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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산부 새벽 2~3시 근무 예사… 누군가 악순환 끊어야”

    “임산부 새벽 2~3시 근무 예사… 누군가 악순환 끊어야”

    “매년 1~3월 감사 시즌이면 주 100시간 넘게 일하고, 심지어 임산부도 기본 새벽 2~3시까지 근무한다.”황병찬(30) 삼일회계법인 노동조합 지부장은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고강도 노동으로 인력 유출이 심각하다. 젊은 회계사들이 겪는 고충을 개선해야 장기적으로 더 양질의 회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에 48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가 만들어졌다. 그동안 또 다른 전문직인 변호사는 노조가 있었지만 회계사는 ‘무노조’ 상태를 이어왔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과 관련해 “회사가 소통하지 않고 회사의 안을 강행하려 한다”는 의혹과 맞물려 그동안 켜켜이 쌓인 불만이 노조 결성으로 표출된 것이다. 황 지부장은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재량 근로제를 도입하더라도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을 듣고 협의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소득 전문직도 노조가 필요한가’, ‘자본시장의 파수꾼인 회계사와 노조가 어울리는가’ 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때문에 노조에 가입하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적지 않다. 소속 회계사 1700여명 중 노조 가입자는 현재 120여명 수준이다. 황 지부장은 “대형 회계법인은 회계업계는 물론 재계 전반에 영향력이 있어 직원들은 쉽사리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면서 “제 생업이 갈릴 수도 있어 고민했지만 결국 누군가가 희생을 해야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어진 과제는 회사와의 소통 강화, 당면 현안은 주 52시간 근무제다. 그는 “유예기간이 끝나는 다음달까지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려면 근로자 대표를 뽑아야 하는데 회사가 구성원과 상의하지 않고 선출 방법과 기준을 수차례 바꾸면서 불만이 커졌고 선거도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를 통해 노조 준비 과정 등을 알렸지만 그의 아이디는 정지됐고, 이전 글도 삭제됐다고 한다. 황 지부장은 임금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회계사는 고정급이지만 파트너(임원)는 배당 등 인센티브를 받다 보니 더 많이 수임하기 위해 수임료를 깎고 지난 시즌에 5명이 처리한 일을 3명이 하거나 2주일씩 했던 일을 1주일에 끝내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인다”고 비판했다. 부당 노동 행위나 사내 성추행 문제도 공론화할 계획이다. 그는 “특정인을 퇴사시키기 위해 경력을 쌓을 수 없는 기계적인 업무만 배정하거나 일을 주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최근 1~2년 동안 다수의 성추행 의혹이 있었지만 피해자들이 나설 수 없었던 일도 차츰 해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조상호, 한국기원 비대위원장 추대…위기빠진 바둑판 구원 투수로

    조상호, 한국기원 비대위원장 추대…위기빠진 바둑판 구원 투수로

    총재 공석 사태에 빠진 한국기원에 조상호 나남출판 대표이사가 구원 투수로 올랐다. 한국기원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조 이사를 13명 만장 일치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두 명의 부위원장으로는 한상열 시니어 기사회장과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이 선임됐다. 한국기원 사무총장으로는 김영삼 9단이 임명됐다. 한국기원은 지난 4월 헝가리 출신의 여류기사인 코세기 디아나 초단이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을 계기로 내홍을 겪었다. 내부 조사를 거쳐 김 9단을 제명시켰지만 이 과정에서 작성된 ‘미투 보고서’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프로기사들의 반발을 샀다. 여기에다 바둑TV 운영을 비롯해 행정업무 전반에 대한 비판이 겹쳐 프로기사들은 임시 총회를 열고 송필호 전 부총재 및 유창혁 전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번달 초 지도부가 동반 사퇴하면서 한국 기원은 총재 공백 사태를 겪고 있다.2007년 3월부터 한국기원 이사직을 맡고 있는 조 이사는 혼란을 겪고 있는 한국기원을 정상궤도에 올려놔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불거진 문제들을 해결하고 홍석현 전 총재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자리에 새로운 수장을 영입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문 대통령 “현장 모르는 것 같다”…장관들 반부패 대책 일일이 지적

    문 대통령 “현장 모르는 것 같다”…장관들 반부패 대책 일일이 지적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면서 각 정부부처별로 보고한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3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사립유치원 비리 파동, 학사 비리, 채용 비리, 갑질 문화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매우 크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제도·정책이 미치지 못한 탓이다. 과거 관행이었다는 이유로 눈 감고 있었던 게 아닌지도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의 반부패 대책 보고가 끝나자 문 대통령은 보고의 문제점을 일일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학사 비리 대책에 대해 “정부의 정책 방향인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절감, 진보 단체가 주장하는 수능 비중 축소·내신 확대 등의 정책 추진을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면서 “그 저변에는 학사 비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립유치원 비리 대책에 대해서는 “유치원 폐원, 원아모집 중단 등 당면한 문제에 대해 폐원 시 주변 병설유치원 정원 증원 등 임시 대책을 세밀히 마련해 국민들에게 분명히 제시하라”고 대책 보완을 지시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재개발·재건축 비리 대책을 보고받은 뒤에는 “현장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전문지식 있는 주민들이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는 게 아니라 시행사가 돈 되는 재건축 장소를 발굴해 주민대표 등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책은 근본적으로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 현장의 원천적인 문제를 찾아 조치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문 대통령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고한 요양병원 비리 근절 방안에 대해서도 “통계를 보면 지난해 환수결정액 대비 징수율이 4.72% 미만인데, 이는 문제가 된 병원들의 소위 ‘먹튀’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국민들의 혈세가 허술한 감시로 날아가고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히 비리 몇 건을 적발하겠다는 것은 대책이 안 된다. 사무장, 병원장 등 연대 책임을 물어서 병원이 문을 닫아도 (부정수급액을)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 기존과 똑같은 대책이 아닌 조금 더 본질적인 대책을 보고하라”고 지적했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이 공공분야 불공정 갑질 근절안을 보고한 데 대해서도 “과거와 같은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고, 특히 공공분야를 중심으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감시·예방·처벌 등 피해 자체 외에 ‘갑을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생태계가 형성되도록 국무조정실에서 타 부처와 협조해서 보다 근본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문 대통령은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반부패 청렴 국가 실현은 역대 정부에서도 목표로 삼아 추진했지만, 어느 정도 진전되는 듯하다 끝에 가서 퇴보했던 전철이 있었기에 현 정부에서는 이를 확실히 바꾼다는 의지를 갖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회의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또 “수십 년 관행·문화로 정착된 질서를 바꾸기는 쉽지 않은 만큼 정부뿐 아니라 사회 각계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저부터 책임감을 갖고 노력할 테니 여기 계신 여러분의 사명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21세기에는 학문 경계 넘나드는 소통 필요

