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예산안/국회심의 앞두고 여·야 신경전
◎여 “모자란다” 야 “너무 많다”/SOC 확충 등 투자 더 필요여/대폭 삭감 위해 공조 움직임야
97년도 예산안 편성을 둘러싼 여야간 신경전이 한창이다.여당은 「세입내 세출」이라는 「건전재정」 기조 아래 사업비 확충에 무게를 두지만 야권은 선심성 예산 삭감을 통한 긴축예산을 주장하고 있다.
▷신한국당◁
당정협의에서 내년도 살림규모를 72조원 안팎으로 책정한다는데 잠정적인 합의를 본 상태다.전년대비 14% 증가한 금액이다.그러나 지난 94년 16.8%,95년 15.1%,96년 14.8%의 재정규모 증가율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를 두고 정책팀에서는 다소 「미련」도 보인다.각종 선거공약과 민생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업비를 더 늘려야 한다는 「절박감」때문이다.
이상득 정책위의장이나 이강두 제2정조위원장 등 당내 「경제사령탑」도 굳이 속내를 감추지는 않고 있다.「적자재정」은 피해야 하지만 사회간접자본(SOC)시설 확충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이정책위의장은 특히 지난달 30일 고위당정회의를 마친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정간 14%선 잠정합의」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수치상으로 볼때 지난해에는 14.8%를 늘렸으니 올해는 14.6∼14.7%는 돼야 하는데…』라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이위원장도 『사회간접자본(SOC)확충은 물론 빈곤계층에 대한 지원과 삶의 질 제고 등에도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돈쓸 곳」이 많음을 호소하고 있다.
물론 14% 증가율 범위내에서 정부의 경비성 지출 삭감과 과소비 억제 등으로 남는 「여유돈」을 사업비에 충당한다는 것이 겉으로 드러난 당의 예산운용 방침이다.야당의 긴축예산 공세에 대해 명분도 서고 당정간 이견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예산규모를 다소 늘려서라도 중장기적인 경제회생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여전히 앞서가고 있어 주목된다.
▷야권◁
『대선을 겨냥한 선심성 팽창예산』이라고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이에 따라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대폭 삭감을 관철시키기 위해 야권 공조체제도 가동할 움직임이다.
이해찬 정책위의장은▲팽창예산 ▲우선순위와 지역간 균형상실 ▲대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 ▲전례없이 증강된 국방예산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공기업 주식매각 대금의 예산반영 등 5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윤호중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부 새해 예산안은 대선을 겨냥한 선심성 사업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며 『특히 우리당이 반대한 관변단체 지원액을 예산에 편성했다』고 비난했다.윤부대변인은 『고비용 저효율구조의 개선과 물류비용 절감이라는 명분 아래 사회간접자본의 지역편중 현상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자민련은 새마을운동을 제외한 관변단체 지원예산 배제,대외경제협력기금 축소 등 8개 항목에 대해서는 대폭 삭감을 요구하고 나섰다.대신 기술신용보증기금,농어촌 고령자 직접지불제,저소득층 공공시설 이용료 면제,6개 도시 지하철망 확충 등 10개 항목은 집중지원을 요구했다.
민주당 장광근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내용으로 긴축경제 상황에서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며 관변단체 지원 중단,환경분야 예산 확대 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