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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명 찬성 17%’뿐인데… 용혜인 “겸직은 법이 허용”

    ‘임명 찬성 17%’뿐인데… 용혜인 “겸직은 법이 허용”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비례대표·장관직 겸직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작은 정당의 현실을 비아냥거리면서 억측과 악선동만 난무했다”고 반발했다. 여당에서도 사퇴 촉구가 나왔으나 정면 돌파를 선언한 것이다. 부정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청와대는 “청문 절차를 거친 뒤 국민 눈높이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용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해 달라고 하는 인사권자의 결단에 제 개인의 영달이 중요하다면 장관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당 비례대표 의원인 용 후보자는 장관직 겸직 논란에 대해선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이어 “야당 현역 국회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자체가 김대중 정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이후 첫 번째 사례로 (비례대표는 겸직을 하지 않는다는) 관례로서 평가하기 어렵다”며 “야당 현역 의원을 지명한 연합의 취지도 읽어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공개적인 입장이 게시되면서 짜인 프레임대로 굳어져 버린 것이 많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신현영 전 의원은 후보자 지명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사견을 전제로 “용 후보자의 겸직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용 후보자는 겸직 부작용에 대한 입법적 논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한다”고 했다. 오전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은 용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자처하면서 한때 사퇴 입장 표명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용 후보자는 34분간 자신과 소속 정당인 기본소득당을 향해 쏟아진 각종 의혹을 일일이 해명하는 데 집중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1년 총수입의 35.7%를 국고보조금에 의존하는 국민의힘과 단지 1.6%만 국고보조금으로 보조받으며 당원들의 당비로 자립해 온 기본소득당 중 도대체 누가 기생정당이냐”며 작심 비판도 이어 갔다. 용 후보자의 이날 회견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용 후보자는 청문회 고수 입장을 밝혔지만 ‘임명 반대’ 여론이 절반을 넘는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날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 7~9일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63%가 용 후보자 지명에 대해 ‘잘못한 인선’이라고 답했다. ‘잘한 인선’은 17%에 그쳤다. 2030 민심을 겨냥한 용 후보자 지명이 오히려 특혜·불공정 논란을 촉발시키자 여당에서도 ‘용혜인 리스크’가 민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이날 회견 이후 여당 의원들 사이에선 “안 하느니 못한 회견”, “국민 여론이 어떻게 보는지 생각하고 말을 했어야 했다” 등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회견을 두고 “대국민 기만극, 적반하장”이라며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장고 끝에 악수를 뒀다”고 평했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는 이날도 청문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YTN 라디오에서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명 철회 가능성에는 “아직 변화된 입장이 없다”면서도 “안팎의 우려가 정무라인을 통해 전달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도 MBC 라디오에서 “청문 절차를 거친 이후 국민의 눈높이 등을 바탕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문회 이후에도 여론이 돌아서지 않을 경우 사실상 임명 강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특파원 칼럼] 누가 한국인인가

    [특파원 칼럼] 누가 한국인인가

    ‘누가 미국인인가.’ 미국에서 요즘 가장 핫한 논쟁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집권기 취임과 동시에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논쟁이 불붙었다. 불법체류자나 일시적으로 미국에 머무는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시민권을 주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미국 수정헌법 14조가 150년 넘게 보장해 온 ‘미국에서 태어나면 미국인’이란 대원칙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미 사법부의 판단은 이미 명확하게 나왔다.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6월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원정출산’ 등을 겨냥한 새로운 행정명령을 내놓으며 다시 출생시민권 범위를 제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달 초 메릴랜드 연방지법으로부터 대법원의 판결에 반하는 조치라며 효력을 정지당했다. 출생시민권 논쟁의 뿌리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탄생 및 성장 과정과 맞닿아 있다. 애초 출생시민권은 남북전쟁 이후 흑인에게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후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이민자와 자녀를 미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편입시키는 장치가 됐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온 이민자들은 철도를 놓고 공장을 돌리며 세계 최강대국의 토대를 닦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다르다. 일부 이민자들의 일탈,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이들이 야기한 사회적 문제, 출산을 목적으로 미국을 찾은 외국인 사례를 내세우며 출생시민권이 본래 취지와 달리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생시민권뿐만 아니라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과 특정 국가 국민의 입국·비자 발급 제한, 취업비자 문턱 강화 등 반이민 정책의 고삐를 한층 조이고 있다. 다민족·이민국가의 상징인 미국이 빗장을 걸고 있는 반면, 오랫동안 단일민족 정체성을 강조해 온 한국은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저출생·고령화와 지역소멸에 직면한 한국은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을 틀고 있다. 인구감소지역에 거주하며 취업하는 외국인에게는 장기 체류의 길을 열어 주고,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비자 제도를 개편했다. 과거에는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외국인을 ‘잠시 데려오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필요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외국인을 불러들이는 속도만큼 마음까지 열고 있을까. 이슬람 사원을 건립하려 하자 일부 주민들은 ‘테러범도 함께 들어올 것’이라며 거센 반대 시위를 벌였다.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공산당을 비판하며 시작된 반중 집회는 점차 중국인 자체를 겨냥한 혐오 표현으로 얼룩졌다. 150년 넘게 지켜온 시민권의 경계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미국을 보면서 한국도 이제 우리 사회의 경계를 어디까지 넓힐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누가 한국인인가.’ 임주형 워싱턴 특파원
  • 미군 함정 위치가 털렸다?…이란 미사일 뒤에 숨은 중·러의 ‘좌표 셔틀’ 의혹 [밀리터리노트]

