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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공기업 파티는 안 끝났다/김성수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공기업 파티는 안 끝났다/김성수 정책뉴스부장

    “한국드라마를 보니까 남자 주인공이 ‘나는 낙하산이다’라고 말하던데 이때 낙하산은 무슨 뜻인가요?” 2006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주립대에서 연수할 때 만난 한 미국인 대학원생은 한국어가 아주 유창했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했고 한국에 관심이 많아 독학으로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한 덕이다. 그런 그였지만 국어사전에도 버젓이 나와 있는 ‘채용이나 승진 따위의 인사에서 배후의 높은 사람의 은밀한 지원이나 힘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낙하산’의 또 다른 의미는 전혀 모르는 듯했다. 혼자 속으로 ‘미국에는 우리나라 같은 낙하산 인사가 없어서 모르나’라는 생각도 잠시 했던 것 같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공기업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엔 한국마사회 회장, 도로공사 사장, 지역난방공사 사장 자리를 줄줄이 친박 핵심인사나 전직 국회의원이 꿰차고 갔다. 민주당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임명된 공공기관장 77명 중 절반에 가까운 34명이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는 새 정부에서 없을 것”이라던 당선인 시절 박 대통령의 약속도, 최근 공기업사장 인사를 보면 차라리 말을 안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박근혜 정부도 공기업 수장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기고 정치적 보은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역대 정권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여당 최고위원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경제부총리에게 “공공기관 고위직 인사에서 선거 때 노력한 분들을 배려해 달라”고 당당하게 부탁할 정도이니 말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낙하산 인사를,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로 그럴듯하게 포장하려는 시도도 잘못된 일이다. 낙하산 인사가 이렇게 횡행하고 있으니 정부가 지난 11일 내놓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도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공기업의 과도한 부채를 줄이고, 실적이 부진한 기관장은 해임을 건의하겠다는 게 주된 내용인데, 정작 낙하산 인사 근절과 관련된 말은 한 줄도 들어 있지 않다. 이래 가지고서야 경제 부총리가 아무리 결기 있는 목소리로 “공기업 파티는 끝났다”고 외쳐 봤자 먹혀들지 않는다. 공기업 개혁의 핵심은 사람인데 사장부터 권력의 힘을 빌려 내려온 비전문가라면 시작부터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낙하산 사장은 내부 불만을 무마하고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조의 눈치를 보며 적당히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과거 사례가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연말 교통대란을 불러온 철도파업과 관련해 정부는 대(對) 국민담화문을 통해 “철도공사를 비롯한 많은 공기업들이 방만 경영에 빠지게 된 주요한 이유의 하나가 파업을 보호막으로 삼아 자신들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근거 있는 지적이지만 정부 역시 공기업 낙하산 인사의 잘못된 관행을 조금도 고치지 않았고 이런 나쁜 관행이 공기업의 방만 경영을 부추긴 또 다른 핵심 요인이라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당선된 지 1년이 됐다. 한국갤럽의 12월 2주차 조사에 따르면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54%, ‘잘못하고 있다’가 35%다. 54%의 국정지지율은 역대 최고였던 박 대통령 자신의 대선 득표율(51.6%)보다도 높다. 하지만 35%의 부정적인 여론은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sskim@seoul.co.kr
  • 경제민주화 지우고 경제활성화 그리고

    “서민 업종에 재벌 2~3세들이 뛰어들거나 부동산을 과도하게 사들이는 것은 기업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를 찾은 지난해 12월 26일과 17일 각각 언급한 내용으로, 발언의 방향성이 180도 달라졌다. 경제 행보의 무게중심이 ‘민주화’에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로 옮아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만 해도 경제 행보의 초점이 민주화에 맞춰져 있었다. 경제인단체 중 중소기업중앙회를 가장 먼저 방문해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고, 이어 소상공인단체연합회를 찾았다. 전경련은 후순위로 밀렸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전경련 방문 당시 “한참 일할 나이에 퇴출시키는 고용 형태는 자제해야 한다”며 대기업을 개혁 대상으로 간주할 수 있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지난 8월 28일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를 계기로 대기업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전경련을 찾은 것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징적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전경련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다. 기업가 정신으로 투자하고 도전한다면 정부는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기업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간담회에서 창조 융합 분야의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LG의 연료전지,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그린카, 삼양사의 자동차 경량화 신소재, 코오롱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두산의 정보기술(IT) 활용 디젤엔진, 한화의 나노튜브 등이 소개됐다. 또 SK는 자사 보유 정보를 공개해 청년 창업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의지도 나타냈다. 아울러 해외 플랜트·건설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 등 정부에 대한 건의도 이어졌다. 박 대통령의 전경련 방문은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경련의 인연으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통령은 1979년 전경련 회관이 지어질 때 ‘創造’(창조), ‘協同’(협동), ‘繁榮’(번영)이라는 친필 휘호를 선물했고, 휘호가 새겨진 기념석은 이날 준공된 신축회관 앞에 그대로 놓였다. 박 대통령도 이날 준공식 축사에서 선친의 휘호를 인용하면서 “전경련이 미래 대한민국의 ‘창조’ 역량을 끌어올리면서 함께 땀 흘리는 ‘협동’의 중심에 서서 ‘번영’의 미래를 이끌어 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경기 펑크난 곳간 숨기려 꼼수” 질타…서울시선 ‘박시장 주장 거들기’ 집중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재정위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여야 의원과 김문수 지사 간의 공방이 벌어졌다. 김 지사는 무상보육과 관련해 대통령의 책임론도 거론했다. 신장용 민주당 의원은 22일 경기도 국감에서 “재정보전금 등 법정경비 7204억원을 분식회계하고 교육청에 전출할 예산 2811억원을 유용하는 등 ‘펑크난 곳간’을 숨기고자 불법 부당한 꼼수를 부렸다”며 “지방재정법과 지방자치법 위반이며 김문수 도지사의 예산 운용의 무능”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신기남 의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재정이 많이 어려워졌지만, 그것만으로 재정난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정책 실패를 지적했다. 김관영 민주당 의원 역시 “도 재정 상황은 사실상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 수준”이라며 “공기업 부채가 취임 당시 5조 1000억원에서 10조 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도의 독자적인 문제를 김 지사가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도시공사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며 “지방자치단체가 개발사업을 하려다 보니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종진 의원도 “도의 부채 규모가 산하 공공기관까지 포함하면 13조원이 넘는다”며 “재정건전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정난과 관련, 김 지사는 “재정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가 부족했던 제 책임이 크다”면서도 “재정이 있어야 복지를 한다. 교육감이 무상급식을 약속했는데 저희가 부담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무상보육에 대해 대통령이 지방에 떠넘기기한 것도 잘못됐다”며 “공약이행 책임 실명제를 해 교육감이 공약하면 교육감이, 대통령이 하면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시장 선거 전초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시에 대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는 맥빠진 분위기였다. 여권의 공격은 날카롭기보다 사납기만 했고, 야권은 쟁점을 발굴하기보다 박원순 시장의 주장을 거들어 주는 데 집중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원의 ‘박원순 제압 문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진 의원은 2011년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이 전 부서장 회의에서 특정한 언급을 한 뒤 박 시장 대책 문건이 만들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박 시장 비난 글을 집중적으로 올린 트위터 아이디와 국정원 직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디 등도 공개했다. 특히 윤석열 수사팀이 내놓은 공소장 변경 신청 가운데 박 시장 관련 내용을 추려 뽑아 보여주면서 이에 대한 서울시의 대응을 주문했다. 박 시장은 “그래도 1000만 시민의 선택에 의해 선출된 사람에 대해 국가기관이 그런 행태를 보였다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무상보육 국고보조율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현 민주당 의원이 “무상보육을 정착시킬 수 있는 과제가 무엇이냐”고 멍석을 깔자 박 시장은 “보육은 국가 책임이라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었고, 심지어 당선인 시절 시도지사협의회가 이 얘기를 꺼내자 중앙정부가 책임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말을 이었다.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은 박 시장의 현장시장실을 높이 평가했다. 윤 의원은 “현장에서 1박 2일 머물면서 지역 현안을 잘 살피려는 뜻은 좋으나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곳은 아직 없다”면서 “이러면 반쪽짜리에 머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영주 새누리당 의원은 청계천 등축제가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표절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김 의원은 지적재산권 침해까지 거론했으나 박 시장은 “진주시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면서 “오히려 서울 것을 베껴 간 경우도 많았다”고 적극 해명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2013 공직열전] 법무부 (상) 실·국장급 간부들

