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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관, 지진피해 딛고 ‘관광경주’ 되살리기

    민·관, 지진피해 딛고 ‘관광경주’ 되살리기

    경북도·관광협회 호소문 발표 안전처, 숙박시설 긴급 안전점검 16개 시·도 교육청에 동참 요청 사상 최대 강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학여행 1번지 경주’의 명성 되찾기에 민관이 힘을 뭉치고 나섰다. 경북 경주 관광업계는 26일 경주시청에서 ‘9·12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수학여행과 단체 관광 취소 사태가 이어지는 등 경주 관광이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관광공사와 경북도관광협회, 경주펜션협회, 외식업 경주지부, 관광호텔 관계자 등 9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나친 불안감을 느끼지 말고 하루빨리 관광산업을 회복할 수 있도록 경주를 찾아 용기를 달라”고 당부했다. 업계는 앞으로 재난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사전교육을 하는 등 ‘안전한 관광’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기분 좋은 경주 관광’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정부도 경주 관광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에 나선다. 국민안전처는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유스호스텔 등 숙박시설을 긴급 안전점검한다. 숙박업소 안전에 대한 신뢰도를 정부가 인증하겠다는 차원이다. 점검 대상은 유스호스텔 27곳, 호텔 10곳, 수련원 2곳 등이다. 주요 점검 사항은 시설별 내진설계 여부와 외벽이나 지붕 등 시설물 외부 균열에 따른 안전조치 여부, 시설물 주요 구조부와 인테리어 부착물 등의 안전성 여부 등이다. 또 지진과 화재 등에 대비한 행동요령을 담은 매뉴얼 비치 여부와 매뉴얼 활용 능력, 소방·전기·가스 시설 등이 지진 이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등도 확인한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다음달부터 특별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다. 도는 16개 시·도를 대상으로 간부 공무원들의 방문 홍보를 전개하는 동시에 경북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 등과 연계한 해외 마케팅에 돌입한다. 또 공무원들을 교육부와 16개 시·도교육청에 보내 가을철 수학여행 경주 보내기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정부와 기업 회의, 세미나를 경주에 유치하는 데도 힘을 쏟기로 했다. 경주시는 서울역 등에서 대대적인 관광홍보에 들어가고 수학여행 서한문을 전국 초·중·고교에 보내기로 했다. 가을여행주간(10월 24일~11월 6일) 경주 관광 집중 홍보를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경주시와 불국사숙박협회에 따르면 9·12 지진 이후 경주 수학여행 예약 학교 가운데 90% 정도가 해약을 요청했다. 해약 규모는 300여개 학교, 4만 5000여명으로 불국사숙박협회가 추정하는 피해액만 35억원에 이른다. 서원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천년고도 경주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국민들의 적극적인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20대 첫 국감 파행] 丁의장·野에 맞서 똘똘 뭉친 새누리

