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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과 함께 춤을…아르헨 당선자 댄스 영상 화제

    대통령과 함께 춤을…아르헨 당선자 댄스 영상 화제

    다음달 10일 취임을 앞둔 마우리시오 마크리(56)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자가 남다른 춤 솜씨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일본, 중국 등지의 대통령들이 비교적 근엄한 이미지를 내세우는 반면, 마우리시오 마크리 당선자는 주위의 시선을 전혀 개의치 않고 춤에 열중하며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6일자 보도에 따르면 마크리 당선자가 선거의 승리를 자축하는 자리에서 선보인 ‘춤사위’는 패러디 동영상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 패러디 동영상은 마크리 당선자가 팔 벌려 뛰기를 하는 듯한 동작, 앉았다 일어서며 허공에 손가락을 찌르는 동작, 엉덩이를 흔드는 동작 등을 순서대로 나열하며 마치 댄스강습 동영상과 같은 형태로 제작돼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마크리 당선자는 수많은 지지자들 앞에서 격을 허물고 친근한 춤 동작으로 기쁨을 나눴고, 이를 보는 지지자들 역시 박수를 치거나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는 등 ‘격렬한’ 반응으로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 마크리 당선자는 과거에도 선거 유세기간 중 대규모 지지자들과 허물없이 춤을 추는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간) 열린 선거에서는 마크리 당선자가 51.4%를 득표하면서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기업인 출신의 마크니 당선인은 이탈리아계 토목·건설 갑부인 프란치스코 마크리와 스페인계 어머니 알리시아 블랑코 비예가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회사인 소크마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았으며 1995년부터 12년간 아르헨티나의 인기 프로축구팀의 구단주를 지내기도 했다. 2007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에 당선된 뒤 버스 전용차선을 도입하는 등 대중교통 시스템을 재정비하면서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페론주의의 퇴조/구본영 논설고문

    대척점이란 지구상 한 지점의 정반대 편을 가리킨다. 서울의 대척점 격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바야흐로 정치적 대반전이 이뤄지고 있다. 며칠 전 끝난 대통령 선거에서 우파 정당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후보가 집권 좌파 다니엘 시올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면서다. 뜻밖에도 환호하는 마크리 당선자와 지지자들을 담은 외신 사진의 배경이 낯설어 보이진 않았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대척점에 있는 시가 풍경인데도. 영화 에비타에서 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5월의 광장 신이 데자뷔(기시착오)를 일으킨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마돈나가 에바(에비타) 페론으로 분해 대통령궁 발코니에서 광장의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던 장면과 함께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란 애절한 노래가 귓전에 맴돌듯이. “나는 그대를 떠나지 않아요”란 노랫말처럼 에비타는 아직 아르헨티나를 떠나지 않았단다. 그녀는 1952년 34세의 나이에 불꽃 같은 삶을 마감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를 ‘빈자의 성녀(聖女)’로 추앙하는 사람들이 적잖은 모양이다. 최근 다녀온 지인은 시민들이 핀업걸인 양 에비타의 사진을 안방에 걸어놓은 경우도 봤다고 전했다. 물론 그녀는 이와는 대척점의 평가도 받고 있다. 나라를 거덜 낸, 비현실적 복지정책의 원조란 오명이다. 사실 아르헨티나는 1930년대 초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 세계 6위의 부국이었다. 광대한 국토와 농축산물 등 무진장한 자원으로 남부러울 게 없던 나라가 기울기 시작한 건 에비타의 남편인 후안 페론이 1946년 집권한 이후부터다. 1970년대 초까지 두 차례 집권한 그는 물론 재혼한 부인인 이사벨 페론 대통령까지 에비타의 유지를 충실히 따랐다. 산업 국유화와 복지 확대, 그리고 임금 인상을 통한 노동자 수입 증대 등 국가사회주의 정책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간 것이다. 그러나 1년 일하면 13개월치 임금을 주는 ‘페론주의’에 환호하던 국민들은 곧 호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만성적 국가 파산에 직면하면서 품삯을 받을 일자리가 남아 있지 않다는 현실을 깨달으면서…. 이렇듯 페론주의는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의 다른 이름이다.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좌파 부부’ 대통령 시대가 12년 만에 막을 내린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경제를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로 놔둔 채…. 이제 아르헨티나 경제가 ‘탱고 축구’처럼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는 마크리 당선자가 공짜의 달콤함에 길든 국민들을 여하히 설득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긴 먼 나라 얘기를 하는 게 한가해 보인다. 취업 못한 청년들 일부를 골라 용돈 조로 몇 10만원씩 찔러주는 정책을 내놓는 우리 지자체들이 속출하는 마당에 말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축구 구단주 출신’ 마크리… 12년 만에 아르헨 좌파시대 끝냈다

    ‘축구 구단주 출신’ 마크리… 12년 만에 아르헨 좌파시대 끝냈다

    아르헨티나에 12년 만에 우파 정부가 들어선다. 프로축구클럽 보카 주니어스 구단주 출신으로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인 마우리시오 마크리(56) 후보가 22일 대선에서 당선됐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으로 12년 동안 이어진 ‘부부 대통령 시대’는 다음달 10일 마크리 대통령 취임에 맞춰 막을 내리게 됐다. ‘제2의 에바 페론’으로 불리는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 소속 정당인 ‘승리를 위한 전선’(FPV) 소속 후보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 다니엘 시올리(58) 후보는 1차 투표에서 36.7%를 득표해 34.5%를 얻은 마크리를 제쳤지만 결선투표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결선투표 개표가 70% 진행됐을 때 마크리의 득표율이 54%로 시올리보다 8% 포인트 정도 앞서자 시올리는 패배를 인정했다. 모터보트 선수 출신으로 대회 도중 오른팔을 잃은 이력의 소유자인 시올리와 마크리의 대결은 스포츠 스타 대 구단주의 대결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도로에선 정권 교체에 환호하는 경적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크리는 지지자 수천명 앞에서 “오늘은 시대 변화의 역사적인 날”이라고 선언했다. 이탈리아 출신 건설 재벌인 프란치스코 마크리와 스페인계 어머니 알리시아 블랑코 비예가스 사이에서 태어난 마크리는 아르헨티나 가톨릭대(UCA)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한 뒤 집안 회사인 소크마 그룹 자회사와 시티은행 등에서 근무했다. 1995년부터 보카 주니어스 구단주를 지낸 마크리는 축구팀의 선전에 힘입어 얻은 인기를 발판 삼아 정계에 투신했다. 마크리 스스로는 “1991년 아르헨티나 연방 경찰 출신 갱단에 12일 동안 납치돼 수백만 달러의 몸값을 주고 풀려난 뒤 정치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마크리는 자신의 첫 선거인 2003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2007년 ‘공화주의 제안당’(PRO)이란 우파 정당을 결성한 뒤 재출마해 당선됐다. 시장 재임 시절 마크리는 “포퓰리즘을 뿌리 뽑겠다”며 부에노스아이레스 계약직 공무원 2400여명을 해고하며 노조와 대립하고, 경찰의 관할을 놓고 중앙 정부와 대립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마크리는 체증으로 유명한 시의 대중교통 체계를 뜯어고쳤는데, 부에노스아이레스 대로에 전용 환승구역을 설치하고 간선도로에 자전거 도로를 확충했으며 상습 정체구역 도로를 지하화하는 등 서울의 대중교통 체계와 비슷한 개편이 이뤄졌다.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서울은 2012년 우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마크리는 또 목재였던 지하철을 최신 차량으로 교체하고 폐선로와 빈민가를 공원과 문화 공간으로 바꾸는 등 도시 재생에 주력했다. 아르헨티나 인구의 3분의1이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시화된 마크리의 정책 성과는 지난해 기술적 디폴트를 선언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실패한 경제정책과 대비됐다. 대선 캠페인 기간 마크리가 내세운 구호는 ‘바꾸자’(Cambiemos)로 디폴트 상태 채무 정상화, 환율 정상화, 수출 주도 성장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편 아르헨티나 정권 교체가 중남미 정권 이념지도 변화의 신호탄이란 전망도 나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좌파 일색에서 최근 우파 정권이 늘어나는 데다 좌파세가 강했던 아르헨티나에서도 우파가 집권하며 브라질, 칠레의 집권 중도좌파 등이 긴장하는 눈치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편집기자협회장에 김선호 조선일보 차장