    [2013 공직열전] 법무부 (상) 실·국장급 간부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법무부는 여론의 도마에 자주 올랐다. 지난 6월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에 대해 공직선거법을 적용할 것인가를 두고 검찰 수사팀과의 갈등설이 불거졌고, ‘혼외 아들 의혹’ 언론 보도에 대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면서 ‘채 총장 찍어내기’에 법무부가 앞장섰다는 비판도 받았다. 또 성남보호관찰소를 기습 이전해 주민들이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하면서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여론에 비쳐진 이런 모습은 일부분일 뿐이다. 법무부는 준사법기관인 검찰을 지휘·감독하고, 교도소 등 교화시설을 운영하면서 범죄를 예방하고, 출입국 및 이민 정책 등을 담당한다. 지난 6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시행하고, 최근 문제가 된 성남보호관찰소 이전을 재검토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 사법시험 또는 사법연수원 기수라는 서열과 함께 학연·지연으로 얽히고설킨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명하복’(上命下服)이라는 독특한 검찰의 조직 생리가 법무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무직이긴 해도 검사 출신인 황 장관과 국민수 차관을 비롯한 국·실·본부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 가운데 교정본부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찰 출신 법조인이거나 현직 검사들로 채워져 있다. 사법연수원 18기 출신 검사들이 검찰국장 등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법무부 내 최고 요직인 검찰국장은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한다. 과거 ‘검찰 빅4’(대검 중수부장·공안부장·서울중앙지검장·법무부 검찰국장) 가운데 유일한 법무부 본부 보직이다. 조만간 열릴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에 검찰 내에서는 유일하게 당연직으로 참석하게 된다. 김주현 검찰국장은 정책판단 및 기획 능력이 탁월한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국장은 전국 부장검사 중 최선임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과 서울중앙지검의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을 맡아 주요 형사·특수사건을 지휘했고, 법무부 기조실장과 대변인으로 근무하면서 출입국·범죄예방 및 교정, 인권 업무 등을 두루 경험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한명숙 전 총리를 기소해 야권으로부터 ‘정치적 편향·표적 수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국장과 연수원 동기인 강찬우 법무실장은 대검 중수3과장, 범죄정보기획관을 역임했다. 강 실장은 삼성그룹 에버랜드 변칙 증여 사건을 비롯해 삼성 비자금 특검에서 활약했고, 서울중앙지검 금조1부장 재직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BBK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선 지검 근무를 통한 수사 경험이 풍부한 데다 기획 능력과 정책 판단 능력도 두루 갖추고 있다. 봉욱 기획조정실장은 대검 연구관과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장, 대검 공안기획관을 지내는 등 정책기획 역량과 특별수사 능력을 겸비했다. 강한 업무 추진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설득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법무부 간부 중 유일하게 호남 출신인 문무일 범죄예방정책국장도 사법연수원 18기로 김 국장, 강 실장과 동기다. 문 국장은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거치면서 특수수사 경험을 쌓았으며 지난해 광주고검 차장으로 고검장 직무대리를 맡으면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간 경험도 있다. 주요 간부 중 사법연수원 기수가 가장 높은 정동민 출입국본부장은 수원지검 공안부장, 대검 공보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 등을 역임했다. 공안과 특수분야를 넘나드는 수사경력에다 연구기획능력, 통솔력을 두루 갖춘 ‘멀티플레이어’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가장 후배인 안태근 인권국장은 법무부 검찰국, 서울중앙지검 금조2부장, 부산지검 동부지청장을 거치면서 기획 능력과 수사 경험을 쌓았다. 안 국장은 법무·검찰의 기획 및 제도 개선 분야에 정통하다는 점이 인정돼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파견되기도 했다. 유일한 비검사 출신인 김태훈 교정본부장은 1991년 교정공무원이 된 뒤 20년 넘게 현장을 지켰다. 서울구치소장과 대구지방교정청장, 서울지방교정청장 등을 지냈다. 뛰어난 현장 감각으로 교정행정 및 실무 전반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커버스토리]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정책으로 본 노년층 우대의 ‘허와 실’

    [커버스토리]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정책으로 본 노년층 우대의 ‘허와 실’

