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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家 ‘남매의 난’ 현실화…조현아, 조원태 회장에 반기

    한진家 ‘남매의 난’ 현실화…조현아, 조원태 회장에 반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선친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뜻과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불붙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이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는 유지를 남겼지만 동생인 조원태 회장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그동안의 개인적 불찰과 미흡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해왔다”며 “다만 한진칼과 그 계열사(이하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 상황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전했다. 또 “조 전 부사장은 작고한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인 중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선대 회장은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등 가족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대 회장은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해 나가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히기도 했다”며 “조 전 부사장은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가족 간에 화합해 한진그룹을 경영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인 조원태 주식회사 한진칼 대표이사는 물론 다른 가족들과도 공동 경영 방안에 대해 성실히 협의하여 왔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상속인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지적했다. 또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원은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최근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법정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대로 나누고 상속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 6.46%, 조현아 전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고문 5.27%로 각각 바뀌었다.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이 거의 균등하게 상속되면서 유족 네 사람의 지분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돼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 소지가 남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5월에는 한진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과 관련한 서류 제출을 늦추다가 공정위 직권으로 지정한 날 이틀 전에야 공정위에 스캔본으로 제출한 것을 두고 남매 갈등설이 제기되기도 했다.이에 대해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가족 간 협력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면서 “제가 독식하고자 하는 욕심도 없고 형제들끼리 잘 지내자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선친이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 ‘앞으로 나한테 결재 올리지 말고 네가 알아서 하되 누나·동생·어머니와 협조해서 대화해서 결정해 나가라’고 했다”며 “자기 맡은 분야에 충실하기로 세 명(세 자녀)이 함께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당초 조 전 부사장의 복귀 시점을 놓고 조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하는 이번 연말 정기 임원 인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결국 이번 인사 명단에 조 전 부사장의 이름은 오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갈등이 봉합된 것처럼 비춰졌던 한진그룹 삼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경영은 하되,법적 책임은 회피…총수 일가 이사 등재 줄어든다

    경영은 하되,법적 책임은 회피…총수 일가 이사 등재 줄어든다

    총수 그룹 이사 등재율 18% 밑돌아 한화·신세계 등 10곳은 한명도 없어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 거수기 역할만 이랜드·호반건설, 그나마도 비중 적어재벌그룹 총수와 그 일가가 회사 이사로 등재되는 비율이 해마다 줄고 있다. 보유 지분을 통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면서도 이사 등재를 하지 않아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총수 일가를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는 여전히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 특히 이랜드와 호반건설 등은 사외이사 비중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력 높은 지주회사 등은 등재율 높아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2019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하고, 재벌그룹 총수 일가 이사 등재 현황과 사외이사 실태 등을 분석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으로 올해는 56개 그룹 1914개 계열사가 지정돼 있다. 총수가 있는 49개 그룹 1801개 계열사 중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17.8%(321개)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해서 분석 대상에 오른 47개 그룹을 떼어보면 17.9%로 1년 새 3.8% 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도 재작년과 비교해 1.5% 포인트 줄어드는 등 해마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한화·신세계·CJ·미래에셋 등 10개 그룹은 총수와 2, 3세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가 하나도 없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총수 일가가 실제로는 경영 활동에 참여하고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이사로 등재되는 걸 꺼리는 건 각종 민형사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총수 일가는 이사를 맡더라도 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회사 위주로 등재된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인 주력회사(41.7%)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84.6%) 등에서 이사 등재율이 높았다.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공익법인(74.1%)에서도 비율이 높았다. 공익법인은 그룹을 우회 지배하는 통로라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사외이사 제도는 외형적으론 정착한 모양새다.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있는 250개 상장사의 사외이사는 총 810명으로 전체 이사의 51.3%를 차지했다. 상법이나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른 사외이사 정원 725명을 85명 웃돌았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도 95%에 달했다. ●사외이사제 정착됐지만… 견제 역할 못해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이사회에 올라간 안건 6722건 중 사외이사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통과되지 못한 건 0.36%(24건)에 불과했다. 일감 몰아주기 가능성이 큰 50억원 이상 대규모 내부거래 안건(755건)도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총수 일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특히 이랜드(16.7%)와 호반건설, 넥슨(이상 25.0%), 동원(33.3%), 코오롱(40.6%) 등은 전체 이사 중 사외이사 비율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 분석 대상에 오른 54개 그룹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비중은 78.7%로 전년(77.9%)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가 점차 활성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으로 지난해 국민연금이 도입하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반주주 권한 행사 전자투표제 대폭 확대 한편 일반주주의 권한 행사를 돕는 전자투표제는 250개 상장사 중 86곳(34.4%)이 도입해 지난해보다 10% 포인트 이상 늘었다. 전자투표를 통한 의결권 행사 비율도 28.8%로 대폭 확대됐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SK그룹, 정규직 가장 많이 늘려…평균 급여도 8715만원으로 1위

