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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립서비스만 하는 국회, 위선”

    朴대통령 “립서비스만 하는 국회, 위선”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국회를 겨냥, “맨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하고, 경제 걱정만 하고, 민생이 어렵다면서 자기 할 일은 안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위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주요 법안의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백날 우리 경제를 걱정하면 뭐하느냐.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도리”라며 이같이 말하고 경제활성화 법안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등의 조속한 정기국회 처리를 촉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이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면 우리 경제에 가중되는 어려움을 우리가 감당하기 참 힘들다”면서 “앞으로 국회가 다른 이유를 들어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이는 직무유기이자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를 놓쳐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렵게 되면 그때는 모두가 나서서 정부를 성토하고 책임을 물을 것인데, 이는 정부만의 책임이 아니다”면서 “경제는 정치권과 국회, 각 지자체, 국민들 모두가 힘을 합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테러방지법, 통신비밀보호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 국회에 계류된 테러방지법안들을 국회가 처리하지 않고 잠재우고 있는데 정작 사고가 터지면 정부를 비난한다”며 14년간 지연돼온 테러 관련 법안들의 처리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민주노총 등이 지난 14일 주도한 대규모 집회 시위와 관련, “이번 폭력 사태는 상습적인 불법 폭력 시위단체들이 사전에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주도하였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불법 폭력 사태’로 규정했다. 이어 “불법 폭력 행위는 대한민국의 법치를 부정하고 정부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의 유은혜 대변인은 “대국민, 대국회 선전포고를 하는 듯이 보인다”며 “박 대통령은 분열과 대립의 정치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YS 사후 ‘평가 반전’… “민주화·하나회 척결 功이 더 크다”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YS 사후 ‘평가 반전’… “민주화·하나회 척결 功이 더 크다”

    지난 7월 서울신문 창간 111주년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역대 대통령 중 누구를 가장 존경하는가’란 질문에 김영삼 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는 0.3%에 불과했다. 박정희(33.6%)·노무현(29.3%) 전 대통령은 물론 ‘숙명의 맞수’ 김대중 전 대통령(12.8%)에 한참 못 미쳤다. 전두환(1.8%) 전 대통령에 못 미쳤고 이명박(0.9%)·노태우(0.5%) 전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 8월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광복 70주년 여론조사에서도 ‘우리나라를 가장 잘 이끈 대통령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김 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는 1%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김 전 대통령이 타계한 뒤 고인에 대한 평가는 ‘과’(過)보다 ‘공’(功)으로 무게추가 쏠리는 분위기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 인색했던 야권도 예외는 아니다. “민주화의 큰 산”(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온 국민의 애도를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긍정 일색이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추모 열기나 삼삼오오 빈소와 분향소를 찾는 일반 조문객들을 보면 ‘외환위기를 불러온 대통령’보다는 민주화 투쟁과 금융실명제 등 개혁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한다. 소모적 정치 갈등이 심한 데다 사회의 큰 어른, 원로가 없는 분위기 속에서 현대사의 주역이었던 분에 대한 좋은 평가가 주를 이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김 전 대통령이 ‘하나회’ 정치군인들을 척결하지 않았다면 김대중과 노무현(정부)도 불가능했고, 그런 측면들이 뒤늦게 평가받는 것”이라며 “보수·진보의 진영 논리가 뚜렷한 상황에서 고인 같은 자유주의자가 설 땅은 없었다. 그래서 저평가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고인에 대해 야박한 평가를 하지 않는 한국 사회 특유의 문화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여전히 3당 합당의 충격은 물론 임기 중 외환위기 초래, 차남 현철씨의 국정 농단 등이 국민의 뇌리에 남아 있지만 한편으로 잠시 미뤄 놓은 것뿐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전직 대통령에 대해 호불호가 아닌 역사적 맥락에 따른 객관적 평가의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정치평론가인 박상병 박사는 “대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했던 시대적 소명을 완수했는지를 놓고 평가해야 한다. 예컨대 김영삼 전 대통령은 문민정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극복과 첫 정권 교체,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탈권위,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 경제 살리기, 박근혜 대통령은 보수의 혁신”이라면서 “동시에 시대적 소명에 걸맞은 인재풀을 등용했는지, 핵심 공약 사항을 완수했는지 등을 따져 보면 어느 정도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이념에 치우쳐 평가해서는 안 된다. 호불호에 따라 사적 감정과 이데올로기 때문에 달라질 수 있다”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필요하며 단기간에 평가가 이뤄지는 것도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도 “모든 전직 대통령은 공과가 있다. 쿠데타처럼 비정상적인 수단을 동원해 정권을 잡은 사람이 아니라면 지도자로 선출한 국민이 있고 제도적 적통성을 가진다”며 “사후에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중·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을 뜻하는 ‘양김(兩金) 시대’ 이후 통합·화합의 시대정신을 이끌어 갈 새로운 리더십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양김의 시대정신은 민주화였고 불가피하게 보스 정치나 정치의 사유화 측면도 있었지만 이젠 그런 리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양성과 다원성의 기반 위에서 협의성을 높이는 소통형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총재나 제왕적 당권을 가진 사람이 공천권을 손에 쥐고 정당을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다원화된 원내 시스템의 의사 결정 구조를 통해 당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권위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기고] 소통, 공통분모를 찾자/이종혁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장

