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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성관계 뒤 제공한 숙식비는 성매매 대가”

    여중생과 성관계를 가진 후 적은 숙식 비용만을 제공했더라도 성매매 대가성이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2형사단독 신민수 판사는 18일 여중생과 성관계를 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신 판사는 또 A씨를 따라가 다른 여중생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된 B(26)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신 판사는 “가출한 여중생들이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한 처지인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제공한 수일간의 여관비와 밥값, 술값은 성매매 대가”라고 밝혔다. 이어 “여관비와 밥값, 술값은 애정관계의 단순한 경비 부담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옷로비’ 부산교육감 피의자 조사

    ‘옷 로비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신호철)는 17일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임 교육감은 지난해 4월 16일 전남 광주의 D의상실에서 부산시내 사립 유치원 원장 2명으로부터 원피스, 재킷 등 180만원 상당의 옷 3점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임 교육감을 상대로 이들로부터 옷을 받게 된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교육감은 검찰조사에서 옷을 받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없었다며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달 중으로 수사를 마무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불법자금 수수 의혹 홍사덕 前의원 소환

    불법자금 수수 의혹 홍사덕 前의원 소환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12일 홍사덕(69) 전 새누리당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고발에 따라 한 달여간 진행된 수사가 정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의원은 이날 오후 11시 30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짧게 말한 뒤 귀가했다. 홍 전 의원은 경남 소재 중소기업인 진모(57) H공업 회장으로부터 지난 3월 중순 서울 종로의 선거사무실에서 5000만원, 지난해 추석과 올 설에 각각 500만원 등 모두 6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홍 전 의원을 상대로 돈을 실제로 받았는지 여부와 액수, 대가성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홍 전 의원은 검찰조사에서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진 회장도 함께 불러 조사했지만 두 사람의 대질신문은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진 회장으로부터 “홍 전 의원에게 2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돈을 담았다는 담배상자에 실제로 현금 2000만원이 들어가는지도 시연했다. 또 제보자 고모(52)씨와 직접 돈을 전달받은 홍 전 의원의 측근 신모(여)씨 등도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홍 전 의원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재소환할지 곧바로 사법처리 수순에 들어갈지 결정할 방침이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사건 Inside] (46) “사실은 내가 재벌 친척인데…” 장흥교도소 ‘범털’의 비밀