    편집기자협회장에 김선호 조선일보 차장

    19일 한국편집기자협회 제47대 협회장 선거에서 김선호 조선일보 편집부 차장이 당선됐다. 김 당선자의 취임식은 새달 3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다.
  • ‘친박연대’냐고요? ‘친반연대’입니다!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군소 정당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창당은 바람직하지만 총선이라는 장이 서니 재야의 정치 낭인들이 ‘셀프 홍보’를 위해 우르르 몰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올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된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 건수는 12일 현재 12건으로 집계됐다. 창당 전 단계인 창당준비위는 발기인 200명 이상으로 구성할 수 있다. 이후 5개 시·도당과 1000명 이상 당원을 확보하면 정식 정당이 된다. 결성 신고 12건 중 7건(58.3%)이 지난달(3건)과 이번 달(4건)에 집중됐다. 창당준비위 활동 기간이 6개월이기 때문에 내년 총선을 노린 창당준비위라는 게 명확해 보인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정당 등록을 하지 않으면 후보자를 낼 수 없지만 총선 분위기를 타고 각종 수단을 통해 목소리를 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19개 정당 가운데 올해 등록 절차를 마친 정당도 3개가 있었다. 지난 6일 결성 신고를 한 ‘친반연대’ 창당준비위가 가장 눈길을 끈다. ‘친반’은 ‘친(親)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약어다. 반 총장 지지 세력이 정당 창당을 공식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18대 총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 세력을 자임하며 24명의 당선자를 배출한 ‘친박연대’를 떠올리게 한다. 친반연대는 발기 취지문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2017년 민족의 미래를 열어 갈 새로운 리더로서 (반 총장이) 적임자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거지당’도 있었다. 클 거(巨), 지혜 지(智)자를 썼다. 발기 취지문에서 “정치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부자정치 때문”이라며 “국민이 정치인보다 잘사는 정치, 거지 감동 정치로 바꾸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밝혔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선거에서 정당 득표를 통해 확보한 비례대표 자리를 돈을 받고 파는 이른바 ‘공천 장사’를 하기 위한 창당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인식이 아직 정치권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여야, 선거구 획정 ‘4+4회담’서 최종 타결 시도

    여야, 선거구 획정 ‘4+4회담’서 최종 타결 시도

    정의화 국회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9일 국회에서 3자 회동을 갖고 내년 총선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을 법정 처리 시한인 오는 13일까지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대표는 이르면 10일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와 원내수석부대표를 포함하는 ‘4+4’ 회동을 통해 최종안을 타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앞서 양당 정개특위 간사와 수석부대표 간 ‘2+2’ 실무접촉을 통해 획정안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김 대표와 문 대표는 회동 직후 “밤을 새워서라도 논의를 하고 마무리 짓자”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여야가 획정안 논의에서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구 통폐합을 막기 위해 지역구 수를 현행 246석에서 더 늘리고 비례대표 수를 줄이자는 입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비례대표 축소에 반대하며,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으론 여야가 획정안을 법정 시한인 이번 달 13일이 아닌, 예비후보 등록 시작일인 다음달 15일(선거일 120일 전)까지만 처리하면 된다는 다소 느긋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 역시 국민적 지탄을 피하기 위한 형식적 회동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새누리당 소속 이병석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재안’을 내놨다. 중재안은 현행 지역구 수를 246석에서 260석으로 14석 늘리고, 비례대표 40석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균형의석’으로 나누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균형의석제란 소수 정당의 의석수를 정당득표율의 절반 수준으로 보장해 주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A정당이 정당득표율 5%(300명 중 15명에 해당)를 기록하고도 당선자 4명(지역구 2명, 비례대표 2명)만 배출할 경우 정당득표율에 비례한 의석수 15석의 과반인 8석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현행 의석에서 4석씩 줄고, 통합진보당은 6석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여야는 이 위원장의 중재안에 대해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푼돈이 몰리면 백악관이 열린다

