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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친정 복귀하는 엘리트 관료들… 朴의 ‘책임장관제’가 시작됐다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친정 복귀하는 엘리트 관료들… 朴의 ‘책임장관제’가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발표한 6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는 관료 출신이 대거 중용됐다. 새 정부의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전문성과 조직 장악력 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조각(組閣) 명단에 포함된 6명 모두 자신이 몸담았던 ‘친정 부처’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중 가장 먼저 내각에 입성한 ‘1호 장관’이지만 이에 앞서 1979년 행정고시 23회에 합격한 뒤 행정안전부의 전신인 내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나머지 5명의 장관 후보자도 해당 부처에서 차관급 이상 정무직을 지냈을 정도로 잔뼈가 굵은 ‘엘리트 관료’ 출신들이다. 박 당선인이 그동안 내각 인선 기준으로 강조해 온 전문성과 업무 능력 등을 감안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병세 외교부, 김병관 국방부, 서남수 교육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등 4명의 장관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직을 떠난 인물들로, 이명박 정부와 ‘정책 차별화’를 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도 풀이된다. 또 외교부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은 지난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라 기능과 업무가 축소되는 대표적인 부처들이다. 장관 후보자에 내부 인사를 조기 기용함으로써 조직 안정을 꾀하겠다는 뜻도 깔려 있다. 이런 맥락에서 박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책임장관제’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안 검사’ 출신의 황교안 법무부,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각각 내정한 데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 위기 상황을 감안해 보수색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출신 지역은 서울이 3명(황교안·윤병세·서남수), 인천 2명(유정복·유진룡), 경남 1명(김병관)이다. 박 당선인이 인선 기준으로 전문성 못지않게 ‘탕평’도 강조해 온 만큼 향후 조각이나 권력기관장 인선 등에서 호남, 충청 출신 인사가 상당수 포함될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책임총리 구현과 관련해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제청권 행사 여부도 관심사다. 정 후보자는 이날 “당선인과 충분히 상의하고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제5조 1항에 따라 아직 국회 임명동의를 받기 전이라도 총리 후보자 신분으로 법적으로 장관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정 후보자가 황 법무장관 후보자와 성균관대 법대 선후배 사이라는 점에서 정 후보자가 추천한 게 아니냐는 후문도 있다. 하지만 후보자 일부는 박 당선인이 이미 결정해 놓은 인사를 정 후보자가 동의하는 수준에 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후보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당선인으로부터 2월 초에 연락을 받았다”고 밝혀 정 후보자 지명 시기(2월 8일)보다 더 일찍 내정 연락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가 남은 각료 임명은 물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자신의 각료 추천권을 ‘충분하고 적극적’으로 행사해 책임총리제를 실현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인선 발표도 언론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면서 박 당선인 특유의 ‘철통 보안 인사’ ‘깜짝 인사’가 재연됐다. 전날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인선안 발표를 예고한 직후 언론은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인선 범위는 물론 인선 대상자도 그동안 언론이 내놓은 하마평을 넘어섰다. 앞서 ‘박 당선인은 쓴 사람을 또 쓴다’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서남수, 황교안, 김병관, 유진룡 후보자는 이러한 범위에 속하지 않는 ‘깜짝 카드’로 분류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한·미 군사 관계에 정통하다. 참여정부 당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시절 미국의 버웰 벨 연합사령관과 강한 신뢰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장관 내정이 한·미 동맹까지 고려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대 화공과를 중퇴한 뒤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해 졸업했다. 손자병법을 300회 이상 정독한 뒤 부하들의 교육 훈련에 접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역사에도 조예가 깊으며 한반도의 ‘미래전’과 무기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대선 전 예비역 장성 82명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지지 선언에 동참했다. 당시 ‘북방한계선(NLL) 논란’에 대해 대북 강경 입장을 취하는 등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경남 김해(65) ▲경기고 ▲육사 28기 ▲육군대학 교수부장 ▲2사단장 ▲합참 전력기획부장 ▲7군단장 ▲제1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겸 지상구성군사령관
  •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전통 명문 경기·서울고 - 성균관대 ‘약진’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전통 명문 경기·서울고 - 성균관대 ‘약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인선에서 전통의 명문인 경기고·서울고와 성균관대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장관 후보자 6명 중 경기고 출신이 3명, 서울고 출신이 2명이다. 경기고 출신 중 최연장자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1967년 경기고를 졸업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각각 1972년, 1976년 졸업해 후배의 연을 이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각각 1971년, 1975년 서울고를 졸업한 4년 선후배 지간이다.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서울고를 나왔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가 졸업한 제물포고는 인천 지역에서 명문고로 이름을 날렸다. 경기고·서울고를 비롯한 비평준화 시절의 서울 4대 명문고 졸업생은 인수위 안팎에 포진해 있다.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도 경기고 출신이다. 홍기택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이 그보다 1년 후배로 1971년 졸업했고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은 1974년 졸업생이다. 장순흥 인수위 교육과학분과 위원과 이승종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위원은 각각 경복고와 용산고를 나왔다. 지난달 사퇴한 최대석 전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도 경복고 출신이다. 성균관대의 약진은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와 황교안 후보자가 주도했다. 두 사람은 각각 1971년과 81년 법학과를 졸업한 학과 선후배 사이다. 황 후보자는 성균관대 법대 동문회장을 연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내에서는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와 안종범 고용복지분과 위원이 각각 성균관대 행정학과와 경제학과를 나와 모교에서 국정관리대학원과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모철민 여성문화분과 간사도 경영학과를 졸업한 성균관대 인맥이다. 한편 행시 동기들의 입각도 눈에 띈다. 서남수·유진룡 후보는 나란히 행시 22회로 당시 문교부와 문화공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유정복 후보가 한 해 늦은 23회로 그 뒤를 잇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朴 ‘북핵 대응’ 외교·안보라인 우선 구축… 외교 윤병세·국방 김병관

