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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잡한 역학관계… 朴대통령 중동외교 시험대

    北 비핵화 변화 도움될까 주목 이란·사우디 갈등 격화는 부담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에 발을 디딤에 따라 정부 안팎의 시선은 중동으로 쏠리고 있다. 수교 이래 한국 정상의 첫 방문이라는 점에서 이번 이란 방문은 우리 중동외교의 향방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란 방문의 방점을 경제와 북핵에 찍었다. 특히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인 이란에서 ‘제2의 중동 봄’을 모색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236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까지 동행했다. 또 핵합의 이후 국제적인 ‘러브콜’을 받는 이란의 모습을 부각시키면 핵에 관한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바꾸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게 정부의 계산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을 성공적인 중동 외교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동 내 복잡한 역학 관계를 차분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경제 영역에서 이란이 우리 기업에 우호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이란은 1980년대부터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왔고 최근 대북 제재 국면에서는 북·미 대화의 간접 창구로까지 떠올랐다. 한·이란의 경제 협력 관계를 정치 영역으로까지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과제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중동 패권을 둘러싼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갈등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양국은 올 1월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전방위로 대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이란을 전격 방문하면서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사우디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외교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사우디를 방문했고, 사우디와의 관계를 고려한 필요한 조치도 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동을 둘러싼 미·중의 패권 다툼이 발생할 경우 균형 외교를 표방하고 있는 정부의 고민이 커질 수도 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중동에서 남중국해로 이어지는 해상 경로 확보 전략인 ‘진주목걸이 전략’에 따라 이란 등 중동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란은 개방으로 분명한 방향을 잡고 있어 우리가 여기에 동참하면 경제적 실익뿐 아니라 중동 정치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중동 정치의 복잡성을 고려해 지금이 대(對)중동 외교에 역량을 쏟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폐사한 닭이 버젓이 식탁에 오르는 중국

    폐사한 닭이 버젓이 식탁에 오르는 중국

     중국 동부의 산둥(山東)성 창이(昌邑)시에 사는 식품회사 대표 류(劉)모는 날마다 폐사한 닭을 구입하기 위해 옌타이(烟臺)시로 출퇴근하다시피 한다. 사들인 폐사한 닭을 초벌 가공한 뒤 옌타이와 웨이팡(?坊) 시장에 내다팔아 짭짤한 이익을 챙긴다. 그가 유통시킨 물량은 3년여에 걸쳐 모두 1000만진(斤·약 500만㎏) 규모이다. 그와 이 폐사한 닭을 유통시킨 관련 인물 10여명이 현지 공안(公安·경찰)에 체포됐다. 이 사건에 연루된 류모와 식품회사 대표 샤(夏)모 2명은 지난 25일 불량식품 판매죄로 옌타이중급법원 2심 판결에서 징역 15년형이 선고됐다. 이들 대표 2명은 벌금 950만 위안, 970만 위안도 각각 물게 됐다. 이들 외 폐사한 닭의 유통 중간상 루(陸)모(징역 11개월형) 등에게 부과된 벌금까지 합치면 무려 3000만 위안(약 53억원)을 넘는 옌타이법원 단일 사건 사상 최고의 벌금액을 기록했다고 공산당중앙 정법위원회 기관지인 법제일보(法制日報)가 보도했다.  ‘불량식품 대국’이라는 불리는 중국 전역에서 폐사한 닭이 주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폐사한 닭의 가격이 매우 저렴한 까닭에 이를 사들여 재가공한 뒤 적절한 이문을 붙여 시장에 되파는 수법을 통해 부당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류모는 2007년 불법적으로 폐사한 닭을 중개해주는 브로커 역할로 ‘검은 닭고기’ 시장에 발을 디뎠다. 폐닭 브로커로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그게 부족했던지 그는 이문이 더 많이 남는 폐닭 가공공장을 아내와 함께 차려 폐닭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폐사한 닭의 무게에 따라 한 마리당 3자오(角)~1.1위안(약 53~194원)에 사들여 초벌 가공한 다음 유통 중간상에게 1.3~2위안에 넘기는 수법으로 큰 돈을 벌었다. 이 방법으로 2007년부터 법망에 걸려든 2011년 6월까지 3년여 동안 류모는 800만 위안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까닭에 2007년 당시 폐사한 닭의 80%가 주민들이 식탁에 올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가 27일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역의 양계장에는 폐사한 닭이 암거래를 통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홍콩과 가까운 중국 광둥(廣東) 성 선전(深?)시에 있는 한 양계장에서 하루 40∼50마리의 폐사한 닭이 팔리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덕분에 시내 닭고기 가공공장과 길거리 판매 상인들이 앞을 다퉈 사간다는 것이다. 특히 선전 시내 길거리에서는 중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통오리구이가 한 마리에 정상가격의 10분의 1도 안되는 20위안에 팔리는 광경도 쉽게 목격된다. 이 사실을 안 중국인들은 공포에 떤다. 선전시 난산(南山)구 주민 리(李) 모는 “알면 누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죽은 가금류 고기를 먹겠느냐”며 몸서리 쳤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워낙 닭고기를 좋아해 조류인플루엔자(AI)의 공포를 경험한 뒤에도 일시적으로 줄어들뿐 오래지 않아 소비량은 중가한다. 미국 농업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닭·오리 등 가금류 소비는 연간 1300만t을 넘을 정도로 중국인들이 가금류 고기를 즐긴다. AI 발병 이후 가금류 식용에 회의와 공포심도 느끼지만, 여전히 값싼 폐사한 가금류 매매가 불법적으로 성행하고 있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관이(管?) 홍콩대 공공위생학원 교수는 “폐사한 닭과 오리는 식용이 불가능하다”면서 “특히 집단 폐사한 가금류는 전염병으로 죽은 것이기 때문에 그 고기를 먹으면 100% 탈이 난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역대 경제사령탑 “산업 구조조정 벌써 했어야”

