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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成年 지방자치 선진화 모델 필요하다

    특별시와 광역시의 구 의회를 폐지하는 문제가 다시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가 이 문제를 포함한 지방자치제도 개혁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여야 합의로 구성되는 국회 정책개혁특별위원회에 이 개혁안을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개혁안에는 광역자치단체장의 세 차례 연임이 가능한 기존 제도를 바꾸어 재선(再選)으로 제한하고, 현재는 별도로 치르는 광역단체장 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러닝메이트’ 제도로 통합하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치권이 가장 주목하는 특별·광역시의 구 의회 폐지 문제는 2010년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에서 이미 여야 간 상당한 의견 접근이 있었다. 하지만 같은 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여야 당선자 판도에 변화가 생기면서 국회를 통과한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에 관한 특별법’에는 해당 조항이 빠지는 곡절을 겪었다. 특별·광역시의 구 의회 폐지 문제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 논의와 분명 연관이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공약 내용을 일찌감치 당론으로 재확인한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개혁안을 ‘대선 공약의 물타기’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초의회는 그동안 풀뿌리 민주주의의 본질에 어긋나게 토착 세력의 정치권 진출을 위한 정거장으로 이용된 것도 사실이다. 호화 청사는 지었지만, 자질이 부족한 구성원의 실속 없는 운영에 예산낭비라는 불만이 다른 사람도 아닌 주민 사이에서 먼저 터져나오곤 했다. 무엇보다 광역의회와 업무 중복이 많은 구 의회의 효율성은 더욱 떨어진다는 비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방자치제도가 다시 출발한 지 올해로 23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개선안이 제시됐지만, 그때마다 당리당략에 이끌려 대부분 폐기되는 운명에 처했다. 이번만큼은 민주당도 새누리당의 제안을 거부해 논의를 중단시키기보다 당 차원의 지방자치제도 개선안을 만들어 협상 테이블에 앉기 바란다.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내놓은 지방행정체제 개편안을 이 자리에서 함께 논의하는 것도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여야 모두 6월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다급할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지방자치가 가야 할 올바른 길이 어디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 [2014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심사평

    [2014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심사평

    160편의 응모작품 중에는 사회적 약자로 내몰리는 젊은이들의 일상과 욕망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것이 모두가 공감하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일지라도 연극은 모방과 재현 너머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는 고양된 가공을 요구한다. 시대의 증후에 예민하면서, 우리 삶의 문제를 은유적 상상력으로 포착해 낸 작품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황승욱의 ‘몽돌’은 쓰나미 상황을 배경으로 인류종말의 날을 암시하며 죽음의 문턱에서 만난 전혀 다른 두 남녀를 통해 시대의 공포를 형상화하는 데는 성공하였으나, 뚜렷한 드라마 없이 인물의 역할이 고정되어 있어 동어반복의 문제를 피할 수 없었다. 윤현구의 ‘좋은 날에’는 자살을 시도하는 실직 가장과 그를 말리기 위해 찾아온 가족들의 만남을 통해 조금 진부하다 싶은 현실의 문제를 명쾌한 연극적 상황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무대화하기에는 다소 평면적인 인물과 단순한 주제의식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김아로미의 ‘전당포’는 시력을 잃어가는 아내의 기억여행이라는 다분히 판타지 소설 같은 시간과 공간을 그리면서, 인간의 기억과 사라짐에 대한 소박하지만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가 이 작품에 주목한 또 다른 이유는 요즘 한국희곡에서 만나기 힘들어진 문학적 언어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우들의 입말로 옮기기엔 쉽지 않은 문어체, 때론 번역 투의 대사도 섞여 있는 등 아직 정련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의식의 흐름을 뫼비우스의 띠처럼 형상화해낸 작가의 공력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또 한 사람의 작가를 탄생시키는 것에서 더 나아가 희소한 극 언어를 발견한다는 취지에서 김아로미의 ‘전당포’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당선자가 구어적인 것과 문어적인 것 사이의 긴장을 무대 위에서 더욱 벼려갈 수 있기를 바란다.
  • 뉴욕시장 딸, ‘약물 중독’ 고백 발표 화제

    뉴욕시장 딸, ‘약물 중독’ 고백 발표 화제

    지난 11월 5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시장에 당선된 빌 드 블라지오 당선자의 혼혈 자녀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가운데, 최근 딸 시에라 블라지오(19)가 소문으로만 떠돌던 약물 중독설에 대해 솔직한 고백을 털어놓았다. 시에라는 24일(현지시간) 언론에 발표한 보도자료 및 유투브 영상을 통해 “청소년 시절 내내 우울증을 앓았으며 약물 중독에 빠져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 “알코올 중독은 물론 대학 시절에는 마리화나를 피운 탓에 뉴욕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었다”면서 “처음에는 사소한 것에서 우울증이 시작됐지만 후에는 인생 전반을 억눌렀다”고 덧붙였다. 이어 “하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극복했으며, 약물을 멀리하고 새로운 삶을 추구함으로서 아버지의 선거 캠페인을 도울 수 있었다. 우울증이 있다면 이를 즉시 주변에 알리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라지오 뉴욕시장 당선자 부부도 이날 딸의 고백에 대한 성명을 내고 “부모로서 우리의 희망은 딸을 보호하고 깊은 개인적인 고통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서 “딸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만 고백한 것이 아니라 같은 상황에 처한 젊은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고백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자신의 우울증과 약물 중독 사실을 고백하는 뉴욕시장의 딸 (유튜브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美·中·日 동아시아 전문가 ‘北 사태’ 긴급 진단

