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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남대 가을 국화축제 20일 개막

    청남대 가을 국화축제 20일 개막

    옛 대통령 전용별장인 청남대(충북 청주시 문의면)에서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2018 청남대 가을국화 축제가 펼쳐진다. 아름다운 단풍과 국화를 한번에 즐길수 있는 매력적인 행사다. 국화를 보러왔다가 단풍에 반할지도 모른다. 축제의 주제도 ‘단풍(丹楓)의 화려함 국향(菊香)의 설레임’으로 정했다.충북도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색깔옷을 입은 나무를 큰 무대로 삼아 자체 재배한 국화류 74종 1만1000여본을 선보인다. 국화분재 작품 및 국화조형 200여점, 야생화 150여점도 전시한다. 도내 작가들의 국화미술작품 60여점과 국화차 시음 이벤트도 마련한다. 청남대 김찬중 축제담당은 “다른 지역 국화축제보다 전시되는 국화는 적지만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는 단풍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며 “과거 대통령들의 삶을 살펴보며 역사공부를 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볼거리도 풍성하다. 특별전시로 대통령기록관에서 남북정상회담 사진 70여점이 전시된다. 축제 기간 동안 난타공연, 태권도시범, 7080밴드와 통기타 공연 등이 매일 펼쳐진다. 축제 개막일에는 37사단 군악대의 신명나는 공연과 도립교향악단 연주회가 마련된다.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는 청남대 본관 테니스장에서 한국와인생산협회가 주관하는 4회 한국와인페스티벌이 열린다. 와인전시, 시음, 구매 등으로 꾸며진다. 다음달 11일에는 대통령 캐리커쳐 그리기대회가 열린다. 입장료는 평소와 같이 성인 기준 5000원이다. 축제기간에는 휴관이 없다.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야간개장한다. 올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지 15주년이 된 청남대는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 지난해 국화축제는 20만2376명이 다녀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남북, 오늘 北 철도·도로 현지조사 집중 논의

    대표단에 철도·도로 담당 차관 포함 평양예술단 서울공연 일정·장소 협의 남북이 평양공동선언 후 첫 공식 고위급 회담의 대표단에 철도·도로 담당 차관을 포함했다. 북측 철도·도로 현지 공동조사와 관련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14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15일 열리는 고위급 회담 대표는 조명균(수석대표) 통일부 장관, 천해성 차관,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 5명”이라며 “북측은 리선권(단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나온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고위급 회담과 비교해 북측은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대신 도로 담당인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을 넣었다. 남북 모두 대표단에 철도·도로 담당 고위 당국자가 포함되면서 철도·도로 현지 공동조사와 관련한 협의가 예상된다. 남북은 지난 8월 말 남측 인원과 열차를 투입해 경의선 철도의 북측 구간에 대해 현지조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 통행 계획을 승인하지 않아 무산됐었다. 고위급 회담에선 평양예술단의 10월 중 서울 공연 일정 및 장소도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가을이 왔다’를 테마로 하는 해당 공연은 지난 4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측 공연 ‘봄이 온다’의 답방 격이다.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공연 실무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을 공연 성수기에 서울 내 대형 극장의 대관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북측이 공연했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내년 말까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고 예술의전당 및 세종문화회관의 대극장은 10월 중 공연 일정이 가득 찼다. 장충체육관이 오는 30일을 비워놓고 북측 공연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문공연장을 선호하는 북측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인천 아트센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경남 창원 성산아트홀 등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울 외 추가 공연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현 단장은 지난달 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단으로 방북한 재계 인사에게 적당한 공연장이 없어 고민이라며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및 화상 상봉·영상편지 허용,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단독]현송월 “서울에 공연장이”…공연 앞두고 고민 털어놔

    [단독]현송월 “서울에 공연장이”…공연 앞두고 고민 털어놔

    15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평양예술단의 10월 중 서울 공연 일정 및 장소가 확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가을이 왔다’를 테마로 하는 해당 공연은 지난 4월 평양에서 연 남측 공연 ‘봄이 온다’의 답방격이다. 하지만 가을 공연 성수기에 서울 내 대형 극장을 빌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내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의 서울 공연 문제가 협의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은 지난달 평양공동선언에 ‘남북은 문화 및 예술분야의 교류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으며, 우선적으로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공연 실무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봄이 온다’ 공연처럼 남북 합동 무대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서울의 유명 대형공연장은 대관이 힘든 상황이다. 올해 2월에 북측이 공연을 했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내년말까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고, 예술의 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의 대극장은 10월 중 대관이 마감된지 오래다. 다만, 장충체육관이 오는 30일을 비워놓고 북측 공연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대형 무대 장치를 소화할 정도로 넓지만 전문공연장을 선호하는 북측이 수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인천 아트센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경남 창원 성산아트 홀 등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경합 중이지만 이곳들은 서울 외 추가 공연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현 단장은 지난달 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단으로 방북한 재계 인사에게 적당한 공연장이 없어 고민이라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남북은 철도·도로 담당 차관을 포함하는 고위급회담 대표단 명단을 확정했다. 남측 대표는 조명균(수석대표) 통일부 장관, 천해성 차관,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이다. 북측은 리선권(단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나온다. 주요 의제는 북측 철도·도로 현지공동조사,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및 화상상봉·영상편지 허용,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2020년 하계올림픽 공동 진출,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등 평양공동선언의 이행방안 등으로 예상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우루과이에 골 내준 김영권의 실책, 상암 잔디 때문?

