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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진 칼럼] 유일호 경제팀에 바란다

    [손성진 칼럼] 유일호 경제팀에 바란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보면 측은지심부터 생긴다. 엄중한 경제 상황은 말할 것도 없지만 둘러싼 현실은 숨이 막힐 지경일 것이다. 우군도 없다. 일도 하기 전에 깎아내리기부터 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것은 외생변수 탓이 크다. 하루가 멀다 하고 우울한 소식들이 줄을 잇는다. 중국의 바오치(保七·7% 경제성장률 유지)가 무너졌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0.2% 포인트 낮췄다. 인위적인 정책으로 현실을 타개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웬만한 카드는 다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유 부총리가 ‘백병전’과 같은 군대 용어를 쓰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지만 뾰족한 묘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일 테다. 재정·통화 정책도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마당에 외국 자본의 이탈이 걱정돼 저금리를 고수할 수도 없다. 대규모 재정 확대도 선뜻 말을 꺼내기 어렵다. 양적완화 등 ‘아베노믹스’의 ‘화살 세 개’도 모두 과녁을 맞히지 못한 마당이다. ‘케인스식’은 이미 ‘낡은 정책’이 돼 버렸다. 성숙한 경제 체제에서는 인위성이 가미될수록 부작용이 비례해서 커진다. ‘한국판 뉴딜’이라는 4대강 사업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한 채 논란만 부추겼다. ‘소득환류세제 3종 세트’도 현실과 괴리된 정책이었음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부동산 부양은 가계부채를 늘렸고 그 탓에 소비가 도리어 줄어 내수진작이란 목표에 역행하고 말았다. 정책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어려울수록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유 부총리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한국 경제는 시장경제이므로 시장이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는 정책 과잉의 연속이었다. 5공 때부터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해 왔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정부 개입의 부작용은 최근 중국의 예에서도 알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주식시장과 환율 개입은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다만, 개입 자제를 방임이라고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히 있다. 경제주체들이 마음껏 경제 활동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탁상공론적인 대책을 양산해 낼 게 아니라 현장을 뛰면서 애로를 청취하라는 것이다. 기업과 가계 활동의 걸림돌이 뭔지 듣고 제거해 주라는 말이다. 그게 규제완화다. 어느 기업의 고위 임원은 “중국과 일본은 고위 관료들이 해외 수주에 동행해 그쪽 정부와 적극적으로 접촉하면서 도와주더라”라며 우리 정부의 무관심을 탓했다. 유일호 팀이 할 일은 바로 이런 것이다. 한국의 주요 산업은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휴대전화나 자동차 분야는 기술과 가격 양면에서 중국에 따라잡혔다. 새로운 미래 산업을 발굴하고 키우는 데 민관이 하나가 돼야 한다. 5년, 10년 안에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는 침몰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정부가 선두에 서서 지휘해야 한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내수를 키우려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인구 정책의 획기적인 변화가 없이는 미봉책에 그칠 뿐이다. 외국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시리아 난민에게 문을 열어 준 캐나다를 보라. 인류애 이전에 인구·경제적인 정책적 고려가 없지 않았을 것이다. 관광대국 또한 안이한 공직자들의 자세로는 어림도 없다. 중국이라는 최대의 관광객 자원을 바로 옆에 두고서도 우리의 인식은 너무 한가하다. 일본 후쿠오카는 우리의 대전만 한 도시인데 외국 관광객들을 위한 서비스가 완벽할 정도다. 외유성 출장만 다녀올 게 아니라 실제로 체험하고 배워서 우리 관광 정책에 반영해야 발전이 있지 않겠는가. 야당의 도움이 없으면 안 되는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도 중요하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경제팀이 할 일은 많다. 국회 탓만 하고 있기에는 시간이 없다. 시장의 자율을 중시하면서도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지원하는 게 경제팀의 역할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런 판국에 뭘 하고 있느냐는 비난을 들으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부화뇌동하지 않는 경제팀이 되기를 대다수 국민은 바랄 것이다.
  • 블링컨 “中도 대북제재 공감… 특별한 역할 있다”

    블링컨 “中도 대북제재 공감… 특별한 역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이 20일 한국 정부 외교·안보 수장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중국의 ‘특별한 역할’을 강조한 뒤 중국으로 떠났다. 미 국무부 2인자가 직접 중국을 찾은 만큼 추가 대북 제재 논의에서 중국 측의 입장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블링컨 부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을 잇따라 만났다. 연쇄 회동 직후 블링컨 부장관은 기자들에게 “북한과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하면 중국은 특별한 역할이 있다”며 “중국이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의 모든 무역은 사실상 중국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북한에 대해 더 많은 영향력이 있다”며 북·중 무역을 직접 거론했다. 추가 대북 제재 차원에서 중국의 대북 무역 축소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더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논란에 대해선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등 한·미·일 공조를 중심으로 연일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이 이미 ‘북핵 불용’의 입장을 밝힌 만큼 대국으로서의 의미 있는 실천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블링컨 부장관은 이날 방중 직전 중견 언론인들을 따로 만난 자리에서 “대북 제재에 대해 중국도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중국을 어떻게 동참시킬지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외교적 노력으로 관계 개선을 이뤄낸 이란, 쿠바, 미얀마 등을 언급하며 “북한도 그리 될 거란 기대가 있었는데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어 실망스럽다”는 뜻도 전했다.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한 미·중 간 담판은 중국이 어느 수준에서 추가 제재를 동의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날 방중한 블링컨 부장관도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 등 중국 측과 주로 제재 강도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전략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제재 강화는 동의해도 김정은 체제가 흔들릴 정도로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미·중이 어떻게 합의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한국관광공사] “전문가 키워 관광 콘텐츠 확충… 열쇠는 접근성·볼거리”

