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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연숙칼럼] 權·經·言의 제자리

    [신연숙칼럼] 權·經·言의 제자리

    안기부 불법도청 테이프 파문은 권력, 재계, 언론 유착의 적나라한 실상을 드러내 보였다. 불법도청과 검은 돈거래의 가증스러운 모습에 국민들은 분노하다 못해 허탈감마저 느껴야 했다. 경제계는 협박을 하며 손을 벌리니 마지못해 정치자금을 줘왔다는 핑계를 더이상 댈 수 없게 됐다. 정치인들도 대가성 없는 순수한 정치자금의 존재를 주장할 염치가 없을 것이다. 재벌 총수가 검사의 떡값까지 챙기고 있는 모습은 쓴웃음마저 나오게 한다. 이번 파문을 보면서 권력, 경제, 언론의 ‘제자리’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영역이동의 자유야 제한될 수 없겠다. 그러나 각 영역의 핵심들이 자신에게 할당된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수행할 때라야만 사회의 조화롭고 건강한 발전이 보장된다. 이번 사건은 ‘제자리’를 못 지켰거나, 옳지 못한 방법으로 권력강화나 영역이동을 기도한 데서 발생한 대표적 불상사로 회자될 것이다. 홍석현씨의 경우를 보자. 그는 이른바 X파일이 공개되자 기자회견에서 “왜 이런 테이프가 공개됐는지 나름대로 짐작하는 데가 있지만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음모론의 제기다. 그의 말대로 언론이 어떤 정치적 의도와 결탁해 도청 테이프를 공개했는지는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녹음된 대화의 주인공 홍씨가 ‘현직 주미대사’가 아니었다면 사건이 이토록 커졌을까. 물론 그가 아니라도 폭발력 있는 ‘내용’은 수두룩했다. 그러나 유엔사무총장 야심을 불쑥불쑥 내비치고, 차기 대권후보, 국무총리설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언론사주 출신 ‘주미대사’가 검은 거래의 중심에 없었어도 이번 사건이 이토록 큰 파장을 낳을 수 있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홍씨는 재벌가 출신으로 언론사주 역할에 충실했어야 했다. 언론을 발판삼아 대사직에 진출하고, 대사직을 발판삼아 유엔사무총장과 그 이상을 꿈꾸었을 때 그를 찾아온 것은 재앙뿐이었다. 무리한 영역이동의 종말은 이미 현대그룹 정주영씨의 1992년 대통령선거 출마에서 목격했다. 엄청난 선거자금 동원과 낙선, 그 이후 현대가 겪은 간난은 다 알려진 바다. 보다 유사하게 제3공화국 시절 사주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에 입각한 한 언론사의 쇠퇴도 언론계에서는 자주 회자된다. 경제, 언론이라는 제자리를 못지킨 대가는 그렇게 컸다. 이번 파문에서 MBC의 태도 또한 언론의 ‘제자리’에 충실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엄청난 내용의 X파일을 일찌감치 입수하고도 공개에 주저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나자 몸을 사렸다가 경쟁사의 선공에 반격하는 양상이 되면서 보도경쟁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돼 버렸다. 언론들은 이제 와서야 국민의 ‘알권리’를 외친다. 삼성은 언론들을 통신비밀보호법 등을 걸어 고발할 것이라 한다.MBC는 과연 법의 제재를 걱정했어야 할까. 우리나라는 언론관련 사건에서 판례가 빈약하다. 여러부담을 이유로 소송이 흐지부지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진 언론의 ‘제자리’는 법정 투쟁의 결과에 힘입은 바 크다. 불법도청 사건만 해도 미국은“취재원이 불법으로 정보를 얻었더라도 언론사가 이를 합법적으로 입수했다면 이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는 연방대법원 판결을 받아놓고 있다. 우리 언론도 보다 적극적인 보도와 법적 대응을 통해 ‘제자리’를 확보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어느 언론도 선정적, 추측성 보도는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언론자유의 영역을 확대하는 몸싸움에는 당당히 나서기를 소망해 본다.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X파일’ 20여명 본격 수사

