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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희상 의장, 오신환 사개특위 ‘사보임’ 허가

    문희상 의장, 오신환 사개특위 ‘사보임’ 허가

    문희상 국회의장이 25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교체) 신청을 허가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사개특위 위원을 오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내용의 사보임 신청서를 팩스로 국회에 제출했으며, 병원에 입원 중인 문 의장은 이를 검토해 허가 결정을 내렸다. 문 의장은 앞서 국회법과 국회 관례에 따라 사보임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으며,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소속 의원 사보임 신청을 불허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항의 방문에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한 문 의장은 불가피하게 병상에서 사보임 신청을 결재했고, 당분간 건강 상태를 지켜보며 병원에 머무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오신환 사보임’ 충돌… 난장판 패스트트랙

    유승민계 반발… 바른미래 분당 조짐 문 의장은 오늘 사보임 허가할 듯 한국당, 회의장 점거 장외투쟁 총력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의 열쇠를 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을 교체하려는 바른미래당 지도부 결정에 바른정당계가 집단 반발했다. 유승민 의원 등이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면서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의 분당 수순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24일 사개특위 간사로 선거제 등의 패스트트랙 처리에 반대 의사를 밝힌 오 의원을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채 의원은 “김관영 원내대표가 오 의원 사임에 대한 결정은 내렸다”며 “내게 오 의원을 대신해 사개특위에 들어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패스트트랙의 ‘키’인 오 의원을 교체하면서 여야 4당은 25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으로 관련 법안을 지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쯤 오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의 상임위원회 사보임을 요청하는 경우 불허한 사례가 거의 없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번 사보임도 허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정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한 채 장외투쟁을 이어갈 방침이어서 당분간 정국은 대결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김현아 원내부대변인은 “‘50%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석패율제’란 제도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고 국민과 국회의원조차 이해할 수 없는 개악”이라며 “패스트트랙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페스트’(흑사병)가 됐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오 의원과 한국당의 반발에도 바른미래당은 당 관계자를 국회 의사과에 보내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 신청서를 접수하려 했지만 바른정당계인 유승민, 유의동 의원 등에 막혀 신청서를 접수하지 못했다. 오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어떤 의도로 당을 분탕질하고 있는 것인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앞서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소신을 지키기 위해 공수처 설치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법안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려면 각각 18명인 정개특위, 사개특위에서 재적 위원 5분의 3(1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여야 4당은 선거제 개혁안 등을 묶어 25일까지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에 태우기로 합의했다. 한국당은 문 의장을 항의 방문한 데 이어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여야 4당의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이틀째 국회 철야농성을 이어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법정에 선 북한 대사관 습격 크리스토퍼 안, 몇 가지 드러난 사실

    법정에 선 북한 대사관 습격 크리스토퍼 안, 몇 가지 드러난 사실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반북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 회원 가운데 유일하게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38)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에 위치한 에드워드 로이벌 연방빌딩 690호 법정에 섰다. 연합뉴스 특파원에 따르면 2차 심리가 진행된 법정 안에는 그의 어머니를 비롯한 한국계 중년여성들과 젊은 남성 몇몇이 눈에 띄었다. 습격을 주도한 에이드리언 홍 창에 견줘 미군 해병대 출신의 한국계 미국인이란 점 외에는 전혀 알려진 게 없었던 크리스토퍼 안이 노란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서자 방청석에 앉아 있던 가족과 친지로 보이는 30여명과 눈빛을 교환하느라 바빴고,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판사와 변호사, 검사 모두 ‘미스터 안’으로 지칭했다. 풍채 좋은 동양계로 보이는 크리스토퍼 안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별다른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보석 심리와 관련해서는 변호인에게 뭔가 미진한 듯한 내용을 더 말해달라며 숙의를 거듭하기도 했다. 켈리 스틸 변호사가 소개한 그의 이력 가운데 자유조선 조직원과 연관 지을 만한 것이 전혀 없었다. LA에서 태어난 안은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가데나와 다이아몬드바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UC 어바인 졸업 후 버지니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딴 것으로 알려졌다. 열일곱 살에 아버지를 여읜 그는 투병 중인 어머니와 90대 중반의 할머니를 봉양해왔다고 변호인은 주장했다. 2017년에 결혼해 자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 변호사는 “그는 안정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라면서 교회 활동 등 유대관계를 유지해왔으며 문제가 될 만한 일을 벌인 적도 없다고 했다. 가족 중에는 연방 법무부에서 일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검찰은 그를 체포·수색하는 과정에 불법 총기류가 나왔고 대사관 습격 사건에도 명백히 가담한 사진 등 증거자료가 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그가 도주할 의사가 없고 여권을 회수한 상태에서 가택연금해도 좋으니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에이드리언 홍 창의 변호인인 리 월로스키 변호사는 “크리스토퍼 안은 미국의 영웅으로 구금시설보다 훨씬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죄의 심각성과 국제적인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며 보석 요청을 기각했다. 가족은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의 코멘트 요청을 한사코 거부했다. 그가 자유조선의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과 어떤 관계인지, 대사관 습격 사건에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는 이날 공판 과정에 언급되지 않았다. 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피신시키는 과정에 안내책을 맡았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검찰이나 변호인 어느 쪽도 이를 설명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2015년 이후 크리스토퍼 안의 행적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가족과 함께 살지 않은 흔적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크리스토퍼 안은 당분간 구금 상태에서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받게 돼 그의 역할이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충격 최소화 주력하라

    미국이 한국ㆍ일본 등 8개국에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예외 조치 종료를 그제 발표하자 국제 유가가 3% 안팎 급등하는 등 ‘이란발 쇼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이란 핵협정을 탈퇴한 미국은 11월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석유시장의 원활한 공급 등을 이유로 8개국에 대해 180일간 예외를 뒀다. 이 조치가 연장되지 않음에 따라 다음달 2일부터 모든 나라가 이란산 석유 수입을 전면 중단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제재 대상이 된다. 이란산 원유 수출 봉쇄로 국제 원유시장의 공급 감소에 대한 불안이 제기되면서 가뜩이나 오름세인 국제 유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그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해 10월 말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이 그 이상으로 보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오는 6월까지 감산 조치를 시행 중인 산유국들이 얼마나 호응할지 미지수인 만큼 국제 유가 상승에 대한 염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유를 100% 수입하는 우리로선 경제에 직격탄이 된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예외 조치가 한시적이란 점을 감안해 국내 정유업계가 수입처 다변화 등 대응책을 어느 정도 마련해 왔기 때문에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에 따른 대규모 수급 차질 파동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국내에 수입된 이란산 원유의 비중은 2017년 13.2%에서 미국이 제재를 복원한 지난해에는 5.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이 선호하는 저가의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다른 지역 제품으로 대체하면 원유 도입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성 저하는 피하기 어렵다고 하니 걱정이다. 정부와 업계가 긴밀히 협력해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심재철 “21살 청년의 자필진술서 민주인사 77명을 겨눈 칼이 되었다”