    “선거 때마다 노인복지 공약만 넘쳐난다. 결국 재원은 젊은 층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 아닌가.”(서울지역 사립대 재학 중인 20대 A씨) “청년층을 위한 공약도 많다. 노인복지 정책은 젊은 사람들이 언젠가 누릴 혜택이다.”(퇴직 후 커피숍을 운영 중인 60대 B씨)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선거 공약이나 정부 정책을 둘러싼 세대 간 입장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세대를 막론하고 삶은 퍽퍽해지는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나랏돈은 정해져 있으니 ‘2030세대’와 ‘5060세대’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초연금을 포함한 복지 정책과 정년 연장 등의 고용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그야말로 첨예하다. 세대 갈등이 사회 분열의 새 뇌관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표심에 민감한 정치권도 눈치만 살피고 있다. ‘정부 정책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큰 쪽은 청년층이다.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에 진입한 이후 노인 우대정책이 점점 노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세대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지난해 18대 대선에서 각 후보들은 중·장년 세대와 고령층의 마음을 뺏기 위한 공약을 여럿 앞세웠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 지급 ▲공공 노인 일자리의 참여수당을 현재(20만원)의 2배로 단계적 인상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의 진료비 전액 국가 부담 ▲노인 어금니 임플란트 비용의 건강보험 적용 등을 내세웠다. 문재인 통합민주당(현 민주당) 후보도 ▲기초 노령연금 2배 인상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권자를 2017년까지 전체 노인의 10%까지 확대 ▲노인 치매병원 확충 ▲노인 틀니(임플란트 포함) 지원 대상을 현행 75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확대 등을 내놓았다. 노인복지 공약은 많은 예산이 드는 사업으로, 일자리 창출 중심인 청년 공약보다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광재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두 후보의 공약별 예산을 분석해 보니 박 후보는 어르신 지원과 보육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에 많은 재원을 편성했고, 문 후보는 서민과 중산층, 차상위계층 공약에 예산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실버 세대’와 ‘여성’을 핵심 공략층으로 삼았는데 이 전략이 성공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박 후보는 ‘5060세대’로부터 몰표를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8대 대선 당시 50대 투표율은 82.0%로 가장 높았고, 60대가 80.9%로 뒤따랐다. 기표소에 들어선 50대 가운데 62.5%(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기준), 60대 이상 가운데 72.3%가 박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반면 문 후보는 50~60세 이상을 뺀 모든 연령층에서 박 후보보다 많은 표를 얻었지만 5060세대의 응집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어르신들이 이 가난한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고생을 많이 했고,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가 사회적으로 보답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18대 대선의 학습 효과로 향후 공직 선거에서는 5060세대를 향한 정치권의 구애가 한층 뜨거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정책 공약은 기본적으로 모든 계급과 계층을 겨냥해 마련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아무래도 50대 이상 세대에 더 초점을 맞출 듯하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국민이 빠른 속도로 늙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에서 ‘실버 파워’는 갈수록 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50세 이상 유권자 수는 1997년 27%에서 2010년 38%로 치솟았고 2020년 46%, 2030년에는 53%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처럼 국내에 거대한 노인 이권단체가 등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AARP는 전직 대통령 등 3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리고 100명이 넘는 로비스트를 고용해 행정부와 의회 등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저소득 노인에게 무료 의료혜택을 주는 ‘메디 케어제’(노인의료보험)가 AARP의 압박으로 탄생한 대표적 제도다. 정치권은 “세대 갈등의 양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까닭에 정책 마련 때 고민이 깊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예전에는 부모 세대가 사회·문화적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녀를 짓누르려 하면 자식 세대가 반항하는 구도로 갈등한 반면, 지금은 일자리와 복지 등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놓고 이권 다툼 양상으로 다툰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은 “요즘 세대 갈등은 기회와 자원을 둘러싼 싸움”이라면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과거보다 커져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면서 갈등이 심각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책이나 공약을 특정 세대만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예컨대 반값 등록금은 20대를 위한 정책도 아니고, 기초연금은 노인만의 정책으로 볼 수 없다”면서 “등록금 인하는 부모인 5060세대에게 좋고, 기초연금제도는 언젠가 노인이 될 젊은 세대에게도 득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노년층 일자리가 늘어나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오해하지만 노인을 필요로 하는 직종과 청년을 원하는 직종은 크게 겹치지 않는다”면서 “정당이나 정부는 연금, 일자리 정책 등 특정 세대에만 도움이 될 것 같은 정책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음을 홍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용술 ‘청년연합 36.5’ 대표는 “노년층 공약 때문에 청년층이 소외받는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청년을 위한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 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출범해 기대했지만 역할이 없다”고 꼬집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김민석기자 shiho@seoul.co.kr
  • 선관위 “총특재, 무효 판결 절차상 문제있다”