    朴 ‘북핵 대응’ 외교·안보라인 우선 구축… 외교 윤병세·국방 김병관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교육부 장관에 서남수 위덕대 총장이 내정됐다. 외교부 장관에는 윤병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통일국방분과 인수위원, 국방부 장관에는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법무부 장관에는 황교안 변호사, 안전행정부 장관에는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유진룡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이 각각 발탁됐다. 이들은 모두 관료 출신으로, 전문성과 조직 장악력 등을 감안한 인사로 평가된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 중 서남수·유진룡 후보자는 각각 노무현 정부 때 교육인적자원부 차관과 문화관광부 차관을 지냈다. 윤병세·김병관 후보자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을 각각 역임했다. 부산고검장 등을 지낸 황교안 후보자는 대표적인 ‘공안통’ 검사 출신이며, 3선 의원인 유정복 후보자는 친박근혜계 핵심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맡은 바 있다. 나머지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는 14일이나 18일쯤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처리된 직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영 부위원장은 “검증이 마무리되고 개정안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무위원에 대한 추가 인선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흘가량 걸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등 향후 일정을 감안하면 오는 25일 박근혜 정부의 정상 출범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여야는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20∼21일 열기로 합의했다. 이어 22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뒤 새 정부 출범 이튿날인 26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朴, 여야 진통 정부조직 개편안에 “당당하고 설득력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미래창조과학부의 기능 등을 둘러싸고 여야 간 진통이 계속되는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현 조직 개편안은 당당하고 설득력이 있다”고 원안 통과 필요성을 거듭 밝혔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시내 안가에서 가진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은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ICT라든가 과학기술과의 융합기술을 통해 각 산업 분야가 경쟁력을 가지고 새 시장을 만들어 내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ICT가 그동안 흩어져 있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이야기가 많아 공약으로 ICT 전담 부처를 만들어 잘 챙기겠다고 했다. ‘제2의 한강의 기적’의 핵심은 창조경제이고 창조경제를 이루는 핵심 내용이 미래창조과학부인데 여기서 ICT 부문을 떼어 내겠다는 것은 핵심이 다 빠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야당에서도 선거 때 ICT를 전부 모아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와서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방송통신위원회 개편 우려에 대해서도 “개편안대로 하면 방송의 공공성이 훼손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지상파, 종편, 보도채널에 대한 규제는 모두 방통위에 그대로 남겨 두었고 미래창조과학부에는 그런 규제와 같은 것이 일절 없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대선 승리를 ‘출산’에 비유하면서 “선거로 대통령을 뽑는 건 아이를 출산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이제 10%만 된 것”이라면서 “젖도 먹이고 양육·교육도 하고 시집 장가도 보내고 결혼도 시킬 때까지 90%나 일이 남았는데 애 낳았다고 안심해서 되겠느냐. 성인으로 잘 성장시키는 게 우리의 과제이며 저도 끝까지 될 때까지 가겠다”고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외교안보 ‘매파 3각체제’… 대북 강경대응 예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외교부,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함에 따라 ‘김장수-윤병세-김병관’ 3각 체제의 외교안보정책 ‘진용’이 윤곽을 드러냈다. 사실상 1차 조각(組閣) 발표인 이날 인선에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이 포함된 것은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인한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안보 우려를 최소화하고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를 위해 외교 안보 인선부터 속도를 냈다는 것이다. 안보 중시 기조는 이날 발표된 외교부, 국방부 장관 인선에서도 드러났다. 인수위 측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군에서 주요 보직을 거쳤고 확고한 안보관을 갖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비핵화를 대북 정책의 핵심 전제로 두는 보수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후보자는 안보를 중시하는 대표적인 강경파(매파)로 알려졌다. 이들 3각 안보 라인이 한·미 관계에 정통하다는 점도 주목된다. 김 국방장관 후보자는 참여정부 시절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재직하며 삐걱대던 한·미 관계 속에서 대미 군사 관계를 원활하게 이끌었고 윤 외교장관 후보자도 외무부 북미 1과장-심의관-주미 공사를 거친 ‘미국통’으로 분류된다. ‘안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김 국가안보실장 후보자의 강경 기조에 미국통인 외교-국방 라인이 결합해 보수 기조의 색채가 강하다고 평가된다. 박 당선인도 직접 나서 안보 중시 기조에 힘을 실어줬다. 박 당선인은 외교국방통일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유화정책이 아니며 기본적으로 강력한 억제에 기초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 당선인은 안보 분야 공약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한 뒤 북핵은 결코 용인할 수 없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무력화할 수 있는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하는 박 당선인의 외교 안보 분야 공약이 북한 핵실험을 거치면서 ‘신뢰와 균형’보다는 ‘안보 중시’와 강경 대응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외교, 국방, 통일 등 외교 안보 3개 부처 인선에서 통일부 장관만 빠진 것을 놓고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 대화보다는 원칙론, 강경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져 당분간 통일부 장관의 역할이 부각되기 힘들어졌다. 이로 인해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에서 통일 분야를 담당했던 최대석 전 인수위원의 사퇴 이후 마땅한 인물을 찾기 힘들어 ‘구인난’이 가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에 설치한 북핵 태스크포스(TF)는 당장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이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

    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을 맡고 있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외교 안보 브레인’으로 평가받는다.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외교안보그룹 일원으로 대북 정책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입안했다. 외무고시 출신인 윤 후보자는 2004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실장,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거쳐 참여정부 마지막까지 외교안보수석을 지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외교 안보통 역할을 했다. 2009년 서강대 초빙교수 시절 외교 안보 분야를 조언하다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참여정부에 깊이 관여했던 윤 후보자에 대해 박 당선인은 “정책에도 이념이 있는가. 상관없다”며 새 정부의 첫 외교 수장으로 중용했다는 후문이다. ▲서울(60·외시 10회) ▲경기고 ▲서울대 법대 ▲외무부 북미1과장 ▲주미국 공사 ▲외교통상부 차관보 ▲대통령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
  • 朴에 비난 쏠리자 심적 압박 받은 듯