    푼돈이 몰리면 백악관이 열린다

    열기를 더해 가는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최근 정치 기부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날벼락 같은 주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재산이 100억 달러(약 11조 6000억원)가 넘는 자산가인 그에겐 올 3분기에 모은 390만 달러(약 44억원)는 ‘껌값’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관심 끌기 발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다른 모든 대통령선거 출마자들도 돌려줘야 한다”는 말로 타 후보들을 긴장시켰다. 선거 기간이 길고 국토가 넓은 미국에서 선거 자금은 당락에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선 자금 모금액 상한이 없어지고 두 번째 치러지는 2016년 대선전은 더욱 그렇다. 미국에서 선거 자금, 특히 정치 기부금은 ‘표현의 자유’의 연장선이라고 2011년 연방대법원이 판단했다. 이후 기부금 상한선이 폐지됐다. 곧이어 치러진 2012년 대선은 ‘전(錢)의 전쟁’ 양상이었다. 당선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모금액은 경쟁자인 밋 롬니 후보를 압도했다. 거액 기부금은 물론 200달러 이하 소액 기부금 측면에서도 오바마의 실적이 탁월했다. 내년 대선 역시 ‘천문학적인 돈 선거’의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모금함에 동전이 딸랑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당선의 문이 열리는’ 식의 뻔한 관측은 줄고 있다. 3분기 들어 거액 기부금과 소액 기부금이 향하는 방향이 일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초반 후보의 외곽조직 형태인 슈퍼팩으로 향하는 고액 모금액끼리 경쟁하는 ‘군비경쟁’은 3분기에 주춤했다. 대신 ‘총알’인 소액 모금이 쏠린 후보들이 약진하기 시작했다. 대선이 1년가량 남은 가운데 주요 후보별 모금 현황을 살펴봤다. 대선 레이스 초반 슈퍼팩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 후보는 공화당의 젭 부시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그리고 3분기까지 누적 모금액을 봐도 이들은 여전히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부시의 모금액은 1억 3330만 달러(약 1525억원)에 육박했다. 2위는 클린턴으로 9770만 달러(약 1118억원)다. 엄청난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이 주춤한 이들의 3분기 모금은 실적을 ‘약간’ 개선하는 데 그쳤다. 3분기 동안 1300만 달러(약 148억원)의 후원금을 추가 모집한 부시의 모습은 출마 공식 선언 뒤 2주 만에 1100만 달러(약 125억원)를 모았던 사례와 대비된다. 심지어 의사 출신인 공화당 후보 벤 카슨은 3분기에 2100만 달러(약 239억원)를 모아 부시를 눌렀다. 지지율은 돈의 액수가 아니라 돈의 흐름을 쫓고 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부시의 지지율은 공화당 후보 중 4~5위권에 머물렀다. 4~5위권이면 ‘컷오프’될지 모를 정도로 열악한 순위다. 더욱이 부시보다 지지율이 높은 후보들은 카슨을 비롯해 트럼프와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등이다. 트럼프와 피오리나를 필두로 ‘거친 입담’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이 부각되며 다소 얌전한 이미지를 가진 부시의 존재감은 점점 약화되는 악순환 고리에 빠졌다. 헤지펀드 제왕인 조지 소로스를 비롯해 월가의 지지를 받아 온 클린턴의 실적도 3분기에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다. 클린턴은 3분기에 2800만 달러(약 319억원)를 모금, 부시보다는 나은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함께 경쟁 중인 무소속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의 모금액은 2600만 달러(약 296억원)로 클린턴을 턱밑까지 추월했다. 슈퍼팩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샌더스와 비교되며 클린턴에겐 ‘월가와 친한’ 이미지가 덧칠되고 있다. 클린턴은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금융위기가 다시 터지면 어떻게 조치하겠느냐’는 질문에 “은행이 잘못했다면 망하게 하겠다”며 선명성 부각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이렇게 말하는 그의 주변엔 금융권의 돈이 거미줄처럼 어우러져 있다. 역으로 3분기 모금 실적에서 일어난 ‘소액 혁명’이 미국의 선거 풍토를 바꿀 것이란 장밋빛 낙관마저 나오고 있다. ‘정계의 아웃사이더’로 가난하게 선거를 치르거나 자신의 돈으로 선거를 치를 것 같았던 카슨, 샌더스, 트럼프는 200달러 이하 소액 기부를 모아 꽤 넉넉한 선거를 치를 입지를 다졌다. 이들에게 향하는 기부금은 후보에게 ‘진정성’을 부여했고 소액 기부의 꼬리를 물게 하는 ‘드라마’를 구축해 냈다. 이들이 기업이 아니라 유권자 개인을 향하고 있다는 ‘진정성’은 전체 모금액 중 200달러 이하 소액 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에서 명확하게 구분된다. 샌더스의 경우 77%, 트럼프는 70%, 카슨은 63%를 소액 기부로 충당했다. 이 비율은 부시 5%, 클린턴 17%로 뚝 떨어진다. ‘드라마’는 이들에게 향한 소액 기부가 열기에 따라 조성됐다는 점에 기인한다. 카슨이 3분기에 조달한 2100만 달러는 전 분기 대비 곱절 수준의 실적이다. USA투데이는 샌더스가 클린턴에 비해 적은 노력을 들여 더 큰 성과를 이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린턴이 9월 마지막 한 주간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뉴욕 등 3개 주를 횡단하며 1000~2700달러 기부금을 내는 후원자 파티에서 모금을 독려한 반면 샌더스는 선거 캠페인을 시작한 4월 이후 총 7곳의 후원자 파티에 참석했을 뿐이다. 연설에서 후보들은 좀 더 대중적인 정책을 직설적으로 설파하고, 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열광시켜 더 많은 소액 기부를 이끌어 내는 선순환 구조를 낳고 있다. 더욱이 온라인 결제 기술이 발달하며 대중 반응의 즉각성은 한층 두드러졌다. 예를 들면 카슨은 지난 9월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활약을 펼치고 24시간 만에 100만 달러 모금을 이뤄 냈다. 샌더스의 경우는 더욱 극적이다. 샌더스가 3분기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우리 선거 캠페인의 규모와 힘이 작다는 메시지를 줘선 안 된다”고 호소하는 글을 올리자 하루 사이에 200만 달러가 더 걷혔다. 한껏 으쓱해진 샌더스는 다음날 계좌를 보여 주며 자신의 선거 캠페인을 “정치 혁명”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 뒤엔 정보기술(IT) 혁명과 모금 혁명 등 수많은 기술적 혁명이 숨어 있는 셈이다. 슈퍼팩에만 의존한 릭 페리와 스콧 워커의 몰락은 소액 기부의 ‘혁명’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페리와 워커는 수천만 달러를 가지고 있는 슈퍼팩의 지지를 받았으나 정작 선거본부의 자금은 동이 나 사무실조차 운영하기 어려워지자 경선을 포기했다. 슈퍼팩은 무제한으로 자금을 모금할 수 있으나 (우리로 치면 불법인) 외곽조직 운영에만 자금을 쓸 수 있을 뿐 후보자의 선거본부와 예산을 공유하거나 선거운동을 같이할 수는 없다는 특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3분기 소액 기부 열풍이 ‘선거 혁명’이 될지 낙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소액 기부에 의존하는 선거 캠페인을 운영하는 게 자칫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이며 선동적인 캠페인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슨이 “무슬림은 미국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을 때 그는 약 100만 달러의 소액 기부금 세례를 받았다. 안정적인 선거 자금원이 있는 클린턴과 부시는 중도파를 잃을 만한 극단적인 발언을 삼가며 정책의 완성도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그럼에도 소수의 부유한 가문이 선거 자금의 대부분을 기부하는 상황에서 소액 기부가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길이라는 주장은 유효하다. 소액 기부 운동을 벌이는 스테파니 모나혼은 “기업과 고액 기부자의 자금을 받지 못하는 후보와 고액의 선거 자금을 기부하지 못하는 일반 시민은 선거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소액 기부가 활성화된다면 후보는 일반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반다리 네팔 첫 여성 대통령