    [기고] 소통, 공통분모를 찾자/이종혁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장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란 말은 아직도 일반 국민에게 매우 낯설다. 약 20개월간 공론화를 거쳐 6월 말 정부에 권고안을 제출하고, 정부는 권고안을 토대로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계획(안)을 한창 준비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더욱이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이 앞으로 10년 이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여론은 차분함을 넘어 무관심에 가깝다. 전기요금 인상이나 정전 사태에는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지만 사용후핵연료 관리대책 마련이란 과제는 여전히 낯설다. 왜 그럴까. 자신의 문제로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국내 전력의 30%를 담당하는 원전 운영에 당장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에너지를 마음껏 향유하는 사이 암울한 초읽기는 이미 시작됐다. 도심 한가운데 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 ‘D-며칠’이란 전광판을 세워 대국민 캠페인을 해도 모자랄 판이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앞으로 사용후핵연료 관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소통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꿀 필요가 있다. 국민에게 단순히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홍보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특정 지역사회의 문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삶과 직결되는 의제라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 사용후핵연료라는 소재보다 국민의 생활에 어떠한 편의와 불편을 초래하는 문제인지를 제대로 알려 주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 사용후핵연료는 다양한 갈등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갈등 사안일수록 공통의 문제부터 풀어 나가는 것이 순리다. 전문가는 물론 국민 대부분은 사용후핵연료 처분 시설이 불가피하며 필요하다는 상식적 대전제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할 것인가에 논의를 집중해야 한다. 다양한 의제들이 섞이게 되면 불통과 갈등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원전 정책이라는 후속 과제와 사용후핵연료라는 현실적 문제에 관한 논의는 분리돼야 한다. 그래야만 논점을 최소화하고 논의의 장을 마련할 수 있다. 안전한 관리대책 마련이라는 논의에 집중할 때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위험에 관한 통제성을 높이고 안전에 관한 기준을 극대화하는 균형 있는 논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공론이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현실적 대안에 접근해 가는 협의 과정이다. 논쟁보다 논의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게 소통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동안 사용후핵연료 문제에 대해 제각기 갈등의 ‘정답’을 주장해 왔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통분모를 찾아야 하는데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차이점을 밝히는 데 애를 쓰다 보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가적 과제인 안전한 사용후핵연료 관리 대책 마련을 정부나 원전 지역 주민만의 고민이라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 온 국민이 이를 위해 동참하고 양보와 희생으로 받아들인 지역사회를 위해 더 큰 지역 지원과 주민복지 향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지역사회에서도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심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게 될 것이다.
  • [씨줄날줄] 대통령의 유언/강동형 논설위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은 통합과 화합이다. 고인이 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아버지가) 평소에 안 쓰시던 ‘통합’과 ‘화합’을 써 무슨 의미냐고 묻자 ‘우리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이 의사 표현이 힘들었기 때문에 ‘통합과 화합’은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 남긴 마지막 글이자 유언이 된 셈이다. 김 전 대통령의 유언에서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분열과 갈등을 치유해 달라는 염원을 읽을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물론 역대 대통령의 유언에서도 시대 상황과 자신이 걸어온 길을 함축하는 의미를 읽을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유언은 동지이면서 경쟁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遺志)와 상당히 닮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유지는 화해와 용서, 평화였다. 2009년 8월 23일 이희호 여사는 국장 중 서울광장에서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화해와 용서, 평화,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의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한다. 이것이 남편의 유지”라고 밝혔다. 두 대통령의 유언이 닮았다는 것은 화해와 용서가 있어야 통합과 화합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DJ가 방법론을 이야기했다면 YS는 도달해야 할 목표를 이야기한 셈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3개월 앞서 급서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는 “사는 것이 힘들고 감옥 같다”로 시작해 자신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라고 맺고 있다. 양 김과 김종필 전 총리의 3김 시대를 역사 속에 묻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맏형이 되기를 갈망했던 ‘노 전 대통령다운 유서’라기보다는 ‘인간적인 유서’로 많은 사람이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2006년 서거한 최규하 전 대통령과 1990년 서거한 윤보선 전 대통령은 기억할 만한 유지를 남기지 않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79년 급작스런 서거로 유언을 남기지 못했지만 많은 이들이 ‘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라는 휘호를 유지로 받들고 있다. 1965년 서거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언은 신약성경 갈라디아서 5장 1절 말씀이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마라.’ 이 전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이 말이 내가 우리 민족에게 주는 유언이야. 반드시 자유를 지켜야 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해방 후 한국전쟁을 경험한 대통령에게 어울리는 유언이라 할 수 있겠다. 대통령의 유지는 한 나라를 이끌었던 지도자가 남긴 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말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하지 않겠는가.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금융실명제에서 IMF까지 ‘대통령 김영삼’의 공과

     22일 새벽 서거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공과는 어떤 역대 대통령보다 뚜렷하게 갈린다. 군부 사조직인 하나회 청산과 금융·부동산 실명제 도입 등 과감한 개혁 정책을 펼쳤다는 점은 주요 성과로 기록된다. 하지만 무리하게 시장개방 정책을 추진하다가 임기 말 외환위기를 맞은 점은 김 전 대통령의 과(過)로 지적된다.  5·16 군사정변 이후 31년간 동안의 군사정권을 종식시키고 문민 시대를 연 김 전 대통령은 임기 초 과감한 개혁으로 국민적 지지와 기대를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취임하자 마자 군부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하면서 사회 투명성을 전반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또 과거사 바로세우기 작업을 통해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들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줄줄이 구속시켰다. 쇠말뚝뽑기, 구조선총독부 철거와 같은 일제 강점기 잔재 청산 작업이 이때 이뤄졌다.  특히 “변화와 개혁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호를 내걸었던 김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둘러싼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우선 금융·부동산의 양대 실명제를 이룩해 부패 차단과 과세 형평성을 확보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힌다. 당시 가명과 차명을 쓴 금융거래가 각종 비리·부패 사건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자, 김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대통령긴급재정경제명령 16’호 발동을 통해 금융실명제를 전격 시행했다. 또 금융실명제 실시로 부동산 투기 우려가 높아지자, 1995년 부동산 실명제를 전격 도입했다.  대외적으로는 임기 전반기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점도 업적으로 꼽힌다. 하지만 OECD 가입은 급속하게 시장개방과 자본 유출입을 허용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초래했다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1997년 1월 재계 14위인 한보그룹 계열사인 한보철강 부도를 시작으로 이어진 대기업 연쇄 부도 사태는 한국을 금융위기로 몰아가게 된다. 같은 해 삼미그룹과 기아자동차의 도산 사태가 터졌으며 쌍방울그룹, 해태그룹, 고려증권, 한라그룹도 차례로 위기를 맞았다. 해외 금융기관의 부채 상환 요구에 외환보유액이 바닥나자 김영삼 정부는 1997년 11월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해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 선언을 가까스로 면했다.  집권 초 지지율이 90%에 달했던 김 전 대통령은 부패 비리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아들 김현철씨의 뇌물수수 및 권력형 비리가 드러나자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IMF 사태와 친인척 비리는 정권교체의 빌미로 작용해, 1997년 대선에서 영원한 ‘경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정권을 물려주게 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외교부 23일 부산글로벌 파트너십 연례포럼