    ‘X파일’ 20여명 본격 수사

    참여연대가 25일 이른바 ‘안기부 X파일’에 등장하는 인사 20여명을 고발함에 따라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26일 사건을 일선 부서에 배당, 고발인 조사부터 시작할 방침이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거대 권력이라 볼 수 있는 정치권력·언론·자본과 검찰 및 과거 안기부 등이 모두 포함돼 있어 충격적”이라면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으로 검찰에서 적정하게 대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엄정히 수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천 장관은 “검찰이 그동안 국민신뢰를 많이 회복했는데 그동안의 성과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 안타깝다.”면서 “거대 권력의 남용과 횡포를 막을 공정한 수사 시스템을 마련하고 자체 감찰 강화를 위한 시스템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종빈 검찰총장은 “불법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수사할 수는 없지만 경위가 어찌됐든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처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X파일에 거론된 전·현직 검찰간부들의 처리 방향에 대해서도 “기강 확립 차원에서 진상을 살펴볼 방침”이라고 언급, 감찰조사 가능성 등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참여연대는 이날 ‘안기부 X파일’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삼성그룹의 1997년 불법 대선 및 로비자금 제공설과 관련,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홍석현 주미대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한 인사는 이회창씨와 동생인 회성씨,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서상목 전 한나라당 의원, 전·현직 검찰 간부 10여명,97년 당시 여야 대선후보 및 국회의원,97년 당시 경제부총리 등 20여명에 이른다. 참여연대는 이 회장과 이 본부장, 홍 대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및 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 혐의로 고발했고, 나머지 인사는 특가법의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참여연대는 고발장에서 “이회창ㆍ회성, 서상목, 고흥길씨와 97년 당시 여야 대선후보 및 국회의원 등은 이건희 회장이나 이학수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특히 이회창씨의 경우 삼성의 기아자동차 인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한 점에서 이 회장으로부터 제공받은 자금은 대가성이 있는 금품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불법 도청 사건에 대해 “국정원의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검찰 조사의 필요성 여부는 검찰과 법무부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국가기관의 불법행위이고, 국가기관이 불법으로 도청을 자행한 것은 비록 과거의 일이지만 부끄럽고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오충일 위원장은 이날 평화방송에 출연,“최고위 핵심층도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유출된 도청 테이프를 회수, 파기한 것으로 알려진 천용택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국정원은 또 1994∼1998년 안기부 특수도청팀 ‘미림’의 공모(58) 팀장과 도청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전 안기부 직원 김기삼(40)씨를 조사하기로 했다. 박정경 김효섭 나길회기자 olive@seoul.co.kr
  • [파문 커지는 X파일] 정치자금? 대가성? ‘검은돈’ 성격

    [파문 커지는 X파일] 정치자금? 대가성? ‘검은돈’ 성격

    이른바 ‘X파일’에서 드러난 삼성의 대선 자금 제공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대가 입증되면 뇌물죄로 처벌 X파일에 따르면 당시 여야 대선후보 등 정치인들에게 수억원이 건네졌고 여당 후보에게 전달된 돈은 무려 100억원에 이른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도 정치자금이라면 처벌할 수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가 3년이기 때문이다. 대가성이 입증된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 이 경우 공소시효(10년)는 아직 남아 처벌이 가능하다.X파일에서 기아차 인수와 관련해 당시 여당 대선 후보가 “당내 정책위에 검토시켜 가능한 한 도와주겠다.”고 말했다는 대목은 처벌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부분이다. 검찰 인사들에게 건넸다는 돈도 대가가 없는 단순한 ‘떡값’이라면 형사처벌이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불법도청은 공소시효 지나 안기부의 도청 행위도 시효 7년이 지나 처벌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검찰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대부분 시효가 지난 것이고 뇌물이라고 해도 진술을 거부하면 돌파구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시민단체가 고발하면 수사에 착수해야 하지만 보도된 내용도 일단 불법증거에 근거한 것이라며 수사의 단서로 삼는 데 부정적인 입장이다. 도청이나 회유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독나무의 열매도 독이 있다는 독수독과(毒樹毒果)이론이다. ●“국민 알권리 위해 언론보도 마땅” 여론 MBC는 지난 22일 실명을 거론하며 삼성의 대선자금 제공과 관련한 X파일의 내용을 보도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적법절차를 밟지 않고 도청을 해서 공개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측도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여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도하는 것이 옳았다는 쪽이다. 단 이번 사건처럼 도청 내용을 몰래 외부로 유출했다면 그 시점에 따라 공소시효가 남아 있을 수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씨줄날줄] 부패형태/김경홍 논설위원

    최근 부패방지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공직사회의 금품수수 등 외형적인 부패는 많이 개선됐으나, 부패형태는 점점 다양화되고 은밀하고 지능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보고서를 더 살펴보면 지난 2001년 공직자 부패사범 기소자가 567명이었으나, 지난해 483명으로 줄었고, 올해 5월말까지는 153명이 기소됐다고 한다. 수치상으로는 분명히 줄었다. 또 실제 체감적으로도 사회적 물의를 빚는 공직자가 언론에 오르내리는 일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느끼는 공직의 부패지수는 어떨까. 정부가 발표한 수치와는 당연히 일치되지 않는다. 아직도 기업하는 사람들이나 일반시민들은 공직자가 봉사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군림하는 위치에 있다고 본다. 상대적 권력은 부패를 낳는다. 부방위도 밝혔듯이 부패형태에서 직접적인 뇌물은 줄었다고 하지만 퇴직후 취업보장, 사업관련 이권보장, 자녀 취업보장 등 간접방식으로 지능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 대가성 금품이 오가는 부패보다 지능화되어가는 부패가 더 무섭다. 단순히 부패를 수치로 계량하기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의 판사이자 법학교수인 뇌물문제전문가 존 T 누난은 뇌물은 사회현상이며 그 사회의 여건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그는 특정사회의 부패정도를 통계수치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는 은근히 참여정부가 들어서서, 부방위가 발족해서 부패가 줄어든 것을 수치로 내세우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수긍이 가는 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누난은 반(反)부패법안이 많으냐 적으냐에 따라 그 사회의 부패상태를 측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보고 있다. 부패방지법이 서슬 푸르고, 부방위가 공직자를 감시하고, 여기서 드러나는 수치가 현재의 부패지수는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부패에 대한 사회적 판단기준은 엄격해졌다. 과거라면 용인되던 사소한 금품이나 뇌물도 지금은 국민감정상 통용되지 않는다. 공직사회는 과거보다 맑아졌다고 자평하지만 국민들이 부패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면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는 교육과 인사, 법조, 기업금융, 민간뇌물거래 등 5대분야가 아직도 고질적인 부패요인을 안고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분야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정부가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각종 민간선거도 공직선거 기준 적용”