    우루과이에 골 내준 김영권의 실책, 상암 잔디 때문?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36년 만에 귀한 첫승을 따냈다. 대표팀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선제골과 정우영(알사드)의 결승 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축구팬들은 환호하면서도 우루과이에 한 골을 빼앗긴 것에 못내 아쉬워했다. 우루과이의 만회골은 후반 28분 나왔다. 오른쪽 골라인 부근으로 치고 나오는 루카스 토레이라(아스널)를 우리 수비수 김영권(광저우)이 쫓아가 막으려 했지만 김영권은 공 바로 앞에서 중심을 잃고 미끄러졌다. 토레이라는 흘러나온 공을 재빨리 마티아스 베시노(인터밀란)에게 연결했고 베시노가 골문을 가르며 1-1 동점을 만들었다.일부 네티즌은 김영권의 뼈아픈 실책을 탓했지만 일각에서는 김영권이 넘어진 이유가 엉망으로 관리된 상암 경기장의 형편 없는 잔디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김영권이 중심축으로 오른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발이 그대로 미끄러지면서 잔디가 뭉텅이로 떨어져 나갔다. 축구팬들은 그동안 상암 잔디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고 지적해왔다. 외부 행사를 많이 여는 데다 관리 주체가 대한축구협회나 홈구단인 FC서울이 아닌 서울시여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국가대표 선수조차 상암 경기장에서 뛰는 것을 꺼린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기성용(뉴캐슬)은 지난해 3월 중국 후난성 창샤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언론 인터뷰에서 “스타디움에 아직 안 가봤지만 잔디 상태는 좋다고 들었다. 어쨋든 서울월드컵경기장보다는 낫겠죠”라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 같은 해 8월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의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은 무른 잔디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런 비난에 대해 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 소속 서울월드컵경기장운영처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운영처는 지난해 8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상암 잔디는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잔디여서 여름을 제외하면 비판받지 않았다”며 “잔디 관리를 위해 전문인력 10명을 투입하고 잔디 온도를 낮추는 스프링쿨러와 송풍기를 24시간 가동한다”고 설명했다.운영처는 경기장 대관에 대해서는 “공공체육시설이라 시민에게 개방할 의무가 있으나 잔디 훼손 논란이 있어 연 3회 정도로 최대한 줄였다”고 해명했다. 이날 김영권이 넘어진 이유가 잔디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수비수로서 판단 실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경기를 중계한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저기서는 그냥 볼을 아웃시켜야 했는데…”라며 “잔디 위에 미끄러진 것도 있지만 판단이 좀 늦었다. 코너킥으로 아웃시켰어야 했다”고 김영권의 실수에 무게를 실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실점 후 자책하는 김영권을 향해 달려가 위로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모습을 연출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올가을 들어 가장 쌀쌀한 날씨를 보인 11일 강원 태백시 만항재 숲속에서 서리를 맞은 풀잎이 하얗게 반짝이고 있다. 이날 설악산에 이번 가을 첫 얼음이 관측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설악산이 영하 4.1도로 전국에서 최저기온을 기록했고 강원 평창 대관령 영하 1도, 충북 제천 0.4도, 강원 철원 0.5도 등을 기록했다. 12일 아침 최저기온은 0∼10도, 낮 최고기온은 16∼20도로 예보됐다. 대관령은 영하 3도, 철원은 0도까지 떨어지겠다. 태백 연합뉴스
  • 오늘(11일) 날씨 아침 기온 ‘뚝’…큰 일교차 주의

    오늘(11일) 날씨 아침 기온 ‘뚝’…큰 일교차 주의

    목요일인 11일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서울 6도 등 아침 최저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며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일부 해안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의 기온이 전날 아침보다 6~10도가량 낮고, 일부 강원 내륙과 산지는 영하로 떨어졌다. 오전 5시 현재 주요 지역의 기온은 서울 6.6도, 인천 9.7도, 강릉 8.8도, 대전 6.3도, 광주 9.9도, 제주 15.5도, 대구 10.8도, 부산 11.4도다. 설악산 -4.1도, 향로봉 -2.5도, 김화(철원) -1.8도, 대관령 -0.8도 등 일부 산간 지역은 영하권을 기록했다. 낮 최고기온은 14∼19도로 예보됐다. 당분간 평년보다 4∼7도가량 기온이 낮겠으나 낮 기온은 다소 오르면서 일교차가 크겠다. 중부 내륙과 남부 산지에는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도 있겠다. 대기 확산은 원활해 미세먼지 농도는 모든 권역에서 ‘좋음’ 수준을 나타나겠다. 서해안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내륙에도 약간 강하게 부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기가 차차 건조해질 것으로 보여 산불을 비롯해 각종 화재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 동해 중부 먼바다에 풍랑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물결이 높게 일고 있으나 이날 차차 낮아지며 풍랑특보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남해안과 서해안은 천문조로 바닷물 높이가 높은 기간인 만큼 저지대에서 침수 피해에 유의해야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먼바다에서 1∼4m, 서해와 남해 먼바다에서 각각 1∼2.5m와 0.5∼2.5m로 일겠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3년 전 쿠바 간 교황… 美·쿠바 국교복원 기여

    3년 전 쿠바 간 교황… 美·쿠바 국교복원 기여

    작년 콜롬비아 방문… 정부·반군 화해 1979년 폴란드 방문… 공산정권 붕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82) 교황을 평양에 초청한 사실이 9일 알려지면서 평화의 사도이자 중재자로서 교황의 국제정치적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태생이자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편에서 청빈한 삶의 전형을 보여 줘 종교와 이념을 막론하고 세계인의 존경을 받아 왔다. 주목할 만한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9월 반세기 이상 적대 관계였던 쿠바와 미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하기에 앞서 양국 간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외교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쿠바 양국이 국교 복원을 위해 물밑 접촉을 벌이던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당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직접 편지를 써 교착 상태에 빠졌던 양국 간 문제들을 해결하고, 양국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을 호소했다. 교황은 이어 미국과 쿠바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청했는데, 양국은 이곳에서 5명의 정치범 교환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그 뒤 미국과 쿠바의 관계는 급진전해 2015년 4월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이 양국 정상으로서는 50여년 만에 파나마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했다. 평화의 사도로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향력은 지난해 9월 반세기에 걸쳐 내전의 아픔을 간직한 콜롬비아를 방문해 화해를 촉구하는 연설을 했을 때에도 두드러졌다. 교황의 방문에 앞서 좌파 계열 콜롬비아 무장혁명군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는 교황에게 사죄하며 용서를 구했고, 콜롬비아 우익 민병대 출신으로 구성된 최대 마약조직 ‘걸프 클랜’은 정부군에 항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교황의 사회주의 독재국가 방문은 체제 변화를 수반하는 기폭제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이번 방북 논의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79년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고국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국민에게 존엄성을 위해 싸우라고 연설했다. 이 연설은 이듬해 폴란드 자유노조연대를 발족시키는 계기가 됐고 1989년 공산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문화로 거듭난 공간] 흉물이었지… ‘문화놀이터’로 8만 시민 사랑받기 전엔