    [피플 인 포커스] 반다리 네팔 첫 여성 대통령

    29일 네팔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한 비디아 데비 반다리(54)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일간 나가릭데일리 등 현지 언론들은 반다리 당선자를 가리켜 남성 중심 사회의 장벽을 깬 유일한 네팔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날 하원에서 임기 5년의 대통령으로 뽑혔다. 온건 좌파인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 부총재를 6년째 맡아 온 반다리의 가장 큰 공적으로는 여성 인권 신장이 꼽힌다. 지난 20일 채택된 네팔 새 헌법에서 여성 권리를 명문화한 게 그의 작품이다. 그의 노력 덕분에 601명의 제헌의회 의원 가운데 3분의1가량이 여성으로 채워졌고, 대통령과 부통령 가운데 한 자리도 여성에게 할당됐다. 아울러 2007년 1월 왕정 폐지 이후 급격한 정권 교체를 겪어 온 네팔에서 반다리는 마오쩌둥(毛澤東)을 추종하는 급진 좌파 견제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18세 때 공산당 학생조직에 가입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으나 본격적 활동은 1993년 남편인 마단 반다리 전 네팔공산당 서기장이 교통사고로 갑자기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남편의 지역구였던 수도 카트만두에서 전 총리를 누르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이변을 일으켰다. 2010년 국방장관에 올랐다가 2013년 총선에선 제2차 제헌의회에 비례대표로 진출했다. 반다리는 같은 날 새 총리에 선출된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63) 네팔공산당 총재와 정치적 동반자 관계다. 왕정 폐지 이후 임시 헌법과 민주공화정을 선포한 네팔에선 표면상 국가수반은 대통령이지만 실질적인 권력은 총리와 내각에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與 15곳·무소속 7곳서 승리… 野, 호남 등 기초의원 당선자 ‘0’

    與 15곳·무소속 7곳서 승리… 野, 호남 등 기초의원 당선자 ‘0’

    28일 전국 24개 지역구에서 치러진 10·28 재·보궐 선거에서 경남 고성군수최평호 후보를 포함, 새누리당이 15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곳, 무소속 후보는 7곳에서 당선됐다. ●고성군수에 새누리 최평호 당선 여야의 텃밭인 영호남을 제외한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청 등 중립 민심 지대만 따져 보면, 총 12곳 중 새누리당이 10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새정치연합은 광역의원을 뽑은 인천 서구 1곳에서만 당선됐고, 무소속 기초의원이 충북 증평군에서 당선됐다. 광역의원 9곳 중 새누리당은 서울시 영등포구 제3선거구 김춘수 후보 등 7명이 당선됐고, 새정치연합은 전남 함평군 제2선거구 정정희 후보 등 2명이 당선됐다. 기초의원 14곳 중 새누리당은 서울 양천구 가선거구 이성국 후보 등 7명, 무소속은 전남 신안군 나선거구의 최승환 후보 등 7명이 당선됐다. 새정치연합의 기초의원 당선자는 전무했다. 새누리당이 기록상 승리한 모양새이지만 이번 재보선은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선거구가 한 곳도 없었던 탓에 관심도가 떨어졌고, 이런 이유로 여야의 역사교과서 전쟁 등 전체적인 민심이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이번 재보선의 투표율은 2000년 이후 재·보선 사상 최저치인 20.1%를 기록했다. ●투표율 20.1% … 민심 반영 미흡 평가도 9개 광역의원 지역구의 투표율은 평균 15.3%, 14개 기초의원 선거구의 투표율은 24.0%에 그쳤다.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경남 고성군만 평균 투표율 50.7%로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재보선 대상 24개 지역구 가운데 부산 해운대구 다선거구는 단독 출마로 무투표 당선 지역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17면> 네팔 첫 여성 대통령 반다리는 누구

    17면> 네팔 첫 여성 대통령 반다리는 누구

     28일(현지시간) 네팔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비디아 데비 반다리(?사진?·54)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일간 나가릭데일리 등 현지 언론들은 반다리 당선자를 가리켜 남성 중심 사회의 장벽을 깬 유일한 네팔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6년째 온건 좌파인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 부총재를 맡아온 반다리의 가장 큰 공적으로는 여성 인권 신장이 꼽힌다. 지난 20일 채택된 네팔 새 헌법 입안 과정의 여성 권리 명문화가 그의 작품이다. 그의 노력 덕분에 601명의 제헌의회 의원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여성으로 채워졌고, 대통령과 부통령 가운데 한 자리도 여성에게 할당됐다.  아울러 2007년 1월 왕정 폐지 이후 급격한 정권 교체를 겪어온 네팔에서 반다리는 마오쩌둥을 추종하는 급진 좌파 견제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처럼 남편의 후광을 입은 대표적 여성 정치인이다. 18세 때 공산당 학생조직에 가입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으나 본격적 활동은 1993년 남편의 급작스러운 죽음 이후 시작됐다. 남편인 마단 반다리 전 CPN-UML 서기장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으면서 두 자녀의 평범한 어머니였던 반다리는 정치에 투신했다.  이듬해 남편의 지역구였던 수도 카트만두에서 전 총리를 누르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이변을 일으켰다. 2009년에는 CPN-UML 부총재를 맡아 당내 기반을 넓혔고, 2010년 국방장관이 됐다. 2013년 총선에선 제2차 제헌의회에 비례대표로 진출했다.  반다리는 같은 날 새 총리에 선출된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63) CPN-UML 총재와 정치적 동반자 관계다. 왕정 폐지 이후 임시헌법과 민주공화정을 선포한 네팔에선 표면상 국가 수반은 대통령이지만 실질적인 권력은 총리와 내각에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과테말라 ‘40대 신인’ 돌풍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 당선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코미디언 출신이 중미 과테말라 대통령에 당선됐다. 25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도 성향 국민통합전선(FCN)의 지미 모랄레스(46) 후보가 68%를 얻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모랄레스는 “부패와 싸우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아들이겠다”면서 승리를 선언했다.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로 관심을 끌었던 산드라 토레스(60) 후보는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 대선은 전임 오토 페레스 몰리나 대통령이 부정부패 의혹으로 지난달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서 실시됐다. 유엔 조사단이 현지 검찰과 수사한 결과 공금 횡령 혐의가 포착됐고, 페레스 전 대통령은 수감됐다. TV 코미디언 출신인 모랄레스는 자신을 정치 ‘아웃사이더’로 규정하며 기존 정치인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부패도 도둑도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반부패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정치 풍자쇼 등을 진행하는 등 20년간 코미디언으로 활동한 그에겐 정치 경력이라고는 2011년 믹스코 시장 선거에 출마한 게 전부다. 한편 이날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당선자가 나오지 않았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집권당인 승리를 위한 전선(FPV) 후보 다니엘 시올리(58)와 야당 공화주의제안(PRO) 소속인 마우리시오 마크리(56)가 각각 35%를 얻어 11월 22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고마운 분들 리프레쉬 무료 여행’ 첫 대상은 소방관

    ‘고마운 분들 리프레쉬 무료 여행’ 첫 대상은 소방관

     온라인 종합여행사 여행박사는 ‘고마운 분들을 위한 리프레쉬여행 1탄’으로 소방관과 가족들을 위한 무료 해외여행 이벤트를 준비했다. 전국의 소방관과 가족이 사연공모로 신청할 수 있다. 소방관 30명과 가족 1명 등 총 60명을 선발해 11월 28일부터 2박 3일간 일본 북규슈로 떠나게 된다. 여행경비 4000만원 상당은 여행박사 직원들이 월급 1%를 적립해 마련한 여행박사 사회공헌 기금에서 기부한다. 여행박사 사연공모 신청 서식으로 11월 10일까지 이메일(hopetour@tourbaksa.co.kr) 접수해야 하며 당선자 발표일은 11월 12일(목)이다.  ‘소방관 할인 이벤트’도 펼쳐진다. 소방관 누구나 30만 원 이상 해외 자유여행, 패키지여행 상품 구입시 소방관 신분증을 제시하기만 하면 본인에 한해 5%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 네티즌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홈페이지(www.tourbaksa.com) 참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기고] 국회의원 회관과 여성화장실/김은희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