    노무현 대통령은 8일 “앞으로 민간영역의 각종선거도 공직선거법 적용수준으로 향상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반부패기관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어떤 영역이든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제도와 규정을 제정해 이를 어기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처벌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최인호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민간영역에서 각종 불법적 선거풍토가 해당영역에서 부패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법무부 등에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관계자는 “농협·산림조합·축협 등 민간영역에서도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선거기준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에 다른 민간영역으로도 확대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장, 주요 사회단체장, 총학생회장 등의 선거에서도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처벌을 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정성진 부패방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직접 대가성으로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보다 퇴직후 취업을 보장하거나 자녀의 취업을 보장하는 등 은밀하고 지능적 새로운 유형의 부패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새로운 부패 유형으로는 ▲방만한 공금운용과 불문명한 책임소재로 국고손실 사례 ▲중소기업 지원 등 합법적 절차를 가장한 혜택제공 ▲퇴직후 공기업 및 민간분야 취업을 통해 정경유착의 고리형성 ▲골프장 예약, 교통편의, 콘도예약 등 편의제공 등을 들었다.박정현 진경호기자 jhpark@seoul.co.kr
  • 이러니 내신 믿겠나…

    서울의 한 사립고 교장이 특정학생의 어머니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미리 빼내 알려줬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오해균)는 재직 때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전 과목 시험지와 정답지를 시험 전에 유출한 강동구 D고등학교 김모(60) 전 교장과 이를 건네받은 이 학교 2학년 김모(17)군의 어머니 이모(46)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시험지를 복사해 김 전 교장에게 준 학교 등사실 직원 전모(57)씨는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교장은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둔 지난해 6월 말 당시 1학년이던 김군의 성적을 올려주기 위해 12과목의 시험지와 정답지를 전씨를 통해 복사한 뒤 이씨에게 건네는 등 4차례에 걸쳐 시험문제를 미리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김군을 D고에 입학시키기 위해 2003년 8월 D고에서 가까운 아파트로 위장 전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군의 형 역시 D고를 다녔으며, 이씨는 당시 학부모회 임원을 맡으면서 김 전 교장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 전 교장은 검찰에서 “평소 이씨가 김군의 성적이 좋지 않아 수시모집으로 대학을 보내고 싶다고 걱정을 해서 도와줬다.”고 말했다. 김 전 교장은 김군이 지난 5월 외부에서 주는 봉사활동상을 받도록 도와주고, 교육감상 수상 후보로도 추천했다가 해당 학년이 아니라는 교사들의 반대로 취소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출 과정에서 대가성 금품이 오간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돈을 받지 않고도 시험지를 유출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를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교생 600여명 가운데 330등 정도를 하던 김군은 미리 시험지를 받아본 뒤 전교 40등까지 성적이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 5월 중간고사에서 김군이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들통났다. 미리 받은 사회문화 과목 주관식 문제 정답지에 출제교사가 “이유가 타당하면 정답처리하시오.”라고 채점기준을 적어둔 것을 김군이 정답으로 착각, 답안지에 “이유가 타당”이라고 적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교사들이 시 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했으며 지난달 검찰은 교육청의 의뢰로 수사를 시작했다. 김 전 교장은 교육청 감사가 시작되면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김 전 교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학교 국어교사 김모(44)씨 등 3명이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불법과외를 해준 사실을 적발하고 약식기소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국세심판원 국장 수뢰혐의 수사

    현직 국세심판원 국장이 대가성 돈으로 추정되는 1000여만원이 입금된 통장을 지니고 있다가 국무총리실 사정반(조사심의관실)에 적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국무총리실 사정반 관계자는 8일 “이달 초 공직자 부조리 감찰활동 차원에서 국세심판원 등을 조사하다 모 국장 방에서 1000여만원이 든 통장을 발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비리혐의에 대한 제보를 바탕으로 조사요원들을 국세심판원에 보내 해당 국장의 사무실을 수색한 결과 자금출처가 모호한 통장이 발견됐다.”고 밝히고 “당사자는 친구와 지인들로부터 받은 전별금이라고 주장하지만 업무와 관련한 대가성 돈인 것으로 판단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노총 비리’ 사전 공모 수사

