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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중생] 정의연 사태 3주간 공지글 27개…의혹과 해명 돌아보니

    [취중생] 정의연 사태 3주간 공지글 27개…의혹과 해명 돌아보니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회계 부정, 기부금 횡령 등의 의혹에 휩싸인지 3주가 지났습니다. 정의연은 지난 8일부터 28일까지 20일 동안 정의연 공식 홈페이지에 부고, 연대 성명, 기자회견 공지 등을 포함한 총 27개의 자료를 올렸습니다. 하루에 1개 이상의 게시글을 올린 셈입니다. 정의연이 올린 27개의 자료를 중심으로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을 둘러싼 의혹과 해명을 되짚어보겠습니다. 게시글 절반이 의혹 해명 목적의 설명자료 정의연이 홈페이지에 올린 27개 게시글 가운데 절반은 설명자료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설명자료가 14개, 입장문이 4개, 언론 규탄은 2개입니다. 그 외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부고, 연대 성명, 기자회견 공지 등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만큼 정의연이 터져나오는 의혹에 대해 계속해서 해명하려 했던 모습이 보입니다. 정의연 사태는 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의연이) 그동안 모은 성금이 피해 할머니를 위해 쓰인 적이 없다”면서 “앞으로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 윤미향씨는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정의연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바로 다음날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문과 이를 소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겠다는 공지사항을 올렸습니다. 정의연이 사태 촉발 이후 처음으로 올린 게시글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문입니다. 정의연은 지난 8일 올린 입장문에서 이 할머니가 제기한 후원금 문제에 대해 간략하게 입장을 밝히고, 후원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받고 공시절차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이달 11일에는 예고한대로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사람 건물에서 정의연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날부터 언론을 중심으로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이 쏟아졌습니다. 기부금 수혜 인원을 ‘999’, ‘9999’ 등으로 표기하거나 회계 공시에서 누락한 금액 등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사태 초기 정의연은 일부 언론이 기자회견에 대해 왜곡 보도를 하고 있다며 규탄하고, 회계 공시 누락에 대해 설명하기 바빴습니다. 지난 14일에 2016~2019년 결산 재무제표와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명세보고서 등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안성 쉼터 매각·국고보조금 공시 등에 해명 집중 15일부터는 정의연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마련한 쉼터와 여성가족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국고보조금 사업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안성 쉼터 고가 매입·헐값 매각 논란과 윤 의원의 아버지가 안성 쉼터의 관리인으로 있으면서 월급을 받았단 사실, 여가부 국고보조금 회계 공시를 누락하고 국고보조금 사업을 피해 할머니를 위해 쓰지 않는 등 사용 용도 관련 논란 등이 불거져 나왔습니다.15일부터 28일 사이의 게시글을 살펴보면 안성 쉼터 관련 해명이 5번, 국고보조금 관련 해명이 5번 있었습니다. 김복동 할머니 장례식 조의금 논란 등 다른 논란도 많았지만 논란 가운데에서도 안성 쉼터와 국고보조금에 해명을 집중하고 있단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정의연은 안성 쉼터 관리인으로 윤 의원의 아버지를 채용한 사실은 사과하면서도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 사업 금액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혹 해소에 나섰습니다. 그만큼 안성 쉼터와 국고보조금 사업은 언론에서 크게 다뤄졌고, 현재 정의연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서도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 사안입니다. 지난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의연 사태에 대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과 동일한 성격의 사건”이라면서 정의연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의혹 규명은 검찰에게로 정의연 사태의 핵심 인물인 윤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없이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것을 마지막으로 11일 간 잠행 후 공식 석상에 등장한 윤 의원은 정의연이 그동안 계속해온 해명 내용을 반복했습니다. 30일 윤 의원은 당선자 신분에서 공식적으로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 됩니다. 윤 의원이 정의연의 해명을 반복하면서 결국 의혹 규명은 검찰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정의연과 윤 의원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지석)는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20~21일 이틀에 걸쳐 정의연 사무실과 정의연의 전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소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평화의 우리집(마포 쉼터)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검찰은 현재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부동산 거래 관련 자료와 계좌 입출금 내역 등을 보고 있습니다. 대검찰청은 서부지검에 자금추적 전문 수사관을 파견하기도 했습니다.정의연은 검찰이 21일 마포 쉼터를 압수수색한 직후 입장문을 내고 “변호인들과 활동가들이 미처 대응할 수 없는 오전 시간에 길원옥 할머니께서 계시는 쉼터에 영장을 집행하러 온 검찰의 행위는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며 인권침해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검찰은 이제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 된 윤 의원에 대한 조사 방법과 시기는 신중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정의연 사태와 관련해 검찰이 조사한 사람은 한 명뿐입니다. 검찰은 지난 26일과 28일에 정의연 회계 담당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두 차례 모두 별도 조서를 쓰지 않는 면담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전해졌습니다. 정의연 사태가 시작된지 3주가 지나고, 그 사이 핵심 인물인 윤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 됐습니다. 이제는 검찰의 시간입니다. 정의연과 윤 의원의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검찰이 앞으로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검찰이 한명숙 재판 증언 조작 지시” 두번째 증인 등장

    “검찰이 한명숙 재판 증언 조작 지시” 두번째 증인 등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이 유죄 입증을 위해 법정 증인의 진술을 조작했다는 주장이 다른 증인에 의해 추가로 나왔다. 법무부에 “검찰 조사해달라” 진정서 제출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명숙 전 총리 재판 당시 증인이었던 A씨는 지난달 초 법무부에 ‘(한명숙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의 위증 교사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정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진정은 관련 절차에 따라 대검찰청으로 이송됐다. A씨는 한명숙 전 총리에게 9억원을 전달했다고 했다가 진술을 번복했던 한신건영 전 대표 고 한민호씨의 구치소 동료 수감자다. 최근 뉴스타파가 공개한 한민호씨 비망록에는 한민호씨가 검찰의 추가 기소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검찰 조사 때 “한명숙 전 총리에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선 진술을 사실대로 바로잡았다고 적혀 있다. 당시 한명숙 전 총리 재판에는 한민호씨의 동료 수감자 2명이 증인으로 나와, 한민호씨가 구치소에서 ‘검찰 진술이 맞지만 법정에서 뒤엎겠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증언해 검찰은 이를 한민호씨가 번복한 법정 진술 내용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근거로 삼았다.당시 증언 2명 중 1명인 A씨가 9년 만에 입장을 바꿔 검찰로부터 위증교사를 받아 거짓으로 한명숙 전 총리와 한민호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며 최근 불거진 검찰의 증언 조작 의혹에 가세하고 나선 것이다. 이로써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증언 조작을 직접 목격하고 경험했다고 증언하는 인물은 2명으로 늘어났다. 다른 1명은 역시 한민호씨의 구치소 동료로 A씨를 포함한 증인 2명과 함께 위증교사를 받았으나 검찰 협조를 거부해 최종 증인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하는 B씨다. B씨는 최근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증언 조작을 폭로한 데 이어 한명숙 전 총리와 한민호씨를 조사하고 재판을 담당한 검사와 검찰 간부들을 직권남용과 모해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명백한 허위 주장” 강하게 부인 검찰은 이날 A씨의 법무부 진정 사실이 알려진 직후 수사팀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제기된 증언 조작 의혹에 대해 “객관적 사실과 명백히 다른 허위 주장”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수사팀은 “당시 증인들은 강도 높은 변호인 신문을 받았고 한민호 전 사장과 대질 증인신문도 받았다”며 “수사팀은 절대 회유해서 증언을 시킨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A씨가 법정에서 “자발적인 진술”이라고 진술한 점, 수사팀도 몰랐던 한민호씨와의 대화를 증언한 점 등을 들었다. 또 한명숙 전 총리의 금품 전달 장소나 방법, 수표 포함 여부 등에 대해서는 A씨가 ‘모른다’고 답한 점을 거론하며 “검사가 허위 증언을 교육시켰다면 이런 사실을 모두 교육시켰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위증교사 혐의는 공소시효 안 끝나 새로운 증인의 등장으로 검찰의 증언 조작 의혹이 힘을 받고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정치권 안팎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 대해) 사회적인 문제가 된다고 언론이 문제를 제기한 만큼 검찰 수사방식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해봐야 한다”며 법무부 차원의 진상조사에 나설 뜻이 있음을 재확인했다. 한명숙 사건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추미애 장관도 이날 공수처의 우선 수사대상으로 ‘(검찰의) 권력 유착이나 제 식구 감싸기’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증언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당시 수사팀에 대한 해당 혐의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아 기소가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민호씨의 동료 수감자들의 법정 증언이 이뤄진 시기는 2011년 3월이다. 직권남용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으로 지났지만, 모해위증교사죄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판깨스트]정치생명 걸린 이재명...‘공개변론’ 승부수 통할까

