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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산층 두껍게] 비정규직 하루 333명 해고… “정규직 전환 지원 서둘러야”

    [중산층 두껍게] 비정규직 하루 333명 해고… “정규직 전환 지원 서둘러야”

    비정규직보호법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대로 두자니 비정규 근로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유예나 기간연장으로 바꾸자니 근로자의 차별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지 2년이 된 지난 1일자로 사용자는 똑같은 일을 2년 이상 해온 비정규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니면 2년이 되기전 해고해야 한다. 하지만 법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지, 당분간 유예할 것인지를 두고 정치권·정부·사용자 모두 명확히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장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될 수 있는 비정규직근로자 70만~100만명가량이 좌불안석이다. 지난 13일까지 노동부가 집계한 결과 실제로 8931개 사업장에서 4325명(72.5%)이 일자리를 잃은 반면 1644명(27.5%)만이 법 취지대로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하루평균 333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대책 마련은 뒤로한 채 여전히 대립하고 있다. 정부, 여당과 재계는 현재의 경기침체기 속에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보다 해고할 위험이 더 크다며 2년 또는 4년간 법시행을 미루자는 주장이다. 반면 야당과 노동계는 현행대로 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법의 보호는커녕 사용자들의 처분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법 취지대로 차별 처우를 없애는 데 노력하는 사용자에 고용됐다면 법의 혜택을 받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용자라면 똑같은 법으로 인해 실직의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사업자에 해고 자제를 요청하고 사회안전망 구축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임시방편이다.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애초부터 정부나 정치권이 선택의 범위를 너무 좁혀 놓았다.”면서 “법시행 유예나 기간 연장안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법시행 유예 또는 기간연장에만 촉각을 곤두세운 채 전환지원 등 제3의 대책에는 소홀히 한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또 이미 법이 발효된 지 2년이 지난 시점에서 경제상황 악화 등의 이유로 법적용을 미룬다면 노동시장에서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그는 100인미만의 사업체들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의 공공지출 확대를 주문했다. 무엇보다 사회서비스 분야를 확대해 비정규직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여성 일자리 확충에 나서고 노동계가 주장하는 정규직 전환지원금 확대도 심도있게 검토할 것을 강조했다. 정부, 정치권, 노동계를 포함한 5인 회의에 참석했던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금 당장 해고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는 월별로 3만~3만 5000명 수준이다.”면서 “이 상태로 2~3년 정도 지나면 비정규직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행도 안 해 보고 법을 다시 바꾸거나 유예하자는 것은 비정규직의 문제를 방치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정부가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늘리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미디어법 통과] 밀어붙인 與도, 저지 못한 野도… 후폭풍 거셀 듯

    [미디어법 통과] 밀어붙인 與도, 저지 못한 野도… 후폭풍 거셀 듯

    3차 입법전의 승패는 여야 주요 정치인들의 명암을 갈랐다. 표면적으론 미디어 관련법을 처리한 한나라당 인사들의 위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야당의 대여(對與) 투쟁이 한층 강화되고, 직권상정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어서 정치적인 손익을 계산하기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한나라당 가장 주목 받은 인물은 박근혜 전 대표였다. 박 전 대표는 대야 협상 노력과 대국민 설득을 강조하며 당 지도부의 강공 드라이브에 한차례 제동을 걸었다. 당 지도부가 한때 혼란을 겪었지만 결국 22일 통과된 미디어법엔 사전·사후 규제장치 마련 등 박 전 대표의 요구 사항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마디 정치’로 ‘박근혜의 힘’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주류 진영이 명운을 걸고 추진한 사안에 “발목을 잡았다.”는 역풍의 조짐을 어떻게 헤쳐나갈지는 새로운 정치적 부담으로 남게 됐다. 한나라당 출신인 김형오 국회의장과 안상수 원내대표는 공조체제를 유지하며 여권의 숙원을 해결했다. 김 의장은 그동안 우유부단한 처신으로 “친정을 배신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날 직권상정 감행으로 그간의 실점을 만회하게 됐다. 지난 5월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데뷔전을 치른 안 원내대표는 원내 사령탑으로서 손색없는 역할을 했다는 게 당내 시각이다. 그동안 강성파라는 이미지가 늘 따라다녔지만 당내 여론수렴 과정이나 대야 협상에서 나름대로 유연성을 보이며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14일 직권상정 요청, 15일 본회의장 동시 점거농성, 19일 본회의장 재진입, 22일 의장석 점거 및 미디어법 처리 강행 등을 속도전으로 이끌며 전략적인 노련함도 보였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입법전의 ‘패장(敗將)’이라는 멍에를 썼다. 하지만 ‘단식’과 ‘의원직 사퇴’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면서 승부사로서 새로운 면모를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이날로 단식을 나흘째 이어가면서도 본회의장 대치를 진두지휘했다. 본회의 산회 직후 의원총회에선 “못 지켜줘서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당 관계자는 “이번에 보여준 ‘희생 정치’가 당대표로서 입지를 굳히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개될 장외투쟁과 ‘진보개혁 진영 대통합’ 과정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그의 정치 행보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7개월 간의 입법 대치 끝에 미디어법을 저지하지 못한 데 따른 책임론에 직면했다. 거대 여당과의 맞대결이 역부족이긴 했지만, 당 쇄신 차원에서 책임론을 거론하는 인사들도 있다. 특히 이날 오전 한나라당에 의장석 기습점거를 허용하며 전술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사태 전망과 전략전술 측면에서 열세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여 투쟁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하는 현 시점에서 자중지란이 될 수 있는 책임론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전개될 표결 무효 투쟁이 이 원내대표에게 맡겨지면서, 책임론도 당분간 잠복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출구전략 두 목소리