    이동흡(62)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지난달 3일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했지만,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인사로 평가된다. 잇따라 쏟아진 의혹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이 후보자를 관통해 박 당선인에게 향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21~22일 인사청문회에서 분당아파트 위장전입 의혹, 장남 증여세 탈루 의혹, 공동저서 저작권법 위반 의혹, 업무추진비 주말 사용,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 논란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조차 무산됐다. 참여연대 등은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에 대해 이 후보자를 검찰에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 후보자는 지난 5일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국회 표결 전에 사퇴할 경우 의혹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렇게 버티던 이 후보자가 돌연 사퇴한 배경으로 박 당선인의 지지율 추락과 차기 정부 조각 발표를 꼽고 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최근 언론을 통해 대통령 취임을 앞둔 박 당선인의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도되면서 그 배경으로 이 후보자 인사 문제가 거론됐는데,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이날 새 정부 조각 발표를 보면서 계속 버티다간 새 정부 전체에 누를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 급히 사퇴를 발표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법조계에서도 ‘가장 오른쪽’으로 꼽히는 보수 인사로, 지명 당시부터 법원과 헌법재판소 내부의 반발이 컸다. 이와 관련, 지난달 21일 퇴임한 이강국 전임 소장은 퇴임 직전 기자 간담회에서 “개헌을 통해서라도 헌재 소장 임명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이 후보자 지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전 소장은 헌재의 중립성·독립성 보장을 위해 대통령이 지명하는 소장 선출 방식을 국회 선출 또는 재판관 호선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 후보자 사퇴 직후 “새 정부 출범 때까지 부담을 줄 뻔한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것은 사필귀정이며 국민 모두를 위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중요기관 수장이 지녀야 할 도덕적 자격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워야 하는지 국민적 기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면서 “자격 미달 후보를 추천한 이명박 대통령과 이를 합의해 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헌재를 이끌 새 후보군으로는 목영준·민형기·조대현·이공현 전 재판관과 대법관 출신의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아베 시대 한일관계/이춘규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아베 시대 한일관계/이춘규 선임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말 5년 만에 총리에 재취임한 뒤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1%의 높은 여론 지지율도 있다. 강한 일본을 외쳐 온 아베는 취임 뒤 엔 약세와 2% 물가상승 목표를 밀어붙이고 있다. 최근엔 “엔저 과실을 근로자와 함께 나누라”며 재계에 임금 인상을 압박해 장기불황에 찌든 일본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아베의 엔저 유도에 의한 가파른 원화 강세는 자동차나 전자 등 한국 수출 대기업들의 채산성을 위협하고 있다. 식민통치나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관련 새 담화를 만지작거리고, 이웃 나라를 배려하는 근린제국 조항을 수정하려고 해 한국인을 자극한다. 북핵을 빌미로 우경화로 치달을 우려도 있다. 아베시대 한·일 관계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아베(59)가 다시 총리가 된 배경에는 좋은 집안과 출신 지역도 작용한 것 같다. 도쿄에서 태어났지만 지역구는 부친이 물려준 야마구치현이다. 야마구치현 출신 요시다 쇼인은 현대 일본의 틀을 짠 메이지유신 주역들의 정신적 지도자이다. 아베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서 정한론(征韓論)의 원조다. 극우의 본산 야마구치현은 이토 히로부미에서 아베까지 총리를 8명이나 배출했다. 광역단체 중 최다이다. 아베는 야구선수나 형사를 꿈꾸었지만 가풍 영향으로 정치인이 됐다. 그는 “어릴 때부터 주변에 정치가 있었다”고 밝혔다.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는 총리, 친조부는 중의원 의원, 부친은 외무상을 지냈다. 이런 지역·가문 출신의 아베는 강한 외교를 추구, 주변국과 충돌 가능성이 크다. 실제 아베노믹스는 미국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지하지만 실패를 경고하는 전문가도 많다. 아베와 비슷한 연배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5일 취임한다. 두 사람은 모두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지지기반도 보수이다. 북핵 상황의 변화는 한·일 협력의 촉진제가 될 수도 있다. 일본의 북한 관련 군사정보는 요긴해졌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북핵을 구실로 핵무장으로 치달으면 한·일 관계는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뒤흔들린 박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새 틀을 짜야 한다. 역시 북핵은 한·일 관계에 새롭게 떠오른 난제 중의 난제다. 환율 갈등도 한·일 관계 해법을 복잡하게 하는 변수다. 최근에는 변하고 있지만 1980년대 이후 엔고 때는 한국경제가 좋았고, 엔저 때는 나빴다는 실증적 분석이 있을 정도다. 박 당선인은 한 여론조사에서 48%의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인사 논란에 불통 지적까지 겹치며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권 초 낮은 지지율은 쓴 약이 될 수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지지율이 52%로 2차대전 뒤 재임한 미 대통령 중 최저수준이었다. 위기감에 국민과 소통을 강화, 퇴임 직전에는 63%로 빌 클린턴과 선두권을 다투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한다. 박근혜 리더십도 환율 리스크와 북핵 관리로 시험대에 섰다.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한·일 관계의 긴밀한 대처에는 국민들의 지지가 절실하다. taein@seoul.co.kr
  • [열린세상] 임시조직 인수위, 길게 봐야 한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임시조직 인수위, 길게 봐야 한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근혜 정부의 100대 국정목표와 과제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을 실행할 구체적인 계획도 함께 나올 것 같다. 그간 인수위가 작업한 결과물이 나오는 셈인데, 당초 공약에서 많은 수정과 조정, 후퇴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핵심 복지 공약인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보장이 대폭 후퇴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 당선인은 기초연금 공약과 관련해 “어르신에 대한 국가의 도리와 책임”이라며 강한 실행 의지를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을 지적하며 “최소한의 안정된 노후를 보장해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그 필요성도 설명했다. 기초연금제도는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한 개념으로 박 당선인의 대표적 복지 공약이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월 기초노령연금의 2배인 20만원씩을 지급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인수위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박 당선인은 “국민연금에 가입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문제인데, 이분들에게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깔아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당초의 ‘모든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이 ‘국민연금 미가입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분’으로 바뀌었다는 견해가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기초연금의 취지에 맞지만 재정 형편 때문에 소득과 국민연금 수령 여부를 따져 4개 그룹으로 나눠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할 방침”이라고 했다. 정책의 형평성 훼손과 약속의 후퇴로 인식한 노인 및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도 있다고 한다. 공약집에서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 ‘건강보험이 100% 책임’이라고 명시한 내용이 투표 하루 전 선택진료, 상급 병실료, 간병비는 진료비에서 제외되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향후) 재원 마련 과정을 보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이게 후퇴인지 아닌지 애매하다는 반응이다. 사실 기초노령연금의 확대 인상은 박 당선인이 처음으로 내건 공약은 아니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도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바꿔 국민연금과 통합, 2009년부터 소득 하위 90%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 인수위는 이 공약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켜 보건복지부에 국민연금개혁위원회, 국회에 연금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임기 말인 지금, 소득 하위 70%의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자 월평균 소득액의 5%를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제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공약 후퇴냐 수정이냐의 논란은 이미 2년 전부터 촉발된 복지 논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 말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재원 마련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인수위는 공약의 이행 방안만을 확정하는 기구가 아니다. 공약과 국가 재정, 국민의 마음을 잘 버무려 지속 가능하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국민 일각에서는 복지든 뭐든 인수위가 확실한 해결방안을 내놓아야지, 그러지 않으면 국민에 대한 약속 위반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 생각엔 오히려 확실하다는 안을 그 짧은 시간에 마련해서 내놓는 게 더 문제인 것 같다. 최근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는 박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더 많은 복지’보다 ‘지속 가능한 복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다운사이징(소형화)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은 증세 없이 이행될 수 없으므로 ‘할 것’과 ‘안 할 것’을 나눠야 한다. 포퓰리즘적 정책은 나도, 민주통합당도, 박 당선인도 공약했다고 본다. 공약의 우선순위를 정해 못 할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사과하고 복지의 우선순위나 규모에 대해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야당과 국민의 동의를 구하면 된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인수위가 내놓을 새 정부의 밑그림은 그것이 복지든 아니든 공약에 매몰된 성급한 안이 아니길 바란다. 지속가능성과 방향성을 충분히 고려한 농익은 백년대계(百年大計)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 교육부 “결속 구심점” 큰 기대… 문화부 “신망 높아”