    [판깨스트]정치생명 걸린 이재명...‘공개변론’ 승부수 통할까

    대법원 최종 판단 앞두고이 지사, 공개변론 신청변호인 “침묵도 공표냐”정치화 우려에 안 할수도‘단두대에 목이 걸려 있는 상황.’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현재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벌금 300만원)을 확정짓게 되면 이 지사는 지사직을 잃게 됩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 무효가 되기 때문입니다.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됩니다. 정치적 사망 선고나 다름 없는 셈입니다. 이 사건은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에 배당돼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상 상고심 선고는 원심 선고가 있는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이 기간을 넘었다고 해서 판결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법리 검토에 착수했고, 지난달 중순부터는 쟁점에 관한 재판부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아직 이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조만간 최종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 지사 측에서 지난 22일 대법원에 공개변론을 신청했습니다. 변론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준비 기간에만 2~3개월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사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는 겁니다.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공개변론을 열자고 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문제를 공론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 지사에 적용된 공직선거법 250조 1항은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 등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 가족관계, 행위 등에 관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돼 있습니다.지난해 9월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 임상기)는 이 지사가 친형의 정신병원 입원을 지시했는데도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에서 “강제입원에 전혀 관여한 적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허위사실 공표라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비록 이 지사가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 절차 개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친형에 대해 절차 진행을 지시하고 절차 일부가 진행되기도 한 사실을 숨긴 채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은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로 사실 왜곡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지난해 5월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 최창훈)는 “(TV토론회에서의) 질문 및 답변의 의도, 발언의 다의성, 당시 상황, 토론회 특성 등에 비춰보면 이 발언이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 1심과 2심 재판부의 해석이 전혀 다르게 나온 것입니다. 이 지사 측 법률대리인인 나승철 변호사는 “(이 지사가)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공표’가 되느냐”며 “이는 (형법상) 유추해석금지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침묵을 공표로 볼 수 있느냐는 주장입니다. 이 지사 측은 지난해 11월 공직선거법 250조 1항에 나오는 ‘행위’와 ‘공표’라는 용어의 정의가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은 아직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대법, 수용하면 역대급 공개변론초호화 변호인단 vs 에이스 검사이 지사 측이 ‘공개변론’이란 카드를 꺼내든 것도 마지막 ‘배수의 진’을 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송기춘(전 한국공법학회장)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죄가 남용되지 않도록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면서 공개변론을 통해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공개변론이 열린다면 ‘역대급’ 변론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지사 측 변호인단에는 이상훈·이홍훈 전 대법관,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 최병모·백승헌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는 검찰도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검사장)을 중심으로 ‘에이스 검사’를 투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형사 사건에서는 대법관과 ‘급’을 맞추기 위해 검사장이 직접 공개변론에 나서는 게 관례라고 합니다. 지난 28일 대법정에서 열린 가수 조영남씨의 ‘그림대작’ 사건 관련 공개변론에서도 노정환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직접 최종변론을 했습니다. 조씨처럼 이 지사가 공개변론장에 나와 자신의 무죄를 피력한다면 주목도는 더 커질 것입니다. 통상 공개변론은 사회 각층의 이해가 충돌하는 중요한 사건이나 국민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쟁점이 너무 복잡하면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쟁점이 분명하고 단순한 사건이 공개변론 대상이 됩니다. 다만 정치 쟁점화될 우려가 있다면 대법원에서 공개변론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대법원에는 이 지사에 대한 탄원서와 엄벌 촉구 진정서가 밀려들고 있습니다. 수 많은 사건에 치이는 대법관들의 현실적 여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2018년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 사건 등 5건의 공개변론이 열렸지만 지난해에는 부동산 명의신탁 사건 등 3건의 공개변론을 여는 데 그쳤습니다. 종전 판례를 변경해야 할 중요한 사건만 다룬 겁니다. 올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사건과 그림대작 사건 관련 공개변론이 열렸습니다. 다음달 17일에도 ‘산업재해로 숨진 근로자의 자녀를 특별채용하는 단체협약 규정’과 관련해 공개변론이 예정돼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한 차례 미뤄진 일정입니다. 또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에서 공개변론을 연 것은 지난 3년간 2건에 그칩니다. 과연 대법원은 이 지사 측 요청에 어떻게 응답할까요. 신속한 심리와 다양한 의견 수렴 사이에서 대법원 2부에 소속된 박상옥·안철상·노정희·김상환 대법관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세월호 특조위 방해 의혹 靑·해수부 인사 11명 기소

    세월호 특조위 방해 의혹 靑·해수부 인사 11명 기소

    박근혜 정부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 규명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청와대 인사들과 해양수산부 장차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관심을 끌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는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대검찰청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은 특조위 조사권을 방해한 이병기(73) 전 청와대 비서실장, 현정택(71) 전 정책조정수석, 현기환(61) 전 정무수석, 안종범(61) 전 경제수석, 정진철(65) 전 인사수석 등 9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영석(61) 전 해수부 장관과 윤학배(59) 전 해수부 차관 등도 함께 기소됐다.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11월 특조위가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의 행적조사 안건을 의결하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임용 절차를 중단한 혐의를 받는다. 추가 파견이 필요한 공무원 12명도 파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특조위 활동을 강제로 종료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2016년 6월 파견 공무원을 복귀시키거나 하반기 예산을 집행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특조위 활동을 강제 종료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추천 위원이었던 이헌 전 특조위 부위원장의 사퇴를 추진한 혐의도 적용됐다. 당시 청와대 행적조사에 대한 항의 표시로 여당 추천위원 전원 사퇴 방침이 정해졌다. 그러나 이 전 부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이 전 실장 등은 교체 방안을 검토해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현 전 정무수석이 2016년 2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자리를 제안한 뒤 이 전 부위원장이 사직한 사실을 확인했다. 조대환(64) 전 특조위 부위원장도 2015년 1월 특조위 설립준비단을 해체할 목적으로 특조위에 파견된 해수부 공무원의 복귀를 요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요청을 받고 복귀 조치를 한 김 전 장관은 이미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윤미향, 국회 개원 하루 전 ‘해명 회견’… 사퇴는 안 할 듯

