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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풍운아(風雲兒)/오일만 논설위원

    역사 속 인물 중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풍운아들이 어찌 한둘이겠는가. 난세와 혼돈의 시기에 뛰어난 역량으로 세상을 뒤흔들다가 권력 투쟁의 암투 속에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친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역사적 평가는 아직도 엇갈리지만 이들이 겪어야 했던 환희와 고통의 느낌은 생생하게 우리에게 전달된다. 중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회자되는 풍운아는 단연 항우(項羽·BC 232∼BC 202년)이다. 진나라 말기 천하를 놓고 유방과 다투다 ‘사면초가’의 매복에 걸려 비극적 생을 마친 서초패왕. 하해 전투에서 자결로 30세의 생을 마감했다. 국가주석 류사오치(劉少奇·1898∼1969년)는 문화혁명을 조종한 마오쩌둥(毛澤東)의 질시와 음모 속에서 주자파(走資派)로 몰려 차디찬 지하 감방에서 죽는다. 세기의 풍운아 체 게바라(1928∼1967년)는 낭만적 혁명가의 대명사다. 그는 쿠바 혁명 성공으로 부귀영화를 약속받지만 세계 혁명에 뛰어들어 목숨을 던진다. 우리의 역사도 만만치 않다. 삼봉 정도전은 조선조가 낳은 최대의 풍운아다. 고려말 급진 개혁파였던 그는 10년간 유배생활의 고초를 겪는다. 역성혁명에 성공한 후 조선의 ‘기초 설계사’로서 모든 개혁을 추진하다가 왕자의 난을 주도한 태종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한다. 정암 조광조는 비운의 정치인이다. 중종에 의해 개혁정치 전면에 등장하지만 ‘개혁 피로감’에 지친 중종에게 버림을 받는다. 훈구파가 일으킨 기묘사화에 연루돼 사약을 받았다. 근대사로 넘어가선 풍운아의 대표자리는 김옥균이 차지한다. 개화 사상의 신봉자로서 1884년 갑신정변을 일으켜 전권을 쥐나 ‘3일 천하’로 막을 내린다. 일본으로 망명해 울분의 나날을 보내다 1894년 상하이에서 자객 홍종우에게 죽고 그의 시체는 능지처참형을 받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풍운의 정치인’이라고 부른다. 1988년 한국 정치판에 혜성처럼 나타나 지역주의 타파와 새로운 정치를 외치며 대권을 거머쥔다. 퇴임 이후 자신이 쌓아올린 정치적 자산들이 하나하나 ‘물거품’으로 변하는 고통의 아픔도 겪는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생을 마감한 ‘인간 노무현’을 역사가들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청문회스타… 대통령… 투신… 풍운의 정치역정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청문회스타… 대통령… 투신… 풍운의 정치역정

    23일 오전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줄곧 우리 사회의 주류와 다투는 비주류의 삶을 살았다. 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대통령 임기 중에도 노 전 대통령은 수많은 성역과 금기에 맞서 고군분투했다. 그가 불러 일으킨 ‘노풍(風)’은 주류 사회에 불어 닥친 비주류의 ‘반란의 바람’과도 같았다. 노 전 대통령은 1946년 8월6일 아버지 노판석(사망)씨와 어머니 이순례(사망)씨 사이에서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형제 자매로는 큰형 영현(사망)씨와 둘째형 건평(67·구속)씨, 누나 명자(81)·영옥(71)씨가 있다. 김해 진영읍에서 10리 정도 떨어진 산골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진영 대창초등학교(1959년)와 진영중학교(1963년), 부산상업고등학교(1966년)를 각각 졸업했다. ●고졸로 사시 합격… ‘인권 변호사’로 전형적인 서민 가정에서 자란 노 전 대통령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68년 3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당시 강원 원주에 있던 육군 1군사령부에서 부관부 행정병으로 복무했다. 만기 제대 후 노 전 대통령은 같은 고향 출신인 부인 권양숙(62)여사와 1973년 1월 결혼해 아들 건호(36)·딸 정연(34)씨를 낳았다.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권 여사는 할아버지의 병 문안차 고향에 갔다가 군에서 막 제대한 노 전 대통령을 다시 만나 연인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은 고졸 출신에게 사법시험 응시 자격을 주는 ‘사법 및 행정요원 예비시험’을 통과한 뒤 두차례 낙방 끝에 1975년 제17회 사법시험에 유일한 고졸 출신으로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1977년 대전지방법원에서 판사로 부임했지만 7개월 만에 그만두고 부산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적성에 맞지 않아서”라는 이유였다. ‘변호사 노무현’은 곧 ‘인권 변호사’로 인식된다. 1981년 5공 정권이 사회과학 서적을 읽은 혐의로 대학생 20명 남짓을 기소한, 민주화 세력에 대한 용공조작 사건인 ‘부림사건’을 변론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에도 학생과 노동자 등이 연루된 사건을 도맡아 변호하면서 ‘인권 변호사’로 알려지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13대 총선 당시 부산에서 통일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정치인 노무현’의 인생은 한마디로 ‘풍운아’라고 요약할 수 있다. ‘좋은 때를 타고 활동하여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그대로 적용된다. 1988년 국회 입성도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의 재야인사 영입 사례로 이뤄졌다. 그는 국회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 살인마”를 외치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의원 명패를 집어 던지며 ‘청문회 스타’로 부각됐다. 1990년 3당 합당 때는 ‘역사적 반역’이라며 합류를 거부했다가 ‘삼수’의 시련을 겪었다. 1992년 총선 실패, 1995년 부산시장 도전 실패, 1996년 서울 종로 패배의 쓰라린 경험이었다. 계속되는 패배로 정치권의 야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199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회의에 입당, 김대중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 당시 민주당 잔류파와 함께 결성한 국민통합추진회의가 ‘3김 청산과 세대교체’를 내건 이인제 후보 지지 등으로 의견이 갈릴 때 “시대의 과제는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1998년 7월 종로 보궐선거에서 6년 만에 원내 재입성에 성공했으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종로를 마다하고 부산에 자원 등판했다가 쓴 맛을 보게 된다. ●‘노사모’ 바람 일으켜 대통령 당선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발탁은 새로운 전기로 작용했다. 대권 도전의 중요한 발판이기도 했다. “정치인 집단을 조직화하고 세력으로 엮어 이끌어 나가는 조직적 리더십을 한 차례도 실험해 보지 않았다.”고 스스로 고백했듯, 약점을 보완하는 기간이었다. 2001년 3월 장관직을 떠난 뒤 노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대선 후보경선 준비에 나선다. 변변한 조직도 없었지만 국민참여 경선에 힘입어 ‘이인제 대세론’을 극복했다. 몇 차례 말 실수로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지지도 하락을 겪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4강 열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던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해 다시 힘을 얻었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소액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나눠 준 ‘희망돼지 저금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투표 하루 전날 정 후보의 일방적인 지지철회로 후보 단일화는 깨졌지만 그는 ‘노사모’ 등 팬클럽의 지지를 얻어 대권을 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대통령 노무현’의 행보 역시 순탄치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중 선거법 중립 의무 위반, 국정·경제 파탄, 측근 비리 등의 이유로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었다. 16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04년 3월12일부터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한 5월14일까지 63일동안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 일으켜 제3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며 한나라당의 의회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을 떠받친 것은 ‘충돌’과 ‘도전’이었다. ‘도덕성’은 힘의 근원이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성장기와 자수성가형 인생 스토리는 ‘못 가진 자’에 위안을 주며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측근인 안희정·최도술 씨 등 386세력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옥고를 치르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형 건평씨를 둘러싸고 2003년 1월 인사개입설을 시작으로 재임 기간 내내 친인척 비리 의혹이 불거졌지만 노 전 대통령은 그때마다 ‘도덕성’을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그러나 그 방패막이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었다. 지난해 12월 건평씨가 세종캐피탈 대표 홍기옥(59·구속)씨에게서 ‘농협중앙회가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정대근 농협 회장에게 청탁해 달라.’는 명목으로 29억 6300만원을 받아 구속 수감됐다. ●수뢰혐의로 수사받자 비극적 최후 이어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권 여사가 박 회장의 돈을 받아 썼다는 글을 올린 이후 권 여사와 아들 건호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노 전 대통령 자신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불명예를 남겼다. ‘노무현만은 다를 것이다.’고 평가했던 많은 국민에게는 실망을 안겨줬다. 굴곡 많던 정치인생을 버티게 했던 유일한 자산을 잃게 된 셈이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구 시대의 막내가 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권양숙 여사 실신했다 안정 되찾아