    [문화로 거듭난 공간] 흉물이었지… ‘문화놀이터’로 8만 시민 사랑받기 전엔

    연초 제조창에서 쓰는 담뱃잎 보관 장소 2004년 공장 폐쇄 뒤 아파트 건설 추진 문체부·청주시 69억원 투입해 리모델링 공연연습·생활문화센터·갤러리 등 활용 이달부터 일대 문화복합시설 사업 진행“쓱~툭, 쓱~툭툭.” 대패 홈에서 나온 동글동글한 대팻밥이 바닥으로 연이어 떨어진다. 충북 청주 동부창고 6동에서 열린 ‘젓가락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초등학교 4학년 예원이와 2학년 영찬이가 연신 구슬땀을 흘린다. 나무 틀에 호두나무 막대를 넣고 젓가락이 될 때까지 열심히 밀어 본다. 처음 해 본 대패질이 어려웠을까. 지켜보던 아빠 김희종(43)씨가 결국 대패를 넘겨받는다. “아빠가 하는 걸 봐. 이렇게 하는 거야.” 힘찬 대패질에 대팻밥이 우수수 떨어지자 아이들이 감탄의 눈길을 보낸다.청주 율량동에 사는 김씨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행사가 많이 열려 동부창고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옛 창고 모습을 그대로 살려 운치가 있다. 천장이 특히 멋지다”고 위를 가리켰다. 천장은 직사각형 나무를 삼각형으로 맞대고, 철물 볼트로 지탱했다. 서양에서 목조주택의 지붕을 짤 때 사용하는 방식인 트러스 구조로 지었다. 큼직한 소나무가 맞닿은 천장은 묵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붉은 벽돌로 지은 창고 외벽은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진다. 벽이 삼각형 지붕과 맞닿으면서 독특한 오각형 모양을 만든다.충북 청주 청원구 덕벌로에 있는 연초 제조창을 지나 언덕을 조금만 더 올라가면 동부창고에 다다른다. 1960년부터 만든 7개 창고 시설로, 연면적이 7508㎡(약 2300평) 정도다. 주차장을 기준으로 오른편에 34·35·36동, 왼편에 6·8·37·38동이 있다. 이 창고들은 연초제조창에서 쓰는 담뱃잎을 보관하던 곳이다. 1946년 설립된 연초 제조창은 솔, 라일락, 장미 등 연간 100억 개비의 내수용 담배를 만들었다. 한때 3000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했는데, 월급날이면 공장 앞에 장터가 들어설 정도로 붐볐다. 그러나 1999년 공장을 통폐합하면서 기계 소리가 잦아들고, 2004년 완전히 문을 닫았다. 청주 원도심에서 인구가 급속히 빠져나가는 공동화 현상마저 이어지며 주변은 황량해졌다. 방치된 연초 제조창과 동부창고는 흉물로 남았다. 청주시 측은 KT&G 부지였던 이곳을 2004년 사들였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역 예술인들이 “문화적 보존 가치가 높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전기를 맞았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에 7개 동 가운데 34·35·36동이 선정됐다. 이들 3개 동은 리모델링을 거쳐 2015년 10월 새 모습을 선보였다. 문체부와 청주시가 절반씩 돈을 내 모두 69억원을 투입했다. 34동은 다목적홀, 갤러리실, 목공예실, 푸드랩실 등 6개 공간으로 나눠 대관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 다목적홀에서 충북학원연합회가 주최한 어린이 그림대회가 한창이었다. 100여명이 한꺼번에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규모지만, 하루 대여료는 18만원에 불과하다. 전동일(50) 청주미술협의회장은 “규모가 적당한 데다가 접근성이 좋고 주차 시설이 넓어 4년째 이곳에서 대회를 열고 있다”고 했다. 사회적기업인 디랜드협동조합 목공교실을 운영하는 성유경(55) 이사장은 “문화예술공간이 적은 청주에 적합한 곳이다. 청주 지역 문화예술에 활력을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35동은 공연예술연습공간으로 활용된다. 대·중·소 연습실 각 1곳이 있다. 특히 164평(약 540㎡) 규모 대연습실은 주요 공연 리허설장으로 쓰거나 결혼식장으로 활용된다. 36동은 생활문화센터다. 동아리 활동과 교육 공간으로 사용된다. 기자가 찾은 날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꿈다락문화학교 일환으로 ‘폐차 그뤠잇´ 막바지 수업이 한창이었다. 폐자원을 조형물로 만드는 수업으로, 중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수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신수정(45) 공작플러스 대표는 “사용료가 저렴하고 부대시설이 훌륭해 자주 찾는다”고 설명했다. 36동 입구 오른쪽에는 청주 독립서점 4곳을 지정해 책을 전시하는 ‘책 골목길’을 조성했다. 좀더 들어가면 삼각형 모양의 트러스 구조에 유리문을 낸 ‘빛내림홀’이 자리한다. 빛바랜 창고 풍경 속에 빛이 바닥까지 내려앉은 모습이 인상적이다.동부창고 6·8동은 지난해 문체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대상지로 추가 선정돼 내년부터 정식으로 시민들을 맞는다. 예술가와 함께하는 이벤트 장소, 또는 각종 장터가 열리는 곳으로 조성한다. 앞서 ‘2017 스타일마켓’, ‘2018 스프링마켓’, ‘2018 베스트셀러마켓’ 등의 이벤트가 진행됐다.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 장소로 쓰였던 8동은 시민 커뮤니티 카페, 아트숍 등으로 꾸며진다. 37동은 영화 군함도, 프리즌, 덕혜옹주 등의 촬영장소로 이용됐다. 앞으로도 영화 촬영지나 초·중·고교 학생을 위한 방과후학교 공간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38동은 동부창고와 연초 제조창의 역사를 보여 주는 곳으로 만든다. 아파트가 들어설 뻔했던 동부창고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 이제 매년 8만명의 시민을 맞는다. 20년 가까이 거주한 김남기(67)씨는 “아파트를 지었어도 공동화 현상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겠느냐”며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드니 주변 분위기도 좋아지고 사람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했다. 동부창고 주변은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문체부와 국토교통부가 이번 달부터 2019년 1월까지 연초 제조창 일대에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 사업에 무려 297억원이 투자된다. 연초 제조창은 시민예술촌, 국립현대미술관, 업무·숙박 단지 등 대단위 문화 복합시설로 거듭난다. 흉물이었던 동부창고가 연초 제조창과 함께 다시 시민들을 부른다. 청주 글 사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화로 거듭난 공간] “쓰임새가 모두 다른 7개동… 점유 아닌 공유 공간으로 운영”

    [문화로 거듭난 공간] “쓰임새가 모두 다른 7개동… 점유 아닌 공유 공간으로 운영”

