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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대통령 연두회견 서두연설 내용

    ◎“「범죄와 전쟁」 계속… 「질서있는 사회」 이룩”/주택·교통·환경·교육등 4대문제 해결 주력/미·일·EC와 우호협력 바탕,북방외교 강화/사회간접자본 크게 확충… 퇴폐풍조 사회개혁차원서 엄단 ▷난국극복◁ 지난 한해 아쉬움도 많았지만 1990년은 우리 모두에게 더 큰 자신과 희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바로 1년전 우리는 장래에 대한 불안감속에 정초를 맞았습니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안정은 큰 흐름을 이루고 그 바탕위에서 새로운 창조의 힘이 솟아나고 있습니다. 정계개편을 통해 정치안정의 기틀이 이루어졌고 전환기적 상황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국민의 합의는 사회 각 분야의 모습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우리국민 모두는 경제가 처한 어려움속에서도 자제와 단합으로 노사관계를 안정시켰고 9%의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우리는 세계의 질서를 바꾸는 대변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동유럽 여러나라,소련과 국교를 수립하고 제가 지난달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냉전의 시대를 우리 스스로가 뛰어넘은 의미깊은 진전이었습니다. ▷안정위의 발전◁ 우리는 안팎으로부터의 거센 도전을 안고 1991년을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온갖 어려움을 헤치며 이만큼 자랑스런 나라를 일구어온 국민의 저력에 불을 지펴 민주주의와 번영·통일을 향한 힘찬 전진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올 한해 우리는 그동안 펼쳐온 일들이 하나하나 알찬 결실을 맺어 그 보람을 국민 모두가 나누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언론의 자유,권위주의의 청산으로부터 주택 2백만호 건설,서해안 시대… 그리고 북방청책과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이르기까지 크고 많은 일을 약속했으며 지난 3년간 많은 일들이 추진되어 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약속,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기보다 무엇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성과를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속에서 민주화·개방화·국제화의 새로운 시대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에 따른 새로운 사고와 분명한 소신으로 모든 일을 수행하는 데 선도적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서둘러 해야 할 일은 서두를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필요한 일은 그 확실한 청사진과 그것을 이루어나갈 구체적인 계획을 국민에게 제시할 것입니다. 정부는 민주적 사고와 공명정대함을 앞장서 실천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임기의 네번째 해를 맞습니다. 올해는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데 있어… 또한 줄기찬 경제성장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고비가 되는 해입니다. 남북한 관계도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전기를 맞는 해가 될 것입니다. 저는 어떠한 장황에서도 법과 질서·안정의 바탕을 굳건히 세워 발전을 이끌 것입니다. 21세기가 이제 9년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세기안에 우리나라가 자유와 번영이 넘치는 선진국… 7천만 겨레가 한 울타리속에 사는 통일된 나라를 이룰 확고한 기반을 닦을 것입니다. ▷지방자치실시◁ 30년만에 다시 시행하는 지방자치는 참다운 민주주의와 지방화시대를 여는 관건입니다. 올봄 실시되는 지방의회 선거를 깨끗하고 공명하게 치르는 일은 지방자치는 물론우리 민주발전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5천여명의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이 선거를 성숙한 민주의식으로 잘 치를 경우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총선거,대통령선거로 이어지는 정치일정의 발걸음은 밝고 가벼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선거가 무질서와 불법을 조장하고 지역감정을 격화하는 혼탁한 것이 된다면 민주주의는 물론 나라의 앞날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지방자치 선거가 돈을 쓰는 선거로 타락할 경우 애써 다져가고 있는 우리 경제의 안정기조마저 흔들릴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차원에서 돈을 쓰는 행위나 사전선거운동,어떠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할 것입니다. 정부는 지금 이 순간부터 신성한 민주선거의 규율을 파괴하는 행위는 반민주적 범죄로 규정하여 여야나 지위를 가리지 않고 엄격한 법의 제재를 받도록 할 것입니다. 지방자치의 참뜻은 주민의 참여와 복지를 구현하는데 있습니다.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유권자인 국민여러분이 선거혁명을 이루어야 합니다. 모두가 금품과 선심을 스스로 거부함은 물론깨끗한 선거를 치르는 감시자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정치를 빌미로 스스로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사람을 배제하고 지역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일꾼을 뽑아 주어야 합니다. 6·29선언으로 민주주의의 길을 연지 4년째를 맞는 이제까지 정치권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겸허한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정치는 갈등과 불안을 증폭하는 대결의 정치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의 통합을 실현하는 참다운 민주정치의 모습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경제발전 위한 사회적합의◁ 올해는 지난 30년간 여섯차례에 걸친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을 마무리짓는 해입니다. 내년부터 1996년까지 추진되는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이 완수되면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 고도산업선진국에 이르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대망의 선진국 대열로 뛰어오르는 마지막 한 계단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선진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의 활력을 충전하여 경제규모를 키워갈 뿐 아니라 기술과 산업구조,기업경영으로부터 국민의 의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한차원 더 높게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안정기조를 견지하면서 올해 7%의 성장을 이룰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올 연말 1인당 국민소득 6천2백달러,교역량 1천5백억달러로 선진국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됩니다. 올해 우리경제는 밖으로 페르시아만 사태에 따른 유가의 불안,세계경제의 침체,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 통상마찰 등 어려움이 겹친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경제 내부적으로도 유가·임금의 상승에 따른 물가의 불안요인을 안고 있으며 우리산업의 경쟁력이 시원스럽게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물가·임금·노사관계의 안정은 우리경제의 앞날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입니다. 물가와 임금이 또다시 급속히 오를 경우 그나마 되살아나고 있는 우리상품의 경쟁력은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질 것이며,우리경제도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지난 30년간 피땀어린 우리의 노력은 물론,멀지않아 선진국에 진입할 꿈도 헛된 것이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근로자와 기업… 모든 경제주체가 이 분명한 현실을 깊이 인식하여 우리 경제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줄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와 모든 경제주체는 올해 페르시아만 사태의 악화로 인한 유가의 폭등과 같은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요금·집값·전월세 등 가격인상을 최대한 억제하여 물가상승이 한자리 수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제조업의 활성화◁ 경제안정 못지않게 시급한 일은 제조업,특히 수출산업이 활력을 회복하여 성장을 힘차게 이끌어 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산업현장에 우렁찬 기계소리와 근로자의 바쁜 일손이 멈추지 않고 우리의 수출역군이 세계시장에서 밤낮없이 뛰는 활기찬 모습을 우리는 되살려야 합니다. 이렇게 될때 그 힘은 모든 경제부문에 미치게 됩니다. 정부는 우리산업이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과감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정부는 자금의 공급을 원활히 하고,특히 인력난의 해결을 위해 효과적인 대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기위해 산업현장의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또한 기업의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미 한계점에 다다라 우리산업 경쟁력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도로 항만 공장용지 등 사회간접자본을 획기적으로 확충해나갈 것입니다. 이 부문의 올 예산은 2조5천억원으로 작년보다 35% 증액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세계 잉여금과 채권발행을 통해 1조원의 추가재원을 마련하여 고속도로와 국도 그리고 부산 인천 항만의 확충에 투입할 것입니다. 제2경인고속도로 건설과 경부고속도로 확장사업도 93년까지 앞당겨 완공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청와대안에 사회간접자본 투자기획단이 설치될 것입니다. 정부는 우리경제의 구조를 왜곡해온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을 늦추지 않을 것이며,비생산적인 서비스산업의 팽창을 억제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건전한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각종 비합리적인 규제는 풀고 각종 부조리도 없앨 것입니다. 우리경제가 제조업을 견인차로 하여 건실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때 우리는 잘사는 농어촌도… 소외된 계층의 복지도…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도 이룰 수 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를 농촌발전의 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는 농업의 구조조정에 과감한 투자를 해나갈 것입니다. 정부만이 앞장선다고 해서 경제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근로자 농민 기업인…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분발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국민생활향상 4대과제◁ 정부는 모든 국민의 절실한 바람은 주택·교통·환경문제의 개선과 교육의 혁신에 올해도 집중적인 노력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주택은 지난해 75만채가 착공된데 이어 올해 50만채가 새로 건설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공약한 주택 2백만채 건설의 모든 집이 올해 안에 착공됩니다. 새로 지어지는 집이 복격적으로 공급됨에 따라 주택사정이 눈에 띄게 나아지고 집값도 안정될 것입니다. 교통난 개선을 위해서는 서울의 도심교통량을 분산할 판교∼퇴계원간 수도권 고속도로를 92년까지,또한 서울과 신도시를 잇는 수도권 전철을 93년까지 완공하고 서울의 지하철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입니다. 부산의 지하철 연장과 주요 도시의 지하철 건설을 서두를 것입니다.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저는 임기중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맑은 물,깨끗한 공기,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할 중기종합대책을 세우고 이를 강력히 추진할 것입니다. 대기와 수질·쓰레기 등 각종 폐기물의 처리를 개선해 나가기 위해 올해 안에 「국민환경지표」를 제시하고 산업정책의 수립과정에서부터 환경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정책조정기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교육의 개선을 위해 작년부터 내년까지 총 1조1천억원을 특별회계로 투자하여 교육환경은 많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획일적인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과 무조건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대학과열 진학풍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학 입시제도와 고교교육의 개혁을 추진할 것입니다. ▷새질서 새생활◁ 민주주의와 번영은 안정되고 질서있는 사회속에서만 꽃필수 있습니다. 이것은 국민 모두가 지난 3∼4년간 값비싼 대가와 희생을 치르고 얻은 교훈입니다. 지난해 「10·13선언」을 기점으로 펼쳐온 새질서 새생활 실천운동은 온 국민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새질서와 새생활은 이제 국민모두가 안락한 삶을 누리는 사회를 다함께 이루어 가는 생활규범으로 90년대 국가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국민운동으로 승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새해에도 범죄와 폭력을 소탕하고 불법과 무질서를 다스리는 일은 한치도 물러섬이 없이 강력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것입니다. 사회의 규율을 어기고 퇴폐와 향락을 조장하는 풍조도 사회개혁적 차원에서 바로잡을 것입니다. 음주·난폭운전,불법주차의 단속으로부터 심야영업,퇴폐업소의 규제에 이르기까지 공권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할 것입니다. 건강한 사회,일하는 사회를 이루어 나가는데 정부와 공직자는 앞장설 것입니다. ▷평화와 통일의 길◁ 올해는 한반도의 주변정세가 그 어느때보다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될 것입니다. 유럽을 바꾸어 놓은 변혁의 물결은 이제 동아시아로 밀려오고 있습니다. 냉전체제가 무너지기 이전부터 북방정책을 능동적으로 추진해 왔던 것처럼 우리는 이제 우리주변의 변화를 앞서 내다보고 슬기롭게 대응할 것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오랜 대결구조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큰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이 땅에 전쟁의 불안을 가시게 하고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앞당길 것입니다. 우리는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일본,유럽 공동체 여러나라와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바탕위에서 소련과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진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중국과의 관계도 이달중 무역대표부의 상호설치를 계기로 더욱 증진될 것입니다. 북한은 지금 내외로부터 그들의 폐쇄노선을 바꿀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멀지않아 북한은 바뀔 것이며 남북관계에도 큰 전기가 올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분단이후 처음 남북 총리회담이 세차례 열리고 제한된 범위나마 문화·체육 분야의 교류가 있었습니다. 자랑스런 민주주의 나라를 만드는 것… 남부럽지 않은 선진국을 만드는 것… 통일된 나라를 이루는 것은 이제 우리에게 이상이나 먼 장래의 일이 아니라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도전과 기회를 함께 맞고 있습니다. 험난한 역정을 거치면서도 버린 적이 없는 겨레의 이 오랜 소망을 이루는데 국민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이제 다함께 나설 때입니다. 정부가 할 일은 제가 앞장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도 힘찬 전진을 이룩합시다.
  • “이젠 국민 스스로 민주화 힘쓸 때”/퇴임하는 강영훈 전 총리