     공적원조를 받는 상대국의 개발효과성과 민간재원의 지속가능개발목표 기여방안을 집중 조명할 제2차 부산글로벌파트너십(GPEDC) 포럼이 23~24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GPEDC는 공적원조가 효과적인 개발도상국 개발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국제규범인 ‘부산원칙’을 실천하기 위한 국제연대다. 이 연례포럼은 지난해부터 한국 정부가 개최해오고 있다.  이번 포럼에는 개도국 정부 인사를 중심으로 주요 공여국과 국제지구, 시민단체, 민간분야의 200여명에 달하는 전문가가 참석할 예정이다. 주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을 위한 부산글로벌 파트너십의 기여방안, 글로벌 기업 등 민간분야의 개발협력 참여 유도방안, 분쟁, 재난 발생국 등 취약국에서의 개발효과성 증진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임성남 외교부 차관은 개회사를 통해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 달성을 위한 부산글로벌파트너십의 역할을 독려하고 정부의 기여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최근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고 있어 이번 논의결과를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도대체 IS는 왜 그래?

    도대체 IS는 왜 그래?

    IS/하영식 지음/불어라바람아/304쪽/1만 5000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slamic State)가 저지른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로 세계가 시끄럽다. 이제 테러 하면 알카에다가 아니라 IS다. 이전 테러 집단보다 더 괴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대체 이들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분쟁전문기자인 저자는 2003년 발발한 이라크 전쟁과 2011년 시작한 시리아 내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촉발시킨 이라크 전쟁은 수니파 소수 정권인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고, 수니파 잔당들은 지하드 전사로 재무장하며 혼돈의 씨앗을 뿌렸다. 알카에다는 이러한 수니파를 중심으로 이라크 알카에다를 조직했다. IS의 출발점이다. 2010년 즈음엔 대부분의 지하드 분자들이 섬멸돼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때 서방 세계의 결정적인 실책이 있었다. 시리아에서 민주화 시위가 거세지며 국경 통제력이 상실되자 수니파 지하드 분자들이 시리아로 넘어가 무장 투쟁을 시작했다. 민주화 시위를 탄압한 아사드 정권과 맞서는 쪽에 지원된 미국과 유럽의 막대한 자금과 무기가 결국 IS로 흘러간 것이라고 저자는 추정한다. IS의 발호에 거름을 준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합리적인 무슬림으로 분류되는 쿠르드 민족, 특히 민족 전통 종교인 예디즈교를 믿는 쿠르드인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IS를 접하게 됐다. 때문에 책은 쿠르드 민족과 이슬람 문화에 대한 설명에도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저자는 “IS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과 더불어 경계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며 “IS의 사상과 실천은 반인륜적인 극단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IS는 하루빨리 없어져야 할 괴물이지만 사우디나 터키라는 중동의 대국들이 뒤에서 지원하는 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파리 연쇄 테러] 경계심 쉽게 풀리지 않겠죠 하지만 정부가 잘 하고 있어요…파리의 삶은 계속될 거예요