    권양숙 여사는 23일 오전 9시25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양산 부산대병원에 도착해 응급실 침대위에 놓인 남편의 처참한 모습을 확인했다. 그러고는 이내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몸을 떨며 오열하다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이날 이른 아침에 노 전 대통령이 외출한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권 여사는 충격과 상심을 이기지 못해 혼절하고 만 것이다. 미국에 체류하다 귀국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던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도 곧이어 병원에 도착, 어머니를 껴안고 큰 충격에 빠진 모습으로 울음을 터뜨렸다. 권 여사는 36년간 노 전 대통령과 희로애락을 나눈 동반자다. 경남 마산 부농 집안의 딸인 권 여사는 계성여상 중퇴후 부산에서 작은 회사를 다니다 이웃마을 청년인 노 전 대통령과 1973년에 결혼했다.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가난한 소년과 부잣집 소녀로, 서로 아는 사이였다. 권 여사의 아낌없는 뒷바라지로 노 전 대통령은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권 여사는 돈벌이 좋은 변호사와 국회의원의 아내로서 잠시동안 행복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1992년 14대 총선과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여러 고통을 함께 나눴다.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이 대권을 잡으면서 영부인의 한없는 영예를 누렸지만, 퇴임 후 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가 계속되면서 극심한 심적 고통에 시달렸다. 그는 한때 목숨을 끊을 생각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 한 차례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던 권 여사는 검찰의 재소환을 앞두고 여러 날 제대로 잠도 이루지 못했다. 이날 권 여사는 정신을 차린 뒤 휠체어를 타고 입원실로 옮겨져 안정을 취한 뒤 오후 4시쯤 빈소가 마련된 봉하마을로 되돌아갔다.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너무 슬퍼하지 마라.” “미안해 하지 마라.”라고 아내에게 당부했지만, 평생 반려자를 잃은 권 여사는 상당기간 견디기 어려운 심리적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양산 특별취재팀 ksp@seoul.co.kr
  • 美 주중대사에 공화당 차기 대권주자 지명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차기 공화당 유력 대권 후보인 존 헌츠먼(49) 유타 주지사를 중국주재 신임 미국 대사에 지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지명은 초당적 정국 운영에 대한 의지를 반영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적·전략적 새로운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은 새로운 파트너시대를 통해 기회와 미국·아시아의 안보라는 공통의 꿈을 진전시켜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세계의 미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두 나라간 가교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주중대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아시아와 세계의 주요 도전들과 맞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것이 북한과 파키스탄 상황 등 지역의 위협들에 대해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얘기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헌츠먼 지명자의 능통한 중국어 실력과 중국과 관련한 폭넓은 경험과 지식 등을 감안할 때 “이 임무에 더 적합한 인물은 없다.”고 지명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공동선거위원장을 맡았던 헌츠먼 지명자는 주중대사직 제안이 뜻밖이었다면서 “가장 기본적 책임은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며 수락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유타 주지사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헌츠먼은 중도 온건파로 환경과 이민, 동성애자 결혼 문제에 있어 보수적인 공화당의 입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3선이 금지돼 있어 오는 2012년 대권 준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착수했으나 주중대사 지명으로 2012년 대권 도전 계획은 일단 접고 2016년 차차기를 겨냥할 것으로 헌츠먼의 측근들은 예상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냈고, 아버지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 때인 1992년 싱가포르 대사를 역임했다. 타이완에서 모르몬교 선교활동을 해 중국어에 능통하고, 중국인 소녀를 입양해 중국과 인연도 남다르다. 대중 무역 불균형과 인권 문제, 중국의 군사력 팽창, 북한의 핵 야심을 꺾기 위한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 촉구 등 산적한 현안들이 헌츠먼 주중대사 지명자를 기다리고 있다. kmkim@seoul.co.kr
  • [서울광장] 박근혜에 언제까지 쩔쩔맬 건가/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에 언제까지 쩔쩔맬 건가/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여권의 1·2인자 갈등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음모와 술수, 배신이 엉겨 있다. 2인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골치가 아프다. 오죽했으면 대통령 시절의 노태우가 김영삼의 공세에 열받아 신경성 설사병까지 걸렸겠는가. 단임제에서 시간은 미래의 권력 편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2인자를 마음먹은 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 된다. 역대 대통령이 2인자를 관리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였다. 첫째는 측근을 내세워 견제하는 것이다. 돈과 자리, 비리정보들이 물밑에서 활용되었다. 둘째는 네거티브 전략이다. 2인자의 궁극적 목표인 대권 도전을 방해하는 것이다. 고건을 낙마시킨 노무현의 직설 어법을 대표 사례로 꼽을 만하다. 셋째는 권력구조 개편이다. 정치제도가 바뀔 수 있음을 강조하면 미래의 권력에 힘이 쏠리는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이 내각제 개헌을 추진한 배경이 된다. 역으로 집권자가 개헌을 반대해 2인자가 뛰쳐나간 사례도 있다. 김영삼·김대중 정권에서 김종필이 그랬다. 넷째는 대항마를 키우는 방법. 전두환 정권에서는 노신영·장세동의 대권 가능성을 끝까지 흘렸다. 노태우 정권에서는 박태준·박철언이 맹렬히 뛰었다. 김영삼 정권은 이홍구·이수성 등 기획성 잠룡들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4·29 재·보선 이후 위상이 부쩍 높아진 박근혜 전 대표를 이명박 대통령이 껴안으라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과연 대통령이 나서 박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 모든 일이 풀릴까. 그래서 다음 선거에서 여당이 이긴다면 권력의 향배는 어떻게 될까. 현재의 권력과 미래의 권력은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악수하는 사진을 찍고 몇 개의 자리를 배분하는 것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민주화가 진척되면서 ‘현직 대통령의 낙점’은 확실한 감표 요인이다. 대통령을 치받아야 표가 모인다. 박 전 대표는 앞으로도 1인자를 공격해 주가를 높이려 할 것이다. 싸우면 크는 게 정치판의 진리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싸움의 관리자가 되어야지, 당사자로 내몰리면 안 된다. 정치적인 화해도 마찬가지다.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2인자의 도전을 적정한 선에서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게 옳다. 나라를 어지럽지 않게 하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정치는 어차피 반복되는 것. 과거 2인자 관리법을 연구해 보라. 지금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고 당시에 왜 실패했는지를 규명해 보라. 술수나 네거티브로 2인자를 못살게 하는 방법은 민주화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정보가 워낙 공개되고 있어 역풍을 맞는다. 특히 어느 정권에서건 대통령의 측근들이 여론전에서 불리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럼에도 현 정부의 2인자 관리법은 여기에 머물고 있는 느낌을 준다. 그보다는 권력구조를 분권화쪽으로 바꾸고, 여권내에 국민적 지지기반을 갖춘 또 다른 실력자를 만들어 내는 큰 그림이 낫다. 제왕적 대통령중심제가 갖는 부작용에 많은 이들이 염증을 내고 있다. 권력을 나누는 정치제도를 향한 공감대는 얼마든지 열어갈 수 있다. 설령 권력구조 개편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논의 자체로서 2인자에게로 힘 쏠림을 늦출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여권내에 국민적 지지기반을 넓힐 자질을 가진 정치인을 빨리 키우든가, 영입이라도 해야 한다. 1·2인자 갈등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정권은 다른 일 역시 잘하기 힘들다. 이목희 수석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고] 부산에서 함께 걸어요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부산지사가 개최하는 ‘제248회 부산시민 걷기대회’가 오는 17일 열립니다. 대회에 앞서 부산시 생활체육협의회 단학연구회의 기공체조 시범이 펼쳐집니다. 추첨을 통해 TV, 자전거 등 푸짐한 경품을 드립니다. ●모이는 때·곳 17일 오전 11시,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 대공원(성지곡수원지) ●행운상 제공업체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부산지사(TV), 부산시생활체육협의회(자전거), ㈜아모레퍼시픽 부산지사(화장품), ㈜트렉스타(등산화), ㈜세정(인디안패션 셔츠), 배달사(고급 시계), ㈜동마(놀이동산 초대권), 동보서적(도서상품권), ㈜학산(비트로상품교환권), 통도환타지아(자유이용권), ㈜천호식품(천호통마늘진액), 부산아쿠아리움(입장권), ㈜유앤미푸드텍(벅스햄버거) ●후원 부산광역시, 부산광역시교육청 ●협찬 ㈜세정(인디안) ●문의 서울신문 부산지사 (051)462-2852 ●주최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부산지사, 부산시 생활체육협의회
  • [김형준 정치비평] 섣부른 자신감과 막연한 기대감의 충돌