    [공기업 사람들 한국관광공사] “전문가 키워 관광 콘텐츠 확충… 열쇠는 접근성·볼거리”

    “결국은 사람입니다.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강력한 맨파워를 갖도록 북돋워 주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들을 운용해서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관광 콘텐츠를 확충하는 것, 그게 한국관광공사가 지향해야 할 길입니다.” 정창수(59)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관광공사의 미래 비전이다. 그가 밝힌 관광대국으로 가는 길은 비교적 간명하다. 먼저 관광공사를 강력한 전문가 집단으로 만드는 것이다. 국내 관광산업을 실질적으로 이끌 선도적 지위는 역시 관광공사의 몫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 사장은 이를 위해 “예산을 아끼지 않고, 제도 개선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직원들에게도 늘 전문성을 갖추라고 주문한다. 그가 보는 관광의 핵심은 접근성과 볼거리, 즉 콘텐츠다. 그의 논지를 요약하면 이렇다. 외래관광객을 2000만~3000만명으로 늘리려면 그들이 입국할 공항과 항만을 먼저 키워야 한다. 그리고 관광지로 가는 철도와 도로를 놓아줘야 한다. 그리고 막상 갔는데 볼거리가 없어서는 안 된다. 당연히 관광 콘텐츠를 키워야 한다. 이게 순서다. 그런데 우리는 상황이 전도됐다. 관광지에 가면 음식점과 쇼핑센터만 가득하다. 그는 “숙박, 음식, 쇼핑도 인프라의 하나인 건 분명하지만 (관광의)메인은 아니다. 메인은 역시 접근성과 볼거리”라며 “아직도 부족한 공항, 항만, 도로, 철도, 주차시설 등의 확충이 첫 번째, 그다음이 잘 정비된 볼거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분은 정부와 지자체가 할 일이고, 정확히 어떤 인프라가 필요한지를 발굴해 정책으로 연결시키는 게 관광공사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 사장이 ‘K스마일 캠페인’을 중시하는 이유도 관광 콘텐츠 정비와 관련이 있다. “독일 등 관광대국들도 올림픽 같은 메가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환대 캠페인을 벌였다. 우리도 그들처럼 기존의 관광 콘텐츠를 갈고닦고 얘깃거리를 만들어 주고 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결국… 美·中 담판으로 흘러간 대북제재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 논의를 위한 관련국 간 외교전이 결국 미·중 양대국 간 담판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핵 대응 국면에서 국제사회 공조를 끌어내기 위해 전방위 외교전을 벌였지만 결국 양대 강국 사이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며 애쓴 만큼 성과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19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방중을 하루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것은 미·중 담판에 앞서 북핵 당사국인 우리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외교적 제스처로 이해된다. 우리 정부가 지난 8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간 통화 등 노력에도 중국의 적극적 협력을 끌어내지 못하자 미국이 한·미·일 대표로 직접 중국과의 협상에 나선 것이다. 이에 정부 안팎에서는 오는 27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한 양국의 쟁점 정리 시점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날 우리 정부는 한·러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하는 등 북핵 대응 외교를 이어 갔다. 5자를 하나로 묶으려는 전략이었지만 이미 미·러 정상 간 통화로 의견 개진이 이뤄진 상황이라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내기 쉽지 않은 만남이었다. 지난 13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추가 긴장 고조를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는 한·러 외교장관 통화와 같은 내용이었다. 우리 정부는 이번 국면에서 기대와 달리 중국이 소극적 자세로 나오자 일찌감치 외교적 선택지가 줄어들었다. 이후 이렇다 할 추가 전략이 없는 상황에 결국 미국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미국 중심의 한·미·일 남방 3각의 한 축으로 대중(對中) 압박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 출범 이후 공들인 미·중 균형 외교의 성과도 퇴색시켰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면 이후 한·중 관계 재정립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가 게임을 주도할 전략과 정책, 역량이 부족해 결국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핵은 남북 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역학이 작용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외교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한계도 물론 있다. 그러나 2013년 초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의 대응과 2016년 초 4차 핵실험 이후의 대응에 별다른 차이기 없다는 것은 우리 외교가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란의 다음 목표 ‘이라노포비아 해제’

    이란의 다음 목표 ‘이라노포비아 해제’