    [사건 Inside] (46) “사실은 내가 재벌 친척인데…” 장흥교도소 ‘범털’의 비밀

    달콤한 말로 사람을 유혹하는 사기꾼을 일반인이 구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과 늘상 맞부딪치는 일선 경찰관이나 교정시설 직원들은 교육과 경험을 통해 비교적 쉽게 거짓말을 판별한다.  그런데 재소자가 교도관을 상대로 장장 2년간 금전 사기를 쳤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같은 사기꾼이 붙잡혔다. 교도관들은 사기 혐의로 복역 중인 이 재소자의 능수능란한 언변과 포장술에 속혀 언제나 ‘사주 경계’를 풀었다. 그에게 폐쇄적인 교도소는 전혀 장애가 되지 않았다. 경제 활동을 하는 교도관이 오히려 좋은 타깃이었다.  이 ‘불세출의 사기꾼’은 교도관에게 뜯어낸 돈을 다른 교도관에게 상납을 하면서 ‘교도소 안의 황제’로 군림해 온 것으로 경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일반 재소자와 달랐던 사기범, 날마다 경제지 펼치면서…  사기 전과 5범이었던 박모(36)씨가 사기 혐의로 전남 장흥교도소에 수감된 것은 지난 2007년 1월. 수감 직후 그는 여느 수감자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노역이 끝난 뒤 쉬는 시간이 되면 조용히 증권전문 서적이나 경제지를 들고 공부 에 전념했다. 처음에는 ‘샌님’, ‘별종’으로 부르던 동료 재소자들도 점차 그의 경제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이후 박씨는 한 일간지가 주최한 증권 모의투자 대회에 참여하면서 교도소 안에서 ‘경제통’으로 불렸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주식 용어와 그가 ‘대외비’라며 흘리는 재계의 소문은 재소자는 물론 교도관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박씨의 행동은 연기에 불과했다. 고졸 출신으로 이렇다할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는 박씨는 사기 행각을 위해 독학으로 익힌 얄팍한 경제 지식을 익혀온 것이었다.  자신을 보는 주위의 눈빛이 달라지자 박씨는 모 대기업 사주의 친척이라며 ‘신분 세탁’을 했다. 그가 포장해 떠벌린 기업 정보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바깥 세상을 잘 모르는 재소자와 경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교도관들에게 그의 속임말은 ‘눈이 돌아갈 만한’ 것들이었다.  박씨의 말을 ‘신의 말’처럼 여겼던 인물은 교도관 정모(49)씨 였다. 주식투자로 수천만원을 날린 정씨에게 박씨는 ‘주식의 교주’와 다름이 없었다. 잃은 돈을 만회하려던 정씨는 ‘재벌가 친인척’ 박씨의 말에 완벽히 속아 넘어갔다.  “보통 유명 기업의 주가는 조금 오르면 팔죠? 그런 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에요.”  박씨는 “저가의 유망 주식에 투자해 몇배로 불려 주겠다.”며 정씨에게 접근했다. 이렇게 시작된 정씨의 사기극은 2007년 1월부터 2009년 5월까지 2년이 넘게 이어졌다. 이 기간에 정씨가 41차례에 걸쳐 박씨 어머니의 계좌로 송금한 돈은 무려 5억 5900만원. 한번에 500만~3500만원씩을 보냈다. 박씨는 수익률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돈을 묻어두면 더 벌 수 있다.”며 정씨의 의심을 피했다. 배당금 명목으로 틈틈이 약간의 돈을 정씨에게 쥐어줬기 때문에 정씨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가짜 주식 고수, ‘대박’에 목마른 교도관에게 받은 돈으로 ‘범털’되다  박씨는 정씨가 송금한 돈의 대부분을 가족에게 송금했다. 교도소 생활을 편하게 하려고 또다른 교도관 정모(45)씨에게 건넨 돈도 1000만원에 육박했다. 외부농장 노역을 감독하던 정씨는 다른 재소자와 달리 박씨를 특별히 대우했다.  박씨는 되레 농장노역을 나갈 때마다 정씨에게 50만~200만원을 용돈으로 건넸다. 이 돈은 ‘대가성 뇌물’이었다. 또 농장노역 재소자들은 농장에서 주는 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하지만 정씨는 박씨에게 고기를 몰래 반입해 건네고 원할 때마다 담배도 줬다. 심지어 최신 영화가 담긴 자신의 PMP를 빌려주며 문화생활까지 보장해 줬다.  박씨의 교도소 생활은 날이 갈수록 편해졌다. 공중전화를 마음대로 사용하고 때로는 교도관 정씨의 휴대전화로 바깥 세상과 소통을 했다. 그는 착용이 금지된 지퍼가 있는 점퍼까지 입고 다니면서 교도소의 실력자 행세를 했다. 박씨의 이런 모습에 재소자들은 그를 ‘범털(호랑이털이란 뜻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재산이 많아 교도소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감자를 뜻하는 은어)’로 불렀다.  정씨는 박씨에게 건넨 자신의 돈이 동료의 주머니로 흘러 간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가끔씩 들어오는 몇 푼의 배당금이 그를 안심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씨는 배당금 명목으로 받은 돈마저 다시 박씨에게 건넸다. 투자돈이 궁해지면 대출은 물론 친척들의 돈까지 끌어 들였다.  세월은 흘러 2009년 5월. 박씨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투자한 돈에 얼마나 수익이 났는지 등 주식 투자와 관련한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정씨는 애가 탔다. 하지만 박씨는 더 노골적인 요구를 해왔다.  “형님, 명색이 주식 전문가인데 제가 걸어 다녀서야 쓰겠습니까? 차 한대 뽑아주시죠.”  정씨는 박씨에게 최고급 국산차와 함께 활동비 명목으로 신용카드 5장을 마련해 줬다. 하지만 수익이 났다는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정씨는 원금 상환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박씨가 사기를 쳤음을 알아 차렸다. 하지만 재소자와 금전 거래를 금지하는 내부 규정을 어긴 것은 정씨. 경찰 신고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그에게 돌아온 것은 5000만원 가량의 신용카드 결제대금 영수증과 어렵사리 찾은 차량뿐이었다.  교도관을 옴짝달싹 못하게 했던 박씨의 사기극은 어이없는 계기로 들통이 났다. 교도소에서 담배가 거래된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범털’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서야 박씨의 정체는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에게서 돈을 받은 노역근무 담당 교도관 정씨 등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박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주식의 달인’으로 알려졌던 박씨는 한번도 주식 거래를 한 적이 없었다. 그가 떠벌리던 그럴싸한 말들은 본인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공염불 같은’ 경제 단어였다. 사기를 당한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대체 내가 왜 속았는지 모르겠다.”며 뒤늦게 땅을 쳤다. 하지만 주식 투자금은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기업가 “2000만원 줬다” 시인…檢, 12일 홍사덕 소환

    기업가 “2000만원 줬다” 시인…檢, 12일 홍사덕 소환

    홍사덕(69) 전 새누리당 의원의 불법 정치 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12일 오전 10시 홍 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10일 밝혔다. 홍 전 의원은 진모(57) H공업 회장으로부터 지난 3월 중순 서울 종로의 선거사무실에서 5000만원, 지난해 추석과 올 설에 각각 500만원 등 모두 6000만원의 불법 정치 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홍 전 의원을 상대로 실제로 돈을 건네받았는지, 사업 확장 등에 대한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홍 전 의원 소환은 검찰이 최근 진 회장으로부터 “돈을 건넨 것이 맞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그동안 “전달된 것은 돈이 아니라 녹차였다.”고 일관되게 의혹을 부인해 왔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당초 알려진 5000만원이 아닌 2000만원을 홍 전 의원에게 건넸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곽노현 교육감직 상실] 벼랑끝 곽, 마지막 희망은 헌재결정

    27일 대법원 판결로 직위를 상실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게 아직 한 가닥 희망은 남아 있다. 곽 전 교육감이 자신에게 적용된 ‘사후매수죄’에 대해 지난 1월 헌법소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가 후보자 매수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제232조 1항 2호’가 위헌이라고 결정하면 곽 전 교육감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 무죄 판결을 받아낼 수 있다. 이 경우 교육감직에 복귀하게 된다. 곽 전 교육감 측은 1심 공판 때부터 사후매수죄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법 규정이 명확지 않아 대가성 없이 금품 등을 제공해도 처벌이 가능하고(명확성의 원칙 위배), 이미 선거가 끝나 불법을 저지를 수 없는 상황에서 선의의 지원을 해도 처벌받게 돼 있다는 게 헌법소원 취지였다. 관건은 헌재의 결정 시기다. 오는 12월 재선거까지 80여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더라도 재심에 걸리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곽 전 교육감의 복귀는 내년 1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이 경우 이미 선출된 신임 교육감과 복권된 교육감 중 누구에게 자격이 있느냐는 시비가 생기게 된다. 헌재는 이런 일정을 감안해 최대한 서둘러 심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헌재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최우선 순위로 두고 집중 심리 중에 있지만, 헌재 심리의 특성상 선고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건형·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檢, 해상유 업체서 수뢰 혐의 전 해양경찰청장 수사