    SK그룹이 지난 1년 동안 주요 그룹 중 규모 대비 정규직 근로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으로 집계됐다. SK그룹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에서도 1위였다. 대기업집단 전문 데이터서비스 인포빅스는 국내 34개 대기업집단(금융그룹 제외) 소속 상장사의 3분기 보고서 분석 결과 SK그룹 상장사의 정규직 직원이 3분기 말 기준 4만 6819명으로 4만 3149명인 1년 전보다 8.5%(3670명) 늘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계열사별로 SK하이닉스(9.0%, 2328명), SK텔레콤(11.4%, 524명), SK이노베이션(12.6%, 219명) 등에서 정규직 증가율이 높았다. 이어 농협그룹(6.9%), 포스코그룹(6.0%), 현대백화점그룹(5.6%), 롯데그룹(4.7%), KCC그룹(3.7%), KT&G그룹(3.6%), 하림그룹(3.1%), LS그룹(2.1%), 삼성그룹(2.1%) 순으로 정규직 직원 증가율이 높았다. SK그룹은 또 올해 1~3분기 직원에게 지급한 1인당 평균급여가 8715만원으로 분석 대상 기업집단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에쓰오일(8386만원), 삼성그룹(6337만원), 현대차그룹(6196만원), KT&T그룹(6130만원) 등도 평균 급여가 많은 쪽에 속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10대그룹 3분기 영업익 75% 급감… 현대차만 늘어

    10대그룹 3분기 영업익 75% 급감… 현대차만 늘어

    국내 주요 그룹 상장사들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75% 급감하며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17일 대기업집단 전문 데이터서비스 ‘인포빅스’가 10대 그룹의 상장 계열사 90곳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 총합은 6조 16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조 2862억원보다 75.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의 전체 영업이익이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 나 홀로 달성한 영업이익 13조 9127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27조 4600억원으로 지난해 1~3분기 71조 1041억원보다 61.38% 줄었다. 삼성그룹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조 564억원으로 지난해 14조 6900억원보다 79.19% 감소했다. SK그룹의 영업이익은 87.41% 줄었다. LG그룹은 가장 큰 폭인 99.14% 하락했다. 롯데그룹 34.99%, 한화그룹 49.39%, GS그룹 10.37%, 현대중공업그룹 37.58%, 신세계그룹 18.30%, 한진그룹 69.62%씩 일제히 줄었다. 반면 지난해 3분기 엔진 리콜 등 비용 부담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차그룹만 476.40% 급증했다. 실적 악화에 대기업의 투자액도 큰 폭으로 줄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부영을 제외한 국내 30대 그룹 272개 계열사의 3분기 누적 투자액은 모두 54조 32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조 1651억원보다 16.6% 감소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투자액은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폭인 29.1%(5조 3334억원) 급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지주사밖 계열사로 지배력 키운 총수일가

    지주사밖 계열사로 지배력 키운 총수일가

    계열사 81곳 총수일가 지분율 20% 넘어 내부거래 통해 ‘일감 몰아주기’ 가능성 커 공정위 사익추구 행위 포착 땐 제재 방침대기업 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도 총수 일가가 계열사 170개를 지주회사 밖에서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가운데 81개사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20%가 넘는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해당돼 ‘일감 몰아주기’ 등에 악용될 가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1일 발표한 ‘2019년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업집단 전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대기업 집단을 뜻하는 ‘전환집단’은 총 23개로 지난해보다 1개 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롯데, 효성, HDC 등 3개 대기업 집단이 지주회사로 전환됐고 애경은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상태에서 대기업 집단으로 새로 포함됐다. 반면 메리츠금융, 한진중공업, 한솔은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이날 발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전환집단이 가진 962개 계열사 가운데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소유한 계열사가 모두 170개나 된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체제 밖 계열사를 총수 일가가 지배할 경우 지주회사 내에 있는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런 ‘체제 밖 계열사’는 수직적인 지배구조를 갖춰 순환출자 등의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지주회사의 취지와도 어긋난다. 박기흥 공정위 지주회사과장은 “170개 계열사 중 81곳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되고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도 28곳이 확인됐다”며 “이 회사들을 이용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경제력 집중 우려가 여전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하는 체제 밖 계열사가 가장 많은 곳은 효성(12개), GS(12개)로 나타났고 한국타이어와 애경도 11곳으로 뒤를 이었다. 규제 대상 계열사 81개 중 9곳은 아예 체제 밖에서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지분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어 하림은 총수 2세가 지분 100%를 가진 계열사가 하림지주의 지분을 4.30% 보유했고 세아 역시 총수 2세가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치피피’가 세아홀딩스 지분 5.13%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해당 회사들에서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사익 추구 행위가 드러날 경우 제재에 착수할 방침이다. 실제 일반지주전환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올해 15.82%로 지주사 체제가 아닌 대기업집단(9.87%)보다 높은 상태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체제 안 회사’가 16.35%로 ‘체제 밖 회사’(7.33%)보다 컸다. 체제 밖 회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곳은 HDC(59.9%), 애경(46.8%), 하이트진로(34.4%) 순이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씨줄날줄] 면세점 수난시대/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면세점 수난시대/전경하 논설위원