    [20대 첫 국감 파행] 丁의장·野에 맞서 똘똘 뭉친 새누리

    국정감사 첫날인 26일,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감장 대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 모였다. 의원총회에서 이들은 지난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 사태 이후 한 달도 안 돼 일어난 상황에 한목소리로 격분했다. ‘여소야대’를 거듭 실감한 데 대한 위기감, 분노를 여과 없이 쏟아냈다. 그동안 친박(친박근혜)과 비박으로 나뉘어 갈등구조가 형성돼 있었지만 정 의장과 야당이라는 ‘공공의 적’을 두고 똘똘 뭉쳤다. 전날 밤부터 새벽까지 열린 심야 의총에 이어 이날만 세 차례 열린 의총에는 소속 의원 129명 가운데 110여명이 참석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재신임된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국감 보이콧 등 모든 의정활동 방향을 일임받았다. 그는 “국민과 헌법, 국회법, 의회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두에 서서 모든 것을 걸고 싸워 나갈 것”이라면서 정 의장을 향해 “입법부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는, 더불어민주당의 하수인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정현 대표는 전날 밤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흔들어댄 사람들이 기어코 대통령을 쓰러뜨리려고 하는 음모와 계획”이라면서 “장관 하나로 끝나지 않고 대통령 탄핵까지도 할지 모르는데 그냥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후부터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비상 체제’에 들어가기로 했고 국감을 보이콧하는 대신 당 차원의 팀을 꾸려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로 했다. 김 장관 해임안이 “인격 살인”이었다면서 ‘오해’를 풀기 위한 대국민 홍보전에도 나설 계획이다. 초선 의원들은 100만원씩을 들여 언론사 광고비를 내기로 했다. 중진 의원들도 지도부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의총에 친박 좌장 서청원, 최경환 의원과 비박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정병국, 나경원, 원유철, 홍문종, 정우택 의원 등 중진들이 참석했다. 개회사 사태 때 중재 역할을 했던 서청원 의원은 “오랜 경험이 있지만 이런 일은 처음 당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정 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의 첫 타자로 나서 ‘의회주의 파괴자 정세균은 물러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한 시간 동안 침묵시위를 벌였다. 쇄신파인 김세연 의원도 “그동안 당론이라고 해도 양심에 어긋나면 따르지 않았는데 이번 일은 의회민주주의의 핵심제도가 파괴되는 행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김 장관 해임 건의’에서 보여준 한국 정치의 퇴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새벽 여당이 퇴장한 가운데 야 3당이 건의안을 처리하면서 정국은 급격히 경색됐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은 건의안 처리 전날 국무위원들의 저녁 식사 시간 할애를 놓고 수준 이하의 설전을 벌이더니 어제도 입씨름을 계속했다. 대정부 질문이 자정을 넘기면서 본회의 차수를 변경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국회법 위반 시비를 제기하면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건의안 수용 불가를 밝히면서 감정적 대치 전선은 더욱 가파르게 전개될 참이다. 협치의 전통이 축적되지 않은 한국 정치가 내진 설계 안 된 건축물처럼 흔들리며 가뜩이나 민생고에 지친 국민을 더 불안하게 할까 걱정이 앞선다. 20대 국회가 출범한 이래 여야는 틈만 나면 협치를 합창했다. 하지만 해임 건의안을 다툰 지난 23일 본회의장은 여야의 삿대질과 고성 등 불협화음만 가득했다. 4·13 총선으로 여소야대로 바뀌어 여야 간 공수만 교대했을 뿐 거야(巨野)는 밀어붙이고 소여(小與)는 의사 진행을 가로막는 구태는 그대로였다. 게다가 국무위원들이 여당의 의사 진행 지연술에 가세하는 전대미문의 볼썽사나운 풍경까지 벌어졌다.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가졌던 19대 국회에서는 야당이 이른바 국회선진화법과 필리버스터 조항을 활용하더니 이제는 여권이 이를 새롭게 응용하는 꼴이다. 후진적 한국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도 모자랄 판에 하향 평준화로 치닫고 있는 격이다. 박 대통령이 인사청문회에서 저금리 대출 등 몇몇 ‘하자’가 드러난 그를 장관으로 임명한 것 자체에 문제가 없진 않다. 그러나 그를 혹독하게 검증했던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조차 해임 건의를 반대하지 않았나. 김 장관 친모의 차상위계층 건강보험 혜택이나 전세 특혜 의혹은 충분히 해소됐다면서 말이다. 야권의 김 장관 해임 건의안이 무리해 보이는 이유다. 그가 장관에 임명된 후 대학 동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흙수저라 당했다”고 토로해 자질 시비를 자초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야권이 정책 능력은 살펴보지 않은 채 해임 건의안을 밀어붙인 것 또한 힘자랑과 감정적 처사로 비칠 수도 있을 듯싶다. 국정감사 일정이 차질을 빚는 등 정국 파행이 오래가면 국정을 책임진 여권에도, 수권 능력을 보여 줘야 할 야당에도 자충수가 될 것이다. 말 그대로 ‘해임 건의’안인 만큼 청와대가 이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법리상 문제는 없다. 다만 수용하지 않는 첫 사례를 만드는 만큼 바람직한 선택일 리는 만무하다.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 다른 출구를 찾거나, 김 장관 스스로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게 차선의 대안일 수도 있다. 여야 모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국민의 싸늘한 시선을 의식한다면 먼저 대국적으로 양보하는 쪽이 박수를 받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글로벌 시대] 미국은 보호주의로 선회하나/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미국은 보호주의로 선회하나/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올해 미 대선의 슬로건은 보호무역주의 일색이다. 무역 자유화는 늘 포퓰리즘의 단골 공격 대상이지만 이번 대선 정국만큼 심각했던 적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미국에 대한 강간 또는 재앙’이라며 TPP 탈퇴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주장했다. 무역 자유화에 대체로 우호적인 공화당도 서명된 TPP의 조기 인준에 소극적이다. 노동 및 환경 규범을 중시하면서 공정무역 기조를 유지해 온 민주당의 입장도 별반 다를 바 없다. 국무장관 재임 중 TPP를 지지했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지만 “과거는 물론 현재도 미래에도 현 TPP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내 TPP 인준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여건이 녹록지 않다. 미 의회는 대선이 있는 해에는 10월부터 휴회하고 대선 이후 소집되는 레임덕 회기는 두어 주일에 불과하다. 새로운 원 구성 논의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TPP 서명국들은 협정문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2008년 미 대선 과정의 기시감을 지울 수 없다. 당시 한·미 FTA의 미 의회 인준을 둘러싸고 공화당의 백악관과 민주당이 지배하는 의회는 대립각을 세웠다. 부시 대통령은 연내 비준 의지를 밝혔지만 오바마 및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당시 국내 정치권은 부시의 목소리에 솔깃했다. 대선 정국이 빚어내는 혼란 속에서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한 것이다. 2009년 취임한 오바마는 의료 및 자동차 분야 구조조정 등 국내 정치 현안에 집중하면서 한·미 FTA는 장기간 표류했다. 결국 2010년에 추가협상을 통해 일부 조항을 수정한 후에야 비로소 비준을 마치고 2012년 발효했다. 미국은 1930년 관세를 평균 60% 인상하는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도입했다. 일자리 창출과 산업 증진을 위한 명분이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수입은 급감하고 무역 상대국의 보복관세로 수출도 타격을 입었다. 세계 교역량이 반 토막 나면서 대공황을 겪었다. 미국이 이런 뼈아픈 경험을 잊었을 리 없다. 대선 정국의 레토릭으로 봐야 한다. 글로벌 가치 사슬이 심화되는 여건에서 통상협정의 탈퇴를 추진하는 것은 미국의 리더십 손상과 직접적인 피해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미국이 보호주의로 급선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신흥개도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감시는 오히려 강화되면서 자연히 무역 마찰의 증가도 예견된다. 2001년부터 시작된 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현실에서 결국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지향하는 TPP 규범이 아·태 지역 통상 체제의 기반이 될 것이다. 세계의 관심은 5년여 협상을 거쳐 서명된 TPP 협정이 올해 레임덕 회기에 통과될지에 집중돼 있다. 관건은 협정의 수정 여부다. 미 행정부와 의회가 서명된 협정을 수정하지 않기로 전격 합의한다면 연내 인준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부 조항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재협상을 통해 새로운 이익의 균형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TPP의 미 의회 인준 시기를 올해 레임덕 회기보다는 미국의 새 대통령 취임 이후로 예측하는 이유다. 어떤 경우든 협정은 서명 후 2년이 경과하는 시점인 2018년 이후에 발효하는 만큼 우리는 가입 협상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 [이슈&이슈] 정치 꼼수에 뒤틀린 새만금 개발… 전북도, MB정권 책임론