    국방부는 13일 김병관 장관 후보자를 ‘덕장’으로 평가하며 그가 국가 안보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는 스타일로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상급자, 지휘관이라기보다 자상한 스승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안보 위기 사태 역시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정책 부서 근무 경험이 적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혔다. 외교부도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윤병세 후보자가 정통 외교관 출신일 뿐 아니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외교·통일 분야 공약 전반을 총괄했다는 점에서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점을 고려할 때 외교부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했다. 한 당국자는 “외교부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 향후 외교부의 발전을 이끌 수 있을 것”이고 밝혔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개혁 대상인 검찰과 개혁 실무를 담당할 법무부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검찰은 황 후보자가 검찰 출신인 만큼 검찰 개혁에서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황 후보자는 ‘공안통’으로 손꼽히면서도 검찰과 법무부 조직 내에서 신망이 높아 새 정부 첫 장관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 관료 출신인 서남수 위덕대 총장이 교육부 장관에 내정되자 교육과학기술부 공무원들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차기 정부에서 역할 축소 위기감을 갖고 있는 교과부 내 교육 공무원들을 결속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공무원 조직 생리는 물론 부처 내부 역학관계나 인물 됨됨이 등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만큼 새 부처의 역할에 맞는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문화체육관광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부 인사인 유진룡 전 차관이 장관에 내정되자 공무원들은 한껏 상기돼 있다. 문화부의 한 간부는 “유 후보자는 문화부에 재직하면서 부처 내 인기 투표 때마다 1위에 오르는 등 신망이 높다”면서 “추진력과 뛰어난 협상 능력을 갖고 있다”고 환영했다. 유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문화부 차관으로 근무하면서 산하 기관인 아리랑TV 임원 인사 청탁을 거부했다가 청와대 인사와 마찰을 빚은 후 경질됐다.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이 안전행정부 장관에 내정되자 행정안전부 공무원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유 후보자가 내무부 출신으로 관선 및 민선 단체장을 여러 번 지내면서 지방 행정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알아 향후 지방 행정 개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행안부의 한 간부는 “국회 행안위에서 오래 활동한 데다 박 당선인의 복심으로 통하는 만큼 안전행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데 힘을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처종합 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생활의 발견, 개그콘서트에만 있는 걸까/안혜련 주부

    [옴부즈맨 칼럼] 생활의 발견, 개그콘서트에만 있는 걸까/안혜련 주부

    나는 여성가족부 장관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기도 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기도 하며,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겸하고 있다. 이름만이 아닌 실세 장관이다. 우리 집에서 모든 직을 맡고 있으나 비서관도 없고 근무지는 우리집으로 한정되어 있으니, 말 그대로 나 홀로 장관이다. 나는 주부다. 겸직하는 분야가 많으니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챙겨야 할 일도 많은데, 비서관이 없으니 직접 손품과 발품, 눈품을 팔아 정보를 얻어야 한다. 눈품이라 함은 주로 인터넷 서핑이나 신문, 각종 정보지를 훑어보는 것이다.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신문을 놓지 못하는 까닭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싶고 믿을 만한 정보를 얻고 싶기 때문이다. 교과부 장관인 까닭에 신문을 펼칠 때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이 교육 관련 기사다. 아이들의 정서적·육체적 건강관리, 진학과 입시와 관련된 기사는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입전형을 단순화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준다고 하는데 어떤 방법이 나올지…. 교육은 백년대계라는데, 교육에 길을 물을 수 있기는커녕 그 교육이 길을 잃고 있는 오늘의 시점에서 2월 6일자 ‘마이스터고 스토리’와 7일자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은 교육의 현주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는 적절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성적에만 집착하는 교육, 대학 진학에만 올인하는 교육이 아닌, 우리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잘 자라주는 것은 가정의 행복을 넘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와 국가를 만드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가정 경제와 리빙 관련 기사도 관심을 끄는 항목이다. 여성가족부가 또한 나의 주 부처이다 보니 개인마다 가정마다 시기별, 연령별로 해결해야 할 생활 문제들이 눈에 들어온다. 20대는 등록금과 취업, 30대는 결혼과 육아, 50대부터는 건강과 노후 준비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연말정산에 대한 구체적 사례와 유의사항도 확인해야겠고, 누군가 여러 은행의 금융상품들을 소개하고 비교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현재 가계 지출이 적정한지, 연금과 보험 가입은 잘되어 있는지, 노후 대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부분이다. 나이가 들수록 내 몸과 기억력이 나를 배신할 가능성이 커지는 걸 느끼니 이중삼중 안전장치를 점검하는 것이리라. 서울신문에서도 관련 기사를 제공하고는 있으나, 고정적인 지면 할애로 이러한 부분을 더 보강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연인 사이인 두 남녀 개그맨이 음식점에서 심각하게 이별을 이야기할 때 툭툭 끼어드는 생활의 언어들, “여기 김치 좀 더 주세요.”, “가위로 이것 좀 잘라 주세요.”…. 이별 상황에서도 생활은 바로 곁에 있고, 이러한 생활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뜬금없어 보이는 대사에 웃음을 터뜨리기는 하지만 우리의 삶이 이 같은 일상의 연속이니 어쩌겠는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과 같은 국가적 사안이 식탁에 ‘소고기’ 반찬이 오르는 횟수를 결정하는 것이 현실인 이상, 우리 집의 각 부처를 총괄하는 나, 주부는 국내외를 넘나들며 믿을 만한 조언자와 정보를 늘 찾고 있다.
  • [사설] 자유학기제, 새 정부 교육정책 옥동자 되려면

