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예산안 심의 졸속 우려/회기 6일남아 일정 촉박
◎예결위 정족수 미달 일쑤/대선 앞두고 선심성 공방
새해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막판에 몰렸다.정기국회가 오는 18일 폐회되는 만큼 처리시한은 불과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여야가 대통령선거를 감안,올 정기국회 회기를 1개월 줄였기 때문이다.
예결위는 이에 따라 지난 10일 시작한 예산안의 부처별 심의를 12일까지 마친뒤 13일부터는 계수조정소위를 구성,구체적인 삭감규모 및 항목조정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예산안 심의가 다급하게 이루어지는 것 이상으로 심의 과정 자체도 문제점 투성이다.이 때문에 모두 70조 3천6백3억원에 이르는 새해 예산이 졸속 처리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예산안을 심의해야 할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국회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예결위는 의사정족수 미달로 개회가 늦어지는 일이 다반사.심지어 질의자가 자리를 비우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질문만 하고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도 많아 답변에 나선 정부관계자들이 인사만 하고 내려가는 사례가 속출했다.
특히 97년도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기 위한 지난 4일 예결위는 의사 정족수가 모자라 아예 다음날 통과시켜야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예결위에서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는 불성실이 문제였다면,13일 시작되는 계수조정소위에서는 ‘당리당략에 따른 심의’가 잡음을 빚을 공산이 크다.
대표적 사례가 신한국당이 당정협의 과정에서 삽입시킨 3천9백96억원 규모의 17개 사회간접자본사업.신한국당이 원안통과를 고수하는 반면 국민회의는 이 가운데 월드컵대비 축구전용구장 건설비 5백억원과 독도경비순찰정 건조비 24억을 제외한 나머지 15개 사업은 ‘대선을 위한 선심사업’이라며 전액삭감을 공언,격돌이 예상된다.
국민회의는 계수조정소위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에서 2조원 가량,자민련은 1조원 가량을 삭감한다는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그러나 원안통과를 고집하는 쪽이나 삭감에 나서는 쪽이나 모두 당리당략에 따른 예산심의라는 비난을 면치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