    [남순건의 과학의 눈] 21세기에는 학문 경계 넘나드는 소통 필요

    종합병원에 가 보면 진료과목들이 너무나도 세분화돼 있어 환자가 이곳저곳을 찾아다녀야 하는 때가 종종 있다. 분야별로 특화된 전문의들을 환자들이 이리저리 찾아가는 것이다. 환자 중심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불편이 따르고 전체적 치유가 아닌 조각난 여러 치료를 받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증 암환자의 경우 선진국형 통합진료를 하는 대형병원들이 생겨나고 있다.현재 지구도 인구 문제, 국가 간 부의 편중화 등 여러 중병을 앓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논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학 내 학자들은 인간의 호기심 충족 외에도 인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의 대학들 모습은 학과 간 칸막이가 있고 한 학과 내에서도 연구실 간 소통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일부 학자들이 융합연구나 공동연구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연구들도 인류의 당면 과제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인류가 처한 전지구적 문제들 특히, 종 다양성 감소, 기후 문제처럼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의 몇 개 분야만이 아니라 인문사회, 기술, 예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의 입장을 다룰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도 과학과 기술의 문제만이 아닌 법률, 윤리, 정치, 경제, 예술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 ‘초학제적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30년 전부터 이런 논의가 많이 돼 왔으나 다른 분야 사람들이 모이면 다른 학문 간의 기본 설정에 대한 몰이해로 평행선을 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예술가들과 우주론 연구자가 같이 모인다는 것은 처음 시도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으나 서로의 가치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옴니버스식 결과물만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인류에게 제기되는 문제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한 곳의 문제가 다른 곳의 문제로 확산되는 연결성도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초학제적 연구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분야와 소통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들 말이다. 그러나 우물 안 개구리에 만족하면서 벽 쌓기를 좋아하는 한국의 학계 분위기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상당한 노력을 해야만 학문 간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초학제 연구를 위해서는 문제에서 나타난 상관관계의 복잡성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과 추상적 개념인 과학이론을 실제 문제로 연결시키는 능력,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가치관 정립이 필요하다고들 이야기한다. 또 정책 입안자들과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노력을 하는 학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할까 봐, 혹은 죽도 밥도 아닌 결과를 낳을까 우려한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성을 내려놓은 후에야 새로 거듭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글로벌 문제를 주도해 나가는 큰 나라로, 세계적 리더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야 할 때가 됐다. 한국의 가장 자랑스러운 역사는 미래에 있을 것이라는 큰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과학계의 지도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 [색다른 인터뷰] “文정부 개혁, 돌아올 수 없는 쪽으로 ‘7부 능선’ 넘은 듯”

    [색다른 인터뷰] “文정부 개혁, 돌아올 수 없는 쪽으로 ‘7부 능선’ 넘은 듯”

    지난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 의혹을 ‘고의적 분식회계’로 결론 내리자 일각에서는 “역시 참여연대 정권”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참여연대가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삼성의 손을 들어줬던 금융당국이 정권이 바뀌자 결정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의혹을 부실하게 심사했던 2년 전 금융당국 관료들을 비판하는 게 논리적으로 타당한데도, 끈질기게 의혹을 파헤친 참여연대와 현 정부의 커넥션을 의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가 참여연대를 곱게 보는 것도 아니다. 참여연대 출신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 개혁과 관련해) 진보진영의 조급증과 경직성이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참여연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박정은 사무처장은 이런 ‘낀’ 상황에 대해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에겐 정치적 오해보다 지체되고 있는 개혁과 약화하는 시민운동의 동력이 더 큰 걱정이었다.→‘참여연대 정권’이란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보수세력이 현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참여연대를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모르는 분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참여연대가 정부 보조금을 많이 받는다고 얘기하지만, 우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부에서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100m 앞에서 맨 처음 집회를 한 단체가 우리다. 참여연대가 박근혜 정부 때 앞장서서 청와대 앞 100m 집회를 가능하게 했고 서울광장 집회 허가제를 폐지시켰는데, 지금 그 과실을 보수단체가 가장 많이 누리는 것 아닌가. →참여연대 출신들이 현 정부에 많이 들어간 것은 사실 아닌가. -참여연대가 설립된 1990년대 초는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이 분화하던 시기였다. 시민단체들이 더 많은 전문가들을 각종 내부 위원회 명단에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참여연대에 이름을 올렸던 수많은 전문가들 중 일부가 문재인 정부에 들어갔다고 ‘청와대 위에 참여연대가 있다’라고 비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상조 위원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지 10년이 넘었다. 지금 참여연대 안에서 그분들과 함께 활동한 간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분들은 참여연대 경험이 없었더라도 현 정부에 참여했을 것이다. 기득권을 누리던 많은 검사와 판사들이 자기 고향에 가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는데 시민단체 출신은 정치를 하면 안 되는가. 어떤 정치를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김상조 위원장의 진보진영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때와 정부 부처 책임자로서 활동할 때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이 바뀐 이유까지 이해해줄 필요는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지금까지 재벌개혁에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 공정위 간부들의 사기업 재취업 등 내부 비리에 얼마나 단호했는지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조급증과 경직성을 말할 때가 아니다. →참여연대 산파역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있어 든든하지 않나. -박 시장이 사무처장일 때와 똑같이 참여연대는 회비만으로 운영된다. 기업 후원금을 일절 받지 않고, 후원금을 무작위로 모금하지도 않는다. 정부 및 국회와 토론회를 해도 비용은 반드시 절반씩 부담한다. 오해를 살까 봐 서울시와는 토론회도 하지 않는다. 박원순이 서울시장이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우리 스스로 엄격하게 검열하고 경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지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많은 적폐청산이 얘기됐지만, 얼마만큼 이뤄졌는지에 대한 평가는 회의적이다. 사법체계를 농단한 판사들, 국정을 농단한 관료들은 그대로다. 개혁의 대상이었던 검찰은 어느새 개혁의 주체가 됐다. 국정원과 기무사 개혁은 흐지부지됐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정부는 삼성에 기대려 하고 있다. 돌아올 수 없는 쪽으로 ‘7부 능선’쯤 넘어간 것 같아 안타깝다. →어떤 이슈에 집중할 계획인가. -선거법 개정을 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특별재판부 도입을 통한 사법농단 진상규명과 공직자비리수사처 설립 등 사법개혁, 보유세 강화 등이 당면 과제다. 많은 개혁 의제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개혁의 ‘병목’이 된 국회가 가장 큰 문제다. →여전히 거대 담론에만 매달리는 것 아닌가.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성평등, 이주민, 환경, 청년, 안전, 주거 등 다양한 이슈가 시시각각 분출하고 있지만 기존 시민운동은 이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참여연대 역시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개혁이 뒷걸음질치는 걸 저지하는 데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민을 조직해 저항하는 방식의 시민운동이 계속될 수 있을까. -나 역시 ‘기승전-집회’ 방식의 운동에 회의적이다. 요즘 사회적인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은 과거의 ‘권’(운동권)을 체질적으로 싫어하고 단체에 소속되기도 꺼린다. 구호와 투쟁가도 거부한다. 청년유니온처럼 새로운 단체가 떠오르는 듯했으나 지금은 시들해졌다. 기존 운동이 시민들의 새로운 요구와 특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시민들은 개인화하고 흩어졌다. 시민운동의 역할이 좁아지니 정부와 지자체가 시민 어젠다를 주도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기존 운동의 한계는 명확해졌는데 새로운 운동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참여연대가 생긴 지 벌써 24년이 됐다. 진보정권이 들어서면서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나. -참여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에서도 회원은 크게 늘지 않는다. ‘참여연대는 그나마 살만 한 것 아닌가’ 하는 인식 때문에 회비 내는 회원을 늘리기도 어렵다. 지금 상근자가 57명이고, 회계사 변호사 등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전문가 실행위원들이 200명이 넘는다. 한 달 살림에 1억 7000만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적자다. 퇴직금 지급용으로 쌓아뒀던 잉여금을 조금씩 헐어 버티고 있다. 몇 년 뒤면 정년퇴직하는 상근자도 나온다. 창립할 때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조직 운영의 난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박정은 사무처장은 누구 지난 2월 제7대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선출된 박정은씨는 참여연대 역사상 첫 여성 단독 사무처장이다. 대학원에서 노동정치를 전공한 그는 참여연대에 재직하던 선배의 권유로 2000년 처음 참여연대에 몸담았다. 참여연대 부설기관인 참여사회연구소 활동을 시작으로 정책실을 거쳐 평화군축센터 팀장을 지냈다. 2014년부터는 안진걸 박근용씨와 함께 협동사무처장을 역임했다. 평화군축센터에서 오래 활동하며 이라크 파병, 평택미군기지 확장 등의 문제를 두고 정부와 싸웠고 북핵 문제, 방위비 분담금, 북한 인권 등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저출산이 정녕 문제라면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저출산이 정녕 문제라면

