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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디폴트땐 조선·철강 큰 타격”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산업은 조선과 철강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3일 유진투자증권의 ‘그리스 디폴트 시 업종별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한국은 원화 약세와 채권 금리 상승, 증시 약세 등 트리플 약세가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코스피는 1450선까지 폭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로 추정된다. 업종별로는 조선과 철강, 화학·정유, 지주사, 은행, 증권 등의 업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유럽지역 선박류 수출 비중이 25.1%에 달해 피해가 클 전망이다. 철강 역시 실물경기 위축으로 인해 철강과 비철 가격이 더 하락하고, 판매량도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신용경색으로 인한 현금 선호로 금·은·동 등 상품 가격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은 내수주지만 외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매도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은 금융상품 판매가 줄어들고 코스피 약세가 진행될 경우 영업이익 감소가 예측된다. SK증권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SK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 디폴트 시 조선·기계, 철강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의 경우 최근 그리스 선주 영향력이 감소했지만, 유럽의 선박 파이낸싱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자동차는 충격을 가장 빨리 회복하고 오히려 시장 지배력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영 SK증권 연구원은 “화학의 경우 유럽 수출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디폴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정유도 아시아 중심의 중장기 수급 등을 감안하면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국제 문화교류는 문화부에서 맡아야/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제 문화교류는 문화부에서 맡아야/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국회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논란 얘기가 아니다.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빌려 ‘문화외교 활성화 및 증진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이 법은 외교통상부가 문화외교 정책 수립의 주무부처가 되고 해외문화원도 직접 운영하자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문화외교를 잘 하자는데 웬 참견이냐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 법안은 의원입법 형식을 띠고 있지만 사실 외교부가 주도하고 있는 법안이기 때문이다. 현대는 문화의 시대다. 문화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 문화적 창의성이 없는 기업은 살아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좁게는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산업, 곧 콘텐츠산업은 이제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주류산업이 되었다. 이른바 선진국들이 앞다퉈 문화를 주요 정책 의제로 설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제문화교류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문화정책 분야다. 그간 이 업무는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해 왔다. 그런데 이참에 외교부가 헤게모니를 쥐겠다고 나선 것 같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같은 소모적인 움직임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첫째, 지금은 전문화 시대다. 어설픈 아마추어가 골목대장 노릇을 할 수가 없다. 문화의 특성 가운데 축적성(蓄積性)이라는 것이 있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쌓여진 것이다. 문화교류 업무에 대한 정부의 전문성도 단기간 내에 축적되지 않는다. 정부부처 간 전문성이 존중되어야 하는 이유다. 둘째, 국제 문화교류의 핵심은 콘텐츠다. 미국이 한·미 FTA 협의 과정에서 저작권 기간을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밀어붙인 이유가 바로 그들의 콘텐츠 우월성 때문이 아닌가. 방송과 통신 간의 융합을 넘어 미디어 간, 산업 간 융합이 일반화되고 콘텐츠를 담을 용기인 콘텐츠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시대에 풀뿌리 콘텐츠 시장과 호흡하며 적기에 대응할 수 있는 부처가 문화부겠는가, 외교부겠는가. 셋째, 국내든 국제든 문화정책에서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을 빼놓을 수 없다. 정치나 정부로부터 지원은 받되 가능하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다는 이른바 정부 불간섭원칙을 일컫는다. 국제문화교류도 가능한 한 정부 색채를 띠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것이 상책이다. 문화에 가급적 외교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또 각국의 문화원들이 대사관이나 공관과는 별도의 건물을 두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철학적 배경이 있는 것이다. 한류와 함께 반한류·혐한류도 커져가는 상황에 외교부나 공관이 앞장서 나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 우려된다. 넷째, 기본적으로 정부부처는 각자의 고유업무에 충실하면 된다. 괜히 이 업무 저 업무 만지작거릴 시간에 자기 본분에 더욱 매진하는 것이 국익에 이롭다.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복지, 노동 등 정부의 모든 부처업무를 외교라는 이름으로 각색하여 다 맡겠다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지금은 나비넥타이 외교시대가 아니다. 그야말로 시장을 속속들이 잘 아는 해당분야 전문가들의 비즈니스 외교가 필요한 때다. 외교부는 계선(系線)이 아니라 국제업무를 보조하는 전문참모(參謀)로서의 직분을 잘 감당하는 것이 본분이고 이것도 나름대로 중요한 일이다. 최근 유럽에서도 우리 대중음악이 관심을 끌고 있다. 따라서 외교부가 문화교류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교부는 문화부가 문화교류를 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잘하면 된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국회는 문화부가 이 분야 산업을 더 진흥시키고 국제교류 또한 활성화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미 문화부 관련 법안에 있는 내용을 살짝 바꿔 새로 법안을 만드느니, 조직을 만드느니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국제문화 교류는 다른 나라를 배려하면서 조용하면서도 지혜롭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 ‘문화외교 활성화 및 증진에 관한 특별법안’은 바로 철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조폭은 지금…“소나기 피하자” 몸사리기

