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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개운찮은 선례 남긴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합의

    장애 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어 호소했던 서울 강서구 공립 특수학교(서진학교)의 건립이 그제 가까스로 합의됐다.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한 서울시교육청이 반대 주민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까지는 1년이 걸렸다. 서진학교는 내년 2학기 개교를 목표로 지난달 착공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특수학교 하나 세우는 데 과연 이런 소동과 진통이 따라야 했는지 씁쓸할 뿐이다. 서진학교는 지난해 9월 장애 아동의 부모들이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무릎까지 꿇어 화제가 됐다. 지난 3월 설립 설명회에서는 반대 주민들이 폭언과 고성을 일삼아 또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교육청이 백방으로 주민 설득에 나섰으나 장애인 시설을 기피하는 일부 지역민들의 극렬한 반대로 설립은 지금까지 지지부진하게 시간만 끌었다. 합의에 따르면 앞으로 강서 지역에서 학교 통폐합을 하면 그 부지에 국립한방병원을 우선 건립한다. 서진학교 옆에는 주민복합문화시설도 함께 짓기로 했다. 하지만 합의의 이면에는 여러 모로 개운치 않은 부분이 많다. 지역구(강서을) 국회의원일 뿐 아무런 권한이 없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합의의 주축이 된 듯한 모양새는 무엇보다 볼썽사납다. 부지 소유권을 가진 서울시교육청은 합의문에 “김 의원이 갈등 중재 노력을 해줘 감사하다”고 명기까지 했다고 한다. 지역 사업 그것도 학교 설립을 놓고 지역구 의원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지 뒷말이 무성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2016년 시교육청은 폐교한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특수학교 설립 계획을 일찍이 확정했다. 그런 것을 뒤늦게 한방의료원을 짓겠다며 갈등의 불씨를 지핀 장본인이 사실은 김 의원이다. 이번 일이 우리에게 던진 숙제는 크다. 교육시설 건립을 지역 민원과 맞바꾼 결과도 그렇지만, 특수학교를 기피시설로 보고 대가성 합의를 한 듯한 선례는 안타깝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걷어 내려는 사회적 반성이 앞서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상생하려는 공동체 의식이 절실하다.
  • 손잡은 조희연·김성태·반대 주민들…강서 특수학교 설립 합의

    손잡은 조희연·김성태·반대 주민들…강서 특수학교 설립 합의

    서울 강서구 공립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을 두고 대립해온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강서을)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특수학교 반대 주민들이 “지역 발전 등을 위해 손잡겠다”고 합의했다. 장애 학생의 부모들이 “학교를 짓게 해달라”며 반대 지역민 앞에서 무릎을 꿇고 호소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산 지 꼭 1년 만이다. 서진학교는 내년 2학기 개교를 목표로 지난달 착공했다. 서울에 특수학교가 신설되는 것은 2002년 경운학교 이후 17년 만이다. 그러나 부지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교육청이 아무런 권한이 없는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학교 설립을 ‘결재’ 받은 모양새를 연출한 것은 앞으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당장 교육청이 법적·행정적으로 전혀 불필요한 ‘합의’를 스스로 제안해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 원내대표와 조 교육감, 손동호 강서특수학교설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4일 국회에서 강서 특수학교 설립 합의문을 함께 발표했다. 폐교한 공진초등학교 터에 건립 예정인 서진학교는 지난달 6일 공사의 첫 삽을 떴지만, 한방병원 설립을 원하는 반대 비대위 소속 주민이 반발해 갈등이 계속됐다. 세 사람은 발표문에서 “서울 교육감과 김성태 의원, 강서특수학교설립반대 비대위 대표가 함께 손잡고 그동안 오해와 갈등을, 소통과 협력을 통해 아름답게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교육청은 인근 학교 통폐합으로 빈 부지가 생기면 한방병원 건립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김 대표를 치켜세워 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 1년간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김 원내대표와 날 선 설전을 벌여온 것과 대조적이었다. 조 교육감은 “김 의원은 대체부지 마련에 노력했고 비대위는 ‘특수학교 설립에 마음을 열어줬다’”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합의에 대해 장애인학부모단체들은 비판했다.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장은 “특수학교가 기피시설이 아닌데 이번 대가성 합의는 마치 특수학교가 기피시설인 것 같은 인식을 더 강하게 심어줬다”고 말했다. 강서 특수학교 논란은 2015년 9월 서울 교육청이 서진학교 건립을 공식화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지역 국회의원인 김 원내대표가 2016년 4월 총선에서 “공진초 부지에 국립 한병 의료원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2017년 9월 5일 토론회장에서 ‘무릎호소’한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특수학교 설립을 지지하는 여론이 확산됐고, 학교 설립이 확정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신동빈 회장 ‘수감 생활’ 끝낼 수 있을까