    지난 7월 선출된 전용재 감독회장이 두 달 만에 감독회장직을 박탈당해 혼란에 빠졌던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가 새 국면을 맞고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전 감독회장의 당선무효를 결정한 총회특별재판위(총특재)의 판결을 문제 삼은데 이어 평신도들이 총특재의 재심을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감리교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일 제17차 전체회의를 열어 총특재의 감독회장 당선무효 판결에 절차상·내용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결정했다. 선관위는 성명을 통해 “총특재의 감독회장 당선무효 판결은 원고적격·피고적격이 모두 결여돼 소송요건이 충족되지 못했다”며 “총특재가 소송요건 결여 사실을 무시하고 당선무효 판결을 단행해 감리교회를 큰 혼란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선관위의 이 같은 결정은 당선무효 소송을 낸 원고가 후보자여야 하는데 선거권자 개인이 소를 제기했으며 피고 또한 전용재 당선인이 아닌 선관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총특재가 각하 판결을 내렸어야 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에 대한 선관위의 확정 없이 특정 선거권자의 진술을 토대로 곧바로 당선무효를 판결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선관위의 이 같은 결정이 알려지자 평신도들이 일제히 재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연회 8개 평신도단체장들은 성명서를 통해 “총특재가 정치적 이익을 노리는 이들을 돕는 편파적인 판결을 내려 감리회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재심을 받아들일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대해 총특재의 ‘당선 무효’ 판결을 무효라고 인정한 선관위 측은 재심청구와 함께 판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감독회장 후보로 나섰다가 금권선거를 지적해 총특재의 ‘당선무효’ 판결을 불렀던 강문호 목사가 제기한 ‘수억원대 요구설’과 관련, 논란의 중심에 있던 전 모 장로가 지난 8일 감리회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실무근’임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선거에서 금권선거 등을 이유로 당선무효소송에 휘말린 중부연회 고 모 감독이 물의를 빚은 데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할 뜻을 밝혀 감리교의 금권선거를 둘러싼 시비와 공방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검찰총장 사퇴 후폭풍] 6월 원·김 선거법 위반 기소후 청와대·채동욱 갈등 수면 위로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아들’ 의혹 및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채 총장 감찰 지시 등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가운데 16일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의 채 총장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국정원 수사 등으로 껄끄러운 채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권력기관들이 보복성 사찰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측은 채 총장에 대해 적법한 특별감찰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으며 박 의원이 제기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전부터 청와대에서는 채 총장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기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1월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에서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박 대통령 측에서 염두에 뒀던 후보들이 줄줄이 탈락했고 최종 인선도 차일피일 미뤄졌다. 결국 채 총장이 임명됐지만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우리가 뽑은 총장이 아니다”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지난 3월 채 총장 취임 이후 한동안 청와대에서는 관망 기류가 강했다. 하지만 지난 6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말라는 황 장관과 마찰을 빚었지만 채 총장이 버텨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황 장관의 지시는 사실상 청와대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검찰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는 ‘책임론’ 때문에 곽상도 당시 민정수석의 입지가 극도로 위축되는 형국이 됐다. 결국 청와대는 지난달 5일 채 총장의 사법연수원 6기 선배이자 공안통인 홍경식 수석을 전격 임명, 검찰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새로운 관계 설정을 시도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사설] 일 안하는 정부위원회 대폭 구조조정해야

    새 정부 들어 정부 위원회가 536개로 늘었다고 한다. 1년 전에 비해 31개 늘었다.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는 해마다 정부 위원회가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고 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 때 300개 안팎이었던 정부 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579개로 급격히 늘어났다가 개혁한다고 나서 다시 400개 안팎으로 구조조정됐지만, 결국 임기 말 530개로 마감했다. 새 정부 들어서도 벌써 6개가 늘어났다니 앞으로도 정부 위원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정부 초기에는 사실 대통령의 공약사항을 점검하고 추진하기 위해 관련 조직과 법령 등이 신설되다 보니 정부 위원회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정책적 환경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문화융성위원회 등이 신설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마냥 정부 위원회를 문어발식으로 늘려선 안 될 것이다. 정부 위원회를 신설하기 이전에 유명무실하거나 설립 목적이 불분명한 위원회를 정비하는 게 순서 아니겠는가. 그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불필요한 위원회를 폐지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하는 위원회를 통폐합하는 일을 위원회 신설 작업과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행정력이 투입되고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위원회를 방만하게 운영한다면 그것은 결국 행정력과 예산의 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안전행정부의 위원회 정비 계획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현재 536개 정부 위원회 가운데 ‘1년간 회의를 하지 않은 위원회’ 등 25개만이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한다. 과연 이들 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제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내년부터 부실 운영 위원회를 대상으로 옐로카드제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그럴 것이 아니라 회의 개최 실적이 저조하거나, 서면회의 대체율이 높은 위원회 등 문제 위원회도 이번 기회에 아예 구조조정 대상으로 올려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우리나라가 ‘위원회 공화국’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정부 산하에 각종 위원회가 많다”고 지적한 바 있지 않은가. 위원회는 전문가 등을 참여시켜 정책 추진에 있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등 순기능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전례를 보면 설렁설렁 운영되는 위원회는 정부 정책의 들러리 역할을 하거나 심지어 공무원들의 정책 실패 책임 전가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정권 초 일부 정부 위원회는 마치 보은 인사 차원에서 운영되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생긴 정부 위원회 관련 예산이 연간 3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일하지 않고 노는 정부 위원회는 반드시 솎아내야 한다. 그러려면 감사원이 나서 정부 위원회의 운영 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여 나가야 한다.
  • [韓日 관계 개선을 위한 제언] “日의원 중 아베 정책 비판 많아…의원 교류 통해 관계 회복 가능”

    [韓日 관계 개선을 위한 제언] “日의원 중 아베 정책 비판 많아…의원 교류 통해 관계 회복 가능”