    [파리 연쇄 테러] 경계심 쉽게 풀리지 않겠죠 하지만 정부가 잘 하고 있어요…파리의 삶은 계속될 거예요

    프랑스 파리에서 산 지 벌써 32년이다. 영화와 와인 공부를 하고, 결혼 후 두 딸을 키운 프랑스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한국처럼, 고향이다. 범죄 없는 나라가 있을까마는 올해 프랑스 파리는 달랐다. 지난 1월 시사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가와 기자를 겨냥한 테러가 있었고, 열달 만에 다시 이슬람국가(IS)의 연쇄 테러가 터졌다.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는 살벌해졌다. 다들 생활 속에 조심하는 모습이 배어 있다. 카페나 바에는 여전히 사람은 많지만 예전만큼 북적이지는 않는다. 출퇴근 직장인들로 붐비는 시간에 버스와 지하철에도 비교적 사람들이 적다. 옆 사람과의 접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누군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거나 아랍인들을 보면 우선 피하고 돌아봐 확인하기 일쑤다. 테러가 터진 10·11구에서 멀리 떨어진 16구에 있는 NRJ 라디오 방송국에 들어가려면 소지품을 다 보여줘야 한다. 방송국 주차장에 들어갈 때는 동승자 신분증까지 확인한다. 아동 그림교실이나 일본인 노래강좌 등으로 빌리는 건물에는 담당자가 열쇠를 갖고 기다렸다가 사람들이 다 모이면 함께 들어가고, 모두 나오면 다시 문을 잠근다. 경계심은 쉬이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태도가 국민의 불안감을 빠르게 잠재우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사고 직후에 하루 세 번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시장협의회 등에서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현장을 찾고,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사건마다 개요와 향후 대처를 언론을 통해 충실히 설명한다. 정부 각료와 파리 시장, 검찰 역시 국민에게 모든 것을 공개한다. 말뿐만 아니다. 올랑드 정부는 발빠른 대처와 강력한 대응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주었다. 테러리스트의 신분을 신속히 밝혀내고 숨어 있는 리더와 공범을 추적하고 속속 검거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이 설문조사기관 오독사와 함께 한 조사에서 국민의 신뢰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 16~17일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 73%(25%는 ‘매우 잘’, 48%는 ‘어느 정도’)가 올랑드 정부에 지지를 보냈다. BFM TV는 18일(현지시간) “그는 자신의 지지율을 다소 높인 ‘샤를리 효과’를 넘어 이제는 ‘11월 13일 효과’를 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정부의 태도와 시민의식에서 프랑스의 진면목을 찾을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드러나는 ‘반이슬람 감정’은 오히려 파리에서는 더 심해지지 않았다. 원래 반이슬람 감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골이 깊어졌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으로 정부가 선동하거나 언론이 이용하지는 않는다. 젊은층은 어려서부터 이슬람 아이들과 학교에서 같이 생활하며 자라 왔기 때문에 이질감이 거의 없다. 프랑스 내 가톨릭과 유대교, 이슬람 등 각 종교인 대표들이 모여 연대감을 보여준다. 무슬림들은 자신의 모스크를 공개하면서 “이슬람과 테러리스트를 혼합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한다. 물론 극우파도 있다. 국민전선의 수장 마린 르펜은 “프랑스는 프랑스인을 위한 국가”라면서 “(난민을 포함한) 이민자를 모두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올랑드 대통령이 사고 직후 각 정당 대표를 엘리제궁으로 초대했을 때도, 지난 17일에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줄기차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2005년 파리 외곽에서 빈민 이민자들이 벌인 대규모 소요 사태를 겪어도 프랑스는 자유·평등·박애의 가치를 지켜 왔다. 정부가 신뢰와 의지를 보여주고 국민이 연대하는 한, 반목과 불신 대신 이 세 가지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되리라 믿는다.
  • 與, 세월호 특조위 대통령 행적조사 제동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범위를 놓고 여권이 강력 반발하면서 정치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특조위 이헌 부위원장 등 새누리당 추천 위원 5명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특조위가 전날 비공개 상임위를 열어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조사하자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 “특조위가 일탈을 중단하지 않으면 총사퇴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여당 측 위원들은 순조로운 조사 활동을 위해 당일 청와대 대응 등 5개 사항에 대한 조사 개시 결정에 찬성한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박 대통령의 당일 행적을 조사하겠다는 것은 엉뚱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총력 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 착수는 정치적 중립성 의무에 위반된 것”이라며 “대통령 행적 조사가 도대체 세월호 진상 조사와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유감을 표명했다. 김무성 대표도 “원 원내대표와 생각이 똑같다”고 힘을 실어 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 새누리당 간사인 안효대 의원과 문정림 원내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지난해 7월 국정조사 등을 통해 이미 밝혀진 사안임에도 재조사하겠다는 것은 무분별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특조위의 활동시한 연장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특조위 예산을 삭감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소장파 의원 모임 ‘아침소리’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박종운 안전사회 소위원장은 한 포럼에 참석해 ‘박 대통령을 능지처참하고 박정희 대통령을 부관참시해야 한다’는 유가족 발언에 박수를 쳤다”면서 박 소위원장의 사퇴와 특조위 차원의 대국민 사과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해양수산부가 특조위 여당 추천 위원과 여당 의원들에게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 방안’이라는 문서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해수부의 행동지침은 특조위의 진상조사권을 훼손하는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농해수위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특조위의 독립성을 포기하고 유족들과 국민을 속이고 우롱하는 처사”라면서 “여당과 이헌 부위원장은 특조위의 진상 조사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세월호 유가족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피해자들은 청와대나 박 대통령을 타깃으로 조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성역 없는 조사 활동을 보장하라는 것”이라면서 “성역 없는 조사 활동에 왜 청와대만 빠져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北 나선특구 개방 실험 남북경협 물꼬로

    북한이 ‘나선(나진·선봉)경제특구’ 개발에 대한 종합 계획을 어제 공개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인 ‘내 나라’는 7개 분야의 개발 계획과 함께 50여개의 나선경제무역지대 투자 관련 법규를 게재했다. 투자자가 합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을 제한 없이 가져갈 수 있고 기업은 경영과 이윤 분배 방안을 독자적으로 결정한 권리도 명시했다. 나진 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한 지 24년 만에 개발계획 완결판을 내놓았다. 북한의 나진경제특구 종합개발은 외국 자본에 대해 자유로운 경영활동과 이윤 보장 등 자본주의 시장경제 요소를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홍콩식 일국양제(一國兩制)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국 투자기업의 기업소득세 역시 다양한 우대 조건을 앞세워 투자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남·북·러 물류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경제 병진 정책을 천명하며 국제적으로 고립의 길을 자초했던 김정은 정권의 기존 행보에 비춰 이번에 발표한 경제특구 개발계획은 참으로 파격적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본뜬 ‘사회주의식 개발정책’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성공 여부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북한은 지난 2년간 총 19개의 중앙·지방급 경제개발구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황금평 등 5개 경제특구를 더하면 경제특구는 모두 24개에 이른다. 하지만 북·중, 북·러 합영투자를 제외하면 외국인 투자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북핵·미사일 문제 등으로 인한 국제적 제재를 완화하지 못하는 한 성공 가능성이 지극히 작다는 의미다. 과거 중국과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의 개혁 개방의 성공은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수라는 점을 북한 당국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북핵과 미사일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북한의 개혁 개방 자체가 요원한 것이 현실이지만 이 문제는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하루아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달 초 통일준비위 6차회의에 참석해 ‘남북교류협력 사무소 설치’를 제안하면서 ‘남북 민간 교류 확산’을 강조한 것도 북핵 문제와 분리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인내심을 갖고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겠다는 현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이 멈춰서는 안 된다. 나진경제특구 개발 계획은 아직 청사진에 불과하고 많은 난관이 놓여 있지만 남북 경협의 물꼬를 트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향한 연결 고리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사설] 글로벌 디플레, 과감한 선제 대응 급하다