    심재철 “21살 청년의 자필진술서 민주인사 77명을 겨눈 칼이 되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TV에 출연해 1980년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1980년 계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심 의원에 대한 재심에서 수원지법 안양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소영)는 23일 무죄를 선고했다. 심 의원은 징역형을 선고받은지 39년만이다. 심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있던 지난 1980년 4월 학내 시위를 벌이다 숨진 고 김상진 열사 추도식을 거행하면서 비상계엄 해제, 유신잔당 퇴진 등 구호를 외친 혐의 등으로 군법회의에 넘겨졌다. 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 유 이사장이 지난 20일 KBS 2TV ‘대화의 희열’에 출연해 1980년 당시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미화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글과 함께 판결문 증거요지를 참조로 덧붙였다. 심 의원은 “1980년 (유 이사장이) 합수부에서 쓴 A4 용지 90쪽 분량에 이르는 상세한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진술서는 사실상 그가 진술서에서 언급한 77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공동피의자 24인에 포함되는 등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핵심 증거로 활용됐다”며 “유시민의 진술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판결문에서 증거의 요지로 판시됐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자신의 재판에 핵심 증거물로 제출돼 유죄 선고 증거로 채택됐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이러한 진술서에 대해 유 이사장은 방송에서 ‘진술서 용지에 하루에 100장을 쓴 적이 있다…(중략)…안 맞으려고.어떻게든 늘여야 하잖아,분량을’이라고 하는 등 우스개마냥 이야기했다”며 “예능 화법으로 역사적 진실이 뒤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시대에 대한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시민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서는 안된다”며 “자신의 왜곡 발언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심재철 의원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유시민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서는 안된다 4월 20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KBS-2TV <대화의 희열>에 출연해 1980년 서울의 봄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왜곡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TV에서 “누구를 붙잡는데 필요한 정보 이런 것은 노출 안시키고 우리 학생회 말고 다른 비밀조직은 노출 안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걸로” 진술했다고 합리화 했지만 1980년 합수부에서 쓴 A4 용지 90쪽 분량에 이르는 그의 상세한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진술서는 사실상 그가 진술서에서 언급한 77명의 민주화 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되었고, 그 중 3명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의 공동피의자 24인에 포함되는 등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핵심 증거로 활용되었다. 유시민은 군검찰에 임의진술 형식으로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한 뒤 불기소로 풀려났지만 검찰관이 작성한 그의 참고인 진술조서는 공소유지를 위한 검찰의 핵심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되었고 유시민의 진술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판결문에서 ‘증거의 요지’로 판시되었다. 본 의원이 체포되기 3주 전인 1980년 6월 11일과 12일자로 최종 정리된 유시민의 합수부 제출 자필 진술서(001168-001257쪽)에는 77명의 이름이 구체적인 행동과 함께 적시되었다. 곧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서울지역 학생회장단 22명, 총장 등 서울대 보직교수 6명, 서울대 학생운동권 40명의 행적, 민청협(신군부가 김대중 산하단체로 기소함) 회장 이해찬 등 복학생 8명, 해직언론인 1명의 이름이 혐의내용과 함께 상세하게 기술되었고 결국 당사자에게는 또 다른 칼로 겨눠지게 되었다. 유시민의 진술서는 1980년 2월부터 5월까지 서울대 핵심 운동권의 동향, ‘김대중과 관계한다는 이해찬’을 중심으로 한 복학생들의 시위 교사 정황, 서울시 22개 학생회장단, 사북탄광 실태조사, 외부 해직기자들과의 연대까지 일지처럼 상세하게 9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유시민은 자신의 자백 진술서에 77명의 이름과 행적을 적시함으로써 계엄당국은 사태 처음부터 서울대 등 당시 학원 상황과 학원관련 외부 움직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카드를 쥐게 되었다. 이처럼 상세한 진술서에 대해 유시민은 방송에서 “진술서 용지에 하루에 100장 쓴 적이 있어요. 편지지처럼 줄 쭉쭉 그어져있는 진술서 있죠. 거기에 볼펜으로 100장을 쓴 적이 있어요. 안 맞을려고. 어떻게든 늘여야 되잖아 분량을”이라고 등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우스개마냥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의 지나치게 상세한 진술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가급적 숨기려했던 다른 관련자들에게는 무시무시한 공포가 되었다. 수사당국이 이미 알고 있는데도 이를 알 리 없는 피체(被逮)자들은 하나라도 숨기려 했다가 곧바로 폭력의 세례 앞에 발가벗겨져야 했다. 실제 그의 진술서에는 ‘4월 11일 시국성토대회를 한다고 마이크를 접수하려던 복학생이 민청협회장이자 김대중씨와 관계한다고 소문이 돌던 이해찬(001180쪽), 복학생들이 5월 2일부터는 교내시위를 벌이면서 비상계엄문제를 이슈화하라고 지시했고(001196쪽), 사북사태보고서는 복학생 황광우가 조사반으로 현지에 다녀왔으며(001249쪽)’ 등을 비롯해,‘5월 14일 심재철이 광화문으로 가두시위 할 것을 결정 발표하고 저는(유시민은) 목이 쉬어 학생들 지휘할 생각을 포기하고 학생들 틈에 섞여 있었으며(001230쪽), ’5월 15일 12시 심재철의 지시에 따라 5천명이 모인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저는 사회를 보았는데 강경론과 온건론이 대립하여 서로 양보할 기미가 없었으므로 저는 중립을 지켰고(001232쪽)’등의 내용이 상술되었다. 검찰과 경찰에겐 상세 지도나 다름없는 유시민의 진술서는 본 의원을 기소할 때도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물로 재판부에 제출되었고(검찰 증거목록 정수 1582~1583), 유시민이 ‘심재철에 대한 내란음모 등 피의사건에 관하여 임의로 진술하겠다’고 작성한 8월 12일자 검찰관 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는 본 의원의 유죄선고 증거로 채택되었고(정수 1354~1364), 검찰의 공소사실이 전부 유죄로 인정된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판결문에도 유시민의 진술은 ‘증거의 요지’로 판시되었다.(1심 판결문 160쪽 내지 162쪽) 1980년 서울역 시위대 해산 과정도 유시민의 행동이 미화되는 소재로 왜곡되어서는 안된다. 예능 화법으로 역사적 진실이 뒤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시대에 대한 폄훼이다.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광장 시위에 대해서도 유시민은 자신이 진술서에서 언급한 사실과 다르게 진실을 왜곡하고 자신의 행적을 대중의 입맛에 맞게 왜곡 미화했다. 유시민은 TV에서 “버스위에 올라가서 해산하면 안된다고 얘기를 하래요. 그래서 내가 올라가서 그 얘기를 했어요”라며 자신이 해산이 아닌 진군을 주장한 것처럼 했다는데 이것은 진실을 왜곡한 것이다. 실제 유시민은 진술서에서 5월 15일 서울역으로 진출하기 직전인 낮 12시 교내시위 때 ‘강경론(교외진출 주장)과 온건론(당분간 교내투쟁 주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자신은 ‘중립을 지켰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후 학생회장단의 서울역 해산 결정이 내려지자 자신은 안도했다고도 말한 바 있다. 그랬던 유시민이 학생들에게 ‘해산불가’를 선동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당시 서울역 광장에 마이크 시설이라고는 이수성 서울대 학생처장의 주선으로 확보한 마이크로버스 한 대에 달린 소형 확성기 뿐으로 당시 마이크를 쥔 사람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이던 본 의원뿐이었다. 그 마이크로 버스 안에서 서울지역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모여 해산과 진군 여부를 결정했던 것이다. 유시민 역시 진술서에 “심재철은 다음 단계의 행동은 오늘(5월 15일) 저녁 22:00시 고대에서 총학생회장단 회의를 열어 결정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 발표할 때 발판으로 이용된 것은 서울대학교의 마이크로버스였으며 이 마이크로버스에 방송기재를 싣고 갔습니다.”(001235쪽)라고 썼다. 역사는 예능이 아니다. 1980년 서울의 봄에서 39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역사적 진실은 은폐되지 않는다. 본 의원은 1997년 5.18광주민주화유공자보상위원회 결정으로 유공자 무상의료보험증이 발급되었지만 곧바로 반납했고 보훈처에 유공자 등록도 하지 않았다. 당시 민주화투쟁은 학생의 당연한 행동이었기에 국가에 공을 세웠다고 대우해달라고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 의원은 유시민이 이해찬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있던 1988년의 국회5·18민주화운동청문회 때는 80년 유시민 진술서의 내용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1995년 전두환내란음모사건 고발인 진술서를 작성할 때 비로소 80년 유시민 진술서의 내용을 알 수 있었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2016년 총선 때는 유시민이 본 의원의 지역구에까지 와서 정의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본 의원을 허위사실로 비방하고 유투브로 낙선운동을 했을 때도 침묵했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마저 거짓을 역사적 사실로 왜곡하는 모습을 보고 진실을 공개하기로 했다. 유시민 위원장이 TV연예프로그램을 통해 80년 상황을 왜곡하고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미화시키는 것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다. 역사는 후세에 전하는 현 시대의 기록이다. 개인적인 유불리 잣대로 진실을 거짓으로 왜곡하고 거짓을 진실로 위장하는 것은 역사 앞에 누를 범하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떤 입장이 각광을 받는다고 당시 있었던 사실 자체가 달라질 수는 없다. 21살 재기 넘치는 청년의 90쪽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되었고 이 중 3명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 24인 피의자가 된 진실을 감추고 자신의 문재(文才)를 확인하는 집필 계기가 되었다며 자랑스러워하는 유시민씨는 자신의 왜곡발언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39년 전 자신의 자백 진술서가 검찰이 본 의원을 기소한 핵심 증거였고 자신의 검찰관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로 운동권 선후배들이 고통당하게 된 신군부의 촘촘한 포획망이 되었음을 유시민 이사장은 지금이라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2019. 4. 22. 국회의원 심 재 철   <참조>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판결문에 증거의 요지로 판시된 유시민   공소사실이 100% 유죄로 인용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1,2심 판결문의 증거의 요지로 유시민의 이름이 판시되었다.  증거의 요지 (중략) 검찰관 작성의 한**, 김**, 홍**, 함**, 강**, 김**, 채**, 조**, 조**, 박**, 최**, 금**, 이**, 유시민, 박**, 이**, 조**, 이**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 기재부분.(중략) 등을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 김대중, 문**, 이**, 조**, 설*, 서** 및 김**에 대한 판시 각 전과 외 점은 위 피고인들의 이 법정에서의 각 해당판시 전과에 부합하는 진술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건 판시 사실은 증명이 충분하다. (1심 판결문 160쪽 내지 162쪽)   2. 검찰참고인진술조서를 작성하고 불기소로 풀려난 유시민 유시민은 980년 8월 12일 심재철에 대한 내란음모 피의사건에 대해 검찰관 참고인자격으로 수도군단계엄보통군법회의검찰부에 임의로 진술한 참고인 진술조서 작성후 불기소로 석방되었다. 본 의원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피의자 중 유일하게 김대중씨나 김대중씨 측근에게 금품을 수수했다는 법정 진술을 한 적이 없었으며 이는 공판조서에서도 확인된다. 본인이 수배 중 계엄사 합수부에서 발표한 중간수사결과에서 언급된 백만원 수수는 김대중씨 최측근의 허위자백(김xx씨 검찰 참고인 진술조서)(김xx씨 합수부 진술조서)임이 확인되어 공소사실에 빠졌지만, 유시민은 추가로 김대중씨가 본인에게 20만원을 교부했다는 검찰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하고 불기소로 풀려났다. 유시민: 저는 앞에서 진술한 바와 같이 19:00경 청원중국음식점에 가기위하여 먼저 출발하였기 때문에 잘 모르겠으나 나중에 들으니 김대중이 함석헌과 함께 참석하여 조위금 20만원을 심재철에 교부하고 조사를 하였으며 학생들이 이 ‘김대중만세’등의 구호를 외치며 상당히 과열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하였습니다.(유시민 검찰 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 1980.8.12)) 1980년 4월 11일 고 김상진 열사 추모식에서 본인이 김대중씨에게 받은 조위금 20만원 자기앞 수표는 다음날 학생회 총무가 은행에 입금후 인출해 농대학생회를 통해 김상진열사 유족에게 전달되었던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본인과 김대중씨의 공판조서에도 명백히 명시되어 있다. 본인은 공판중 추도식에서 ‘김상진열사 어머니가 소개되었다’ ‘장례금으로 수령했다고’ 진술했고 김대중씨 역시 ‘유족이 있어서 20만원을 조의금으로’ 줬다고 법정 진술을 한다.(심재철 1심 6차 공판조서 001601-1602쪽)(김대중 1심 14차 공판조서 002364~002365쪽)   3. 서울역 시위 해산과 진군에 대한 유시민 진술의 허구성 유시민의 진술서에는 유시민은 진군을 주장하는 학생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본인이 중립이었고 교문밖 시위를 주장하는 강경파와 복학생들에게 휘말리지 않으려 노력한 온건파 중립이었다고 기술했다. 저는(유시민은) 학생들 지휘할 생각을 포기하고 학생들틈에 섞여있었고(001230쪽)21:30분이 다가오자 초조해졌고 학생들을 해산시킬일이 걱정되었던참에 경찰저지선에서 지휘하시는 분이 서울대 정문에 오시던분이어서 제가 손을 흔들며 달려가서 인사를 드리고 22:00까지 해산시킬테니까 페퍼포그를 쏘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리자 응낙해주셨고 저는 정확히 22:05에 학생들을 해산시켰습니다.(001232쪽) 5월 15일 12시 심재철의 지시에 따라 5천명이 모인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저는 사회를 보았는데 강경론과 온건론이 대립하여 서로 양보할 기미가 없었으므로 저는 중립을 지켰습니다.(001232쪽) 학생처장 이수성교수는 저에게 ‘자꾸 강경파에게 밀리지 말고 소신껏 학생들의 피를 흘리지말고 활동하라’고 말하였습니다.(001238쪽) 5월 17일 복학생 김병곤이 저를 찾아와 가두시위를 말해 저는 제가 결정할 일도 아니고 심재철에게 이야기해 보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001240쪽)   4. 5월 17일 수배중인 본 의원의 행선지를 합수부에 밝힌 유시민 5월 17일 18시 25분경 이대 쪽에서 익명의 학생이 총학생회장단 검거소식을 알리고 19시 10분경에 학생활동위원장이 전화해 자신은 이대에서 도망쳐왔는데 심재철의 검거소식은 알 수 없다고 말하고(001243쪽), 19:30분경 심재철로부터 무사히 빠져나와 노량진에 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001244쪽)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安, 손학규 사퇴 사실상 지지… 바른미래 자강론 현실화되나