    동부창고 7개 동은 쓰임새가 모두 다르다. 그러나 ‘시민을 향한다’는 지향점만은 같다. 운영을 총괄 담당하는 박종명(31)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 지역문화재생팀 연구원에게 동부창고 운영 원칙을 물었다.→1960년대 창고 분위기를 잘 살렸다. -공간이 지닌 매력을 잘 보존하면서 여러 문화예술 행사를 할 수 있게 했다. 될 수 있으면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자 천장의 금강송 목조 트러스 구조를 최대한 살렸다. 건물 외벽은 원래 적벽돌이었는데, 안전 문제 때문에 표면을 재시공했다. 시민들은 동부창고의 역사와 변화 과정을 잘 모를 수 있다. 이를 알려주고자 지난해 개장 당시 예술가들이 동부창고를 보고 감정을 표현한 전시회와 동부창고 역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등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운영 원칙이 있다면. -동부창고는 점유가 아닌, 공유 개념으로 운영한다는 게 제1원칙이다. 특정 예술인이나 단체가 점유하는 곳이 아니란 뜻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동마다 성격을 조금 달리했다. 34동은 커뮤니티 플랫폼, 35동은 공연예술연습공간, 36동은 생활문화센터로 운영한다. →운영상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각 동마다 다른 용도로 쓰는데, 전체적으로는 균형 있는 공간을 만들려 노력한다. 공유 개념을 내세우지만, 전문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런 접점을 어떻게 잇느냐를 고민한다. 월 1회 유명 밴드의 콘서트를 비롯해 클래식·아카펠라 공연, 여러 행사를 기획한다. 평일은 시민들이 사용하고, 주말에는 시민들이 즐기는 콘셉트로 보면 된다.→대관료가 저렴해 수입이 적겠다. -6·34동 대관율이 70% 수준, 35동이 80% 수준이다. 월 160만~400만원 정도 수입을 낸다. 갤러리와 장기 대관 등을 합하면 1년에 7000만원 정도다. 이런 규모 시설에서 이 정도 수익이면 사실상 운영에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러나 수익을 바랐다면 동부창고에 원래대로 아파트를 짓는 게 나았을 거다. 동부창고가 가진 역사적인 가치, 청주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생각해 보라. 지난해 동부창고를 찾은 시민이 8만명 수준임을 고려하면, 그 이익은 따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동부창고는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나. -6·8동은 올 하반기 공사를 거쳐 내년 6월 정식 오픈한다. 창고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리모델링한다. 6동은 이벤트, 8동은 지역 커뮤니티 카페나 아트숍으로 활용한다. 38동은 지난 역사를 담은 박물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다만 보존 과정에서 기계가 없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초 제조기계 등은 KT&G가 공장 통폐합 때 가져갔다. 현재로선 담뱃잎 나르던 수레나 기록, 소품들만 남았다. 남은 자료를 최대한 모아 구성해야 한다. 동부창고뿐 아니라 전국 폐산업시설이 개발에 밀리면서 옛 역사를 잃어버린 점이 아쉽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폼페이오 방북, 종전선언 ‘빅딜담판’ 디딤돌 돼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오는 7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다고 미국 국무부가 현지시간 2일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을 거쳐 평양을 당일치기로 방문한 뒤 1박2일간 서울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방북 성과를 공유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확정됨에 따라 7월 이후 교착 상태를 보여 온 북·미 간 비핵화·체제보장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이란 경직된 태도를 보여 온 미국은 뉴욕 한·미 정상회담, 김 위원장 친서 전달 이후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유연성을 갖게 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예상보다 빠르게 방북하게 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은 11월 미 중간선거 전 이뤄질 공산이 커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무게를 가지게 된 만큼 북·미가 추가로 내놓을 맞교환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미국은 북한에 핵 신고 리스트를 요구했으나 한·미 군사훈련 중단 외에 이렇다 할 체제보장 조치를 보이지 않는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며 북한은 ‘강도 같은 요구’라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발표 하루 만에 8월의 폼페이오 방북을 돌연 중단시켰다. 교착 돌파 국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북한의 반응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그제 논평에서 “종전은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 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아니다”라면서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종전선언 요구를 보류하는 게 아니라 종전선언만으로는 대담한 비핵화 조치로 나아갈 수 없으며 미국의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읽는 게 맞을 것이다. 북한이 핵 개발의 심장부라고 표현하는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위한 ‘상응 조치’, 즉 종전선언 외의 ‘플러스알파’를 얻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초 우리 특사단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을 비핵화 시한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시간표와 초기적이지만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 영변 핵시설 폐쇄까지 언급한 만큼 북한이 성의 있는 미국의 태도라고 받아들이고 신뢰할 수 있는 상응 조치를 폼페이오 장관이 가방에 넣고 갈 수 있는지가 회담 성공의 관건이다. 제재 완화와 연락사무소 설치, 인도적 지원, 예술단 교류 같은 적대관계 해소의 상징적 행동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북한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내 강경파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조치를 폼페이오 장관의 가방에 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체계 만든다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체계 만든다

    法 미비 방치 전기차 폐배터리 등 포함 이달 중순 긴급수거 처리 시스템 구축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적용 품목 확대관련 법의 미비로 방치되던 태양광 폐패널과 전기차 폐배터리 등을 재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다. 또 내비게이션과 러닝머신, 식품건조기, 족욕기, 제습기, 헤어드라이어, 감시카메라 등 23개 품목에 대해서는 제품 생산업체들이 자진 회수해 의무적으로 재활용해야 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적용한다. 환경부는 4일부터 이런 내용의 ‘폐기물 관리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3일 밝혔다. 그동안 태양광 폐패널과 전기차 폐배터리가 발생해도 뚜렷한 처리 기준 없이 방치돼 왔다. 앞으로는 관련 폐기물들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 전기차 폐배터리를 폐기물 관리법상 지정폐기물로 정해 관리감독 체계를 확실히 한다. 현재 환경공단이 보관하고 있는 폐기물들은 이달 중순부터 임시로 긴급수거 보관 시스템을 구축해 처리한다. 내년부터 미래 폐자원 거점수거센터를 구축해 민간 재활용센터가 활성화되기 전까지 관련 폐기물을 전담할 계획이다. 전기차 폐배터리와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업체를 육성하는 ‘미래 폐기물 재활용 체계 구축방안’도 추진한다. 환경부는 관련 분야 기술에 투자할 의사가 있는 2곳의 재활용업체를 대상으로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는 EPR과 관련해 2020년부터 23개 품목에 재활용 의무량을 부과할 계획이지만, 태양광 패널은 재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기간을 고려해 2021년 이후로 부과를 유예할 방침이다. 아울러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EPR 대상 품목을 모든 전자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휴양림이야 콘도야…숲속 숙박시설로 변질된 국립자연휴양림

