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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법무부의 검찰 조직개편, 주요 수사 방해 우려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관련, “엄정한 수사,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수사, 이런 면에서는 국민에게 신뢰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직문화나 수사 관행을 고쳐 나가는 것까지 앞장서 준다면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게 되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에 대한 신뢰를 보내면서 경고도 함께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젠 조국 전 장관은 좀 놓아주고, 유무죄는 재판 결과에 맡기면 좋겠다”고 했다. 검찰개혁 입법이 완료된 시점에서 검찰과 여권과의 갈등이 봉합되길 바라는 문 대통령의 바람은 이해할 만하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가 국가인권위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착오’라며 철회해 간 것은 백번 잘한 일이다. 지난해 10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청원에 대한 대응이라고 하지만,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이름으로 이를 인권위에 송부한 것은 상식적으로 부적절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당정청이 현재 힘을 쏟아야 할 일은 비대해진 경찰조직을 견제하기 위해 당초 계획대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일반경찰과 수사경찰, 정보경찰 등으로 나누고 견제해야 하는 일이다. 검찰개혁 입법이 완성된 상황에서 우려되는 일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인사권과 조직개편 등으로 검찰의 권한을 견제한다고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요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검찰의 직접수사를 축소하겠다는 것은 추 장관의 공언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부를 반토막 내고, ‘청와대 하명수사’ 등을 수사해온 공공수사부를 축소한다든지,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한 조세범죄조사부를 2년 만에 폐지하는 등은 걱정스럽다. 성급한 직제 개편이 현재 진행 중인 사건수사와 공소유지 등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조직개편 이후 사직하는 검사들을 항명으로만 인식하지 말고 수사대상에 따라 검찰권을 다르게 쓰려는 게 아니냐는 검찰 내부의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오늘의 눈] 윤석열 검찰총장 그만둘까 두렵다/강병철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윤석열 검찰총장 그만둘까 두렵다/강병철 정치부 기자

    주자가 레인을 외면하고 질주해서는 결승선을 밟기 힘들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은 결승선을 앞두고 속도를 높이더니 어느 순간 트랙을 벗어난 느낌이다. 국회는 지난 13일 검찰개혁 입법을 마무리했다. 늦은 오후 전격적 발표라는 형식은 아쉽지만 법무부도 같은 날 검찰 직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검찰개혁이 착착 이뤄졌으니 다행스런 일이다. 개혁 입법이나 직제 개편은 이미 검찰총장을 임명할 때부터 예정됐던 터라 윤석열 총장도 덤덤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8일 검찰 인사는 좀 달랐다. 상당수 언론은 ‘윤 총장 라인 물갈이’라고 했고 일부는 ‘대학살’ 같은 험한 표현까지 썼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윤 총장을 압박했고 항명·징계라는 말도 나왔다. “사퇴하라”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복잡하고 번거로운 방식으로 발신한 것이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떨치기 힘들었던 의문은 ‘이게 대체 검찰개혁과 무슨 관계인가’였다. 의문이 풀리지 않으니 “정권을 수사하는 검사들을 밀어냈다”는 분석에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검찰개혁의 본질은 ‘공정’에 맞닿아 있다. 검찰이 과도한 권력을 부당하게 휘두르니 힘을 빼겠단 거였다. 그런데 최근 검찰개혁을 두고 벌어지는 일들은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공정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제도 개선이 일단락된 지금 이 의제는 ‘정권 대 검찰’이란 대결 구도로 변질됐다. 법령을 바꿔 검찰의 칼을 뺏으면 그만이었을 것을 ‘검찰 길들이기’와 다름없는 조치까지 더하다 보니 말도 안 되는 대진표가 나온 것이다. 그게 윤 총장의 전략이었다면 상당히 유효했고 정부는 거기 끌려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검찰개혁의 ‘아이콘’으로 추앙받았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 수사로 사퇴했다. 그즈음 ‘조국 수호’를 외친 서울 서초동과 ‘조국 수사’를 주장한 서울 광화문 사이에서 갈 곳을 찾지 못했던 사람들이 떠올린 타협점은 ‘검찰개혁은 해야 하지만 조국은 안 된다’였다. 결국 조 전 장관이 물러났고 검찰개혁은 이렇듯 결승점까지 왔다. 그러나 최근 형성된 구도는 또다시 중도에 있는 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어디까지가 개혁인지 무엇이 공정인지 판단이 실로 어렵다.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하다 정권의 총공세를 받았다는 이유로 윤 총장은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특히 극우 세력들 사이에서 ‘영웅’이 됐다. 문 대통령이 그렸던 개혁의 끝이 이런 모습은 아닐 것이다. 국민과의 약속대로 검찰의 힘은 흩어지고 있다. 제도가 바뀌었으니 검찰이 발버둥 쳐도 전래의 힘을 놓지 않을 방법이 없다. 이런 상황에 무서운 건 남은 검찰 수사가 아니다. 오히려 당정청이 획책한 윤 총장의 사퇴다. 그가 사퇴를 발표하는 순간, 이전까지 정부가 땀 흘린 검찰개혁의 본래 취지는 한없이 퇴색할 것이다. 물론 윤 총장이 당장 광장으로 달려갈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찾는 극우 세력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텐데, 그 꼴을 어떻게 보잔 말인가. bckang@seoul.co.kr
  • 文 “檢 여전히 막강, 초법적 권력 내려놔야”… 개혁 고삐 의지

    文 “檢 여전히 막강, 초법적 권력 내려놔야”… 개혁 고삐 의지

    “어떤 사건 선택적 수사하면 신뢰 잃을 것” 조국·靑 전방위 수사 염두에 둔 발언 해석 “尹,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 秋 손 들어줘 靑 수사 계속하면 靑·檢 갈등 이어질 듯 “어제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뿐 아니라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제도적 개혁작업이 끝났다. 권한이 과거보다 줄긴 했지만 검찰 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공수처는 판검사 기소권만 갖게 돼 나머지는 여전히 검찰 손에 있다. 때문에 국민 대부분은 여전히 검찰의 기소독점 상태(아래)에 있다. 그래서 개혁은 여전히 중요하다.”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개혁이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하며 개혁의 고삐를 죄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제도적 기반이 일단락된 지금이야말로 수십년에 걸쳐 뿌리내린 검찰의 나쁜 수사관행과 조직문화를 걷어낼 적기라고 판단한 듯 보인다. 당정청의 협공을 받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 등을 겨냥한 수사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검찰의 현주소와 개혁 당위성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검찰 수사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나 과거 권력, 검찰이 관계된 사건에 대해서나 항상 엄정해야 한다”며 “어떤 사건은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일가 수사에서 시작해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확대된 전방위적 수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권력으로부터 독립한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채 직접 ‘플레이어’로 나서 ‘과잉수사’를 하고 있다는 여권 주류의 인식과 다르지 않다. 최근 검찰 인사 등을 통해 청와대를 겨냥했던 수사진을 사실상 해체하고 또 다른 정치검찰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문 대통령이 크게 인식하지 않은 듯 보인다. 문 대통령은 “검찰로선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자꾸 나무라느냐란 점에서 억울한 생각을 가질지 모르겠다”면서도 “수사권이 절제되지 못한다거나 피의사실 공표가 이뤄져 여론몰이를 한다거나 초법적 권력이 행사된다고 국민이 느끼기 때문에 개혁이 요구되는 것이며, 그 점을 검허하게 인식한다면 개혁을 이뤄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한 최근 검찰 인사과정에서 윤 총장의 행동에 대해 “인사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수사권이 존중돼야 하듯이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공개 경고했다. 다만 당정으로부터 ‘항명’이란 비판을 들으면서 해임설까지 돌았던 윤 총장의 거취에는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비판받는 검찰 조직문화라든지 수사관행을 고쳐 나가는 부분까지 윤 총장이 앞장서 준다면 국민들로부터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게 되리라고 본다”며 개혁의 주체가 될 것을 당부했다. 수사 관행이나 조직 문화 혁신을 끌어내려면 검찰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 드라이브가 검찰의 청와대 수사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수사와 개혁 과정이 청와대 수사와 맞물리면서 권력투쟁 비슷하게 다뤄지고 있는데 검찰개혁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진행해 온 작업이고 청와대 수사는 그 이후에 끼어든 과정”이라며 “두 가지를 결부시켜서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채동욱과 같은 듯 다른 尹… ‘인사안 미제출’ 징계 쉽지 않을 듯