    10년 만의 경제제재 해제로 국제사회 복귀를 꾀하는 이란이 ‘이라노포비아’(Iranophobia·반이란 정서)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신정일치의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선 뒤 미국 등 서방국가들에 의해 ‘악의 축’으로 각인돼 왔다. 핵 위협과 더불어 다양한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았고, 종교가 우위를 차지하는 정치제도와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란 배경도 작용했다. 이런 이란이 반이란 정서를 불식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AP 등 외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노포비아 해소를 위한 집착은 열악한 경제 사정 탓이다. 이란은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차 제재 이후 물가 상승과 높은 실업률에 시달려 왔다. 세계은행(WB)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선 118위로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데다 제재 해제 이후 이란에 투자 의사를 밝힌 해외 유수 기업도 독일의 다임러(벤츠) 정도다. 외교 관계 정상화로 ‘잃어버린 10년’을 되돌려야 한다는 강박감도 작용하고 있다. 포문은 이란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환경부 장관인 마수메 에브테카르가 열었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정식 회담을 열 것을 제안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1979년 주이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태 이후 처음으로 이란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이 된다. 미 대사관을 점령한 과격파 시위대는 444일간 미국인 인질 53명을 억류하다 풀어 줬다. 당시 대사관 점거 학생들의 대변인을 맡았던 이가 에브테카르 부통령으로, ‘결자해지’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이란이 외교적 승리인 핵 협상을 발판으로 시리아, 예멘 사태에서 중재자 역할을 떠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갈등과 관련이 깊다. 중동의 ‘맞수’로,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제재의 봉인을 풀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한 당사국이다. 그는 “시리아와 예멘에서 극악한 폭력이 난무하는 것은 사우디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 핵 협상을 이끈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국영 프레스TV에 출연해 “사우디가 유력 시아파 성직자 처형과 유가 폭락을 주도하면서 이라노포비아를 조장해 왔다”고 비판했다. 최근 걸프 지역을 위협한 이란·사우디 충돌의 책임을 사우디에 돌리고, 이란은 싸울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한 셈이다. 하지만 서방의 경계심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제제재 해제 하루 만에 미국이 지난해 11월 이란의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이유로 이란 기업들에 신규 제재를 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상대국 억류자 석방을 놓고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이라노포비아 해소의 가장 큰 장벽은 이란 내 강경파다. 온건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현재의 신정체제를 흔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혁명수호위원회는 다음달 총선을 위한 후보 자격 심사에서 중도·개혁파 후보의 99%를 탈락시키는 촌극을 벌였다고 AP는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런 이유로 이라노포비아 불식의 전제 조건이 종교 이데올로기에 치우친 이란의 정치·안보체제의 정상화라고 못박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전경련 “비정규직 열망 한노총이 배신”

    한국노총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불참을 공식 선언한 19일 재계는 당혹감과 우려를 드러냈다. 앞서 지난 11일 한노총이 노사정위 탈퇴를 사전 경고했지만, 재계는 파국은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놓지 않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한노총의 탈퇴 발표 직후 낸 성명에서 “청년들의 고용 위기 극복을 위해 고통을 분담하자고 뜻을 함께했던 당사자가 합의문 서명 뒤 4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대타협을 없던 것으로 되돌렸다”며 노사정위 파열의 책임을 한노총 측에 돌렸다. 이어 “경영계는 지금이라도 한노총이 사회적 책무를 바탕으로 대타협 파기 선언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1일 한노총의 노사정위 탈퇴 시사에 대해 경총이 “사회적 대화를 이익 추구의 도구로 생각하는 구태”라고 맹비난한 데 비해 표현은 누그러졌지만, 경제 5단체가 ‘노동개혁 관련 입법 촉구 1000만명 서명운동’을 주도하며 이미 실력 행사에 돌입한 상태다. 서명운동으로 세를 모으려는 재계 대 장외투쟁에 나서겠다고 천명한 노동계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예상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입장은 한층 강경해졌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복지팀장은 “노동개혁에 대한 비정규직 노동자와 취업준비생의 열망을 한노총이 배신했다”고 주장한 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노동개혁 5대 법안 중 중장기적 검토를 시사한 근로기준법도 한꺼번에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근로시간 단축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은 시간을 두고 고용보험법, 파견법, 기간제법, 산재보험법 등 4개 법안을 우선 처리하자’던 대통령 담화를 수용했던 기존 입장에서 5개 법안 일괄 처리 주장으로 선회한 셈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회 방문 리퍼트 美대사 “법률시장 완전 개방을”… 이상민 위원장 “법무부, 외교적 마찰 최소화해야”

    국회 방문 리퍼트 美대사 “법률시장 완전 개방을”… 이상민 위원장 “법무부, 외교적 마찰 최소화해야”

    이상민(오른쪽)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8일 국회를 찾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은 외국 로펌과 국내 로펌이 합작 법무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리퍼트 대사는 “개정안이 외국 로펌의 합작 법인 설립을 제약하는 여러 조건을 담고 있다”며 “한국의 법률서비스 시장을 더욱 완전하게 개방하는 법을 채택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미국·영국·유럽연합·호주 대사의 성명을 전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이에 이 위원장은 “법안소위 과정에서 법무부는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과 원만한 협의를 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뒤늦게 FTA 상대국이 반발하는 상황을 인지해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면서 “법무부에도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朴대통령, 입법 촉구 1000만 서명 동참