    “일본은 조직에 대한 충성심 강도가 우리와 다릅니다. 총리가 하겠다는 것을 의원들이 막아서기 어려운 문화죠.” 국회 한·일 의원연맹 회장 대행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김태환 의원은 4일 꽉 막힌 한·일 관계가 풀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관계 회복의 키는 아베 신조 총리가 쥐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아베 총리가 무리하고 있음을 주변 의원들에게 거듭 주지시키다 보면 아베 총리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의원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일본 의원과 자주 만나나. 관계는 어떤가. -비교적 자주 만나 왔는데 최근 2년여 왕래가 대폭 줄었다.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다. →최근 어떤 왕래가 있었나.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지난 1월 4일 일본에서 특사가 왔다.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회장을 비롯한 자민당 의원 3명이 당선 축하 사절로 와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 접견 당시 배석을 했는데 박 대통령은 “경제·외교·지정학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양국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국민 간 왕래가 연간 600만명에 이르렀고 일본에는 한류 문화가, 한국에는 일본 음악·영화가 많이 들어왔는데도, 정치인들은 국민의 수준을 못 따라가는 것 아니냐. 정치인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특사단도 “공감합니다”라고 답했다. 뭔가 개선의 여지도 없지 않았는데 총리 생각이 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언행이 더욱 심해지니 양국 관계도 물꼬를 못 트고 있다. →아베 총리의 망언, 신사 참배 등 배경은. -일본이 최근 20년 동안 상당한 경제적 침체를 겪다 보니 국민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애국주의, 민족주의가 필요했을 것이다. ‘아베노믹스’를 통해 경제 부양책을 써 어느 정도 성공했고, 아베 정권 지지도는 어느 정도 올라가 있다. 그래서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나면 달라질 것이라 예상했는데 달라진 게 없다. →일본 의원들의 생각은 어떤가. -일본 의원 가운데 아베 총리의 정책에 비판적 인식을 가진 의원들이 적지 않다. 침략을 부정한 아베 총리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보는 양심적인 의원들이다. 자민당 내에서도, 야당인 민주당뿐 아니라 자민당과 연립정권의 한 축인 공명당도 이른바 ‘평화 헌법’ 추진 등 우경화 작업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다. 양식 있는 국민들도 많아 아베 총리 뜻대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향후 대일 의원외교 방향은. -상태가 최악인지라 의원들끼리 만나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의원 외교가 소용없다고 해서 아예 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서로 자주 왕래하고 토론하며 인식을 바로잡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그동안 잦은 교류를 해 왔으니 회복이 가능하다. 지난달 11일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이 전화를 걸어와 “방한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 23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만났다. 보통 연 1회 양국 간 교차적으로 연맹 총회를 개최하는데 지난해엔 열지 못했다. 그래서 오는 10월 초 연맹 간사 회의를 서울에서 하고, 올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일본에서 총회를 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은 어떤가. -일본 측은 관계 개선을 위해 계속 박 대통령과 만나려 한다. 아베 총리로서는 올림픽 유치 홍보전도 필요하다. 그러나 과거 문제에 대한 태도의 변화 없이는 만나기 어렵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인 것 같다. →국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의원 명단 공개 요구를 어떻게 생각하나. -남경필 의원이 최근 외교부에 야스쿠니신사 참배 의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한·일의원연맹에 소속돼 있다고 해서 거기 가면 안 된다고 하거나, 참배한 의원은 연맹 가입이 안 된다고 거부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다만 연맹에 직책을 가진 사람은 안 가는 것이 맞다. 다행히 연맹 간부직들은 아무도 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 회장이나 간사가 갔다면 문제가 된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시론] 져주는 것이 이기는 것/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져주는 것이 이기는 것/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끝이 없었다. 올여름 장마가 한 달 넘게 이어졌고, 기록적인 폭염이 또 그 다음 한 달간 계속됐다. 이 지루한 여름 동안 국회에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행방을 찾고,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를 하느라 더 뜨거운 광경이 이어졌다. 어제 시원한 비가 내렸고 곧 계절이 바뀌는 신선한 바람도 따라올 것이다. 그러나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2013년 정기국회는 계속되는 여야의 정쟁으로 파행과 마비를 거듭할 것 같은 태풍전야이다. 올 정기국회는 이른바 ‘박근혜 예산’과 ‘박근혜 민생입법’을 심의하고 통과시키는 첫 번째 정기국회이다. 지난해 말 대선이 끝나고 예산안을 통과시킬 막바지에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반영하는 손질을 거쳤지만 그것은 일부에 불과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일자리 마련과 경제 살리기라는 중차대한 과업을 위한 입법을 추진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래야 박 대통령의 중산층 70% 복원이라는 공약도 달성하고, 국민행복과 경제부흥이라는 취임사도 지킬 수 있다. 이번에 세법 개정안도 통과시켜서 부족한 세수도 마련해야 하고, 박 대통령의 대표적 공약인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위한 재정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 올 정기국회가 박 대통령에게 중요하다는 점은 비단 이것이 첫 정기국회라는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박근혜 예산’과 ‘박근혜 민생입법’을 못 챙기면 남은 임기 동안 일할 시간이 계속해서 더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집권 2년차인 2014년에는 이른바 ‘중간평가’ 격인 지방선거가 있다. 다른 정권에서는 중간평가 선거 이후에는 레임덕이 시작되곤 했다. 집권 4년차인 2016년에는 더 큰 ‘중간평가’인 총선이 기다린다. 이때쯤 다른 정권에서는 대통령의 통치와 행정이 거의 힘을 발휘하지 못해 왔다. 이러한 대통령 정치사(史)를 감안하면 박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집권 이후 2~3년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그 기틀을 잡을 올 정기국회가 벌써부터 아슬아슬하다. 지난해부터 예산 심의에 생산성을 높인다고 국정감사를 앞당겨 마치기로 여야가 법까지 바꾸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8월에 끝나야 하는 결산국회도 파행을 겪고 있고 국정감사는 여태 시작도 못했다. 올해따라 긴 추석 연휴에 더해 10월 30일에는 9명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예정되어 있다. 선거를 앞두고 최소 2주일 동안 여야의 선거전으로 국회가 개점휴업이 될 것이다. 정치일정도 녹록하지 않은데 정치권은 서로 평행선을 달린 지 벌써 두 달이 넘는다. 여당은 민생을 논하고 일부터 하자고 결산국회를 시작했는데, 광장에 나간 지 한 달째인 야당은 짧게는 추석까지, 길게는 첫눈이 내릴 때까지 이른바 주국야광(晝國夜廣)의 양면작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다. 야당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하여 박 대통령이 사과하고 남재준 국정원장을 경질해야 하며 국정원을 국회 차원에서 개혁하고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하여 특검을 하자는데, 박 대통령은 대선에서 국정원의 도움을 받은 바 없다고 한마디로 정리해 버렸다. 그 결과는 정치권의 공도동망(共倒同亡)일 것이다. 정치권이 영수회담, 3자회담, 5자회담, 영수회담 뒤 5자 회담 등을 운운하면서 쳇바퀴 도는 동안 국민은 희망을 잃었다. 이제 국회로 돌아갈 명분이 없는 야당은 국회선진화법을 방패 삼아 박근혜 입법과 예산을 가로막을 것이다. 야당이 경제를 살리려는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고 국민의 지탄을 받겠지만 박 대통령은 일할 시간이나 ‘차와 포’(민생입법과 예산)를 다 잃은 다음이다. 그러니 한 발 먼저 양보하고 져주는 측이 국민의 지지와 실리를 챙길 것은 자명하다. 그것이 대통령일지, 새누리당일지, 민주당일지 국민은 지켜볼 뿐이다.
  • 박대통령 “규제 완화” 다독이고… 재계 “투자·고용 확대” 화답