    [기고] 국회의원 회관과 여성화장실/김은희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

    생로병사만큼 인간에게 공평하게 다가오는 것이 있을까. 생명은 모두에게 고귀하고 질병의 고통은 권력의 있고 없음을 차별하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도 사회가 되고 제도가 되면서는 양상이 달라진다. 남성에 비해 평균수명은 길지만 사실 건강불평등으로 자주 논의되는 대상이 여성이다. 건강의 질도 낮아서 긴 노년을 보내는 여성들은 대부분 몇 개 이상의 병원과 약을 달고 산다. 골골백세라고나 할까. 제도에 기인한 여성의 건강불평등 사례로 생각나는 여성 정치인이 있는데, 바로 박순천이다. 박순천은 종로에서 당선돼 제2대 국회의원이 됐고, 4~7대 국회에 내리 당선돼 활동한 여성 정치인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당시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남성 의원의 공격을 받자 “나랏일이 급한데 암탉 수탉 가리지 말고 써야지 언제 저런 병아리 길러서 쓰겠느냐. 암탉이 낳은 병아리가 저렇게 꼬꼬댁거리니 길러서 쓰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되받아친 일화로 유명하다. 그런데 강단 있는 여성 정치인 박순천을 오래도록 괴롭힌 지병이 바로 ‘방광염’이었다. 국회에서 활동하면서 소변을 참아서 생긴 병이란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만들어지기 전에 의회 건물로 사용했던 지금의 서울시의회에는 아예 여성 화장실이 없었다. 국회의사당에서 국정을 논하는 사람으로 여성의 존재를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박순천과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으로 활동했던 남성들은 그 고통을 알았을까. 그들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남성들은 겪어 보지 못한 의회 내 소수자인 ‘여성의 경험’이었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 그 후로 세월이 흘러 세상은 바뀌고 있다. 여성 국회의원들이 늘어나면서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의 성 평등 감수성도 조금은 나아졌다. 지난해 개정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여성들의 화장실 이용 시간까지를 고려해 공중화장실의 경우에는 여성 화장실의 대변기 수가 남성 화장실 대·소변기 수의 1.5배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인이 된 분이 하늘에서라도 이 소식을 들었으면 얼마나 반가웠을까. 여자 화장실을 만드는 일은 이제 너무나 당연해졌지만,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여전히 정치적 소수자다. 매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하는 성격차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 지위는 조사 대상 142개국 중 117위로 2006년 이래로 거의 나아지지 못한 세계 꼴찌 수준이다. 19대 총선 당시 전체 국회의원 당선자 300명 중 여성은 47명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는 비교할 것도 없고, 아시아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하고 딱 아랍 지역 수준이다. 여성 할당제를 실시하고는 있지만, 기득권을 강화하는 소선거구제하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여성의 정치적 권한이 확보된 유럽 선진국들은 대부분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비례대표제와 여성의 정치 참여는 매우 높은 긍정적 상관성이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제 확대를 위한 정치개혁 요구가 높다. 어느 분은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돕는다고 하더라만,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서라도 시민들이 스스로 나설 때다.
  • [열린세상] 선거제도 개편과 대한민국의 미래/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선거제도 개편과 대한민국의 미래/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선거구 획정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원회가 국회의원 정수 문제를 들고나오더니, 이제는 오픈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빅딜설이 난무하고 있다. 임시국회가 개회되고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을 호소하고 나섰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지금 정치권의 가장 큰 관심은 오로지 자신들의 의석 확보에 유리한 선거 규칙을 만드는 데 멈춰 있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의원 정수가 늘어나 국민을 대표할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정부 예산의 0.2%에 불과한 예산만 쓰고 있는 국회가 더 커지고 강해져야 대통령과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다는 것도 말이 된다. 소선거구제의 치명적 맹점인 사표를 줄여야 대표성을 높일 수 있고, 비례대표의 수를 확대해 대의민주주의의 비례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에도 동의할 수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후보자를 선출해야 당 지도부의 전횡을 막아 진정으로 국민이 원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특정 정치세력의 특정 지역 싹쓸이를 방지해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도 맞다. 그런데 현실은 이론과 많이 다른 것 같다.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민생을 도외시한 정치권을 보아 온 국민에게 300명도 너무 많은 숫자다. 국회의원 숫자가 모자라서, 그리고 국회 운영의 예산이 모자라서 그동안 국회와 정치권이 일을 잘못한 것인가. 과도한 특권과 막말, 각종 낭비성 외유, 툭하면 의사 일정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가는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국민이 국회무용론이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자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국회선진화법은 합의를 통해 국회를 운영하라고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를 다수당의 발목을 잡는 데 악용하고 있는 현실을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어 과도한 계파 갈등이나 지도부의 공천권 전횡을 막자는 오픈프라이머리는 제도 자체의 장단점은 있으나 공천권 오남용의 역사를 가진 우리 상황에서 시도해볼 만한 제도인 것은 맞다. 그러나 정당의 책임 정치를 약화시키는 한계도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비례성을 높이고 지역주의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현실적으로는 정당이 비례대표 명부를 만드는 방법상의 문제와 당선자를 직접 국민이 선출하지는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이 모든 논의 과정의 결정적 문제는 마땅히 그 중심에 있어야 할 ‘국민’이 실종되고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게임의 규칙을 만들려는 정당과 정파들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행하게도 오늘날 한국 정치에서 정당들이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려면 설득력 있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치권의 진정성은 정말 국민의 입장에서 작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을 시급히 마련하고 이를 법제화해 실천에 옮겨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 그래서 그 결과에 따라 국민에게 정정당당하게 심판받아야 한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담화를 통해 국민에게 각종 개혁에 동참해 양보와 희생을 진솔하게 요청하는 것은 첫 단계에 불과하다. 2년 반 전 대통령은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국민과 약속했다. 그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구체적 결과를 만들어 국민의 삶을 편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하다면 여야 정치권이나 경제인을 막론하고 어떤 협조라도 받아 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길이다. 국민도 지연과 학연, 혈연 등 연고주의와 지역주의에 얽매여 잘못된 선택을 하면서 정치권이 잘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잘못한 정치인과 정당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지를 철회해 정치권이 스스로 최선을 다해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게 해야 한다. 선거제도는 개선돼야 하지만 제도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제도의 장단점을 현실화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대통령, 국회의원, 모든 국민이 오늘날 우리 정치권을 이렇게 만든 공동 책임자들이다. 세계경제의 침체와 국내 산업의 경쟁력 약화, 무엇보다 정년 연장에 따른 청년 고용 절벽이 예상되는 이 시점에 각자 서로 탓하면서 헛된 공론에만 빠져 어느 것도 실천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 선수라면 탐내는 ‘장외 금메달’