    ‘최순실 사태’ 수감 총수 유일… 롯데 촉각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2심 재판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신 회장이 수감 생활을 끝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법조계와 롯데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의 2심 재판은 22일에 있을 변론에 이어 오는 29일 최후 변론만을 남겨 두고 있는 상태다. 이후 다음달 말에서 10월초 쯤에는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창립 50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 부재 사태를 겪고 있는 롯데로서는 최소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일단 신 회장이 옥중 생활을 청산하는 것이 절실한 만큼 재판 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구속 수감 중인 기업 총수는 신 회장이 유일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유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다른 기업 총수들도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출소했을 때 비판 여론이 쏟아진 것을 감안할 때 재판부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관건은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70억원의 대가성 여부다.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 재승인을 위해 ‘묵시적 청탁’을 했다는 판단이다. 반면 롯데 측은 대가성이 없는 기부라는 주장이다. 신 회장은 앞선 공판에서 “그동안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 외에도 창조경제센터, 평창동계올림픽, 스키협회, 부산오페라극장 등 다양한 곳에 기부했다”며 다른 기부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면세점 특혜 청탁 의혹과 관련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 당시 면세점은 이미 사실상 해결돼 대통령에게까지 청탁을 해야 하는 시급한 현안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구속 수감 중에도 지난 6월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이 부결되는 등 여전히 한·일 롯데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입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구속 기간이 길어질 경우 얼마든지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 관계자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해 경영활동을 무리 없이 이어 가고 있지만, 신규 채용 계획이나 대규모 투자 등 신 회장 본인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사설]박근혜의 특활비·공천개입 유죄, 헌정질서 세우는 계기 되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고 옛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까지 합치면 총 징역 32년이다. 국가 예산 집행과 선거 관리에서 가장 엄정하고 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외려 직권을 남용해 국민 세금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뿌려대고 노골적으로 공천에 개입해 헌정질서를 어지럽힌데 대해 재판부가 엄중히 책임을 물은 것이다. 사필귀정이 아닐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은 어제 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에 대해 징역 6년과 추징금 33억원, 공천개입 혐의에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수수와 관련해 국고손실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선 직무에 대한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유죄로 인정한 금액은 2016년 9월 전달된 2억원을 제외한 33억원이다. 재판부는 공천개입에 대해선 “20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 인물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선거법을 위반했다”면서도 “대통령으로서 새누리당과의 협조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를 실현해 국정을 원활히 이끌고자 하는 목적에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이번 법원 판단이 최근 2년 간 우리 사회를 뒤흔든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 같은 권력형 비리 사건이 다시는 재현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아래 무겁게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본다.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의 일탈 행위가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순간 언제든 비슷한 비리 사건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사회가 짊어져야 한다. 이번 재판을 계기로 국정원 특활비는 폐지되든가, 아니면 대대적으로 수술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박 전 대통령이 정보·수사 활동이라는 목적과 별개로 자신의 정권 유지에 활용한 특활비를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예산으로 감당할 이유가 없다. 국정원 뿐만 아니라 국회나 다른 국가기관들의 특활비도 마찬가지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 특활비 폐지를 목표로 하겠다며 대대적인 특활비 수술을 약속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이번 유죄 판단이 예산 집행의 엄정함과 선거 관리의 공정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뇌물받은 혐의로 3선의 부천시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경기 부천시 오정경찰서는 시의회 소속 3선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A(48) 시의원의 의회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다른 사기 사건을 수사하다가 A 시의원의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수사관들이 A 시의원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통화내역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3선인 A 시의원은 수년 전 부천시의회 모 상임위원회 활동당시 사업가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A 시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오늘 압수수색했다”며 “구체적으로 혐의가 나온 상황이 아니어서 추가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A 시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부천시 전 시의원 가운데 한 사람이 수개월 전 토지 명의신탁건으로 고소한 상태였다”며 “경찰이 이 사건에 대해 마무리수사 차원에서 압수수색 절차를 거친 것”이라며 자신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해외 골프 접대 받은 ‘간 큰 한전 직원’

    한국전력 직원들이 관련 업체로부터 향응 등을 제공받고 수백억원이 들어간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사업을 허술하게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 일부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이해관계 업체로부터 금전적 혜택을 받았다. ‘청탁금지법’을 우습게 아는 전력공기업 일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잘 보여 준다. 감사원은 28일 이런 내용의 ‘공공데이터 구축 및 활용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전은 노후화된 영업정보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2014~2017년 차세대 전력판매정보시스템 구축사업(386억원)을 추진했다. 한전KDN를 비롯해 5개 업체로 이뤄진 컨소시엄은 2014년 11월에 한전과 계약을 맺고 사업에 착수해 지난해 초 시스템 구축을 마쳤다. 하지만 새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50억원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2만 5000건이 넘는 민원이 쇄도하자 감사원이 확인에 나섰다. 감사 결과 사업 담당자들이 입찰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관련 업체와 유착해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 A팀장과 B팀원, C지역본부지사장은 컨소시엄 관련 업체 D사가 “필리핀에 한번 놀러 오라”고 제안하자 2013년 8월 항공권을 구입해 수도 마닐라로 향했다. 이들이 현지에서 쓴 골프 비용과 저녁식사 비용은 D사가 모두 부담했다. 같은 해 11월 또 한 번 마닐라를 찾아 D사로부터 같은 방식의 편의를 얻었다. E부장 역시 D사의 권유로 2016년 1월 마닐라를 방문해 숙박, 식사 등을 제공받았다. 특히 E부장은 청탁금지법 시행(2016년 9월 28일) 이후인 지난해 4월에도 F부원을 데리고 마닐라에 가 D사가 제공하는 차량·식사 ‘무료 서비스’를 누렸다. 이는 직무 관련자로부터 대가성에 관계없이 금품 혹은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수수한 것이어서 청탁금지법 위반이다. 감사원은 한전 사장에게 이들에 대한 정직 등 징계 처분을 요청했다.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E와 F에 대해서는 관할법원에 이 사실을 알렸다. 한전 직원들에게 숙박·차량·식사 등을 제공한 D사에 대해서는 향후 국가 계약에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MB 정부 ‘민간인 사찰 입막음’ 김진모·장석명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MB 정부 ‘민간인 사찰 입막음’ 김진모·장석명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폭로를 막기 위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불법으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진모(52)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28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아 석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전 비서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아 특활비를 전달한 혐의(장물운반) 등으로 함께 재판을 받은 장석명(55)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두 사람에게 사회봉사 200시간도 명령했다. 김 전 비서관은 2011년 4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공모해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국정원 특활비 5000만원을 건네 ‘입막음’ 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이 국정원 예산을 횡령하고 동시에 국정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지위에서 대가성 있는 돈을 받았다며 뇌물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정원 특활비 5000만원이 국가 안보 등의 본래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아 횡령은 유죄가 맞다면서도 뇌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정원 직원들은 상급기관의 하급기관에 대한 자금 지원 요청으로 받아들였고, 이전에도 국정원 특활비가 청와대에 관행적으로 전달된 사례를 고려해 보면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있음을 인식했다는 검찰 주장은 막연한 추측”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도 특활비에 대한 횡령 혐의만 유죄로 선고됐고, 대가성 있는 뇌물은 아니었다고 판단됐다. 재판부는 김 전 비서관에게 “국정원 예산을 민간인 사찰 사건의 폭로 입막음용으로 사용했다는 범행 경위가 좋지 않다”면서 “특활비를 받은 사실을 철저히 감추고 5~6년이 지난 뒤 재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며 사건의 실체를 함구하는 등 진지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서도 “뒤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하고 횡령금 5000만원을 대한민국을 위해 공탁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비서관은 재판 과정에서도 끝내 ‘윗선’을 밝히지 않았다. 김 전 비서관은 판결을 듣는 내내 고개를 푹 숙이며 착잡한 듯한 표정을 들었고 주문이 선고되자 눈시울을 붉혔다. 재판부는 장 전 비서관에게는 류충열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에게 장 전 주무관을 회유하라고 하는 등 관리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유죄로 인정했다. 김 전 비서관에게 5000만원을 받아 류 전 관리관을 시켜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한 혐의와 장 전 주무관의 취업 알선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실에 요청한 혐의는 모두 무죄로 결론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삼성 노조 와해 의혹’ 경찰, 노사 협상 개입 정황