    安, 손학규 사퇴 사실상 지지… 바른미래 자강론 현실화되나

    독일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의견에 사실상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안 전 의원까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안 전 의원과 유승민 의원을 앞세운 ‘바른미래당 자강론’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안 전 의원 측근으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당내 상황이 어렵고 복잡해서 지난 토요일(20일) 안 전 의원과 통화를 했는데 본인은 한국 정치 상황을 잘 모르니 현장에 있는 분들이 함께 의논하고 지혜를 모아서 잘 판단해 달라는 얘기가 있었고, 바른미래당의 통합정신이 훼손돼선 안 된다, 지금은 어렵지만 한국정치를 바꾸기 위한 소중한 정당이라는 의견을 줬다”고 말했다. 안철수계 인사들이 지난 18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손 대표 자진사퇴’로 의견을 모은 가운데 안 전 의원이 ‘현장에서 잘 판단해 달라’는 발언을 한 건 지도부 교체 필요성에 뜻을 함께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현시점에 통합정신을 강조한 것은 바른미래당 창당 주역인 자신이 손 대표 사퇴 후 직접 등판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이 의원은 “지난 창원 성산 보궐선거 참패는 손 대표가 당을 이끌면서 당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한 것이 누적돼 나타난 결과이기 때문에 이대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며 “위기 돌파를 위해선 통합정신의 복원이 필요하고 안철수·유승민 두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했다. 안 전 의원과 유 의원의 재등판을 통한 자강론에 힘이 실리면서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의 보수통합설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지금은 다른 당과의 통합을 논할 때가 아니라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할 때”라며 “일단 힘을 키워 놔야 총선 후보를 낼 수 있고 향후 정계개편 국면에서도 바른미래당이 중심에 설 수 있다”고 했다. 앞서 19일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총선 전에는 한국당과 함께한다는 것을 확실히 약속하겠다. 가능하면 (바른미래당의)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하자 하태경 최고위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 의원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그럴 사람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 출신인 하 최고위원이 이 의원과 선을 그은 건 안철수·유승민 ‘투톱’ 재등판에 기대를 걸고 있는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박한별 공식입장, ‘버닝썬 사건’ 관련 남편에 “당분간 휴식기”

    박한별 공식입장, ‘버닝썬 사건’ 관련 남편에 “당분간 휴식기”

    박한별 공식입장이 전해졌다. 배우 박한별이 MBC 주말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촬영을 끝까지 마치면서 당분간 휴식기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했다. 22일 박한별의 소속사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는 “박한별이 어제(21일) ‘슬플 때 사랑한다’ 촬영을 종료했다”며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박한별은 드라마 종료 후 특별한 추가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박한별은 남편인 유리홀딩스 유모 전 대표가 가수 승리와 함께 ‘버닝썬 사건’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2017년 11월 드라마 ‘보그맘’ 출연 중 혼인신고와 함께 임신 소식을 전한 그는 지난해 4월 아들을 낳은 후 2년 여 만인 올해 2월 ‘슬플 때 사랑한다’로 복귀했으나 복귀와 맞물린 남편 관련 사건으로 방송 시작 직후부터 하차 요구가 쏟아졌다. 이에 그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입장과 합께 드라마를 끝까지 마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한별은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의 과거의 일들을 나와 무관하다며 분리시킬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떠한 말씀을 드리기가 너무나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며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 모든 시련을 저희 가족이 바른길로 갈수 있게 인도하는 과정이라 받아들인다. 이 드라마를 잘 마무리한 후 저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한 사람의 아내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안철수 “통합정신 훼손 안 된다”…바른미래당 내홍 사태 우려