    1990년대 초 독일 유학 시절의 이야기다. 유학 초기에 잠시 어느 가정집의 3층 다락방에서 지냈는데, 아래 2층에는 40대인 독일인 부부가 살고 있었다. 이 맞벌이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니 차라리 그 돈으로 여행과 취미를 즐기며 여유롭게 사는 것이 낫다는 게 이 부부의 입장이란다. 독일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물론이고 매달 육아수당, 아동수당 및 부모수당을 지급하고, 심지어 대학까지 무상교육인 데다 의료보험공단이 모든 질병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는데도 많은 돈이 든다며 아이 갖기를 원치 않는 이 부부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출산이 문제이기는 오래전부터 독일도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넉넉해 보이는 이 맞벌이 부부가 제 집을 장만할 법도 한데 내내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것 또한 다소 의아했었다.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독일의 주택임대차제도는 우리와는 자못 다르다. 임대차계약서에 계약 기간이 아예 없고, 민법(BGB) 제566조는 “매매는 임대차를 깨트리지 못한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다. 주택 임차인을 보호하는 이 법 조항은 이미 100년 전부터 민법전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이로써 집주인이나 새 집주인이 세입자를 함부로 내보낼 수가 없게 돼 있다. 우리 같으면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난리가 날 법도 하다.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거나 집주인이 빌려준 집을 직접 필요로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임대차 계약의 해지가 가능하다. 그래서 주택임대차 분쟁의 대부분은 집주인이 빌려준 집을 직접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임대차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고, 세입자는 집주인이 주장하는 직접 사용 필요성이 없다고 맞서면서 불거진다. 어쨌든 세입자가 집주인의 눈치를 볼 일이 별로 없다. 월세 인상에도 각 도시에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있다. 다달이 내는 월세가 자신의 소득에 비해 많으면 따로 주거 지원비가 지급된다.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쟁에 동원된 수많은 독일 남자들이 죽거나 다쳤다. 전쟁터에서 남편을 잃고서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거리와 집을 자기 손으로 복구하고 혼자 갖은 역경 속에서 아이 다섯을 잘 키워 낸 한 어머니가 있다. 이런 여성들을 독일에서는 ‘트뤼머프라우’라고 부르는데, ‘폐허 더미 속에서 땀 흘려 일궈 온 여성’쯤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익히 알고 있는 ‘라인강의 경제 기적’이 이들의 수고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손에 곡괭이를 든 모습의 이 여성들을 기리는 동상이 독일 전역 여러 도시에 세워져 있다.그런데 이 노모는 늙어서 아이 한 명당 고작 30마르크씩 도합 150마르크(약 10만원)의 연금을 받는데, 자신이 어렵사리 키워 낸 아이들은 직장에서 일하고 나중에 매월 기백만원씩 연금을 수령한다. 앞서 언급했던 아랫집 맞벌이 부부가 각자 나중에 받을 넉넉한 연금 역시 이처럼 여느 부모들이 공들여 키워 낸 아이들의 근로소득에서 공제하는 연금보험료로 충당된다. 이 할머니가 받고 있는 적은 연금 액수가 1992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에서 사건으로 다루어졌다. 독일연방헌재는 연금법 개혁을 통해 가족에 대한 불이익을 최소화할 것을 입법자에게 명령했고, 이후 자녀 양육 기간을 연금 지급액 산정에 추가로 반영하는 연금법 개정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 추가 연금액이 가족의 가치를 고려하자면 여전히 적다고 비판한다. 세계적으로 낮은 출산율과 이로 인한 인구절벽이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여서 그간 백가쟁명(百家爭鳴)으로 여러 방안이 강구되지만 백약(百藥)이 무효다. 국민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나드는데도 여전히 얄팍한 지갑과 높은 사교육비, 치솟는 집값, 고용불안정과 높은 청년실업률, 특히 여성들이 겪는 일과 가정의 양립 어려움 등 우리 사회의 삶이 그만큼 팍팍하고 고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이 모든 것들이 달라져야 한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일이 분명 큰 기쁨이고 많은 이들이 이 기쁨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부모들에게 적어도 손해가 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글을 마치려 하니 지금쯤이면 훌쩍 칠순을 넘겨 어느덧 연금으로 노후를 보내고 있을 독일 시절의 그 아랫집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게 여전히 손해라고 여기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글 사진 제공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저출산이 정녕 문제라면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저출산이 정녕 문제라면