    ‘삼성 노조 와해 의혹’ 경찰, 노사 협상 개입 정황

    삼성의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7일 경찰청 정보분실을 압수 수색했다. 억대 금품을 받고 삼성전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노조 와해 공작을 자문한 혐의를 받는 전직 노동부 장관 보좌관인 송모씨를 이날 새벽 구속한 데 이어 검찰 수사에 다시 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경찰청 정보국 소속 김모 경정이 삼성전자서비스와 노조 사이 교섭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해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정보분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노동 담당 정보관인 김 경정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간 교섭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보고, 그의 구체적인 역할을 확인 중이다. 김 경정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상급노조인 금속노조 집행부의 동향을 삼성 측에 전하며 노조 와해 공작에 개입하고, 노조와 경총이 진행한 블라인드 협상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015~2016년쯤 삼성 측이 김 경정에게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건넨 정황을 잡고 대가성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청 정보분실은 정보국 외근 요원들이 거점으로 사용하는 장소로 정보국에선 정당, 언론사, 대학, 기업, 시민사회단체 등 민간 대상 정보를 수집해 왔다. 이 때문에 이날 압수 수색은 김 경정의 혐의를 규명할 단서를 찾는 작업이자 동시에 경찰이 삼성 측이 노조 동향을 어디까지 파악하고 활용했는지 확인할 가늠자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검찰이 수사 전선을 넓혀 감에 따라 삼성전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윗선 수사에 활로가 새롭게 열릴지도 주목된다. 지난 4월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뒤 삼성 측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번번이 기각되며 윗선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던 터였다. 검찰은 모두 8명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고, 구속된 것은 최평석 삼성전자서비스 전무와 송씨 2명이다. 전날 송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대부분이 소명되었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영장을 발부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군수 선거 돕다가” 직원들 무더기 기소… 뒤숭숭한 음성

    충북 음성군이 6·13 지방선거 후유증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군청 직원들이 줄줄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거나 징계를 걱정하는 데다, 주민 수십명은 상품권을 받다 적발돼 과태료 폭탄 위기를 맞고 있어서다. 21일 청주지검 등에 따르면 음성군청 6급 공무원 A(52)씨가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다른 6급 B(53)씨와 군청 청원경찰 C(43)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공무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검찰은 이들이 모두 군수선거에 출마하려던 전 충북도의원 D(56)씨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D씨는 지난달 23일 구속됐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5개월간 일곱 차례에 걸쳐 주민 23명에게 “D씨를 군수로 뽑아 달라”며 지지를 부탁하고, D씨를 위해 8명의 권리당원을 모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직 군수의 각종 활동상황을 D씨에게 문자로 알려준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D씨의 지지세력을 모으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단합행위를 한 또 다른 군청 공무원 4명도 적발해 군청 감사관실에 징계를 의뢰했다. 이런 난리를 처음 접한 군청은 뒤숭숭하다. 한 사무관은 “1명만 기소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참고인 조사를 받던 직원까지 기소돼 놀랐다”며 “동료들의 잘못을 지켜보자니 안타깝다”며 고개를 떨궜다. 공무원노조는 억울한 측면을 들어 법원에 동료들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전달하기로 했다. 군 공무원노조 최종순 지부장은 “한순간 실수로 옷을 벗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게 직원들 생각”이라며 “군수 일정을 알려준 것도 문제로 떠올랐는데, 기관·단체장 일정은 서로 공유해 온 정보”라고 강조했다. 지역주민 23명은 D씨에게 선거 대가성으로 상품권을 받아 과태료 부과 대상에 올랐다. 대부분 50대 이상인 이들은 많게는 50만원에서 적게는 10만원의 상품권을 각각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음성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檢 ‘외유성 출장’ 김기식 前금감원장 소환 조사

