선도하게 됐다. 서정진(60) 셀트리온 회장은 그동안 셀트리온을 둘러싼 ‘거품 의혹’을 해소하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미국은 전체 규모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노바티스 그룹의 산도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작시오’뿐이다. 작시오는 지난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면서 미국 내 최초 바이오시밀러가 됐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작시오에 이어 두 번째로 FDA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항체’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2세대 바이오시밀러로 평가받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1세대인 작시오보다 구조가 복잡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램시마의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서 단기간의 매출 성과뿐 아니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그룹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보다는 한발 늦었지만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인 ‘플릭사비’가 유럽의약국(EM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플릭사비는 얀센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의 이 같은 성과 뒤에는 몰락한 대기업 샐러리맨 출신에서 벤처 창업가로 변신한 서정진 회장이 있다. 충북 청주 출신인 서 회장은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삼성전기, 1985년 한국생산성본부를 거쳤다. 그는 한국생산성본부 재직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 연이 닿아 34세의 나이로 대우자동차의 기획재무 임원으로 발탁됐으나 외환위기 때 회사를 나왔다. 이후 2000년 ‘바이오산업이 뜬다’는 말만 듣고 대우 출신 동료 10여명과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을 설립했다. 이어 2002년 셀트리온으로 사명을 바꾸고 2005년 6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바이오의약품 원료를 생산대행(CMO)하면서 급격하게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라는 생소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지속적인 외풍에 시달렸다. 회사의 시장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돼 있다는 시각 때문에 지난달까지 악성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기도 했으며 서 회장은 2014년 주가 조작 세력의 주범으로 몰려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서 회장은 숙원이었던 이번 미국 진출 성공으로 이 같은 의혹을 단번에 불식시키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삼성그룹이 셀트리온의 성공 방정식을 벤치마킹하고 있을 정도”라면서 “램시마의 미국 진출은 서 회장 특유의 뚝심이 이뤄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서 회장은 현상을 요약하고 핵심을 짚는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 180㎝에 100㎏의 거구인 그는 의사 결정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매출 6034억원, 영업이익 2588억원을 기록한 셀트리온은 이달부터 자산 5조원 규모의 ‘대기업집단’에 편입됐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두산 총수는 아직도 박용곤?

    두산 총수는 아직도 박용곤?

    공정위 ‘실질 지배자’ 기준 논란롯데 총수도 신동빈 아닌 신격호 공정거래위원회의 획일적인 대기업집단 편입 기준에 이어 동일인(기업 총수) 기준이 도마에 올랐다.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어 자칫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라고 설명하지만 ‘실질적인 지배’라는 용어 자체가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동일인은 정부가 기업집단을 지정할 때 기준이 되는 주체라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정위가 지난 3일 발표한 ‘2016년도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 지정’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총수는 박용곤 명예회장이다. 지난달 두산가(家) 4세 박정원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올랐지만 정부는 박 회장을 실질적인 지배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이 가족 모임의 좌장으로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은 지난해 7월 건강상의 이유로 ㈜두산 미등기 임원에서 사임하면서 그룹 경영에서는 손을 뗐다. 동일인은 공정위에 자료 제출 의무가 있는데,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도 않는 사람이 자료를 제출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 동일인도 여전히 신격호 총괄회장이다. 지난달 신 총괄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신동빈 회장 체제로 굳어졌지만 공정위는 경영권 분쟁 중이라는 이유로 동일인을 변경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해당 기업들도 동일인 변경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업들은 “뻔히 살아 계시는데 변경 신청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예우 차원에서 유지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정부가 먼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채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동일인이 실질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에 없다면 투자자들도 불안해할 수 있다”면서 “동일인 지정에 대한 통일적인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국내 바이오 시밀러 ‘램시마’ 처음으로 미국시장 열었다