    美·中·日 동아시아 전문가 ‘北 사태’ 긴급 진단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핵심 후견 세력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과 관련해 서울신문은 4일 미국, 중국, 일본 동아시아 전문가들과의 긴급 인터뷰를 통해 배경 분석과 향후 전망 등을 들었다. 특히 장성택의 실각이 북·중 관계에 미칠 영향을 놓고 미국과 중국 전문가의 시각이 엇갈렸다. ■ 미국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이사장 “친중파 실각… 中, 北 컨트롤 어려움 겪을 수도” 고든 플레이크 미국 맨스필드재단 이사장은 3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성택의 숙청이 사실이라면 중국이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입장에서 친중(親中)파인 장성택이 사라지면 북한을 ‘컨트롤’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캠프에서 동아시아 정책 수립에 관여하는 등 미국 내 대표적인 동아시아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플레이크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중국은 (김정일이 죽더라도) 장성택만 있으면 북·중 관계가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중국 입장에서는 김정일이 죽는 것보다 장성택이 죽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연장자로서 연륜이 있고 대화가 되는 상대이기 때문에 젊은 지도자의 등장으로 예측 불가능해질지 모르는 북·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인물로 중국은 일찌감치 장성택에게 기대했다는 것이다. 플레이크 이사장은 “중국은 김정일 사후를 내다보고 오래전부터 장성택에게 투자했다”면서 “중국 입장에서는 일종의 보험을 든 셈”이라고 했다. 그는 “장성택이 실제로 실각했다면 앞으로 중국의 입장과 북·중 관계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김정은 정권에 계속 지지를 보낼지도 관심”이라고 했다. 그는 “반면 장성택의 실각은 북한을 통제하려는 중국에 대한 김정은의 경고 메시지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플레이크 이사장은 ‘장성택의 실각으로 김정은의 권력이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정확한 정보가 없어 예단하기는 이르다”면서 “김정은이 권력 강화 차원에서 치밀한 시나리오 아래 단행한 숙청이라면 권력이 더 공고해질 수도 있지만 믿을 만한 측근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행한 숙청이라면 권력 기반이 더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중국 런샤오 푸단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北 정치 지형 변해도 北·中관계엔 영향 못 미쳐” “장성택의 실각이 설령 사실이라 하더라도 중국과 북한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 국제관계학원 런샤오(任曉) 부원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은 예측 불가한 ‘왕조’(王朝) 성격의 국가여서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크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라면서 “이번 사건은 김정은 권력 강화 조치임과 동시에 그의 권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런 부원장은 장성택의 숙청으로 당장 북한의 정치 지형이 다소 변한다 하더라도 크게 우려할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장성택 사건은 물론 과거 리영호 총참모장이 숙청된 것을 보면 (권력이 강해졌다고 보도되는)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데 이는 김정은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한 뒤 “이번 사건으로 군부가 강해지더라도 지난 5월 이후 지속돼 온 동북아 긴장 완화 모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무엇보다 국가 관계는 국가 이익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한 개인의 문제로 인해 좌우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장성택의 실각 여부와 중·북 관계는 별개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과의 우호 관계 발전에서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정은 방중 문제와 관련, “북한 지도자가 중국을 방문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는 환영한다. 우리가 거절할 이유가 없으며 그의 방문은 오히려 관계 유지를 통해 그들이 개혁·개방으로 나가도록 설득 작업을 전개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북한은 독립국가로 중국이 좌지우지할 수 없고 체제 특성상 외부의 영향에 민감하지도 않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개혁·개방이며 이를 위해 전처럼 대북 설득 작업을 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일본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실각 단정 못 해… 사실이어도 체제 동요 없을 것” 일본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로 꼽히는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현립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어 “장성택이 실각하더라도 지금 체제에는 아무런 동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즈미 교수는 “측근의 공개 처형 이유가 축재라고 하지만 진상은 알 수 없다”면서 “만약 측근이 처형됐다면 장성택은 면죄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의 처형이 장성택의 실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어 이즈미 교수는 “관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인) 12월 17일에 그가 나타날지 여부”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의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이즈미 교수는 말했다. 이즈미 교수는 “9월 10일부터 김경희의 동정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신경 쓰인다. 김경희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장성택의 동향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인자 실각’ 사태로 인한 북한 체제의 동요에 대해서도 이즈미 교수는 부정적으로 봤다. “북한은 김 제1위원장 체제가 돼도 김정일 노선을 계승해 오고 있다. 만약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중요 인물로 떠오르지만 그 역시 지금의 노선을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국 국가정보원이 ‘장성택 실각’ 소식을 공개한 시점에 대해 이즈미 교수는 “순서로 따지면 김경희 소식에 이어 장성택을 얘기하는 것이 맞는다”며 “장성택의 얘기만 전한 것을 보면 한·일 관계 악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의 한·중·일 3개국 방문 시점에 (한국이) 세간의 눈을 북한 체제로 돌리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낙하산 인사·파벌싸움·주인의식 부재 ‘12년 곪은 상처’ 터졌다

    낙하산 인사·파벌싸움·주인의식 부재 ‘12년 곪은 상처’ 터졌다

    KB국민은행은 자산 286조원에 2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은행이다. 하지만 요즘 만신창이가 됐다. 그동안 쌓여 온 비리와 부실, 불통과 비효율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큰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과거 하늘을 찔렀던 직원들의 자부심도 땅에 떨어졌다. 2001년 11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통합 국민은행이 출범한 지 만 12년. 오랜 낙하산 인사와 내부 파벌싸움, 주인의식 부재 등이 키운 국민은행의 위기는 다른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CEO(최고경영자) 리스크’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2008년 KB금융지주 출범 당시 강정원 행장과 황영기 회장의 불협화음, 뒤이은 불명예 퇴진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4대 천왕’으로 꼽힌 어윤대 전 회장 등도 낙하산 논란을 불렀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반복된 낙하산 인사가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당선자는 최근 사태에 대해 “금융지주 출범 후 KB금융과 은행이 낙하산의 놀이터가 됐고 관치가 득세하면서 예견됐던 일”이라면서 “낙하산 인사들은 국민은행 특유의 기업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단기 성과주의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계속된 낙하산 인사는 조직 내부 통제력의 약화로 이어졌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낙하산 인사로 인해 사기가 저하되고 조직의 기강이 해이해지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비리와 부실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결국 오랫동안 쌓여 온 관치금융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대등 합병 이후 쌓여 온 파벌 다툼과 그로 인한 주인의식이 없는 조직문화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금융계 인사는 “아직까지도 국민은행에서는 ‘국민 출신’끼리, ‘주택 출신’끼리만 통한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KB는 CEO가 바뀌면 직원의 80%가 자리를 이동한다고 할 정도로 조직 운용의 장기적 비전이 없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주인의식을 갖고 업무에 충실하기보다는 사내 정치에 급급하게 되고 한탕주의 풍조가 발생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늦게 민영화돼 공공기관 특유의 방만한 문화가 다른 은행들보다 강하다”고 지적했다. 주인 의식 부재는 이번 사태를 겪는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임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사태에 대해 “주인의식이 없어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 27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금융사고는 몇몇 개인의 잘못이 아닌 은행장인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직원 모두의 책임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조직을 대표한다는 주인으로서 자부심이 없어서인지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보고서도 정확도가 떨어지고 면피성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신한이나 하나은행같이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는 점을 현 사태의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올 7월 임 회장과 이 행장 선임과 관련해 낙하산 논란이 일자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한이나 하나처럼 조직이 안정되고 강력한 내부 1인자가 있는 곳이 부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계 인사는 “신한이나 하나는 늦게 시작한 만큼 특유의 파이팅 기질이 있지만, 국민은행은 오랫동안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은 28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신뢰 및 임직원 윤리 회복을 위한 실천 결의’ 행사를 가졌다. 이 행장은 “이번 사태는 관련자 몇 명의 처벌과 대국민 사과 등으로 적당히 얼버무릴 사안이 결코 아니다”면서 “은행장을 포함한 모든 경영진과 2만2000명 직원 모두가 책임을 느끼고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국민은행 내부 고위 관계자조차 “이번 사태는 10년 이상 누적된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라면서 “어지간한 자정 결의와 경영 쇄신 노력으로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사태 해결 노력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말한다. 윤석헌 교수는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있어야 내부 구성원들이나 외부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감사 부서는 부실 사태나 위법 적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장이 직접 책임지는 준법감시부에서 비리문제를 책임지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뉴스 분석] “한·미, 결코 멀어지지 않았다”