    전 해양경찰청장이 해상유 판매업체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25일 수원지검 등에 따르면 검찰은 전 해양경찰청장 A씨가 인천항과 평택항 일대에서 외항선용 해양 면세유를 빼돌려 지난 6월 구속 기소된 해상유 판매업체 회장 신모(77)씨로부터 재직 당시 35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신씨로부터 A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A씨를 소환 조사해 금품 수수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가 신씨의 해양 면세유 불법 유통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는지 등 대가성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신씨는 급유선 선장 등이 빼돌린 해양 면세유 585만ℓ를 정상 거래가의 30~40%에 매입해 경유 등과 섞어 가짜 석유를 만든 뒤 항만공사 관련 업체 등에 정상 거래가를 받고 되팔아 400여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지난 6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사건 무마 청탁 대가로 신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B해양경찰서 과장 양모(55)씨를 포함해 8명을 구속 기소하고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MB 멘토’ 최시중, 긴장한 나머지 법원에서

    ‘MB 멘토’ 최시중, 긴장한 나머지 법원에서

    “피고인은 사회지도층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1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425호 법정. 정선재 부장판사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준엄하게 나무랐다. 정 부장판사는 법정을 가득 메운 50여명의 방청객과 최 전 위원장을 둘러보며 양형 이유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피고인은 사회·정치적 영향력이 커 국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파이시티 사업도 국가 전체 유통구조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어 적법하게 진행돼야 했는데도 친분관계와 언론포럼을 빌미로 장기간 거액을 받아 죄질이 무겁다. 하지만 사업에 실제 영향력을 미치지는 않았고 고령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 ‘방통대군’,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최 전 위원장도 법 앞에서는 초로의 늙은이였다. 선고에 앞서 “긴장이 돼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다소 늦게 법정에 도착했고, 법정에선 미세하게 손도 떨었다. 하지만 할 말은 했다. 재판장이 “6억원을 받은 것은 인정하나 알선 대가가 아니었고 2억원은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것입니까.”라고 묻자 최 전 위원장은 “그렇습니다.”라며 대가성을 여전히 부인했다. 실형이 선고되자 최 전 위원장은 희미한 목소리로 재판장에게 “끝났습니까.”라고 물은 뒤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눈을 감았다. 착잡한 표정으로 마음을 정리하는 듯 고개를 끄덕인 뒤 방청객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조용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지난 결심 공판에서처럼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다. 한편 최 전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해서는 최근 징역 3년이 구형됐으며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은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최시중 징역 2년 6개월 실형

    최시중 징역 2년 6개월 실형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정선재)는 14일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 전 위원장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6억원을 선고하고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최 전 위원장이 파이시티 대표 이정배씨와 고향 후배이자 브로커 이동율씨로부터 사업 인허가를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아 온 점, 친분이 없던 파이시티 대표 이씨가 아무 대가 없이 적지 않은 돈을 줄 이유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브로커 이씨로부터 받은 6억원이 언론포럼 지원금일 뿐 인허가 청탁과 무관하다는 피고인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나머지 2억원에 대해서는 “2008년 2월 돈을 줬다는 브로커 이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 다른 관련 증거들만으로는 혐의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최 전 위원장이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신청한 보석 청구는 “실형을 선고한 이상 증거인멸 또는 도주 우려가 있다.”고 기각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긴장한 최시중 “화장실 가고 싶다” 법정 지각