    국내 바이오 시밀러 ‘램시마’ 처음으로 미국시장 열었다

     셀트리온(서정진 회장)이 개발한 국내 최초의 항체 바이오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맵)가 드디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고 6일 밝혔다. FDA는 램시마가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성인 궤양성 대장염, 소아 및 성인 크론병, 건선, 건선성 관절염 등에 효능·효과(적응증)가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오리지널 약품인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와 비교해 효능·효과가 다르지 않음을 인정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미국 시장에서 연간 최대 2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리지널 약품인 레미케이드의 미국 매출액은 현재 45억 달러(약 5조 2000억원)에 이른다. 이 약제 성분인 인플릭시맵의 햑효 기전인 ‘TNF-알파 억제제’로 범주를 확대하면 관련 의약품의 미국 시장 규모는 약 172억 달러(약 20조원)에 이른다. 램시마가 이 시장의 10%만 잠식해도 연 2조원 매출이 가능하다는 게 셀트리온의 설명이다. 미국은 보험사가 제약사와 약값을 협상해 약을 선택,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은 시장 점유율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미국은 제네릭(복제약) 처방률도 88%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의약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 때문에 그동안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시장 개방에 다소 소극적이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의료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표준 치료법으로 권장해 온 유럽과는 다른 분위기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의료 재정 부담이 심화하자 바이오시밀러에 시장을 열어주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에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작시오’(산도스)를 처음으로 허가한데 이어 올해 FDA 사상 2번째이자, 항체 바이오시밀러로는 최초로 램시마의 판매를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바이오시밀러란,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을 의미한다.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과 동일한 효능을 가지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바이오 의약품은 화학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능이 뛰어나다. 또 개발이 까다로운 만큼 복제약을 만드는 데도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특히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분자량이 크고 구조가 복잡해 바이오시밀러 개발 등이 기존 ‘1세대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을 만들기보다 훨씬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품목 허가를 받은데 이어 2013년에는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판매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이어 2014년 8월 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으며, 올 2월에는 FDA 자문위원회가 셀트리온의 승인을 FDA에 권고했다. 램시마의 미국 내 마케팅 및 판매는 화이자가 맡는다. 미국 내 상품명은 ‘인플렉트라’이다. 이르면 올 3분기부터 실제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FDA의 미국 판매허가의 의미 셀트리온은 자사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FDA의 시판 승인을 얻어내면서 일약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판매가 이뤄진 데다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로서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의 ‘마지막 고비’였던 미국 시장을 뚫으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램시마가 이미 67개국에서 시판되고 있지만 ‘미국 시장’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최대치로 산정하자면, 램시마 관련 시장만도 20조원에 이른다. 실제로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는 연간 5조원 이상 팔리고 있으며, ‘TNF-알파’ 억제제로 범위를 확대하면 매출 규모가 20조원에 이른다. 이처럼 거대한 미국 시장에서 현재 시판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노바티스 그룹 산하 산도스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작시오’ 뿐이다. 램시마가 FDA로부터 두 번째로 승인을 받았지만, ‘항체’ 바이오시밀러로는 처음이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첫 승인 약제인 작시오가 비교적 제조가 쉬운 1세대 단백질 의약품인 것과 달리 램시마는 이보다 분자 구조가 복잡한 항체 바이오시밀러이기 때문이다.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최근 10년 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10위 중 7개나 차지해 세계 제약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바이오산업에 눈길을 돌리는 것도 이같은 세계 시장의 동향 때문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그동안 단일 제품으로 미국 시장에서 조 단위의 매출을 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없었다”면서 “단일 제품으로 조 단위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서정진 회장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서정진(60) 셀트리온 회장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자동차 회사의 임원 출신으로, 황무지에서 바이오시밀러 산업을 시작한지 약 14년 만에 쾌거를 이뤘기 때문이다. 서정진 회장은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삼성전기에 입사했다가 1985년에 ‘한국생산성본부’로 옮겼다. 그는 이곳에서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을 만나 34살의 나이에 대우그룹의 임원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회사를 떠났다가 약 3년 뒤 대우자동차의 옛 동료와 세운 회사가 셀트리온에 몸을 담았다. 당시는 정보통신(IT) 벤처 분야로 모든 관심이 몰리던 시절이었지만, 서 회장은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가 2013년부터 만료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처음에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낼 기술력이 의심을 받았다.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을 때도 ‘국내용’이라는 의구심이 뒤따랐다. 하지만 현재 셀트리온은 세계 70여개 국에서 렘시마를 판매하고 있으며, 드디어 마지막 관문인 미국 시장에도 램시마를 진출시키는데 성공했다.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셀트리온은 이달부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으며, 서정진 회장은 ‘자수성가형’ 1조 자산가로 우뚝 섰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을 93.9% 보유하고 있으며,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의 최대주주(19.3%)이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카카오·셀트리온도 대기업… ‘자산 70배差’ 삼성처럼 출자 규제