    한국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국내 경제의 여건 악화,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미국의 ‘나홀로’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린 데 따른 불안감이다. 미국이 다음달 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국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빅이슈로 등장해 회사채 시장마저 얼어붙고 있다. 반면 저금리로 시장에 풀린 돈은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단기 부동자금이 900조원을 넘는다. 시장에서 보는 불안감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기업들의 상황 인식에 귀 기울여야 한다. 세계 경기의 대이변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당장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게 미 금리 인상 후폭풍이다. 세계 7위 수준의 외환보유고(2014년 말 기준 3636억 달러), 세계 13위 경제대국으로서의 경제신뢰도 등을 고려하면 외환위기, 금융위기 때처럼 급격한 자금 이탈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미 금리 인상은 세계 경기와 자금 순환에 큰 파장을 몰고 온다. 우리 경제는 물론 중국, 일본, 신흥국 등에 적잖은 충격을 미칠 게 뻔하다. 특히 금리를 더 내려도 시원찮을 판에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우리로서는 여간 걱정이 아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세계 경제에 엄습할 디플레 공포다.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소비자는 앞으로 물가가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지갑을 닫는다. 기업은 재고가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생산을 줄인다. 생산과 소비가 급감하면서 저물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다. 이런 징후는 이미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고, 중국·일본에 이어 우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7%대 성장을 포기한 중국은 경착륙 우려와 함께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틀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경고가 들린다. 일본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2011년 이후 2~3%대 성장률에 그쳤던 우리 경제도 올해와 내년에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디플레의 덫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연간 0.6~0.7%에 그쳐 1958년 이후 5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단적인 예다. 수출과 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률 둔화와 우리 어깨를 짓누르는 가계부채·기업부채 등의 내부 악재를 털어 내려면 경제 체질 개선이 답이다. 그나마 기업별로 빅딜과 구조조정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정부와 채권단이 한계기업 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다행이다. 삼성그룹이 지난 1년간 5000여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한 게 무엇을 말해 주겠나.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저성장 디플레라는 쓰나미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업종·산업별 고부가가치 창출을 유도하고, 각종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같은 노동시장의 시스템 개선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필요하다면 미국·일본 등이 막대한 양적완화를 통해 일시적인 소비 진작에 나서 성공했듯이 우리도 내수 부진 타개를 위한 과감한 금리정책도 고려해야 한다. 경제는 타이밍이라고 한다. 위기 인식에 따른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만이 살길이다.
  • “한류 콘텐츠 불법 복제·전송 FTA로 막아야”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화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신흥시장 내 드라마, 영화, 음악 등 한류 콘텐츠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전방적으로 제기됐다. 암호화를 통해 저작물 접근 통제 장치를 마련하거나 민·형사상 절차를 FTA 규정에 명문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한국저작권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 ‘신흥시장 내 한류 콘텐츠 보호에 관한 주요 의제 및 대응 전략’이란 주제로 FTA 저작권 협상 전략회의를 열어 한국-중미 FTA 및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의 저작권 협상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유명희 산업부 FTA 교섭관을 비롯해 문화부, 한국저작권위원회,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앤장 변호사 등 관련 전문가 16명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모바일 네트워크 확산 등 신흥 시장의 디지털 환경 변화를 고려해 한류 콘텐츠 보호를 위한 FTA 협상을 전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경수 저작권위원회 수석연구위원은 “드라마, 음악 등 한류 콘텐츠가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주로 유통되고 있다”면서 “FTA를 통해 저작물 접근통제 장치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반복적 저작권 침해에 대응할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물 접근통제 장치는 보호 대상 저작물에 대한 접근을 방지 및 억제하기 위한 기술적 보호 조치로서 DVD 지역코드나 소프트웨어 접근 암호 등이 해당한다.  우리나라 TV 방송이 현지에서 불법 복제·전송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송과 위성 신호의 보호에 관한 조항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저작권법 전문가들은 신흥시장에서 저작권 침해 관련 민·형사상 절차가 명확하게 규정될 경우 한류 콘텐츠 보호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민사 소송시 침해자에게 침해 관련 정보를 제출하도록 명령하는 제도, 민·형사 소송시 저작권자 추정 제도 등이 FTA를 통해 상대국에 도입되면 우리 권리자가 현지에서 진행되는 저작물 침해 관련 소송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명희 산업부 FTA교섭관은 “신흥시장 내 한류 콘텐츠 보호가 강화될 수 있도록 현지 저작권 보호 제도와 침해 사례를 관계부처와 면밀히 파악해 한-중미 FTA과 RCEP 협상에서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박현갑의 시사 궁금증 풀이 10] 테러 막겠다고 헌법개정?

    [박현갑의 시사 궁금증 풀이 10] 테러 막겠다고 헌법개정?

     테러를 막겠다고 헌법까지 개정한다고?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프랑스 파리에서의 테러로 전 세계가 테러와의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는 두차례에 걸쳐 IS근거지에 대한 공습에 나선 가운데 테러대책으로 개헌까지 거론하고 있다. 평소 유약하다는 평을 받고있던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베르사이유 궁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면서 테러를 저지를 위험이 있는 사람에 대해 국적 박탈이나 추방 등의 예외적인 조처를 하기위해 개헌까지 필요하다고 했다.올랑드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것은 2012년 취임 뒤 처음이었다. ● 국적 박탈-추방 등 조치... 비강계엄 조항 개정 의지 그런데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테러근절을 위해 개헌까지 거론했다는 점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다. 테러근절을 위한 예방책 마련은 개별 입법사항으로도 마련할 수 있기때문이다. 우리 정부 대책을 보더라도 그렇다. 법무부는 18일 테러 대책의 하나로 해외동포를 포함한 외국인이 출국할 때에도 인적사항을 조회하고 나서 항공사가 탑승권을 발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올랑드 대통령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 헌법 16조와 36조를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파악되었다. 프랑스 헌법 16조 1항은 공화국의 제도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제협약의 집행이 심각하고 직접적으로 위협받고, 헌법에 의한 공권력의 정상적인 기능이 정지되는 경우에 공화국 대통령은 수상 양원의 의장 헌법재판소장과 공식협의를 거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고 되어 있다. 36조 1항은 계엄선포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데크레로 이뤄진다고 되어 있다. 헌법 재판소의 한동훈 책임연구관은 이와 관련, “프랑스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올랑드 대통령은 우리 헌법상 긴급명령권과 계엄선포에 각각 해당하는 16조와 36조로는 이번 테러같은 새로운 국가위기상황에 대처하기가 적절하지 않아 개헌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물리적 근절책보다 ‘공존’에 바탕 둔 근본적 대책 중요 자유 평등 박애를 강조하는 문명국가이자 관용과 연대로 다름을 포용하던 프랑스가 테러로 인해 헌법개정까지 거론해야 하는 작금의 상황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증오와 보복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염려스럽다. 올랑드 대통령은 IS를 완전히 제거하겠다고 했지만 인간의 세계관이란 제어될 성질의 것인 아니지 않나.  세계 최강 대국 미국의 상황도 녹록치않다. 미국 사회에서 가장 차별받는 대상은 무슬림(이슬람 신자)으로 나타났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공공종교연구소(PRRI)가 17일 공개한 여론조사로는, 응답자의 70%가 사회 각 분야에서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게이와 레즈비언 등 동성애자들이 차별받는다는 답변이 68%였고, 흑인(63%), 히스패닉(56%) 등의 순으로 차별받는다는 인식이 있었다.  테러는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만행이다. 근절해야 한다. 근절하려면 IS같은 테러행위자에 대한 공격 등 물리적 대책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 근본적 대책이라고 하면 테러동기 요인을 파악해 이러한 요인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서방과 이슬람의 공존이다. 이는 법 개정만으로 해결할 수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문명사회가 무슬림과 비무슬림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 우려스럽다. 박현갑 기자 eagleduo@seoul.co.kr
  • 朴대통령 “APEC 경제통합 심화 속도 내야”

