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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닐봉지 동여매고 10년 지난 마스크 쓰고, 英 의료진 악전고투

    비닐봉지 동여매고 10년 지난 마스크 쓰고, 英 의료진 악전고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5일 오후 8시(한국시간 6일 오전 5시) 텔레비전과 라디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제히 중계될 예정인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국민들에게 자기 규율과 단단한 결심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중보건 종사자들의 헌신에 감사하며 국민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무척 중요함을 깨달아달라고 주문했다 영국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확진자는 연일 3000~4000명씩 늘어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5일 오후 2시 33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4만 2479명이 됐다. 전날에는 하루 사망자가 708명에 이르렀다. 다섯살 배기도 목숨을 잃었다. 보건 당국 책임자들은 어느 정도 안정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의료 체계가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5일 영국 BBC 홈페이지에 게재된 두 장의 사진이 이를 웅변한다. 미들랜드주의 한 병원 의사 로버츠(가명)가 찍어 방송에 보낸 사진인데 쓰레기 봉지 끝을 야무지게 매만져 동료의 머리를 빈틈 없이 막는 조치를 하는 사진이다. 일반인에게 주어지는 2m의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와 달리 의료진은 코로나19가 의심되는 환자라도 20㎝까지 몸을 밀착시켜야 하기 때문에 단단히 동여매야 한다.다음은 호흡기 질환 예방 마스크인데 2022년 9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표시돼 있는 스티커를 떼내니 원래 2012년 9월까지였다. 동료들이 쓰고 있는 마스크들의 사용연한 표시를 확인하니 각각 2009년, 2013년, 2021년으로 기재돼 있었다. 영국공중보건청(PHE)은 엄격한 품질 검사를 거쳐 사용연한을 다시 표시한 것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3개의 마스크를 쓴 세 명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탈리아에서 지난달 27일까지 9400여명의 공중보건 담당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스페인에서는 6400여명의 의료진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에 견주면 영국 보건 담당자는 7명이 목숨을 잃는 데 그쳤다. 하지만 두 나라가 걸어간 길을 영국이 그대로 따라 가지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자가격리 두테르테 “정부 지침 안 따르는 국민은 사살”

    자가격리 두테르테 “정부 지침 안 따르는 국민은 사살”

    필리핀이 코로나19 사태에 한 달 간 루손섬 봉쇄하고 관련 조치를 어기는 등 문제를 일으키는 국민에 대해 사살 명령을 내렸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TV 연설에서 “정부는 감염 확산을 늦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들은 국내 검역 조치에 협조하고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군경과 바랑가이(barangays·필리핀의 최소 기초단체) 구성원들을 향해 “갈등이 발생하거나 그들이 당신들에게 저항하고 생명을 위협한다면 사살하라(shoot them dead)”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금은 질서유지가 중요한 만큼 정부 지침을 따라 달라”면서 의료진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봉쇄된 메트로 마닐라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케손시의 슬럼가 주민 20명이 경찰의 해산명령을 어기고 구호품 제공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계속하다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나왔다. 필리핀은 지난달 17일 메트로 마닐라를 포함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700만명이 거주하는 필리핀 북부 루손섬 전체를 봉쇄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최다 538명 발생하는 등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사망 현황을 집계하는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일 필리핀의 확진자는 2311명, 사망자는 96명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대통령궁에서 주재한 회의에 참석했던 의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오는 7일까지 자가 격리하며 업무 수행을 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인도 전국 14시간 통행금지… 새 한 마리만 날았다

    인도 전국 14시간 통행금지… 새 한 마리만 날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인도 전역에 자발적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22일 서부 구자라트주의 주도 아마다바드의 주요 도로에 차량이 다니지 않아 도시 전체가 얼어붙은 듯하다. 평소 차량 매연으로 뿌옇던 하늘도 잠시나마 깨끗해졌다.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20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22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14시간 동안 모든 국민이 ‘공공 통행금지’에 동참해 달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시행할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습하려는 것이다. 이날 현재 인도에서는 확진환자 236명, 사망자 4명을 기록해 인구 대비 감염자 수가 적은 편이지만 인도의 열악한 의료체계를 감안하면 사망자가 폭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마다바드 로이터 연합뉴스
  • 인도 전국 통행금지… 새 한마리만 날았다

    인도 전국 통행금지… 새 한마리만 날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인도 전역에 자발적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22일 서부 구자라트주의 주도 아마다바드의 주요 도로에 차량이 단 한 대도 다니지 않아 도시 전체가 얼어붙은 듯하다. 평소 차량 매연으로 뿌옇던 하늘도 잠시나마 깨끗해졌다.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20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22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14시간 동안 모든 국민이 ‘공공 통행금지’에 동참해 달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시행할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습하려는 것이다. 이날 현재 인도에서는 확진환자 236명, 사망자 4명을 기록해 인구 대비 감염자 수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인기 배우 카니카 카푸르가 양성 반응을 보이는 등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고 인도의 열악한 의료체계를 감안하면 사망자가 폭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마다바드 로이터 연합뉴스
  • 안철수 “‘n번방’ 사건, 더 많은 관심 필요…관련 공약 반드시 통과”

    안철수 “‘n번방’ 사건, 더 많은 관심 필요…관련 공약 반드시 통과”