    미군 함정 위치가 털렸다?…이란 미사일 뒤에 숨은 중·러의 ‘좌표 셔틀’ 의혹 [밀리터리노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해군 함정을 향해 재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함과 동시에 미군의 최첨단 무인 잠수정까지 나포했다고 주장하면서 중동 해상이 단순 분쟁을 넘어 강대국 간 첨단 전력과 정보가 충돌하는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다. 미군은 이란의 원유 수출 허브인 하르그섬과 자스크 인근의 유조선들을 보복 공습하며 봉쇄망을 강하게 죄고 있지만, 미 항모전단을 정밀 타격하려는 이란의 도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워싱턴 정가와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독 정찰 능력이 부족한 이란이 미군 함정의 움직임을 족집게처럼 파악할 수 있는 배경에 중국과 러시아의 ‘위성 좌표 지원(셔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무인 잠수함 나포’에 ‘유조선 침몰’까지…치닫는 호르무즈 치킨게임 최근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 해역 일대에서는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최고조에 달했다. IRGC는 미 해군 항공모함과 구축함을 겨냥해 연이어 미사일 공격을 시도한 데 이어 심해 정찰용 미군 최첨단 자율형 무인 잠수정 ‘다이브-LD’(Dive-LD)를 복합 정보·군사 작전으로 나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및 자스크 인근 해역에 있는 이란 측 소형 유조선과 운반선들을 미사일로 타격·무력화하며 이란의 경제적 젖줄을 차단하는 강력한 보복 작전에 나섰다. 중·러의 ‘좌표 셔틀’ 의혹…미군 위치가 실시간으로 털린 이유 이처럼 미군의 전면적인 봉쇄와 보복 타격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해상에서 실시간으로 이동하는 미 군함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재공격을 감행할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의 시선이 쏠린다. 미 당국자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위성 자산으로 확보한 미군 함정의 동선 및 좌표 데이터를 이란 측에 정기적으로 전달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 동기가 충분하다.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선에 묶인 전력을 분산시키고 미국의 자원을 중동에 묶어두기 위해 이란의 정밀 타격 능력을 뒤에서 지원할 수 있다. 중국도 대미 견제 전선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란이 보유한 ‘가셈 바시르’나 ‘칼리즈 파르스’ 등 탄도미사일 탐색 체계와 자국 정찰 위성망의 실전 연동 성능을 테스트하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결국 이란의 미사일·드론 전력에 중·러의 고성능 정찰 위성망이 결합하면서 이란이 ‘눈’을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 “단순 충돌 넘어섰다”…중동 바다서 터진 ‘3차 대전급 대리전’ 미국은 원유 수출 선박 파괴 등 경제적·군사적 압박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려 이란을 굴복시키려 하고 있으나, 중·러가 이란의 ‘정보원’ 역할을 지속하는 한 해상에서의 기습 도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미·이란 간의 단순한 지역적 충돌을 넘어, 미군 전력을 약화하려는 중·러 연합 대 미국의 글로벌 안보 대립 구도가 중동 바다에서 폭발한 정황”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극에 달함에 따라 국제 유가 도미노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자는 척했던 거인창신메모리, 5년 내 판도 엎을 것국가 빅펀드, 수십조원 씨앗 뿌려IPO로 시장에서 자본 회수 모델DDR4 반값에 뿌리며 시장 잠식삼전닉스, 멈추는 순간 따라잡혀AI 응용시장에 사활 거는 中14억 인구와 데이터 원석이 무기AI로 제조업 전환, 생산성 극대화2500명 필요했던 공장, 로봇 대체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가동원가절감해 제조업 세계 1위 목표한국의 대응방안은한국 제조업·미국 빅테크 손잡고중국처럼 생산 원가 낮춰 생산을반도체·배터리·바이오 최종 보루규제·주52시간 근무 등 타개하고고품질·고신뢰 첨단 공급자 돼야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인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중국이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경제전문가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을 만나 중국 반도체·AI 굴기의 비결, 한국 반도체의 갈 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 소장은 “최근 반도체 초호황은 미중 갈등에서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것으로 실력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며 “미국도 중국도 못 하는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기술 공급자 포지션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유일하게 中 앞선 반도체, 기술 격차 3년 -창신메모리(CXMT)가 최근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 시가총액 1위(약 770조 원)에 올랐다. “잠자던 거인이 깨어난 게 아니라, 사실 자고 있던 척했던 거다. 지금은 세계 4위지만 5년 안에 판도가 뒤집힐 것이다. 현재 우리와 기술 격차는 범용 D램은 3년, HBM은 5년 격차, 이 숫자를 편하게 볼 수 있는 한국 기업은 없다. 올해 2분기 CXMT의 D램 점유율은 불과 1년 만에 4%에서 10%로 2.5배 뛰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CXMT에 자금과 자신감을 동시에 선물했다. 호황의 과실이 경쟁자를 키우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국가 보조금’에서 ‘증시 활용’으로 전략을 바꿨나. “씨앗은 국가가 뿌리고 열매는 시장이 따가는 구조다. 1단계는 국가 빅펀드가 수십조원을 쏟아 기술 기반을 닦는 것, 2단계는 기업공개(IPO)로 자본을 회수하는 것이다. CXMT는 666억 위안, YMTC는 330억 위안을 증시에서 확보할 예정이다. 리스크는 국가가, 수익은 시장이 가져간다. 반도체에 이어 로봇까지 이 공식이 반복된다. 더 교묘한 건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여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반도체에 돈을 넣게 만들면, 미국도 함부로 제재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이다. 외국 돈이 들어오면 미국도 쉽게 손을 못 댄다.” -CXMT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시점은. “범용 D램 기술 격차 3년, 실적 타격은 5년, 달력을 보면서 긴장해야 할 숫자다. CXMT는 지금 DDR4를 반값에 뿌리며 시장을 잠식 중이다. 가격전쟁은 이미 시작됐고, 한국에 남은 방어선은 HBM뿐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HBM4, HBM4E에 자원을 집중하고 범용 D램 의존도를 줄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중국이 쫓아올 수 없는 속도로 계속 앞으로 달아나야 한다. 멈추는 순간 따라잡힌다.” -HBM 경쟁에서 중국은 아직 못 따라오고 있는데. “5년 격차의 기술 해자(진입 장벽), 지금은 든든해 보이지만 해자도 메워진다. HBM은 단순 반도체가 아니라 패키징·적층 공정이 결합된 복합 기술이다. 2030년 이전에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중국이 HBM3를 양산하는 순간, 한국은 HBM4E와 HBM5로 이미 올라서 있어야 한다. 기술 우위란 결국 속도 경쟁이다. 앞서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가장 위험하다.” -최근 반도체 호황은 우리 기업의 실력 아닌가. “운을 실력으로 오판하는 착각이다. 미중이 싸우는 바람에 우리한테 황금비가 내린 것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AI 제재가 없었다면 지금의 초과수요는 절반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지정학적 횡재를 실력으로 포장하는 순간 판단이 흐려진다. 지금 대비해야 할 건 반도체 가격 하락이다. 부동산 폭락보다 더 빠르고 더 깊을 수 있다.” -중국의 AI모델 딥시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딥시크가 증명한 건 단순하다. 돈 많이 쓴다고 이기는 게임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AI 기업들은 오픈AI·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모델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은 물량으로, 중국은 저비용 효율로 싸운다. 다만 추론 극한·에이전트 AI·멀티모달 최전선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6~12개월 앞서 있다. AI는 1등이 독식하는 시장이다. 그 격차가 작아 보여도 결정적이다.” -중국은 AI보다 기존 산업에 AI를 활용하는데 적극적인데. “중국은 이걸 ‘AI플러스’라 부른다. AI 모델 전쟁에서 이기기 어려우면 AI 응용 시장에서 이기겠다는 전략이다. 14억 인구와 세계 최대 제조업이 데이터 원석이다. 제조·물류·농업·의료에 AI를 입히면 데이터가 폭발하고 AI 성능이 다시 올라가는 선순환이 생긴다. 제조업의 AI 전환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수출이 금지된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없어도 산업적인 응용은 중간급 칩으로 충분히 작동한다. 싸움터를 자신에게 유리한 곳으로 옮긴 것이다.” ●저비용 두뇌·몸통 단 中휴머노이드 -AI플러스로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나. “작년에 중국의 가전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다녀왔다. 과거 2500명이 돌리던 라인을 지금은 로봇과 자율 운반차가 대신한다. 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돌아가는 공장, 이른바 ‘다크팩토리’(Dark Factory)다. 현재 중국에서 수백 개가 가동 중이다. 중국이 노리는 건 AI로 생산원가를 절반으로 자르는 것, 제조업 세계 1위를 기술이 아닌 원가절감으로 굳히는 것이다. AI를 목적이 아니라 돈 버는 수단으로 본다.” -중국의 AI플러스 전략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AI플러스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다. 반도체 빼고 제조업에서 중국을 앞서는 분야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다크팩토리로 인건비를 0에 수렴시키고 원가를 40~50% 낮추면 한국 제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경고음은 울리고 있지만 한국은 듣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제조업에서도 AI를 활용할 방안이 있다면. “한국이 미국에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를 투자해도 원금 회수가 쉽지 않다. 그 해법으로 산업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한국의 제조업과 미국의 빅테크가 손 잡고 중국처럼 생산원가를 낮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현대차와 오픈AI, 삼성전자와 클로드, SK하이닉스와 구글이 손잡고 ‘한국형 AI플러스’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한국에서 다크팩토리를 만들어 원가가 50% 절감되는 것을 보여주는 시범사업을 한 뒤 미국에 이런 공장을 짓는 것이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도 상장해 주가가 폭등했다. “1600만 원짜리 휴머노이드가 로봇 시장의 문법을 바꿨다. 테슬라 옵티머스보다 싸고 더 많이 찍어낸다. 유니트리 G1은 글로벌 가격 파괴를 선도하며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의 32%를 장악했다. 중국의 강점은 부품 공급망이 전부 국내에 있다는 점이다. 모터·배터리·센서·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을 외국에서 조달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설치 시장 상위 4개사가 전부 중국 업체다. 로봇 시장을 만든 것도, 지배하는 것도 중국이다.” -중국 휴머노이드 밸류체인이 세계에 주는 영향력은. “딥시크라는 저비용 두뇌에 유니트리라는 저비용 몸통, 이 조합이 ‘피지컬 AI’ 양산 시대를 열고 있다. 모터·배터리·AI 모델·로봇 프레임까지 밸류체인이 중국 안에서 완결된다. 외부 의존도가 거의 없다. 역설적으로 이 지점이 한국의 기회다. 서방 기업들이 중국산 하드웨어를 꺼리는 상황에서, 자동차·정밀기계 기반을 갖추고 신뢰성과 공급망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한국이 믿을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미국 제재에도 중국의 반도체·로봇 기술이 향상되는 이유는. “미국 제재가 오히려 자립을 강요했다. 화웨이가 미국 칩 공급이 끊기자 기린 칩을 스스로 만든 게 상징적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게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거다. 그 결과 중국 반도체 엔지니어 수는 5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공대생이 의대생보다 대우받는 나라, 그 선택이 지금의 기술력을 만들었다. 현재 반도체 자립도 33%, 로봇 자립도 55~65%다. 제재의 역설이다.” ●수명 다한 전략적 모호성 버려야 -이대로면 우리 기업이 코너에 몰리지 않을까. “가마솥의 개구리가 물이 뜨거워지는 걸 모르듯, 위기는 천천히 온다. 철강·조선·가전·화학은 이미 중국에 내줬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가 마지막 보루인데, 이마저 내주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해체된다. 다음 세대 기술인 HBM5·차세대 배터리·바이오신약에 지금 당장 베팅해야 한다. 중국보다 1~2세대 앞서 있으면 가격이 아닌 기술로 싸울 수 있다. 규제·주 52시간 근무·데이터·벤처자본 등 발목을 잡는 구조를 빨리 타개해야 한다.” -미중패권 시대 한국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나. “전략적 모호성은 수명이 다했다. 이제는 선택적 명확성의 시대다. HBM·AI 반도체·첨단 방산은 미국 동맹 체계 안에서만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경제와 시장에서는 중국과의 실용적 관계를 끊을 수 없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 최대 수출처다. 등을 돌리는 건 전략이 아니라 자해다. 미국도 중국도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것,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부품 공급자 포지션을 선점하면 양쪽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나라가 된다.” -오래전부터 중국을 지켜봤다. 느끼는 점은. “중국은 느리다는 편견은 착각이었다. 20년 전 중국 공대생은 100만 명이었다. 지금은 이공계 졸업생만 480만 명, 한국 전체 대학생보다 많다. 중국 기업가들의 위기의식은 한국보다 훨씬 날이 서 있다. ‘내일 망할 수 있다’는 공포가 혁신을 만든다. 실패해도 다시 하는 집요함이 있다. 한국은 대기업 시스템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45일에 한 번씩 AI·빅데이터 등 첨단 산업을 함께 공부한다. 국가 장기 산업전략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밀어붙인다.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략이 흔들린다. 그 차이가 지금의 격차를 만들었다.” ■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장은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푸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반도체와 IT애널리스트로 17년간 일했다.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를 역임한 이후 20년여간 중국 경제와 금융을 연구하고 있다.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기술패권시대의 대중국 혁신전략’, ‘한국반도체 슈퍼乙전략’,‘차이나 퍼즐’ 등이 있다. 최광숙 대기자
  • 경복궁 적정 입장료는 9203원?…궁능 관람료 토론회

