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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 정보 무방비 노출] 비밀번호 있으나 마나… 고객 증권 계좌내역 ‘손바닥 보듯’

    [고객 정보 무방비 노출] 비밀번호 있으나 마나… 고객 증권 계좌내역 ‘손바닥 보듯’

    50대 주부 A씨는 최근 증권사 직원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남편의 퇴직금을 자신의 증권 계좌에 일부 넣었는데 증권사 직원이 “여유 자금이 있을 때 관심 분야에 투자하라.”며 계좌 내역을 줄줄 읊었기 때문이다. 당황한 A씨는 “비밀번호도 안 가르쳐 줬는데 어떻게 보유주식 현황과 잔고까지 상세히 꿰뚫고 있느냐.”고 다그쳐 물었다. 그랬더니 “처음에 계좌를 개설할 때 개인 정보 활용에 동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A씨는 “동의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생활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기초 정보에 국한된 것일 뿐 계좌 내역 전부를 들여다봐도 괜찮다고 동의한 적은 없다.”고 항의했다. 직원에게 따질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A씨는 본사에 재차 전화를 걸어 “애초 동의를 구할 때 내 정보가 어떻게 어디까지 활용될 것인지 설명해 주고 약관에도 명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증권사는 “현행법에 관련 조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며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것이 아닌 만큼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투자자 B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B씨는 “정 필요하다면 연락처와 보유주식, 매수 날짜 정도만 알아도 되지 않느냐.”면서 “어떤 주식을 사고팔았는지 거래 내역과 잔고, 나아가 내 재산 정보가 전부 공개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거래 증권사에) 따졌더니 다른 증권사들도 모두 그렇게 한다는 어이없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권 투자로 정평이 난 유명 증권사에서 이렇게 고객 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란 B씨는 “고객의 의지와 상관없이 금융계좌 열람이 허용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B씨는 민원서에서 “고객별로 지정돼 있는 전담직원(관리자)은 물론 관리자가 아닌 직원도 손쉽게 고객의 개인 정보를 볼 수 있는 관행은 개인 정보 보호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부의 시책에 위배된다.”고 의견을 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직원은 “고객 관리나 영업에 필요한 정보 범위는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이 관리 편의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증권사의 관리 직원들은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이 주식이나 금융상품을 사고팔면 거래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기 때문에 거래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세 곳에 계좌가 있는 직장인 최모씨는 “증권사 직원이 내 거래 내역과 투자성향을 상세히 짚어가며 투자를 권유해 와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어떤 증권사는 개인 정보 보호 차원에서 일일이 (정보 열람 때) 내 허락을 구하는가 하면, 어떤 증권사는 멋대로 재산 정보를 본 뒤 투자를 권유해 와 한편으론 불쾌하고 찜찜했다.”고 말했다. 김병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약관이 모호하면 개인 정보 유출이나 투자 손실이 일어났을 경우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개인정보보호법에 기초해 정보 열람의 세부 기준과 수집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개인 정보도 유형마다 등급이 있는 만큼 (증권사 내부에) 정보 접근 권한을 따로 둬야 하며 그에 걸맞은 정보기술(IT) 보안 시스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安 “추석 전에 3자 회동 희망”…文 “당혹”·朴 “내용 먼저 조율”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1일 대선 후보 3인 회동을 거듭 제안했다. 안 후보는 이날 경기 청년사관학교에서 가진 청년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다행히 (여야) 양쪽 두 후보가 3자회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추석 전에 같이 만나서 국민들께 추석선물로 드릴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박선숙 “조속한 시일내 답 낼수 있길 바란다” 이와 관련, 안 후보 캠프 선거총괄본부장인 박선숙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동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못 만날 이유 없다고 한 말씀, 환영할 일이다. 저는 국민이 바라는 것이 그런 정치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 후보들이 만나 국민들이 기대하고 바라는 답을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의 희망과는 달리 회동이 빠른 시간내에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측은 안 후보의 이 같은 제안에 상당히 불쾌해하고 있다. 이날 문 후보 측의 한 인사는 “지금까지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힘을 합치자는 제안을 했을 때는 일언반구 대꾸도 하지 않다가 본인이 출마할 때 전격적으로 회동을 제안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문 후보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캠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안 후보 쪽도 출마선언에서 구체적인 내용이나 제안을 가지고 한 건 아니지 않느냐. 만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생각을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일정과 논의 내용 등이 먼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실무 인사들의 반응이다. 이에 대해 유민영 대변인은 “현재 다른 후보 측과 공식적으로 연락한 것은 없다. 추석 전에 만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3인 회동 놓고 ‘주도권 경쟁’ 3인의 후보 측은 한동안 회동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는 계속 주도권을 쥐기 위해 양측을 재촉하겠지만, 여야 두 후보 측은 안 후보에게 끌려가는 회동 테이블에 앉는 모습은 피하려 하고 있다. 논의의 구체적인 내용 조율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안 후보 캠프의 박선숙 본부장은 “시급한 몇가지에 대해서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반드시 지키는 합의를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며 큰 의욕을 드러냈지만, 여야에서는 ‘선언적 의미의 합의 말고 무슨 거창한 내용을 담을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지운·이재연·황비웅기자 jj@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사설집 ‘이순신歌 펴낸 소리꾼 김영옥

    [저자와 차 한 잔] 사설집 ‘이순신歌 펴낸 소리꾼 김영옥

    ‘그때여 이순신은 불혹의/ 나이를 훨씬 넘긴/ 세월의 흔적을 뒤돌아보니/ 인생의 그림자에/ 얼룩진 상흔들이/ 가슴을 꽂는구나.’ “충무공 이순신이 전라좌수사에 부임한 이야기는 이렇게 아니리(이야기하듯 줄거리를 말하는 것)로 시작하고요. 옥포해전에서 왜적을 소탕할 때는 휘모리장단(아주 빠른 장단)으로 흥겹게 몰아치죠.” ‘난데없이 돌격하라/ 호령하고 외쳐 댄다./ 쥐새끼 같은 왜놈들/ 허둥지둥 허겁지겁/ 우왕좌왕 좌왕우왕/ 이리 왔다 저리 갔다, 저리 갔다 이리 왔다/(중략)들쑥날쑥 지랄 염병/ 천병을 치고 자빠졌다/ 오매 오매 오매 오매.’ 지난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에서 만난 소리꾼 김영옥(65·남도전통음악연구소 이사장)은 직접 만들고 부른 ‘이순신가’의 대목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 충무공의 출생부터 학문 과정, 벼슬기와 시련기, 옥포·부산·한산도·노량해전 등 임진란과 죽음까지 모두 담아 동명 사설(가사)집 ‘이순신가’(SNS 펴냄)를 냈다. 판소리 ‘이순신가’의 시작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 여수시에서 시립국악단을 만들면서 초대 예술감독직을 제안했다. 서라벌예대에서 가야금을 전공한 그는 ‘서편제 심청가의 전형’이라고 불리는 한애순(88)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고, 한농선(1934∼2002) 명창에게는 동편제 ‘흥부가’를 전수받았으니 자격은 충분했다. 다만 1968년부터 순천여고, 순천대, 부산대 등에서 줄곧 가르치기만 했던 터라 행정직은 다소 당황스러웠다. ‘한번 해보자.’며 수락했지만 쉽지 않았다. 직원은 단장과 예술감독, 딱 둘이었고, 단원은 모두 비상임이었다. 오기가 생겼다. “전남 여수의 브랜드가 될 창무극을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판소리 다섯 마당에는 우리 민족의 감성인 애정, 의리, 우애, 효심, 충심이 모두 들어 있어요. 그런데 ‘적벽가’만 중국 삼국지가 바탕이에요. 우리에게도 자랑스럽고 위대한 인물이 많은데 말이죠.” 그래서 그가 집중한 인물이 충무공이다. “여수는 충무공의 시작과 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는 그는 “여수는 전라 좌수영의 본영이 있었고, 거북선을 만든 곳인 데다 임진란 내내 어머니를 모신 곳이기도 하다.”면서 충무공과 여수와의 관계를 술술 풀어냈다. 2004년에는 충무공의 충효·충절을 조명해 ‘성웅 그리고 어머니’를 올렸다. 30분짜리 단막극이었지만 여수시민들의 반응은 엄청났다. 이 공연 후 이순신연구소의 정광수 소장이 찾아와 완창본을 제안했다. 솔깃했다. “난 소리를 하는 사람이지 국문학자도 아니고, 역사학자는 더더욱 아닌 탓에 덜컥 겁이 나긴 했다.”는 그는 “소리꾼으로서 제 역할을 해보자는 생각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난중일기’는 물론이고, 충무공 관련 문헌을 닥치는 대로 찾아 읽었다. 김훈의 ‘칼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글을 써내려갔고, 국문·역사 학자들에게 자문을 얻었다. 3년 만에 4만자에 육박하는 판소리 사설을 만들어 2007년에 처음 여수에서 완창을 했다. 무려 3시간 40분짜리 공연이었다. 그해 미주국악경연대회 심사위원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현지 원각사 부주지 지광스님에게 ‘이순신가’ 공연을 요청받았다. 워낙 갑자기 받은 터라 “카네기홀이라면 몰라도….”라고 농을 던졌는데, 공연이 잡혔다. 이듬해 10월, 뉴욕 카네기홀 웨일 리사이틀홀에서 4시간에 걸친 ‘이순신가’가 울려 퍼졌다. “소극장 규모였지만 내게는 그 무대가 얼마나 크게 느껴지던지 그저 빨리 끝내고 싶었어요. 마무리하자마자 분장실로 달려 들어갔는데, 관리인이 오더니 어서 무대로 나가보래요. 객석에서 박수가 끊임없이 나오더라고요.” 뉴욕에 처음 ‘이순신가’를 전한 보람과 함께 책임감이 다가왔다. 국립국악원, 전주소리축제 등에서 여러 차례 공연하면서 꾸준히 다듬어 드디어 ‘후회 없는’ 완창본을 내놨다. 이제 바람이라면 이 책이 토대가 돼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 마음에 충무공을 심는 것이다. 이 시대에 충무공은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스승이 될 만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충무공이 어릴 적 생계를 위해 남의 집 일을 도왔던 것을 예로 든 그는 “요즘으로 말하면 ‘알바생’이었다. 그래도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결국 성웅이 된 충무공은 요즘 어려운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에게 멘토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정치인들은 충무공의 강직과 청렴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임진란 420주년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더욱 충무공 리더십을 되새겨야 한다.”는 그는 “올해가 가기 전에 서울 세종로 충무공 동상 앞에서 많은 이들에게 ‘이순신가’를 들려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생방송 중 아이 통곡시킨 리포터 “당황스러워”