    채동욱과 같은 듯 다른 尹… ‘인사안 미제출’ 징계 쉽지 않을 듯

    선행돼야 하는 감찰 착수도 여의치 않고 직무 태만 등 징계 사유 여부 논란 많아 경질도 부담… “추미애·尹 확전 자제” 지적 당시 황교안, 감찰 지시하자 채동욱 사의 채동욱 ‘도덕적’ vs 尹 ‘정무적’ 문제 차이 법조계 “정부, 檢 중립성 중요 인식해야” 현직 부장판사 “檢인사, 헌법정신 배치”지난 8일 단행된 검찰 고위직 인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당정청의 공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인사 당일 윤 총장이 인사 관련 의견 개진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튿날 “저의 ‘명’을 ‘거역’했다”며 날 서린 비판을 날렸고, 이낙연 국무총리는 추 장관에게 “필요한 대응을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검찰의 항명을 그대로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강경론을 거들고 나섰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총장이 정부 여당에 둘러싸여 난타전의 대상이 된 최근의 모습은 흡사 ‘7년 전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례와 닮은꼴’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채 전 총장은 2013년 4월 취임하자마자 정권과의 불화에 시달렸다. 검찰은 경찰이 국정원 댓글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자 그해 4월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이후 검찰은 5월 말 원세훈 전 원장에게 국정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집권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부의 정당성 자체가 치명타를 입는 상황이었다. 이에 청와대와 여권을 대변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선거법 위반 적용 및 영장청구 불가’라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검찰은 영장은 청구하지 않는 대신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6월 11일 재판에 넘겼다. 이런 와중에 그해 9월 6일 ‘채 전 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는 보도가 조선일보에 실렸다. 채 전 총장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황 전 장관은 일주일 뒤 감찰본부에 진상규명을 지시했다. 채 전 총장은 이에 반발해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이후 “의혹이 사실이라고 의심하기에 충분한 진술과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혼외자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채 전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고, 그는 9월 30일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취임 180일 만이었다. 공교롭게도 윤 총장은 당시 국정원 댓글 수사의 팀장을 맡았고, 이후 한직을 맴돌아야 했다. 현 정부가 ‘조국 사태’ 이후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계속한 윤 총장에게 ‘항명’이라는 혐의를 덧씌운 만큼 윤 총장에 대한 징계 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추 장관이 지난 9일 국회에서 법무부 관계자에게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 놓길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모습까지 포착된 상태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징계하려면 감찰이 선행돼야 한다. 관련법상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은 절반 이상이 외부 위원으로 구성되는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위원장과 부위원장도 공직자가 아닌 인사가 맡게 돼 정부 의도대로 감찰 결과가 나오라는 보장이 없다. 감찰 대상인지도 모호해 착수도 쉽지 않다. 감찰을 통해 비위사실이 확인되면 검사징계법에 따라 해임, 면직, 정직 등 처분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인사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이 직무태만 등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도 논란이 많다. 감찰이나 징계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현행 검찰청법상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정해져 있다. 윤 총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는 한 내년 7월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청와대가 석연찮은 이유로 그 전에 윤 총장의 옷을 벗기면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도 있다. 당정청이 윤 총장을 압박하고 있어도 윤 총장의 거취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검찰 내부의 친정부 인사들 사이에서도 “양쪽(추 장관 및 윤 총장)이 더는 확전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까닭이다. 채 전 총장과 윤 총장 간의 차이점도 있다. 채 전 총장은 혼외자라는 ‘도덕적’ 문제가 제기됐고, 윤 총장은 일종의 ‘정무적’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혼외자 문제는 법원 판결 등으로 확정된 사실이 아닌 데다 일종의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 애초 감찰이나 징계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윤 총장 사례 역시 징계가 쉽지 않다. 법무부가 전례와 달리 검찰 인사 명단을 대검찰청에 전달하지 않은 데다 그 과정에서도 ‘주겠다, 안 주겠다’는 식으로 여러 차례 말을 바꾸는 등 ‘의견 미제출’을 방조한 측면도 강하기 때문이다. 김한규 전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법원과 같은 독립기관이 아닌 검찰은 정부의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면서도 “관련 법(검찰청법)을 통해 인사 때 수장(검찰총장)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조항을 갖춘 공직은 검찰이 유일하다. 그만큼 검찰의 중립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정부 역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진(51·사법연수원 25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고위직 인사를 ‘정권 비리 관련 수사팀 해체’라고 규정하고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심각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2014년 9월 법원 내부 게시판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을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라고 비판했다가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野3당, 추미애 ‘징계’ 문자에 “윤석열 보라고…비열한 협박·X아치”

    野3당, 추미애 ‘징계’ 문자에 “윤석열 보라고…비열한 협박·X아치”

    한국 “윤석열 찍어내기가 정권 최종 목표”“비난 따위 아랑곳없단 작심…추한 X아치”새보수 “범인들이 노골적 본색 드러내”“장관 지휘감독권한 오남용막는 징계 찾아야”바른미래 “윤석열 죽이기 사활, 추미애 칼춤”야3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시사하는 문자를 보낸 것과 관련해 일제히 논평을 통해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은 “윤 총장이 보라고 쓴 문자요, 비열한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새로운보수당도 “윤 총장을 직접 끌어내기리 위해 집단행동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윤 총장의 청와대 압수수색에 추 장관이 선무당 칼춤을 춘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10일 논평을 내고 “추 장관이 어제(9일)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 보고하라’고 법무부 관계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지시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 9일 추 장관은 본회의장에서 조모 장관 정책보좌관에게 “지휘 감독 권한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 (놓길 바란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전 대변인은 “추 장관은 ‘거역’이니 하는 과거 독재시절 용어를 끌어올려 검찰을 압박하고 이어 징계 시사 문자로 재차 협박을 가하고 있다”면서 “정권이 검찰을 향해 칼을 들면 국민은 정권을 향해 칼을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전 대변인은 이어 “이 정권의 최종 목표는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라면서 “노골적이고 야만적이라는 비난 따위는 아랑곳없다는 작심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에 체면이 무슨 소용이며 법 위반이 무슨 한가한 소리냐는 양상”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추하디 추하다. 염치도 양심도 없는 X아치 본색”이라고 거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전 대변인은 “정권의 눈엣가시가 된 검찰총장 한명 징계해 쫓아낸다고 이 정권의 비리와 부패가 숨겨질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면서 “국민이 이 정권의 독재 폭주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 왔다. 국민의 인내는 여기까지”라고 일갈했다. 새보수당도 “윤 총장을 직접 끌어내리려고 범인들이 노골적으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추 장관과 문재인 정권을 비판했다.권성주 새보수당 대변인은 이날 추 장관의 문자와 관련해 논평을 내고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정권의 충견이 되길 바랐던 윤 총장이 청와대의 비리 수사를 본격화하자 그의 지휘체제 팔다리를 잘랐다”면서 “이로서 그들이 말한 ‘검찰 개혁’은 새빨간 허위이고 속으로는 자신들의 죄를 수사할 수 없도록 하려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윤 총장을 압박하는 것은 자신들의 비위와 범죄를 인정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대통령에게 일말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장관의 지휘감독권한의 오남용 방지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오늘은 추미애의 칼춤이 더 신이 났다. 그러나 무림의 고수, 칼잡이는 윤석열”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무총리, 법무부 장관, 민주당 당대표가 떼로 나서 ‘항명’이니 ‘징계’니 운운하며 ‘윤석열 죽이기’에 아주 사활을 걸었다”고 비판했다.강 대변인은 추 장관을 겨냥해 “취임하자마자 윤석열 (총장) 수사라인을 산산이 조각내는 것으로 수족을 자르더니 이번엔 한 술 더 떠 ‘특별수사조직 설치 시 사전 승인’을 받으라 한다”면서 “윤석열이 몸뚱이로 벌떡 일어나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을 전격 압수수색하자, 이에 놀란 어설픈 추 장관이 선무당 칼춤을 추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 권력 비리를 수사하는 수사단을 만들까 겁이 나 우환의 씨를 제거하겠다는 계산일 것”이라면서 “추 장관은 칼 갖고 어설프게 장난치다 다치기 전에 서둘러 칼을 내려놓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걍 대변인은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리는 법”이라면서 “윤 총장은 당정청의 농간에 전혀 휘둘리지 말고,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수사를 계속하라. 이것은 국민의 명령이자 응원”이라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진중권 “윤석열에 ‘항명’ 단체 트집…무소의 뿔처럼 가라”