    ◎“4차 평양회담선 합의도출 기대” 『총리의 중책을 맡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됐습니다』 12·27 개각으로 「명예퇴진」한 강영훈 전 국무총리는 이날 개각사실을 예견하고 있었던 듯 덤덤한 표정으로 정상출근,출입기자들과 만나 퇴임소감을 피력했다. 『어떤 자리에 있다 떠나면 조용히 떠나는 법인데…』라며 다소 머뭇거리던 강 전 총리는 『모든 점에서 부족하고 부덕한 점을 반성하고 국민들이 정부시책을 잘 이해,민주화 과정에 동참해 주는 가운데 대과없이 자리를 물러 나게 돼 감사드린다』고 서두를 꺼냈다. ­재임중에 역점을 두고 하신 일은 무엇입니까. 『취임초 민주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질서유지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서로의 욕구가 분출되는 과도기에는 질서 유지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모든 것을 정부가 해 주기를 바라는 데서 스스로 하도록 발상을 전환하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사의는 언제 표명하셨습니까. 『적당한 시기에 물러나는 게 좋다고 올 하반기부터 생각해 왔으며 3차 남북고위급회담(12월11∼14일)이 끝난 직후 노 대통령께 구체적으로 의사표시를 했습니다』 ­고위급회담의 전망은. 『그 동안 세 번의 회담으로 서로의 입장을 확실히 이해하게 됐습니다. 입장의 차이가 있지만 공통점을 찾아내 합의점을 찾아 가는 본격회담이 될 것으로 봅니다』 ­재임중 아쉬웠던 점은. 『국내외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느꼈던 점입니다』 ­언제 개각을 통보받았습니까. 『거기에 관심을 가진 일은 없었고…. 개각설이 나온 뒤부터 시간을 오래 끄는 것은 공직사회 동요 등이 예상돼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조기 개각의견을 건의했었습니다』 ­새 내각에 바라는 사항은. 『노 대통령의 통치철학은 재임중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입니다. 그 같은 정치철학이 달성될 수 있도록 잘 받들어 주길 바랍니다. 이제는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민주화가 무리없이 정착돼 나갔으면 합니다. 연부역강한 분이 총리를 맡게 돼 기대가 큽니다. 그 분은 정치학자이면서도 늘 현실정치에 관심이 많고 자기 소신대로 얘기하는 사람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그 동안 못 읽었던 책도 읽고 당분간 휴식을 취할 생각입니다. 회고록도 정리하며서 조용히 수양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강 총리는 지난 여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사저를 빚을 내 수리를 하면서 퇴임에 대비해 왔는데 앞으로 이 집에서 둘째아들 효영씨(34·변호사) 내외와 함께 생활을 것이라고 한다.
  • 내년 평양방문 추진/김대중총재 국회연설/「범민족통일협」 만들자

    ◎한국,유엔 단독가입 반대 평민당의 김대중 총재는 23일 『남북간의 화해와 통일에 보탬이 된다는 확신이 서면 내년에 직접 북한을 방문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상오 국회 본회의에서의 당 대표연설을 통해 『정국이 순조롭게 풀리면 우리 당 대표를 북한에 파견해 남북 현안을 논의토록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나의 방북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러한 모든 과정은 정부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김 총재는 이어 『범국민적 지지를 받는 통일방안 마련을 위해 가칭 범국민민족통일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의하고 『이 기구에서 정부의 한민족 통일방안,평민당의 공화국연방제,기타 재야안까지 포함해 논의한 뒤 단일방안을 마련해 이를 국민투표에 부쳐 과반수 찬성으로 통일방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 『남북이 동시에 가입하든지,단일회원국으로 가입하든지 양측 합의에 따라 결정하는 안을 지지한다』면서 남한 단독가입을 반대한다는 종전입장을 분명히했다. 김 총재는 『오는 12월11일의 3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남한의 전면적 교류안과 북한의 불가침선언이 동시에 수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재는 진정한 민주화를 위한 3대과제로 ▲보안사·안기부의 축소개편과 검찰·경찰의 중립화 등을 통한 군사독재적 정치의 청산 ▲지방색정치의 타파 ▲지방자치제의 회복을 들었다. 그는 『경제정책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중소기업 주축의 경제체제 수립 ▲금융실명제 실시 ▲2중곡가제폐지계획 철회 ▲농업인구축소계획 중단 등을 주장했다.
  • “비온 뒤 땅 굳어지듯 당내화합 진력”/정순덕 민자 새 사무총장

    ◎“여야 대화통로 여는 데 일조” 『현재의 정국상황으로 보나 당내사정으로 보나 극히 어려운 시기에 능력도 모자라는 사람이 중책을 맡아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각서파문」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박준병 전 민자당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7일 임명된 정순덕 총장은 이같이 취임소감을 밝히고 정치권과 민자당을 향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외 문제 해소방안은. 『국회가 문을 연 지 두 달 가까이 지났는데도 개점휴업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더이상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정치권 전체가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앞으로 여야간의 대화통로를 여는 데 미력이나마 일조할 각오입니다』 ­오늘 임명장 수여식에서 대통령의 당부사항은. 『그동안 당내에 어려운 진통이 있었는데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당 발전의 전기가 되도록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기강 확립과 관련,지구당 내분 등 조직분규에 대한 대처방안은. 『당의 모든 지혜와 힘을 합치기 위해서라도 당기강이 확립돼야겠지만 서로 이해시키고 설득해서 참여 속에 힘을 합치는 것이 보다 소망스러운 방식이라 생각됩니다. 현재 당내에는 서로 목표는 같으나 과정ㆍ절차 혹은 시각이 서로 상이한 부분이 존재하고 있는데 토론은 자유롭되 일단 결정된 당론에는 승복한다는 자세로 임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총장 발탁의 배경은. 『총재와 대표최고위원,최고위원 사이에 상의해서 결정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보다 많은 사람이 당직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보기 때문에 소신껏 일하고 물러나는 방식으로 당직을 순환시키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계파간의 단합방법은. 『총재와 최고위원들의 뜻을 새기면서 현 당직자 및 전 당직자들과 상의해서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겠습니다. 당내 화합과 인화가 최대과제라는 인식으로 접근하면 쉽게 풀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진행중인 당조직 정비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람이 바뀐다고 당무가 중단돼선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임자가 수행했던 일을 보완하면서 계속 추진하겠습니다』 ­김 대표와의 개인적인 인연은. 『그분은 거제 출신이고 나는 충무에서 자랐는데,과거 거제와 충무가 모두 통영군에 속했으니 동향인 셈이죠. 그리고 김 대표도 통영중학교를 좀 다녔는데,같은 동문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5공시절 실세였다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총장으로 발탁된 이유는 그가 민정당 사무총장을 역임,조직의 생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 데다 현재 민자당이 안고 있는 최대과제 중의 하나인 지역구 갈등 등 조직분규를 특유의 추진력으로 해소할 수 있으리라는 당지도부의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 이종찬 의원과 육사 동기생인 정 총장은 불의를 참지 못하는 화급한 성품이면서도 시골냄새가 물씬 풍기는 외모와 강한 의리감으로 「돌쇠」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두주불사의 애주가로 소문이 나 있으며 취미는 테니스. 부인 송도순 여사(49)와 1남2녀. ◇정 총장 약력(경남 고성 출신ㆍ55)=▲육사 16기 ▲11ㆍ12ㆍ13대 의원 ▲청와대정무1수석비서관 ▲민정당 사무총장 ▲국회 재무위원장 ▲민자당 당무위원
  • 「청와대 담판」 전망과 각 계파의 입장