    한국노총의 근로자복지센터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현직 노총 간부들의 사전 공모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오세인)는 30일 이남순 전 한국노총 위원장과 권원표 전 상임부위원장을 다음달 3일 배임수재 및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 혐의로 구속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한국노총이 국고보조금 334억원을 받는 과정에서 발전기금 수수 사실을 고의로 누락한 것으로 결론짓고 이번주 중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와 권씨가 벽산건설과 하청업체로부터 받은 리베이트 금액이 너무 커 다른 간부들과 사전에 공모했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입막음을 위해 돈을 다른 간부들에게 건넸는지 여부도 수사 대상이지만 대가성을 따져 봐야 해 사법처리 여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씨와 권씨가 받은 금액은 각각 2억 2000만원과 6억 3000만원에 이른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현대건설 수뢰 대가성 없다” 박주선前의원 무죄선고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이호원)는 20일 현대건설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주선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가 받은 돈은 직무와 대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이 끝난 뒤 박씨는 “수사부터 무죄판결까지 2년2개월 동안 누명을 쓰고 옥중출마까지 했지만 선거운동의 기회를 박탈당해 낙선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2000년 나라종금 안상태 사장에게 2억5000만원을 받고, 같은해 9월 현대건설에게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난해 3월 1심 재판부는 현대비자금 수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고 2심에서 원심이 유지돼 법정구속됐다. 대법원은 지난 2월 박씨의 비자금 수수혐의에 대해 무죄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며 보석을 허가해 석방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광장] 교원평가로 ‘불량교사’ 퇴출시켜라/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교원평가로 ‘불량교사’ 퇴출시켜라/이용원 논설위원

    교육계가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교육부가 도입하려는 교원평가제 때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어제 회장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졸속적인’ 교원평가제를 즉각 철회하지 않는다면 서명운동과 집회·시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투쟁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마찬가지이다. 사흘전 열린 위원장 기자회견에서 교원평가 실시 저지 등을 요구하는 전국 교사 서명운동을 벌인다고 공표했다. 또 전교조 분회는 지난 25일부터 각각 분회 총회를 열어 교원평가에 관한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 자리에서 교육부의 교원평가제가 옳은가, 아니면 교총 또는 전교조가 내놓은 대안이 바람직한가를 굳이 따질 필요는 없다. 그것은, 국민 일반이 생각하는 교원평가제의 본질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도 교원단체도 교육평가제 도입의 궁극적인 목적이 부적격 교사, 즉 ‘불량교사’의 퇴출에 있음을 다 안다. 이는 또 국민 일반의 일관된 바람이기도 하다. 다만 이를 표면에 내걸면 양쪽 모두 부담이 너무 커지기에, 겉으로는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론을 명목으로 내걸고 전투 태세를 가다듬을 뿐이다. 증거가 있느냐고 묻지 않기 바란다. 전교조 전북지부가 도내 교사 2700명을 설문조사해 지난 25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응답자의 67%가 교원평가를 구조조정 수단으로 보았다. 교총이 한달전 교원 2만 5000여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60%는 ‘교원평가가 장차 구조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도입을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교사들 스스로 교원평가를 ‘강제 퇴출’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임금·스승·아버지의 은혜는 같다)라는 말을 쓸 만큼 전통적으로 교사직을 존경해 왔다. 하지만 이 시대에도 그러한가. 부패방지위원회가 참교육학부모회에 용역을 주어 조사한 ‘교육분야 부패에 대한 인식’에 그 답이 나와 있다. 학부모의 72%가 교육계의 비리·부패 수준을 사회 일반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판정했다. 교육계 내부의 조사 결과도 있다. 최근 교총의 발표에 따르면 교원의 27%가 대가성 청탁(촌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수치를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교원 열명 가운데 세명이 촌지를 받는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교육계의 비리·부패를 모른 척 넘겨왔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여전히 ‘스승’으로서 제몫을 묵묵히 해왔기 때문이다. 또 소수에 불과한 ‘불량교사’들을 교육계가 자정을 통해 방출해 내리라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후유증이 이제는 사회가 감당하기 힘든 지경이 됐다. 지난 연말·연초에 학교 현장에서 잇따라 터진 사건들-교사의 학생 답안 조작, 시험지 유출, 대규모 입시부정 묵인, 학교폭력 방치-은 더이상 ‘불량교사’ 퇴출을 늦출 여유가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옥석구분’(玉石俱焚)이란 원래 ‘불길이 산을 휩쓸면 옥과 돌이 함께 탄다.’는 뜻으로, 선악의 구별 없이 함께 망하는 현상을 안타까워하는 데서 나왔다. 교육부와 교원단체들은 시안으로 내놓은 교원평가제의 세부사항을 두고 더이상 논란을 벌이지 않기를 바란다. 교육계에 이미 적지 않은 돌들이 깔려 있음을 인정하고 돌을 솎아내는 작업에 함께 나서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선량한 선생님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고, 또 억울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제도를 정교하게 다듬는 것이 교육계·교원단체가 더불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자칫 돌을 가려내는 시기를 놓쳐 외부 불길에 옥석이 구분하는 비극이 없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문희상 ‘자금5억 출처’ 논란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이 대통령 비서실장 재임 중인 지난 2003년 두차례에 걸쳐 출처가 불분명한 5억 3000만원을 받아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한 월간지가 보도해 논란이 예상된다. 신동아 5월호는 문 의장이 2003년 6월3일 1억 8500만원, 같은해 11월9일 3억 5000만원을 자신의 채권자 이모씨에게 갚았으나, 이 자금에 대해 17대 총선 후보자 등록과 국회의원 재산등록 때 공직자 재산(채무)신고를 하지 않았고, 증여세 납부절차를 밟지 않은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 자금 가운데 3억 5000만원은 지난 총선 때 경기 의정부 지역 열린우리당 후보 공천을 신청한 Q변호사에 의해 채권자 이모씨에게 현금으로 전달돼 의혹을 더하고 있다고 신동아는 밝혔다. 이 보도에 의하면 문 의장은 괴자금 의혹에 대해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갖는 자리에서 “6월에 갚은 1억 8500만원은 장모가 돌아가시면서 나에게 쓰라고 주신 돈과 장모상 때 받은 조의금, 지인과 친척이 준 돈이 포함돼 있다.11월에 갚은 3억 5000만원은 지인, 친척 등이 마련해 준 돈으로 대가성이 전혀 없으며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 의장은 지난 15일 신동아에 보낸 해명서에서 “1억 8500만원은 장모와 모친이 작고하면서 남긴 돈이다.3억 5000만원은 장모(1억 5000만원)와 모친상(1억 1500만원)때 받은 조의금에서 장례 비용을 뺀 나머지와 유산을 합한 1억 3000만원, 형제들이 준 1억 2000만원, 장남 6000만원,JC회원인 지인 홍모와 권모씨가 준 4000만원으로 마련했다.”고 일부 내용을 번복했다고 신동아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문 의장측은 “억측과 예단으로 일관된 악의적 기사”라면서 “우리는 단돈 1만원도 소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고 반박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지자체장’정당공천’논란] “정당정치 실현초석”vs”부정부패 연결고리”

