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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가족 변화상 담은 영화 DVD 해외 110개국 대학·문화원에 배포

    1960~2000년대 한국 가족사의 변화상을 살필 수 있는 영화 8편이 DVD로 제작돼 해외 주요 대학과 해외 문화원에 배포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제작한 DVD 박스세트 ‘영화와 가족: 영화로 보는 한국사회와 가족’을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세계 주요대학과 문화원 등 110개국 650곳에 배포했다고 22일 밝혔다. 가부장제에 포획된 가족의 모습을 그려낸 신상옥 감독의 ‘로맨스 빠빠’(1960), 이데올로기 대립 때문에 발생한 가족 갈등과 분열을 토속적 샤머니즘으로 넘어서고자 하는 유현목 감독의 ‘장마’(1979), 1980년대 대가족 해체 과정을 그린 이두용 감독의 ‘장남’(1984)이 박스 안에 담겼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와 가족의 위상 변화를 그린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1998),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2006), 이한 감독의 ‘완득이’(2011)도 포함됐다.
  • 세 자녀 이상 22%… GDP 대비 5% 이상 출산·육아 국가지원

    세 자녀 이상 22%… GDP 대비 5% 이상 출산·육아 국가지원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리는 한국과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는 현재 저출산 극복을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 가운데 가장 먼저 저출산 위기를 탈출한 나라로 평가받는 프랑스의 사례는 4마리 용들에게 ‘다음 세대를 내다본 일관성 있는 육아 정책만이 해결책’이라는 교훈을 준다.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에서 유럽사를 강의하는 크리스토프 레베일라드(49) 교수는 자녀가 7명이나 된다. 이제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거대가족’이다. 첫째가 22살이고 막내는 6살이다. 아들이 5명, 딸이 2명이다. 가톨릭 신자로 인위적으로 피임을 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도 아이가 생기면 계속 낳을 예정이다. 프랑스에서 대학교수는 모두 공무원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공무원은 고소득 직군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자녀를 7명이나 낳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프랑스의 가족지원 정책의 도움이 컸다. 레베일라드 교수는 “과거와 달리 요즘 프랑스에서는 (자신처럼) 자녀를 많이 낳는 부부들이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프랑스에서는 다자녀(3명 이상) 가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20~30대 젊은 부부들도 아이를 둘 이상 낳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자녀가 있는 전체 가구에서 세 자녀 이상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2.3%로 한국(12.3%)의 두 배에 달한다. 한국이 한 자녀 가구(51.2%)가 대세라면 프랑스는 두 자녀 가구(47.4%)가 주류다. 그 많은 아이들을 어떻게 돌봤냐고 묻자 “프랑스에서도 (한국처럼) 주중에는 퇴근 이후 다양한 활동을 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대신 1주일에 하루씩 재택근무를 신청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고 주말에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가족과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1993년 출산률이 1.65명으로 최저점을 찍었을 때만 해도 저출산 문제로 국가 존폐마저 위협받던 프랑스는 이제 적극적인 가족친화정책 덕분에 출산율이 2.0명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저출산 탈출국이 됐다. 프랑스 육아 정책의 핵심은 ‘모든 아이는 국가가 키운다’는 데 있다. 프랑스 여성의 80% 정도가 가정 밖에서 일을 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다. 현재 프랑스에서 국가의 보살핌을 받지 않는 아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프랑스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저출산 극복국가가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꾸준히 펼쳐온 출산장려정책 덕분이다. 프랑스는 출산 및 육아와 관련한 보조금, 세제 혜택, 주택기금 등에 국내총생산(GDP)의 5% 이상을 쏟아붓는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영아를 둔 가정, 미혼 가정, 다자녀 가정 등에 가족 수당을 제공하고 자녀가 있는 가정에 더 높은 세금 감면 혜택을 준다. 한 가정당 매달 평균 445유로(약 64만 5000원) 정도의 가족 관련 수당이 지원된다. 이 밖에도 자녀 양육을 위해 일을 쉬거나 근무시간을 단축한 부모에게는 최대 6개월까지 보조금을 주고, 여성들이 출산 뒤 일터에 복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사실상 국가가 돈으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현재 프랑스는 높은 출산율 때문에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해마다 보육시설을 1만곳 이상 늘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프랑스 정부에는 지금의 상황이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경제 상황이 나빠지거나 좌우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가족 정책 근간에는 손대지 않는다는 원칙은 굳게 지키고 있다. 육아 정책은 한 세대가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5년 단위로 바뀌는 정권 차원에서 평가할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필립 스텍 프랑스 가족수당금고(CAF) 홍보담당은 “육아정책을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프랑스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해 온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파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규슈도, 홋카이도도 아니고 니가타에 간다고 하니 주변 반응은 한결같이 시큰둥하다. “일본에 가겠다고?” 걱정이 앞선 이 정도 반응은 양반이다. “방사능 먹으러?”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말은 재밌자고 하는 농담일까? 잠시 망설였지만 가기로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호기심이 앞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은 살짝 비장하게 시작됐지만 결국 일주일간의 여행은 싱거우리만치 즐거웠다. 이시카와에서 시작해 도야마를 거쳐 니가타까지 북상하면서 걱정은 완전히 잊었다. 태풍을 교묘히 피해 날씨는 화창했고, 사람들은 늘 그렇듯 친절했다. 평화스러운 풍광 이면에 어떤 불안이 잠재해 있는 걸까?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보고 마주한 일본은 평온하기만 했다. 내가 보지 못한 일본에 대해선 모른다. 어차피 논리로는 설명이 불가하다. 단, 이번 여정이 일본을 꿈꿀 때 기대한 모든 게 충족된 여행이라곤 말할 수 있다. 대자연을 엿보고, 건강하고 화려한 음식을 즐기며, 가장 일본다운 문화를 느꼈다. ●이시카와현에도시대의 유흥, 히가시 찻집 거리여행은 이시카와현에서 시작됐다. 이시카와현은 일본 금박의 99%를 생산한다. 금을 1만분의 1밀리까지 얇게 펴 금박을 만들 만큼 수공기술이 뛰어나다. ‘유노쿠니노모리’라는 전통공예마을에선 금박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염색한 천을 냇물에 길게 담가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이시카와의 고찰, 나타데라는 717년에 지어진 절이다. 바위산 중턱에 자리 잡았다. 그 주변을 사계절 내내 초목이 감싸 안는다. 나타데라를 거쳐 카쿠센 계곡으로 여정은 이어졌다. 그곳엔 1,300년 된 야마시로 온천이 있다.이시카와는 일본의 북알프스와 바다 사이에 위치한 지형적 조건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채 가장 일본적인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통만이 이시카와의 전부는 아니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는 현대미술관으로 명성이 높은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도 있다. 내가 몇년 전 가나자와에 온 이유도 바로 이 미술관 때문이었다. 가나자와에선 전통과 포스트모던이 조화롭다.가나자와에는 히가시 찻집 거리가 있다. 에도시대의 거리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가나자와성 기준으로 동산(동쪽에 있는 산)의 찻집 거리라 해서 히가시(동쪽)라 부른다. 1820년경 만들어진 거리에서 200년 가까이 된 건물을 볼 수 있다. 일본어로 찻집(오차야)이라곤 하지만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은 아니다. 에도시대, 이곳에선 부유한 상인들이 게이샤를 불러 사케를 마시며 연회를 열었다. 히가시 찻집은 상류층의 사교장이다.시마찻집은 189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다. 1층에선 게이샤들이 살았고, 2층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손님을 접대했다. 찻집을 밝히는 데 전기를 쓴다는 것과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것을 빼면 189년 전 모습 그대로다. 시마는 히가시 거리에서 일본 정부가 유일하게 중요 문화재로 지정한 찻집이다. 에도 시대, 시마찻집이 지어질 당시에는 엄격한 규제로 인해 2층 건물을 짓는 게 쉽지 않았다. 당시 시마찻집은 히가시 찻집 거리에서 몇 안 되는 2층 건물 중 하나였다. 시마찻집 2층으로 올라가면 ‘손님방’과 ‘대기실’이 있다. 손님은 손님방에 앉아 있다가 대기실에서 게이샤의 공연을 봤다. 에도시대의 유흥이다.히가시 찻집 거리는 가장 가나자와다운 거리를 대표한다. 교토 기온에 버금가는 격식을 갖추었으니 가장 일본적인 거리다. 찻집의 가는 격자문은 히가시 찻집 거리의 트레이드마크다. 밤이 되면 게이샤가 연주하는 샤미센이나 북소리가 격자문 사이로 흘러나온다. 지금도 이곳에선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없다면 대신 찻집 2층에서 히가시 거리를 내다보며 양갱을 곁들인 말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일본인의 마음, 겐로쿠엔겐로쿠엔은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에 있는 정원이다. 일본 정원의 전형으로 불린다.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니 가히 국보급 정원이다. 이시카와현립 역사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겐로쿠엔 그림을 보면 600년 전 겐로쿠엔과 현재 모습이 거의 다르지 않다. 그만큼 오랜 세월을 지나온 정원이다. 겐로쿠엔이란 이름은 중국 명원名園의 여섯 가지 조건에서 왔다. 중국에서 명원을 꼽을 때 정원의 광대함, 고요함, 고색창연, 인력, 수로, 조망성 등 6가지 조건을 살피는데, 겐로쿠엔은 이 모든 조건을 갖췄다는 얘기다.