    ◎“내분수습 가닥잡기”… 부산한 민자수뇌/당운영ㆍ기강 문제 타협범위 관심/「합당정신」 한도내 요구 수용할듯/민정ㆍ공화계선 “당권 절충은 불가” 견지 분당위기로 치닫던 민자당 내분이 일단 수습 쪽으로 물길을 잡아가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회동이 6일 하오로 일정이 잡혀진 가운데 노 대통령은 5일 하오 김종필ㆍ박태준 최고위원과 청와대에서 만나 「YS(김 대표)의 출가」을 달래기로 의견을 접근시켰기 때문이다. 5일 저녁의 노­김ㆍ박,6일 하오의 노­YS로 이어지는 연쇄 청와대회동 자체가 이미 민자당 내분이 수습을 향해 교통정리가 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노 대통령이 5일 상오 자신이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3당합당 때의 창당정신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수용하는 정신 위에서 국민의 시대적 요청을 실현하는 데 결속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김 대표의 「이유있는 요구부분」에 대해서는 수용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는알 수 없으나 그 주제는 ▲대표위원 중심의 당운영 체제 보강 ▲공조직 이외의 사조직 정비 등 당기강 확립 보장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김 대표와의 회동 이전에 김종필ㆍ박태준 최고위원을 만난 것도 김 대표 요구의 부분수용에 앞서 공화ㆍ민정계의 반발을 사전에 다독거려 놓고 이들의 불만을 청취함으로써 김 대표의 과도한 요구에 제동을 거는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김 회동 성사의 배경에는 「여당의 안정없이는 국정의 안정을 꾀할 수 없다」는 노 대통령의 절박한 현실인식과 「당을 깬 후 노 대통령은 흔들 수 있지만 스스로의 입지확보에 불확실성이 많다」는 YS의 계산이 일단 접점을 이뤘던 것으로 생각된다. ○…민정계는 6일 청와대회동에서 노 대통령이 김 대표에게 내각제의 사실상 포기는 언급할 수 있으되 당권부분에 대한 어떤 절충도 하지 않아야 된다는 입장을 견지. 민정계 중진들은 특히 김종필 최고위원이 3김퇴진론을 제기한 것을 예의 주시하며 이에 동조할 태세. 민정계 의원들은 자신들의 움직임이 자칫 항명으로 비쳐져 당내분 수습을 위한 청와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일단 자제하는 모습이나 6일 청와대회동 결과가 분당으로 나타나거나 수습되더라도 김 대표에게 과도한 당권이 넘어간다면 성명채택 등 집당행동도 불사한다는 태도. 김윤환 총무는 이날 『김 대표가 무엇을 구체적으로 요구한 적은 없으며 당을 운영할 수 있는 포괄적인 힘을 달라고 했다』면서 『내각제를 포기한 이상 수사학적 접근방법으로 절충이 되지 않겠느냐』고 밝혀 당헌개정 등을 통해 당운영에 있어 김 대표 1인체제를 구축해주기보다는 대통령의 언약으로 김 대표 위상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절충이 되길 기대하는 눈치. 그러나 민자당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차후 당헌개정을 통해 최고위원 합의제인 현 지도체제를 「대표는 최고위원과 협의해 당무를 총괄한다」는 식으로 고쳐 실질적으로 김 대표 1인체제 구축을 약속해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지난 4일 김 총무와 골프회동을 갖고 당권문제를 논의했던 이춘구ㆍ이한동 의원 등은 『이런 상태로 당이 깨지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면서도 김 대표 중심의 단일지도체제 확립 수습안에 대해서는 『총재 중심의 단일지도체제라면 몰라도 그건 말도 안된다』고 부정적 입장. 박태준 최고위원의 한 측근도 『청와대측이 김 대표에게 상당부분을 양보하면서 우리와 김종필 최고위원에게는 참고 있으라 하는데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 ○…그동안 당내분 해결방향을 「결렬」 쪽으로 몰아갔던 대부분의 민주계 의원들은 수습차원의 청와대회동이 확정되자 김 대표의 요구사항 관철여부에 관심을 집중. 이들은 강성일변도의 주장이 「김 대표 중심의 명실상부한 당기강 확립」이었음을 분명히하고 「청와대 담판」(민주계 표현)에서 향후 김 대표의 대표권에 대한 도전은 확실히 제재할 수 있는 담보를 받아야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 서청원ㆍ최기선 의원 등 민주계 소장강경파들은 5일 상오 모임에서 『청와대회동에서의 어정쩡한 타협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나 그동안 압력용으로 사용했던 「제2의 행동불사」 부분은 일보후퇴,김 대표의 어떤 결정에든 따르겠다고 결의해 김 대표의 입지를 넓혀주는 모습. 이와 동시에 당내분 수습 협상창구였던 김동영 정무1장관도 이날 상오 신상우ㆍ박관용ㆍ황명수 의원 등 3선 이상 중진급과 회동,막후교섭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당내분 수습과 동시에 민주계 소장의원들의 단속에도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는 등 마무리 절차에 돌입. 6일의 청와대회동에 앞서 김 대표도 이날 저녁 당무위원급 중진의원 15명을 상도동 자택으로 불러 민주계 의원들의 결속 및 청와대회동에 임하는 각오 및 향후 당운영 계획 등을 설명. 그러나 강삼재 의원 등 몇몇 의원들은 『10개월의 합당기간을 냉정히 생각해보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서 노태우 대통령의 6ㆍ29선언과 같은 제2의 대국민선언이 없고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탈당하겠다는 입장을 고수,민주계에서는 내부문제로 갈등을 겪을 전망. 상도동 측근 참모들은 당내분 과정에서 「온건」 「강경」 「김 대표를 무조건 따르는 가신」들로 나뉘어졌던 민주계 내부의 결속이당무복귀 시점의 최대과제로 보고 대책에 부심. ○…공화계는 이번 사태수습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된 데다 계파의 생존권과 직결된 내각제개헌마저 사실상 「사문화」되는 국면을 맞아 위기의식에 휩싸인 가운데 활로마련에 부심 공화계는 당강령에 규정된 내각제를 포기하려면 당 공식기구의 협의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원칙론에 입각,내각제 포기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한편 김 대표측이 요구하는 당기강 확립문제도 당부복귀 후 최고위원들간의 협의를 통해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 아래 당내 최소계보로서의 지분확보에 안간힘. 이에 따라 공화계 의원 29명은 김종필 최고위원의 김 대표에 대한 공세를 신호탄으로 이날 상오 서울 R호텔에서 계파모임을 갖고 ▲김 최고위원과 행동통일 ▲당운영의 민주화 ▲당 공식기구의 논의를 거치지 않은 내각제 포기 거부 등 5개항의 건의내용을 결의.
  • 설비투자 늘려 경기활성화 유도/청와대 보고 내년 경제운용 방향

    ◎유가상승 파장에 안정기조 흔들려/성장 7% 경상적자 20억불 예상/과소비 억제ㆍ한자리 수 물가 총력 내년도 경제운용에 관한 25일의 청와대 보고는 물가안정과 제조업에 대한 지원강화를 내년도 경제정책의 최대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병폐인 인플레와 제조업의 성장부진 현상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가 35% 인상요인 내년도의 물가전망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지난 80년 이후 최악상태가 될 것이라는 데에 기획원ㆍKDI(한국개발연구원)ㆍ한은과 학계 등 관계전문가들의 인식이 일치한다. 지난 8월초 발생한 페르시아만사태는 우리 경제의 안정성장 기반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국제원유가격의 폭등이 아직도 국내 가격에 반영되지는 않고 있으나 오는 연말 또는 내년초에는 최소한 평균 35%의 국내유가 인상을 불가피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또 버스ㆍ철도ㆍ택시ㆍ지하철 요금과 공납금ㆍ의료수가ㆍ상 하수도요금 등의 공공요금은 지난 수년간 적자가 누적되고 있으나 물가안정에 밀려 모두 요금인상이 억제돼 왔다. 따라서 내년초에는 이들 공공요금의 인상러시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는 유가와 공공요금의 현실화 요인만으로도 소비자물가가 약 3%포인트 오르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추곡수매가 인상률을 한자리 수로 억제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으나 예년의 경우를 보면 국회동의 과정에서 10% 수준을 넘게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내년에 근로자들이 임금인상 요구를 한자리 수 이내로 자제해줄 것인지도 의문이다. 이처럼 최악상태에 놓인 내년도 물가를 한자리 수 이내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재정 및 금융의 긴축운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처방이다. 그러나 기획원은 아직 내년도 경제운용에 관한 세부정책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들의 처방을 받아들여 긴축정책을 펼 의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재정ㆍ금융 긴축으로 인풀레를 진정시킬 수 있느냐는 여부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 재정ㆍ금융의 긴축으로 설혹 다소 인플레를 잡을 수 있다 하더라도 기업에 대한 자금 압박을 가중시키고 신규투자 위축을 초래해 결과적으로는 안정도 성장도 모두 잃는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정부는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전통적인 순수경제정책 수단을 활용하지 않고 경제 외적인 분야에서 해결책을 구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같은 관점에서 정부는 내년도의 근로자임금 인상률이 물가안정을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내년도의 임금인상률은 금년도의 임금협상 타결률이 한자리 수를 유지했기 때문에 만약 내년도 신규 임금타결률이 한자리 수로 지속된다면 「고임금→고물가」의 악순환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자제선거도 악재 정부는 또 소비자들의 과소비풍조 시정노력과 정치권 등 사회지도층의 절제분위기 조성,내년초의 지방자치제선거 등 각종 선거와 관련해 과소비현상이 재연되지 않도록 선거풍토의 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책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설정한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억제목표 8∼10%의 달성은 여전히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도의 경기전망도 물가전망 못지 않게 어둡다. 올 하반기부터 정부의 과소비 억제시책에 따라 민간소비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고 건설경기가 진정되면서 올 상반기의 경기를 주도했던 건설투자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고유가시대의 도래에 따라 제조업의 설비투자도 움츠러 들고 있다. 소비감퇴와 투자위축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을 반영,올 상반기에 평균 9.9%로 높은 수준이었던 실질성장률이 하반기에는 7%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의 경우 90년(추정)에 비해 민간소비증가율은 10.4%에서 7∼8%로,건설투자증가율은 26%에서 0으로 설비투자는 16.6%에서 10∼13%로 각각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품수출(물량기준)도 올해 4.2% 증가에서 내년에는 4% 증가하는 데 그쳐 수출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내년의 실질성장률 목표를 올해 실적추정치 8.3%보다 1.3∼1.8% 낮은 6.5∼7% 수준으로 하향조정한 것이 이같은 여건을 감안한 것으로 내년도에도 불황의 터널이 게속될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정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내년 경제정책의 운용방향 가운데 제조업에 대한 금융ㆍ세제상의 각종 지원을 대폭 포함시킨 것은 내년도의 경기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데 대한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기어음 재할률 인상 정부가 내년에 실시할 제조업 지원책은 ▲대기업의 제조업 설비투자에 대한 여신관리 제외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 ▲중소기업 상업어음의 재할비율 인상 등이 골자이다. 이 지원책들은 모두 지난 「4ㆍ4경제활성화 종합대책」에서 금년말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키로 했던 것으로 이번에 시행기간이 내년말까지 1년간 연장된 셈이다. 이밖에도 현재 10년 내외인 첨단산업 및 자동화설비에 대한 감가상각 내용연수를 2∼3년 정도 단축시켜 주는 방안들이 강구되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 구 분 89년 90년(추정) 91년(전망) 경제성장 6.7 8.3 6.5∼7 민간소비 9.8 10.4 7∼8 총고정투자 16.2 21.6 4.5∼6 (건설) (19.8) (26.0) (0.0) (설비) (12.3) (16.6) (10∼13) 상품수출 △5.2 4.2 4내외 경상수지(억불) 51 △15 △20 소비자물가 5.1 9∼10 8∼10
  • “사회주의 고수” 재천명/김일성,당 「지도적 역할」 제고 강조