    출구전략 두 목소리

    출구전략(Exit strategy)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출구전략이란 경기 침체 때 썼던 각종 비상정책에서 빠져 나가는 전략이다. 풀었던 돈을 금리인상 등을 통해 거둬들이고 중소기업 대출 전액 지급보증 같은 비정상적 조치들을 해제하는 것 등이다.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행 시기를 둘러싸고 “때가 됐다.”는 진영(독일 등 유럽권)과 “아직은 아니다.”라는 진영(미국·일본 등)이 나뉜다. 우리나라도 두 목소리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출구전략을 쓸 때”라고 주장하고, 한국은행은 “시기상조”라고 맞선다.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맨처음 언급해 파장을 일으켰던 정부는 정작 말을 아낀 채 관망 중이다. 22일 새벽(한국시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경제인들의 시선은 미국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입에 집중됐다.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경제가 회복의 초기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시중에 과도하게 풀려 나간 자금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통화량을 흡수하는 출구전략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상당 기간 적절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여 출구전략이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분간은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춰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발언에 주식시장은 실망했고, 채권시장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금 등 주요 상품가격도 소폭 떨어졌다. 이성태 한은 총재의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때 발언과 비슷하다. 이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연 2.0%)를 동결하면서 “경기 하강세에서 벗어났으나 아직은 불확실성이 커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 자리에서도 “출구전략을 본격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거듭 쐐기를 박았다. 이 총재나 버냉키 의장이 경기 회복세를 인정하고 내부적으로는 이미 출구전략 검토를 마쳤으면서도 ´꺼내 드는´ 것을 한사코 미루는 것은 민간 부문의 경기회복 자생력을 확신할 수 없어서다. 장병화 한은 부총재보는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자생적 회복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한, 섣부른 정책기조 변화는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민간소비에 이어 설비투자 증가율도 2·4분기(4~6월)에 전기대비 플러스(+)로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이를 의미있는 자생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지난 21일 “미국 경제가 매우 볼품없이(ugly) 성장할 것”이라며 ´더딘 회복´을 재차 경고했다. 그렇다고 정부나 한은이 출구전략을 전혀 쓰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은은 지난해 가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시중에 공급한 27조여원 가운데 약 17조원을 이미 거둬들였다. 정부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하향 조정에 이어 주택거래신고지역 확대를 검토 중이다. 소리없이 출구전략을 조금씩 쓰고 있는 셈이다. 다만 출구전략 착수라는 ´선언´과 핵심카드인 금리 인상을 유보하고 있을 따름이다. 조동철 KDI 선임연구위원은 “지금부터 금리를 조금씩 올려도 시장이 이를 경기부양 기조의 포기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자칫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아직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정부의 태도 변화도 관건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월 “과잉 유동성”을 언급하면서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처음 시사했다. 시장이 요동치자 “정책기조 변화는 없다.”며 물러섰고, 지금껏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경기 회복기미에 성급하게 금리를 올렸다가 ‘잃어 버린 10년’을 맞은 일본의 실패 사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재정부와 한은으로서는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현 시점에서 훗날 책임 소재를 따지게 될지도 모를 출구전략 카드를 성급하게 꺼내 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하지만 예상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내년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소폭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펄펄 나는 코스피

    펄펄 나는 코스피

    코스피지수가 ‘깜짝’ 오름세를 나타내는 반면, 코스닥지수는 ‘찔끔’ 상승에 그치고 있다. 양 시장 상장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온도 차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앞으로도 경기회복 속도와 맞물려 양 지수가 동반 상승보다는 시간차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05포인트(0.34%) 오른 1494.0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86포인트(0.38%) 오른 497.77로 거래를 마쳤다. 각각 1500선과 500선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따로 노는 원인은 상장사 실적 때문 하지만 두 지수의 상승 폭을 놓고 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4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오르며, 이 기간에만 8.41% 올랐다.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절반 수준인 4.56%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 5월20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562.57) 돌파도 다소 멀어 보인다. 두 시장이 ‘따로 노는’ 듯한 원인은 실적 때문이다. 증시는 업종·기업별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차별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는 업종 대표주들이 몰려 있는 유가증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다. 반면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시장은 관심 밖인 셈이다. 현재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수세 역시 유가증권시장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코스닥시장은 수급이 취약한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코스닥지수가 올 상반기 코스피지수에 비해 더 가파르게 오른 점도 지수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그나마 최근 코스피 상승률이 코스닥을 앞지르면서 연중 저점 대비 상승률(코스피 46.64%, 코스닥 46.50%)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췄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주가 상승기에는 대형주와 업종 대표주 등 주도주가 먼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펀더멘털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매일 오를 수는 없는 만큼 주도주 상승 탄력이 떨어지면 유동성이 소외주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달이후 중소형주 강세 나타날 것” 따라서 증시는 당분간 대형주가 오른 뒤 중소형주가 이를 따라잡는 ‘순환매’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3~4월에는 1분기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코스피지수가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5월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코스피 상승세가 둔화된 사이 고수익을 좇는 갈 길 잃은 유동자금이 코스닥을 끌어 올리는 힘으로 작용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경기침체와 경기회복의 중간 단계여서 개별 기업 실적 개선이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경기회복과 맞물릴 경우 8월 이후부터는 중소형주의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2030] 재즈로 몸매관리 초식男… 추리닝이 편한 건어물女

