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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2%대 성장률 극복할 경제 리더십/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2%대 성장률 극복할 경제 리더십/이두걸 논설위원

    경제는 심리다.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은 그래서 경제주체들에게 낙관론을 심어 주는 것이다. 경기가 더 좋아지리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국민은 차도 바꾸고 외식도 하고 여행도 간다. 기업들은 늘어날 수요를 예상하고 공장을 짓고 직원을 더 뽑는다.그렇다고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는 게 능사는 아니다. 경제주체들이 정부의 말을 신뢰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내년에는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것”(4일 고위 당정청협의회)이라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 소비와 투자 등 국가 경제의 대들보가 휘청거리고 일자리도 몇 개월째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데다 앞으로 경기가 나아질 여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에 배치되는 탓이다. 여태 수출을 지탱하는 반도체 경기도 언제 꺾일지 모른다. 더이상 늦출 수 없는 금리 인상이 되면 대출이자 부담으로 국민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42조원 정도 늘었다. 일반적으로 투입된 재정은 기업과 가계를 거치며 국내총생산에 1배 이상의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불황기에는 효과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세금으로 다시 징수하는 금액 외에도 민간에서 쓰지 않고 저축하는 자금 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정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증진 효과도 1% 안팎에 그칠 공산이 크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위해 국채를 발행해 시중의 돈을 흡수하면서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구축(驅逐) 효과도 역시 불가피하다. 이런 이유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0.1% 포인트 낮은 2.6%로 내려 잡았다. 국내외 연구기관과 투자은행(IB)들은 0.2% 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내후년에는 2.3%로 추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금융권 고위 인사는 “미·중 무역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2% 성장률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면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2.3%)보다 더 심각한 건 물론 0.7% 성장에 그쳤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황과 비슷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장 실장의 발언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건 청와대의 인식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조만간 이뤄질 개각의 하이라이트는 ‘포스트 김&장’이다. 장 실장의 유력 후임으로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이 거론된다. 그는 도시 및 부동산 전문가다. “정책실이 하는 일의 3분의2가 경제다. 경제를 모르는 분은 정책실장을 맡기가 곤란하다”는 이정우(노무현 정부 초대 정책실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의 비판은 완곡하지만 적확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후임 후보군도 청와대 안팎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후보군에는 옛 경제기획원(EPB)과 재무부 출신 등 경제 관료들이 두루 거론되지만 아무래도 EPB 출신 쪽에 무게가 실린다. 김 부총리도 예산실에서 잔뼈가 굵은 EPB 출신이다. 현 정부에서는 ‘모피아’(재무부+마피아) 출신을 곱게 보지 않는 기류가 강하다. EPB는 경제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익숙한 반면 모피아는 단기 위기 대응에 강하다는 게 정설이다. ‘EPB는 하늘을 보고 모피아는 땅을 본다’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정권 초반이나 호경기 때에는 EPB 출신이 경제 수장으로 적합하다. 그러나 위기 때는 실물경제에 능통해야 한다.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금융과 세제, 경제정책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쥐어짜야 한다.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과단성은 물론 때로는 직을 걸고 청와대를 설득하거나 규제를 철폐하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 그래야 관료사회는 물론 경제주체들을 설득할 수 있다. 그러니 사람 좋다는 평판을 듣는 인사는 ‘포스트 김&장’에 적합하지 않다. 위기 대응 과정에서 소득주도성장이 궤도에 진입하는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 그러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오는 ‘퍼펙트 스톰’이 되면 여론은 등을 돌리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동력도 상실할 수 있다. 민심이 떠나 정책의 동력을 잃은 노무현 정부 후반의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저서 ‘운명’에서 노무현 정부 시절을 돌이켜 “우리가 국민들 손을 꼭 잡고 가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우리 손에 국민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이는 순간 국민들이 먼저 손을 놓는다. douzirl@seoul.co.kr
  •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이익공유제’ 시동… 대기업 동참이 관건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이익공유제’ 시동… 대기업 동참이 관건

    정부가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이익공유제’를 법제화하고 이를 도입한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반(反)시장적 제도라는 우려가 엇갈린다.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여부를 기업 자율에 맡긴 만큼 활성화 여부는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6일 당정 협의를 갖고 ‘대·중소기업이 함께 가는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협력이익공유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목표 판매액이나 이익을 설정한 뒤 이를 달성하면 계약에 따라 각자 기여분을 공유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115개 기업이 실시하고 있는 ‘성과공유제’와 궤를 같이한다. 성과공유제가 납품단가 인하 등을 통해 얻은 이익 일부를 공유하는 구조라면 협력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판매수익에 연동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은 여건에 따라 성과공유제나 협력이익공유제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 제조 업체인 대기업 A사와 비상정지장치를 납품하는 중소기업 B사(연평균 1만 2570개)가 장치 경량화를 통해 원가를 24만 7000원에서 21만 3000원으로 낮췄다. 두 회사가 반기 원가 절감액의 50%를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를 체결하면 B사는 1억원의 이익을 얻는다. 만약 두 회사가 매출액의 0.2%를 공유하는 협력이익공유제를 실시하면 A사의 매출이 1000억원일 때 B사는 2억원, 매출이 2000억원일 때 4억원을 받게 된다. 정부는 협력이익공유제를 협력사업형, 마진보상형, 인센티브형 등으로 나누고 도입 기업에 ‘당근’을 주는 방식으로 활성화를 유도한다. 도입 기업을 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으로 나눠 등급별로 차등화된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손금인정(비용인정) 10%, 법인세 세액공제 10%, 투자상생협력촉진 세제 가중치 등을 핵심으로 하는 ‘세제 3종 패키지’는 공통 적용된다. 이동준 중소기업연구원 상생협력본부장은 “제도를 기업 간 거래 형태로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성과공유제보다 공유 이익 범위가 넓은 협력이익공유제에 동참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反)시장성 논란도 이어졌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서울 소재 대학의 상경계열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협력이익공유제가 시장경제 원리에 부합하느냐’는 질문에 76%가 ‘부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1년에도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유사한 개념인 ‘초과이익공유제’를 추진했지만 기업들의 반발에 부딪혀 흐지부지됐다. 정부도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기업의 자율에 맡긴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후근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과장은 “도입하지 않는 기업에 페널티를 부과하거나 강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내년 경기 국민체감’ 장하성 靑정책실장 발언에 김동연 부총리 “희망 표현”