    진중권 “윤석열에 ‘항명’ 단체 트집…무소의 뿔처럼 가라”

    진보 논객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검찰 인사와 관련해 “추미애, 이낙연, 이해찬, 이인영, 홍익표, 이재정에 청와대…전방위적 압박이죠”라며 “‘항명’ 프레임 구축에 당정청 어벤저스가 떴다”고 여권을 비판했다. 법무부가 지난 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발표를 앞두고 윤 총장이 ‘인사안을 받아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추미애 장관과의 면담에 불응하고 인사 관련 의견 개진도 하지 않은 데 대해 추 장관은 “명을 거역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청와대와 이낙연 국무총리도 윤 총장의 태도에 공개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혔고, 더불어민주당도 ‘그냥 넘길 수 없는 항명’이라고 규정하는 등 여권이 윤 총장 거취를 압박하며 총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검찰총장은 임기가 2년 보장돼 있어 물러나게 하려면 사실상 자진사퇴시키는 수밖에 없다”며 “사퇴하도록 압박하려면 뭔가 꼬투리 잡을 게 필요하고, 그래서 ‘항명’이라고들 단체로 트집 잡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바위판에 가면 판 주위에 바람 잡는 사람들 있는데 이 분들, 그거 하는 거라 보면 된다”며 “하나의 시나리오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데 이거 영락 없이 ‘배 째라고 하면 지긋이 째드리겠다’던 그분의 행태를 빼닮았다”고 했다. 이어 “ 당정청의 어벤저스들이 모두 나선 것을 보니 돌아가는 상황이 급박하긴 한 모양”이라며 “윤석열 총장, 좌고우면할 것 없이 오직 나라를 위해 무소의 뿔처럼 밀고 나가세요”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秋 “尹 의견요청 거부” 작심비판… 우군없는 윤석열 ‘고립무원’

    秋 “尹 의견요청 거부” 작심비판… 우군없는 윤석열 ‘고립무원’

    靑·이낙연 총리는 秋 발언에 지원 사격 한국당 “폭거·망나니 정권” 원색적 비판 尹 총장 여론 추이 따라 반격 나설수도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인사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거론하며 “내 명을 거역했다”고 강하게 질타한 것은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가 검찰의 웬만한 반발에는 꺾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청와대와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나서 윤 총장의 전날 대응을 ‘항명’으로 규정하는 등 추 장관을 측면 지원하면서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 내에서 당정청 어디에도 우군이 없는 ‘고립무원’ 상태임이 분명해졌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온 추 장관의 발언들은 어느 정도 ‘계산된 공격’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동료 의원들을 앞에 두고 회의 말미에 작심한 듯 윤 총장을 비판했다. ‘명’(命), ‘거역’ 같은 단어를 쓰며 윤 총장의 행동이 ‘도가 넘었다’는 점을 여야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검찰의 ‘감독자’로서 장관이 총장에 대해 예우하고 배려를 하려 했지만 윤 총장은 오히려 장관의 요청을 거부하는 등 막무가내식 행동을 보였다는 게 추 장관 불만의 핵심이다. “법무부가 법령에 따라서 (인사에 대한) 총장의 의견 개진권을 준수한다면 그건 당연히 업무에 관한 것이고 집무실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추 장관의 지적도 윤 총장의 전날 대응이 관련 법령과 규정에 비춰 근거 없는 행동임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윤 총장에 대한 ‘불신임’ 가능성과는 선을 그었지만 의견 개진 과정을 둘러싼 잡음이 발생한 데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밝혔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강한 어조로 공격하자 청와대는 추 장관 발언에 힘을 싣는 수준에서 메시지 관리를 한 셈이다. 이 총리가 윤 총장이 의견 제출에 응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유감은 순화된 표현으로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이라면서 “검찰이 법무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청이 합심해 윤 총장을 압박하면서 윤 총장의 행동반경은 지극히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또는 ‘윤석열 사단’ 멤버들이 향후에라도 이번 인사에 반발해 행동에 나설 경우 당정청의 압박 수준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향후 여론의 추이 등에 따라 윤 총장이 반격의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및 가족 수사에서부터 이어진 검찰 수사에 대한 지지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윤 총장에 대한 압박 강도를 계속 높여 갈 경우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공정 사회’ 등을 공약했던 정권에 감당하기 힘든 비난 여론이 돌아올 수도 있다. 이미 자유한국당은 이날 검찰 수사를 빌미로 본회의 참석 및 민생법안 처리를 거부했다. 야권이 윤 총장에 대한 압박과 검찰 인사 문제 등을 총선 이슈로까지 가져갈 경우 더불어민주당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날 한국당 의총에서는 ‘사화’(士禍), ‘폭거’, ‘망나니 정권’ 같은 원색적이고 강도 높은 비판이 반복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윤석열 ‘항명’ 규정…당정청, 협공 나섰다

    윤석열 ‘항명’ 규정…당정청, 협공 나섰다

    추미애 법무 “尹총장이 내 명을 거역” 이낙연 총리 “법무부, 대응 검토하라” 靑 “유감”… 尹은 ‘갈 길 가겠다’ 의지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수사하던 ‘윤석열 (검찰총장) 사단’을 전원 교체해 검찰과 야당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은 9일 윤 총장과 검찰의 행태를 ‘항명’으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추 장관은 “(검찰청법을) 제가 위반한 게 아니고,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추 장관이 “(법무부로) 와서 인사 의견을 내라고 했음에도 윤 총장이 응하지 않았고, 검찰 인사위원회 이후에도 대통령에게 제청하기 전까지 6시간 동안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윤 총장 측에 의견 개진을 재촉했다”며 전날 인사 상황을 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명’과 ‘거역’이라는 표현을 쓰며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최종 감독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추 장관의 강경한 입장에 곧바로 힘을 실어 줬다. 이 총리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의견 제출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유감스럽다”면서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잘 판단해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고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의 반응은 이 총리와 추 장관보다는 약했지만, 결은 같았다. 인사 당일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던 청와대는 이날 “장관이 검찰총장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원만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며 윤 총장을 겨냥했다. 당정청의 협공을 받은 윤 총장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 예상한 항의성 사퇴도 없었다. 다만 압수수색을 통해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표현했다.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이날 송철호 울산시장의 선거공약 수립·이행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고문단 활동내역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낙연 “차례상 부담 덜겠다”…당정청, 설 물가안정 방안 점검

