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분산론 경선변수 급부상/이회창 대표 구체안 제시 안팎
◎“대통령제 폐해보완 필요” 공감대 이뤄/실리 저울질… 주자 합종연횡 촉발할듯
신한국당의 「7·21」전당대회를 40여일 앞두고 권력분산론이 핵심논제로 재등장하고 있다.한보사태와 김현철씨 국정개입 파동을 거치면서 대통령중심제의 대안으로 제시됐을 때와는 의미가 깊어졌고 반향이나 호응도도 달라졌다.4월초의 권력분산론이 권력체제 개편의 아이디어 차원이었다면 지금은 경선주자간 합종연횡을 매개하는 촉진제 성격이 강하다.권력분산론이 독주하는 이회창 대표를 견제할 반이진영의 카드였으나 이제는 이대표조차 권력분산론을 제기할 만큼 세를 얻어가고 있다.
총리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론적 수준을 강조해왔던 이회창 대표는 9일 한걸음 나아간 구체적인 권력분산론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이대표는 총리의 실질적인 내각 제청권과 국회의장,원내총무의 직선제를 주장했다.당정의 민주화 방안으로 제시했다고는 하지만 이홍구 이한동 고문 등이 제기한 권력분산론에 화답한 인상이 짙다.
권력분산론의 「원조」격인 이홍구 고문도 이날 권력분산론의 공론화를 강조하고 나섰다.이고문의 권력분산론은 대통령은 통일 외교 안보 등 외치,총리는 경제를 포함한 일반행정 등 내치로 권력을 나누고 대통령이 겸하는 당 총재직도 분리한다는 3자분산체제이다.이고문은 이달안으로 당내 공론화과정을 거쳐 전당대회에서 대국민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주장했다.
이한동 고문은 줄곧 대권과 당권을 쪼개는 당정분리를 주장해왔다.당권을 분리함으로써 당 총재는 당직과 국회의장 등 국회직,공천권 등을 가지는 구도다.박찬종 이수성 고문이나 최병렬 의원도 구체적인 권력분산의 형태를 제시하지 않고 있으나 차기정권에서는 권력이 분산돼야 한다는 당위론을 주장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은 입장이다.
권력분산론이 당정의 2분할이든,총리직까지 포함한 3분할이든 8용의 합종연횡을 풀어나갈 포인트인 것만은 분명하다.1인중심의 대통령제 폐해를 보완한다는 명분과 주자간 연대의 고리라는 실리를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벌써부터 특정 주자가 연대대상으로 꼽은 주자들과 대통령과 총리,총재직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있다는 소문도 사실여부를 떠나 권력분점의 매력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권력분산논의는 저마다 대권을 꿈꾸는 주자들에게 대통령을 포기시켜야 한다는 점,「권력 나눠먹기」라는 당 안팎의 비판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맹점을 안고 있다.그럼에도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고,강자도 약자의 도움없이는 「최후의 승리」를 담보할 수 없는 경선구도에서 권력분산론은 시간이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