    미성년자를 협박해 찍은 성 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이른바 ‘n번방’ 사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관련 공약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부터 보름간 대구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고 자가격리 중인 안철수 대표는 22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철수가(家) 중계’를 통해 “저는 귀국 연설에서 언급했을 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다”면서 “이 문제는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가진 연설에서 ‘n번방’ 사건을 언급하며 “많은 여성이 여러 성범죄에 노출됐지만, 법안과 단속 대책은 이를 못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이와 관련해 디지털 성범죄 관련 처벌 대상을 시청자까지 확대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여성 안전 실천방안’을 총선 공약으로 발표했다. 안 대표는 “온라인상에서 ‘(정치인 중에) 안철수만 언급한 것 아닌가’라는 공방이 오간다고 한다”며 “다른 분들이 언제 언급하셨는지 일일이 찾아보지는 않아서 모르겠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가. 본인도 언급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21대 국회에서 이분들과 국민의당이 이 문제를 함께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제부터 주로 여성분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 ‘국민의당의 총선 공약인 ’여성 안전 공약‘은 기존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의 업적을 지운 것’이라는 글이 퍼졌다고 한다”며 “가짜뉴스가 여러 커뮤니티에 일사불란하게 단 몇시간 만에 퍼졌다고 한다. 정말이지 구태정치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낸 공약이 어떻게 다른 내용인지, 혹은 조금 더 잘 보완된 내용인지 따로 시간을 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30여분간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는 최대한 감염 확산 속도를 늦춰 그 나라의 병원이 버틸 수 있을 정도 (규모의) 환자를 치료하며 기다리다 보면 결국 치료제, 백신이 만들어지고 사태가 수습될 수 있다”고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이제 심적으로도, 실제적으로도 장기전에 대비해야 하고 이럴 때일수록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진국에서 정치 지도자가 어떻게 국민과 소통하는지 볼 수 있는 참 좋은 사례’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국민연설문 전문을 직접 읽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트럼프 “난 전시 대통령”… 군용 마스크 500만개 민간에 제공

    트럼프 “난 전시 대통령”… 군용 마스크 500만개 민간에 제공

    전쟁때 발동하는 국방물자생산법 서명 산소호흡기 2000개도… 야전 병원 검토 英, 군 병력 2만명 투입… 의료장비 요청 메르켈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사망자가 9000명을 넘어서는 등 사회·경제 시스템이 마비되자 전시 상황에서나 볼 수 있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장비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전쟁 때나 발동하던 국방물자생산법(DPA)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전시(戰時)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며 사태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정부의 요청에 민간 기업들이 필수 의료장비 생산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물자 공급을 늘리는 데 필요한 DPA를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부족해진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방독면 등의 의료장비를 충당하려는 조치다. DPA는 대통령이 민간 부문 물자 공급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법으로, 1950년 9월 한국전쟁 때 군수 물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DPA까지 발동할 정도로 미국 상황은 심각하다. 19일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오전 11시 30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9345명, 사망자는 150명이다. 하루 만에 감염자가 2000명가량 늘면서 누적 환자 수에서 한국을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를 ‘보이지 않는 적’이라고 언급한 뒤 “가장 힘든 적은 보이지 않는 적”이라며 “어떤 의미에서 나는 ‘전시 대통령’이라고 본다. 우리는 지금 싸우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와의 국경도 일시 폐쇄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주에 해군 병원선을 배치하고 서부에도 1척을 정박시키겠다”고 밝혔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군용 마스크 500만개와 특수 산소호흡기 2000개를 보건당국에 제공하고 야전 병원이 필요한지도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제너럴모터스(GM)가 이미 중국 류저우시의 자사 공장에서 수술용 마스크를 제조하는 등 미 기업들은 이미 ‘코로나19와의 전쟁’에 투입된 상태다. GM과 포드 등은 인공호흡기 같은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럽도 전시체제 가동에 나섰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가 최대 2만명의 군 병력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간 호텔을 임시병동으로 개조하는데, 일부는 여기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롤스로이스와 포드 등 영국 내 제조업체 60여곳에 “인공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 생산에 나서 달라”며 민간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스코틀랜드 주류회사들도 손세정제 생산에 나선다고 CNN은 전했다.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공표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군 병원과 군 장병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TV 연설에서 “통일 이후, 아니 2차 세계대전 이후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며 코로나19에 맞서 연대를 호소했다. 한편 AFP통신은 19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가 902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메르켈 “코로나19, 2차대전 이후 가장 큰 도전…연대해야”

    메르켈 “코로나19, 2차대전 이후 가장 큰 도전…연대해야”