    ‘내년 경기 국민체감’ 장하성 靑정책실장 발언에 김동연 부총리 “희망 표현”

    여야, 2019년도 정부예산안 심사 둘째날 가시돋힌 설전 공방 이장우 “국민 나왔으면 부총리 멱살 잡혔을 것…경제 안 좋아”박홍근 “총리·부총리에 ‘장하성 대변인’ 표현, 심한 명예훼손”조정식 “비판·논의 필요…다만 절제된 표현·질의 태도 요구”권성동 “여당, 정부 감싸는게 역할 아냐…우리도 감싸다 망해”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내년에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공정경제의 실질적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에게서 “연말 쯤에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 둘째날인 6일 여야는 가시돋힌 설전을 주고 받았다. 이에 이 의원이 “장 실장이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하자, 김 부총리는 “경제 예측에 있어서 저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장 실장의 발언에 대해 “당정청 회의 때 기자들한테 이야기한 것 같은데, 아마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앞서 장하성 정책실장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과 법률이 통과돼 집행되면 내년에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공정경제의 실질적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은재·이장우 한국당 의원이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 부총리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대변인’이라고 표현하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변인이라는 표현은 명예훼손”이라고 맞받아쳤다. 한국당 간사 장제원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을 있는 그대로 정부에 말하는 것이다. 충정을 이해해야 한다”며 “여당은 야당의 발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경청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자당 의원들을 거들었다. 이장우 의원도 “제가 하는 발언의 강도는 최고로 순화된 발언”이라며 “국민들이 직접 나왔으면 아마 경제부총리는 멱살을 잡혔을 것이다. 그 정도로 대한민국 경제 상황이 안 좋다”고 맞섰다.권성동 한국당 의원도 “여당도 국민 목소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정부에 전달해야지 감싸는 게 여당 역할이 아니다”라며 “우리도 감싸다 망했다. 너무 감싸지 말라”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 조정식 의원은 “지적하고 비판하고 논의하되 절제된 표현들이 필요하다”며 “(자기 업무에) 책임을 지고 일하는 총리와 부처 내각에게 ‘청와대 대변인’이라 표현하고 ‘경제부총리는 멱살 잡힐 것’이라고 하는 것은 심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근거 있고 합당한 지적이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야당이 ‘경제가 망했다’고 단정짓는 내용은 문제 삼지 않았다. 다만 표현 방법과 질의 태도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도 “질의를 하면서 사실이 잘못 표현돼 왜곡되거나 호도돼선 안 된다”며 “증가세가 감소한 것을 (야당 의원이) 감소했다고 표현하는데, 이와 관련 국무위원이 답변하려는 것조차 제지하고 발언을 지속했다”고 비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교체설 장하성 ‘시장주도경제’ 작심 비판

    교체설 장하성 ‘시장주도경제’ 작심 비판

    당정청 회의서 소득주도성장 적극 옹호 “경제위기론 근거 없어… 내년 성과 체감” 지표악화 속 장밋빛 전망·말바꾸기 지적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4일 “경제를 소위 시장에만 맡기라는 일부 주장은 한국 경제를 더 큰 모순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득주도성장 폐기론을 주장하는 보수 야권과 경제 기득권층에 대한 작심 비판이다. ‘예산 정국’을 앞두고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장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이같이 밝힌 뒤 “경제에 대한 근거 없는 위기론은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성장률이) 여전히 2%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에 이르고, (이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장 실장의 공개 발언은 지난 8월 26일 기자간담회 이후 처음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동반 교체설’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임기 중반으로 접어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기조가 흔들려선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장 실장은 “변화 과정에서 고통받는 일부 국민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에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두 차례 사과했다. 장 실장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경제의 어려움을 세금으로 메우려고 한다’는 야당의 비판에 “경제가 어렵다면서 국민들께서 내주신 세금을 국민들께 그대로 드리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무슨 논리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과 법률안이 통과·시행되면 내년에는 정부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실질적인 성과를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제시하고 현 경제 기조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고용과 투자 등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추락하는 데다 내년에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될 우려가 큰 상황에서 구체적 근거 없이 장밋빛 전망만 내놨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 실장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지표 개선 시점을 “연말”로 제시했다가 이번에는 “내년”으로 바꿨다. 또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의 부작용에 대한 정책 처방도 보이지 않는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나마 현재 상황이 좋은 미국 경제도 내년에는 믿을 수 없는 등 내년에 올해보다 한국 경제가 좋아질 구석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당·정·청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정거래법과 상법 등 개혁 법안, 가맹점주나 소상공인 등과 밀접한 민생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소득 하위 90%에게만 주는 아동수당을 100%로 전면 확대하는 법안도 처리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 도입… 혁신기업 자금 조달 쉬워진다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 도입… 혁신기업 자금 조달 쉬워진다

    최종구 “자본시장, 대출 시장 수준 육성” 전문 투자자, 회계사등 개인에게도 개방 소액공모 한도 10억→최대 100억 상향 사모 발행 판단 기준 ‘권유’→‘청약’ 완화비상장 혁신기업의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가 도입되고 기관 중심의 전문 투자자 문호가 회계사, 금융투자업 종사자 등 개인에게도 개방된다. 소액공모 조달 금액 한도가 최대 100억원으로 늘어나고, 사모펀드 발행 기준도 완화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일 국회에서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 협의를 통해 마련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혁신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해 중소기업 자금조달 비중은 대출(73.4%)과 정책금융(23.4%)이 대부분이고 투자를 통한 자금 유치는 2.2%에 불과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을 대출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장 혁신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는 BDC는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모나 상장을 먼저 한 뒤 비상장 기업과 코넥스 기업에 투자하는 회사다. BDC가 도입되면 일반 투자자들의 비상장 기업에 대한 간접 투자가 가능해진다. 기업 입장에서도 청산 시점이 정해진 벤처펀드 투자보다 자금 공급이 안정적이다. 전문 투자자 요건도 완화된다. 현재 개인과 일반법인은 전문 투자자가 되려면 금융투자상품 잔고가 5억원 이상이면서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이거나, 총자산이 10억원 이상인 경우 금융투자협회에 등록해 활동할 수 있다. 당정은 전문 투자자 요건을 ‘일정한 손실 감내 능력을 갖춘 충분한 투자경험’으로 완화하고, 소득·재산 요건에 ‘투자 경험이 있으며 증권 관련 지식을 포함한 자’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 이에 따라 변호사, 엔젤 투자자, 금융투자 관련 자격증 보유자 등도 전문 투자자가 될 수 있다.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전문 투자자가 14만~15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당정은 현재 10억원 이하의 소액공모 한도도 올려 30억원 이하, 30억∼100억원으로 이원화하기로 했다. 30억원 이하는 기업의 허위공시 때 손해배상책임, 과징금을 부과하는 조항을 신설한다. 30억∼100억원은 매년 외부감사 보고서를 제출하게 했다. 소액공모는 일정 규모 이하 자금을 조달할 때 증권신고서 대신 간소화된 서류를 감독 당국에 제출하면 공개적인 자금 모집을 허용하는 제도다.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체계를 다양화하기 위해 사모 발행 기준도 완화된다. 지금은 일반 투자자 50인 이상에게 청약 권유를 하면 공모로 판단해 증권신고서를 금융 당국에 내야 한다. 앞으로는 판단 기준이 ‘권유’가 아닌 ‘청약’으로 바뀌어 실제 청약을 한 일반 투자자가 50명 이상일 때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된다. 크라우드펀딩 자금조달 금액도 현행 7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리고 이용이 가능한 기업 범위도 창업 7년 내 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대한다. 크라우드펀딩은 인터넷 등을 활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소액으로 모집하는 경우 감독 당국 심사 없이도 자금 모집을 허용하는 제도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유은혜, “사립유치원 집단휴업·모집연기 땐 학부모 사전 동의 의무화”