    안철수 “통합정신 훼손 안 된다”…바른미래당 내홍 사태 우려

    독일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바른미래당 내홍 사태에 대해 “당의 통합 정신이 훼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같은 당의 이태규 의원이 전했다. 안 전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21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안 전 의원의 말을 전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안 전 의원은 “당이 지금은 어렵지만 한국 정치를 바꾸려는 소중한 정당”이라면서 “(내가) 한국 정치 상황을 잘 모르니까 현장에 있는 분들이 함께 의논하고 지혜를 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최근 당내 상황이 어렵고 복잡해 지난 20일 제가 (안 전 의원과) 통화했으며, 그때 (안 전 의원이)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었다”면서 “당분간 국내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더 공부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안 전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패배한 뒤 같은 해 9월 1년 일정으로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이 의원은 또 당내에서 불거지는 손학규 대표 사퇴론에 대해 “당의 새로운 전기가 필요하다고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에 손 대표뿐 아니라 당 지도부 전체가 결단을 내리는 것이 맞다”면서 “손 대표가 새로운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 당내 공감대를 만들든지, 결단을 내리든지, 아니면 전체 당원의 재신임을 묻든지 해서 정도를 걷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날 손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는다. 바른미래당이 제대로 살아야 중도개혁과 정치 통합의 길이 열리고 그래서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하리라는 믿음 하나 때문에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면서 대표직 사퇴론을 일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협상대표 교체 전술/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협상대표 교체 전술/황성기 논설위원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교섭이 정체에 빠져있던 지난해 11월 무렵이다. 국내 싱크탱크의 세미나에서 미국의 ‘김영철 교체론’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참석자가 미국 요구대로 북한은 대표 격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참석자는 미국은 국무부 대 북한 외무성 간 정상 교섭을 원하는데 통일전선부장을 겸하는 강경론자 김 부위원장은 북측 대표로는 적합하지 않고, 미국이 불편해하는 만큼 리용호 외무상으로의 교체가 맞다는 논리를 세웠다. 그러자 전직 통일부 장관인 참석자가 반박했다. 그는 리용호보다는 김영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근거리에 있고, 대미 협상에 임하는 김 위원장의 속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섣부른 교체는 북미 교섭에 장애가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국의 대표 선수 교체 요구를 일축했고, 그 이후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 파트로 김영철은 건재했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대북 대표 교체를 요구했지만 폼페이오 본인이 “협상팀 교체는 없다”고 응수함으로써 작은 소동은 일단락됐다. ‘폼페이오 교체론’은 북한의 최상위 대외 메시지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성명보다 한참 격이 낮은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의 기자 문답에서 나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폼페이오를 배제하지 않으면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는 불퇴전의 요구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남북 대화에서 ‘협상대표 교체 전술’을 구사했다. 상황이 불리해지면 자국 대표를 전격 교체하는 것이다. 정세현 전 장관의 회고. 2004년 2월 장관급회담 때 북측 단장 김령성 내각 참사가 남측 단장인 정 장관에게 금강산에 온 남한 사람들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끈다’고 말하고 다닌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정 장관은 김 단장에게 대북 쌀·비료 지원에 반대하는 한나라당을 설득할 때 논리가 ‘쌀·비료를 줘야 북을 개혁개방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게 잘못이라면 당신이 한나라당을 직접 설득하라’고 말했다. 아무런 대꾸도 못 하고 북으로 귀환한 김 단장은 경질됐고, 대신 권호웅 참사가 단장이 됐다. 청와대는 21일 4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가 상대가 요구한다고 해서 대표를 바꾸거나 스스로가 ‘협상대표 교체 전술’을 구사할 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끝나면 남북 정상이 조속히 만나야 한다. 그를 동력 삼아 북미 3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길을 남북미가 찾아야 한다.
  • 서울 강남 재건축사업 ‘돌파구’ 안 보인다

    서울 강남 재건축사업 ‘돌파구’ 안 보인다

    서울시, 투기 억제·균형발전 이유 제동 은마·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시계 멈춰 하반기부턴 디자인·높이 등 지침 적용 사업비 많이 늘어나 수익성 떨어질 듯 일부 정비구역 내년 3월 ‘일몰제’ 대상 공급 차질로 강남 아파트값 더 뛸 수도서울 강남 재건축 사업이 갖가지 난제에 봉착했다. 정부가 주택 투기를 잡으려고 들이댄 각종 억제 정책이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력한 재건축 억제 행정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재건축 사업이 틀어지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장기적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 차질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은 큰 폭으로 내렸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는 강남의 대표적인 주거단지다. 지은 지 40년이 지났고, 조합 설립 추진위를 구성한 지 16년이 흘렀다. 2010년에는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사업 추진 요건을 모두 갖췄다. 하지만 재건축 사업은 답보 상태다. 여러 차례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지만, 첫 관문인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만 다섯 번의 퇴짜를 맞으면서 인허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추진위는 2015년 말 49층으로 짓는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세웠다. 특별구역으로 지정받으려고 2016년에는 국제현상설계공모까지 마쳤지만 서울시는 도장을 찍어 주지 않았다. 추진위는 2017년 정비계획안을 35층으로 수정했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인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재건축 추진 시계가 멈췄다. 2017년 서울시 제안으로 국제현상설계공모를 거쳐 재건축 설계안을 마련하고, 서울시는 지난해 3월 현상공모 당선작을 선정했다. 조합은 이를 단지 설계안으로 의결했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심의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과도한 무상 기부채납 요구 등도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 재건축 사업도 마찬가지다. 박 시장이 이곳을 상업지역으로 변경,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길을 터주겠다는 발언이 나왔지만,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이유로 강력한 태클을 걸면서 사업은 무기한 연기됐다. 재건축 규제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택정비사업 ‘일몰제’가 적용돼 내년 3월까지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면 구역에서 해제된다. 일몰제는 정해진 기간 안에 사업 진척이 안 되면 정비구역을 해제하는 제도다. 일단 정비구역이 해제되면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아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 재개발·재건축 38개 구역이 대상이다. 강남권에 있는 대형 단지들이 일몰제 대상에 포함됐다. 강남구 압구정 특별계획 3구역, 송파구 장미1~3차 아파트, 여의도 목화·광장아파트 등이 일몰제 적용 대상이다. 서울시는 또 올 하반기부터 추진되는 재건축 사업부터 단지 디자인과 높이, 동 배치 등을 포함한 사전 지침을 적용하기로 했다. 개성을 잃은 ‘성냥갑 아파트’ 건립을 막고 도시 경관을 살리자는 취지라지만, 조합의 자율성이 침해되고 사업비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강남구 압구정 일대 재건축 단지와 양천구 목동 1~14단지 등이 대상이다. 서울시는 ‘속도 조절론’을 접지 않을 방침이라서 당분간 강남 재건축 사업은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규제 지속 이유로 시장 상황(투기 억제)과 강남북 균형발전을 들었다. 박 시장은 최근 강남 재건축 사업 인허가와 관련, “지금 당장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를 이어 갈 것임을 강조했다.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절차를 무시해 재건축 사업 인허가가 보류된 것이 아니라, 서울시가 행정규제로 묶고 있다는 것이다. 은마 아파트와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 주민들이 서울시청을 찾아 집단 시위를 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한 조합장은 “정부와 서울시의 오락가락하는 주택정책으로 집값이 급등했는데도 책임을 강남 재건축 단지 주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위축돼 강남 아파트 희소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택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 수급 불균형을 초래, 강남 아파트값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논리다. 김대철 한국주택협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에서 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13대책’ 발표 이후 주요 재건축 아파트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가격도 큰 폭으로 내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9·13대책 이후 1.36% 떨어졌다. 가격 하락은 강남권이 주도했다. 강동구는 4.37% 하락하고 강남구는 3.03% 떨어졌다. 송파구도 1.96% 빠졌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 76㎡, 84㎡ 아파트값은 2억원 정도 떨어져 하락률이 10%를 넘었다. 개포주공 6단지 53㎡는 2억 500만원 하락해 하락률이 17%나 됐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이희호 여사 입원치료 중…김홍일 전 의원 별세 못 알려”

    “이희호 여사 입원치료 중…김홍일 전 의원 별세 못 알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이 20일 별세한 가운데 모친 이희호 여사가 한달여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복수의 동교동계 인사를 인용, 이희호 여사가 한달여 전부터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서울 세브란스병원 VIP 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1922년생으로 올해 97세인 이희호 여사는 그 동안 감기 등의 증세로 여러 차례 입원했다가 퇴원하기를 반복해왔지만, 최근에는 앓고 있던 간암 등으로 인해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이희호 여사가 최근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김홍일 전 의원의 빈소는 모친 이희호 여사가 입원해 있는 세브란스 병원에 차려져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동교동계 인사는 “이희호 여사가 현재 고비를 넘긴 상태지만 여전히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인사는 “이희호 여사가 의식이 없는 상태이고 사람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손을 조금 움직이거나 눈을 한번 뜨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가족과 측근들은 이희호 여사에게 당분간 김홍일 전 의원의 별세 소식을 알리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격으로 인해 이희호 여사의 병세가 악화할 것을 우려해서다. 다만,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이희호 여사의 위중설에 대해 “그런 것은 아니다”라면서 “고령의 어르신들에게는 다들 비상사태가 온다”고 선을 그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명품 소총’ 꿈 이대로 접어야 하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명품 소총’ 꿈 이대로 접어야 하나