    [김형준 정치비평] 섣부른 자신감과 막연한 기대감의 충돌

    한나라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단합과 쇄신을 위해 청와대와 박희태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친박 김무성 의원 원내대표 추대 카드’가 박근혜 전 대표의 싸늘한 반대로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김무성 추대론’을 반대하는 이유로 “당헌 당규에 따라 원내대표 경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특유의 원칙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재·보선 패인을 당내 분란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로 보인다. “당이 잘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박 전 대표의 언급에서 보듯이 ‘김무성 카드’는 재·보선 패배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주류 측의 임기 응변책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민주화 이후 한국 정당사를 살펴보면 집권 여당 내에서 대통령과 유력 대권후보 간의 갈등과 대립은 보편적인 현상이었다. 그런데 과거에는 이러한 갈등이 집권 말기에 분출되었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의 갈등은 집권 초기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이례적인 것이다. 이것은 박 전 대표의 자신감과 이 대통령의 기대감이 융합되어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 볼 때 지역과 이념이 없는 취약한 통치 기반을 갖고 있다. 반대로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과 보수는 대선 경선과 총선 공천 파동을 거치면서 박 전 대표가 확고한 대표성을 갖게 되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지역과 이념에 비해 지지 강도가 약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현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민심은 급속하게 이반되고 덩달아 정부에 대한 심판은 강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면 치를수록 현재 권력이 미래 권력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친이 주류와 야권에 박 전 대표에게 대항할 만한 대권 후보가 부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박 전 대표의 자신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편 친이 주류는 집권 초기부터 권력 배분을 둘러싸고 원로그룹, 이재오계, 소장그룹 등으로 파편화된 반면 친박 비주류는 똘똘 뭉쳐 있는 것도 박 전 대표의 거침없는 행동을 가능케 하는 동인이다. 한마디로 박 전 대표는 현 상황을 92년 대선에서 여당인 민자당의 김영삼 후보가 노태우 대통령을 압박해 정권을 쟁취했던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 대통령은 입법 과정과 각종 선거에서 박 전 대표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자신의 권위가 도전받고 있지만 97년 대선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역할 모델로 삼고 있는 듯하다. 집권 여당의 이회창 후보는 대세론을 앞세워 김 전 대통령을 업신여기면서 강하게 압박했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보복할 것 같은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는 것보다 야당인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퇴임 후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이 후보 지지를 철회한 것이 패배의 핵심 이유였다. 친이 측은 한국의 대통령은 대선에서 누구를 당선시킬 수 있는 힘은 없지만 누군가를 떨어뜨리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굳게 믿는 듯하다. 이는 87년 이후 네 번의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과 갈등을 일으킨 여당 대선 후보가 성공한 것은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기대고 있는 것 같다. 여하튼 박 전 대표의 섣부른 자신감이 책임감 결여를 낳고 이 대통령의 막연한 기대감이 정치력 부재를 가져오면서 한나라당 내 화합과 소통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멸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듯한 친이·친박에게 조기 전당대회 개최나 인적 쇄신은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 그보다는 “저쪽이 무릎을 꿇고 망해야 우리가 승리한다.”는 오만과 증오 속에서 독버섯처럼 솟아나는 배제와 어둠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이 좋든 싫든 정권 창출에 함께 참여했던 세력으로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박연차 게이트] “朴 깜짝놀랄 액수 PK에 뿌려”

    ‘박연차 게이트’ 3막2장의 막이 올랐다. 3막1장의 주연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라면 2장의 주인공은 지방자치단체장, 경찰, 법조계 인사들이다. 이들에 대한 소환은 13일이나 14일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이 겨누고 있는 소환대상자들은 전·현직 광역자치단체장 3명, 전직 경찰청장 2명, 전·현직 법조계 인사 3~4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사업 근거지인 부산·경남 지역을 거쳐갔거나 이 곳의 맹주로 있는 인사들이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김태호 현 경남지사 외에 A,B 지자체장과 C,D 전직 경찰청장, E·F·G 전·현직 법조계 인사들이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부류 인사 가운데 가장 먼저 지자체장들이 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는 김 지사가 끊을 전망이다. 김 지사가 받고 있는 혐의는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이는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직에 있을 때 금품을 받을 경우 뇌물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지난 2004년 6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해 41세 나이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전국 최연소 광역자치단체장 당선 기록이다. 김 지사는 2년 뒤인 2006년 5월 재선에 성공했다. 대권에 뜻을 둔 잠룡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혐의가 사실로 들어날 경우 충격적이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12일 하승철 공보관을 통해 “도지사로서 기업인 누구나 만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의혹 살 만한 (박 회장과의)어떤 금전거래는 없었다.”고 적극 해명했다. 김 지사 외에 한나라당소속 유력 지자체장도 소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국회의원이나 국회의장 등 중앙 정치권 거물보다 훨씬 단위가 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박 전 회장은 중앙 정치인들보다는 자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자체장에게 훨씬 많은 금품을 뿌렸다.”고 밝힌 바 있다. 깜짝 놀랄 만한 액수라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자체장에 이어 소환될 전직 경찰청장 2명은 모두 노무현 정권시절 부산·경남 지역에서 지방경찰청장을 지낸 인물들이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5월 중에 끝낼 예정이다. 3막2장에 등장하는 정치인은 없다. 홍 기획관도 이런 맥락으로 12일 브리핑했다. 6월 ‘집안 식구’인 법조계 인사들의 소환조사를 끝으로 ‘박연차 게이트’의 막은 내려진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있는 사람들이 더한 경우” 멀쩡한 우리말 동화책 영어판 내기 盧 수십만달러 “추가 수수” “원래 포함된 것” ‘트와일라잇’ 속편 대본 쓰레기통에 ‘터미네이터 4편’ 청출어람 고대 총장 “건설대학 세웠으면” 박지성 “리버풀의 추격 즐기고 있다”
  • 4·29 재보선 이후 여야 거물들 행보···민주 정세균