    [이슈&이슈] 정치 꼼수에 뒤틀린 새만금 개발… 전북도, MB정권 책임론

    ‘새만금 개발’에 사활을 건 전북도가 최근 삼성그룹이 2011년 정부, 전북도 등과 맺은 새만금지구 투자협약을 철회하자 활로를 찾고 있다. 전북도는 분노한 민심을 가라앉히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전북도는 25일 “최근 삼성이 ‘경영 논리’를 앞세워 “새만금에 투자 계획이 없다”는 의사 표시를 밝히자 전북도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 휘말렸다는 한탄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당시 ‘녹색 성장’ 정책을 선언한 이명박 정부와 껄끄러운 관계를 개선해야 했고,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경남 혁신도시에 넘겨준 탓에 이에 반발하는 전북도민들의 상실감을 달래야 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 측은 이에 대해 사업성이 떨어져서 투자 철회를 한 기업의 결정을 음모론으로 또는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삼성 측은 25일 “그룹이 내수 부진과 세계 경기 침체 등으로 새만금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면서 “2011년 당시 투자를 결정했던 풍력발전과 태양전지 사업은 사업성 부족으로 이미 철수한 상태인 만큼 앞으로 새로운 투자 계획이 있다면 새만금에 투자하는 것을 우선으로 검토하겠다”는 지난 6월의 발표를 고수했다. ●“삼성, 새만금 투자 계획 없어” 삼성그룹은 2011년 4월 27일 새만금지구에 20조원을 투자하는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의 새만금 투자 협약서에는 당시 임채민 국무조정실장, 김재수 농식품부 1차관, 김정관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정책실장,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서명했다. 투자 계획은 새만금 지역 11.5㎢ 부지에 2021년부터 20년에 걸쳐 풍력,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을 포함한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삼성은 1차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7조 6000억원을 들여 풍력발전기와 태양전지 생산기지, 그린에너지 연구·개발(R&D)센터 등을 만들기로 했다. 전북도는 2040년까지 2단계, 3단계 투자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투자 규모가 20조원을 넘고 2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북도민들도 지역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며 크게 환영했다. ●허술한 양해각서와 투자협약서 천문학적 사업비가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발표됐지만 가시적인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전북도는 수년간 관계 기관과의 실무협의 등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양해각서(MOU)가 허술하다는 비판은 초기부터 나왔다. 2011년 9월 실시한 전북도의 국정감사에서 당시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삼성의 투자협약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민선 5기 김완주 지사를 공개적으로 몰아붙였다. 그러나 당시 전북도는 “삼성 계열사 사장을 지낸 김재명 정무부지사의 역할로 삼성이 투자협약을 제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비판을 일축했다. 지지부진하던 투자 계획은 2015년 7월 민선 6기 전북도지사가 취임하면서 문제가 됐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올 3월 3일 ‘투자협약 이행 및 성의 있는 후속 조치와 공식 답변’을 요구하는 서한과 공문을 삼성에 전달했다. 투자협약을 맺은 지 5년 만이다. 이에 삼성은 지난 5월 17일 ‘새만금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도 지난 6월 “삼성그룹이 2011년 당시 투자를 결정했던 풍력발전과 태양전지 사업은 사업성 부족으로 철수한 상태”라고 확인했다. MOU가 5년 만에 공수표가 되는 순간이었다. 송 도지사는 전북도의회에 출석해 ‘삼성의 새만금 투자 협약 진상 규명’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전북에서는 또 당시 청와대와 총리실 관계자, 전북도 민선 5기 책임자들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北 추가 제재 않고 대화로 풀자는 中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오늘 이 지경까지 이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의 ‘엇박자’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이 북한 핵·미사일 이슈의 결정적 국면에서 국제사회의 북핵 폐기, 대북 제재 열기에 찬물을 끼얹은 사례는 많다. 멀리 북·중 혈맹 시대를 거론할 필요도 없다. 최근까지도 남북 모두에 긴장 고조의 책임이 있다는 양비론이나 자중론, 대화론으로 본질을 흐리면서 제재 효과를 반감시키곤 했다. 그랬던 중국이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유엔 차원의 강력한 대응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전과는 달리 대북 압박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 줬다. 몰래 북한에 산화알루미늄 등 핵 및 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물품들을 수출한 랴오닝훙샹그룹에 대해 미국과 공조수사에 착수한 것도 이례적이다. 하지만 그제 유엔 총회 연단에서 한 리커창 총리의 연설은 한마디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리 총리는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에 전념해야 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의 해결책을 위해 대화와 협상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북한을 정조준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새로운 제재의 도입을 주도하겠다”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 같은 강경한 목소리까지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의 대표로 유엔 총회에 참석한 리 총리는 최소한 북한의 막가파식 핵·미사일 도발을 꾸짖는 시늉이라도 했어야 옳다. 북핵 위협이 엄중한데 관련 당사국 총리가 19분가량의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20초만 할애하고, 그나마 미적지근한 대화론으로 얼버무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고도 ‘책임 있는 대국’이라고 자처할 수 있는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어제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무장 위험성과 상습적이고 악의적인 국제규범 위반 등을 지적하며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 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한 바 있다. 바로 전날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우호적인 43개국 외교장관들은 가장 강력한 용어를 사용해 북한의 핵도발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대화 주장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응징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대화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드러났을 때 진행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효용성 없는 대화와 협상으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북한은 물밑에서 핵 능력을 고도화했던 것 아닌가. 따라서 중국이 진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원한다면 대화론을 주장하기에 앞서 강력한 대북 제재에 힘을 보태야만 한다. 그제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중국 측이 강력한 안보리 결의 채택에 동의했다는데 단순한 립서비스에 그쳐선 안 될 것이다. 북한이 무시로 도발하는 지금은 대화를 언급할 계제가 아니다.
  • KISDI, 전문가·일반 국민들이 제안한 지능정보사회 정책 놓고 토론회 개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오는 23일 서울 강남구 머큐어호텔에서 지능정보사회 정책 제안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정책 제안 토론회는 지난 8월 말부터 진행된 ‘지능정보사회·4차 산업혁명 대국민 정보 및 제안 공모’를 통해 모아진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다 나은 정책 수립을 위해 각계각층의 전문가 및 관심을 가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제안을 수렴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지금까지 모아진 정책 제안들 중에서 우수제안자의 의견을 듣고 논의하며 향후 관련 정책에 연계할 방향을 모색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우수제안자로 선정된 공모자의 발표에 이어 산학연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진다. 여기에는 최항섭 국민대 교수, 김한준 고용정보원 박사, 최민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실장, 조유리 KISDI 박사 등이 참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상수, 한진해운 정상화 위한 대책 마련 청와대 등에 건의