    역대 경제사령탑 “산업 구조조정 벌써 했어야”

    “민간 구조조정 펀드도 활용해야” “여소야대 상황서 정치 역량도 필요” 柳, 오늘 국회 방문… 경제현안 논의 기획재정부가 28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역대 부총리·장관을 초청해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역대 경제 사령탑들의 현 경제팀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간담회는 4대 부문 구조개혁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 신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선배 부총리·장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자리였다. 간담회에는 이승윤·홍재형 전 부총리(경제기획원), 사공일·정영의·이용만·박재윤 전 장관(재무부), 강경식·임창열 전 부총리(재정경제원), 진념·김진표·한덕수 전 부총리(재정경제부), 강만수·윤증현·박재완 전 장관, 현오석·최경환 전 부총리(기재부) 등 18명이 참석했다. 역대 부총리·장관들 중에서 이승윤 전 부총리와 진념 전 부총리, 박재완 전 장관이 대표로 인사말을 했다. 이 전 부총리는 “미래 한국 경제의 운명이 유일호 경제팀의 구조개혁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우리 산업 구조조정은 벌써 해야 했다. 또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확보했어야 한다.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가 우리 경제를 옥죄어 온 것은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구조조정 성공을 위해서는 충분한 대국민 설득이 있어야 한다”며 “유 부총리는 여러 이해집단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일에 매진해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부총리는 “민간 구조조정 펀드의 역량도 활용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또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출산 문제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등 미래에 대한 투자는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직 경제 수장들은 유 부총리에게 16년 만의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정치적 역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부총리는 29일 국회를 방문해 여야 3당 대표 및 정책위원장을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北, 36년 만의 당 대회 앞두고 김정은 우상화 몰두… “주민 불만 폭주”

    北, 36년 만의 당 대회 앞두고 김정은 우상화 몰두… “주민 불만 폭주”

    북한이 다음달 6일부터 개최하는 제7차 당 대회를 앞두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우상화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북한은 김정은 우상화를 지속 추진하되 주요 계기를 집중적으로 활용해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라면서 “36년 만에 개최되는 7차 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을 김일성·김정일 수준까지 격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우상화는 지난 2013년 12월 장성택 처형 이후 본격 추진됐다. 핵심 실세인 장성택 처형에 따른 내부 동요를 차단하고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이때부터 김일성과 김정일을 수식하는 ‘위대한’이라는 표현이 김 제1위원장에게도 사용되기 시작했고 김일성에 국한된 ‘수령’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올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로는 김일성·김정일의 권위에 의존한 우상화보다는 김정은의 통치능력과 성과, 자질에 방점을 둔 우상화가 집중 추진됐다. 핵실험 이후 노동신문에는 ‘김정은 강성대국’과 같은 신조어가 등장했고, ‘김정은 조선’ 등과 같은 우상화 단어가 빈번히 사용됐다. ‘만고절세의 애국자’와 ‘자주와 정의의 수호자’라는 김일성·김정일을 찬양할 때만 사용하던 표현을 올해 들어 김 제1위원장에게 각각 11회, 10회 사용했다. 이와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광명성 4호 발사 이후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축하시를 연재하며, 핵·미사일 보유를 김정은의 통치 업적으로 선전했다”며 “김정은을 직접적으로 찬양하는 신곡을 발표하고, 모란봉악단이나 각종 예술선전대 공연프로그램을 (우상화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다음날 노동신문 1~3면을 할애해 김정은이 서명하는 모습, 발사참관, 기념촬영 등 관련 사진들을 대대적으로 보도, 선전하고 광명성 4호를 ‘김정은의 위성’으로 칭하기도 했다”며 “2012년 12월 광명호 3호 발사 때 ‘장군님의 유훈을 관철하였다’며 김정일의 유훈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던 것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36년 만에 개최되는 7차 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고 김정은 집권 5년의 치적 사업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자는 “2월 11일 방영된 기록영화인 ‘광명성 4호 성과적 발사’ 마지막 영상에 김일성, 김정일의 태양상과 유사한 형태의 김정은 태양상이 최초로 등장했다”며 “당 대회 이후에는 더 제대로 된 김정은 태양상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7차 당 대회 개최를 계기로 김정은 우상화를 더욱 강화해 체제 결속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민생경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북한의 고민이 있다. 이 당국자는 “현실과 괴리된 김정은 우상화 전략은 당 대회 성과 도출을 위한 70일 전투 등에 무리하게 동원되고 있는 주민들과 청년층의 불만을 증폭시켜 사상 이완 및 체제 불안의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기부 문화에 눈뜨는 중국 부자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기부 문화에 눈뜨는 중국 부자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톈진시 톈진치위안(天津憩園·공원묘지)은 해마다 4월이 되면 추모객들로 붐빈다. 전통 명절인 청명(淸明)을 전후해 그를 추모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주인공은 ‘톈진의 양심’으로 불리는 바이팡리(白芳禮·1913~2005). 혁명 열사도, 고위 관료도, 부호도 아닌 자전거에 짐수레를 매단 삼륜차로 생계를 꾸리는 일자무식꾼인 그지만, 온몸으로 기부를 실천한 비범한 인물이다. 1988년 돈이 없어 책을 못 읽는 아이를 위해 엄동설한에 삼륜차를 몰아 번 5000위안을 학교에 쾌척하면서 베푸는 삶에 눈을 떴다. 당시 200위안이면 TV 한 대를 살 수 있는 ‘큰돈’이다. 교장과 교사, 전교생 300명은 충심으로 그에게 경례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배움을 갈망하는 어린 눈빛을 잊을 수 없었던 그는 밤새 고민한 끝에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이튿날 자식에게 “교육지원 기업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며칠 뒤 톈진역 옆에 7㎡ 크기의 매점을 차린 그는 ‘바이팡리 교육지원 기업’ 간판을 걸었다. 직원에게 매점 일을 맡기며 “우리가 버는 돈의 성(姓)은 ‘교육’”이라며 “번 돈은 모두 기부한다”고 선언했다. 매점은 기부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줬지만, 그는 “삼륜차로 굶는 아이 10명을 매일 먹일 수 있는 20~30위안을 벌 수 있다”며 삼륜차 모는 일을 고집했다. 돈을 조금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쓰레기 더미에서 주운 옷과 신발을 신고, 먹다 버린 만두로 끼니를 때웠다. 1994년부터 5년간 티베트족 학생 200명에게 고교 졸업 때까지 학용품을 지원했고, 난카이(南開)대에 3만 4000위안을 기부해 대학생 200명의 학업도 도왔다. 그의 평생 기부액은 35만 위안이다. 이를 ㎞당 5자오(角·약 88원)로 계산하면 삼륜차로 10년 이상 지구를 18바퀴나 돌아야 벌 수 있는 돈이다. 1999년 톈진역 개발로 매점을 닫을 당시 희수(喜壽·88살)의 나이로 삼륜차를 몰 기력이 없던 그는 남의 차를 지켜 주면서 1자오, 2자오 푼돈을 모아 만든 500위안도 기부했다. 그리고 단 한 푼의 재산도 남기지 않은 채 영면했다. 중국 기업 흥망사를 밀도 있게 다룬 ‘격탕(激蕩) 30년’의 저자 우샤오보(吳曉波)는 “바이팡리는 ‘부자는 죽어서도 치욕’이라고 유언한 카네기보다, ‘상황을 생각하지 말고 항상 도와라’라는 서언(誓言)을 남긴 테레사 수녀보다 더 철저한 삶을 살았다”고 숭앙했다. 중국은 고도성장에 힘입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기부 최후진국이다. 영국 자선구호단체의 ‘2015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중국은 145개국 중 144위다. 중국 최고 부자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 회장이 런던의 호화 저택을 8000만 파운드(약 1313억원)에 사들였다는 뉴스는 있어도 그가 거액을 내놓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오죽하면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는 ‘자선법’(9월 1일 발효)을 만들었을까. 이런 중국에 정보기술(IT) 부호를 중심으로 기부 문화가 싹트고 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180억 위안(약 3조 1700억원)을 쾌척한 데 이어 마화텅(馬化騰) 텅쉰(騰訊) 회장도 140억 위안을 선뜻 내놓았다. 중국의 기부문화는 걸음마를 떼고 있지만, 소득 3만 달러를 넘보는 우리 사회는 물의를 일으켜야만 선심 쓰듯이 사재를 터는 재벌들뿐이다. khkim@seoul.co.kr
  • 이세돌 맥심배 결승행… 알파고 대결 뒤 무패 행진

