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와의 전쟁’ 최첨단 전략
부패와의 전쟁이 여러 차례 치러졌다.그러나 정경유착과 비리 사건은 요즘도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한다.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올해 부패지수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90개국 중 48위다.에스토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모로코보다 더 부패한 나라로 인식된다.
이처럼 심각한 우리나라의 부패 문제에 대해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소가 전문가 공동연구를 통해 종합진단을 시도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했다.‘한국의 부패와 반부패 정책’(한울아카데미 펴냄)은 그 결과물이다.이 책은 8가지 주제로 구성됐다.정경유착과 자금세탁,세무·건축·환경행정 등 분야별로 접근했고 신고전파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관점의 분석도 담았다.
장상환교수(경상대)는 ‘정경유착과 한국자본주의’라는 글에서 해방후 지금까지 역대 정권의 정경유착 실태를 사례 중심으로 분석했다.
비민주적 정치권력과 금권선거,정부의 경제통제,재벌체제를 정경유착의 원인으로 꼽았다.그 해소방안으로 우선 선거공영제와 정치자금 실명제,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비롯한 선거제도 개혁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통해 국가권력을 민주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국가의 경제통제(Control)는 축소해야 하나 자본주의적 모순의 심화에 따라 독점과 실업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더욱 요구되기 때문에 규제(Regulation)는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또 금융기관의 지배구조를 민주화하고,공청회와 성실협정 도입을 통해 정부 물자 및 공공사업 입찰 방식을 투명화해야 한다고 말한다.총수 일족의 지분을 강제로 환수,분산시켜 총수의 소유·경영 독점체제를 해소하고 상호출자와 상호지급보증을 해소해 계열사들을 독립기업으로 전환시키는 등재벌을 해체해야 정경유착의 원천을 제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태영교수(경상대)는 세무부패 및 비능률 개선방안으로 내부 고발자 보호 및 적절한 보상과,세무조사 대상자 무작위 선정,기관목표 초과달성액의 일정부분 인센티브 지급,징세업무 일부 민간 위탁,분쟁조정관 별도기구화 등을 내놓았다.
윤태범교수(부경대)는 건축부문 부패 유형과 실태를 분석하고 부패방지를 위해 건축관련 법체계 명료화 및 업무의 매뉴얼화,담당공무원의 재량권 명확화 등이 필요하며 원도급공사의 의무시공 비율 제도강화와 하도급통보 의무자 변경 등 하도급체계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수교수(한성대)는 환경분야 부패와 관련,규제는 실현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고 위반하면 강력히 처벌하는 환경규제의 합리화와 지역주민의 단속과정 참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범교수(경상대)는 자금세탁 방지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고 밝히고 합의에 의한 차명거래 및 자금세탁행위에 대한 처벌규정과 세탁자금 몰수 근거 미비,경직된 예금보장에 따른 수사및 감독 곤란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주혁기자 jh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