    경복궁 적정 입장료는 9203원?…궁능 관람료 토론회

    경복궁·창덕궁 등 궁능 관람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와 시민 조사에서 우세하게 나타났다. 전문가 10명 중 9명, 국민 2명 중 1명은 관람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적정 고궁 관람료로는 전문가가 평균 7940원, 국민이 평균 9203원을 제시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8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별관에서 ‘궁능 관람료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6명의 전문가와 시민 토론단 45명이 참석해 관람료 수준과 관람 서비스 개선 방향을 놓고 의견을 냈다. 최미정 한국성과연구원 대표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궁능원 관람료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문화유산 가치에 비해 관람료가 낮다’, ‘해외 유산 관람료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보존·관리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이유가 제시됐다. 궁능원 유형에 따라 관람료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도 80%에 달했다. 전문가들이 판단한 고궁의 적정 관람료 범위는 4720~1만 1160원으로, 평균은 7940원이었다. 능원은 평균 5950원, 적정 범위는 3450~8400원으로 조사됐다. 현재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주요 궁궐의 일반 관람료는 1000~3000원 수준이다. 국민이 생각한 고궁 적정 관람료는 전문가 집단보다 높았다. 3회에 걸쳐 총 663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관람료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0%로 가장 많았다. ‘중립’은 31%, ‘불필요’는 19%였다.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본 응답자들은 ▲문화유산 가치에 비해 가격이 낮다는 점(46.1%) ▲해외 관람료와의 격차(20.3%) ▲궁능원 유지보수 비용이 부족함(16.1%) 등을 이유로 들었다. 궁능유적본부는 관람 서비스의 확대와 재정 여건 사이의 간극도 제시했다. 2024년 국내 궁능 관람객은 1578만명에서 1781만명으로 12.9% 늘었다. 하지만 관람료 수입은 123억 8000만원에서 118억9000만원으로 4.1% 줄었다. 유료 관람객 역시 582만명에서 552만명으로 5.2% 감소했다. 나명하 전 궁능유적본부장은 “관람료를 현실화해 안전관리와 해설, 관람환경 개선, 체험 프로그램 확대 등에 쓸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며 “21년간 인상을 하지 못하면서 한 번에 인상 폭이 커지는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궁능 관람료는 결제 당일 국고로 들어간 뒤 결산과 예산 편성 절차를 거쳐 수입대체경비로 다시 현장에 반영되는 구조다. 이날 전문가 토론에서 나 전 본부장은 “인상된 관람료가 궁능 보수와 안전관리, 해설 품질 개선, 관람객 편의시설 확충 등에 실질적으로 쓰이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론도 제기됐다. 김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궁능을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니라 시민의 문화 향유와 도심 녹지 기능을 지닌 공공 공간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가격 인상에 앞서 문화 향유권과 취약계층 접근성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급격한 가격 인상이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영창 한국여행업협회 회원사업국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경복궁은 필수 방문지가 되었기에, 당장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 여행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단순한 입장료 인상보다 관람 경험 개선을 주문했다. ▲특정 시간대 혼잡을 줄이기 위한 예약제 ▲궁궐별·권역별 통합패스와 연간회원권 도입 ▲4대 궁과 종묘를 잇는 교통 연계 ▲외국어 해설 품질 관리 ▲유아·가족 대상 프로그램 확대 등이 제안됐다. 단순 관람 중심에서 해설·전시·교육·야간 프로그램을 결합한 체험형 운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궁능 관람료 현실화와 별개로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관람 질서와 외국어 해설 관리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한 초등학생 참석자는 “중국인 가이드가 우리 궁능을 안내하면서 ‘중국이 훨씬 낫다’는 식으로 설명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검증된 외국어 해설사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경복궁에서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궁 안에서 흡연하거나 용변을 보는 등의 민원이 늘고 있다”며 “관람료를 올린다면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안내·관리 체계부터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규형 궁능유적본부장은 “궁능 유산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국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궁능을 향유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 인간은 단순함을, AI는 복잡함을 선호한다…체스 2400판이 밝힌 차이