    이세돌 맥심배 결승행… 알파고 대결 뒤 무패 행진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뒤 이세돌 9단이 무패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이세돌 9단은 27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7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4강전에서 박영훈 9단에게 14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은 앞서 강동훈 9단을 꺾고 결승에 선착한 원성진 9단과 맥심배 우승컵을 놓고 3번기를 펼친다. 결승 3번기 첫 대결은 다음달 3일 열린다. 이세돌 9단은 지난달 9∼15일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이후로 5전 전승 상승세다. 알파고 대국 이후 처음 나선 맥심배 8강전에서는 김지석 9단을 꺾었다. 중국에서 열린 응씨배 세계바둑대회에 출전해 28강과 16강, 8강에서 각각 앤디 리우 초단, 린리샹 6단, 강동윤 9단을 물리치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 대회에서 이미 네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세돌 9단은 다섯 번째 정상 도전이다. 동서식품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맥심배는 제한 시간 각자 10분에 40초 초읽기 3회씩 제공하는 속기전이다. 우승 상금 5000만원이 걸려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칭호 -‘핵·경제 병진노선’ 재확인할 듯

    다음달 6일부터 열리는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는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며 북한 나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기서는 집권 5년차를 맞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우상화 작업과 함께 그가 강조해 온 ‘핵경제 병진노선’의 성과를 평가하고 더불어 후속 계획 등도 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목표는 김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확고한 지도체계의 확립이다. 지난해 10월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높이 받들어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에서 전례 없는 앙양을 일으키기 위한 역사의 분수령”이라며 대회 목적을 밝힌 바 있다. 김 제1위원장은 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이미 평양 등 북한 12개 시·도 전역에서 대표로 추대됐다. 1980년 6차 당대회 당시 김일성 주석이 전국 대표로 추대된 전철을 그대로 밟은 것이다. 북한은 올 초 4차 핵실험 및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내외에 ‘강성대국’임을 과시했다. 여기에 ‘70일 전투’를 통한 나름의 경제 성과 등을 바탕으로 북한은 이번에 김일성·김정일 이전 세대의 ‘유훈통치’를 마무리하고 김정은 우상화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할아버지 김일성이 ‘주석’, 아버지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으로 영구 추대된 것처럼 김 제1위원장도 ‘노동당 총비서’ 등 칭호가 주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를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건 향후 북한의 대남·대외 전략 부분이다. 6차 대회에서는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을 주요 의제로 다루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북한은 그간 고립을 가속화했던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수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당규약 개정을 통해 핵보유국을 명시하는 등 핵경제 병진노선의 재확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외부 평가와 별개로 북한이 대내적으로는 수소탄 실험의 ‘완전 선공’을 선전하고 있어 당대회 이후 ‘핵실험 중단’ 등 카드를 꺼내 국면 전환을 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당대회 행사는 대략 개회사, 사업총화보고, 토론회, 군중시위, 경축행사, 각종 선거 등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김 제1위원장이 낭독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는 경제 정책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총화보고에서 경제 비중이 반 이상이 될 것”이라며 “주민 생활이나 금융 분야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대적인 세대교체도 동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제1위원장의 ‘청년 지도자’ 이미지 부각을 위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물러나고 청년층이 부상하는 과정에서 김 제1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승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김영란법’ 식비·경조사비 기준 완화한다