    2015년은 ‘면세점 대전(大戰)’의 해였다. 관세청은 그해 7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대기업 2, 중소·중견기업 1) 3곳, 11월 면세특허권이 끝나는 대기업 면세점 3곳의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신규에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한화갤러리아가 HDC신라면세점과 함께 선정됐다. 11월의 롯데월드타워점 특허는 두산으로, SK워커힐 특허는 신세계DF로 넘어갔다. 한화와 두산의 등장에 면세점 지형이 어떻게 변할까에 관심이 쏠렸다. 한화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 영업을 끝냈다. 두산은 지난 29일 특허 반납을 결정해 서울 중구 두타몰면세점 영업을 내년 4월 말 끝낸다. 이 두 대기업은 특허 기간인 5년을 채우기도 전에 철수했거나 철수할 예정이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 탓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면세점 시장은 출혈 경쟁시장으로 바뀌었다. 면세점은 2013년 관세법 개정안에 따라 특허 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줄었고,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자동 갱신되던 기존 업체 특허는 만기에 재심사를 받아야 했다. 2015년 11월이 개정안이 적용된 첫 심사였다. 서울 시내 면세점은 2016년 4개가 더 생겼다. 감사원의 2017년 감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신규 특허 발급 지시가 경제수석실→기획재정부→관세청으로 전달됐다. 당시 관세청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시작으로 관광객이 줄어들자 2015년 외국인 관광객 통계 대신 2014년 통계를 신규 발급 근거로 썼다. ‘하명’받은 관세청은 2015년 두 번의 심사에서 롯데에 대한 평가점수를 부당하게 깎아서 제시했다. 제대로 평가했더라면 두 번 다 롯데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 과정에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은 2016년 6월 폐장했다가 2017년 1월 재개장했다. 대법원은 신동빈 롯데 회장이 정권에 뇌물을 주고 잃었던 특허를 재획득했다고 판단해 지난 17일 유죄를 확정했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이 계속 영업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면세 사업은 초기 투자비용 회수, 해외 명품 유치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에 몇 년이 걸린다. 그래서 구매력 있는 사업자가 세계적으로 유리하다. 전문가들과 업계 지적에 2018년 면세점 특허 기간을 기존 5년은 유지하되 대기업은 1회, 중소·중견기업은 2회 갱신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즉 대기업은 최대 10년, 중소·중견기업은 최대 15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인데, 10~15년 하자고 투자할 기업이 얼마나 될까 싶다. 정부는 다음달 서울 시내에 또 대기업 면세점 3개를 더 선정한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들도 두 손 든 면세점을 신청할 기업이 얼마나 될까. 경쟁률이 몹시 궁금하다. lark3@seoul.co.kr
  • “준법감시·혁신경영” 파기환송심 재판장이 이재용에 한 이례적 ‘당부’

    “준법감시·혁신경영” 파기환송심 재판장이 이재용에 한 이례적 ‘당부’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재판장이 이 부회장에게 이례적인 당부를 쏟아냈다. 25일 오전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끝날 무렵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재판을 마치기 전에 몇 가지 사항을 덧붙이고자 한다. 다만 파기환송심 재판이 시작된 지금 이 시점으로서는 재판 진행이나 결과와는 무관함을 먼저 분명히 해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의 수사와 재판을 위해 많은 국가적 자원이 투입됐고, 이 사건에서 밝혀진 위법행위가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국민적 열망도 크다”면서 “그러나 다음 몇 가지 점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삼성그룹이 이 사건과 같은 범죄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장판사는 우선 “이 사건은 삼성그룹 총수와 최고위직 임원들이 계획하고 가담한 횡령 및 뇌물범죄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실효적인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업 내부 준법감시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내부에서 기업 총수도 무서워할 정도의 실효적인 준범감시제도가 작동하고 있었다면 이 법정에 앉아있는 피고인들 뿐아니라 박 전 대통령, 최씨도 이 사건 범죄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지금도 삼성그룹 내부에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가 작동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이사건 같은 범죄는 재발되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는 하급기관 비리만 방지하는 게 아니라 고위직 임원과 기업총수의 비리행위도 방지할수있는 철저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미국 대기업들이 시행하는 실효적 감시제도를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부장판사는 “이 사건은 대기업집단이 재벌 총수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저지른 범죄”라면서 두 번째로 삼성이 재벌체제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방형 경제모델로 국가발전 주도한 재벌체제에는 과도한 경제력 집중과 일감몰아주기, 단가몰이치기 등으로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있고 우리 국가경제가 혁신형 모델로 발전하는데 장애가 된다는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면서 “엄중한 시기에 재벌 총수는 재벌체제 폐해 시정하고 혁신경제로 나아가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체제 혁신을 통해 혁신기업 메카로 탈바꿈하는 이스라엘의 최근 경험 참고해주시기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정 부장판사는 마지막으로 “이재용 피고인에게 당부드린다”면서 “어떠한 재판 결과에도 책임을 통감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심리에 임해주시기 바란다. 심리 중에도 당당히 기업 총수로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재판부를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정 부장판사는 “1993년 독일프랑크푸르트에서 당시 만 51세의 이건희 총수는 낡고 썩은 관행을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자며 이른바 ‘삼성 신(新)경영을 선언하고 위기를 과감한 혁신으로 극복했다”면서 “2019년 똑같이 만 51세가 된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 물었다. 이 부회장은 계속 재판부를 응시하며 아무런 말은 하지 않았다. 정 부장판사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재판을 마쳤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다음 재판은 다음달 22일 열린다. 다음 재판에서는 이 부회장의 뇌물 및 횡령 혐의 등에 대한 유무죄를 다루는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익편취 규제 회사 줄었지만 ‘사각지대 회사’ 여전