    최근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공식 지지하는 등 일본 아베 신조 정권 등장 이후 미·일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지면서 한·미 관계가 상대적으로 소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한국 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신문이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표적 한국 및 동아시아 전문가들과 연쇄 전화 인터뷰를 통해 견해를 취합한 결과,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박근혜 정부 들어 한·미 관계는 결코 멀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캠프에서 동아시아 정책 수립에 관여했던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이사장은 “일본 민주당 정권 때 이명박 정부와 미국이 더 친하게 보였지만 그렇다고 일본이 구체적으로 손해 본 것도 없지 않으냐.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아베 정권 훨씬 이전부터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했다”며 “중국과 북한의 위협을 감안하면 일본이 군사적으로 강한 게 한국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국무부 정책기획국 부국장을 역임한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동아시아 국장은 “미·한 동맹은 한반도 방위, 미·일 동맹은 동아시아 지역 균형 등으로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역임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미·일 안보 협력 강화는 오히려 한국의 대북 억지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국방정보국(DIA) 선임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벡톨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교수도 “비핵화 등 여러 이슈에서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만큼 미국과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했다. 플레이크 이사장은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를 방문하지 않았고 ‘고노 담화’를 수정하지 않았는데도 한국이 한·일 정상회담을 거부하니 너무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롬버그 국장은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게 유용할 것”이라면서 “다만 회담 전 실무급에서 합의를 이루지 않으면 정상회담에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차 연구원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이 한국에 특사를 파견해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버지니아주 ‘동해병기’ 교과서 나오나

    미국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민주·공화 양당이 초당적으로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처드 블랙 버지니아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주 교육위원회가 공립학교용으로 승인한 모든 교과서에 일본해와 더불어 동해를 추가로 표기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블랙 의원은 “국제수로기구(IHO)가 ‘일본해’ 지명을 정한 1929년에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국가가 (비정상적으로) 일본의 군사 점령하에 있었다”면서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감안해 ‘동해 병기’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의 데이브 마스덴 상원의원도 지난 5월 기자회견을 통해 같은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민주·공화 양당이 초당적으로 동해 병기 법안을 추진하게 됐다. 특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팀 휴고 의원이 지난 7월 같은 법안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힘에 따라 내년 초 상·하원에서 모두 동해 병기 법안이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테리 매콜리프 당선자도 동해 병기 법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미국 교과서 동해 병기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한인단체 ‘미주 한인의 목소리’의 피터 김 회장은 “주 의회가 초당적으로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통과 가능성이 큰 상태지만 일본 정부의 방해공작이 시작됐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일주일 만에 뒤집힌 당선자

    지난 5일 실시된 미국 버지니아주 검찰총장 선거 결과가 1주일 만에 뒤집혔다. 지난 6일 개표가 완료됐을 때 마크 아번셰인 공화당 후보가 마크 헤링 민주당 후보를 1169표(0.05%) 차로 제치고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었다. 그러나 버지니아 주법상 득표율 차이가 1% 포인트 미만인 경우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어 헤링 후보의 요청으로 재검표가 시작됐다. 12일 밤 12시까지 재검표를 완료한 결과 헤링 후보 110만 3778표, 아번셰인 후보 110만 3615표로 헤링 후보가 163표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가 뒤집어진 것이다. 재검표 시간이 1주일이나 걸린 것은 ‘잠정투표’(provisional ballot) 때문이다. 잠정투표는 유권자가 투표소에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았거나 선거인명부에 자신의 이름이 없는 경우, 또는 투표소를 잘못 찾아온 경우 유권자를 ‘자격 미달’로 그냥 돌려보내지 않고 ‘임시 투표용지’를 줘서 일단 투표하게 하는 제도다. 이 투표용지는 따로 보관해 뒀다가 나중에 정밀한 신분 확인을 통해 적법한 유권자로 확인된 경우 최종 집계에 포함된다. 이민자가 많은 특성을 반영한 미국 특유의 선거 제도다. 헤링 후보가 개표 결과를 뒤집은 결정적 요인은 이 잠정투표의 힘으로 분석된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만 잠정투표 중 160표가 헤링 후보에게 갔고 103표가 아번셰인 후보를 선택했다. 다른 카운티에서도 잠정투표함이 열리면서 헤링 후보의 득표율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잠정투표 제도가 없었다면 자격 미달로 투표소에서 발길을 돌린 유권자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반영되지 못했을 것이고,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투표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한국의 선거 당국이 도입을 검토해볼 만한 제도다. 공식 재검표 결과는 오는 25일 발표된다. 하지만 헤링 후보는 잠정투표 집계 등 재검표가 모두 끝난 직후인 13일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온건 현대차 노조 출범, 새 노사관계 기대한다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에 실용적 노선을 추구하는 이경훈 후보가 선출됐다. 그는 지난 8일 조합원 4만 7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52.1%의 찬성표를 얻어 46.85%를 얻은 하부영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을 누르고 당선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노조원들이 강성 후보가 아닌 중도 실리 성향의 이 당선자를 노조의 총사령탑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이 당선자는 2009~2011년 노조위원장을 맡아 회사와의 임금·단체 협상을 모두 ‘무파업’으로 타결한 인물이다. 현대차 노조 27년 역사상 3년 연속 무파업은 그가 유일하다고 한다. 이번 선거 결과에는 향후 노조가 현실과 동떨어진 이념 투쟁에서 벗어나 처우 개선 등 노조원들의 실질적인 복리를 챙겨 달라는 노조원들의 주문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즉 노조의 강경 투쟁은 사측은 물론 자신들에게도 손해라는 노조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 출마한 5명의 후보 가운데 강성 후보 3명이 전원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강성 후보들이 노조원들로부터 이토록 철저하게 외면받게 된 것은 강경일변도 투쟁을 이끌었던 현 집행부에 대한 냉정한 심판의 결과라 하겠다. 기존 노조는 임·단협 과정에서 지난해 28차례나 파업 혹은 작업 거부를 했고, 올해에도 10여 차례 파업을 벌였다.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이어지면서 현대차 노조는 애국심으로 현대차를 사주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귀족노조’라는 따가운 시선에 직면해야 했다. 파업· 작업 거부 등으로 빚어진 생산차질만도 4조 4000억원에 이른다. 적잖은 평균연봉을 받는 노조의 파업이 비정규직이나 협력회사 근로자의 피해로 이어지면서 회사의 신인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이 됐다. 노조가 명분 없이 극한 투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차 울산공장을 무단 점거해 생산차질을 빚은 노조원들에게 거액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온 데서 보듯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노조의 쟁위행위는 그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세계적 추세다. 이 당선자가 “노조의 사회적 고립과 노동 운동 자체를 좌우 구도로 나누는 악순환을 끝내라는 요구”라고 선거 결과를 평가한 것도 이런 흐름을 잘 알고 있다는 방증일 게다. 새로 출범하는 현대차 노조는 노사 안정뿐 아니라 다른 기업 노조들에도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방향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 “조합원 삶의 질 향상 실리추구… 노동탄압 땐 파업 불사”