    朴대통령, 입법 촉구 1000만 서명 동참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미래창조과학부 등 6개 부처 합동 업무보고 후 경제단체와 기업인 등이 추진 중인 경제활성화 입법 촉구를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 현장을 방문해 서명부에 서명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얼마나 답답하시면 서명운동까지 벌이시겠는가. 저도 경제활성화법 등이 통과되지 않아 애가 탔는데 당사자인 여러분의 심정이 어떠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힘을 보태 드리려고 참가했고 국민들과 경제인 여러분의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 담화에서 안보 및 경제 위기를 언급하며 “국민이 나서 달라”고 호소했었다. 박 대통령은 또한 “시간이 없다. 또다시 금융위기(IMF) 같은 고통의 시간을 갖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시간을 잃지 않아야 한다”면서 “국민들과 경제계에서 절박하게 처리할 것을 호소하는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법들이 하루속히 국회에서 통과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경제민주화 성과 관련 참고자료’를 내고 “진정한 경제민주화는 일자리와 소득으로 국민에게 보답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구조개혁과 일자리 창출 법안들이 야당의 발목 잡기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어 어렵게 거둔 경제민주화 성과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활성화가 함께 가야만 일자리와 소득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경제 블로그] 서명운동인가요, 할당운동인가요

    [경제 블로그] 서명운동인가요, 할당운동인가요

    지난 14일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 등 금융협회장 6명은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경제살리기 입법 촉구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면 노동개혁 5개 법안의 통과가 시급하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이 법안을 두고는 여야의 시각차가 뚜렷합니다. 여당은 “야당이 경제활성화 법의 발목을 잡는다”고 비난하고, 야당은 “경제적 약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법안이니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섭니다. 이런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는 같은 날 ‘경제살리기 입법 촉구 범국민 서명운동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으로 6개 금융협회를 비롯해 대한노인회,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39개 단체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해당 공문은 다시 각 금융회사에 전달됐지요. “일자리가 줄고 성장 과실이 골고루 분배되지 못하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법안의 조속한 입법이 절실하다. 귀 기관의 임직원 및 회원사들이 서명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게 협조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서명을 받기 시작하면서 개별 은행부터 보험사와 증권사 등에선 ‘강제 서명’과 ‘할당’ 논란이 일기 시작한 겁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매일 금융사가 협회를 통해 상공회의소에 회사별 동의서 실적을 보고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특히 관리급들에겐 대놓고 ‘그냥 사인 좀 하라’는 강요가 내려온다”면서 “독재시대도 아니고 이해관계가 첨예한 법안 통과에 대해 반강제로 지지 서명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도 “노동개혁 법안이 사실상 구조조정을 쉽게 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데 어떤 근로자가 선뜻 서명을 하겠느냐”고 말합니다. 결국 협회가 지지 서명을 모으기 시작한 지 이틀 만에 금융사 사내 게시판 등에 반대 의견이 이어지면서 일부 금융사는 서명운동을 ‘보류’한 상태입니다. 사무금융노조도 각 지부에 “서명을 강요하는 행위가 나오고 있으니 노조 측에 알려 달라”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물론 대한상의 측은 “자율에 맡기라고 했는데 특히 금융사를 중심으로 열의가 지나친 것 같다. 이를 막고자 온라인 서명 쪽으로 유도할 생각”이라고 말합니다. 입법 내용과 과정에 대한 판단은 일단 차치하겠습니다. 뜻이 어떻든 간에 기업이 반강제적으로 직원 서명을 받아 진행했다는 잡음이 나온다면 노동자를 위한다는 법안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요. 또 법안에 대한 설명조차 없이 동의서만 걷어 가는 일은 되레 반감을 불러올 수도 있는 만큼 좀 더 신중히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中, 무역·금융 등 대북제재 검토

    中, 무역·금융 등 대북제재 검토

    한국과 중국은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제재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했다. 중국은 유엔에서 건네받은 대북 제재 초안을 놓고 무역·금융 등 다방면의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제재 수위에서는 한국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5일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전날 중국 측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가진 양자 회담 내용을 설명했다. 황 본부장은 “양국은 안보리의 제재 결의를 통해서 국제사회가 명확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장을 통해서는 국제사회로 나올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북한이 진지한 자세로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데에도 인식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한·미·일·중·러 5개국 간 조율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측 우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고 한 점을 상기하며 “중국에는 세찬 바람이 불어야 억센 풀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때문에 한·중 관계 전반에서 불협화음이 나오지 않도록 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회담에서 우리 측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국내 목소리를 적나라하게 소개했으며, 중국 측도 B52 전략폭격기 등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문제에 대해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를 주장한 반면 중국은 ‘새롭고 적절한 제재’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본부장은 ‘한·중 간 시각차가 좁혀졌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계속 접점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유엔이 마련한 결의안 초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핵심 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은 무역과 금융 등 많은 부문에서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정부 각 부처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초안 하나하나를 검토해 자기 입장을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안보리 최종 결의안이 어떻게 나올지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가 16일 도쿄에서 열리는 등 대북압박 외교전도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또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일본과 한국 등에 이어 내주에 중국을 방문,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만나 북핵 문제에 대한 공동 대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는 15일 대변인 명의로 ‘최근 국내외 안보·안전 관련 서면브리핑’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 이후 전단 살포 및 무인기 침범 등 대남 자극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철저하고도 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생산 인구 뚝 떨어지니… 일본 경제도 함께 늪으로

