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웍 중시… “세대교체” 메시지/신한국 당직개편배경과 전망
◎계파구분없이 국정운영 일치단결 주문/“민생개혁 지속 추진” 총선 민의도 반영
김영삼 대통령은 8일 단행한 신한국당의 주요당직 인선에 크게 두가지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 당이 일치단결해 개혁을 뒷받침해 달라는 요구다.다른 하나는 이제 당내에는 계파적인 시각이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과시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인선은 이러한 메시지를 담은 김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 및 세대교체의지,계파적 시각 폐지 등이 그 특징으로 요약된다.특히 당3역과 정무1장관에 40∼50대 신진 실세들을 포진시킨 것은 세대교체의 의지가 구체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홍구 대표위원 체제는 집권후반의 권력누수를 막고 개혁의 지속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관리형 체제로 출범했다.따라서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강삼재 사무총장을 유임시킨것은 당의 공백을 막고 관리와 실무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특히 강총장은 총선의 실무책임을 맡아 성공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당조직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는 점이 재발탁의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리형 대표실무 총장 라인」과는 달리 이상득 정책위의장,서청원 원내총무,김덕룡 정무제1장관의 기용은 총선에서 나타난 정치발전과 개혁의 지속,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에 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이정책위의장은 실물경제인 출신으로 3년동안 경제담당 정책조정위원장을 지내 당정협조 및 당의 정책공약을 실천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또 서청원 원내총무는 정무장관 시절 야당과의 대화에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했고 앞으로 개원협상 및 정치발전 등 산적한 과제를 두고 있는 15대국회에서 여야협상력을 중시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김덕룡 정무장관의 재발탁은 이번 당직개편의 핵심으로 꼽힌다.총선에서 나타난 개혁의 지속이라는 민심을 당정간 여야간 대화에서 적극 반영하라는 의지로 풀이된다.아울러 지난 해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사무총장 직에서 퇴진한 그를 11개월 만에 두번째로 정무장관에 기용한 것은 대통령의 변함없는 신임을 재확인해 준다.
물론 청와대측은 김의원의 발탁에 대해 불필요한 확대해석을 경계한다.『21세기를 앞두고 세대교체와 미래지향적인 정치를 하기 위한 필요한 사람을 적소에 찾아쓰는 인선일 뿐,후계논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인사』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현 집권층 안에서 명실상부한 개혁주도세력으로 부상한 김의원의 정무장관의 재기용 배경은 한동안 세인들의 입에 회자될 것이 분명하다.영입파인 이회창 전 총리와 박찬종 전 의원을 비롯해 김윤환 전대표와 이한동 국회부의장 등 민정계 중진,같은 민주계의 최형우의원 등 대권라이벌들이 일단 2선에 자리한 상태에서 김의원이 유일하게 일선의 활동공간을 가졌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그만큼 향후 운신을 놓고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셈이다.
특히 김의원이 지방선거와 15대 총선을 치르면서 개혁 신진인사들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세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앞으로의 행보가 유달리 눈길을 끈다.
하지만 김의원이 대권을 염두에 둔 세력확대를 꾀할 것같지는 않다.이미 김대통령이 대권논의 자제를 천명한 마당에 주군의 뜻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의원이 오해받을 수 있는 처신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범진 총재비서실장의 유임은 그가 주장하는 「50대 헌신론」과 맞물려 개혁에 대한 충성심이 평가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선에서 또 다른 큰 특징은 사무총장,원내총무,정무1장관 등 민주계의 실세들을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다.이는 역설적으로 과거 총장은 민주계,총무는 민정계하던 식의 계파구분식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젊은 실무형 당3역을 포진시킨 것은 김대통령의 친정체제가 더욱 확고해졌다는 것을 반증한다.〈김경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