    유은혜, “사립유치원 집단휴업·모집연기 땐 학부모 사전 동의 의무화”

    일부 유치원 폐원 가능성에 ‘견제구’“폐원 통보 유치원 있다면 인근 국공립에 배치“한유총, 30일 대규모 대응 토론회‘회계 부정 유치원 실명 공개’ 이후 일부 유치원들이 “폐업하거나 원아모집을 중단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부 지침을 개정해 일방적 집단휴업·모집기한 연기 때는 학부모의 사전동의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28일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열린 ‘1차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추진단 합동 점검회의’ 전 발언에서 “현재 일부 사립유치원이 교육청에 폐원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에게는 폐원 안내문을 보내거나 예고없이 원아모집을 중단 또는 보류하는 일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폐원 의사를 밝힌 유치원들에 대해 “(국공립 유치원 확대 등을 핵심으로) 정부의 유아교육 공공성 정책 발표와는 무관하게 이미 계획을 세운 곳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사립 유치원의 위협적 행동 가능성에 따른 ‘견제구’ 성격이 짙다. 일부 사립 유치원들이 폐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교육 현장의 학부모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까지 원아모집 중단을 학부모에게 통보한 사립유치원은 전국에 7곳 있었다. 또, 9곳은 폐원 예정을 안내했다. 적지 않은 사립유치원들이 “비리 유치원으로 매도당해 정상적 운영이 어렵다”며 원아모집 중단 등 ‘벼랑 끝 대응책’을 고려하고 있어 폐원·모집중단 유치원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유 부총리는 이날 모인 17개 시·도 교육청 부교육감들에게 “사립유치원이 폐원하겠다고 학부모에게 통보하면 교육부와 교육청이 해당 유치원 아이들을 인근 국공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에 배치할 수 있도록 통학차량 지원 등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말했다. 추진단은 이날 회의에서 모집중지·폐원 현황, 유아 학습권 보호 체계 등을 점검하고 국·공립 유치원 확충 방안과 시·도별 유치원 공공성 강화 추진전략 등을 논의한다. 한편, 국내 사립유치원의 70%가량이 가입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오는 30일 일산 킨텍스에서 유치원 설립자와 원장 등 6000명 넘는 인원이 모이는 대규모 토론회를 개최한다. 한유총 측은 교육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5일 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을 내놓자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라며 반발했다. 당정이 내놓은 대책에는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 목표시한을 애초 2022년에서 1년 앞당기고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2020년까지 모든 사립유치원에 적용하며 ▲법을 고쳐 현재 지원금 형태로 유치원에 주던 누리과정 예산을 보조금으로 바꾸고 교육 목적 외 사용하면 처벌을 강화하는 안 등이 포함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의정 포커스] “불합리한 선거구 획정 바로잡을 것”

    [의정 포커스] “불합리한 선거구 획정 바로잡을 것”

    “온전히 중구만을 포함하는 선거구를 획정해야 합니다.”8대 전반기 서울 중구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조영훈 의장은 25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구 문제 때문에 정서가 다른 성동구 일부가 중구 선거구로 편입된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구 광역·기초의원 선거구는 성동구의 금호 1~4가동과 옥수동을 포함한다. 중구의 인구가 선거구 하한 인구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2016년 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성동구 일부 지역을 분할해 8만 2000여명의 인구를 빌려온 뒤 중구·성동구로 선거구를 개편했다. 조 의장은 “선거구를 정할 때에는 인구 기준 이외에도 행정구역과 지리적 여건, 지역의 특수성과 대표성, 지역민의 이해와 공감대, 역사성과 향후 인구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무시됐다”면서 “종전의 중구 선거구가 계속 유지되도록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구·성동을 당 지역위원회는 사실상 중구 지역위원회이지만 성동 일부를 가져오면서 성동 쪽 구의원도 공천하는데 이렇게 당선된 구의원들은 다시 성동구의회에서 활동한다. 지난 6·13선거에서 당선된 성동구 금호·옥수 지역구 구의원 3명이 그러한 경우이다. 최근 중구의회는 중구 선거구는 온전히 중구만을 포함하도록 선거구를 다시 획정해야 한다는 결의문도 채택한 바 있다. 조 의장은 이처럼 여야가 힘을 모아 구를 발전시킨다는 게 원칙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5명, 자유한국당 4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의장 선거가 이뤄지던 당일 만장일치로 구의장이 선출된 데 이어 부의장, 상임위원장 3명도 선출이 완료됐다. 조 의장은 “구의장이 여당 쪽으로 모든 것을 가져오려고 하지 않고 권한을 분산시키고 사전조율을 했기에 차질없이 진행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당을 앞세우면 풍파가 생기는 만큼 모든 구의원들을 존중하고 함께 협의하는 식으로 구의회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의회 내부 조율뿐만 아니라 집행부와의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 당협위원장이 월 1회 모여 당정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오직 중구 발전만을 중심에 놓고 우리 모두 하나의 팀이라는 각오로 힘을 합쳐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지역별 국공립 수요조사 시급… 원장 일가 유치원 사유화 막아야