    권익위 “7만·10만원 등 검토” 정부 새달 중 시행령 입법예고 이른바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9월 28일)을 앞두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음식물·선물·경조사비 허용 금액 기준을 현행 공무원 행동강령(음식물·선물 3만원, 경조사비 5만원)보다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김영란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27일 “지난해 법이 통과된 이후 농축수산·화훼·요식업중앙회 등 관련 단체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금액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목소리가 모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대국민 조사에서 나타난 국민 인식은 행동강령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쏠려 있어 방향을 열어 두고 검토 중”이라며 “아무래도 물가 수준이 인상된 현실 등을 감안해 상향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김영란법은 법 적용 대상자가 동일인으로부터 한 번에 100만원, 1년에 3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형사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지만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 의례, 부조 목적의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김영란법이 통과된 지난해 3월부터 청탁금지법 시행준비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온 권익위는 지난 5개월 동안 경상·전라·충청 등 권역별 설명회와 간담회를 열어 농축수산업과 화훼업, 요식업 종사자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음식물·선물 금액 기준을 7만원, 10만원 등 현재 공무원 행동강령 수준보다는 올려야 한다는 의견부터 아예 금지 항목에서 제외해 달라는 의견까지 나왔다”면서 “다만, 학부모 단체는 사실상 교직원에게 법적으로 허용되는 촌지 규모를 올려주는 게 아니냐며 현행 수준을 유지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해관계 대립은 물론 국민 생활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금액 기준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김영란법이 꼭 필요한 법안이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약자를 위한 개정이 필요하다”며 “내수 경기 회복과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서라도 김영란법의 시행 연기 또는 예외 항목 확대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김영란법이) 우리 경제를 너무 위축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많이 했다”며 “‘선물 가격의 상한선을 얼마로 하느냐’ 이런 것들이 시행령에 들어가는 만큼 합리적 수준에서 하려고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셰일혁명 덕분에...에너지 수입대국 미국, 이제 유럽에 천연가스 수출

    셰일혁명 덕분에...에너지 수입대국 미국, 이제 유럽에 천연가스 수출

     만년 에너지수입국이던 미국이 셰일혁명 덕분에 천연가스를 유럽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미국 천연가스를 실은 배가 26일 밤(현지시간) 포르투갈 서남부 시느스항에 도착했다고 AF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미국이 유럽연합(EU)에 천연가스를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U 천연가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러시아와 경쟁하게 될 것으로 AFP는 내다봤다.  포르투갈 에너지 기업인 갈프 에네르지아(Galp Energia)는 미국에서 포르투갈 1년 소비량의 2%에 해당하는 천연가스를 이번에 수입했다. 갈프 에네르지아는 수입 가스를 포르투갈, 스페인에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은 셰일 가스 개발 붐을 타고 세계 최대 가스 생산국가가 됐으며 올해 처음으로 가스 수출이 수입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은 세일 개발 덕분에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43%나 급증했다. 미국은 포르투갈에 앞서 인도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브라질에도 천연가스를 수출했다. 머지않아 우리나라에도 미국산 천연가스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 병합 이후 관계가 악화돼 에너지 수입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러시아는 EU 천연가스 소비량의 3분의 1가량을 공급한다. 이 때문에 유럽은 에너지 자원의 수입처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르투갈에 이어 프랑스전력공사(EDF), 프랑스 에너지 기업인 엔지(Engie), 영국의 브리티시 가스(British Gas)도 미국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할 계획이다.  미국 천연가스는 대서양을 건너오는 운송비를 포함해도 유럽 내 생산비용보다 훨씬 저렴하다. 유럽 천연가스 생산비는 100만 BTU(천연가스 단위) 당 4.18달러인데 미국은 2달러로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과 유럽 간 천연가스 100만 BTU 운송비는 0.5달러로 운송비를 포함해도 미국산이 더 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란 뚫리더니 ‘운전면허’까지

    오늘부터 이란에서도 우리나라 운전면허를 가지고 운전을 할 수 있게 됐다. 외교부는 다음 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앞두고 한국·이란 간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이 체결됐다고 27일 밝혔다. 김승호 주이란 대사는 이날 이란 교통경찰청장과 ‘한국·이란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에 서명했고 서명과 동시에 발효됐다. 이에 따라 이란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과 한국에 거주하는 이란 국민은 각각 자국의 운전면허증으로 상대국에서 운전할 수 있게 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협정으로 상대국에 체류하는 양국 국민의 생활 편의가 크게 향상되고, 특히 우리 기업인들의 이란에서의 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의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350여명으로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핵합의 이후 이란 진출에 관심을 가진 기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서청원 의원 “국회의장 꿈 접어야”

    서청원 의원 “국회의장 꿈 접어야”

     20대국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26일 “일부 신문에서 국회의장 (후보 관련 보도가) 나오는데, 야당이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다 접어야한다”고 의장을 포기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최다선 자격으로 당선자 대표 인삿말을 하던 중 “나는 대권 꿈도 없다. 이미 그런 과정을 겪었다. 원내대표 꿈도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이 집권여당으로서 마지막 열할을 하기 위해서 의원 개인의 목표보다는 모두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나도 훌훌 털어놓겠다”는 취지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서 의원은 이 자리에서 후배 당선자들에게 “격렬하게 토론하되 당론으로 결정되면 싸우지 말고 따르는” 자세를 주문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박지원 “제가 그짐(원내대표) 지겠다”