    생산 인구 뚝 떨어지니… 일본 경제도 함께 늪으로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모타니 고스케 지음/김영주 옮김/동아시아/324쪽/1만 5000원 새해 벽두의 화두는 경제활성화다.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디플레이션 공포를 잠재우기 위한 갖가지 처방이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의 위기를 논할 때마다 자주 거론되는 것이 일본의 사례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절벽, 저성장 등 일본 사회의 전철을 보면 우리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는 맥락에서다. 일본에서 5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인 이 책은 일본의 장기 경기 침체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그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지금 우리에게 참고가 될 만하다. 일본 총합연구소 조사부 주석연구원이자 일본정책투자은행의 특임고문인 저자가 객관적인 자료와 데이터를 근거로 주장하는 핵심은 ‘경기’가 아니라 ‘인구’다. 책은 단순히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경제가 성장한다고 내수경기가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지적하면서 한때 세계 최강의 경제 대국이었던 일본이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 추락한 원인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즉 현역 세대의 감소와 고령자의 급증에 있다고 분석한다. 일본에서 인구수가 가장 많은 세대는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로 이들이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어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주택과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린 것도 그들이었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자가 돼 퇴직하고 그들의 연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비가 줄어들었다. 내수대응산업은 공급 과잉 추세를 이어 갔고 결국 내수대응산업의 상품·서비스 가격이 붕괴됐다. 이들 산업이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채용 억제와 인건비 억제가 뒤따랐다. 이로 인해 내수 감퇴가 확대되는 악순환이 계속돼 주택, 전기제품, 건설, 부동산의 침체를 함께 불러왔다. 책은 ‘노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라는 사태의 본질을 무시하고 경기 순환으로만 설명하려 한 것이 일본의 현재 상황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인구가 반등하지 않는 한 정부가 각종 인위적인 정책을 써도 실효성이 없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를 둔화시키고 생산가능인구에 해당하는 세대의 개인 소득 총액 유지 및 증가, 개인 소비 총액 유지 및 증가를 유도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고령 부유층에서 젊은 세대로의 자발적인 소득 이전 실현, 여성 취업과 경영 참가 촉진, 외국인 관광객 및 단기 체류객 유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靑 “北 추가도발 가능성에 면밀하게 대응”

    청와대가 북한의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청와대는 15일 대변인 명의로 ‘최근 국내외 안보·안전 관련 서면브리핑’을 내고 “북한이 4차 핵실험 이후 전단 살포 및 무인기 침범 등 대남 자극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철저하고도 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런 입장 발표는 우선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 이후 우리의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을 환기하는 차원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와대는 북한의 전단 살포와 무인기 침범 등 저강도 도발에 이어 청와대 사칭 악성 이메일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의해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수사중이기는 하지만 북한에 의한 사이버 테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대국민담화에서 “안보와 경제는 국가를 지탱하는 두 축인데 지금 우리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위기를 맞는 비상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의 안보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을 다시 환기시키는 의미가 있다”며 “비상상황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사이버테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확실하지 않지만,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아가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일련의 행동이 추가 대남 도발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정부 내에는 적지 않다. 한미 양국이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 내용을 담은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과거 북한은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될 때마다 강력하게 반발했다는 점에서다. 앞서 북한은 2013년 3차 핵실험에 대응한 안보리 차원의 제제 결의안이 채택됐을 때도 강하게 반발했으며 전쟁이 임박했다면서 평양 주재 외국대사관에 철수를 권고하는 등 전쟁 위기를 고조시킨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선전전의 격돌로만 보이지 않는 북의 전단/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선전전의 격돌로만 보이지 않는 북의 전단/이지운 정치부 차장