    피감기관의 지원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의혹을 사고 있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는 이날 오전 9시 김 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 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19대 국회의원이었을 때 피감기관의 자금으로 여러 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온 의혹을 받고 있다. 2015년 5월 25일부터 9박 10일 동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부담으로 미국 워싱턴DC, 벨기에 브뤼셀, 이탈리아 로마, 스위스 제네바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자유한국당과 시민단체는 김 전 원장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4월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수십명의 참고인 조사와 압수수색 자료 분석을 진행한 뒤 두 달 만에 김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김 전 원장이 해외출장을 다녀오게 된 시기와 횟수, 배경, 출장 비용 처리 주체 등을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출장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전 원장과 피감기관 사이의 대가성, 직무 관련성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을 포함해 한국거래소(KRX) 부산 본사, 서울사무소,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더미래연구소 등을 압수수색하고 회계자료와 증빙서류, 내부 문서 등을 확보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우리은행, 한국거래소 직원 등 피감기관 관계자들과 해외출장에 동행한 김 전 원장 비서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아울러 검찰은 자금 유출입과 회계 처리 과정 등을 들여다보기 위해 계좌추적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국정원 특활비 상납, 국고 손실…대가성 없어 뇌물로 보긴 어려워”

    “국정원 특활비 상납, 국고 손실…대가성 없어 뇌물로 보긴 어려워”

    1심서 징역 3년 6개월… 남재준 3년형 “朴 지시로 지급… 위법성도 인식 못해” “이병기, 최경환에 1억 전달은 뇌물공여”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대통령에게 상납하는 것을 뇌물공여로 볼 수는 없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다만 사용 목적에 맞지 않게 예산을 위법하게 사용한 점은 인정돼 박근혜 정부 시절의 전직 국정원장 3명이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특활비 사건의 상당수가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1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손실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3년을, 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는 각각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는 자격정지 2년도 선고됐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으로 재임하면서 각각 총 6억원과 8억원, 21억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에게 상납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에 돈을 전달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도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과 함께 법정 구속됐다. 국정원에서 1억 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이원종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국정원장 특활비는 국내외 보안정보 수집 등에 쓰도록 그 용도나 목적이 정해져 있는데, 대통령에게 매달 지급한 것은 사업 목적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며 국고 손실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그러나 특활비를 상납한 것이 박 전 대통령에게 대가를 바라고 건넨 뇌물인지에 대해선 “대통령의 요구나 지시로 특활비를 지급한 것으로, 대통령의 직무 관련 대가로 지급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모두 무죄로 결론 냈다. 앞서 검찰은 이들이 국정원장 임명에 대한 보답과 앞으로 국정원 관련 편의를 봐 줄 것을 기대하고 건넨 뇌물이라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재판부는 “업무상 매우 밀접한 관계인 국정원장이 과연 대통령에게 금품을 지급함으로써 직무 수행이나 국정원 현안에 관한 각종 편의를 더 기대할 수 있는 관계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전 정부나 전임 원장 때부터 이뤄진 일이라고 생각해 위법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한 점도 있다”고 봤다. 이번 선고는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의 특활비 뇌물 혐의 선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판부는 이병기 전 원장이 최경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1억원의 특활비를 전달한 것은 “국정원 예산 편성에 대한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서 국고 손실은 물론 뇌물공여가 맞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넥슨’ 김정주의 반성문… “1000억 사회환원, 경영권 승계 없다”

    ‘넥슨’ 김정주의 반성문… “1000억 사회환원, 경영권 승계 없다”

    “사회에 진 빚 되갚는 삶 살 것” 어린이재활병원 추가 설립 등 사회 공헌 확대로 이미지 쇄신 ‘넥슨 공짜 주식’ 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된 김정주 NXC 대표가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기로 했다. 또 1000억원 이상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경영권을 대물림하지 않는 것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처음으로, 주요 상장사 중에서도 사실상 처음이다. 넥슨이 게임업계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데 이어, 김 대표가 무죄 확정을 계기로 사회 공헌 보폭을 넓히며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NXC는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의 지주회사다.●대물림 없는 경영… 주요 상장사 중 처음 김 대표는 29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2년여간 넥슨 주식사건과 관련해 수사, 재판을 받았고 지난 19일 판결이 확정됐다”면서 “1심 법정에서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앞으로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되갚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한 약속을 실천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저와 제 가족이 가진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새로운 미래에 기여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두 가지 약속 중 하나는 서울에만 있는 어린이재활병원 확대다. 넥슨은 2016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 2월 ‘제2 어린이재활병원’을 위해 계열사들과 함께 넥슨 재단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이런 활동을 위해 1000억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다른 약속은 자녀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미성년인 딸 두 명이 있다. 그는 “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한번도 흔들림 없었던 생각”이라며 “공개적으로 밝혀 성실한 실행을 다짐하고, 앞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NXC는 일본 상장법인 넥슨의 최대주주로, 넥슨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9월 총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서 게임업계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 김 대표는 부인인 유정현 NXC 감사와 NXC 지분의 70%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기부 방식·활동 계획 밝힐 듯 김 대표는 대학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의 비상장 주식 매입대금 등의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그는 “국내외 구성원 5000여명과 함께하는 기업 대표로서 더욱 큰 사회적 책무를 느낀다”며 “투명하고 수평적인 문화가 유지돼야 회사가 계속 혁신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전문가와 함께 준비 과정을 거친 뒤 기부 규모와 방식, 운영 주체와 활동 계획을 조만간 밝힐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씨줄날줄] 카네이션과 공짜 주식/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카네이션과 공짜 주식/최광숙 논설위원