    박지원 “제가 그짐(원내대표) 지겠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26일 당내 합의를 전제로 원내대표직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당권·대권 의지를 드러낸 박 의원이 전당대회가 20대국회 정기국회 이후로 연기되면서 일단 원내대표로 선회하면서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 측 등 당내 일각에서 거론된 ‘박지원 합의추대론’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박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윤재선입니다’에서 “당내 분위기가 하나로 모인다면 제가 그 짐을 져야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호남 발전을 위해) 저에게 대권, 당권에 나가라는 요구가 많았고 저도 그런 결심을 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전당대회가 7~8개월 연기되니까 제가 그런 것을 얘기하는 것은 조금 온당치 못했고 국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성엽 의원은 경선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를 했는데 저로서는 만약 원내대표를 해서 당 대표나 대권에 도전했을 때 이것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연기로 안 대표와 박 의원이 각각 대권과 당권 도전에 필요한 시간을 벌었다는 지적에는 “안철수의 대권 가도, 박지원의 무슨 가도 그런 것을 하는 국회가 돼서는 또 한 번 제2의 문재인의 길을 간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앞서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유성엽 의원 등의 반발이 변수다. 유 의원은 TBS 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 인터뷰에서 “우리가 민주정당을 지향한다면 새롭게 어떤 민주적인 방식으로 원내대표를 결정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민의당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원불교 “대동화합의 길로 함께 가자”

    원불교 “대동화합의 길로 함께 가자”

    6·25전쟁 피해자 유족 등 수천명 참석 원불교는 25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일제강점기·한국전쟁·산업화·민주화·재난재해 희생 영령을 위한 대국민 특별 천도재를 열었다. 원불교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천도재는 좌와 우, 진보와 보수를 넘어 한국 사회의 상처와 갈등을 씻어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번 천도재에는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야스쿠니무단합사철폐소송 원고단 등 천도 대상자 유가족 100여명과 원불교 신자 등 수천명이 참석했다.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은 천도재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먼저 떠나가신 영령들의 아픔과 고통, 견디어냄 그리고 헌신으로 현재의 삶을 살고 있다”며 “천도재를 기연으로 우리 모두 대동화합의 길로 동행하여, 대한민국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을 이루고 감사와 은혜 가득한 낙원 세계를 이뤄 가자”고 당부했다. 원불교는 이번 천도재를 통해 모은 재비 전부를 천도 대상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 한편 원불교는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를 개교 100주년 기념주간으로 정해 천도재와 국제학술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100주년 기념대회는 1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조선 궁궐의 생생한 삶과 맛 만나세요

    조선 궁궐의 생생한 삶과 맛 만나세요

    30여종 체험·탐방 행사 열려‘대장금’ 배경 소주방 음식 체험대국민 참여 ‘시간여행’ 공연도 궁궐을 우리 곁에 살아 있는 소통의 문화 공간으로 재조명하는 ‘제2회 궁중문화축전’이 오는 29일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개막한다. ‘오늘, 궁을 만나다’를 주제로 다음달 8일까지 열리는 행사는 4대 궁(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과 종묘가 지닌 특성에 맞게 주제별로 기획된 30여종의 다채로운 공연·전시·체험·탐방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김대현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국장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해 첫 축전이 전통 콘텐츠와 현대의 첨단기술을 결합해 궁궐의 유·무형 문화유산을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재탄생시켰다면 올해는 구축된 콘텐츠들을 중심으로 ‘오늘’이라는 핵심어와 함께 생명력을 지닌 생생한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고종 즉위 30주년과 41세 생신을 기념하는 궁중잔치를 재현한 ‘1892, 왕의 잔치’, 한류 열풍을 이끈 드라마 ‘대장금’의 역사적 배경인 경복궁 내 소주방에서 전통 궁중 음식을 직접 맛보고 체험하는 ‘수라간 시식공감’, 후원의 봄밤을 거닐며 역사와 문화를 듣는 이동형 이야기극 ‘창덕궁 별빛야행’ 등이 관객을 맞는다. 창경궁 문정전 야경을 무대로 펼쳐지는 궁궐 최초 정통 사극으로 조선 제16대 국왕 인조의 생애를 다룬 ‘인조, 길 끝에서’, 원형 그대로 보존돼 온 왕실 제례 의식으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제례악 야간공연’ 등 우리 문화유산과 전통문화를 친근하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가득하다. 1750년(영조 26) 3월 26일, 당시 왕과 궁궐 사람들의 하루 일상을 재현하는 ‘1750 시간여행, 그날!’은 대국민 참여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 공모에서 뽑힌 시민 200명이 직접 문무백관, 상궁, 나인, 호위군사 등의 역할을 맡아 전문 배우들과 함께 그 시대를 되살린다. 지난해 첫선을 보였을 때 텔레비전 사극에서만 봤던 역사 속으로 직접 여행을 떠나는 흥미로운 시간을 제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자세한 행사 내용은 궁중문화축전 홈페이지(www.royalculturefestival.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경북, 대륙인 지갑 열 전진기지 세웠다