    이낙연 “차례상 부담 덜겠다”…당정청, 설 물가안정 방안 점검

    새해 첫 고위당정협…“민생입법 설 전 마무리할 것”이 총리, 사실상 마지막 참석…이해찬 “노고에 감사”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 “설에 필요한 농수산물 공급을 늘려 차례상 부담을 덜겠다”고 밝혔다. 당·정·청은 이날 국회에서 새해 첫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설 명절 물가안정 방안과 체불임금 해소 등 민생안전 대책, 올해 상반기 예산집행 계획 등을 점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설 연휴를 앞두고 국민의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한 민생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연금 3법(기초연금법·국민연금법·장애인연금법 개정안) 등 민생입법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새해에 변화와 결실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민생과 경제에서 많은 성과와 도약을 이뤄야 한다”면서 “국민이 편안하고 기분 좋은 명절을 보내시도록 제수용품 물가 부담을 덜어드리고 중소기업, 소상공인도 자금난을 겪지 않게 충분히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늘 당정은 민족의 명절 설을 맞아 국민 여러분의 고단함을 덜 수 있는 민생·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모였다”면서 “어려운 분들이 소외되지 않게 영세·소상공인 자금난 완화, 임금체불 방지, 어르신 일자리 확대, 장바구니 생활비 절감 대책 등을 위해 각별히 대책 마련에 노력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국민연금법,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 개정으로 장애인과 서민, 어르신의 부담을 더는 게 중요하다. 조만간 입법 절차를 완료해 설 전 서민에게 값진 선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이 총리는 “편안하고 안전하게 고향에 가도록 교통안전대책도 마련했다”면서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을 연초에 시행하고 생계급여 지원도 설 이전에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아직 처리하지 못한 법안이 많아 국민과 기업의 고통이 크다. 유치원3법, 국민연금법, 장애인연금법, 지방세특례제한법, 수산직불제법, 주택법, 데이터3법, 청년기본법, 근로기준법, DNA법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국민과 기업의 심정을 헤아려 빨리 처리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총리는 이날 당 복귀 전 사실상 마지막으로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 총리는 오늘이 마지막 고위당정협의회가 될지 모르는데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박수를 부탁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일제히 이 총리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 총리는 자신의 발언 순서에서 특별히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서울광장] 우리끼리 줄 세우는, ‘미친 집값’ 계급 사다리/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우리끼리 줄 세우는, ‘미친 집값’ 계급 사다리/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지금 대한민국에는 딱 두 부류의 인간이 산다. 서울에 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둘만 모이면 미친 집값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를 길게 하는 건 금물이다. 집이 없는 사람도, 겨우 한 채 있는 사람도 울렁증을 앓기는 매한가지다. 미쳐버린 집값이 제정신이라도 차리는 날에는 어쩌나. 겨우 집 한 채인 사람들은 이런 초라한 계산에 좌불안석이다. 집이 없는 사람은 숫제 고민할 일도 없다. 서울에 내 집 갖기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다시 태어나는 편이 빠르다”는 좌절의 목소리, 주위에 흘러넘친다.  정말 이러다가는 무슨 변고가 터질지 모른다. 몰상식을 넘어 초현실적이기까지 한 상황에 버텨 줄 사회적 근력이 남았을지 밑천이 아슬아슬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똑 떨어지게 자신 있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던 어정쩡한 말은 청와대 참모들 때문에 봉변을 당했다. 문재인 청와대의 1급 이상 전·현직 참모들의 집값은 지난 3년간 평균 40%나 뛰었다. “내가 강남 살아 봐서 안다”던 장하성 전 정책실장의 송파구 아파트, 부동산 정책을 설계한 김수현 전 정책실장의 과천 아파트는 10억원 넘게 올랐다. 청와대 불로소득이 들통나지 않았더라면 12·16 부동산 정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청와대가 얼마나 발등이 뜨거웠으면 경실련의 집값 발표 닷새 만에 비밀작전처럼 부동산 극약처방을 냈을지 짐작이 된다.  절망스러운 현실의 문제는 따로 있다. 집값 처방이 주택 빈곤층을 더 고약하게 소외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는 ‘집값 9억원’을 기준으로 부동산 피라미드의 계급을 감별받고 있는 중이다. 무주택자와 실거주를 위한 살뜰한 처방은 없이 9억원 넘는 집에 은행 대출을 묶겠다고만 한다. 이것은 9억원짜리 집을 엄두라도 낼 수 있는 일부에게만 말을 거는 정책이다. 미친 집값에 무감각해져서 9억원이 망명정부의 지폐처럼 시시하게 들린다. 하지만 절대 다수 서민에게는 그렇지 않다. 집이 없는 사람들과 17차례의 문 정부 부동산 정책에 집값이 고꾸라진 지방 서민들에게는 달나라 이야기다. 오죽했으면 “한 채만 남기고 팔라는 홍남기(경제부총리)보다 빚내서 집 사라던 최경환(박근혜 정부의 경제부총리)의 말이 훨씬 인간적이었다”고들 한다.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은 적어도 모든 부동산 계층에게 공평하게 말이라도 걸어 준 것 아니었냐고.  앞이 안 보이는 캄캄한 불평등과 갈등의 수렁으로 사회가 통째로 빠져 있다. 서울과 지방, 서울 안에서도 강남과 비강남. 청와대의 불로소득을 성토하지만, 기실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어진 계급사회에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장하성, 김수현의 집값만 두 배로 튀겨졌나. 아니다. 성실한 근로소득이 죽었다 깨어나도 감당할 수 없는 아파트 불로소득은 일상의 도처에서 서로를 반목하게 한다. 강남 집 한 채가 죄냐, 앉아서 수억 벌었으면 세금 토해야지, 서로 삿대질이다. 없는 사람들을 정책 우위에 두겠다던 진보 정부가 절대 다수의 서민을 신(新)부동산 계급의 밑바닥에 고착시켰다. 그 배신감을 감당하기 힘들다.  계급 사다리의 어느 칸에 자신이 있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사회의 구조에 동의할 수 있는 것. 철학자 존 롤스는 그것이 공정한 사회라고 정의했다. 이 우아한 사회 정의론은 이제 우리에게는 부합하지 않는다. 내가 밟고 있고 내 자식이 밟아야 할 사다리의 칸이 적나라하게 줄 세워진 계급사회로 굳어지고 있다. 며칠 전 통계청 조사결과에서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평균 아래’라고 답한 사람이 76.4%였다. 상대적 박탈감이 꼭대기까지 차올랐다는 경고로 읽어야 한다.  사람들이 따져 묻고 있다. 너나없이 강남 집을 가졌으니 강남 우파든 강남 좌파든 제살 깎는 강남발 집값 잡기 정책에 진심을 낼 수 있겠는가. 청와대를 포함해 고위 공직자의 태반이 상위 5% 부자들이다. 상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지배하는 이 현실에서 그들이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장치를 구상하겠는가. 정책의 진심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당정청 수뇌부가 “공직자들은 한 채만 남기고 다 팔라”고 똑같은 말을 한다. 집이 레고 블록도 아니고, 이런 입에 발린 말은 듣고 있는 서민들에게는 염장을 지르는 소리다. 본의가 아니었다면 증명할 방법이 딱 하나 있다. 청와대의 다주택자 누구든 강남 집부터 내놓아 보라. 노영민 비서실장이 강남의 반포 아파트부터 먼저 팔아 보시라. sjh@seoul.co.kr
  • [서울광장] 우리끼리 줄 세우는, ‘미친 집값’ 계급 사다리/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우리끼리 줄 세우는, ‘미친 집값’ 계급 사다리/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지금 대한민국에는 딱 두 부류의 인간이 산다. 서울에 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둘만 모이면 미친 집값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를 길게 하는 건 금물이다. 집이 없는 사람도, 겨우 한 채 있는 사람도 울렁증을 앓기는 매한가지다. 미쳐버린 집값이 제정신이라도 차리는 날에는 어쩌나. 겨우 집 한 채인 사람들은 이런 초라한 계산에 좌불안석이다. 집이 없는 사람은 숫제 고민할 일도 없다. 서울에 내 집 갖기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다시 태어나는 편이 빠르다”는 좌절의 목소리, 주위에 흘러넘친다. 정말 이러다가는 무슨 변고가 터질지 모른다. 몰상식을 넘어 초현실적이기까지 한 상황에 버텨 줄 사회적 근력이 남았을지 밑천이 아슬아슬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똑 떨어지게 자신 있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던 어정쩡한 말은 청와대 참모들한테 봉변을 당했다. 문재인 청와대의 1급 이상 전·현직 참모들의 집값은 지난 3년간 평균 40%나 뛰었다. “내가 강남 살아 봐서 안다”던 장하성 전 정책실장의 송파구 아파트, 부동산 정책을 설계한 김수현 전 정책실장의 과천 아파트는 10억원 넘게 올랐다. 청와대 불로소득이 들통나지 않았더라면 12·16 부동산 정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청와대가 얼마나 발등이 뜨거웠으면 경실련 발표 닷새 만에 비밀작전처럼 부동산 극약처방을 냈을지 짐작이 된다. 절망스러운 현실의 문제는 따로 있다. 집값 처방이 주택 빈곤층을 더 고약하게 소외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는 ‘집값 9억원’을 기준으로 부동산 피라미드의 계급을 감별받고 있는 중이다. 무주택자와 실거주를 위한 살뜰한 처방은 없이 9억원 넘는 집에 은행 대출을 묶겠다고만 한다. 이것은 9억원짜리 집을 엄두라도 낼 수 있는 일부에게만 말을 거는 정책이다. 미친 집값에 무감각해져서 9억원이 망명정부의 지폐처럼 시시하게 들린다. 하지만 절대 다수 서민에게는 그렇지 않다. 집이 없는 사람들과 17차례의 문 정부 부동산 정책에 집값이 고꾸라진 지방 서민들에게는 달나라 이야기다. 오죽했으면 “한 채만 남기고 팔라는 홍남기(경제부총리)보다 빚내서 집 사라던 최경환(박근혜 정부의 경제부총리)의 말이 훨씬 인간적이었다”고들 한다.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은 적어도 모든 부동산 계층에게 공평하게 말이라도 걸어 준 것 아니었냐고. 앞이 안 보이는 캄캄한 불평등과 갈등의 수렁으로 사회가 통째로 빠져 있다. 서울과 지방, 서울 안에서도 강남과 비강남. 청와대의 불로소득을 성토하지만, 기실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어진 계급사회에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장하성, 김수현의 집값만 두 배로 튀겨졌나. 아니다. 성실한 근로소득이 죽었다 깨어나도 감당할 수 없는 아파트 불로소득은 일상의 도처에서 서로를 반목하게 한다. 강남 집 한 채가 죄냐, 앉아서 수억 벌었으면 세금 토해야지, 서로 삿대질이다. 없는 사람들을 정책 우위에 두겠다던 진보 정부가 절대 다수의 서민을 신(新)부동산 계급의 밑바닥에 고착시켰다. 그 배신감을 감당하기 힘들다. 계급 사다리의 어느 칸에 자신이 있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사회의 구조에 동의할 수 있는 것. 철학자 존 롤스는 그것이 공정한 사회라고 정의했다. 이 우아한 사회 정의론은 이제 우리에게는 부합하지 않는다. 내가 밟고 있고 내 자식이 밟아야 할 사다리의 칸이 적나라하게 줄 세워진 계급사회로 굳어지고 있다. 며칠 전 통계청 조사결과에서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평균 아래’라고 답한 사람이 76.4%였다. 상대적 박탈감이 꼭대기까지 차올랐다는 경고로 읽어야 한다. 사람들이 따져 묻고 있다. 너나없이 강남 집을 가졌으니 강남 우파든 강남 좌파든 제살 깎는 강남발 집값 잡기 정책에 진심을 낼 수 있겠는가. 청와대를 포함해 고위 공직자의 태반이 상위 5% 부자들이다. 상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지배하는 이 현실에서 그들이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장치를 구상하겠는가. 정책의 진심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당정청 수뇌부가 “공직자들은 한 채만 남기고 다 팔라”고 똑같은 말을 한다. 집이 레고 블록도 아니고, 이런 입에 발린 말은 듣고 있는 서민들을 더 초라하게 한다. 본의가 아니었다면 증명할 방법이 딱 하나 있다. 청와대의 다주택자 누구든 강남 집부터 내놓아 보라. 노영민 비서실장이 강남의 반포 아파트부터 먼저 팔아 보시라. sjh@seoul.co.kr
  • [단독] 중앙부처 고위직 4명 중 1명은 다주택자