    4·29 재보선 이후 여야 거물들 행보···민주 정세균

    “한가하게 내부에서 싸움이나 할 시간이 없다. 싸움에 응할 생각도 없다.” 4·29 재·보선에서 ‘절반의 승리’를 거둔 정세균(얼굴) 민주당 대표는 4일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복당 문제를 둘러싼 당내 계파간 분열을 아예 부정했다. 일종의 자기 암시이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 대표는 한숨 돌린 듯한 여유를 보였다. “수도권 승리의 여세를 몰아 인재를 발굴하고 영입해 10월 재·보선, 내년 6월 지방선거, 길게는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데만 신경쓰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하지만 당 안팎의 정치 환경은 녹록지 않다. 당장 오는 15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주류·비주류 간 결전을 치러야 한다.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반대했던 김부겸 의원에 정동영 대선후보의 선대본부장을 지낸 이강래 의원, 복당 찬성론을 설파한 이종걸 의원의 3파전으로 선거 양상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비주류 쪽에선 호남 전패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중·장기적으로는 당 지지율도 끌어올려야 한다. 이 문제를 어떻게 아우를 것인가. 당의 한 관계자는 “정 대표에게 대권후보로서의 자질이 있는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 이에 정 대표는 “원내대표 경선은 당연직 최고위원 하나를 뽑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며 의미를 깎아내렸다. 다만 정 전 장관에 대해선 “비싼 비용을 물게 될 것이며 사필귀정이 될 것”이라며 당헌·당규에 따라 최소한 1년간은 복당이 안 된다는 원칙을 재차 확인했다. 정 대표는 “옛날식으로 편을 가르려고 하니까 분열로 모는 것인데, 정쟁에 골몰할 시간도 없고 제1야당이 그래서도 안 된다.”면서 “(정 전 장관을 앞으로 갈 길에) 장애물로 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 같은 생각을 당 전반에 주입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6일로 예정된 당 상임고문단과의 회의는 이를 ‘추인’하고 확산시키는 통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재·보선 결과를 보고하고 수도권 승리를 자축하는 모임이지만 당내외 갈등을 추스르기 위해 당권을 모으는 데 도움을 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주도권 장악을 각인시키는 자리로도 삼을 계획이다. 수도권 승리에서 비롯된 정 대표의 자신감 넘치는 행보가 절반의 승리라는 한계를 뛰어넘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우선 오는 15일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MB, 박희태 체제에 힘실어 준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6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조찬회동을 갖는다. ‘4·29 재·보선’ 참패에 따른 당 수습책 및 정국 현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패배로 흐트러진 여권의 전열을 재정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반을 받아들이면서도 ‘박희태 체제’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으로선 박 대표 체제 유지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물어 박 대표가 물러나면 차기 대권 주자들이 당권을 놓고 계파간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되는 등 당이 심각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청와대의 장악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박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여권의 전열 재정비에 나서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당·청 엇박자 잠재우기 ▲강력한 구조조정 등 민생정책을 통한 민심잡기라는 두 가지 목표점을 향해 치달을 태세다. 청와대는 민심을 회복하는 길은 ‘역시 경제살리기’로 결론을 내리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이 재·보선 다음날 여의도에 있는 금융위원회에서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을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치적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구조조정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2차 공기업 선진화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면 지지층이 다시 결집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여권 일부에서 제기된 당·정·청 인적 개편 주장은 당분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 2기 참모진 재임 1년이 되는 오는 6월을 전후로 여권 진용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해 한두 달 내에 강력한 국정 추진을 위한 인적쇄신의 필요성이 다시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내각 및 청와대 수석 등 참모진에 대한 인사요인은 있다. ‘1·19개각’은 급한 대로 기획재정부 장관, 통일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등 극히 일부만 교체하는 선에 그쳤다. 개각을 하게 될 경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경질 0순위로 거론된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물러난다면 개각의 폭은 커질 수 있다.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교체 주장의 이면(裏面)에는 분위기 반전을 꾀하지 않고서는 후반기 국정운영, 더 나아가 차기 대통령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년 6월 지방선거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은 4·29 재·보선 패배에 따른 수습국면으로 조용히 당·청을 수습하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올해가 현 정부가 힘있게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6월 이후 인적 개편이 가시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헨리8세·히틀러 등 세기의 스캔들