    “피고인은 사회지도층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1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425호 법정. 정선재 부장판사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준엄하게 나무랐다. 정 부장판사는 법정을 가득 메운 50여명의 방청객과 최 전 위원장을 둘러보며 양형 이유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피고인은 사회·정치적 영향력이 커 국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파이시티 사업도 국가 전체 유통구조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어 적법하게 진행돼야 했는데도 친분관계와 언론포럼을 빌미로 장기간 거액을 받아 죄질이 무겁다. 하지만 사업에 실제 영향력을 미치지는 않았고 고령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 ‘방통대군’,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최 전 위원장도 법 앞에서는 초로의 늙은이였다. 선고에 앞서 “긴장이 돼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다소 늦게 법정에 도착했고, 법정에선 미세하게 손도 떨었다. 하지만 할 말은 했다. 재판장이 “6억원을 받은 것은 인정하나 알선 대가가 아니었고 2억원은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것입니까.”라고 묻자 최 전 위원장은 “그렇습니다.”라며 대가성을 여전히 부인했다. 실형이 선고되자 최 전 위원장은 희미한 목소리로 재판장에게 “끝났습니까.”라고 물은 뒤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눈을 감았다. 착잡한 표정으로 마음을 정리하는 듯 고개를 끄덕인 뒤 방청객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조용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지난 결심 공판에서처럼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다. 한편 최 전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해서는 최근 징역 3년이 구형됐으며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은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사설] 새누리당 친인척비리 근절책 실천이 관건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가 대통령의 친인척은 물론 권력실세 등을 특수관계인으로 지정해 특별감찰하는 방안을 입법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역대 정권마다 되풀이돼 온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의 비리 및 권력 농단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무관용의 원칙’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경제적 이권뿐 아니라 인사 관련 등 모든 청탁행위가 금지된다. 대가성 여부와 상관없이 어떤 명목으로든 금품을 수수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어기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뇌물수수죄에 준해 가중처벌된다. 특히 대통령 친인척은 공개경쟁 임용 등 법령으로 정해진 공직 이외에는 선출직을 포함해 공직이나 공공기관 임직원으로 선임될 수 없고, 승진이나 승급에서도 제한이 가해진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족쇄를 채우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는 역대 정권 출범 때마다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 척결을 외치다가 임기 말엽이면 비리로 정권의 도덕성이 무너지고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을 경험했다. 경찰과 검찰, 국가정보원, 국가권익위, 감사원,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 감시기관이 수도 없이 많음에도 이들의 비리에 침묵하거나 외면한 결과 빚어진 일이다.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조차 2년 1개월에 걸친 재임기간 동안 권력실세 비리에 대해서는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새누리당은 새로운 감시기구로 박근혜 대선후보가 공약한 ‘특별감찰관제’를 들고 나왔다. 대통령의 입김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립적으로 친인척과 권력실세 등의 비리를 감시하겠다는 뜻이다. 명칭이야 어찌 되었든 권력형 비리의 악순환 고리만은 반드시 끊어 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다. 그러자면 약속이나 다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과거에도 관련기관들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비리가 원천적으로 발 붙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측근이나 권력실세는 정부가 시스템에 따라 작동되지 않고 각종 연(緣)이 우선시되면서 생겨난 용어다. 지금 대선 주자들 주변을 맴도는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친인척이나 측근, 실세 비리의 1차적인 책임은 대통령이 짊어져야 한다.
  • 새누리, 대통령 친인척·실세 특별감찰관제 입법화

    새누리당은 12일 대통령 친·인척은 물론 권력 실세까지 특수관계인으로 지정해 국회가 추천하는 독립기관이 특별감찰하는 제도를 입법화하기로 했다. 기본권 제한 및 위헌 논란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부정·부패 차단 의지를 강력히 천명해 박근혜 대선 후보의 정치쇄신 의지를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 정치쇄신특위 안대희 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3차 전체회의를 마친 뒤 가진 브리핑에서 “역대 정권의 고질적 병폐로 지목돼 온 대통령 친·인척, 권력 실세들의 비리·부패를 근절할 엄격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기 3년의 특별감찰관은 규제대상자의 재산변동 내역을 검증하기 위한 현장 조사, 계좌 추적, 통신거래내역 조회 등 실질적 조사권과 고발권을 갖도록 했다. 규제 대상인 대통령 친·인척은 배우자·직계 존비속을 포함한 일정 범위 이내의 친·인척으로 규정했다. 특수관계인에는 국무위원,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를 비롯해 특별감찰관이 지정한 감사원장·국가정보원장·검찰총장·국세청장·경찰청장 등을 포함시켰다. 이들은 모든 계약을 실명으로 하되 인사를 포함해 모든 청탁 행위를 할 수 없으며, 대가성 유무에 관계없이 어떤 명목으로도 금품을 받을 수 없고 적발 시 청탁한 자까지 처벌토록 했다. 대통령 재임 중 친·인척은 공채 등 법령으로 정해진 공직 말고는 선출직을 포함해 신규 공직에 취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기 호봉 승급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승진·승급도 제한토록 했다. 안 위원장은 “친·인척 비리척결의 기본 방향은 무관용 원칙”이라면서 “권력자와 그 인척 뒤에 붙어 부정한 이득을 취하려는 사고를 격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쇄신특위는 지난 7~11일 당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2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등 공천제도 개혁안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사 결과 144명의 응답자 가운데 정당의 공천과 관련, 금품을 수수한 당사자와 지시·권유·알선한 사람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96%가 찬성했다. 특가법상 뇌물죄와 같이 정당 공천과 관련해 금품수수한 액수에 따라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중형에 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62%가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한편 새누리당 정몽준·이재오 의원은 이날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개정안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실질적인 공천권을 행사해 온 지방선거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고 지방선거 입후보 예정자의 당적 보유를 선거 90일 전부터 금지하도록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권익위 수장 공석… 김영란法 좌초?