    독일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로 규정하면서 시민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통일 이후, 아니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면서 시민들이 연대해 맞서줄 것을 요청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TV를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심각한 상황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독일의 확진자 수는 이날 오후까지 1만 1973명으로 전날 한국을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다섯번째로 많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공공시설 및 일반 상점 운영 금지 등 전례 없는 제한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시민들이 준수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에 대한 치료법이 아직 없다면서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고 최대한 환자들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최상의 보건 체계를 갖고 있고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국가 중 하나일 것”이라면서도 “너무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환자가 입원하면 병원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감염자가 우리의 가족이 될 수 있다며 주의를 주면서 “우리는 모든 생명과 사람을 중시하는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메르켈 총리는 의사와 간호사를 상대로 “이 싸움의 최전선에 있다”고 격려하면서 “얼마나 감염 상황이 심각한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공공의 삶을 제한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국가는 계속 기능할 것이기 때문에 공급은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위기 의식은 갖되 공포에 사로잡혀 사재기와 같은 패닉은 경계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는 가능한 한 경제활동을 보존하기를 원한다”면서 “사람들을, 자신을, 지역사회를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 있는 행동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을 최대한 제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합의한 폐쇄 조치가 우리의 민주주의적 삶에서 얼마나 힘든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다”면서 “내 경우 이동의 자유가 얼마나 어려운 싸움으로 얻게 된 것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에게 있어서 제한 조치는 민주주의에서 가볍게 받아들여선 안 되고 단지 일시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자신이 이동의 자유가 제약됐던 옛 동독 출신이라는 점을 바탕에 깔고 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제한 조치에 대해 “생명을 구해야 하는 지금 순간에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메르켈 총리는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기 몇시간 전에서야 확산 사태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확산 지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악의 경우 인구의 60~70%가 감염될 것”이라고 코로나19 위기의 심각성을 솔직히 인정하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16일에도 기자회견을 하고 공공시설과 일반 상점 운영금지, 음식점 운영제한, 종교시설 행사 금지 등의 조치를 발표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독일에서는 이탈리아에서 대규모 확산이 진행된 지난달 25일부터 확진자가 속출하기 시작해 급증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큰둥하던 트럼프 비상사태 선포하며 “한국식 드라이브스루 도입”

    시큰둥하던 트럼프 비상사태 선포하며 “한국식 드라이브스루 도입”

    한국의 자동차 이동형(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선별진료소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는데도 한국만큼 빨리 검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데 대한 미국 내 비판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우리는 보건 당국이 지정한 주요 장소들에서 드라이브 스루 테스트를 하기 위해 약국 및 소매점과 논의해왔다”며 “목표는 차를 몰고 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글이 웹사이트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 아주 빨리 마무리될 것”이라며 인근의 편리한 장소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웹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구글이 1700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해 상당한 진전을 봤다며 “우리의 중요한 목표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영향을 받은 모든 미국인을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일주일 전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그는 지난 6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한국은 환자가 많고 미국은 그렇지 않다면서 “지금 우리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하는 것처럼 효과적이지 않다. 우리는 한 곳에서 전체적인 걸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해 현재 2000명에 육박하고 한국 등과는 달리 미국의 검사 속도가 너무 느린 것 아니냐는 비판과 지적이 잇따르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를 전격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일 밤 대국민연설을 통해 유럽발 미국 입국 금지라는 초강수를 던졌는데도 여론 및 주식시장 진정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을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어 등장한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한국에서는 지난 몇 주간 대규모 검사가 이뤄졌다”면서 대규모 검사로 한국에서의 양성 판정 비율이 1∼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검사의 새로운 접근법을 발표하고 싶다”면서 구글이 개발한 웹사이트로 들어가 관련 증상이 있음을 체크하고 나면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잡고 24∼36시간 내에 결과를 얻는 방식을 소개했다. 벅스 조정관은 드라이브 스루 검사 과정을 정리한 도표를 직접 들고 일일이 손으로 짚어가며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화요일(10일)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확산을 보면서 우리의 현재 검사법이 미국 대중의 수요를 맞추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파악했으며 검사 방식에 대한 전체적 점검을 요청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주 정부 등에 500억 달러의 자금에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일주일 안에 140만개, 한달 안에 500만개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발병에 따른 재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연방이 소유한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하고 에너지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비축유를 구매하겠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스피 8% 폭락 출발에 1690선도 무너져, 코스닥은 거래일시 중단(종합)

    코스피 8% 폭락 출발에 1690선도 무너져, 코스닥은 거래일시 중단(종합)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 지속4년 1개월만에 코스닥 서킷브레이커 발동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을 충격이 지속하고 있다. 미국 증시 폭락에 이어 코스피는 개장하자마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됐고, 코스닥시장에서는 4년 1개월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6.09%(111.65포인트) 내린 1722.68에서 출발해 장중 169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148.42포인트(8.09%) 내린 1,685.91을 기록했다. 코스피에서는 이날 오전 9시 6분쯤 선물가격 하락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이다. 코스닥에서도 이날 9시 4분 코스닥시장 급락에 따라 매매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됐다. 거래소는 코스닥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함에 따라 앞으로 20분간 코스닥시장의 매매거래가 중단된다고 밝혔다. 아시아증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6%이상 급락한 상태다. 지난 9일 ‘검은 월요일’ 이후 사흘 만에 ‘검은 목요일’이 재현된 데 이어 이날도 아시아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욕 증시 역시 다우지수(-9.9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9.5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9.43%) 등 3대 지수가 모두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1987년의 이른바 ‘블랙 먼데이’ 당시 22% 이상 추락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증시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지난 9일 이후 또다시 발동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TV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취약해진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시장 부양책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팬데믹 덮친 세계증시 검은 목요일, 1987년 이후 최대 폭락