    휴양림이야 콘도야…숲속 숙박시설로 변질된 국립자연휴양림

    정체성 잃은 자연 속 힐링…에어컨·와이파이 등 시설 투자에 허덕 산림복지는 저렴한 비용으로 동일하고 균형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보편적 복지’로 평가된다. 공공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고, 후손에 물려줄 자산인 숲의 혜택을 공유하면서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연휴양림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림복지 프로그램이자 성공한 산림정책 모델이다. 1989년 유명산과 대관령에 국립자연휴양림이 처음으로 조성된 지 30년이 됐다. 이용객이 늘고 있지만 적자가 심각하다. 민간 콘도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지만 숙박 요금은 절반 수준이다. 최근엔 산림청이 조성·운영하는 휴양림 숙박시설에 에어컨을 비롯해 스마트폰 충전기, 와이파이, 해먹까지 설치해 달라고 요구할 정도다. 기관 평가와 고객 만족도 등을 고려하면 무시하기도 어렵다. 일각에선 ‘가성비’ 좋은 국립휴양림 서비스가 공·사립휴양림의 경영 악화와 휴양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립자연휴양림이 공공서비스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시설 투자를 줄이고 지역 명소와 연계하는 ‘에코 투어’로 전환될 필요성이 제기된다.●연간 300만명 이용, 매년 40억원 이상 적자 정부가 운영하는 국립휴양림은 제주도에 위탁하고 있는 2곳을 포함해 43곳이다. 휴양림 이용객은 2005년 100만명을 돌파한 뒤 10년 만인 2015년 3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이용객은 340여만명으로 해마다 증가세다. 수요 증가와 경영 수지는 반비례해 이용객이 늘수록 적자가 커지고 있다. 그나마 2015년 56억원에 달했던 적자가 2016년 42억원, 지난해 41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산림청은 적자의 원인으로 원가의 84%(숙박시설은 77%)인 낮은 요금 체계를 들고 있다. 숙박요금은 휴양림 수입의 85%를 차지하는데 4인 기준 객실 이용료가 공립의 84%, 사립의 56%, 펜션 가격의 44%에 불과하다. 숙박을 하지 않는 방문객에게 받는 입장료(1000원)와 주차료(하루 1500~5000원), 프로그램 이용료는 미미하다. 휴양림 조성 확대로 이용 가능한 객실 총량이 28만 7893실로 늘어나면서 2000년대 초반 70%를 상회했던 객실 가동률이 지난해 68%로 떨어졌다. 직영 휴양림 41곳 중 흑자를 낸 휴양림은 수도권에 위치한 유명산과 남해편백 등 4곳에 그친다. 강원 삼척 검봉산과 전북 순창 회문산은 객실 가동률이 45~47%로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더욱이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지속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2015년 실시된 안전진단 결과 10년 이상 된 시설물 477곳에 대한 시설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신원섭 전 산림청장은 “(정부의) 휴양림 운영을 진퇴양난”이라고 우려했다.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이지만 국가가 운영하기에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요금 체계의 유연성을 뒷받침하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공적 영역으로 전환을 검토할 시기”라고 말했다. 산림청 관계자도 “시설과 이용객 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서 과도기적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현 체계를 유지할지, 아니면 에코 투어로 전환할지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국립자연휴양림의 ‘정체성’ 혼란 국립자연휴양림의 수익성 악화는 ‘정체성’ 혼란과 직결된다. 숲이라는 공간을 제공하고 화장실을 비롯해 편의시설을 최소화한 해외 휴양림과 달리 우리나라는 숲속의 집을 비롯해 휴양관, 콘도형 연립동까지 인위적인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그렇다 보니 TV는 기본이고 와이파이, 에어컨 설치 등 편의를 위한 투자가 불가피하다. 산림휴양은 말뿐이지 사실상 숲속에 있는 숙박시설로 변질됐다. 방에 머물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고, 주변 관광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되면서 휴양림에서 진행하는 치유나 숲 해설 프로그램은 참가자가 적어 유명무실해졌다. 더욱이 전문 숙박시설도 아니다 보니 냉난방이나 청소 등 위생과 관련한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현장의 목소리도 심각하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관계자는 “취지에 맞진 않지만 내년 상반기 이전에 에어컨 설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이용객들이 비용 부담은 꺼리면서 눈높이는 민간 시설에 맞춰져 있다 보니 편의시설에 대한 민원이 끝이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휴양림 활성화를 위해 하드웨어가 아닌 ‘컨텐츠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레포츠와 치유, 트레킹 등 휴양림별로 특화된 프로그램의 개발을 제시한다. ‘에코투어리즘’으로 상업시설과 차별화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네티즌은 “휴양림은 자연을 느끼고 힐링을 할 수 있는 쉼터 같은 공간”이라면서 “공동취사구역이나 화장실, 샤워실 등의 개선은 이해가 되지만 콘도나 호텔과 같은 시설로 바뀌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 국립휴양림의 운영 정상화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서비스라는 점에서 요금 인상이 어려운 데다 시설 운영·유지·관리 등을 위한 인력 운영은 불가피하다. 자연휴양림관리소 직원은 공무원(103명)과 청원산림보호직·무기계약·기간제를 포함하면 300여명이 넘는다. 관리소 경상경비의 42.5%를 인건비가 차지한다. 현재 경영 개선 대책으로 숙박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주중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등급제를 통한 요금 할인과 학교·기업·단체 등을 대상으로 행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내년 12월 오픈 예정인 산림휴양통합플랫폼(가칭)에 대한 기대가 높다. 국·공·사립휴양림의 일괄 예약이 가능해 활성화의 기반이 될 수 있고, 주변의 명소와 맛집까지 검색 기능을 더해 이용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창헌 전북대 산림환경과학과 교수는 “휴양림 인프라는 유지하되 침구류 등 제공 서비스를 축소해 비용과 위생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공·사립휴양림으로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제안했다.●휴양림 위탁 운영 가능할까 적자 문제가 대두되면서 국립휴양림을 위탁 운영하는 방안도 나온다. 위탁 운영 근거는 비효율성이다. 산림청 내에서조차 “공무원이 할 일이 아니다”, “산림현장에 인력을 보강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학계 관계자는 “국가가 운영함으로써 가격 대비 고퀄리티 서비스가 가능하다”면서도 “공무원 마인드는 ‘수익성=시설 투자’라는 인식이 강하고, 조직 안정을 우선하기에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창헌 교수는 “산림치유와 교육기관의 여건을 갖춘 일부 휴양림을 위탁 운영해 전문 휴양림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서비스질 하락과 훼손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운영 경험을 갖춘 전문기관이 없는 데다 유지보수 부담이 커 자칫 심각한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돈이 안 되면’ 투자 축소로 이어져 서비스질 하락도 불가피하다. 앞서 산림조합중앙회와 지방 공공기관이 국립휴양림을 위탁 운영했지만 적자 누적 등으로 포기한 경험이 있다. 공·사립휴양림 매입 요청이 잇따르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상열 경북대 산림과학·조경학부 교수는 “휴양림은 숲의 혜택을 국민에게 되돌려 준다는 취지로 조성했기에 위탁 운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위탁 운영 땐 경제성을 따질 수밖에 없기에 국민 입장에서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철마한우불고기축제, 5일 개최..한우체험행사 등 볼거리 풍성