    윤미향, 국회 개원 하루 전 ‘해명 회견’… 사퇴는 안 할 듯

    오늘 장소 등 직접 공지… ‘의혹 해소’ 의지 아직 의원 신분 아닌데 국회 회견 땐 논란 이용수 할머니 “혼자 한 일” 배후설 부인 檢, 정의연 회계 담당 이틀만에 재소환 정의연 “국고보조금 사업 투명한 관리” 尹 개인계좌 후원금엔 “밝힐 입장 없다”윤미향(56·전 정의기억연대 대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가 열흘 만에 입을 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을 주도한 경력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하는 윤 당선자는 후원금을 개인 계좌로 모금하고 경기 안성의 피해자 쉼터를 고가에 매입한 의혹 등에 휩싸였다. 게다가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는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30년 동안 윤 당선자에게 속아 피해를 증언하며 모금활동에 끌려다녔다’고 폭로한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당선자가 29일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시간과 장소는 미정으로 윤 당선자 쪽에서 직접 공지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28일 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자는 29일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국회 밖에서 회견을 열 가능성도 있다. 윤 당선자 측은 아직 국회의원이 아닌데 국회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자가 21대 국회 개원일(30일)보다 하루 앞서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모든 의혹을 깨끗이 털고 임기를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퇴를 표명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자는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퇴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후 지난 27일 민주당 당선자 워크숍에도 불참하는 등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윤 당선자가 책임 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윤 당선자는 이 할머니가 지난 25일 가진 기자회견 이후 연일 자신을 비난하는 상황에서 자칫 할머니와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기자회견 여부와 시점 등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30일 이후 기자회견을 한다면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활용해 검찰 수사를 피하려 한다는 논란과 맞닥뜨릴 수 있어 임기 시작 전 입장 표명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자와 정의연 의혹을 들여다보는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지석)는 이날 오전 10시쯤 정의연 회계 담당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8시간가량 조사하는 등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26일에도 A씨를 불러 4시간 동안 조사했다. 정의연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국세청 공시 오류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도 “국고보조금 사업을 목적에 맞게 성실하게 집행하고 투명하게 관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윤 당선자가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받아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최근 대검찰청 간부회의에서 정의연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지원을 받는 단체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과 동일한 성격의 사건”이라며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 할머니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 혼자밖에 없다. 내가 바보인가. 나는 치매가 아니다. 누구도 거드는 사람이 없었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배후설을 반박했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 할머니가 지난 25일 연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회견문이 할머니의 언어가 아니었다며 누군가 대신 작성해 준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자의 국회 진출에 대해 “이 엄청난 것(위안부 문제 해결)을 하루아침에 팽개치고 (국회에) 가고 싶다고 사리사욕을 채웠다”며 “그렇지 않다고 믿은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니까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며 비판을 이어 갔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조영남 ‘그림대작’ 공개변론...“면죄부 안 돼” vs “지나친 형벌권 행사”

    조영남 ‘그림대작’ 공개변론...“면죄부 안 돼” vs “지나친 형벌권 행사”

    “1심 집행유예, 2심 무죄대검 검사장, 직접 변론국선변호인이 조씨 대변조씨 “소란 일으켜 죄송”“옛날부터 어르신들이 화투를 가지고 놀면 패가망신한다고 했는데 제가 너무 오랫동안 화투를 가지고 놀았나 봅니다.” 다른 사람에게 대신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고가에 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76)씨가 28일 대법원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지난 5년간 이런 소란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미리 준비한 편지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도중 울먹이면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참된 예술가가 될 수 있도록 살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공개변론에서는 검찰과 조씨 측 국선변호인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 측에서는 노정환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검사장)이 직접 나와 공소 사실을 설명하고 최종 변론에도 나섰다. 노 부장은 “조씨가 그림을 맡긴 화가는 조수가 아닌 대작화가에 가깝다”면서 “실력 있는 화가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몹시 부끄러운 일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씨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또 다른 연예인 혹은 정치인, 재력가 등 유명인들이 자신의 부와 명성을 이용해 고수익을 올리는 폐단을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씨에게 고가의 대금을 주고 그림을 구입한 피해자 보호 뿐 아니라 미술계 발전을 위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해달라는 주장이다. 반면 조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를 속일 기망의 고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구매자를 속이려고 했다면 조수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했어야 하는게 그런 지시를 한 적도 없다는 게 변호인 측 논거다. 또 “검찰이 불명확한 ‘고지 의무’라는 도구를 이용해 지나친 형벌권을 행사했다”면서 “(검찰 주장대로라면) 조수를 고용한 세계적 유명 화가들도 우리나라에서는 사기죄로 처벌받는 이상한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이날 변론에는 검찰 측과 조씨 측 참고인으로 각각 신제남 전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장과 표미선 전 한국화랑협회 회장이 나와 조씨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신 전 이사장은 “아마추어가 프로 작가에게 아이디어를 주고 그림을 그리게 한 사실에 미술인들은 분노를 금치 못한다”면서 “작가의 양심, 도덕성을 버린 사기 행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표 전 회장은 ‘조수를 고용해 그림을 그렸다면 작품 평가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변호인 측 질문에 “그렇지 않다”면서 “(오히려) 유명 작가가 되려면 작품 수가 많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조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씨는 평소 알고 지낸 화가 A씨에게 그림 1점당 10만원을 주고 그려오게 한 뒤 자신이 약간 덧칠하고 서명을 넣는 방식으로 17명에게 21점을 팔아 1억 5300여만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사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는 조씨에게 고용돼 그의 지휘·감독 하에 조씨의 창작 활동을 돕는 ‘조수’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오히려 미술 작품의 창작적 표현 형식에 기여한 ‘작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구매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기망 행위가 인정된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씨는 보수를 받고 조씨의 창작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도움을 준 기술적인 보조자일 뿐”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작가가 직접 그림을 그렸는지 여부는 일반적으로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게 2심 재판부 판단이다. 대법원은 이날 변론을 끝으로 조만간 최종 판결을 할 예정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시효는 남아… 법무부 “진상조사 착수”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시효는 남아… 법무부 “진상조사 착수”

    당시 수사팀 ‘증언 회유·압박’ 밝혀지면 공소시효 10년인 모해위증교사죄 적용 자체 조사팀 꾸려 사실관계 감찰 가능성 단일 사건에 과거사위 발족은 부담일 듯 “객관적인 수사 위해 제3기관에 맡겨야”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당시 증언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법무부가 진상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이 한 전 총리 사건을 다시 꺼내 들고 재조사를 촉구한 데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조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후속 조치에 들어가는 셈이다.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 난 사건에 대해 법무부가 다시 사건 기록을 들춰 보는 것은 보복 성격으로 비춰질 수 있으므로 중립적 기관에 조사를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조만간 조사 방식 및 범위 등의 청사진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관련한 의원 질의에 “구체적이고 정밀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공감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한신건영 전 대표인 고 한만호씨의 비망록에는 한씨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 수사팀은 “비망록은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돼 사법적 판단을 받은 문건”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의혹이 제기된 이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조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사의 방식이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꾸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와 같은 형태는 아닐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전 장관은 법무부 산하 과거사위원회, 대검찰청 내부 진상조사단 등 ‘투트랙’ 구조로 과거사 사건을 조사했다. 독립성 확보를 위해 현직 검사와 변호사, 교수가 함께 조사하는 구조였지만 그 과정에서 파열음도 적지 않았다. 한 전 총리 사건을 위해 또다시 과거사위를 발족하는 건 정부에도 부담이다. 박 전 장관 당시에는 다수 사건을 조사한 터라 대규모 조사단을 꾸릴 수 있었다. 과거사위 위원을 지낸 한 인사는 “한 전 총리 사건은 당시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조사를 한다면) 법무부가 자체 조사팀을 꾸려 감찰 차원의 조사를 하는 게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당시 한씨의 동료 수감자 2명을 검찰이 회유하고 사전에 연습을 시켜 거짓 증언을 하게 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 또한 조사 내용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진술 회유·압박 등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모해위증교사죄(공소시효 10년)가 적용될 수 있다. 위증 혐의로 기소된 한씨의 변호를 맡았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 직권남용은 (공소시효가 지났을지) 모르지만, 모해위증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 자체 조사는 의혹 규명이라는 취지와 달리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면서 “형사법 학회 등 객관적인 제3의 기관에 조사를 맡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감찰은 징계를 전제로 하는데 징계시효도 지났기 때문에 감찰 형식의 조사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윤석열 “정의연 신속 수사”… 윤미향, 새달 중순이면 ‘불체포특권’