    연인이란 단어는 달콤한 솜사탕 같다. 아내라는 단어가 된장찌개나 청국장 같은 것을 연상시키는 것과 참 다르다. 그러나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버리는 달콤한 솜사탕 같은 연인도 왕권이나 교황과 같은 최고의 권력과 지위와 연결되면 성질이 변화한다. 독이 되기도 하고, 칼이 되기도 하고,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로맨스가 아닌 스캔들이다. ‘연인, The lovers’(정명섭·박지선 지음, 청아출판사 펴냄)는 일상적인 사랑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왕들과 여왕, 왕세자비들, 영부인들의 사랑과 연인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권력자들의 사랑은 순수한 사랑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한다. 돈과 명예, 신분상승, 권력유지 등의 목적을 위해 ‘포장된 사랑’이 있을 뿐이라고 한다. 책은 사랑을 중심으로 10명의 인생을 살펴본다. 16세기부터 절대권력이자 교황의 사생아였던 체사레 보르자, 여섯 번 결혼하고 그 중 2명을 사형대로 보낸 영국왕 헨리 8세, 대영제국의 시금석이 된 엘리자베스 1세 여왕, 프랑스의 왕비이자 스코틀랜드의 여왕이었던 메리 스튜어트, 독일 공녀에서 러시아의 여왕이 된 예카테리나 대제, 독일의 파시스트 히틀러, 아르헨티나의 영부인 에바 페론, 영국 해군의 전설 넬슨 제독, 20세기 스파이 마타하리,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 등이다. 1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盧 전대통령 소환] 청문회 스타 의원→대통령→포괄적 뇌물 피의자로

    [盧 전대통령 소환] 청문회 스타 의원→대통령→포괄적 뇌물 피의자로

    정치인 노무현의 인생은 ‘풍운아’로 요약할 수 있다. ‘좋은 때를 타고 활동하여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그대로 적용된다. 1988년 국회 입성 과정부터 그랬다. 13대 총선에서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에 의해 재야인사 영입 사례로 발탁됐다. 이어 같은해 ‘5공 청문회’에서 국민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1990년 3당 합당 때는 ‘역사적 반역’이라며 합류를 거부했다가 ‘삼수’의 시련을 겪었다. 1992년 총선 실패, 1995년 부산시장 도전 실패, 1996년 서울 종로 패배의 쓰라린 경험이었다. 그는 199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회의에 입당, 김대중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 당시 민주당 잔류파들과 함께 결성한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가 ‘3김 청산과 세대교체’를 내건 이인제 후보 지지 등으로 의견이 갈릴 때 “시대의 과제는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1998년 7월 종로 보선에서 6년 만에 원내 재입성에 성공했으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종로를 마다하고 부산에 자원 등판했다가 쓴 맛을 보게 된다. 그러나 부산에서의 출마는 ‘지역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는 간판을 달며 ‘동서 분할 종식’, ‘국민 통합’이라는 주제어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국민적 지지의 출발점인 ‘노사모’도 이 무렵 탄생한다.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발탁은 새로운 전기로 작용했다. 대권 도전의 중요한 발판이기도 했다. “정치인 집단을 조직화하고 세력으로 엮어 이끌어 나가는 조직적 리더십을 한번도 실험해 보지 않았다.”고 스스로 고백했듯, 약점을 보완하는 기간이었다. 2001년 3월 장관직을 떠난 뒤 본격적인 대선 후보경선 준비에 나선다. 변변한 조직도 없었지만 ‘국민참여 경선’에 힘입어 ‘이인제 대세론’을 극복했다. 몇 차례 말 실수로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지지도 하락을 경험했지만 월드컵 축구 4강 열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던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 대권을 거머쥐었다. 제16대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는 등 정치적 굴곡은 계속됐다. 그의 20년 정치 인생은 ‘충돌’과 ‘도전’의 역사였다. ‘도덕성’은 힘의 근원이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성장기와 자수성가형 인생 스토리는 ‘못가진 자’에 위로를 주며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했다. 대통령 재임기간에도 이 두가지는 노무현 정부를 떠받치는 기둥 노릇을 했다. 향후 판결 내용에 따라 자연인 노무현은 그에 합당한 권리를 누릴 수도 있다. 하지만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과 대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치인으로서의 기반은 사실상 와해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의 최선은 대의(大義)를 따르는 것이며, 차선이 대세(大勢)’라고 하던 정치인 노무현은 이제 그 둘을 모두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려 놓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의류업체 ‘패밀리데이 덫’ 조심