    K11 균열·성능 부실 문제로 사업 중단침묵하는 정부…허약한 총기개발 기반좌절 대신 명품 총기 개발 의지 보여야 군 복무, 특히 육군에서 복무한 분들에게 가장 관심있는 분야라고 하면 아마 ‘소총’일 겁니다. 예비역들이 모이면 술자리 안주로 “100% 명중률을 기록한 특등 사수였다”는 자랑 한번쯤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 자부심의 중심엔 우리가 개발한 ‘국산 총기’가 있습니다. 1973년 처음으로 우리 힘으로 면허 생산한 M16 소총을 시작으로 반세기 동안 K1A·K2 소총, K6 중기관총, K7 기관단총, K12 기관총, K14 저격총, K2 개량형인 K2C와 K2C1 등이 잇따라 개발됐습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우울한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명품 무기’라고 군이 홍보했던 ‘K11 복합소총’은 사격통제장치 균열 등의 결함이 드러났습니다. 감사원 감사에서 공중폭발탄의 살상력과 명중률이 목표치에 미달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2014년 11월까지 914정만 납품됐고 현재는 보급물량 대부분이 창고에 들어가 있는 상황입니다. ●‘창고 신세’ 복합소총 K11…대안도, 의지도 없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예산에서 K11 개발비 34억 2500만원을 편성했지만, 지난해 국회에서 33억 6900만원이 삭감됐습니다. 총기 양산을 위한 예산은 5600만원, 연구개발비는 33억 6900만원이었는데 연구개발비를 전액 삭감한 것입니다. ‘불량총기’라는 멍에를 썼지만 정부가 아랑곳하지 않고 거액의 연구개발비를 편성한 점이 국회에서 ‘괘씸죄’로 걸렸다고 합니다. 정치권에서는 ‘몰래 편성’이라는 직설적인 표현까지 쓰며 방사청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국방기술품질원이 최근 “총기 균열 문제를 개선하려면 20㎜ 공중폭발탄 발사 모듈의 설계를 바꾸고 사격통제장치(FCS) 재료를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개발 예산도 없는 상황에서 사업을 더 끌고 갈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이 시점에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K11 개발 실패 여부가 아닙니다. ‘허약한 총기 개발 기반’이 더 큰 문제입니다. 총기류를 개발하는 방산업체는 연구개발과 매출의 대부분을 정부의 발주 물량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독자 개발은 차치하고 정부에서 도입 물량을 보장하지 않으면 업체 생존조차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명품 총기 개발은 커녕 아이디어 구상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사업 중단을 앞두고 누구도 입을 열지 않습니다. 새로운 총기를 개발하거나 설계 구조를 완전히 뜯어 고치는 등의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빈 손’뿐입니다. 방법은 당분간 기존 총기를 그대로 쓰는 것 뿐입니다. 국산 명품 총기 개발을 바란 많은 국민이 이런 현실에 분노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총기 개발은 ‘실패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첫 술에 배부른 사업이 없습니다. 특수전 부대에서 사용하는 ‘K7 기관단총’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고 ‘XK9 기관단총’은 양산 단계에 이르지 못 했습니다. 불펍(화기 작동이 방아쇠 뒤쪽에서 이뤄지는 총기) 형식으로 화제를 모았던 ‘XK8’ 소총도 개발만 이뤄졌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실패 과정을 통해서 명품 무기가 등장하기 때문에 ‘헛된 노력’이라고 폄훼하는 국민은 없습니다. ●총기 수입 확대…멀어지는 총기 개발의 꿈 그러나 한편으로 명품 총기 개발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특수전 부대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개발한 총기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앞으로도 소총 개발 예산이 전무하다시피한 것이 문제입니다. 2021년까지인 국방 중기예산 226조원 중 총기 구입과 개발 예산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몸통인 총기 개발은 한치 앞도 안 보이는데 ‘워리어 플랫폼’이라는 거창한 구호만 들립니다. 일본이 미국이나 유럽의 고성능 소총 대신 성능은 떨어지고 가격은 훨씬 비싼 자국산 ‘89식 소총’ 구입을 고집하는 것을 단순히 ‘애국심’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요. 방산업체를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답답한 나머지 2016년 한 총기 생산 업체 직원들이 국회 앞에서 “소총 구매 예산을 확보해달라”며 집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기업이라면 5년 동안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순 없습니다. 이들은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바람에 군 전투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호소했지만 정부나 정치권의 응답은 없었습니다. 이 업체는 ‘살기 위해’ 자동차 부품 제작 등 다른 분야에도 많은 여력을 쏟아붓고 있다고 합니다. “잘 만들어서 수출하면 되지 않느냐”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지만, 수출은 세계 각국의 정치적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해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A, B라는 나라가 긴장 관계라면 어느 한 나라도 무기 수출은 쉽지 않게 됩니다. A에 수출하려면 B 시장은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깊어집니다. ●실패, 폄훼만 하는 국민 없어…다시 도전해야 적절한 개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첨단·대형무기 예산이 차지한 자리를 밀어내고 예산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의지’입니다. 국민들의 국산 명품 총기 개발 열망을 받들어 조금 늦더라도, 여러 번 실패하더라도 차근차근 절차를 밟는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한 국방전문가는 “일단 해보고 조금씩 보완해 가는 것이 중요한데 단번에 끝내려는 조급증이 문제”라며 “국가 차원에서 국산화에 대한 의지도 보여줘야 하는데 아쉬운 측면이 많다”고 토로했습니다. 지금은 마냥 좌절하거나 분노할 때가 아닙니다. 그 감정을 다시 의지로 바꿔 도전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미선·문형배 오늘부터 헌법재판관 임기 시작

    이미선·문형배 오늘부터 헌법재판관 임기 시작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야권 반발할 듯35억원대 주식 보유 논란에 휘말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와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이 18일 결국 불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늦어도 19일 낮까지 두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안을 현지 전자결재 방식으로 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만 적격 의견으로 채택하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두 후보자의 보고서를 모두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청와대는 헌법재판관 업무 공백을 막으려고 서기석·조용호 헌법재판관이 퇴임한 18일을 두 후보자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간으로 잡았다. 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19일 이들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경우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경색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국회, 이미선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문 대통령 내일 임명

    35억원대 주식 보유 논란에 휘말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와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이 18일 결국 불발됐다.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9일 두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안을 현지 전자결재 방식으로 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참하면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만 적격 의견으로 채택하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두 후보자의 보고서를 모두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청와대는 헌법재판관 업무 공백을 막으려고 서기석·조용호 헌법재판관이 퇴임한 18일을 두 후보자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간으로 잡았다. 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오는 19일 이들 후보자를 임명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경우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경색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볼턴 “북미 만나려면 北 핵포기 진정한 징후 필요” 27일 만에 입 연 이유

    볼턴 “북미 만나려면 北 핵포기 진정한 징후 필요” 27일 만에 입 연 이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정한 징후(real indication)라고 생각한다.” 답변자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다. 질문은 ‘미국이 3차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으로부터 무엇을 보기를 원하는지’였다. 볼턴이 공개 석상에서 자신의 뜻을 밝힌 건 27일 만이다. 그는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진정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면 3차 북미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핵화를 향한 진전이 이뤄져 왔느냐’는 질문에는 “현 시점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한국 정부와 매우 긴밀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이야기해보려고 시도할 예정인 만큼, 우리는 매우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빅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속도조절론을 밝힌 것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톱다운 대화’가 재개되려면 먼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볼턴 보좌관이 27일 만에 입을 연 것은 당분간 빅딜론을 견지하며 북한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원칙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볼턴 보좌관은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빅딜론과 제재 유지 등 대북 압박 메시지를 발신하며 전면에 등장했으나 지난달 21일 재무부의 대북제재에 대한 환영 트윗을 올린 것을 마지막으로,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 대북제재 철회’ 트윗을 게재한 이래 북한과 관련해 입을 다물어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행정부의 다른 인사들과 비교해 북한의 의도나 협상 전망과 관련해 더 비관적인 어조를 띠었다”고 보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트럼프 “북미 대화, 빨리 갈 필요 없어”…김정은 ‘연말 시한’에 속도조절 맞대응