    윤석열 “정의연 신속 수사”… 윤미향, 새달 중순이면 ‘불체포특권’

    尹총장, 이용수 할머니 회견 다음날 지시 “검찰이 의혹 밝혀 달라” 호소 영향 준 듯 소모적 논쟁 차단… 정치일정 고려 안 해 尹당선자 30일 의원 신분… 수사 차질 국회 회기 일러도 새달 11일 이후 시작 정의연 회계 담당자 참고인 첫 소환조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및 안성쉼터 의혹에 대해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 사건인 만큼 신속히 수사하라”고 대검찰청 간부들에게 지시했다.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미향(전 정의연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를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윤 총장은 최근 주변에 정의연 관련 수사를 독려하며 “언론에 제기된 모든 의혹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수사를 맡은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지석)는 앞서 20, 21일 이틀에 걸쳐 정의연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 마포 쉼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기부금 내역 등 확보 자료를 바탕으로 정의연과 정대협의 기부금과 후원금이 투명하게 쓰였는지, 자금 유용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수사팀에는 자금 추적 전문 수사관도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정의연 회계 담당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 총장이 신속한 수사를 지시한 것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 정치 쟁점화돼 소모적인 논쟁으로 더 확산되기 전에 사실 규명을 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의혹을 밝혀 달라”고 호소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자 등 정의연 관계자들은 후원금 유용, 안성쉼터 고가매입 의혹 등과 관련해 보수단체들로부터 사기,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당했다. 여기에 윤 당선자의 아파트 현금 매입, 딸 유학비 출처 관련 의혹 등도 제기된 터라 윤 당선자에 대한 자택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소환 조사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윤 당선자가 오는 30일부터 의원 신분이 된다는 점도 감안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의원에겐 헌법상 불체포특권이 보장돼 윤 당선자가 검찰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국회로부터 체포 동의를 받아내야 하는데 윤 당선자가 소속된 여당의 협조를 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수사에 ‘분초’를 다툴 상황은 아니다. 다음 달 5일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아직 원 구성도 마무리가 안 된 터라 회기 시작은 일러도 6월 11일 이후에나 가능하다. 검찰은 윤 당선자를 서둘러 조사하기보다 객관적 자료와 관계자 진술을 확보하면서 윤 당선자를 향해 수사망을 좁혀 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적 일정의 고려 없이 국민적 의혹을 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윤석열 “정의연 신속 수사하라” 지시

    윤석열 “정의연 신속 수사하라” 지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및 안성쉼터 의혹에 대해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 사건인 만큼 신속히 수사하라”고 대검찰청 간부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미향(전 정의연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를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윤 총장은 최근 주변에 정의연 관련 수사를 독려하며 “언론에 제기된 모든 의혹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지석)는 앞서 20, 21일 이틀에 걸쳐 정의연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 마포 쉼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기부금 내역 등 확보 자료를 바탕으로 정의연과 정대협의 기부금과 후원금이 투명하게 쓰였는지, 자금 유용 등이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날 정의연 회계 담당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윤 당선자 등 정의연 관계자들은 후원금 유용, 안성쉼터 고가매입 의혹 등과 관련해 보수단체들로부터 사기,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여기에 아파트 현금 매입, 딸 유학비 출처 관련 의혹 등도 제기된 터라 윤 당선자에 대한 자택 압수수색과 개인 계좌 추적, 소환 조사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부적절한 취재 인정한 채널A…기자 개인 일탈로 결론

    부적절한 취재 인정한 채널A…기자 개인 일탈로 결론

    검찰 고위 간부의 기자 사이에 이른바 검언유착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채널A가 부적절한 취재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회사의 개입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채널A는 25일 회사 홈페이지에 지난달 1일부터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해온 보고서 53쪽 전문을 공개했다. 채널 A는 이모 기자가 신라젠 관련 취재 착수를 자발적으로 시작했으며 그 과정에서 검찰 관계자와 논의했다고 볼만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가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편지를 발송한 행위 역시 그의 자발적 취재였으며, 편지를 보낼 당시 내용에 대해 검찰 관계자와 논의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기자가 검찰 측과의 통화를 녹음해 들려줄 수 있다고 대리인 지모(55) 씨에게 제안한 일 역시 검찰 관계자와 논의한 사실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채널A는 “다만 이 기자가 지 씨와 만나는 과정에 대해 검찰 관계자와 대화했을 가능성은 있다. 이 기자 진술과, 법조팀 동료 기자인 백모 기자와의 통화 녹음파일 등 일부에서 추정할 수 있다”면서 “이 기자가 직접 녹음한 검찰 측과의 녹음파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널A는 이 기자의 신라젠 취재에 대한 회사의 지시와 보고 대목에서는 “상급자의 지시가 없었으며, 다만 취재 착수 후 편지 발송이나 통화 과정 등은 부서 내 차장과 부장에게 보고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기자가 지 씨에게 ‘회사’,‘간부’ 등을 언급했지만 채널A 경영진과 상급자의 지시,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자가 취재 성과를 내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자가 취재원과 만남에서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언급한 것도 회사 지시는 없었던 일이라고 했다. 채널A는 “차장과 부장이 취재 과정에 대한 게이트키핑에는 실패했다. 이 기자가 신원 불명 취재대상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 윤리 위반이 일어났다”고 결론 내렸다. 이 기자는 지 씨와 첫 만남에서도 “현직 기자 중에 제가 제일 (검찰과)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부분은 검찰 대검 고위층에게 얘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화 도중 “(검찰과) 결탁하는 것처럼 비칠 수도”라며 자신의 취재 행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채널A의 이날 보고서는 결국 이번 사안이 이 기자 개인의 일탈이라는 것으로 정리된다. 채널A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도본부에 취재윤리에디터를 두고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기자의 징계 등 조치는 추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판단하기로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경찰, ‘하명수사 의혹’ 수사관 아이폰 압색 영장 신청 않기로

    경찰, ‘하명수사 의혹’ 수사관 아이폰 압색 영장 신청 않기로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출석을 앞두고 돌연 숨진 검찰 수사관의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사건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숨진 A 수사관의 휴대전화(아이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A씨의 사인 규명에 필요하다며 고인이 사용하던 아이폰에 대해 세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경찰은 수사를 더 진행하더라도 타살 혐의점을 잡는 데 진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조만간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시 영장을 신청하더라도 발부될 가능성이 작다”며 “기존 내사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 수사관은 지난해 12월 1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지인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인물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의 고발 사건과 관련해 주요 참고인 중 한 명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은 당시 경찰이 확보한 A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통해 가져갔다. 이후 경찰은 이 휴대전화를 돌려받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모두 반려하면서 검·경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는 A 수사관이 쓰던 휴대전화 잠금장치를 4개월 만인 지난달 해제한 뒤, 휴대전화와 함께 관련 자료 일부를 경찰에 돌려줬다. 휴대전화를 받은 경찰은 걸려 있던 암호를 풀지 못한 채 유족에게 다시 돌려줬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시민단체 “정의연 후원금 모금 행위 중단하라” 법원에 가처분신청