    여명 직전 초병(哨兵)은 늘 괴로웠다. ‘국군 장병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중저음 여성의 목소리는 초병의 몽롱한 정신을 여지없이 긁어 놓았다. 소름마저 돋우는 그 목소리는 15분을 더 들어야 했다. ‘북한 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로 기억되는 낭랑한 목소리가 나오기까지. 소리가 뒤섞이고 나면 마음이 편해졌다. ‘왜 우리는 북보다 방송을 늦게 시작할까’가 불만이었다. 지난 9일자 서울신문 1면 보도를 보고 서부전선에서의 초병 생활이 떠올랐다. 남쪽의 확성기 방송에 대한 탈북자들의 소감에 “그들도 그랬구나” 하며 웃음 지었다. 낮에는 조금 달랐다. 그들은 노사연의 ‘만남’,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 거야’에 설렜다지만, 남쪽의 병사들은 북의 선전가요가 훨씬 흥겨웠다. “그 품을 떠나선 못 살아. 정답게 또다시 불러 보는 우리 김정일 동지”를 후렴구로 하는 노래가 그때는 가장 인기 있었다. 삽질, 낫질, 곡괭이질에 박자 맞추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작업 때면 가끔 고참 중 누군가가 북쪽에 대고 “그 노래 안 틀어 주나?” 하고 했을 정도였다. 주현미나 최진희의 노래보다 더 환영받았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자마자 달려가 현지 안내원 동무들에게 노래 제목을 물었더니 아는 이가 없었다. 후렴구를 불러 줘도 생뚱한 얼굴들이었다. “한참 유행했는데 왜 모르느냐”는 소리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수소문 끝에 최고참 안내원을 찾아 왔다. “오래된 노래인데 어떻게 아느냐”며 노래를 전부 불러 줬다. 그로부터 10년 뒤쯤 베이징 특파원을 가서도 이 노래에 대해서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 김정일 우상화 작업의 과정에서 나온 곡일 텐데, 몇 년 못 가서 사라진 이유가 지금도 궁금하지만 그래도 제목은 기억에 없다. 대북 확성기를 철수한다고 했을 때도, 방송을 재개한다고 했을 때도 각각의 조치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경험들이다. 북의 4차 핵실험 직후 언론 전반의 보도와 평론은 과거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당근, 채찍’ 논쟁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북은 어떡하더라도 핵을 가지려 하고 있다는 관측이 압도적이다. 당근으로는 북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주변국들의 반응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결과론적이지만 그런 점에서 지난해 8·25 합의 이후 대북 방송 재개는 시간문제였다. 이런 점에서라면 북의 다음 반응도 시간문제일 수 있다. ‘국가 존엄’이 모독당했기 때문이다. 2016년 한반도는 이렇게 긴장의 점증으로 시작하고 있다. 상황이 잘 관리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사회 전반에서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과거 같으면 여러 시나리오가 나올 법한데 현상이 명료해지다 보니 할 수 있는 일도 몇 가지로 오그라들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친구랑 이웃이랑 함께해야 하는데, 미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떠넘기는 중이다. “상황이 나빠지면 제가 먼저 나서겠지” 하는 식이다. 또 다른 이웃 일본은 ‘이때다’ 하며 근력운동에 힘쓰고 있다.이 실타래의 한쪽 끝을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잡아당겼다. 지난 13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할 일’을 촉구했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사드도 언급했다. 그제서야 중국이 반응을 보였지만, 사드에 대해서만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친구들이 곧 연합해서 움직이겠지만, 북의 5차 핵실험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암시하고 있다. 이날 “북한군이 또다시 대남 전단을 살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수거한 것이 수만 장이라니 한참 뿌린 것 같다. 선전전의 격돌로만 보이지 않는다.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 jj@seoul.co.kr
  • [2016 경제부처 업무보고] 새달 코리아그랜드세일… 외국인 지갑 열게

    정부는 소비를 통한 내수 진작을 위해 올해부터 2월엔 코리아그랜드세일, 11월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할인 행사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비자·면세점 제도도 대폭 손질해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도 연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한국 방문의 해(2016~2018년) 기념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설 연휴 직후인 2월에 예정돼 있다. 춘절을 맞은 중국인 관광객이 주요 타깃이다. 지난해 10월 처음 했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행사도 11월에 정례화해 내·외국인들의 소비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유통업체들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백화점 24%, 전자제품전문점(하이마트 등) 21%, 온라인쇼핑몰 29% 등 유통업계 전체 매출이 20% 이상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두 행사 모두 준비기간이 짧아 삼성·LG 등 주요 제조업체들이 참여하지 않고 유통업체들의 제품 할인율도 낮아 ‘졸속’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미진한 부분들을 보완해 올해는 명칭 공모 등을 제대로 하려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제조업체, 유통업체 등과 협의해 기간과 품목 할인율 등을 일찌감치 논의하고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명칭 대신 한국 전통 정서에 맞는 행사 이름을 새달 대국민 공모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시기는 중국 국경절(10월) 대목과 연말 재고정리(11월) 일정을 감안해 결정된다. 온라인 쇼핑몰의 참여를 적극 끌어내 외국 소비자들의 역직구도 활용할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를 끌어내기 위해 제주 무비자 소지자가 육지에서 관광할 수 있도록 체류 시간을 늘려주고 중국 단체 관광객에게 인터넷 전자비자를 발급하는 등 비자·면세점 제도도 개선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韓 “북핵 강력 제재해야” 中 “합당한 대응 돼야”… 간극 여전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 결의와 관련,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이끌어 내기 위한 국제사회의 시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강도 높은 대중(對中) 메시지에 이어 양자·다자 외교, 국방 분야 협의 채널까지 총동원하며 중국의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한·미·일과 중국이 대북 제재 수위를 놓고 온도 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나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황 본부장은 전날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현 상황에 대한 3국의 우려를 전하고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 측의 역할을 다시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대표는 이에 대해 “안보리 조치는 ‘합당한 대응’이 돼야 한다”며 6자회담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그동안 공헌한 바와 같이 필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각국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우리 정부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 통화, 6자회담 수석대표 통화 및 이날 협의 등 다양한 채널로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18~20일에는 신동익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이 유엔에서 미·중·일 관계자들을 만난다. 15일에는 양국 군사 당국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15차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를 열어 한반도 안보 정세를 논의한다. 이 회의는 매년 열리는 국장급 정례협의체이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양국 군사 당국이 처음 만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전날 신년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이 예민해하는 미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 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이번 실무회의에서는 과거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송환한 6·25전쟁 중국군 유해에 북한군 유해가 섞여 있을 의혹과 관련한 대책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의 기대와 중국의 실제 행동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은 당연하나 아직 중국 입장을 속단하는 건 금물”이라며 “도의적 차원 요구보다는 전략적으로 양국 이익을 점검하는 식으로 중국을 설득해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9~20일 한국을 방문해 윤 장관, 임성남 외교부 1차관 등과 만나 한·미 간 북핵 공조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6대 금융협회장 ‘경제입법 촉구’