본래 겐로쿠엔은 가나자와 영주의 정원이다. 가나자와의 5대 영주인 쓰나노리가 성 맞은편 경사지에 작은 정원을 만든 게 시초이고, 12대 영주인 나리나가와 13대 영주 나리야스가 대규모 정원으로 개조했다. 겐로쿠엔은 한가운데 연못을 파고 주위에 정원을 조성했지만 겐로쿠엔에는 연못만 있는 게 아니다. 산이 있고, 폭포가 있고, 섬이 있다. 매화나무 숲도 있고,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양의 다리도 있다. 다리를 잇는 납작한 돌은 거북이 등 모양이다. 숲과 산, 물과 섬, 동물 등은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한 결과다. 일본사람들은 겐로쿠엔을 ‘자연풍경식 정원’이라고 설명한다. 처음엔 그 말이 의아했다.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했으니 내 눈에는 겐로쿠엔 자체가 인공적이다. 단적으로 겐로쿠엔의 이끼를 관리하는 사람만 스물다섯명이다. 자연적으로 보이기 위해 인공적으로 가꾼다는 역설이다.대대손손 가나자와의 영주들은 180년에 걸쳐 겐로쿠엔을 가꾸었다. 영주들은 겐로쿠엔을 통해 장수와 영겁의 번영을 염원했다. 나이든 분들이 연못을 배경으로 스탠드에 줄지어 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시대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이곳을 찾는 일본인들의 마음엔 아마 비슷한 염원이 담겨 있을 것이다. 이상향 같은 정원에서 장수와 번영을 소망하는 마음이다. 스탠드의 저 분들 모두 건강하시기를.●도야마현북알프스의 산악협곡을 달리다지난 밤 숙소인 도야마현의 우나즈키 뉴 오타니 호텔은 깊게 파인 쿠로베 협곡에 면해 있다. 협곡 사이로 쿠로베강이 흐르고, 협곡 저편으로 우나즈키역이 보인다. 우나즈키역에서 출발하는 협곡열차를 타기 위해 이 깊은 산 속까지 왔다. 협곡열차는 ‘토롯코 열차’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졌다. 토롯코라는 이름은 광산이나 토목공사에 쓰이는 작고 지붕 없는 화물차를 말한다. 토롯코 열차는 북알프스에 둘러싸인 협곡을 달리는 산악관광열차다. 해발 224m의 우나즈키역에서 해발 599m의 게야키다이라역까지 20.1km를 1시간 10분 동안 달린다.토롯코 열차가 지나는 협곡은 일본 제일의 V자형 협곡으로 불릴 만큼 가파르다. 까마득한 두 개의 낭떠러지 사이에 놓인 붉은색 아토비키바시 철교를 따라 건너는 순간은 협곡열차의 하이라이트다. 이른 아침에 탄 열차가 산 위로 올라갈수록 공기는 점점 차가워진다. 가벼운 점퍼 하나를 걸쳤으니 한기를 피할 순 없다. 사진을 찍겠다고 완전히 오픈된 객차에 탄 것도 오산이다. 게야키다이라역까지 한 시간을 오르는 내내 차가운 공기에 몸을 떨면서도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기차를 타고 375m를 올라가는 동안 하차가 가능한 역은 쿠로나기역, 카네츠리역, 게야키다이라역 등 세 곳뿐이다. 카네츠리역 부근에는 만년설 전망대가 있고, 종착역인 게야키다이라역 부근에는 족욕장이 있다. 게야키다이라역에서 족욕탕까지 가다 보면 거대한 암석 밑을 지나는데 길을 만들기 위해 암석을 잘라냈다. 사람이 그 밑을 지나면 마치 당장이라도 사람을 삼킬 것 같은 모양이다. 아쉽게도 게야키다이라역에선 만년설을 볼 수 없었다. 마침 옆 자리에 앉은 도야마현청 관광국의 다가타씨가 스마트폰의 사진을 보여준다.“얼마 전 다테야마(다테산)에 다녀왔어요.”다테야마라면 백두산보다 더 높은 산이다. 해발 3,000m가 넘는다. 다테야마의 만년설을 보며 다가타씨처럼 언젠가 꼭 여기에 오를 거라고 다짐했다. 3,000m급 산에 올랐다 하니 다가타씨가 프로페셔널한 산악인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그녀는 4년 전 대학을 졸업한, 언제나 소녀일 것 같은 앳된 아가씨다.1732년의 산간마을, 고카야마 합장촌집의 외형이 합장한 손을 닮았다 해서 합장촌이라 불린다. 메밀밭에 둘러싸인 도아먀현의 고카야마 합장촌에 들어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천공의 성 라퓨타>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마을이지만 민속촌이 아닌 실제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다. 그중에서도 이와세케는 300년 전 집으로 가로 26.4m 세로 12.7m 높이 14m에 달한다. 메이지 시대까지 35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이 집에서 살았다.합장촌의 집들은 못이나 쇠장식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밧줄을 엮어 지었다. 지붕을 엮는 데 사용한 억새는 10년마다 마을사람들이 전부 모여 함께 바꿔 준다. 합장촌은 세계문화유산이지만 민박도 할 수 있다. 온천을 즐기고, 합장촌에 묵으며 전통 화로인 ‘이로리’에 둘러앉으면 시간은 어느새 1732년으로 돌아간다. 합장촌 사람들은 3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travie info 토롯코 열차의 객차는 보통, 특별, 릴렉스, 파노라마 객차 등 4가지로 나뉜다. 보통 객차는 완전히 오픈되어 창문이 없고, 특별 객차는 좌석이 마주 앉은 채 고정되어 있다. 릴렉스 객차는 좌석의 방향을 앞뒤로 전환할 수 있다. 파노라마 객차의 천장은 유리다. 보통 객차 외에는 별도의 승차권을 사야 한다. 우나즈키에서 게야키다이라역까지 운임은 어른 1,660엔.●니가타현대원시림, 사사가미네 고원도야마를 떠나 니가타를 여행하다 보니 ‘설실雪室’과 만난다. 눈을 이용한 보관창고다. 쌀은 물론이고 무와 당근 같은 야채뿐만 아니라 와인도 설실에 보관한다. 니가타식 자연냉장 보관소인 셈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의 배경이 바로 니가타다.니가타는 일본 열도의 한가운데 위치하며 우리나라 동해와 접해 있다. 바닷가를 따라 도야마에서 니가타로 이동하면서 동해 넘어 속초 같은 우리나라 도시를 그려 보았다. 에치고 나나우라 해안도로를 달리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다 저 너머에 우리나라가 있다. 문득 여정이 끝나가는 게 아쉽다. 결국 니가타에서 예정보다 이틀 더 머물기로 한다. 니가타는 점점 ‘나의 도시’가 되어 간다.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는 니가타의 이와무로 온천에 있는 유모토야 료칸이다. 료칸의 오카미상이 너무 젊어 깜짝 놀랐다. 결혼을 하고 도시를 떠나 이곳에 와 오카미상이 되었다. 이와무로는 에도시대 중기부터 번성했던 온천이다. 기러기가 뜨거운 물에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온천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이와무로 온천은 ‘기러기 온천’이라 불린다. 유모토야 료칸에 도착한 날 이와무로 온천 개장 3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이 열렸다. 벼룩시장에서 배낭과 책을 샀다. 배낭은 1,000엔, 책은 100엔이다. 배낭은 서울에서 10만원을 훨씬 더 주어도 찾아볼 수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고, 책의 정가는 각각 3,500엔, 2,400엔이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사진이 있는 책들이다.대자연에 둘러싸인 니가타는 일본의 100대 명산 중 11개의 산을 가졌다. 해발 1,270m의 사사가미네 고원은 묘코 고원 서남쪽에 있다. 약초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수령 300년이 넘는 가문비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섰다. 여름철에는 산 아래보다 10도 정도 기온이 낮다.사사가미네 고원에선 여기저기서 ‘곰 주의’라고 쓴 팻말을 볼 수 있다. 아직 한국인 관광객이나 등산객은 물론이고, 외국인 방문객 자체가 없고, 인적조차 드물다. 어쩌다 마주치는 등산객은 달랑거리는 종을 배낭에 달았다. “곰이 종소리를 싫어해요.” 고원 사무소 안내인의 말이다.사사가미네 고원을 돌아볼 시간은 한 시간이 채 못 됐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사사가미네 숲에 푹 빠져 버렸다. 그곳에선 나무며 풀이며 바위, 숲 속의 모든 존재가 스멀스멀 살아 움직이고, 나무와 풀이 소리칠지도 모른다. 사사가미네 숲은 그런 곳이다.사진을 찍다 보니 일행들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나만 남았다. 어디선가 심하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진다.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곰 주의’ 팻말이 떠오른다. 어느 순간 숲 가장자리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더니 내 앞을 후다닥 지나간다. 뭐지! 그 순간엔 정말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다. 휴…. 원숭이다. 잠시였으나 곰과 마주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은 난생 처음이다.향긋한 차 같은 사케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외지인들에게 니가타는 눈, 쌀, 사케로 유명하다. 눈으로 인해 수질이 독특하고, 쌀이 좋고, 쌀맛이 좋으니 사케 맛도 좋아진다. 사케 양조만 놓고 보면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이를 증명하듯 니가타에만 94개의 사케 양조장이 있다. 일본 최고의 사케는 니가타의 쌀, 기후, 물, 양조술에서 온다. 고시노간바이, 구보타, 핫카이산 같은 니가타 사케는 언제는 일본 사케 탑 쓰리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이마요츠카사 양조장은 가업으로 이어 왔다. 매년 그해 생산한 쌀을 가지고 10월 초부터 이듬해 3월까지 사케를 만든다. 매년 12월 초순이면 그해 만든 첫 번째 사케를 맛볼 수 있다. 올해에는 1.8리터짜리 3만병 정도를 만들 예정인데 내년 6월이면 모두 팔릴 거라고 한다. 100년도 더 된 이마요츠카사 양조장 건물은 드라마세트장으로 사용될 정도로 분위기가 독특하다.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에선 사케가 만들어지는 과정, 저장고에 관한 이야기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양조장 오너인 야마모토씨의 설명을 들으며 양조장을 한 바퀴 돌고 난 후 사케를 시음했다. 여기서 맛본 사케 중 한 가지는 매우 부드럽게 넘어간다. 향긋한 차 같은 사케다. 사케의 새로운 발견이다.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니가타한국에서 기자들이 왔다고 가나자와 TV와 니가타 신문사에서 우리를 취재하러 왔다. TV 리포터가 묻는다. “가나자와에는 어떤 매력이 있나요?” “가나자와 같은 소도시는 복잡하지 않아 좋아요. 지방의 작은 도시이지만 도쿄나 오사카에도 없는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이란 훌륭한 현대미술관도 있고요.” 어설픈 영어로 대답을 하면서 생각했다. 여기는 정말 뉴스거리가 없구나. 그만큼 평온한 도시다. 다음날 TV 속 나를 알아봐 줄 사람을 위해 가나자와에 하루 더 있어야 했는데 일정이 허락지 않았다. 대도시가 아닌 작은 도시와 자연 속으로 여행을 하다 보니 마주치는 사람들 성정이 남다르다. 료칸 종업원들만 봐도 이를테면 교토의 료칸 종업원들이 친절하지만 엄격하다는 점에서 아주 프로페셔널하다면 도야마나 니가타의 종업원들은 아무래도 엉성하다. 그게 정겹다. 심지어 현청 공무원들 느낌도 소박한 게 남다르다. 때가 묻지 않은 공무원들이라 할까.다시 이시카와나 도야마, 니가타에 오고 싶다. 무엇보다 이번 겨울엔 스키를 타러 올 수 있으면 좋겠다. 니가타현에만 50개가 넘는 스키장이 있다. 내년 봄이나 가을엔 이시카와의 다테야마(해발 3,015m)에 오르고 싶다. 한라산이 1,950m, 백두산이 2,750m이니 다테야마는 아주 큰 산이다. 하지만 해발 2,450m까지 버스가 다닌다니 565m만 올라간다면 3,000m급 산에 오를 수 있다. 사사가미네 고원의 깊은 숲도 제대로 한번 걸어 보고 싶다. 단, 곰과는 마주치지 않기를 바란다. 도쿄나 오사카가 아닌 이시카와나 니가타에 다시 오고 싶은 이유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취재협조 니가타현청 www.enjoyniigata.com/korean 이시카와현청 www.hot-ishikawa.jp/korean 도야마현청 www.info-toyama.com/korean
  • [지상파 하이라이트]