    [2030] 재즈로 몸매관리 초식男… 추리닝이 편한 건어물女

    요즘 초식남과 건어물녀가 뜨고 있다. 초식남은 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혼자 있는 걸 즐기면서 연애와 결혼을 멀리하는 남성을 일컫는 말이다. 건어물녀는 직장에서는 능력있는 알파걸로 인정받지만 집에만 오면 무릎 나온 체육복을 입고 결혼에 대한 생각은 건어물처럼 말라버린 여성을 뜻한다. 당당한 초식남과 건어물녀로 살아가는 2030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원강사 김모(31)씨는 초식남이라는 개념이 생소하지 않다. 나이 차이가 4~8살 나는 누나 3명 밑에서 막내아들로 자란 김씨는 어릴 때부터 ‘사내 자식이 계집애같이 군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중학교에서는 동성애자라는 놀림을 받고 심하게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 군 입대 전에는 성 정체성을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였다. 김씨도 자신의 여성적인 성향을 인정한다. 그는 고양이 캐릭터 ‘키티’를 좋아한다. 사무용품, 담요, 토스터 등 키티 상품을 수집하는 게 취미다. 재즈댄스로 몸매를 가꾼다. 7년째 같은 학원을 다니는데 10여명의 같은 반 학생 중에서 남자는 김씨뿐이다. 그는 “유연성을 키우고 균형 잡힌 몸매를 만드는 데 재즈댄스만큼 좋은 게 없어요.”라고 말했다. 조용한 성격 탓에 친구들과 만나 술 마시고 어울리는 것보다는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편을 더 좋아한다. 대학교 2학년 때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연애도 하지 않았다. 그는 “소개팅도 해보고 엄마 성화에 못 이겨 선 자리에도 두 번 나가봤는데 연애나 결혼할 필요성을 못 느껴요. 아직은 혼자 있어도 충분히 즐거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4년차 직장인인 이모(29)씨가 요즘 가장 즐겨보는 드라마는 ‘결혼 못하는 남자’다. 누군가와 소통하는 데 서툴러 40살이 다 되도록 결혼을 못하는 남자 주인공 조재희(지진희 분)의 생활방식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여자친구와 제 생활을 모두 공유하고 감정을 교류하는 일이 귀찮아요. 그러다 헤어지면 누군가와 또 다시 시작해야 하잖아요. 그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쓰느니 저 혼자 취미생활 하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는 게 훨씬 효율적인 것 같아요.”라는 게 이씨의 지론이다. 그래서인지 회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에는 여자친구를 사귄 적도 없다. 대학 때는 미팅, 소개팅 등으로 서너번 여자친구를 사귀기도 했지만 막상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할 나이가 되자 연애에 흥미를 잃게 됐다.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가 됐지만 결혼 생각은 아직 없다. 부모님은 슬슬 선 얘기를 꺼내시지만 성격 맞춰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는 평범한 결혼생활은 딱 질색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희생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결혼을 의무처럼 여기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가정을 꾸리면서 사는 게 나름대로 보람은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 가족 구성원 각자의 삶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까지 감당할 자신이 없다. 이씨는 “우리나라에서 가정이라고 하면 너무 전형적”이라면서 “남자는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하고 여자는 애 낳고 살림하다 보면 자기를 가꾸기 위해 쓸 시간이 하나도 없다. 아이는 아이대로 무서운 입시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며 자신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대신 이씨가 몰두하는 취미는 블로그 꾸미기다. 이씨는 주말이면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난다. 200만원이 넘는 DSLR(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 카메라로 찍은 여행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는 게 삶의 낙이다. 그는 “언젠가는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할 날도 오겠지만 당분간은 저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어요.”라고 강조했다. 대학생 백모(24)씨는 생물학적 성은 남성임에도 학교의 여자 후배들 사이에서 ‘언니’로 통한다. 백씨는 알아주는 수다쟁이다. 여성들과 커피전문점에 앉아 2~3시간 지치지 않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을 정도다. 유행하는 옷차림, 남성들의 심리, 남성 아이돌 등 여성들이 좋아하는 주제에 능통한 덕분이다. 특히 패션에 관심이 많은 백씨는 여자 후배들이 옷을 사러 갈 때면 함께 가준다. 백화점 쇼핑을 귀찮아하는 여느 남성들과 다르다. 백씨는 여자 후배의 체형 콤플렉스를 커버할 수 있는 옷을 골라 입어보게 한 뒤 냉정한 평가를 해주기 때문에 ‘쇼핑 메이트’로 후배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본인을 가꾸는 데도 인색하지 않다. 한 달에 한 번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을 때 남성 패션잡지 2권을 정독하며 스타일을 연구한다. 온스타일 등 케이블 TV 패션채널도 눈여겨 본다. 백씨는 이런 소질을 살려 내년 봄 휴학을 하고 인터넷 의류쇼핑몰을 열 계획이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은 백씨지만 정작 여자친구를 사귀는 데는 관심이 없다. 일단 사업에 성공해 돈을 많이 번 뒤에 멋진 연애를 하겠다는 게 이씨의 계획이다. 그는 “초식남 열풍을 보면서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흥밋거리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생활방식으로 인정해줬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출판사에 근무하는 김모(27·여)씨는 금요일이면 언제나 ‘칼퇴근’을 한다. 동료들은 술 한잔 하자며 김씨를 붙잡지만 그는 단호하게 뿌리치고 집에 온다. 김씨가 항상 사들고 들어가는 것은 차가운 캔맥주와 주전부리. 집에 가서 곧바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한 뒤 침대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켠다. 김씨가 일주일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또 손꼽아 기다리는 순간이다. 김씨는 “맥주를 마시는 순간 일주일의 피로가 확 풀리는 느낌이에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맥주를 마시며 일주일 동안 못 본 드라마를 챙겨본다. ‘미드(미국 드라마)’와 ‘일드(일본 드라마)’ 마니아인 김씨는 ‘건어물녀’라는 말의 기원이 된 일본 드라마 ‘호타루의 빛’도 이미 보았다. 그때 여자주인공과 자신이 너무 닮아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한다. 김씨는 “여배우 아야세 하루카가 저보다 훨씬 예쁘다는 것만 빼고 모든 생활방식이 똑같았어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주말에도 되도록 외출을 안 하는 편이다. 드라마를 보며 집에 있거나 집 근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정도다.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거나 소개팅, 미팅을 하지 않은 지 1년이 넘었다. 김씨가 건어물녀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사람 만나는 일이 피곤하기 때문이다. “일주일 내내 신경을 박박 긁는 상사의 비위를 맞춰주고 ‘뒷담화’에 열중하는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가 얼마나 사람 진을 빠지게 하는지 깨닫게 되죠. 주말이라도 저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않으면 도저히 회사생활을 견뎌낼 수가 없어요.”라며 김씨는 고개를 저었다. 레스토랑 매니저인 한모(36·여)씨는 최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건어물녀 테스트’를 해보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나같이 구질구질한 질문뿐이건만 한씨에게 해당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테스트 결과 한씨는 ‘초 건어물녀’라는 진단이 나왔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한씨는 일할 때 흐트러짐이 없다. 깨끗이 다린 유니폼을 입고 단정한 구두를 신고 머리카락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핀으로 고정시킨다. 한씨는 아침마다 직원들의 용모를 점검하고 서비스 교육을 시킨다. 직원들은 그를 ‘B사감’이라 부르며 깐깐한 상사로 여긴다. 그런 한씨도 집에 들어오면 ‘귀차니스트’가 된다. 화장을 지우지도 않은 채 침대에 몸을 던진다. 하루종일 서 있느라 퉁퉁 부은 다리를 주무르며 케이블 TV에서 틀어주는 ‘무한도전’ ‘패밀리가 떴다’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본다. 10년 넘게 입어 목 부위가 늘어날 대로 늘어난 대학 동아리 티셔츠와 잠옷바지가 그가 걸치는 옷의 전부다. 배가 고파져 요리를 해 먹으려는 생각에 냉장고 앞에 섰다가도 파랗게 곰팡이가 핀 밑반찬을 보면 식욕이 뚝 떨어진다. 대충 사다 둔 크래커에 잼을 발라 끼니를 때운다. 그마저도 없으면 집앞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 라지 사이즈를 포장해와 맥주 안주로 삼는다. 일주일에 한번 빨래를 하는 한씨는 마른 빨래를 갤 시간도 없고 필요성도 못 느낀다고 했다. ‘빨래 건조대는 옷걸이’라고 여길 정도다. 한씨는 심지어 제모도 하지 않는다. 레스토랑 유니폼 셔츠 소매가 팔꿈치 가까이 내려오고 검은색 긴 바지를 입기 때문에 노출할 일이 없다는 것. 한씨는 “저처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라면 건어물녀의 생활방식에 다들 맞장구를 칠 거예요. 손님들한테 시달리다가 아무도 없는 빈 집에 오면 아무 신경도 쓰지 않고 쉬고만 싶거든요.”라며 동의를 구했다. 은행원 김모(27·여)씨는 지점을 찾는 고객들 사이에서 ‘최고 행원’으로 꼽힌다. 완벽한 외모에 상냥한 태도로 손님들을 대하기 때문이다. 깨끗하게 빨아서 다린 유니폼을 입고 환한 미소로 고객을 응대한다. 간혹 바빠 짙은 화장 대신 파우더만 얇게 하고 가는 날에는 차장이 조용히 불러 ‘고객을 상대하는 직업이니 외모에 좀 더 신경쓰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가끔 머리를 길게 길러 굵은 웨이브 퍼머를 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못마땅해할 상관들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접는다. 회사에서는 완벽한 김씨지만 집에 발을 들이는 순간 건어물녀로 변신한다. 단정한 머리를 풀어 헤치고 화장을 지운 뒤 두꺼운 안경을 쓴다. 여름이면 김씨는 낡은 민소매 원피스를 입는다. 해진 옷이 감촉이 좋다는 이유 때문이다. 물을 가득 담은 세숫대야에 발을 담그고 미리 준비해둔 최신 영화를 보면 천국이 따로 없다. 그러나 김씨는 간혹 남자친구가 늦은 밤 화상통화를 걸거나 집 앞에 불쑥 찾아오는 날이면 당혹스럽다고 전한다 김민희 오달란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 [쌍용차 공권력 진입] “도장공장 진입 등 모든 가능성 고려”