    의류업체 ‘패밀리데이 덫’ 조심

    불경기 여파로 대형 의류업체들이 직원 가족들에게 시중가보다 싸게 파는 ‘패밀리데이’ 행사를 개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환불 및 반품·교환 불가’라는 사전 고지문을 제대로 보지 않고 구입하는 바람에 판매 업체와 잦은 마찰이 일고 있다. 업체들은 직원 가족보다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땡처리’하는 방식으로 팔기 때문에 반품이나 교환을 못하도록 하고, 소비자들은 아무리 싸게 판다 하더라도 불량품이거나 옷이 몸에 맞지 않으면 업체가 바꿔 줘야 하는 게 아니냐며 항변한다. 주부 김수현(29)씨는 지난 주말 서울 양재동의 한 의류 행사장에서 열린 유명 수입의류브랜드의 ‘패밀리데이’ 행사에서 저렴한 가격에 가족들의 옷을 대거 장만했다. 하지만 두 벌의 옷이 불량이라는 것을 알고 해당 의류업체에 전화를 걸어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무조건 교환이나 환불이 안 된다는 점을 사전에 고지했다고 못박았다.”면서 “소비자원에 고발해도 보상받기 힘들 것이라며 은근히 압박까지 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여러 행사에서 물품을 구입한 김민한(31)씨는 “옷을 입어보지도 못하게 하면서 불량이 발견된 경우 제품 하자도 확인하지 않은 고객의 잘못이라고 덮어씌운다.”면서 “싸게 판다는 이유로 직원들은 고압적이고, 행사가 끝난 후에는 연락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업체 관계자는 “불량제품을 들고와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에게 ‘사전에 공지했다.’고 하면 90% 이상이 그냥 넘어간다.”면서 “한 번 행사에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물건을 사는데, 환불이나 교환을 해주기 시작하면 인력이나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고 해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원래 의류업계의 패밀리데이는 직원 가족들을 초청해 저렴한 가격에 샘플의류를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업체들이 고객을 직원가족만으로 제한한다며 초대권을 돌린다. 하지만 재고 상품을 모아 정가의 50~90%를 할인해 판매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J업체의 한 관계자는 “재고상품뿐인데 직원들이 올 리가 있겠냐.”면서 “초대권이나 초청 이메일 등은 주변에 소문을 내라는 취지로 보내는 것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오히려 방패막이도 된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해당 의류업체의 인터넷 게시판이나 소비자관련단체 사이트 등에는 환불을 요구했더니 ‘직원도 아닌데 어떻게 행사장에 들어왔느냐. 편법으로 들어왔으니 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 들었다는 식의 고민을 토로하는 글이 적잖이 올라와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기획본부장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르면 사전고지 여부와 상관없이 환불, 교환, 반품 모두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박정용 조사관은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따르면 의복류의 경우 봉제 불량, 원단 불량, 사이즈 부정확 등 구체적인 사안별로 조정받을 수 있다.”면서 “소비자원에 분쟁해결을 신청해 제품의 하자를 증명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박성국기자 kitsch@seoul.co.kr
  • [문화행사 알림방] 희망·사랑 나눔 콘서트 열려

    ●김천문화예술회관 22일 오후 7시30분 대공연장에서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주관·연주하는 ‘희망·사랑 나눔 콘서트’가 열린다. 하성호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꾸며진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한 무료 음악회다. 초대권은 김천문화예술회관(054-420-7820), 김천농협 부곡지소(054-43 2-6048), E마트(054-420-1053)에서 받을 수 있다.
  • [씨줄날줄] 대심도(大深度)/노주석 논설위원

    가우디와 피카소, 달리와 미로의 숨결이 깃든 지중해의 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도심에서 자동차의 행렬을 찾아볼 수 없다. 고색창연한 중세풍의 건축물들이 즐비한 시가지에 전차와 자전거가 한가로이 달릴 뿐이다. 자동차는 시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론다(Ronda)’라는 지하 고속도로 속을 달리고, 건물은 외벽만 예스러울 뿐 내용물은 현대식으로 개조해서 사용한다. 겉과 속이 다른 도시지만 연간 5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줄기차게 이 도시를 찾는다. 바로셀로나의 변신은 1992년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이뤄졌다. 골자는 지하 고속도로의 건설이었다. 자동차를 도시 속으로 집어넣은 발상의 전환이 바로셀로나를 세계 최고의 ‘명품도시’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지하 차도는 이제 고전이다. 세계는 바야흐로 대심도(大深度) 철도시대에 접어들었다. 시속 100㎞ 이상의 광역 고속열차가 깊이 40m 이하의 지하세계를 쏜살같이 달린다. 미국 워싱턴 맥스 레일의 깊이는 79m이고, 러시아 모스크바 메트로는 84m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광역철도 인프라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RER는 기존 철도와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다. 경기도는 그제 총연장 145.5㎞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3개 노선을 2016년까지 지하 40∼50m에 짓는 ‘수도권 교통혁명 선포식’을 가졌다. 서울산업대 김시곤 교수에 따르면 수도권 광역철도의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인구나 면적이 비슷한 도쿄권의 11%, 런던권의 7%, 파리권의 22%에 불과하다.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 ‘느림보’ 수도권 전철과 ‘나홀로’ 승용차 출퇴근을 대신할 대심도 철도의 최고 장점은 토지보상비와 민원발생 소지가 제로에 가깝다는 점이다. 자동차 통행량이 하루 평균 88만대 줄고,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150만t 감축과 에너지 소비액 5800억원 감소는 덤이다. 갈 길이 멀고 험하지만 대심도 철도는 수도권 교통문제 해결과 환경오염 최소화, 에너지 소비감소라는 세 마리 토끼를 단숨에 잡는 대안이라 할 만하다. 성공 여하에 따라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권도전과 집권의 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청계천=이명박’ ‘대심도=김문수’라는 새로운 대권 방정식이 성립될지 주목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사고]부산에서 함께 걸어요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부산지사가 개최하는 ‘제247회 부산시민 걷기대회’가 오는 19일 열립니다. 대회에 앞서 부산시생활체육협의회 단학연구회의 기공체조 시범이 펼쳐집니다. 추첨을 통해 TV, 자전거 등 푸짐한 경품을 드립니다. ●모이는 때·곳 19일 오전 11시,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 대공원(성지곡수원지) ●행운상 제공업체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부산지사(TV), 부산시생활체육협의회(자전거), ㈜아모레퍼시픽 부산지사(화장품), ㈜트렉스타(등산화), ㈜세정(인디안패션 셔츠), 배달사(고급 시계), ㈜동마(놀이동산 초대권), 동보서적(도서상품권), ㈜학산(비트로상품교환권), 통도환타지아(자유이용권), ㈜천호식품(천호통마늘진액), 부산아쿠아리움(입장권), ㈜유앤미푸드텍(벅스햄버거) ●후원 부산광역시 부산광역시교육청 ●협찬 ㈜세정(인디안) ●문의 서울신문 부산지사 (051)462-2852 주최 서울신문 · 스포츠서울 부산지사, 부산시 생활체육협의회
  • [김형준 정치비평] 변칙과 기형의 ‘홍길동 선거’