    팬데믹 덮친 세계증시 검은 목요일, 1987년 이후 최대 폭락

    ‘검은 월요일’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검은 목요일’의 쓰나미가 덮쳤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52.60포인트(9.99%) 하락한 2만 1200.6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2013.76포인트(7.79%)가 무너진 지 사흘 만에 또다시 2000포인트를 웃도는 대폭락 장세를 연출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상황에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고, 세계경제를 둘러싼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앞다퉈 투매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폭락세를 보이면서 주식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로써 다우지수 120년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1987년 ’블랙 먼데이‘(-22.6%)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뉴욕증시 전반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나란히 9%대 미끄러졌다. S&P500 지수는 260.74포인트(9.51%) 내린 2480.64에, 나스닥지수는 750.25포인트(9.43%) 내린 7201.80에 각각 마감했다. 주가 급등락의 충격을 완화하자는 취지에서 15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S&P500 지수가 개장한 뒤 5분 만에 7%대로 낙폭을 키우면서 192.33포인트(7.02%) 하락한 2549.05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9일에 이어 사흘 만이다. 거래는 9시50분 재개됐지만, 꾸준히 낙폭을 확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TV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지만,코로나19 사태로 취약해진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시장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의 FTSE 100의 손실은 시장에서 1604억 파운드를 증발시켰고, 프랑스와 독일도 각각 12% 이상 급락했다. 일본의 닛케이 225 지수도 4.4% 떨어지며 장을 마감했다. 브라질 역시 너도나도 투매에 나서 거래가 중단됐는데 FTSE 100 지수 가운데 단 한 기업도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 ‘예상치 못한 위협’ 뒷북 진단… 경기부양책 빠져 시장은 냉랭

    美 ‘예상치 못한 위협’ 뒷북 진단… 경기부양책 빠져 시장은 냉랭

    40개주 이상서 1336명 확진, 위기 고조 경제마저 타격 땐 재선 물거품 우려도국가비상사태 선포 안 해 방역 미지수 영국만 뺀 입국 금지로 정치적 의구심 19개주 비상사태 선언… 재택근무 권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유럽 입국 제한’이란 초강수를 빼 든 배경에는 40개가 넘는 주에서 13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온 심각한 상황에다, 그간 주장해 온 ‘낙관론’에 대한 비판이 커지며 찾아온 정치적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대국민 연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취임 후 두 번째다. 이날 밤 황금시간대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해 “예상치 못한 큰 규모의 매우 위험한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를 감기에 비유하고 독감 환자 흉내를 내는 여유를 보였던 그는 이번에는 발표 내내 웃음기 없는 얼굴이었다. 이미 악화된 여론에다 경제마저 타격을 입을 경우 재선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금융위기가 아니다. 단지 한 국가로서 한 세계로서 함께 극복할 일시적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또 영국을 제외하고 솅겐조약국인 유럽 26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를 13일부터 30일간 막겠다고 밝히면서 “유럽연합(EU)은 (우리와) 같은 예방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중국 및 기타 핫스폿(감염 빈번 지역)에서의 여행을 제한하지 않아 미국 곳곳에 새로운 (코로나19) 클러스터가 유럽 여행자들에 의해 생겨났다”고 비판했다. 이에 EU는 발끈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EU는 미국의 결정이 일방적으로, 협의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 반대한다”며 “코로나19는 어떠한 대륙에 국한되지 않은 세계적 위기로 일방적인 조치보다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방역정책과 경제대응책 모두 기대감을 충족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방역정책 중에는 일각에서 기대감이 높았던,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각종 권한을 사용할 수 있는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빠졌다. 또 유럽 입국 금지 대상에서 우방인 영국을 뺀 것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포함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내 확진환자는 400명 이상으로 입국이 금지된 일부 유럽 국가보다 많다. 기대를 모았던 경기 부양책도 구체적인 대책이 빠지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의 공포감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워싱턴 정가는 전망했다. 대국민 연설에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각국 증시가 이를 보여 준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자영업자 등의 재무부 세금 유예제도는 바로 시행될 수 있지만, 급여세 인하와 50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의 저금리 지원 등은 실효성에 의문”이라면서 “이는 의회, 즉 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행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12일 오후 9시(한국시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는 1336명, 사망자는 38명이었다. 확진환자는 전날보다 200명 이상 증가했고 사망자도 8명 늘었다. 워싱턴주 등 19개 주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각종 대중 집회도 취소·금지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주 예정된 콜로라도와 네바다 행사 일정을 취소했다. 또 미 연방인사관리처(OPM)는 최근 각 연방기관장에게 재택근무 지침을 즉시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유럽발 美입국 금지”… 韓 완화 시사