    권익위 수장 공석… 김영란法 좌초?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남편 강지원 변호사의 대선 출마 선언을 사유로 돌연 사의를 표명한 4일 권익위는 온종일 술렁거렸다. 권익위는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김 위원장이 4일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퇴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거판에 끼어들 생각 추호도 없다” 주위에 한마디 예고 없이 전격 사퇴를 선언한 김 위원장은 이날 국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은 채 간부회의를 주재하며 집안 추스르기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남편의 대선 출마를 많이 말렸으나 끝내 뜻을 꺾을 수가 없었다.”며 “앞으로도 내가 선거판에 끼어들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안사람으로서 공직 현장에 머무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판단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자가 이해관계에 얽혀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실행에 옮겼다는 해설이 지배적이다. 하루아침에 수장을 잃게 된 권익위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조직의 명운이 달린 민감한 시기여서 당혹감은 더하다. 한 내부 관계자는 “새 정권이 정부조직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통폐합이 점쳐지는 대표적인 부처가 권익위”라며 “이런 미묘한 시점에 바람막이가 될 위원장이 없다면 난감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조직 명운 달린 시기”… 직원들 ‘당혹’ 현 정부 들어 권익위의 존재감을 가장 확실히 알린 일명 ‘김영란법’(부정 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해 있다. 공무원이 대가성 없는 금품을 받더라도 형사 처벌이 가능하도록 한 ‘김영란법’은 김 위원장의 재임 기간 최대 역점 사업으로 1년 넘게 표류하다 지난달 말 가까스로 입법 예고된 법안이다. “가뜩이나 공직사회의 ‘안티’가 심한 법안이었는데 법안 마련에 앞장섰던 당사자가 빠진 상황에서 국회 통과가 순탄할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후일을 대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불만까지 터뜨린다. 한 인사는 “실무 행정 경험에다 청렴한 이미지로 사퇴까지 했으니 다음 정권에서 다시 입각할 가능성도 높지 않겠냐.”고 말했다. ●당분간 부위원장 대행 체제로 갈 듯 이유야 어찌 됐건 조직의 수장이 툭하면 공석이 된다는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도 대외적으로는 부담이다. 전직 이재오 위원장이 특임장관으로 옮겨 갔을 때도 6개월이나 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었다. 권익위 안팎에서는 새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 또 수장이 없을 게 아니냐고 설왕설래한다. 현 정권의 임기가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가 무리하게 후임을 인선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들이다. 후임 인선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내부 사정을 모르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와 봤자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사의를 받아들이면 당분간 권익위는 박재영 부위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권익위원장에 부임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모금 전문가 10인이 말하는 모금가의 역할

    기부는 나눔을 전제로 하는 무대가성의 내놓음이다. 남을 위해 어느 정도의 손실을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선뜻 내놓기가 쉽지 않고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기부는 여전히 아주 선한 희생의 결단쯤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요즘 부쩍 기부자를 찾아 ‘돈을 모집’하는 모금가의 위상과 역할이 부각되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한국의 모금가들’(아르케 펴냄)은 한국의 대표적인 모금가 10인의 이야기를 소개한 책이다. 아름다운재단을 국내 대표적인 나눔 재단으로 만든 윤정숙 이사,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아름다운 가게에 희망제작소를 설립한 박원순 서울시장, 한국 최초의 국제공인모금전문가(CFRE) 비케이 안,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등 유명 인사를 비롯해 전 가치혼합경영연구소의 김재춘 소장, 소규모단체 모금컨설팅 전문가이자 기부학자 조원희, 세계 최대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 허보영 팀장, 국내 1호 대학전문 모금가 황신애, 문화예술분야에 클라우드 펀딩을 소개한 장진민, 유시민펀드와 박원순펀드를 진두지휘한 정치모금 전문가 김종연씨가 그 주인공. 세 명의 모금 실무자들이 10인을 일일이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 모금의 어제와 지금, 그리고 문제점을 실감나게 풀어 내 흥미롭다. 한국의 대표 모금가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점은 바로 ‘모금은 세상의 소수를 위한 것이자 통합을 위한 것’이다. 소수, 혹은 사회 공동선을 위한다지만 ‘자기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기부자의 입장에서 선뜻 돈과 자산을 내놓기란 쉽지 않을 터. 바로 그 부분에서 모금가의 역할은 빛이 난다. 당연히 철저한 신념과 솔선의 모범이 으뜸 요건이다. “아무리 필요한 일이라고 외쳐도, 정말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이라 떠들어도 스스로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타인의 눈에는 그저 ‘니’사정일 뿐”(서경덕), “기부의 최종 목적은 어떤 곳에 돈을 많이 모으는 게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조원희) 다행히 박원순 시장이 전망하는 한국의 기부문화는 장밋빛이다. “지금 당장 기부라든가 나눔에 대해 익숙해져 있지 않지만 방아쇠를 당기면 확 폭발할 만큼 근성이 있다.” 그런 낙관과는 달리 우리의 모금 현실은 척박한 게 사실. 물론 기부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 탓이 크지만 모금가들의 자세도 문제다. “펀드레이징 자체에 함몰돼서 ‘억’대의 환상만을 좇는 활동가들을 보면 안타깝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우 자아실현을 위한 모금활동가가 대부분인 반면 아직 한국은 생계형 모금가가 훨씬 많다. 그래서 이 한국의 대표 모금가들은 전문 모금가를 위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 모금에 대한 시각을 기부자에게서 모금가로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1만 2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최시중 “고난 극복해 축복되게 선처를…”

    최시중 “고난 극복해 축복되게 선처를…”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구속기소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검찰이 징역 3년 6개월과 추징금 8억원을 구형했다. 최 전 위원장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재판부에 보석 신청을 냈다. 검찰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정선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받은 금액이 큰 데다 대가성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고령에 지병을 앓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죄를 용서하기 어렵다.”며 이렇게 구형했다. 최 전 위원장은 최후진술에서 A4용지에 미리 적어온 글을 울먹이며 읽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50여년 사회생활 동안 다른 사람들의 롤모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법정에 이렇게 서 있다.”면서 “사회 생활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오늘 법정에 선 모습은 불명예스러워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사회 생활을 더 보람되고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다.”면서 “고난을 극복해 축복이 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길 바란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최 전 위원장은 “수술 이후 건강이 좋지 않아 밤중에 아프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다. 수감된 지 110일이 넘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버틸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재판부에 보석 신청을 냈다. 검찰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고 외부 병원과의 협진도 충분히 가능해 보석은 필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5월 재판부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나기도 전에 서울구치소장의 허가를 받아 삼성의료원에 입원한 뒤 심혈관 질환 수술을 받아 특혜 논란이 일었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 알선 명목으로 고향 후배이자 브로커인 이동율(60·구속기소)씨로부터 13차례에 걸쳐 8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됐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사설] 여야 ‘김영란法’ 이상의 부패척결 의지 보여라