    조폭은 지금…“소나기 피하자” 몸사리기

    “총기는 물론 모든 장비와 방법을 동원해 조폭을 제압하겠다.”며 올해 말까지 ‘조직 폭력배와의 전쟁’을 선포한 조현오 경찰청장의 ‘강경 발언’ 이후 강남권에 똬리를 튼 조폭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위축됐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산이라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조직원 결혼식에 슬쩍 참석했다가 사라지는가 하면 떼로 몰려다니는 일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일부는 경찰의 감시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변장까지 하며 행사장을 드나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폭력조직원 A씨는 “최근 인근 호텔에서 김제파 조직원의 결혼식이 있었는데, 상당수 참석자들이 뒷문으로 왔다가 얼굴만 보인 뒤 뒷문으로 조용히 빠져나가더라.”며 조폭들의 근황을 전했다. 그는 “당일 결혼식장에 한 유명 조폭 두목도 왔었다. 마스크에 선글라스까지 끼고 고개를 푹 숙이고 식장에 와서 ‘나 못알아보겠지’하는 우스갯소리까지 하고 갔다.”고 귀띔하고 “솔직히 경찰청장이나 일선 경찰들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구설수에 오르거나, 실적 올리기 위한 경찰들 따라붙는 게 귀찮아 몸을 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다른 조직원 B씨는 조 청장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단체로 모여서 인사만 해도 처벌한다고 하고, 경찰이 아무 죄도 없는 이들까지 눈에 불을 켠 채 쫓는 걸 보고 다들 ‘언제까지 가나 두고보자’며 벼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난동을 벌이거나 범죄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조폭에게는 인권이 없다’며 마구잡이식 검거에 나서는 것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을 뒤집으려는 얄팍한 술책일 뿐”이라면서 “귀찮게 얽히기 싫어 대부분이 당분간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민경·김진아기자 white@seoul.co.kr
  • [양승태號 사법개혁 2제] 법관 인사에 외부인 참여

    내년 1월 법관 인사에서부터 비(非)법조인 출신 외부 인사가 참여한다. 그동안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 차원에서 법관인사에 외부인이 참여하는 것은 금기사항이었다. 1일 대법원에 따르면 변호사 자격이 없는 외부인이 참여하는 ‘법관인사위원회’는 그동안 대법원 내규에서 법원조직법 ‘제52조의 2’로 법제화됐다. 법관인사위원회는 법관 인사에 관한 기본계획과 판사의 임명·연임·퇴직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한다. 검사·변호사·학계·일반인이 각 2명씩 참여한다. 이 조항은 지난 7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마련한 안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대법원은 또 조만간 1년 한시기구인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를 설치, 평생법관제도 정착과 사법행정권 분산 등을 논의한다. 위원회는 모두 12명 이내로 구성되며 변호사와 대학교수, 언론인 등 외부 인사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대법원은 위원장을 외부인으로 위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개선위원회는 ▲법원장 임기제 시행여부 ▲법조일원화에 따른 법관임용 절차 ▲지역법관제도 개선 ▲법관 인사권의 일부 이양 ▲법관근무평정제도 개선 ▲법관인사 이원화에 따른 대등재판부 확대 운영 방안 등을 각각 논의한다. 이들 위원의 활동을 돕기 위한 15명의 전문위원도 별도로 구성돼 자료 수집과 연구 검토 등을 진행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취임과 함께 평생법관제 정착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제도개선위원회에서는 이를 우선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관계자는 “양 대법원장 취임 이후 일련의 제도 개선은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분산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서 “사법행정권이 분산되고 대법원이 당분간 이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한나라당 쇄신기류는 ‘세나라’… 권력게임으로 치닫나