    인간은 단순함을, AI는 복잡함을 선호한다…체스 2400판이 밝힌 차이

    인공지능(AI)의 실제 모습이 각인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바둑 AI ‘알파고 리’와의 대국이다. 인공지능이 개발되면 체스, 바둑, 장기 등 보드게임으로 능력을 측정하곤 한다. 인간의 사고와 의사결정 능력의 집약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드게임을 마주했을 때 사람과 AI의 경향성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이탈리아 파르마대 수학·물리·컴퓨터과학과, 오스트리아 복잡계 과학 허브 공동 연구팀은 사람끼리 둔 대국과 AI끼리 둔 대국 총 2400판의 체스 게임을 한 수씩 분석한 결과 인간은 판이 복잡하게 얽히면 상황을 정리하려고 하지만 AI는 얽힌 상태를 훨씬 오래 그대로 끌고 가려고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물리학회에서 발행하는 ‘APS 오픈 사이언스’에 실렸다. 연구팀은 최정상 그랜드마스터 대국 1200판과 세계 최강 AI 엔진끼리 겨루는 공식 대회인 TCEC에서 스톡피시와 릴라 체스 제로가 맞붙은 2019~2024년 대국 1200판을 분석했다. 사람과 AI의 대국이 아니라 각각의 대국에서 나타나는 패턴을 비교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전략적 긴장’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체스에서 긴장은 서로 잡을 수도, 잡힐 수도 있는 기물이 맞물려 있는데도 교환을 실행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기물은 킹, 퀸, 룩, 비숍, 나이트, 폰 등 체스 게임에서 사용되는 말을 통칭하는 단어다. 긴장 상태에서 교환을 실행하면 판은 단순해지지만 버티면 양쪽 모두 ‘지금 잡게 되면 다음 수는 어떻게 될까’를 계속 계산하고 고민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연구팀은 잠재된 복잡함을 숫자로 바꾸기 위해 선수들이 한 번 둘 때(반수)마다 체스판을 관계망으로 변환했다. 기물과 서로 노리고 있는 빈 칸을 점으로 놓고 곧바로 잡을 수 있는 관계(공격), 잡히면 되잡을 수 있는 관계(수비), 상대가 들어오면 잡을 수 있는 빈 칸(통제) 등 세 종류로 구분했다. 이렇게 만든 그물망이 얼마나 촘촘한지를 ‘최대 고유값’으로 요약했다. 체스판은 8×8, 64칸이기 때문에 관계망의 점은 최대 64개다. 값이 클수록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일의 가짓수가 많고 동시에 작은 실수 하나가 판 전체로 번질 위험도 크다. 긴장 곡선의 모양은 양쪽이 비슷했다. 시작할 때는 기물이 멀리 떨어져 있어 낮다가 서로 다가서며 치솟고 30~60반수 구간에서 정점을 찍은 뒤 내려왔다. 정점 자체는 오히려 사람이 더 높았다. 그랜드마스터들이 40반수 무렵까지 따라가는 오프닝 정석이 원래 기물 충돌이 빽빽한 국면이기 때문이다. 차이는 정석 구간이 끝난 뒤부터 나타났다. 정석이 끝나고 스스로 계산해야 하는 구간에 들어서면 사람은 기물을 교환하며 판을 빠르게 정리했지만 AI는 얽혀 있는 국면을 훨씬 오래 유지했다. AI 대국은 판에 남은 기물 수도 더 많았고 관계망의 연결선과 고리도 더 촘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긴장을 견디는 힘은 실력과 계산 자원에 비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경우 플레이어의 능력을 수치로 계산한 엘로 점수가 높을수록 누적 긴장이 거의 직선으로 늘었고 같은 실력이라도 생각할 시간이 긴 클래식 대국이 속기나 초속기 대국보다 높게 나왔다. AI도 몇 수 앞까지 내다보는 탐색 깊이가 늘어날수록 긴장이 커졌다. 사람의 대국은 공격 관계가 수비 관계보다 많은 쪽으로 치우쳤고 기물마다 짊어진 부담의 편차도 컸다. 반면 AI는 공격과 수비가 고르게 분포했고 기물별 역할도 비교적 균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물 하나당 긴장은 사람 쪽이 내내 높았다. 즉 사람은 기물을 자주 교환해 숫자를 줄이는 대신 남은 기물에 더 무거운 짐을 지우는 방식으로 두고 있었다는 말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승부가 갈리는 시점은 대체로 30반수 전후로 긴장이 정점에 이르기 전으로 나타났다. 인간 게이머가 판을 단순화하는 행위는 승리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뜻이다. 이미 유리해진 쪽이 상대의 반격 여지를 줄이려 기물을 맞바꾸는 것이지 맞바꿈으로써 이기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40반수 시점에서 폰 1개 이상 앞서 있을 때 최종 승리 확률은 사람 대국이 약 71%, AI 대국은 약 59%였다. 사람이 체스판에서 단순화하려는 성향은 적응적 태도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복잡한 판을 계속 정확히 계산하려면 막대한 인지 자원이 드는데 작업기억과 주의력에 한계가 있는 사람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판을 줄여 정확도를 지키는 쪽을 택한다는 것이다. 체스 한 판을 지는 단기 손해보다 에너지를 아끼고 범용적 지능을 유지하는 장기 이득이 크다는 진화적 맞교환이라는 뜻이다. 연구를 이끈 에드워드 리 서울대 교수는 “체스는 지능 시스템이 눈앞의 기회와 장기적 결과를 저울질하는 방식을 통제된 환경에서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연구 수단”이라며 “AI가 복잡성을 증폭시킨다면 협상이나 경제 경쟁, 갈등 같은 다른 전략적 상황에서는 어떨지 추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계산 능력이 커진 AI가 긴장을 오래 유지하는 쪽으로 움직인다면 더 복잡한 대치가 가능해지지만 오판의 대가도 커질 수 있다. 현실의 협상과 분쟁은 체스와 달리 정보가 불완전하고 규칙도 고정돼 있지 않아 직접 비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 정점식 “비열한 폭정·국민 암장 시대…개헌 논의 절대 없다”

    정점식 “비열한 폭정·국민 암장 시대…개헌 논의 절대 없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3개월을 “치안·부동산·주식·국방 등 모든 영역이 처참하게 붕괴한 ‘암장의 시대’”라며 “암장의 시대에 맞서 국민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개헌 논의 요구에는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팬데믹의 합성어인 ‘잼데믹’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손대는 것마다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는 히틀러처럼, 경제는 차베스처럼, 임기는 푸틴처럼 운용하며 권력자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온 국민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하고 있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인가.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며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른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여권의 공소취소 추진, 대법관 증원, 대법관 재제청 등을 거론하며 “즉 정부와 여당은 대통령의 재판을 없애거나, 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재판을 늦추거나, 재판의 죄목을 삭제하는 등 온갖 방식으로 퇴임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며 “2중, 3중, 4중의 탈출구를 파고 있다”고 토끼가 3개의 굴을 파는 교토삼굴(狡兎三窟)에 빗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의 즉각 재개를 요구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선 “정부와 여당이 치안의 지옥문을 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경찰 개혁을 추진하는 데 대해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을 넘어 소도둑이 외양간 고치라고 윽박지르는 꼴”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국민암장정부’가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과 전세난에 대해선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고 꼬집었다. 주식 시장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서는 “금융 정책을 주식리딩방처럼 운용해 코스피가 ‘오징어게임’, ‘잡코인’이라는 자조를 듣고 있다”며 레버리지 상품 도입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을 공식 요구했다. 정부의 산업·재정 운용 방식 역시 ‘약탈’과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호남 지역 반도체 투자를 두고 “과거 재벌 해체는 못 했어도 재벌 납치에는 성공했다”고 말했다. 820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의 확장재정 기조와 미래대응기금에 대해선 “미래대응이 아닌 미래약탈이자 서민 지갑을 노리는 정책적 소매치기”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햇볕이 핵이 되어 돌아와 국민이 핵의 인질이 됐다”며 “대북 굴종 노선은 대국민 사기극으로 시작해 대국민 인질극으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정 원내대표는 거대 여당에 맞설 대안으로 ‘국민을 지키기 위한 7대 약속’을 제시했다. 7대 대안에는 ▲보완수사권 부활 ▲부부 간 상속·증여세 전면 폐지 및 청년 재형저축 도입 ▲사전선거제도 폐지 검토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국민연금 기금운용 독립성 확보 ▲국채 상환 우선 재정 운용 ▲한미 핵공유 및 전술핵 재배치 추진 등이다. 그러면서 “헛된 망상으로 국가시스템을 파괴하는 이념의 정치에 맞서 싸우겠다”며 “미래세대를 약탈하는 포퓰리즘과 맞서 싸우겠다. 권력자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온 국민을 희생시키는 저 비열한 폭정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 전통맛집할매순대국, 가맹점 공급가격 인하… 상생 지원 프로모션 실시