    진로교육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공약인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준비기간을 거쳐 1~2년 뒤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교수·교장·교사·연구원 등 진로교육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자유학기제 도입 취지에 찬성하면서 이같이 주문했다고 한다. 이들은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진로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 준비기간을 거쳐 2015년이나 이르면 2014년 2학기부터 자유학기제를 도입하되, 시행 학년으로는 1학년 2학기 또는 2학년 1학기를 꼽았다. 그러나 준비 없이 실시할 경우 형식화되는 등 부실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만큼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자유학기제가 겉도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유학기제는 필기시험을 최소화하고 토론, 실습,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하는 새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정책이다. 필기고사를 최소화하도록 해 학력 신장에 치중해온 전통적 공교육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새 제도 도입에 따른 혼란 등 부담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당장 보수 교육 진영에서는 자유학기제 시기에 학력이 저하되고 사교육이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진로교육 전문가들이 직업 탐색에 대한 교육 인프라 구축과 학부모·교사·학생 등 교육주체의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신중한 자세를 보인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실제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는 인프라도 풍족하지 못하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그나마 여러 가지 직업을 체험할 수 있지만 농촌과 군소도시에서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 지필고사 축소 등 학력을 측정하지 않는 데 따른 보수층 일각의 거부감도 적지 않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중1 진로 탐색 집중학년제를 시범 도입하면서 중1 시험 폐지에서 중간고사 폐지로 후퇴한 것도 그런 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계는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등 사안마다 보수·진보진영이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자유학기제는 진보진영에서도 환영하고 있는 만큼 갈등과 분열로 점철된 교육계를 통합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교육정책의 옥동자가 되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주기 바란다.
  •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朴·고노, 무슨 얘기 나눌까” 일본정부 초긴장

    14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의 만남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주목된다. 특히 일본의 아베 신조 현 정부는 고노 전 의장의 발언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노 전 의장은 이번 방한에서 ‘고노 담화’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극도로 자제한다는 기류가 짙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의 지난달 방중 발언에 대한 학습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토아먀 전 총리는 지난달 16일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 자칭린 정치협상회의 주석과 회담한 후 사견을 전제로 “센카쿠의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유권 분쟁 사실이 있음을 일본과 중국 양국이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하토야마 전 총리를 가리켜 ‘역적’이라는 거친 표현을 쓰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고노 전 의장 측 관계자는 “방한 중 발언에 대한 파장을 염려하고 있어 고노 담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박 당선인과의 접견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교감을 나눌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동북아 역사 갈등 대응’을 대선 공약에 넣을 정도로 한·일 및 동북아의 과거사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 왔다. 그 스스로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라는 단호한 인식을 직접 피력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든 합리화될 수 없고, 피해 할머니들이 모두 80대 중반을 넘어 한없이 기다릴 수 없는 상황으로 (일본이) 역사와 화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이 때문에 박 당선인이 일본 정부의 ‘고노 담화’ 수정 시도에 대한 반대의 뜻을 고노 전 의장에게 재확인하고 이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함으로써 ‘외교 메신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고노 전 의장 역시 ‘고노 담화’ 수정론 등 일본의 우경화 경향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고노 담화는 1993년 8월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힌 담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강행] 비핵화 전제로 한 대북정책 물 건너가… “물밑대화로 돌파구를”

    [北 3차 핵실험 강행] 비핵화 전제로 한 대북정책 물 건너가… “물밑대화로 돌파구를”

    북한이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안보 공약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대적인 수정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은 인도적 지원과 경제교류, 대화를 통해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고 한반도 평화공동체 건설을 위한 ‘비전코리아 프로젝트’에 착수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왔다.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면 남북 간 신뢰 구축부터 속도를 낼 생각이었는데 첫발을 떼기도 전에 프로세스가 어그러져 버린 것이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이날 박 당선인에게 북핵 상황을 보고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수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 당선인도 긴급현안을 보고받고 핵실험에 대한 엄중 대응 입장을 밝혔다. 향후 5년간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당분간 남북관계는 표류하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착수 시점도 찾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가 물 건너 가는 양상이어서 현실적으로 ‘안보’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앞서 박 당선인은 지난 4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유화정책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분도 계신 것 같다”면서 “도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처하겠지만 인도적 지원과 대화는 열어 놓는 것”이라고 분명히 한 바 있다. 박 당선인이 북한에 먼저 손을 내밀기도 어렵고, 북한이 손을 내밀어도 선뜻 진정성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된 만큼 자칫 남북관계가 이명박 정부의 ‘재탕’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 정부에서의 극단적 남북 대치 국면은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을 불러 왔다. 연장선으로 역대 당선인 가운데 가장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된 박 당선인은 새 정부의 기틀이 잡히기 전부터 고도의 정치력과 외교전술을 통해 난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북한의 핵을 억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던 대북정책도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된 상황에 맞게 ‘새판 짜기’를 해야 한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남한을 위협하면 언제든 유화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새 정부를 ‘길들이기’ 위해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당장의 대결국면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박 당선인이 먼저 한반도 위기 상황의 ‘해결사’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북·미 관계는 최악을 맞았고, 유일하게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중국은 유엔결의 2087호를 지지하면서 그 영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6자회담 참여국 중 그나마 움직일 공간이 남은 곳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둔 한국뿐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각을 세우면서도 박 당선인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 왔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현 상황은 자칫 전면적 대결 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는 갈림길에 선 것”이라며 “박 당선인이 물밑 대화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강행] “향후 1~2년간 한반도 정세 냉각기… 북핵 단기해결 환상 버려야”