    ■시사기획 창(KBS1 밤 10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단독 대담 내용을 자세히 전한다. 푸틴 대통령은 KBS와의 단독 대담에서 한국과의 인연을 소개한다. 한·러 경제협력,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극동개발, 한반도 통일 등 동아시아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다. 특히 철도와 가스 연결, 조선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협력 방안에 대해 직접적이고 상세하게 언급한다. ■TV소설 은희(KBS2 오전 9시) 석구(박찬환)는 서울호텔 사장 로라(김보미)가 내일까지 시간을 주겠다고 말하자 몹시 불안해진다. 영주(최윤소)의 거짓말로 금순(반효정)은 은희(경수진)의 가게를 찾아가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 이 일 때문에 은희와 로라까지 다투게 된다. 한편 로라를 찾아온 석구는 모든 것을 고백하겠다고 말한다.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지리산 뱀사골에 모여 사는 5형제.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면 40명이 넘는 대가족이 되는데, 그 중심에는 언제나 맏형 춘환씨가 있다. 맏형의 호출이 떨어지면 열일 제치고 한걸음에 달려오는 형제들. 맏형에게서 뿜어나오는 카리스마 때문일까. 춘환씨와 형제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부모가 남겨 주신 진정한 유산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건강하던 수현이가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실려 간 것은 수현이 두 살 때였다. 결국 수현이는 생존을 위해 기관 절개술을 받아야 했고 그 이후 지난 10년 동안 코와 입이 아닌 목에 삽입한 호흡관을 통해 숨을 쉬고 있다. 병원에서는 수현이가 숨을 쉬지 못하는 것이 기도를 누르고 있는 종양 때문이라고 했다. ■명의의 건강비결(EBS 오전 10시 20분) 월경과다 및 생리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갑작스런 월경과다 및 생리통은 자궁이 우리에게 알리는 첫 번째 신호다. 지속적인 월경 주기의 변화 및 월경 과다, 생리통 등 월경에 관한 모든 것이 변화한다면 그것은 자궁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병석 교수를 통해 월경과다 및 생리통에 대해 정확하고 심층적인 이야기를 들어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목소리며 춤이며 누가 봐도 김건모이지만, 조금 더 가까이에서 무대를 보면 그는 20년 동안 부산의 행사를 주름잡은 MC이자 모창 가수다. 나훈아의 나, 김건모의 건, 조용필의 필. 일명 나건필씨다. 얼마 전 모창 능력자를 찾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뒤부터 여기저기서 그를 알아보고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데….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칠공주 막내를 이웃 왕자와 바꾼다는데…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칠공주 막내를 이웃 왕자와 바꾼다는데…