    철마한우불고기축제, 5일 개최..한우체험행사 등 볼거리 풍성

    청정농축산물과 함께 한우를 즐길 수 있는 ‘철마한우불고기축제’가 오는 5일부터 9일까지 부산 기장군 철마면 장천면 들녘 일원에서 다채롭게 열린다. 올해 12회째를 맞는 ‘철마한우불고기축제’에서는 질좋은 ‘한우불고기’와 함께 이곳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을 할인된 가격으로 만날수 있다. 행사기간동안 대형 한우육회비빔밥 만들기 행사가 하루에 한 차례 열리고, 6일부터는 메뚜기잡기체험과 도전 로데오 게임이 진행된다. 또 떡메치기(7~9일),여자 지게 지기 대회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펴 참가자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한다. 또 DJ콜라보, 색소폰 공연, 마이크를 잡아라, 평양예술단 공연, 프린지 공연 등 문화행사도 함께 열려 더욱 풍성한 축제가 될 전망이다.인기가수들의 축하공연무대도 준비돼 있다. 축제 첫날인 5일에는 KNN 방송 특집가요 쇼가 6일 OBS 스타가요쇼, 7일 한우사랑 콘서트 등이 열린다. 태진아,송대관, 윤수일, 현숙, 코요테 신지, 한혜진, ‘이용 등 인기가수들이 화려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이밖에 매일 추첨을 통해 LED TV, 김치냉장고 등 각종 전자제품과 함께 자전거와 기장특산물 등 푸짐한 경품을 준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안양시, 옛 시장관사 야외정원에 ‘작은 결혼식장’ 운영

    안양시, 옛 시장관사 야외정원에 ‘작은 결혼식장’ 운영

    경기도 안양시가 고비용 혼례문화를 개선하고 건전한 결혼문화 조성에 나선다. 시는 예절교육관 야외정원을 작은 결혼식장으로 꾸며 시민에게 대관한다고 2일 밝혔다. 동안구 평촌대로에 위치한 시 예절교육관은 우리 고유의 전통과 미풍양속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시장관사를 고쳐 2000년 시민에게 개방했다. 대지면적 2221㎡, 한옥 형태의 본관과 관리동 339㎡ 규모로 정원은 잔디로 꾸며져 있고 주위는 벚나무가 우거져 있는 곳이다. 예절교육관 ‘작은 결혼식’은 예비부부가 스스로 결혼식을 설계하고 진행해 개성 있고 특별한 결혼식으로 꾸밀 수 있다. 시는 예절교육관 야외 정원을 무료로 빌려주고 음향장비와 결혼 소품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김재광(34), 임수현(31)씨 부부가 100여명의 하객이 함께한 가운데 첫 번째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예비부부 또는 양가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시에 주소를 두고 있으면 된다. 매주 토요일 1회 3시간에 한해 100명 이내의 하객을 모시고 결혼식을 할 수 있다. 한편 한국소비자보호원이 결혼식을 치른 결혼당사자 또는 혼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택 마련 비용을 빼고 결혼비용으로만 1인당 평균 5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혼자의 79.6%가 작은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했지만 실제로 기혼자 중 작은 결혼식을 한 비율은 5.4%에 그쳤다. 이는 젊은 세대 인식의 변화를 사회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예비 신랑·신부가 작은 결혼식을 하려고 해도 부모의 반대 등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는 지적이다. 문소운 가족여성과장은 “예절교육관은 작지만 의미 있는 결혼식을 원하는 부부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될 것”이라며 “ 좀 더 특별한 결혼식을 원하는 시민이 이용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필수 증인 vs 망신주기… 10월 국감철 기업인 줄 세우기 논란

    총수 소환 비판에 실무급으로 조절도 ‘증인 실명제’로 무분별 소환 줄었지만 경제·산업계 “시간만 낭비” 불만 여전 해마다 10월 국정감사 철이 되면 ‘기업인 국감 증인’을 놓고 정치권과 경제·산업계에선 갑론을박이 뜨겁다. 올해 국감도 마찬가지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알 만한 기업의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정당한 문제 제기를 위한 필수 작업이라는 정치권 주장과 기업인 줄 세워 망신주기라는 경제·산업계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 증인 채택 등을 논의했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과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관련 민간기업의 기부 실적이 저조하다며 재계 1~5위 대표이사급을 부를 것을 요청했다. 총수급은 줄 세우기 비판이 부담된 듯 삼성전자와 SK, LG는 사장, 현대차와 롯데는 전무를 부르기로 잠정 합의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이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을 게임업계 문제 등을 지적하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했다. 기업인을 대거 부르는 대표적인 상임위인 정무위는 지난달 28일 42명의 국감 증인을 채택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금리 대출 확대 등을 지적하고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은행장을, 케이뱅크 인가 과정의 특혜 의혹 등을 질의하기 위해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을 각각 증인으로 신청했다. 또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김영대 나이스신용평가 대표,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갑질 문제 지적을 위해 박현종 BHC 회장을 증인으로 요구했다. 당초 정무위에서는 채용 비리 사건 등으로 시중은행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단 한 명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실무진을 불러 질의하자고 합의하면서 대거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노동위도 지난달 20일 증인명단을 확정했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삼성전자 기흥공장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최태원 SK 회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배제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과방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는 2일 국감 증인 채택 문제 등을 논의한다. 경제·산업계 대관 담당자는 국감철이 다가오면 각자의 총수가 증인으로 신청되는지 정보를 얻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5분도 채 안 되는 질의를 준비하느라 10월은 기업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망신주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올해부터는 총수 대신 실무급으로 낮춰 부르는 경향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 지적으로 국회는 지난해 국감부터 증인 채택 시 증인 신청자와 이유 등을 기재한 증인신청서를 소관 상임위에 서면으로 제출하고 국감 결과 보고서에 신문 결과를 명시하도록 하는 ‘증인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국감 증인 채택 과정에서 보듯 무분별한 대기업 총수 부르기는 자제됐지만 또 다른 문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회 보좌진은 “기업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해도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실제 출석하는 일이 드물다”며 “총수를 부르는 이유는 해당 문제를 좀더 잘 챙기라는 의미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경제 블로그] 가도, 안 가도 불편… ‘병풍’이 된 대기업 경제사절단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방북 일정을 소화한 경제인들은 남북 정상 못지않게 가는 곳마다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렇듯 대통령의 해외 일정 등에 동행하는 대기업 경제사절단에 쏟아지는 관심은 남다릅니다. 하지만 기업 내부에선 “속 모르는 소리”라는 불만이 나옵니다. 점점 재벌 총수들의 ‘출석률’도 떨어진다는데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27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사절단 관련 기업들의 불평이 여기저기서 제기되자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총대’를 메고 대기업 대관업무 담당자들을 불러 회의를 했습니다.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기업 대관 담당자들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력 국가는 현지 관계자를 만난다거나 사업체를 방문하는 등 그나마 사업적으로 도움 되는 측면이라도 있지만 일부 개발도상국은 사업적 연결점도 없는 데다 특히 ‘VIP’(대통령) 면담 기회조차 없어 기업 총수 입장에서 솔직히 실익이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나마 과거에는 대통령과 식사를 하거나 티타임 기회가 있었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기업인들이 VIP와 경제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소통할 기회가 전혀 없다는 뜻입니다. 한 기업 대관업무 담당자는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경제사절단 구성 땐 총수들이 서로 안 가려고 하는 분위기였다”면서 “몇 달 일정이 빡빡하게 차 있는 기업 총수를 2주 전에서야 급박하게 일정을 전달하고, 꼭 와야 하는 자리인지 중요성에 대한 언급조차 없어 기업 입장에서 눈치만 보고 결정하기도 참 어렵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기업 대관업무 담당자들은 일정을 미리 공지해 주고 소규모로 사절단을 꾸려 내실을 기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대한상의 측은 “정상회담이라는 특성상 양국 합의 때문에 미리 날짜를 알려 주기가 힘든 경우도 많고, 사절단 규모도 어느 기업은 넣고 어느 기업은 배제하고 할 권한이 없어 소규모 구성도 어렵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기업 입장에서는 총수가 가도 불편하고 안 가도 불편한 상황이 됐다고 하네요. 결국 당시 회의는 결론 없이 흐지부지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한 기업 대관업무 담당자는 “(대기업 오너가) 사절단으로 따라가도 대접을 못 받고, 안 가면 괜히 눈 밖에 날까 난감한 상황이라 다들 ‘조용히 병풍처럼 영혼 없이 갔다 오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文 “평화 동분서주” “전쟁종식 절실”… 500일의 반전