    [단독] 중앙부처 고위직 4명 중 1명은 다주택자

    광역단체장 중엔 송철호 등 3명 다주택당정청이 다주택 고위공직자와 총선 출마자에게 살 집 1채를 빼고 주택을 처분할 것을 권고한 가운데 중앙부처 1급 이상 고위직 4명 중 1명가량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포함해 서울에만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공직자들도 적지 않았다. 22일 서울신문이 올해 관보에 게재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1개 중앙부처의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41명 중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이는 38명(27.0%)으로 집계됐다. 앞서 정부가 ‘12·16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하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은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이 집을 팔아 정책에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로 이름을 올린 중앙부처 고위직 38명 중 17명은 강남3구에 집이 있었다. 또 올해 가격 폭등의 한 축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 집이 있는 다주택 고위직도 3명이나 됐다. 부동산 관계자는 “1주택자까지 더하면 강남3구에 집이 있는 고위공직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못 믿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올해 부동산 규제가 집중된 서울에 집이 2채 이상인 고위공직자는 모두 11명이었다. 경기도를 포함해 수도권에 집이 2채 이상인 고위직은 8명, 세종시 특별공급을 받아 다주택자가 된 이는 14명이었다. 광역단체장은 17명 중 3명(17.6%)이 다주택자였는데 오거돈 부산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송철호 울산시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당정청의 ‘다주택 매각’ 시도 부동산 안정에 기여하길

    지난 3월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집 25채를 신고한 한 3선의 서울시의회 의원이 다시 화제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 시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면서 ‘실거주 주택 외 처분하라’는 정부의 지침이 힘을 받았다. 당시 서울시의원 110명 중 23명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였다. 소속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 20명이었고, 자유한국당이 3명이었다. 서울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당청이 ‘아파트 팔기 운동’을 시도하고 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공직자는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정부 고위 공직자로 확산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에 힘을 실었다. 어제는 민주당이 호응하고 나섰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 최고위서 총선 출마 모든 민주당 후보자가 집을 재산증식 수단으로 안 사겠다 약속하고 거주 목적 외 주택은 처분하도록 서약할 것”이라며 “모든 선출직 후보자에게 이런 일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때부터 부동산 가격 급등의 원인을 다주택자에서 찾았고, 그래서 다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불이익을 주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판 사람들도 적지 않았던 이유이다. 그런데 당정청의 고위급 관계자들이 여전히 다주택자라는 사실을 접하고 나면 다소 당황스럽다. 올 초에도 “지금 와서 보니 정작 여당 정치인들은 미동도 하지 않은 것 같다. 정부 말만 믿는 국민들만 바보가 된 느낌”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당정청의 실거주지를 제외한 다주택 매각운동은 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가 있더라도, 집값 상승 억제에 도움이 될까 하는 기대감이 없지 않았다. 당정청의 ‘다주택 매각운동’이 눈가리고 아웅식의 이벤트가 아니라 제대로 효과를 내길 기대한다.
  • 서갑원 전의원, ‘당·정·청 잇는 3선(線)의원 되겠다’ 총선 출마선언