    전통맛집할매순대국, 가맹점 공급가격 인하… 상생 지원 프로모션 실시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한결엔터프라이즈가 가맹점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 매장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주요 공급품목의 가격을 한시적으로 인하한다. ㈜한결엔터프라이즈는 순대국 프랜차이즈 브랜드 전통맛집할매순대국 가맹점의 매장 운영과 고객 유치 활동을 지원하고자 9월 한시적인 공급품목 가격 인하 프로모션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모션은 9월 1일부터 18일까지 전 가맹점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해당 기간 동안 본사가 각 점포에 공급하는 품목의 가격을 일괄 인하해 가맹점의 일상적인 운영비 부담을 덜어주고, 각 매장이 자체 상황에 맞춰 자율적인 고객 프로모션을 추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취지다. 이번 조치는 최근 침체된 외식 시장 환경 속에서 가맹점과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상생 지원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원재료비와 인건비를 포함한 전반적인 운영 비용 상승세가 지속되는 데다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자영업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본사는 이러한 대외 여건 속에서 가맹점의 안정적인 영업 유지를 돕기 위해 실질적인 원가 절감 방안을 결정했다. 공급가격 인하를 통해 확보된 여유 자금은 점포별 여건에 따라 내방객 확대를 위한 맞춤형 판촉 활동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신규 고객의 매장 유입을 촉진하고 기존 고객의 재방문을 이끌어내는 선순환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본사는 가맹점의 안정적인 영업이 브랜드 운영과도 연결되는 만큼 이번 지원을 통해 점포별 판촉 활동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전통맛집할매순대국은 대표 메뉴인 순대국을 필두로 다채로운 국밥 및 한식 식사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브랜드 운영사인 ㈜한결엔터프라이즈는 매장 운영 현장에서 체감하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가맹점의 지속적인 영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지속해서 정비하는 등 상생 중심의 가맹사업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한결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쉽지 않은 경영 환경에서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주분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될 수 있는 지원책을 고민해 왔다”며 “이번 공급가격 인하가 각 매장의 고객 프로모션과 고객 방문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본사도 함께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이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브랜드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듣고 가맹점에 필요한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이란전, 6개월 더 간다”… 전 美 국방 수장이 본 트럼프의 신뢰 추락 이유 [밀리터리노트]

    “이란전, 6개월 더 간다”… 전 美 국방 수장이 본 트럼프의 신뢰 추락 이유 [밀리터리노트]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극심한 신뢰 위기에 봉착했다는 전직 미 고위 당국의 비판이 나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을 지낸 리언 파네타는 양국이 해결책 없는 끔찍한 교착 상태에 빠졌으며, 전쟁이 최소 6개월 이상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승리 선언’도 ‘후퇴’도 못 해… 스스로 갇혀버린 트럼프의 진퇴양난 파네타 전 장관은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 모두 종전을 위한 선택지가 거의 없는 상태”라며 “이번 전쟁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처럼 중동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또 하나의 ‘실패한 전쟁’ 수순을 밟을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파네타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초기부터 자신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전쟁을 과감히 확대할 수도, 그렇다고 아무런 성과 없이 철수해 ‘승리’를 주장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개방하기 위한 결단을 내리든지, 아니면 교착 상태 속에서 마치 승리하고 있는 것처럼 가식적인 태도를 유지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거짓된 주장을 반복하면서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신뢰성을 실추시켰다”고 비판했다. 혼란 빠진 미군 지휘부… 중국·러시아·북한에 약점 노출 우려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난맥상과 지휘체계 흔들림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파네타 전 장관은 “현재 미군은 국방부와 지휘체계가 극도로 혼란해 마치 책임자가 없는 것 같은 상태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러한 미국의 군사적 약점이 주요 대립국들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았다. 그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주요 적대국들이 현재 미국의 실제 군사력 행사 능력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이란전의 교착이 글로벌 안보 지형 전체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승리 열쇠는 ‘호르무즈 해협’… 동맹국 압박 속 한국 등 자원 투입 요구 파네타 전 장관은 미국이 이 전쟁에서 실질적인 승리를 거두려면 최우선 목표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의 자유를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동맹국들에 실질적인 군사적·물적 기여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백악관과 미 국방부는 한국 등 주요 원유 수입국이자 핵심 동맹국들을 향해 중동 역내 자원 및 병력 투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란전 장기화에 따른 동맹국들의 외교적·군사적 부담 역시 가중될 전망이다.
  • 李대통령, 프랑스 국빈 방문… 대유럽 외교 보폭 넓혀

    李대통령, 프랑스 국빈 방문… 대유럽 외교 보폭 넓혀

    이재명 대통령이 3박 5일간의 프랑스 국빈 방문을 위해 6일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 대통령은 순방 기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5개월 만에 다시 만나 정상회담을 하며 세계 7위 경제 대국인 프랑스와 관계 강화를 꾀하는 한편 대유럽 외교 확대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에서 열리는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인 ‘뤼미에르 서밋’에 마크롱 대통령과 공동의장으로 참석한다. 이어 8일 파리로 이동해 국빈으로서 이틀간 양자 방문 일정을 가진다. 이 대통령은 8일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단독 오찬에 이어 양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확대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어 양국 기업 20여개가 참여하는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뒤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국빈 만찬을 함께한다. 9일에는 야엘 브룬 피베 프랑스 하원의장 면담, 동포 오찬 간담회,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접견을 진행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청와대는 이번 국빈 방문이 지난 4월 격상된 프랑스와의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대유럽 외교 확대에 새로운 동력을 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K콘텐츠와 우리 기업의 유럽 및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 파병 관련 논의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프랑스는 호르무즈 통항을 위한 국제 연대에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나라”라며 “지난번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됐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출국 직전 엑스(X)에 “네팔 홍수 참사로 실종된 우리 국민 아홉 분에 대한 수색과 구조가 아직 계속되고 있다”며 “프랑스에 머무는 동안 계속 상황을 보고받으며 필요한 조치를 챙기겠다”고 적었다. 이어 “영화가 탄생한 프랑스에서 K컬처와 세계 영화·영상산업의 새로운 드라마를 함께 써 내려가겠다”고 강조했다.
  • 李대통령 6~9일 프랑스 국빈 방문…마크롱과 영화 산업 미래 논의