    한나라당 쇄신기류는 ‘세나라’… 권력게임으로 치닫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이 쇄신을 놓고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20~40대의 성난 민심이 고스란히 드러난 이상 다양한 쇄신론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쇄신 대상과 방법에 대한 이견, 정파 간 이해관계 때문에 쇄신론이 ‘권력 게임’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적 쇄신론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패배는 곧 지도부 교체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 한나라당의 상황은 다르다. 현 지도부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 때문에 인적 쇄신론이 크게 분출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는 이는 원희룡 최고위원이다. 그는 이미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이(친이명박)계의 지원을 받았지만 대표가 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에 판이 크게 흔들려야 자신의 공간이 넓어진다. 원 최고위원은 인적 쇄신을 주장하며 청와대와 당을 동시에 겨눈다. 그는 31일 최고위원회에서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보여 줄 것은 정치 변화이며, 중심은 청와대”라면서 “앞으로 청와대는 개편과 개혁에 대해 누적된 강도 높은 요구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더 이상 예의를 지키고 배려할 여유가 없다.”고도 했다. 이어 “국민의 목소리를 네거티브로 치부하고, 국민의 복지 요구를 색깔론으로 몰아간 당의 낡은 정치와도 단절해야 한다.”며 지도부 사퇴도 거듭 요구했다. 원 최고위원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이는 그동안 ‘정권 2인자’로 통했던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다. 이 전 장관은 최근 내곡동 대통령 사저 논란 때 “잘못 보필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한다.”며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직접 겨냥했다. 이어 보궐선거 패배 이후에는 “땅을 갈아엎어야 한다.”며 ‘객토(客土)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 최고위원의 뒤에는 이 전 장관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친박(친박근혜)계의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공천 개혁론 인적 쇄신을 먼저 외칠 것 같았던 소장파는 의외로 “지도부 교체는 실익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대신 공천 개혁을 주장한다. 여의도연구소장인 정두언 의원은 “선거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고, 지도부 사퇴가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기득권을 포기하고 신진 인사를 영입하는 등 새 피를 수혈해 당의 이미지와 내용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장파가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지 않는 것은 현재의 ‘홍준표 대표-황우여 원내대표 체제’가 자신들의 주도나 암묵적 협조 속에서 세워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장파 다수가 이미 지도부의 일원이 됐다. 대신 이들이 공천 개혁을 들고나온 것은 당장 내년 4월 총선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장파 대다수는 수도권 출신이어서 영남 중진의원 등을 대폭 물갈이해야 자신들의 입지와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 소장파가 “청와대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현 정권에 등을 돌린 수도권 민심에 부응하려면 청와대와 선명하게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정 의원 등이 연일 “박근혜 전 대표가 ‘부자 몸조심’ 자세에서 벗어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는데, 이 역시 총선에서 박 전 대표가 ‘바람막이’가 돼 주어야 당선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높아진다는 기대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정책 쇄신론 홍준표 대표는 정책과 당풍(黨風) 쇄신을 처방전으로 내놓고 있다. 그는 31일 쇄신·개혁 요구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천막당사 시절과 같은 파격적인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홍대 입구에서 대학생들과 ‘청년공감 타운미팅’을 가진 자리에서 “한나라당 의원의 23.1%가 판·검사 출신이라 내년에 (19대 총선 공천에서) 판·검사 출신을 대폭 줄이고 청년 비례대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중심이 돼 혁신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홍 대표는 원 최고위원의 ‘인적 쇄신론’을 제외한 모든 요구를 두루 수용하며 모든 정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공격하거나 두둔하는 일도 홍 대표가 직접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현 국면에서는 홍 대표와 박 전 대표의 입장이 잘 맞아떨어진다. 여전히 보수파를 껴안고 가야 하는 박 전 대표는 당장 대통령과 대립하며 권력투쟁의 한복판에 서기가 힘든 상황이다. 또 험악한 수도권 민심을 절감한 터라 중도층에 호소할 ‘카드’도 내놓아야 한다. 친박계는 정책 차별화를 최선의 카드로 꼽고 있다. 친박계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전면등장론’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당의 소중한 자산인데 전면에 나선 상태에서 당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삿대질을 한다면 총선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했다. 총선을 자기 주도로 치르려는 홍 대표와 총선보다 대선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박 전 대표가 당분한 한 배를 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한국경제 3중苦” 한은의 경고

    “한국경제 3중苦” 한은의 경고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가 경제활동 위축, 고물가 지속, 민간소비 위축 등 삼중고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부채, 집값 하락, 외국인투자자금 이탈 등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3대 요소로 꼽혔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유럽 국가채무위기의 확산과 주요 선진국 경기 부진 등 대외위험요인이 지속되면 국내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구조가 대외경제여건에 취약하고, 미국이 고용 부진과 주택경기 침체로 소비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유럽재정안정기금의 클라우스 리글링 CEO 같은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2~3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지난 3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GDP 성장률)은 3.4%로 2분기에 이어 2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년 역시 3%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와 전·월세 가격 급등으로 민간소비가 제약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가계부채는 증가세뿐 아니라 대출의 질도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채상환능력은 낮으면서 이자만 내는 ‘부채상환능력 취약대출’은 약 100만건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의 26.6%를 차지했다. 이 취약대출의 34.8%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로 소비자물가 역시 당분간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은 올해 4~9월의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지난해 10월~올해 3월에 비해 후퇴한 것으로 평가했다. 6개 부문 중 금융시장 안정성과 외환건전성 지표 등 2개 부문은 5분위에서 6분위로, 국내외 경제 상황은 6분위에서 7분위로 하락했다. 금융시스템 안정성은 0~10분위로 점수를 매기며 0분위에 가까울수록 안정성이 높다. 특히 한은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 향후 외화자금의 유출입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계부채뿐 아니라 수도권 집값이 단기간 급락하면 가계대출 부실화 위험이 높아지고 이로 인한 금융사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외환건전성부담금 제도와 같은 거시건전성 정책을 자본유출입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MB “민심수습 먼저”…임태희 실장 교체 수면 아래로

