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주식 3차낙찰 발표 하던날… 이모저모
◎「배짱 응찰」 많아 낙찰가 폭등/상장주가 전문가 전망 엇갈려/“전망 잘못해줬다” 증권사에 항의 빗발/경쟁률 개인 42.6대1,법인 25.8대1/최저 낙찰가 47,100원 1,602명 신청
지난 7일부터 4일간 실시된 한국통신 주식 3차 입찰에서 낙찰가가 내정가(3만1천원)를 1만6천1백원이나 웃도는 주당 4만7천1백원에 결정됐다.한국통신의 주식이 내년에 상장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소문과 함께 서로 가격 올리기 경쟁을 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입찰 대행기관이나 증권계는 예상을 훨씬 넘는 낙찰가와 응찰자들의 배짱에 놀라는 모습.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응찰한 경우도 상당수 있으나,실명제 이후 오갈 데 없는 돈들이 「돈 버는 곳」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그러나 한국통신이 소문만큼 부를 가져다 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
대신증권의 김대송 상무는 『이동통신 주가 1년만에 15만원에서 63만원으로,데이콤 주가 최근 12만원선까지 치솟은 게 환상을 심어준 것 같다』며 한국통신이 자본금 규모나수익성에서 이동통신이나 데이콤에 크게 뒤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으로 분석.
한신증권의 허경 이사도 『자본금 3조원인 한전의 주가가 3만2천원대,자본금 8천억원인 포철이 7만원 대인 점을 감안하면 자본금 1조4천억원인 한국통신의 주가는 내년 상장 후 그 중간선인 5만5천∼6만원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 상장 때까지의 금융비융을 감안하면 이번 낙찰가는 실익이 거의 없다고 단언.
반면 대한투신의 펀드매니저 오병주씨는 최소한 경기가 내년 말까지는 확장국면을 지속하리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한국통신의 상장 후 주가는 최소 6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예상된다며 금융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이 정도로 남는 장사는 없다고 주장.
한편 일부 응찰자들은 증권사의 잘못된 전망 때문에 떨어졌다며 거칠게 항의를 제기.
○…이번 응찰에는 모두 66만3천9백명이 신청했으나 이중 입찰·금액 수정 등 규정을 위반한 6천3백76명이 제외되고 65만7천5백24명이 유효 입찰자로 판명.이 중 매각물량의 89.5%인 7백83만8천9백90주가 배정된 개인의 경우 65만6천9백83명이응찰,응찰자 기준으로 4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10.5%인 91만7천9백90주가 배정된 법인(연·기금 포함)은 5백41개가 신청,경쟁률이 25.8대 1.
개인 응찰한도인 5천주를 응찰해 낙찰된 사람은 모두 2백44명이며,법인의 경우 유일하게 교원공제회가 한도(매각주의 5%)인 43만8천주를 낙찰받았다.나머지 20개 기업은 최소 3백80주,최대 18만5천주를 응찰.
최고 낙찰가인 11만원을 써낸 사람은 21세(여)의 서울 거주자로 20주를 신청했으며,다음으로는 10만1천원 1명,10만원 3명의 순.
○…최저 낙찰가인 4만7천1백원에는 1천주를 신청한 법인 1개를 포함,모두 1천5백66명이 신청.이 중 5천주 미만을 신청한 1천5백57명은 소액응찰자 우선원칙에 따라 모두 신청물량을 배정받고,개인한도인 5천주를 신청한 45명에 대해 14일 하오 경찰관이 당첨자 9명을 추첨.이 중 8명은 5천주를 받고 나머지 1명은 잔여 물량인 1천8백70주만 받았다.
○…지난 4월에 이어 이번까지 한국통신 주식의 10%를 매각한 정부는 낙찰가의 폭등으로 예상보다 3천6백10억원을 더 벌었다.당초올해의 재정투융자 특별회계에는 주당 2만6천원으로 7천5백억원이 계상돼 있었으나 1조1천1백10억원에 매각됐기 때문.
또 2%인 5백76만주를 우리 사주로 배정받은 한국통신의 직원들도 이번 낙찰가 기준으로 9백85억원의 평가익을 냈다.내정가(지난 4월 2만9천원,이번엔 3만1천원)로 1천7백28억원에 매입했으나 이번 낙찰가로 계산하면 2천7백13억원이 되기 때문.우리 사주는 앞으로 7년 동안 매각할 수 없다.
○…작년 10%,올해 10%를 입찰방식으로 매각한 한국통신은 내년 중 14%를 공모주 방식으로 추가 매각한 뒤 상장할 예정.기업을 공개하려면 지분율의 30% 이상이 분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