    “조합원 삶의 질 향상 실리추구… 노동탄압 땐 파업 불사”

    “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파업보다 성과를 중심으로 한 당당한 실리를 추구하겠지만,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등 중대한 사태 발생 땐 파업도 불사하겠습니다.” 이경훈(53)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당선자는 성과 중심의 실리를 추구하는 노조를 만들겠다고 10일 밝혔다. 그는 “노조의 사회적 고립과 노동운동 자체를 좌우 구도로 나누고 갈라지는 악순환을 끝내라는 조합원들의 요구”라면서 “현 집행부의 상처뿐인 파업과 경영 실적에 걸맞지 않은 성과분배, 주간 연속 2교대제에 조합원들이 실망한 것으로 본다”면서 “실리 중심의 선거 공약이 조합원들의 지지와 공감을 얻어 냈다”고 당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회사의 경영비리와 구조조정, 정리해고, 노조 파괴 등에 대해서는 강력한 파업투쟁을 단행하는 전투적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하겠다”며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단체교섭의 원칙과 기준을 확립하겠다”고 다짐했다. 조합원 복지를 위해 “‘주주 3, 조합원 3, 재투자 3, 사회공헌 1’이라는 성과분배의 원칙을 확고히 정착시키고 임금인상 수준도 물가상승, 노동생산성, 부가가치 증가 등을 감안해 합리적인 원칙을 세우고 관철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노사가 힘을 합쳐 전원마을 원가분양, 반값 생활비 추진, 새마을금고 운영 참여, 각종 생활금융 지원 등 이른바 사회적 조합주의 운동의 대중화로 조합원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노조 운영의 우선과제로 “삶의 질 향상과 분배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임·단협 투쟁에 집중하며 주간 2교대제의 문제점을 마무리하고 실리 공약 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에 대해서는 “해마다 천문학적 광고비와 사회공헌기금을 쏟아붓고도 노조의 경우 노동 귀족으로 낙인찍히고, 회사도 협력업체의 등골을 빼먹는 불법 경영자로 성토당하고 있는 만큼 26년의 낡은 악습을 없애려면 회사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소외계층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협력업체와 같이 상생하고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데 노사가 다를 수 없다”면서 “조합원들도 실리와 유쾌한 변화를 위해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혼혈자녀’들이 뉴욕시장 당선시켰다

    ‘혼혈자녀’들이 뉴욕시장 당선시켰다

    11월 5일(현지시각) 실시된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빌 드 블라지오 후보가 당선되었다. 하지만 그의 당선에 일등 공신 역할을 한 그의 혼혈 아들인 단테 블라지오(16)와 딸 시에라 블라지오(18)가 톱스타 못지않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52세의 백인인 뉴욕시장 당선자 블라지오는 7살 연상이자 동성애자 경력을 소유한 흑인 여성 셜레인(59)과 결혼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그는 이번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그의 가족 모두를 선거 광고 등 전면에 내세웠고 이러한 전략이 유색 인종은 물론 서민층에서 폭발적인 지지를 불려 모으면서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그의 아들 단테 블라지오는 선거 광고와 캠페인 과정에서 특유한 그의 거대 곱슬머리 모습으로 등장하여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가족애를 과시함으로써 감동을 불려 일으켜 일약 전국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일부 뉴욕 시민들은 할로윈데이 축제에서 블라지오의 딸 시에라의 머리 장식과 아들 단테의 머리 모양을 흉내 내어 참석하는 등 인기가 치솟았다. 일부에서 “너무 과도한 사생활 공개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블라지오 시장 당선자는 “이것이 자랑스러운 우리 가족이고 친밀감의 표현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혼혈 자녀 등 브라지오의 특이한 경력이 다인종 도시인 뉴욕시의 시장으로 당선되는 배경이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은 내년 1월 시장 취임 이후 시장 관사로 이사하게 될 이들 가족이 공인으로서의 입지가 좁아지는 환경 속에서도 이러한 자유분방한 친밀감을 계속 과시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 : 뉴욕시장 선거 광고에 등장한 단테 블라지오 (유튜브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사설] 보선 연패 민주당, 정국기조 수정 고민해야

    그제 실시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또 패했다. 그것도 경북 포항남·울릉에서 60.71% 포인트, 경기 화성갑에서 36.44% 포인트라는 큰 득표율 차로 새누리당에 무릎을 꿇었다. 민주당 후보가 두 곳에서 얻은 득표율은 18.26%, 28.76%가 고작이었다. 유권자 10명 가운데 7, 8명이 민주당에 고개를 돌린 것이다. 참패가 아닐 수 없다. 선거 당일 마땅히 차려졌어야 할 개표 상황실조차 당사에 설치하지 않았다니 뚜껑을 열어볼 것도 없이 진작에 패배를 예견했다고 할 것이다. 이번 패배로 민주당은 지난해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그리고 지난 4월 재·보선까지 내리 4연패했다. 올해 14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군수·광역의원·기초의원 선거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제5기 지방자치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대등한 성적표를 거둔 것을 제외하곤 5년간 대부분의 선거에서 패했다. 패배전문 정당이 됐다. 민주당의 위기를 넘어 한국 정치의 건강성을 위협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더욱 딱한 것은 민주당 분위기다. 패배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이젠 패인조차 찾으려 않는 듯하다. 여당 텃밭 운운하며 패인을 밖으로 돌리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포항남·울릉은 그렇다 치고 화성갑은 16대, 17대 국회에서 내리 민주당을 선택했다. 그곳에서마저 당선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득표율로 패했건만 책임지는 모습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지난 몇 달 대여 파상공세를 펴왔으나 민주당의 지지율은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20%에서 옴짝달싹 않고 있다. 40%를 웃돌고 있는 새누리당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회를 박차고 나가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대표가 노숙하고, 주말마다 장외 집회를 갖고, 당의 모든 화력을 대선 논란에 쏟아부었건만 민심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제라도 정국에 임하는 자세를 고쳐 잡아야 한다. 답은 나왔다. 끝난 지 열 달이 넘은 대선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지층을 결집하지 못한 게 패인”이라며 더욱 강도 높게 투쟁해야 한다고 외치는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보다는 조용한 다수 국민의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정원 의혹은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고 민생을 챙겨야 한다. 국정감사를 끝내고 법안 심의에 들어가는 다음 주 국회를 달라진 민주당의 출발점으로 삼기 바란다.
  • “서울시 신청사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