    생방송 중 아이 통곡시킨 리포터 “당황스러워”

    미국 덴버 지역TV방송국인 KDVR의 한 리포터가 생방송 중 어린아이를 인터뷰하다, 아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려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안방으로 전달됐다. KDVR FOX31의 리포터는 아이에게 다가가 콜로라도 덴버에서 매년 열리는 가을 수확 페스티벌과 관련해 아이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생방송 중 아이 앞에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눈을 맞추며 페스티벌이 어땠냐는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리포터가 마이크를 들이대도 아이가 대답을 하지 않자 리포터는 아이가 말이 없다며 카메라와 함께 다른 곳을 향했는데, 이때 아이가 갑작스럽게 큰 울음을 터뜨려 생방송 중 취재진을 당황하게 했다. 리포터는 “아 큰일이네요, 사실 전 아이를 매우 좋아합니다.”라고 급하게 해명했지만 아이의 울음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이에 스튜디오에 앉아있던 앵커들은 당황해 급히 돌아서는 리포터에게 “생방송 도중 아이를 울리다니, 참 잘하셨네요.” 라고 농담을 건네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한편 이날 방송을 담은 유튜브 비디오는 클릭수 15만 건을 기록하는 등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야 조용히 해!”…찰싹치면 꺼지는 휴대전화 기술 개발

    “야 조용히 해!”…찰싹치면 꺼지는 휴대전화 기술 개발

    ”야 조용히 해!” 최근 스마트폰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 IT업계에 재미있는 발명품이 나왔다. 부적절한 장소에서 갑자기 울리는 휴대전화를 손으로 쳐서 ‘조용히’ 시키는 기술이 개발된 것. 마이크로소프트가 특허받은 이 기술은 한마디로 일반인들이 경험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대처하고자 개발됐다. 음악회, 극장 등 공공장소에서 갑자기 울리는 휴대전화 때문에 허둥되는 사람들을 위한 이 특허는 휴대전화가 어느 주머니에 있는지 쉽게 찾거나 액정을 때려 바로 끄게 만들 수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 관계자는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은 종종 휴대전화를 끄거나 진동으로 하는 것을 잊는다.” 면서 “휴대전화에 가속도계가 장착되어 있어 부적절한 순간에 울리는 기기를 쉽게 통제한다.”고 밝혔다. 이어 “찰싹 치는 것만으로도 음악을 켜거나 알람을 울리게 하는 것도 가능해 사용자는 다양한 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언론은 향후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양한 단말기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보고있으나 언제 상용화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터넷뉴스팀 
  • 50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 모의평가 출제경향으로 본 막바지 학습법

    50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 모의평가 출제경향으로 본 막바지 학습법

    올해 대입수학능력시험이 19일로 딱 50일 앞으로 다가온다. 1차 수시 원서접수가 마무리되면서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 수시전형을 치러야 하는 시점이지만 본격적으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수능 준비도 마지막까지 소홀히 할 수 없다. 특히 올해 수능에서는 지난해 상당히 쉽게 출제됐던 수리와 외국어 영역에서 고난도 문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수리의 경우 미적분 단원의 까다로운 문제를, 외국어는 EBS 교재 지문에서 단순 암기 이상의 내용을 꼼꼼히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입시전문업체 유웨이 중앙교육이 분석한 지난 6월, 9월 수능 모의평가를 바탕으로 각 영역별 난이도, EBS 수능 교재와의 연계성 등을 분석해 성적대별 마지막 학습법을 살펴본다. ●‘정답처럼 보이는 오답’ 고르는 연습을 지난 6·9월 모의평가 언어영역은 읽기에서 EBS 수능 교재에 나온 문학과 비문학 지문을 그대로 제시하거나 축소, 확대, 변형 등의 방식으로 재구성한 것이 많았다. 또 읽기뿐 아니라 EBS 교재에 나온 지문들을 듣기와 쓰기, 어휘·어법문제에서도 일부 변형 출제한 문제가 다수였다. 따라서 2013 수능에 연계되는 EBS 수능교재인 ‘수능 특강’, ‘운문 문학’, ‘산문 문학’, ‘비문학’, ‘수능 완성’, ‘고득점 300제’ 등 6권에 담긴 지문을 다시 한번 눈에 익히는 것이 좋다. 소설의 경우 3~4년에 한번씩 여성작가의 작품이 출제되는 경향이 있어 박경리나 박완서의 작품을 눈여겨볼 필요도 있다. 상위권의 경우 시험이 쉬워지면 문제 하나만 틀려도 한 등급이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고난도 문제를 풀면서 정답처럼 보이는 오답을 골라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때 듣기·쓰기는 소재나 문제유형에 중심을 두고 공부해 자료를 해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하위권 학생들은 교과서를 위주로 문법 요소나 어휘의 의미와 쓰임, 문학 이론, 표현기법 등 기본개념부터 익혀야 한다. 문학은 지금까지 공부해 온 작품들을 정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작년 쉬웠던 수리·외국어 철저준비를 수리영역은 가형과 나형 모두 6월에 비해 9월 모의평가의 난이도가 훨씬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역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두 차례 모의평가 모두 EBS 수능교재와 연계비율이 높았던만큼 EBS 수능 강의 및 교재의 문항은 기본적으로 모두 풀어봐야 한다. 특히 미적분에서 난이도 높은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9월 모의평가 수리 가형 21번과 29번, 나형 18번, 21번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미적분 분야에서 교과서의 간단한 계산문제가 출제됐지만, 지난 6·9월 모의평가에서는 함수의 그래프와 도형의 성질까지 알아야 풀 수 있는 고난도 문제가 출제됐다. 따라서 상위권 수험생들은 지금부터 쉬운 문제집은 피하고 이제껏 보지 못했던 신유형 문항이나 고난도 문항을 연습하면서 자신의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좋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새로운 개념을 공부하기보다 지금까지 풀었던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기 위해 어려운 문제집보다 교과서에 나온 기본개념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것도 좋다. ●외국어 하위권 어휘력에서 승패 결정 외국어영역은 두 차례 모의평가에서 모두 EBS 교재 연계율 70% 이상을 기록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상위권, 중위권, 하위권 학생들 모두 EBS 교재를 충실히 학습하는 것이 좋다. 상위권 학생들은 고난도 문제를 얼마나 맞히느냐에 따라 1~2 등급이 결정되므로 최근에 어렵게 출제되는 빈칸 추론문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중위권 학생들은 EBS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하면서 상위권 도약을 위해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듣기가 취약하다면 매일 정해진 시간 받아쓰기 연습을 하도록 하고, 어법이 취약하다면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자주 출제되는 사항을 따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하위권 학생들은 어휘력을 늘리는 것이 점수 향상의 지름길이다. EBS 교재에 나오는 어휘를 중심으로 학습하고 고정적으로 출제되는 문제 유형을 익히도록 한다. 또 하위권 학생들의 경우에는 특히 쉬운 문제를 놓치지 않고 기본 점수를 확보하는 것이 점수를 올릴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비교적 쉬운 문제를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형 적응 위해 세세한 개념정리 필요 지난 두 차례의 모의평가에서 사회탐구 영역은 자주 출제됐던 주제의 접근방식을 바꿔 변형한 문제가 나왔다. 또 교과개념을 바탕으로 제시된 자료를 분석하는 문제에서부터 세세한 개념을 이해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세종시 출범·일본 반출도서 반환 문제 등 시사적인 소재를 활용한 문제까지 골고루 출제돼 수능 이전까지 다양한 문제를 풀어 친숙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에서는 상위권 변별력을 위해 그동안 자주 다루지 않았던 교과개념을 활용해 답지를 구성하거나 출제된 적이 없는 새로운 자료를 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여러 단원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문항도 출제되고 있어 서로 관련이 있는 내용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사회탐구는 20문항이기 때문에 실수로 한 문제를 틀릴 경우 타격이 크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주제와 관련된 교과개념도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사탐 문제에 실린 다양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과개념을 체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EBS교재나 개념 정리가 잘된 교재를 한권 골라 교과개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사탐은 자주 활용되는 답지의 문장만 약간씩 바꿔 다시 출제하는 경우가 많아 기출문제를 풀 때에 답지를 구성하는 내용들을 비교해 가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학탐구의 경우 6·9월 모의평가에 나타났듯 EBS교재에서 다뤘던 그래프와 그림 등 자료를 그대로, 또는 재구성해 출제할 가능성이 높다. 자료뿐만 아니라 질문의 요지도 비슷하게 출제된 문항이 많았으므로 수능 전에 EBS교재를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은 EBS교재를 기본으로 고난도나 신유형 문항을 자주 접해 어떤 문제가 출제되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중위권 학생들은 다양한 문제를 풀어 자료 해석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한 문제를 두번 이상 풀어 관련된 개념 및 문제를 해석하는 방식을 완벽히 습득해야 한다. 이 평가이사는 “수능이 불과 5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기출이나 교육청 및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출제된 문항과 EBS 교재를 마지막으로 꼼꼼히 정리하면서 기본개념과 원리를 다시 한번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황당한 ‘성폭행 보이스피싱’ 사건의 진실은