    트럼프 “북미 대화, 빨리 갈 필요 없어”…김정은 ‘연말 시한’에 속도조절 맞대응

    폼페이오 ‘WMD 제거·검증’ 원칙 재확인 양측 이견 여전… 냉각기·기싸움 이어갈 듯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는 좋은 것”이라며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빨리 갈 필요가 없다”며 북미 협상의 ‘속도 조절론’도 거듭 강조했다.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볼 것”이라는 지난 12일 김 위원장의 요구에 대한 ‘답’으로, 기존 ‘빅딜’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공’을 다시 북한으로 넘긴 것이다. 워싱턴 정가는 북미가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 번스빌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 “(나는)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다. 그는 최근 추가 대화를 기대한다고 했다. 대화는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연설에서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훌륭한 관계”라면서 “우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 북미가 톱다운 방식의 정상회담을 이어가면서 북한 비핵화를 이룬다는 원칙에 동의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나는 빨리 가고 싶지 않다. 빨리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연말 시한부 통첩에 대화의 문은 열어두겠지만 서두르지 않겠다고 맞받은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단계적 비핵화가 아니라 빅딜 해법을 수용하라고 강조한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텍사스 A&M대학 강연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보다 내가 더 원하는 건 없을 것”이라면서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은 북한이 더이상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 해제는 완전한 비핵화 이후 가능하다는 ‘선 비핵화-후 보상’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그것(제재 해제)은 우리가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면서 “그것은 우리가 누군가가 하는 말만 받아들이지 않고 그게(비핵화가) 사실이라는 것을 검증할 기회를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WMD 제거와 검증을 제재 해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연말 최후통첩에도 트럼프 정부는 빅딜, 선 비핵화 원칙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면서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물밑 접촉으로 비핵화 이견을 좁히지 않는 한 북미는 당분간 냉각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미 정상 ‘北 단계적 비핵화’ 가능성·인도적 지원 시사 큰 성과”

    “한미 정상 ‘北 단계적 비핵화’ 가능성·인도적 지원 시사 큰 성과”

    해리 카지아니스 CNI 방위연구국장 “트럼프, 매파 목소리 누르고 유연성 보여”조지프 디트라니 前 미 6자회담 차석대표 “일각 제기 한미동맹 ‘균열’ 잠재워 의미” 게리 세모어 前 국가안보회의 조정관 “양국 핵 없는 한반도 목표 이견 못 좁혀”지난 1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수확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평가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북 인도적 지원 시사가 앞으로 남·북·미 대화를 재개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3차 북미 정상회담은 북미가 상당 기간 비핵화 논의를 진행한 후에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CNI) 방위연구국장은 14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대북 매파들의 목소리를 누르고 워싱턴의 대북 접근방식이 유연하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라면서 “비록 ‘빅딜’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지만 ‘스몰딜’, 단계적 비핵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중요한 대목”이라고 평했다.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 6자회담 차석대표는 “한미가 이번 정상회담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 간 ‘균열’의 목소리를 잠재웠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개인적 친분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리 세모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은 “한미가 북한의 비핵화데 대한 다른 접근을 좁히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미가 ‘핵 없는 한반도’라는 목표는 재확인했지만 목표로 향하는 길에 대한 이견은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발언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인도적 사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북한에 식량 등 다양한 것을 지원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는 완전한 비핵화 이후에나 가능하지만 중간 단계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북미 대화 재개를 추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모어 전 조정관도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북 인도적 지원 카드를 꺼낼 수 있게 됐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조만간 개최가 예상되는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대화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는 한반도 평화와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모어 전 조정관은 “문 대통령은 조만간 열릴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미국의 포괄적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북한 경제 발전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3차 북미 정상회담 등 북미 협상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대북 제재는 없다지만 제재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이상 북미가 접점을 찾는 데 상당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우본 적자 ‘눈덩이’… 집배원은 과로사·택배원은 생존권 위협

    우본 적자 ‘눈덩이’… 집배원은 과로사·택배원은 생존권 위협

    우체국 집배원, 위탁 택배 배달원, 상시 계약 집배원, 재택 위탁 배달원. ‘우체국 아저씨’로 통칭되는 우편 업무 담당자들은 실제로는 역할과 신분이 제각각이다. 유일하게 정규직 공무원 신분인 우체국 집배원들이 편지와 각종 고지서, 소포 배송 업무를 담당한다면, 특수고용노동자로서 우정사업본부(우본) 산하 물류지원단과 계약 관계인 위탁 택배 배달원들은 오로지 소포(택배) 배달에 집중한다. 상시 계약 집배원들은 정규직 집배원과 비슷한 업무를 하지만 계약직 신분이고, 재택 위탁 배달원은 배달이 비교적 쉬운 아파트 대단지 등 특정 구역에서 업무를 한다. 당초 모든 우편, 소포 배달 업무를 정규직 집배원들이 하던 것을 감안하면 업무가 나눠지고 물량이 많아지면서 계약직 집배원, 배달원이 생겨난 셈이다. 상시 계약 집배원 제도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공무원인 집배원의 일부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도입됐다. 위탁 택배 배달원은 2000년 우본이 택배 업무에 뛰어들면서 생겨났다. 대개 두 업무를 해본 경력자들이 우체국 집배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가는 등용문으로도 통한다. 2017~2018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우체국 집배원 과로사 문제의 해결책 중 하나로 위탁 택배원 추가 채용이 제시되면서 우본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업무를 나누기 위해서는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인력을 채용할수록 적자 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파업 직전까지 갔던 위탁 택배원들이 지난달 청와대 앞에서 재차 대규모 집회에 나선 것도 우본이 특수고용직인 위탁 택배원들에게 분담했던 택배 업무를 다시 정규직인 집배원들에게 돌리면서 촉발됐다. 집배원의 과로 문제 해소와 경영수지 개선이라는 난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묘안 없이는 당분간 파열음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우본 안팎의 공통된 지적이다. 택배원들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피해는 결국 소비자의 몫이다. ●집배원, OECD 평균보다 123일 더 일해 지난해 10월 ‘집배원 노동 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발표한 집배원들의 노동 실태는 충격적이었다. 연간 노동시간이 2745시간으로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보다 693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는 982시간이 길었다. 하루 노동시간을 8시간이라고 한다면 OECD 회원국들 노동자보다 123일가량 더 일한다는 뜻이다. 하루 평균 휴게시간도 34.9분으로 30분을 겨우 넘기는 정도에 그쳤다. 그 결과 10년(2008~2017년) 사이 사망한 집배원 노동자만 166명으로 확인됐다. 사망 요인으로는 암이 55건으로 가장 많았고 뇌심혈관계질환 29건, 근무 중 교통사고 25건, 자살 23건 순이었다. 이러한 과중 노동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단은 가장 먼저 집배원 2000명 증원을 권고했다. 그러면서 “상시 계약직 및 민간 위탁 등을 통한 인력 증원은 현 정부의 비정규직 축소 및 상시 지속적 일자리의 정규직 고용관행 확립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이며 정규직 채용을 재차 강조했다. 우본의 결정은 달랐다. 정규직 집배원 증원이 아닌 위탁 택배원 971명과 추가 계약을 맺어 집배원 업무량을 낮추는 쪽을 택했다. 집배원이 담당하던 소포 물량 일부를 위탁 택배원에게 넘기겠다는 의도다. 이에 대해 14일 우본 김홍재 물류기획과장은 “위탁 택배원 추가 계약은 추진단의 정규직 증원 권고가 나오기 전인 2018년 1~2월부터 계획한 내용”이라면서 “위탁 택배원을 늘린 것도 인력 증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직 추가 증원에 대해서는 경영 상황, 노사 협의 후 결론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결과 지난해 초 2000여명 수준이던 위탁 택배원은 올해 3월 3100명까지 늘어났다. 반면 집배원은 2017년 1만 6697명에서 2018년 1만 6849명으로 큰 차이가 없다. ●3월 택배 노조 파업… 위탁 물량 회수 ‘반발’ 위탁 택배원 증원으로 집배원들의 업무 부담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반대로 우본의 부담은 더 커졌다. 정규직 집배원들의 인건비는 비교적 고정돼 있지만, 위탁 택배원에게는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인건비가 추가로 들기 때문이다. 현재 위탁 택배원들은 택배 무게가 10㎏ 이하면 건당 1166원, 10㎏을 넘으면 1366원, 20㎏이 넘으면 1566원의 배송 수수료를 받는다. 그 사이 우본의 우편사업 적자폭은 더 커졌다. 2017년 539억원 적자였고 지난해에는 1285억원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 이대로 가면 올해 적자는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우본이 올해 초 위탁 택배원들에게 주던 물량을 다시 집배원들에게 주기로 하면서 위탁 택배원들의 반발이 본격화됐다. 지난 3월 택배노조가 “위탁 택배원은 굶어죽고 집배원은 과로로 죽는다”는 구호를 내세운 것도 결국 물량 재배치에 따른 수입 감소 탓이다. 3월 단식농성까지 벌였던 진경호 택배노조 우체국본부 본부장은 “적자 경영을 위탁 택배원에게 전가하는 행태”라면서 “최소 물량도 받지 못해 생존권을 위협받는 택배원도 있다”고 전했다. 한 국회 관계자도 “대거 위탁 택배원과 계약을 해놓고서 불과 반 년도 채 안 돼 다시 집배원 물량을 늘리는 것은 우본 스스로 판단이 잘못됐음을 인정한 꼴”이라며 “명절 같은 특별소통기간에 파업이 일어났다면 물류대란으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우체국 물류지원단 관계자는 “지난해 수도권의 경우 (위탁 배달원에) 하루 220~230개까지 주는 등 과도하게 물량을 준 것은 맞다”면서도 “계약서에 제시된 기본물량 안에서 일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위탁 택배원이 원래 자신의 몫인 150개에 우체국 집배원 몫 40개를 합쳐 하루 190개 소포를 배달해왔다면 이 중 40개는 다시 집배원이 하도록 조치하겠다는 뜻이다. 물류지원단과 위탁 택배원 간의 계약서에는 하루 135~180개 물량을 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위탁 택배원들의 지난달 청와대 앞 집회는 노사가 택배노조의 요구사항인 위탁물량(180개) 보존을 위한 업무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우선 봉합됐다. 지난해 전국 평균 위탁 물량은 계약보다 많은 189개였다. ●적자 개선 궁여지책… 우편 요금 50원 인상 지난 5일 우본이 기획재정부와 협의 끝에 우편요금 50원 인상을 발표한 것도 적자를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 중 하나다. 매년 오르는 인건비와 줄어드는 우편 물량을 감안하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우본의 입장이다. 실제 2002년 한 해 55억통으로 최고 정점을 찍은 우편물량은 매년 급격히 줄어들어 지난해 36억 1000통을 기록했다. 다만 전례없는 요금 인상폭은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우본은 2013년과 2017년에도 우편요금을 올렸는데 당시는 각각 30원 인상이었다. 2년 만에 또 올리면서 인상폭도 커진 것이다. 2018년 물량 36억통과 50원 요금 인상을 단순 계산해보면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요금 인상으로 1800억원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요금 인상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인력 충원, 적자구조를 해소하지 못하는 한 문제는 반복될 수 있다. 지난 11일 충남 천안에서 집배원이 출근 준비를 하다 사망하는 등 근로여건 개선은 여전히 더딘 상태다. 전국우정노동조합 역시 상시 계약 집배원 1000명 증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 7월부터 집배원 토요 배달 전면 폐지가 예고돼 인력 증원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추진단이 권고한 정규직 1000명(2019년) 증원 예산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우본 관계자는 “우편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예금 등 금융사업 이익금에서 우선 충당하는 방안 등 경영 개선을 위한 조치를 다각도로 연구 중”이라면서 “우정 노조가 요구하는 상시 계약 집배원 1000명 증원에 대해서도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5G 요금제 당분간 시행착오… 가계 통신비 지출 다시 는다