    “서울시 신청사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

    “건축이라는 운명의 회오리에 빠져 있나 봐요.”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정재은(44) 감독이 계획한 ‘건축 3부작’의 2부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1부에 해당하는 ‘말하는 건축가’가 건축가 정기용의 세계를 담았다면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서울시 신청사의 건립 과정을 들여다본다. 건축 3부작을 시작하기 전 개발하고 있던 SF호러 영화 ‘오피스’도 최첨단 초고층 빌딩이라는 공간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는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감독은 “어쩌다 이렇게 건축을 소재로 찍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전에 찍었던 ‘고양이를 부탁해’나 ‘태풍태양’에서도 도시는 주인공이었어요. 인천이나 서울 잠실 같은 공간들을 영화의 주인공만큼 애정을 가지고 탐사했었죠. 건축이라는 게 도시와 사람들에 대해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건설과 건축이라는 문화가 일종의 전환기에 접어든 것도 건축 다큐멘터리를 찍게 된 이유 중 하나였어요.” 신청사는 2005년 3월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건립안을 채택해 지난해 10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개청식을 열 때까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말하는 건축 시티:홀’이 집중하는 것은 7년에 이르는 지난한 건립 과정 중 마지막 1년이다. 서울시 신청사 콘셉트 디자인의 당선자였던 건축가 유걸이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배제됐다가 ‘총괄 디자이너’라는 직책으로 복귀해 1년여가 흐른 시점이다. 그러나 건축가와 시공사 간의 갈등으로 공사는 여전히 삐걱거린다. “서울시 신청사가 중요한 이유는 건설사의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공사로 끝날 뻔했던 건물에 건축가의 아이디어를 반영하려 했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건축가에게 집중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찍다 보니 시공과 감리 등 여러 가지 영역이 함께 건축에 대해 고민해야 좋은 건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죠. 신청사에서 굉장히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하나의 사회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의 방향도 달라졌어요.” 2011년 10월 촬영을 시작한 감독은 서울시의 촬영 금지 통보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약 1년 반 동안 400시간 분량의 영상을 기록했다. 106분으로 압축한 영화에서 감독이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 같은 신청사”의 숨겨진 서사다. 감독은 “담당자들의 입을 통해 드러내려 했던 것은 크게 두 가지”라면서 “하나는 ‘신청사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가’였고 또 하나는 ‘만들어지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가’였다”고 설명한다. 영화는 이 두 가지를 면밀히 따라가면서도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들거나 성급한 결론을 통해 무조건적인 비판을 가하지는 않는다. “결론을 정말 못 내리겠더라고요. 제 주장을 담을 수는 있겠지만 그게 모든 사람의 결론이 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물 안에 파고들어서 속 얘기를 꺼내 놓게 하는 대신 관객들이 그들의 위치와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적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봤어요. 영화 안에서 턴키 공사를 맡았던 삼우의 설계안도 보여주고, 유걸 건축가와 함께 공모했던 다른 건축가들의 디자인도 보여주잖아요. 만약 지금의 신청사가 마음에 안 든다면 관객은 어떤 건물을 올리고 싶은 건지 상상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감독은 “우리의 모습이 담겨 있는 것만으로도 신청사는 충분히 뜻깊고 좋은 건축물”이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건축가가 박대받는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건축가의 의도를 일정 부분 반영했다는 점에서 신청사가 “미래에 대한 어떤 기대를 품게 만든다”는 것이다. 건축이 공간의 기억과 이야기를 손금처럼 품고 있다면 감독의 영화는 그것을 부지 바깥으로 확장시킨다. 그래서 그가 “지금 가장 바라는 것 중 하나는 신청사의 다목적홀에서 영화를 상영해” 공간에 기억을 더하는 일이다. “3부는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제가 극영화를 찍으면 다큐멘터리 같다고 하고, 다큐멘터리를 찍으면 극영화 같다고 해서 고민이에요(웃음). 아마 그 사이 어딘가에 제가 추구하는 영화적 현실이 있는 거겠죠. 영화가 장면의 완벽함을 추구한다면 다큐멘터리는 장면의 현실적 제약들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다큐멘터리는 그 빈 구멍들을 관객에게 맡기는 장르 아닐까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하)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하)