    李대통령 6~9일 프랑스 국빈 방문…마크롱과 영화 산업 미래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3박 5일 프랑스 국빈 방문을 위해 6일 출국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5개월 만에 다시 만나 정상회담을 하며 세계 7위 경제 대국인 프랑스와 관계 강화를 꾀하는 한편 대유럽 외교 확대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에서 열리는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인 ‘뤼미에르 서밋’에 마크롱 대통령과 공동의장으로 참석한다. 이어 8~9일 파리로 이동해 국빈으로서 양자 방문 일정을 가진다. 이 대통령은 8일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양 정상만 참석하는 단독 오찬에 이어 양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확대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어 양국 기업 20여개가 참여하는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며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9일 브론 피베 프랑스 하원의장과 면담, 프랑스 동포 오찬 간담회, 마팅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접견 등을 한 뒤 귀국길에 오를 계획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이번 프랑스 국빈 방문이 지난 4월 격상된 프랑스와의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우리 대유럽 외교 확대에 새로운 동력을 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과 공동의장으로 참석하는 뤼미에르 서밋은 K콘텐츠의 유럽 시장 진출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위 실장은 “영화산업의 태동과 성장을 이끌어 온 프랑스와 함께 공동의장국으로서 글로벌 영화·영상 산업의 미래 논의를 선도하고, K콘텐츠와 우리 기업의 유럽 및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엑스(X)를 통해 “네팔 홍수 참사로 실종된 우리 국민 아홉 분에 대한 수색과 구조가 아직 계속되고 있다”며 “저 역시 프랑스에 머무는 동안 계속 상황을 보고받으며 필요한 조치를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와 ‘뤼미에르 서밋’ 공동의장국으로서 영화와 영상산업의 미래를 모색하고, 양국의 문화·콘텐츠 협력을 더욱 넓혀 나가겠다”고 했다.
  • 이순신 장군이 전쟁통에 이걸 했다고? 해군 장병 40명, 충무공 정신 계승 나섰다

    이순신 장군이 전쟁통에 이걸 했다고? 해군 장병 40명, 충무공 정신 계승 나섰다

    한국기원이 해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바둑 교육을 실시했다. 한국기원은 2일 부산 남구 해군 작전사령부에서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해군 작전사령부 바둑교실’의 첫 수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바둑교실은 장병들의 건전한 여가 활동을 지원하고, 바둑을 통해 집중력과 사고력, 인내심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에는 해군 장병 40명이 참여했다. 이번 교육은 해군과 바둑의 오랜 인연을 잇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난중일기’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전란 중 수군 장수들과 바둑을 두고 군사를 논의한 기록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전쟁이라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바둑을 통해 생각을 가다듬고 장수들과 소통했던 충무공의 ‘수담’ 정신이 해군 장병들을 통해 계승됐다. 바둑교실은 지난 2일부터 10월 28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4시까지 총 8회 진행된다. 강사진으로는 한국기원 소속 고윤서 초단과 윤라은 2단이 나선다. 두 기사는 참가자들의 기력과 학습 수준에 맞춰 바둑의 기본 규칙과 예절을 비롯해 기초 전술, 실전 대국, 복기 등 단계별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기원은 “전란 속에서도 바둑을 두며 생각을 가다듬고 장수들과 군무를 논했던 이순신 장군의 기록은 해군과 바둑의 인연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충무공의 수담 전통을 잇는 이번 바둑교실이 장병들의 집중력과 판단력을 키우고 활기찬 병영 생활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초대 중수청장 후보에 김관정·김지용·문홍주·이윤제…공은 행안부 장관에게로

    초대 중수청장 후보에 김관정·김지용·문홍주·이윤제…공은 행안부 장관에게로

    오는 10월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의 초대 청장 후보 4명이 확정됐다. 검사장 출신,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와 검사 출신 법학과 교수 등 수사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주원 중수청장후보추천위원장 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중수청장 후보로 김관정 김관정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지용 법무법인 에이펙스 변호사, 문홍주 법무법인 일선 변호사,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 등 4명을 추천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 중 1명을 제청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행안부는 지난 8월 19일부터 26일까지 대국민 천거 절차를 진행했다. 이어 국민 천거 포함 총 23명의 후보자를 선정했고, 심사에 동의하지 않은 12명을 제외한 뒤 11명의 명단을 후보추천위에 넘겼다. 후보추천위는 중대범죄 수사 전문성, 공정성과 인권 의식, 신설 조직을 이끌 리더십 등을 기준으로 4명을 선정했다. 중수청장의 임기는 중임 없이 2년이다. 수사 또는 법률에 관한 사무에 15년 이상 종사하거나 재직한 사람이어야 하고, 금고 이상 형을 받는 등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이 위원장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 개혁의 취지에 맞는 적임자를 찾기 위해 막중한 책임감으로 공정하게 심사했다”며 “국민 천거를 통해 접수된 의견, 중수청장에게 필요한 자질과 역량 등을 두루 고려해 후보자들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다만 행안부는 중수청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남겨뒀다. 검찰청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던 특례 임용에 2376명이 지원했지만 615명이 신청을 철회했다. 이에 최종 신청자는 중수청 전체 정원의 61.3%인 1761명으로 확정됐다. 정부는 경찰,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등에 대한 경력경쟁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추천 결과를 적극 존중해 조속히 최종 후보자 1인을 대통령께 제청하고, 다음달 2일 중수청이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철형 경기도의원 “선감학원 피해자와의 약속, 경기도가 끝까지 책임져야”

    이철형 경기도의원 “선감학원 피해자와의 약속, 경기도가 끝까지 책임져야”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이철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8)은 3일 열린 제393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진행하며,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지원 및 역사문화공간 조성 사업의 지속적이고 차질 없는 추진을 도 집행부에 촉구했다. 이날 이철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제2회 추경예산안에서 선감학원 민사소송 배상금은 당초 60억 원에서 약 7억 9,800만 원으로 86.7% 급감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역사문화공간 조성비 17억 5,000만 원은 전액 삭감 처리됐으며, 피해자 지원금마저 신규 신청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감액 편성됐다. 특히 예산 조정 과정의 행정상 미숙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의원은 배상금 감액 사유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소관 부서와의 사전 조율 없이 ‘상소 추진’이라는 사실과 다른 문구가 집행부 안내자료에 실렸다가 사후 수정된 경위를 짚으며 “중대한 인권 사안일수록 부서 간 충분한 협의와 세심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재정 여건이 어렵더라도 국가폭력 피해자의 명예 회복과 지원을 일반 사업과 같은 기준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며 “신규 신청자가 적다면 예산을 줄이기보다 미발굴 피해자와 유족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사망 사실이 확인된 피해자 29명 가운데 연고가 있는 유족을 확인한 사례는 단 1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역사문화공간 건립 계획에 대해서도 흔들림 없는 추진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국비 확보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사업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정부 및 국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단계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더불어 국가 차원의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와 함께 피해자 권리 구제 및 명예 회복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특별법 제정에 적극 나설 것을 역설했다. 이철형 의원은 “선감학원 피해자 지원은 단순한 복지 사업이 아니라 경기도가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라며 “피해자 지원과 배상, 역사문화공간 조성 사업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담소, 공간·메뉴·운영 경쟁력 강화… 고양 덕은점서 ‘제2의 도약’ 시동