    “투표에서 드러난 민심 수습부터 먼저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와 관련한 청와대 인적쇄신 문제를 이렇게 정리하기로 했다고 최금락 홍보수석이 밝혔다. ‘문책’보다는 사태 수습이 먼저라는 이 대통령의 생각이 확고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청와대 문책론’의 핵심인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교체도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게 최 수석의 설명이다. ●與 소장파 任실장 교체 요구 부담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수석비서관들에게 비서진 개편보다는 재·보선 투표를 통해 드러난 민심을 정책에 반영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이날부터 매일 임 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2030 세대들과 공감할 수 있는 정책 방안과 경제위기에 대한 비상대책을 논의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이로써 임실장 사퇴를 둘러싼 논란도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크게 보면 ‘선(先) 민심 수습, 후(後) 인적 개편’의 수순으로 볼 수 있다. 결국은 임 실장의 퇴진이 ‘시간문제’로, 일단 물밑에 잠복했을 뿐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젊은 층은 ‘변화’를 요구했고, 이 대통령도 이런 요구를 감안해 이들 청년층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마련에 나섰는데, 정작 청와대 자체는 변화에 나서지 않고 민심을 외면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임 실장 체제의 유지를 원하는 반면 여전히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임 실장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것도 부담이다. ●“결국 교체수순 밟을 것” 전망도 이 대통령도 당장 임 실장을 대신할 적절한 후임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지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는 결국 교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후임자로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 대통령의 친구인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백용호 정책실장, 이동관 언론특보, 박형준 사회특보, 원세훈 국정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호주 가기 힘들어지나” 콴타스항공 직장폐쇄

    “호주 가기 힘들어지나” 콴타스항공 직장폐쇄

    호주 콴타스 항공을 이용하기가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항공정비사들까지 파업에 참여해 운항일정에 차질을 빚었던 콴타스 항공이 29일(현지시간) 직장폐쇄라는 강경 조치를 취했다. 콴타스 항공은 오는 31일부터 직장을 폐쇄하며, 그리니치표준시(GMT)로 29일 오전6시(호주시간 29일 오후4시) 부터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기 운항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콴타스 항공은 성명을 통해 “조종사, 기술자, 화물운송 및 음식제공 담당 직원들은 콴타스 운영에 필수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직장폐쇄로 인해 모든 항공기의 운항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콴타스 항공은 이어 “현재 비행 중인 항공기가 운항을 마치면 추가적인 운항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콴타스 항공은 “이번 조치로 사측은 매주 1천500만 호주달러의 수익 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약 7만 명의 승객들이 영향을 받고 운항도 600편 이상 취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깜짝 방문 박찬호 “국내서 뛰고 싶어”

    최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방출된 박찬호(38)가 한국시리즈 3차전이 벌어진 문학구장을 ‘깜짝 방문’했다. 박찬호는 이만수 SK 감독대행과 류중일 삼성 감독 등 야구 관계자들을 만나 인사를 전했다. 박찬호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미안하다. 오늘은 이야기하기가 조금 그렇다.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거부했다. 대신 홈 구단인 SK를 통해 “일본 일정이 끝났기 때문에 당연히 귀국해야 한다고 생각해 26일 한국에 들어왔다.”면서 “한국시리즈도 보고 싶었고 양팀 감독을 만나 인사를 드리고자 야구장에 왔다. 당분간 한국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박찬호는 이만수 SK 감독 대행에게는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대행은 박찬호와 20여 분간 대화를 나눈 뒤 취재진을 만나 박찬호와의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이 대행에 따르면 박찬호는 “국내에서 뛰고 싶은데 절차가 까다롭다.”며 아쉬워했다. 특히 “국가대표로 국위 선양도 했고 외환 위기 때 국민에게 힘을 드리기도 했다.”면서 “외국인 선수들도 1년 안에 바로 선수로 뛰는데 대한민국 사람인 내가 왜 바로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내가 국내에서 뛰면 관중도 많이 오고 많은 팬이 기뻐할 것”이라며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美 신용등급 강등 두달여만에… 코스피 1900선 귀환