    朴대통령 “APEC 경제통합 심화 속도 내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APEC 기업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 APEC과 태평양동맹(PA) 간 비공식 대화 등의 일정을 통해 ‘복원력 있는 포용적 성장’과 관련한 한국의 정책 경험을 소개하고 의견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ABAC에서 서비스 산업을 통한 아·태 지역의 성장, 지속가능개발 증진 등에 대해 우리의 정책 경험을 소개하고 역내 구체적인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APEC 사무국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APEC 창설 후 처음으로 2012년부터 역내 교역량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밑돌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이제는 APEC 회원국도 ‘평소 같은 성장’(Growth as usual)이 더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저성장의 고착화를 막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통합의 심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한·필리핀, 한·캐나다 정상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연간 160여만명의 인적 교류와 1만명이 넘는 한국 내 결혼이민자는 양국 관계 발전의 토대가 되고 있는데,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들이 상대국에서 안전하게 체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필리핀 내에서 잇따르고 있는 우리 국민의 피살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필리핀 정부가 우리 국민 보호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아키노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민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보호 조치를 취해 왔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호 조치를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는 첫 회담으로 캐나다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부친이신 고 피에르 트뤼도 총리께서는 캐나다 발전의 기틀을 다졌을 뿐 아니라 대외 정책에서도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하셨다”고 평가했다. 트뤼도 총리는 “두 나라는 굉장히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 왔다. 앞으로도 이 관계를 쌓아 나가고 경제적 번영까지도 같이 공동으로 일궈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닐라(필리핀)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파리 연쇄 테러] “파리처럼… 레바논·이라크 아픔도 관심 가져주세요”

    “파리를 위한 것처럼 베이루트를 위해 기도해주세요.”(Let´s pray for Beirut the same way we´re praying for Paris.) 자신을 레바논 출신이라고 밝힌 자유기고가 엘레인 요세프는 온라인 매체 ‘엘리펀트 저널’에 글을 올렸다. 그는 “파리에서 일어난 일은 전 세계가 알고 있지만, 우리에게 생긴 일은 거의 알지 못한다”면서 지난 12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에서 일어난 자살 폭탄 테러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나기 전날인 12일 베이루트에서 테러범 2명이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해 최소 43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파리 테러 당일인 13일에는 이라크 바그다드 근교 하이 알아말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에서 숨진 군인을 위한 추모식에 남성 2명이 폭탄을 터뜨려 21명이 사망하고, 40명 이상이 부상했다. 파리 테러 직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대표 건축물을 프랑스 국기처럼 파란색, 흰색, 빨간색 조명으로 장식하고 각국 지도자들은 앞다퉈 추모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레바논이나 이라크의 테러 희생자를 기리는 움직임은 거의 없다. 테러의 충격에, 국제사회의 위로와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박탈감이 더해져 레바논과 이라크인들은 또 다른 차원의 슬픔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이중 잣대’에 대한 아랍인들의 비탄과 분노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이 파리 테러 관련 기능을 도입하면서 커졌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추모 의미를 담아 프로필 사진을 프랑스 국기 삼색으로 바꿀 수 있게 하고, 프랑스에 있으면 클릭 한번으로 이웃에게 무사하다고 알릴 수 있는 ‘안전 확인’ 기능을 도입했다. 그러나 레바논이나 이라크 테러와 관련해서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 레바논의 블로거인 조이 아유브는 “우리는 페이스북의 안전확인 버튼도 없고 강대국 지도자들의 성명이나 수백만 네티즌들의 애도 물결도 없었다”고 말했다. 레바논인 의사인 엘리 파르스 역시 “우리 국민이 죽었을 때 기념물에 추모 조명을 비추지도, 애도 메시지를 보내지도 않았다”면서 “그들에게 우리 죽음은 지구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 국제뉴스 중에서도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 부스러기 같은 것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요세프는 “이중잣대를 멈추라. 테러로 인한 죽음에 대해 예외 없이, 변명 없이, 모든 애도를 표시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안전확인’ 논란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자 성명을 내고 “원래 이 기능은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도입되지만 앞으로 여러 비극적 상황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셜 뉴스사이트 매셔블은 온라인 사진편집사이트 루나픽(Lunapic)을 통해 두 나라 국기를 합친 페이스북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신의 한수를 부탁해

    신의 한수를 부탁해

    17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열린 제15회 중구청장배 어르신 장기대회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대국을 벌이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서울광장] 골목길에 묻힌 신화와 전설을 찾아내자/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골목길에 묻힌 신화와 전설을 찾아내자/이동구 논설위원