    카카오·셀트리온도 대기업… ‘자산 70배差’ 삼성처럼 출자 규제

    벤처출신 첫 ‘진입’ 상징적 의미 채무 보증도 금지… 성장에 타격 자산총액 5조원을 넘은 카카오와 셀트리온이 벤처기업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상호출자·채무보증 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벤처기업들이 삼성과 현대차와 같은 ‘재벌 반열’에 올랐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지만, 신규 순환 출자 금지 등 각종 규제의 대상이 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산총액 기준을 10조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일 기준으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65개 그룹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3일 밝혔다. 카카오와 셀트리온, 하림, SH공사, 한국투자금융, 금호석유화학 등 6개사가 새롭게 지정됐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홈플러스와 자산총액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진 대성은 빠졌다. 지난해(61개 집단)보다 4개사가 늘었다. 대기업집단으로 묶이면 공정거래법상 상호 출자와 신규 순환 출자, 채무 보증이 금지된다.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의결권도 제한받는다. 지나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유도하겠다는 게 목적이지만 삼성(자산총액 348조원)의 70분의1 수준으로, 자산이 5조원을 겨우 넘긴 카카오를 동일한 규제로 묶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 1월 음악콘텐츠 기업인 로엔엔터테인먼트(1조 8700억원)를 인수하면서 자산총액 기준을 넘어섰다. 카카오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앞으로 은행법이 개정되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되는 데 있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바이오 제약업체인 셀트리온도 창립 14년 만에 자산총액이 5조 8550억원으로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셀트리온은 보유 주식 가치가 올라 1년 새 자산이 1조 1000억원가량 증가했다.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도 지난해 팬오션(옛 STX팬오션)을 4조 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자산이 9조 9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한국투자금융은 드림라인과 세아ICT 등 비(非)금융사를 인수하면서 금융전업집단에서 빠지고 대기업집단에 들어갔다. 65개 대기업집단의 재무구조는 개선됐다. 부채 비율은 98.2%로 2008년 이후 8년 만에 100%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공기업을 뺀 30대 민간집단 내 상위집단과 중·하위집단 간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다만 재계 서열 4, 5위인 LG와 롯데그룹의 자산 격차는 2조 6000억원으로 좁혀졌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최근 5년간 상위(1∼4위) 그룹의 매출액이 1.5% 감소하는 동안 5∼10위 그룹은 7.9%, 11∼30위 그룹은 22.5% 감소했다”면서 “특히 상위그룹 순이익은 전체의 90.9%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윤호영 “6가지 인증 준비” 안효조 “AI 서비스 도입”