    1990년대 초 독일 유학 시절의 이야기다. 유학 초기에 잠시 어느 가정집의 3층 다락방에서 지냈는데, 아래 2층에는 40대인 독일인 부부가 살고 있었다. 이 맞벌이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니 차라리 그 돈으로 여행과 취미를 즐기며 여유롭게 사는 것이 낫다는 게 이 부부의 입장이란다.독일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물론이고 매달 육아수당, 아동수당 및 부모수당을 지급하고, 심지어 대학까지 무상교육인 데다 의료보험공단이 모든 질병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는데도 많은 돈이 든다며 아이 갖기를 원치 않는 이 부부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출산이 문제이기는 오래전부터 독일도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넉넉해 보이는 이 맞벌이 부부가 제 집을 장만할 법도 한데 내내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것 또한 다소 의아했었다.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독일의 주택임대차제도는 우리와는 자못 다르다. 임대차계약서에 계약 기간이 아예 없고, 민법(BGB) 제566조는 “매매는 임대차를 깨트리지 못한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다. 주택 임차인을 보호하는 이 법 조항은 이미 100년 전부터 민법전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이로써 집주인이나 새 집주인이 세입자를 함부로 내보낼 수가 없게 돼 있다. 우리 같으면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난리가 날 법도 하다.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거나 집주인이 빌려준 집을 직접 필요로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임대차 계약의 해지가 가능하다. 그래서 주택임대차 분쟁의 대부분은 집주인이 빌려준 집을 직접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임대차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고, 세입자는 집주인이 주장하는 직접 사용 필요성이 없다고 맞서면서 불거진다. 어쨌든 세입자가 집주인의 눈치를 볼 일이 별로 없다. 월세 인상에도 각 도시에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있다. 다달이 내는 월세가 자신의 소득에 비해 많으면 따로 주거 지원비가 지급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쟁에 동원된 수많은 독일 남자들이 죽거나 다쳤다. 전쟁터에서 남편을 잃고서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거리와 집을 자기 손으로 복구하고 혼자 갖은 역경 속에서 아이 다섯을 잘 키워 낸 한 어머니가 있다. 이런 여성들을 독일에서는 ‘트뤼머프라우’라고 부르는데, ‘폐허 더미 속에서 땀 흘려 일궈 온 여성’쯤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익히 알고 있는 ‘라인강의 경제 기적’이 이들의 수고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손에 곡괭이를 든 모습의 이 여성들을 기리는 동상이 독일 전역 여러 도시에 세워져 있다. 그런데 이 노모는 늙어서 아이 한 명당 고작 30마르크씩 도합 150마르크(약 10만원)의 연금을 받는데, 자신이 어렵사리 키워 낸 아이들은 직장에서 일하고 나중에 매월 기백만원씩 연금을 수령한다. 앞서 언급했던 아랫집 맞벌이 부부가 각자 나중에 받을 넉넉한 연금 역시 이처럼 여느 부모들이 공들여 키워 낸 아이들의 근로소득에서 공제하는 연금보험료로 충당된다. 이 할머니가 받고 있는 적은 연금 액수가 1992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에서 사건으로 다루어졌다. 독일연방헌재는 연금법 개혁을 통해 가족에 대한 불이익을 최소화할 것을 입법자에게 명령했고, 이후 자녀 양육 기간을 연금 지급액 산정에 추가로 반영하는 연금법 개정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 추가 연금액이 가족의 가치를 고려하자면 여전히 적다고 비판한다. 세계적으로 낮은 출산율과 이로 인한 인구절벽이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여서 그간 백가쟁명(百家爭鳴)으로 여러 방안이 강구되지만 백약(百藥)이 무효다. 국민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나드는데도 여전히 얄팍한 지갑과 높은 사교육비, 치솟는 집값, 고용불안정과 높은 청년실업률, 특히 여성들이 겪는 일과 가정의 양립 어려움 등 우리 사회의 삶이 그만큼 팍팍하고 고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이 모든 것들이 달라져야 한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일이 분명 큰 기쁨이고 많은 이들이 이 기쁨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부모들에게 적어도 손해가 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글을 마치려 하니 지금쯤이면 훌쩍 칠순을 넘겨 어느덧 연금으로 노후를 보내고 있을 독일 시절의 그 아랫집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게 여전히 손해라고 여기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 물러나는 김동연 “부총리 바뀌는 상황에서도 집값·대외리스크 등 철저 대응”

    물러나는 김동연 “부총리 바뀌는 상황에서도 집값·대외리스크 등 철저 대응”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청와대가 신임 부총리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지명하자 “부총리가 바뀌는 전환적 상황에서 남아있는 골든타임 동안 기재부가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제 역할을 다 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청와대의 인사 발표 직전 국회에서 예결위 부별 심사 대처 중 기재부 1·2차관과 1급들이 참석하는 간부 회의를 열어 “고용·투자 부진, 대내외 리스크 요인 심화 등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와 같이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6월 9일 취임 이후 1년 5개월 동안 기재부를 중심으로 경제 부처들이 노력한 결과 사람 중심 경제의 틀을 만들고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기초를 마련한 성과가 있었다”면서 “당면한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그간 미뤄진 구조조정에도 노력해 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점차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부총리는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과 세법개정안 등 예산 부수 법안을 책임지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당부하기도 했다. 또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부총리는 부총리 업무 인수인계 시기에 경제 운용과 주요 현안에 대해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내년 경제정책방향 수립 기초 작업을 서둘러 후임 부총리가 임명되는 즉시 본격 작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대외 불안정성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과 관련 9·13 대책 이후 시장이 단기적으로 안정세이지만 방심해서는 안 되며 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관가 블로그] 장·차관 내부 승진에 분위기 한껏 달아오른 고용부

    [관가 블로그] 장·차관 내부 승진에 분위기 한껏 달아오른 고용부

    취임사서 “일자리 문제 해결에 집중” 내부 “잘 아는 선배와 일하는 것 같다”‘고용노동부 시즌2’의 막이 올랐습니다. 이재갑(왼쪽) 장관에 이어 지난주 임서정 차관까지 새로 임명되면서 본격적인 2기 진용을 갖췄습니다. 고용부에서 내부 관료 출신만으로 투톱이 꾸려진 건 2011년 이후 7년 만입니다. 내부 분위기도 한껏 달아올랐습니다. ●“업무 연속성 이어가게 돼 좋다”… 기대 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이 장관과 임 차관 모두 내로라하는 고용정책 전문가입니다. 둘 다 고용정책실장을 지냈으며 국·과장 시절에도 고용정책실 근무 경력이 적지 않습니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정치인 김영주 전 장관 때와 완전히 대비됩니다. 올 상반기 고용부 업무가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에 방점을 찍었다면 하반기엔 일자리 확대를 비롯해 고용 문제에 좀더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용 상황이 심각한데 일자리 주무부처인 고용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고용 전문가를 배치해 더욱 분발하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한 달가량의 시차를 두고 임명된 이 장관과 임 차관은 약속이나 한 듯 취임사 첫머리에 “일자리 문제 해결에 우리가 가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임 차관이 첫 번째 일정을 ‘일자리위원회’ 방문으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임 차관이 이목희 일자리위 부위원장을 만나 (일자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고용부 내에선 기대감이 큽니다. A씨는 “(이 장관은) 부처 사정을 잘 아는 분이라 그런지 업무 흐름을 꿰고 있다”면서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와 일하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말했습니다. B씨는 “장관이 내부 출신이라 차관은 다른 곳에서 올 줄 알았는데 놀랐다”면서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 가게 돼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탄력근로 등 노동계 반발 해결이 당면 과제 하지만 외부의 시선이 마냥 장밋빛은 아닙니다. ‘고용 참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청년일자리 부족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민간 기업과 소상공인업계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에 적잖은 반발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화 등을 검토하겠다고 달랬지만 이번엔 노동계의 반대가 거셉니다. ‘고용 대란’ 해결의 특명을 받은 신임 장차관이 어떤 솔로몬의 해법을 내놓을지 기대됩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손학규 “임종석 자기정치 하려면 물러나라” 비판