    “엄마, 내가 성기능 불구래. 그것도 아주 심각한 정도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지난 달 20일 오전 9시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주부 A(59)씨는 아들의 다급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전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는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거야? 지금 어딘데?” A씨의 다그치는 물음에 아들은 “큰일났다.”는 말만 한채 휴대전화를 의사에게 넘겨주었다. ‘비뇨기과 의사’라고 소개한 이모(45)씨는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A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 “성기능 장애 치료에 탁월”…‘유명한 의사’의 황당한 시술  “아드님은 현재 발기부전으로 성기능 장애가 있습니다. 병증은 상당히 심각한 상태고요.”  “어떻게 하면 좋냐.”는 A씨의 물음에 의사 이씨는 심각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 발기부전은 치료만 잘 하면 나을 수 있어요. 약물치료와 주사, 수술 같은 일반적인 방법이 있는데 실은 회복 속도가 더디고 효과도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이라….”  말끝을 흐리는 이씨의 태도에 A씨는 조급해 졌다. 급기야 “더 빠르고 효과가 좋은 시술법이 있느냐.”는 말을 꺼내기에 이르렀다.  기다렸다는 듯 이씨가 권한 것은 ‘모태 치료’. 이씨가 설명한 모태 치료는 어머니가 성관계를 할때 내는 신음소리를 녹음해 발기부전을 앓고 있는 아들에게 들려주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모태 치료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지만 다급해진 A씨는 이를 따지고 구분할 겨를이 없었다. “수치스럽고 당황스럽겠지만 어머니께서 꼭 도와주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씨의 정중한 제안은 어머니 A씨의 경계심을 늦추는데 한몫을 했다.  A씨는 순간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아들의 치료를 위해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굳혔다. 한 달에 3번, 1회당 25만원의 치료비를 내라는 이씨의 제안도 순순히 승낙했다.  “시술이 좀 민망해 병원 안에서 진행할 수 없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제가 말씀드리는 장소로 나와 주세요.”  이씨는 “은밀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며 만날 장소와 시간을 일러준 뒤 전화를 끊었다.   ●성기능 장애 치료술 ‘모태 치료’의 정체는  다음 날 오전 8시10분쯤 이씨의 전화를 받은 A씨는 이씨와 약속한 장소인 용인 시내의 한 모텔로 들어갔다. 객실에는 낯선 남자가 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A씨의 아들이 ‘유명한 의사’라고 소개했던 그 사람이었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곧 녹음을 시작할텐데 앞서 주의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이씨는 시술에 앞서 주의사항이라며 한가지를 당부했다. 아들이 이 사실을 알아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 그는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기 때문”이라는 그럴싸한 이유도 둘러댔다.  입단속을 마친 이씨는 ‘실제 같은 소리’를 빌미로 A에게 육체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그냥 신음소리만 녹음하면 되는 줄 알았던 A씨는 생각치도 못한 이씨의 손길에 당황했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는 반강제적인 회유에 결국 몸을 허락하고 말았다.  원치 않은 성관계가 끝난 뒤 A씨는 한술 더 떠 치료비 명목으로 1회분 시술료 25만원도 챙겨갔다. 그렇게 이씨는 떠나고 집에 돌아온 A씨는 밀려오는 후회에 몸부림을 치다 결국 이씨와의 ‘약속’을 어기고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너를 위해 참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자.”  아들의 말은 뜻밖이었다. 아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또 성(性) 불구 판정도 받지않았을 뿐더러 전날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씨에게 속아 어이없은 봉변을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안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씨를 모텔로 유인해 검거했다.   ●‘1인 2역’ 성폭력 사기꾼 “그냥 스트레스 풀려고…”  검거된 이씨는 저명한 비뇨기과 의사가 아닌 평범한 슈퍼마켓 주인이었다. 이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불특정 다수에게 장난 전화를 걸던 중 중년 여성인 A씨가 전화를 받자 이런 엽기적인 행동을 벌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들과 의사의 목소리를 감쪽같이 바꾼 이씨의 연기력은 즉흥적인 것으로 보기엔 너무 치밀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씨는 비슷한 방법으로 여성들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덜미를 잡힌 전과가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이씨는 지난 2000년 11월에도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중년 여성 4명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를 특가법상의 약취·유인, 위계 간음,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전화 목소리를 일부러 작게 하고 마치 우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였다.”면서 “피해자의 모성애를 악용한 교묘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A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의사 행세를 해 의심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중년 여성의 신음소리를 모으는 자신의 비정상적인 성(性) 취향을 채운 것도 모자라 한 여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이씨는 범행 이유를 묻자 황당한 말을 남겼다. “그냥 스트레스를 풀려고 아무한테나 전화를 걸었어요. 저도 (A씨가) 너무 잘 속아 넘어와 놀랐다니까요.”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사건 Inside] (42) 1인2역 사기꾼의 ‘황당 성폭행’ 사건