    美 신용등급 강등 두달여만에… 코스피 1900선 귀환

    코스피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83일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으로 19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아직 개인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글로벌 경제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어 본격적인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7.73포인트(1.46%) 오른 1922.04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1900을 넘긴 것은 지난 8월 5일 1943.75를 기록한 후 83일 만이다. 이후 코스피는 미국신용등급 강등(8월 6일) 여파로 곤두박질쳤고, 지난달 26일에는 유럽 재정위기까지 겹치면서 연중 최저치인 1652.71포인트까지 폭락했다. 코스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유로존 불안이 점점 진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그간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6차 집행분 80억 유로 지원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 유럽중앙은행(ECB)의 확장적 통화정책 등을 해법으로 내놓아 급한 불을 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수 회복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투신권이 매수세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불안심리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코스피가 1800을 돌파한 후 연기금은 이날까지 1조 2585억원어치를 사들여 사실상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1조 7091억원어치를 내다팔았으며 투신도 405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1조 717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그간 팔아치운 금액을 감안하면 아직 본격적으로 돌아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이 주식을 산 시기는 주가가 폭락했던 7월부터 9월 중순까지였고, 오름세를 보인 9월 하순부터는 거의 팔고 있다.”며 “상승장에서도 물량을 내놓고 있는 것은 기관 등의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지수 상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받고 있는 업종은 전기전자(IT)와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등이다. IT업종의 경우 미국의 소비 시즌 진입과 반도체 산업 회복 기대 등으로 상승 동력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3분기 깜짝 실적과 함께 연일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으며, 100만원 재돌파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92만 4000원에 마감했다. 차·화·정은 중국이 긴축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부상 중이며, 특히 화학업종은 이날 3.86%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기대감은 다소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당분간 우리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둔화될 것을 감안한다면 화학과 정유가 주도주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으로 인해 지금처럼 IT업종과 자동차주가 지수를 이끌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7.10원 내린 1115.2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11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 진정 전망과 최근 우리 정부의 잇따른 통화스와프 체결 때문으로 보고 있으며, 다음 달에는 11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10·26 재·보궐 선거 바람이 잦아든 탓에 정치인 테마주는 ‘승자’와 ‘패자’ 할 것 없이 일제히 하락했다. 박원순 테마주로 분류되는 휘닉스컴과 코스닥시장의 안철수연구소가 가격제한폭(-15%)까지 곤두박질쳤고, 나경원 테마주로 꼽혔던 한창 역시 하한가를 기록했다. 또 다른 나경원 테마주인 오텍도 3.33% 하락한 채 마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저성장 터널 본격 진입

    저성장 터널 본격 진입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 이어 연속 3%대에 머무르며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지속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4.3%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은이 내놓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3분기 중 실질 GDP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와 동일한 수치로 지난 2009년 3분기 1.0%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지속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한 포럼에서 “(GDP가) 예상보다는 좀 낮았다.”면서 “설비투자가 늘지 않은 게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김 총재는 “8월 초에 미국의 신용도가 하락하고 자본시장이 불안정해지니 환율이 크게 상승했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서 수입이나 수출이 다 불안정해지고 이런저런 상황 때문에 우리 경제의 핵심이던 설비 투자 자체가 상당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도 한국경제와 관련해서는 “대외여건 악화로 내년 중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애초 전망치인 170억 달러보다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성장률은 내년에도 4%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전처럼 5~6% 수준으로 경제성장을 하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큰 변동성 없이 3% 후반에서 횡보하는 수준이 당분간 진행될 것”이라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7%로 추정한 바 있다. 삼성·LG경제연구소 등 민간연구소들도 3.6%로 보고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데다 내수도 큰 폭으로 늘긴 어렵기 때문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경찰 입으로 ‘조폭 부실 대응’ 밝힐까

    경찰이 지난 21일 인천 남동구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조직폭력배들의 유혈사태와 관련, 조직폭력 조직원 35명을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또 경찰관이 한 조직원을 붙잡고 있을 때 다른 조직원이 쫓아와 흉기를 휘둘렀다는 의혹과 달리 경찰차와 벽 사이로 피했던 조직원을 상대편 조직원들이 양쪽에서 막고 두 차례 찌른 사실도 조사결과 드러났다. 그러나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경찰들이 공포탄 발사 등 상황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사실도 속속 밝혀짐에 따라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경찰청 ‘조직폭력배 척결을 위한 수사본부’는 이르면 27일 관련자 검거 및 당시 상황 점검과 관련된 종합수사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를 분석, 조직폭력 크라운파 조직원 A(34)씨를 흉기로 찌른 신간석파 B(34)씨와 난투극에 가담한 양쪽 조직원 35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당시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 “확인 결과 경찰관이 붙잡고 있던 조직원을 다른 조직원이 쫓아와 찔렀는데 막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130명의 조직원 역시 민간인과 섞여 있어 인원수가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면서 “실제로는 절반 정도도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현오 경찰청장의 ‘조폭과의 전쟁’ 선포와 관련, 지방경찰청들의 조폭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됐다. 부산경찰청은 관할 폭력조직 23개파 397명과 추종 폭력배 297명을 중점 감시대상에 올려놓고 연말까지 불법행위에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전북경찰청도 전담수사체제를 구축하는 등 조폭 특별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조폭 간의 충돌이 예상될 때, 폭력배들의 경조사 모임 등의 현장에 출동할 경우 38구경 권총을 비롯해 고압전류 방전총인 테저건, 전기충격기, 가스총 등 모든 제압용 장비를 휴대하도록 했다. 현장에는 전담 형사팀을 3중 배치하고 필요하면 방범순찰대까지 동원할 방침이다. 또 예식장이나 장례식장 등 공공장소에서 집단 도열해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는 이른바 ‘굴신인사’, 문신노출, 위력과시 등도 경범죄로 단속하기로 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安의 정치적 멘토는 오바마?