    사익편취 규제 회사 줄었지만 ‘사각지대 회사’ 여전

    사익편취 규제 대상 1년 새 12개사 감소 사각지대 회사는 376개로 작년과 동일 순환출자 고리 급감… 우회출자는 늘어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규제를 빠져나가는 사각지대 회사는 줄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59곳의 대주주 일가와 계열사의 올해 주식 소유 현황을 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51개 대기업집단 소속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지난해에 비해 12개사 줄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총수 일가 보유 지분이 30%(비상장사 20%) 이상인 회사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47개 집단 소속 219개사이고, 총수 일가 지분율은 평균 52.0%였다. 지난해 47개 집단 231개사였지만 올해는 12개사 줄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가 많은 집단은 효성(17개), 한국타이어(14개), GS(13개) 순이었다.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 회사는 48개 집단 376개사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사각지대 회사는 사익편취 규제를 받지 않는 선에서 지분을 관리하면서 지배력을 유지하는 업체를 뜻한다. 효성(31개), 넷마블(18개), 신세계·하림·호반건설(각 17개) 순으로 사각지대 회사를 많이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환출자를 보유한 집단은 SM과 현대자동차, 태광, 영풍 등이었다. 순환출자 집단(6개)과 고리 수(41개)는 지난해에 비해 각각 2개, 27개 감소했다. 다만 태광은 지난해 8월 계열사 합병으로 2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새로 형성됐다. 총수가 있는 51개 대기업집단의 내부 지분율은 지난해 대비 0.4% 포인트 감소한 57.5%를 기록했다. 2년 연속 하락세다. 내부 지분율은 계열사 전체 자본금 중 총수와 관련 계열사들이 보유한 주식가액의 비율을 뜻한다. 이 가운데 총수 일가의 내부 지분율은 지난해 4.0%에서 3.9%로 줄었다. 상위 10대 집단 총수 일가의 내부 지분율 역시 2.5%에서 2.4%로 내려앉았다. 공정위는 “최근 20년간 총수 지분율은 계속 감소하는 반면 계열사 지분율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수 지분만을 보유한 총수 일가가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해 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또 금융보험사와 공익법인, 해외 계열사 등을 활용한 우회적 계열출자 사례도 늘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금융보험사가 출자한 비금융 계열사는 32개사에서 41개사로, 해외 계열사가 출자한 국내 계열사는 44개사에서 47개사로 늘었다. 공정위는 “우회출자를 활용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조성욱 공정위 후보자 “편법승계 엄정 대응” 주목한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위원장 후보자는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정경제 정책이 후퇴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모두 발언에서 “갑을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를 철저하게 감시, 제재하는 한편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호반건설의 내부거래와 택지 전매에 대해 조사할 의향이 있느냐”는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 및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될 경우 법과 절차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국회에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는 “기업의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편법적 경영권 승계 등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자본력과 기술력이 약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대기업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공정위의 당연한 역할이다. 조 후보자는 이를 위한 법적, 행정적 지원을 소홀히 해서는 결코 안 된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협력을 가장해 공정위의 제재를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설사 등 몇몇 중견기업들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만 적용하는 규제 법망을 피해 일감 몰아주기, 공공택지 헐값 매각 등 각종 편법을 일삼고 있어 공정위가 엄격히 살펴야 할 것이다. 특히 자본력을 앞세운 중견 건설사들이 경영적으로 취약한 전통 언론사들을 마치 먹잇감을 사냥하듯 마구잡이식 인수하는 것은 언론의 공공성을 크게 위협하는 만큼 공정위가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함께 서울신문사 주식 19.4%를 매입한 호반건설그룹의 언론사 주주 적격성 검증을 해 왔다. 그동안 검증에서 호반건설그룹 회장과 그 아들 등은 편법 승계를 통해 그룹과 계열사의 최대주주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매출을 불리고 주식을 챙기는 등 호반건설그룹의 공정거래행위 위반 의혹을 다수 발견, 주식 인수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 후보가 공정거래위원장에 취임하면 “불공정거래행위에 엄정히 대응”한다는 기조는 행정력으로 발휘돼야 한다.
  • 조성욱 “호반 불공정행위 엄정하게 법 집행”