    경찰이 20일 법원의 퇴거명령 강제집행을 지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쌍용차 노조원들이 점거 농성 중인 공장안에 진입한 것은 사실상 농성 해산을 위한 공권력 투입의 전초단계로 볼 수 있다.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불법 점거농성이 60일째 계속되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공권력 투입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노사간 대화를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하기를 기대했고, 또 도장 공장의 위험성과 강제진압에 따르는 인명 피해를 우려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왔다.”고 당위성을 거듭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장 공장안 진입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겠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등 강제 진압에 나설 뜻임을 내비쳤다. 사실 경찰은 지금까지 용산철거민 참사 이후 공권력 투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도장 공장내 위험 요소 등을 의식해 자율적 해결을 기대하며 한발 물러서 있었다. 하지만 회사 측이 정상 출근을 위한 경찰력 지원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데다 외부 세력까지 개입한 불법파업 행위를 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법원의 강제집행 개시일을 경찰 진입 시기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엄정한 법집행을 요구하는 정부 일각의 방침도 작용한 듯하다. 강희락 경찰청장도 이날 “도장 공장처럼 위험한 곳은 오늘 당장 확보하기 힘들어, 사측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오늘 (공권력 투입의) 목표다. 회사측이 상주해 있으면 당분간 경찰력은 그 완충 지점에 머물 것”이라며 사태가 더 장기화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어린 덕만 남지현 “촬영장 놀러왔어요”

    어린 덕만 남지현 “촬영장 놀러왔어요”

    어린 덕만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아역배우 남지현(14)이 ‘선덕여왕’ 촬영장을 방문했다. 지난 20일 오후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 홈페이지 현장포토란에 올라온 남지현의 현장 방문사진은 순식간에 조회 수 5천 건을 넘어섰다. 남지현은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박홍균 감독과 스태프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남지현은 박홍균 감독 옆자리에 앉아 함께 모니터링을 하고 배우들과 사진촬영을 했다. 오랜만에 선배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만나 남지현양은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시종일관 즐거워했다. 늘 ‘떡만’(죽방이 어린 덕만을 부르던 애칭)곁을 지켜주는 죽방 이문식은 식사시간에도 남지현의 곁을 떠나지 않으며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는 후문. 한편 남지현은 ‘선덕여왕’ 촬영을 마치고 당분간 학업에 열중할 계획이다. 사진제공 = MBC ‘선덕여왕’ 홈페이지 서울신문NTN 우혜영 기자 w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검 차장 차동민씨

