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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플러스 칼럼] 중국에게 경제 혈맹의 지위 달라는 담대한 요구를/황종성 경제 칼럼니스트

    [서울플러스 칼럼] 중국에게 경제 혈맹의 지위 달라는 담대한 요구를/황종성 경제 칼럼니스트

    북한은 결국 핵이 탑재된 ICBM을 완성한다 남북한 8천만과 지구상 30억명은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김정은의 핵 놀음에 트럼프와 시진핑의 판단능력을 지켜보고 있다. 이제 북한은 체제보장을 위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본토 위협을 받게 되는 미국은 한국의 전쟁 불가론이 무색해질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 ICBM이 완성되기 직전에 타격할 것이고 자국민 보호를 위한 선제타격을 막을 명분이 없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관차는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서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은 북한과 혈맹하려다 미국의 요구로 북한을 제재 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시장과 세계시장의 무역거래에서 더 많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 북한은 체제유지가 더 시급한 것으로 핵만큼은 중국 말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을 쑹타오를 통해서 인지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 핵 지위의 용인은 혈맹이라도 잠재적 협상도구로 작용함을 중국 지도부는 감지했을 것이다. 중국의 혈맹 표현은 우발적으로 뱉은 말이고 일방적 짝사랑일 뿐이다. 미국의 선제타격에 대하여 경제적 득실을 저울질하는 중국은 결국 수용하고 말 것이다. 북한에 군을 지원할 경우 미국시장과 자유우방에 진입해 있는 시장경제는 수년간 마비상태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 지도부는 북한과의 애매모호한 관계에서 북한의 간 보기를 끝냈고 남한과의 관계설정을 하고 싶을 것이다. 한국과 경제 혈맹은 6·25 혈맹보다 100배는 더 강력하다 이제 중국은 북한을 버려야 행복하다. 사드라는 하나의 카드는 빈약한 명분이지만 한국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과민 반응해 보인 것이다. 이제 한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중국경제에 득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전인대 후 국면전환의 명분 삼아 소원했던 관계를 해빙시켜 주겠다고 하는 제스처는 이제는 실리를 찾겠다는 신호인 것이다. 북한이 중국의 방어선에 완충 역할과 체제의 동질성, 자원의 공급 등 유익되는 부분이 많겠지만 한국과의 거래 또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을 버려도 되는 명분을 찾을 것이다. 한국은 중국에 더 강력하게 경제 혈맹의 지위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중국을 돌아설 수 있도록 바짓가랑이라도 붙잡아 주기를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중국의 북한 제재에 의한 몰락 유도가 한국과의 미래 경제 관계가 훨씬 이롭다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미국의 압박을 핑계로 북한의 붕괴를 방관해 준다면 그 명분의 대가로 중국이 기뻐할 명분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북한이 붕괴된다 해도 북한 땅이 중국에 흡수될 수 없으며 북한의 사라짐은 핵무기의 사라짐이요 북한 인민을 구하고 서로에게 관광자원을 선사할 것이다. 남북통일은 매년 40조의 국방비가 통일비용으로 전환되고 북한 자원을 개발하며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중국과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유럽으로 이어지는 세계무역 육로가 펼쳐질 것이다. 시진핑 시대 남북통일의 기회를 달라 북한의 전략 자원은 수십 년 묵은 재래식 수동 무기들로 현대전을 치를 수 없는 고철 덩어리이다. 부족한 옥수수 배급으로 북한 군인의 평균 몸무게는 50㎏이 되지를 않아서 육박전도 안 되는 전의를 상실한 체력이다. 남한의 이지스함은 감시 반경이 1000㎞로 적의 목표물을 자동 조준되어 명중시키는 함포가 탑재되어 있다. F35 최신예 전투기는 일반 전투기 100대를 격추 시킬 수 있는 순발력을 자랑하는 유력한 전략자산이다. 현대는 전자 장비전으로 공중전 해상전으로 하루면 끝내는 전쟁이다. 수도권을 목표로 하고 있는 1000기의 장사정포도 공중 정밀타격으로 선제 타격의 장점이 될 것이다. 북한은 재래전투가 불가능함을 잘 알기 때문에 핵 한 방을 더 중요시하는 이유이다. 이제 그 우매한 핵 한 방이 날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미국의 선제타격이 싫다면 중국의 북한 제재에 의한 핵 억지의 협조를 받아내야 할 것이다. 이제 중국은 개방화 물결을 타고 세계와 무역교류를 해야만 13억이 행복함을 학습하였다. 체제 방식만 다를 뿐이지 중국도 반 이상이 민주화에 다가가고 있음이 시대의 흐름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남북통일이 된다면 미군의 주둔 명분이 사라지고 미군과 사드가 자동 철수 된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야 할 것이다. 통일된 한반도의 미래는 중국과 경제 혈맹으로 손잡고 동북아 경제 생태계를 발전시키며 경제 대국의 동반자로 협력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정치를 위한 경제시대는 가고 경제를 위한 정치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 ‘무역액 1조弗’ 3년만에 탈환

    우리나라 연간 무역액이 2014년 이후 3년 만에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14일 잠정 집계한 결과 올해 연간 무역액 누계가 1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한국은 수출 10대국 중에서 1~9월 수출 증가율 18.5%로 1위를 기록했고, 순위도 전년보다 두 단계 상승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반도체 등 주요 품목 수출이 선전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17일에는 역대 최단 기간 연간 수출액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1월까지 연간 누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수출 실적(5248억 달러)을 거뒀다. 이 기간 교역액은 7852억 달러(전년 같은 기간 대비 19.2%↑)로 영국(7995억 달러)에 이어 9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한국은 세계 교역 순위에서 9위(916억 달러)였다. 한국이 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처음으로 3%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월 현재 3.3%로 지난해의 2.8%보다 증가했다. 세계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한 비중도 같은 기간 3.6%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금까지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9개 나라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무역 3조 달러를 넘었고, 독일은 ‘2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산업부는 올해 한국 무역이 선전한 이유로 ▲품목 다변화·고부가가치화 ▲품목·지역별 고른 성장세 ▲남북 교역축 신흥시장 성장 등을 꼽았다. 품목별로는 올해 반도체 수출이 883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56.6% 늘었고 일반기계 수출은 442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도 고르게 수출이 이뤄졌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014년 37.6%에서 올해 36.5%로 줄었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2011년부터 수출 2위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 수입시장 내 점유율도 올랐다. 아세안 시장 내 점유율은 2007년 FTA 발효 때 5.0%에서 지난해 7.2%로 상승했다. 미국 시장 내 점유율도 2012년 한·미 FTA 발효 때는 2.6%에 그쳤으나 올해(1~8월)는 3.1%로 높아졌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文대통령 訪中] 文대통령, 난징 80주년 아픔 달래며 중국 마음 열기