    손학규 “임종석 자기정치 하려면 물러나라” 비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해 “자기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로 비판했다. 손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까지 제치고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서서 야단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17일 임 실장이 남북 공동 유해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것을 두고 한 얘기다. 손 대표는 “임 실장은 지난번에도 국가정보원장,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을 대동하고 비무장지대를 시찰하더니, 엊그제는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임 실장이)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유튜브 영상이 방영되는 촌극이 빚어졌다”면서 “이게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 측근 실세들의 모습이고 패권 정치의 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또 다른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 촛불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했다. 손 대표는 지난 1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임 실장의 지난 17일 DMZ 방문을 문제 삼으면서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인 상황에서 비서실장이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니”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임 실장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DMZ를 방문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손 대표의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손 대표가 지적한) 동영상의 내레이션을 한 것은 임 실장이 주도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국민소통수석실에서 그 내용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 과정에 임 실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음 달 5일 여·야·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 개최가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여·야·정이 항시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현재 당면한 현안들을 같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기열 부의장, 미얀마 양곤주의회 및 경제학자 방문단 환영

    서울시의회 박기열 부의장(더불어민주당, 동작3)은 24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미얀마 양곤주의회 및 경제학자 방문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방문에는 우 틴 마웅 툰 양곤주의회 의장과 띤 르윈 예결산위원장을 비롯한 주의회 의원 8명과 닐라 민 투 양곤경제대학교 부총장, 메틸다경제대학교 툰 아웅 총장과 교수진 등 경제학자 5명과 산업분야 관계자 3명도 함께 했다. 김정태 지방분권TF 단장(더불어민주당, 영등포2) 주관으로 진행된 이 날 간담회에는 김광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도봉2), 유용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동작4), 김경우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동작2) 등 서울시의회 의원단도 함께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한국과 미얀마의 협력 확대 방안 모색, 한국의 예산․재정에 관한 사항, 미얀마 발전을 위한 한국의 사례 공유 등 다양한 주제의 논의가 이어졌다. 박기열 부의장은 “우 틴 마웅 툰 의장님을 비롯한 양곤주의회 의원 여러분들의 서울시의회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한국과 미얀마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다양한 분야의 정책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서울시 정책 현장을 방문해주신 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의 정책 현장을 살펴보시고, 대표단 여러분께서 각각 당면한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실 수 있도록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어가실 수 있는 의미있는 방문이 되시길 바란다”면서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우 틴 마웅툰 의장은 “단풍으로 물들고 있는 아름다운 서울로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8년째에 접어든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한국을 모델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양곤주가 계속해서 교류․협력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툰 아웅 총장의 “예산과 관련된 교육을 위해 미얀마 의원을 파견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김광수 위원장은 “부의장님 말씀대로 교류의 연장선상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유용 위원장, 김정태 단장, 김경우 부위원장 등 서울시의원들과 양곤주의원들은 간담회 종료 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을 둘러보는 자리에서도 의견 교환을 이어갔다. 한편 미얀마 양곤주의회 및 경제학자 방문단은 서울시교통관제센터와 서울시 지하철 역사를 방문해 지하철을 직접 시승, 환승해 보며 서울 지하철의 성능과 환승 시스템 등 서울시 교통 인프라를 체험하고, 중랑물재생처리장과 마포자원회수시설 및 에너지센터 등 자원 재활용 시설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북촌 등 문화공간을 견학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용석 서울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전국 광역의회의원협의회장으로 선출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상임위원장 김두관)는 22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역의회 원내대표단 회의를 열어 3선 출신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용석 대표의원(서울시의원, 도봉1)을 더불어민주당 전국 광역의회의원협의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광역의회 원내대표단 회의에는 박광온 최고위원과 김두관 상임위원장을 비롯하여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국 17개 광역시・도 원내대표들이 참석하였다.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22조에 의하면 당무 집행에 관한 최고의결기관으로서 당무위원회를 구성하고, 당무위원은 광역의회의원협의회 대표 1인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역의회의원협의회장은 당연직 당무위원과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임명된다. 광역의회의원협의회는 자치분권에 관한 당정 간의 정책협의 및 여론수렴을 비롯하여 자치분권 활성화와 정책협의 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게 된다. 이날 선출된 김용석 협의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더불어민주당이 든든한 여당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풀뿌리 지방정부의 뒷받침이 절대적”이라며 “당・정・청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해 지방의회의 위상강화와 자치분권 개헌의 실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수시로 광역의회 대표단 회의를 통하여 전국 광역의회의원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지방의회가 당면한 정책과제들에 대하여 하나하나 풀어나가겠다”며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전국 17개 광역의회 대표의원 대표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선출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문화문제 다룬 연극 ‘텍사스 고모’ 무대로

    다문화문제 다룬 연극 ‘텍사스 고모’ 무대로

    국립극단과 안산문화재단이 공동제작하는 연극 ‘텍사스 고모’가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과 지역 문화기관이 협업한 첫 작품으로, 10월 26~27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11월 2~25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만호극장에서 연이어 공연한다.‘텍사스 고모’는 안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공모사업인 ASAC의 2017년 대상 수상작으로, 주한미군과 결혼해 텍사스로 떠났던 ‘텍사스 고모’와 환갑이 넘은 그의 친오빠와 결혼해 한국으로 온 19세 ‘키르기스스탄 여성’ 등 이주여성의 현실을 그려낸 작품이다. 작품을 이끄는 이들 두 여성 캐릭터는 배우 박혜진과 독일 출신 배우 윤안나가 연기한다. 줄거리 개요만으로도 예상할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우리 사회 다문화 문제를 그리고 있다. 실제 경기 안산 원곡동은 2009년 전국 최초로 다문화 특별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해 안산문화재단으로서는 지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직접 무대로 올리는 셈이기도 하다. 희곡을 쓴 윤미현 작가는 외국인과 결혼해 해외로 떠났다가 30년만에 귀국한 대학시절 친구 고모의 실제 삶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용훈 연출가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중 ‘너희는 이런 것 없지’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마음에 와 닿는다”면서 “우리가 누군가에게 ‘갑질’을 당하면서도 우리도 (이주민들에게) 갑질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이기도 한 윤안나는 “그동안 한국에서 맡았던 역할은 제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저와 같은 이주여성 역할을 맡게 돼 더욱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에서 신문방송학과 한국어학을 전공한 후 한국으로 와 연극과 영화 등에 출연하고 있다. 국립극단은 이번 작품을 계기로 내년부터 지역 문화기관들과 공동제작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NC 신임 감독에 이동욱 수비코치…데이터 야구 활짝 꽃피울까