    “어린 나이에 정말 후회할 선택을 할 뻔했는데 선생님은 제 목과 천장을 잇는 줄을 끊어 주셨습니다. 선생님이 아니셨다면 저의 삶은 어디로 갔을까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아동·청소년의 인성 함양을 위해 매년 주최하는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 편지 쓰기 공모전에서 지난해 수상한 한 여고생의 편지다.이 여학생은 가정불화와 학교에서의 따돌림 등으로 인터넷으로 ‘자살’을 검색하던 초등학교 4학년 시절 한 선생님 덕분에 “내가 한 사람의 손길 아래 있는 따뜻함을 느꼈다”며 선생님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몇 년 전 돌아가신 선생님을 향해 그는 “그동안 뭐가 그리 부끄러워 인사 한번 못했다”면서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사랑합니다”라고 썼다. 어제 5월 15일 스승의 날이다. 만약 이 여학생이 당시 선생님께 감사의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다면 그 어느 장면보다 아름답고 가슴 뭉클했을 것이다. 카네이션을 다는 학생이나 그 꽃을 가슴에 꽂은 선생님의 마음 모두 사랑으로 충만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김영란법’에 걸린다. 2016년 9월 김영란법으로 교사들은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됐다. 카네이션, 음료수 한 병 학생들로부터 받을 수 없다. 학생 평가 지도를 담당하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 사이의 선물은 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현장의 교사들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성의 표시에 거절하거나 보내온 선물을 돌려주느라 생고생이다. “차라리 스승의 날을 없애자”는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줄줄이 올라와 있다.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 하나 못 건네는 이 냉혹한 현실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넥슨의 김정주 대표가 친구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준 120억원대 공짜 주식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는 진씨가 김 대표에게 받은 주식 취득 비용에 대해 뇌물로 판단해 징역 7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대한항공 측에서 받은 특혜 부분은 유죄로 인정해 진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무죄 근거는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기존 판례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스승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도 못 달아 주게 하면서 ‘보험’ 차원에서 거액의 공짜 주식을 준 이나 받은 이 모두에게 내려진 무죄 판결. 김영란법을 일시에 무력화하는 ‘공짜 주식법’이 아닐 수 없다. 선량한 시민에겐 가혹하고, 기업인과 고위공직자에겐 관대한 ‘법의 부조리’를 한없이 느끼는 스승의 날이었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진경준 파기환송심 4년형…넥슨 ‘공짜 주식’은 무죄

    진경준 파기환송심 4년형…넥슨 ‘공짜 주식’은 무죄

    넥슨에서 ‘공짜 주식’ 등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경준(51) 전 검사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1심과 2심에서 각각 다른 판단을 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돌려보낸 뒤 다시 1심과 같은 결론이 나왔다.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11일 진 전 검사장과 김정주(50) NXC 대표의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4년을, 김 대표에게는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사건의 핵심인 넥슨 공짜 주식은 대법원의 환송 취지에 따라 무죄로 판단됐다. 진 전 검사장은 서울대 86학번 동기인 김 대표에게 넥슨의 비상장 주식에 대한 매입 대금 4억 2500만원을 받아 주식 1만주를 산 뒤 다음해 넥슨 재팬 주식 8537주로 바꿔 120억원대의 차익을 얻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대표에게 무상으로 제공받은 제네시스 리스 차량과 명의 이전을 위한 현금 3000만원, 8차례에 걸친 여행 경비 총 4179만여원도 뇌물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 대표가 제공한 이익들이 이른바 ‘보험성 뇌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대표에게 받은 이익들이 뇌물인지에 대한 판단이 심급별로 제각각이었다. 1심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을 뚜렷하게 증명할 수 없다며 전부 무죄로 봤다. 반면 지난해 7월 2심에서는 주식 매입 대금 4억 2500만원과 제네시스 차량에 대해서만 뇌물이 맞다고 판단해 징역 7년과 벌금 6억원, 추징금 5억여원이 선고됐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라는 직무와 관련해 금전과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았으면 개별적인 직무와 대가 관계까지 인정되지 않더라도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그리고 이날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 판단에 귀속돼 그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김 대표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김 대표도 1심에선 무죄,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가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무죄를 받았다. 진 전 검사장은 자신이 맡았던 한진그룹 관련 내사사건을 종결하면서 2010년 8월 대한항공 서모 전 부사장에게 “앞으로도 회사를 잘 도와 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대한항공이 처남 명의의 청소용역업체에 용역사업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는 1심부터 줄곧 유죄로 판결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드루킹 체포 50일 만에 강제 수사… ‘뒷북’ 논란

    드루킹 체포 50일 만에 강제 수사… ‘뒷북’ 논란

    묵비권 행사 않고 협조적 태도 오늘 ‘댓글 조작’ 관련 수사 “지난달 본격 수사했어야” 지적‘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구치소 접견 조사’를 거부해 온 주범 ‘드루킹’ 김동원(49·구속 기소)씨에 대한 강제조사에 나섰다. 드루킹이 체포된 지 50일 만이어서 ‘뒷북 수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10일 드루킹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발부된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 지난해 9월 25일 경기 고양의 한 음식점에서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인 한모(49)씨에게 500만원과 전자담배 상자를 빨간색 파우치에 담아 건넨 혐의에 대해서다. 경찰은 이날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드루킹을 서울 중랑구 지능범죄수사대로 호송해 조사했다. 경찰은 한씨에게 준 돈이 인사 청탁의 대가인지, 김 의원과는 관련성이 없는지 등에 대해 캐물었다. 드루킹은 이번 조사에서 기존과는 달리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수사관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등 비교적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드루킹에 대한 체포영장을 1건 더 신청해 발부받았다. 이는 ‘댓글 조작’과 관련한 수사를 위한 영장이다. 경찰은 11일 드루킹을 종로구 서울경찰청으로 불러 한 차례 더 조사한다. 드루킹은 매크로(동일 작업 반복)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터넷 기사의 댓글을 조작한 혐의(업무 방해)를 받고 있다. 경찰은 2016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인터넷 기사 9만 건에 대한 ‘댓글 작업’을 벌일 때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는지, 김 의원에게 보낸 2700만원 상당의 후원금을 별도로 모금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드루킹은 지난 3월 21일 체포, 25일 구속됐다. 이후 4월 17일과 19일 두 차례의 접견 조사에만 응했다. 이달 3일부터 3차례에 걸쳐 시도한 접견 조사는 모두 거부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체포 영장까지 발부받아 강제 수사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에 대한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때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드루킹이 접견 조사를 거부했다면, 지난달에 이미 체포영장을 통한 강제 수사가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김 의원에 대한 조사도 드루킹에 대한 면밀한 조사 없이 여론에 쫓겨 다급하게 이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찰이 김 의원의 경남지사 레이스에 도움을 주기 위해 조사가 설익은 상태에서 서둘러 소환해 조사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드루킹, 인사청탁 확인차 보좌관에 500만원 전달”