    박대통령 “규제 완화” 다독이고… 재계 “투자·고용 확대” 화답

    박근혜 대통령과 10대 그룹 총수들이 28일 오찬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선물은 ‘규제 완화’, 재계가 꺼내 든 선물은 ‘투자와 고용 확대’로 요약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오찬의 진행자 역할까지 맡았다. 총수들의 제안이나 의견에 일일이 답변하는 형식이었으며, 자리에 배석한 정부 관계자들에게 후속 조치 등을 즉석에서 지시하기도 했다.박 대통령은 “규제 전반을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꾸겠다”, “규제를 위한 규제는 하지 않겠다”는 등 규제 완화의 뜻을 거듭 강조했다. 기업의 ‘선제적 투자’가 이뤄지면 ‘규제 완화’로 호응하겠다는 얘기다. 네거티브 규제는 어떤 행위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금지되는 행위만 예외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이다. ‘원칙 금지, 예외 허용’의 포지티브 규제 방식에 비해 규제 문턱이 낮아지는 것이다. 실제 2009년 1만 1000개였던 등록 규제 수는 지난해 1만 4000개로 오히려 증가했다. 규제 총량제 도입이나 규제 개선 성과가 큰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인센티브제 실시 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또 경제계가 우려하는 상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입법에 대해서도 수정 의사를 시사했다. 정부 출범 초부터 경제민주화 입법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기업 세무조사 강화, 대기업 총수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이 잇따르면서 기업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투자 확대는 하반기 국정운영 목표인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총수들이 중점 투자 분야를 설명하자 박 대통령이 “기업마다 갖고 있는 규제나 어려움을 하나하나 맞춤형으로 의논해 지원하는 게 확실한 경제 활성화 방안이고 일자리 창출 방법”이라며 ‘맞춤형 지원’ 의지를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는 박 대통령이 과거 대기업에 대해 일자리 나누기나 동반 성장 등 경제민주화 정책 기조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던 모습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1월 만남에서도 “대기업도 좀 변화해 주기 바란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오찬에서는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입법이 되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입법에 독소조항이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고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는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나 과도한 규제로 변질되지 않고 본래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확 달라진 언급을 내놓았다. 이날 발언을 계기로 ‘경제민주화 후퇴’ 논란이 다시 불거질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지난 5월과 6월 미국과 중국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수행한 그룹 총수들을 만난 적은 있지만, 10대 그룹 총수들만 따로 불러 오찬을 함께한 것은 처음이다. 집권 첫해 후반기 국정운영의 최대 과제로 꼽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경제계 끌어안기’로 해석된다. 경제계 역시 박 대통령에게 올 하반기 투자와 고용 확대로 화답했다. 오찬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조양호 한진 회장, 박용만(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두산 회장, 허창수(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GS 회장 등이 참석했다. 회장이 부재 중인 SK와 한화에서는 각각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홍기준 한화 부회장이 자리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청와대·재계, 현 경제위기 엄중히 인식하길

    박근혜 대통령이 내일 청와대에서 10대 그룹 회장들과 오찬 회동을 갖기로 한 것은 우리의 경제 상황이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일 게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중소기업중앙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에 이어 방미·방중 때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난 적이 있다. 다음 달 러시아와 베트남 순방 때 역시 적잖은 기업인들이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레는 중견기업 회장단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박 대통령과 기업 회장들의 이번 만남이 의례적인 요식 행사에 그치지 않고 투자의 물꼬를 트는 계기기 되길 기대한다. 박 대통령은 어제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하반기에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민생 안정에 총력을 다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회담과 관련해서는 언제든지 여야 지도부와 만나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재계에는 투자를 통한 고용 확대를, 정치권에는 취득세 인하와 전월세 문제 등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를 위한 민생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각각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여겨진다. 재계는 경제민주화 법안에 이어 최근에는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각종 규제 때문에 투자가 위축된다는 재계의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는 있다. 그러나 재계가 규제 탓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경영권 방어에만 급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투명 경영을 하는 것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기 바란다. 정부는 하반기엔 경제민주화보다는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재계는 불평만 쏟아내지 말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경제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도전정신을 발휘할 때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다. 올 상반기 10대 그룹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가량 줄었다. 투자를 늘린 곳은 3개 그룹뿐이다. 투자와 고용을 늘릴 테니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식의 립서비스만의 회동이 재연돼선 안 된다. 올 1분기 고용률은 63%로 지난해 말에 비해 2% 포인트 낮아졌다. 고용률은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1위에 머물고 있다. 청년과 여성 고용률은 최하위 수준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중단과 신흥국 위기 등 대외 여건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정부는 대기업만 쳐다보는 구태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부흥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 통일연구원장에 전성훈 소장

    통일연구원장에 전성훈 소장

    전성훈(51)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이 9일 차관급인 제13대 통일연구원장에 선임됐다. 고려대 산업공학과 출신으로 남북관계·통일정책 분야 정책전문가로 활동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전문위원을 지냈다.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녹색성장이 살아야 창조경제가 산다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녹색성장이 살아야 창조경제가 산다