    “엄마, 내가 성기능 불구래. 그것도 아주 심각한 정도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지난 달 20일 오전 9시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주부 A(59)씨는 아들의 다급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전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는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거야? 지금 어딘데?” A씨의 다그치는 물음에 아들은 “큰일났다.”는 말만 한채 휴대전화를 의사에게 넘겨주었다. ‘비뇨기과 의사’라고 소개한 이모(45)씨는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A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 “성기능 장애 치료에 탁월”…‘유명한 의사’의 황당한 시술  “아드님은 현재 발기부전으로 성기능 장애가 있습니다. 병증은 상당히 심각한 상태고요.”  “어떻게 하면 좋냐.”는 A씨의 물음에 의사 이씨는 심각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 발기부전은 치료만 잘 하면 나을 수 있어요. 약물치료와 주사, 수술 같은 일반적인 방법이 있는데 실은 회복 속도가 더디고 효과도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이라….”  말끝을 흐리는 이씨의 태도에 A씨는 조급해 졌다. 급기야 “더 빠르고 효과가 좋은 시술법이 있느냐.”는 말을 꺼내기에 이르렀다.  기다렸다는 듯 이씨가 권한 것은 ‘모태 치료’. 이씨가 설명한 모태 치료는 어머니가 성관계를 할때 내는 신음소리를 녹음해 발기부전을 앓고 있는 아들에게 들려주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모태 치료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지만 다급해진 A씨는 이를 따지고 구분할 겨를이 없었다. “수치스럽고 당황스럽겠지만 어머니께서 꼭 도와주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씨의 정중한 제안은 어머니 A씨의 경계심을 늦추는데 한몫을 했다.  A씨는 순간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아들의 치료를 위해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굳혔다. 한 달에 3번, 1회당 25만원의 치료비를 내라는 이씨의 제안도 순순히 승낙했다.  “시술이 좀 민망해 병원 안에서 진행할 수 없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제가 말씀드리는 장소로 나와 주세요.”  이씨는 “은밀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며 만날 장소와 시간을 일러준 뒤 전화를 끊었다.   ●성기능 장애 치료술 ‘모태 치료’의 정체는  다음 날 오전 8시10분쯤 이씨의 전화를 받은 A씨는 이씨와 약속한 장소인 용인 시내의 한 모텔로 들어갔다. 객실에는 낯선 남자가 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A씨의 아들이 ‘유명한 의사’라고 소개했던 그 사람이었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곧 녹음을 시작할텐데 앞서 주의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이씨는 시술에 앞서 주의사항이라며 한가지를 당부했다. 아들이 이 사실을 알아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 그는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기 때문”이라는 그럴싸한 이유도 둘러댔다.  입단속을 마친 이씨는 ‘실제 같은 소리’를 빌미로 A에게 육체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그냥 신음소리만 녹음하면 되는 줄 알았던 A씨는 생각치도 못한 이씨의 손길에 당황했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는 반강제적인 회유에 결국 몸을 허락하고 말았다.  원치 않은 성관계가 끝난 뒤 A씨는 한술 더 떠 치료비 명목으로 1회분 시술료 25만원도 챙겨갔다. 그렇게 이씨는 떠나고 집에 돌아온 A씨는 밀려오는 후회에 몸부림을 치다 결국 이씨와의 ‘약속’을 어기고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너를 위해 참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자.”  아들의 말은 뜻밖이었다. 아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또 성(性) 불구 판정도 받지않았을 뿐더러 전날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씨에게 속아 어이없은 봉변을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안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씨를 모텔로 유인해 검거했다.   ●‘1인 2역’ 성폭력 사기꾼 “그냥 스트레스 풀려고…”  검거된 이씨는 저명한 비뇨기과 의사가 아닌 평범한 슈퍼마켓 주인이었다. 이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불특정 다수에게 장난 전화를 걸던 중 중년 여성인 A씨가 전화를 받자 이런 엽기적인 행동을 벌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들과 의사의 목소리를 감쪽같이 바꾼 이씨의 연기력은 즉흥적인 것으로 보기엔 너무 치밀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씨는 비슷한 방법으로 여성들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덜미를 잡힌 전과가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이씨는 지난 2000년 11월에도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중년 여성 4명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를 특가법상의 약취·유인, 위계 간음,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전화 목소리를 일부러 작게 하고 마치 우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였다.”면서 “피해자의 모성애를 악용한 교묘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A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의사 행세를 해 의심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중년 여성의 신음소리를 모으는 자신의 비정상적인 성(性) 취향을 채운 것도 모자라 한 여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이씨는 범행 이유를 묻자 황당한 말을 남겼다. “그냥 스트레스를 풀려고 아무한테나 전화를 걸었어요. 저도 (A씨가) 너무 잘 속아 넘어와 놀랐다니까요.”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특파원 칼럼] 문화 충격/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문화 충격/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샤오저우(小周)!” 중국에선 가까운 아랫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 성 앞에 작을 소(小)자를 붙인다. 상대방의 성이 주(周)라면 ‘샤오저우’로 부른다. 우리의 ‘주군(君)’ 혹은 ‘주양(孃)’ 같은 표현이다. 베이징 시정부의 한 여성대변인이 ‘샤오저우’라고 호칭해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다. 공적인 자리에서 딱 두 번 식사를 한 게 인연의 전부인 사람이다. 중국인 기자들을 만나 “매우 불쾌했다.”고 얘기하자 그들은 한결같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거꾸로 나이 많은 기자가 자신보다 어린 대변인에게 ‘샤오X’라고 불러도 되겠느냐고 묻자 기겁하는 반응이 돌아왔다. 우리와 다른 언론 체제를 가진 중국에선 관료인 대변인과 언론인은 대등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대변인이 기자에게 ‘주양’이라는 호칭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반대 상황은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익숙한 문화와 전혀 다른 질서를 맞닥뜨릴 때 겪는 불편함과 불안감을 컬처 쇼크(문화 충격)라고 부른다. 문화 간 의사소통(intercultural communication)의 대표적인 이론 중 하나로 인류학자 칼레르보 오베르그가 1954년 처음 소개했다. 컬처 쇼크의 크기는 이미 형성된 고유의 문화 의식 정도에 비례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고유의 문화 의식이 현지의 사건을 본국으로 타전하는 특파원들에게는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장애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문화 간 의사소통에서 고유의 문화 의식이 유발하는 대표적인 장애로 ‘인식의 오류’가 꼽힌다. 상대방의 문화를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하면서 생기는 오해다. 이것이 신문 지면으로 옮겨질 경우 ‘오보’가 된다. 수십명의 사망자를 낸 7월 21일의 베이징 폭우 직후 베이징 시장이 사임한 사건을 일부 국내 언론들이 문책성 인사라고 보도한 게 대표적인 예다. 중국은 공산당이 정부를 이끈다는 점에서 베이징 당서기가 베이징 시장보다 직급이 높고, 당시 베이징 시장은 당서기로 승진한 뒤 시장직을 사임하는 절차를 밟던 중이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마무리 승진 절차인 베이징 시장 사임이 폭우 뒤 시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를 때 이뤄지면서 국내 언론은 우리의 상식에 따라 승진을 낙마로 해석한 것이다. 고정관념(스테레오타입)도 문화 간 소통의 대표적인 장애다. 편견으로도 이해되는 고정관념이란 자신이 가진 정보만으로 상대를 특정 이미지에 끼워 맞추어 판단해 버리는 경향을 말한다. 중국에 대한 선입견에 맞춰 중국의 사건을 바라보는 게 그것이다. 예컨대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에 대한 일본의 지배가 청·일전쟁의 결과물이란 과거사는 뒤로한 채 이 섬을 둘러싼 중·일 간 분쟁을 중국의 영토확장 시도로만 보려는 시각도 고정관념과 무관치 않다. 물론 중국이 이어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한국의 고대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시키는 ‘동북공정’으로 한국인들을 불안하게 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편견은 중국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문화 간 의사소통에선 고유의 문화 의식 때문에 많은 장애가 발생한다. 다른 문화와 접할 때보다 적극적인 소통의 노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중국과 한국은 이데올로기적으로 차이가 크고, 20세기 후반 한동안 서로 단절 상태에 있었다. 베이징 특파원이란 바로 문화 간 의사소통의 중심에 서 있는 조율자란 점에서 중국인들과 교류하기 위해 애써야 하고, 중국 역시 한국 특파원들의 ‘중국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중국을 제대로 알고, 중국도 세상에 자신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길이다. 심할 경우 불편함을 넘어 혐오감까지 유발한다는 컬처 쇼크는 밀월기-좌절기-조정기-적응기의 단계를 거쳐 비로소 불편함이 해소된다고 한다. ‘샤오저우 사건’ 이후 베이징시 행사에 참석하는 게 어쩐지 아직 껄끄럽다. 중국에 왔으니 중국의 법을 따라 ‘샤오저우’란 호칭을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아직도 좌절기의 어디쯤에 서 있는 기분이다. jhj@seoul.co.kr
  • [중국통신] ‘신장 4개’ 달린 여자 화제

    잦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던 여성이 병원 검사에서 신장이 4개라는 황당한 진단을 받았다. 구이저우두스바오(貴州都市報) 13일 보도에 따르면 구이저우시 퉁런(銅仁)에 사는 저우(周)씨는 1년 전부터 허리 쪽에 잦은 통증을 느꼈지만 단순 근육통으로 믿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그러나 통증은 날이 갈 수록 더해졌고, 얼마 전부터는 소변 색이 피가 섞인듯 붉은 빛까지 띠기 시작했다. 불현듯 신장 결석에 대한 걱정이 생긴 저우씨. 부랴부랴 달려간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좌우 한개씩 있어야 할 신장이 저우에게서는 좌우 각각 두개씩 발견된 것. 심지어 신장에서 연결된 요관 또한 신장 한개당 하나씩 총 4개였다. 의료진 역시 신장 4개라는 ‘초유’의 상황에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저우의 주치의 류샤오위(劉曉雨)는 “저우와 같은 케이스는 만분의 일, 전세계적으로 100명도 채 안될 정도로 드문 경우.”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편 저우의 허리 통증 원인은 오른 쪽 아래 신장에 생긴 결석이 원인이었다. 류샤오위는 “신장 수가 정상인보다 많고, 4개 모두 크기가 작은 편이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아 별다른 조치는 필요없다.”며 “다만 결석은 수술을 통해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럼 다이어리’…‘곤조 저널리스트’ 영혼까진 못 담아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럼 다이어리’…‘곤조 저널리스트’ 영혼까진 못 담아