    경북, 대륙인 지갑 열 전진기지 세웠다

    농수산물·화장품 등 수출 개척中 교육생 2000명 유치 성공 현지 문화축제로 한국 관광 유도 경북도가 ‘대구·경북 방문의 해’를 맞아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경북이 전략적 우위를 점하는 관광을 비롯해 의료·화장품, 농수산 식품, 투자 유치 등에 초점을 맞췄다. 시장개척단 단장을 맡은 김관용 도지사는 25일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한석기 주상하이 총영사를 비롯해 한국상인회, 대구경북기업인협회 회원 등 24명과 간담회를 하고 경북도 상하이통상투자사무소 개소식을 가졌다. 도 개척단은 관련 분야 전문가 및 책임자 등 모두 70명으로 꾸려졌다. 3박 4일 일정이다. 상하이사무소는 도의 베이징사무소와 함께 중국 통상 확대 및 투자 유치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행사에는 코트라(KOTRA), 한국무역협회 현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과 기대감을 나타냈다. 도 개척단은 이어 중국의 핫플레이스인 싱쿵광장 ‘상하이 스타 라이브(STAR LIVE) 쇼핑몰’에서 경북 우수 농수산 식품 홍보 및 판촉 행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 대형 유통업체 등과 수출 확대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도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상대국 3위인 중국을 경북도 최대 농식품 수출국으로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박순보 경북통상 대표는 “이번 협약으로 도내 23개 시·군의 농특산품 400여 가지를 연간 500만 달러 이상 수출할 수 있는 중요한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 굴지의 화장품 기업인 신생활그룹 유한공사와 화장품산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김 지사와 최영조 경산시장,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 안봉락 신생활그룹 회장 등 4자 간에 이뤄졌다. 신생활그룹은 경산시가 조성하는 화장품특화단지 6만여㎡에 공장을 짓고 올해 판매 실적이 우수한 직원 2000명을 선발해 오는 8월쯤 경산 대구한의대에 인센티브 교육을 보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도와 경산시, 대구한의대는 화장품 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그룹은 내년부터 3년간 2만명을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도는 교육생 파견만으로도 1000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신생활그룹은 예천에도 건강식품 생산을 위해 3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 개척단은 지난 24일 대구시 중국시장 개척단과 함께 상하이 최대 번화가인 난징루 스지광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유커) 유치 전략의 하나로 ‘한중문화관광축제’를 열었다. 김 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행사를 이끌었다. 축제는 경북도립국악단과 대구시립예술단의 축하 공연, 한·중 가무대전 등으로 다채롭게 펼쳐졌다. 특히 대구 출신 한류 스타 추자현이 상하이 주민 3000여명을 대상으로 대구·경북 관광 홍보에 나서 분위기를 돋웠다. 이어 인근 하워드존슨플라자상하이호텔에서 현지 여행사 관계자, 관광업 최고경영자(CEO)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경북 관광 교류 설명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도 방문단은 26일 안후이(安徽)성을 찾아 현지 여행사 30곳을 대상으로 관광 홍보 설명회를 열고 기업인 교류회를 마련한다. 김 지사는 “이번 시장 개척 노력이 중국 기업의 경북도 투자 유치와 대규모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한 출발점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유치 노력을 계속해 반드시 큰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상하이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집으로 출근’ 하는 아빠 급증

    고용부 “아빠의 달 도입 영향 커” 올 들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해 육아휴직을 선택하는 남성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중소기업 남성 육아휴직자가 100% 이상 증가하는 등 일터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남성 육아휴직자는 13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3% 증가했다. 전체 육아휴직자 2만 1259명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6.5% 남짓으로 2.0% 포인트 증가했다. 주목할 부분은 중소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율이 대기업을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근로자 10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에서 남성 육아휴직자가 지난해보다 115.4%나 늘었다. 또 3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은 74.7%, 300인 이상 대기업은 56.7% 증가했다. 경북 구미에 있는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유모(35)씨는 “육아휴직을 쓰기까지 회사와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그러나 아빠로서의 도리는 아이에게 필요할 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육아휴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성 육아휴직자의 68.9%가 일자리 집중 지역인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있었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급증하는 추세다.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율은 전북(121.4%), 서울(94.6%), 경남(80.6%), 충북·인천(72.7%) 순으로 높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출판·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 도·소매업 종사자가 많았다. 증가율은 건설업(262.2%), 교육서비스업(90.9%), 숙박·음식점업(76.2%) 등이 높았다. 고용부는 ‘아빠의 달’ 제도를 도입한 데 따른 영향을 크게 봤다. ‘아빠의 달’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두 번째 사용자의 석 달치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해까지 급여 지원 기간이 1개월이었지만 올해 3개월로 늘렸다. 이 제도를 활용한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1분기 212명에서 올해 1분기 529명으로 급증했다. 육아휴직 대신 근무시간을 단축해 육아에 활용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이용자도 올해 1분기 6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9% 급증했다. 고용부 나영돈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남성 육아휴직과 전환형 시간선택제에 대해 430만명을 대상으로 6월까지 대국민 수요 조사를 진행한다”며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4대 궁에서 30여종의 공연- 체험을 만나다

    4대 궁에서 30여종의 공연- 체험을 만나다

     궁궐을 우리 곁에 살아 있는 소통의 문화 공간으로 재조명하는 ‘제2회 궁중문화축전’이 오는 29일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개막한다.  ‘오늘, 궁을 만나다’를 주제로 다음달 8일까지 열리는 행사는 4대 궁(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과 종묘가 지닌 특성에 맞게 주제별로 기획된 30여종의 다채로운 공연·전시·체험·탐방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김대현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국장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해 첫 축전이 전통 콘텐츠와 현대의 첨단기술을 결합해 궁궐의 유·무형 문화유산을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재탄생시켰다면 올해는 구축된 콘텐츠들을 중심으로 ‘오늘’이라는 핵심어와 함께 생명력을 지닌 생생한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고종 즉위 30주년과 41세 생신을 기념하는 궁중잔치를 재현한 ‘1892, 왕의 잔치’, 한류 열풍을 이끈 드라마 ‘대장금’의 역사적 배경인 경복궁 내 소주방에서 전통 궁중 음식을 직접 맛보고 체험하는 ‘수라간 시식공감’, 후원의 봄밤을 거닐며 역사와 문화를 듣는 이동형 이야기극 ‘창덕궁 별빛야행’ 등이 관객을 맞는다. 창경궁 문정전 야경을 무대로 펼쳐지는 궁궐 최초 정통 사극으로 조선 제16대 국왕 인조의 생애를 다룬 ‘인조, 길 끝에서’, 원형 그대로 보존돼 온 왕실 제례 의식으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제례악 야간공연’ 등 우리 문화유산과 전통문화를 친근하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가득하다. 1750년(영조 26) 3월 26일, 당시 왕과 궁궐 사람들의 하루 일상을 재현하는 ‘1750 시간여행, 그날!’은 대국민 참여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 공모에서 뽑힌 시민 200명이 직접 문무백관, 상궁, 나인, 호위군사 등의 역할을 맡아 전문 배우들과 함께 그 시대를 되살린다. 지난해 첫선을 보였을 때 텔레비전 사극에서만 봤던 역사 속으로 직접 여행을 떠나는 흥미로운 시간을 제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자세한 행사 내용은 궁중문화축전 홈페이지(www.royalculturefestival.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김욱동 창문을 열며] 알파고의 도전과 인간의 응전