    골목길에 묻혀 있는 역사와 민초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찾는 데 관심을 쏟는 자치단체들이 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로 보이나 잘 다듬으면 새로운 수입원이자 지역을 세계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관광 아이템을 찾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인천 남구가 지역의 전설과 구전돼 온 이야기들을 담은 8종의 이야기책을 발간한 것은 이런 연유로 눈길이 간다. 지역에 있는 문학산의 전설, 숭의동 우각로 주민들의 사연, 동네 바위에 얽힌 설화 등을 주민들이 직접 찾아내고 책으로 이야기를 완성해 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경인선 기공식을 이곳에서 개최한 사연을 비롯해 향락의 거리로 유명했던 옐로하우스와 독갑다리 이야기 등도 수록했다. 2018년까지 지역의 역사 등을 담은 책 4권을 더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 중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유성룡 선생의 생가터를 활용해 ‘서애길’과 ‘충무공 생가 복원’을 준비하고 있다. 조선시대 활자를 주조해 서적을 발간하던 ‘주자소 터’의 복원도 꿈꾸고 있다. 특히 한국 천주교 순교의 역사를 간직한 서소문공원 일대를 순례길 등 역사 유적지로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도심 속 골목길에 묻혀 있는 역사를 바탕으로 이야기보따리를 찾아내려는 것이다. 지방의 도시들은 한 발 더 앞서 있다. 지역과 관련된 신화와 전설들을 바탕으로 축제를 만들어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을 뿐 아니라 연고권 찾기에 행정기관 간의 마찰도 불사하고 있다. 전남 곡성군이 심청의 이야기를 토대로 축제를 만들었고, 전북 완주군과 김제시는 콩쥐팥쥐 이야기에 대한 연고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남원시는 흥부와 놀부의 고향임을, 전남 장성군은 홍길동의 연고권을 주장하며 생가복원, 축제 등으로 관광자원을 만들어 내고 있다. 냉철하게 보면 우리의 자연경관과 역사, 문화유적은 관광 대국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랜드캐니언이나 나이아가라폭포와 같은 거대하고 신비로운 자연경관을 갖지는 못했다. 중국의 자금성이나 만리장성, 인도의 타지마할과 같은 유적지와 비교하면 우리의 역사, 문화 유적들은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세계경제포럼(WEF)은 2015년 관광경쟁력 보고서를 통해 우리의 자연자원 경쟁력에 세계 107위라는 순위를 매겼을까 싶다. 이런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세계인이 찾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관광지가 되려면 좀 더 흥미로운 소재 거리가 필요하다. 케이팝과 드라마 등 문화 한류가 그동안 그 역할을 해 왔다. 단시간 내에 외국인들을 끌어들이는 데 한류가 가장 큰 영향을 발휘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남이섬이 드라마 ‘겨울연가’로 알려지면서 한 해 수만 명의 내외국인이 찾는 명소가 됐고,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서울을 찾거나 찾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서울시가 시민들의 불편을 감수하고 할리우드 대작 영화(어벤져스2, 미션임파서블 등)의 도심 촬영을 유치했던 것도 이 같은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시아권에서조차 8위에 머물고 있는 관광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면 한류를 한 단계 더 성숙시켜야만 한다. 케이팝과 드라마 위주의 한류에 안주해 있을 수는 없다. 팔만대장경, 조선왕조실록 등 유네스코가 인정한 지적 유산들을 활용하든, 도심의 골목마다 숨어 있을 아름다운 신화와 전설들을 찾아내든 한층 더 풍부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찾아내야 한다. 중국, 일본 관광객 위주의 쏠림 현상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서양의 신데렐라 못지않은 재미있고 교훈이 담긴 이야기들이 많은데 잘 알려지지 않아 책을 만들게 됐다”는 지방 공무원의 설명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랑겔리니 해안바위에 설치된 1.25m짜리 작은 인어상이 세계인들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된 데는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가 있었다. 뉴욕 5번가를 세계인들이 찾고 싶어 하는 거리로 만든 것은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란 영화 한 편이었다. 이보다 더 멋진 이야기보따리가 우리의 골목길에 묻혀 있을지 모를 일이다. yidonggu@seoul.co.kr
  • [파리 연쇄 테러] ‘위장 난민’ 공포에 美 27개주 “수용 거부”… 북유럽 국경 통제

    [파리 연쇄 테러] ‘위장 난민’ 공포에 美 27개주 “수용 거부”… 북유럽 국경 통제

    ‘쌍둥이 여권’이 발견됐다. 지난 13일 밤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린 파리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스타디움 입구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자행한 아흐마드 알무함마드(25)의 것과 사진만 다를 뿐 이름과 주소가 동일한 시리아 여권이다. 세르비아 경찰은 프레소보 난민센터에서 이 같은 여권을 소지한 시리아인 남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세르비아 당국은 현재 두 여권 모두 위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는 즉각 상대국 국경을 폐쇄하는 긴급 조치에 합의했다고 세르비아의 RTS방송은 전했다. 가디언은 “(IS의) 테러리스트들을 오스트리아 빈까지, 혹은 그보다 멀리 이동시키기 위한 연결망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테러범들이 난민 틈에 섞여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전 세계에 반난민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AFP는 파리 도심을 휩쓴 연쇄 테러의 ‘역풍’ 탓에 EU의 난민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일부 동유럽 국가가 국경 통제에 나선 데 이어 비교적 관대한 난민 정책을 고집해온 스웨덴조차 국경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핀란드, 노르웨이 등 다른 북유럽 국가들도 국경 통제에 돌입했고, 슬로베니아 정부는 국경에 철조망 설치를 시작했다. 폴란드 정부는 아예 EU 회원국이 합의한 난민 분산 수용 정책 실행을 거부하고 나섰다. ‘위장 난민’ 근절 대책이 나올 때까지 난민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이다.유럽 각국은 올해에만 60만명 넘는 중동 난민을 받아들였다. 미국에서도 전체의 절반이 넘는 27개 주가 시리아 난민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자유당 정권이 들어선 캐나다에서도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2만 5000여명 난민 수용 계획안이 장벽에 부딪혔다. 일부 주에서 유예를 요청했고, 이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6만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 같은 역풍에도 불구하고 EU 등 서방국들은 난민 분산 수용 약속을 이행하는 등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지난 16일 테러와 난민 문제로 2시간 40분간 격론을 벌인 뒤 공동 책임을 강조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난민들은) 누군가의 부모이고, 또 자녀”라며 “박애 정신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고,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파리 테러를 자행한 범인들은 망명 신청자가 아닌 범죄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佛, IS 근거지 20차례 집중 폭격… 지휘본부·무기고 초토화