    담소, 공간·메뉴·운영 경쟁력 강화… 고양 덕은점서 ‘제2의 도약’ 시동

    소사골 순대국·육개장 전문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담소소사골순대·육개장’이 고양 덕은점을 거점으로 중소형 점포의 공간 효율성과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매장 운영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담소 고양 덕은점은 22평 규모의 공간에 13개 테이블을 갖춘 중소형 매장이다. 담소는 매장 규모를 무리하게 키우기보다 고객의 이동 동선과 좌석 배치, 주방과 홀의 연결 구조 등을 효율적으로 구성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매장의 분위기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점포 운영의 효율성을 함께 높였다. 고급스러운 대리석 타일과 현대적인 조명, 우드결을 살린 테이블과 곡선형 의자, 벽면 붙박이 소파 등을 적용해 밝고 정돈된 공간을 완성했다. 붙박이 좌석을 활용해 한정된 면적에서도 고객 좌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매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메뉴 전략도 점포 환경에 맞춰 다각화했다. 기존 순대국과 육개장을 필두로 한 점심 식사 위주의 메뉴 구성에 보쌈과 전골 등 일품요리를 보강해 저녁 모임과 회식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낮 시간대에 편중되던 고객 유입을 야간 시간대까지 분산시켜 시간대별 회전율을 높이고 가맹점의 마진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고양 덕은점은 공간 구성과 메뉴 다변화를 도입한 이후 실질적인 매출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담소 측은 점심 중심의 기존 수요에 저녁 식사와 모임 수요가 더해지고,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운영 방식이 매장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소형 매장에서도 공간과 메뉴, 운영 방식을 함께 개선함으로써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신규 매장의 운영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담소는 앞으로도 신규 매장과 리뉴얼 매장에 새로운 공간 디자인과 운영 전략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중소형 매장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메뉴 구성과 본사의 가맹점 지원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점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의 외형을 바꾸는 리뉴얼을 넘어 실제 매장의 운영 효율과 수익 경쟁력을 높이며 ‘제2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담소 관계자는 “고양 덕은점은 매장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한정된 공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구성하고 운영하느냐가 점포 경쟁력에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공간 구성과 메뉴, 운영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중소형 매장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 법무부 2027년 예산…과거사 국가배상금 1488억→8400억원 확대

    법무부 2027년 예산…과거사 국가배상금 1488억→8400억원 확대

    교정시설 확충 195억원 투입범죄피해자 지원도 49억원 늘어법무부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7010억원(14.9%) 늘어난 5조 4056억원으로 편성했다. 법무부는 4일 2027년 예산안을 발표하며 범죄로부터 안전한 나라,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 경제를 살리는 실용 법무행정 3대 분야에 재원을 중점 편성했다고 밝혔다. 회계별로는 일반회계 15.2%(6896억원), 교도작업특별회계 5.5%(43억원), 범죄피해자보호기금 6.9%(70억원) 등이 증가한다. 먼저 교정시설을 확충 및 개선하는데 171억원을 추가 편성해 195억 1900만원을 투입한다. 유휴 수용동 환경 개선,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검토 및 연구용역, 교도소 작업장 신축 등에 쓰인다. 또 소년보호전문기관을 신설하고 청소년 범죄 예방을 강화하는데 308억 9000만원이 배정됐다. 교정시설 내 자살·병사 등 사고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계호 시스템 개선에는 108억원이 쓰인다. 일대일 전자감독 확대와 현장감독 강화에는 96억 5700만원이 투입된다. 과거사 등 피해자 신속 구제를 위한 국가배상금은 기존 1448억원에서 84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된다. 위기 채무자를 위한 개인회생·파산·면책 무료 법률지원 확대 및 대국민 홍보에는 116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범죄피해자 지원 예산은 49억원이 늘었다. 범죄피해구조금은 116억 3600만원에서 140억 4600만원으로,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 추가 배치 예산도 66억 6100만원으로 확대한다. 인공지능(AI) 국제법무 리스크 분석을 통해 국제투자분쟁 위험도를 사전에 진단·분석하고, 후속·파생절차 대응기반을 확충하는 데에는 3억 26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AI 빅데이터 분석으로 자동출입국심사 편의성·보안성을 강화하고 대화형 AI 민원상담서비스 제공 등을 제공하는 데에도 150억 5500만원이 투입된다.
  • [씨줄날줄] K온돌

    [씨줄날줄] K온돌

    경상남도 사천 늑도유적엔 고대국가 초기 해양문화 흔적이 몰려 있다. 2023년 발굴조사에선 BC 1세기의 온돌이 확인됐다. 벽체 주변에 판석을 양쪽에 세워 좁은 터널 형태로 고래를 만든 초기형이었다. 방 전체에 고래가 깔린 전형적인 온돌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앞서 평안북도 영변 세죽리의 BC 3~BC 1세기 유적에서도 온돌이 확인됐다. 아궁이에서 직선으로 뻗은 외줄 고래가 직각으로 두 차례 꺾여 굴뚝으로 나가는 형태다. 판석을 고래 양쪽에 세워 열기가 흐르도록 하는 기본적인 구조는 늑도와 같다. 당시 한반도 남단에서 북부지역에 이르기까지 온돌이 널리 쓰이고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온돌’(溫堗)은 1425년(세종 7년) 조선왕조실록에 처음 등장한다. 성균관 유생들이 습질에 많이 걸린다는 소식에 세종이 “공조로 하여금 동재와 서재를 수리해 각각 5칸을 온돌로 만들게 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945년 완성된 구당서(舊唐書)는 ‘고구려에선 겨울에 모두 긴 구덩이를 만들고 그 아래 불을 때 따뜻하게 한다’고 언급했다. 온돌이라는 표현은 없었어도 이미 한국인 특유의 겨울 난방 방식이었다. 로마시대에도 히포카우스툼(hypocaustum)이라는 난방 형태가 있었다고 한다. 대형 목욕탕의 바닥과 벽체에 열기를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중국 북방에도 캉(炕)이라는 일종의 온돌 문화가 있다. 랴오닝성의 ‘판캉(盘炕) 기술’은 중국의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몽골 등 유목민족도 비슷한 문화가 있다. 우리 온돌은 전통 문화에 머물지 않고 살아 숨쉬며 더욱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마침 국가 온돌문화 전승확산 추진위원회가 엊그제 출범식을 가졌다고 한다. 온돌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등재하는 것은 물론 ‘K온돌’을 세계로 퍼뜨리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더해지며 온돌이 기후변화 시대 인류를 추위에서 벗어나게 할 국제사회의 키워드로 떠오르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가 됐다.
  • [손열 칼럼] 한국 외교가 직면한 불신의 이중구조

