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인터뷰] ①정세균 열린우리당 대표
6월 임시국회가 여야간 상임위 정수 조정 문제로 샅바 싸움을 벌이는 등 진통 끝에 2일 개회됐다. 서울신문은 열린우리당 정세균,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와의 연쇄 단독 회견으로 이번 임시국회 현안 타결 전망과 향후 정국 기상도를 미리 짚어본다.
“언론에서 (정부 여당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 하지만, 잘 하려다가 과했다든지, 경계 선상에서 넘어선 정도지, 이권을 가지고 청탁을 하고 비리를 했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다.”
정세균(55)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2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여권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유전개발 의혹’과 ‘행담도개발 의혹’ 등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그러나 야3당의 ‘유전의혹 특검’ 주장에는 “야당과 빠른 시일 내 협상을 시작해 이달 말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해 빠르면 7월부터 특검이 실시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된 ‘월말 개각설’에 대해서는 “인적 쇄신은 위기에 써먹는 카드지만, 유전의혹 특검도 있고 행담도의혹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 몇 명 바꾼다고 쇄신 분위기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비켜갔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이날 고위당정에서 ‘여당의 스펙트럼이 다양해 당정 협의가 어렵다.’고 지적한 데 대해 정 원내대표는 “총리도 150명짜리 당은 처음하는 것 아니냐.”면서 “150명 정당이 스펙트럼이 넓지 않을 수가 없고, 여당은 스펙트럼이 넓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초선들 개성이 강해서 아주 힘들다.”고 토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긴밀한 당정관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에는)여당의 경우 의원들이 총재인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했다. 이제 그런 것이 전혀 없으니까 정책중심의 당정협의가 훨씬 긴밀해져야 한다. 의원 개개인의 개성, 주장, 정책이 쉽게 포기되거나 제압되지 않는다.
외국의 경우는 각 부처에 국회담당 국이 별도로 있다고 한다. 정책이 중요해진 만큼 장관의 정책보좌관 2명 중 1명이 국회를 담당하게 하는 문제를 검토해보자고 했다. 더이상 ‘마당발’이나 스킨십 가지고 해결이 안된다.
한전 이전 문제는 어떻게 되나.
-‘한전+2’로 결정된 후 지자체에서 입질을 하지 않는다.
정부가 당과 협의하지 않고 ‘자영업자 지원법’을 내놓았다.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제출한 것을 지적했다. 공급 과잉·과당 경쟁은 나쁘지만, 정부가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시장에 맡기는 것이 더 현명한 경우가 많다. 정책을 만들 때, 정책의 수요자들과 협의하고 당과 협력해야 한다. 관료들이 이론으로 잘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정치인들이 더 앞선다.
참여정부 3년차다.‘3년차 증후군’ 극복방안이 있나.
-이런 저런 의혹이 있어서 불편하다. 이광재 의원의 경우도 검찰이 의원회관이나 집을 압수수색했는데 기소 건수가 없다는 것이다. 봐줘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우리가 과반수 넘는 의석을 가지고, 오만하고 과신했던 적이 없는지를 살펴서 겸손하고 진지하게 이 어려움을 견디면 국민들에게 다시 신뢰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상임위 정수 조정은 10월 재·보궐 선거 뒤에도 하나.
-10월에는 우리가 조정을 요구하게 될 지도 모른다(웃음). 국회법상 조정을 안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와 한나라당에 대한 바람은.
-강 원내대표를 신뢰한다. 신뢰관계가 없으면 협상이 안 된다. 훌륭한 카운터 파트다. 한나라당에는, 마냥 (법안)붙잡고 있지 마라, 처리해가면서 나가자는 얘기를 하고 싶다. 사립학교법이 지난해 12월에 상정됐는데 야당 위원장이 반년을 붙잡고 있다.
정치개혁 어느 정도 진행됐나.
-내년 지방선거 관련한 부분은 6월 국회에 처리하려고 한다.
정치자금법도 개정하나.
-정치자금법을 고치자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욕먹고 되지도 않는다. 돈 조달하는 방법을 만들지 말고 돈 안 드는 정치를 하는 풍조를 만들어야 한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