    文 “평화 동분서주” “전쟁종식 절실”… 500일의 반전

    지난해 5월 “여건 되면 평양도 가겠다” 올 신년사 “한반도 평화 새로운 원년”5월 “남북은 친구처럼 이렇게 만나야”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한반도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내용이 포함된 기조연설을 한 것을 계기로 문 대통령 취임 후 급변한 한반도의 ‘반전 드라마’가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문 대통령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적 행동을 해 온 북한의 자발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호소했다.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겠다”며 워싱턴, 베이징, 도쿄행을 언급했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도 가겠다고 말했다. 이 약속은 지난 18~20일 열린 평양 남북 정상회담으로 완성됐다. 지난해 7월 신베를린 선언으로 알려진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는 “먼저 쉬운 일부터 시작해 나갈 것을 북한에 제안한다”며 꽉 닫힌 북한을 노크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9월에도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이제라도 역사의 바른 편에 서는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조는 11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이어졌다. 올 들어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문을 열었다. 신년사에서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 로드맵이 시작됐음을 세계에 알렸다.4월 1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우리는 주도적으로 우리 민족의 운명을 결정해 나가되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5월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만남으로 북·미 간 교착국면이 뚫리면서 6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사의 화두는 ‘평화가 경제’였다. 정치적 통일은 멀지만 경제공동체를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하는 데 합의했다. 이렇게 그간 북한의 변화를 이끌었다면 이번 유엔총회에서는 국제사회의 화답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다.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런 진전에도 문 대통령은 아직 시작이라고 했다. 연말까지 3개월간은 결정의 순간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한과의 실무협상 개최를 제안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도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연내에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때 종전선언을 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전문]文대통령 “국제사회 북에 화답 차례”···北대표단도 박수

    [전문]文대통령 “국제사회 북에 화답 차례”···北대표단도 박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 참석,국제사회를 향해 한반도 평화 정착 여정에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6번째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통상 정상들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주어진 시간인 15분을 초과해 이루어지는 만큼 문 대통령의 연설도 미뤄질 것으로 보였으나 이날만큼은 앞선 정상들의 연설이 생각보다 짧아져 예상했던 시각보다 20분 정도 앞선 오후 1시 40분쯤 연단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과 자신감 있는 말투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당위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줘야 하고,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총회장 내 한국 대표단 자리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나란히 앉아 문 대통령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북한 대표단도 연설 내용을 경청했다. 북한 대표단 자리에는 2명의 인사가 앉아 있었으나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 대표단 역시 시종 문 대통령의 연설에 집중하는 태도였다. 15분간 이어진 연설이 끝나자 각국 대표단은 박수로 화답했다. 북한 대표단 역시 조용하게 손뼉을 쳐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규탄했고 당시 이를 듣고 있던 북한 대표단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평화’로 총 34번 등장했다. 지난해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평화’는 32번이나 언급돼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였다.‘북한’(19번),‘비핵화’(9번) 같은 단어도 비교적 자주 등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도 8번 언급됐다. 다음은 기조연설 전문. 의장, 사무총장, 각국 대표 여러분, 코피 아난 제7대 유엔 사무총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세계는 평화의 길에 새겨진 그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마리아 에스피노자 총회 의장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제73차 총회를 통해 유엔의 손길이 지구촌 곳곳에 닿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훌륭한 지도력으로 인류에 공헌하는 유엔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절실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일 년 한반도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에 내려왔습니다.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다짐했습니다. 북미 회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적대관계 청산,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할 것을 합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했고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며 신뢰를 구축했습니다. 한반도와 북미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지난주 나는 평양에서 세 번째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 것을 다시 한 번 합의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또한 비핵화의 조속한 진전을 위해 우선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국제적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습니다. 나아가서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정신에 따라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입니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합니다.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합니다.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입니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입니다. 특히 유엔은 북한에 평화로 나아갈 용기를 주었습니다. 유엔의 역할에 감사를 표합니다. 그러나 시작입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유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부탁합니다. 한국은 유엔이 채택한 결의들을 지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할 것입니다. 의장, 지난 겨울, 강원도 평창에서 한반도 평화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2017년 11월 유엔총회가 채택한 ‘올림픽 휴전 결의’가 소중한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한반도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해 주었습니다. 세계는 평화의 새 역사를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IOC 바흐 위원장의 지도력과 공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끝난 한 달여 후,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판문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유엔은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고 적극 지지해 주었습니다. 두 번째 남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번 평양 회담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진 만남에 든든한 힘이 되었습니다. 나는 지난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북한이 스스로 평화를 선택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은 물론 지구촌 구성원 모두의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바람과 요구에 화답했습니다. 올해 첫날,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돌렸습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대표단 파견은 평화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북한은 4월 20일, 핵 개발 노선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는 9월 9일에는 핵 능력을 과시하는 대신 평화와 번영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다시 세계 앞에 섰습니다.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유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유엔사무국은 국제회의에 북한 관료를 초청하는 등 대화와 포용의 노력을 지속해왔습니다. 유엔은 ‘누구도 뒤에 남겨놓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유엔의 꿈이 한반도에서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나는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한국은 북한을 그 길로 이끌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유엔이 경험과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의장,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정은 동북아 평화와 협력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동북아는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살고 세계 경제의 4분의 1을 떠받치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갈등으로 인해 더 큰 협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부터 동북아의 갈등을 풀어나가겠습니다. 나는 지난 8월 15일,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했습니다. 오늘의 유럽연합을 만든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살아 있는 선례입니다.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향후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 더 나아가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끊어진 철도와 도로 연결에 착수했습니다. 앞으로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역내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동북아에서 유엔의 정신인 다자주의를 실현하고 공영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길에 국제사회가 지지와 협력을 보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의장, 대한민국은 유엔과 함께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 왔습니다. 유엔과 대한민국은 가치와 철학을 함께합니다. 지난 9월 대한민국 정부는 ‘사람 중심’의 국정철학을 토대로 ‘포용국가’를 선언했습니다. 우리 국민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단 한 명의 국민도 차별받지 않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포용성’은 국제개발협력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는 국제환경을 만들기 위해 개발협력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인권침해와 차별로 고통받는 세계인들, 특히 아동, 청소년, 여성,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난민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5배 확대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매년 5만t의 쌀을 극심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나는 인도적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화, 개발, 인권을 아우르는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모두에게 의미 있는 유엔’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힘을 보탤 것입니다.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입니다. 인권을 위해 부당한 권력에 맞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의 첫 조항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나는 특히 ‘실질적 성 평등 실현’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에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여성, 평화, 안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분쟁 지역의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함께할 것입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도전이자 과제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 높일 것입니다.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고,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겠습니다. 의장, 사무총장, 각국 대표 여러분, 남북한에 유엔은 국제기구를 넘어선 의미가 있습니다. 1991년 9월 17일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안이 159개 전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날은 ‘세계 평화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남북의 수석대표들은 각각 연설을 통해 “비록 남북한이 별개의 회원국으로 시작하였지만 언젠가는 화해와 협력, 평화를 통해 하나가 될 것”이라 다짐했습니다. 27년이 흐른 지금, 남과 북은 그날의 다짐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분단의 장벽을 넘었으며,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하면 얼마든지 평화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증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는 평화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가족, 이웃, 그리운 고향이 평화입니다.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일이 평화입니다. 모두 함께 이룬 평화가 모든 이를 위한 평화입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길,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여정에 여러분 모두, 언제나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5일 연휴 끝… 다음 명절, 기다려지나요