    [北 3차 핵실험 강행] “향후 1~2년간 한반도 정세 냉각기… 북핵 단기해결 환상 버려야”

    전문가들은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등 한반도 정세가 냉각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기 박근혜 정부도 경색된 남북한 관계를 대화로 풀어내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국제사회는 물론 우방인 중국의 반대에도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면서 “우리가 앞으로 북핵을 막을 것인지, 북핵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선택의 갈림길에 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저 3개월에서 1~2년 정도의 냉각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민수품 가운데 일부 물품이 제재 목록에 추가되거나 거래금지 대상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 수석연구위원은 “핵문제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대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유엔 안보리 제재가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와 우리 정부는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미 공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강화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도 동시에 지적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지금도 제재를 받고 있다 보니 추가로 제재를 받게 되더라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라면서 “한·미·일·중 등 주변국들의 새 지도부와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또 “중국도 추가 제재에 동참해 대북 지원 규모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훈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아야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핵실험 강행은 경제적으로는 이미 파탄이 난 국가가 군사력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 역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도 한반도 비핵화를 말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대북 에너지나 중유, 식량 등의 지원을 중단한다면 북한도 추가 핵실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핵실험을 한 것은 한국과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일정 기간 조정기가 있겠지만 결국 중국의 중재를 통해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핵실험은 그동안 3~4년 간격으로 해왔듯 당장 연달아 하긴 어렵겠지만 미사일을 쏘는 등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고 주장했다. 차기 ‘박근혜 정부’에서의 남북관계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다만 단기적으로 냉각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다.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차기 정부가 대북 강경책을 내세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대북 대응이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은 대북 강경책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는 뜻으로 이명박 정부의 재판이 될 것”이라면서 “한반도는 당연히 긴장이 고조될 것이고 신뢰 프로세스는 없을 것이며 대결구도로 이어져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북한이 우리 정부가 그토록 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도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북한 나름대로 남북관계에서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면서 “새 정부가 신뢰 프로세스를 하겠다고 한 것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전에 핵실험을 한 것은 현 정부는 이제 볼 것이 없고 새 정부와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면서 “북한의 핵실험은 우리와 대화를 하겠다는 표시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교수는 경제 분야에서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주문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경수로 건설 등 온갖 대북 유화책을 시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차기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든지 아니면 북핵 불용의 의지를 보이며 북한이 정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인 압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홍순직 수석연구위원은 “박 당선인의 새 정부 출범 이전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남북한 신뢰 프로세스 추진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핵문제와 대북문제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면서 “북핵 문제는 안보리 제재에 따라 처리하고 대북 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북한 핵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은 빨리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포용 정책이든 압박 정책이든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강하게 했을 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면서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대북정책이 일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국내의 합의와 국제사회의 합의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오늘의 눈] 강정마을과 특별사면/황경근 메트로부 차장급

    [오늘의 눈] 강정마을과 특별사면/황경근 메트로부 차장급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5일 취임과 함께 국민대통합을 위해 특별사면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항) 건설 반대 시위로 사법처리된 강정마을 주민을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2007년부터 해군기지 공사를 방해하다 기소된 인원은 무려 50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3명은 구속되기도 했다. 강정마을은 사시사철 맑고 깨끗한 물이 풍부해 화산섬 제주에서는 드물게 논농사를 짓는 등 예부터 ‘제일 강정’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넉넉하고 인심 좋은 마을로 유명했다. 강정천에는 은어가 뛰놀고 올레길 가운데 바다 풍광이 가장 아름답다는 7코스가 지나는 등 제주에서도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마을로 손꼽힌다. 하지만 해군기지 공사가 시작되면서 격렬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주민들이 줄지어 사법처리되는 등 ‘최악 강정’으로 변한 지 오래다. 찬반 입장에 따라 서로 인사도 나누지 않고 친·인척 간에도 제사를 따로 지낼 정도로 마을공동체는 파괴됐다. 각자 이용하는 상점이 따로 생길 정도로 마을 전체가 갈등과 반목으로 6년째 신음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은 강정마을을 찾아 해법을 찾겠다며 큰소리쳤지만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지난 4일 논란의 핵심이었던 15만t급 크루즈선 입출항 시뮬레이션 결과를 수용하면서 갈등 해소와 마을공동체 회복 등을 위해 사법처리된 주민을 특별사면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제주도의회 의원들도 특면사면을 주문했다. 일부에서는 해군기지 반대 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을 사면하면 오히려 갈등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담그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에 갈등 해소의 실마리라도 찾아야 한다. 곧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강정마을 주민들이 예전처럼 오순도순 모여 앉아 도란도란 정을 나누는 제일 강정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kkhwang@seoul.co.kr
  •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과거사 해결돼야 韓·日 긴밀협력 가능… 日, 위안부 결단 필요”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과거사 해결돼야 韓·日 긴밀협력 가능… 日, 위안부 결단 필요”