    [김형준 정치비평] 변칙과 기형의 ‘홍길동 선거’

    재·보궐 선거가 이제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르는 국회의원 선거인 만큼 그 결과는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역대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은 예외없이 참패했고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다. 참여정부 시절 2004년 총선후 처음 실시한 2005년 4월30일 재·보궐 선거에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선거구 6곳을 포함해 23대0으로 완패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선거 직전까지 여당이 야심차게 추진한 4대 개혁입법을 온몸으로 막고자 법사위를 폐쇄하고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국회 파행을 주도했다. 더욱이 대선 비자금과 연계된 ‘차떼기 정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지만 선거에서 압승했다. 정동영·김근태 등 우리당의 유력 대권후보들이 장관으로 차출되어 선거에 관여할 수 없었지만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대표가 선거를 진두지휘한 것이 한나라당 승리의 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선거 주기가 일치하지 않는 한국적 상황에서 재·보궐 선거는 정부·여당을 중간평가하는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서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를 중간 평가가 아닌 ‘경제 살리기’ 선거로 몰아간다. 경제 한파로 크게 위축된 민심도 이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길리서치가 지난달 실시한 재·보궐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는 여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은 48.9%. 반면 ‘경제 살리기에 실패했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자는 야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은 31.7%로 나타났다. 분명 이번 재·보궐 선거는 기존 양상과는 달리 변칙과 기형이 판치는 ‘홍길동 선거’로 변질되고 있다. 서자인 관계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처럼 민주당은 전혀 예상치 못한 돌출 변수로 집권당에 대한 중간평가를 중간평가로 부르지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민주당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이번 선거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오히려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 대한 중간 평가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핵심에 정동영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 선언이 자리잡고 있다. 당의 전략 공천 방침에 반발해 정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는 배수진을 쳤다. 만약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가 현실이 되고, 그 여파로 전주 완산에도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동반 당선된다면, 민주당에 ’선거 참패 책임론’이 대두될 것이고, 당은 당권투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도 정 대표의 입지를 어렵게 만들었다. 지지 세력인 ‘노무현·386세력’이 줄줄이 구속돼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재·보궐 선거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측근 실세가 연계된 각종 게이트로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반대로 전직 대통령이 연루된 비리 사건으로 여당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재·보궐 선거가 정부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으려면, ‘박연차 게이트’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정 전 장관이 모든 것을 원점에 놓고 역사와의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가 있다면 정 전 장관은 아무리 자신의 옛 지역구에서 뜻하지 않은 선거가 치러진다 하더라도 그동안 살신성인의 자세로 대여투쟁에 앞장선 당 지도부를 향해 등 뒤에서 비수를 꽂아서는 안 된다. 현 시점에서 정 전 장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패배하더라도 승리할 수 있고, 승리하더라도 패배할 수 있다.”는 정치 역설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박연차회장 로비 스캔들]박연차 로비의혹 정치인 與 6-野 7

    박연차(64·구속) 태광실업 회장의 불법 로비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여야간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현재까지 구속된 정·관계 인사나 ‘박연차 리스트’에 올라 소환 예정인 현역 의원들의 숫자도 비슷하다. 이런 가운데 4·29 재보궐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민주당은 이번 수사가 자신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떨치지 못하는 가운데 여권 인사 수사 상황과 대차대조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미 다수의 소속 의원이 ‘리스트’에 올라 있는 만큼 검찰 수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박연대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검찰은 4월 임시국회가 열려도 박 회장의 로비 대상 의혹이 있는 국회의원들은 자진 출석 형식으로라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5일 “예우를 갖추기 위해 담당 검사들이 의원 측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곧바로 체포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권과 야권이 기막힌 균형을 이루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과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은 지난 2004년과 2005년 보궐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공천을 받았다. 반면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뇌물을 받아 구속된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송은복 전 김해시장은 여권 인사들이다. 또 특가법상 뇌물혐의로 구속된 박정규 전 민정수석과 변호사 개업 비용 등 부정한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이종찬 전 민정수석의 구도는 전 정권 인사와 현 정권 인사, 둘 다 민정수석이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박 회장과 막역한 사이라고 알려진 김혁규 전 경남지사는 민주당 대권주자였고, 정산개발 매입 부지 개발 특혜 의혹에 휩싸인 김태호 현 지사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차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으로 처음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광재 의원, 검찰 출석 날짜를 받아 놓은 서갑원 의원, 또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최철국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은 현재까지 모두 3명이다. 이들과 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 허태열·권경석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은 2명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재·보선 의미 희석시키는 민주당 갈등