    [文대통령 訪中] 文대통령, 난징 80주년 아픔 달래며 중국 마음 열기

    13일부터 3박 4일 간 중국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한 문재인 대통령의 첫날 화두는 ‘동병상련’이란 표현에 담겨 있다. 방중의 최대 목표를 한·중 신뢰관계 회복에 맞춘 청와대는 그동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무너진 신뢰를 복원해 수교 25주년에 걸맞은 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고민을 이어 왔다. 문 대통령이 방중 첫날 두 번의 연설에서 난징대학살을 강도 높게 언급한 것은 이런 문제의식의 산물로 해석된다.일본군에 의해 30만명이 잔혹하게 숨진 난징대학살(1937년 12월 13일~1938년 2월)의 집단적 트라우마를 간직한 중국인들의 고통에 동질감을 전하며 진심으로 다가서려는 의미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3년 전 난징대학살 추모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할 정도로 이 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중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철학에 대한 지지의 의미도 실려 있다. 문 대통령은 재중 한국인간담회와 한·중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 난징대학살 80주년을 상기시키며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며 ‘동병상련’을 강조했다. 또 “함께 항일투쟁을 벌이며 어려운 시기를 헤쳐 왔다”고도 했다. 이어 “동북아의 미래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과거를 성찰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과거사를 외면해온 일본을 에둘러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선 일본 군국주의에 의해 동병상련을 겪은 양국 관계가 사드 갈등으로 휘청거렸지만, 10·31 합의로 ‘봉인’한 만큼, 관계 복원을 넘어서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의도가 엿보인다. 사실상 일본의 역사인식 부재를 거론한 것도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중국인과 시 주석에게 난징대학살 80주년이 갖는 역사의 무게를 감안해 청와대는 당초 한·중 비즈니스포럼의 연설문에서만 언급할 계획이었다. 일각에선 이조차 반대하는 기류가 있었다고 한다. 북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한·미·일 공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논의를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도 난징대학살을 언급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동병상련’이란 표현을 문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는 오전부터 감지됐다. 문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착륙한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당연히 나와 있어야 할 노영민 주중 대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 알고 보니 전날 밤 베이징에서 난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급하게 몸을 실었다.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추모식은 예고된 행사였다. 세계적인 추모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중국 정부가 베이징에 있는 각국 대사들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도 한참 전의 일이다. 시 주석이 직접 참가한다는 결정도 지난 11일 공식화됐다. 당초 주중 한국대사관에서는 공사참사관급을 염두에 뒀다가, 변영태 상하이총영사를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대사가 직접 참석해서 그 뜻을 기리는 게 좋겠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사의 행보는 14일 정상회담과 무관치 않다. 지난달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시 주석은 사드 문제를 어떻게든 언급할 것으로 보이지만, 청와대는 원치 않는다. 앞서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듯 “역지사지하면서 단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시간을 두며 해결하자”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한국과 중국은 일본 군국주의 침략의 피해자라는 공통점이 있고, 중국은 이른바 꺾어지는 해(80주년)를 매우 중시하며, 60여개 국가 사절단이 추모식에 참석하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도착한 시간에 정작 초대국의 국가주석은 난징에서 추모식을 치르는 마당에 거기에 대사까지 보낸 것은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지금은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21C 계속되는 노예제…사람 사고 파는 국가

    [송혜민의 월드why] 21C 계속되는 노예제…사람 사고 파는 국가

    노예.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나 자유를 빼앗긴 채 자신의 주체적 의사에 반해 남에게 부림 당하는 사람이다. 고대 노예제 사회에서 비롯됐고, 중세 봉건제 속 농노사회를 거쳐 자본주의가 도입된 근대 사회에 이르러 표면적으로 노예는 점점 줄어들었다. 실제 민주주의 이념과 가치가 점점 확산되고 인권신장 운동이 거세게 불면서 노예제도는 종지부를 찍은 듯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근대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돈과 권력, 이념과 정치라는 ‘주인’에게 구속된 노예가 끊임없이 탄생한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인격마저도 빼앗긴, 즉 인권이 유린된 사람은 노예와 다를 바 없다. 인격 성장통 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침해 범죄라는 다른 표현이 등장했을 뿐, ‘21세기판 노예’는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세계를 가장 놀라게 한 인권 유린의 현장은 리비아다. 미국 CNN은 지난달 14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외곽에서 노예 매매 현장을 포착해 보도했다. 리비아는 내전이나 가난, 박해를 피해 새 삶을 꿈꾸며 탈출하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으로 넘어가는 주요 관문이다. 하지만 유럽으로 넘어갈 도피 자금을 브로커에게 빼앗기거나 리비아 당국의 단속에 적발된 이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인격을 팔아야 한다. 생명을 담보로 리비아까지 왔지만 ‘유러피안 드림’을 목전에 두고 주저앉아야 하는 이들은 고작 400달러(약 45만원) 안팎의 몸값에 팔려간다. 이 과정에서 끔찍한 학대와 중노동은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엄격한 신분제도인 카스트가 존재했던 인도에도 여전히 현대판 노예는 존재한다. 인도에서 카스트가 폐지된 지는 7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인도인들의 생각과 일상을 지배한다. 여전히 일부 가정부는 고용주 및 고용주의 가족과 눈을 마주치거나 한 자리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한 인력회사가 버젓이 가정부를 ‘전시 판매’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쇼핑몰에 부스를 마련하고 동남아 지역 출신 여성 3명을 나란히 세워놓은 뒤 판촉활동까지 벌였다.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지역의 부국에서 이와 유사한 현대판 노예제도 논란이 인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리비아와 인도, 사우디 사례의 공통점은 현대판 노예의 출현이 출신과 경제력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한 권력 및 정치적 의도가 혼합된 결과라는 사실이다. 예컨대 리비아 노예 시장의 탄생 배후에는 이스라엘의 ‘전략적 의도’가 숨어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수단이나 에리트레아 등 동아프리카에서 온 난민들의 수용소를 폐쇄하고, 이들에게 르완다나 우간다 등 제3국으로 갈 수 있는 종자돈으로 1인당 3500달러(약 38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난민을 받아들이는 외국 정부에게도 1인당 5000달러(약 546만원)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난민의 삶을 추적해 온 이스라엘 히브리대 리오르 비르거 연구원은 영국 텔레그래프와 한 인터뷰에서 “난민들이 제3국행을 택하는 순간 고문과 인신매매, 죽음으로 이어지는 악몽이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난민들을 받는 대가로 지원금을 받은 제3국이 난민이 도착하는 즉시 이스라엘로부터 받은 종자돈을 빼앗고 다시 내쫓으며, 결국 흘러들어간 곳이 리비아의 노예시장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사회발전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난민을 쫓아내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신임을 얻는 동시에, 불법 이주민 척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셈법이었다. 유엔은 이를 두고 “사실상 (난민을 사이에 둔) 거래”라며 우려했다. 새 삶을 위해 먼 길을 떠난 난민들이 이스라엘 및 돈에 눈 먼 일부 제3국의 정치적 협상 테이블에서 인권을 잃고 노예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인도와 사우디의 사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카스트 제도의 ‘여파’를 무시할 수 없지만 결국 인권을 짓밟아가며 노예처럼 사람을 사고 부리는 현상에는 소위 금수저·흙수저로 대변되는 출신과, 출신에 따른 막강한 경제력, 이를 빌미로 사람을 사고파는 이들의 ‘갑질’을 눈감아주는 국가와 정책이 그림자처럼 깔려있다. 학자들은 1888년 브라질의 노예해방을 근대국가 노예제 종식의 기준으로 삼지만, 이쯤 되면 과연 노예제도가 폐지된 것이 맞는가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이름과 형태만 변화할 뿐, 지금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가난하고 힘없으며 사회와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노예가 된 이들이 존재한다. 국제사회가 문제의식을 갖는데서 그치지 않고 더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특별한 치료제 없는데” 20대, A형간염 항체 10명 중 9명 없어