    【내외】 북한 김일성은 10일 사회주의 노선의 고수를 강조하면서 제국주의자들의 반사회주의 와해책동에 대처,당을 더욱 강화하고 「지도적 역할」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일성은 이날 당창건 45주를 맞아 평양 금수산 의사당에서 베푼 기념연회연설을 통해 노동당의 당면한 중대과제는 『제국주의자들의 반사회주의 공세와 반북한 책동을 짓부수고 사회주의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며 조국의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3대혁명(사상ㆍ기술ㆍ문화)수행에 입각한 사회주의 고지를 점령할 것을 역설한 것으로 중앙방송이 보도했다. 김일성은 또한 한반도 통일문제에 언급,『통일로 나아가는 온 민족의 거세찬 흐름을 적극 떠밀어 통일운동을 보다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야 하며 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유리한 국면이 마련되어 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고려민주연방공화국」창립방안에 의한 통일실현을 강조한 것으로 이 방송은 전했다.
  • 회고록 못쓰는 국회의장/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의회의 의장이 당적도 갖지 못하고 재당선의 보장이 없는데도 의장을 원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나도 의장을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다. 의원들에게 끌려 나간 셈이다. 의회가 혼란이나 위기에 빠지면 사태를 수습하는 믿을만한 독자기관이 필요한데 그게 의장이다. 그래서 공평무사해야 한다』 ­야당이 등원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는가. 그럴경우 여당의 대응은! 『지난 87년 노동당이 선거에서 참패한뒤 원내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으니 나가겠다고 나한테 협의해 온 적은 있다. 그래서 다른 의회에 조언하기는 조심스럽다. 다만 의회에서는 논리와 정책으로 대결하고 정치적 승부는 선거를 통해 겨루는게 옳다』 ­의원들이 사표를 내는등 정체상태가 올때 의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의장이 여야의 비공식 비밀얘기와 속사정을 많이 들어가며 조정한다. 그래서 나는 아마도 회고록을 못쓸 것 같다』 지난번 방한했던 버나드 웨더릴 영국 하원의장이 우리 국회의원회관에서 강연한뒤 민자당 의원들과 벌인 토론내용 몇토막이다. 「의회민주주의」란 강연제목도 그렇거니와 토론의 답변내용이 그렇게 평이하고 상식적이며 원론적일 수가 없다. 『나는 회고록을 쓸 수 없을 것 같다』는 대목에는 고색창연한 영국 민주주의의 전통과 그 의회의 수장으로서의 책무와 인간적 고뇌같은 것이 진하게 배어 있는 듯해 묘한 감동마저 불러 일으킨다. 민주주의 의회란 그런 것이다. 웨더릴의장은 그러나 의회제도 운영에 관한한 단호하고 확실하며 그리고 중립적이다. 그는 『다수당이 효율적인 통치를 위해 의회절차를 간소화하고 싶은 유혹은 항상 있게 마련이지만 이를 단호히 거부하는 절차상의 민주성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이요 원칙』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정치인들의 가장 효과적인 투쟁장소는 의사당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효율성을 빙자한 변칙도 안되지만 그것을 빌미로 한 사퇴ㆍ등워거부 장외투쟁 등이 모두 의회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경고이기도 할 것이다. 영국을 비롯해서 의회민주주의 해나가는 다른 나라들의 의사당은 별로 웅장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고풍의 모습에 이끼낀 담벽이 아무도 범접할수 없는 그 권위와 전통을 말해준다. 대개가 아주 낡은데다 시커먼 때가 끼어있기 싶상이다. 겉만 그런게 아니라 속도 마찬가지다. 닳아빠진 걸상 의석이며 집기가 그러하고 내벽과 천장도 우중충하다. 낡고 퇴색한 공원벤치를 빼닮은 그런 긴의자에 몸을 대고 앉았으니 낮잠을 즐기거나 딴 짓을 할 수가 없다. 그나마 초재선들은 제자리도 없다. 그 의석도 의장석을 중심으로 여야가 마주 보고 앉게 배열돼 있다. 서로 경쟁적이고 보기 역겨울지 모르지만 마주보고 앉았으니 대화가 가능하고 대화가 가능하니 이해와 양보와 타협이 이뤄지는 것이다. 장려한 현대식 건물에 사통팔달하는 널찍한 통로의석과 호화시설을 갖추고도 걸핏하면 공전만 거듭하는 우리국회와는 달라도 보통으로 다른게 아니다. 결코 과장도 아니거니와 자기비하도 아니다. 사실이 그러하다. 우리 국회 정기회기 초반의 공전은 호된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야당측의 의원직사퇴서가 적법절차에 따라 의장에 의해 반려된 상태에서 국회가 열렸던만큼 논리상 등원거부는 철회돼야 했던 것이다.물론 거대여당 수의 힘앞에서 야당이 느꼈을 법했던 무력감도 이해가 된다. 또 그래서 화김에 내던진 사퇴서와 등원거부의 명분도 어느만큼은 수긍되기도 했다. 그러나 웨더릴 영 하원의장이 지적했듯이 여야간의 다툼은 어디까지나 의회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경험칙에도 여야는 함께 유의한바 있었어야 했던 것이다. 한때 가장 「정치적」이라 평가됐던 우리국민들의 정치불신은 갈수록 깊어지는 것 같다. 왜그렇게 되었는가는 정치인들이 더 잘알 것이다. 그들은 이나라 국민이 정치적으로 추구하는 이상이 무엇인지,그래서 정치인이나 행정가들이 택해야할 정책은 무엇이고 노선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모르는채 미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사회 모든분야의 민주화 정착과정에 있어서 지금 싱싱하게 성장해가는 새로운 세대들의 눈에는 오늘날의 정치는 실망 그자체일 것이다. 민주교육을 받고 현대과학을 익히고 국제감각을 갖춘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지금 이 정치는 실망과 아연함과 체념과 거부뿐이라고 해도 좋다. 더구나 정기국회개회초기 안팎의 정세가 어떠했던가. 통일독일ㆍ한소관계ㆍ중동사태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은 국제적인 대변화가 밖의 요인이었다. 남북한 관계의 진전과 북한측의 변화가능성,대홍수,증시에서 드러나는 불안한 경제 등 각박한 안쪽의 상황아래서 정치인들이 보여준 것은 공전뿐이었다. 정치인들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무엇이고 심각한 불신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신중히 살펴보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이런 정치 부재상태에서 국회 박준규의장이 경사안을 다루려 단독국회를 하겠다는 민자당 요청을 거부했다는 얘기가 들렸다. 거부이유 두가지를 밝혔다지만 요컨대 단독국회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지난번 변칙 국회운영에 대한 반성이기도 할 것이다. 여당의 질주나 야당의 장외고집이 다같이 밉살스럽기는 하지만 「단독」을 거부하는 의장이 있는 것은 모양이 아직은 괜찮다. 그러니 여야는 박의장에게 「비밀얘기」와 「속사정」을 털어놓고 중재를 부탁해 봄직도 하다. 그 역시 어차피 회고록 쓰기는 어려울지 모르니 말이다. 여야가 더이상 선등원 후협상이니 그 역이니 해서 밀고 당기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웨더릴의장은 영국에서는 국회의원을 「천사들이 선출한 악마들」이라고 비꼬는 일도 있다고 소개했다. 요즘 우리 국회의원들은 어느쪽일까. 「천사들이 선출한 악마들」 쪽일까 아니면 「악마들이 선출한 천사들」 쪽일까. 정말 모를 일이다.
  • 북의 계산 “일본을 대 서방 접근창구로”/묘향산회담… 도쿄의 시각

    ◎「김환루트」 통한 돈줄 확보 타진/연락사무소는 한소수교 버금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일본 집권 자민당의 최고실력자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의 2·3차에 걸친 파격적인 단독회담은 북한측 자세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도쿄의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일성 주석은 26일 하오 6시30분 자민·사회 양당 북한방문단 일행과 떨어져 묘향산 초대소에 혼자 남은 가네마루 전 부총리를 숙소로 방문,1시간 동안 세계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회담에서는 남북통일방안,남북한 유엔가입 문제,남북대화 및 교류촉진 문제 등도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지난 20일 북한방문을 앞두고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일성 주석과 만나는 자리에서 하루라도 빨리 남북 두 나라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대화를 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히고 『정치는 국민과 민족을 위해 하는 것이므로 남북대화를 촉진토록 하는 것이 이번 북한방문의 최대 바람』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의욕을 가진가네마루 전 부총리와 45년간 북한을 이끌어 온 김일성 주석과의 한반도정세논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긴장완화를 위해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동구의 사회주의 제국이 급격한 변혁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개방정책에 등을 돌려 온 북한측이 일본의 정치 지도자와 처음으로 세계정세를 논했다는 사실 자체가 태도변화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나베 마코도(전변성) 사회당부위원장을 포함한 26일의 수뇌급 3자회담이 북한·일본간의 새로운 우호관계수립을 위한 선언이며,쌍방의 현안 해결을 위한 방향 제시라고 본다면 26일과 27일의 2차에 걸친 단독회담은 북한의 입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구체적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번 단독회담은 북한측의 돌연한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묘향산체재 하루 연장은 대표단을 태우고 평양에 돌아오는 특별열차가 출발하기 직전,조선로동당 김용순 서기를 통해 김 주석으로부터 『가네마루씨와 꼭 둘이서만 이야기하고 싶다』는뜻을 전해왔기 때문이었다. 김일성 주석은 26일 수뇌급 3자회담에서 일본을 지나칠 정도로 추켜올리는 발언을 해 일본 정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나는 지금 일본의 현상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경제대국이지만 정치대국도 되어 있다. 여기까지 이른 것은 일본의 정책이 옳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채권국이며,미국은 채무국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의 저의가 무엇인지에 관해 북한관계 전문가들은 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이것은 한마디로 북한이 자존심을 꺾고 일본에 접근함으로써 경제협력이라는 실리를 취하고,동시에 고립화를 면해보자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동맹국인 중국·소련으로부터도 「다루기 어려운 상대」로 불릴만큼 폐쇄적 자존심이 강했던 북한이 이처럼 「대일추파」를 던지는 동기는 명백히 돈 때문이라고 27일자 산케이(산경)신문은 지적했다. 또 김일성 주석이 일본과의 우호친선을 꾀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게 한 것은 김일성체제 유지 및 북한의 당면 최대과제인 김정일 서기에의 세습을 어떤형태로든 굳히려는 의도에서 과감한 대일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평양정권은 지금 자본 기술은 물론 식량 에너지조차 부족,피폐상태에 있는 경제를 이대로 끌고 가다가는 김일성 주석 사후 후계체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고 보아도 좋은 상황이다. 따라서 그 돌파구로서 일본의 협조를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다. 이번 김­김(환)단독회담이 내포하는 중요한 의미의 또 하나는 대일본 접근 파이프라인을 종전의 일본사회당에서 집권자민당으로 바꾸려 한다는 점이다. 26일 하오 4시를 조금 지나 묘향산에서 평양으로 돌아가는 특별열차내의 사회당 대표단 단장 다나베 부위원장의 표정은 착잡했다고 동행보도진이 전해왔다. 김일성 주석의 요청에 따라 자민당측 단장인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단독회담을 위해 묘향산에 그대로 남게되고 오래 전부터 대북한 파이프역을 자임해 온 사회당측 단장은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로 북한·일본의 외교주도권이 사회당으로부터 자민당으로 옮겨진 것을 상징한다. 이것은 또한 북한측이 자민당내에서 큰 영향력을 갖는 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했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가네마루 루트를 조준한 것이다. 이제는 북한·일본관계는 배상·경제협력 등 보상문제 등의 구체적인 타결책을 마련하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대표단과 동행한 일본정부의 외무·통상·운수·우정성 등 실무자들은 사상 최초로 북한당국 실무자들과 접촉을 개시했으며,이와 병행해 자민당대표단도 북한조선로동당 관계자들과 개별회담에 들어갔다. 북한의 대일접근 의욕은 로동당기관지 로동신문의 보도태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7일자 로동신문은 1면 톱기사로 「위대한 김일성 주석이 가네마루 다나베 씨를 접견」이라는 제목아래 1면 거의 전부를 할애했다. 사진도 1면에는 김 주석을 둘러싼 가네마루 다나베 단장의 사진 및 대표단 전원과 김 주석과의 기념사진을 게재했으며,2면에는 동행기자단과의 기념촬영사진을 실었다. 이번 가네마루 대북한외교가 가져온 일련의 변화에 대해서는 일본의 학자들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와다나베 아키오(도변소부) 동경대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이번 북한방문은 외교스타일로서는 위화감을 느끼게 한다. 당차원에서의 협의를 거쳐 정부레벨로 이행시키는 교량역으로서는 상당히 깊은 부분까지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로서는 이례적인 것이다. 한국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한­소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끌어 외교면에서 북한보다 앞서있기 때문에 전에 비해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북한·일본 사이에 연락사무소가 개설되면 그 의미는 크다. 한국도 침묵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쨌든 북한에 서방측과의 파이프가 생겨 인적 정보교류가 가능해지면 북한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한반도 문제는 당사자간의 문제이지만,전유럽안보협력회의(CSCE)처럼 동서체제를 넘은 안전보장기구를 아시아에도 설치,한반도의 군사 정치 문제에 대해 무릎을 맞대고 협의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북한의 대일 접근은 개방정책에로의 전환의 조짐일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나온 견해이다.〈도쿄=강수웅 특파원〉
  • “욕구충족ㆍ경제성장 조화”가 큰짐/노대통령 집권후반기 과제와 전망