    시민단체 “정의연 후원금 모금 행위 중단하라” 법원에 가처분신청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이사장을 지낸 위안부 운동단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관련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정의연의 후원금 모금 행위를 일시적으로 중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돈으로 류경식당 지배인을 후원하고 월북을 권유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고발도 이어졌다.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22일 정의연의 후원금 모금과 예산 집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세련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 및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의혹에 대해 사법절차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정의연의 후원금 모금 행위를 모두 중단할 것을 법원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직접 받는 금전적 지원이나 직원 급여 등 필수적 경비를 제외한 예산 집행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정의연의 비정상적인 예산 집행 의혹으로 정의연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무참히 무너졌다”면서 “정의연이 기부금과 성금 등을 할머니를 위해 쓸 것이라는 신뢰를 더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한편 이날 윤 당선인 부부는 북한 류경식당 지배인과 일부 종업원에게 재월북을 권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다. 2016년 종업원 12명과 함께 집단 탈북한 류경식당 지배인 허강일씨는 전날 한 언론을 통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A씨의 소개로 알게된 윤 당선인 부부에게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받았다고 밝혔다. 제안을 거절한 이후 A씨를 통해 정대협으로부터 매달 50만원씩 총 3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주장도 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자유대한호국단은 이날 이러한 보도내용을 토대로 윤 당선인 부부와 A씨를 국가보안법상 탈출 교사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민변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의혹을 반박하며 “허위사실을 짜깁기해 진상규명이 필요한 사안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해당 사안(집단 탈북)이 국가기관의 위법한 권력남용과 이로 인한 중대한 개인의 인권침해라고 봐서 사건 발생 직후부터 법률지원 TF를 구성해 활동했지만 당사자 또는 관련자에 대해 생활지원금을 비롯한 금액을 지급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TF 소속 변호사 개인이 종업원들과 지배인으로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받고 주변 지인 도움을 받아 생활비에 보태쓰라며 개인적으로 금액을 지급했던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재월북을 권유하거나 제안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민변은 허씨에 대해 “스스로 언론에 밝힌 바와 같이 입국 전 국정원의 정보원 역할을 했고 지배인의 지위에서 종업원들의 ‘집단입국’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자”라며 “누구보다 이 사건에 큰 책임이 있음에도 해외망명으로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무책임한 언사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中 해커’까지 주장한 민경욱…‘“follow the party’ 증거”

    ‘中 해커’까지 주장한 민경욱…‘“follow the party’ 증거”

    “‘follow the party’는 중국 공산당 구호”檢, 민 의원 차량·휴대전화 등 압수수색구리체육관·선관위 CCTV 통해 유출 수사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4·15 총선 개표 조작 의혹의 근거라고 주장한 ‘follow the party’ 문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 의원은 지난 21일 의정부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변호인과 함께 출석, 2시간가량 조사받았다. 검찰은 조사를 마친 뒤 투표용지 유출과 관련해 민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집행했다. 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기표를 마친 투표용지는 일정 기간 보관돼야 한다”며 “파쇄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산조작 의혹과 관련해 “부정선거를 획책한 프로그래머는 세상을 다 속인 줄로 알고 뿌듯했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자랑할 수 없는 일이기에 자기만 아는 표식을 무수한 숫자의 조합에 흩뿌려 놓았다. 그걸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배열한 숫자의 배열을 찾아내 2진법으로 푼 뒤 앞에 0을 붙여서 문자로 변환시켰더니 FOLLOW_THE_PARTY라는 구호가 나왔다”며 “이런 문자 배열이 나올 수 있는 확률을 누가 계산해 달라”고 했다. 그는 심지어 “중국 공산당 구호가 ‘영원히 당과 함께 가자’인데 ‘영원’을 빼면 ‘follow the party’가 된다”며 중국 해커 연루 의혹까지 제기했다.그는 “천재 해커가 자기만 알아볼 수 있게 만든 것을 다빈치코드처럼 누가 발견한 것”이라며 “‘follow the party’ 외에 영어로 된 문장이 하나 더 나온다. 그것도 큰 단서가 될 것이다. 다음 기회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 의원은 이날 의정부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변호인과 함께 출석, 2시간가량 조사받았다. 민 의원은 “검찰이 투표용지 입수 경위와 제보자 신분 등을 캐물었다”며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고자 신원을 얘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유출된 투표용지가 경기 구리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나온 것이라며 대검에 수사 의뢰했다. 대검은 지난 13일 사건을 의정부지검에 배당했으며 형사6부(김성동 부장검사)가 맡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조사를 마친 뒤 압수수색 영장도 집행했다. 수사관이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민 의원과 변호인의 몸을 뒤진 뒤 청사 밖으로 나와 민 의원이 타고 온 차량을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민 의원의 변호인이 몸 수색을 거부하며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민 의원의 변호인은 “투표용지 등 증거물을 제출하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지 않기로 했는데 검찰이 이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 청사에 들어가기 전 민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이 구속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투표용지 유출과 관련해) 공범 또는 교사범 이런 식으로 부를 수도 있다는 변호인들의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익제보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얘기하는 사람인데, 이런 사람들 때문에 사회가 발전하므로 신분이 보장돼야 한다”며 “공익제보를 받을 수 있는 접수자 유형이 있는데 목록 중 첫 번째가 국회의원”이라고 주장했다.그는 “국회의원으로서 제보를 받았고 그 목적에 맞게 밝힌 것”이라며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도록 법률로 정하고 있고 신분을 밝히면 처벌받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 청사 앞에는 보수 유튜버들과 지지자 10여명이 나와 민 의원을 응원했다. 검찰은 지난주부터 총선 개표가 진행된 구리체육관과 선관위에 수사관 등을 보내 민 의원이 투표용지를 입수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미 구리체육관 안팎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의 2~3개월 치 영상을 확보했다. 참관인 명단과 CCTV 영상에 찍힌 차적 조회 등을 토대로 개표장 출입자를 전수 조사 중이다. 특히 체육관 모퉁이에 설치된 CCTV 1기가 내부 전체를 비춰 투표용지가 보관됐던 장소를 드나든 인물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성평등 정책 컨트롤타워 구축 큰 성과… 실질적 권한 없어 한계”

    “성평등 정책 컨트롤타워 구축 큰 성과… 실질적 권한 없어 한계”