    ●모래 위의 욕망 ‘한강의 기적’이란 이름으로…여의도보다 컸던 밤섬 희생되다 “한강개발계획을 세워라. 첫째, 여의도에 제방을 쌓아서 가능한 한 많은 택지를 조성한다. 둘째, 여의도와 마포·영등포를 연결하는 교량을 가설한다. 셋째,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의 제방도로를 연차적으로 축조함으로써 한강 홍수를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한다.” ‘불도저’ 김현옥 서울시장이 여의도 건설을 주축으로 하는 한강개발 3개년계획이라는 것에 착안한 것은 1967년 8월이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손정목 전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3월에 기공한 한강연안도로(강변도로)가 모습을 드러내자 재미있는 현상이 김 시장의 눈에 띄었다고 한다. 새로 생기는 도로와 기존 제방 사이에 새로운 택지가 조성됐는데 제방을 종전보다 안으로 들여 쌓은 결과였다. 여의도를 개발하면 엄청난 택지가 생기고 그것을 판 수익금으로 그동안 구상했던 일들을 한꺼번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김현옥의 머리를 스쳤다. 같은 해 9월 서울시는 한강개발 3개년계획을 수립했다. 주무부서인 건설부와의 협의를 통해 여의도와 영등포 사이에 샛강을 두되 소양강댐이 완공되면 폐쇄해 택지를 더 조성하고, 홍수방지 차원에서 한강 본류의 폭을 1300m로 유지하는 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의도의 총면적은 127만평에서 샛강 면적 등 40만평을 뺀 87만평으로 확정됐다. 여의도 방죽(윤중제)의 높이는 15.5m, 제방 너비는 21m이며, 제방 안에 조성되는 택지는 강바닥에서 13m 높이로 정했다. 총 둘레는 7.6㎞였다. ‘여의도의 몇 배’라는 대한민국 면적의 기준치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한강 폭을 1300m로 한다는 건설부와 서울시의 합의는 참으로 교묘했다. 여의도를 개발하되 강물의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밤섬을 없애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방을 쌓으려면 엄청난 골재가 필요한 마당에 코앞 밤섬 폭파로 골재를 얻는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당시 밤섬의 면적은 1만 7393평으로 지금의 40배 크기였다. 어마어마한 골재가 채취됐다. 밤톨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은 밤섬(栗島)에는 78가구 443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조선 초기부터 17대를 살아온 마(馬), 판(判), 석(石), 인(印), 선(宣)씨 등 5개 희성 씨의 집성촌이었다. 이들은 토지보상비 838만원과 건물보상비 702만원을 지급받고 마포구 창전동 와우산 기슭의 대지 1000평 연립주택으로 옮겨갔다. 사람들은 이곳을 ‘밤섬 마을’이라고 불렀다. 밤섬은 고려시대 유배지였으며 주민들은 길이 18m짜리 장도릿배와 15m짜리 조깃배, 12m짜리 늘배 등을 만드는 배 목수 일을 주로 했다. ‘배 제작술을 배우려면 밤섬으로 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여의도에 제방을 쌓고 땅을 다지느라 한때 여의도보다 더 컸던 섬이 무참히 희생됐다. 밤섬은 1968년 2월 10일 오후 3시 폭파돼 시야에서 사라졌다. 방죽을 쌓는 와중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10만평의 부지에 국회의사당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여의도 입주신청 1호였다. 종묘 앞과 남산 등지를 전전하며 터를 구하지 못한 국회가 ‘신천지’ 여의도로 걸어 들어온 것이다. 이호철의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가 신문 연재를 시작한 것이 1966년이었고 1968년 서울인구는 400만명에 이르렀다. 비록 1인당 국민소득은 123달러,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8층(소공동 반도호텔), 차량대수는 2만 5000대(승용차 1만대)에 불과했지만 모든 것이 광적으로 팽창하던 시기였다. 서울의 교통난, 주택난, 급수난을 해결할 요술방망이가 필요했다.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110일 만에 제방 축조공사가 끝났다. 기적에 가까운 초스피드 공사였다. 홍수가 오기 전 완공이 유일한 목표였고, 생태나 환경은 돌볼 틈이 없었다. 개발연대기의 원초적 불행이었다. 여의도라는 섬은 사실상의 육지가 됐다. 지금 국회가 들어앉은 양말산(羊馬山)은 높이 190m로 양이나 말을 기르던 목축장이었는데 이때 완파돼 평평해졌다. ●모래 위의 도시 차는 지상·보행은 위층… 초현대적 입체도시 꿈꾸었던 여의도 새로 탄생한 하중도시(河中都市) 여의도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남산 국회의사당 현상설계(1959년) 당선자이며, 워커힐호텔(1962년), 세운상가(1966년), 청계고가(1967년) 계획과 설계를 맡았던 건축가 김수근이 또 등장한다. 김수근은 김종필 국무총리, 김현옥 서울시장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건설기술종합 용역업체인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라는 국영기업체의 부사장을 거쳐 사장으로 재직했다. 건축사무소는 문을 닫고 ‘공간’이라는 건축잡지만 발행했다. ‘문학청년’ 김현옥은 김수근에게 초현대적이며 후세에 길이 남을 예술적 설계를 요구했다. 국회에 이어 사법부와 서울시청이 입주해 여의도를 중심으로 하는 ‘제2의 서울’을 건설한다는 포부였다. 10층 이상의 스카이라인에, 자동차는 지상으로, 보행자는 2층으로 다니는, 지하도나 육교가 없는 초현대적 입체도시를 꾸미겠다고 발표했다. ‘여의도 개발 마스터플랜을 위한 전제와 가설’(공간 1969년 4월호)과 서울시에 제출한 ‘여의도 및 한강연안 개발계획’ 등을 종합해 보면 이 계획을 완성하는 데는 무려 20년이 걸리며 107억원의 서울시 선행투자와 1000억원 이상의 막대한 민간투자가 필요했다. 1968년 당시 서울시의 일반회계 세입은 138억원이었고, 한강개발특별회계의 세입결산액은 11억원이었다. 서울시 재정상황은 직원 봉급주기도 빠듯한 지경이었다. 한마디로 실현불가능한 장밋빛 청사진이었고 실패한 도시계획의 전형이었다. 김수근의 여의도개발계획은 일제강점기 ‘백화점 왕’ 박흥식이 해방 후 재기를 노리며 세웠던 남서울 신도시계획안과 어딘가 닮았다는 느낌을 준다. 둘 다 천재였고, ‘강남시대’를 예견한 시대를 앞선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현실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모래 위의 광장 ‘비상용 활주로’ 5·16 광장… 거대한 집회장소 기억 남기다 ‘밤섬의 저주’였나. 밤섬 폭파 후 2년여 흐른 1970년 4월 마포구 창전동 와우아파트가 무너져 33명이 죽고, 39명이 다쳤다. 공교롭게도 밤섬에서 강제이주한 주민들이 사는 밤섬 마을 바로 옆에서 초대형 사고가 터졌다. ‘건설은 나의 종교’를 외치던 김현옥은 물러났다. 같은 해 10월 여의도 한가운데에 12만평 규모의 ‘텅 빈’ 대광장을 만들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졌다. 여의도계획에 잡혀 있는 상업·업무지구를 동서로 나누라는 허탈한 지시였다. 여의도 입체도시 건설의 꿈이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5·16광장’ 건설로 여의도 계획은 뿌리째 뒤틀렸다. 새로운 계획이 필요했다. 1971년 8월 서울시는 서울시청사를 1976년까지 여의도에 건립하며, 여의도 전역을 미관지구로 지정하고, 통행금지 해제지역으로 지정하며, 여의도를 통과하는 지하철 2호선을 건설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여의도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김수근보다 더 허황했지만 불가피했다. 투입 예산은 50여억원인데 수입은 국회 제공 부지 10만평을 평당 1만원에 판 10억원이 전부였다. 대법원지구로 예정된 땅 전부와 시청이 들어설 땅 절반에 시범아파트를 지어 팔기로 했다. 후임 양택식 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들이 거리로 나서서 시범아파트를 선전하는 홍보전단을 돌렸다. 분양이 쉽지 않았다. 서울시민들은 110일 만에 급조한 여의도 제방의 안전이 미덥지 못했고 모래섬 위에 사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극적인 반전이 찾아왔다. 대한민국 최초이자 최고를 내세운 시범아파트가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민영아파트도 따라 들어섰고 택지도 덩달아 팔려나갔다. 서울시청 건설예정부지였던 지금의 산업은행 자리도 팔았다. 국회와 방송 3사, 증권거래소 입지가 결정적이었다. 서울시는 투자한 54억원을 뽑고 30억원의 순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여의도는 시대를 앞서가는 첨단도시를 포기한 대가로 빈사상태의 서울시 재정난을 회생시켰다. 이 중 10억원이 지하철 건설비로 계상됨으로써 지하철 건설의 역사가 돛을 올렸다. 후에 드러난 일이지만 박 대통령이 의도한 여의도광장 조성은 전시 비상용 활주로 용도였다. 여의도는 1916년 간이비행장이 생긴 이래 1961년 김포공항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서울의 국제관문이었다. 공군의 발상지였으며 1971년 성남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공군 K16 비행장이었다. 1968년 김신조 일당의 서울 침입, 울진·삼척 무장공비사건 등 안보위기가 겹치면서 여의도는 예상치 못한 운명을 맞았다. 같은 해 북악스카이웨이가 개통되고, 다음 해 서울시민 30만명이 대피할 수 있는 지하대피용 남산1, 2터널이 굴착되는 등 이때부터 일련의 남북체제 대결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1971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TV중계를 통해 처음 선보인 여의도와 여의도 광장의 엄청난 규모에 온 국민은 놀랐다. 이후 반공궐기대회와 대통령 유세, 취임식 등이 광장의 주요 용도였다. 1973년 닷새 동안 200만명이 모인 빌리 그레이엄목사 서울전도대회를 시작으로 국풍, 이산가족 찾기, 부처님 오신 날, 천주교 200주년 행사 등이 잇따르면서 매번 집회 참가인원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텅 빈 광장은 소통의 광장이 아니라 ‘아고라포비아’(Agorafobia·광장공포증)를 유발한다는 비판도 따랐다. 1999년 조순 초대 민선 서울시장이 100억원을 들여 광장을 시민공원으로 바꿨다. 여의도와 여의도광장은 한국 현대사의 영욕이 담긴 기억저장소이다. joo@seoul.co.kr
  • 현대중공업 노조, 강경파 정병모 당선…“힘 있는 노조 되겠다”