    6대 금융협회장 ‘경제입법 촉구’

    이순우(왼쪽부터)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경제 활성화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케이블 첫 20%, 응답할까

    케이블 첫 20%, 응답할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덕선(혜리)의 남편이 이번 주말 마침내 공개된다. 15~16일 종영을 2회 앞둔 tvN ‘응답하라 1988’(응팔)은 드라마의 결말에 해당하는 덕선의 남편을 두고 궁금증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 이와 더불어 케이블 사상 처음으로 시청률 20%를 넘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남편 찾기는 공통된 코드였지만 특히 이번에는 두 명의 남자 주인공 정환(류준열)과 택(박보검)의 인기가 쌍벽을 이루면서 결말에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이를 의식한 듯 제작진도 초반에는 정환의 남성적인 매력을 부각시키는 장면을 주로 보여주다가 중후반 들어 택의 분량을 대폭 늘렸다. 인터넷에는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파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파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응답하라 1997’과 ‘1994’에서 윤윤제(서인국), 김재준(정우) 등 겉으로는 거칠고 마초적인 성향을 지닌 캐릭터가 남편이 됐지만 이번에는 전례를 깨고 부드러운 매력을 지닌 남자 주인공이 남편에 낙점될 것인지 관심이 높다. 택과 정환은 서로가 덕선에 대한 마음이 있음을 알고 오랜 우정이 깨질까 봐 한 발짝씩 물러난 상황. 작가들은 막판까지 알쏭달쏭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초반에는 현재 덕선의 남편으로 출연 중인 김주혁의 외모와 말투가 류준열과 흡사했지만 중후반 들어 급격하게 차분해지면서 택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9일 방영된 18화 ‘굿바이 첫사랑’ 편에서 정환이 덕선에게 장난스럽게 고백을 한 뒤 마음을 접은 듯한 장면을 넣어 택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하다가 13일 공개한 ‘19화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의 예고편에선 덕선이 택을 보면서 “우리 그냥 친구잖아”라는 대사를 통해 택의 사랑이 좌절된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네티즌들은 드라마 속 증거로 ‘남편 찾기’ 추리에 빠졌다. 워낙 디테일이 치밀한 드라마인 만큼 작품에 숨겨진 증거를 찾고 있는 것. ‘어남택’파가 가장 결정적인 증거로 제시하는 것은 현재의 남편으로 등장하는 김주혁이 흡연을 하고 왼손잡이라는 점이다. 극중에서 대국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은 택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여러 차례 공개됐고 바둑 기사인 택은 왼손잡이로 나온다. ‘어남류’파는 인터뷰에서 덕선이 남편에게 만화책을 그만 보라고 하는 장면에서 어린 시절 유독 만화책을 즐겨 본 정환을 떠올렸다. 또한 성인이 된 덕선과 남편의 인터뷰는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비행기 기장이 된 정환과 스튜어디스인 덕선의 항공사 사보 관련 인터뷰일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자체 최고 시청률 17.2%를 기록한 ‘응팔’이 시청률 20%를 돌파해 케이블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의 케이블 최고 시청률은 2010년 방송된 ‘슈퍼스타K2’ 결승전으로 당시 시청률은 18.1%였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사설] 노동계와 야당은 일단 ‘파견법’ 논의에 나서라