    조성욱 “호반 불공정행위 엄정하게 법 집행”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 예의주시할 것” 공정위 조사 대상에 호반 포함 가능성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호반건설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위원장에 취임하면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올 초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선언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호반건설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다.조 후보자는 27일 지명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호반건설 사례를) 언론을 통해 보고 있다”면서 “불공정행위, 일감 몰아주기 등 특정 사건이 발생하면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김상열(58) 호반건설그룹 회장이 계열사 일감을 한 해 최대 99% 몰아주는 방식으로 김대헌(31) 호반건설 부사장 소유 회사의 몸집을 키운 뒤, 합병을 통해 편법 승계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또 호반건설그룹이 김 회장 부부의 친인척 회사와도 한 해 수백억원 규모의 내부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일감 몰아주기가 상시화된 모습도 포착됐다. 다만 공정위가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자산 5조원 이상의 재벌 대기업집단을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호반건설그룹은 공정위 칼 끝에서 비켜나 있었다. 조 후보자는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중소기업의 성장 기회를 박탈함과 동시에 자원의 비효율적 사용으로 대기업에도 결국 손해가 된다”면서 “국세청을 비롯해 유관기관과의 자료 공유를 통해 협력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재벌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총수 일가가 소수의 지분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관행에 개선할 부분이 남아 있다”며 “기업 집단의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되겠지만, 반칙 행위 또한 용납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위법 행위에는 엄정한 법 집행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민에게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첫 자리에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거론하며 ‘대기업 집단의 체계 개선’을 꺼내 든 것을 보면 조 후보자의 관심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부동산 투자 1위 기업은 롯데그룹

    부동산 투자 1위 기업은 롯데그룹

    롯데그룹이 국내 대기업 가운데 부동산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그룹이 투자한 비업무용 부동산 가치는 지난해 40조원에 가까웠고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보험사가 상위권에 들었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9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사업·감사보고서를 제출한 369개 계열사의 투자 부동산(장부가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말 기준 총 39조 594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는 롯데가 전년보다 12.6%(4999억원) 증가한 4조 460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새로 취득한 부동산은 702억원에 그쳤지만 업무용에서 비업무용으로 대체된 부동산이 4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삼성은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이 지난해 1조 2000억원 이상의 부동산을 처분하면서 롯데에 이어 2위로 떨어졌다. 이어 신세계(3조 1901억원)와 한화(3조1035억원), GS(2조 715억원), KT(1조 6303억원), 농협(1조 6302억원), 대림(1조 5517억원), LG(1조 4984억원), 교보생명(1조 3020억원) 등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5) 금융투자업계의 ‘오너 금융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5) 금융투자업계의 ‘오너 금융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과 양대산맥동원산업에서 혹독한 경영수업 거쳐한국투자증권 인수해 금융그룹으로 키워김남구(56)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박현주 미래에셋대우(홍콩) 회장과 함께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이끄는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고려대 경영학과 5년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옛 동원증권에서 함께 근무했다. 두 사람 모두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1997년 박현주 회장이 구재상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과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등과 함께 미래에셋을 창업하면서 라이벌 관계가 됐다. 실제로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자산규모 16조 9000여억원으로 대기업집단 순위 19위, 한국투자금융은 자산 13조 3000여억원으로 23위에 랭크돼 있다. 박 회장은 샐러리맨 출신이지만 김 부회장은 ‘오너 금융맨’이다. 김 부회장은 아버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밑에서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경성고를 거쳐 1987년 고려대를 졸업한 뒤 그룹의 모태인 동원산업의 원양어선을 타야했다. 해역이 험하기로 유명한 러시아 베링해에 나가 명태잡이 배에서 하루 16시간 그물을 던지고 명태를 잡는 생활을 4개월이나 했다. 오너 2세 답지 않게 김 부회장은 명태 어획에서부터 갑판 청소 등까지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는 훈련 과정을 거쳐야 했다. 동원산업에서 2년간 평사원으로 근무한 김 부회장은 1991년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경영관리 전공)을 졸업한뒤 당시 세계 1위의 원양어선회사인 동원산업으로 복귀하지 않았다. 대신 업계 6~7위였던 한신증권(동원증권의 전신) 명동지점 대리로 입사해 금융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미 세계 탑클래스에 오른 회사보다는 발전 가능성과 미래 가치가 큰 증권사를 택한 것이다. 이 후 채권, IT, 기획, 뉴욕사무소 등 증권업의 여러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주요 실무를 익혔고 1998년 자산운용본부 부사장, 전략기획실장 등을 역임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김 부회장은 2003년 동원금융지주 대표이사를 맡았고 2004년에는 동원증권 대표이사를 겸임했다. 이듬해인 2005년 자사보다 덩치가 큰 한국투자증권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기존 동원금융지주보다 시가총액이 2배나 많던 1조원대의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출범시켜 사장이 됐다. 같은 해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2011년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에 오르며 독자적인 경영권 승계를 굳혔다.2017년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되면서 은행지주로 변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진화했다. 또한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벤처캐피탈, 헤지펀드·PEF 전문운용사 등 전 사업부문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어가며 업계를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김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 20.2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만큼 회장에 오르는 데 걸림돌이 없지만 지금까지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아버지인 김재철 명예회장을 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재를 중시하는 스타일로 채용에서부터 양성까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경영인으로는 드물게 매년 대학들에서 열리는 채용설명회 현장을 직접 찾아 연사로 나서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인력을 줄일 때 오히려 신규 채용을 늘리기도 했다. ‘불황일수록 호황을 준비한다’는 평소 철학에 따른 결정이었다. 2012년 작고한 모친 조덕희씨에게 물려 받은 구형 에쿠스를 6년간 타고 다녔을 정도로 절약정신이 몸에 배어 있다. 공부하는 CEO, 책 읽는 CEO로도 유명하다. 수행원 없이 가방에 무거운 자료집을 든 채 세계 석학들의 강연을 찾아다니며 공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평균 10여 권의 책을 읽을 만큼 독서광이기도 하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 임원들에게도 매달 책 한 권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도록 한다. 이런 독서습관은 아버지 김재철 명예회장의 남다른 독서교육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김 명예회장은 두 아들이 어릴 적부터 1주일에 적어도 한 권의 책을 읽고 A4 4~5장 분량의 독후감을 쓰도록 가르쳤다고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 동문이다. 이 부회장은 1995년, 김 부회장은 1991년 일본 게이오대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비슷한 시기 같은 학교에서 공부한 인연으로 지금도 교류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조원태 “상속문제 협의 잘 진행되고 있다”