    브루스 로빈슨은 고향 영국에서 단 두 편의 영화를 연출했을 뿐이다. 그중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이 설립한 ‘핸드메이드필름’에서 제작한 ‘위드네일과 나’는 영국 영화사의 걸작으로 남았다. 이후 할리우드로 건너가 ‘제니퍼 연쇄살인 사건’을 내놓았는데 명성에 먹칠만 했다. 은퇴했던 그가 19년 만에 ‘럼 다이어리’로 부활을 선언했다. 미국 작가 헌터 S 톰프슨이 수십 년 전에 쓴 원작을 낯선 영국인이 연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위드네일과 나’와 ‘럼 다이어리’는 여러모로 비슷한 작품이다. 1960년대에 변경으로 밀려난 중산층 남자가 낯선 문화와 환경에 당황하다 결국 자각에 이른다는 설정부터가 그러하다. 더불어 인물의 에너지원으로서 술과 마약이 차지하는 가치도 유사하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톰프슨은 양쪽에 걸친 자질을 살려 ‘곤조 저널리즘’이란 글쓰기를 탄생시킨 인물이다. 스스로 곤조 저널리즘의 실험이라 칭한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가 영화화된 것은 1998년이었다. 감독은 핸드메이드필름이 제작한 영화들로 유명세를 치른 테리 길리엄(그러니까 로빈슨과 길리엄은 여러 인연으로 연결된 셈이다). 2005년 권총 자살로 활화산 같은 삶을 마감한 톰프슨의 이름은 지난해 ‘럼 다이어리’가 영화화되면서 다시 불려 나왔다. 뒤늦게 출간된 원작의 영화화에 앞장선 사람은 배우 조니 뎁으로 알려졌다. 톰프슨의 절친한 친구였으며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에서도 주연을 맡았던 그다. 톰프슨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기란 쉽지 않다. 톰프슨의 글을 영화에 담는 것은 톰프슨의 자유롭고 거친 영혼을 병에 가두는 것과 같다.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발길을 뒤따르는 건 힘겨운 작업이며 시스템에 대한 반골 정신에 꼼꼼히 살을 입히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일례로 영화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는 약에 취한 인물의 영혼 아래로 자기를 희생하고 말았다. 인물의 몽롱한 정신에 다가갔을지는 모르지만 원작의 다른 맥인 현실을 대하는 시선이 숨 쉴 틈을 마련해 주진 못했다. 이에 비해 ‘럼 다이어리’는 비교적 담담하게 흐름을 유지하는 편이다. 이야기와 주제의 전달에는 효과적인 방식이지만 그만큼 톰프슨 작품 특유의 매력을 전달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인물이 종종 술에 절고 약에 취해 흥청거리는 양 행동하지만 톰프슨은 진실을 찾는 예리한 태도를 절대 거두지 않았다. 그는 작가이기 이전에 저널리스트였다.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와 ‘럼 다이어리’는 공히 ‘아메리칸 드림’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다. 전자가 추락 직전의 아메리칸 드림에 메스를 들이댔다면 후자는 타자의 땅까지 탐하는 미국의 제국주의를 조롱한다. ‘럼 다이어리’는 타락, 탐욕, 소비에 기반을 둔 아메리칸 드림이 기실 냉혹한 폭군의 변명임을 까발린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것은, 아니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톰프슨이 엿 같다고 욕한 세상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럼 다이어리’의 추악한 인물인 부패한 사업가를 흉내 내는 한국인 투기꾼이 세계 곳곳을 떠도는 현실을 보자. 톰프슨은 그런 인간을 ‘개자식’이라 불렀다. 문제는 그런 작자들이 정작 자신이 몹쓸 인간임을 모른다는 데 있다. 20일 개봉. 영화평론가
  • 中지도자들의 ‘심장쇼크’ 이력

    中지도자들의 ‘심장쇼크’ 이력

    중국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지난 1일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격무로 심장발작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지도자들의 ‘심장 쇼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장쩌민 작년 심근경색으로 후송 톈안먼(天安門) 사태 발발의 계기가 된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죽음 역시 심장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89년 4월 8일.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던 후야오방이 회의 도중 얼굴이 창백해지며 한 손으로 가슴을 쥔 채 통증을 호소했다. 당시 정치국 위원이던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구급상자를 꺼냈으나 사용법을 몰라 당황해하는 사이 응급의료진이 도착해 베이징병원으로 후 전 총서기를 후송했다. 후 전 총서기는 병원 후송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고, 그를 추모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모인 것이 톈안먼 사태로 이어졌다. 장 전 주석도 지난해 7월 심근경색으로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그가 최고위급 인사들이 이용하는 군 병원인 베이징의 ‘301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됐고, 이에 해외 반체제 뉴스 포털들은 그의 사망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장 전 주석은 같은 해 10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내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후 주석도 고원지대 시찰 중 쇼크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도 산소가 부족한 고원지대인 시짱(西藏·티베트) 당서기 시절인 1990년 7월 장 전 주석의 시찰에 동참했다가 심장 쇼크로 쓰러져 베이징에서 한동안 요양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후 주석은 시짱 당서기 임기를 마칠 때까지 라싸(拉薩)가 아닌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시짱 업무를 챙겼다는 후문도 나돈다. 톈안먼 사태 당시 강경 진압을 주도한 리펑(李鵬) 전 총리도 두 번째 총리 임기가 시작된 1993년 직후 심장병이 도져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칠순의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황안나씨