    선수라면 탐내는 ‘장외 금메달’

    무엇이 ‘피겨여왕’ 김연아(25)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2012년 7월 2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에는 내외신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김연아의 은퇴 선언이 예상된 기자회견장에는 묘한 긴장감마저 맴돌았다. 피겨 역사상 가장 완벽한 연기로 2010년 벤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는 이듬해 4월 러시아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끝으로 1년 넘게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있어 사람들은 김연아의 현역 은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연아는 2014년 소치올림픽 참가를 선언하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소치올림픽 무대에 서기로 결심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김연아의 은퇴를 미루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스포츠계 ‘별 중의 별’로 불리는 IOC 선수위원이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김연아가 소치올림픽에 반드시 출전해야만 했다. IOC 선수위원에 출마하려면 해당 올림픽이나 직전 대회에 출전해야만 출마 자격이 주어지는 규정 때문이었다. IOC 선수위원이라는 목표가 생긴 김연아는 2014년 2월 21일 마지막 프리 프로그램 ‘레 미제라블’을 통해 그의 존재를 세상에 한번 더 각인시켰다. ●리우올림픽 ‘포스트 문대성’을 찾아라 그로부터 꼭 1년 반이 지난 지금, IOC 선수위원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내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끝으로 현재 우리나라 IOC 선수위원인 문대성(39)의 8년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우리나라 후보로 나설 ‘포스트 문대성’을 찾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31일 “각 경기단체로부터 후보자를 신청받아 후보 접수를 마감했다”면서 “앞으로 5~7인으로 구성된 선수위원회가 복수의 후보자를 체육회에 추천하고, 체육회는 최종 후보자를 8월 중순까지 선정해 9월 15일까지 IOC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연아·진종오·장미란·유승민 선의의 경쟁 현재 IOC 선수 후보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2012년 런던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진종오,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문대성 IOC 위원이 하계올림픽 종목인 태권도 선수였으므로 새 IOC 선수위원도 일단 하계올림픽 쪽에 우선권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IOC 선수위원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만일 브라질에서 문대성에 이은 한국인 IOC 선수위원이 재탄생하게 된다면 ‘국가당 1명’이라는 원칙에 따라 김연아는 평창에서 한국인 후보로 위원직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반면 브라질에서 한국인 후보가 당선되지 못할 경우 김연아에게 평창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2000년부터 15명에게만 주어지는 영광 그렇다면 도대체 IOC 선수위원이 무엇이기에 선수의 은퇴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미 선수로서 최고 자리에 올라본 스포츠계 전설들이 도전에 나서는 것일까. IOC 선수위원은 선수들을 올림픽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해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신설됐다. 최대 115명으로 이뤄진 IOC 위원 중 선수위원은 15명으로 전체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12명(하계 8명, 동계 4명)은 올림픽에 출전한 현역 선수들이 직접 뽑는다. 나머지 3명은 IOC 선수분과위원 중 인종, 종교, 종목 등을 고려해 IOC 위원장이 지명한다. 다만 선수위원은 한 국가당 1명 이상을 배출할 수 없다. 내년 리우올림픽에서는 선수위원 15명 중 임기가 만료되는 4명의 선수위원을 대신해 4명의 새로운 선수위원을 선출한다. 선수위원은 IOC 선수분과위원회에 소속되지만 올림픽 개최지를 비롯해 올림픽 종목 결정 투표권을 갖는 등 모든 권한은 일반 IOC 위원과 같다. 임기도 일반위원처럼 8년이다. ●IOC에서 파견한 대사… 국빈급 대우받아 IOC 위원과 동일한 권리를 행사하기에 자국에서 IOC 선수위원이 배출될 경우 스포츠 외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기회로 여겨진다. IOC 회원국 가입수는 206개로 유엔보다 13개나 많은 데 비해 115명 IOC 위원들의 출신 국가는 70여개에 불과하다. 국제 스포츠계 메가 이벤트인 올림픽 개최지 결정은 IOC 총회에서 위원들의 투표로 이뤄진다. 곧 모든 회원국이 발언권을 갖지 못한다는 얘기다. 현재 한국인 IOC 위원은 선수위원인 문대성과 일반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명이다. 2013년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대한체육회 추천으로 IOC 위원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점을 떠올려 보면 각국의 선수위원 존재감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IOC 선수위원은 IOC에서 파견한 대사로 인정받는다. 때문에 소속 국가 정부로부터 구속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해외여행을 할때 국빈급 대우를 받는다. IOC 회원국가에 입국할 때에는 비자가 없어도 입국이 허가된다. IOC 총회에 참석할 때에는 개최 국가로부터 전용 승용차와 안내요원이 배정될 뿐만 아니라 IOC 선수위원이 탑승하는 차량과 머무는 호텔에는 해당 IOC 선수위원 국가의 국기가 게양된다. IOC 선수위원은 비록 무보수 봉사직이지만 운동선수가 가질 수 있는 스포츠계 최고의 명예직인 셈이다. ●선수들 투표로 선출… 도덕성 가장 중요 올림픽 기간 중 현역 선수들이 메달을 따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면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은 같은 기간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되기 위해 득표전을 벌여야 한다. IOC 선수위원이 매 하계·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중 참가 선수들의 직접 투표에 의해 선출되는 까닭이다. 지원 자격에도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된다. 도핑 전과가 있는 선수는 출마 자격이 박탈된다. 당선자는 대회 마지막 날 발표된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기간 내내 선수촌에서 1만 2000명의 선수를 모두 만난다는 각오로 선거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총 7216표 중 3220표를 획득, 전체 후보자 29명 중 1위를 차지하며 최초의 아시아 출신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문대성뿐만 아니라 현재 활동 중인 각국 선수위원의 면면도 화려하다. 2008년 문대성과 함께 IOC 선수위원으로 뽑힌 러시아의 전설적인 수영 영웅 알렉산드르 포포프(44)를 비롯해 선수분과위원회장을 맡고 있는 독일 여자 펜싱(에페)의 전설 클라우디아 보켈(42), 캐나다 국민스포츠인 아이스하키 스타 헤일리 위켄하이저(37), 짐바브웨의 백인 수영 선수 커스티 코번트리(32), 한국 쇼트트랙의 영원한 라이벌 중국의 양양(39) 등이 대표적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선수라면 탐내는 ‘장외 금메달’

    선수라면 탐내는 ‘장외 금메달’