    NC 신임 감독에 이동욱 수비코치…데이터 야구 활짝 꽃피울까

    이동욱(44) 감독이 NC의 2대 사령탑으로 부임한다. NC는 17일 이동욱 수비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임기는 2020년까지다. 계약금 2억원에 연봉 2억원의 조건이다. 이 감독은 오는 25일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시작하는 합동훈련에서부터 팀을 지휘한다. 이 감독은 2012년 NC가 창단할 때부터 수비코치를 맡아온 창단 멤버다. 1대 사령탑인 김경문 전 감독(2012~2018년 6월)을 보필해오다가 2대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NC는 이 감독이 팀 내 주전 선수부터 퓨처스리그 유망주까지 모든 선수의 기량과 특성을 고루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선수 육성과 경기에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선진 야구 트렌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NC는 이미 올해부터 다른 구단에는 없는 데이터코치 보직을 신설하며 데이터 야구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동아대를 졸업한 이 감독은 1997~2003년 롯데에서 선수로 뛰었다. 2004년 롯데 코치로 지도자에 입문해 2007년에는 LG로 자리를 옮겼고 2012년부터는 NC에서 코치 생활을 이어갔다. 이 감독은 2013~2017년 NC의 1군 수비코치로 활약하며 4년 연속 팀 수비지표를 KBO리그 1위에 올려놓았다. 올시즌 내홍을 겪으며 정규리그 꼴찌(10위)로 시즌을 마친 구단을 추스려 ‘신흥 강팀’의 면모를 되찾는 것이 이 감독의 당면 과제다. 2019년은 NC의 신축 구장에서 새시즌을 시작하는 중요한 해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시도를 해온 것이 우리 다이노스 야구의 특징”이라며 “선수들과 마음을 열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개마고원이 다가온다”

    [이종수의 헌법 너머] “개마고원이 다가온다”

    “지중해가 다가온다.” 1855년에 파리에서부터 남쪽의 마르세유까지 기찻길이 처음 열리던 날 프랑스 어느 신문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 이랬다고 한다.‘이탈리아 기행’ 책을 남긴 대문호 괴테가 그렇듯이 철도가 없던 시절에 여행은 극히 소수만 누리는 특권이자 큰 사치였다. 그러니 싱그럽도록 푸른 지중해 바다와 그곳의 따스한 햇볕을 마치 그리스 신화에나 나오는 먼 이야기처럼 그저 귀동냥으로나 전해 듣던 독자들을 한번 상상해 보라. 이 기사 제목은 철도 개통으로 지중해가 드디어 현실의 삶이 되는 그날의 벅찬 감동을 언어로 포착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남북을 가로막는 휴전선을 가로질러 기찻길이 열리는 그날 신문에서 “개마고원이 다가온다”는 기사 제목을 접하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으로 접한 개마고원의 고적하고 너른 풍광은 방송으로 지켜보는 내게도 벅찬 감동으로 와닿았다. 나 같은 필부(匹夫)도 곧 북녘 땅을 밟고서 개마고원 트레킹에 나설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통일이 이리 감상적이어서 되겠느냐며 누가 탓할지도 모르겠다. 북한의 위장평화 쇼에 놀아난다며 일부 야당은 여전히 딴죽을 건다. 그리고 어느 헌법학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엄연히 밝힌 우리 헌법 제3조, 즉 영토 조항을 앞세워서 북한은 여전히 휴전선 이북 지역을 불법 점령하고 있는 반국가단체여서 대화의 상대가 결코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동의도 불가하다고 강변한다. 과연 그럴까. 1945년 해방과 동시에 뜻밖의 분단 상황에 당면하고서 남쪽에서 정부 수립과 제헌 헌법을 준비하면서도 분단이 이토록 길어지리라고는 누구도 결코 짐작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상(理想)은 통일이지만, 현실은 분단이기에 헌법은 또한 제4조에서 분단을 전제하면서 ‘평화통일’을 국가가 추구해야 할 과업으로 밝혔다. 그간 여러 차례의 개헌 논의에서 영토 조항의 삭제 내지 과거 서독 기본법처럼 휴전선 이남 지역으로 경계 짓는 영토 조항의 현실화가 거론됐다. 또 현행 헌법을 그대로 두더라도 제3조의 영토 조항과 제4조의 평화통일 조항 간에 존재하는 해석상 모순을 극복하고자 제3조가 현시점이 아니라 제4조에 따른 ‘통일 이후의 영토’를 의미하는 조항으로 이해하는 해석론이 법학계에서 공감대를 넓혀 왔다. 법원과 헌법재판소도 줄곧 판결로 북한의 이중적 지위, 즉 ‘반국가단체’이면서도 동시에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임을 확인해 왔다. 그러니 북한과의 대화와 약속은 어떻게든 필요하다. 지난 정부는 ‘통일대박’을 주장하면서도 북한과 거리 두기로 일관했고, 북측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을 내내 경계했다. 남북한 경제협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개성공단도 문을 닫았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있고서 어느 보수 논객은 “국민이 3일만 참아 주면”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당당히 내놓기도 했다. 북한의 핵심 목표를 폭격해 사흘이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으니 국민이 감내해 달라는 이른바 ‘전쟁불사론’이다. 그 끔찍한 사흘이 얼마나 소중하고 많은 목숨을 앗아갈지는 아예 안중에 없다. 이른바 국가주의다. 이런 살얼음판과도 같은 긴장된 나날을 지내 오면서 그렇게 십여 년이 흘렀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의 우화(寓話)와도 같은 국정농단 사태를 겪은 뒤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미국과 북한을 오가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애쓰고 있다. 결코 쉽지 않겠지만, 모쪼록 잘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통일은 일단 훗날의 일로 남겨 두고라도 그 전단계로 한반도 비핵화 조치와 함께 남북 간 경제·문화 등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평화체제를 공고히 하는 일이 급선무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산과 목포의 기찻길이 신의주로, 삼지연으로 그리고 만주, 시베리아로 이어지는 그날은 남한이 더이상 고립된 섬이 아니라 드넓은 바다를 낀 대륙 한쪽의 복된 땅임을 비로소 실감하는 뜻깊고 감격스런 날이 될 것이다. ‘동방정책’을 추진하면서 냉전(冷戰)으로 꽉 닫힌 문을 활짝 열어젖힌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의 말을 옮기면서 글을 맺는다. “평화가 물론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평화가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 “지자체 226곳 ‘집단지성’ 모아 우수정책 싱크탱크 열 것”