    대검 차장 차동민씨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차동민(50) 수원지검장이 승진·임명됐다. 검찰총장이 없는 상태에서 법무장관이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한 것은 처음이다. 법무부는 19일 “검찰총장 임용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차 신임 대검차장이 총장 직무를 대행하는 과도체제를 당분간 유지하고,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내정과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는 상당 기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차 대검차장은 “조직의 안정이 최우선”이라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수수사 전문가로 지난 2002년 서울지검 특수2부장 때 ‘최규선 게이트’ 사건을 수사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를 구속했다. ▲경기 평택(사시22회·연수원13기) ▲제물포고·서울대 법대 ▲서울지검 검사 ▲대검 공보담당관 ▲서울지검 특수부장 ▲대검 수사기획관 ▲대검 기획조정부장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靑 인사검증 시스템 개편 나중에…

    청와대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에 따라 인사검증 시스템을 조기에 개편하는 것을 검토했으나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7월 말에서 8월 말 사이에 순차적으로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개편은 현재의 인사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게 청와대의 방침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을 내부적으로 논의해 왔으나 여론에 밀려서 하는 응급 처방이나 대증요법보다는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뜻을 고려해 중장기적인 과제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훈령 개정 등 제도적으로 손볼 부분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를 위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현 인사 시스템에서 철저하게 인사를 하고 시스템에 변화를 주는 것은 중장기적 과제로 검토를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인사 추천과 검증작업을 철저히 분리하는 인사검증 시스템 개편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려 했다가 무기한 연기했다.청와대가 현재까지 도입을 검토중인 인사시스템 개선안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청와대는 ‘인사 사전예고제’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사전예고제는 정부의 장·차관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급의 후보군(群)이 어느 정도 압축되면 본인 동의를 얻어 일정기간 언론 등의 공개검증을 받는 방안이다. 이는 청와대 검증팀 등 관계 당국이 포착하기 힘든 재산형성 과정 등 은밀한 부분을 사전을 거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검찰, 국세청, 경찰청, 관세청 등 정보가 많은 주요 기관들의 협조도 강화할 방침이다. 인사 대상자의 세밀한 흠결까지도 사전에 잡아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안이지만, 개인정보에 대한 사찰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또 인사 대상자로부터 최대한 솔직한 신상 고백을 받아내는 자기검증 강화 방안이다. 천주교의 ‘고해성사’처럼 인사 대상자로부터 솔직하고 꼼꼼한 ‘자기검증서’를 받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인사 대상자 본인의 실토만큼 정확한 정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한 아이디어다.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내각을 출범시킬 때 하자가 많은 후보를 지명했던 것처럼 시스템이 가장 잘 정비됐다는 미국에서도 검증이 쉽지는 않다. 하자가 있는 당사자들이 스스로 자리를 고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DJ 인공호흡기 제거

    DJ 인공호흡기 제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19일 폐렴으로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김대중(얼굴) 전 대통령의 상태가 안정적이고 폐렴 증세도 나아져 이날 오후 2시30분쯤 기도에 삽입된 튜브와 호흡기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호흡기를 뗀 뒤 김 전 대통령은 의료진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고 병원측은 전했다. 주치의 장준 교수는 “혈압, 맥박 등 신체활력도(바이탈 수치)가 모두 안정적이고 양호하지만 상태가 나빠질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 중환자실에서 진료할 계획”이라면서 “폐렴 증세가 계속 호전되고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1주일 내에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경제회생 ‘대출의 덫’

    경제회생 ‘대출의 덫’

    개인,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의 금융부채가 총 2300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이자만 13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은 빚 감당 능력이 있지만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만큼 각 주체마다 빚을 줄이는 ‘다이어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제주체들이 이자를 물어야 하는 총 금융빚은 올 3월 말 현재 2317조 4000억원이다. 지금의 바뀐 집계 기준이 적용되기 시작한 2002년 말에 비해 1059조 6000억원(84.3%) 늘었다. 같은 기간 경제주체들의 총 금융자산(이자가 붙는 자산 기준) 증가율(82.4%, 1496조원)을 웃돈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024조원이니, 연간 생산 규모의 갑절이나 되는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3월 말과 비교해도 299조 2000억원이나 늘었다. 3월 말 현재 개인, 기업, 정부의 금융자산은 총 3311조원이다. 저금리 기조 지속과 경기 부양책 등으로 빚이 늘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출 조건이 각기 달라 정확한 이자 부담을 추산하기 어렵지만 전체 금융빚에 올 3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중평균 대출금리(연 5.79%)를 단순 적용하면 134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명목 GDP의 13%에 해당한다. 내년 초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 이자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금리가 0.5%포인트만 올라도 연간 추가 이자부담은 10조원 이상 불어난다. 이지언 금융연구원 금융시장연구실장은 “2003년 신용카드 사태로 잠깐 주춤하던 빚이 2004년을 기점으로 다시 꾸준히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경제주체들의 금융빚 증가 추세가 당분간은 좀 더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소득원 확대 등을 통해 빚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웅이아버지~ 잊지 말아주세요”