    “특별한 치료제 없는데” 20대, A형간염 항체 10명 중 9명 없어

    우리나라 20대 10명 가운데 9명은 A형 간염 항체가 없다는 서울대병원 분석이 나왔다. 항체가 없다는 건 A형 간염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아직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만큼 간세포가 망가지고 고위험군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만큼 백신 접종을 하는 게 좋다.서울대병원 임주원(국제진료센터)·박상민(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0세 이상 5856명을 대상으로 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보유율을 조사한 결과 이렇게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12월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전체 조사 대상자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72.5%였다. 문제는 사회활동이 왕성한 젊은층의 항체 보유율이 크게 낮았다는 점이다. 특히 20대(20∼29세)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11.9%에 그쳤으며, 15∼19세 청소년도 24.0%에 불과했다. 다른 연령대는 10∼14세 59.7%, 30∼44세 46.6%, 45세 이상 97.8% 등으로 항체 보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정부가 2015년 이후 영유아에 대한 A형 간염 백신 무료접종 사업을 시행하면서 10대 초반의 항체 보유율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봤다. 이와 달리 이런 백신 지원 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10대 중후반과 20대 연령층은 항체 보유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급성 염증성 간 질환이다. 감염된 환자의 분변을 통해 배출된 바이러스에 접촉하거나 이에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전파된다. 전염성이 강해 직장, 학교 등 단체 생활공간에서 감염 위험이 크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초기에 피로감, 고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 쉽다. 아직 특별한 치료제는 없다. 특히 A형 간염은 어린이보다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한 달 이상의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만성 간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자주 손을 씻는 등의 개인위생 관리와 백신 접종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더욱이 A형 간염은 최근 미국에서 대규모 감염 사례와 사망 환자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자료를 보면 지난달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만 644건의 A형 간염이 발생해 420명이 입원하고 21명이 사망했다. 또 미시건주에서도 495건의 A형 간염이 발생해 416명이 입원하고 1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도 A형 간염 환자가 증가추세를 이어가기는 마찬가지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감염병 통계치에 따르면 A형 간염은 2015년 1804명에서 지난해 4677명으로 폭증했다가 올해에도 현재까지 426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2년째 환자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임주원 교수는 A형 간염 예방 백신 무료접종 혜택을 보지 못한 청소년과 성인은 건강검진 때 A형 간염 검사를 받아 항체 유무를 확인하고, 유료로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접종 비용은 7만∼8만원 정도다. 임 교수는 “A형 간염에 걸리면 간세포가 망가지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등 중증 상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20∼40대의 A형 간염 감염 위험을 낮추려면 개인적인 예방노력에 더해 정부 차원에서 A형 간염 유행을 막기 위한 예산 및 백신 확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요 에세이] 제44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결과를 보며/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수요 에세이] 제44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결과를 보며/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지난 10월 아부다비에서 국제기능올림픽이 열렸다. 중국이 우리가 받은 8개에 비해 두 배 가까운 15개의 금메달을 휩쓸어 우승을 했다. 일등을 당연시하던 우리가 2등으로 밀렸는데 제조업의 뿌리기술부터 중국에 역전당하고 있다며 걱정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동감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유럽에 위치한 작은 나라 스위스가 3위라는 사실이었다. 금메달은 우리보다 더 많은 10개였다. 관광과 금융대국으로만 알았던 세계 최고 부자 나라가 여전히 선반, 금형, 용접, 목공 등과 같은 전통 산업기술 강국인 것이다. 금융위기 때 스위스 제네바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그때 스위스 산업 현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스위스는 경제 운용이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제구조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금액이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무역의존도가 80%를 넘나든다. 에너지와 광물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도 닮은꼴이다. 게다가 관광 안보에 중요하다며 산비탈에 포도밭을 경작하고 우리처럼 농업에 높은 정부 보조금을 지불하고 있다(우리는 식량안보 때문인데 스위스는 관광안보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식사 한 끼를 해결하는 김치찌개 값이 1만원이 채 안 되지만, 스위스에서는 피자 한 판에 4만원은 줘야 한다. 시내버스 기본 요금도 4700원 정도로 우리의 3배를 넘는다. ‘이런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강국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의문이 생겼다. 제네바 주정부 산업정책 담당자를 만났다. 그는 “안정적인 고용 유지를 위해 제조업 기반이 필수적이며 주정부에서 첨단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보유한 땅을 산업단지로 개발해 저렴한 임대료로 분양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유럽본부를 유치하기 위해 세금 인하 인센티브도 제공한다”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우리도 마찬가지인데….” 그런데 산업구조를 살펴보니 롤렉스로 대표되는 고가 제품, 의약품을 비롯한 정밀화학,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에 쓰인 정밀기계 등이 스위스의 제조업 기반을 이룬다. 이 제품들은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불황일 때도 가격에 덜 민감한 경기 비탄력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테니스 기술의 최고봉인 ‘로저 페더러’와 알프스의 깨끗한 자연 환경이 스위스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인다. 필자는 스위스가 오랜 기간 제조업 강국을 유지한 비결을 직업훈련에 기반한 독특한 교육제도에서 찾고 싶다. 우리는 대학 진학률이 70%를 웃돈다. 우리 가계는 자녀들의 대학 입학을 위해 엄청난 교육비를 지불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산업계에서는 학교가 쓸 만한 인재를 육성하지 못해 고용 후 다시 현장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반면 스위스의 대학 진학률은 30%에 불과하다. 인구 840만명인 국가에 종합대학은 단 12곳이다. 입학하더라도 4년 만에 졸업하는 학생이 20%에 불과할 정도로 학사 관리가 매섭다. 대학에 안 가는 다수의 학생들은 직업학교에 진학한다. 직업학교는 교실에서 일주일의 반을 교육하고, 나머지 반은 미리 계약된 기업에서 ‘도제식 현장교육’을 한다. 스위스의 많은 10대들은 여전히 기름때 묻은 선반에서 절삭가공 훈련을 받고, 목공예 기술을 현장에서 배운다. 그들이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상위에 입상하고 기술 강국 스위스의 근간을 이룬다. 당시 방문했던 직업학교에 우리가 1980년대 실업 시간에 보았을 묵직한 선반이 있던 것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지난달 제주도에서 특성화고 재학생이 정규직 직원도 없이 혼자서 장시간 근로 중 프레스에 깔려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있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강국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직업훈련이 더욱 체계적으로 강화돼야 한다. 기업인들이 부모의 마음으로 학생들의 안전을 비롯한 산업환경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야 ‘노동착취’란 비난에서 자유로워지고 좋은 산업 역군을 키울 수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 [스포츠&스토리] 겁없는 10대, ‘바둑 삼국지’ 휩쓸다

    [스포츠&스토리] 겁없는 10대, ‘바둑 삼국지’ 휩쓸다

    태극 마크를 달고 처음 뛰는 대회엔 떨릴 수밖에 없다.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머릿속이 하얘진다. 씩씩한 기운은 싹 사라진다. 아주 드물게 ‘대형 사고’를 친다. 승부사 기질을 타고난 이들이다. 한국 바둑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일본에 비해 얇은 저변 속에 일당백 영웅들이 버텼다. 조훈현·이창호·이세돌 9단이 그랬다. ‘떡잎’ 신민준(18) 6단의 국가대표 데뷔전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12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그를 만났다.“(중국 당이페이 9단과의 7차전에서) 후반에 진짜 한 수만 잘 뒀으면 끝낼 수 있었는데, 제대로 수읽기를 하지 않고 감각적으로 둔 게 패인입니다.” 농심 신라면배 6연승 기쁨을 짓누르는 7연승 실패 소감이다. 그래도 “대진표를 받았을 때 1차전 판팅위(중국) 9단만 이겨도 제 몫을 다했다고 봤는데 첫 판을 이기고 편한 마음으로 둬 연승하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농심 신라면배는 한·중·일 국가대표 5명씩 팀을 짜 연승전(질 때까지 상대를 바꿔 가며 대국하는 방식)으로 겨루는 ‘삼국지 대회’다. 우리나라는 11차례 우승했지만 최근 중국에 밀려 4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그런 상황에서 ‘막내’가 6연승을 달린 것은 일대 사건이다. 한국의 연승 기록이어서다. 항상 마지막 주자로 등장해 ‘수호신’처럼 중국과 일본 초일류 기사들을 쓰러뜨린 이창호 9단도 2005년 5연승에 머물렀다. 한국이 이번에 중국의 5연패를 저지한다면 단연 신 6단의 맹활약 덕택이다. ‘떨리지 않았느냐’고 묻자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농심배에서도 아주 편안하게 뒀다”고 털어놨다. 역시 강심장이다. 바둑이 멘탈 경기라는 점에서 빼어난 재능이다. 한국 바둑계에 오랜만에 등장한 겁 없는 10대다. 승부사로 보이려고 다이어트를 할 정도로 독하다. ‘한국 킬러’인 커제(중국) 9단에게도 약하지 않다. 통산 전적 2승3패로 나이를 보아 놀랍다. 그는 “2연승을 했다가 최근 3연패했다. 커제 9단이 (나에게) 두 번 지고 난 뒤 더이상 져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는지, 많은 준비와 연구를 하고 대국에 임했다는 느낌이었다.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기사이지만 다음엔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6연승 상금 4000만원을 어디에 쓸 것인지 물었다. “부모님이 상금을 관리하는데 이번엔 용돈을 많이 달라고 해 친구들에게 거하게 쏘겠다”고 말했다. 그의 ‘베스프 프렌드’ 중엔 입단 동기 신진서(17) 8단이 있다. 라이벌 ‘베프’가 나오기 어려운데 곧잘 붙어다닌다. 그래서 별명도 ‘양신’이다. 신 8단도 국가대표로 뽑혔는데, 신 6단의 활약으로 아직 차례가 오지 않았다. 신 6단은 “전적 1승8패로 많이 뒤진다. 다시 붙는다면 더 잘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기원과 집만 오가는 ‘바른생활’ 청년이다. 심지어 10대 사내아이들이 환호하는 걸그룹에도 시큰둥하기만 하다. 어머니 김영매(42)씨는 “사춘기 때도 반항이라는 단어를 모르고 조용히 지낸 아이였다”며 웃었다. 그런 신민준이 중국 기세에 짓눌린 대한민국 바둑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글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사진 이호정 전문기자 hojeong@seoul.co.kr
  • 청탁금지법 1년… 기업인 74% “경영하기 좋아졌다”