    “지자체 226곳 ‘집단지성’ 모아 우수정책 싱크탱크 열 것”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자타공인 지방분권 전도사다. 문 구청장은 “(기초지방자치단체로 나뉘는) 전국 226개 지방정부가 우수한 정책을 하나씩만 만들어도 대한민국 전체에 우수사업 226개가 생긴다”면서 “자치분권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집단지성을 구현하는 시스템 구축”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서대문구가 처음 실험한 ‘동 복지 허브화’나 ‘복지방문지도’는 국가정책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지난 8월부터는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회장을 맡아 자치분권을 위해 기초지자체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 구청장을 11일 만나 자치분권의 필요성과 당면 과제,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를 소개해달라. -지방정부가 연대해 시민과 함께하는 자치분권을 실현하자는 목표로 2016년 1월 결성했다. 현재 29개 지방정부가 참여하고 있다. 2016년부터 꾸준히 지방정부를 순회하며 자치분권대학과 자치분권 토크쇼를 운영 중이다. 자치분권 교육과정 모델과 공통교재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도 주력사업이다. 가칭 ‘자치분권 대상’을 제정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협의회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보다 외연 확장을 이루고 싶다. 협의회를 통해 보다 많은 지방정부의 힘을 모으고, 자치분권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허브 구실을 하고 싶다. 지방정부 역량을 강화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핵심 목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자치분권은 시대적 사명인 동시에 지방정부가 스스로 이뤄내야 하는 과제다. →자치분권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국가 경쟁력 강화와 주민 행복 실현을 위한 시대적 요구라고 본다. 대부분 선진국에선 자치분권이 활발하다. 과거 우리나라는 강력한 중앙집권을 통해 성장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중앙집중형 의사결정 방식보다 집단지성이 화두다. 중앙집권이 자칫 현장 괴리와 병목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성 때문이다. 이제는 주민 수요에 가장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방정부가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맞춤형 행정을 펴야 할 때다. →자치분권이 중앙정부에도 플러스 효과가 될 수 있겠다. -전국에 지방정부가 226개가 있다. 정책실험이 실패하더라도 226분의1이 실패하는 것이니 위험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고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으라는 말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닌가.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은 ‘담대한 목표와 초라한 실천’이란 혹평을 받는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여러 차례 강력한 자치분권 실현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 9월 11일 발표한 자치분권 종합계획은 대통령의 의지를 국가 차원의 의제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띤다. 물론 구체적이지 않고 실질적인 조치가 없다는 점에서 결점도 작지 않다. 앞으로 가시적인 후속조치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자치분권에서 핵심인 재정분권은 어떻게 평가하나. -자치분권을 제대로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재정분권이라는 게 정설이다. 지금 중앙과 지방의 세입구조는 8대2로 중앙에 극단적으로 치우쳐져 있다. 7대3을 거쳐 6대4까지 개편해야 한다. 부가가치세액의 11%인 현행 지방소비세를 21%로 확대하고, 부동산분 양도소득세를 국세에서 지방세로 전환하는 등의 방법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지방정부에 합당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진정한 자치분권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재정분권에 대해 중앙정부 일각에선 ‘지자체의 방만한 운영, 능력 부족’을 문제로 삼는다. -재정분권은 단순히 예산을 나눠달라는 게 아니다. 주민이 필요로 하는 정책수요를 가장 훤하게 꿰뚫고 있는 지방정부가 재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주장이다. 지방정부는 올해 6월까지 이미 일곱 차례에 걸친 지방선거를 통해 주민들로부터 지속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물론 예산 낭비로 지탄을 받은 곳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방자치 경험을 차곡차곡 쌓으면서 우수한 정책을 선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오히려 중앙정부에 과연 얼마나 떳떳한가 반문하고 싶다. 최근 감사원 발표를 보면 지난 이명박 정부(2008~2013년) 때를 비춰 봐도 자원외교 손실액과 4대강 사업비만 각각 22조원이나 된다. →자치분권을 위해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제 지방정부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당리당략이나 지역이기주의를 넘어서는,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더 나은 국가로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제다. 자치분권이 계속 지지부진한 것에서 보듯, 자치분권은 중앙정부의 시혜에 기대어 기부를 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쟁취해야 할 숙제다.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회장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특별위원장을 맡은 것도 그러한 의무감 때문이다. 3선 구청장으로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철새도래지 관라지 국제 워크숍, 11일 울산서 개막