    무엇이 ‘피겨여왕’ 김연아(25)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2012년 7월 2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에는 내외신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김연아의 은퇴 선언이 예상됐던 당시 기자회견장에는 묘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피겨 역사상 가장 완벽한 연기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는 이듬해 4월 러시아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끝으로 1년 넘게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있어 사람들은 김연아의 현역 은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연아는 2014년 소치올림픽 참가를 선언하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소치올림픽 무대에 서기로 결심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김연아의 은퇴를 미루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스포츠계 ‘별 중의 별’로 불리는 IOC 선수위원이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김연아가 소치동계올림픽에 반드시 출전해야만 했다. IOC 선수위원에 출마하려면 해당 올림픽이나 직전 대회에 출전해야만 출마 자격이 주어지는 규정 때문이었다. ●리우올림픽 ‘포스트 문대성’을 찾아라 그로부터 꼭 1년 반이 지난 지금, IOC 선수위원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내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끝으로 현재 우리나라 IOC 선수위원인 문대성(39)의 8년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우리나라 후보로 나설 ‘포스트 문대성’을 찾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31일 “각 경기단체로부터 하계 종목 선수들을 신청받아 후보 접수를 마감했다”면서 “앞으로 5~7인으로 구성된 선수위원회가 복수의 후보자를 체육회에 추천하고, 체육회는 최종 후보자를 8월 중순까지 선정해 9월 15일까지 IOC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종오·장미란·유승민·남현희 선의의 경쟁 IOC 선수 후보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32), 2012년 런던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진종오(36),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33),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단체전 동메달 남현희(34) 등 4명이 추천됐다. 현재 문대성 IOC 위원이 하계올림픽 종목인 태권도 선수였으므로 리우올림픽에서 선출되는 새 IOC 선수위원도 하계올림픽 종목 선수가 이어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김연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게 된다. 만일 브라질에서 문대성에 이은 한국인 IOC 선수위원이 재탄생하게 된다면 ‘국가당 1명’이라는 원칙에 따라 김연아는 평창에서 한국인 후보로 위원직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반면 브라질에서 한국인 후보가 당선되지 못할 경우 김연아에게 평창은 절호의 기회다. 마침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에는 현재 동계 종목 IOC 선수위원인 전 쇼트트랙 중국 국가대표 양양(39)과 전 스켈레톤 영국 국가대표 애덤 페길리(38)의 임기가 만료된다.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피겨 스타 김연아가 평창에서 출마한다면 ‘IOC 선수위원’이라는 김연아의 꿈은 충분히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00년부터 15명에게만 주어지는 영광 그렇다면 도대체 IOC 선수위원이 무엇이기에 선수의 은퇴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미 선수로서 최고 자리에 올라본 스포츠계 전설들이 도전에 나서는 것일까. IOC 선수위원은 선수들을 올림픽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해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신설됐다. 최대 115명으로 이뤄진 IOC 위원 중 선수위원은 15명으로 전체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12명(하계 8명, 동계 4명)은 올림픽에 출전한 현역 선수들이 직접 뽑는다. 나머지 3명은 IOC 선수분과위원 중 인종, 종교, 종목 등을 고려해 IOC 위원장이 지명한다. 다만 선수위원은 한 국가당 1명 이상을 배출할 수 없다. 내년 리우올림픽에서는 선수위원 15명 중 임기가 만료되는 4명의 선수위원을 대신해 4명의 새로운 선수위원을 선출한다. 선수위원은 IOC 선수분과위원회에 소속되지만 올림픽 개최지를 비롯해 올림픽 종목 결정 투표권을 갖는 등 모든 권한은 일반 IOC 위원과 같다. 임기도 일반위원처럼 8년이다. ●IOC에서 파견한 대사… 국빈급 대우받아 IOC 위원과 동일한 권리를 행사하기에 자국에서 IOC 선수위원이 배출될 경우 스포츠 외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IOC 회원국 가입수는 206개로 유엔보다 13개나 많은 데 비해 115명 IOC 위원들의 출신 국가는 70여개에 불과하다. 국제 스포츠계 메가 이벤트인 올림픽 개최지 결정은 IOC 총회에서 위원들의 투표로 이뤄진다. 곧 모든 회원국이 발언권을 갖지 못한다는 얘기다. 현재 한국인 IOC 위원은 선수위원인 문대성과 일반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명이다. 2013년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대한체육회 추천으로 IOC 위원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점을 떠올려 보면 각국의 선수위원 존재감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IOC 선수위원은 IOC에서 파견한 대사로 인정받는다. 때문에 소속 국가 정부로부터 구속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해외여행을 할때 국빈급 대우를 받는다. IOC 회원국가에 입국할 때에는 비자가 없어도 입국이 허가된다. IOC 총회에 참석할 때에는 개최 국가로부터 전용 승용차와 안내요원이 배정될 뿐만 아니라 IOC 선수위원이 탑승하는 차량과 머무는 호텔에는 해당 IOC 선수위원 국가의 국기가 게양된다. IOC 선수위원은 비록 무보수 봉사직이지만 운동선수가 가질 수 있는 스포츠계 최고의 명예직인 셈이다. ●선수들 투표로 선출… 도덕성 가장 중요 올림픽 기간 중 현역 선수들이 메달을 따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면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은 같은 기간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되기 위해 득표전을 벌여야 한다. IOC 선수위원이 매 하계·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중 참가 선수들의 직접 투표에 의해 선출되는 까닭이다. 지원 자격에도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된다. 도핑 전과가 있는 선수는 출마 자격이 박탈된다. 당선자는 대회 마지막 날 발표된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기간 내내 선수촌에서 1만 2000명의 선수를 모두 만난다는 각오로 선거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총 7216표 중 3220표를 획득, 전체 후보자 29명 중 1위를 차지하며 최초의 아시아 출신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문대성뿐만 아니라 현재 활동 중인 각국 선수위원의 면면도 화려하다. 2008년 문대성과 함께 IOC 선수위원으로 뽑힌 러시아의 전설적인 수영 영웅 알렉산드르 포포프(44)를 비롯해 선수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독일 여자 펜싱(에페)의 전설 클라우디아 보켈(42), 캐나다 국민스포츠인 아이스하키 스타 헤일리 위켄하이저(37), 짐바브웨의 백인 수영 선수 커스티 코번트리(32), 한국 쇼트트랙의 영원한 라이벌 중국의 양양 등이 대표적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기고] IMO 사무총장 당선과 경제적 전망/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기고] IMO 사무총장 당선과 경제적 전망/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선박 가격을 지수화해 공개하는 분석평가기관 영국의 클랙슨은 현재 선박 가격의 85%는 철판·기계류 값, 15%는 전자장비 값이지만 앞으로 정보통신·전자장비 비율이 6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선박용 기계 제작과 구조 설계 등 하드웨어에만 매달려 있으면 더이상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의미다. 그동안 조선산업에서 유럽·일본과 우리나라의 행보는 자못 비교된다. 유럽과 일본은 꾸준히 선박에 도입되는 전자통신장비의 기술표준을 제시하고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채택되도록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최근 도입된 법정 장비의 대부분이 유럽과 일본에서 제조되고 있고 다른 나라들이 선박을 제조하려면 이들 국가로부터 관련 특허를 빌려야만 한다. 앞으로 1000억원짜리 배를 만들고도 650억원을 외국에 내주지 않으려면 미래형 전자·통신 장비를 예측하고 개발에 나서야 한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 기준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 기준이 IMO에서 국제 표준으로 채택될 때까지 사무총장의 역할은 매우 크다. 우리나라의 IMO 사무총장 배출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현직 IMO 사무총장인 일본 출신 고지 세키미쓰는 ‘해양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은 인물이었다. 그는 선박 평형수에 포함된 수중 생물의 국제 이동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 교란을 예방하는 조치들을 IMO 규제로 채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선박 평형수 국제협약’은 약 40조원 규모의 선박 평형수 처리시설 시장을 열었다. 임기택 IMO 사무총장 당선자는 개도국과 선진국이 함께 성장하는 발전 모델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IMO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공동 가치라고 할 수 있는 ‘해양안전’ 이슈가 더욱 부각될 것이다. 안전한 항해를 위한 이내비게이션 관련 논의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내비게이션은 조선업 수익 구조의 65%를 차지하게 될 전자통신 분야의 대표 시스템이다. 향후 10년간 약 1200조원의 시장이 열릴 이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우리 기술로 개발하고 이것이 국제 기준으로 채택될 경우 국내 조선업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 우리는 세계 5위권 내에 항만산업, 해운선대, 조선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해양 강국이다. 지난 33년간 IMO의 규범이 우리 산업에 미친 영향이 153조원에 이른다는 연구가 있다. 앞으로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IMO에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북극항로 개척, 기후변화 대응, 해양 생태계 보전 등은 조만간 거대 시장으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IMO 사무총장 배출을 계기로 해양수산부는 국제해사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독립 연구기관을 육성하고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인재를 양성해 나가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제해사 분야 연구 성과를 담을 수 있는 학회 구성 등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세계 석학들이 집결해 해양산업의 미래를 예측하고 전 세계가 더불어 번영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유럽 세력의 절대적 우세가 점쳐졌던 IMO 사무총장 선거에 뛰어든 모험은 성공했다. 이제는 국제무대에서 유럽이 개발한 정책에 대한 ‘미투(me too) 전략’이 아니라 정책을 선도하기 위한 도전으로 블루오션을 개척해 인류 공영에 이바지해야 한다.
  • 때리고 훔치고… 경북 군의원들의 ‘일탈’