    청탁금지법 1년… 기업인 74% “경영하기 좋아졌다”

    기업인 10명 가운데 7명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기업 하기 좋아졌다고 인식하는 등 사회·경제 전반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대다수가 ‘더치페이’를 일상화하고 개인 여가와 일상 소비가 증가하는 등 사회적 관행이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었다. 다만, 한우·화훼와 같은 영향 업종의 생산액 감소로 경제 전체 총생산이 9020억원, 총고용은 4200여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국민권익위원회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은정 권익위원장은 “공직자가 원활한 직무수행과 사교·의례·부조 등의 목적으로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음식물, 선물, 경조사비의 가액 범위를 현재 3·5·10에서 3·5·5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또 “음식물은 3만원, 선물은 5만원으로 상한액을 유지하되 농축수산물 선물은 한도를 10만원으로 조정하고 공직자 등이 받는 경조사비는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내려 정부의 청렴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다만 직무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으면 지금처럼 일절 금품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원칙적으로 40일이지만 신축적으로 운영해 내년 1월 말까지는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권익위는 그간 진행한 연구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청탁금지법의 효과를 소개했다. 우선 공직사회의 청렴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맥을 통한 부탁·요청에 대해 일반 국민 57.8%, 공무원 70.1%, 공직유관단체 70.6%, 교원 66.0%, 언론사 62.5%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기업의 경영환경도 개선됐다. 법 시행 이후 기업의 접대비와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 금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법인의 유흥업소 사용 금액 감소액은 총 838억원이다. 또 기업인 74.4%가 공무원 공정성 향상과 접대비용 절감 등으로 법 시행 이후 기업을 경영하기 좋아졌다고 응답했다. 각자내기가 확산되는 등 사회·문화적 영향도 있었다. 행정연구원이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72.8%가 직무 관련자와의 식사에서 각자내기가 일상화됐다고 응답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 부패인식지수가 현재 53점에서 10점 향상되면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이 약 8조 5785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1인당 GDP 4만 달러, 5만 달러 달성 시기가 각각 3년, 5년으로 단축되고, 매년 2만 7000개, 중장기적으론 매년 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적으로 부정적 영향도 있었다. 한우·화훼·음식점 등 영향 업종의 생산이 4367억원 감소하는 등 총생산은 9020억원(총생산의 0.019%), 총고용은 4267명(총고용의 0.015%) 감소했다. 박 위원장은 “내년 중으로 공직자 등의 민간에 대한 부정청탁금지 규정을 법률에 신설하는 것을 추진하고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재검토해 공무원이 공직수행에서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와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차단하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세계 최대 소고기 구이 파티 기네스 기록…1만6510㎏

    세계 최대 소고기 구이 파티 기네스 기록…1만6510㎏

    남미 우루과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소고기 파티가 열렸다. 기네스 등재가 추진되는 소고기 파티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우루과이 남부도시 미나스에 있는 로도 공원에서 개최됐다. 공원에 설치된 철제 고깃판에 얹혀진 소고기는 무려 1만6510㎏. 200g을 1인분으로 잡으면 8만 명 이상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14시간 동안 엄청나게 많은 소고기를 구워내기 위해 투입된 자원도 만만치 않다. 파티가 열리기 전 고기를 손질하는 데만 200명이 투입됐다. 현지 언론은 “200명이 밤새 기름덩어리를 잘라내는 등 고기를 손질했다”고 보도했다. 고깃판에 얹은 고기를 계속 살펴보면서 적당하게 구워내는 막중한 책임을 진 건 셰프와 요리연구가 등 100여 명이었다. 숯은 6만㎏가 들었다. 고기와 함께 먹을 샐러드는 4000㎏이 준비됐다. 관계자는 “10월부터 세계기록 도전을 준비했지만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샐러드도 기네스기록에 도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 최대 규모의 소고기 파티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라이벌 경쟁이 있다. 남미의 축산대국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주거니 받거니 기록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우루과이가 기록에 도전한 것도 아르헨티나의 세계 타이틀을 빼앗기 위해서였다. 행사에 참가한 우루과이 셰프 라울은 “이번 도전은 (기네스 기록도 의식했지만 무엇보다) 아르헨티나를 이기기 위한 것”이라고 아르헨티나에 대한 경쟁심을 드러냈다. 사상 처음으로 이 부문 기네스기록을 세운 건 우루과이다. 2008년의 일이다. 아르헨티나는 이에 질세라 2011년 기록에 도전, 왕좌를 차지했다. 이를 갈던 우루과이는 6년 만에 세계 기록 탈환에 나서 기록을 갱신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북한, 8차 군수공업대회 개최…“핵무력 질량적으로 더 강화해야”

    북한, 8차 군수공업대회 개최…“핵무력 질량적으로 더 강화해야”