    공무원과 정치인의 부패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널리 쓰이는 게 부패인식지수(CPI)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발표하는 이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5.4점을 얻어 조사대상 183개국 가운데 43위를 차지했다. 3년째 하락세다. 경제규모가 세계 14위이고,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에 들었고, 대학 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80%에 이르는 나라라며 어깨에 힘 주기엔 남 부끄러운 수치다. 국민소득이나 경제규모만 따져 선진국 진입 운운하길 주저하게 만드는 게 바로 이 우리나라 권력계층의 고질적인 부패와 비리 구조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어제 김영란 위원장 주도로 부정청탁금지법을 마련해 입법예고한 것은, 그래서 때 늦은 감이 있다 싶을 정도로 시급한 조치다. 이른바 ‘김영란법(法)’은 대가성이 있든 없든 공직자가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거나, 요구하거나, 약속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수수액의 5배에 이르는 벌금을 물도록 하는 내용이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국회의원, 판검사, 공공기관 직원, 교사가 주된 적용 대상이다.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고, 그래서 주고받으며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못했던 ‘떡값’을 공직사회에서 완전히 추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작은 도둑은 죄다 걸리고 큰 도둑은 어찌된 영문인지 모두 빠져나가는 요지경의 법망(法網)이 온존해서는 결코 공정사회 구현은 불가능하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 강력한 처벌과 단호한 이행이다. 우리 사회 부패구조의 상층부를 차지하고 있는 권력형 비리부터 발본색원할 엄정한 법체계가 필요하고, 한번 처벌을 받으면 중간에 어물쩍 용서받고 사회로 복귀하는 일이 절대 없도록 국가 지도자가 단호한 의지를 갖춰야 한다. 김영란법을 통해 강력한 처벌 체제는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여야는 마땅히 김영란법이 목표한 2014년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나아가 이에 머물 게 아니라 대통령의 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도 강구해야 한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사면권 제한을 다짐하고는 있으나 제도적으로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밝힌 인사는 없다. 후보들은 사면권 제한의 구체적 조치를 공약으로 제시하기 바란다.
  • 100만원 넘는 금품 수수땐 공직자 대가성 없어도 처벌

    100만원 넘는 금품 수수땐 공직자 대가성 없어도 처벌

    앞으로 공직자가 100만원이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금품이 오가지 않았더라도 공직자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사람도 과태료를 물게 될 것 같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부정 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22일 입법예고한다. 이후 올해 국회에 제출한다. ‘김영란법’으로 통하는 이 법안은 기존의 부패 방지를 위해 마련된 관련 법령의 한계를 보완한 것으로 부패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정안에 따르면 공직자가 사업자나 다른 공직자로부터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요구·약속한 경우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어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거나 수수한 금품의 5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 이는 공직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100만원 이하의 금품을 수수한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 제3자를 통해 부정청탁을 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부정청탁은 공직자에게 법령을 위반하게 하거나 공정한 직무수행을 저해하는 청탁이나 알선을 하는 행위다. 이해 당사자가 제3자를 통해 공직자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거나 제3자가 자기 일이 아닌데도 직·간접적으로 공직자에게 부정청탁을 하는 경우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제3자가 공직자라면 일반인보다 더 많은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또 공직자가 부정청탁에 대해 명확히 거절 의사를 표했는데도 청탁이 반복되면 이를 소속 기관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하도록 했다. 만약 공직자가 부정청탁을 받고 위법·부당하게 직무를 처리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권익위는 차관급 이상이나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공공기관의 장 등 고위 공직자가 신규 임용되면 민간 부문에서 재직하던 때의 이해관계를 신고하고, 임용 후 2년 동안 이해관계가 있는 특정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새누리, 정치자금 완전공영제 검토

    새누리당이 4·11 총선 공천헌금 파문을 계기로 정치후원금 제도의 대대적인 손질을 준비 중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12일 “현행 후원금 제도는 당초 취지와 달리 불법·편법 후원금 등 악용되는 측면이 있고 선의의 피해자도 나올 수 있는 구조”라면서 “정치자금법 개정 논의를 위한 여야 협의를 곧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현영희 의원 일이나 청목회 사건처럼 차명 후원금의 부작용을 차단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차명 후원금으로 피해를 당하는 의원들이 나오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새누리당이 검토하고 있는 방식은 정치자금 완전 공영제와 기부내역 공개 확대, 이 두 가지를 절충한 혼합형 등 세 가지다. 정치자금 공영제는 국회의원 후원회를 폐지하는 대신 중앙선관위가 연간 500억원 범위 안에서 개인·법인으로부터 정치활동 추진비를 모금한 뒤 의원 개인별로 균등배분하는 방식이다. 앞서 2009년 2월 새누리당 권경석 전 의원이 이런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되지는 못했다. 정치자금 공영제는 차명이나 대가성·쪼개기 후원을 원천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권력실세에게만 후원금이 몰리는 폐해도 해소할 수 있다. 반면 지지하는 의원에게 직접 후원할 수 없고 국고로 정치자금을 지원하는 데 대한 국민 정서는 부정적이다. 후원금 기부내역 공개 확대안은 후원회 제도는 유지하되 절차를 대폭 강화해 연간 기부액 또는 전체 기부액 공개 기준을 현행 ‘연간 300만원을 넘을 경우’에서 ‘반기별 60만원 초과 시’ 등으로 변경하는 게 핵심이다. 또 신상내역 공개 범위를 현행 이름, 생년월일, 주소, 직업, 전화번호, 금액 등에서 소속 직장명, 직위를 추가하되 해당사항이 없으면 배우자의 직업, 직장명 등을 대신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세세한 인적사항까지 공개되면 후원금 조달 자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혼합형은 일정 비율은 공영제를 실시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 기부내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Weekend inside] ‘쩐의 전쟁’ 비례대표 공천