    트럼프 “유럽발 美입국 금지”… 韓 완화 시사

    13일 0시부터… 英·아일랜드는 제외키로 “한국 상황 개선… 여행제한 조치 재평가” 납세유예·저금리 대출 경기대응책 내놔 국무부, 자국민 모든 해외여행 재고 요청코로나19의 빠른 확산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0시(현지시간)부터 30일간 영국 외 유럽 국가의 자국 입국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발표했다. 반면 한국과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는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기대응책으로는 급여세 경감, 납세 유예, 중소기업 저금리 대출 등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표한 대국민 연설에서 “새로운 (감염) 사례가 미국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앞으로 30일 동안 유럽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모든 여행은 중단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무역 및 화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해당 조치는 유럽 내 이동의 자유를 보장한 솅겐조약 회원국(26개)에 적용된다. 확진환자가 1만명이 넘은 이탈리아와 인접국들이 포함된다. 반면 솅겐조약 비참여국인 영국과 아일랜드는 제외된다. 이들 국가에 직전 14일간 있었다면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 다만 유럽에서 귀국하는 미국인은 적절한 심사를 거쳐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날 미 국무부는 자국민에게도 모든 해외여행을 재고할 것을 요청해, 출국금지를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중 상황을 관찰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상황이 개선되는 것에 따라 현재 시행 중인 (여행) 제한 사항과 경보를 조기 해제할 가능성을 놓고 재평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내 확산세가 조금씩 꺾임에 따라 4단계(여행 금지)로 최고 등급인 대구와 3등급(여행 재고)인 여타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낮출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중국은 전역이 4단계로, 미국 입국 금지 상태다. 이외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대응책으로 소기업 및 자영업자에 대한 50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 이자 및 세금 납부 연기(3개월) 등을 발표했다. 이런 대책이 2000억 달러의 유동성을 추가 투입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봤다. 의회가 즉각적으로 급여세 인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이날 미국 주요 증시는 5% 안팎 급락하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세계증시 팬데믹 쇼크…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세계증시 팬데믹 쇼크…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코스피 1840선 붕괴… 뉴욕증시 대폭락코로나19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충격파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쳤다. 미국 증시 폭락에 이어 코스피도 8년 5개월 만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되며 ‘코로나 공포’에 짓눌렸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73.94포인트(3.87%) 하락한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900선을 밑돈 건 2016년 2월 17일(1883.94) 이후 4년여 만이다. 개장과 동시에 1%대 급락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10시 30분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 급격하게 낙폭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에도 별다른 부양책을 내놓지 않자 실망감이 커진 탓이다. 오후 1시 47분에는 선물가격 하락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컸던 2011년 10월 4일 이후 8년 5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32.12포인트(5.39%) 내린 563.49로 문을 닫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원 오른 1206.5원에 마감해 이틀 만에 다시 1200원대로 치솟았다. 일본 닛케이225(-4.41%)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52%), 홍콩 항셍지수(-3.66%)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 9일 ‘검은 월요일’ 이후 사흘 만에 ‘검은 목요일’이 재현된 것이다. 앞서 뉴욕 증시 역시 다우존스30(-5.8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4.8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4.70%) 등 3대 지수가 모두 폭락했다. 지난달 12일 2만 9551까지 오르며 ‘3만 고지’를 눈앞에 뒀던 다우지수는 한 달 만에 20.3% 하락해 약세장으로 진입했다. 월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1년간 지속된 강세장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설대우 “팬데믹 선언 오히려 이른 감” 메르켈 “70%는 걸린다”

    설대우 “팬데믹 선언 오히려 이른 감” 메르켈 “70%는 걸린다”

    적지 않은 이들이 코로나19의 확산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등떠밀리 듯 선언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데 반해 설대우 중앙대 약학과 교수는 조금 결이 다른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설 교수는 12일 보도전문채널 YTN과 종합편성채널 JTBC에 출연해 “약간 빠른 것 아니냐? 조금 더 늦췄더라면 좋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설 교수의 주장은 WHO가 지금까지 팬데믹 선언을 주저하는 이유로 설명했던 내용들과 한 맥락이기도 하다. 전혀 생뚱맞은 얘기가 아닌 것이다. 우선 설 교수는 2009년에 WHO가 역대 두 번째로 팬데믹을 선언했던 신종인플루엔자 A형 확산과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신종플루는 공기감염 전파여서 모든 국가가 동시에 빠르게 확산하는 모양새였지만 코로나19는 밀접접촉에 의한 전파로 양상이 아주 달라 일부 국가나 지역에서 먼저 발병했다가 줄어들면 다른 국가나 지역에 전파돼 확산되는 ‘파도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아시아-유럽-아메리카 대륙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떠올리면 될 듯하다. 또 하나의 이유로는 팬데믹을 선언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뿐만아니라 WHO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게 된다는 점을 꼽았다. 설 교수는 “봉쇄 정책에서 완화 정책으로 움직여가는 건 있지만 기본적으로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일주일 정도 더 지켜보다 유럽이나 미국이 정말 심각해졌을 때 선언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일부는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팬데믹을 선언하면서도 “통제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설 교수는 “2009년에 팬데믹을 선언했을 때 신종플루는 타미플루란 치료제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그때는 백신도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따라서 11년 전보다 훨씬 통제할 수단이 없는 셈이다. 그래서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설 교수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제외한 모든 유럽인들의 미국 여행을 한달 동안 사실상 막겠다고 전격 선언한 데 대해 “일본은 투명하게 공개가 안돼 잘 모르겠지만 중국과 한국은 일단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유럽은 기승전결로 따지면 ‘승’ 단계에 들어섰다고 본다. 앞으로 한달 동안 유럽은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다. 따라서 유럽에서 입국하는 이들을 막겠다고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이날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등을 감염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특별 입국절차를 적용하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로 적절하다고 봤다. 사실 WHO의 테워드로스 총장과 마이클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이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팬데믹 선언의 배경으로 설명한 내용과 당부의 말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팬데믹이란 가볍거나 부주의하게 쓰는 단어가 아니다. 잘못 사용하면 비이성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키거나 전쟁이 끝났다는 것을 정당하지 않게 인정해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팬데믹을 선언한다고 해서 코로나19가 제기한 위협에 대한 WHO의 평가를 바꾸지 않는다. WHO가 하는 일과 각국이 해야 하는 일을 바꾸지 않는다. 우리는 이전에 코로나19가 촉발한 팬데믹을 본 적 없고, 동시에 통제될 수 있는 팬데믹을 본 적도 없다. 팬데믹 선언의 공식 같은 절차나 알고리즘은 없다. 팬데믹을 선언함으로써 각국 정부가 더 공격적인 대응책을 펼치는 방아쇠 역할을 하기 바란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여전히 “별 일 아니다”는 태도를 보인 것과 달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인구의 60∼70%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될 것이라고 한다”고 솔직히 밝혔다. 그는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다. 우리의 행동과 정치적 행동의 기준은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말한 것에 기인한다”면서 보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확산의 속도를 늦추고 정부의 각 기능이 제대로 가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메르켈은 약해빠진 게 아니라 현실적’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메르켈 총리가 ‘우리는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현실적으로 총리가 약속할 수 있는 최대치다. 총리는 환상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세계경제가 몇주 안에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의 메시지는 두 가지로, ‘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이 너무 늦게 전면에 나타났다는 반론은 있지만 지도자의 덕목이란 것을 깊이 돌아보게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외교부 “팬데믹 선언으로 한국발 입국 제한 국가 더 늘 수도”