    ◎「민주기틀」 확립ㆍ북방외교 긍정 평가/경색정국 타개ㆍ지자제 등 현안 쌓여/주택건설ㆍ농촌발전ㆍ대도시 교통난도 당면문제/남북 정상회담등 통일전기 마련에 중점 둘 듯 노태우대통령은 24일로 임기 5년의 절반을 넘기고 25일부터는 집권후반기를 맞는다. 지난 2년반 동안의 집권전반기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엇갈리고 있고 앞으로 남은 통치후반기에 대한 전망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되고 있다. 우선 전ㆍ후반기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는 현재의 통치상황을 두고도 이같은 상반된 평가는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금주초 청와대의 주례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참모들은 노대통령의 전반기 통치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을 하면서 대체로 보아 긍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근거는 6공들어 북방관계가 크게 진전되었고 남북관계는 지금은 교착상태이나 북한의 개방은 시간문제이며 미 일 등 우방과의 관계도 그 어느때 보다 좋고 민주화 문제도 다소 진통은 있었으나 이제 거스를 수 없게 방향이 확고해졌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불안했던 경제문제도 내수와 제조업의 회복으로 2.4분기말 현재 GNP (국민총생산) 9.9%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연말까지도 9%의 성장은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사회 안정화 추세로 다만 국내 정치의 불안이 다소 문제이긴 하나 사회ㆍ학원 등의 좌익세력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사회적 안정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현 상황평가가 이와는 상반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수출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고 국제수지는 적자로 돌아선 채 다시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가는 계속 치솟아 7월말 이미 7.8%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연말까지 한자리 물가가 지켜지기는 기대난이다. 증권은 폭락을 거듭,안정의 주축인 중산층이 엄청난 자산손실을 입어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치권은 야당의 의원직 총사퇴서 제출로 대화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한달이상 대결정국이 지속되면서 우리 사회의 갈등을 계속 증폭시키고 있으나 거대여당은 이에대한 수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현실인식도 상당히 공감이 가는 것이긴 하지만 지난 2년반의 치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권위주의 체제를 청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화로의 전이를 그런대로 제도에 올려놓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통치 후반기의 과제는 당장 풀어야 할 경색정국해소,물가진정 등 경제적 안정에서부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기반을 확충해야 할 환경ㆍ주택ㆍ교통ㆍ교육ㆍ보건 등 민생문제를 들 수 있다. 국내정치적인 면에서는 지자제실시ㆍ내각제개헌여부ㆍ14대총선ㆍ후계구도정립 등 숨돌릴 새 없이 빡빡한 정치일정의 차질없는 수행,그리고 임기말에 나타나게 마련인 통치권 누수현상의 방지와 효과적인 정권재창출의 과제를 안고 있다.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임기중에 통일의 대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역사적 소명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 이뤄야 당면 정치현안인 야당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에 따른 경색정국의 타개문제는 결국 집권여당의 총재인 노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기 때문에 적어도 정기국회 초반까지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야당의 등원거부가 장기화되고 여당 단독으로 정기국회가 강행되면 국민들의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도 가중되겠지만 통치후반기에 산적된 정치일정의 원만한 수행에 크게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좀더 큰 시각에서 임기후반의 과제를 얘기한다면 6공들어 지금까지는 민주화의 틀을 마련하는 제도적 민주주의를 상당수준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즉 경제적 민주주의,부의 배분,국민복지의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후기 산업사회의 특징적 현상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급속한 민주화와 함께 나타나는 국민욕구의 폭발적 증가를 맞고 있다. 이 시기에 국민대중들은 정치이념이나 체제보다 우선하여 이같은 욕구의 충족을 요구하게 된다. 노대통령의 집권후반기는 이러한 시기이기 때문에 주택 2백만호 건설의 완료,상하수도ㆍ쓰레기문제를 포함한 쾌적한 환경조성,대도시교통난을 비롯한 교통대책,농어민불만 해소를 위한 농어촌 종합발전대책,교육ㆍ보건 등 민생문제에 적극 대처하지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치적 민주화는 필경 경제적 민주화를 요구하게 되고 경제적 민주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수적이다. 스페인이나 중남미가 같은 민주화의 길을 열었지만 요구와 성장을 조절하는 데 성공한 스페인은 선진국을 향해 가속력을 내고 있으나 중남미는 이에 실패함으로써 민주화 이전으로 후퇴한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지자제ㆍ총선 한 고리 노대통령의 집권후반기는 이런 의미에서 민족장래의 행로를 결정짓는 시기이며 통치차원에서 욕구와 성장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정치측면에서 풀어야할 과제는 여야 대화단절의 대치정국해소에 이어 지자제실시를 들 수 있다. 지자제실시문제는 정치일정상 14대총선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14대 총선실시 시기는 내각제개헌 추진여부와 연관이 있으며 개헌여부는 후계구도 정립,정권재창출의 청사진과 맞물려 있다. 다소 변수가 있지만 우선 예상 할 수 있는 후반기의 정치일정은 91년 상반기 지자제실시,내각제개헌을 할경우 91년말 개헌,92년 봄 14대총선,92년 하반기 후계구도정립,93년 2월 임기만료및 정권재창출을 생각할 수 있다. 지자제실시문제는 여야 협상결과에 따라 실시시기나 범위에 신축성이 있겠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내년 상반기중 시ㆍ도의 광역자치단체 의회구성일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으로서는 임기중에 지자제실시를 실천에 옮김으로써 제도적 민주주의의 기반을 닦은 집권자로 기록되기를 바랄 것이다. 지자제에 정당공천제가 실시된다면 노대통령의 6공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3당통합에 대한 심판 성격을 지니게 되어 후반기 집권의 1차적인 안정을 위해서는 민자당이 지방의회의 다수의석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후반기의 현실적으로 가장 큰 과제는 노대통령의 후계구도와 이같은 구도가 어떻게하면 안정적인 정권 재창출로 연결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일 것이다. 내각제개헌의 공개적인 논의는 일단 연말까지 유보해 놓은 상태이지만 정치일정상 적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내각제개헌추진 여부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치권 누수 대책도 이에대한 결심을 하는데는 야당의 반대강도,국민여론의 추이와 함께 우선 민자당내부의 확실한 합의도출이 필수적이다. 민정ㆍ민주ㆍ공화 등 3계파간의 이해조정이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서는 노대통령 자신의 정치역량에 십분발휘 되어야 한다. 노대통령의 심중을 정확히는 알 수 없어도 다소 야당의 반대가 있더라도 가능하면 내각제로의 개헌을 통해 일본의 자민당식 정권재창출을 이뤄보자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현행 대통령제와 같이 후계구도의 명확한 낙점의 필요성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야당이 사생결단식으로 내각제개헌 반대의 극한장외투쟁으로 나가고 여론도 권력구조문제로 국력을 이같이 낭비할 필요가 있느냐는 식으로 돌아가면 지금까지의 노대통령 통치스타일에 비추어 굳이 개헌을 강행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후계문제는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가능성이 크고 자칫 3당통합의 현 정계구도가 변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각제 여부 결단을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이 지금 민자당의 2인자인 것은 틀림없지만 현행헌법대로 대권경쟁이 이뤄질 경우 과거 집권여당의 속성처럼「위로부터의 점지」가 통해질지는 의문이다. 민정계를 중심으로 잠복중인 세대교체론의 폭발,김종필최고위원을 정점으로한 공화계의 향배에 따라서는 대통령후보의 경선분위기가 오히려 대세를 이룰 수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단임제의 임기말에 나타나기 쉬운 「레임 덕」 현상까지 고려한다면 노통령은 리더십에 자칫 흠이 갈 수도 있는 공개적인 점지보다는 자신의 의중을 은영중에 내비치면서 경선으로 몰고갈 가능성이있을 것 같다. 노대통령은 집권후반기의 통치권 누수방지와 안정적 정권이양을 위해 오는 연말연시를 계기로 핵심당직 및 정부요직을 개편하고 14대총선의 공천권을 강력히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대통령은 또 임기전반부의 뚜렷한 치적으로 남긴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한소 정상회담 등 북방외교의 급진전을 바탕으로 남북한 관계의 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가시권에 들어온 한소수교를 지렛대로 활용,남북 정상회담을 실현하여 민족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을 후반기의 최대과제로 삼을 것이다.
  • 제네바협상의 진동을 보며…/허신행 한국농촌경제연 원장

    ◎「우루과이라운드」 역이용하라 우루과이라운드 농산물협상 내용이 심상치 않게 진행되고 있다. 27일 끝난 무역협상위원회(TNC)의 협의결과가 유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 같으나 드주농산물협상그룹 의장이 매우 열정적인데다 그를 밀고 있는 수출국들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에 낙관적인 예측을 불허한다. ○홍수거쳐간 들판 연상 미국및 케언즈그룹의 당초 제안을 대부분 수용한 의장초안이 나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농산물에 관한 한 수출국과 수입국 제안의 중간 어디에선가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협상종료 5개월을 남겨놓고 이번 협상이 실패하는 경우 보호무역으로 역행하게 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진 드주의장이 수입국들의 허를 찌른 채 전격적인 초안을 내놓자 우리나라처럼 개방화에 대비하지 않은 국가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만일 의장초안이 그대로 통과되는 날이면 우리 농업은 뿌리채 흔들릴 판이다. 2천년까지 점진적으로 단행된다고는 하지만 농가소득의 35%를 차지한 쌀의 2중곡가제 실시가 어려워진다. 주요 양념류와청과물 특용작물 축산물 등에 적용되고 있는 각종 가격지지정책이나 수매비축제의 추진도 포기해야 될 판이다. 농업용 자재의 일부지원이나 보조사업도 시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장·단기 저리영농자금의 지원도 못하게 된다. 물론 수출보상금도 줄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지금 수입을 제한하고 있는 4백6개의 농산물을 개방해야 되는 동시에 관세제도도 전환시켜야 한다. 국내가격과 국제가격의 차이만큼 고율의 관세상당액을 부과시키도록 허용한다고 말하지만 합의기간안에 모두 감축토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는 자유무역 그대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농업은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쌀 보리 밀 콩 옥수수 팥 녹두 등 대부분의 국내산 곡물가격이 국제가격보다 3배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국내 생산기반이 온전해질리가 없다. 설령 식량안보 조건으로 쌀은 괜찮다 치더라도 나머지 곡물류의 생산을 포기해야 된다면 농가경제의 위축은 치명적일 수 있다. 열대과일은 말할 것도 없고 유제품과 쇠고기는 물론 땅콩·고추·마늘에 이르기까지 다른 주요농산물의 규내가격마저 국제가격의 3배를 넘고 있으니 농업생산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대홍수피해 이후의 들판을 연상해보면 어떨지 적당한 비유가 생각나지 않는다. 결국 오는 2천년까지 대부분의 농업생산 기반이 붕괴될 위험에 놓이게 된다. 비싼 농지를 놀리면서 농산물을 수입할 수밖에 없고 실업자가 대량으로 발생,각종 도시문제가 증폭될 것이다. 도농간의 격차와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고,정치 사회적인 불안까지 가중될 것이다. 이러한 추리는 어디까지나 수출국들의 제안이 최종협상 타결의 모습으로 나타날 때의 일이고,EC의 12개국과 일본 스위스 오스트리아 한국 등의 강력한 요구가 반영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각국의 서로 다른 농업발전 단계와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등이 최종협상안에 반영된다면 우리는 오히려 우루과이라운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고 본다. ○전화위복 기회삼아야 쌀생산은 양질미 위주로 바꾸고,농협으로 하여금 쌀의 수급조절을 기하도록 내맡기면 정부의 개입없이도농민들은 높은 미곡소득을 획득할 수 있다. 농가 부채경감이나 각종 보조금을 농업구조개선사업 자금으로 전환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농업기술의 혁신과 인력양성에 집중투자해 나간다면 우리 농업도 해외농업과 한번 겨루어 볼 수 있다. 지금 세계농업은 땅 중심에서 기술중심의 농업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아이로닉하게도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나라의 「자본·기술 집약형의 농업」이 주요 수출국의 토지조방적 농업보다 앞설 수 있다. 중·소 가축과 고급채소 과일 특용작물 꽃 산나물 약초분야에서 우리나라는 50여개의 유망한 전략품목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서 절반은 장차 국제시장으로 얼마든지 수출 가능한 품목으로서 한국농업을 이끌어 나가게 될 것이다. 농산물 생산은 공산품과 달라서 그 나라의 기후풍토로부터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식품소비가 고급화될수록 농산물의 맛과 향 모양 등이 중요해지며 이런 시각에서 네계절이 분명한 한국의 농산물은 앞으로 그 진가를 발휘할 날이 반드시 오게 된다. 그 대표적인 품목이 신고배 사과 감감귤 유자 매실 각종버섯 인삼 엽연초 장미 카네이션 백합 작약 등 찾아보면 수두룩하다. 이들 품목이 세계시장으로 향해 수출된다고 할 때 한국농업의 양상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그러기에 한국농업은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 농산물의 수입개방 여부에 대한 흑백논쟁이나 「설마」하는 안이한 생각,또는 농업의 종말을 점치는 패배주의에 사로잡혀서 아무런 대안없이 우루과이라운드를 맞이한다면 그야말로 우리 농업은 소생할 수 없이 끝장이다. 그렇지 않고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각오로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한다면 우리 농업에 희망은 있다. 우리 농민들이 겪게 될 상황은 다른 모든 GATT회원국의 농민들에게도 마찬가지이므로 누가 먼저 한발짝 앞서느냐에 따라서 농업의 성장여부와 수출입의 분기선이 달라질 것이다. ○누가 앞서느냐가 관건 정부가 추진중에 있는 농발대책이 바로 개방화에 대비한 하나의 정책의지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농업기술 혁신과 인력양성에 있어서 획기적인 정책전환이 시급하게 요청된다. 농가단위에 농산물 가공산업을 육성,농가 또는 협동조합별로 특색있는 가공농산물을 생산케 유도하여 수입품과 품질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리고 농산물의 수출시장 개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면서도 부단하게 노력한다면 우리는 오히려 우루과이라운드의 물결을 우리 농업의 순항로로 역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한소 공식관계의 발전(사설)