    지역별 국공립 수요조사 시급… 원장 일가 유치원 사유화 막아야

    원장이 유치원 운영비로 성인용품과 명품 백을 구입한 사실이 실명으로 드러나면서 시작된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14일 만인 25일 당정이 종합대책을 내놨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경악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반발한 것처럼 일부에서는 유례없이 강력한 조치로 평가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보다 구체적인 후속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번 대책의 핵심인 국공립 유치원 확대는 학부모들이 가장 강력하게 원하는 것이다. 국정과제로 이미 2022년까지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현재 25.5%에서 40%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속도를 올려 이를 1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18.0%), 부산(15.8%) 등 국공립 유치원에 대한 수요가 높은 대도시는 평균 취원율이 25.5%를 밑돌고 있어 지역 편차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이날 정부는 당초 예정됐던 2019년 500학급 신설 목표를 1000학급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수요가 많은 곳 위주로 국공립 유치원이 지어질 수 있도록 예산을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 얼마나 더 늘릴 것인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지역 수요 조사를 빨리 실시해 국공립 확대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사립유치원별로 ‘주먹구구’ 식으로 운영되던 회계방식이 통일돼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회계 전담 직원이 있는 국공립 유치원과 달리 원장·원감이 회계업무를 겸하는 소규모 유치원에는 인력 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국공립 유치원 원장은 “사립유치원에도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전담 인력이 없어 시스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곳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목표한 2020년 에듀파인 시스템 도입이 전체 유치원에 의무화되려면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유치원 비리근절 3법’ 중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야당이 반대하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사립유치원의 기습적인 폐원이나 집단휴업 가능성을 막고자 ‘위기상황 지원시스템’도 구축된다. 단체 차원에서 집단 휴원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조사를 의뢰하고 개별 유치원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신규 모집 중단이나 휴업·폐원으로 큰 혼란이 우려되는 경우 교육감이 ‘운영개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학기 중에 폐원할 수 없다는 것을 규정에 명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설립자나 원장이 “행정처분을 감수하겠다”고 나서면 피해는 고스란히 원아와 학부모가 떠안게 된다. 법인화 문턱을 낮추거나 신규 설립되는 사립유치원을 학교법인 형태로 설립하게 해 사립유치원의 법인화 추진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법인이 되면 운영비를 개인이 가져다 쓸 여지가 줄어든다. 하지만, 수익성을 목적으로 유치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이 재산을 출연하고 까다로운 감사를 받는 법인화에 자발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법인화 전환 시 정부 지원을 늘리는 당근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정은 누구나 사립유치원을 설립할 수 있는 규정을 고쳐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은 5년간 설립을 제한하는 등 결격 사유를 신설한다. 중대한 위반 행위로 폐쇄명령을 받은 유치원이 있는 지역에는 1년 안에 사립유치원 재인가가 불가능하도록 해 비리 유치원의 ‘간판갈이’를 차단키로 했다. 그러나 설립자 한 명이 4~5곳의 유치원을 동시에 운영하는 기업형 유치원에 대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교육계 관계자는 “가족을 동원해 사립유치원을 사유화하고 기업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울·경기 국공립 유치원 대폭 늘린다

    국공립 취원율 40% 2021년 조기 달성 회계시스템 ‘에듀파인’ 2020년 의무화 정부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전체 유치원생 중 국공립에 다니는 비율)을 2021년까지 4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애초 목표 연도보다 1년 당긴 것이다. 당장 내년 서울·경기 등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었던 지역에 국공립유치원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또 사립유치원들의 ‘깜깜이 회계’를 투명화하기 위해 공공 회계관리 시스템인 ‘에듀파인’을 2020년까지 모든 유치원에 도입하기로 했다. 당정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국공립유치원 확대는 ‘회계 부정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 이후 학부모들이 집중적으로 요구했던 대책이다. 2018년 현재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25.5%다. 애초 계획은 내년 신규 학급(학급당 원아 20명 기준) 500개를 짓기로 했었는데 이를 2배로 늘려 1000개를 신설한다. 특히 경기(158개), 서울(78개) 등 유아 인구가 많이 사는 수도권에 많이 짓는다. 교육부는 2020년 이후에도 수요가 많은 지역 위주로 예산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반대했던 에듀파인 도입도 강행하기로 했다. 내년에 원아 200명 이상 또는 희망 사립유치원부터 우선 도입한 뒤 2020년 3월까지는 모든 유치원에 사용을 의무화한다. 설립자 기준을 강화해 유치원을 설립할 수 없는 결격 사유를 만들고, 원장의 자격 조건은 현재 교원 경력 7~9년에서 9~15년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폐쇄명령을 받은 유치원 설립자가 배우자·자녀 등을 내세워 유치원 간판만 바꿔 운영을 계속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폐쇄명령 유치원이 있는 지역에는 1년 이내 사립유치원 재인가를 금지할 방침이다. 당정은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쉽게 시행할 수 있는 대책을 우선 추진하고 에듀파인 전면 도입, 폐쇄명령 유치원이 있는 지역에 1년 내 재인가 금지 등은 법안 통과를 위해 최대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유총은 이날 “정부 대책은 설립자와 원장의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경악과 충격을 금할 수 없으며 의견을 수렴해 추후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장하나, ‘극약처방’ 반발하는 유치원단체 향해 “비리유치원부터 제명하라”

    장하나, ‘극약처방’ 반발하는 유치원단체 향해 “비리유치원부터 제명하라”

    정부와 여당이 25일 사립유치원비리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비리 유치원 실명 공개 운동을 주도해온 장하나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가 사립유치원 단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장 대표는 이날 팟캐스트 ‘시사 좀 아는 누님’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힘없는 엄마들을 향해 ‘휴업하면 워킹맘들은 꼼짝 못해’, ‘교육감·장학사를 조지러 가자’ 등의 우악스러운 말들을 해 왔다“며 ”그들은 상도의 없는 장사치도 아닌 그런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시민운동을 하면서) 그들의 민 낯을 현장에서 많이 봐왔다. 그들이 억울하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일부 유치원 사례가 과장됐다는 한유총의 주장에는 “정말 소수의 나쁜 유치원이 있다면 제명하고 나머지 유치원들이 잘해나가면 된다”며 “그런 조치 없이 공동 행동을 하다 보니 더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또 사립유치원 비리가 ‘국가 정책 실패’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복지 예산이 부족한 줄 알았지만 4년간 국회(19대)에서 느낀 점은 (복지에 쓸) 돈이 충분하다는 점”이라며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는 게 문제다. 토건 예산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유총은 당정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경악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사립유치원 땅과 건물을 본인의 사유재산으로 일구고 수십 년간 유아교육에 헌신한 설립자·원장들의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랩 iseoul@seoul.co.kr
  • 한유총, “정부 유치원 대책 너무 충격적…수용할 상황 아냐”