    일본에서 30년 동안 한·일 관계 발전론을 전개하고 있는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14일 열리는 한·일 국제포럼을 앞두고 12일 가진 인터뷰에서 최대의 현안으로 등장할 향후 한·일 관계와 관련, “과거사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은 어려울 것”이라며 “아베 신조 정권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 위안부 문제 등을 풀어 양국 간 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관련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에 대해서도 “제소 카드가 실효성이 없는 만큼 한국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 문제가 불거져 국제사회에 쟁점화가 되면 우리로서도 마이너스 요인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일본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는 등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아베 정권 이후 일본에서 일고 있는 보수화 움직임을 어떻게 보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중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구조적인 변화다. 2010년 경제 규모에서 중·일 역전이 일어나는 등 일본의 상대적 국력 쇠퇴와 동일본 대지진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중국이나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는 상대적으로 강해져 일본에서는 불안감과 좌절감이 커지며 우경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강한 지도자를 요구하고 강한 국가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 상황은 아시아 국가들과는 적대 관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이 조절판이 될 듯하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심리적으로는 불안감, 좌절감 때문에 우경화에 쏠리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아시아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자기들의 이념적인 보수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우경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문제다.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개헌과 집단적 자위권 허용 전망은. -아베 정권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변수는 두 가지다. 아베 총리가 경제 정책에 성공해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하면 자민당이나 일본유신회 등 개헌을 지지하는 세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개헌 지지파가 3분의2를 넘고 중국과 북한 문제가 꼬여 외교적 갈등이 심화되면 위기감 속에서 여론이 출렁거리면서 의외로 2~3년 내에 개헌이 가능할 수도 있다. 개헌론이 당당하게 나오고 지지가 느는 것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는데 최근 2~3년 동안 한국을 비롯해 중국, 북한과의 갈등 때문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중국이 예상 밖으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군부 보수파를 토대로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지만 우선적으로는 미·중 관계의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북핵 문제도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긴장이 격화되면 중국이 북한에 대해 실효 있는 제재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당장 북한에 석유 공급 중단 등의 압력을 노골적으로 행사하기는 어렵겠지만 북한의 강경 입장을 중국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미국과 협력해 4자든 6자 회담이든 중기적으로 북한이 더 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는 외교적 해결의 틀을 만드는 것을 모색할 것으로 본다. 한국도 북핵이 실전 배치될 경우 강경한 입장이 필요하다. 외교나 경제 지원 카드를 가지고 북한을 개혁, 개방 자세로 되돌려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지금 일본의 최대 현안은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인데 해법은. -유일한 해법은 일본이 더 이상 흥분하지 않고 지금 현상에서 동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당분간은 일본과 중국의 대치 상황이 지속될 것이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일본이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상황에서 원점으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양국의 군대가 대치한 상태에서 우발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현상 유지 시스템을 만드는 게 유일한 해법이다. 현상 유지를 하면서 중기적으로 양국이 가스전 등 해저 자원의 공동 이용 등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켜 나가야 한다.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ICJ 제소 카드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나. -일본은 한국이 추가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ICJ 제소 카드를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등 차기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지 못하게 견제하는 것이 급선무다. 일본은 이번에 ICJ에 정말로 가고 싶어 했는데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한 미국의 요청으로 유보해 놓고 있다. 일본으로서도 중·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한국과도 대립각을 세우는 등 양면 작전을 펼치기가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일본에서도 ICJ 제소 유보에 대한 비판 여론은 아직 없다. 센카쿠 열도 문제 이후 정책 결정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대(對)한국 관계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는 것 같다. 독도는 우리 땅인데 우리가 쟁점화시키는 것은 외교적으로 현명하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독도를 방문한 뒤 불거진 상황들을 봐도 분명한 사실이다. 앞으로 일본은 독도와 관련해 상징적인 카드밖에 쓸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가 차분할 필요가 있다. →아베 총리가 취임 이후 박근혜 당선인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는데 양국의 새 정부가 한·일 관계를 긍정적으로 풀 수 있을까. -아베 정권이 한·일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다. 일본이 처한 상황을 봐도 한·일 관계를 회복하는 게 대중 관계, 대북 관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아베 정권이 최근 박근혜 정부에 유화 시그널(신호)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고 일본에서는 같은 보수 정권이기 때문에 코드가 맞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독도 문제도 더 이상 심각하게 거론하지 않을 것이다. 아베 총리가 총선 공약과는 달리 오는 22일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문제는 과거사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다. 그러나 이 문제도 아베 정권이 유연한 자세를 취하는 것 같다.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가 최근 목소리를 낮추고 뒤로 미루는 것 같다.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어서 한국 정부로서도 외교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일본 정부의 정치적인 지혜와 결단이 필요하다. 위안부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의 전향적인 자세가 없을 경우 한·일 관계가 애매한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 양국 간 큰 협력을 할 수 없고 갈등을 안은 상태로 표면적인 안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는 이념적 우파이면서도 전략적 사고를 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오면 일본 내부 반발도 무마할 수 있다. 위안부 문제는 엄청난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아베 정권이 전략적으로 납득하고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가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끈기 있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 →군사적으로 한·미·일 협력이 가능하다고 보나. -중국을 견제하는 한·미·일 삼각관계는 부분적인 해결책이다. 그것만으로는 시스템이 불안정하다. 미국도 중국과 밀접한 전략 협의를 하는 등 양면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 외교정책을 보면 명확하다. 한·미·일은 좁은 의미의 안정 보장에 연연하지 말고 급속하게 대두되는 중국과 균형 정책을 맞춰야 한다. 미·일,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도 미·중과 전략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한·미·일이 중국을 견제하고 포위하는 성격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면 현실적으로 어렵고 기능하기도 곤란하다. 아베 정권의 외교가 중국 포위 정책으로 호주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호주와 인도는 미국과 협력하면서도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어느 국가나 국제 정치에서 양면을 생각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양분법적으로 접근했을 경우 현실화하기가 어렵다. →바람직한 한·일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양국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 틀 안에서 생각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중국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큰 과제다. 일본이 중국에 대해 신경질적으로 대결정책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한·일 관계에도 큰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일 관계를 동아시아 틀 안에서 생각하는 데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한국은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어 긴밀한 양국 관계도 필요하지만 일본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의 인접국을 감싸 안는 지역 틀을 만드는 것이 절실하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이종원 교수는 일본 내 한반도 전문가… 30년간 한·일관계 발전론 전개 1953년생으로 서울대 공대 재학 중 민청학련사건에 연루돼 복역, 대학을 중퇴하고 1982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일본 도쿄대 박사(국제정치) 학위를 취득한 뒤 일본 도호쿠대 교수, 릿쿄대 부총장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와세다대 대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 프린스턴대 객원연구원과 아사히신문 아시아네트워크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일본에서 한국과 북한 등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저서로는 ‘동아시아 냉전과 한미일 관계’ ‘역사로서의 한일 국교정상화’ ‘북일 교섭’ ‘일본의 국제정치학’ 등이 있다.
  •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日, 8월까지 우경화 스케줄… “양국 미래 위해 대화 계속해야”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日, 8월까지 우경화 스케줄… “양국 미래 위해 대화 계속해야”