    조원태 “상속문제 협의 잘 진행되고 있다”

    조 회장, 삼남매 경영권 분쟁 사실상 인정 “선대 회장 화합 강조… 결과 지켜봐 달라 1700억 상속세 조달 방안 언급하기 곤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사장이 상속·경영권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제기된 ‘가족 간 분쟁’을 사실상 인정했다. 조 회장은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75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 대한항공 미디어 브리핑에서 조양호 전 회장의 사후 상속을 둘러싼 갈등설에 대해 “(가족끼리) 협의가 완료됐다고 말은 못 하지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결과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차기 동일인(총수) 지정 서류를 정해진 기간 내 제출하지 못해 가족 간 불화설이 일었다. 차기 총수를 누구로 할지 내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삼남매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진그룹은 한진칼이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대한항공, 진에어, 정석기업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17.84%이고, 조원태 회장의 지분은 2.34%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와 차이가 거의 없다. 지분 상속 정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경영권 견제에 나선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강성부펀드) 지분은 15.98%다. 조 회장은 “선대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는 바람에 (경영권 관련 유언이나) 특별히 말씀은 많이 못 하셨다. 하지만 평소 가족 간에 화합해서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약 1700억원대로 추정되는 상속세 조달 방안에 대해선 “이런 언급을 하면 주가에 반영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번 IATA 서울총회 의장을 맡아 회의를 이끌었던 그는 “세계 항공업계 주요 인사들이 방문, 한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IATA 의의를 평가했다. 한편 IATA는 이날 최종 종합미디어 브리핑을 끝으로 1~3일 진행된 서울총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최종 브리핑에서 알렉상드르 드 쥐니아크 IATA 사무총장은 서울총회의 성과로 “환경 관련 결의안과 ‘원 아이디’ 계획 결의안 등이 강력한 지지를 얻어 채택됐다”며 전날 총회에서 통과된 5개 결의안 채택을 꼽았다. IATA는 이번 총회에서 승객의 생체식별 정보를 활용해 여객 수속을 간소화할 것과 수하물 추적 시스템 도입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 등을 채택했다. 항공산업이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이 아니냐는 질문에 쥐니아크 사무총장은 “정부와 함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를 만들어 시행하는 산업은 항공 업계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번 서울총회에는 세계 120여개국 290여개 항공사 등 항공업계 관계자 1000여명이 참석했다. 6차 총회는 내년 6월 12∼2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KLM 주관으로 열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한진 “총수는 조원태” 공정위에 제출

    공정위 사실상 ‘직권 지정’ 시각 우세 한진그룹이 13일 차기 총수로 ‘조원태 한진칼 회장’을 적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 신청했다. 공정위의 서류 검토가 끝나면 조 회장은 공식적으로 한진그룹 총수에 오르게 된다. 한진그룹은 이날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서류를 이날 오후 공정위에 제출했다”면서 “이날 먼저 서류 스캔본을 제출했고 14일 세종시에 있는 공정위에 직접 서류 원본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15일 한진그룹을 포함한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내용을 발표한다. 앞서 한진그룹은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서류를 내지 못하자 지난 3일 공정위에 공문을 보내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 하고 있다”고 소명했다. 이에 공정위는 “직권으로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테니 8일 오후 2시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기한을 지키지 못했고, 공정위는 다시 “최종 발표일인 15일까지 서류를 내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날 한진그룹이 직접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적시해 제출하긴 했지만, 사실상 공정위의 ‘직권 지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동안 한진그룹이 동일인을 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목한 뒤 제출 시한을 뒀기 때문이다. 앞서 한진그룹이 “차기 총수로 누구를 내세울지 정리되지 않았다”고 밝히자 세간에서는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차녀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조 회장이 총수가 되는 것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세 남매가 어떻게 합의를 이뤘는지 그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매년 5월 공정자산 5조원을 넘긴 기업은 공시 대상 집단으로, 10조원이 넘는 기업은 상호출자제한 대상 집단으로 지정한다.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와 상호출자를 막으려는 조치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에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한진 “총수는 조원태” 공정위에 제출