    외교부 “팬데믹 선언으로 한국발 입국 제한 국가 더 늘 수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함에 따라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는 국가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WHO가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아무래도 걱정을 하게 되는 나라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한국발 입국 제한 국가가 줄어들기보다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만 입국 제한을 하는 건 아닌 거 같고 서로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경쟁적으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는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교부에 따르면, 12일 오후 2시 기준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는 국가는 123곳으로 전날에 비해 과테말라, 헝가리, 체코, 니제르 등 4곳이 추가됐다. 과테말라는 이날부터 한국·중국·이란·유럽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하되 자국 거주 한국인은 자가격리 조치를 취한다. 헝가리도 이날 0시 부로 한국·중국·이탈리아·이란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 체코는 한국 등 방문한 외국인에 14일간 자가격리를 강력 권고하고, 니제르는 자가격리 조치를 취한다. 이에 대해 고위관계자는 “한국발 입국 제한 국가가 100여 곳이 넘어 우리가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다는 말도 있는데, 일본에 대해서도 90여 곳, 중국도 140여 곳이 입국을 제한한다”며 “한국만 유별나게 고립됐다고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만 고위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한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기에 한국발 입국 제한 국가의 증가세를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 입국 금지 국가에 한국을 포함하지 않은 것에 더해서 상황이 진전되면 기존에 한국에 부과했던 여행 제한이 제거할 수 있다는 언급을 한 것이 고무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코로나19의 전국 확산 속도를 줄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가 우리 측에 언급한 바 있기에 계속 주의하면서 국제 동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미국, 입국 이어 출국도 통제…자국민에 “해외여행 재고하라”

    미국, 입국 이어 출국도 통제…자국민에 “해외여행 재고하라”

    국무부 “미발병 지역도 여행 제한될 수도” 미국 국무부가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자국민에게 모든 해외여행을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히 해외여행의 강제적인 금지가 아니라 권고이지만,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을 제외한 유럽발 미국행 여행을 사실상 완전히 차단한 것과 맞물려 미국 입국은 물론 출국까지도 통제할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영향으로 미국 시민들에게 해외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발생이 보고되지 않은 국가나 관할구역, 지역도 예고 없이 여행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권고는 국무부나 보건당국이 자국민에게 장거리 여행을 수반하는 크루즈나 항공 여행을 자제하고 붐비는 장소를 피하라는 기존 권고보다 더 나아간 것이다.트럼프, 한국 여행 제한 완화 가능성 시사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유럽에 대해 13일부터 30일간 미국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26개국에 적용된다. 그는 다만 한국과 중국에 대해서는 상황 개선 여하에 따라 여행 제한 조치를 완화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한국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의 상황이 개선되는 것에 따라 우리는 조기 개방 가능성을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여행 제한과 경보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 대해 국무부 여행경보를 3단계(여행 재고)로 설정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대구에 대해서는 지난달 29일 최고 등급인 4단계(여행 금지)로 격상했다. 또 한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직항편을 이용하는 모든 승객에게 탑승 전 발열 체크 등 의료검사를 필수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트럼프 “英 제외한 유럽인들의 미국 여행 30일 동안 중단”

    트럼프 “英 제외한 유럽인들의 미국 여행 30일 동안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제외한 유럽 국가 국민들의 미국 여행을 30일 동안 사실상 막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밤 9시(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유럽으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항공과 선박 등 모든 여행편을 중단하는 초강수 대책을 발표했다. 13일 밤 12시(한국시간 14일 오후 1시)부터 한달 동안 영국을 제외한 유럽으로부터 미국 해안에 닿는 모든 여행편을 운항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 적절한 (의료) 검사를 통과한 미국인들은 예외이며 역시 “엄청난 양의 교역과 화물”도 제외된다고 했다. 해당 국가들은 영어 알파벳 순으로 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헝가리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라트비아 리히체슈타인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말타 네덜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등이라고 국토안보부 홈페이지는 소개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체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한국을 상대로 취한 조치(여행 경보 상향)를 조기에 해제할 수 있는지 재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가계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세금 감면 혜택을 줘야 한다며 당장 의회가 감세안을 마련해달라고 압박했다.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감염자와 사망자를 집계하지 않는다. CNN은 이날 오후 8시 기준 1237명(사망자 37명 포함)이라고 전했다. 전날보다 감염자는 200명 이상, 사망자는 7명 늘어났다. 존스홉킨스 대학 시스템과학·공학센터(CSSE)는 이날 오후 환자 수를 1281명으로 집계했다. 영국에서는 감염자가 460명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전날보다 2313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가 1만 2462명에 이르고 프랑스도 2281명으로 늘어났다. 스페인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사흘 만에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세계 110개국에서 12만명의 확진자, 사망자가 3400명에 이르자 세게보건기구(WHO)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수 유럽 봉쇄책을 내놓게 됐다. 앞서 미국의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윗을 통해 “오늘 (백악관) 집무실에서 동부시간으로 오후 9시에 대국민 연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중국과 아시아에 대해 훌륭한 결정을 했고 그들은 나아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 지역에 다시 관여하는 데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알다시피 세계의 다른 지역도 있다. 유럽인데 매우 힘든 상황이고 바이러스로 지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우리는 다양한 결정들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중국과 아시아를 언급한 것은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 격상 등을 가리킨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미국 국무부는 한국에 대해 여행경보 3단계인 ‘여행 재고’를 권고한 상태이며 대구 지역에 대해서는 4단계인 ‘여행 금지’로 정해두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브렉시트·나토 무력화에 흩어지는 유럽… 더 복잡해진 ‘생존셈법’