    서갑원 전의원, ‘당·정·청 잇는 3선(線)의원 되겠다’ 총선 출마선언

    서갑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1대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서 예비후보는 19일 순천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정청을 연결하는 3선의원이 돼 그동안 고립되었던 순천을 구하고, 순천을 3배속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서 예비후보는 현재 순천의 가장 시급한 문제를 ‘고립’으로 진단하고, “청와대-민주당-정부 간의 끓어진 네트워크를 복원, 그동안 정체되었던 순천발전을 3배속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 순천의 주요 현안인 순천대 의대 유치,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 경전선, 전라선 KTX 등의 교통 인프라 구축 등 지역현안을 검증된 능력으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서 예비후보는 이날 올해 정부사업으로 확정된 경전선 전철화사업과 관련, 획기적인 노선변경을 추진하는 1호공약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낙안읍성역을 신설하고 순천 도심을 통과하는 전장 17㎞의 철로를 걷어내 도심재생 및 생태도시의 새로운 축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경전선의 기존 보성~벌교~구룡~원창~순천역 구간을 보성~낙안읍성~개운역(승주 확구)으로 선형 변경을 통해 이룬다는 복안이다. 낙안읍성역의 신설은 올해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순천 낙안읍성 관광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 철도가 지나가던 도심의 덕월동, 남정동, 장천동, 풍덕동, 조곡동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프로젝트 추진하고, 별량과 도사지역을 지나는 폐선부지는 생태관광 축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안도 밝혔다. 서 예비후보의 구상이 실제로 현실화되면 순천이 남해안 관광벨트의 출발이자 중심으로 자리매김돼 1500만 관광객 시대를 여는데 큰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 후보는 故 노무현대통령 비서로 정치에 입문해 참여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 정무비서관을 역임했다.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최근까지 더불어 민주당 순천지역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돌봄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 구청장들도 안 쓰는 제로페이… 공공기관 의무화?

    서울 구청장들도 안 쓰는 제로페이… 공공기관 의무화?

    뱅킹앱 설치 등 절차 복잡… 사용자 외면 24개 구청장들 실사용률 ‘제로’ 수두룩 “강제 사용, 박원순 시장 밀어주기” 불만“여당 소속 서울시 구청장들도 쓰지 않는 제로페이를 공무원들에게 쓰라는 것은 ‘갑질’이지요.” “여권의 대선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힘을 실어 주려는 의도가 아닐까요?” 관가에서는 1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이날 국회에서 협의회를 열고 공공기관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간편결제 서비스)로 우선 집행하기로 한 데 대해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당정청은 이날 회의에서 제로페이 사용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공공기관의 행사운영비, 행사실비, 특근배식비 사용에도 제로페이 이용을 유도하기로 했다. 카드 수수료가 없는 카드인 제로페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말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도입했다. 하지만 휴대전화에 거래 은행의 인터넷 뱅킹 앱이 깔려 있어야 하고, 거기에서 관련 등록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롭다. 카드처럼 편하게 결제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용률 0.01%는 시행 1년이 돼 가는 제로페이에 대한 시장의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서울시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로부터도 외면받는 신세다. 구청장 24명의 제로페이 이용실태를 보니 한 달에 수백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쓰면서 제로페이 결제는 ‘0건’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박 시장 측근인 모 구청장 경우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제로페이보다 신용카드를 8배나 더 사용했다고 한다. 제로페이 가맹점이 한정된 현실도 작용했다. 때문에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인 서초구청에서는 제로페이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당정청이 나서 공공기관 업무추진비 사용 시 제로페이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부처의 한 고위공무원은 “제로페이는 수수료 제로가 아닌 사실상 ‘세금페이’”라면서 “더구나 정부 업무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거의 강제로 사용하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지자체의 한 공무원은 “정부가 나서 박 시장의 업적을 쌓아 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 측은 “이번 결정은 공공부문 제로페이 사용 확산을 통해 자영업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조치”라면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정부 업무추진비, 제로페이로 우선 집행한다

    정부 업무추진비, 제로페이로 우선 집행한다

    당정청, 제로페이 활성화 방안 논의당정청이 정부의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로 우선 집행하기로 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제로페이 활성화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피해를 경감시킨다는 계획이다. 당정청은 이날 국회에서 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포함된 제로페이 사용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홍근 의원이 회의 뒤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고자 지난해 말 출시된 간편결제 서비스다. 당정청은 우선 다음 달까지 제로페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이를 디브레인(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과 연계하는 작업도 마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 등 공공기관에서 지출하는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로 우선 집행하고, 특근매식비·일반수용비 등에도 제로페이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당정청은 제로페이 이용을 평가지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는 2022년 도입을 목표로 지표 개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로페이 가맹점들을 위한 모바일 표준 QR코드의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제로페이 사용실적을 반영한 ‘공공기관 동반성장 지침’도 내년 3월까지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당정청은 추가 대책을 검토하기 위해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관계부처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는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 부담 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관계부처의 노력으로 제로페이가 도입된 지 1년 가까이 경과한 현재 총 가맨점만 32만개, 일평균 결제액이 5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복합쇼핑몰 확산, 온라인·모바일 소비 패턴으로 인해 자영업의 어려움은 여전하다”면서 “정부가 제로페이 정책에 속도를 내고 범위를 확산할 수 있게 행정의 적극성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한일 내달 4일 수출규제 국장급 대화...“일 규제 원상회복 목표”

    한일 내달 4일 수출규제 국장급 대화...“일 규제 원상회복 목표”