    [손열 칼럼] 한국 외교가 직면한 불신의 이중구조

    한국은 불신의 시대에 진입했다. 지난 8월 3일 발표한 동아시아연구원(EAI)의 동아시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는 45%, 일본은 37%, 중국은 15%이다. 반대로 불신의 수준은 중국이 74%, 일본 52%, 미국 46% 순이다. 한국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는 2022년 85%에서 불과 4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지난 6월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의 36개국 여론조사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도 평균 47%를 밑도는 수준이다. 중국에 대한 신뢰는 2017년 사드 보복 이래 줄곧 10%대에 머물고 있다. 일본의 경우 ‘노(No) 재팬’ 등 불매운동이 뜨겁던 2020년 4.4%까지 떨어진 신뢰도가 2026년 37.1%까지 상승해 미중 양국의 경우와 대비되지만, 여전히 국민의 반 이상은 일본에 대한 불신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본래 국제정치는 세계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무정부 상태이고, 항시 생존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세계이다. 이런 구조에서 신뢰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상대국과 신뢰가 쌓여 있을 때 상대의 의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아지고 우발적 충돌 위험이 완화되며, 측정 가능한 경제적 이익이 창출된다. 반면 신뢰가 없으면 오해, 긴장,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협력의 유인이 낮아진다. 신뢰는 협력의 촉매자가 되고 불신은 협력의 방해자가 된다. 그런 가운데 입장이 비슷한 국가들은 군사동맹, 무역협정, 경제연합, 기술제휴, 기후협정 등을 통해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하며 평화와 번영을 추구했다. 현재 신뢰의 체계는 악화일로다. 이는 일부 국가의 일시적 갈등이나 감정적 대립이 아니라 국제 질서의 근본적 변화에 기인한다. 신뢰의 중심축이던 미국은 패권 쇠퇴에 따라 각종 국제제도에 대한 지지를 축소하거나 철회하고, 동맹 공약을 조건화·거래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강압적 행동으로 국제사회의 기존 규칙과 규범을 파괴하고 있고, 중국은 공급망 등 협력의 연결고리를 지정학적 압박과 보복의 수단으로 무기화해 경제적 신뢰 체계를 흔든다. 한국 여론은 미국이 자국우선주의에 입각해 가치와 신뢰 기반 동맹에서 거래 기반 동맹으로 전환하는 것에 위화감, 불안감, 배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중국 경제에 과잉 의존하면 취약성이 증대되어 언제든 보복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일본의 경우, 관계 개선에 따른 호감도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역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무역 보복의 기억이 여전히 협력의 기운을 억누르고 있다. 이렇듯 신뢰 자산이 하락하는 가운데 현 정부는 과거와 달리 이들 국가와 합의나 협정을 맺을 때나 협력의 범위를 확장할 때 더 많은 거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공약 이행 의지가 의심되므로 위험회피(헤징)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상대 행동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 이익을 추구하기 쉽지 않다. 더욱이 정부는 대외 불신이 국내적으로 분열되는 양상을 목도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응답자들은 미국에 대해 63%(신뢰) 대 32%(불신)로 신뢰를 보였고, 진보 진영은 34% 대 59%로 불신이 높다. 일본에 대해서도 보수는 54% 대 39%로 신뢰가 높고, 진보는 22% 대 66.7%로 불신이 높다. 압도적 불신의 대상인 중국에 대해서도 보수는 12% 대 85%로 불신이 깊지만 진보는 26.4% 대 63%로 그 정도가 낮다. 현 정부를 지지하는 진보 진영은 미국과 일본을 불신하고 중국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불신감을 가진 반면 보수 진영은 미국과 일본을 신뢰하고 중국에는 강한 불신감을 표시한다. 이런 경우 정부는 특정국 관계에 전략적 결단을 내릴 때 상대 진영으로부터 ‘굴종 외교’, ‘안보 실종’ 등 반대에 직면하고, 내부 분열로 상대국에 신뢰의 시그널을 주지 못해 협상력이 약화되고 종종 결정 연기나 미봉책에 머무른다. 핵심 외교 합의는 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흔들리거나 번복되어 상대국으로부터 신뢰 상실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렇듯 대외 불신과 대내 분열의 이중 구조는 한국 외교의 활로를 제약하고 있다. 실용주의 원칙에 기반하고 진영논리를 넘는 외교정책을 견지하지 않고서는 불신의 세계에서 신뢰 네트워크를 재구축하기 어렵다.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경찰이 부족했습니다”… 새 지휘부, 첫 회의서 대국민 반성문

    “경찰이 부족했습니다”… 새 지휘부, 첫 회의서 대국민 반성문

    김종철(가운데)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경찰 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김 대행은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경찰은 존재 이유가 없다. ‘말잔치’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변화와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반성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 “중국동포 국민연금 먹튀? ‘1개월+119개월’ 외국인 3명뿐”…추납, 내국인까지 전면 손질 검토

    “중국동포 국민연금 먹튀? ‘1개월+119개월’ 외국인 3명뿐”…추납, 내국인까지 전면 손질 검토

    국민연금 보험료를 한 달만 낸 외국인이 과거 119개월분을 추후납부(추납)해 노령연금을 받는다는 논란이 확산했지만, 보건복지부가 전수조사한 결과 정확히 ‘1개월 납부+119개월 추납’에 해당하는 외국인은 3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실제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은 국내에 계속 거주한 재외동포 1명이었다. 논란 과정에서 제기된 ‘단기 체류 뒤 해외에서 연금 수령’ 우려도 전수조사 결과와는 거리가 있었다. 노령연금을 받는 1명은 추납 대상기간 119개월 내내 국내에 거주했다. 나머지 2명도 각각 대한민국 국민의 배우자와 한국 국적을 보유했다가 외국 국적을 취득한 재외동포로, 추납 대상기간 전체를 국내에서 보냈으며 현재 노령연금을 받지 않고 국민연금 가입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연금당국은 외국인 문제와 별개로 짧은 보험료 납부 이력 뒤 장기간 추납이 가능한 현행 제도 자체의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실제 보험료 납부기간에 따라 추납 가능기간을 달리하거나 최대 119개월인 상한을 줄이는 방안 등이 연구 대상에 올랐다. ‘단기 체류 뒤 연금’ 논란…3명 모두 추납기간 국내 거주추납은 가입자가 과거 납부예외 기간이나 법에서 정한 적용제외 기간 등에 해당하는 추납보험료를 나중에 내 그 기간을 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받는 제도다. 현재 최대 119개월까지 가능하다. 노령연금 수급에 필요한 최소 국민연금 가입기간은 120개월이다. 보험료를 한 달 낸 가입자에게 법정 추납 대상기간 119개월이 있다면 해당 추납보험료를 내 가입기간 120개월을 채울 수 있다. 정부가 유사 사례까지 조사한 결과 대부분 추납 대상기간을 국내에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한 달 낸 뒤 과거 받은 반환일시금을 반납하고 119개월을 추납해 노령연금을 받는 재외동포는 추납 대상기간 가운데 116개월을 국내에서 거주했다. 2020년 12월 추납 상한이 119개월로 제한되기 전 128개월을 추납해 현재 중국에서 조기노령연금을 받는 영주권자도 추납 대상기간 128개월 가운데 126개월을 국내에서 체류했다. 다만 외국인의 추납 신청 자체는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530건에서 지난해 1517건으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994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중국동포가 792건으로 79.7%를 차지했다. 반환일시금을 반납한 뒤 추납까지 거쳐 노령연금을 받는 외국인도 2021년 104명에서 올해 상반기 520명으로 늘었다. 외국인은 이미 심사 강화…월 15일 이상 국내 실거주해야 인정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31일부터 외국인의 추납 심사를 강화해 시행하고 있다. 외국인이 추납을 신청하려면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을 제출해야 한다. 국내 실거주일이 15일 이상인 달만 추납을 위한 국내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체류자격은 유지했더라도 실제 해외에 머문 기간은 추납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법령을 개정해 추납에도 상호주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상대국이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에게 유사한 추납을 인정할 경우 해당 국가 국민에게 한국의 추납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해외 국민연금 수급자 관리도 강화한다. 생존 여부 확인을 연 1회에서 연 2회로 늘리고 국가 간 사망자료 교환도 확대할 계획이다. 외국인에서 끝나지 않는다…119개월 추납 자체도 손질 검토현행 제도에서는 국적과 관계없이 보험료 납부 이력이 짧더라도 법정 추납 대상기간이 충분하면 최대 119개월을 추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구조를 포함한 추납제도 전반의 문제점을 점검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검토되는 방안으로는 실제 보험료 납부기간과 추납 가능기간을 연동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일정 기간 이상 보험료를 낸 가입자에게만 추납을 허용하거나, 실제 납부기간에 비례해 추납할 수 있는 개월 수를 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최대 119개월인 추납 상한을 줄이고 은퇴가 임박한 시점에 장기간을 한꺼번에 추납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신청시점이나 사유를 별도로 두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아직 구체적인 개편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추납은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생긴 국민연금 가입기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1999년 도입됐다. 2016년 무소득 배우자 등의 적용제외 기간까지 대상이 확대됐고, 장기간 추납 논란이 커지자 2020년 12월 법 개정을 통해 최대 추납기간을 119개월로 제한했다. 이번에는 외국인 추납 논란을 계기로 내국인을 포함한 추납제도 전체가 개편 검토 대상에 올랐다. 정부 당국은 보험료를 얼마나 오래 낸 가입자에게 얼마만큼의 과거기간 추납을 허용할지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검토한 뒤 보건복지부·국회와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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