    [지자체장’정당공천’논란] “정당정치 실현초석”vs”부정부패 연결고리”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11년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지역의 행정을 책임질 단체장을 주민 스스로 뽑는 지방선거도 3번 치렀다. 내년이면 4번째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하지만 내년 선거부터 단체장을 뽑는 선거방식을 한번 바꿔보자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각 정당들이 후보자를 공천하는 ‘자치단체장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것이다. 단체장들이 중앙정치권에 예속되는 부작용과 공천과정에서의 부패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이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다. 전국 234개 시·군·구 단체장들의 모임인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회장 권문용)’가 앞장서 정부 및 중앙 정치권에 수년째 폐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관련법을 개정해 줄 위치에 있는 중앙 정치권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최근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이 지역구 단체장의 공천헌금수수 혐의를 받으며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또 지난해 1월에는 한나라당 박재욱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제공한 혐의로 윤영조 경산시장과 김상순 청도군수 등 2명의 단체장이 구속 수감 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 2002년 6월에는 당시 한나라당 청송·영덕·영양지구당 위원장이던 김찬우 의원이 군수출마 예정자들로부터 공천대가로 수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단체장의 공천과 관련된 잡음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공천헌금은 비리 잉태 당국의 조사결과 공천헌금은 수억원대에 이르는 등 액수 또한 일반 서민들이 생각지도 못할 엄청난 거액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공천과정에서 오가는 거액은 결국 단체장이 재임기간 중 부정부패에 연루될 개연성을 높여주게 마련이다. 권문용 전국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장은 “헌금을 주고 공천된 후 당선된 사람은 재임기간 동안 그 돈을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며 “결국 공천헌금은 단체장의 비리로 연결될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단체장들이 임기중 비리에 연루되는 사례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협의회가 지난 1기 단체장의 사법처리 여부를 조사한 결과 234명 가운데 5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21명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27명은 선거법위반 혐의로 밝혀졌다. 단체장 비리는 선거가 치러지기전에 음성적으로 오가는 거액의 공천헌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공천이 곧 당선 왜 거액의 돈이 거래될까.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확실시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다분히 지역정당의 성격이 강한 우리의 정치상황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서쪽은 무슨 당, 동쪽은 무슨 당 식의 중앙정치권의 구도와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국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별 분포를 보면 이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대구, 부산, 경남·북 등 경상도지역은 한나라당 단체장 일색 인데 반해 광주, 대전, 전남·북 등은 열린우리당과 새천년민주당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후보의 자질이나 경력과는 상관없이 당선이 되니 정당의 입장에서는 주민의 일꾼보다는 당에 헌신할 수 있는 기여도를 공천의 최대 덕목으로 삼게 된다. 따라서 정당공천제는 부패하고 무능한 인물이 손쉽게 지역 정계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반면 유능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인물은 출마의 기회조차 없어져 지방자치의 질을 저하시키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주용학(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선임연구원)는 “우리나라 정치체계는 지역구도를 바탕으로 한 정당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며 “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정당 및 중앙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정치 틀 새로 짜야 기초단체장에 대한 공천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찮다. 임채정 열린우리당 전 대표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기초자치단체장의 공천제도 폐지와 찬성 주장이 비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신은 폐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최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반국민의 59.4%, 단체장의 80%가 폐지를 주장하는 반면 국회의원은 56%가 정당공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정당공천제는 중앙정치와 지방정치를 연계시켜 정치신인의 중앙무대 진출을 가능케 하고 ‘정당정치’라는 현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바탕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임승빈(명지대 행정학과)교수는 “현재 지방정치에서의 정당참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앙의 이슈가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이다.”며 “이는 곧 지방정부의 질이 저하되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반된 양측의 입장에 대해 학계에서는 제도보완을 거론하고 있다. 우선 각종 비리로부터 단체장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후원회제도’ 도입을 추천하고 있다. 민봉기(동아대 법학과)교수는 “단체장의 음성적인 금품수수 관행을 근절하고 선거자금 모금을 현실화, 투명화함으로써 단체장이 부정을 저지를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후원회제도의 도입을 주장한다. 물론 후원회제도 또한 단체장이 인허가권, 용도변경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합법을 가장한 대가성 후원’의 부작용도 만만찮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외국의 사례 우리보다 먼저 지방자치를 실현한 미국, 일본 등 외국은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비중이 낮다. 미국의 경우 주단위 선거는 정당의 주도로 실시되나 지방선거에는 정당참여가 허용되는 곳과 금지되는 곳이 3대7로 정당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뉴욕주에서는 지방선거에 정당이 관여하지만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정당의 관여를 제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2520개의 지방정부 중에서 80.8%인 2035개 지역에서 정당의 공천을 받지 않는 정당비표방(non-Partisanship)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일본은 지방선거에서 정당의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지방선거결과는 투표선택에 있어 정당보다는 후보자가 중시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최근(지난 2000년)에 조사된 기초자치단체장의 소속정당을 분석한 결과 시장의 경우 99.6%, 정촌장 99.5%, 특별구장 100%가 무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용학 박사는 “자치의 역사가 오래된 나라일수록 지방정치에 중앙정치권이 개입하는 사례가 적다.”며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은 제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김희철 서울 관악구청장 김희철 서울 관악구청장은 새천년민주당의 공천으로 현재 2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내년 지방선거부터는 정당의 입김이 배제되어야 한다.”며 공천제도 폐지에 앞장서고 있다. 그를 통해 자치현장에서 느끼는 정당공천제에 대해 들어본다. 어떤 폐해가 있는가. -무엇보다 부정부패를 잉태하는 씨앗이 되고 있다. 공천이 곧 당선이 되는 식의 지역구도에서는 돈이 오고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사법처리받은 많은 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을 통해 그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지난 2002년 6·13 지방선거를 되돌아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지역살림을 이끌어나갈 단체장을 뽑는 선거가 마치 중앙당의 정치적 입장을 전달하는 거대한 대리전으로 전락했다.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터라 지방선거가 대통령선거의 전초전 양상으로 번져 정당간의 피터지는 대결의 장이 됐다. 공천제로 인해 단체장은 유권자·주민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공천권을 가진 중앙당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자연스레 정치성향이 높은 후보가 공천받게 돼 전문성 있는 유능한 인재의 등용을 가로막게 된다. 업무상 정치권의 도움이 필요한지. -단체장은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 책임자다. 다시 말해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 이념이 지방행정에 개입해야 할 부분은 전혀 없다. 그동안 업무를 수행하면서 정당의 도움이 필요했던 적은 없었다. 공천제가 폐지되면 현직이 너무 유리해지는 것 아닌가. -성격상 기초단체장은 지역주민들과 자주 접하는 만큼 단점 또한 그대로 노출된다. 현직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점이다. 시도지사협의회 등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초선이 56.5%에 달하는 반면 재선은 22.6%,3선은 12.4%에 불과하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금전적거래 없으면 처벌못해”