    때리고 훔치고… 경북 군의원들의 ‘일탈’

    경북 시·군의회 의원들의 일탈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9시 30분쯤 울릉읍 저동 여객선터미널 공사 현장에서 울릉군의회 J모(60) 군의원이 울릉군 박모(58) 과장의 얼굴을 주먹으로 밀치고 발로 정강이를 차는 등 폭행했다. J의원은 이날 새롭게 취항하는 독도유람선 매표소 설치 공사 현장을 찾아와 공사를 못 하도록 막아서며 책임자인 B과장을 불렀고, 잠시 뒤 현장에 도착한 B과장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매표소를 짓고 있다”고 공사 강행을 지시하자 이 같은 일을 벌였다. 지난 5월엔 이세진(66) 울진군의회 의장이 울산 울주군 언양읍 한 식당의 화단에 있던 높이 1m 크기 소나무 분재를 주인 몰래 훔친 혐의로 입건됐다. 이에 울진지역 시민단체와 동료 의원 등은 의장직 사퇴를 요구했고 이 의장은 버티기로 일관하다 지난달 초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한다”면서 의장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지역 사회단체 회원 및 주민들은 ‘이세진 군의원 퇴진 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연일 이 군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 의원은 군의원 당선자 신분이던 지난해 6월 지인들과 카드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대구지검 의성지청은 지난 5월 건설업체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군위군의회 L(53) 의원을 구속했다. L 군의원은 군위 부계면 경북대 교직원촌 건설업체로부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수차례에 걸쳐 1억원이 넘는 금품과 에쿠스 승용차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지방의회 선거에서 자질이나 능력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지방의회가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된 지 오래”라면서 “특히 일부 의원들의 불·탈법 행위는 시궁창 같다”고 비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30년 해양 외길 마린보이… 현직 日 사무총장 텃세 뚫고 쾌거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세계 해양 대통령’인 국제해사기구(IMO) 신임 사무총장에 당선되기까지의 여정은 긴박함의 연속이었다. 극적인 역전 드라마가 펼쳐지자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국내 해운·조선업계는 “대한민국의 쾌거이자 나라의 경사”라며 환영했다. 30일 해수부 등에 따르면 유럽의 텃세와 현직 사무총장이 일본인 출신인 상황에서 대륙별로 돌아가는 IMO 사무총장 자리에 한국인인 임 당선자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 당초 임 당선자는 영국 런던 현지 언론 전망에서 유력 후보군에도 들지 못했다. 선거는 40개 이사국이 참여해 과반수 득표한 후보자가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투표하며 최저 득표자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5차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IMO 활동 경력이 풍부한 사이프러스(키프로스) 후보와 유럽세를 등에 업은 덴마크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최종 당선됐다. 런던에 본부를 둔 IMO는 전 세계 해운·조선업의 기술과 안전규범을 총괄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로,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임기는 4년이며 연임도 가능하다. 임 당선자는 30여년간 국내외 해운·해사 분야에 몸담아 온 전문가로 꼽힌다. 해수부 안팎에서는 국내외 공직 경험과 실무를 두루 갖춘 IMO 사무총장에 임 당선자만 한 사람이 다시 나오기 어렵다고 볼 정도였다. 임 당선자는 경남 마산 출신으로 마산고,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했다. 해군 장교(중위)로 군 복무를 마친 뒤 6년간 민간에서 배를 타며 승선 경력을 쌓았다. 공직 생활은 해운항만청 선박사무관으로 시작했다. 주영국 IMO 연락관, 주영국대사관 참사관, 해사안전정책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등 28년간 공직의 해운·안전 분야에서 일하며 영국 내 주요 외교 관계자들과 깊은 인적 네트워크를 다져 왔다. 특히 IMO 외교단장, 협약준수전문위원회 의장 등 IMO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던 게 당선의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용어 클릭] ■국제해사기구(IMO)란 IMO는 해운·조선의 안전과 해양환경보호, 해적퇴치와 해상보안, 해운물류, 해상교통촉진 등 해상 관련 국제규범을 제·개정하고 기술협력사업을 관장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171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운·조선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IMO의 국제규범에 따른 우리나라 연관산업에 미친 경제적 영향력은 약 153조원으로 추산될 만큼 해운·조선산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나다.
  • 한국인 첫 ‘세계 해양 대통령’ 탄생

    한국인 첫 ‘세계 해양 대통령’ 탄생

    ‘세계 해양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선거에서 한국인 최초로 임기택(59)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이로써 유엔 국제기구를 이끄는 현직 한국인 수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두 명이 됐다. 해양수산부는 30일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임 당선자가 유럽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던 덴마크 후보를 26대14로 크게 누르고 당선됐다고 밝혔다. 사무총장 선거에는 한국, 덴마크, 필리핀, 케냐, 러시아, 키프로스 등 6개국의 후보가 출마했다. 임 당선자는 투표가 계속될수록 지지표를 늘리며 마지막 5차 투표에서 사실상 몰표를 받아 최종 당선됐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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