     한진그룹이 13일 차기 총수로 ‘조원태 한진칼 회장’을 적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 신청했다. 공정위의 서류 검토가 끝나면 조 회장은 공식적으로 한진그룹 총수에 오르게 된다.  한진그룹은 이날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서류를 이날 오후 공정위에 제출했다”면서 “이날 먼저 서류 스캔본을 제출했고 14일 세종시에 있는 공정위에 직접 서류 원본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15일 한진그룹을 포함한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내용을 발표한다.  앞서 한진그룹은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서류를 내지 못하자 지난 3일 공정위에 공문을 보내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 하고 있다”고 소명했다. 이에 공정위는 “직권으로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테니 8일 오후 2시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기한을 지키지 못했고, 공정위는 다시 “최종 발표일인 15일까지 서류를 내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날 한진그룹이 직접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적시해 제출하긴 했지만, 사실상 공정위의 ‘직권 지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동안 한진그룹이 동일인을 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목한 뒤 제출 시한을 뒀기 때문이다.  앞서 한진그룹이 “차기 총수로 누구를 내세울지 정리되지 않았다”고 밝히자 세간에서는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차녀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조 회장이 총수가 되는 것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세 남매가 어떻게 합의를 이뤘는지 그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매년 5월 공정자산 5조원을 넘긴 기업은 공시 대상 집단으로, 10조원이 넘는 기업은 상호출자제한 대상 집단으로 지정한다.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와 상호출자를 막으려는 조치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에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한진 “총수 조원태” 갈등설 수면 아래로…‘상속세’ 관건

    한진 “총수 조원태” 갈등설 수면 아래로…‘상속세’ 관건

    한진그룹 총수(동일인)는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될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서류를 마감 이틀 전인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진 측이 이날 오후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며 “서류 검토를 거쳐 15일 예정대로 한진그룹을 포함한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진 측은 “이날 먼저 서류 스캔본을 제출했고, 내일 세종청사로 서류 원본을 들고 내려가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진그룹은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서류를 내지 못하다 지난 3일 공정위에 공문을 보내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 하고 있다”고 소명한 바 있다. 이에 공정위는 직권으로 조원태 한진칼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기로 하고 8일 오후 2시까지 이에 맞춰 서류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한진은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공정위는 다시 발표일인 15일까지는 서류를 내라고 요구했다. 한진그룹이 15일을 이틀 앞두고 서류를 내기는 했지만 공정위가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은 ‘직권 지정’이 된다. 한진 측이 동일인을 누구로 정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공정위가 조 회장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해도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의 동일인을 직권 지정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직권으로 삼성그룹의 동일인을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롯데그룹의 동일인을 신격호 명예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각각 변경한 바 있다. 다만 조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선친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만 지배하면 대한항공 등 나머지 주요 계열사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한진가의 한진칼 지분 28.8%에서 17.84%는 조양호 전 회장 소유로 돼 있다. 조원태 회장의 지분은 2.34%밖에 되지 않아 남매인 조현아(2.31%), 조현민(2.30%)씨 등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조 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조 전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가치가 3500억여원으로 상속세율 50%를 감안하면 상속세는 17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경영권 행사와 관련한 지분 상속에 대해서는 할증이 붙는다는 점에서 상속세는 2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진 때문에 대기업집단 지정 발표 연기

    조원태·현아·현민, 경영권 갈등 관측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당초 10일로 예정됐던 ‘2019년도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일자를 오는 15일로 연기했다. 한진그룹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이후 누구를 새로운 총수로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갈등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위는 8일 “한진이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이날까지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한진 측은 기존 동일인인 조양호 회장의 작고 후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 하고 있다고 소명했다”고 밝혔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법인으로 기업집단 소속 회사 범위의 기준이 된다. 앞서 재계에서는 지난달 24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회장에 오른 조원태 회장이 새 동일인이 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조 회장의 누나와 여동생인 현아·현민씨와 경영권에 대한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2.34%로, 현아(2.31%)·현민(2.30%)씨와 큰 차이가 없다. 공정위는 15일까지 자료를 제출토록 독려해 지정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에 대해 직권으로 동일인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당초 지난달 말 또는 이달 초 발표하기로 했던 주세 개편안 공개 시기를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조짐?…차기 총수 ‘내부 이견’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조짐?…차기 총수 ‘내부 이견’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경영권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인 한진그룹에서 누구를 총수로 지정할지 결정하지 못해 내부 갈등이 불거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 회장 대신 새로운 총수인 ‘동일인’을 지정해야 하는데 한진 측의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아직 서류를 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초 9일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15일로 연기한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주말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주간보도자료 계획에서 9일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결과를 발표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주간보도계획에 언급된 내용은 포괄적 엠바고(보도유예)가 걸려 있어 9일 발표 예정이라는 내용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그런데 한진그룹이 관련 서류를 내지 못해 공정위는 부득이하게 발표 일정을 연기하게 된 것이다. 공정위는 그 이유에 대해 총수를 교체해야 하는 한진에 대한 검토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한진이 차기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이날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한진 측은 기존 동일인인 조양호 회장의 작고 후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 하고 있다고 소명했다”고 설명했다. 한진은 지난 3일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 명의의 공문을 공정위에 보내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위는 2월 25일 93개 대기업 집단에 공문을 발송해 4월 12일까지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자료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은 것은 한진그룹이 처음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조 전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이 새로운 동일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했다. 조 회장은 선친 장례식을 치른 지 8일 만인 지난달 24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회장에 오르며 후계 구도를 다져왔다. 그러나 새로운 총수에 대해 내부 이견이 발생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딸들인 조현아, 현민씨 등이 조원태 회장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룹 경영권 확보에 핵심인 지주회사 한진칼의 지분은 한진가가 28.8%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조원태 회장의 지분은 2.34% 수준이다. 다만 조 회장의 지분은 조현아(2.31%), 조현민(2.30%)씨 등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한진가 지분 가운데는 조 전 회장 지분이 17.84%(우선주 지분 2.40% 제외)로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조원태 회장은 이 지분에 대한 상속 절차를 밟아야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게 된다. 다만 막대한 상속세 부담으로 빠른 시간 안에 상속을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위는 한진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동일인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공정위는 직권으로 삼성그룹의 동일인을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롯데그룹의 동일인을 신격호 명예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각각 변경한 바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정자료 제출 요청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동일인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기업인으로, 동일인이 바뀌면 특수관계인의 범위가 바뀌고 그에 따라 기업집단의 범위도 변동이 생기기에 동일인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재벌지분 5% 미만 공익재단도 공익지출 의무화 추진