    현대중공업 노조, 강경파 정병모 당선…“힘 있는 노조 되겠다”

    강경파와 온건파 간 대결로 펼쳐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강성 노선의 정병모 후보가 온건·실리 성향의 현 노조위원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민주노조를 표방한 강성 집행부가 선출된 것은 2001년 이후 12년 만이다. 노조는 18일 전체 조합원 1만 8048명(투표자 1만 6864명 93.4%)을 상대로 한 위원장 선거에서 정 후보가 8882표(52.7%)를 얻어 새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현 김진필 위원장은 7678표(45.5%)를 얻는 데 그쳤다. 조합원들이 강성 집행부를 선택한 것은 그 동안 실리 노선의 집행부가 회사 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정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물을 내놓지 못한 데 대한 불만 등이 표심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까지 19년째 무파업을 했지만 오히려 노조가 매년 파업을 벌이는 이웃 사업장인 현대차보다도 임금·복지 면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조합원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강성 성향의 군소 조직이 연대한 ‘노사협력주의 심판 연대회의’라는 현장노동조직에서 나온 정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힘 있는 노조가 되겠다”고 조합원들에게 약속했다. 또 “실리노조는 2009년 임금동결, 교섭권 위임에 이어 휴양소 사업에 조합비를 소진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현 집행부를 비판했다. 정병모 당선자는 기본급 중심의 임금인상, 호봉승급분 2만 3000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 임금삭감 없는 정년 60세, 사원아파트 건립, 대학 안 가는 자녀들에게 사회적응기금 제공 등을 공약했다. 이 밖에 작업환경 불량 시 작업중지권 발동, 주·야 교대 근무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야간 1시간 취침시간 신설, 현실성 없는 현 노조집행부의 휴양소 사업 폐기, 정규직 퇴직 시 퇴직자의 1.5배에 해당하는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 채용 등도 제시했다. 정병모 당선자는 “꿈을 꾸면 꿈이지만 실천하면 현실이다”며 “앞으로 험난한 길이라도 변치 않고 나아가고 현장에서 고통받는 조합원들을 위해서도 나아갈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19년 무파업을 기록한 노사화합 사업장으로 평가받는 현대중공업에 새로운 강성 노조가 출범, 앞으로 임단협 과정에서 적잖은 노사갈등이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상 소설부문 이중세씨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상 소설부문 이중세씨

    토지문학제추진위원회(위원장 김원일)는 10일 올해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대상 소설 부문에 이중세(36·대전시)씨의 작품 ‘그래서 그들은 강으로 갔다’ 등 부문별 당선자 10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시 부문에는 한교만(57·경기 용인시)씨의 ‘새의 풍장’, 수필에는 조옥상(65·여·충북 청주시)씨의 ‘민들레 영토’가 뽑혔다. 청소년문학상 대상은 충북 진천고 3학년 신은선양의 소설 ‘오뚝이’에 돌아갔다. 기성 작품을 대상으로 한 하동 소재 작품상은 이월춘(55·경남 창원시) 시인의 ‘혜자의 눈-범왕에서’와 박승민(48·경북 영주시) 시인의 시 ‘쌍계사를 떠나는 거북이’가 공동으로 수상했다. 처음 마련된 경남도내 기성 작가 특별상 수상자로는 정일근(경남대 교수) 시인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12일 토지문학제 개회식 때 열린다. 소설 당선작은 1000만원, 시·수필은 500만원, 청소년문학상 대상엔 100만원을 시상한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내란 음모’ 이석기 구속] ‘이석기 불똥’ 지자체로… 수원시의원 5명 ‘종북 척결’ 특위 구성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혐의 사건의 파장이 3년 전 지방선거 때 통합진보당(당시 민주노동당)과 연대해 당선자를 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경기 수원시의원 5명은 5일 종북세력 척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이상호 전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과 이성윤 친환경급식센터장에 이어 민노당 시장 후보였던 김현철 수원시자원봉사센터장, 민노당 시의원 출신 윤경선 수원지역자활센터 이사장의 해고를 촉구했다. 특위는 이들의 채용 과정, 자금 사용처 등을 검토하는 한편 검찰 수사과정을 지켜본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010년 5월 지방선거에서 김현철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하고 공동지방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하남시의회도 새누리당 소속 의원 2명이 하남의제21 등 5개 단체에 대한 보조금 집행실태 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추진했으나 다수당인 민주당(3명)과 진보당(2명)이 동조하지 않아 무산됐다. 윤재군·김승용 시의원은 성명을 내고 “지난 7월 5억원이 지원되는 5개 단체를 행정사무 감사한 결과 부적절하게 예산을 집행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교범 하남시장은 소환조사를 앞둔 김근래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이 지방선거 나흘 전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지지를 선언, 당선됐다. 이 밖에 김미희 민노당 후보와 정책 연대를 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야 5당 및 시민단체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최성 고양시장에게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김재연 “내가 RO 조직원이라는 체포동의안 절대 인정못해”