    [김욱동 창문을 열며] 알파고의 도전과 인간의 응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은 인류 역사에서 그야말로 획기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지금껏 인간은 직관과 추론이 자신의 고유 능력이라고 오만하게 생각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서양에서 근대 철학과 과학이 발달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르네 데카르트는 ‘코기토, 에르고 숨’, 즉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명제를 내세우면서 사유(思惟)에서 인간의 특성을 찾지 않았던가. 또 블레즈 파스칼도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것, 한낱 갈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말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은 다름 아닌 사유 안에 있다고 지적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지난달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바둑 대국을 지켜보면서 사유가 이제 더이상 인간의 고유 기능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누가 뭐래도 인류는 이제 새로운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음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알파고 같은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도전에 인간은 어떻게 응전해야 할까. 나는 그 답을 문학을 비롯한 예술, 좀더 범위를 넓혀 인문학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상력이 빚어내는 찬란한 우주라고 할 문학과 예술만이 인간 지능을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도 인간처럼 직관, 추론, 인식, 의식, 자각, 의지 같은 능력을 담당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감성은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이다. 인간은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과 달리 희로애락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슬픈 모습을 보면 눈물을 흘리고, 불의를 보면 분노를 느끼며,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면 절로 입이 벌어지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그런데 요즈음 디지털 기기가 범람하면서 안타깝게도 인간의 감성이 로봇처럼 점점 더 메말라 가고 있다. 젊은이들은 갑자기 놀라거나 어떤 충격적인 일을 당하면 “헐, 대박!” 하고 말하기 일쑤다. 짧은 이 한마디 말로 젊은이들은 모든 감정을 표현하려 든다. 생물학적 결정론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인간의 두뇌는 우뇌와 좌뇌의 두 영역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언어 뇌라고도 일컫는 좌뇌는 언어중추가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좌뇌가 발달하면 언어구사 능력, 문자나 숫자, 기호의 이해, 조리에 맞는 사고 등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능력이 뛰어나다. 한편 이미지 뇌로도 부르는 우뇌는 그림이나 음악 감상, 스포츠 활동 등 순간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직관 같은 감각적인 분야를 담당한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은 비록 인간의 우뇌 영역을 대신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좌뇌 영역을 넘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인간은 이제 우뇌 쪽보다는 그동안 소홀히 했던 좌뇌 쪽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좌뇌를 발달시키려면 무엇보다도 문학 작품을 많이 읽고 음악과 미술 같은 예술과 가까이해야 한다. 요즈음 젊은이들에게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어 봤느냐고 물어보면 ‘전쟁’은 읽었는데 ‘평화’는 아직 읽지 못했다고 대답하기도 한다. ‘한여름 밤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면 ‘한여름 밤의 꿀’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몰라도 남녀 듀엣 San E와 레이나에 대해서는 훤히 꿰고 있는 것이 요즈음 젊은이들의 자화상이다. 이렇게 인간의 감성과 직관을 좀더 발전시키지 않고서는 인간은 한낱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문학과 예술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 문학과 예술만이 메마를 대로 메말라진 인간의 감성을 봄비처럼 촉촉하게 적셔 주고, 돌덩어리처럼 딱딱하게 굳어진 직관을 우뭇가사리처럼 부드럽게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알파고의 도전에 직면해 문학과 예술 그리고 인문학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새삼 중요하게 부각됐다. 문학과 예술을 비롯한 인문학은 그동안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에 밀려 거의 빈사 상태에 놓여 있다. 하루빨리 정신 차리지 않으면 지난달 바둑 대국처럼 인간은 알파고에게 언제 또다시 무릎을 꿇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문학평론가·UNIST 초빙교수
  • [In&Out] 젊은 개발 컨설턴트 양성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자/이병국 전 한국외교협회 국제개발전략센터 이사장·전 수단 대사

    [In&Out] 젊은 개발 컨설턴트 양성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자/이병국 전 한국외교협회 국제개발전략센터 이사장·전 수단 대사