    대가성 드러나… 뇌물 혐의 검토 보좌관 “김경수 의원은 몰라” 경찰, 드루킹 조사 두 차례 불과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49·구속 기소)씨가 인사청탁을 성사시키려는 목적으로 김경수 민주당 의원 보좌관인 한모(49)씨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8일 드루킹이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핵심 멤버인 ‘성원’ 김모(49)씨와 ‘파로스’ 김모(49)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드루킹과 성원, 파로스 등 3명과 한씨는 지난해 9월 25일 경기 고양시의 한 음식점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드루킹 측은 한씨에게 500만원을 건넸다. 흰 봉투에 담은 500만원과 새 전자담배가 든 상자가 빨간색 파우치에 담겨 한씨에게 전달됐다. 성원과 파로스는 경찰 조사에서 “드루킹의 지시로 500만원을 준비했다”면서 “일본 오사카 총영사 인사청탁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민원의 편의를 기대하면서 보좌관 활동을 하는 데 편하게 쓰라고 500만원을 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한씨도 “제가 김 의원의 보좌관이다 보니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 인사 진행 상황 파악 등 여러 가지 민원의 편의를 봐 달라는 목적으로 돈을 준 것으로 이해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김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대선 직후인 6월에 드루킹으로부터 경공모 회원인 도모(61)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에 앉혀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드루킹 일당이 한씨에게 전달한 500만원이 인사청탁의 이행을 촉구하는 일종의 ‘대가성’ 금전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경찰은 해당 금전 거래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에 이어 뇌물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한씨는 “드루킹 측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김 의원에게는 말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김 의원도 앞서 “드루킹으로부터 협박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지난 3월 16일에 한 보좌관의 금전거래 사실을 처음 알았고 즉시 돌려주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김 의원은 몰랐다”는 한씨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일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진행했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 한씨는 드루킹 구속 다음날인 지난 3월 26일 국회 인근 카페에서 성원과 만나 500만원을 돌려주고 영수증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드루킹이 김 의원에게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윤모(46) 변호사도 동석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에 대한 접견조사를 검찰 송치 후 지난달 17일과 19일 단 두 차례밖에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드루킹은 지난 3일부터 경찰의 세 차례에 걸친 접견조사를 모두 거부했다. 이에 경찰은 뒤늦게 드루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경찰 출석한 김경수… ‘드루킹 의혹’ 증언 거부없이 직접 답변

    경찰 출석한 김경수… ‘드루킹 의혹’ 증언 거부없이 직접 답변

    경찰, 댓글 조작 방조·묵인 여부 등 확인 면죄부 위한 ‘보여주기식 수사’ 비난도 김 의원 보좌관·경공모 회원 대질신문 “빌려준 돈” vs “그냥 줬다” 진술 엇갈려 박사모, 국회 게시판에 매크로 사용 정황‘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4일 김경수 민주당 의원을 전격 소환하는 등 ‘봐주기 수사’ 의혹을 떨쳐내기 위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6·13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 의원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보여 주기식 소환 조사가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여전히 적지 않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김 의원을 상대로 조사하는 부분은 크게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49·본명 김동원)의 ‘댓글 조작’에 관여했는지와 그의 ‘인사 청탁’에 정권 실세로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둘로 나뉜다. 경찰은 이날 김 의원에 대한 오전 조사에서 드루킹을 알게 된 시기와 관계, 드루킹이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댓글 활동을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김 의원은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직접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조사에서는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을 김 의원이 알고 있었거나 방조·묵인했는지, 혹은 직간접적으로 지시 또는 요청했는지를 확인했다. 앞서 경찰 수사에서 김 의원이 드루킹과 2016년부터 텔레그램 등 보안성이 높은 메신저를 통해 메시지와 기사 링크를 주고받아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좌표’로 찍고 경공모 회원들을 통한 조직적인 ‘댓글 러시’를 요청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물론 이런 댓글 행위가 ‘선플 운동’ 차원이라면 현행법망을 충분히 피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은 김 의원은 드루킹의 인사 청탁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김 의원 보좌관인 한모(49)씨의 500만원 수수 혐의는 ‘댓글 조작’과 ‘인사 청탁’에서 파생된 의혹이다. 500만원이 인사 청탁의 대가인지, 댓글 청탁의 대가인지 그 자금의 성격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배경에서 경찰은 이날 돈을 받은 한씨와 돈을 준 경공모 핵심 회원인 김모(49·필명 성원)씨를 동시에 불러 대질신문을 벌였다. 앞서 500만원의 성격에 대해 두 사람은 서로 엇갈린 진술을 내놨다. 김씨는 “빌려준 돈”이라고, 한씨는 “편하게 쓰라고 준 돈”이라고 각각 주장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대질신문을 통해 500만원에 대한 ‘퍼즐 조각’을 하나로 맞춘 다음 대가성 여부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한씨가 지난해 11월 김씨에게 받은 500만원을 드루킹이 구속된 다음날인 지난 3월 26일에 급히 돌려준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자금의 대가성을 의심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한편 경찰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원들이 국회 입법예고 게시판에서 매크로(동일 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사용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박사모 카페에 올라온 게시물에 ‘입법예고 사안에 대한 찬반 표시를 매크로를 이용해 조작할 수 있다’는 안내와 함께 게시자가 ‘실제 매크로를 사용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사모 건은 자료 확보 조치를 한 뒤 들여다보는 중”이라면서 “박사모가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과 관련이 있다는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커버스토리] 그날, 인권침해는 없었습니까