    [김문이 만난 사람] 칠순의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황안나씨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길에서 길을 묻고, 길을 찾는다. 발끝에 의지한 채 무작정 길을 떠난다. 그러다 보면 뭔가 얻어지고 깨닫는 것이 생겨난다. 하여 요즘 들어 ‘걷는다는 것’에 대한 명상과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건강을 찾으려는 까닭도 있지만 자신의 걸어온 발자국을 생각하고, 또 혼자서 ‘내 안의 길’을 찾으려고 떠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새는 날개가 있어 높이 날아야 하고, 동물은 네 다리가 있어 뛰어다녀야 하고, 인간은 두 다리가 있기에 걸어야 오래 산다는 말도 있지 아니한가. 작가이자 도보 여행가로 잘 알려진 황안나(72)씨의 경우는 특별하다. 우선 환갑을 훌쩍 넘긴 65살에 혼자 걷기 시작했다. 해남 땅끝에서 임진각까지 23일 만에 국토종단, 67살 때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동해와 남해, 그리고 서해를 거쳐 임진각까지 이르는 길을 118일 동안 걸었다. 그렇게 국토 일주는 2차례, 남해안 섬길도 여러 차례 걸었다. 지리산, 한라산 등 웬만한 산은 다 올랐다. 이뿐이 아니다. 동티베트, 스페인 산티아고, 아이슬란드 등 48개국 오지를 도보로 여행했다. 그러면서 ‘내 나이가 어때서’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엄마 나 또 올게’ 등의 책을 써서 화제가 됐다. ‘내 나이 어때서’는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칠순을 훨씬 넘긴 지금에도 그는 배낭을 메고 혼자 걷고 글을 쓴다. 왜? 여러 가지가 궁금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시내 한 카페에서 황씨를 만났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 배낭을 멘 모습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걷는 것이 습관이 돼서 늘 이런 차림이라며 웃는다. 금방이라도 어디로 떠나갈 듯한 분위기였다. “월요일(10일) 아침부터 여수 금오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고흥반도 쪽으로 죽 걸어볼 예정입니다. 중간중간에 강연요청도 있고, 지자체에서 새로난 길이 있으니 함께 걸어보자는 요청도 있고 해서 다시 남해안 길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약속된 일정 때문에 27일까지는 서울에 와야 합니다. 사실 저는 별로 잘나지도 않았는데 결혼식 주례, 강연 등 불러주는 곳이 많네요. 그 약속을 지키고 나서 다시 남해 해안길을 11월까지 걸을 예정입니다.” 국토 종단 얘기가 나왔다. 지난 4월 황씨는 고성~동해~남해~서해길 코스로 두 번째 국토 일주를 했다. 여기에다 거제도, 완도, 진도, 강화도 해안길까지 한 바퀴 돌았다. “하루에 100리, 그러니까 40㎞는 걸었어요. 숙소를 못 정하는 날에는 50㎞는 걸어야 합니다. 국도로만 걸으면 우리나라 전체 해안선 둘레 길이는 4000㎞가 됩니다. 섬까지 포함하면 더 길지요. 아침 6시부터 걷고 밤이면 찜질방이나 모텔에서 잡니다. 배낭 무게는 비상약, 간식거리, 갈아입을 옷, 카메라 등을 포함해 15㎏ 정도는 됩니다. 보다시피 제 체구가 왜소하잖아요. 처음에는 무거웠는데 이제는 어디에 가든 자신 있어요.(웃음)” 지난 7월에는 아이슬란드 해안선 도보여행을 마쳤고 8월에는 동티베트 길을 2주 동안 걸은 것도 그런 자심감에서였다. 우문일까. 걷는 이유를 물었다. “저는 강연을 할 때 ‘길은 인생과 똑같다’고 합니다. 노년층에게는 ‘생각을 바꿔라’, 주부들에게는 ‘자신을 감동시키는 일을 해보라’고 권유합니다. 그러면서 가끔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지만 길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합니다. 제 경험으로, 잘못 들어간 길일지라도 좋은 인연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동해안 길을 걷고 있는데 길을 잘못 들어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걸었지요. 혼자 사는 할머니를 만나 하룻밤 같이 잤습니다. 어찌나 자상한지 이튿날 할머니하고 바닷가에 나가 다시마와 미역을 함께 말리면서 아름다운 인연을 맺기도 했습니다.” 걷게 된 사연을 다시 이야기한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황씨는 57살 때 홀로 앉은 교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문득 자신을 뒤돌아보게 됐다. “그동안 저는 정체성이 없이 엄마 노릇, 선생 노릇, 아내 노릇…노릇만 해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는 내 노릇해 보자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날로 집에 가서 남편한테 상의를 했더니 ‘그러세요. 그동안 고생많았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이튿날 바로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정년을 7년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변의 반대도 많았지만 그렇게 훌훌 털고 일어났습니다.” 다음 한 일이 미뤄왔던 건강검진이었다. 재검사 항목이 많이 나왔다. 가까운 산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2시간 반 동안 산을 오르내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년이 지나자 체력에 자신감이 생겼다. 홀로 지리산 종주를 했다. 이후에는 산악회에 가입했고 환갑 나이를 지날 때까지 지리산만 무려 7번 종주했다. 우리나라의 이름 있는 산은 거의 다녔다. 이때마다 항상 선두에서 걸었다. 2004년에는 국토종단은 물론 4대강길까지 걸었다. 적막강산이라는 말이 있다. 혼자 걸을 때 무슨 생각을 할까. “걷노라면 막막하지만 발끝에서 전해져 오는 말할 수 없는 전율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며 웃는다. 황씨는 원래 작가가 되고 싶어했다. 그러나 박봉으로 가정을 꾸려 나가는 춘천역장이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교사가 되기 위해 춘천사범학교에 진학했다. 졸업후 교사를 하면서 주로 문예반 아이들을 가르쳤고 학교에서 교지를 담당했다. 여성지 등 잡지에 글을 보내면 곧잘 게재될 정도로 작가적 기질을 틈틈이 발휘했다. 아울러 6남매 중 맏딸로 동생들의 학비를 댔다. 23살에 결혼한 황씨는 남편의 사업이 잘되지 않아 빚 갚기에 바빴다. 이런 생활이 30년 가까이 계속됐다. “정말 한많은 세월이었습니다. 남편은 양계, 조경, 서점, 택시운전 등 안 해 본 것이 없어요. 그 기간 동안 절대빈곤으로 살았지요. 그렇게 하다가 영세한 공장의 경비원으로 다시 시작했고 이어 아주 작은 욕실 용품 수출공장을 개업했습니다. 다행히 사업이 잘 풀려 50살 되던 해에 빚을 거의 다 갚고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황씨가 57살에 용기를 내고 사표를 던질 수 있었던 것도 남편의 재기에서 비롯된 것이나 다름없다. 아울러 도보 여행가로서의 인생 2막이 시작됐다. 작가로 데뷔한 것도 이때였다. 전국의 산과, 국토종단을 하면서 느낀 에세이 ‘내 나이가 어때서’(2005)라는 책이 대형 서점에 진열된 것을 보고 눈물겹도록 감동을 받았다. 이어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2008),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쓴 ‘엄마 나 또 올게’(2011) 등을 잇따라 펴내면서 여고생 때 가졌던 작가의 꿈을 50여년 만에 이루는 감격을 맛보았다. 이후 언론사 인터뷰와 TV 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방송인, 강연자로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렸다. 내년 5월에는 길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펴낼 예정이다. “가방 끈 짧은 할머니가 쓴 책인데 많이 봐 주셔셔 고맙지요 뭐. 사실 학교를 그만두고 걱정도 많이 했지만 지금처럼 인생 2모작을 하면서 살아갈 줄은 몰랐습니다. 운전면허는 50대에 땄고 카메라는 70살에 배웠습니다. 사진 찍고 블로그에 올리고 젊은이와 카톡도 합니다. 걸어 보니까 젊어지는 것 같아요.” 황씨는 정신없이 다녔던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 진정한 자아를 찾았다며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다시 황씨에게 길이란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러자 “길은 인생의 실마리다. 길이 길을 가르쳐 준다. 길은 꿈이요 도전이자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며 웃는다. 또 있다. 길로 인해 남편과의 새로운 연애에 빠졌다고 했다. “(부부가)둘이 살지만 결국 누군가는 혼자 남게 됩니다. 그때에 대비해 홀로서기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남편은 저 때문에 홀로서기를 마스터했습니다. 또 제가 집을 떠나 보니 남편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더라고요. 새삼 연애시절 생각도 나고, 남편이 해주는 계란찜도 너무 맛있고, 서로 감동하며 제2의 신혼처럼 지내게 됐습니다. 내년에는 둘이 배낭 메고 도보여행을 떠날 예정입니다.” 황씨는 평소 ‘때문에’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오늘도 걷는다. 세계 최고령의 킬리만자로 등정 계획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 하나다. 선임기자 km@seoul.co.kr ■황안나 도보여행가는 정년 7년전 사표… 67살에 동해~서해 해안선 4000㎞ 홀로 걸어 1940년 개성에서 맏딸로 태어났다. 본명은 황경화(黃慶花)이며 광복되던 해 아버지를 따라 월남했다. 1959년 춘천사범학교 졸업 후 강원도와 인천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지냈다. 1998년 정년을 7년 앞둔 57살에 사표를 내고 도보여행가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지리산과 한라산 등 국내의 유명산 종주를 시작으로 몽골, 바이칼,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 네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 길 등을 도보로 여행했다. 65살 때 해남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도보로 완주했고 67살 때에는 동해~남해~서해까지 해안선을 따라 4000㎞를 홀로 걸었다. 2007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를 아들, 며느리와 같이 걸었으며 2010년 봄 100㎞ 울트라 걷기대회에 참가해 46위로 완주했다. 황씨의 블로그 ‘맛있게 살기’는 하루 5000여명이 드나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주요 저서로는 ‘내 나이가 어때서’,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엄마 또 올게’ 등이 있다. 이 밖에도 강연과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 이정진 “사회가 만든 악마에 관객들 불편하고 미안할 것”

    이정진 “사회가 만든 악마에 관객들 불편하고 미안할 것”

    “김기덕 감독님이 영화감독이나 프로듀서가 될 생각이 없느냐고 묻더군요.”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 ‘피에타’의 주연을 맡은 이정진(34). 그가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지 영화 이야기를 나눠 봤다. 이 인터뷰는 베니스 영화제 수상을 전후해 두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소감은.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대한민국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에 출연한 것 자체가 영광이다. 정말 길이 남을 영화와 함께했고 내가 대한민국의 영화배우라는 자부심을 느낀다. 함께한 ‘피에타’의 스태프와 김기덕 감독님, 조민수 선배님께 고맙고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직은 모든 게 당황스럽다(웃음). →신인남우상에 거론될 만큼 호평을 받았는데. -누구나 잘했다는 말은 듣기 좋지 않나. 배우인데 연기를 잘했다고 해 주시니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있겠나. →김기덕 감독의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처음 연락이 왔을 때 놀랐다. 내 전작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 ‘원더풀 라디오’인데 이번 작품과 차이가 크지 않나. 배우이기 때문에 한 번쯤 김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시나리오를 받고 나니 ‘내가 할 준비가 됐나.’ 하는 반문을 하게 됐다. 김 감독이 이전에도 같이 작품을 하려고 눈여겨봤다고 했다. 시나리오는 막힘없이 잘 읽었고 크게 거부감도 느끼지 않았다. →이번에 연기한 강도 역은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남자로 김 감독의 전작 ‘나쁜 남자’보다 더 센 캐릭터인데. -물론 ‘말죽거리 잔혹사’나 ‘해적 디스코왕 되다’ 등 이전 출연작에서도 그다지 착한 남자 캐릭터를 맡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나 캐릭터가 워낙 세기 때문에 차별화가 될 수밖에 없다. 강도는 예측 불가능하고, 죄의식도 없고 잔인한 인물이다. 물론 악마 같은 면도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극장 안에 있는 관객들이 ‘우리가 저 사람을 괴물로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한편으론 미안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쉽지 않은 역할인데 어떻게 소화했나.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매 순간 상대 배우랑 감독님을 서로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촬영 시간도 짧고 모니터도 없고 재촬영이 없기 때문이다. 촬영 2주 전에 대본을 받은 뒤 나 자신을 학대하면서 매 순간 집중해서 촬영을 끝마쳤던 것 같다. →김기덕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김 감독의 영화가 어두운 작품들이 많아서 실제로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특이하지는 않았다. 말하는 것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것 좋아하는 동네 아저씨 스타일이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편인데, 그런 감독님이 차라리 더 낫다. 우유부단한 감독은 배우들이 힘들다. 촬영 스태프가 총 15명인데 조명도 거의 없고, 모니터도 없어 연기를 확인하기도 힘들다. 서로 연기하는 배우와 감독이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이 연기에서 가장 많이 한 주문은. -김 감독은 본인이 직접 카메라로 촬영도 하는데, 내가 키가 크다면서 “아우 크다, 길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연기에 대한 주문은 별로 없었고, 감독님과 캐릭터 분석이나 스토리 라인 등 전체적인 대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랬더니 자기 역할만 보는 배우들과는 다르다면서 영화감독이나 프로듀서가 될 생각이 없느냐고 묻더라. →영화는 어느 날 강도 앞에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불쑥 찾아오면서 점차 비밀이 드러나게 된다. 조민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조민수 선배는 에너지가 굉장한 배우다. 실제로 13살 차이가 나는데 ‘엄마’라고 하면 상당히 싫어하신다. 영화 ‘마파도’에 비하면 상대 배역과 나이 차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웃음). 몸이 격한 액션 장면은 없지만, 깊은 곳의 에너지를 끌어내 연기해야 하는 감정 신이 많아 힘들었다. →이 작품이 배우로서 전환점이 될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의 스코어도 궁금하지만, 관객들의 평가가 궁금하다. 스코어가 잘 나와도 배우에게 좋은 평이 안 나올 수 있고, 스코어는 덜 나와도 배우의 연기가 좋았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지 않나. 물론 저예산 영화에다 이 영화를 불편해할 사람도 있겠지만, 배우로서 이 작품 하기를 잘했다는 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다. →배우 경력 13년차인데, 흥행에 대한 갈증은 없나. -물론 관객이 많이 들면 좋지만, 흥행은 열심히 하다 보면 따라오는 하나의 보너스 또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손익분기점을 넘겨 손해를 끼치지 않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책임의식을 늘 갖고 있다. 주변 선후배들의 경우를 보면 100만을 넘긴 영화도 많지 않다. 실제로 100만, 500만 이런 스코어가 쉬운 것이 아니다. 다행히 제 경우는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작품은 없었다. 앞으로 많은 작품에 오래 나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앞으로의 작품 계획은. -다음에는 전쟁 영화에 출연하게 될 것 같다. 2013년 서울을 배경으로 가상의 시가전이 벌어진다는 내용의 전쟁물이다. 드라마 ‘도망자 플랜비’를 함께했던 천성일 작가에게 대본을 받았다. 천 작가의 다른 드라마 출연도 고려 중이다. 앞으로 더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찾아 뵐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다. 기대해 달라.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만져봐도 돼?” 아이들은 꺄르르… 어른들만 흠흠