    요즘 우리 젊은이들은 매우 어렵단다.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다. 희망을 포기한 청년들이 안타깝고 이들이 이끌어 갈 우리나라의 미래도 걱정이다.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희망을 다시 되찾아 줄 수 있을까. 그들만 탓할 수 없다. 부모 세대인 우리들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일자리 구하기가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국내 현실은 암담하지만 시선을 국제 무대로 돌려 보면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구촌 전체의 사정에 견주어 보면 우리 젊은이들은 이 땅에서 태어나 정규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선택받은 상위 1%에 속한다. 유엔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 시한이 종료된 오늘날에도 세계 인구 71억명 가운데 8억명 이상이 기아에 허덕이고 해마다 630만명의 어린이들이 다섯 살이 되기 전에 굶어 죽고 있다. 불과 60여년 전만 해도 우리 모습이 이랬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원조를 받는 빈곤국이 아니라 원조를 주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청년들은 신체 건강하고 정신 건전하고 두뇌는 매우 총명하다. 아프리카를 포함해 해외에서 만난 우리 청년들은 능력이 출중했고 희망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길이 보인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무작정 아프리카로 가라고 할 순 없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위험하고 사업도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와 부모 세대가 우선 디딤돌을 놔 줘야 한다.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운영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같은 기관들이 나서 이들을 ‘국제개발컨설턴트’로 양성하는 방법이 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우리 퇴직 외교관들도 기꺼이 오지에서 일하며 체득한 노하우를 ‘재능기부’할 것이다. 우리는 ODA 원조국이라 자화자찬하지만 국제적 위상은 초라하다. 국제 ODA 규모(150조원)가 사상 최대로 확대돼 최근 개발도상국 조달 시장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경쟁은 고조되고 있으나 우리 기업의 수주 노력이나 국제 조달 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반면 우리나라 ODA 프로그램은 수혜국뿐 아니라 해외 원조 역사가 길고 원조 액수도 큰 미국·독일 등 선진국도 주목하고 있어 활용 가치가 높다. 그럼에도 정작 국내에서 이를 평가하고 컨설팅해 줄 수 있는 민간 전문가가 극히 부족해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젊고 유능한 개발컨설턴트를 양성하는 일이 급선무인 것이다.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한국 기업이 컨설팅 분야에서 약하고 현지어 구사 능력 및 유사 분야 실적을 갖춘 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상대국 현지 상황과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프로젝트를 주문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발전모델’만 강요하지 말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지난 50여년간 추진해 온 선진국들의 원조 형태는 이미 ‘원조 피로 현상’을 보였다. 우리는 이러한 과거의 실패 사례를 거울삼아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 즉 개발컨설팅 육성을 통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우리 청년들에게 고급 일자리를 마련해 주며, 정부가 유엔 지속가능 개발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공기업 사람들 (37)한국도로공사] “국민 눈높이 맞춘 고속도로… 서비스 히트상품 계속됩니다”

    [공기업 사람들 (37)한국도로공사] “국민 눈높이 맞춘 고속도로… 서비스 히트상품 계속됩니다”

    “국민의 눈높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높아진다. 이에 맞춰 공기업의 대국민 서비스도 계속 혁신돼야 한다.” 김학송(64)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서비스 개선은 ‘왜’라는 물음에서 시작된다”며 “공기업이 국민들에게 새롭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혁신에 바탕을 둔 서비스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고속도로 서비스 혁신을 앞당긴 ‘히트상품’ 제조자로 통한다. 2014년 ‘국민 100약(約)’을 만들어 추진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신(新)국민 100약’을 내세워 서비스 개선을 독려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서비스 개선 과제 200가지를 공개하고 이를 실천할 것을 약속하는 프로젝트로 항목 하나하나가 국민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김 사장은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은 왜 비쌀까, 하이패스 단말기 가격은 왜 비쌀까, 휴게소 서비스 평가가 왜 국민 시각과 다를까’ 등의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이 의문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히트 상품이 된 ‘하이패스 행복단말기’가 탄생했고, ‘ex-oil’(고속도로 주유소)이 나왔다. 행복단말기는 10만원 안팎의 하이패스 단말기를 거의 공짜로 달아주는 상품으로 하이패스 보급률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개인이 장착할 경우 대당 10만원 이상 줘야 했던 것을 도로공사가 대량 주문해 단가를 낮췄고, 여기에 금융기관과 연계해 대당 1만~2만원대로 보급하고 있다. 고속도로 단말기를 단숨에 국민 히트상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2012년부터 고속도로 주유소를 알뜰주유소로 전환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비쌌다. 이를 확 뒤집은 사람이 김 사장이다. 2014년 8월부터 자체적으로 유류를 공동 구매해 전국 160곳 고속도로 주유소에 공급하고 셀프주유기 확대, 유류탱크 증설 등으로 전국 주유소 평균보다 리터당 70원 정도 저렴(휘발유, 3월 2일 기준)하게 팔고 있다. 도로공사 직원이 매월 1회 정량 검사를 실시하고, 한국석유관리원과 함께 유류품질 점검도 하고 있다. 현재까지 품질과 관련한 위반사례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김 사장의 뚝심과 서비스 개선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히트 상품은 또 있다. 고속도로 환승정류장이 그것이다. 나들목으로 나가지 않고도 주변 지하철, 시내버스 같은 대중교통수단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지난해 말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 가천대역 환승정류장을, 올 1월에는 경부고속도로 동천역 환승정류장을 설치했다. 이 상품은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협업평가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민등급 휴게소 평가’도 같은 맥락이다. 김 사장은 “도로공사가 선정한 우수 휴게소의 서비스 품질이 국민들의 평가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이용자들이 직접 서비스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휴게소 등급을 표시하자 운영업체 간 경쟁을 불러오고 서비스 품질도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올해는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고품격 휴게소 화장실’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동안 추진했던 행복드림쉼터와 졸음쉼터도 확대한다. 취임 이후 졸음쉼터를 대폭 확대, 194곳으로 늘렸고 올해도 14곳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부터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11곳에 미니 휴게시설을 설치하고 ‘행복드림쉼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휴게시설을 지을 충분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고 톨게이트 여유부지와 사무실 공간, 주차장 부지 등을 활용해 작은 휴게소를 지은 것이다.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것도 김 사장의 아이디어다. 이 같은 노력은 공기업 경영평가 결과로 나왔다. 2014~15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고, 정부3.0 평가에서 공공기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강력한 자구노력으로 부채 감축을 추진한 결과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부채 비율이 감소했다. 김 사장은 “국민의 눈으로, 국민행복을 실현하는 것이 공기업의 역할”이라며 “국민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고속도로 안전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서비스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마산고, 건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남도의회 의원,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해 교통분야에 혜안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12월 사장 취임 이후 “국민의 눈으로 바라보고 국민의 입장에서 고속도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혁신을 이끌고 있다. 김천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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