    북한은 11일 평양에서 군수공업대회를 시작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은 “제8차 군수공업대회가 11일 평양에서 성대히 개막되었다”며 “대회에는 대륙간탄도로켓(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을 비롯하여 나라의 국방력 강화에 크게 공헌한 국방과학연구부문, 군수공업부문의 과학자, 기술자, 노력혁신자, 일꾼들과 연관 단위 일꾼들, 근로자들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당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태종수는 이날 보고를 통해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의 눈물겨운 애국 헌신과 굴함 없는 공격 정신에 의하여 우리 조국은 남들이 수십 년을 두고도 이루지 못할 군사적 기적들을 불과 1∼2년 안에 이룩하며 세계적인 핵강국, 군사강국의 전열에 당당히 들어설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앙통신은 태종수가 “다시 한 번 영웅적 투쟁을 벌여 우리 식의 위력한 주체무기들을 더 많이 개발·생산할 데 대하여 언급했다”라며 “오늘의 대성공을 더 큰 승리를 위한 도약대로 삼고 계속 박차를 가하여 국가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태종수는 또 “핵무기 연구부문에서 강위력한 핵무기들을 마음먹은 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확고한 물질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며 “로켓 부문에서 군사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들의 독점물로만 되어있던 첨단핵심기술과 재료들을 우리 식으로 연구완성하여 전략무기개발의 돌파구를 열어놓았다”고 강조했다. 대회 주석단에는 김정은과 함께 태종수, 노광철 제2경제(군수경제)위원장,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전일호 군 중장(국방과학원 소속 추정), 홍승무·홍영칠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이 자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경조사비 5만원’ 청탁금지법 개정 의미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전원위원회가 어제 ‘김영란법’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의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5만원이던 선물값 상한을 농축수산물에 한해 10만원으로 높이되 10만원이던 경조사비 상한을 5만원으로 낮추는 내용이다. 경조사비의 경우 화환을 추가하면 상한을 10만원까지 인정토록 했다. 식사비 상한은 3만원을 유지한다. 식사비·선물값·경조사비 상한을 기존 ‘3·5·10’에서 ‘3·5·5?농축수산물 선물비 10만원’으로 바꾼 것이다. 국민권익위 전원위는 거의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상정됐을 때는 부결시켰다. 시행한 지 1년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청탁금지법을 손보는 데는 논란의 소지도 없지 않았다. 실제로 정부의 개정 의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전원위에서는 권익위 민간위원들 사이에 선뜻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가 짙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토론 과정에서는 특히 농축수산물 선물만 상한을 10만원으로 올리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례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2주일 만의 재상정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구체적 내용에서도 달라진 것 없는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은 권익위 전원위가 시행령 개정안이 담고 있는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긍정적인 영향에 좀더 주목한 때문으로 본다. 가장 반가운 변화는 경조사비 상한액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물론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은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및 공공기관 임직원, 각급 학교 교원과 언론인 등에 국한된다. 하지만 이들이 장례식이나 결혼식에서 내는 경조사비 액수는 곧 일반 국민에게도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기존 청탁금지법이 경조사비 상한을 10만원으로 규정하면서 일반 국민의 부담 또한 늘어났다. 더더욱 경조사비 지출을 늘릴 수 없는 서민들은 적지 않은 심리적 부담마저 떠안았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는 데 적극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비록 청탁금지법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공직자와 주고받는 선물이 모두 순수하다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선물값 상한을 올린 것도 10만원짜리 선물을 주고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농어민과 축산 농민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차원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정부는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의 부패방지 심리가 해이해지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무엇보다 시행령 개정 효과가 생산 현장의 농어민과 축산 농민에게 온전히 돌아가게 하는 방안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권익위는 오늘 정부서울청사에서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내용을 소상히 알리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가질 것이라고 한다. 청탁금지법을 다시는 손보지 않겠다는 각오를 피력하고 부작용 방지 대책을 밝히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 네팔, 친중 좌파정권 승리… 인도 대신 中경제와 손잡았다

    네팔, 친중 좌파정권 승리… 인도 대신 中경제와 손잡았다

    중국의 티베트 자치구와 인도 사이에 끼어 있는 작은 내륙국 네팔. 네팔 국민들이 공화제 선포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친(親)인도 성향의 집권여당을 외면하고 친중국 성향의 좌파 연합에 승리를 안겼다.네팔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제2당인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과 제3당 마오주의 중앙 네팔공산당(CPN-MC) 연합이 의회 및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예비 결과를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선관위는 좌파 연합이 현재 84석을 차지해 다수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집권여당인 네팔의회당(NC)은 13석에 그쳐 예상을 밑돌았다. 이번 선거는 2007년 네팔이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바뀐 지 10년 만에 처음 치러진 의회·지방선거다. 공화제 이행에 따른 헌법 제정이 계속 미뤄지다 2015년 9월에야 발효됐고, 새 헌법 아래서 처음으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유권자 1500만명이 연방 하원의원 275석과 7개 지방의회 대표를 선출한다. 275석 중 165석은 직접 선출하고 나머지 110석은 비례대표로 채운다. 275석 중 138석을 차지하면 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 지난달 26일 북부 지역에 이어 지난 7일 남부 지역에서 투표가 실시됐다. 최종 결과가 나오는 데는 열흘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개표가 완료되면 네팔은 새 헌법에서 예정한 연방-주-지방 3단계로 구성된 정부와 의회 조직을 모두 갖추게 된다. CPN-UML을 이끄는 프라디프 갸왈리 당수는 “안정감과 번영을 앞세운 좌파 연합에 투표해 달라는 우리의 호소가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좌파 연합은 굳건하다. 정부 구성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AFP에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 선거를 “2015년 헌법에 명시된 연방 구조를 이식하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오랜 기간 네팔은 정치적 갈등으로 불안정했다. 1951년 입헌군주제를 채택한 네팔은 2001년 비렌드라 왕의 장남인 디펜드라 왕세자가 왕궁에서 총기를 난사해 국왕 등 왕족 9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비렌드라 왕의 동생 갸넨드라 왕이 즉위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왕실의 인기가 떨어졌고 갸넨드라 왕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이런 가운데 마오이스트들이 네팔 정부군과 내전을 벌이면서 네팔 정국은 불안해진다. 그러나 갸넨드라 왕은 도리어 2005년 절대왕정을 부활시키며 민심을 폭발하게 만든다. 결국 2007년 12월 주요 7개 정당연합이 마오이스트 반군이 제시한 네팔연방공화국 안을 받아들였고, 2008년 5월 선거에서 마오이스트 정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239년 만에 왕정이 붕괴되고 공화국이 됐다. 그러나 공화국으로 이행한 이후에도 여러 정치세력 간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10년간 단명한 정부들이 속출했고, 그 과정에서 부패가 만연하고 나라의 성장은 멈췄다. 설상가상으로 2015년에는 9000명의 사망자를 내고 50만 가구 이상을 쑥대밭으로 만든 네팔 대지진이 발생하며 네팔 경제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네팔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16년 기준 730달러(약 79만원)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좌파 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경제를 최우선 이슈로 내세웠다. 네팔 일간 칸티푸르신문 에디터 수디르 샤르마는 AFP에 “좌파 연합은 개발과 민족주의 같은 어젠다를 이용해 승리했다”면서 국민들이 이들의 손을 들어준 것은 예상 밖이라고 평가했다. 친중국 성향의 좌파 연합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인도와 가까운 마데시족과 느슨한 형태의 선거 동맹을 체결하는 등 친인도 성향을 보인 네팔의회당은 인도가 네팔 최대의 수출입 상대국인 점을 강조했지만 국민의 선택을 받는 데 실패했다. 좌파 연합이 본격적으로 집권하게 되면 네팔은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 정부의 총리는 2015년 10월부터 10개월간 총리를 지낸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CPN-UML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신뢰사회로 가는 길<3>] ‘기사 딥 러닝’ 통한 신뢰도…국토부 1위, 국정원·문체부 ‘꼴찌’

    [신뢰사회로 가는 길<3>] ‘기사 딥 러닝’ 통한 신뢰도…국토부 1위, 국정원·문체부 ‘꼴찌’