    소련이 정식으로,그리고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 소련은 누구인가. 세계 전체를 상대로 완전히 독자적인 군사력과 대외 공작능력을 갖는 나라는 지구상에 미소 두 초강대국뿐이다. 소련이 사회주의체제로 인해 경제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적어도 국제정보및 공작과 군사 양면에서 소련은 오히려 미국을 앞지를지도 모르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그 소련이 지금 우리와의 공식적인 관계개선,즉 수교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노태우대통령에게 전달돼온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친서는 한소간 수교협상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을 의미한다. 한소 수교문제에 관한 한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미 지난 4월에 『이제 시간문제이며 아무런 장애요소도 없다』고 언명한 바 있다. 그는 또 『우선 한반도의 정치적 안정과 긴장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한소 관계개선이 그들의 국제전략임과 동시에 한반도문제와도 깊이 연계되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한소 양국 지도자는 이미 정상회담을 통해 친교를 다진 바 있다. 두 지도자는 양국간의 우호증진및 협력관계의 개선이 세계적인 평화와 화해,그리고 한반도 긴장완화에 긴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여기에 더하여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노대통령 친서에 대한 답신형식으로 양국 관계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를 제의함으로써 이제 한소수교는 그야말로 시간문제이며 아무런 장애요소도 없게 되었다. 그 토대위에서도 양국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첫 각료급회담이 오는 8월 모스크바에서 열리게 되었고 그것은 곧 한소교섭이 이미 실질적으로 시작되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여기서 소련측의 대표단 파견요청이 「경제대표단」이라는 한정적 성격을 띠고 있는 점에 유의하고자 한다. 그것은 한소간 협상에 있어 경제협력 규모의 조정문제가 최대과제가 될 것임을 말해준다. 그러나 한편으로 『노대통령이 필요로 하는 어떤 인사를 포함시켜도 좋다』고 한 것을 보면 수교로 이어지는 경협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소련측이 최근 다소 무리한 경협요청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우리로서는 그럴수록 신중하고 원칙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런점에서 한소교섭에 임하는 원칙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양국 관계개선과 관련해서 아직도 일부에서는 당국이나 민간기업이 너무 서두르거나 과잉기대를 갖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게 사실이다. 또 한반도문제와 관련,북한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우선 수교」만을 집착하다가는 자칫 경협의 호혜원칙을 벗어날 염려가 있다는 사실에도 유의해야 한다. 한반도문제에서도 그러하다. 한반도문제가 남북당사자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면서도 풀리지 않는 것은 이해당사국간의 복잡한 국제관계가 얽혀 있는 데에 그 원인이 있다. 그중 미소의 군사외교 전략이 특히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미국은 우리의 전통적인 맹방이거니와 이제 소련과도 한반도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게 된 것이다. 남한당사자들이 성실한 노력을 토대로 해서 이들과 논의한다면 한반도문제 해결은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 평민 총사퇴 선언의 저변과 향후 정국 전망

    ◎“지자제 관철ㆍ내각제 저지” 배수진/파행책임 떠 넘겨 「면죄부」 얻기/결행여부 관심… 여,수용 안할 듯/“선전포고용” “협상용” 엇갈린 관측도 평민당의 입장에서 의원직 사퇴 결의는 거여에 맞서기 위한 최후의 카드와 다름없다. 따라서 평민당 속속의원 전원이 14일 의총에서 사퇴서를 작성해 김대중총재에게 제출한 것은 더이상 원내 투쟁이라는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여당에 대항할 수 없다는 상황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는 또 장외투쟁이라는 대여 선전포고와도 같다. 평민당 의총이 채택한 결의문에서도 이같은 강경입장은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평민당의원들은 『오늘 본회의 날치기 불법처리를 끝으로 13대 국회가 사실상 조종을 울렸고 의회민주주의는 처절하게 말살됐다』고 주장했다. 결의문은 또 『13대 국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민의를 묻는 총선거 및 지자제 선거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주목할 점은 총사퇴 결행에 따른 수습처방으로서 「국회해산에 이은 조기총선」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3당 통합이후 평민당이 여권에 대해줄기차게 촉구해 온 사항이다. 따라서 평민당이 당론으로 이를 공식화 했을 때부터 의원직 총사퇴라는 카드는 이미 예고됐었다. 현재 관심의 초점은 과연 사퇴서 처리를 위임받은 김대중총재가 이를 국회에 제출할 것이냐는 점에 집중되고 있다. 또 결행한다면 시기가 언제쯤 될 것이며 민자당측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에대한 전망은 평민당이 지금까지 「국회해산,총선실시」를 주장해오면서도 의원직 총사퇴에 대한 언급조차 회피해 온 배경을 살펴보아야 분석이 가능할 것 같다. 3당 통합이후 평민당이 가장 갈구해온 사항은 지자제실시 문제였다. 하루아침에 소야로 전락해 버린 평민당의 입지회복은 선거바람을 통해 회생시킬 수밖에 없고 결과에 따라서는 차기 대권탈취도 가능하다는 것이 평민당 지도부의 일관된 집념이었다. 이에 맞물려 여권쪽에서 수시로 부침하고 있는 내각제 개헌문제도 평민당이 촉각을 곤두세워온 핵심사항이었다. 지자제 관철과 내각제 개헌저지야말로 평민당의 장래위상을 판가름하는 양대 과제로 인식해온 것이다. 의원직 총사퇴는 이같은 양대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정적인 시기에 활용하겠다는 것이 평민당지도부의 입장이었다. 그동안의 당내 모임에서 상당수 강경파들이 총사퇴 주장을 수없이 개진해 왔는데도 공식적으로는 전혀 언급조차 안했던 것도 그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한 장기전략에 따른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평민당 의원들의 사퇴서 작성은 양대과제중 지자제문제에 있어 더이상 여권의 태도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도부가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유추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상 김총재가 지자제문제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청와대회담에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상임위에 상정조차 못하는 좌절감을 뼈저리게 느껴야만 했던 것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김총재가 조만간 국회에 평민당의원들의 일괄 사퇴서를 제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불의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조기결행 가능성을 내세우는 쪽은 평민당이 정치전반에 대한 불신여론을 여당쪽에 떠넘기기 위해 사퇴제출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야당으로서는 할일을 다했다는 면죄부를 얻어 내려 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김총재의 입장에서는 가장 확실한 배경중의 하나였던 광주가 무기력하다고 할 정도로 임시국회에서 통과된데 대한 질책을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해소시킬 필요를 절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총재는 이번 국회파행과 관련해 여권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하고 있다고 판단,사퇴서제출의 충격파를 추가로 여권에 가함으로써 지자제문제등에 대한 대폭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와는 달리 김총재와 평민당의 입장에서는 확실한 장래보장이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쉽사리 의원직 총사퇴라는 최후의 카드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 오히려 유력하다. 막상 사퇴서를 제출하더라도 민자당이 응하지 않아 흐지부지될 경우 앞으로 여권의 내각제개헌 움직임이 구체화되는등 지금보다 더욱 급박한 상황을 맞을 경우 이를 다시 활용하기에는 명분도 약하고 효과도 반감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평민당 당직자들은 여권과의 조만간 대화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심한 거부감을 보이면서도 『사퇴서 제출은 이번 주말의 국정보고대회에나 가능할 것 같다』는 등의 말로 조기결행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오는 27ㆍ28일에는 평민당의 전당대회가 잡혀있어 부총재 경선문제등으로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주말을 고비로 사퇴서 제출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평민당 의총이 사퇴서 제출을 결의만 하고 처리를 김총재에게 일임한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대여협상의 강력한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이같은 분석에는 금명간 열릴 것이 확실시되는 김총재와 민주당 이기택총재의 회담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민주당측은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사퇴서를 제출하자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총재회담에서 사퇴문제에 대한 확실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명분ㆍ현실에 뒤엉켜 희박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 쿠바경제 앞날이 안보인다/경제난 소의 지원 언제 끊길지 예측불허

