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政 대대적 물갈이·구조조정 진행
◎‘北風’ 연루·합영사업 실적 부진 책임자 문책/경제난에 해외공관·외화사업소 대폭 축소
연초 북한에서는 당정(黨政)고위층에 대한 숙청과 물갈이 인사가 있었으며 현재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와함께 당정군(黨政軍)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차원의 조직개편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숙청은 한국의 북풍사건과 연루된 對南커넥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문책은 주요사업책임자들의 실적부진을 물어 단행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金正日의 측근심복으로 청년동맹제1비서였던 崔龍海가 전격적으로 연초에 해임된 것은 대남커넥션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청년동맹 간부 여러명도 崔와 함께 숙청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또 최근 북풍파문의 영향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安炳洙 조평통 부위원장 및 全今哲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경질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중국 베이징 외교가에 파다하게 나돌고있다.한편 金正日의 매제로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인 張成澤이 북풍사건과 연루돼 권력핵심권에서 밀려났다는 얘기들의 나돌았으나 張은최근에도 金正日의 공식행사에 잇따라 수행하고 있어 신변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책을 당한 케이스로는 북한의 대외경제협력 창구역할을 해온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위원장인 金正宇를 들 수 있다.정통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金正宇는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의 개발성과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지난 2월문책·숙청을 당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金의 해임은 표면적으로는 당뇨와 안면근육마비 등 건강상의 이유로 외부에 알려지고 있으나 사실은 金正日이 직접 문책했다는 것이다. 金正宇는 최근 들어 나진·선봉지구를 방문한 홍콩의 엠퍼러 그룹 등 외국 투자가들을 만나주지 않아 숙청설과 와병설이 나돌았었다.金正宇의 후임으로는 대외경제협력추진위 부위원장인 임태덕이 유력시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갈이 인사는 지난해말부터 계속해서 북한의 해외공관장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지난해 12월 덴마크대사 이태균을 비롯 유고대사 김원호,예멘대사 김학영,요르단대사 최광래,잠비아 및 세네갈대사 이인석이 경질됐다.지난 1∼2월에는 가나대사 이재성,토고대사 박성일,알제리대사 박호일,멕시코대사 김찬식,말레이시아대사 김진호 등이 본국으로 송환됐다.지난달만해도 나이지리아대사 최상범,우간다대사 이광록,몽골대사 정장현,스웨덴대사 강창렬,페루대사 이인춘이 물러나고,경력이 잘 알려지지 않은 전장용,이인석 전 세네갈대사,김당수 전 니제르대사,손무신 전 세네갈 2등서기관,지용호 전(前)기니대사 등이 각각 기용됐다.러시아대사 孫成弼도 외교부부부장인 박의춘으로교체됐다.
구조조정은 외화난의 여파로 북한의 해외공관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북한은 당면한 경제난과 金正日체제의 구축을 위해 작년말부터 아프리카지역을 비롯해 유럽 중동 미주지역의 일부 공관을 폐쇄하는 등 조직 슬림화작업을 실시중이다.북한은 지난달 중순 해외공관 30% 감축 방침을 이례적으로 밝힌 바 있으며 최근까지 68개 북한 해외공관중 20개가 이미 폐쇄됐고 4개공관의 폐쇄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북한은 또 한국 등 동남아지역이 외환위기 한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중국의 여러 곳에 나와있는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소가 타격을 받자 옌벤지역에 난립해있던 외화벌이 사업소의 상당수를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金正日은 앞으로 경제회생과 새정부가 들어선 한국과의 새로운 관계설정 등을 고려,현재 자강도당 책임비서로 있으면서 업적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경제에 대해 밝으며 남한통인 延亨默 전 총리 등을 중용하는 등 당정의 상층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