    인터넷 등에서 ‘스와핑 클럽’에 가입해 다른 부부들과 성행위를 했다하더라도 금전적인 거래가 오고가지 않았다면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간통죄’는 이혼을 전제로 배우자가 고소를 해야 하는데 스와핑은 배우자의 동의 아래 이뤄지는 행위인 데다 대가성도 없기 때문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이정근 센터장은 “스와핑 만으로는 처벌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아직은 사건이 초기단계라 처벌여부를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경찰도 스와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또 “스와핑은 부부의 합의로 이뤄진 행위이기 때문에 부부 모두 고소 의사 자체가 없는 사안”이라면서 “단지 마음이 맞아 성관계를 가졌을 뿐이라고 주장한다면 처벌할 근거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이트를 개설해 영리를 목적으로 스와핑을 알선하거나 장소를 제공한 사람은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2003년 10월에는 의사·대기업임원·공무원 등이 스와핑을 벌이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적발됐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사법처리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30쌍의 부부가 내사대상이 됐지만 처벌을 받은 사람은 돈을 받고 장소를 제공한 노래방 주인과 레스토랑 주인 두 사람뿐이었다. 그나마 담당형사들이 처벌조항을 뒤진 끝에 노래방주인은 ‘음반 및 비디오물과 게임물에 관한 법률 위반’, 레스토랑 주인은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강남서 관계자는 “처벌규정이 마땅치 않아 국민들의 윤리의식에 호소할 뿐 별다른 방법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가정과 사회의 윤리적 건전성을 해친다는 점에서라도 스와핑을 규제할 수 있는 법률 등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U대회 광고 또 억대로비 확인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광고업자 선정과정에서 또다른 광고물 사업자도 집행위원을 상대로 억대의 로비를 벌인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23일 U대회 광고사업권 수주과정에서 로비혐의로 이미 구속된 광고사업자 박모(57)씨 이외에 또다른 로비 혐의가 드러난 서울 광고업체 대표 윤모(54)씨를 긴급체포, 조사 중이다. 검찰은 윤씨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광고기획사를 운영하며 U대회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집행위원 2명을 상대로 1억여원의 금품을 뿌린 혐의를 확인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날 출두한 강신성일(66) 전 의원을 상대로 돈을 받은 경위와 액수,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역할 등을 조사한 뒤 밤 11시쯤 귀가시켰다. 강 전 의원은 “광고업자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고 이를 모두 후원금으로 영수증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22일 강 전 의원 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회계책임자로부터 입수한 계좌 등을 추적, 대가성 여부가 드러나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또 광고사업자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은 전 행자부 서기관 이모(54)씨가 최근 명퇴를 신청,15일 비밀리에 홍콩으로 출국해 중국에 체류 중인 것을 확인하고 가족을 통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이씨는 U대회 조직위 사업부장을 맡아 박씨가 U대회 광고물 사업권을 따낼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체육계 고위 간부 P모씨에 대해서는 출국금지조치를 내리는 한편 현역 국회의원 등 나머지 인사들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대구U대회 옥외 광고물 사업자 정·관계 5명에 4억 로비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옥외광고물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정·관계 인사 5명에게 4억원의 로비자금이 뿌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17일 대구U대회 옥외광고물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서울지역 광고기획사 J사 대표 박모(58·구속)씨가 전·현직 국회의원과 대회 집행위원 등을 상대로 4억여원의 로비자금을 뿌린 사실을 확인,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 수사결과 J사 대표 박씨는 대구U대회를 앞두고 옥외광고물 설치 사업을 따내기 위해 대구 광고물 제작협동조합 이사장인 이모(48·구속)씨에게 1억원을 건넨 것을 비롯, 대회 집행위원인 전직 국회의원 K씨와 체육계 고위인사, 대구시의원 등에게 수천만원에서 1억원씩 건넨 혐의를 받고있다. 이 과정에서 전직 국회의원 K씨는 1억원을, 대회 집행위원 P씨와 L씨는 5000만원과 2000만원씩, 대회 사무처 고위 관계자도 5000만원을 제3자를 통해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이밖에 박씨가 현직 국회의원 1명에게도 정치자금 명목으로 1억원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대가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을 이르면 다음주부터 소환해 조사를 벌인 뒤 혐의가 입증되면 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오늘의 눈] 검찰이 ‘동문서답’한 까닭은?/유지혜 사회부 기자