    경남 창원시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청와대와 중앙부처 등에 건의했다. 창원시는 23일 안상수 시장이 ‘한진해운 정상화 및 범정부차원 대책 마련 건의문’을 청와대와 국회의장,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해양수산부 장관, 금융위원회위원장 앞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안 시장은 건의문에서 “세계적인 불경기로 항만물동량이 줄어들어 각 해운사가 선박 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1위, 세계 7위인 한진해운의 허무한 도산은 외국 정기선사만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진해운을 이대로 방치하면 국내 해운산업 생태계가 송두리째 붕괴될 수 있고 17조원대 손실과 수만명의 일자리가 상실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가기간산업으로서 해운산업의 중요성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문을 고려해 한진그룹과 채권단, 정부는 더 이상 대란과 파국을 막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안 시장은 “해운·항만 관련 산업의 고용 불안정과 영업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에서 특별대책과 금융지원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태로 파장이 예상되는 항만관련 중소·영세업체의 고용안정을 위한 정책지원과 함께 선용품, 급유 등 부대산업 고용 안정 정책도 적극 추진해 줄 것”을 건의했다. 안 시장은 “해운업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7년 3월 13일 제1회 ‘해운의 날’을 제정하면서 ‘사해약진(四海躍進)’이라는 휘호와 함께 한국해양계가 국제무대로 진출해 해양대국으로 성장하라고 격려한 국운을 결정하는 중요산업”이라면서 “우리나라 수출입 물류 및 국가경제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해운의 중요성을 감안해 건의 내용을 꼭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방사선 피폭 위험 MRI가 더 높다?…영상의학 인식도 낮아

    방사선 피폭 위험 MRI가 더 높다?…영상의학 인식도 낮아

    영상의학에 대한 국민 인식도와 신뢰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직무대행 김길원)와 대한영상의학회(회장 김승협 서울대병원 교수)가 병원을 찾은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방사선 노출이 가장 많은 진단장비는 CT(컴퓨터단층촬영)지만 응답자의 45%(45명)가 MRI(자기공명영상촬영)라고 답했다. 특히 ‘의료용 방사선이 위험하다’거나 ‘위험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각각 6%, 55%에 달했다. 환자들이 영상촬영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은 의료진의 사전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 의료용 방사선 피폭의 안전성에 대해 57%가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대다수가 영상검사를 받는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가장 불편한 점으로는 ‘긴 대기시간’(39%)을 꼽았고, ‘검사 뒤 결과 설명이 없다’(18%), ‘검사방법에 대한 설명이 없다’(12명%), ‘검사를 왜 하는지 설명이 없다’(11%) 등이 뒤를 이었다. 영상의학과의 중복 및 과잉검사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검사를 한두 번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환자가 45%로 절반에 가까웠다. ‘중복 검사를 왜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못 받았다’(37%), ‘받았더라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다’(30%)는 답변이 67%에 달했지만,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이해한다’고 한 응답자는 8%에 불과했다. 과학기자협회와 영상의학회는 23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공동 포럼을 열고 ‘영상검사 대국민 인식개선’을 주제로 토론을 갖는다. 김길원 과학기자협회장 직무대행은 “진단방사선과가 영상의학과로 이름을 바꾼 지 올해로 10년이 됐지만, 국민 인식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토론회가 영상검사에 대한 대국민 인식이 개선되고 더욱 나은 대안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협 영상의학회 회장은 “앞으로 영상의학과에 대해 국민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병원에서 영상검사를 할 때 친절한 설명과 안전한 검사가 시행될 수 있도록 의료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靑 최순실 의혹, 조국 “천한 권력과 자본의 만남”…이재명 “썩어빠진 나라”

    靑 최순실 의혹, 조국 “천한 권력과 자본의 만남”…이재명 “썩어빠진 나라”

    조국 교수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21일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최순실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최순실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고 최태민 목사의 딸이자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의 당사자인 정윤회씨의 전 부인이다. 현 정부의 권력 실세 역할을 해왔다는 정황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면서 반박하는 입장을 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관련 기사를 링크한 뒤 “진짜 실세 최순실의 힘이 확인되었다”면서 “6명의 부인을 둔 사이비 목사 최태민에 대한 박근혜의 절대적 믿음은 그의 딸에게까지 연장되었나 보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자고로 돈은 권력의 냄새를 잘 맡는 법. 전경련이 발벗고 나서 수백억 원을 걷어 주었다. 천한 권력과 천한 자본의 끈적한 만남이다”면서 전두환의 ‘일해재단’을 그 예로 들었다. 조 교수는 “전두환은 ‘일해재단’ 하나 만들었는데, 박근혜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두 개를 만들었다. 전두환은 ‘일해’를 자임했다면 박근혜는 ‘미르’(=용)로 모셔졌다”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재벌의 행태는 변함이 없고. 여하튼 ‘일해재단’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미래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재명 시장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썩어빠진 나라…이것뿐이겠는가?”라면서 “국민세금으로 도둑질 하는 것도 모자라는 모양이다. 증세 없는 복지요? 누구처럼 대국민사기용 거짓말이 아니라 부정부패 예산낭비 세금탈루만 막으면 진짜로 가능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바마 마지막 유엔 연설…“우리는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