    올해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 개편 작업이 한창일 때, 정부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와 귀띔해줬다. 지난해 대선 직후인 12월 28일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단독회동한 자리에서 “녹색성장 정책은 차기 정부에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각별하게 요청했고, 박 당선인도 그 뜻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했다느냐고 물었더니 그 관계자는 “‘알았다’고 답변했다더라”고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녹색성장이라는 말은 지워지기 시작했다. 청와대의 녹색성장기획관실은 없어졌고, 인수위가 당초 기후변화비서관으로 발표했던 자리도 며칠 만에 기후환경비서관으로 바뀌었다. 녹색성장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에서 총리 직속 기구로 격하됐고, 정부 내의 녹색성장 담당 부서는 대부분 창조경제 관련 부서로 탈바꿈했다. ‘알았다’는 말을 너무 낙관적으로 해석했던 것은 아닐까. 청와대는 지난 6월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의장이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을 때도 “(녹색성장에 대해) 별로 할 말이 없지 않겠느냐”면서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GGGI가 한국 주도의 첫 국제기구고, 라스무센 의장이 덴마크 총리 시절 유럽 순방 중이던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환대해준 것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관련 부처들의 건의를 박 대통령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그림자부터 말하면, 구호가 실체를 앞섰다. 무엇보다 4대강 사업과 원자력을 띄우기 위한 도구로 변질된 측면이 있다. 2009년 11월 1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중·고교 교과과정에 ‘환경과 녹색성장’ 과목을 추가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었다. 나도 토론자로 초청됐다. 그런데 자료를 받고 보니, 교과 목차에 4대강 사업이 포함돼 있었다. 나는 공청회에서 “4대강이 포함되면 안 된다”고 반대했다. 그 때문인지 이후로는 교과부 공청회에 초청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성장은 시대의 흐름에 맞는 비전이었다. 기후변화 대응과 신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등 녹색성장의 많은 요소들은 반드시 범정부적으로 추진해야 할 중요한 정책 과제들이다. 고효율 태양전지와 전기차용 배터리 및 에너지 저장시설, 스마트 그리드 등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나 잠재력을 가진 산업 분야도 적지 않다. 박근혜 정부가 녹색성장을 외면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난 2월 미국 국무부에서 글로벌 환경정책을 담당하는 고위관계자를 만났다. 그에게 “한국이 유치한 녹색기후기금(GCF)에 돈을 낼 생각이냐?”고 묻자 곧바로 “노!”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왜냐고 묻자 “미 정부 재정상황도 여의치 않지만, 한국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만난 경제계 관계자는 “8000억 달러를 유치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에 맞먹는 국제기구가 될 거라던 GCF가 껍데기만 남을 거라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우려했다. 최근 들어 기류 변화가 보인다. 그동안 방치돼 있던 녹색성장위가 곧 활동을 재개하는 것 같다. 녹색성장위원 선별 작업이 마무리 단계고, 40명 규모의 기획단도 출범한다고 한다. 녹색성장은 법령으로 규정된 정책이기 때문에, 10여개에 이르는 관련법을 바꾸지 않으면 추진할 수밖에 없다. 또, 방한하는 각국의 지도자와 기업인들이 새 정부가 녹색성장 정책을 유지할 것인가를 계속 묻는다고 한다. 햇볕정책이라는 용어가 처음 나온 것은 김영삼 정부 시절이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가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녹색성장도 이명박 정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서 박근혜 정부의 고유한 녹색성장 정책으로 업데이트·업그레이드시키길 바란다. 그것이 새 정부의 핵심정책인 창조경제의 하나가 아닐까. dawn@seoul.co.kr
  • [씨줄날줄] 대기업농 명암/오승호 논설위원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농정의 목표를 삼농(三農)으로 표현했다. 농업에서 이득이 남아야 하고(厚農), 경지 정리나 기계화 등을 통해 농사를 편히 지을 수 있게 해야 하며(便農), 농민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야 한다(上農)는 것이다. 농사는 장사에 비해 이익이 적고, 공업에 비해 고통스러우며, 선비에 비해 지위가 낮은 점을 고려해 농업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1월 경제2분과 토론회에서 “농업은 생명산업이자 안보산업인 만큼, 선진국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농업을 키워야 한다”면서 농정의 핵심 축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농민의 소득을 높이고, 농촌의 복지를 확대하며, 농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산의 중농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란 평가도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지난 5월 확정된 공약가계부에는 앞으로 5년간 농림 분야 예산 5조 2000억원 감축안이 들어 있어 농업계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농업계의 피해가 예상되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한창이어서 예산 감축안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개방률을 정하는 중국과의 1단계 협상이 9월을 전후해 마무리되면 2단계 협상은 농산물 초민감 품목을 선정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경쟁력이 있는 공산품과 그렇지 않은 농산물, 즉 비(非)농업계와 농업계의 갈등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벌의 농업 진출은 농업 분야 경제 민주화와 관련해 대표적인 논란 거리로 꼽힌다. 동부그룹의 대표적 계열사인 동부팜한농이 농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유리온실 토마토 사업을 포기한 것이 단적인 예다. 동부팜한농의 자회사인 동부팜화옹이 지난해 12월 경기도 화옹간척지구에 아시아 최대 규모인 10㏊의 유리온실을 짓고 연간 5000t의 토마토를 수출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3월 철수 선언을 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대기업의 농업 진출 논란과 관련,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농업 참여가 가진 장점을 살리면서 기업의 독주·우월적 지위 남용 등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자단체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기업의 농업 참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바란다. 네덜란드는 농업 부문이 총 부가가치의 12%, 총 고용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정부와 기업 및 연구기관 간 협력체계가 잘 구축돼 있는 것이 강점의 비결이라고 한다. 우리도 취약산업인 농업을 집중 육성해 미래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감리교 감독회장 전용재 목사 선출

    감리교 감독회장 전용재 목사 선출

    5년째 공석이던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에 전용재(불꽃교회) 목사가 선출됐다. 지난 9일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0회 총회 감독회장 선거에서 전 목사는 5613표 중 2624표(46.74%)를 얻어, 2055표(36.61%)를 얻은 2위 김충식 목사를 569표 차로 따돌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도부 없이 표류하던 감리교가 정상화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당선인은 협성신학대 교수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중앙연회 감독 등을 지냈으며, 1986년부터 분당 불꽃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해 왔다. 현재 협성대와 대광고, CTS기독교방송의 재단이사를 맡고 있다. 전 당선인은 10일 서울 광화문 감리교본부에서 총회 실행위원회를 주재하는 등 업무에 들어갔으며 오는 25일 임시총회에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그러나 감리교 일각에서는 전 당선인이 선거 직전까지 ‘감독회장후보자등록효력정지가처분’ 소송에 휩싸여 선거가 끝난 후에도 법적 논란이 일어날 것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감리교는 지난 2008년 9월 감독회장 선거를 열었으나 최다 득표한 김국도 목사와 차점자인 고수철 목사 등 2명의 감독회장으로 논란을 불러왔으며, 법적 공방 끝에 법원이 직무대행을 선임하는 등 비정상적인 총회를 유지해 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란 새 대통령 중도파 로하니

    이란 새 대통령 중도파 로하니

    제11대 이란 대통령으로 성직자 출신의 중도파인 하산 로하니(65) 후보가 당선됐다. 이란 내무부는 15일(현지시간) 72.71%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대선 최종 개표 결과 로하니 후보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로하니 당선인은 전체 유효투표수 3670만 4156표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1861만 3329표(50.71%)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2위(득표율 16.56%)를 기록한 보수파 모함마드 바케르 칼리바프(51) 후보(607만 7292표)보다 3배 넘게 득표하며 낙승했다. 로하니 당선인은 “협조와 자유로운 대화를 기반으로 외교를 펼치겠다”고 밝혔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핵 협상에 대해서는 “대화를 요구하는 국가는 이란 국민을 존중하고 이란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면서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당초 이번 대선은 중도파(로하니)와 보수파(칼리바프, 잘릴리)가 경합을 벌여 결선투표까지 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로하니 당선인은 선거일 사흘을 앞두고 모함마드 레자 아레프(개혁파) 후보의 중도 사퇴와 모함마드 하타미·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지지 선언으로 중도·개혁 연대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이번 대선 결과는 이란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반영됐다. 특히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복심’으로 알려져 당선이 유력했던 사이드 잘릴리(47) 후보가 416만 8946표(11.36%)를 얻어 3위에 머무르는 이변을 낳았다. 서방의 석유금수 조치 이후 인플레이션이 30%에 육박하고, 통화가치가 70%나 급락해 현 정치체제에 대한 이란 국민들의 불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새누리 새 당직자 프로필