    브렉시트·나토 무력화에 흩어지는 유럽… 더 복잡해진 ‘생존셈법’

    31일 英 공식탈퇴… EU, 27개국 체제로 존슨 총리 ‘대영제국’ 회귀를 꿈꾸지만 스코틀랜드 분리 등 연방 갈등 큰 숙제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도 여전히 변수 ‘뇌사’ 나토 무용론, 트럼프가 불 댕겨 중동 문제 개입 두고 또다시 갈등 확산 잇단 동맹체 균열로 유럽국 혼돈의 길 인류 최초로 전쟁을 통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국가가 통합하는 역사를 보여 준 유럽연합(EU)이 결국 분열을 눈앞에 두게 됐다. 바로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유럽공동체(EC)의 새로운 이름으로 1994년 1월 출범한 EU는 오는 31일 예정대로 브렉시트가 시작되면 영국이 빠진 27개국의 연합 체제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유럽의 현안은 브렉시트만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고립주의 행보와 맞물려 창설 70년 만에 무용론에 휩싸였다. 특히 ‘70살 생일잔치’나 다름없었던 지난해 12월 초 정상회의는 인류 역사상 최대 군사동맹 체제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회원국 간 갈등과 이기주의로 점철되며 미래를 암울하게 했다. 브렉시트가 경제동맹체로서 유럽의 한계를 드러냈다면, 나토 문제는 안보동맹체로서 유럽의 위기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EU와 영국 ‘합의 이혼’… 세부 협상 1년 걸릴 듯 기존 EU 회원국으로서의 법률을 국내 법률로 대체하는 브렉시트 법안이 지난 9일(현지시간) 하원과 20일 상원을 통과하며 영국과 EU는 ‘합의 이혼’을 눈앞에 두게 됐다. 상원 표결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돼 하원에서 다시 표결을 시도해야 하지만, 영국의 EU 탈퇴는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영국은 31일 당일 보리스 존슨 총리의 대국민연설이 예정돼 있는 등 대영제국 시대로 되돌아갈 꿈에 한층 들떠 있는 모습이다. 2월부터 시작하는 브렉시트 전환 기간에 영국과 EU는 무역협정 체결 등 양측 관계를 재설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존슨 총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이 협상을 끝내기를 원하지만, EU는 현실적으로 올해 말까지 마무리 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이먼 코브니 아일랜드 부총리는 BBC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EU는 존슨 총리가 설정한 ‘시간표’가 지나치게 야심 차다고 경고해 왔다”면서 “협상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U로부터 홀로서기에 나선 영국이지만, 이제는 스코틀랜드 등 영연방들의 ‘각자도생’ 문제를 풀어야 할 처지가 될 수도 있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12월 조기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의 과반 확보를 이끌며 승리를 거뒀지만, 그와 같은 결과가 영국 모든 지역에 걸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스코틀랜드 지역의 59석 가운데 48석을 휩쓸었고, 이를 바탕으로 분리독립을 위한 새로운 주민투표를 추진할 태세다. EU 전문 매체 EU옵서버는 “12월 조기총선은 스코틀랜드와 영국이 정치적으로 확연하게 다른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 줬다”면서 “브렉시트가 이뤄지더라도 EU에 남고 싶어 하는 스코틀랜드의 친(親)유럽적인 정치 행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14일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요구를 공식 거부하며 이 같은 움직임을 일단 차단했다. 지난해 브렉시트 협상의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였던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영국은 앞서 자국령 북아일랜드가 법적으로 영국 관세 체제 적용을 받지만, 실질적으론 EU 관세규칙과 절차를 따르도록 EU와 협상을 마무리한 바 있다. 하지만 가디언은 올해 말까지 북아일랜드 관련 특별 협정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담긴 영국 싱크탱크 정부연구소(IFG)의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IFG는 이 보고서에서 북아일랜드 관련 탈퇴 협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영국과 EU 간 사법적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렉시트는 나머지 EU 회원국들에도 위기감을 주고 있다. 영국이 향후 미국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관계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유럽의 또 다른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 같은 상황을 예상했다는 세계적인 국제정세분석가 조지 프리드먼은 최신 저서 ‘다가오는 유럽의 위기와 지정학’에서 EU의 다음 문제를 독일과 다른 EU 국가 간 갈등이라고 예측했다. EU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을 겪으면서 독일과 채무불이행 상황에 놓인 남유럽국가 간 마찰을 경험했다. 프리드먼은 EU가 앞으로 독일과 나머지 유럽 국가들 간 경제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현실과 마주할 것이라며 “점점 통합을 유지하기 힘든 지점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6일 유럽의회 녹색당 의원인 스콧 아인슬리는 “EU를 탈퇴하겠다는 또 다른 회원국이 나오기 전에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70년 美·유럽 군사동맹도 붕괴되나 2008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무력 병합 당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던 나토의 모습을 보면 ‘뇌사 상태’라는 자조 섞인 비판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을 수도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터키의 시리아 공격이 나토와의 사전 상의 없이 이뤄졌다는 것을 문제 삼으며 “나토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일갈했는데, 이미 12년 전부터 나토는 러시아 경계지역 문제 등에 제대로 개입하지 못했다. ●잔칫상 재 뿌린 트럼프… 유럽은 ‘동상이몽’ 오래전부터 잠복해 있던 나토 회원국 간 문제는 지난해 70주년 정상회의를 통해 수면 위로 터져 나왔다. 정상회의 시작 전부터 마크롱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설전을 주고받았고, 정상회의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총생산(GDP) 2% 이상 방위비 지출 약속을 지킨 회원국들과 따로 오찬을 하는 독자 행보를 이어 갔다. 나토는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서 중국의 군사대국 부상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새로운 결의를 발표했다. 하지만 잇따른 서진(西進) 행보 등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에도 대응하지 못하는 나토가 새로운 공동의 적을 만든다고 달라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 올해 나토 내 갈등을 다시 표출시킨 또 다른 이슈는 바로 중동 문제다. 이란과의 갈등이 커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가 중동에서 더 많은 비용과 부담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나토는 추가 파병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공격 이후 회견에서 “나토가 중동 지역의 안정과 국제 테러리즘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테러리즘에 대한 최선의 방법은 동맹군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병력을 훈련시켜 스스로 테러리즘과 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나토에 중동에서의 부담 규모를 구체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이미 사분오열한 나토 유럽국가들이 이 같은 트럼프의 압박에 맞서 단일대오를 형성할지는 미지수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SWP) 클라우디아 마요르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에 “방위동맹체로서 나토는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지역의 도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동맹국들 간에도 현재 현안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할지, 심지어 나토가 (이 같은 분쟁지역에)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트럼프, 이란사태 한복판서 김정은에 메시지…북미 돌파구 주목