    윤호영 “6가지 인증 준비” 안효조 “AI 서비스 도입”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다. 지난해 말 나란히 정부의 예비인가를 받은 한국카카오주식회사(가칭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준비법인은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 타이틀을 놓고 경쟁 중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21일 두 회사를 이끄는 윤호영 한국카카오주식회사 공동대표(이하 윤 대표)와 안효조 케이뱅크 준비법인 대표이사(안 대표)가 답한 서면 인터뷰를 토대로 지상 대담을 구성했다. 모바일 은행을 지향하는 두 곳 모두 혁신적인 서비스와 강력한 보안을 약속했다. →기존 은행과 얼마나 다른 서비스와 상품으로 소비자를 유인할 계획인가. -(윤 대표)카카오택시는 기존에 있던 서비스를 모바일로 새롭게 연결해 큰 성공을 거뒀다. 카카오뱅크도 금융의 새로운 연결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모바일, 온라인 활동을 반영한 신용평가모델인 ‘카카오스코어’, 유니버설 포인트를 통한 맞춤형 금리제도 등이 시중은행에서 경험할 수 없던 차별화된 금융 연결이다. (안 대표)인터넷전문은행은 접근부터 다르다. 대면 중심의 오프라인 서비스를 비대면 플랫폼으로 확장시켜 나가는 기존 은행과 달리 우리는 출발부터 철저히 모바일 중심에 맞췄다. 케이뱅크는 직관적이고 간편한 사용자 경험(UX), 인증 방식을 대폭 간소화하고 보안성은 높인 간편 송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대출 금리 낮추기 등 다양하고 새로운 핀테크를 적용할 예정이다. →예비 인가를 받을 때 카카오톡이 초기 고객을 모으는 데 유리하다고 평가받았는데, 카카오톡과 연계한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윤 대표)직접 연계보다는 카카오톡의 접근성, 편리성, 안전성을 살린 모바일 은행을 준비하고 있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지인 간 금융활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전 국민이 익숙한 카카오톡 사용자환경(UI)도 고객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톡 사용 인구가 3800만명이라는데 초기 흥행 면에서 케이뱅크에 불리하지 않을까. -(안 대표)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려면 비대면 플랫폼은 기본이고 여기에 오프라인 채널이 뒷받침돼야 한다. KT의 2000여개 대리점, GS리테일의 1만개 편의점, 우리은행의 1000여개 지점 등 케이뱅크의 오프라인 경쟁력은 큰 자산이다. 편의점은 현금지급기(ATM)를 쉽게 이용할 수 있고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의 거점이 될 수도 있다. →보안 취약성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불식할 생각인가. -(윤 대표)카카오뱅크에 ‘보안 취약성’은 없다. 모바일은 일반 PC보다 보안성이 현저히 높다. 고객정보는 망 분리, 데스크톱 가상화 등의 솔루션을 사용해 보호하며 6가지 비대면 실명인증과 생체인증을 도입할 예정이다. -(안 대표)비대면이라고 해서 보안에 취약할 것이라는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하다. 향후 모바일 금융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보안성은 자연스레 증명될 것이다. 케이뱅크의 IT 시스템 개발은 주주 관계회사인 KT DS, 우리FIS와 공상은행 등 중국 주요 은행의 코어뱅킹시스템을 개발한 뱅크웨어 글로벌 등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이 금융분야에 도입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구상 중인가. -(윤 대표)카카오뱅크가 준비하는 금융봇은 1차적으로 고객만족(CS)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24시간 해결하고 다양한 금융활동을 한눈에 확인하는 자산 통합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안 대표)인공지능을 어떻게 도입할지 깊이 있게 검토할 생각이다. 로보어드바이저와 관련해 기술 발전 트렌드와 규제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다. →카카오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경우 은행사업에 규제를 받게 되나. -(윤 대표)카카오의 대기업 지정이 확정 전이나 지정되더라도 예비 인가부터 현행법에 맞춰 준비한 만큼 카카오뱅크 출범 및 사업 추진에는 차질이 없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윤 대표)카카오뱅크가 생각하는 혁신의 기본은 기존의 금융 프로세스를 단축, 생략하는 것이다. 더 쉽고 편하고 더 많은 고객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유망한 핀테크 기업의 참여를 북돋아 카카오뱅크 안에 핀테크 생태계를 만들겠다. (안 대표)성공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혁신과 사업 동력 확보를 위해 은행법 개정이 중요하다. ICT 사업자의 역량이 온전히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지금과 같이 지속적인 규제환경 개선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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