    언론사는 특정 현안에 대해 비판을 하거나 지지를 보내는 기사를 싣고 있다. 일부 현안에 대해 언론사별로 논조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보도 내용을 빅데이터로 확장하면 서로 다른 시각이 상쇄되면서 한쪽 방향의 큰 흐름이 생긴다. 그 방향은 대체로 합리성을 띠며 국민 다수의 시각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의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은 이런 점에 착안해 정부 부처를 포함하는 ‘공공기관 신뢰지수’(SPTI, Seoul Shinmun-SNU Pollab Public Trust Index)를 개발했다. 올해 1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보도된 공공기관 관련 기사 21만 9588건의 논조를 분석해 부정기사 대비 긍정기사의 비율이 높은 기관일수록 신뢰지수가 높다고 판단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가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SPTI가 공공기관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11일 SPTI 분석 결과에 따르면 33개 공공기관 가운데 신뢰지수가 가장 높은 기관은 국토교통부로 나타났다. 신뢰지수는 8.87점이었다. 긍정기사는 35.0%, 부정기사는 3.9%로 집계됐다. 중립적인 기사는 61.1%였다. 김현미 장관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치솟는 집값을 낮추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다수의 긍정적인 보도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국토부는 ‘잘하고 있다’ 28.8%로 13위를 기록했다. ●고용·기재부 새 정부 기대감에 고득점 국가인권위원회가 신뢰지수 8.17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긍정기사 34.1%, 부정기사 4.2%, 중립기사 61.8%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인권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인권위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점들이 인권위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뢰지수 5.27점으로 3위에 올랐다. 긍정기사 29.1%, 부정기사 5.5%, 중립기사 65.3%로 집계됐다. 백운규 장관이 취임 초반 전통시장과 복지시설을 비롯해 각종 산업 현장을 자주 찾은 것이 긍정적인 기사로 환원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4.46점으로 4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잘하고 있다’ 27.5%로 중위권인 16위에 머물렀지만, 언론보도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부정적인 기사 비중이 작아 상위권에 오를 수 있었다. 올해 환경오염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적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는 4.28점으로 5위, 기획재정부는 4.22점으로 6위에 올랐다. 새 정부의 경제·고용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두 기관이 높은 신뢰지수를 얻는 데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부는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기재부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가계 부채 대책과 관련해 긍정적인 기사의 비중이 높았다. ●과기·중기·국세청 중위권 형성 행정안전부는 4.09점을 받아 7위를 기록했다. 행안부는 지난 6월 김부겸 장관이 임명되고 지난 7월 기존 국민안전처와 행정자치부가 통합해 재탄생했다. 김 장관이 부임 직후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긍정적인 논조의 기사가 많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어 국민권익위원회가 4.01점을 얻으며 4점대로 진입했다. 신뢰지수 3점대를 기록한 기관은 금융위원회(3.81점), 공정거래위원회(3.64점), 여성가족부(3.51점), 해양수산부·헌법재판소(3.45점), 통일부(3.17점) 등이다. 이 가운데 헌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언한 기관이라는 이유로 국민이 평가한 직무 수행도에선 1위를 기록했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중위권인 13위에 머물렀다. 헌재 관련 기사 가운데 중립기사가 86.7%(3위)에 이를 정도로 높은 반면 긍정기사가 10.3%(29위), 부정기사가 3.0%(32위)로 크게 낮아 신뢰지수도 하락했다. 한 교수는 “국민은 탄핵이라는 특정 사안을 놓고 헌재가 직무 수행을 잘했다고 평가한 것”이라면서 “언론이 박 전 대통령 탄핵 관련 기사를 소화하는 데 정치적인 부담을 느꼈고, 헌재도 철저한 중립성이 요구되는 기관이다 보니 관련 기사도 중립성을 띠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2.82점), 중소벤처기업부(2.67점), 국세청(2.62점), 보건복지부(2.18점), 방송통신위원회(2.13점), 농림축산식품부(2.11점) 등이 2점대 점수를 받으며 중위권을 형성했다. 방통위는 직무 수행 평가에서 32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선 중위권에 진입할 수 있었다. 중립기사의 비중이 72.0%로 상대적으로 크고, 부정기사(8.9%)가 10% 미만을 기록한 것이 도움이 됐다. 농식품부는 직무수행 평가에서는 29.1%로 12위를 기록했지만, 언론 보도로 본 신뢰지수에서는 20위로 뚝 떨어졌다. 지난 8월 살충제 달걀 파동에서 전수조사를 부실하게 했다가 큰 비난을 받은 것이 신뢰지수 하락에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인다. 1점대의 신뢰지수를 기록하며 중하위권에 머무른 기관은 경찰청(1.93점), 외교부(1.74점), 국무조정실(1.49점), 교육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1.24점), 감사원(1.08점) 등이다. 경찰청은 직무수행 평가에서는 34.4%로 8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긍정기사가 12.2%(27위)에 불과해 낮은 신뢰지수를 면치 못했다. ●교육부, 국정화 논란 맞물려 하위권 외교부는 국민 감정온도 평가에서 53.6도로 기관 중 가장 높았지만, 신뢰지수 분석에서는 1점대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부정기사가 1.5%로 33개 기관 중 가장 적었음에도 중립기사가 95.8%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긍정기사가 2.6%(32위)로 극히 적어 신뢰지수에선 불운을 맛봐야 했다. 다시 말해 외교부가 신뢰를 잃을 만큼 못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신뢰를 얻어낼 만큼 잘한 것도 없어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맞물려 부정적인 기사가 많이 송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0점대 기관은 서울대·대법원(0.97점), 법무부(0.74점), 국방부(0.50점), 검찰청(0.47점), 문화체육관광부(0.44점), 국가정보원(0.03점) 등이다. 대표적인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검찰청은 부정기사가 각각 9.5%(15위), 8.5%(18위)로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긍정기사도 각각 9.2%(30위), 4.0%(31위)로 적어 신뢰지수 평가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특히 검찰은 ‘적폐 청산’ 수사에 집중하고 있지만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개혁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낮은 신뢰지수를 피하지 못했다. 문체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 보도 탓에 부정적인 기사만 43.9%에 이르렀다. 국정원은 국민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뢰지수 평가에서도 큰 격차가 나는 꼴찌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수활동비 유용 및 상납, 정치 댓글 파문 등 국정원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73.5%에 달했다. 긍정기사는 1.9%로 최저를 기록했다. 한편 가장 많은 기사가 수집된 기관은 6만 4374건(29.3%)의 경찰청이었다. 이는 네이버에 노출되는 공공기관 관련 기사 10건 가운데 3건이 경찰발(發) 기사라는 뜻이다. 검찰청 3만 4262건(15.6%)을 더하면 검·경 기사만 9만 8636건(44.9%)에 이른다. 이는 공공기관 관련 보도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kisukpark@seoul.co.kr 특별기획팀 이영준·박기석·이정수·기민도 이혜리·이경주 기자
  • 농축수산 선물 10만원, 경조사 5만원

    농축수산 선물 10만원, 경조사 5만원

    15개월 만에… 설 이전 적용 식사 3만원·선물 5만원 유지 청탁금지법이 허용하는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결국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오른다. 지난해 9월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뒤 첫 번째 시행령 개정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국민권익위원회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원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3·5·10 규정’이 ‘3·5·5+농축수산물 선물비 10만원’으로 조정된다. 이날 전원위에는 공석인 사무처장을 제외한 전원위원 14명(정부위원 6명·외부위원 8명) 가운데 외부위원 1명이 불참해 13명이 참석했다. 지난달 27일 열렸던 전원위에 참석하지 않은 박은정 위원장도 나왔다. 지난 전원위 때는 모두 12명이 참석해 찬성 6명, 반대 5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이번에는 표결에 부치지 않고 전원위원 합의를 통해 의결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전원위 안건은 합의로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지난번은 찬반 의견이 격렬하게 나뉘다 보니 (부득이하게) 표결에 부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 틀에서 볼 때 이번 개정안은 지난 전원위에서 올라온 내용과 같다. 선물비 상한액을 5만원으로 유지하되 농축수산물과 원료·재료의 50% 이상이 농축수산물인 가공품에 한해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올린다. 경조사비는 현금 상한액을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추되 화환(결혼식·장례식)을 추가로 제공할 경우 별도로 최대 5만원을 더할 수 있게 했다. 음식물 상한액은 여전히 3만원을 유지했다. 권익위는 12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연다. 이후 입법예고와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설 전 개정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韓·中 정상, 관계 복원만큼 북핵에 무게 둬야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취임 후 첫 중국 방문길에 오른다. 문 대통령은 3박 4일의 방중 기간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를 만난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미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7월 독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11월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두 정상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북한 핵·미사일에 관한 양국의 입장을 교환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두 가지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다. 7월 첫 회담에서 두 정상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사드 문제는 10월 31일 한·중 합의문 발표 이후 갈등 봉합의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사드 이전의 한·중 관계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국은 단체 관광, 롯데면세점 이용에 대한 제한과 더불어 한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조치들을 거두지 않고 있다. 잔불이 곳곳에 남아 있는 것이다. 문·시 두 정상의 세 번째 만남은 대국적인 관계 복원을 확인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사드 논란으로 빛이 바랬지만 올해는 양국 국교정상화 25주년이 되는 해이다.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상으로 심화시켜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준에도 맞지 않는 중국의 불합리한 보복은 전면 철회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10·31 한·중 합의 과정에서 불거진 ‘3불’이 정상회담에서 다시 거론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가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는다는 3불은 정부의 기존 방침이었다. 그러나 사드와 연계해 중국 측이 3불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거나 우리가 그런 약속을 재확인하는 것은 우리의 국민감정을 나쁘게 할 뿐, 중국의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이 문제에 있어서 의연하고 당당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한·중의 관계 복원만큼 시급한 사안은 북핵이다. 두 차례 회담에서 북핵 공조를 확인한 두 정상이지만, 지금은 북핵 시계가 그때보다 훨씬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북핵 레드라인을 3개월이라고 보고 있는 만큼 대북 선제공격도 그에 맞춰 가해지는 게 아닌지 위기감이 증폭돼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북핵 문제는 북·미 간 대화로 풀어야 할 일이라며 대북 원유 공급 중단에 부정적이다. 북한을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 중국 측 입장도 있고, 1년치 석유를 비축해 놓은 북한에 대한 송유 중단이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대북 제재 가운데 가장 강력한 수단을 쓰지 않고 중국이 평화적 해결을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은 “북·미가 대량파괴무기로 위협을 가하는 일촉즉발 상황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한반도 평화는 중국의 번영을 담은 ‘중국몽’을 이루는 필수 요소다. 문 대통령 방중에서 세계가 놀랄 중국의 대북 역할을 기대한다.
  • 채식 메뉴·장애인 셔틀버스…요즘 총학선거 키워드 ‘인권’