    ◎미국은 크렘린에 대쿠바 경원중단 압력 쿠바 국가평의회의장 피델 카스트로는 지금까지 소련의 대쿠바 경제원조를 양국간의 「영원한 우정」의 표현이라고 평가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모스크바로부터의 경제원조가 카리브해에 연한 이 사회주의 국가에 큰 약점으로 변해가고 있다. 소련도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고 특히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그 때문에 쿠바당국은 소련으로부터의 석유 및 기타 주요상품의 공급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몹시 우려하고 있다. 최근 아바나를 방문한 소련의 대외경제관계장관 콘스탄틴 카투셰프는 쿠바에 대한 소련의 경제원조가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쿠바의 지도자들은 이러한 「선의」의 표시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우정」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음을 느끼고 있다. 얼마전 피델 카스트로는 TV를 통해 『쿠바의 사탕수수가 트럭용 디젤오일과 타이어의 부족으로 모두 말라버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설탕은 쿠바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기 때문에 쿠바의 경제는 지금 파국 직전의 상황에 몰려있는 것이다. 지난 4월 중순에 합의된 한 새 협정은 올해 소련과 쿠바간의 경제협력규모를 총 92억루블(약 1백53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이 규모는 지난해보다 8%가 늘어난 것이다. 공식통계에 의하면 쿠바의 대소수입은 수출을 약 10억달러 초과하고 있다. 쿠바가 소련으로부터 들여오는 가장 중요한 수입품은 연간 1천2백t에 달하는 석유이다. 그외에 철강ㆍ기계류등 7백여종의 상품들이 수입되고 있다. 쿠바는 4백만t이상의 설탕과 20만t이상의 감귤류를 수출하고 있는데 아바나주재 소련대사관측은 소련에서 소비되는 설탕의 30%와 열대과일의 50%가 쿠바에서 수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쿠바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소련의 경제지원이 이제는 쿠바경제의 「약점」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실토한다. 쿠바공산당 중앙위원인 호르게 고메스 바라타는 아바나에서 가진 한 인터뷰에서 『쿠바인들은 거의가 그날 그날 벌어 먹고 살기에 급급하다. 따라서 비축해 둔 것이라고는 별로 없다』고 밝히고 만일 소련의 지원이 끊기는 날에는 쿠바가 「극적인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쿠바의 주요한 문제는 소련원조에 대한 의존도 있지만 그보다는 미국이 쿠바에 대해 취하고 있는 전면적인 경제 및 교역금지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불법적인 금지조치」때문에 쿠바는 오렌지를 수출하고 석유를 수입하는데 장장 1만㎞를 여행해야만 하는 실정이라고 미국의 태도를 비난했다. 『미국은 쿠바를 봉쇄하고 있으면서 한편으로 쿠바가 소련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쿠바가 그렇게 선택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봉쇄조치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고메스 바라타는 주장했다. 소련은 침체된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고 시장경제체제로의 도약을 위해 서방의 경제적 지원을 구하고 있으나 서방국들,특히 미국은 소련이 쿠바에 대한 경제 및 군사원조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지난 9일 크렘린에서 기자들로부터 소련이 쿠바에 대한 원조를 중단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것은 단순히 양국간의문제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소련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 통일감격에 부푼 베를린 현장을 가다(이제 독일은 「하나」:4)

    ◎“일터 잃을라”… 동독인들 막연한 불안감/40년 분단에 말ㆍ관습등 곳곳 이질요소/72년부터 교류 텄으나 「완전합일」 미흡/교과서 개편ㆍ법규 조기정비로 공동의식 높여야 마리아본 뵈르너부인(48ㆍ동베를린 거주)은 요즘 매일밤을 걱정으로 설친다고 했다. 동베를린의 한 국영식당 현관에서 옷보관 일을 담당하고 있는 뵈르너부인은 통일이 일자리를 앗아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에 싸여있다. 「동독」의 시절에서는 스스로 그만두지 않는 한 이 부인과 같이 혼자 몸으로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여자들은 평생근무가 보장됐었다. 『서독에 그런 제도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일이 없습니다.그래서 서독제도에 흡수되는 통일은 나와같은 사람들에게는 직업박탈의 가능성만높여주는 계기로 받아들여 질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뵈르너부인의 걱정은 동서독 사회제도 격차 때문에 동독국민들이 겪는 불안의 작은 예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1일 이후 동베를린 시가지 상점들의 진열상 앞에는 그안의 물건들을 눈여겨 보려는 사람들로 혼잡을 이루고 있다. 매장안이한가한데도 이들은 들어가 볼 생각은 않은채 유리창 너머의 물건만 살피고 있었다. 이 역시 제도차이에서 오는 희극적인 풍경들이다. 줄서서 기다리고 주는대로 받아야 하는 사회주의 스타일의 물자구득 방법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있어 물건을 만져보고 따져보며 요모조모 확인한뒤 사들이는 시장경제하에서의 상품구입 스타일은 아직 생소하기이를데 없는 것이다. 진열장을 통해 살 물건을 결정한 뒤에야 들어가 지체없이 사가지고 나가는 그들이 시장경제에 적응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것으로 생각되었다. 동 서독 전문가들은 경제ㆍ사회통합후 동독사회안에 혼란이 필연적으로 따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물가가 오르고 실업자가 늘며 상충되는 제도 때문에 빚어지는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것이다. 그 한 예로 동독 고속도로 경찰의 고민이 서독의 신문에 우스갯거리만화로 등장되기도 했다. 「베를린 회랑」으로 불리는 서독∼서베를린간 고속도로는 모두 6개. 서독의 고속도로는 속도가 무제한이며 저속이 오히려 단속대상이다. 그러나 동독은 시속 1백㎞가 고작. 서독구역에서 무서운 속도로 내닫던 서독차들이 동독에 들어서면 엉금엉금 기어갈 수밖에 없었던 게 지금까지의 형편이었으나 국경이 없어진 상황에서 경찰은 단속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동독의 경찰 모습으로 양쪽 사회의 제도적 격차가 빚는 아이러니를 이 만화는 잘 표현하고 있었다. 깊은 골로 패인 분단 40여년의 사회적 격차는 그밖에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서독의 언어학자들은 양쪽 국민들사이에 상대쪽의 어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을 증명하고 있다. 동독에서 허락되고 있는 낙태가 서독의 법률로는 금지되고 있다. 학교에서의 이념교육이나 역사교육에서도 서로 부딪치는 부문이 허다하다.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있는 교과서며 금지되어온 종교교육에 대한 새로운 기준도 마련되어야 한다. 통일의 부정적 측면에 시각을 맞추고있는 사람들은 이번 경제ㆍ사회통합조치가 완전통일을 촉진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양독국민들사이 또는 각기의 제도와 생활방식간의 이질성만부각시킬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강요된 평등,몸에 젖어온 동독사람들에게 경쟁이니 시장경제니 하는 단어는 고통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통독작업의 가속화 계기를 제공한 지난 3월의 동독총선에서 동독국민들이 헬무트 콜 서독총리의 약속과 서독 마르크화를 향해 표를 던진것도 『어떻게 해주겠지』하는 의존심리가 작용한 때문이라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다. 동독의 피폐된 경제를 서독이 책임져 달라는 요구였다는 것이다. 그러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때 그들의 거부감과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동서독은 그동안 분단으로 인한 이질적인 요소들을 줄이기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통일에의 길목에 이같은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점이 같은 분단국인 한국에 많은 교훈을 주고있다. 동서독이 서로 적대시하는 자세를 버리고 공존체제를 확립한 것은 벌써 20년 가까이 된다. 72년에 조인된 동서독기본조약을 바탕으로한 이질요소 해소작업은 인적교류ㆍ물자교류를 포함하여 다방면에 걸쳐 추진되어 왔다. 특히 동독지역의 85%가 서독TV를 볼수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동독정부는 방해전파를 띄우거나 시청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아 통일 그날의 충격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같은 노력들이 통일에의 초석이 되었음은 되풀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합쳐지는 단계에 이르자 적잖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동독주민들이 미처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이번의 통일작업이 너무 급속히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대해 서독의 디 차이트지는 『늦다 빠르다는 후세 역사에 판단을 맡기고 경제적으로 외교적으로 찬스를 잡았을때 통일을 완성해 버려야한다는 태도는 옳은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민족통일이라는 대과업 추진과정에서 빚어지는 문제점들은 오히려 그것을 해소하려는 노력으로인해 통일완성뒤의 사회를 더욱 굳게 결속시킬수 있을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면의 과제는 동독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자본주의적 가치관과 생활방식에 적응해 나가느냐하는 것으로 집약되지만 법률이나 제도적 또는 관습의 차이를 함께 줄여나가는 노력의 과정이 통일에의 길이라고 보는 것이다.
  • 통일기대에 부푼 베를린 현장을 가다(이제 독일은 「하나」:3)

    ◎쌓이는 상품…「줄서기경제」가 사라진다/동독기업 자생력 회복이 최대과제/국민도 자본주의적 사고수용 시급/동독의 자구노력 없을땐 서독 지원에도 한계 「7ㆍ1경제통합」 전날 까지만 해도 텅비어 있던 동독상점들의 진열대에는 2일부터 다시 상품이 그득히 쌓이기 시작했다. 비누한개 사과몇개 사려해도 지루한 줄서기를 강요당했던 엊그제의 사정에 비하면 세상이 크게 달라졌음을 실감케 하는 것이다. 현지의 신문들은 이번 조치로 독일경제사에 새지평이 열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회주의경제체제를 하루아침에 자본주의체제로 바꾸어 놓은 이 조치는 아마도 20세기 경제사에 최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40여년간의 공산독재 아래 사회주의경제의 특징인 배급제도에 길들여져온 동독국민들은 이날 경제통합조치후 처음 장사를 시작한 상점에서 가전제품이며 옷가지며 식료품 등 평소 사고싶고 지니길 원했던 물건들을 자유스럽게 선택하여 사들고 나오는 것으로써 자본주의사회의 자유시장경제와 첫 만남을 했다. 『마르크화를 처음 받았을 때는 갑자기 부자가 된 느낌이었고 갖고싶던 물건을 사고 나니 딴 세상에 온듯 싶습니다』부인과 함께 컬러 TV를 사가지고 나오던 오토 슐레만씨(46)는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아직은 뭐가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가경제적인 측면으로 보면 이번 조치로 동독은 완전히 서독에 흡수되어 사라져버렸다. 서독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발권을 전담함은 물론 통화의 수급조절도 담당하게 된다. 또 국가예산의 통제권도 서독정부가 행사한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쓰러져 가는 동독경제가 뜻대로 활기를 찾게될 것이라는 보장은 어렵다. 개인들에 있어서의 염려와 마찬가지로 국가경제 전체적인 측면에서의 불확실성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 적용된 양독화폐교환 비율,그리고 이에 소요된 2백60억마르크라는 막대한 화폐발행은 앞으로 인플레를 부르고 금리를 올리는 역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독의 모든 기업들은 가능한한 신속히 국영에서 민영체제로 바꾼다는 협정 내용에 따라 국가의 직접적인 지원이 1일부터중단됐다. 시장경제의 경쟁체제로 내몰린 것이다. 동독의 공장들중 자유경쟁에서 견뎌낼 수 있는 곳은 30%에 불과하며 절반은 재정지원을 받아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이고 20%정도는 아주 짧은 기간안에 도산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독일경제연구소는 경제통합과 관련한 연구보고서에서 단기적인 부정적 측면을 보다 자세하게 예시했다. 이 연구소의 하이네르 후라베스크 책임연구원은 동독의 기업들은 생산설비의 구조적 취약성,생산수단의 낙후,통신시설 미비,노동자들의 근로의욕 저하 및 자발적의사결정태도의 미숙 등으로 자유경쟁체제에서 어려움을 겪게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기업의 도산 등으로 동독의 실업률이 91년에는 17%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회색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서독정부는 자신들의 경제력으로 이를 담당,해결해 내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으며 동독국민들이 불안속에서도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헬무트 콜 서독총리는 1일 통화통합에 즈음한 TV연설을 통해 경제통합조치의 성공적인 수행만이 분단된 조국의 완전통일을 조속히 달성할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동서독은 이번 조치를 취하면서 총 1천1백50억마르크 규모의 「통독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동독은 이 기금에서 올해에 2백20억마르크,내년에 3백50억마르크,92년에 2백80억마르크,93년에 2백억마르크,그리고 94년에 1백억 마르크를 받게된다. 이같은 지원규모는 동독의 경제재건에 큰 도움을 주게될 것은 사실이겠으나 충분한 해결책은 될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동독의 경제가 새로운 시장경제체제에 얼마나 빠른 적응력을 보이느냐가 문제해결의 초점으로 등장되고 있다. 도이체 방크 이사 쿠르트 카시씨는 『억만금의 마르크도 모든 것을 다 해결 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면서 문제는 사회주의 경제에 물들어있는 사람들의 사고를 어떻게 빨리 전환시킬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생산시설을 보강하고 통신수단과 경영관리 체제를 개선하여 외국으로부터의 투자유인환경을 갖추어야 하며 이와함께 관료주의 타파등 경영층과 근로자들의 사고전환,서독으로부터의 재정지원 등이 조화를 이룰때 경제통합은 그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되며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자유시장 경제로의 완전한 탈바꿈이 이루어 질수 있다는 것이다.
  • 시민포럼 47%득표 체코총선 중간결과