    安의 정치적 멘토는 오바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스스로 선택한 정치적 멘토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안 원장이 24일 박원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에게 건넨 편지는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어머니 ‘로자 파크스’ 얘기로 시작한다. 1955년 12월 1일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사는 42세의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는 퇴근길 버스에서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몽고메리시 흑인들이 백인버스 탑승 거부운동을 벌인 끝에 이듬해 미 연방법원에서 인종차별, 인권탄압의 상징이던 흑백분리법에 대한 위헌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 로자 파크스 스토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2005년 이후 그의 연설에 숱하게 등장했다. 안 원장이 로자 파크스를 끄집어낸 것은 두 가지 의미로 읽힌다. 즉, ‘변화’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권력’이다. 일차적으로는 박 후보에게 사회 변화를 견인해 달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구원투수’의 의미지만, 한발 더 나아가면 차기 대선에서 오바마식 정치를 실천하는 ‘선발투수’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동안 안 원장의 ‘사회 변화 욕구’와 달리 ‘권력 의지’에는 의문부호가 찍혀 있었다. 지지율 50%의 안 원장이 지지율 5%에 불과한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했을 때 더욱 그랬다. 그러나 이날 지지 선언으로 이러한 의구심을 불식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이번 선거는 교수 또는 기업인 안철수와는 무관하다. 정치인 안철수에게 영향을 미친다.”면서 “박 후보에 대한 지원은 대선에 뜻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 후보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간 대결 구도에서 안 원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간 대선 전초전으로 변모하게 됐다. 특히 박 후보는 선거전 초반 우세를 중반 이후 까먹은 형국이었다. 안 원장의 지원을 등에 업고 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안철수 파괴력’을 다시 한번 공인받을 수 있다. 내년 대선 판도가 ‘박근혜 VS 안철수’라는 양강 구도로 갈 수 있는 길이 닦이는 셈이다. 김 평론가는 “안 원장은 이번 선거 이후에는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고 당분간 휴지기 내지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면서 “이는 박 후보가 지더라도 마찬가지다. 안 원장 입장에서는 흠집은 나겠지만 치명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원장 본인이 향후 대선을 꿈꾸고 있다면 너무 이른 때 등판했다.”면서 “냉혹한 정치권의 검증 과정이 본격화될 경우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인천 해상호텔 건립 10년 끌다 무산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영종도에 국내 최초로 추진됐던 해상호텔 건립이 결국 백지화됐다. 대형 건설사업을 진행하며 무리하게 민자유치에 매달리다 지역에 흉물만 남기고 만 것이다. 2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인천 중구는 2001년 을왕동 앞바다에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의 해상호텔을 짓도록 프랑스 투자법인 아키에스㈜에 허가권을 내주었다. 공유수면 21만 4400㎡를 매립해 카지노, 해상 수영장·연회장, 보트 정박시설 등 고급 해양레저시설을 갖춘 6성급 해상호텔을 짓는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아키에스는 사업비 4억 달러 가운데 3억 7000만 달러를 외자유치로 조달키로 했던 계획 등이 어긋나면서 첫 삽만 뜬 채 10년이 지나도록 공사를 진척시키지 못했다. 공사현장 사무실은 10년 동안 방치돼 있지만 이 일대에 대한 향후 정비계획이 없는 탓에 당분간은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남게 됐다. 아키에스는 그동안 공유수면 점용료를 제때 내지 못하는 등 계속 차질을 빚었지만 인천경제청은 지난 18일에야 업체 측에 최종적으로 사업승인 취소를 통보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아키에스가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사업승인 취소를 미뤘지만, 더 이상은 지연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허가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사업자가 정당한 사유없이 7년 이내에 준공을 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하도록 돼 있다. 그럼에도 관련 규정보다 3년이나 시간을 끌어온 데다, 결국 사업 백지화라는 결과를 얻게 된 만큼 관계당국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해당 부지는 용유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선녀바위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공사현장 사무실로 쓰였던 건물은 10년 가까이 방치돼 있고, 인근 지역도 각종 폐기물이 널려 있어 환경오염마저 우려되고 있다. 김정헌 인천시의원은 “사업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됐다면 규정대로 일찌감치 사업을 접도록 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라면서 “서둘러 주변 지역을 정비한 뒤 새 사업을 구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위키리크스, 돌연 휴업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당분간 ‘개점 휴업’을 선언했다. 위키리크스는 24일 “재정난 해결에 집중하기 위해 미국 외교 비밀문서 공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이날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자, 마스터카드, 웨스트유니언 등 미국 금융기관들이 지난해 12월 미 국무부 외교문서 25만건 공개 직후 온라인 기부금 결제와 거래 계좌를 봉쇄해 자금원의 95%가 끊겼다.”면서 “우리를 가로막는 세력과 맞서 싸우기 위해 공세적으로 자금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좌 봉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재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이트를 폐쇄할 수도 있다.”고 호소했다. 미 금융기관의 거래 중단 이후 위키리크스는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려 왔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계좌 봉쇄 이전에는 매달 10만 유로의 기부금이 들어왔으나 현재는 6000~7000유로로 뚝 떨어졌다. 최근 어산지에 관한 책 출간을 둘러싸고 계약 무효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변호사를 구할 돈이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급기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어산지 관련 수집품들을 경매에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경매사이트 이베이에는 어산지가 사용했던 노트북은 물론 지난해 12월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구금돼 있던 교도소에 몰래 반입됐던 커피 봉지가 어산지의 서명을 달고 경매 품목에 올라왔다. 올초에는 셔츠와 머그잔 등 기념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삼성-애플 특허戰 누가 이길까… 국내 특허전문가 10人에게 물어보니