    ‘우경화 행보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거나, 혹은 과거를 치유하며 관계 복원을 시도하거나….’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와 지난해 말 집권 여당이 된 아베 신조 정부 간의 올해 한·일 관계 전망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이렇다. 그동안 얼음장 같던 양국 관계에 기회와 위기 요인이 모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극단적인 대립 구도로 가면 양국 관계는 ‘양패구상’(兩敗俱傷·서로 싸우다 양쪽 모두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상처만 입음)격이 될 수 있다. 일본의 올해 국내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양국 관계는 특히 아베 총리의 ‘우익 본능’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첫 1년의 한·일 관계는 한·일 국교정상화를 이룬 한·일 기본조약(1965년) 체결 50주년인 2015년 박근혜 임기 중반까지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은 자서전인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다른 어느 나라와의 관계보다 인내심이 더 필요한 게 일본과의 외교이고, 양국 모두 서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일본과 진심을 털어놓는 대화를 계속한다면 조금씩 풀려갈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역사와의 화해를 위해서는 독도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첫 변수로는 22일 일본 시마네현이 여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 수위가 꼽힌다. 아베 총리 등 주요 각료들이 불참을 표명했지만 자민당은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승격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실행하려는 기류가 짙다. 일본 정부는 독도 등 자국의 영토분쟁 전담 부서인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을 신설하며 우익·보수 세력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총리 산하에 조직을 신설한 건, 독도 문제 등을 정권 차원의 핵심 과제로 격상시켰다는 의미인 동시에 아베 내각이 우익 공약 실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한다. 3월에는 독도 영유권 기술 및 과거사 왜곡을 강화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는 일본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가 발표된다. 곧 이어 아베 총리가 4월에 열리는 야스쿠니신사 춘계 예대제에 참배할지도 주목된다. 자민당과 2차 세계대전 전몰자 유족 모임인 일본유족회는 아베의 참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첫 집권 때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지 않았지만 자민당 총재였던 지난해 10월 참배한 후 “임기 중 야스쿠니 참배를 못한 게 통한의 극한”이라고 밝힌 바 있다. 4~5월에는 일본 외교정책 기조인 외교청서가 발간된다. 7월 참의원 선거와 8월 이내 발표되는 방위백서는 양국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마저 승리할 경우 아베의 우익 기조도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12일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때까지는 경기 부양 등 내치에 집중하며 대외 강경 정책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선거에 승리하면 아베 기조를 본격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는 임기 중 일본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격상하고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여 왔다. 참의원 선거 결과와 맞물려 방위백서가 우경화 전략을 어떤 식으로 드러낼지 주목된다. 일본 정부의 경제 기조인 ‘엔저 정책’도 변수로 여겨진다. 한국 경제의 체감 피해가 확대되면 반일 기류가 퍼질 수도 있다. 환율 효과가 국내 경제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 우리 주력 산업의 수출에 현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양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지만 한·일 관계뿐 아니라 중·일 관계와 미·일 관계 속에서 일본의 유동성이 커 한·일 양국의 새로운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엔저 문제는 우리 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보디 블로’(Body Blow·몸통 공격)로 한국 경제가 일본 때문에 더 힘들어진다는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긴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우경화 흐름에 대화를 차단하거나 협력을 기피하는 건 우리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제언하고 있다. 역내 안정을 위해서도 양국 간 갈등을 관리하며, 내실 있는 조용한 외교를 통한 신뢰 회복에 양국이 힘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강행] 北, 사실상 핵보유국 수순… 정부 ‘군사 대응’ 이례적 공개 언급

    [北 3차 핵실험 강행] 北, 사실상 핵보유국 수순… 정부 ‘군사 대응’ 이례적 공개 언급

    북한이 지난달 2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예고한 지 20일,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지 두 달 만에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핵 도박’에 나섰다. 북한의 12일 3차 핵실험은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de facto) 핵 보유국’ 수순을 밟으며 자국의 핵무장 능력을 공식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농축우라늄(HEU) 핵실험으로 최종 판명될 경우 핵무기 대량 생산 및 핵탄두 소형화로 이어지면서 동북아의 핵 불안정 강도는 대폭 커지게 된다. 핵연료 재처리를 해야 하는 제한적인 플루토늄 탄두와는 그 의미와 파장이 달라지는 셈이다. 당장 미·일 미사일 방어 체계(MD) 구축이 가속화될 경우 한·미·중·일 간 핵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 정부는 외교적 대응뿐 아니라 처음으로 군사적 조치를 공식 천명하며 군의 무장 능력 강화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국제사회와 공조해 제재 수위를 높이겠다던 기존 노선을 수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현재 개발 중인,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을 조기에 배치하는 등 군사적 역량을 확충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성명을 통해 군사적 대응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을 본격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추가적인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요격하는 군사적 타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3차 핵실험에 대한 정부 성명에서는 도발보다 한 차원 수위가 높은 ‘정면도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이날 청와대에서 북핵 협의에 나선 것도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신구 정권의 공동 인식을 보여 주며 단호한 대처를 상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기존 통일부 장관이나 외교통상부 장관이 발표했던 정부 성명을 천 수석이 직접 한 건 통수권자의 경고를 북한에 직접 전달하려는 의도다. 천 수석은 “핵을 갖고 있는 것과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향후에도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결코 인정하지 않겠다는 ‘북핵 마지노선’을 분명히 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밤 9시(현지시간) 대외정책 기조인 연두교서를 발표하기 직전에 북한 핵실험이 이뤄졌다는 점은 대미 양자 협상을 압박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에게 핵실험을 꼭 해야 할 필요도, 계획도 없었다”며 “핵실험의 주된 목적은 미국의 적대행위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보여 주고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려는 선군조선 의지와 능력을 과시하는 데 있다”고 3차 핵실험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했다. 북한은 2006년 1차, 2009년 2차 핵실험 때도 장거리 로켓 발사→유엔 대북제재 결의→핵실험→유엔 대북제재 강화→북·미 대화 재개로 벼랑 끝 외교전을 펼치며 핵의 ‘지렛대 효과’를 극대화했다. 세습 권력의 지도자인 김정은 시대의 첫 핵실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과거 패턴을 그대로 승계한 모습이다. 임기 13일을 남긴 이명박 정부에서 핵실험을 했다는 점에서 차기 박근혜 정부와는 차별화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한반도 안보는 요동치게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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