    한유총, “정부 유치원 대책 너무 충격적…수용할 상황 아냐”

    국공립 유치원 조기 확대·공적사용료 불인정 등에 당황이사 40여명, 본부 사무실에서 대책 회의국내 사립 유치원 70%가량이 가입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25일 정부가 발표한 ‘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두고 “너무 충격적”이라는 첫반응을 내놨다. 사립유치원 입장에서는 탐탁지 않을 국공립 유치원을 애초 계획보다 더 빨리 늘리기로 한데다 한유총이 그동안 해온 ‘임대료 등 사유재산권 보장’ 주장에 대해 정부가 “인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한유총 측은 정부 대책 발표 직후인 이날 오전 취재진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부 발표가 너무 충격적이고, 사립유치원에서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대응할 대책조차 논의 못한 상태에서 기자회견은 어려워 취소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애초 이덕선 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 때 “내일 정부가 대책 발표하면 오후 2시쯤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었다. 한유총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의 본부 사무실에 지역 지부장 등 이사 40여명이 모여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교육부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 협의회를 열고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 목표시한을 애초 2022년에서 1년 앞당기고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2020년까지 모든 사립유치원에 적용하며 ▲법을 고쳐 현재 지원금 형태로 유치원에 주던 누리과정 예산을 보조금으로 바꾸고 교육 목적 외 사용하면 처벌을 강화하는 등이다. 한유총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건 ‘설립자의 사유재산권 인정’ 여부다. 이 비대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설립자 재산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유아교육법과 사립유치원에 맞는 재무회계규칙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유치원 건물 임대료 등을 건물주인 설립자가 받을 수 있도록 회계 규칙을 고쳐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유치원 설립자가 기여한 교지·교사 임대료 등 공적 사용료를 달라는 주장이 있는데 사립유치원 인가는 기본적으로 설립하려는 사람이 교지·교사를 교육활동에 쓴다는 것을 전제로 신청한 것”이라면서 “자의로 인가 요청한 부분이기 때문에 현행법 체계상으로는 (사유재산 인정이) 어렵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한유총은 이날 오후 이사회 회의를 진행해 뜻이 모이면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포토] ‘유치원 공공성 강화’ 미소짓는 유은혜 장관-박용진 의원

    [포토] ‘유치원 공공성 강화’ 미소짓는 유은혜 장관-박용진 의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공공성 강화 당정협의에서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 두 번째부터), 박용진 의원이 발표를 마치고 자리를 벗어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정 “유치원 집단 휴업 제재”…국공립유치원 확충 등 대책 마련

    당정 “유치원 집단 휴업 제재”…국공립유치원 확충 등 대책 마련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5일 유치원 비리를 근절할 대책을 세웠다. 국공립유치원을 확충하고, 사립유치원의 집단 휴업을 엄중히 제재하는 등 방안을 제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사립유치원의 회계 운영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 3법 개정으로 유치원 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알렸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국공립유치원 확충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사립유치원 회계뿐만 아니라 유아 교육 전반의 공공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사립유치원이 단체로 주도하는 집단 휴원, 모집 정지 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이라며 “공정위 조사를 통해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별 유치원의 일방적인 원아 모집 보류, 갑작스러운 폐업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 행정지도와 시정명령을 거쳐 행정처분, 경찰 고발 등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국공립유치원 40% 비율 확보를 위해 지역별로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고, 교육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발전시키겠다”면서 “오늘부터 시도교육청이 전문 공개하는 감사 결과는 시정 조치 완료된 사립유치원 정보도 그대로 공개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교육청 감사 결과, 일부 사립유치원이 교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원장의 명품 가방을 사거나 노래방·숙박업소 등 유흥에 사용하는 등 비상식적인 사용 출처에 감사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유은혜, “사립유치원 원아모집 보류·폐업 땐 경찰고발”

    유은혜, “사립유치원 원아모집 보류·폐업 땐 경찰고발”

    교육부·더불어민주당 당정협의유 부총리 “사립유치원 집단휴업하면 공정위가 엄중 제재”당정 “국공립유치원 확충 박차…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 개선”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학무모가 일방적 피해를 입는 사립유치원 집단휴업 등은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경대응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공금을 쌈짓돈처럼 써온 사립 유치원의 회계 관행을 바로잡으려는 사회적 압박이 강해지는 가운데 일부 유치원들이 집단휴업·폐원 등의 카드를 만지작 거리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간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회의 전 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제 늦은 오후 (한유총) 부산지회가 일주일 휴업하려다가 번복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면서 “아이를 볼모로 학부모를 궁지에 몰고, 교육권을 침해하는 행위에는 무관용원칙으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단체 주도로 하는 집단 휴업이나 (원아) 모집정지 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사안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통해 엄중한 제재가 있을 것”이라면서 “일반적 원아 모집 보류나 갑작스러운 폐업은 시·도 교육청 행정지도 등을 거쳐 행정처분 또는 경찰고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는 또 “사립유치원들은 (온라인 유치원 지원 시스템인) ‘처음학교로’에 참여하고 국가 회계 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수용하는 등 스스로 국민 신뢰 회복 노력을 해달라”면서 “이미 동참하겠다는 사립유치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민주당과 정부는 국공립 유치원 확충,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강화 등 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사립유치원의 회계 운영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라며 “유치원 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국공립 유치원 확충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이를 어렵게 하는 현실적인 장벽을 타개하는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김용석 서울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전국 광역의회의원협의회장으로 선출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상임위원장 김두관)는 22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역의회 원내대표단 회의를 열어 3선 출신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용석 대표의원(서울시의원, 도봉1)을 더불어민주당 전국 광역의회의원협의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광역의회 원내대표단 회의에는 박광온 최고위원과 김두관 상임위원장을 비롯하여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국 17개 광역시・도 원내대표들이 참석하였다.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22조에 의하면 당무 집행에 관한 최고의결기관으로서 당무위원회를 구성하고, 당무위원은 광역의회의원협의회 대표 1인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역의회의원협의회장은 당연직 당무위원과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임명된다. 광역의회의원협의회는 자치분권에 관한 당정 간의 정책협의 및 여론수렴을 비롯하여 자치분권 활성화와 정책협의 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게 된다. 이날 선출된 김용석 협의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더불어민주당이 든든한 여당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풀뿌리 지방정부의 뒷받침이 절대적”이라며 “당・정・청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해 지방의회의 위상강화와 자치분권 개헌의 실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수시로 광역의회 대표단 회의를 통하여 전국 광역의회의원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지방의회가 당면한 정책과제들에 대하여 하나하나 풀어나가겠다”며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전국 17개 광역의회 대표의원 대표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선출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리 유치원에 분노한 부모들 “책임자 처벌하고 국공립 유치원 확충하라”