    삼성-애플 특허戰 누가 이길까… 국내 특허전문가 10人에게 물어보니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에 한 치의 양보 없이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 특허전쟁’의 최종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국내 특허 관련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디자인 특허(애플)와 통신 특허(삼성)의 강점을 무기로 삼아 결국에는 합의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특허전이 어느 한쪽이 포기할 때까지 ‘사생결단’ 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당분간 두 회사가 지금처럼 협력과 대립을 병행하며 경쟁하는 ‘적과의 동침’을 이어 갈 것이란 예측이다. 23일 서울신문이 통신 분야 특허 전문 변리사와 변호사, 기업인, 학계 인사, 특허 관련 정부 부처 및 경제단체 관계자 등 10명을 긴급 인터뷰한 결과 ‘향후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9명이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측이 끝까지 특허전쟁을 치를 것’이라고 응답한 전문가는 1명에 그쳤다. 정보기술(IT) 분야의 글로벌 업체들 모두 자신들과 상대방이 보유한 특허들로 서로 뗄 수 없을 만큼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상태여서 양측이 극단적인 특허전을 치를 경우 양측 모두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합의 방식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양측이 서로의 특허를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지금까지의 전쟁을 끝낼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인 가운데, ‘애플은 삼성전자의 통신기술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제공하고 대신 삼성전자는 기존 제품의 디자인 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식으로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에서는 어느 쪽이 유리한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0%인 5명이 ‘애플’이라고 답했다. 삼성보다 6개월 이상 앞서 특허전을 준비해 온 만큼 삼성을 상대로 다양한 방식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박준석 서울대 법대 교수는 “애플은 삼성전자와 퀄컴 간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근거로 자사가 퀄컴 칩을 사용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특허권이 소진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러한 특허권 소진 원칙은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3명은 ‘디자인 특허 등은 애플이 유리하지만, 통신 특허 등은 삼성전자가 유리하다’고 답했다. 신대섭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시장과장은 “삼성전자는 통신기술 특허를 많이 확보해 왔고, 그동안 특허와 관련해 전략적으로 대비해 왔다.”면서 “반면 애플은 외부에서 부품과 기술을 구매하는 방식을 선택하면서 기술 특허 면에서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향후 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대부분인 8명이 ‘일부 협력, 일부 대립 등 적과의 동침’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로서는 최대 부품 고객인 애플을 놓칠 수 없고, 애플 입장에서도 삼성전자 외에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AP칩)을 공급받을 수 있는 대안이 마땅찮다는 점이 감안된 결과로 보인다. 이두걸·김승훈기자 douzirl@seoul.co.kr ●심층 인터뷰 참가 10인 명단 ▲박준석 서울대 법대 교수 ▲심영택 서울대 법대 교수 ▲윤두현 H&H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위은규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변리사 ▲성빈 태인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K로펌 특허전문 변호사 ▲김태윤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산업팀장 ▲성숙경 KT 특허담당 상무 ▲문삼섭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팀장 ▲신대섭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시장과장
  •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될 듯

    국내 시중은행장들은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당분간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21일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일부 은행장들이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효과 외에 주택공급 물량 축소, 소형주택 선호 등의 요인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 현상이 어느 정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은이 전했다. 참석자들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중소기업 대출 확대 추세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중기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2∼3년뒤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행장들은 또 “대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 자금 사정은 원활한 반면 영세업체들은 어려움이 지속되는 등 중소기업 간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문제에 대해 행장들은 “각 은행이 외화자금을 상당 규모 확보해두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채권발행 등을 통한 중장기 외화차입에는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협의회 시작에 앞서 김 총재는 “언론을 보니 한쪽에서는 ‘재스민 혁명’으로 경직된 나라가 자유화되고 있고, 한쪽에서는 ‘월가 점령 시위’로 너무 자유화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면서 “세계가 양극화가 없어지고 가운데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시신처리 어떻게 될까

    비참한 종말을 맞은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장례식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조사로 당분간 연기될 전망이다. 과도국가위원회(NTC)군의 즉결처형 의혹을 제기한 유엔인권위원회도 조사에 나설 수 있다. 당초 NTC는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에서 미스라타로 옮겨진 그의 시신을 부검한 뒤 21일(현지시간) 오후 비공개로 매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모하메드 사예 NTC 고위급 간부는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ICC가 서류작업을 위해 리비아를 방문할 것”이라면서 “장례식이 치러지기 전까지 카다피의 시신은 미스라타에 보관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아 내무장관도 이날 “카다피 장례식과 관련해 장소와 시간 등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다피의 장례가 반정부군의 상징적인 도시인 미스라타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김승현 코트복귀 무산