    엄마가 일곱째를 낳았어요/김여운 지음/이수진 그림/샘터/116쪽/1만원 이번엔 아들일 거라 믿었다. 태몽도 용꿈이었고 왼쪽으로 기우는 엄마의 걸음걸이도 딱 그랬다. 아빠는 팔뚝만 한 가물치까지 사들고 들어오는 길이었다. 하지만 집 안에는 적막과 한숨만 감돈다. 쪽마루 밑의 바둑이마저 근심 가득한 얼굴이다. 그렇다. 세 살부터 열다섯 살까지 내리 딸만 여섯인 ‘딸부자 인쇄소집’에 또 딸이 태어난 것이다. 갓 태어난 아가도 눈치를 챈 듯 힘없이 운다. 전지적 작가 시점의 화자는 그런 아기를 쓰다듬듯 말한다. ‘그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 누구라도 이 세상에 내려왔는데 모두들 껄끄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면 기운이 없어질 거예요.’ 어두운 집안 분위기에 잔뜩 주눅 들어 있던 자매들이 똘똘 뭉칠 ‘사건’이 터진다. 막내를 강 건넛마을 아들만 일곱인 집 막내와 바꾸자는 말이 어른들 사이에 오고간 것이다. 아기 잇몸에 밥풀 같은 하얀 이가 돋아나는 것도 볼 수 없다니. 언니들은 막내를 지키기 위한 묘안 짜내기에 골몰한다. 견고한 어른들의 세계에 정면으로 부딪치려는 언니들의 고군분투는 성공할 수 있을까. 딸 일곱에 아들 하나인 집에서 태어난 작가는 운율을 살린 고운 입말로 상냥하게 독자를 이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궁금증을 잃지 않게 한다. 대가족이 오글오글 모여드는 한옥의 뜨끈한 아랫목과 동네에서 유일하게 텔레비전이 있는 금은방집에 연속극을 보러 몰려가는 동네 사람들 등 소박하지만 정겨운 1970년대의 풍경과 정서가 아련하게 향수를 자극한다. 차분한 동양화의 필치는 연두빛 잎새처럼 여리고 천진한 아이들의 움직임과 사람 냄새 나는 살림살이를 소담스레 담아냈다. 초등 저학년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우리 밥상에 오르는 식용버섯은 무려 400여 종으로 그중 단연 으뜸은 송이버섯이다. 1년 중 바로 지금 딱 한 달 동안이 송이 철이다. 살아있는 나무에서 피어나는 버섯은 두 종류인데 바로 송이버섯과 능이버섯이다. 숲 속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이 진귀한 버섯은 우리에게 어떤 보석 같은 요리를 선물해줄까. ■세상의 모든 다큐(KBS2 밤 12시 30분)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 렘브란트. 하지만 제자들이 자유롭게 그의 작품을 복제했던 탓에 진품을 구별해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렘브란트 연구 프로젝트’ 팀을 꾸려 모든 작품의 진품 감정을 하던 중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 그림 속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미술사학자, 재료과학자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함께한다. ■수목미니시리즈 메디컬 탑팀(MBC 밤 10시) 태신(권상우)은 손목이 아픈 주영(정려원)을 대신해 VIP의 수술에 나서고, 환자는 정상혈압을 되찾는다. 수술을 끝내고 돌아온 태신은 파란병원의 재정상태가 어려움을 알게 된다. 한편 승재(주지훈)는 은바위(갈소원)를 보기 위해 광혜병원에 찾아 온 태신을 불러 ‘메디컬 탑팀’에 모시고 싶다고 제안한다. ■내 마음의 크레파스(SBS 오후 5시 15분) 서울시 양천구에 사는 손민우와 손찬우 형제는 외발자전거를 탄다. 그중 찬우는 형이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따라하는 형바라기다. 외발자전거를 타는 모습에 반해 형 민우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찬우는 형을 따라잡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민우는 자기를 너무 따라하는 찬우가 부담스럽기만 한데…. ■생활의 비법(EBS 오전 9시 20분) 무려 3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어도 매주 일요일이면 점심을 함께 먹은 13명의 가족이 있다. 김종해·박영자 부부와 2남1녀의 다섯 명으로 시작해 자식들이 결혼 후 아이를 낳으면서 열세 명의 대가족으로 늘었다. 프로그램은 30년 동안 빠지지 않고 일요일 점심 약속을 지켜온 위대한 가족의 비밀을 밝혀본다. ■MBC 다큐프라임(MBC 밤 1시 30분) 한국의 응급의료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스리랑카에서 날아온 의사들이 있다. 이들은 한국 국제보건의료재단에서 시행하는 개발도상국 의료진 대상의 중장기 연수프로그램인 이종욱 펠로십에 참가한 의사들이다. 조국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바꾸기 위해 한국을 찾은 스리랑카 의사들의 일상을 담았다.
  • 강남, 강북보다 장수度 높다

    강남, 강북보다 장수度 높다

    서울 강남에 강북보다 ‘장수 커뮤니티’가 37%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 커뮤니티는 65세 노인 5명 중 1명(20%) 이상이 85세를 넘은 곳이다. 장수 커뮤니티는 주택을 보유하고, 학력이 높고, 대가족인 특징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희연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서울 장수 커뮤니티의 시·공간적 변화 및 특성’ 보고서를 4일 열리는 ‘제1회 국가통계 개방·이용 확산대회’에서 발표한다. 200가구가 1개 커뮤니티로 서울을 1만 6471개 커뮤니티로 나눴다. 강남과 강북은 한강을 기준으로 나눴다. 장수도(65세 인구에 대한 85세 인구 비율)가 20% 이상인 ‘장수 커뮤니티’는 강남이 92개로 강북(58개)보다 34개(37%) 많았다. 장수 커뮤니티의 평균 교육 연수는 12.35년으로 서울시 평균(11.01년)보다 길었다. 대졸 비율은 49.63%였고, 자기 주택 보유 비율은 50.57%로 절반을 넘었다. 서울시 평균은 각각 45.36%, 41.07%였다. 2세대 이상이 함께 사는 비율이 67.03%(서울시 평균 59.33%)였다. 학력이 높고 자기 집을 소유하며, 대가족인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종로구(12.7%), 중구(12.5%), 강북구(12.3%), 용산구(12.1%), 서대문구(11.9%) 등 강북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장수도가 높은 곳은 강남구(7.6%), 강동구(7.3%), 종로구(7.1%), 송파구(7.0%), 강서구(6.9%) 등 강남이 우위를 차지했다. 재정자립도, 자동차 등록 대수, 아파트 비율이 높을수록 장수도가 높았다. 이 교수는 “지난 10년간 서울의 고령 인구는 73.6% 늘었는데 85세 이상 초고령 인구는 102.3% 늘었다”면서 “도시 초고령자는 자연환경보다 공공 서비스 제공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노인 복지 정책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결혼한 아들이 전화를 했다 “엄마! 바퀴벌레 좀 잡아줘…”

    결혼한 아들이 전화를 했다 “엄마! 바퀴벌레 좀 잡아줘…”

    서울 강남의 주부 이모(59)씨는 최근 결혼한 아들 부부와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아들이 외출한 동안 화장실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한 며느리가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니에게 ‘바퀴벌레를 좀 잡아 달라’고 부탁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나약한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경기 성남시의 주부 김모(60)씨도 두 달 전 결혼한 딸이 “집에 물이 새고 난리가 났다”고 전화해 황급히 딸의 집으로 뛰어갔다. 김씨와 친정 식구들이 딸의 신혼집에 갔더니 열어 놓은 창문 사이로 비가 들어와 방바닥이 젖어 있었다. 딸과 사위, 아들 부부까지 동원해 청소를 도운 김씨는 문득 “내가 딸을 잘못 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성인이 되고 대학을 졸업해서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들이 결혼한 후에도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할 부부가 부모에게 물질적 혜택을 받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기대면서 부부 갈등으로 이어지는 일이 늘고 있다. 부부 문제 상담 전문가인 김미영 서울가정문제상담소장은 23일 “예전에는 남편의 우월적 지위에 의한 갈등과 가정 폭력 등을 상담하는 사례가 지배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과잉 보호를 받고 자란 젊은 맞벌이 부부의 역할 갈등 문제가 전체 상담의 10~15%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망치로 벽에 못질하는 법을 몰라 보수센터에 이를 맡기는 남편도 있고, 부인이 국을 끓이는 방법을 몰라 가정 불화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혼 상담 전문가인 양소영 변호사는 “배우자에게 의견을 묻기 전에 각각 자신의 부모에게 의견을 물어 결정하는 젊은 부부들이 늘고 있다”면서 “매일 무엇을 먹었는지 어머니에게 보고하는 남편 때문에 가정 불화가 빚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대가족 사회가 해체됨에 따라 자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경쟁사회 속에서 자녀의 사회화를 저해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제 성장과 산아 제한에 따라 현재의 50대 부모들이 자녀를 1~2명 낳아 기르면서 자녀에 대한 과잉 보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또 “부모들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자녀들을 나약하게 키웠다고 자책하면서도 자식들이 막상 독립심을 갖고 떠나려 하면 섭섭해하는 이중성을 보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무려 53.5kg…아이보다 더 큰 ‘진격의 호박’

    무려 53.5kg…아이보다 더 큰 ‘진격의 호박’

    웬만한 대가족은 배불리 먹일만한 거대한 크기의 호박이 공개됐다. 길이 약 1m, 무게 53.5kg에 달하는 이 거대한 매로우(marrow·서양호박)를 키운 사람은 영국 사우스 웨일스에 사는 올해 65세의 원예가 필립 바웰스. 과거 세계에서 가장 큰 오이 재배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바 있는 그는 이번에 자신의 손자보다도 훨씬 큰 호박을 공개했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호박은 단 5주 만에 키운 것이라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웰스는 “이 호박은 정말 예외적으로 빨리 컸다” 면서 “내가 이제까지 키운 것 중 가장 큰 놈으로 아들이 도와줘야 들 수 있다”며 웃었다. 그가 자신만의 비법으로 이같은 ‘진격의 채소’를 키우는 이유는 있다. 기네스북 기록을 깨는 것은 물론 다음달에 열리는 자이언트 채소 대회에 출품하기 위해서다. 바웰스는 “현재 매로우 최고 기록은 68kg으로 잘만 키우면 조만간 그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라면서 “ 면서 “모든 작물은 유기재배를 하는데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강동구청은 친정엄마! 임신·육아 방문서비스