    트럼프, 이란사태 한복판서 김정은에 메시지…북미 돌파구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36세 생일을 맞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덕담’이 담긴 메시지를 한국을 통해 전달하면서 북미대화 교착상태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북한의 ‘충격적 실제행동’ 예고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던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 축하’가 국면을 바꾸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극한대치 속 미국이 이란에 최대강도 압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는 점에서 이번 메시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이번 메시지가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전달됐다는 점에서, 북미대화를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촉진역’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발걸음도 조금씩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 실장은 미국 방문 뒤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를 설명했다. 정 실장은 “마침 (저와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지난 1월 8일이 김 위원장의 생일이었는데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기억하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생일에 관해 덕담하면서 ‘그에 대한 메시지를 문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에게 꼭 좀 전달해줬으면 좋겠다’ 당부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구체적인 메시지의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며 ‘그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정 실장이 표현한 점에 미뤄 보면,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취지의 메시지가 담겼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점, “꼭 좀 전달해달라”라고 당부했다는 점 등에는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우회적으로 드러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발사 등 보복공격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움직이던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과 정 실장의 면담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당일 대(對)이란 대응방침 대국민연설을 하는 등 급박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정 실장을 만나 김 위원장에 대한 생일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이란에 최대 강도의 압박을 가하는 것과 정반대로 북한에는 대화를 촉구하며 손을 내민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으며,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를 북한 측에서도 특별하게 바라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도 지난해 연말부터 ‘성탄 선물’, ‘충격적 실제행동’ 등을 공개 언급하며 대미 압박을 키워오긴 했으나, 동시에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대체한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핵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향후 미국의 대응에 달렸다며 대화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미묘한 시점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생일 메시지’는 의외의 효과를 낼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아가 문 대통령이 최근 신년사를 통해 남북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직후 이번 메시지가 나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남북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물론 이런 제안에 북한이 당장 호응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지만, 문 대통령의 신년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 등이 맞물리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여건 조성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정부로서는 이번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맡으면서, 다시 한번 북한과 미국의 거리를 좁히는 ‘촉진역’에 나설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특히 정 실장은 “어제 적절한 방법으로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적절한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보당국간 ‘핫라인’이나 판문점 통한 접촉, 개성공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채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명확하게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다만 남북의 소통 채널이 여전히 가동된다는 점이 증명됐다는 데에 의미를 둘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 [사설]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 강화, 세계경제 위축 대비해야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지만 국제 정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는 점은 분명히 했지만 강력한 경제제재를 천명해 양국 갈등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살인적인 경제제재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경제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1단계 봉합되면서 한숨 돌리는가 싶더니 다시 이란발(發) 위기가 닥쳤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의 악재가 발생하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하락할 것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세계경제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은행(WB)은 어제 ‘2020년 세계경제 전망-저성장과 정책 도전’ 보고서를 통해 올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5%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어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가 올 성장률을 2.4%로 제시했지만 중동 악재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라 걱정이 앞선다. 이제 정부는 경제와 안보전략 모두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안보 차원서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 불필요하게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어제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 “미국의 입장과 우리 입장이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며 신중론을 편 것은 국익을 고려한 현명한 처사다. 이란이 미국 본토를 공격하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만큼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다양한 대응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우리로선 글로벌 교역 냉각으로 수출이 다시 감퇴하는 것을 막는 게 급선무다. 원유 수급 대책을 마련하고 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 실물경제의 영향,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 위기 단계별로 면밀하고도 실효적인 대책 마련과 신속한 실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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