    오바마 마지막 유엔 연설…“우리는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그의 재임 기간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서 “오늘날 세계는 역설적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우리는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세계는 점점 안전하고 점점 번창하고 있지만, 동시에 국가들은 난민 위기와 테러리즘, 중동의 기본 질서 붕괴 같은 문제로 싸우고 있다”고 역설적인 세계 상황을 지적한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대혼란을 초래하는 극단주의와 종파 간 폭력 사태가 이른 시일 내 반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리아 내전 등은 군사적 수단이 해결책이 아니며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정직하다면 공존을 위해서는 어떠한 외부의 물리력도 다른 종교 공동체나 민족 공동체에 가해져선 안 된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공동체가 어떻게 공존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이 풀릴 때까지 극단주의의 불씨는 계속 타오르고 수많은 인류는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 등 강대국들은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을 해결하는 데서 제한된 능력만 갖추고 있다”며 “세계가 더 분열되지 않고, 앞으로 진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통합을 위한 기존 길에서 코스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대국이던 쿠바와 미얀마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지원, 지구온난화 해결 및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진전 사례로 꼽으며, 자신은 전지구적 도전에 눈감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48분간 진행됐으며, 내년 1월 두 차례에 걸친 8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그의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신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제안한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신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제안한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은 잘만 하면 한국 외교에 일거사득(一擧四得)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조건부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잠시 유예하면서 중국의 양자 차원의 대북 제재와 맞바꾸라. 북핵 위협에 실질적 대응이 될 수 있고, 미·중 사이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중·북 관계를 돌아올 수 없게 만들고, 한·중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릴 수 있다. 지난 11일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이례적으로 외교 이외 군사적 노력도 기울일 것이라 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 공격 징후가 보이면 김정은의 은신처를 초토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임기는 무제한인데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1년 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허하게 들린다. 우리끼리만 뜨겁게 논의 중인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가능성도 작다. 미국은 우리의 독자 핵무기 개발과 보유는 물론 전술핵 재배치에 불가 입장이다.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 비핵화의 명분 상실로 이어진다. 어느 강대국도 찬성하지 않는다. 유엔 안보리는 핵실험 당일 이례적으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대북 제재 결의안 마련에 착수했다. 4차 핵실험 직후 역사상 최강이라는 유엔의 대북 제재안에 또 어떤 추가적인 내용이 포함될지 기대하기 쉽지 않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북한이 고통을 느껴 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는데 아마 중·북 간 민생 교역의 압박을 의미한 듯하다. 그러나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대북 압박에 동참할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대개 중국의 대북 정책은 북한에 우호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중국도 속이 부글부글 끓기는 마찬가지다. 5차 핵실험 직후 시진핑 주석이 격노했다는 소식도 있다. 중국의 대북 한계점은 이미 4차 핵실험 때 넘어섰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지 않는 범위에서 중국도 북한의 버릇을 고치고 싶다. 죽지 않을 만큼 아프게 하고 싶다. 중국도 북한의 핵 보유를 원하지 않는 만큼 우리의 대북 제재 대오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려면 일정한 양보가 불가피하다. 사드 배치 명분이 북핵인 만큼 사드와 관련해 중국에 면을 세워 주어야 한다. 한국이 사드를 양보하면 중국엔 외통수가 된다. 중국이 오히려 책임을 나눠야 하고 행동을 보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도 다시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그때 사드를 배치하면 된다. 북핵이 해결되면 사드를 철수한다는 ‘조건부 사드 배치론’이 아니라 사드 배치를 유예하면서 북핵 실험을 막는다는 ‘신(新)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중국에 제안해야 한다. 순서만 좀 바꿔 보자. 사드와 관련해 한·중이 접점을 찾는다면 중국의 양자 차원의 대북 제재가 가능할 수 있다. 중국은 특성상 대북 제재를 말없이 단행할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한다면 정권 안보를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 경고할 것이다. 북한에 중조우호조약의 북한 측 의무 조항을 이행하라고 압박할 것이다. 북한과의 민생무역 범위를 축소할 것이다. 북핵은 이제 앞으로 1~2년이 문제 해결의 골든타임이다. 중국은 민생교역 이외 핵무기 관련 물품의 통관에 대해선 엄격하게 제재를 해 왔을 것으로 생각한다. 파키스탄은 여섯 차례의 실험을 거친 후 완전한 핵무기를 보유했는데, 북한의 핵무기 개발 환경은 더 큰 제약이 있을 것인 만큼 북한이 앞으로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을 해야 한다고 가정한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중국은 사드를 군사적 측면보다는 전략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드 문제를 쉽게 정리할 경우 역내 다른 국가들의 한국 모방을 우려한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서운함은 있지만, 중국은 한국이 전략·경제적으로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같이 가고 싶다. 지난 12일 여야 3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북한이 지금 핵보유국이 되려 하는 시점의 대북 특사 파견은 북한엔 시간 벌기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대신 특사를 북한이 아닌 중국에 보내시라.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에 57일 걸렸다. 이번 5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가 며칠 걸릴지를 보면 한국의 외교력과 6차 핵실험의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정원·승진 등 별도관리… 전문역량 따라 인센티브도