    [커버스토리] 그날, 인권침해는 없었습니까

    진상조사단 본격 활동… 진실 바로잡힐까 “특정 검사에 대한 징계나 처벌이 아니라 과거에 검찰권 행사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과거사조사위 “제도 개선에 초점”… 현직 검사는 징계 가능성 지난 3일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조사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과거사위원)은 전·현직 검사에 대한 강제조사는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과거에 검찰이 인권을 침해했거나 검찰권이 남용된 사건을 조사해 진상을 밝히고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12월 과거사위원회가 발족했다. 검찰 외부에서는 문제가 밝혀진다면 담당 검사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법무부와 검찰은 “과거를 단죄하거나 재수사하거나 당시 (수사) 검사를 징계하려는 목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당시 수사 검사들이 현직에 남아 있다면 인사에 불이익을 주거나 징계할 수도 있다. 지난 3월 문무일 검찰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약촌오거리 전담 검사에 대해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됐느냐’는 질문에 “지난 1월 인사에 반영했다”고 답했다. 무죄 사건이나 사회적 이목을 끈 사건은 검찰인사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는데, 여기서 담당 검사를 평가하고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다. 조사 대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법원 판결로 무죄가 확정되는 등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 검찰권 행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 의혹이 제기된 사건,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 침해 의혹이 있는데도 검찰이 수사 및 공소 제기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킨 사건이다. 법무부 산하 과거사조사위에서 사전 조사 대상을 권고하면 대검찰청 산하 진상조사단이 이를 조사한 뒤 위원회에 보고한다. ●“동영상 속 인물 특정할 수 없다” 김학의 前차관 무혐의 처분 진상조사단은 서울동부지검에 자리했다. 처음에는 검사 6명으로 시작했지만 6명이 추가로 파견됐다. 4일 현재 검사 12명과 수사관 6명이 본조사 대상 11건과 사전조사 대상 5건을 조사 중이다. 가장 주목받는 사건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이다. 박근혜 정부 초대 법무부 차관과 성 문제라는 이슈가 만나 관심을 끌었다. 2013년 경찰이 성관계 동영상을 확인하고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혐의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동영상 속 인물을 특정할 수 없다며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2014년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주장한 인물이 김 전 차관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해 2차 수사가 진행됐지만 마찬가지로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과거사위는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김 전 차관이 오랜 기간 알고 지낸 가까운 사이인데, 윤씨가 김 전 차관을 접대하는 관계였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접대 의혹과 관련한 대가성 및 직무 관련성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김근태 사건, 검찰이 경찰의 고문 알고도 묵인했는지가 쟁점 조사 대상 중 가장 오래된 김근태 고문 사건은 1985년 검찰이 경찰의 고문을 인지했음에도 묵인한 것인지가 쟁점이다. 1999년 ‘고문기술자’ 이근안을 수사하던 서울지검 강력부는 “김근태 의원 신병이 검찰에 송치된 직후 고문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검찰, 안기부, 치안본부(경찰)가 합동대책회의를 가진 내용을 박처원 전 치안감 진술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를 담당한 최환 서울지검 공안부장, 김원치 검사를 전화조사했다고 밝혔지만 둘 다 검찰 발표를 부인했다. ●“장자연 억울함 풀어달라” 23만명 청원… 수사 외압 여부 조사 현재 사전 조사 중인 장자연 성 상납 리스트(2009년)도 관심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고 장자연의 한 맺힌 죽음의 진실을 밝혀 주세요’라는 청원글에 모두 23만 5796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과거사위는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한 경찰과 검찰 수사가 위법하거나 부당하게 진행되도록 유력인의 직간접적인 외압이 있었는지를 따져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산 참사’라 불리는 용산지역 철거 사건(2009년)의 경우 경찰 인권침해조사위원회도 같은 사건을 조사하는 만큼 검찰 수사 부분에 국한해 조사할 방침이다. 다수 인명 피해 발생 원인, 화재 발생 원인, 경찰 공무집행의 적법성, 용역업체 불법행위 여부에 대해 검찰이 편파적으로 수사했는지가 쟁점이다. 이 밖에도 춘천 강간살해 사건(1972년),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1990년), KBS 정연주 사장 배임 사건(2008년) 등이 사전 조사 대상에 올라와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경찰, 드루킹 측근과 김경수 의원 보좌관 대질신문