    지난해 5월 8개 정부 부처(교육부, 법무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대검찰청, 경찰청)에 양성평등정책 전담부서가 설치됐다. 양성평등 전담부서는 2018년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영역별로 성희롱·성폭력 방지 정책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서 만들어졌다. 모든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성주류화(법령 제정, 정책 기획, 예산 편성 등의 과정에 성평등 관점을 반영하는 것)를 실현하는 부처 내 ‘성평등정책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조직이 생긴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기에는 부서의 권한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지난 12일 ‘양성평등 전담부서 8개 부처 신설 1주년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해 김경희(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보건복지부 성평등위원회 위원장, 이혜경(여성문화예술기획 이사장) 문화체육관광부 성평등문화정책위원회 위원장, 정진성(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경찰청 성평등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다. 김균미 서울신문 젠더연구소장이 진행을 맡았다.-양성평등 전담부서가 신설된 지 1년이 지났다. 그간의 성과와 한계를 짚는다면. 이정옥 장관 여가부와 8개 부처는 그간 양성평등정책담당관협의체와 부처별 성평등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분야별 정책의 성평등성을 높이고 조직 대내외적으로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추진해 왔다. 국방부와 대검찰청은 육해공 3군·해병대와 66개 검찰청에 양성평등센터를 강화·신설했고 경찰청은 23개 지방경찰청·부속기관에 양성평등정책 전담인력을 선발·배치하는 조직 체계를 갖췄다. 법무부는 소속 기관에 112명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지정해 조직 구성원들의 성인지 감수성 제고와 성평등 조직문화 개선을 적극 추진했다. 초반에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많이 발생했던 교육부, 고용부, 문체부에서는 해당 분야별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를 운영했다. 우선 조직이 뿌리내리고 그 뿌리내린 조직 안에서 거둔 성과다. 양성평등 전담부서의 주요 업무는 부처 내 성평등정책을 수립하고 총괄하는 것인데 초반에는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처리 실무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앞으로는 부처 내 성평등정책 총괄 기능을 강화, 기관장을 비롯한 상급자·직원에 대한 성인지 교육을 통해 부처 전반의 성평등 의식을 향상시키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정진성 교수 경찰청의 경우 양성평등정책 전담부서의 활동이 8개 부처 가운데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성평등위원회와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직원들이 매우 적극적이다. 성평등지표를 개발하고 성평등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안전기획관실을 만드는 등 내부적으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반면 경찰청 양성평등정책담당관에게 애로 사항을 들어 보니 적은 예산보다 인력 문제를 꼽았다. 경찰청의 경우 18개 지방청과 5개 부속기관, 총 23개의 기관에 양성평등전담인력을 배치했다. 그런데 모두 임시직이어서 한계가 있다. 이혜경 이사장 2018년 두 번에 걸쳐 250여명의 현장 연구자가 포럼을 했던 것과 지난해 현장 문화예술인들의 소규모 포럼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간 것은 성과다. 남은 기간 동안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 정책으로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문체부로서는 2018년 미투 이후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대응하느라 바빴다. 특별대책위원회가 꾸려져 논의를 했고 결과적으로 표준계약서를 만든다든가 처벌을 강화하는 식의 결론을 냈지만 논의에 비해 실행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김경희 교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선발하고 직원들을 배치하는 등 조직의 틀을 갖춘 것을 성과로 꼽고 싶다. 복지부는 국민 전반의 삶에 영향을 끼치며 체감도가 큰 정책을 수행하는 부처다. 정책에 젠더 관점이 반영될 필요성이 그 어떤 분야보다 크다. 양성평등 전담부서가 정책을 개발하고 실태 조사도 하면서 독자성을 가져야 하는데 예산이 1억원밖에 안 된다. 최소한 3억원은 확보해야 양성평등 기본계획에서 이야기하는 걸 수박 겉핥기식으로라도 할 수 있다. 이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양성평등 전담부서가 타 부서에 권고나 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게 한계로 지적되는데 보완해야 한다. 부처 내에서 훈령을 만들어 양성평등 전담부서가 타 부서를 견인하고 조정·총괄하는 내용을 명시한다면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8개 부처의 양성평등정책자문위원회가 유명무실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운영돼야 하나.이 장관 사회 전반의 성희롱·성차별 문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성평등 거버넌스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8개 부처에 설치된 성평등위원회는 각 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성평등정책과 성주류화 제도 운영 등에 대해 조언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여가부는 성평등위원장 회의를 정례화해 각 부처의 성평등정책과 현안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방향을 모색해 가겠다. 경찰청을 좋은 사례로 언급하는 것도 기관의 수장을 비롯해 양성평등정책담당관, 성평등위원회 위원들이 하나로 뭉친 결과라고 본다. 성과가 약간 지체되는 부처에 이 같은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각 부처의 특수성을 이해하면서 애로 사항을 듣고 해결할 수 있도록 소통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 -양성평등 전담부서의 실효성 있는 운영을 위해 기관장 등이 초기 단계에서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이 장관 전담부서가 하는 일을 보면 성주류화 정책 개발, 성희롱·성폭력 대응, 부처 내 조직문화 개선, 사건·사고에 대한 범부처 간 대응 등으로 타 부서에 비해 업무 강도가 높다. 성주류화 전략을 실행하고자 하는 요구가 안팎으로 높아졌지만 부서의 실행 예산이나 인력 상황은 열악해 담당 직원들의 부담이 클 것이다. 여가부 장관으로서 각 부처 전담직원들의 담당 업무를 명시해 정확한 평가를 받도록 하고 이들의 역할을 가시화할 생각이다. 범부처 협의체 회의를 한 달에 한 번 여는데 평가 척도와 측정 체계를 만들어 업무에 대한 평가가 정확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 -양성평등정책 전담부서가 안착하기 위한 제언을 한다면. 정 교수 이 부서가 지속 가능하려면 우선 사람이 필요하다. 부서 자체적으로 집행할 일이 많다. 경찰청 본청에도 담당 직원이 7명밖에 안 되고 앞서 말했듯이 18개 지방청과 5개 부속기관에서 근무하는 23명의 담당 직원이 임시직인데 반드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이 이사장 문체부 직원들과 산하기관 관계자들의 젠더 의식이 먼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해당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문화예술인들의 젠더 감수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육 예산도 별도로 필요하다. 장관께서도 위원회에 각별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게 필요하다. 아래로부터 올라온 현장의 고충과 의견이 정리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 교수 협업, 협치, 협의체 이런 키워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8개 부처가 개별적으로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평등정책의 특성상 서로 연계돼 있다 보니 부처가 협력해야 한다. 예를 들면 복지부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에서 돌봄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개발을 하고 있는데 이는 고용부와 기획재정부도 함께 움직여야 하는 사안이다. 협업하지 않으면 정책을 개발해도 실행하기 어렵다. 이 장관 여가부는 부처 간 촉진자, 범부처의 의견을 조정하는 소통자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 올해 내에 각 부처가 성평등위원회 규정에 대한 훈령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정부 정책에 성평등 인식이 스며들도록 각 부처의 성평등위원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위원회에 보다 미래지향적인 정책에 대한 제언을 기대한다. 정리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좋아할 구석 하나도 없는 당 뜯어고쳐야”

    “좋아할 구석 하나도 없는 당 뜯어고쳐야”

    미래통합당 김웅(50·서울 송파갑) 당선자는 ‘국민들이 통합당을 왜 싫어할까’라는 질문에 “반대로 통합당을 왜 좋아해야 하는지를 물으면 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의 이런 고민은 4·15 총선 참패로 무너진 보수의 재건과도 맞닿아 있다. ●“꼰대 이미지·공감 능력 부족 헤쳐 나갈 것” 21대 국회 등원 준비가 한창인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만난 김 당선자는 “어떤 물속으로 뛰어들기 직전인데 물이 얼마나 깊은지, 어떤 암초가 있는지 불안과 기대가 반반”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단 통합당은 권력 위에 군림하던 원죄가 있고, ‘밉상’의 요소가 너무 많다”며 “좋아할 구석이 하나도 없는 당을 바꿔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드한 꼰대 이미지, 소수에 대한 공감 능력 부족 등을 헤쳐 나가 보려 한다”고 했다. 김 당선자는 통합당의 연구모임과 혁신모임 조직, 의정 활동 계획을 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세상을 바꿀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남이 안 해 주나 하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나에게 정치라는 도구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내전’의 저자로 잘 알려진 김 당선자는 인천지검 공안부장 등을 거쳐 2018년부터 대검찰청 미래기획단장을 맡아 검경 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자 이에 반발해 검찰을 떠났다. 이후 새로운보수당의 영입인재 1호로 정치에 입문했고, 통합당 후보로 당선됐다.●“윤미향·양정숙, 부패가 정의의 탈 써” 입당 당시 “가장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라고 했던 김 당선자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와 더불어시민당에서 제명된 양정숙 당선자 논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주장했던 것들이 결국 개인이 사익을 취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이라며 “부패가 정의의 탈을 쓰고 공정을 가장하면 그 사회 전체를 회생시킬 방법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김 당선자는 21대 국회에서 꼭 처리하고 싶은 법안으로 정보경찰분리법(가칭)을 꼽았다. 김 당선자는 “형사사법 분야에서 일제의 잔재를 털어내는 일이다. 보수와 진보를 통틀어 누군가는 정리를 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막강하다는 것이고, 그 권한을 악용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정보경찰을 이용해 개인을 사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당선자는 다음 챌린지 주자로 민주당 오기형(서울 도봉을)·소병철(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선자를 꼽았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부정선거 의혹 제기 민경욱 “황교안이 수고 많다며 덕담”