    “이 이야기는~ 웅이 아버지의 일대기를 그린~ 휴먼개그드라마로~ 오늘의 이야기~ 웅이네 마지막 축제.” 똑같은 타이틀에 변함없는 변사 웅이의 목소리,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무대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관객석에는 ‘웅이아버지 잊지 않을게요.’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날렸다. ‘웅이아버지’의 마지막 녹화날이었다. SBS 웃찾사의 인기코너 ‘웅이아버지’가 16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2007년 10월 첫 방송 이후 80회, 1년 9개월 만이다. 그동안 ‘웅이아버지’는 웃찾사 대표코너로 자리매김해 왔다. 권위적이면서 철없는 아버지(이진호 분)와 엉뚱한 어머니(오인택 분), 4차원 아들 웅이(이용진 분), 초등학생 같은 아버지친구 왕눈이(양세찬 분)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은 남녀노소의 사랑을 고루 받았다. 그 인기만큼 코너는 ‘이리오슈, 냉큼오슈’, ‘웅이아버지~’, ‘멋져부러’ 등 수많은 유행어도 남겼고, 또 소녀시대, 장서희, 임창정 등 수많은 스타들이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팀전체가 SBS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해 내기도 했다. 싱글음반 ‘온리 원(Only one)’을 지난해 발표하며 가수로도 데뷔했고, ‘구세주2’ 등 영화 카메오 출연도 했다. ‘오봉이’ 한승훈은 코너의 인기를 몰아 SBS드라마 ‘스타일’에서 남성 패셔니스트 역할을 꿰찼다. 그만큼 종영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도 컸다. 웃찾사 시청자 게시판에는 마지막 방송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네티즌들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선하라(aofur89)씨는 “매주 술약속도 미루고 보던 프로그램인데 끝난다니 아쉽다.”고 했고, 김제희(fghkjk95)씨는 “아쉽지만 새로운 코너로 꼭 돌아오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 방송에는 가수 이현우가 출연해 “마지막까지 고생했다.”는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자신의 히트곡 ‘헤어진 다음날’을 불러 무대를 뜨겁게 했다. 또 오봉이도 다시 출연해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를 불렀다. 현재 ‘웅이아버지’팀은 당분간 여행 등 재충전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新아시아시대-역샌드위치론]수출中企 개도국서 활약 품질·가격경쟁력서 우위

    일본의 고품질 제품과 중국의 저가 제품 사이에 끼여 고전하던 한국 기업들이 역샌드위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덕분이 크지만, 꾸준히 향상시킨 제품 경쟁력도 한몫한다. 특히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 중소기업의 선전은 선진국 수요 침체에 따른 충격도 줄일 수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화장품 업체 남양은 지난해 12월 가격·품질 경쟁이 치열해 전세계 제품들의 각축장으로 통하는 홍콩에 마스크팩을 수출했다. 안전성이 떨어지는 중국산에 비해 우수한 품질이, 일본산보다는 저렴한 가격이 판로를 뚫는 데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집트에 사진틀을 수출하려던 KCP도 한국산이라는 이유로 중국산과 비교 대상이 되면서 품질 차이에도 불구, 황당할 정도로 가격 인하를 요구받았다. 하지만 유럽산에 비해 소재나 디자인이 우수하면서도 10% 이상 저렴하다며 수입업체를 설득, 4만달러 상당의 고급 사진틀 납품 계약을 성사시켰다. 선박 엔진부품업체 세보엔지니어링은 지난 수년간 일본 업체 등에 밀려 난항을 겪던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신기술 개발과 함께 엔고 및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겹치며 영국 선박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장비 유압부품 전문기업인 제성유압은 굴착기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 토종기업들에 관련 부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원화 약세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30% 가까이 떨어지자, 기존 품질 경쟁력에 가격 경쟁력까지 겹치면서 연 200% 이상의 초고속 성장을 일궈내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역샌드위치 효과로 대기업은 물론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의 수출도 당분간 활기를 띨 것”이라면서 “해외에서 국내 기업들이 점유율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면 앞으로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보다 더욱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국토부 “재건축 연한 기준 현행 유지”

    서울시의회를 중심으로 추진됐던 재건축 연한 기준 완화에 제동이 걸렸다. 국토해양부는 15일 서울, 인천, 경기도와 주택정책협의회를 열어 당분간 현행 재건축 연한 기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재건축 연한 기준이 집값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재건축 허용 연한은 현행대로 20~40년으로 유지된다.협의회는 또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에 서울시가 추진해온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비율은 시범지구에 들어서는 주택유형 비율이나 지구여건 등을 감안해 결정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또 서울시가 도입을 추진 중인 재개발 공공관리자제도에 대해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각 지방자치단체의 여건이 다른 만큼 의무화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여야 폭풍전야… 본회의는 열었지만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동시 농성’을 벌이는 사상 초유의 씁쓸한 장면이 연출됐다. 쟁점법안 협상과 의사일정 협의가 잇따라 무산되자 여야 모두 본회의장과 국회의장석을 상대에게 내줄 수 없다는 계산에서다. 그것도 ‘합의 농성’이다. 오는 19일까지 본회의장에 의원 10명씩만 남기기로 여야는 ‘모처럼’ 합의했다. 정치력 부재와 상호 불신을 극명하게 드러낸 국회의 자화상이라는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15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마친 뒤 약속이나 한 듯 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안건을 처리한 뒤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로 한, 지난주 여야 간의 ‘신사협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쟁점법안의 직권상정 논란으로 깊어진 상호 불신과 치열한 눈치전에 따른 것이다. 20일부터는 여야의 총력 대치전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대 격돌의 수순밟기에 들어간 셈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25일 이전까지는 직권상정 카드를 쓰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여야간 긴장도는 갈수록 최고치로 치달을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과 심재철·이한구·안상수·이종걸 의원을 예결특위·윤리특위·운영위·교육과학기술위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처리한 뒤 산회했다. 이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본회의장 맞은쪽에 있는 예결위회의장에서 잇따라 의원총회를 열어 오는 19일까지 본회의장 점거를 이어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여야가 의원 10명씩만 남기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본회의장에 남은 여야 의원들은 “같이 나가자.”, “함께 밥이나 먹자.”며 서로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관계자는 “상대가 나가면 우리도 철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당 지도부는 비상대기령 속에 장기전에 대비해 각각 오는 25일까지 밤샘 농성조를 편성했다.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을 50여명씩 3개조로 나눴다. 이날부터 1개조씩 본회의장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민주당은 20여명씩 3개조로 나눠 본회의장을 지키기로 했다. 고조된 전운을 반영하듯 양당 대변인도 날 선 논평을 주고받았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민주당은 상습적인 국회 파괴 행위로 갈등을 조장하는 좀비세력으로, 본회의장에서 철수하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기습적 날치기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확실히 선언하면 언제든 본회의장에서 나갈 것”이라고 맞섰다. 이에 대해 중앙대 박명호 정외과 교수는 “우리 국회가 절차에 대한 합의나 원칙, 규범이 취약한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 거기에 더해 상대에 대한 신뢰,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에 심각한 위기가 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양승함 정외과 교수는 “쟁점법안을 조기에 처리하려는 여당도 문제고, 무조건 물리적으로 방어하려는 야당도 문제”라면서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실망스러운 사태”라고 개탄했다. 앞서 여야는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미디어 관련법 등을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장제원 원내부대표는 “민주당이 미디어법 처리지연을 위한 술수를 부려도 우리는 서민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한나라당안은 대자본과 언론의 연합이 핵심인 만큼 결국 한나라당도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직권상정의 키를 쥔 김 의장은 본회의 인사말에서 “과감한 양보와 고정관념의 틀을 깨는 진취적 발상과 함께 극적 타결을 이끌어 내는 국회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김 의장은 17일 제헌절 행사를 계기로 의장 취임 이후 준비해온 개헌 논의를 끌고 갈 예정이어서 당분간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요구에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글 /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천성관 후보자 사퇴… 靑 수용