    서울 배재고 교사의 ‘검사 아들 답안지 대리작성’ 사건이 교사의 단독범행이라는 검찰 발표가 이틀 만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당초의 의구심이 사실로 확인되니 실망과 허탈감을 지울 수 없다. 서울 동부지검은 지난 15일 종합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4월부터 14차례에 걸쳐 정모(17)군의 답안지를 조작하고, 답안지의 감독교사 사인을 2차례나 위조한 교사 오모(41)씨를 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17일 기자들이 공소장을 확인한 결과 5차례는 시험이 끝난 직후 교내 물리실에서 오씨의 지시로 정군이 직접 답안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발표에서 정군의 범행 가담 사실이 누락된 것이다. 사건의 핵심인 대가성 금품수수에 대해 당사자 진술에 의존, 무혐의 처리한 데 이어 정군의 혐의까지 어물쩍 묻어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검찰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최진안 차장검사는 수사 결과를 발표할 당시 정군 부모가 대리작성 사실을 알았는지를 묻자 “당사자들이 강력 부인하고 있고,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정군 본인도 몰랐는지 되묻자 “정군이 오피스텔에서 따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부모가 몰랐을 수도 있다.”며 ‘동문서답’을 내놓았다. 이틀 만인 17일 최 차장검사는 “정군도 직접 답안지를 조작한 부분에서 ‘이론상 공범’이 성립하지만, 나이가 어리고 아버지가 불구속 기소된 마당에 처벌할 필요성이 부족하다고 판단, 오씨의 범죄 사실로 요약 정리했다.”며 군색하게 변명했다. 하지만 정군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은 사전공모는 물론 정군 부모의 인지 가능성까지 시사한다는 점에서 결코 간단치 않은 사안이다. 그럼에도 이를 덮고 수사를 마무리한 검찰의 태도는 납득할 수 없다. 검찰의 공소권은 제 식구나 가진 자를 비호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정의를 내세우는 검찰이 상식조차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개혁은 도로아미타불이 될지도 모른다. 유지혜 사회부 기자 wisepen@seoul.co.kr
  • 한신공영서 돈받은 與의원 재소환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국민수)는 13일 중견 건설업체인 한신공영 전 회장 최모(61)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된 열린우리당 소속 A의원을 이르면 이번주 초 재소환, 받은 돈의 성격과 정확한 액수 등을 조사키로 했다. A의원은 외유를 마치고 이날 오후 귀국했다.A의원은 지난달 말 1차 조사에서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최씨한테서 지난해 총선을 전후해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역시 최씨에게서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전 의원 B씨도 이번주 중 다시 불러 대가관계 및 영수증 처리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김희선 의원, 참고인중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는 지구당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을 벤처기업으로부터 편법 지원받은 것과 관련,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을 ‘참고인 중지’ 처분했다고 11일 밝혔다. 참고인 중지는 현재로서는 혐의 여부가 불투명해, 사실 관계를 확정해줄 주요 인물을 조사할 때까지 수사를 중지하는 조치를 말한다. 검찰은 김 의원이 정보화촉진기금 비리에 연루된 벤처기업 U사로부터 지구당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 3000만원을 지원받은 경위를 수사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체류 중인 U사 대표 장모씨를 조사해야 이 돈의 대가성 여부를 규명할 수 있다.”