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법무 ‘친정’서 高聲
천정배 법무장관이 6일 ‘친정’인 열린우리당을 찾아 이례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전날 당내 검경 수사권 조정 정책기획단(단장 조성래 의원)이 발표한 조정안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였다. 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정책회의에 참석, 조정안의 법리상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기획단의 조정안이 너무 앞서 나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의 손을 들어준 기획단의 조정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검찰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천 장관은 “정부내 조정 과정에서 검찰이 일정 부분 양보할 용의가 있었는데, 갑자기 당이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 지휘권 제도가 정부 수립 이후 반세기 동안 운영된 점을 감안할 때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더라도 단계적, 점진적으로 이뤄질 필요성이 있다.”면서 “지난 대통령 선거 공약대로 민생범죄에 한해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되, 수사책임성과 통일성을 고려해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존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 문제는 정부내 권한 분배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 내에서 조정, 해결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경찰 직급상 경무관까지인 사법경찰관리가 치안감-치안정감-치안총감 등 수사권이 없는 행정경찰 상관의 지휘를 받게 되는 것은 불합리하며, 수사 지휘와 책임문제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천 장관은 “경찰의 수사가 잘못됐을 때 그 책임을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물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경찰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에 대해 당 고위정책회의는 “조정안이 검·경, 전문가, 청와대, 당내 율사출신 의원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마련됐다.”고 전제한 뒤 “향후 정책의원총회와 당정협의 등을 통해 조정안과 정부안을 검토,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리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국민생활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수사권 조정문제의 신중한 처리를 주문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검찰은 유아독존적인 자세를, 경찰은 과도기에 뭘 한꺼번에 해 보겠다는 식의 자세를 각각 버려야 한다.”면서 “법사위에서 여당의 조정안을 심의하고, 그때 가서 한나라당의 당론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내에서는 “여당 조정안대로 법사위를 통과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