    “만져봐도 돼?” 아이들은 꺄르르… 어른들만 흠흠

    “나 만져봐도 돼?” “꺅!”/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건데 뭐가 어때?” “옳소!”/ “나는 대학생이 되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첫 키스를 할 거야.” “우~” 환호와 비명, 야유 등 사람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대부분의 감탄사가 터진다. “너 ×냐?” “×치다가” 같은 노골적인 말이 툭툭 튀어나오면 아이들은 자지러지게 웃어 젖히고, 어른들은 다소 당황한 표정으로 헛웃음을 던진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벌어진 진풍경이다. 이날 공연은 서울시뮤지컬단이 올린 성교육용 뮤지컬 ‘호기심’. 성교육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몽정을 걱정하는 남학생부터 “내 사랑, 아오이 소라(일본 성인영화 배우)”를 외치는 남자아이, 가슴 크기를 고민하는 여학생과 용돈 벌이용으로 어른과 만나려는 여자아이까지, 사소하거나 심각한 문제를 하나씩 안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여기에 술과 담배, 성관계, 원조교제 등 대표적인 청소년 문제를 얹었다. 이야기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학생 진우와 여학생 은정이 중심이다. ‘이성교제는 대학 간 후에’라는 다소 순진한 신념을 가진 진우와 답답한 현실의 탈출구로 조건만남을 ‘감행’하려는 은정이 우연히 미팅에서 만나 성에 대한 의견 차를 좁혀간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이런 건 안 돼.’라는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참여하게 하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술은 안 하는데 담배 피우는 여자애와 담배 대신 술을 마시는 여자애 중에서 누가 더 나으냐.”는 황당한 질문을 한다. 객석에서는 “차라리 술이 낫다.”가 압도적이다. 담배는 몸에도 안 좋지만 냄새가 지독하기 때문이란다. “꼬장(주정) 부리고 여기저기 토하는데 좋으냐?” 한바탕 토론이 벌어진다. 원조교제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다. 은정은 “다들 하잖아. 비싼 가방 받고 좋다.”고 옹호하지만, 친구들은 “걔가 걸레처럼 구니까 사주지.”라면서 강도 높은 발언으로 막아선다. 그러나 학생 관객의 반응이 환호와 진지 사이를 오가는 것을 보면, 그런 민망함은 확실히 어른의 시선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평일 관객과 주말 관객의 반응이 다르다. 학교 단체 관람을 많이 하는 평일 공연에는 객석 호응이 더 뜨겁다. 주말 관객은 주로 부모와 함께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겸연쩍어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시뮤지컬단은 강북문화예술회관(18~20일), 북서울 꿈의숲 아트센터(22~23일)에서 공연을 이어 간다. (02)399-1114~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토플 성적발표 또 연기… 수험생 반발