면서 “기소중지 중인 장씨를 송환할 때까지 김 의원을 참고인 중지 처분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검찰, 기아차 고위인사 2명 ‘금품수수’ 조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채용 과정이 사전에 최종 결재권자인 광주 공장장(부사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광주공장 인력관리팀장 나모(43)씨는 28일 영장실질심사에 앞선 변호인과의 면담에서 “사원 채용은 통상 (윤모)인사실장을 거쳐 (김모)부사장까지 올라가고, 노사화합 차원에서 일부 사원들을 채용해야 한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나씨는 이날 계열사 직원인 브로커 박모(38·구속)씨로부터 청탁자 5명의 채용 사례비로 47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배임수재)로 구속됐다. 그러나 지난 7일자로 면직처리 된 김모(56) 전 공장장이 채용 사례비를 수수했는지 여부는 검찰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출국금지 및 소환이 통보된 김 전 공장장에 대해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벌이면서 신병 확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지난해 6월 청탁자 1명으로부터 취업 사례비로 4000만원을 받은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노조 광주지부장 정모(44)씨의 부인(49) 친구 강모(49·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강씨 이외에 브로커 3∼4명에 대해서도 여죄를 추궁중이다. 이로써 이번 광주공장 채용비리로 구속된 사람은 나씨를 포함해 노조 광주지부장 정씨, 브로커 박씨 등 3명으로 늘었다. 검찰은 자진출두한 광주공장 관계자들로부터 사례비로 3∼4명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 거론된 고위인사 2명에 대해 대가성 금품수수 여부를 조사중이다. 지금껏 광주지검에 자수한 광주공장의 노조원과 노조간부 등은 모두 8명이다. 이들이 돈을 주고받았거나 중간에서 돈을 전달했다고 밝힌 관련자는 30여명에 이르며, 검찰은 이들의 신원을 확인중이다. 광주 최치봉·남기창·박경호기자 cbchoi@seoul.co.kr
  • 기아차 부정입사 4명 자수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광주지검은 27일 “지난해 생산계약직 채용 때 돈을 두고 입사한 김모(30)씨 등 4명이 자수해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부정입사 직원이 자수하기는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채용대가로 1인당 2000만∼3000만원을 노조간부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돈을 받은 노조간부 3∼4명도 자수해와 이들을 상대로 돈 받은 경위와 사용처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역 경제사정을 감안할 때 부정 입사자들이 피해자일 수도 있어 조사는 하되 형사처벌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수사 칼날’은 어디로 사내·외 노조 간부와 임·직원들의 인사채용에 따른 구조적 비리를 밝히는 일과 외부기관 권력형 청탁자들의 대가성 금품수수 여부가 타깃이다. 지난해 생산계약직 입사자는 1079명. 노조간부와 임·직원, 정치권과 행정기관 등 외부기관의 추천자 몫은 절반이 웃돌 것이란 짐작이다. 현재 검찰이 계좌추적 중인 곳은 노조간부 20여명과 이들과 관련된 일부 친인척 등 30여명이다. 사측으로는 채용 당시 인력관리팀장 나모(43)씨의 계좌를 뒤지고 있다. 전 공장장 김모(부사장)씨, 전 인사실장 윤모(이사대우)씨를 비롯해 과장급 2명과 이들과 연관된 가족 및 친인척 등 10여명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검토 중이다. 브로커 노릇을 한 박모(38·구속)씨의 계좌에 대해서도 돈의 흐름을 짚고 있다. 이번 채용비리의 사례비 액수는 1000만∼3000만원이 주류다. 때문에 청탁자들이 목돈을 마련하려고 대출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지난해 채용시기인 4∼7월 사이에 입사자들의 대출현황이 주목된다. 이번 광주공장 추천인 가운데 기아차와 계열사 임·직원이 많았다. 즉 이들의 가족이나 친인척, 연고자 등이 입사했다고 보인다. 그래서 청탁자를 대신해 추천자들이 채용 사례비를 일시 대납했을 수도 있다. 기아차 직원은 10년차 이상이면 재직증명서 하나로 3000만원까지 대출이 된다. 광주공장 내 금융기관은 8∼9곳.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지난해 광주공장 입사자가 1월3일 정규직 전환 이후 대출해간 돈은 3억원가량”이라고 말했다. 광주 남기창·박경호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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