    ‘임신에서 출산, 그리고 두 살 때까지 모든 궁금증을 풀어드려요!’ 강동구는 31일 산전·산후 관리를 지원하고 아동 발달 단계에 맞춰 연계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산부·영유아 방문관리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저출산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임신부터 출산, 출산 이후 육아 때까지 아이들의 건강을 구청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사업이다. 옛날처럼 대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키고 실질적으로 아이가 관리와 보호를 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다. 보건소에 등록된 임산부와 출생아를 대상으로 올 연말까지 지속적인 가정방문을 통한 모니터링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그래서 프로그램은 임신 20주부터 시작된다. 이때부터 모든 임신부들의 가정을 방문해 가족특성, 신체상태, 사회적 정서상태 등을 평가한다. 이 정보들은 이어지는 상담, 조사에서 계속 업데이트된다. 출산과 수유 등 출산 이후를 대비한 교육도 곁들인다. 출산 뒤 4주 이내에 방문해 산모 건강을 확인한 뒤 아이들 돌보면서 생겼던 궁금한 점이나 걱정되는 점 등을 상담해준다. 산후 조리 문제는 물론, 신생아의 건강관리, 모유수유방법, 신생아를 재우는 법, 올바른 자녀 양육방법, 애착형성, 영유아의 영양 등에 대해 책에서 볼 수 없는 상세한 상담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에서 개발한 ‘임산부·조기아동기 지속 가정방문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다. 상담과정을 진행할 가정방문 간호사들은 지난 6월 뽑혀 서울대 간호대에서 4주간 전문교육을 마쳤다. 물론 이전에 간호사 등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서울에선 전반적으로 영유아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강동구는 아주 드물게 임산부 비율 증가 지역이라는 점에서 서울시 시범사업 대상지로 뽑혔다. 강일동, 상일동, 명일1·2동, 고덕1·2동 등 대상지에는 신혼부부, 다자녀, 다문화가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⑧ 황혼의 자서전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⑧ 황혼의 자서전

    우선경씨는 1939년 경북 상주에서 대가족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6·25전쟁을 겪으며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 고등학교도 그만둬야 했다. 1년간 양재학원에 다닌 뒤 상주읍내에 양장점을 냈다. 1964년 군인인 남편을 만나 서울에서 신접 살림을 차렸다. 군인의 아내로, 세 아이의 엄마로서 삶을 살게 됐다. 남편의 박봉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양장점을 열었다. 남편이 전역한 뒤에는 함께 작은 가게를 분양받아 임대료를 받아 생활한다. “흰 머리가 늘고 몸이 편해지니 공허함이 맴돌았다. 그때 경기민요와 장구를 접했다. ‘취미생활’은 생소한 단어였다. 엄마라는 이름에 눌려 자신을 계발하는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이 낯설었다. 지인의 권유로 경기도 안양에 있는 시조회관을 찾았다. 아침 9시 시조, 오후 1시 경기민요, 4시 고전무용을 배웠다. 오후 6시엔 귀가해 남편을 챙겼다. 여가생활을 직장생활하듯 했다. 건강을 되찾았다. 웃음도 돌아왔다. 그렇게 시조를 배우다 4년 뒤 1999년 시조사범 자격증을 따고 이후 강사로 활동했다. ‘나이 들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 힘들다’는 편견을 깼다. 2005년 관악구 청림동 관악새마을금고에 시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한국전통예악총연합회 관악지부도 만들었다. 회원들과 함께 직접 바닥 스티로폼을 깔고 페인트를 칠했다. 진짜 인생 2막이 열렸다. 장학사업에도 참여하고 노인상담사 활동도 시작했다. 요즘엔 일본어를 배운다. 아직도 할 일이, 배울 것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자서전 중에서) 우씨는 ‘반딧불은 별이 되었다’라는 자서전을 냈다. 74년 성상 우씨가 걸어온 길이다. 관악구청 구술작가의 도움을 받아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갔다. 인터넷을 배워 이메일로 작가에게 초고를 보냈다. 살맛이 났다. 불과 18년 전만 해도 뭐라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우울함으로 하루를 보냈던 그였다. 지금은 아니다. 나이가 드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자서전을 쓰면 추억 속에 살 것 같지만 되레 희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게 됩니다. 노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자서전을 통해, 취미생활을 통해 알게 됐지요.” 가족들도 힘을 보탰다. 큰아들 이상철(47)씨도 자서전에 글을 남겼다. “내 가족과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소소한 발자취의 조각들을 모아 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요. 그 자서전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제 인생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딸 은주(44)씨도 편지를 썼다. “도시락 반찬을 5가지 이상 싸주시던 어머니….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의 선택으로 이뤄내신 지금의 그 모습,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가꿔 보세요. 강하고 든든한 어머니의 모습 뒤 섬세함과 여린 여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가족은 우씨의 든든한 응원군이다. 권춘도(73)씨도 기구한 인생을 자서전에 담아냈다. “한평생을 되돌아보며 눈물로 책을 썼다”고 했다. 그는 식당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포목점, 가마공장, 농기구수리센터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하고 6남매를 키우며 기반을 잡을 때쯤 부도를 맞았다. 포장마차마저 실패한 뒤 태백산에서 3년간의 수도생활을 거치며 안정을 찾은 그는 지금까지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권씨의 이야기도 관악구의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빗자루와 같은 인생길’로 세상에 나왔다. 2011년 주변에서 자서전 집필을 권유받았다가 사양했던 최옥희(73)씨도 마음을 바꿔 글을 썼다. 직장암 판정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결혼한 지 12년 만에 어느 날 갑자기 돌연사한 남편을 가슴에 묻고 네 아이와 홀로서기를 한 먹먹한 일상을 ‘그래도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으로 풀어냈다. 하숙을 하며 뒷바라지한 아이들이 모두 명문대학, 대기업 등에 취직한 얘기도 담았다. 관악문화원에서 문학, 서예, 시, 수필, 그림 등을 배우며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된 이야기를 적었다. 관악문화원 문화아카데미 회원들이 쓴 작품 문집인 ‘인헌문학’에 소개한 글솜씨도 뽐냈다. 그는 갑작스레 암이라는 질병을 얻었지만 자서전을 통해, 늦게 배운 취미생활과 친구들을 통해 다시 일어섰다. 최씨는 항암치료를 무사히 끝내고 현재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내 삶이 얼마 남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서전을 통해 지나간 시절을 돌아보니 감사한 일만 있더라고요.” 관악구는 독서문화 진흥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노인들의 자서전 제작을 돕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10명의 노인에게 자서전 집필·발간 비용으로 1인당 250만원을 준다. 구청뿐 아니라 복지관이나 노인대학, 인문학 아카데미 등을 통해서도 자서전을 낼 수 있다. 우씨는 “취미와 여가 생활을 갖는 것이 노년을 빛나게 만드는 비결”이라면서 “자서전을 쓰면서 내 지나온 인생이, 남은 인생이 소중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성환 한화생명은퇴연구소장은 “노년을 풍요롭게 만드는 비법은 돈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추느냐에 있다”면서 “봉사나 재능기부 등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는 것, 자서전 등을 쓰며 나 스스로를 행복하게 여기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 은퇴 후 이전의 삶의 기준에서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②Gondar 곤다르, Mt. Simien National Park시미엔산 국립공원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②Gondar 곤다르, Mt. Simien National Park시미엔산 국립공원