    내달 셋째주 도쿄서 수출관리대화 개최산업부, “수출제한 원상회복 목표”일본 수출규제 철회 계기될 지 주목정상회의 앞두고 돌파구 공감대 해석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결정에 따른 양국의 수출규제 관련 협의가 다음달 4일부터 진행된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 규제의 원상회복을 최종 목표로 삼고 조속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하순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 전에 성과가 나타날 지 관심이 쏠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양국 국장급 수출관리정책대화를 개최하기 위한 과장급 준비회의가 어제(28일) 서울에서 열렸다”면서 “12월 셋째주(16∼20일) 중에 도쿄에서 제7차 수출관리정책대화를 개최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도쿄 협상에 앞서 양국은 다음달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국장급 준비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양국은 다음달 도쿄 수출관리정책대화에서 수출규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뒤 양측이 요구하는 사안을 두고 포괄적인 논의를 진행하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출 관리를 둘러싼 양 측의 인식차가 커 난항이 예상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당정청 협의회에서 “(이번 한일 간) 합의를 모멘텀 삼아 일본 수출규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현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한일 수출관리정책대화를 재개하는 것 자체가 양국 간 신뢰, 공조를 회복할 실마리가 됐다”면서 “일본의 수출규제 원상회복을 최종 목표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무역정책관은 향후 대화의 목표에 대해 “일본이 7월 1일 발표하고 같은 달 4일 취한 대 한국 수출제한 조치가 그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화이트리스트로의 복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의 원상회복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7일 과장급 회의는 이전 회의와 비교하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서로 진솔하게 진행했다”면서 “국장급 일정 조율에서도 조기에 개최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진정성을 갖고 대화해서 합의가 조속히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내달 4일 회의는 수출관리정책대화를 사전에 조율하기 위한 자리”라면서 “국장급 회의는 과거에 없었고, 수출관리정책대화에 중요한 비중을 두고 논의하는 차원에서 준비회의를 한 번 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정책관은 4일 국장급 회의의 우리 측 전략에 대해 “현안 해결에 기여하려고 정책대화를 시행하는 것인 만큼 현안을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한 어젠다”라면서 “화이트리스트와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 3개 품목에 대한 논의를 전반적으로 할 예정이고, 현재의 상황이 해결되는 걸 목표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관리정책대화를 재개하는 것 자체가 양국 간 신뢰, 공조를 회복할 실마리가 됐다”면서 “(일본 수출규제 종료) 시한은 예단하기 어렵지만 최대한 조속한 시일 내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정부 안팎에서는 한일 양국의 수출규제 협의 진행에 대해 다음달 하순 한중일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 등 연말 정상외교 일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까지도 양국 당국자들은 지소미아의 조건부 연기 결정과 관련해 합의 왜곡 논란까지 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국 통상당국 협의 일정은 당초 예상보다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이는 최악으로 치달은 갈등 상황을 이대로 계속 끌고 가는 것은 양국 모두 부담스럽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데다 정상 간 ‘직접 대면’ 이전에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 마련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원론적으로 인식을 같이 한 결과로 해석된다. 양국 관련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신속 추진’의 배경으로 손꼽힌다. 일본은 3개 핵심소재 수출규제 강화로 인한 ‘실익’이 거의 없는데다 한국 국민의 불매운동으로 자동차, 여행, 유통 등 업종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아베 신조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내년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한국과의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은 큰 악재다. 우리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지금까지는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로 인한 생산 차질이 거의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정시 확대하며 수업 혁신은 모순… 따뜻한 아이스 커피 마시는 격”

    “정시 확대하며 수업 혁신은 모순… 따뜻한 아이스 커피 마시는 격”

    교사들 “공교육, 문제풀이 학원 전락” 교총 “학종 의미 퇴색… 교육활동 위축” 입시업체 “강남권 정시 확대 환영할 것” 취약계층 학생들 수능 준비 어려워질 듯 학부모단체 “정시 50%까지 더 늘려야”“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정시 확대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는 변함없이 추진된다.” 28일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를 본 한 교육대학 교수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같다”고 촌평했다. 학종과 수능 중 어느 게 더 ‘금수저’ 전형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학종 공정성의 문제를 들어 정시를 확대하고, 그러면서 ‘수업 혁신’을 논한다는 일련의 발표 내용에 모순이 아닌 지점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정시 비율을 50% 가까이로 끌어올리는 이번 방안은 학종 축소와 학생부 교과전형 확대와 맞물려 있어, 사실상 대입제도의 틀을 수능과 내신성적 중심으로 재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주요 대학에 한정’, ‘전형 간 균형’이라는 교육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에 던지는 ‘정시 확대’의 신호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최근 입학설명회에서 정시가 확대돼도 30%에서 소폭 늘어나는 것이어서 우리 학교로 진학해 학종에 대비해도 기회는 충분하다고 홍보했다”면서 “정시가 40% 이상으로 확대된다니 학부모들을 설득할 방법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현장 교사들로 구성된 교원단체들은 이날 정부 대책을 일제히 비판했다. 정시 확대와 학종 축소로 수업 혁신이 위축되고 학교가 문제풀이 수업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논평을 통해 “교육계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정시 확대를 결정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토론과 협력의 학교 문화를 만들어 온 소중한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퇴행적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시 확대에 손을 들었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조차 “학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학생의 다양한 교육 활동을 위축할 대입 개편”이라며 “지난해 공론화 결정을 파기하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대입제도를 흔들었다”고 비판했다.반면 정시 확대를 줄곧 주장해 온 학부모단체들은 “40%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늬와 말로만 정시 확대일 뿐”이라면서 “학종을 폐지하고 자유한국당이 발의한 ‘정시 50% 이상’ 법안을 통과시켜라”고 주장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도 “당장 정시 비중은 50%까지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80% 이상으로 늘려야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수능과 학종 중 어느 방식이 지역과 소득, 고교 유형 등에 따라 불공정한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그러나 정시 확대가 수능 사교육에 불을 지피고 대치동 등 ‘교육 특구’로 학생들을 몰리게 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입시업계에서는 정시 확대로 수능 사교육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시 확대가 자사고와 외고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학종 등 수시에 집중하는 일반고 선호도를 낮출 가능성도 높다. 교육부는 ‘금수저에게만 유리한 입시안을 뜯어고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저소득층·농어촌 및 지역의 학생들에게는 별 실익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 학생들은 수능 대비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대학별 기회균형전형 비율을 10% 이상으로 의무화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도 9~11% 선이다. 학생부 교과전형이 일반고에 비교적 유리하다는 점에서 지역균형선발을 교과전형으로 운영하도록 했지만, 내신 성적이 ‘전교권’인 학생들만 지원 자격을 얻을 수 있어 내신 사교육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의 학생들만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근본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 뒤 세 차례나 대입을 개편하면서도 별다른 교육 철학 없이 여론에만 휩쓸렸다는 게 가장 비판받는 지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과제로 수능의 힘을 빼는 ‘수능 절대평가화’를 내걸었다. 하지만 불과 2년여 만에 ‘조국 사태’로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해 수능에 힘을 실어 줬다. ‘대학 서열화 해소’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문 대통령과 교육부가 직접 ‘서울 주요 대학’을 꼽으면서 사실상 대학 서열을 인정하는 모순에 빠지기도 했다. 논의 결정 과정이 철저히 베일이 가려졌던 점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논의는 당정청 협의회와 여당 내 교육 공정성 강화 특위가 주도했다. 협의체 내에 현직 교사 등 공교육계 인사는 없는 반면 사교육업계 스타 강사이자 대형 학원의 2대 주주였던 인물이 포함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교육은 ‘패싱’한 채 사교육업계의 논리에 휩쓸린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어떤 내용 담기나…쟁점 세가지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어떤 내용 담기나…쟁점 세가지

