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광장] 정계개편과 신진세력의 역할
50년만의 여야 수평적 정권교체로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정상적 궤도 진입2년째를 맞아 정계개편이 현실적 이슈로 되고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정당정치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그러나 이러한 요구를 넘어,이번 정계개편은 새 천년대를 앞에 두고 새 시대에 걸맞은 정당의 틀을 제대로 만들어 밀레니엄정치를 시작하자는 정치계의 의도로 보고 싶다.이런 점에서 정계개편을 위한 각 정당의 움직임은 새 천년을 준비하는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전략과 연관된다.
여기서 각 정당의 최대 관심은 ‘+α(알파)’에 모아지고 있다.이번 정계개편에도 그 얼굴이 그 얼굴로 흘러간 노랫가락만 다시 나온다면 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의 냉소주의,불신,무관심을 더욱 키울 뿐만 아니라,16대 총선의 고지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회의는 ‘개혁정당’ ‘전국정당’을 지향하면서 ‘+α’의 기준을 국민회의의 틀을 넘는 개혁성,전문성,참신성에 두고,자민련은 신보수주의를 지향하면서 보수세력에 초점을 맞추고,한나라당은 신진 엘리트그룹에 눈독을들이고 있다.이런 점에서 과거의 정계개편과 차이가 난다.이제는 과거 정치지도자들이 정계개편에서 보여준 것처럼 야합차원의 무규범적 세몰이 형식의 정계개편을 바라는 국민은 거의 없다.
88년 13대 총선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한 민정당은 90년 1월 3당 합당으로지각을 흔드는 정계개편을 단행했으나,국민은 92년 14대 총선에서 민자당에149석만을 부여, 다시 과반수 확보에 실패하였다.국민의 심판은 준엄하였다.
그러므로 이번 정계개편에서 정치권은 전근대적인 무이념,무정책의 이합집산이 아니라 새 천년 한국 정치의 새벽을 열어나갈 새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따라서 밀레니엄정치의 조건이 ‘+α’에 모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오랫동안 우리 국민은,민주주의와 근대적인 정당정치가 뿌리를 내리고 상식과 원칙이 정치사회를 지배하는 정상적인 법치국가의 실현이라는 소박한 소망을품어왔고,그 소망의 결정(結晶)은 50년만의 정권교체를 가져왔다.
그러나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은 IMF 복병을 만나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되었다.계층간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졌고,서민의 아픔은 구조조정에서 밀려났다.국민의 정부가 1년 반동안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IMF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실은,경제회복이 사회발전으로 연계되지 못해,국민회의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라고 할수 있는 중산층과 서민층의 이탈과 경제개혁에 발을 맞추지 못한 정치개혁의 부진이었다.
이에 국민의 정부는 국가 위기관리과정에서 얻은 국정에 대한 자신감과 성과를 바탕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생산적 복지’라는 또 하나의 국정철학의 축을 설정,중산층과 서민층에 중심을 둔 국가비전을 세우고 고비용,저효율의 정치를 개혁해 중산층과 서민이 잘 사는 나라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국회에서 힘이 뒷받침돼야 하는데,그 전제는 16대 총선에서의 승리다.그러므로 16대 총선 승리의 조건은 국민이 바라는 밀레니엄 정치를 위한 ‘+α’의 정계개편이다.이런 여당의 정계개편 움직임은 야당의 정계개편을 불가피하게 만들어,모든 정당이 정당의위상과국민적 신뢰 확보의 조건으로 신진 정치세력 영입경쟁을 강요받고 있다.
국민은 새로운 정치를 바라고 있다.지난 세기의 파당 정치를 지양하고,이념과 정책 중심의 합리적,대안적 정당정치 구축을 바라고 있다.새롭게 짜이는정치계에 신진 정치세력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새 천년 한국 건설을 주도해주길 바라는 것이다.그러므로 각 정당은 새 천년 국가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정치지망생은 이념과 정책에 그들의 정열을 바칠 수 있는 정당을 선택하여야 한다.
한편 기성정치인들은 ‘+α’의 영입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 20세기 분열,갈등,대립의 정치를 마감하고 새역사를 주도할 기반을 신진 정치세력에게 만들어주는 역사적 작업을 정계개편에서 시작해야 한다.한국의 새천년 정치사회는 각 정당의 ‘+α’영입에 달려있다.그러므로 ‘+α’는 20세기 한국사회의 지역,성,학벌,계층의 균열로부터 자유로워야 되고,21세기 지식기반 한국 건설을 주도하는 역군으로 국민통합,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과제수행의자각에서 출발해 21세기 정치를 이끄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인식 가치를 선도하는 정치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내년 총선과 새 천년 한국의 열린 정치는‘+α’의 영입 세력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백동남 동국대 사회과학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