    Gondar 곤다르 유럽과 아시아를 품은 궁전 에티오피아에 어떤 볼거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달리 ‘의외로’ 문화유적이 많다는 답과 함께 랄리벨라와 곤다르Gondar가 거명된다. 16세기까지 암흑기를 거친 에티오피아 땅에는 그럴싸한 제국도, 번듯한 수도도 없었는데 파실리다스Fasilides 황제가 등극하며 곤다르를 수도 삼아 막강한 권력을 떨쳤고, 후대 왕들도 같은 요새 안에 각기 다른 양식의 궁전을 지었다. ‘파실 게비Fasil Ghebbi’라 불리는 이 요새 지역은 수차례 외침을 겪으면서도 그 형태가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해발 2,200m, 분지형으로 도시 자체가 하나의 요새 같은 곤다르. ‘요새 안의 요새’ 파실 게비에 들어서자 각기 다른 양식의 고성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같은 문명권의 건축물이라 하기엔 이질적으로 보이는 고성들은 약 200년의 통치기간 동안 곤다르가 다양한 문명과 교류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최초의 건물은 파실리다스 황제가 지은 것으로 악숨과 포르투갈, 북아프리카 무어인Moorish, 인도 등 다양한 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았다. 궁전 내부의 문화재들은 대부분 소실되었는데 연회장, 기도실, 침실 등 다채로운 용도로 공간을 나눠 사용한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요하네스Yohanness 1세의 궁전은 이탈리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밝은 노란색 페인트로 덮여 있고, 그의 아들 이야수Iyasu 1세의 궁전에는 베니스 상인들을 통해 들여온 거울과 금 장식과 그림들이 화려하게 전시돼 있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파실 게비 안에는 터키식 목욕탕, 사자를 가둬둔 우리, 도서관, 연회장 등 여가 생활을 위한 공간들도 남아 있다. 요새와 고성들은 18세기 지진과 2차 세계대전 시절 영국군의 폭격으로 일부 파괴됐으나 유네스코의 후원으로 재건됐다. 파실리데스 왕은 요새에서 2km 떨어진 곳에 별장과 목욕탕을 만들었는데, 그 크기가 웬만한 수영경기장보다도 크다. 황제가 로열패밀리들과 여가를 즐기던 장소는 이제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 매년 예수의 세례를 기념해 축제를 벌이는 장소로 쓰인다. ‘팀카트Timkat’라 불리는 이 축제 때면 곤다르에 사는 기독교인들이 흰 천을 두르고 모여 성탄 전야부터 당일까지 성찬을 즐기며, 세례의식을 거행하고 목욕탕에서 수영을 즐기는 한바탕 잔치를 벌인다. 스페인의 라토마티나, 태국의 쏭크란에 견줄 만한 이 숭고하고 흥미로운 ‘물의 축제’를 보려면 에티오피안력으로 성탄절인 1월19~20일에 곤다르를 찾으면 된다.곤다르에서는 이야수 1세가 세운 ‘데브레 베르한 셀라시교회Debre Berhan Selassie Church’도 지나칠 수 없다. 교회 내부를 수놓은 독특한 에티오피아식 성화는 모든 교회에서 볼 수 있지만 이곳만큼 화려한 곳은 없다. 특히 교회 천장에 그려진 135개의 천사 얼굴은 에티오피아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쓰이고 있다. 천사들의 눈빛은 모두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고, 각양각색의 표정을 짓고 있어 인간을 보호하고 희로애락을 공감하는 신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한다. 현대판 엑소더스, 그리고 남은 유대인 에티오피아는 기독교 문화에 기반한 나라지만 다양한 종교를 믿는 이들이 별 갈등 없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2007년 기준으로 정교회 인구가 43.5%, 무슬림 33.9%, 개신교 18.6%로 다양하게 집계됐는데 1990년대 초까지 1만4,000명에 달했던 유대인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그리고 곤다르에는 이스라엘로 떠나지 못한, 혹은 떠나기를 거부한 소수의 유대인만이 모여 사는 초라한 마을이 남아 있다. 1991년 에티오피아에 들어선 공산정권은 농업집단화 정책을 펼쳤고, 이에 반발한 ‘펠라샤Felasha’라 불리는 유대인들은 집단 학살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4세기 악숨에서 기독교가 국교화됐을 때도 신앙을 굽히지 않은 이들의 자손이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 국무부, CIA 등과 협력하여 이른바 ‘솔로몬 작전’을 펼쳤고, 불과 36시간 만에 34대의 비행기를 투입해 1만4,000여 명의 에티오피아 유대인들을 이스라엘로 탈출시켰다. 1984년 수단에서도 ‘모세 작전’을 통해 에티오피아계 유대인 약 8,000여 명이 이스라엘로 탈출해, 현재 에티오피아에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탈출을 못한 유대인들만이 남은 셈이다. 곤다르에서 약 6km 떨어진 ‘월레카Wolleka’ 마을에는 소수의 유대인들이 모여 수공예품을 만들어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마을 입구, 다윗의 별이 그려진 팻말과 함께 어린 소녀들이 기념품을 손에 들고 관광객들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그런데 한 소녀의 목에 십자가 목걸이가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예수라면 치를 떠는 유대인이 십자가를? 어린 소녀이기에 별뜻 없이 액세서리를 한 것이리라 생각했는데,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이 마을에 사는 이들은 대부분 ‘가짜 유대인들’이라 한다. 그저 생계를 위해 유대인 행세를 하고 있는 그들은 우습게도 매주 일요일 교회에 나가 예수에게 기도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진짜 유대인은 없는 것인가? 마을 한켠, 푸른색 다윗의 별 장식이 걸려 있는 집에는 이 마을에 유일하게 남은 유대인 여성 ‘매리 니구시Mariy Nigusie’ 씨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솔로몬 작전’ 때 이스라엘로 갈까도 고민했지만 수십년 살아온 고향을 도저히 떠날 수 없었다고 한다. 마을에 있던 유대교 회당은 모두 파괴되어 니구시 씨는 홀로 안식일을 지키며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기도를 한다. 종교와 국가의 엉킨 실타래 속에서 그녀는 ‘가짜 유대인들’과 다를 바 없이 수공예품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Mt. Simien National Park시미엔산 국립공원 5만 마리 원숭이가 사는 그랜드캐년 에티오피아에서는 케냐나 탄자니아처럼 사자와 기린, 코끼리가 초원에 떼지어 있는 장관을 볼 수 없지만 곤다르 북쪽에 위치한 ‘시미엔산 국립공원’에서는 해발 4,000m에 달하는 기이한 풍광의 산등성이와 희귀한 동물들을 마주할 수 있다. 해발 2,200m 환경에 적응이 됐을 만도 한데 산으로 접근할수록 귀가 먹먹해지고 머리는 어질해지기 시작했다. 곤다르에서 차로 2시간여, 시미엔산의 서쪽 관문인 드바라크Debark 마을에 다다랐다. 등산객들의 베이스캠프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시미엔산은 광활한 산악지역이지만 등산하기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드바라크에서 동쪽끝인 ‘첸넥Chenek’까지 포장도로가 잘 깔려 있어 체력 수준에 따라 1일부터 최대 10일까지 코스를 선택해 트레킹을 소화하면 된다. 인프라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산 곳곳에 여장을 풀 수 있는 숙소도 있다. 물론 자동차를 타고 국립공원을 관통하며 하이라이트만을 감상할 수도 있다. 산 중턱의 ‘산카바르Sankaber’에 차가 멈췄다. 그리고 눈 앞에는 미국의 그랜드캐년을 방불케 하는 외계 행성 같은 풍광이 펼쳐졌다. 시미엔산은 약 4,000만년 동안 침식과 융기, 화산 폭발이 거듭되며 형성된 지형으로, 절벽 끝에 서서 4,000m를 넘는 봉우리들과 깊은 계곡들이 교차하는 풍경을 멍하게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모든 시름이 씻겨나가는 기분이다. 절벽에서 방향을 돌리자 수백 마리의 ‘개코원숭이Gelada Baboon’ 떼가 서로의 털을 골라주며, 땅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붉은색 하트 무늬를 가슴에 품고 있는 녀석들은 매우 진화된 의사소통 구조와 사회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본적으로 3대가 가족을 이루고 있는가 하면 최대 800마리가 하나의 그룹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시미엔산에는 약 4만~5만 마리의 개코원숭이, 에티오피아 늑대, 큰 뿔을 가진 염소 ‘왈리아 아이벡스Walia Ibex’뿐 아니라 다채로운 조류까지, 희귀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이번 여정에서는 트레킹을 즐길 만한 시간이 부족해 주요 전망대에서 산과 계곡의 풍경을 굽어볼 수밖에 없었다. 저녁 무렵 곤다르에 있는 호텔로 돌아왔을 때, 무거운 배낭을 메고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독일인 여행객과 마주쳤다. 그녀는 여든살의 아버지와 함께 에티오피아를 여행 중인데 아버지는 버스로, 자신은 두 발로 시미엔산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리곤 시미엔산의 속살을 찬찬히 걸어 보지 못한 나를 안스러워 했다. “6시간 정도 내리막길을 걸었는데 환상적인 산등성이와 야생동물들을 보며 걷는 기분은 최고였어요.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쳤다니 정말 안타깝네요.”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 02-790-9766,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 ‘페이스북 친구 5000명’ 105세 최고령 사용자 숨져