    정원·승진 등 별도관리… 전문역량 따라 인센티브도

    인사혁신처가 한길만 파는 전문직 공무원과 각 부서를 순환하는 일반 공무원으로 일반직 공무원의 인사체계를 이원화한 것은 공직사회의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재난·안전·질병 관리, 국제통상, 세제·환경보건 등의 분야에서 정부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전문가 양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무원 인사관리는 전문가를 양성해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다. 직무의 난도나 특성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대다수 공무원은 ‘승진’에 연연하며 경력관리를 해 온 측면이 있다. 이런 이유로 공직에 수십년간 몸담아도 ‘제너럴리스트’인 공직자는 많지만 ‘스페셜리스트’는 손에 꼽을 정도가 됐다. 인사처가 21일 입법예고하는 전문직 공무원 인사규정 제정안(대통령령)은 공무원이 한 분야에 몰입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직급과 수당, 정원관리, 채용, 승진체계 등을 추가 설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문직 공무원으로 일하더라도 일반 공무원에 비해 승진 등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사처를 비롯해 희망 부처 2, 3곳이 내년 1월부터 3년간 시범운영된다. 이전까지 공직사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모든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의 ‘필수보직제한’은 2년에서 3년으로 늘었다. 어느 업무를 맡든지 3년 동안은 한자리에서 일을 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각 부처가 자율적으로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는 ‘전문직위(군)’로 지정해 4년, 8년간 이동하지 못하도록 한 전문직위제도 시행 중이다. 일정 기간 순환 보직을 제한함으로써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두 제도의 취지였다. 하지만 전보제한 기간이 끝나면 또다시 전혀 관련이 없는 부서로 옮겨 일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전문직위로 지정된 자리에 가면 승진에 불리하다는 인식도 퍼졌다. 한 중앙부처 사무관은 “승진을 하려면 각 실·국에서 업무강도가 가장 센 주무 부서에 가 고생하면서 근평(근무평가)를 잘 받아야 하는데, 주무 부서도 아닌 자리에 너무 오래 있다가 동기들에 비해 승진이 늦어진다는 우려 때문에 전문직위제를 환영하는 공무원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휴직이나 파견, 유학 등 예외사유를 대면 전보제한 기간을 채우지 않더라도 전문직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맹점이 있었다. 인사처 관계자는 “현재 국·과장이 한자리에서 평균적으로 재직하는 기간은 1년 3~4개월에 그친다”며 “기상청의 예보관 업무나 국민안전처의 재난 안전 분야에서 정확한 대국민 서비스를 하려면 1년여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직 공무원 인사규정은 현행 제도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보완했다. 전문직 공무원 정원을 별도로 통합관리해 전문직 공무원이 일반 공무원에 비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차단했다. 즉, 상위 직급에 결원이 없어도 전문직공무원은 역량과 성과에 따라 포인트가 쌓이면 승진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전문역량평가제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인사처는 전했다. 또 급여상 인센티브(전문직무급)도 지급된다. 인상 범위는 인사처가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지만, 일반 공무원 급여의 11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직 공무원 대상 인원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입법예고 기간(40일) 안에 부처별 제도 설명회를 진행하고 수요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내년부터는 중앙부처의 정책 실무책임자인 5급 이상 공무원이 전문직 공무원 대상이지만, 향후 6급 이하 공무원에게도 이 제도가 확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시범 운영 후 결과를 분석한 뒤 대상직급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인사처의 판단이다. 당장 전문직 공무원을 신규로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현재 부처별 일반 공무원을 대상으로 희망수요를 받아 전직할 수 있도록 하고, 신규 채용 규모나 방법은 시범 운영 기간이 끝나는 2019년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반 공무원에서 전문직 공무원으로 전직한 직원이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7년 이상이 지나면 일반 공무원으로 다시 전환할 수 있다. 각 부처는 전문직 공무원 분야를 변경하고자 할 때 인사처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기관장 교체나 조직개편을 이유로 전문직 공무원 분야를 바꿀 수는 없다. 전문직 공무원이 고위공무원인 국·실장으로 승진할 때 일반 공무원에 비해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인사처 관계자는 “국장급에서도 일반 관리역량과 더불어 특정 분야에서 오래 근무한 공무원의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며 “고공단 역량평가를 통과했다면 전문직 공무원이라는 점이 승진에 특별히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팩트 체크] “‘확장’ 의미는 美 방어와 같아 불신은 국가간 공약 과소평가”

    “확장 억제의 개념을 정확히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정부 관계자는 20일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어떻게 믿느냐’, ‘북한이 핵을 발사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미국이 안 도와주면 어떻게 하느냐’ 등 항간에서 제기되는 의문들에 대해 이같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은 물론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한국 여론 일각에서 불안감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확장 억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확장 억제는 말 그대로 미국 본토에 적용되는 핵 억제(deterrence)를 동맹국에까지 확장(extended)해서 적용한다는 뜻으로, 결국 핵 공격에 대해 동맹국을 미국 본토와 똑같은 수준으로 방어해 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확장의 의미를 ‘같은’(same)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결국 ‘미국 방어와 같은 수준의 억제’가 되는 셈이다. ●“美 본토 핵 억제, 동맹국에 확장 적용” 관계자는 “양국 정부 당국은 물론 정상까지 합의한 확장 억제 공약을 미국이 지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신은 국가 간 공약의 개념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전날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주최 토론회에서 “미국이 북한의 초보적 핵무기가 겁나 동맹국인 한국과의 공약을 못 지킨다면 미국이 현재 맺고 있는 모든 동맹이 불신을 받게 될 것”이라며 공약에 대한 불신은 기우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의 확장 억제 전략은 첨단 무기를 기반으로 적의 핵공격 징후 시 선제타격에서부터 전쟁지휘부 정밀타격에 이르기까지 정교하게 준비돼 있으며 시뮬레이션과 훈련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한국민 불안 완전 해소하긴 힘들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민이 갖는 심리적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긴 힘들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아무리 미국을 믿는다고 해도 생명을 남한테 의지하는 데서 오는 근본적 불안감까지 털어내기는 어려운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삼정KPMG 21일 이란 진출 세미나 개최