    佛, IS 근거지 20차례 집중 폭격… 지휘본부·무기고 초토화

    프랑스가 파리 테러 발생 이틀 만에 테러 배후인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응징에 나섰다. 시리아 내 IS 근거지인 락까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가운데 터키 안탈리아에 모인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IS의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프랑스 국방부가 15일 밤(현지시간) 프랑스군 전투기 10대를 포함한 항공기 12대가 IS의 사실상 수도 락까에 20차례 폭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고 AFP 등이 이날 보도했다. 프랑스군의 공습은 시리아 시간으로 15일 오후 8시 50분쯤 시작됐으며 IS의 지휘본부, 대원 모병소, 무기고, 훈련시설 등을 주로 타격했다. 미국은 프랑스에 IS 시설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등 이번 공습을 도왔다. 하지만 프랑스 공습으로 인한 IS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락까 현지 활동가에 따르면 프랑스군 전투기는 지휘본부와 감옥 등 IS의 몇몇 핵심 시설을 파괴하는 데 성공했으나 IS 대원들은 공습 전에 이미 건물에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IS 소속 매체 아마끄는 “공습으로 사망한 IS 대원은 없다”고 밝혔다. 파리 테러를 계기로 프랑스의 대IS 전략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프랑스는 IS를 겨냥해 이라크와 시리아 등 2곳에서 동시에 공습을 벌여 온 유일한 국가다. IS 격퇴의 고삐를 죄기 위해 새달 핵항공모함인 ‘샤를드골’함을 걸프 해역에 투입할 예정이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IS가 재정 확보를 위해 석유와 가스를 암시장에 팔고 있다”며 “공습의 목표는 IS의 석유와 가스시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파리에 있는 싱크탱크인 테러리즘분석센터의 샤를르 브리자르 연구원은 “IS가 통제 가능한 영토를 가지고 있는 한 재정과 자원을 끊을 수는 없다”면서 “IS를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몰아내려면 지역 강대국들과 함께 지상군을 파견해야 한다”며 공습 작전의 한계를 지적했다. 미국은 여전히 지상군 파견에 회의적이며 공습을 통해 IS 세력을 격퇴한다는 현행 전략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벤 로즈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15일 ABC 등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IS를 겨냥한 공습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겠지만 미국 지상군을 파견하는 방안은 해법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16일 테러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별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G20 정상들은 성명에서 “외국 테러리스트의 급속한 유입”을 경고하며 테러리스트의 이동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국경 통제와 항공 안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G20 정상회의에서 미·러 정상은 따로 만나 시리아 문제를 논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별도 양자 회담을 하고 이슬람 테러와 난민 사태의 원인이 되는 시리아 내전에 대한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세계 첫 현대적 학술지 발간·심사시스템 도입… 근현대 과학의 중심 된 英왕립학회

    ‘눌리우스 인 베르바’(Nullius in verba)라는 말을 들어봤나. ‘누구의 말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인데, 근대과학의 회의주의를 나타내는 문장이자 영국왕립학회의 모토이기도 하지. 소개가 늦었군. 난 크리스토퍼 렌(1632~1723)경일세. 런던 대화재 후 런던 재건 계획을 제안하고 세인트폴 대성당과 그리니치 병원, 햄프턴코트 신관 등을 건설한 것 때문에 나를 건축가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군. 하지만 나는 1657년 옥스퍼드대 천문학 교수로 경력을 시작한 수학자이자 과학자이기도 하다네. 건축가로서 경력도 자랑스럽지만 내 평생 가장 잘한 것은 왕립학회를 만든 것이라네. 지금은 1604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내가 처음 학회를 만들었을 때는 12명으로 시작했지. 지금으로부터 355년 전인 1660년 11월 28일 과학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을 불러 모아 천문학 강연을 했는데, 강연이 끝난 뒤 사람들이 과학과 관련해 유용한 지식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단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내면서 왕립학회가 태동했다네. 이후 찰스 2세 국왕을 회원으로 모신 뒤 1662년 ‘자연과학 진흥을 위한 런던 왕립학회’라는 이름과 함께 국왕의 특허장을 받게 됐지. 물질적 지원은 없지만 왕실에서 인정을 받게 되자 우리보다 빨리 시작된 각종 과학자들의 모임인 ‘인비저블 칼리지’까지 흡수하면서 규모가 커지게 됐다네. 많은 사람이 우리 왕립학회가 어떻게 근대와 현대과학의 중심에 서게 됐는지를 궁금해하더군. 살짝만 얘기해 주겠네. 우리 학회는 1665년에 세계 최초의 정기간행 학술지인 ‘철학회보’를 발간했고 오늘날 대부분의 학술지나 학회에서 적용하고 있는 ‘동료 평가제도’를 최초로 도입하는 등 과학의 객관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네. 학회보 간행 초기부터 외국과학자들에게도 문호를 열어주고 마이클 패러데이(1791~1867, 화학자·물리학자)처럼 명문가 출신이 아니더라도 성실성과 창의성만 갖추고 있다면 회원으로 받아들이는 개방성도 우리 학회의 특징 중 하나지. 섬나라 영국이 18~19세기 최고 강대국으로 자리잡게 된 배경에 ‘과학과 기술’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 그 핵심에는 우리 학회가 있었고 말이야. 우리 학회와 왕실이 소장한 17~19세기 희귀 과학실험장치와 자료들을 통해 영국 근대과학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한국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네. 영국에서 과학은 문화 그 자체라네. 과학이 문화가 아니라 단지 경제발전의 도구처럼 다뤄져서는 한계에 부딪힌 사실을 명심해 주게나.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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