    대학 총학생회 선거철을 맞아 대학가에 ‘인권’ 바람이 불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인권 의식이 향상되는 분위기 속에서 20대의 인권 감수성이 대학 전반에서 표출되는 모양새다. 10일 당선이 확정된 고려대 총학생회 에이블(ABLE) 선거운동본부는 선거 공약으로 식이소수자(채식주의자 등) 권리 보장을 위한 ‘학생식당 채식 메뉴 추가 및 성분 표시’를 내걸었다. 이들은 교원 윤리규정 개정 요구, 인권침해 사건 사례연구집 제작, 화장실 몰래카메라 전수조사 정례화 등도 함께 제시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최소 2대의 장애인용 리프트 셔틀버스 도입 노력’과 ‘학내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 연대’를 공통 공약으로 내놨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두 가지 공약은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뜻으로 의기투합했다.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당선된 ‘파랑’은 학생회 추진 행사에서 채식음식 준비, 장애학생을 위한 배리어프리(barrier-free)한 건물 확보 노력, 인권 가이드라인 제작 등을 약속했다. 지난달 23일 당선된 이화여대 총학생회 이펙트(E;ffect)는 ‘인권 연대국’을 신설해 학내외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인권의식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아 당선 후 사퇴한 사례도 나왔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학생회 선거에 나선 ‘홀릭’ 선거본부는 서울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가 장애 학우 관련 공약을 묻는 질문에 “우리 과에는 장애인이 없다”고 답한 뒤 당선되고도 거센 비판에 직면해 지난달 20일 자진 사퇴했다. 서울대, 고려대 등 소수자 관련 단체는 학생회 선거본부에 질의서를 보내고 답변을 카드뉴스로 제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고준우 고려대 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은 “대학가에서 성소수자와 페미니즘 담론이 확산되면서 인권 관련 기구들이 우후죽순 생겨난다”면서 “이런 흐름이 학생회 선거에 공약으로 반영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대는 인권 감수성이 가장 높은 세대로 꼽히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6월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성 결혼 법적 허용’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20대 찬성 비율이 66%로 가장 높았다. 30대 41%, 40대 34%, 50대 22%, 60대 이상 16%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동성 결혼에 찬성하는 비율이 점차 낮아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청탁금지법 개정안 내일 재상정 결과 주목