    김승현 코트복귀 무산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의 보수조정 결과에 승복하지 않아 임의탈퇴 공시된 프로농구 선수 김승현(33·오리온스)씨가 가처분 신청에 져 당분간 코트에 복귀하기 어려워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 최성준)는 20일 김씨가 KBL을 상대로 낸 임의탈퇴선수 공시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선수 보수를 일정 범위 내로 제한하는 KBL 규약은 경기력 균형을 유지하게 해 대중의 흥미를 이끌어 냄으로써 프로농구리그의 존립과 안정적 운영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며 “보수 제한을 두지 않으면 경기력이 구단의 재정 능력에 의해 결정돼 리그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으므로 제한 규정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열린세상] 직장, 희망 그리고 주머니를 향한 절규/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직장, 희망 그리고 주머니를 향한 절규/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애플 신화를 만든 스티브 잡스의 충격적인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는 가슴 아픈 유머가 등장했다. “10년 전에는 스티브 잡스(Steve Jobs), 코미디언 밥 호프(Bob Hope), 그리고 가수 조니 캐시(Johnny Cash)가 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직장(Jobs)도, 희망(Hope)도, 돈(Cash)도 없다.”는 탄식이다. 이미 고인이 된 세 사람의 독특한 이름을 빗대어 젊은이들의 좌절과 상실감을 뼈아픈 한마디에 담았다. ‘월가를 정복하자’며 미국의 젊은이들이 거리에 나섰다. 금융위기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탐욕스러운 보너스 잔치를 벌이자 젊은이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정의에 목마른 젊은이들이 느끼는 배신감이 클 수밖에 없다. 불만의 목소리에는 날이 서 있다. 점령(occupy)이라는 슬로건도 도발적이다. 전략적으로 99대1로 피아(彼我)를 구분해 잠재적인 폭발력을 극대화했다. 세계 금융권의 심장부인 뉴욕에서 시작된 시위는 사회연결망을 타고 80여개국으로 확산되었다. 거리시위의 열기는 당분간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취업난으로 인한 젊은이들의 절망감과 상대적 박탈감이 폭약이었다. 공적자금을 수혈받아 구사일생한 금융권의 이중성에 대한 분노가 폭약에 기름을 붓고 불씨를 댕긴 꼴이다. 사회적 책임과 고통 분담에는 소극적이면서도 자신의 이익에는 극도로 탐욕스러운 모습에 뿔이 난 것이다. 공정과 변화를 요구하며 거리에 나선 젊은이들의 외침은 순식간에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부상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묘수를 찾아 헤매던 국가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취업난과 경기침체로 희망의 불씨를 살리지 못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진 자의 사회적 책임과 고통 분담에 대한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발을 동동거리며 취업문을 두드리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인생의 쓴 맛을 보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 직장인들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실업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자녀들이 커가면서 씀씀이는 커지고 살림살이는 하루가 다르게 팍팍해진다. 늘어나는 가계부채로 한숨 쉬는 가정도 많아졌다. 더 큰 문제는 나아질 기미를 좀처럼 찾지 못하는 희망 상실증이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정치권 로비와 특혜시비 속에서 불공정 관행과 양극화 현상을 체감하는 국민은 맥이 풀려 주저앉는다. 최근 금융권의 자성과 함께 따뜻한 금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정과 배려에 소극적인 기업과 금융권을 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며칠 전에는 음식점 주인들이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형마트에 비해 턱없이 높은 불공정한 신용카드 수수료에 대한 불만을 성토하는 자리였다. 정확한 원가계산 없이 부가되는 각종 금융수수료에 대한 불만도 거세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땅 짚고 헤엄치는 수수료 장사에 열중한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사회적 정서를 반영해 최근 기업이나 금융권도 배려와 나눔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노력해 보지만 아직도 멀었다. 재벌 총수도 사재를 출연해서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따뜻한 진정성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자본주의 4.0 주장에 대한 공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자본주의로의 진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경쟁과 혁신이라는 세로축에 공생과 동반성장이라는 가로축을 엮어서 새로운 경제생태계를 만들라는 시대적 요구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배려와 나눔을 찾는 과정을 미움과 분노의 방정식이 아닌, 희망과 배려의 방정식으로 풀어야 한다. 이제 정치권과 정부도 제대로 나서야 한다. 젊은이의 좌절과 서민의 절망을 풀어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표 계산을 위한 장밋빛 약속이나 무책임한 반짝 정책은 아니함만 못하다. 희망의 불씨가 완전히 꺼질까 걱정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사회가 상생적 경제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직장과 희망 그리고 주머니 사정이 좋아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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