    5G 요금제 당분간 시행착오… 가계 통신비 지출 다시 는다

    5G(세대) 이동통신 경험자가 늘면서 5G 시대 통신 환경과 비용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5G 마케팅을 본격화하면서 여전히 대다수인 LTE(4G·세대) 사용자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게 아닐지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5G 일반 개통 뒤 열흘이 지난 14일까지 불거진 논란과 소비자들의 우려는 타당한지 진위를 가려본다.통신비 절감 공염불 - 대체로 사실 5G 상용화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이 제출한 5G 요금제 인가를 한 차례 반려하며 중저가 요금제를 포함시키도록 유도함에 따라 이통 3사 모두가 월 5만 5000원짜리 요금제를 운영한다. 기존 LTE 중저가 요금제가 월 3만~5만원대로 책정된 점을 감안하면, 이 요금제를 쓰던 소비자가 5만 5000원 5G 요금제로 갈아탄다고 가정했을 때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8만~16만원의 가계 통신비 지출이 는다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추산했다. 5G 저가형 단말기 출시가 아직 예정되어 있지 않고, 5G는 이통 3사에서만 판매할 뿐 알뜰폰 정책이 아직 수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 통신비 지출을 줄일 방법은 많지 않다. 그런데 월 5만 5000원 요금제에 제공되는 8~9GB 데이터량으로는 초고화질·증강현실(AR) 콘텐츠를 충분히 즐기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고용량 데이터 요금제 또는 무제한 요금제를 써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통 3사의 무제한 요금제는 월 8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채택됐다. 정치권이 LTE 시대 가계 통신비 절감에 공을 쏟아 왔지만, 5G란 기술 변수가 나타나며 통신비 절감 공약을 지키는 일이 한층 어렵게 된 점은 분명해 보인다. 고가 요금제 사용자들이 이통사별 선택약정할인을 통해 요금을 25% 줄여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통신사들은 안내하지만, 참여연대는 “선택약정할인은 소비자가 공시지원금을 받는 대신 선택하는 조건부 혜택이지 통신사가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보편적인 할인 혜택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망 구축 규모·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국제 비교를 했을 때 국내 통신사 요금이 정말 과도하게 비싼 것인지 반론도 제기된다. 현재 한국과 함께 5G 상용화를 단행한 미국의 버라이즌 요금제를 보면 국내에 비해 제공 데이터량은 적고, 월정액은 높은 형태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버라이즌은 월 13만 1000원에 75GB를 제공하고, 데이터 소진 뒤엔 문자와 메신저가 가능한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내용의 요금제를 발표했다. 무늬만 무제한 요금제 - 거짓 KT와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월 8만원대 이상 5G 무제한 요금에 일 사용량 제한이 걸려 있어 ‘무늬만 무제한’이란 비판이 나왔었다. 요금제 출시 직후 이 의혹은 사실에 가까웠지만, 시간이 지난 현재는 거짓 의혹이 됐다. KT가 지난 9일 무제한 요금제 약관에서 ‘이틀 연속 일 53GB를 초과 사용하는 경우 데이터 이용을 제한한다’는 조항을 삭제했기 때문이다. 모니터링 결과 폐쇄회로(CC)TV 등 상업적 용도로 쓰는 게 적발될 때만 무제한 사용을 못하도록 제약을 가할 방침이라고 설명하던 LG유플러스 역시 11일 무제한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담았던 약관 조항을 삭제했다. 결국 일 사용량 제한 단서 때문에 ‘무늬만 무제한’ 요금제란 오명은 거짓이 됐지만,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6월 말까지 가입한 고객에 한해 완전무제한 요금제를 적용한다. 6월 말까지 가입한 경우에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가입 뒤 24개월까지 완전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정해둔 기간이 끝난 뒤에는 요금제에 따라 월별 200~300GB의 데이터가 제공된다. LTE 환경에서는 풍족한 수준이지만, 가상현실(VR)·AR·초고화질 콘텐츠가 얼마나 늘어날지에 따라 5G 환경에서는 부족한 데이터량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시점에서 이통사들이 무늬만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는 것은 명백하게 거짓이지만, 내후년 이후에도 거짓일지는 두고 봐야 할 부분이다. 장기적으로는 IPTV,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구성되던 결합상품 구성이 5G 통신 환경에서 바뀔 수도 있어서 5G 요금제 방정식은 앞으로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갈피를 잡을 전망이다.LTE 역차별 - 대체로 거짓 인터넷 게시판에선 이통 3사의 5G 가입 마케팅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존 LTE 속도를 인위적으로 저감시킬 수 있다는 의혹이 커졌다. 통신사들은 반박하고 있다. 우선 LTE와 5G 주파수 대역은 서로 다르다. LTE 주파수 대역은 850㎒~2.6㎓, 5G 주파수 대역은 3.5㎓와 28㎓ 으로, 3G와 LTE 주파수 대역 간 겹치는 구간이 있었던 사정과 차이를 보인다. 이통사 관계자는 “LTE 기지국과 별도로 5G 기지국을 구축했기 때문에 5G 서비스 시작이 LTE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인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5G 가입자가 늘더라도 여전히 대부분의 가입자가 LTE를 사용하는 생태계에서 LTE 속도를 줄일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또 게시판에선 LTE 도입 뒤 3G 속도가 현저하게 낮아졌다는 집단 기억이 공유되고 있지만, 이 기억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고 이통업계는 설명했다. 실제 과기정통부 자료를 보면 LTE 스마트폰 출시 시점인 2011년 11월 앞뒤로 통신 3사의 3G 다운로드 속도는 개선됐다. 2010년 2.49Mbps, 2011년 2.63Mbps였던 3G 이동통신 서비스 속도는 2013년 5.10Mbps, 2014년 5.50Mbps로 향상됐다. 물론 이 기간 3G 인프라 투자가 늘었을 개연성은 적지만, 동시에 3G 사용자가 줄면서 반사적으로 희소해진 3G 단말기 속도에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LTE 뒤 3G 서비스가 열악해졌다는 집단 기억의 이유는 LTE 출시 뒤 이통사들이 LTE 관련 마케팅에만 골몰하고 있는 동안 보유하고 있던 3G가 버벅댔던 경험을 이통사에 대한 불만 감정과 함께 기억에 새겨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3G 자체가 LTE에 비해 원래 통신 품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주변 LTE 사용자에 비해 느렸던 3G의 경험이 이통사가 3G를 박대한다는 식의 기억으로 재생산됐을 가능성도 있다.가입자 승자는 KT - 알 수 없음 지난 3일 1호 가입자를 내고, 5일 일반 개통을 시작한 이통사 중에 KT가 가장 적극적으로 5G 가입자 성장세를 공개하고 있다. KT는 일반 개통일인 5일 오후 “판매 개시 6시간 30분 만에 1만 가입자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완전 무제한 요금제가 시장에서 통했다고 KT는 자평했다. 같은 날 오후 3시쯤 LG유플러스가 “가입자 1만 5000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역시 다른 회사보다 요금제 경쟁력을 확보해 5G 초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KT가 11일 “오후 4시 50분 기준으로 5G 가입자 5만명을 돌파했다”며 카운팅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은 가입자 수 공개 전쟁에 참전하지 않았다. SK텔레콤 측은 “1위 사업자로서 초기 가입자 숫자 경쟁을 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5G 스마트폰 출시에 앞서 KT가 갤럭시S10 LTE폰 가입자를 대상으로 갤럭시S10 5G 출시 뒤 보상판매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등 초기 가입자 확보 경쟁 국면에선 통신 품질보다 마케팅 적극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통사별로 제공하는 5G 콘텐츠에도 아직 두드러진 차별 지점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출시 열흘 동안의 성적만으로 이통 3사의 5G 성적표를 매기는 것은 섣부른 측면이 있다. 이는 글로벌 경쟁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한국의 5G 스마트폰 도입률이 올해 5.5%, 내년 10.9%로 국가별 도입률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올해 5G 스마트폰 도입률 예측은 국가별로 일본 1.1%, 미국과 중국이 0.4%씩으로 한국보다 낮다. 2020년엔 이 수치가 일본 5.2%, 미국 4.7%, 중국 2.8%로 오를 전망이다. SA는 하지만 2023년이 됐을 때 5G 스마트폰 도입률은 한국이 44.6%로 55.5%인 일본이나 53.9%인 미국에 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 중국의 5G 스마트폰 도입률은 27.4%로 예측됐다. SA 예측치를 참고하면 한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도입률이 높은 통신환경을 활용해 통신 품질과 콘텐츠, 미래 기술과 5G의 결합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는 기간은 5G 도입 초반부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주도권 경쟁은 이미 치열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5G 플러스 전략발표에서 “5G가 대한민국 혁신성장의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5G 상용화 관련 연설을 하며 “5G 네트워크가 21세기 미국의 번영과 국가 안보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5G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며, 중국은 네트워크 장비 단계에서부터 5G 글로벌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노리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박록삼의 시시콜콜] WTO 1심 패소, ‘짜고 친 고스톱’(?)