    【프라하 AFP AP 연합】 지난 1946년 공산통치 이래 44년만에 처음으로 실시된 체코의 자유총선에서 바클라프하벨대통령이 이끄는 시민포럼과 이 집권당의 슬로바키아공화국 연대세력인 반폭력 시민모임이 중간개표 결과 과반수에 육박하는 압승을 거두었다고 서독의 여론 조사기구인 인파스(INFAS)가 9일 발표했다. 반폭력 시민모임을 포함한 시민포럼은 상ㆍ하원에서 47.1%와 48%를 각각 득표함으로써 절대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했으나 현행 선거법에 의해 상ㆍ하 양원에서 모두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민생등 5대과제 담당공무원 50명 해외연수

    총무처는 29일 현재 범 정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민생치안ㆍ도시교통난ㆍ교육개혁ㆍ환경보존ㆍ과학기술진흥등 5대 당면과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관계부처 4ㆍ5급 공무원 50여명을 과제별로 선발,특별 해외연수를 실시키로 했다. 연수대상지역은 일본ㆍ싱가포르ㆍ대만 등지이다.
  • 소의 최대과제 “군부개혁”/고르바초르 발언의 배경

    ◎리투아니아청년 탈영으로 군부불만 고조/군조직의 민주화ㆍ규모축소에 초점 맞출듯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8일 이례적으로 군부의 개혁을 강도높게 주장하고 나섬으로써 그동안 개혁의 잠재적인 불만세력으로 지목돼 온 군의 개혁문제가 소련정치의 핵심과제로 떠 올랐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날 2차대전 승전45주년 기념식사를 통해 군의 개혁방안을 마련키 위한 특별위원회가 이미 구성돼 활동중이고 개혁의 방향도 잡혀있다고 밝혔다. 개혁의 방향은 크게 군조직의 민주화와 군비감축과 관련된 전반적인 규모축소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85년 고르바초프 집권이후 추진돼온 개혁정책은 필연적으로 이 전통적인 군의 위상에 변화를 초래했다. 고르바초프등장 이전까지 소련경제의 바탕은 소위 스탈린식 「전승사회주의체제」라는 군수산업 위주의 중공업분야였다. 군비축소를 통해 이 분야의 자원을 소비재 등 민수산업으로 돌리지 않고서 효과적인 경제개혁은 힘들게 되어 있었다. 이를 위해 마련된 것이 서방과의 공존관계를 전제로 한 신사고외교와 지금까지 공격위주의 군사전략을 방어개념으로 바꾼 소위 「합리적 충분」원칙의 군사독트린이다. 대외적으로 신사고외교가 펼쳐지면서 대내적으로는 그동안 불가침의 영역을 누려오던 군사적제반 요소들이 모두 2차적인 것으로 격하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러한 변화과정을 지켜보는 군의 입장은 다소 이중적인 면이 있었다. 드미트리 야조프국방장관 등 군수뇌부는 경제개혁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장기적으로는 군사력도 튼튼해진다는 원칙위에 고르바초프가 추진하는 개혁정책 전반에 긍정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그러나 많은 수의 중간 군관료 조직은 국방비 삭감과 병력 감축으로 인한 군조직의 손상을 들어 잠재적인 불만세력으로 남아 있었다. 물론 미국 등 소위 서구 제국주의의 위협을 보는 시각 자체에 개혁정치 지도부와 군관료 사이의 차이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체제의 특성상 군이 조직적으로 정치지도부에 대항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지금까지 소련에서 그런 사례는 한번도 없었다. 지금까지 군에 대한 당의 통제가 워낙 철저했기 때문이다. 군병력중 당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항상 80%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개혁정책 전반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발트해 3국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탈소분리운동에 크렘린 당국이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자 군부내에 잠재해온 이러한 불만요인이 밖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지난 3월11일 독립을 선언한 리투아니아 사태였다. 리투아니아는 당시 연방군에 대한 복무의무를 폐기키로 선언해 연방군에서 복무중이던 리투아니아 젊은이 5백여명이 집단탈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 될 분위기다. 보수 정치세력들은 연방위기를 경고하며 이들에 대한 강경진압을 요구했고 군부 불만세력들은 군조직이 위협받고 있다며 역시 강경대응을 주장했다. 지난번 리투아니아에 대한 크렘린의 무력시위와 경제봉쇄 등 강경자세가 이들 군부의 요구로 나왔다는 설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군과 당내 보수세력들의 이러한 반발에도불구하고 이것이 현재 추진중인 개혁의 흐름자체를 뒤바꿀 만한 세력으로 확대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8일의 기념식사에서 고르바초프는 5월말로 예정된 미소정상회담에서 『군축을 위한 새로운 건설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해 재래무기 감축협상과 전략무기 제한협상(START)을 예정대로 밀고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민족문제와 경제개혁 등에서 혼란을 우려하는 일부의 견해를 수용할 수는 있겠지만 군비축소와 동서 데탕트 등 대외정책의 큰 줄거리는 차질없이 추진할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난번 중소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중국과의 국경배치 병력감축이나 동유럽배치 병력철수 등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 같다. 오는 7월로 예정된 28차 당대회에서 당조직 개편을 통한 당내개혁장애세력의 제거작업이 예정대로 최종 마무리된다면 향후 소련의 개혁방향은 보다 분명히 잡혀질 것으로 보인다.
  • 통독행보에 가속 붙었다/동독연정 출범 계기로 본 이정표

    ◎새정부 최대과제 통일로 규정/시기ㆍ방법등 서독입장 거의수용/화폐 단일화 이견ㆍ경제격차등이 암초로 남아 자유총선에 의해 구성된 동독의 연립정부가 12일 정식출범함으로써 그동안 분위기조성 단계에 머물러있던 동서독의 통일작업이 본격화되게 됐다. 새 동독정부도 연정에 참여한 제정당간의 합의문서인 정부정책협정을 통해 통일협상의 기본지침을 발표함으로써 새 정부의 최대과제를 통일로 규정하고 있다. 동독정부는 통독의 기본원칙에 대해 우선 동독의 각주가 서독으로의 편입을 결정하면 자동적으로 통일이 가능하도록 해놓은 서독의 기본법 「제23조」에 따른 통독방식을 따르기로 하고 있다. 그동안 통일방식 문제를 싸고 기본법 「1백46조」에 의거 새로운 헌법제정을 통한 보다 신중한 입장을 지지해온 연정파트너 사민당과의 의견조정에 일단 성공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통독의 전단계가 되는 경제 및 사회통합의 시한을 오는 7월1일로 못박음으로써 통일의 시기와 방법에 있어 서독의 입장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인 셈이다. 헬무트 콜서독총리가 현재 제시하고 있는 통독의 기본일정표는 오는 5월말까지 양독이 통화통합에 관한 협상을 마무리 지은 다음 7월1일부터 이를 발효시키고 12월 서독총선을 통해 서독국민들의 최종의사를 확인,내년도에 통일독일의 초대총선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통일독일의 군사적 위상 문제에 대해서도 동독정부는 잠정적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잔류키로 결정함으로써 서독정부의 기본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현재 유럽안보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를 대체할 새 안보체제가 만들어질 때까지 일정 과도기간동안 나토 회원국으로 남아있되 바르샤바조약기구와도 비군사부문의 협력관계는 계속 유지한다고 되어있다. 군사문제와 관련한 동독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11일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이 제의한 통일독일의 두 기구 동시가입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물론 현재 당사자인 서독을 포함한 미국 등 서방측의 입장은 통독이 사실상 동독이 서독으로 흡수되는 방식을 취하는 이상 군사적으로도 당연히 나토로 편입돼야 한다는 것이어서 동독 및 소련측 입장과는 조정의 여지가 남아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군사적 위상문제는 앞으로 동서독과 전승4개국간의 「2+4회담」을 통해 정리돼 나갈 문제이다. 그리고 현재 헝가리ㆍ체코등지에 주둔하고 있는 소련군의 철수협상이 진행되는 등 바르샤바기구의 군사동맹으로서의 성격이 상당부분 약화되고 있다. 사실상 유럽대륙에서 과거의 군사대결구도 자체가 무너지는 마당에 통일독일의 군사적 위상문제가 큰 난제로 등장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한때 콜 서독총리의 애매한 입장표명으로 폴란드 등 주변국으로부터 우려의 대상이 됐던 독일ㆍ폴란드 국경문제도 「2+4회담」에서 국경문제 논의때 폴란드의 참석을 받아들였고 동서독 정부 공히 현재 국경인 오데르ㆍ나이세선을 인정하겠다는 다짐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세부적인 문제로 들어가 보면 앞으로 통일독일이 거쳐지나가야 할 어려움은 만만치 않은게 사실이다. 우선 통화통합시 양독 화폐간의 교환비율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서독내부에서도 의견통일이 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서독중앙은행은 동독국민 1인당 2천 마르크까지만 1대1교환을 하고 나머지는 2대1로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독 정부는 1인당 3만 마르크까지 1대1교환을 요구하고 있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다 큰문제는 동서독의 경제사정이 너무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명실상부한 경제통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동독경제의 시장경제체제로 전환이 전제가 돼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져 양독경제가 등가관계로 발전하려면 최소한 5∼10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 과정에서 동독측이 겪게될 기업 도산,실업문제,정부보조금 철폐페에 따른 인플레 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문제이다. 서독정부가 여기서 파생되는 부담을 어떻게 질 것이냐도 문제가 된다. 현재 동독의 사회보장수준을 서독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서독정부가 지원해야될 경비는 연간 3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통일작업이 오는 92년을 목표로 추진중인 EC(유럽공동체)통합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재 통일독일의 EC가입을 적극 바라는 건 오히려 동독측이다. 이는 뒤집어 보면 앞으로 EC측이 동독경제를 위해 질 부담이 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독정부는 동독흡수에 따르는 부담의 80%정도를 자신이 부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타 EC회원국들로서는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러나 이런 여러 문제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독전망은 밝은 게 사실이다. 통독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유럽」이라는 유럽인들의 오랜 꿈의 실현을 위한 하나의 출발점이라는 게 동서독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시각이다. 이 주변정세가 동유럽의 변화와 함께 극히 통독에 긍정적으로 움직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동서독 양국민들의 적극적인 자세,금년 하반기중 타결될 것으로 보이는 빈 재래무기 감축협상,그리고 EC통합등 여러 요인들이 통독을 위한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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