    경찰, 드루킹 측근과 김경수 의원 보좌관 대질신문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일명 ‘드루킹’(49·김모씨) 측에서 현금 5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닉네임 ‘성원’(49·김모씨)이 4일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김씨와 역시 이날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의 전 보좌관 한모씨(49)를 상대로 대질신문을 할 예정이다.‘성원’ 김씨는 이날 낮 12시39분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김씨는 질문을 준비하며 기다리던 취재진의 눈을 피해 조사실로 들어갔다. 오후 1시쯤에는 한모씨가 경찰에 재출석했다. 한씨는 지난달 30일 참고인 조사에 이어 두번째 출석이다. 한씨는 취재진에게 “돈 500만원을 편하게 쓰라고 했다는데 대가성임을 암시한 건 없었나”는 질문에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짧은 답만 남기고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한씨와 김씨의 대질신문을 통해 금전거래가 인사청탁과 연관되는지 여부를 다시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그날 밤 12시까지 약 14시간을 조사받았다. 한씨는 ‘성원’ 김씨로부터 지난해 9월 500만원을 받은 혐의(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한씨는 돈을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돈을 받은 이유와 성격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옷 로비·공관병 갑질…10번째 ‘공직 강령’ 만든 결정적 장면들

    [커버스토리] 옷 로비·공관병 갑질…10번째 ‘공직 강령’ 만든 결정적 장면들

    청렴한 공직사회 문화를 조성하고자 2003년 제정된 ‘공무원 행동강령’이 올해로 시행 15년을 맞았다. 1999년 만들어졌던 ‘공무원 10대 준수사항’이 너무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자 2002년 당시 부패방지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는 몇 조항을 보완했고, 이듬해 대통령령으로 제정·시행했다. 법령은 시대의 산물이다. 사회가 변하면 법도 바뀐다. 공무원 행동강령도 마찬가지다. 지난 15년간 공무원 행동강령 변천사를 알아봤다.#1 옷 로비 의혹 사건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부패방지법’이 만들어지면서 이듬해 1월 공직부패 방지를 위한 각종 정책 수립과 신고자 보호 등을 위해 부패방지위원회가 출범했다. 부패방지위원회는 2005년 7월 국민청렴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가 2008년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등 기능을 더해 지금의 국민권익위원회로 통합됐다. 1998년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 부인 이형자씨가 남편을 구명하고자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 부인 연정희씨에게 고가의 옷을 선물한 이른바 ‘옷 로비 의혹 사건’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1999년 행정자치부는 공직자들이 향응·골프 접대를 받거나 직위를 이용해 경조사로 과다한 축의금·조의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무원 10대 준수사항’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를 국무총리령으로 제정, 시행했다. 그러나 일부 조항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부패방지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여 2002년 몇 개 조항을 보완해 권고안을 만들었고 2003년 공무원 행동강령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당시 권고안을 보면 부패방지위원회는 기본적인 틀만 제시하는 가운데 각 부처가 자체적으로 강령을 만들게 위임했다. 여전히 알선·청탁을 금지했고, 금전 선물이나 향응 수수를 금지했다. 하지만 간소한 다과나 식사, 공식 행사에서의 교통·숙박, 홍보용 기념품 제공 등은 허용했다.#2 공무원 외부 강의 논의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공무원 행동강령이 시행된 이후 5년간(2003~2008) 외부 강의 신고를 하지 않아 적발된 공무원이 42명에 달했다. 2005년 당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공무원 상당수가 업무와 관련된 협회 등에서 강의를 하고 1회에 수십만원씩 받았으면서도 신고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복지부 A과장이 업무와 연관된 산하단체에서 8차례 강의를 하고 사례금으로 230만원을 받았지만 이를 알리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복지부 B사무관도 같은 단체에서 식품 관련 법령에 대해 2시간 정도 강의하고 50만원을 받았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식약처의 한 직원은 2005년 4월 한 업체에서 강의한 뒤 사례금 50만원을 받고선 신고도 하지 않았고, 강의사실도 숨겼다. 2002년 공무원 행동강령 권고안이 만들어질 때부터 공무원 외부 강의에 대한 규정이 있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사례처럼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정부가 나서 2008년 이를 강화했다. 공무원이 강의료 등 대가가 있는 외부 강의를 할 때는 단돈 1만원이라도 반드시 소속기관장에게 신고를 하도록 규정했다. 직위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도 이때 만들었다. 선물·화환을 보낼 때 소속기관 명칭이나 자신의 직위를 공표·게시하지 않게 한 것이다. 당시 이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공무원이 외부 강의를 할 때 소속기관 정책을 소개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국민의 정책 이해도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지만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았다. 잦은 외부 강의로 본업에 소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위공무원이 너무 자주 외부 강의를 나가면 업무 결재나 협의가 늦어질 수도 있다. 또 정례포럼 등에 갈 때 민감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집단에 정책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3 청탁금지법의 등장 2016년 시행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은 공무원 행동강령에도 큰 영향을 줬다. 2011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처음 제안한 이 법률은 공직자가 부정한 청탁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직무관련성·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이 넘는 금품·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하도록 한 것이다. 적용 범위에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까지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비슷한 규정이 나온 공무원 행동강령에도 변화가 있었다. 2016년 9월 일부 개정된 공무원 행동강령에는 “청탁금지법의 내용을 이 법령에 반영하고, 공무원 사이에서 배우자 또는 직계가족에게 수수가 금지된 금품 등을 제공하지 못하게 하고 중앙행정기관장의 외부 강의 횟수를 제한하도록 해 공무원에 대한 청렴 의무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개정 이유를 밝히고 있다. #4 공관병 갑질·채용 비리 지난 17일 공무원 행동강령이 또다시 개정됐다. ‘공관병 갑질 논란’과 ‘공공기관 채용비리’ 등과 관련해 윤리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서였다. 여기에 퇴직 뒤 2년이 지나지 않은 소속기관 퇴직자와 골프·여행·사행성 오락 등 사적 접촉을 하려면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도록 했다. 사실상 퇴직공무원을 만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전관예우’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취지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촘촘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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