    비리 유치원에 분노한 부모들 “책임자 처벌하고 국공립 유치원 확충하라”

    약 1년 전부터 ‘비리 유치원’ 실명을 공개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현재 행정소송도 진행 중인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20일 집회를 열어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 그리고 이를 방관한 교육당국의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강조했다. 또 사립유치원의 회계 비리를 막기 위해 사립유치원에도 정부가 만든 회계시스템(‘에듀파인’)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이날 서울 중구 시청역 앞에서 ‘유아교육·보육 정상화를 위한 모두의 집회’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대부분 유치원생 자녀를 둔 30∼40대 여성들이 참여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페미니즘 운동을 상징하는 보라색 옷을 입었고, 아이들은 보라색 풍선을 손에 쥐었다. 지난 11일 MBC 보도를 통해 비리를 저지른 전국 일부 유치원(대부분 사립유치원)의 실명이 공개된 뒤로 비리 유치원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정치하는 엄마들’이 비리 유치원·어린이집 명단 실명 공개를 위한 노력을 약 1년 전부터 기울여왔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비리 유치원·어린이집 명단 공개를 거부한 국무조정실과 인천교육청을 상대로 지난 5월부터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도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비리 유치원) 실명 공개와 관련해 시민사회와 학부모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공동대표는 이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억울하다고 하는데, 끝까지 발악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나쁜 유치원이 극소수라면 그런 유치원을 한유총에서 제명하면 되는 일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한유총은 비리 유치원 사태가 커지자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 직후 바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한 MBC를 상대로 시도교육청 감사 결과 공개 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것이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교육부도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시·도 부교육감 긴급회의를 열고 최근 5년 간 유치원 감사 결과는 물론 각 유치원이 위반 사실을 어떻게 고쳤는지를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늦어도 오는 25일까지 모든 시도교육청이 2013~2017년 유치원 감사 결과와 각 유치원의 시정 여부 등을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게 된다. 적발 유치원의 실명도 공개한다.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오는 21일 당정 비공개 협의회를 열고 사립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장 공동대표는 “교육당국이 다음 주에 대책을 낸다는데 학부모나 교사 목소리는 듣지 않아서 믿음이 가지 않는다. 뒤에서 한유총과 모의하고 있을지 모른다”면서 “다음 주에 교육부를 상대로 비리 유치원 공개가 왜 늦어졌는지 따질 것이고, 감사원·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해 공무원 중 책임자 처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들도 목소리를 냈다. 인천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벌인 김신애씨는 “(유치원 비리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에 있다”면서 “유아교육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공공성이 확보돼야 하는 교육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진유경씨는 “한유총은 지난해 법정지원금을 올려줄 것과 국·공립 유치원 확충하는 국정과제를 중단할 것, 설립자가 재무회계 규칙을 제정하도록 할 것 등을 요구하며 집단휴업을 예고한 바 있다”면서 “1년이 지난 지금 보니 원장들이 (교비로) 명품백 사고, 김치냉장고 사고 그랬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국공립 유치원, 특히 단설 유치원 확대를 바라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지난해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립유치원은 3곳, 공립유치원은 4744곳, 사설유치원은 4282곳이다. 유치원 숫자만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사립유치원 원아 수(52만 2110명)가 국공립유치원 원아 수(17만 2971명)의 약 3배에 달한다. 또 공립유치원 중 약 93%가 단설 유치원(351개)이 아닌 학교 유휴교실 등에서 운영하는 병설 유치원(4393개)이다. 이 때문에 공간 부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당정 섣부른 가짜뉴스 대책 우려한다

    ‘가짜뉴스’의 해악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실을 두고만 볼 순 없지만, 최근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대책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나쁜 의도로 사실이 아닌 정보를 유포해 공론장을 교란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회악인 만큼 근절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당정이 ‘엄벌이라는 칼’부터 휘두르겠다고 하는 건 신중하지 못한 처사다. 가짜뉴스에 대한 판별은 유포 시점에서 무 자르듯 명쾌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자칫 악용될 소지도 없지 않다. 표현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섣부른 제재와 처벌 강화는 경계하는 게 옳다.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대책특별위원회 박광온 위원장은 어제 국회 토론회에서 “정보통신망법 등 현행법으로는 허위조작 정보의 폐해를 막을 수 없다”며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명예훼손죄나 정보통신망법 등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규제 수단으로는 작동하지만, 공익을 해하는 경우는 형사·행정 제재 수단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공익을 해하는 허위조작 정보’의 기준이 무엇이고, 누가 판단하는지 등을 놓고 논란과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그제 “허위조작 정보 사범의 배후에 숨은 제작·유포 주도자들까지 추적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허위성이 명백하고 중대한 사안에는 적극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가짜뉴스를 예방한다는 취지를 넘어 언론의 자유와 표현 자유까지 과도하게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 유언비어나 음모, 괴담이라 규정했으나 수십년 뒤에 진실이 드러난 일이 적지 않고, 당시에는 ‘정부의 진실’이었으나 나중에 사법부 등이 동원된 ‘정부의 음모’로 밝혀진 일도 없지 않았다. 정보기술(IT) 발달로 다양한 플랫폼으로 가짜뉴스 등이 단시간 내 대량 유포돼 바로잡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등의 문제가 있지만, 당정은 성숙한 민주시민과 공론장의 자정 기능에 더 신뢰를 보내야 한다.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서울서 문명 처음 싹튼 강동…‘한강의 기적’까지 이뤄냈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서울서 문명 처음 싹튼 강동…‘한강의 기적’까지 이뤄냈네