    ‘페이스북 친구 5000명’ 105세 최고령 사용자 숨져

    말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에 푹 빠져 지내던 할아버지가 신기록을 세우며 세상을 하직했다. 그리스의 노인 리오니다스 파누트소풀로스가 페이스북 사용자 중 최고령자로 최근 사망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105살을 일기로 숨을 거둔 할아버지는 딸 2명과 손자손녀 4명, 증손자 9명을 유족으로 남겼다. 증손자 중 최연장자는 올해 30살 청년이다. 할아버지는 페이스북에서도 대가족(?)을 일궜다. 처음엔 페이스북에 가입한 뒤 딸과 손자손녀들만 달랑 친구로 등록, 조촐하게(?) 페이지를 꾸리기 시작한 할아버지지만 숨지기 직전 페이스북 친구는 5000여 명에 달했다. 외신은 “할아버지가 페이스북에 직접 글과 사진을 올리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고 전했다. 워낙 고령이다 보니 페이스북에 가입하면서도 할아버지는 남다른 애로를 겪었다. 생년월일을 기재해야 하는데 출생연도를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출생연도를 선택할 때 펼쳐진 메뉴를 따라 아무리 밑으로 커서를 이동해도 할아버지가 태어난 연도는 나타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1908년 태생이었다. 사진=페이스북 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다섯 형제와 결혼해 매일 ‘잠자리’ 바뀌는 21세 여성

    다섯 형제와 결혼해 매일 ‘잠자리’ 바뀌는 21세 여성

    한 명의 여자가 오형제와 결혼해 살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영화로도 보기 힘든 일처다부제(一妻多夫制)의 이야기가 멀리 인도에서 전해졌다. 최근 해외언론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 화제의 주인공은 인도 북부 데란 둔에 사는 올해 21살의 여성 라조 베르마. 그녀는 무려 다섯명의 남자를 그것도 친형제인 그들과 결혼해 한 집에서 산다. 매일 장남부터 막내까지 ‘잠자리 상대’가 바뀌어 18개월 된 아들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누군지 모를 정도. 그녀의 특별한 결혼 생활은 인도 내에서도 소수 마을에서만 내려오는 힌두교의 전통 때문이다. 라조가 처음 결혼한 것은 4년 전으로 당시 그녀는 형제 중 넷째인 구듀(21)와 첫날밤을 보냈다. 이후 그녀는 장남 바쥬(32)를 시작으로 막내 디네쉬(19)까지 차례차례 신랑으로 맞이했다. 외부의 시각으로는 황당한 결혼생활이지만 형제들은 그들만의 삶을 꾸리며 행복해 한다. 이중 정식 남편인 구듀는 “형제 모두 라조와 잠자리를 갖지만 누구도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하나의 행복한 대가족”이라고 밝혔다. 라조 역시 “엄마도 세명의 형제와 결혼했다.” 면서 “나는 세상 어떤 여자보다도 많은 사랑을 받는 부인”이라며 웃었다.  인터넷뉴스팀 
  • 2월 점유율 82.9% 7년 만에 최고치…한국영화 승승장구 왜?

    2월 점유율 82.9% 7년 만에 최고치…한국영화 승승장구 왜?

    한국 영화가 연초부터 초강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월 한국 영화 점유율은 1000만 관객을 넘은 ‘7번방의 선물’과 700만 관객을 모은 ‘베를린’의 쌍끌이 흥행으로 82.9%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 10월의 85.3%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1절이 낀 지난 1~3일 ‘신세계’가 84만 9378명을 모아 2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11일 동안 누적 관객 253여만명을 모으며 한국 영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위를 차지한 ‘7번방의 선물’은 3일간 77만 7970명을 모아 누적 관객 1170만 4636명을 기록했으며 4일 오후 1175만명을 돌파해 ‘태극기 휘날리며’를 넘어 한국 영화 역대 흥행 5위에 올라섰다. ‘베를린’도 4일 오전 누적 관객 700만명을 돌파해 한국 액션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2월 영화관을 찾은 총관객 수는 2182만 4393명으로 지난해 2월의 1306만 5438명에 비해 무려 67.0% 증가했다. 전체 관람객 중 총 1809만 6430명(82.9%)이 한국 영화를 관람했다. 2006년 10월 이후 한국 영화 산업은 내리막길을 걸었고 2008~2009년엔 월별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은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다 2011년 9월 73.2%, 지난해 2월 75.9%로 회복세를 보이다 7월 47.9%로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이 같은 걱정은 ‘도둑들’(7월 25일 개봉)과 ‘광해, 왕이 된 남자’(9월 13일 개봉)가 연달아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사라졌고, 한국 영화점유율도 8월부터 연말까지 60~70%대를 유지했다. 올 들어 ‘레미제라블’ 등 할리우드 영화의 선전으로 1월 한국 영화 점유율이 58.9%로 주춤했으나 1월 말 개봉한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이 동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2월 한국 영화 점유율이 대폭 상승했다. 올해 1~2월 한국 영화 관객 수는 3008만 66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7% 늘었다. 영화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라면 상반기 안에 1억 관객을 모으고 올해 한국 영화가 2억 관객 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은 한국 영화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영화 관람이 생활의 일부로 정착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화 배급사 쇼박스의 최근하 과장은 “지난해 초중반기부터 높은 수준의 한국 영화가 줄을 이으면서 관객들의 신뢰가 쌓였고, 영화가 문화계의 화두가 되면서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극장으로 몰렸다”면서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골프, 해외여행, 뮤지컬 등 고가의 문화 생활을 즐기던 40~50대가 가족과 함께 저비용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영화 관람을 선호하면서 영화 관람이 습관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 CJ CGV의 김대희 차장은 “무더위와 한파가 계속되는 등 날씨 요인도 있었고 좋은 영화관 시스템과 영화 해설 프로그램 등 관객들이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그 결과 영화 주요 관람층이 2030에서 중장년층으로 확대되면서 관객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금천 주말농장 회원모집

    서울 금천구는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시흥동 대한전선 이전 부지에 조성한 주말농장의 회원을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주말농장은 ▲일반 개인 300구획 ▲주민 2가구 이상이 1구획을 경작하는 나눔 개인 100구획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한부모·다문화 가정 등 특별 개인 50구획 ▲3자녀 이상 다둥이 가족, 3대 이상 대가족을 대상으로 한 효 가족 50구획 등이다. 주말농장 회원은 금천구 인터넷 홈페이지(www.geumcheon.go.kr)에서 접수하면 된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거주지 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담당자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접수 마감 후 인터넷 추첨으로 경작자를 확정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씨줄날줄] 손자 보는 할머니/임태순 논설위원