    [박록삼의 시시콜콜] WTO 1심 패소, ‘짜고 친 고스톱’(?)

    12일 자정을 갓 넘긴 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에서 타전된 ‘역전 승소’ 소식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WTO 위생·식물위생(SPS) 협정 분쟁에서 1심 판정을 뒤집은 사례가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던 대다수 시민들은 사실상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이 불가피하다고 체념하고 있던 차였다. 그간 크고작은 외교적 실수를 노출시켰던 문재인 정부에서 모처럼 전한 ‘외교 쾌거’라는 찬사도 쏟아졌다. 외교적 쾌거 뒤 다시 부각된 과거 정부 민낯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전세계에 충격과 공포를 안겼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는 여러 ‘괴담’으로 떠돌았다. 세 마리가 붙어서 한 몸에 있는 개구리, 눈세포가 부풀어 오른 아기 고양이, 귀 없는 토끼, 얼굴 형체를 알 수 없는 소, 기괴한 모양으로 붙어서 자라는 토마토와 해바라기 등 후쿠시마 주변의 기형적 동식물 사진이 시중에 떠돌면서 괴담은 현실 속 공포가 됐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국내의 공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농수산물은 물론, 화장품, 분유, 기저귀, 장난감, 과자 등까지 일본산이라면 아예 기피하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하지만 당시 이명박 정부의 대처는 달랐다. ‘방사능 괴담’을 잠재우기 바빴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괴담 유포자를 처벌하겠다”고 하는가하면, 전문가를 앞세워 방송 등 언론을 통해 “편서풍 덕분에 우리는 피해 없다”고 장담하기만 했다. 또 방사능 영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발견된 방사능 측정치도 기준치 이하의 미량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 덕인지 방사능 오염의 찜찜함이야 가실 수 없겠지만 일본산에 대한 집단적 기피 현상은 사그러들었다. 예컨대 생태의 97%가 일본산임에도 전날 숙취에 시달린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로 생태탕이 여전한 사랑을 받고 있는 데서도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뒤를 이은 박근혜 정부는 사고 발생 후 2년이 지난 2013년 9월 9일에서야 후쿠시마현 및 8개현의 수산물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는 특별조치를 시행했다. 사고 이후 방사능 유출이 없다는 일본 정부의 말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났고, 여전히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해서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는 뒤늦은 고백으로 집단 공포가 다시 일면서다. 수입 금지하자마자 “곧 해제, 법적 근거 부족” 운운한 외교부 하지만 일본은 집요했고 한국 정부는 무력했다. 또 의아하기 짝이 없는 입장만 연신 반복했다. 특별조치를 시행한 지 보름 남짓만인 2013년 9월 26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일본 기시다 외무상에게 “방사능 오염수 문제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염려가 한국에 확산되어 수산물 매출이 감소한 점과 관련해 어쩔 수 없이 취한 예방적이고 잠정적인 조치며 국민의 불안이 해소되면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5년 1월에는 외교부 당국자가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므로 부담되는 사항을 빨리 털자는 게 외교부의 입장”이라면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는 법적 근거가 약한 조치이기 때문에 해제하는 방향으로 한일간 의견을 좁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에서 발끈했지만, 행동이 아닌 그냥 말에 불과했으므로 비판의 흐름이 지속적으로 조성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는 향후 ‘뭔가‘를 진행하기 위한 일종의 분위기 확인용 발언이었다. 소극적 불성실 대응으로 패소 자처한 한국 정부 그해 5월 일본 정부는 한국의 후쿠시마 등 수산물 수입 금지 조처가 부당하므로 “조기 철폐를 요구한다”며 한국 정부를 WTO에 제소했다. 한국 정부 대응은 소극적이거나 불성실했다. 일본이 제소하기 한 해 전 박근혜 정부는 일본의 방사능 누출 위험과 관련해 ‘방사능 안전관리 민간위원회’를 만들어 보고서를 작성하려 했지만, 두 차례의 현지조사에서 수산물 샘플 7건 가량을 채취하는 데 그쳤다. 당초 조사 예정이었던 후쿠시마 해저토와 심층수에 대한 조사는 일본의 요청대로 제외시켰다. 또 2015년 이후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위원회 활동을 아예 중단시켰다. WTO 1심 패소는 사실상 예고된 것이었다. 지난해 2월 WTO는 1심 판결에서 “한국 정부가 왜 후쿠시마 수산물 위험보고서 작성 최종 절차를 중단했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후쿠시마 수산물에 대해 ‘안전 위험성 지속적 재평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판결 근거로 사용됐다. 1심 판결의 핵심 패소 원인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먹거리 안전에 대해서는 지극히 소극적이었지만, 일본과는 꽤 호흡이 잘 맞았다. 과거 정부의 소극적이고 불성실한 태도는 ‘수입금지를 해제해주기 위해 일본과 짜고 친 고스톱 아니냐’는 음모론적 비판이 나오는 주된 배경이다. 의문스러웠던 소극적 대응을 해명하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며 역사의 기록에 또 하나의 적폐가 더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수입 농수산물 방사능 검출 여부 철저한 관리감독 필요 어쨌든 다행스럽게 후쿠시마산 생태, 고등어가 우리 밥상 위에 오를 것이라는 걱정은 당분간 접어둘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방사능 기준치 이하면 일본산 농수산물이 제한 없이 유통, 판매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지역명 표기 없는 일본산 수산물은 계속 들어오고 있으며, 원산지 허위 표기에 대한 우려 또한 여전히 남아 있다.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미량의 방사능이라도 검출된다면 유통, 판매를 금지하는 적극적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국가에 있어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 더 앞서는 가치는 없다.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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