    부정선거 의혹 제기 민경욱 “황교안이 수고 많다며 덕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잔여 투표용지를 탈취한 혐의에 대해 수사를 받고 있는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은 18일 황교안 전 대표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민경욱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교안 전 대표가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고 가까운 시기에 만나서 식사를 하자는 말씀과 함께 수고가 많다는 덕담을 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선거 고발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적어도 저에겐 하지 않았다”며 “오해가 없기 바란다”라는 말로 누구 뭐라든 선거부정을 끝까지 파헤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민경욱 의원은 황 전 대표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황교안 전 대표가 당권을 잡은 뒤 첫 대변인으로 민 의원을 지명했다. 황 전 대표는 최근 21대 총선에서 패한 통합당 현역 의원들을 만나 만찬을 하며 위로하는 등 정치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의정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성동)는 탈취된 잔여투표용지를 손에 넣은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해 유출경위를 묻는 등 조사에 착수했다. 민 의원은 향후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검찰 수사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 의원은 지난 11일 총선 때 투·개표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민 의원은 ‘투표관리관의 날인이 없고 일련번호지가 절취되지 않은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발견된 것이 부정선거의 근거’라며 의혹 제기 현장에서 잔여투표용지 6장을 공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구 잔여투표용지 중 6매가 분실됐으며 민 의원이 제시한 투표용지와 일치한다. 선관위는 사전투표를 제외하고 선거일 당일 통상 유권자의 70% 정도 분량 투표용지를 인쇄하며 투표마감 이후 남은 투표용지는 개표장으로 옮겨와 보관하기 때문에 개표가 진행되던 와중에 누군가 잔여투표용지를 탈취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개표장에는 선관위 직원을 비롯해 허가받은 개표사무원, 개표참관인, 경찰, 출입기자 등만 출입할 수 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유출을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구리지역 관할수사기관인 의정부지검이 이 사건을 수사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그날, 이 아이들이 죽어야 하는 이유 따윈 없었다

    그날, 이 아이들이 죽어야 하는 이유 따윈 없었다

    대검·총·군홧발에 짓밟힌 평범한 아이들 5·18민주화운동 10대 사망자 36명시민군 가담 않은 희생자도 다수계엄군 도청앞 발포 13명 사망검시기록도 조작·왜곡 가능성1980년 5월 광주에서 소년·소녀가 숨졌다. 다 자라지 못한 그 작은 몸엔 수없이 많은 총알과 대검이 관통했고 주검은 군홧발에 짓밟혔다. 아이들이 죽어야 하는 이유 따윈 없었다. 삼촌 가게에 일하러 가던 19세 소년 노동자는 대검에 찔렸고, 공부하다 귀가하던 고2 남학생은 매복한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아픈 사람 살리겠다고 헌혈에 나선 17세 여고생은 총에 맞았고, 11살짜리 소년은 묘지 근처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사망했다. 서울신문은 5·18 광주민주항쟁 당시 희생된 10대 청소년들의 발자취를 정리했다.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이 공개한 검찰의 검시조서와 사망진단서를 확인했고, 국군 보안사령부가 작성한 ‘광주사태 관련 사망자 명단’과 ‘광주사태 사망자 검시 결과’를 국가기록원에 정보공개청구해 확인했다. 구술 기록을 확인하면서, 연락이 닿는 유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떤 죽음이 억울하지 않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특히 그랬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눈시울은 그렇게 40년간 마를 날이 없었다. 5·18 사망자 5명 중 1명은 10대 청소년 5·18 광주민주항쟁(5월 17~27일) 당시 사망한 165명 중 10대 청소년은 36명(21.8%)이다. 평균 나이는 16.7세로 정규교육을 거쳤다면 중학교 3학년이었을 나이다. 남자가 30명이었고 여자가 6명이었다. 검시조서에 기재된 직업을 보면 고등학생이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학업 대신 돈을 벌던 소년 노동자는 10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중학생 6명, 학교 밖 청소년(무직) 5명, 재수생 1명, 초등학생 1명이었다.사망 원인은 총상이 32명(88.9%)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검시조서를 보면 당시 계엄군이 사용한 총기인 M16에 의해 사망한 이들은 21명이었다. 시민군이 경찰의 무기고를 탈취해 사용한 카빈총으로 사망한 이도 6명이었다. 이 기록만 보면 시민군 간 오인 사격이 발생했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사망자 검시기록조차 조작·왜곡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두환 신군부는 계엄군의 학살 책임을 덜고자 카빈총에 의한 사망을 의도적으로 늘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실제로 5공화국 인사들은 카빈총 희생자가 전체 사망자 165명 중 28~88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광주민주항쟁은 군인의 양민학살보단 시민군의 오인사격이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이런 기록을 북한군이 개입한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아울러 총에 맞아 사망했지만, 죽음의 원인을 바꿔 분류하기도 했다. 김경환(19·점원)군은 자상 3곳, 총상 등이 발견됐지만, 검찰 보고서에는 ‘자상으로 분류할 것’이라 적혀 있었고, 보안사 검시참여보고에도 총상은 빠져 있었고 최종적으로 ‘타박상으로 인한 사망’으로 분류됐다. 검찰의 검시기록이 조작되는 삼엄한 시대였다. 한편 10대 사망자 중 차량 추락사가 3명이고 두들겨 맞아 사망한 이는 1명이다. 휴교조치 내려진 5월 20일, 10대 첫 사망자 발생 1980년 5월 17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어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를 의결한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월 12일 군사정변을 일으킨 후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의 요구가 커지자 전두환 신군부는 이를 저지하고자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다음날인 18일 계엄군은 전남대를 봉쇄했다. 군과 학생 간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시위가 격해지자 군인은 학생을 군홧발로 짓밟았다. 학생들은 광주시내 중심가인 금남로로 이동했고, 계엄군은 쫓아와 진압작전을 펼쳤다. 19일 전두환 신군부는 11여단을 광주에 증파했다.광주시민은 분노했다. 대학생부터 시민까지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광주시민들은 침묵하지 않고 돌을 들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광주 동구 계림파출소 근처에서 조대부고에 다니는 김영찬군이 계엄군이 쏜 총에 의해 부상을 당했다. 광주시내 고등학교에 휴교조치가 내려진 20일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금남로에서 택시 200여대가 경적을 울리며 차량 시위를 벌이던 날이다. 10대 사망자도 2명이 나왔는데, 동신중 3학년 박기현(당시 14)군과 상점에서 일하던 김경환(19)군이 군인의 무자비한 폭행에 숨을 거뒀다. 특히 이날은 박군이 수학여행을 다녀온 날이었다. 부산에 누나의 산후 수발을 간 어머니를 기다리다 심심해진 박군은 밖으로 나가보고 싶었다. 박군은 책을 사와야 한다며 아버지의 만류에도 자전거를 끌고 나섰고, 그 이후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계엄군이 박군을 낚아채고 무자비하게 폭행한 것을 봤다는 목격자가 있었다. 이틀 뒤 박군은 전남대병원에서 숨진 채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계엄군의 도청 앞 발포, 청소년 13명 숨지다 21일 오후 1시 최소 10만여명의 시민이 모인 전남도청 내 스피커에선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애국가가 끝나기 무섭게 공수부대의 사격이 시작됐다. 10분여간 지속한 사격에 최소 54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총상을 입었다. 10대라고 총탄이 피해가진 않았다. 이날 목숨을 잃은 10대 청소년은 총 13명에 이른다. 부처님오신날이었던 그날 김완봉(14·무등중3)군도 금남로에 있었다. 김군의 어머니인 송영도씨는 아들과 함께 절에 가려고 집을 나섰지만 이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고생하는 청년들에게 빵을 먹이자는 주변의 제안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송씨는 그 길로 집에서 10만원을 들고 와 빵과 우유, 담배, 계란 등을 슈퍼에서 사 모아 도청 시위대에 건네줬다. 그러는 사이 집에 있던 아들이 금남로로 나왔던 것이다. 전남대병원과 적십자병원 등을 백방으로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 다음날 새벽 송씨는 결국 적십자병원 시체실에서 아들을 찾았다. 전날 아침에 아들이 입었던 줄무늬 셔츠와 청바지가 눈에 들어왔다. 전교 13등을 했다며 학교에서 배지를 받아온 착한 아들이 싸늘한 주검이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들은 뒷목 쪽에 총을 맞아 사망한 상태였다.시신 담을 관 구하러 갔다…9발 맞은 소년군도 무장한 시민군의 저항에 따라 계엄군이 도청에서 철수한 22일 이후에도 10대 사망자는 계속 나왔다. 이날 6명이 사망했고, 23일 4명, 24일 3명, 25일 2명, 전남도청에서 최후의 항쟁이 있었던 27일에는 5명이 숨졌다. 계엄군의 잔혹함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23일 사망한 손옥례(19·무직)양은 전남 화순으로 시신 담을 관을 구하러 가는 버스에서 매복한 군인에게 피습을 당해 사망했다. 당시 손양은 머리와 가슴 등 M16 총탄 7발을 맞았다. 그래도 부족했던지 계엄군은 손양의 가슴부위를 대검으로 찔렀다. 그렇게 손양의 주검은 2번 죽었다. 같은 버스를 탄 것으로 추정되는 황호걸(19·방송통신고3)군도 복부를 비롯해 9곳의 총상을 입었다. 절단된 10대의 시신도 있다. 시위대 차량에 탑승해 총을 들고 군인을 추격하다가 24일 사망한 김부열(17·조대부중3)군은 계엄군의 총격에 사망했다. 시신 발견 당시 심한 부패로 사인 및 상해 수단을 규명하기 어려웠지만, 목이 잘려 나가고 없었다. 가슴과 한쪽 팔도 떨어져 나간 상태여서 유족은 사타구니 옆 점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김군의 시신은 광주 동구 지원동 뒷산에서 발견됐다. 광주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광주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서울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대법, 민경욱 ‘선거무효소송’ 법리검토...“파장 클 듯”