    신석기·한성백제 거쳐간 고대도시 1963년에야 서울 편입한 신생도시 거북바위 절터에 자리잡은 암사동 1925년 대홍수, 역사 속 유물 드러나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4회 강동(광나루길) 편이 지난 13일 광진구 광장동과 강동구 천호동 및 암사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각종 행사와 모임이 겹치는 가을 황금 주말을 맞았지만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들은 만사를 제쳐 놓고 투어에 동참했다. 옷을 껴입고 나온 이들은 윗도리를 벗어야 했다. 종착지인 암사동 유적지에서는 때마침 제23회 강동선사문화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축제를 만끽했다. 행사 기간 중이어서 입장료는 무료였다.이날 오전 10시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2번 출구에서 집결한 투어단은 광진정보도서관 앞 광나루 표석을 보고, 광진교에 올라 올림픽대교·천호대교·강변테크노마트·롯데월드타워가 한데 어울린 한강 조망을 감상했다. 이어 광진교 8번가~도미부인상~서거정의 강동예찬비~한국점자도서관~선사마을~암사동 선사유적 순으로 코스를 밟았다. 해설을 맡은 윤현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이화여대 박사 과정)는 문학예술경영학 석사답게 전문성을 살려 답사단을 이끌었다. 참가자들은 “내가 사는 곳의 역사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해설자의 성실함이 돋보였다”, “광진교 8번가, 서울에 이런 곳이!” 등의 호평을 설문에 남겼다. 서울의 동쪽 끝에 위치한 강동구는 이중성을 가진 도시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도시이지만 건재 순으로 따지면 서열이 그렇게 높지 않은 신생도시이다. 6000년 전 신석기 시대 유물이 쏟아지고, 2000년 전 한성백제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선사시대와 고대의 도시인 데도 불구하고 서울 진입은 늦었다. 1963년 광주군 구천면에서 서울 성동구로 처음 편입됐고, 1979년 강남구에서 분구했다. 강동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는 암사동이다. 한성백제 역사는 송파구에, 광나루 영광은 광진구에 각각 넘겨주고 암사동 선사유적지를 차지했다. 서울에서 구석기시대를 거쳐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에 사람이 집단으로 거주한 흔적이 가장 뚜렷하게 남은 곳이 암사동이다. 그러나 오래된 도시라는 이미지는 강동구의 빛과 그늘이다. 암사동은 ‘바위절 마을’(岩寺洞)을 한자로 옮긴 지명이다. 암사동 산 23번지 거북이 모양의 바위 위에 지어진 절이라고 하여 구암사(龜岩寺)라고 했다. 그러나 강동구 홈페이지에는 “신라시대에 절이 9개 있어서 구암사(九岩寺)라고 하였다”라는 근거 없는 유래 설명이 붙어 있다. 구암사 옛 터에는 구암정(龜岩亭)이 있다.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구암서원(龜岩書院)이 있던 자리이기도 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이 자리에 있던 백중사를 암사라고 기록하고 있고, 서거정이 지은 ‘백중사’라는 시를 통해서도 구암사와 백중사가 이름은 다르지만 동일한 장소에 있던 사찰임을 알 수 있게 한다.2010년 강동문화원에서 펴낸 ‘강동역사와 문화’에 “암사동 동명의 유래는 백중사에서 연유한다. 예부터 백중사를 바위절이라고 불렀으며 이 바위절을 인용해 암사동의 유래가 됐다. 삼국시대 때 암사동에 절이 9개 있었다는 말은 큰 오류다”라고 바로잡았다. 구 홈페이지 오류부터 수정해서 선사유적지에 서 있던 ‘거북바위절’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되찾기 바란다. 암사동 선사유적지는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전까지는 망각의 장소였다. 대홍수로 한강변의 가옥과 전답이 모조리 수몰되고, 떠내려갔으며, 땅속이 뒤집혔다. 사대문 안까지 물이 찼다고 하니 홍수의 피해는 엄청났을 터이다. 2만여명이 사망하고, 30여만명의 이재민을 남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버금가는 재앙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때 뜻하지 않게 뭍으로 드러난 게 암사동 선사유적이다. 신석기시대를 대표하는 빗살무늬토기를 품은 유물층이 솟아났다. 한강은 우리 문명의 젖줄이자 역사의 물줄기였다. 한강 물줄기가 서울과 처음 만나는 강동지역에 선사시대와 한성백제시대 문화유적이 집중적으로 분포한 데 주목해야 한다. 한강 유역의 신석기 유적 140여곳 중 대표적 유적지인 암사동은 을축년 대홍수가 남긴 유물이며, 뼈아픈 기억 단자이다. 또 한 번의 반전은 이 사건을 계기로 소양강댐과 팔당댐을 건설, 한강 통제에 성공했기에 1980년대 한강의 기적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투어단이 찾아간 광진교 옛 교명주(橋名柱) 옆에 백제시대 정절의 여인을 상징하는 도미부인의 전신상과 전설이 새겨져 있다. 생뚱맞게 이곳에 서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혹시 이곳을 도미나루라고 착각하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 도미나루는 따로 있다. 신경림 시인이 ‘목계장터’에서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나루에”라고 노래한 것처럼 남한강 물길의 시발점 충주 목계에서 서울까지는 뱃길로 사흘 거리였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를 거쳐 족자섬과 다산 정약용이 나고 자라 묻힌 마재~소내나루 다음 나루가 도미나루이다. 여기서 팔당~당정섬~덕소~미음나루~돌섬을 거치면 광나루에 도착한다. 지금으로 치면 서울역이나 김포공항,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것과 마찬가지다. 광나루는 서울에서 광주 가는 단순한 나루가 아니라 한강의 동쪽 관문이었다. 1973년 팔당댐이 완공되기 전까지 한강을 오르내리던 황포돛배가 다니던 물길이다. 강배와 뗏목의 길이다. 서해안에서 한강을 거슬러 오르던 바다배와는 모양이 다르다. 거친 파도를 헤쳐야 하는 바다배는 배 밑을 둥글거나 뾰족하게 만든 반면 강배는 얕은 여울에서 강바닥에 긁히지 않도록 평평하다. 소금이나 젓갈, 생선을 실은 바다배는 조류를 타고 한강으로 들어와서 양화진이나 마포나루에 짐을 부렸다. 이곳에서 강배에 짐을 옮겨 싣고 서강~용산~한강진~두뭇개~뚝섬~송파~광나루를 거쳐 내륙으로 들어갔다. 목계나루를 떠난 강배는 주로 세곡선이나 땔감용 나무로 만든 뗏목이었다. 남한강 상류에서 곡물을 실은 세곡선은 용산과 서강의 창고까지 들어왔다. 물길로 나르고 운반한다고 해 조운선(漕運船)이라고도 했다.우리는 흔히 강남 개발 이전까지 한강의 남쪽 지역을 허허벌판으로 잘못 알고 있다. 조선의 사대문 중심 역사서술을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에 그대로 수용한 탓이다. 영등포가 처음으로 서울에 편입된 이후 1970년 한남대교와 경부고속도로가 놓일 때까지 강남은 ‘고요한 목초지’로 묘사되곤 한다. 실제로 그랬을까? 사실과 다르다. 18세기 이후 서울 사대문은 중세 봉건 왕도의 성격이 강했지만, 한강변은 역동적인 상업도시였다. 사대문 밖은 신분보다 돈으로 생업을 삼았으며,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는 요지경 세상이었다. 전국의 장사꾼과 일꾼이 몰려와 한강변 성저십리(성 밖 10리)에 거주했다. 세종(1428년) 때 호구조사 결과를 보면 도성 안 인구는 10만 3328명인 데 반해 도성 밖에는 6044명이 살았다. 도성 밖 인구는 전체 서울인구의 10%에 못 미쳤다. 그러나 정조(1789년) 대에 가면 도성 안에 11만 2371명이 살 때 성 밖에는 7만 6782명이 살았다. 18세기 후반 한강변을 중심으로 한 도성 밖 인구가 전체 서울인구의 절반이 넘었다. 한강은 전국의 뱃길을 연결하는 최대의 소비시장을 낀 물류 중심지였다. 전국 팔도에서 물품을 싣고 서울에 모여드는 배가 연간 1만척이 넘었다. 한강변은 흥청거렸다. 을축년 대홍수가 이 모든 것을 휩쓸고 갔을 뿐이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문명이 싹튼 강동지역을 비롯한 한강의 남쪽은 천지개벽을 기다리고 있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일정:상암동(문화비축기지) ●일시:10월 20일(토) 오전 10시~낮 12시 ●집결장소: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번 출구 앞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집중 분석] 한유총, 의원 지역구서 조직력 막강… 박용진 “솔직히 겁난다”