    [Weekend inside] ‘쩐의 전쟁’ 비례대표 공천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야당 총재를 할 때지. 공천(公薦)할 때가 되면 동교동 거실에 있는 값 나가는 도자기나 가구는 싸구려로 싹 바꿔 놔. 평소에는 DJ 앞에서 꼼짝도 못하던 인사들이 공천이 위태롭거나 떨어졌다 하면 동교동으로 몰려와 난장을 쳐. 거실에 보이는 물건들은 다 부숴버려요. 그러면 DJ는 짐짓 모른 척 가만히 있어. 말리는 사람도 없고 말이지. 선거 앞두고 공천 때면 천하의 DJ도 집안 물건들이 남아 나지 않는다니까. 공천 앞에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아.”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의 한 중진 의원이 기자에게 건넨 DJ의 일화다. 3김 시대의 상징으로 ‘제왕적’ 총재였던 DJ도 공천 때마다 극심한 몸살을 앓았던 것이다. 여의도 정치판에서 공천은 현역 의원뿐 아니라 구름같이 몰려드는 정치 지망생에게 ‘죽고 사는’ 문제다. 특히 비례대표는 ‘공천 뇌물’ 의혹이 끊이지 않는 병폐였다. 오죽하면 ‘전(錢)국구’, ‘돈비례’라는 오명이 사라지지 않을까. ●“玄의원 공천 뇌물은 빙산의 일각” 현영희 의원의 금품 로비 의혹에 휩싸인 새누리당은 흉흉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0일 기자와 만나 “현 의원의 공천 뇌물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4·11 총선 때 공천을 신청한 비례대표 중에서 상당수가 돈을 썼다는 얘기가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다.”며 “오랜 정당 경험으로 볼 때 아마 걸리면 다 들통날 행태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 의원의 경우 아랫사람을 잘못 쓴 운 나쁜 사례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새누리당 B의원은 “이번에 비례대표에 당선된 모씨가 20억원을 초등학교 동창인 친박(친박근혜)계 실세에게 줬다는 얘기부터 또 다른 인사가 친박계 실세와 사돈지간인데 50억원을 상납했다는 소문까지 파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비례대표 공천 명단을 봐도 “대표성이나 전문성과 거리가 멀지만 선관위에 신고된 재산 내역을 보면 어마어마한 자산가들이 적지 않다.”면서 “박근혜 후보의 대선자금 조성용 공천이 아니냐는 의혹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의 평균 재산은 65억 4258만원, 자유선진당 40억 4349만원, 민주당 6억 4134만원, 통합진보당 2억 9145만원의 순이었다. 자유선진당(현 선진통일당) 비례대표를 했던 박선영 전 의원은 최근 공개적으로 비례대표의 공천헌금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고 고발했다. 박 전 의원은 “정당이 교회도 아니고 무슨 헌금을 내냐.”며 “공천헌금이 아니라 공천 뇌물이 맞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비례 1번부터 10번까지는 얼마, 11번부터 20번까지는 얼마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다.”며 “내가 알기로는 비례대표뿐 아니라 지역구 공천을 받을 때도 굉장히 많은 비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 지망생들의 여의도 입성 루트인 비례대표는 출발부터 ‘돈’이기 일쑤다. 이번 4·11 총선 때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접수 비용은 후보당 50만원, 민주당은 300만원이었다. 새누리당 신청자는 616명, 민주당이 282명으로 양당이 접수비로 거둬들인 돈만 각각 3억 800만원, 8억 4600만원에 달했다. ●대가성 입증 쉽지 않아 ‘솜방망이 처벌’ 비례대표 자리를 노리는 ‘낙하산’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이른바 ‘특별당비’라는 정체불명의 돈이 오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2000년 이전에는 여야 가릴 것 없이 특별당비가 관행처럼 당연시될 정도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18대 총선 때 친박연대의 공천헌금 파문.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된 30대 초반의 양정례 당선자가 특별당비 명목으로 17억원을, 김노식 의원이 15억원을 서청원 당시 대표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나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도 18대 비례대표를 추천하며 공천헌금을 수수한 혐의로 2009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8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가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30억원을 받은 비리 사건이 충격을 줬다. 총선뿐 아니라 지방선거도 도마에 올랐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 여주군수가 5만원권 뭉칫돈 2억원을 한나라당 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건네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초유의 사태도 있었다. 현행 공직선거법 47조 2항에는 정당의 후보자 추천 관련 금품수수 금지 조항이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 처벌되려면 대가성을 입증해야 해 법적 차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총선 때만 ‘공천 보은금’이 건네질까. 여의도 정가에서는 “수시로 이뤄진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당내 실력자인 중진 의원들의 출판기념회.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는 연중 수시로 국회 의원회관, 헌정기념관, 국회도서관에서 열린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출판기념회의 수입과 사용 내역은 공개하지 않아도 돼 정치자금의 법적 제약이 없다. 지난해 11월 당시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 출판기념회에는 5000여명이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뤄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출판기념회의 풍경도 비슷하다. 줄지어 선 참석자들이 책을 받은 뒤, 판매 대금함에 흰 봉투를 쏟아 넣는 모습이 일상적이다. 봉투 안에 든 금액은 참석자와 출판기념회를 주관한 의원 당사자만 안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를 원하는 정치지망생 상당수가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진 의원들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얼굴 도장을 찍고 상당한 금액을 후원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천 전이든 공천이 이뤄지는 과정이든, 그 이후의 보은성 후원이든 비례대표 공천의 대가로 ‘돈’은 돌고 돌기 마련이라는 얘기다. ●“총선 3개월 전 비례명단 공개 제도화” 비례 공천의 악습은 왜 되풀이될까. 김용호 인하대 교수는 “비례대표 후보가 밀실에서 결정되는 시스템과 공천권을 중앙당이 쥐고 있는 구조 때문에 줄을 대려는 문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공천 권한을 당원들에게 나눠주거나 유권자가 직접 공천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역대 최다 의석인 300석으로 문을 연 19대 국회에서 지역구 의원은 246명. 비례대표는 54명이다. 현 선거제도는 소선거구 단순 다수대표제와 정당투표가 혼용돼 있다. 지역구 선거에서 1등만 당선되는 만큼 이를 통해 발생되는 사표(死票)와 직능·계층의 대표성이 소외될 수 있는 부작용을 보정하자는 게 비례대표제의 취지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에서는 비례대표가 계파 간 이익에 따라 나눠 먹는 전리품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당내 계파에 할당된 몫으로 여겨지다 보니 계파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친다. 어느 세력의 인사가 공천됐는지, 순번은 빠른지를 놓고 당내 실력자 간 밀실 담판이 벌어진다. 통합진보당의 19대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 역시 정파 간 세력 확장 경쟁의 극단적 사례다. 통진당의 정파 간 내홍은 분당으로 치닫고 있다. 비례대표 공천 자체가 정쟁거리가 되면서 비례대표 후보 명단 역시 선거가 임박해서야 확정된다. 유권자로서는 당의 간판만 보고 찍는 모양새가 된다. 비례대표 검증 자체가 구조적으로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19대에서 여야가 앞다퉈 청년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지만 실효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비례대표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현 공천 시스템의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비례대표 당선자 명단을 결정하는 방식이 지금처럼 당 지도부에 일임되면 지역구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며 “현행 폐쇄형 방식을 유권자가 비례대표 명단을 통해 순위를 직접 정할 수 있도록 개방형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비례대표 공천이 신뢰받을 수 있도록 유권자 앞에 선정 기준을 객관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3개월 전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공개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공천 비리에 대한 내부 고발 포상금을 더 확대하는 등 감시 체계도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황비웅·이범수기자 ipsofacto@seoul.co.kr
  • 민주당도 당원명부 무더기 유출 ‘파문’