    대법, 민경욱 ‘선거무효소송’ 법리검토...“파장 클 듯”

    대법, 특별2부에 배당이은권 의원도 소송내같은 재판부가 심리 대법원이 4·15 총선이 조작됐다고 주장한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의 선거무효소송에 대해 본격 심리에 착수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1일 민 의원 등이 인천 연수구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국회의원 선거 무효소송을 특별2부에 배당하고,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주심은 김상환 대법관이다. 앞서 민 의원과 변호인단은 지난 7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이 총선 무효를 선고해 이번 총선 재선거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인천 연수을에 출마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민 의원 측은 “당일 투표에서 민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7% 이상인 3358표를 앞섰지만, 사전투표에서는 관내 10%·관외 14% 차로 뒤져 최종 2893표차로 졌다”면서 “당일 투표에서 이기고 사전투표에서 진 지역구가 수십 곳을 넘는다. 조작하지 않으면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대전 중구에서 황운하 민주당 당선인에 밀려 낙선한 이은권 통합당 의원이 제기한 선거무효 소송도 민 의원과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선거소송 소송인단이 제기한 비례의원 선거무효소송은 특별1부에 배당됐다. 주심은 박정화 대법관이다. 한편 민 의원이 부정개표 조작 증거라며 공개한 분실 투표용지 6장의 유출 경위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사건은 의정부지검에 배당돼 있다. 소송과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세연, ‘부정선거’ 주장 민경욱에 “환상을 보고 있다”

    김세연, ‘부정선거’ 주장 민경욱에 “환상을 보고 있다”

    “거의 모든 사람이 공모해야 가능한 시나리오”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이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민경욱 의원에 대해 “환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부정선거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이것(부정선거)이 현실에서 일어날 개연성을 확률로 따져보자면 거의 모든 사람이 다 공모를 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현실에서 벌어졌다고 믿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6장의 투표용지를 공개하며 “잔여투표용지가 사전투표함에서 나온 것은 범죄의 의도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민 의원이 공개한 투표용지에 적힌 일련번호를 조회해 경기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소의 남은 투표용지 6장이 없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김 의원은 김무성 통합당 의원이 극우 유튜버와의 전면전으로 선포한 데 대해서는 “실제로 (극우 유튜버들의) 그릇된 신념이 너무 뿌리 깊게 되는 과정에서 그 역할이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하고 이제 사회적인 각성 과정을 거치면서 자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불법적인 투표용지 유출 경위 철저히 밝혀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부정 개표의 증거라고 공개한 투표용지가 경기 구리시 선관위에서 유출됐음을 확인하고 그제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구리시 선관위 청인이 날인된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로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구 잔여투표용지 중 6장이라는 것이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6장이 분실됐고 일련번호가 현장에서 제시된 투표용지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또 “해당 잔여투표용지 등 선거 관계 서류가 들어 있는 선거 가방을 개표소인 구리시체육관 내 체력단련실에 임시 보관했지만, 성명불상자가 잔여투표용지 일부를 탈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관위의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업무가 선거관리이고 투표용지 관리는 그중 일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록 투표가 완료된 용지가 아닌 잔여투표용지이지만 이리 부실관리됐다는 것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투표용지 탈취는 민주적 선거질서를 해치는 중대 범죄다. 투표용지가 어떻게 민 의원 손에 들어갔는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더불어 투표용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선관위도 행정적·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사안들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다면 선거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부정선거 의혹도 잠재우기 어렵다. 민 의원 등 ‘부정선거 의혹’ 제기자들은 2020년 총선에서 투표지를 선관위 공식상자가 아닌 빵 박스에 보관한 것, 개표 과정에서 참관인의 확인 과정 없이 개함한 것, 일부 밀봉 도장이 훼손된 것 등을 지적해 왔다. 검찰이 수사하는 만큼 민 의원이 제기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제대로 소명하길 바란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 쪽이 요구한 검표와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지지자 일부가 제기한 전자개표 의혹 등은 흐지부지됐다. 검찰은 투표용지 유출뿐 아니라 사전투표 조작설 등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이 되풀이되지 않게 해야 한다. 여야 모두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대선이나 총선에서 패배한 후 부정투표를 주장하면서 승복하지 않는 나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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