    천성관 후보자 사퇴… 靑 수용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4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법무부를 통해 올라온 천 후보자의 사의를 즉각 수용했다. 천 후보자는 이날 오후 8시30분쯤 대검 대변인을 통해 “이번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공직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천 후보자는 “대통령과 나라에 짐이 됐다.”면서 “모두 다 내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지 24일 만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개인비리 의혹을 털지 못하고 총장직을 포기했다.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3년 이후 총장 임명 전에 사퇴한 경우는 천 후보자가 처음이다. 천 후보자는 이날 오후 3시까지만 해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강남구 신사동 고급아파트 매입자금 의혹, 부인의 호화 쇼핑 및 ‘스폰서’와의 동반골프 의혹 등에 대해 A4용지 20장 분량의 해명자료를 내는 등 총장직에 강한 미련을 보였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청와대, 여당과 검찰조직 내부에서조차 검찰총장으로 부적절하다는 회의론이 확산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지인인 박모씨와 일반인으로서는 하기 힘든 조건에 돈거래를 하고, 수입에 비해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에 올라 사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로써 천 후보자를 통해 검찰을 쇄신하려던 청와대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또한 검찰 인사도 백지상태에서 다시 할 수밖에 없어 검찰조직의 동요가 불가피해졌다. 또 당분간 지도부 공백사태도 예상된다. 청와대가 전임 총장보다 사법연수원 3기수나 아래인 천 후보자를 검찰총장으로 내정하면서 천 후보자의 윗기수는 물론 동기까지 옷을 벗은 상태다. 한편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검찰수뇌부 공백과 관련해 각 검찰청 직무대행자를 중심으로 임무 수행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특별지시했다. 정은주 유지혜기자 ejung@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반인륜 흉악범 얼굴·이름 공개한다 ☞종로 한복판서 현금수송차량 털릴 뻔 ☞‘고양이가 머리 꼭대기에’ 과학적으로 입증 ☞허정무 “엔트리 15~16명 이미 정했다” ☞李대통령 천성관 사의 즉각 수용 왜 ☞김치달인들 광주서 천년의 맛 담근다
  • [한-EU FTA 타결] 유럽과 ‘무역 고속도로’ 열려 한국 GDP 3% 늘 듯

    [한-EU FTA 타결] 유럽과 ‘무역 고속도로’ 열려 한국 GDP 3% 늘 듯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이 2007년 5월 서울에서 첫 협상을 개시한 지 2년2개월여 만에 타결됐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EU FTA의 타결은 세계 최대 단일시장인 EU의 27개 회원국과 하나의 ‘경제 블록’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 광대한 유라시아 대륙을 사이에 두고 있는 공간적 한계를 관세 철폐와 비관세 장벽의 완화를 통해 극복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 한국과 EU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19조 1420억달러로 미국·캐나다·멕시코가 손잡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16조 8544억달러보다 많다. ●한·미 FTA보다 효과 월등 한·EU FTA는 우리나라에 있어 최초로 발효되는 거대 경제권과의 ‘무역 고속도로’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는 것이 통상 당국의 시각이다. 2007년 6월 타결된 한·미 FTA가 2년이 지나도록 양국 국회 비준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장 진전 기미도 안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미국은 경제위기에 더해 건강보험 개혁 등 내부 현안이 많아 FTA 등 통상 이슈는 처리 순위가 한참 뒤로 밀려 있다.”면서 “EU와 FTA 타결이 미국에 자극제가 되기는 하겠지만 발효 시점은 더 늦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경제 효과 규모에서도 한·EU FTA가 한·미 FTA보다 더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한·EU FTA가 맺어지면 우리나라의 GDP는 3.08% 늘고 GDP 대비 후생증가는 2.45% 커질 것”이라면서 “이는 한·미 FTA의 효과인 각각 1.28%와 0.56%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에게 당장 손에 잡히는 효과는 구매력 높은 선진국들이 대거 포진한 EU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의 입지가 가격 경쟁력이나 브랜드 인지도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다는 데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일본과 중국이 당분간 EU와 FTA를 체결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입 측면에서도 EU 제품이 우리나라보다는 미국이나 일본 제품과 경쟁하고 있는 고급 기계류, 정밀 화학원료 등 부품·소재가 많아 거래선 다변화도 예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327억달러에 달했던 대일 무역적자도 완화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일본무역진흥회(JETRO)는 지난 2월 한·EU FTA가 체결되면 일본 수출과 현지 기업에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농업·서비스분야 등 대책 필요 그러나 공산품에서 얻게 될 이득에 비해 돼지고기·치즈·버터 등 농산품과 법률·의료 등 서비스업에서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또 EU가 27개국의 다국적 연합인 만큼 특정국가의 경쟁력 있는 부문들이 집중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입할 경우 당장은 예측하기 힘든 피해가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거대 경제권과 우선 손을 잡는다는 우리 정부의 FTA 정책이 한·EU FTA 타결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면서 “한·EU FTA 타결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농업·서비스업 등 부분적으로 피해를 보게 될 산업 분야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서해안 해파리떼 습격 비상