    민주통합당의 당원 명부가 무더기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자체 진상조사를 벌여 “당원 명부나 선거인단 명부가 유출된 적이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공천 헌금 파문 등으로 연거푸 악재에 시달리던 새누리당은 당원 명부의 부정 사용 여부를 밝히라며 역공을 펼쳤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산청 세계 전통의약 엑스포’ 행사 대행업체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심사위원 명단 유출 의혹을 수사하던 중 서울의 이벤트 대행업체 C사의 박모(45) 이사 노트북에서 민주당원 2만 7000명의 명단과 주소, 연락처 등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민주당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이해찬 대표 주재로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사실을 파악한 뒤 관련자가 있으면 엄중 문책, 징계하라.”고 지시했다고 윤호중 사무총장이 전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민주당이 명단의 성격과 유출 경로,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기류가 바뀌었다. 민주당은 박 이사가 당초 열린우리당 당직자 출신인 이모(43)씨에게 명부를 건네받은 게 아니라 이씨의 웹하드에서 필요한 자료를 압축해 내려받는 과정에서 실수로 명부가 유출됐으며 이씨는 현재 당직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문책 대상이 아니라며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당원 명부는 총선·대선 등 주요 선출직 선거의 핵심 자료로, 이를 불법으로 이용해 투표를 조작하면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다. 지난달 민주당의 대선 후보 예비경선(컷오프)에서는 경남 출신 후보 4명(문재인·김두관·조경태·김정길 후보)이 출마했고 당원여론조사가 국민여론조사와 함께 50% 반영된 바 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부정 경선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이씨는 4·11 총선과 1·15 전당대회 당시 모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민주당은 경찰이 밝힌 명부 작성 시점이 4월 30일로 4·11 총선 이후라는 점을 들어 문제의 당원 명부가 총선 때도 활용됐을 수 있다는 의혹은 일축했다. 이와 관련, 윤 사무총장은 “합법적으로 교부되고 이미 공개된 명부이며 당이 관리하는 당원 명부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경찰이 지난달 5일 C사를 압수수색해 명부를 확보해 놓고도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선거인단 모집 하루 전에 이를 흘린 것은 경선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항변했다. 경찰은 당초 명부에 적힌 인원을 4만 2000명이라고 밝혔다가 중복 집계된 부분이 있었다며 2만 7000명으로 수정했다. 이에 대해 220만명 당원 명부 유출과 공천 헌금 파문으로 수세에 몰렸던 새누리당은 즉각 반격했다. 홍일표 당 대변인은 “제 집에 도둑 든 줄도 모르고 남의 집 불구경만 하며 신나게 조롱한 셈”이라면서 “새누리당에 들이댔던 서슬 퍼런 칼날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강주리·창원 강원식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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