    교육부 28일 ‘교육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서울 주요대학 정시, 30% ‘이상’에 방점이나 대상·비율은 미지수학종, ‘비교과’ 폐지 놓고 교육계 갑론을박교육부가 28일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확대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개선 등을 포함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다. 학생·학부모의 학종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을 끌어안기 위한 방안이지만, 공교육 정상화와 대입제도의 안정성을 요구하는 교육계의 목소리도 외면하기 어려운 탓에 개편안 설계에 교육부의 고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년간의 공론화와 정책 숙려제 끝에 ‘정시 30% 룰(대학의 정시 비율을 30% 이상으로 상향)’과 학종 개선안을 마련한 것과 달리, 올해는 불과 2주간의 학종 실태조사와 당정청 협의, 시도교육감 및 대학과의 조율 등만으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해 일정도 촉박하다. 당장의 정책적 효과를 위해 현 고1이 치르는 2022년도 대입부터 적용될 가능성도 커 교육부가 큰 틀의 개선안을 내놓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쟁점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서울 주요 대학’ 15곳의 정시 비율을 어느 선까지 확대할 것인지다. 이들 대학의 2021년도 정시 비율은 27%선이다. 2022년도 대입에서는 이를 30%로 확대해야 하는데, 수시모집에서 이월되는 인원까지 포함하면 정시가 35% 선으로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이 중 서울대는 정시 비율을 30.3%로 예고한 상태다. 서강대(33.2%), 건국대(34.4%) 등은 비교적 정시 비율이 높은 편이나 고려대(18.4%), 경희대(25.2%) 등은 ‘30% 룰’에 맞추기 위해 정시 비율을 5~10%포인트가량 높여야 한다. 교육부는 “학종 쏠림이 과도한 대학에 대해 전형 간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시 30% ‘이상’에 방점을 찍어 소폭 확대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서울대와 고려대, 경희대 등은 ‘핀셋 조정’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나 서강대와 건국대 등 이미 30%를 훌쩍 넘긴 대학에도 정시 확대를 유도할지는 미지수다. 또 전형 간 비율은 대학의 자율 사항인 만큼, 정부가 어떤 정책 수단을 통해 정시 확대를 유도할지도 관건이다. 대학 재정지원사업 중 하나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정시 확대를 유도해왔지만, 정시를 늘리는 대학이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아 다른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다. 학종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학생부의 비교과 영역을 폐지할지 여부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이뤄지는 자율활동과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과 더불어 교내대회 수상, 독서활동 등의 영역에 대해 학생부 기재를 축소하거나 대입에 반영되는 요소를 줄여나가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른바 ‘비교과’라 불리는 이들 영역은 부모나 사교육이 개입하거나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봉사활동 등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활동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등의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2015 개정교육과정과 2025년 본격 시행될 고교학점제가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교육과정 다양화를 추구하는 만큼,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하고 그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며, 이를 교과 관련 동아리와 독서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하는 흐름을 위축시켜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들은 교과 성적 뿐 아니라 학생들의 인성과 자기주도 역량 등 다양한 역량을 평가한다는 학종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반발한다. 이들 비교과 활동을 최대한 학교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이고 교사들 간 학생부 기재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도 요구된다. 정시 확대가 강남 등 사교육이 활발한 ‘교육특구’에 유리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농어촌 지역과 저소득층 등 사교육 소외 계층을 배려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교육부는 현재 전국 4년제 대학에서 11%, 수도권 대학은 10%가 채 되지 않는 기회균형선발전형 비율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정부의 공약은 이를 20%까지 확대하는 것이었다. 교육부는 기회균형선발전형 비율을 고등교육법에 명시하는 방안과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기회균형선발전형 확대를 유도하는 방안 중에서 고심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광장] ‘반반‘ 주문해서 꼴찌도 좀 먹이자/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반반‘ 주문해서 꼴찌도 좀 먹이자/황수정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의 유권해석에 입시판이 요동치는 중이다. “정시가 수시보다 공정하다”는 대통령 한마디에 일사천리로 정시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대통령제의 일사불란함, 그 위력이 이보다 생생할 수는 없다. 어쨌거나, 바늘구멍 정시 말고는 길이 없던 ‘낙타’들에게는 기적 같은 ‘사건’이다. 교육부가 다음주 대입제도 개선안을 내놓는다. 수능 위주인 정시 전형이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최소 40% 선까지 높아질 것은 기정사실이다. 기말고사를 앞둔 고교 교실은 희비가 엇갈린다. 수능을 끝내고 한창 바늘구멍을 더듬는 중인 3학년들은 개선안의 수혜를 누릴 1학년이 부러울 뿐이다. 2학년 교실은 반쯤 최면 상태다. 대입 재수를 무릅쓴다면 개선안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한 번쯤 하고들 있다. 교실의 혼돈은 안쓰럽지만 이전의 답답함보다는 백번 낫다고 위안 삼는다. 조국 딸 입시 의혹이 없었더라면 어쩔 뻔했나.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는 학부모들이 수두룩하다. 왜 아니겠나.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사건이 딱 1년 전 퇴학 조치로 일단락됐다. 내신을 못 믿겠다며 들끓는 여론에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즈음 우리의 교육정책은 교육이 아니라 정치 행위로 읽힌다. 이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다. 소 잡아 먹은 귀신처럼 입 닫았던 정부가 정시 확대 카드를 느닷없이 빼들면서 민망했는지 이런저런 근거를 들이댄다. 그 근거들이 심하게 뒷북이라서 학부모들이 되레 민망하다. 대학들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일반고보다 자사·특목고를 우대하는 것 같다는 ‘고교등급제’. 학종의 전신이자 조국 딸의 입시 특혜가 통했던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것이 2007년이다. “며느리도 모른다”는 깜깜이 합격 논란이 지금껏 10년이 넘었다. 학종의 전위부대를 자처하는 대학들이 ‘일반고 1등급=특목고 3등급’ 공식을 적용한다는 소문은 진작에 정설로 굳었다. 지난해 학원 설명회에서 “A대학에서 이 지역 일반고 학생은 학종 선발 기피 대상”이라는 입시 컨설턴트의 말에 놀란 적 있다. “주변의 자사·특목고로 우수 학생이 많이 빠져 일반고 공동화 현상이 심한 지역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자리의 학부모와 학생 누구도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웃지 않았다. 정시 확대 비율이 발표되면 또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게 뻔하다. 당정청이 정치 셈법으로 정시 확대를 외치니 당장 보수언론은 “정시가 더 공정하다는 증거 있느냐”고 공격한다. 학종에 맹공을 퍼붓던 태도가 하루아침에 돌변했다. 이게 현실이다. 입시제도를 정치 도구로 엿 바꿔 먹기는 어느 쪽인들 다를 게 없다. 교육부의 무책임은 말할 것도 없다. 양쪽의 공격을 최대한 덜 받을 딱 그만큼 흥정하듯 흘러나오는 수치가 40% 언저리라는 합리적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정시 확대론에 정시는 은수저 전형이라는 걱정이 나온다. 금수저의 ‘정경심 엄마’들이 학종을 주무른다면 강남 교육특구로 맹모삼천할 수 있는 은수저들이 정시판을 독식할 거라는 예측이다. 부질없는 착시다. 정경심 엄마들과 강남 교육특구의 아들딸은 수시든 정시든 출발선이 다 유리하다. 서울대가 자체 조사했더니 정시를 50%로 늘리면 강남 3구 출신이 84% 늘어날 거라고 한다. 그렇다면 80%가 넘는 서울대의 학종 선발 결과는 공정했는가. 이미 재학생의 70% 이상이 가구 소득 9분위 이상의 고소득층 자녀들이다. 계속 학종으로 입도선매하고 싶은 서울대의 계산법이 어쩐지 먼저 보인다. 학종은 세 부류의 부모를 줄기차게 감별하고 있다. 해줄 수 있거나, 해줄 수 없거나, 뭘 못해 주고 있는지도 모르거나. 학종을 위시한 수시와 정시 모두 학습 동기 부여가 잘된 학생들에게만 꽃놀이패다. 학종에 최적화된 학생, 정시에 잘 맞는 학생이 현실에는 따로 없다. 학생부나 내신 관리에 삐끗했을 뿐인데, 선택의 여지가 없어 새까맣게 매달려야 하는 것이 바늘구멍 정시다. 그러니 이제 어쩔 건가. 학종으로 공교육을 살리자는 우아한 거짓말은 접자. 근원적 불평등이 사회 도처에서 숨막히는데, 교실에서라도 9회말 만루홈런 역전의 메타포가 왜 나쁘다는 건가. 대학을 학벌 만능 취업 창구로 방치하면서 왜 아이들한테는 학문하는 자질을 깨알검증받아 대학에 들어가라는 건가. 학종의 판정패를 인정하고 수술대에 올릴 때가 지금이다. 얼마나 답답했는지 인터넷에 누가 이런 글을 올렸다. “프라이드 반, 양념 반. 정시 반, 수시 반 하자. 꼴찌도 깨워서 좀 먹여 보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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