    고용 위기를 알리는 비상 경보음이 연일 울리고 있는 가운데 노동개혁 협상이 성패의 기로에 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기간제법을 제외한 노동개혁 4개 법안이라도 처리해 달라고 국회에 제안했다.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이에 야당과 노사정 타협 당사자인 한국노총 모두 거부 반응을 보였다. 파견 근로 확대가 노동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주장을 펴면서다. 그러나 이는 ‘번듯한 일자리’라는 나무만 보면서 그런 나무가 이룬 숲이 통째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단견일 수 있다. 그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2%에 이르렀다. 전년보다 0.2% 포인트 오른 데다 1999년 통계 기준 변경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실업률 역시 3.6%로 2010년 이후 최고치였다. 통계의 맹점을 고려하면 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구직난과 고용 불안감은 더 심각할 게다. 기간제법 처리를 유보한 박 대통령의 이번 양보안은 이런 절박한 사정을 고려한 고육책일 듯싶다. 즉 야권이나 노동단체들의 기간제법 반대 논리엔 수긍하지 않지만, ‘9·15 노사정 대타협’의 큰 줄기는 살리겠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공은 이제 야당과 노동계로 넘어갔다고 본다. 당면한 경제난국을 각 경제주체가 고통을 분담해 헤쳐 나가자는 게 노사정 대타협 정신이 아닌가. 노동단체들도 기득권을 갖고 있는 대기업 노조에 경사돼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될 이유다. 한국노총은 “파견 확대는 직접고용을 간접고용으로 전환하는 회전문 효과만 발생시킨다”며 파견법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이 있는 이들의 계약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려는 기간제법 개정안에 비해 파견법 적용 대상은 중장년 구직자 등 일자리 그 자체가 생명줄인 절박한 계층이다. 이들을 대기업에 고용할 대안이 없다면 파견법 처리를 무조건 반대하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세계적으로도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할 조짐이다. 우리의 지난해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33만 7000명으로 5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사업에 2조원을 쏟아부으며 나름 애를 썼는데도 그렇다. 더군다나 한국 경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최대 시장인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우리 경제의 고용 창출의 모종밭이었던 제조업도 성장세가 꺾이면서 신규 고용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고용 창출을 위해서라면 속된 말로 찬물, 더운물 가리지 않고 뭐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1만 78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는 파견제법을 비롯한 노동개혁 4개 법안은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 69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긴다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다른 쟁점 법안도 마찬가지다. 물론 고용 창출 효과가 다소 부풀려졌을지도 모른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고용 절벽 앞에선 구직자들의 한숨에 응답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시대적 책무가 어디 있겠는가. 야권과 노동계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경직적 자세를 버리고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기를 당부한다.
  • 中 “사드, 동북아 전략적 형세 부정적 영향” 日 “박 대통령, 北 추가 도발 가능성도 언급”

    중국과 일본 언론은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신속하게 보도했으나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드러냈다. 중국 언론은 박 대통령이 언급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박 대통령이 ‘국가 안전과 이익을 위해 사드 배치 문제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MD) 체계가 더욱 확대되는 것으로 여겨 반대하고 있으며, 그것은 동북아의 전략적 형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생중계한 봉황망은 “박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북한 제재에 큰 역할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며 ‘중국 역할론’에 초점을 맞췄다. 봉황망은 “박 대통령이 ‘그동안 누차에 걸쳐 북핵 불용 의지를 공언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회견 시작 직후 속보를 통해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도 회견이 시작된 뒤 속보에서 “박 대통령이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해 강력히 제재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인터넷판을 통해 “박 대통령이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고, 한국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 등 추가 도발 가능성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문재인 “기간제법·파견법, 악법중의 악법”

    문재인 “기간제법·파견법, 악법중의 악법”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불법파견을 용인하는 법안”이라며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악화시키는 악법중의 악법으로, 19대 국회를 통틀어 최악의 법안”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전날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입장발표문에서 기간제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을 제외하고 파견법(파견근로자보호법)을 비롯한 노동개혁 4법을 처리해 달라는 박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 당은 노동5법과 관련해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제외한 3개 법안은 우선 처리하자고 누누이 제안했으나, 정부여당은 일괄처리만을 고집하며 무작정 밀어붙였다”며 “노동법안들이 통과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여당의 편협한 고집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도 마찬가지”라며 “지금까지 우리 당은 정부여당이 요구하는 경제활성화 법안처리에 적극 협조, 30개 법안 중 27개 법안이 이미 처리됐으며 지금도 9개의 쟁점법안에 관해 끊임없이 절충안을 제시하며 합의안을 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안처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정부여당”이라며 “정부여당이 국정에 책임지는 모습도 없이 야당 탓만 한다면 우리 사회에 어떠한 희망도 만들어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선거구 획정 협상 표류와 관련해서도 “결렬의 책임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있다. 10여 차례 협상을 하는 동안 새누리당은 언제나 빈손으로 와서 ‘반대’만 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식물국회가 아니라 식물여당이다. 대안도 없이 억지와 생떼가 난무하는 협상장, 청와대 눈치 보느라 제대로 된 협상 한번 못하는 무능한 집권여당을 만든 것은 대통령 자신”이라며 “국회를 통법부로 생각하는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대통령은 ‘국회탓’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하청정치의 당청관계가 바로 서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회선진화법은 국회가 문제가 아니라, 새누리당 배후에 있는 대통령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누리과정 공약에 대해서는 “누리과정이 ‘대통령 간판공약’이란 건 변하지 않는 진실로, 역대 선거에서 가장 많은 선심성 정책들을 약속하고 대통령에 당선됐으면서 가장 무책임하게 공약을 파기한 대통령이 포퓰리즘 운운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사과와 공약이행이 먼저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는 있었으나 근본적 해법은 없었다”며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주문했고, 위안부 협상에 대해서는 무효를 거듭 선언하며 “대통령의 자화자찬에 얼굴이 다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상최악의 가계부채, 청년실업, 전월세 현실을 알고도 대통령이 생방송에서 자화자찬하며 웃을 수는 없다”며 “집권 4년차, 지금이 경제 기조를 전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내주초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정국 전반에 대한 구상과 해법을 제시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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