    재·보궐 선거는 선출직의 빈자리가 생겼을 때 그를 채우는 행사다. 국회의원 재·보선의 경우는 몇 개의 지역 선거구에서 치러진다. 지역선거로서 중앙정치권이 개입을 자제하는 게 원론상 맞다. 그러나 이전의 사례를 돌아보면 대부분의 재·보선은 여야간 정치투쟁의 성격이 강해지면서 중앙당이 올인함으로써 분위기가 혼탁해지곤 했다. 이번에 예정된 4·29 재·보선은 여기에 더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 논쟁으로 혼탁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정 전 장관은 지난 대선과 국회의원 총선에 잇따라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주요 정당의 대선주자가 곧바로 총선에 나선 것은 모양이 사나웠다. 그것도 지역구를 옮겨 서울 동작을에서 나서면서 “이곳에 뼈를 묻겠다.”고 했던 그였다. 선거 패배 후 외국에서 머물다 그제 귀국한 정 전 장관은 주위의 비판과 반대에도 불구, 고향인 전주 덕진 재·보선 출마 고집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의 출마를 둘러싸고 민주당은 지금 내홍에 휩싸여 있다. 오늘 정세균 대표와 담판 회동을 갖는다고 하지만 봉합될지 의문이다. 대선에 나섰던 이가 자신의 이해 때문에 제1야당을 이렇듯 흔들어도 되는지 안타깝다. 국민들에게, 특히 동작을 유권자에게 사과의 말조차 않고 있으니,그런 식으로 말을 바꿔도 되는지 묻고 싶다.개인의 신의 논란을 넘어 정 전 장관이 일으키는 파문은 국가적으로 문제다. 정 전 장관이 귀국한 공항에는 2000여명의 지지자가 몰렸다. 그의 언행은 다시 대권주자의 행보에 들어선 듯 비친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야당인 민주당도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다. 이럴 때 정 전 장관이 고향을 찾아 지역감정을 일으키고 재·보선을 총선·대선처럼 이끌려 해선 안 된다. 큰 정치지도자라면 자신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지금 어떤 처신을 하는 게 큰 정치지도자인지 정 전 장관은 숙고해 보길 바란다.
  • [박대출 선임기자 정가 In&Out] 정동영-DJ와 손학규

    “형님. 동영입니다. ○○에 있습니다.” 정동영(DY)은 권노갑에게 수시로 전화했다. 2007년 대선 경선 때다. 앞서 권노갑은 병원신세를 졌다. 감옥에서 얻은 지병 때문이다. 정동영은 병문안을 갔다. 권노갑 사면 뒤에도 인사갔다. 정동영은 계속 고개 숙였다. 권노갑은 미움을 풀었다.권 전 국민회의 고문은 김대중(DJ)계의 맏형이다. 정 전 통일장관의 입당원서도 받았다. 물심 양면으로 도왔다. 2000년 12월 둘이 만났다. 정 전 장관이 얘기를 꺼냈다. “형님보고 부통령, 김현철이라고 합니다.” 이틀 뒤 ‘권노갑 퇴진론’을 선창했다. 권 전 고문은 분노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고 개탄했다.DY는 4·29 재보선 출마를 선언했다. 전주 덕진에 출마하겠단다. 원군은 많지 않다. 박지원 의원은 환영이다. DJ와 연관짓기도 한다. 반면 정세균 대표는 ‘공천불가’다. 최재성 강기정 백원우 조정식 의원은 극력 반대다. 이들에게 DY는 ‘권노갑 신세’다. 대권에 뜻을 둔 이들도 반대그룹이다. 그래서 열심히 전화를 걸고 있다. 정동영식 ‘스킨십정치’, ‘전화정치’다.손학규 전 대표와 대비된다. 처신과 행보의 차이다. 손 전 대표는 춘천에서 칩거 중이다. 부인과 농가에서 지낸다. 일 주일에 한두 번 서울에 다녀간다. 문상이나 일이 있을 때다. 새해 초 측근들과 신년회를 가졌다. 재보선 출마 얘기가 나왔다. 그는 일축했다. “장관, 도지사도 해보고, 배지도 세 번 달았다. 무슨 재보선이냐. 나에게는 큰 꿈이 있다.”1992년 12월19일. DJ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번복한다면 ‘국민을 속이고 역사를 속이는 것’이라고 했다. 3년만에 뒤집었다. DY는 “서울 동작을에 뼈를 묻겠다.”고 했다. 1년만에 “전주는 정치적 모태”라고 한다. DJ와 닮은 꼴이다.DJ의 뒤집기는 정교했다. ‘국민과 역사를 속이는’ 과정은 치밀했다. 아·태평화재단 설립(1994년)→조순 서울시장 옹립(1995년 지방선거)→정계복귀 선언→제1야당 구축(1996년 총선). 본인은 대중과 거리를 뒀다. 친위대가 대신 군불을 땠다. 추종세력이 떠미는 모양새로 복귀했다. 정 전 장관은 직접 승부수다. DJ와 다른 꼴이다.민주당이 DY 복귀를 놓고 시끄럽다. ‘상처 입은 복귀’가 될 공산이 크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출마 포기로 상처는 더 커지게 됐다. 그가 모를 리 없다. 원외 생활 6년째다. 더 오래가면 미래를 보장 못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훈평 전 의원이 동조한다. 그는 “8년을 논다면 대선 주자로선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DJ의 뒤집기를 놓고 여론은 험했다. 언론은 무차별 폭격했다. DY도 닮은 꼴이다. DJ는 1997년 초 지지도가 10%대였다. 박찬종 후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럼에도 역전을 이끌어냈다. 김종필과의 연합-이회창·이인제 분열이 먹혀들었다. 표심의 망각증도 한몫했다. DY는 22일 귀국했다. 이번 주가 내홍의 정점이 될 것 같다. 정 대표와는 전북 맹주-대권 경쟁이 걸려 있다. 공천탈락-무소속 출마는 정면 충돌이다. 절충안도 나온다. 부평을 혹은 10월 재·보선 출마 등이다. ‘뼈’, ‘모태’와 다른 지역이다. ‘살점’이란 얘긴가. 두사람의 담판이 주목된다. 손 전 지사도 ‘10월 준비설’이 나돈다. 수원 장안 재·보선 출마 얘기다. 역시 두고 볼 일이다. dc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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