     삼정KPMG는 오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토교통부 후원으로 ‘이란 진출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국내기업 해외투자 담당자를 대상으로 이란의 투자·회계·세무·법률·정부 지원정책 등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 제재 결의안이 해제되면서 국내 기업의 이란 시장 진출이 가시화됐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중동 양대 경제대국으로 건설, 플랜트, 인프라 등의 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정부 소유의 이란 자동차 회사를 전면 민영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이란 진출 금융지원방안과 투자개발사업 발굴지원 정책은 국토교통부 해외건설정책과가 안내한다. 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이란진출지원단도 이란의 산업구조, 경제·외교정책, 지정학적 특성 등 전반적인 투자환경에 대해 설명한다.    신경섭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는 “이란과의 경제 협력 확대는 우리 기업과 경제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대북 제재, 이중적인 중국 태도부터 변화시켜야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어제 미국 뉴욕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맞서 강력한 대북 제재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등 3국 외교 수장들이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하고 포괄적인 국제적 대응을 견인하기로 한 것이다. 한·미·일은 공동성명에서 기존 안보리 결의(2270호)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견인하고,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한 신규 안보리 결의 채택을 주도하며, 북한의 각종 불법활동을 포함한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자금원 차단을 위한 독자적 조치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케리 국무장관은 “모든 범주의 핵 및 재래식 방어 역량에 기반한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이 포함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명시,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했다. 제71차 유엔총회에 앞서 3국 외교장관이 한목소리로 강력한 대북 제재를 공언한 것은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회원국들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도 담겨 있다. 사실 북한이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대북 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실험을 강행할 수 있는 것은 대북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는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전략물자와 금융거래를 차단했지만 5차 핵실험을 막지 못했고 북한의 핵무장에 시간만 벌어 준 꼴이 됐다. 대북 제재 결의를 할 때마다 ‘끝장 제재’를 운운하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결국 북한의 최대 후원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소극적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유엔 결의 2270호가 결의된 4월 초부터 4개월간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철광석의 월평균 증가율이 113%에 이른 것도 이를 방증한다. 시종일관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해 온 중국 정부는 이제라도 이중적 태도를 버리고 실질적인 제재에 동참함으로써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원칙도 없고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국가가 국제 사회에서 어떻게 리더 국가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새로운 유엔 대북 제재안이 도출되기까지 한반도 정세는 불안한 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우리 내부 역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지만, 안보 분야에서의 초당적 협력과 일치된 의지는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한반도 위기 관리를 위한 정부의 책임도 크다. 국제사회의 일치된 제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가 절실한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사드 갈등을 조속히 봉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북핵 해결 과정에서 균형 감각을 상실해 자칫 한반도가 한·미·일-북·중·러가 대결하는 신냉전의 장으로 변하지 않도록 정부 당국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기고] 상트페테르부르크 건설의 교훈/고명석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

    [기고] 상트페테르부르크 건설의 교훈/고명석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

    바다는 국부를 창출하는 통로이자 세계로 나아가는 창이다. 세계사를 통찰해 보면 바다를 통해 부국 의지와 노력을 기울였던 강국들이 많았다. 명나라 영락제 때 정화는 콜럼버스보다 앞선 1405년부터 28년 동안 일곱 차례에 걸쳐 항해를 했다. 그는 동남아시아와 인도양을 걸쳐 홍해와 아프리카 동해안까지 30여개국을 순방했다. 명나라는 국가적인 사업으로 바닷길을 개척해 세력을 확장했고 교류를 통해 개국의 자신감을 표현했다. 16세기 유럽에서 후진국이었던 영국이 세계적인 강국으로 가기까지 바다가 큰 역할을 했다. 여왕 엘리자베스 1세는 최강국이던 스페인과의 패권 다툼에서 해군력을 양성하는 데 진력했다. 함포 기술을 개발하고 해양 세력 양성에 사활을 걸어 마침내 스페인을 꺾고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메이지유신 전후 일본에서도 바다는 부국가도의 발판이었다. 쇄국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유일하게 외부에 통로를 열어 놓았던 곳이 가고시마의 인공 섬 데지마(出島)였다. 해군 양성에 박차를 가했던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성공적인 근대화를 이루었다. 바다를 이용한 부국 추진의 노력 중에서도 러시아는 극적이다. 러시아 수도는 서북쪽 끝단에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도시였다. 500개 다리로 연결된 ‘북방의 베니스’라 불리는 물의 도시다. 러시아를 유럽 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은 ‘개혁의 화신’ 표트르 대제의 꿈이 깃들어 있다. 20대의 젊은 러시아 황제는 신분을 숨기고 1697년 선진 문물을 공부하러 유럽으로 갔다. 그는 강력한 해양력을 만들어 흑해와 발트해 등 바다를 누비려는 야망으로 조선술에 관심이 많았다. 바다를 통해 조국의 융성을 꿈꾸었고, 대서양과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발트해 연안 네바강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표트르 대제는 스웨덴 땅으로 당시에는 늑대와 들짐승들만 살던 늪지대를 21년간의 전쟁을 통해 1703년 손에 넣었다. 그는 엄청난 반대와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도 황량한 늪지대에 도시를 건설했다. 완성된 이 도시가 후진국 러시아를 유럽 정치와 외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교두보가 됐다. 바다를 향한 표트르 대제의 꿈이 꿈으로 끝나지 않고, 러시아의 영광으로 실현됐다. 최근 해양을 둘러싼 주변국 정세를 보면 19세기 열강이 한반도를 노리던 제국주의 시대를 새삼 떠올리게 된다. 중국과 주변 5개국의 이해가 걸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지난 7월 중국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려 필리핀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무시하고 여전히 자국이 주장하는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을 강조하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신약육강식의 시대’가 재현되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표트르 대제 시각에서 본다면 엄청난 행운과 기회다. 그가 해양 진출을 위해 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하고 수도까지 옮겼던 노력에 주목해야 한다.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비군사적 분쟁에 대비한 해양력의 강화가 절실하다. 바다를 둘러싸고 철저히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시대에 ‘정신적 갈라파고스’에 고착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 강만수, 동창 회사서 억대 뇌물