    집단휴업 무기에 학부모들 ‘乙 신세’ “원장 1명이 유권자 200명에게 영향력 한유총 반대편에 서면 선거 어려워져” 유치원 비리근절 개혁입법 차질 우려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로 민심이 폭발하자 16일 당정이 종합대책 마련에 착수했지만 대다수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선뜻 앞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지역구에서 막강한 조직력과 입김을 가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눈치를 보며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전국 1878개 사립유치원의 5951건의 5951건의 비리와 해당 유치원의 실명을 공개했다. 이후 전국의 ‘맘카페’가 들썩였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일벌백계를 요구하는 청원이 빗발쳤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박 의원에게 힘을 싣는 동료 의원은 선뜻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은 “보통 유치원에 원생이 100명 정도 있고, 부모는 200명 정도 있어서, 유치원 원장 1명이 200명의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래서 국회의원은 물론 지자체장까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일 박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는 한유총이 얼마나 ‘무서운 이익집단’인지를 여실히 보여 줬다. 한유총 소속 회원 300여명이 토론회장에 들이닥쳐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한유총은 당시 현장에서 “박 의원이 일부 비리 사례를 들어 전체 사립유치원을 ‘비리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 의원의 회관 사무실에는 항의 전화, 박 의원의 휴대전화에는 ‘문자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한유총은 지역에서 ‘집단 휴업’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워킹맘·워킹대디를 꼼짝 못 하게 하기 일쑤다. 유치원이 집단 휴업에 들어가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부모들은 ‘을’(乙)이 된다. 국회의원들이 선뜻 지역 유치원의 반대편에 설 수 없는 이유다. 지난해 2월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이 대형 유치원 회계 부정 사례를 적발하고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을 구축하려 했을 때도 ‘집단 휴업 불사’ 반발에 정부가 꼬리를 내렸다. 박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국민을 위해서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의 명단을 공개했지만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며 “솔직히 지금도 겁이 나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2008년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도 유아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한 뒤 곤욕을 치렀다. 당시 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매일 몰려와 정상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됐다. 한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는 문자폭탄 같은 것은 없었지만 세미나만 하면 전국의 연합회에서 다 찾아오곤 했었다”며 “지역구 압박받는다고 반대하는 의원들도 많았다”고 했다. 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일반시민의 정보 습득량이 늘어나고 정치 참여 기회가 확대되면서 한유총이 학부모들에 끼치는 조직적 영향력이 감소됐다는 시각도 있다. 지역구 관리의 ‘달인’으로 꼽히는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한유총 도연합회장, 지역연합회장과 정책 공조가 되면 선거를 치를 때 유리하고 반대편에 서면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은 개별 의원의 능력에 달린 문제”라며 “주로 지역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고 개별 학부모 유권자와 접촉이 안 되는 의원들이 연합회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이낙연 “사립유치원 비리 국민에 다 알려라”

    이낙연 “사립유치원 비리 국민에 다 알려라”

    회계 투명화 ‘에듀파인’ 적용 검토 한국유치원총연합 “죄송하지만 억울”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 파장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6일 “(사립유치원 비리와 관련해) 어느 유치원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잘못에 대해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국민이 아셔야 할 것은 모조리 알려드리는 게 옳고, 그렇게 하라”고 교육부와 교육청에 지시했다. 당정은 오는 21일 비공개 협의회에서 사립유치원 비리를 뿌리뽑는 고강도 종합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드러나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일으켰다”면서 “매년 2조원 규모의 정부 재정이 사립유치원에 지원되지만 관리와 통제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계 집행의 투명화, 학부모가 동참하는 견제의 상시화, 교육기관의 점검과 감독의 내실화를 포함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회계 정보가 고스란히 공개되는 에듀파인은 현재 국공립유치원에 적용되고 있지만 사립유치원에는 업계 반대 등으로 도입되지 못했다. 당정은 다만 민간 영역인 사립유치원의 특성을 감안해 정부 지원금에 한정해 정보를 입력하도록 일부 항목을 수정하거나 별도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전국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중대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장 등에 대해선 실명 공개도 추진할 계획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협의회에서 논의한 뒤 이르면 24일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유치원총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를 막론하고 학부모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감사 적발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박용진 의원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물을 수 있는지 법률 검토를 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억울하다는 기색도 내비쳤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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