    김재연 “내가 RO 조직원이라는 체포동의안 절대 인정못해”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3일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 조직) 조직원이란 정치권 일각의 의혹을 일축, “아주 구체적인 내용들을 법정에서 다 밝힐 수 있다”며 법정에 나가 진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통화에서 “어제 오늘 신문에 보면 RO 지하조직의 조직원 중에 이석기 의원 말고 또 국회의원 당선자가 있다고 나와 있고 그리고 그게 저라는 식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내용의 체포동의안이 통과가 된다는 것은 제 개인의 명예를 놓고 봤을 때도 절대로 허용할 수가 없다.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5월에 우리 당원들이 부르시는 당 행사에 많이 갔지만 적어도 언론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지하조직의 조직원들이 모여서 내란을 음모하고 적기가를 부르면서 일반 국민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과 다른 형태와 내용의 모임을 했다는 것은 한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당시 강연에 대해 “전쟁과 관련한 얘기가 주요 주제이다 보니 일상적이지 않은 대화들이 오고 갔을 순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것이 전체 맥락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녹취록 요약본이 나왔을 때 제가 들어가지 않은 분반 토의 내용이긴 하지만, 제가 참석했던 그 행사와는 전혀 일치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급부상한 일본 공산당

    일본 공산당이 야권 내 주요 정당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쇄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대거 공산당으로 돌아선 것이다. 21일 오후 11시30분 현재 공산당은 기존의 비개선 3석의 두 배인 6석을 얻었다. 특히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낸 점이 고무적이다. 도쿄도에서 출마한 기라 요시코(30) 후보가 당선돼 12년 만에 도쿄에서 의석을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가 터를 잡고 있는 오사카시에서도 다쓰미 고타로(36) 후보가 당선돼 기쁨이 배가됐다. 공산당은 이번 선거에서 선전함으로써 참의원 내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국회법상 참의원 의석 수가 10석이 넘을 경우 당 대표가 총리를 상대로 일대일 토론을 하는 당수 토론을 할 수 있다. 11석 이상이면 법안을 제출할 수 있는 의안제안권도 부여된다.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은 “아베 내각의 폭주에 제동을 걸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어 자민당을 견제할 야권 세력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50%대에 가까스로 이른 것도 조직력이 강한 공산당에 유리했다. 공산당은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1998년 참의원 선거에서도 야권 성향 무당파 유권자의 표심을 흡수하는 데 성공, 역대 최대인 15석을 차지한 적이 있다. 공산당이 자민당과의 대립각을 선명히 내세우며 야권의 총아로 떠오른 것은 한·일관계에도 호재다. 전통적으로 한·일관계를 중시해 온 공산당은 지난해 가사이 아키라 의원 등이 주도해 조선왕실의궤 반환에 앞장섰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노믹스’ 지지 확인…장기집권 열쇠는 경제·개헌·외교

    ‘아베노믹스’ 지지 확인…장기집권 열쇠는 경제·개헌·외교

    “참의원(상원) 선거 이후가 진짜 시작이다.” 일본의 한 정치 전문가가 전한 최근 자민당 내 분위기다.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예상대로 공명당과 함께 과반수(122석)를 훌쩍 넘어서는 압승을 거뒀다. 특히 전국 도도부현별로 설정된 47개 선거구 가운데 이와테현을 제외하고 모든 선거구에서 당선자를 내면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했다. ‘자민당 천하’의 일본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번 선거를 통해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확인한 자민당은 경제 정책에 당분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 직후 외국인 매수세로 일본 증시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분수령은 다음 달 12일 내각부가 발표할 예정인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치다. 전 분기 4.1%에 이어 계속 상승세가 나타나면, 아베 총리는 가을에 발표하겠다고 공언한 2차 성장전략에서 과감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현지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의 성과가 이르면 내년 봄, 적어도 내년 가을에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노믹스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 가능성도 더욱 높아진다. 이번 참의원 선거 승리로 중의원은 자민당, 참의원은 민주당이 다수였던 ‘네지레’(여소야대) 정국을 해소했기 때문에 아베 총리는 다음 선거 때까지 향후 3년간 임기가 보장되는 셈이다. 아베 총리는 선거 이후 다음 달 초 임시국회를 소집해 참의원 의장 등 의회 지도부를 자민당 중심으로 구성하고 9월 말 자민당 지도부 개편을 통해 국정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숙원 정책인 헌법 개정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적극적인 개헌파로 분류되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민나노당, 신당 개혁 등을 합치면 140석을 넘어서 전체 242석의 3분의2(162석)에 육박한다. 이는 민주당 일부 의원 등 국회 내 개헌파가 힘을 합칠 경우 헌법 96조의 개헌안 발의 요건을 ‘상·하원 의원 각각 3분의2 이상 찬성’에서 ‘과반수’로 바꾸는 개헌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1947년 5월 3일 시행된 뒤 한번도 바뀐 적이 없는 헌법 개정 논의가 궤도에 오를 여지가 생긴 셈이다. 96조 개헌의 노림수는 결국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를 바꾸려는데 있다. 자민당은 지난해 발표한 헌법 개정 초안에 ‘자위권의 명기’, ‘국방군의 설치’ 등을 포함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날 NHK와의 인터뷰에서 헌법 개정에 대해 “국회가 발의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국민 투표에서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다. 안정적인 상황에서 논의를 계속하고 싶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주변국들과의 마찰도 심해질 공산이 크다. 한국으로서는 당장 아베 총리가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다음 달 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지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서울의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과 일본 이시카와현에 있는 윤봉길 의사 순국비에 ‘말뚝 테러’를 자행한 극우파 스즈키 노부유키는 도쿄에 출마했지만 20명의 입후보자 중 최하위권을 맴돌며 낙선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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