    5일 연휴 끝… 다음 명절, 기다려지나요

    “민족대이동은 사회적 비용 낭비 키워” “가족 갈등 원인” 靑게시판 등 폐지 성토 “불편 핑계로 가족·친척 관계 단절 우려” “미풍양속은 지켜야 한다” 의견도 많아추석과 설 연휴 때마다 “행복하고 넉넉한 명절 보내세요”라는 덕담이 오간다. 그렇다면 정말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명절을 보내는 국민은 몇이나 될까. 명절 귀성이 그저 의무감에서 이뤄진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명절폐지론’이 들썩이고 있다. 물론 이에 맞서 민족 고유의 전통이기 때문에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존치론’도 만만찮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에는 ‘추석 및 설날을 폐지하고 대체 휴일로 전환해주세요’ 등 명절을 없애 달라는 요구가 잇따랐다. “명절만 되면 각종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며 명절을 괴로운 날로 인식하는 누리꾼도 많았다. 명절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오늘날 명절 때마다 ‘민족 대이동’을 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직장인 민모(27)씨는 “일 년 열두 달 중 왜 설과 추석에만 가족 간의 유대관계를 신경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가족만의 기념일을 정해 모이거나 수시로 효도하는 것이 진정한 가족의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명절이 가족 갈등의 ‘복마전’이 된다는 점도 폐지론에 힘을 싣는다. 자영업자 김모(31)씨는 “명절 때마다 구시대적인 가부장적 역할을 요구하면서 성차별 문제가 벌어지고, 취업·결혼 등과 관련해 불필요한 잔소리가 오가고, 쌓였던 고부간의 갈등이 터져 나온다”면서 “명절이 사라지면 명절 직후 급상승하는 이혼율이 크게 낮아져 가정이 더욱 행복해질 것 같다”고 했다. 매년 명절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해외여행객 수도 명절 무용론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다. 이번 추석에 일본 여행을 다녀온 회사원 안모(40)씨는 “제례·상례 문화가 간소화되면서 명절도 생명력이 다한 것 같다”면서 “명절 연휴 대신 1년에 2회씩 2~3일간의 유급 연차를 주면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미풍양속인 명절만큼은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들은 명절이 없어지면 가족 간의 왕래가 완전히 차단될 것을 우려한다. 주부 김모(48)씨는 “명절이라는 계기가 있으니 1년에 두 번씩 시간을 내 고향을 찾아 가족과 친척 간에 안부도 물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7)씨도 “갈등이 무서워 서로 피하다 보면 문제를 해결할 기회조차 잃게 될 것”이라며 명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고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명절에 남아 있는 가부장적인 요소가 부각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면서 “명절을 없앤다고 갈등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사회 전체가 갈등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여기는 중국] 42m 높이 놀이기구에 매달린 아이…아찔한 순간

    [여기는 중국] 42m 높이 놀이기구에 매달린 아이…아찔한 순간

    중국에서 5살 아이가 홀로 대관람차(대회전 관람차)를 타다 고공에서 매달리는 사고를 당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추석인 중추절 명절을 맞아 저장성(省)의 한 테마파크를 찾은 5세 샤오량은 홀로 대관람차를 탔다가 42m 높이에서 아슬아슬하게 매달리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아이는 대관람차가 가장 높은 지점에 가까워질 무렵, 대관람차의 입구가 아닌 창문을 통해 몸을 내밀었다가 위험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의 몸은 좁은 창문 밖으로 떨어졌고, 머리가 얇은 바에 끼인 채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상태였다. 테마파크에는 명절을 맞아 수많은 관람객이 운집해 있었고, 이를 발견한 사람들은 놀라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사태를 파악한 테마파크 직원들이 천천히 기구를 돌려 아이가 탄 대관람차 칸이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게 했고, 아이는 무사히 구조됐다. 아이는 발이 땅에 닿자마자 놀란 마음에 울음을 터뜨렸다. 당시 해당 대관람차에는 아이 홀로 탑승해 있는 상태였다. 아이의 부모는 30위안(약 4900원)의 탑승료를 아끼기 위해 아이를 홀로 놀이기구에 탑승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파크 대관람차 직원은 아이 어머니가 “우리 아이는 홀로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고 끈질기게 설득해 결국 아이를 홀로 태웠다. 사고를 당한 아이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목에 약간의 멍이 들었지만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해당 테마파크는 2013년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안전 조사를 이유로 임시 폐쇄된 상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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