    재벌그룹 공익재단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경우 지분 비율에 관계 없이 일정 부분을 매년 공익 목적으로 쓰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총수 일가의 꼼수 상속·증여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7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2018년 국정감사 시정 및 처리 요구 보고서’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선 방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는 공익재단은 지분율 5% 이상을 가질 수 없지만, 성실공익법인에 한해 최대 2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대신 지분율이 5~10%인 경우 초과분 가액의 1%를, 지분율이 10~20%면 3%를 각각 매년 공익 목적에 사용해야 한다. 반면 공익재단이 계열사 주식을 5% 미만으로 보유한 경우 공익 목적 사용 의무가 없다. 더욱이 재벌기업이 5% 미만 지분을 재단에 출연할 때는 증여세나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실제 지금까지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165개 중 112개가 출연 주식에 대해 상속·증여세를 면제받았다. 공익재단이 지분율 5% 미만의 계열사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확대하거나 경영권 승계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 지분을 5% 미만 보유한 경우도 매년 공익에 쓰도록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국세청 건의가 들어오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오는 7월 발표 예정인 세제 개편안에 반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국민주’로 바뀐 삼성전자 첫 주총 소액주주들 장사진

    ‘국민주’로 바뀐 삼성전자 첫 주총 소액주주들 장사진

    좌석 2배 이상 늘렸지만 턱없이 부족 일부는 발언권 얻어 행사 진행 비판도 이사 선임 등 논쟁 없이 박수로 가결 김기남 부회장 “실적으로 주가 회복”삼성전자가 20일 주주총회를 열며,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슈퍼 주총 시즌’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서초 사옥에서 주주, 기관투자가 1000여명과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0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별 경영 현황과 올해 사업전략을 발표한 뒤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번 주총은 지난해 50대1 액면분할 뒤 처음 열리는 행사였다. 액면분할로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바뀌면서 주주 규모는 지난해 3월 말 기준 약 24만명에서 현재 78만여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주총 참석자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로 인해 주총장에는 소액주주들이 대거 몰리며 행사장 입장 문제부터 진행 방식까지 항의가 쏟아졌다. 행사 시작 전부터 입구에 주주들이 길게 줄을 섰고, 많은 소액주주들이 입장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회사 측은 사옥 5층 다목적홀에 좌석을 추가 배치하고 다목적홀과 별도로 4개 구역을 추가로 마련해 예년 400석보다 2배 이상 많은 800석을 준비했지만 주총이 시작된 뒤에도 내부로 들어가지 못한 주주들이 줄을 서 있었고, 입장은 시작 한 시간 반이 지난 뒤에야 마무리됐다. 일부 소액주주가 주총 시작 뒤 발언권을 얻어 삼성전자 측의 행사 진행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하면서 주총은 지난해보다 다소 길어진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주총에서는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 주가 하락에 대한 일부 소액주주의 항의도 이어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도 장중 한때 1.8% 떨어졌으나 주총 이후 0.34% 오른 4만 4050원에 마감됐다.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는 최근 주가 하락의 요인을 미국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하락국면) 등으로 지목한 뒤 “올 들어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이날 안건은 찬반 논쟁 없이 주주들의 박수로 가결됐다.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의 후임으로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를 선임하는 안건, 박재완(성균관대 교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재선임 안건도 가결됐다. 지난해 초 항소심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삼성전자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2010년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를 시작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13개 대기업집단 소속 21개 상장사는 올해부터 전자투표를 실시한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최첨단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이 주총은 아날로그 방식”이라면서 “기업들이 과거 소액주주의 참여를 막기 위해 ‘슈퍼 주총’을 열었듯 주주의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전자투표제 도입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2일 주총에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의 배당안 대결이 예정돼 있다. 오는 27일에는 한진 및 대한항공, 29일에는 한진칼 주총이 열릴 예정이다.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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