    최근 전남 완도·영광 등 서해안 일부 지역에 보름달물 해파리 등 해파리떼가 대량 출현하면서 어민들이 조업을 포기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영광원전 냉각수 취수구 등에도 같은 종류의 해파리떼가 출몰해 원전 측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12일 이 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최근 각종 해파리 떼가 극성을 부리면서 그물을 걷어올리지 못하는 등 조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영광 안마도와 칠산앞바다 등지에는 지난달 초부터 어른 손바닥 크기의 해파리 떼가 출현, 갈수록 그 크기와 개체수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물을 조류에 흘려 민어·조기 등을 잡는 유자망 등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어민 김모(58·영광군 홍농읍 계마리)씨는 “그물을 올리다 보면 해파리 무게를 견디지 못해 그물이 찢어지기 일쑤”라며 “당분간 조업을 중단해야 할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완도 인근 해역에 형성된 멸치어장도 이달 초부터 대형 독성 해파리 떼의 공습으로 쑥대밭이 됐다. 어민 이모(55·완도군 소안면)씨는 “멸치를 잡는 낭장망에 멸치는 없고, 대형 해파리만 가득차 개당 300만원이 넘는 그물이 훼손됐다.”며 “최근 조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영광원자력본부도 6개 냉각수 취수구에 몰려드는 해파리 퇴치에 애를 먹고 있다. 원전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보름달물 해파리를 하루에 2~24t정도 수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파리정보센터는 전국 해안에 보름달물 해파리가 급증하고 있고, 영광에 대량 출현한 해파리도 같은 종류라고 분석했다. 보름달물 해파리는 독성이 없지만, 가을까지 대량 습격할 경우 정치망·저인망 등의 어구가 파손돼 어장이 황폐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12~15일 전국 또 큰비

    남해상에서 북상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12~13일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10일 “남해 먼바다로 물러난 장마전선이 11일 낮부터 북상하면서 12일부터 15일까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오겠다.”면서 “특히 이번 비는 중부지방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부터는 전국이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가끔 구름만 끼는 날씨가 당분간 이어진다. 기온은 다음주 전반에는 평년(최저기온 18~24도, 최고기온 24~30도)보다 조금 낮겠고 강수량은 평년(3~25㎜)보다 많을 전망이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10분을 기해 제주지역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제주는 11일 새벽과 오후 한때 산발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
  • [서울광장] 근혜공주와 추다르크/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근혜공주와 추다르크/함혜리 논설위원

    같은 여자로서 참 보기 민망했다. 중책을 맡았으면서 왜 저렇게밖에 못 할까. 국회 환경노동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추 의원은 “노동계의 합의가 없는 유예안은 상정할 수 없다.”며 사용기한 2년의 현행 비정규직법 시행을 유보하는 내용의 한나라당 개정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한나라당 환노위 간사가 현행법 시행을 1년 6개월 유예하는 법안을 긴급상정했지만 즉각 원인무효를 선언했다. 그것도 모자라 정부 여당과 기업, 언론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막말까지 해 가면서. 추 의원은 부드러운 외모와는 달리 원칙과 소신이 뚜렷하고, 할 말은 하는 강직한 성품을 지닌 정치인으로 각인돼 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추다르크’다. 추 의원은 이번에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지고지선한 추다르크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고, 덕분에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시켰다. 그러나 초강경의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바람에 협상의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결국 ‘추미애 실업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해 원망과 비난 속에 ‘한국판 여자 돈키호테’라는 말까지 듣게 됐다. 좀 잘했더라면 두고두고 평가를 받았을 테지만 결국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됐다. 득보다 실이 훨씬 큰 한판이었다. 차기 대권후보를 꿈꾸는 추 의원이 비정규직 논란에 휩싸여 있을 때 또 다른 여성 대권후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박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부터 닷새동안 한·몽 의원친선협회 초청으로 몽골을 방문했다. 몽골 국회의장과 인사들을 만나 자원외교를 펼쳤다. 공주처럼 화사한 의상과 우아한 미소로 몽고인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면서 국내 현안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서도 “수없이 나온 얘기”라며 일축했다. 사실상의 ‘제1야당’이라는 여당내 야당의 수장으로서 박 전 대표의 정치적 내공은 인정한다. 깨끗한 이미지와 신뢰감을 주는 정제된 언어는 큰 장점이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자기 희생이 없다. 이대로라면 ‘근혜공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김무성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그건 그들 생각일 뿐이다. 박근혜 역할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당분간 침묵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다가는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가 옥중 인터뷰를 통해 우려했듯이 앉아서 당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짧은 민주주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사회 분위기는 여성 대통령을 배출할 만큼 성숙했다고 믿는다. 여성 대통령이 나온다면 이는 그 자체로 혁명이다. 여성에 대한 편견과 장벽을 일거에 제거하고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로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그런데 차기 대권후보로 유력시되는 여성 정치인들이 왜 하나같이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추 의원과 박 전 대표가 서로를 벤치마킹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각자 부족한 부분을 상대방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추 의원은 물러설 줄 아는 유연함이, 박 전 대표는 전투적 기질이 부족하다. 누가 됐든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길 원한다면 변해야 한다. 자기를 버리라는 게 아니다. 능숙하게 변화함으로써 원래 그대로의 자신을 유지하면서 발전할 수 있다. 바로 능변여상(能變如常)의 지혜다. 현실과 타협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같은 여자로서 답답한 마음에 한번 해 본 얘기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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