    토플(TOEFL) 시험의 성적 발표가 잇따라 두 차례나 미뤄져 미국의 시험 주관사에 대한 국내 응시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토플시험을 주관하는 미국 교육평가원(ETS)은 7일 “지난달 25일과 26일 시행한 인터넷 기반 토플시험(IBT)의 성적을 7~12일 사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홈페이지와 응시자들의 이메일을 통해 공지했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일방적 연기라니” 토플 성적은 통상 시험일로부터 10여일 뒤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응시자들은 지난 6~7일쯤 시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달 19일 치러진 시험 결과 발표 연기에 이어 이번 시험 성적 발표까지 미뤄진 것이다. ETS 관계자는 “지난달 19일 시험과 마찬가지로 응시자가 너무 많았고, 미국 공휴일(4일 노동절)이 끼는 바람에 채점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의 원서 접수 마감일인 지난 8일까지 성적이 발표되지 않아 대입 서류에 토플 성적을 제출하려던 수험생들은 전형 유형에 따라 심각한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달 25일과 26일 치른 시험이 수시 원서접수 마감 전에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다. 대입 어학특기자 전형을 준비하는 재수생 윤모(19)군은 “8일까지도 성적이 발표되지 않아 결국 예전에 받은 점수로 원서를 접수했다.”면서 “1, 2점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상황에서 열심히 공부해 치른 시험이 물거품이 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ETS측 “美 공휴일 끼여 채점 늦어져” 한 응시자는 토플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아무리 항의해도 응시생들이 (유학 등을 위해) 또다시 토플 시험을 볼 수밖에 없어 ETS가 한국 학생들을 만만하게 보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오늘은 日없다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오늘은 日없다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이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캐나다를 9-3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예선(탈락한 팀과의 전적은 제외)과 2라운드 합쳐 2승3패의 성적을 냈으며, 8일 오전 10시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5·6위전에서 숙적 일본과 다시 맞붙는다. 앞선 경기에서 안타 수에 견줘 득점이 적었던 한국은 이날 다른 모습을 보였다. 안타는 3개에 불과했지만 상대 투수의 제구가 되지 않은 볼을 잘 골라내 밀어내기로만 5점을 얻으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캐나다 투수들은 무려 13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자멸했다. 한국은 0-2로 뒤진 5회 1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몸 맞는 공과 볼넷으로 잇따라 득점하며 균형을 맞췄다. 이어진 기회에서 4번 윤대영이 병살타성 유격수 땅볼을 쳤으나 상대 실책이 나오면서 2점을 추가했다. 윤대영이 1루를 밟는 사이 2루 주자 김민준이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들었고, 당황한 캐나다 수비는 악송구를 범했다. 7회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다. 한국은 안타와 볼넷 등으로 잡은 무사 만루에서 볼넷 2개와 몸 맞는 공으로 3점을 얻었다. 이어 희생플라이와 상대 폭투로 2점을 더 보태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한국 선발 이수민은 6과 3분의2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빼앗으며 7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4회 2사 2·3루에서 적시타를 허용하며 2점을 내준 것 말고는 별다른 위기가 없었다. 뒤를 이은 장현식은 7회 폭투로 1실점했지만, 8~9회는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러나 캐나다는 3승2패로 결승전에 올랐고, 이날 일본을 10-5로 완파한 미국과 우승을 다툰다. 일본은 전날 한국을 상대로 완투승을 거둔 후지나미를 또 마운드에 올렸으나 무려 6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 5·6위전으로 떨어졌다. 타이완은 콜롬비아를 3-1로 꺾고 캐나다 및 미국과 같은 3승2패로 2라운드를 마쳤지만, 득실에서 밀려 3·4위전으로 처졌다. 한국과 일본을 연달아 꺾으며 기세를 올렸던 콜롬비아가 4위를 차지해 양 팀은 8일 리턴 매치를 치른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문화마당] 정치란 무엇일까/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정치란 무엇일까/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올해는 누가 뭐래도 정치의 해다. 지난봄 19대 총선에 이어 이제 석 달 뒤 겨울이면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그래서인지 신문지상에서나 장삼이사가 모여 나누는 대화에서나 대선 관련 이야기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 곧 대선 주자들이 결정되면, 대선 관련 정치 문제는 더욱더 이 땅을 달구며 겨울을 당황케 할 것이다. 정치란 무엇일까? 이 질문이 좀 무겁다면, “사랑이란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것”이라는 식으로라도 정치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급증하는 요즘이다. 귀에 익은 공자님의 답을 먼저 들어보자. 어느 날 정치의 요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공자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를 충분히 갖추면 백성이 신뢰한다.”(논어 ‘안연’ 편)라고 짧게 답했다. 정치의 핵심을 식량·군사·신뢰 세 가지로 요약한 것이다. 또한, 이 셋 가운데 중요한 정도에 따라 굳이 순서를 매겨야 한다면, 신뢰>식량>군사 순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금으로 바꿔 본다면 신뢰·경제·국방 등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우선순위로 보아 예나 지금이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공자와 맹자가 인(仁)과 덕(德)을 강조한 것도 결국은 백성의 마음을 얻기 위한, 곧 신뢰를 쌓으려는 방법이었다. 그런 신뢰를 형성하면, 굳이 군대를 무리하게 양성하지 않아도 나라가 저절로 다스려진다는 게 유가의 가르침이었다. 나라를 꾸리는 데 군사력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군사력(경찰력)을 우선하는 것은 하책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공맹(孔孟)을 줄줄 왼 조선의 양반 유학자들은 공자가 말한 저 세 가지 요체를 잘 실천했을까? 불행히도 그들은 세 가지 가운데 어느 것 하나 확실하게 잘한 게 없었다. 오히려 셋 모두 실패했다. 이른바 사림(士林)이 권력을 장악했다는 16세기 후반에 백성은 내내 굶주렸고, 국방력은 허약해졌고, 조정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다 못해 땅을 파고 지하로 들어갈 지경이었다. 양반이 장악한 조선왕조는 농민들에게 언제 한 번 일정한 토지를 분배한 적이 없으며, 노비 인구도 전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사림 양반들은 농장을 확대하고 노비들에게 경작하게 해, 도식(徒食)하며 부를 쌓았다. 양반들은 군대에도 안 가고, 군비를 위한 세금 납부도 거부했다. 왜란과 호란을 겪고도, 어느 사림에서도 ‘양반도 직접 무기를 들고 복무하자.’고 주장한 사람이 없었다. 그러니 백성의 신뢰를 얻기는커녕 불신만 키워갔다. 사림 양반들은 공자가 말한 세 가지를 제대로 수행하려 노력하다가 그만 시세를 잘못 만나 아쉽게 실패한 것이 아니다. 시종일관 자기들의 계급적 이해관계를 지키려 몰두했기에 실패했다. 특히 자기들이 섬겨야 할 하늘이 낳은 적자, 곧 백성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자신을 살찌웠다. 그들은 정치의 요체를 모두 저버린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유교 사회가 아니라 민주사회를 지향한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요체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시민 각자가 나름대로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공자의 뒤꿈치 때만도 못한 미미한 무명씨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나의 버전으로 정치란 “억울함을 최소화해 주는 것”이라 풀이하고 싶다. 이는 공자가 말한 신뢰와도 상통한다. 사회정의나 공평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민주주의 정신과도 잘 맞는다. 국가 폭력에 희생된 한 개인의 억울한 죽음에서부터 사회·경제 문제나 외교·국방 문제에서 억울한 일을 최소화하고 억울한 이들을 보듬어주려 애쓰는 대통령이요, 그런 정부라면 다수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일은 여반장일 것이다. 요즘 대선의 계절을 맞아 온갖 정치적 미사여구가 난무한다. 그러나 달콤하고도 환상적인 공약에 이리저리 휩쓸리기보다는, 이런 신뢰의 중요성을 굳게 인식하고 뚜벅뚜벅 실천할 인물이 누굴까 공부하고 고민하는 게 이 땅의 정치문화 발전에 조금이나마 동참하는 길이 아닐까?
  • 위장술 대신 악취로 천적 쫓아…필리핀 신종 대벌레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가늘고 긴 몸통에 긴 다리를 가지고 있어 나무줄기처럼 보이는 일반적인 대벌레는 ‘위장술의 대가’로 알려졌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발견된 신종 대벌레는 화려한 색상을 뽐내며 위기 시 강력한 악취를 분사해 천적을 쫓아내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4일(현지시각) 영국 BBC 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제 연구진이 필리핀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대벌레와는 전혀 다른 신종을 발견했다고 프랑스의 한 생물학회지(Comptes Rendus Biologi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기이한 대벌레는 기존의 일반 대벌레와 달리 날개가 없으며, 식물 위보다는 육지에서 생활한다. 또한 머리는 청록색이며 몸통은 주황색 등의 화려한 색상으로 눈에 잘 띈다. 이탈리아 시에나대학의 마르코 고따르도 박사는 언론에 “최근 동료 곤충학자인 오스카 코닐이 수년 전 필리핀 민도로 섬에 있는 할콘 산에서 발견한 이상한 생김새의 대벌레 표본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민도로 섬에 있는 할콘 산은 그 섬이 속한 군도 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으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곳으로 알려졌다. 고따르도 박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우리는 완전히 당황했다. 그 곤충은 전 세계에 있는 일반적인 대벌레와 너무 다르게 보여 매우 특별한 것임을 바로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구진은 그 곤충의 속과 종을 분류하려고 노력했으나 공통점을 찾지 못해 결국 새로운 종을 대표하는 곤충으로 분류해 ‘Conlephasma enigma’라는 학명을 붙였다. 이 신종 대벌레는 날개가 없으며 통통한 몸통에 짧은 다리를 갖고 있다고 고따르도 박사는 설명했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대벌레는 나무 위에 서식하며 날씬하고 가는 몸통과 다리를 갖고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즉 이 같은 대벌레의 생김새가 서식지인 열대우림에서 낮게 자라는 식물들 사이에서 살기 위해 적응한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 독특한 대벌레의 또 다른 특징은 극적인 색상 패턴이다. 특히 수컷은 머리와 다리가 청록색이며 몸통은 밝은 주황색에 등에는 검푸른 삼각형의 점들이 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처럼 화려한 생김새는 포식자의 눈에 쉽게 띌 수 있지만 위협을 느낄 때 머리 뒤편에 있는 분비선에서 고약한 냄새를 가진 액체를 분사해 잠재적으로 위험한 포식자를 쫓아낸다고 한다. 한편 연구진은 이 특이한 대벌레에 대한 상세한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만삭의 임신부를… 잔혹한 성범죄 잇따라

    전남 나주의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만삭의 임신부가 성폭행을 당하는 등 파렴치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2일 다세대 주택에 몰래 들어가 만삭의 임신부를 성폭행한 A(31)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2시 30분쯤 인천의 한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20대 주부 B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신 8개월 만삭의 몸이었던 B씨는 3살배기 아들과 함께 낮잠을 자던 중 A씨가 성폭행하려 하자 “임신했다. 제발 살려 달라.”고 애원했지만 흉기로 위협한 뒤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용직 노동자인 A씨는 B씨의 집에서 50m 떨어진 곳에 사는 이웃이었다. 성폭행 전과 등 전과 6범인 A씨는 2008년 이전에 성범죄 형이 확정돼 전자발찌 착용이나 성범죄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는 아니었다. 광주서부경찰서는 이날 술에 취해 30대 여성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북부경찰서 소속 C(30)경사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C경사는 지난 1일 오전 2시 40분쯤 광주 서구 쌍촌동 한 건물 1층 화장실에서 D(39·여)씨를 성추행하려다 D씨의 비명소리를 듣고 쫓아간 일행에 의해 경찰에 인계됐다. C경사는 경찰에서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에 갔는데 화장실 문을 두드리는 순간 D씨가 깜짝 놀라 문을 열고 나오며 비명을 지르자 당황스러워 손으로 입을 막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D씨는 “화장실 문을 나오려는 순간 C경사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신체를 접촉하는 등 성추행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정확한 사실을 조사하고 있다. 천안동남경찰서는 이날 천안의 모 고등학교 1학년인 E(17)군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군은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알게 된 중학교 2학년 F(16)양을 지난 1일 오후 3시쯤 천안 서북구 백석동의 한 식당 인근으로 불러내 근처 남자화장실에서 성폭행하고 달아났다. 이어 2시간 뒤인 오후 5시쯤에도 메신저로 알게 된 초등학교 6학년 G(11)양을 동남구 목천읍의 한 은행 건물 옥상으로 불러내 성폭행했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2일 평소 알고 지내던 집에 침입해 혼자 있던 20대 딸을 성폭행하려 한 H(45)씨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일용직 근로자인 H씨는 지난 1일 오전 8시 25분 동두천시내 한 연립주택에서 혼자 있던 지인의 딸 I(21)씨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H씨는 사건 당일 오전 8시 10분 막노동을 하며 알고 지내던 지인의 집을 찾아갔다가 I씨 혼자만 집에 있다는 것을 알고 10분 뒤 다시 찾아와 성폭행을 시도했다. H씨는 비명 소리를 들은 이웃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최치봉·천안 이천열·인천 김학준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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