    새누리 새 당직자 프로필

    20일 새누리당의 당직 개편으로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된 홍문종(3선·경기 의정부을) 의원은 ‘원조 친박’으로 불린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아 대선을 승리로 이끈 ‘개국공신’이다. 당내 대표적인 조직통이지만, 대선 이후 ‘친박 2선 후퇴론’이 대두되면서 당직을 맡지는 않았다. 2006년 7월 이른바 ‘수해골프’ 사건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서 제명되고, 경기도당 위원장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고 지난해 새누리당에 복당, 4·11 총선을 통해 19대 국회에 재입성했다. 신임 당 대변인으로 임명된 유일호(재선·서울 송파을)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조세전문가이다. 고(故)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의 외아들로 18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을에 전략 공천돼 당선됐으며, 19대 총선에서는 야당 거물인 천정배 의원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비박(비박근혜)계이면서도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대선 과정에서는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고, 대선 후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2개월간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 때문에 새 정부 조각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핵심 직책 발탁이 예상되기도 했다.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된 검사 출신의 김재원(재선·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은 17대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기획단장과 대변인을 역임한 ‘원조 친박’이다. 지난해 9월 대선을 앞두고 대변인에 내정된 뒤, 술자리 막말 파문으로 하루 만에 사퇴한 전력이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정당공천제 폐지’ 입법부 논의 본격화

    다음 달 출범하는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를 논의<서울신문 4월 10일자 1·11면>할 예정인 가운데,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도 22일 공청회를 갖고 입법부 차원의 논의를 본격화한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후보가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안이지만, 실제 정당공천 폐지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정당이 ‘내천’(內薦)을 통해 지방정치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고, 풀뿌리 정치의 대표성이 훼손될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는 세 가지 쟁점을 짚어본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지방의회의 비례대표 홀수 순번에 여성 후보를 의무적으로 배정하도록 했다. 이런 장치 덕분에 기초의회의 여성 비율은 21.6%에 이른다. 하지만 이 규정은 정당공천제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개정이나 폐지가 불가피하다. 여성의 정치 참여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예컨대 정당공천제가 없는 일본은 2011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회 성격인 정촌의회의 여성 당선인 비율이 9.3%에 불과했다. 여성의 정치참여율이 높은 미국과 유럽은 애초에 우리와 같은 제도적 장치가 없어 참고할 만한 외국의 정책 사례도 없다. 일각에서는 광역의원에서 여성 비율을 높이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하지만 기초와 광역의원의 역할은 다르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안행부 관계자는 “단지 여성의 정치참여 보장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정당공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당 공천제도가 없으면 정치 신인의 진입이 어려운 반면 지역민들에게 익숙한 현역 의원이 재선하기는 더욱 쉬워진다.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이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도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 “기존 의원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될 수 있다”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장의 경우 3선까지 연임이 가능하지만, 지방의원은 이런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기초의원도 연임 금지 규정이 필요하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실제 정당공천제가 폐지되면 투표용지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도 고민거리다. 현재는 다수당이 기호 1번을 배정받는 등 순서가 정해져 있다. 기초의원의 기호도 여기에 따른다. 하지만 정당 공천이 없으면 현재처럼 기호를 배정할 수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일본의 지방선거는 유권자가 투표용지에 직접 후보의 이름을 쓰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는 후보자의 게재순서를 투표용지마다 기계적으로 바꿔 기호 순번이 빠를수록 당선이 유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진보성향의 마포구의회 기초의원은 “정당 공천이 없다면 후보자가 난립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선거는 돈과 조직을 더 많이 동원할 수 있는 후보에게 더욱 유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무총장 등 친박 중용… 원만한 당·청관계 ‘호흡’에 초점

    새누리당은 2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홍문종 의원에 대한 사무총장 선임안을 의결했다. 홍 신임 사무총장은 2007년 당 대선 경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도운 ‘원조 친박(친박근혜)’ 인사인 동시에 ‘수도권 3선 의원’이라는 점이 주요 인선 배경이 됐다. 지난 15일 선출된 최경환 원내대표와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영남권 출신이다. 또 당 대변인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재선의 유일호(서울 송파을) 의원을 선임하고 전략기획본부장에는 역시 친박 핵심인 재선의 김재원(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을 임명했다. 한때 전략기획본부장에 ‘비박’(비박근혜)계인 이철우 현 원내수석부대표가 유력시됐으나 “당 전략을 담당하는 직책이어서 친박 핵심 인사가 낫다고 판단해 김 의원이 선택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사는 원만한 당청 관계를 위한 친박 지도부와의 ‘호흡’에 방점이 찍혔다. 따라서 관심은 사무부총장 등 당내 중하위직과 원내부대표단에서 친박 색깔을 얼마나 희석시킬 것인가에 모인다. 최 원내대표도 “사무총장 등의 인사와 부대표단 인사가 연동돼 있다”고 했었다. 일단 원내수석부대표로는 원조 친박 윤상현 의원이 유력하다. 원내 대변인으로는 SBS 앵커 출신인 홍지만 의원, 여성 원내대변인으로는 강은희 의원 등이 거론된다. ‘재선급 정책통’ 의원이 맡아 온 여의도연구소장에는 외부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현 부소장인 권영진 전 의원이나 지역구 부담이 없는 비례 초선 의원이 맡을 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여전히 친박 일색이다. 제1사무부총장에는 온건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조해진 의원이 거론되지만 원래 ‘비주류’에게 할당된 자리이고 제2사무부총장은 원외가 맡는 직책이어서 ‘계파 탈색용’에까지는 이르지 못하는 자리다. 이런 가운데 황우여 대표는 사무부총장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리면서 제3사무부총장에 여성 의원을 임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당은 다음 달 전국 16개 시·도당위원장 일괄 교체를 앞두고 물밑 경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적 이점 때문에 수도권과 당의 텃밭인 영남 지역에서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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