    흑인인 케냐인 아버지와 백인인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버락 오바마가 미국 시민으로 성장,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데는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의 힘이 컸다. 던햄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한 딸을 대신해 오바마를 1971년부터 1979년까지 키웠다. 사고와 감성, 가치관이 형성되는 10~18세 때의 민감한 사춘기 시절이었다. 던햄은 오바마가 편견 없이 자랄 수 있도록 흑인들에게도 따뜻하게 대해준 것은 물론 애국과 근면, 이웃 사랑 등의 소중한 가치를 가르쳐 주었다. 오바마가 2008년 11월 한창 선거전이 치열한데도 하와이로 가 임종을 앞둔 외할머니를 위문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할아버지·할머니와 손주와의 관계는 유별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에게 아끼던 쌈짓돈을 용돈으로 선뜻 내주는 게 조부모들이다.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손주를 잘 가르쳐 번듯한 인물로 키운 경우도 많다. 노벨상을 수상한 퀴리 부인의 딸 이렌을 교육한 사람은 외할아버지 외젠이었다. 그는 손녀에게 빅토르 위고의 책을 읽어주고 식물학, 박물학 등 다양한 학문에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힘입어 이렌 부부 역시 193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해 어머니와 딸이 대를 이어 노벨상을 타는 진기록을 남겼다.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도 자서전에서 어린 시절 할머니 도움으로 독서 습관을 들였다며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토로했다. 조선 중기의 대학자 이황이 손자 안도에게 서신을 보내 교육시킨 것도 유명한 일화다. 부모를 건너뛴 할아버지·할머니와 손주 간의 ‘격대(隔代)교육’은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것과 달리 조부모들은 한결 여유있고 너그러운 자세로 손주들을 사랑으로 양육하기 때문이다. 대가족시대엔 흔했던 격대교육이 핵가족으로 사라졌다가 고령화 시대와 양육난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할머니들의 손주 양육은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손자나 손녀를 돌보는 할머니들의 주간 노동시간은 47.2시간이었다. 주 5일 근무로 치면 하루 9.44시간이니 노인들에겐 격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니 손주를 돌보느라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에 걸린다는 할머니들도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부모·자식 관계도 좋지 않게 되고 찰떡 궁합인 조손(祖孫)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할머니·할아버지들이 황혼 육아의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도록 자식들이 근로조건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잘 키운 손주가 대통령 되는 걸 보지 않겠는가.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다큐멘터리 3일(KBS2 일요일 밤 10시 55분) 경기도 평택역 근처 건물 2층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한 놀이방이 있다. 그런데 이 놀이방은 조금 독특하다. 보육 교사가 아닌 엄마들이 있고 매일 새로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기 때문이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곳은 바로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을 위한 사랑방 와락 치유센터였는데….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유럽과 중동의 문명이 교차하는 나라. ‘중동 음식의 꽃’이라 불리는 레바논 음식부터 30명의 대가족이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파티까지. 유구한 고대 문명의 역사가 흐르는 유적지들과 평화와 조화를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레바논으로 떠나 본다. ■주말연속극 내 딸 서영이(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기범은 우재에게 당장 이혼하라고 다그치고, 우재는 사정이 있었을 거라고 변명해 보지만, 그 사정이 뭔지조차 대답할 수 없는 현실에 망연자실한다. 한편 서영은 우재가 자신의 비밀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단단히 마음을 가다듬고 홀로 서기를 준비한다. ■주말특별기획 백년의 유산(MBC 토요일 밤 9시 50분) 세윤은 채원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을 말한다. 끝순은 춘희가 자신의 사위 효동을 유혹한다고 의심한다. 설주는 세윤과 가방이 바뀐 주인이 춘희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방 회장은 세윤을 빌미로 채원의 잃어버린 기억 조작에 나선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5분) 새해 첫날 충북 청주의 야산에서 한 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2011년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다가 한인 범죄단에 납치돼 실종된 홍석동씨의 아버지였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납치범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 ■신년특집 SBS 스페셜 학교의 눈물 2부(SBS 일요일 밤 11시 5분) 학교폭력 경험이 비옥한 땅을 만드는 소나기처럼 지나가는 일이 되도록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돕겠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소나기 학교. 이런 경험을 가진 학교폭력 가해·피해 학생 10여명이 소나기 학교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사건을 섬세하게 담아 본다. ■차인태의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10시 15분) 한국 광고 연출 1세대 윤석태 감독. ‘그래, 이 맛이야’,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 등 광고 카피만 들어도 떠오르는 광고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그가 선보인 다채로운 광고만큼이나 우여곡절이 많았던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 본다.
  • [17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찬바람 불면 뜨끈한 국물 후루룩 소리 내며 먹었던 국수는 때로 밥보다 귀한 한 끼로 오랜 세월 함께 한 음식이다. 전국 팔도 어디에나 맛있는 국수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지역의 환경과 역사에 맞게 변화하고 흡수되며 뿌리를 내린 지역의 토속국수에는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매서운 겨울, 전기장판 하나로 영하의 추위를 견디고 있는 의뢰인. 3년 전에는 뇌졸중까지 와서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한 상태지만 기초생활수급 신청도 번번이 거절당해야 했다. 그 이유는 10년 전부터 연락을 끊고 지낸 가족 때문이다. 의뢰인의 삶을 통해 현 기초생활보장법의 한계와 개선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불만제로 UP(MBC 밤 8시 50분) ‘외모도 능력이다’를 외치는 요즘, 키 또한 예외일 수 없다. 또래보다 키가 작아 고민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한방 성장클리닉이다. 그런데 일부 한의원 성장클리닉에서는 부모들의 마음을 악용하고 있다. 과연 한의원의 성장클리닉은 아이의 키를 확실히 키워줄 수 있는 것일까.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전난 순천에 온통 신비로운 작품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는 제보에 취재팀이 달려간다. 하지만 제작진을 맞이한 건 창고인지 집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건물 한 채뿐이었다. 게다가 주인공은 제작진에게 작품 공개 거부를 선언하고 말았다. 기나긴 설득 끝에 겨우 그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 ■다문화 휴먼다큐 가족(EBS 밤 12시 5분) 리에우는 서툰 솜씨지만 대가족의 살림을 나름대로 살뜰하게 꾸려가고 있다. 초보 엄마인 그는 집안일 외에도 방학을 맞아 집에 있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 결혼 전에는 아이들이 있는 남자와의 결혼에 대해 부담이 없었다는 리에우.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한번씩 힘에 부치는 것을 느낀다. ■건강버라이어티-올리브(OBS 밤 11시 5분) 과거에는 배구코트 위의 황태자로, 현재는 스포츠 해설가로 새로운 인생을 사는 김세진. 선수 시절 찾아온 허리디스크 때문에 현재도 허리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한다. 과연 그의 허리 건강상태는 어떠할까. 김세진과 함께 허리 건강 상식에 대해 낱낱이 알아본다.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로우리스’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로우리스’

    1931년, 미국 버지니아주의 프랭클린 카운티. 금주령이 엄연한 시대에 활약했던 본두란 가의 3형제-하워드, 포레스트, 잭은 역사 속의 인물로 남았다. 본두란 형제의 전설은, 새로 임명된 검사가 권력을 강화하려고 특별수사관 찰리 레이크스를 기용하면서 시작된다. 법을 지켜야 할 검사는 보호를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했고, 시카고 출신 레이크스는 시골의 거친 남자들과 사사건건 부딪친다. 밀주 사업을 유지하려고 소작농들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본두란 형제는 더러운 거래에 협조하기를 거부한다. 존 힐코트 감독은 생존하기에 힘겨운 상황을 곧잘 영화에 끌어들인다. 개척기 호주에서 황야와 문명의 법칙에 맞서는 무법자의 이야기인 ‘프로포지션’은, 멸망한 세계에서 길을 따라 이동하는 남자와 아이의 묵시록인 ‘더 로드’를 거쳐 ‘로우리스: 나쁜 영웅들’(원제: Lawless)에 도착했다. 그런 까닭에 힐코트 영화의 주요한 주제는 ‘생존’이다. 갱스터 영화이면서도 ‘로우리스’는 제목에서부터 무법자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 ‘법이 없는 상태’에 관한 영화임을 밝힌다. 인물들은 무법의 공포를 딛고 살아남아야 한다. ‘로우리스’의 도입부와 결말부에 나오는 내레이션에서 ‘불멸의 존재’라는 문구는 여러 차례 강조해서 언급된다. ‘프로포지션’과 ‘더 로드’의 절박함과 비교해 ‘로우리스’는 담담한 톤을 유지한다. ‘로우리스’의 3형제는 법이 무법을 자행하는 상황에서 자유와 생존을 지키려고 싸우는 듯이 행동한다. 공황기를 배경으로 한 갱스터 영화에서 갱들은 종종 타의에 의해 어둠의 세계로 들어간 것처럼 묘사된다. 갱들은 가난하고 배고픈 상황이 총을 쥐도록 강요했다고 변명한다. 갱들이 “(불특정한 존재를 지칭해) 그들이 나를 범죄자로 만들었다.”고 말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갱스터 영화의 하위 장르인 산적영화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로우리스’는 무법의 상황에 분노하면서도 무법의 주체로 살아남아야 했던 인물들의 아이러니에 주목한다. ‘로우리스’는 3형제의 생존방식이 곧 현대 미국이 걸어온 길이라고 말하는 작품이다. 형제 중 막내인 잭은 형들의 밀주 사업에 뛰어들고 싶지만, 두 형은 어린 동생을 쉬 받아들이지 않는다. 끝내 잭은 사업 수완과 대담함을 인정받아 형들과 함께 일하게 된다. 달리 말해 잭은 돈에 대한 집착과 폭력에 대한 무감각을 통해 성숙한 존재로 거듭난다. 잭의 성숙은 미국의 위상 변화와 연결된다. ‘로우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던 당시 미국이 기실 코카콜라 자본주의와 총의 폭력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음을 밝힌다. ‘로우리스’가 화목한 대가족의 모습으로 끝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스코트는 가족이라는 만들어진 신화마저 조롱한다. ‘로우리스’는 ‘파티 걸’, ‘언터처블’ 같은 잔혹한 갱스터 영화의 계보에 오를 만한 작품이다. 그런데 힐코트와 각본을 쓴 뮤지션 닉 케이브는 호주 출신이다. 또한 근래 나온 가장 중요한 갱스터 영화 ‘애니멀 킹덤’도 호주영화였다. ‘로우리스’가 오래된 비디오 화질의 제작사 로고로 시작하는 건 무슨 의미일까. 그것을, 자기들의 역사와 영화를 잊어버린 할리우드에 대한 비판으로 읽는다면 오독일까. 18일 개봉.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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