    청탁금지법 개정안 내일 재상정 결과 주목

    선물과 경조사비 상한액을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11일 국민권익위원회 전원위원회에 재상정된다. 정부가 개정에 의지를 보이고 있어 통과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10일 권익위에 따르면 개정안은 선물비의 경우 상한액을 5만 원으로 유지하되, 농축수산물 및 원료·재료의 50% 이상이 농축수산물인 가공품에 한해 상한액을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경조사비의 경우, 현금 경조사비 상한액을 기존 10만 원에서 5만 원으로 낮추되, 화환(결혼식·장례식)은 10만 원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즉 경조사비로 현금 5만 원과 함께 5만 원짜리 화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음식물에 대해서는 상한액 3만 원을 유지했다. 현행 청탁금지법 시행령의 ‘3·5·10 규정’을 ‘3·5·5+농축수산물 선물 10만 원 규정’으로 바꾸는 것으로, 이 같은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권익위 전원위원회에서 한 차례 부결된 바 있다. 권익위가 부결된 시행령 개정안을 큰 수정 없이 재상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1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전원위에서 외부 위원들이 개정안에 동의할지가 관건이다. 외부 위원 다수는 지난번 전원위에서 농축수산물 선물비 상한액을 10만 원으로 올리는 방안에 반대했다. 또 농축수산물을 원료·재료의 50% 이상 사용한 가공품의 상한액을 10만 원으로 올리자는 데 대해서도 “원료·재료비율까지 확인해 선물을 구입하지 않는다. 표기법도 헷갈린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 재상정되는 개정안의 통과 여부는 외부 위원 8명의 참석률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전원위는 모두 15명으로 구성된다. 공석 중인 사무처장을 제외한 14명 가운데 정부 위원이 6명, 외부 위원이 8명이다. 개정안은 ‘과반수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 처리된다. 지난달 27일 전원위는 박은정 권익위원장과 외부 위원 1명이 불참해 총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당시 ‘3·5·10 규정’ 개정안은 찬성 6명·반대 5명·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이번 전원위에 14명이 모두 참석한다면 과반인 8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개정안은 통과된다. 정부 위원이 6명인 만큼, 8명의 외부 위원 중 2명 이상이 찬성을 해줘야 하는 셈이다. 반면 외부 위원 1명이 불참하면 가결에 필요한 과반은 7명이 되고, 외부 위원 1명만 찬성하면 개정안은 통과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그동안 ‘3·5·10 규정’ 개정 의지를 지속해서 피력했으며, 부결 뒤에도 “설 전에 개정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권익위 업무보고 때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긍정적·부정적 측면, 나아가 경제적 효과를 분석·평가해 대국민 보고를 해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쿠바 위기’와 북핵/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쿠바 위기’와 북핵/김균미 수석논설위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면서 미국과 한국 언론들에 미국과 소련 간 핵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당시 상황과 미·소 정상들의 결단에서 배울 점 등이 주를 이루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존 F 케네디와 같은 인내와 결단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글도 있다.며칠 전에는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미국과 중국이 북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해법을 롤모델로 검토하고 있다는 글이 실렸다. 유명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국방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과 중국 군 관계자들이 워싱턴에서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그나티우스가 언급한 회의는 지난달 29일부터 1박 2일 동안 워싱턴에서 비공개로 열린 미·중 고위급 장성 간 회의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한다. 미·중 고위 장성들이 쿠바 미사일 위기를 논의했다는 건 핵위기로 한반도가 통제 불능 상황이 될 경우를 가정한 미·중 간 소통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1962년 10월 16일부터 10월 28일까지 13일 동안 소련 핵미사일의 쿠바 배치를 둘러싸고 미·소가 핵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상황을 말한다. 10월 16일 아침 맥조지 번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소련의 쿠바 내 핵미사일 기지 건설 정보를 보고받은 케네디는 긴급안보회의를 소집하고 쿠바 내 미사일 기지 타격, 쿠바에 대한 전면 군사공격, 해상봉쇄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했다. 10월 22일 케네디는 대국민 방송을 통해 소련이 미국에 대한 핵공격을 할 수 있는 기지를 쿠바에 건설 중이라고 밝히고 해상봉쇄를 선언한다. 미국의 해상봉쇄에도 소련의 쿠바 내 기지 건설은 가속화됐고, 핵무기를 탑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소련 선박이 쿠바에 접근하면서 무력충돌은 시간문제였다. 긴박했던 순간 ‘전문 외교’로 두 나라 정상은 미국이 쿠바를 침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소련은 미사일 기지 폐쇄와 미사일 철수에 합의했다. 10월 28일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합의 내용을 발표하면서 2주간의 위기는 해소됐다. 북핵 해법을 놓고 파키스탄·인도식이니, 이란식이니 추측이 난무한데, 여기에 쿠바 미사일 위기 해법까지 더해졌다. 해상봉쇄에 일촉즉발의 위기상황 등 닮은 점이 많은데, 평화적 해결이라는 결론도 닮길 바라는 심정이다. 북한 김정은도 이미 쿠바 미사일 위기 사례를 들여다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kmkim@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외교관의 숙명/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열린세상] 한국 외교관의 숙명/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우리 외교정책과 외교부의 역량에 대한 비판과 질타의 목소리가 크다. 좌우로 대립된 정치 구도 속에서 새 정부가 출범할 때 특히 더 그렇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외교도 국민의 감시하에 있고 이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다. 여론의 비판을 통해 정책은 개선되고 외교 능력도 발전한다. 그러나 우리의 오래된 대외관계 역사와 주변 강대국에 포위되고 분단돼 있는 지정학적 현실을 감안한다면 우리 외교에 대한 비판 에너지를 어떻게 소화할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는 현재나 과거에나 비대칭적이라는 현실이 있다. 과거 중국과의 조공 관계라는 비대칭성은 동아시아 유교 문명권의 예(禮)에 의거한 국가 간 질서의 보편적 특징이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이후 조선과 명나라 간의 외교 문서집인 ‘사대문궤’(事大文軌)에 수록돼 있는 문서의 형식이나 내용을 보면 자존심이 상한다. 조선의 왕은 중국 황제가 아닌 관리에게 외교 서한을 보내야 했다. 오늘날 한·미 관계도 비슷하다. 한국에서는 온 국민이 들끓고 대통령의 지도력 문제라는 중대 사안도 미국에서는 외교 실무자 수준에서 다루어질 뿐이다. 반면 미국의 외교 실무자가 한마디 하면 한국은 온 나라가 들썩이곤 한다. 한국에 부임하는 미국 대사는 우리 언론이 큰 뉴스로 보도하지만 주미 한국대사의 부임이나 외교 활동은 미국에서는 뉴스가 되지 않는다. 미국이나 중국의 외교 관료가 우리 대선 후보들을 손쉽게 면접하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강대국의 경우에는 국내 정치·사회적 변화가 대외정책을 통해 국제적 변화를 초래하지만 작은 나라는 그 변화에 정책과 운명이 영향을 받는다. 키신저가 “강대국은 질서를 만들고 약소국은 그 질서에 순응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언론의 힘도 비대칭적이다. 우리 여론의 비판은 강대국의 정책이나 행태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위안부 합의나 사드 문제에서 그들이 자국 언론을 우리에 대한 공세적 압박으로 이용한다. 우리 언론은 그 보도를 인용해 주로 우리 정부를 비판한다. 그렇게 모든 외교 문제를 우리 정부 탓으로 비판하는 ‘누워서 침 뱉기’식 타성이 정착됐다. 그런데 강대국의 경우 외교정책에 대한 국내적 비판은 다른 나라의 정책 부담으로 전가되지만 우리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은 고스란히 우리의 부담으로 남는다. 4강 대사가 선임될 때 우리 언론은 주재국에 넓은 인맥이 있는 인물이라고 덕담을 해 준다. 사실은 그런 인물은 거의 없다. 설사 인맥이 있다 해도 오히려 그 인맥이라는 사람들이 개인적 이익이나 자기 나라의 이익을 반영하는 데 우리 대사를 이용하지 우리의 이익을 그 나라에 반영하는 데 그 인맥을 이용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과거의 친원파다 친명파다 하는 말이나 오늘날 친미, 친일, 친중, 친러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거북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 사람들이 상대방 나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외교 전략은 그저 미국에 의존하고 중국의 압력에 순응하며 일본의 몽니는 모른 척하거나 비난하면 된다는 타성에 젖게 된다. 어떤 사안의 본질과 역사적 배경을 고찰하거나 국익의 개념을 고민할 여유가 없다. 정책은 외부 충격의 결과일 뿐이다. 결국 “미·중 사이에 낀 새우”가 되고, 거짓말은 상대방이 하는데 한국만 “약속을 지켜라”라고 강요당하는 구조를 스스로 만든다. 국내에는 이분법적 논쟁과 정치적 분열만 남고 전문 외교관의 견해는 무시된다. 대부분의 한국 외교관들은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분투하고 있다. 그들은 비난받는 것이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외교부가 외교정책이나 재외공관의 불미스런 사례로 비난받는 것은 자업자득이다. 외교 전략적 사고 능력의 배양이나 조직 능력의 발전을 소홀히 하고 강대국 논리와 국내 시류에 편승해 온 외교부 리더들의 책임이 크다. 인력 증원과 체계적 교육, 공정한 인사, 엄격한 공관장 자격 규정 등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 외교관 개개인도 안팎의 어려운 여건만 탓해서도 안 될 것이다. 그런 것이 한국 외교관의 숙명이다. 그 숙명을 탓하지 말고 그럴수록 강대국 외교관보다 더 품격을 유지하고 공부하고 정진하는 것이 분단된 작은 나라 외교관이 갖춰야 할 기본적 덕목이다.
  • 中, 사회단체·선교 활동 외국인까지 간첩죄 처벌 가능

    중국 정부가 사회단체를 설립하거나 선교활동 등을 통해 체제를 위협에 빠뜨릴 우려가 있는 외국인까지 모두 간첩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통적 간첩행위 이외에 국가안전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도 간첩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반간첩법 실시 세칙’을 제정하고 즉시 시행키로 했다. 특히 세칙을 어긴 외국인을 바로 추방하고 10년간 입국을 금지키로 했다. 간첩 여부는 법원이 아닌 국가안보 및 공안 주관 부서에서 판단한다. ‘국가안전 위해’ 범위를 대폭 확대해 외국인의 활동을 한층 옥죈 것이 특징이다. 세칙은 기존 간첩 행위 이외에 8종의 ‘기타 국가안전 위해 행위’를 명시했다. 이에 따라 ▲국가 분열 획책 및 정권 전복 기도 ▲사회주의제도 전복 기도 ▲테러 행위 ▲사실 날조로 국가안보 훼손 ▲사회단체 및 기업단위를 설립해 국가안보를 해치는 행위 ▲종교를 이용한 국가안보 침해 ▲사이비 종교를 통한 국가안보 침해 ▲민족 분열 조장 등이 반간첩법 적용 대상이 됐다. 외국 종교 단체의 중국 내 선교활동과 시민·사회단체 활동도 반간첩법 세칙을 내세워 더 강하게 통제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이후 국가보안, 방첩을 강화하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가안전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2014년 11월부터 기존의 국가안전법을 대체하는 반간첩법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한편 중국의 해외 첩보 및 영향력 강화는 상대국의 거센 반발을 낳고 있다. 최근 호주 정부는 중국의 영향력이 경제 분야를 넘어 정치·안보로까지 확대되자 외국인의 정치 자금 기부를 금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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