    강만수, 동창 회사서 억대 뇌물

    한성그룹서 운영비·현금 등 받고 산은 행장시절 180억 특혜 대출 대우조선해양에 부당한 투자 압력을 행사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고교 동창 임우근(68) 한성그룹 회장 측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747공약’(연 7% 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대국 도약)으로 대표되는 이명박(MB) 정부 경제정책을 입안한 그는 MB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특보 등을 맡으면서 한때 ‘킹만수’라고 불리었다. 하지만 이날 검찰에 소환된 자리에서는 평소의 당당함 대신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이날 서울고등검찰청사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평생 조국을 위해 일했고, 공직에 있는 동안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면서 “제가 오해를 받는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잘 풀리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전 행장은 지난달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70이 넘는 나이에 10년이 넘는 중죄에 해당하는 피의자가 됐다고 생각하니 인생이 너무 허무하다”고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강 전 행장은 1970년 5급 공무원시험(행정고시) 수석 합격 이후 구 재무부, 재정경제원 등 경제부처에서 30여년간 재직한 엘리트 경제 관료 출신이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 권력의 정점에 있던 ‘모피아’(재무부+마피아)의 상징이기도 했다. 재무부 이재국장(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시절엔 인사 불이익까지 감수하며 당시 장관의 지시를 거부해 ‘강고집’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1998년 재정경제원 차관 때 ‘IMF 외환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은퇴한 뒤 10년간 야인 생활을 하다 MB 정부 출범과 함께 ‘실세 장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환율은 주권’ 등 논란을 불러온 발언도 서슴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당시 그에 대한 이 전 대통령의 신임이 그만큼 두터웠기 때문이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강 전 행장을 이날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강 전 행장은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조선이 지인 김모씨의 바이오 업체 B사에 거액을 투자하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은 2012~2013년 B사의 연구개발 사업에 44억원을 지원했다. 검찰은 또 강 전 행장이 주류 수입업체 D사의 관세 분쟁에도 개입해 B사의 김씨가 부당한 이득을 챙기도록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2011년 5월 관세청과 관세 부과로 분쟁 중이던 D사로부터 조세 관련 공무원에게 로비를 해 주겠다며 3억 25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최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강 전 행장을 상대로 한성기업의 모기업 극동수산이 산업은행으로부터 60억원대 특혜 대출을 받게 도왔다는 의혹도 캐물었다. 이 대출금을 포함해 한성기업은 2011년 산업은행에서 18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검찰은 당시 한성기업과 관계 회사들의 신용등급, 재무 여건 등에 비춰볼 때 정상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보다 더 많은 대출이 집행됐다고 보고 이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의 지시나 관여가 있었는지를 수사 중이다. 특히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산업은행장으로 부임하기 전 한성기업 경영 고문으로 위촉돼 현금과 사무실 운영비, 해외 출장비 등 억대의 금품을 한성기업 측에서 지원받은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강 전 행장과 임 회장 사이의 특수 관계가 특혜성 대출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장은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으로 뇌물죄 적용 대상이다. 검찰은 강 전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EU “영국에 고통스러운 브렉시트를 안길 것”

    EU “영국에 고통스러운 브렉시트를 안길 것”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고 있는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트 피코 총리는 영국에 “매우 고통스러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안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코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력에 허세를 부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국과 EU 회원국들이 벌일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해 “EU는 ‘지켜보라. EU 잔류가 왜 중요한지를 이제 알게 될 것이다’고 말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 이게 EU의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른 회원국이 뒤따라 이탈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EU 울타리를 떠나는 첫 사례인 영국에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솔직하게 드러낸 것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성공적인 브렉시트가 되도록 하겠다”는 발언을 수차례 내놓으면서 성공적인 협상을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피코 총리는 “영국이 허세를 부리고 있다”며 “비록 영국이 세계 5위 경제 대국이지만 (영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금융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이게 영국에는 매우 커다란 고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 16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두 번째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결정으로 불거진 EU 해체 위기를 극복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EU 개혁을 담은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영국 정부는 내년 초쯤 EU 탈퇴 협상 공식 개시를 뜻하는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먹통’ 국민안전처 지진 매뉴얼 새판 짜라

    올 추석 연휴 내내 남부 지역의 밥상머리 화제는 지진이었다. 기상청 관측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 일어난 지난주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여유도 없이 추석 연휴를 맞았다. “이번 연휴의 최대 수혜자는 국민안전처”라는 말이 그래서 들린다. 모두가 난생처음 겪은 한밤중의 지진 공포에 국민안전처는 아무런 버팀목이 돼 주지 못했다. 저런 정부 기관이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원성은 추석 차례상을 물린 자리에서도 자자했다. 그 소리를 정부는 들었는지 궁금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 지각에도 불균형 여파를 미쳐 우리나라도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으면서도 안전처의 대응은 허술해도 너무 허술했다. 고비를 넘겼으니 눈 감고 넘어갈 상황이 아니다. 하나 마나 한 폭염 주의 문자는 시도 때도 없이 보내더니 지진 알림 문자는 발생 9분 뒤에야 영남권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다른 지역민들도 지진 공포에 떨었으나 정부 당국의 안내 조치는 받을 수가 없었다. 그저 속보라도 뜨기를 고대하며 스마트폰만 들여다봤다. 이래서는 우리한테 안전 컨트롤타워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 출범한 것이 국민안전처다. 콘크리트 아파트 주민들이 혼비백산해 나무 식탁 밑으로 대피했다는 이야기는 나라 밖에서 보면 웃음거리다. 목조 건물 위주인 일본의 지진 대응 요령을 그대로 베낀 탁상행정의 결과다. 지진 대응법을 안전처 홈페이지에 공개했다지만 평소 대국민 홍보와 가상 훈련이 없고서는 실효가 없다. 하다못해 주민센터에서 우리 주거 현실에 맞는 대응 요령 책자라도 접하게 해야 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어제 경주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사후약방문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국무총리실의 지휘로 관련 부처들이 함께 지진 대처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안전처의 재난 경보 시스템에 뚫린 구멍부터 메우는 것이 맨 먼저다. 그다음은 재난 방송과 특보가 신속히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게 관련 법을 돌아봐야 한다. 재난 경보의 적용 대상과 범위, 재난 방송의 구체적인 기준과 지연 시 제재 수단 등도 원점에서 손질해야 한다. 그래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일이 없어진다. 국민의 관심과 협조를 얻으려면 온 나라의 경각심이 높아진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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