    철새서식지 관리자 국제 워크숍이 울산에서 열린다. 울산시는 환경부, EAAFP(동아이사-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와 공동으로 11∼12일 이틀간 울산 롯데호텔에서 ‘철새서식지 관리자 국제 워크숍’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세계 철새의 날(10월 13일)을 맞아 국내 철새 보호를 위한 당면 문제를 논의하고 탐조 문화 활성화 등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계획됐다. ‘철새 보호를 위한 하나 된 우리의 목소리’를 주제로 열리는 워크숍에는 울산시, 환경부, EAAFP 사무국을 비롯해 국내외 전문가, 지자체 철새서식지 담당자, 민간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워크숍에서는 루영(Lew Young)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사무국장이 ‘왜 우리가 철새와 그 서식지를 보호해야 하는� ?� 주제로 기조 연설한다. 딩리용(Ding Li Yong)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박사와 시아 샤오샤(Xia Shaoxia) 박사는 최근 이동성 철새 현황과 황해지역 철새 보호 중요성에 대해 강연한다. 또 일본 야츄 히가타 센터에선 철새서식지 보호 우수사례를 발표한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시·군 철새서식지 담당자를 대상으로 국제서식지(FNS) 관리자 실무교육과 울산 태화강 일대 탐조 활동도 이뤄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워크숍을 통해 철새 보호를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는 계기를 마련하고 정부와 다른 지자체, EAAFP 등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시론] 기획재정부를 생각한다/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기획재정부를 생각한다/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주 국회에서 경제부총리는 업무추진비 사건을 해명하는 데 한나절을 보냈다.누군가는 조목조목 답변하는 부총리를 ‘잘하셨다´고 격려했을 법도 하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치졸한 질문들도 비난받아 마땅하겠지만, 우리 경제를 총괄하는 부총리가 산적한 현안을 뒤로하고 지극히 실무적인 답변과 반박을 이어 가는 모습에 한숨이 나왔다. 그런 답변을 준비하기 위해 실무 관료들이 쏟았을 시간과 노력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기획재정부는 약 1000명이 근무하는 거대 조직이다. 최고 엘리트로 자부하는 본부 실국장이 40명에 달하고, 과장만도 100명이 넘는다. 사무관급 우수 인재들도 550여명에 이른다. 행정안전부를 제외하고 본부 인력이 가장 많은 부처다. 청와대 조직의 두 배, 정부 부처 중 인력 규모가 가장 작은 통일부나 여성부와 비교하면 무려 4배가 넘는다. 기능상으로도 예산과 세제, 국제금융과 공공기관 등 경제정책의 핵심적인 정책수단을 가지고 있다. 기재부의 막강함은 정책 현장에 그대로 나타난다. 최근 국무총리가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은 어렵다고 했지만, 경제부총리는 차등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얼마 전 부동산 정책도 국토교통부 장관은 옆에 앉아 있고 부총리가 주관 발표했다. 근로시간 개선이나 일자리 정책에서도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보다는 기재부의 목소리가 크다. 교육부총리나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새 정부에서 나타나는 역설적인 현실이다. 권력은 곧 인사로 나타난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고용, 복지, 중소기업 등 관련 부처에는 많은 기재부 고위직들이 파견돼 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고위직도 기재부 출신이 차지하기도 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기재부 출신 장차관들이 즐비했고,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도 기재부 공무원을 선호한다. 새 정부 이후에도 기재부 출신은 정부 내외의 주요 직위에 여전히 임명되고 있다. 이와 같은 강력한 권한에 견주어 책임지는 일은 거의 없다. 경제가 잘못돼도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명확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 예산 배분의 잘잘못을 따지기도 어렵고, 문제가 생겨도 해당 부처에서 책임지기 일쑤다. 이번 개각에서도 교육부총리,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장관만 교체됐다. 일선 부처와 비교해 보면 정책 실패의 책임도, 감사의 부담도 약하다. 그래서인지 최고 인기를 누리는 부처다. 홈페이지를 보면 기재부는 스스로를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라고 명명한다. 하지만 기재부는 다른 경제 부처를 명령하고 지휘하는 ‘통제센터’가 아니다. 주무 부처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지원자이자 조정자다. 축구 감독이 아니라 주장 선수인 것이다. 주장 선수는 다른 선수들의 역할을 직접 대신할 수 없다.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팀의 승리를 위해 선수들을 지원 격려하는 것이다. 그리고 감독의 새로운 전략과 목표를 공유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이제 기재부도 경제 부처 본래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헌법 119조 제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실현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기재부의 조직편제상 ‘소득분배’국장이나 ‘경제민주화’국장은 찾아볼 수 없다. 과거 성장 프레임에 갇힌 구조와 관습의 변화가 있는지 의문이다. 기재부의 재편도 검토해야 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사무차관의 스캔들로 재무성 해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기재부의 미래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예방 차원에서라도 예산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통합했다. 부처 통합은 비대해진 권력을 낳았다. 이제 권력을 분산하고 명확한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테크노크라시에서 민주주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리성만 강조하는 영혼 없는 전문가들보다는 다양성의 가치를 강조한 말이다. 불철주야 당면한 경제 현안을 해결하려는 기재부 관료들의 헌신과 충정은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성공하는 정부를 위해서는 정부 각 부처가 추구하는 본래의 가치와 역할을 존중하고, 기재부도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맞게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 작가의 마음 후비는 난민·젠더, 지금 여기 있습니까

    작가의 마음 후비는 난민·젠더, 지금 여기 있습니까

    당면한 현실 문제와 문학의 역할을 고민하는 국내외 작가들의 축제가 열린다.한국문학번역원은 21~28일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7회째를 맞는 축제에는 국내 작가 16명, 해외 작가 14명 등 총 30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이번 축제의 테마는 ‘지금 여기 있습니까’다.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심보선 시인은 “젠더·난민 등의 이슈는 고심해서 나온 주제가 아니라 마땅히 다뤄야 할 주제라는 생각이었다”며 “시대적 화두와 연결해 ‘지금 여기’ 문학이 처한 현실과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짚어볼 것”이라고 전했다. 개막식은 21일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정원에서 열린다. 작가들은 23~26일 연희문학창작촌, 더숲(노원문고), 순화동천 책박물관, 최인아책방에서 젠더·사회적 재난·디아스포라·개인vs시스템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눈다. 23일 오후 8시에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작가와의 만남’이, 24~27일에는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작품 낭독 행사가 개최된다. 무대연출을 맡은 이근욱 다랑어스토리 감독은 “작품을 미리 읽지 않았더라도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영상과 노래, 전문 배우들의 공연을 곁들여 구성했다”고 말했다. 국내 작가로는 소설가 공지영·김희선·박솔뫼·이인휘·장강명·정지돈·표명희, 시인 김근·김혜자·김현·박소란·박준·신해욱·심보선·오은·장석남이 참여한다. 해외 작가로는 소설가 크리스 리(미국),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콜롬비아), 진런순(중국) 등과 시인 조엘 맥스위니(미국), 브뤼노 두세(프랑스), 발레리에 메헤르 카소(멕시코), 하미드레자 셰카르사리(이란) 등이 함께한다. 참가 신청은 축제 누리집(www.siwf.or.kr)과 네이버 예약(booking.naver.com)을 통해 받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새 얼굴 뽑았지만 앞길은 첩첩산중

    새 얼굴 뽑았지만 앞길은 첩첩산중

    24개 단체 선거 무효·즉각 퇴진 요구 기득권 인사로 집행부…갈등 커질 듯 종단 비위 의혹 등 명예 회복도 관건“새 총무원장을 뽑긴 했지만 앞길은 첩첩산중.” 요즘 한국불교 맏형 격인 조계종의 상황을 솔직하게 드러낸 총무원 관계자의 심경 표현이다. 지난달 28일 제36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원행 스님이 2일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의 인준을 받아 총무원장 지위를 확정했다. 원행 총무원장은 당선증을 받은 직후 총무부장 등 6개 주요 부, 실장 임명을 전격 단행해 새 집행부의 닻을 올렸다. 혼란스러운 종단을 곧바로 수습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로 읽힌다.하지만 조계종의 갈 길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우선 설정 총무원장 탄핵과 새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극심한 분열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73.9%의 득표율로 당선된 총무원장을 향한 재야단체와 스님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24개 불교단체로 구성된 불교개혁행동은 선거 무효와 총무원장 불인정을 선언했다. 이들은 나아가 당선자 원행 스님의 즉각 사퇴와 직선제 선거 재실시, 자승 전 총무원장의 종단 축출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선거 이틀 전 빚어진 세 후보의 동반 사퇴도 후유증을 예고하는 종단 초유의 사태다. 이들은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두터운 종단 기득권 세력들의 불합리한 상황들을 목도하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정인을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원행 스님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자승 전 총무원장 측과 종단 기득권 세력을 겨냥한 만큼 내홍 수습이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선의 기쁨보다는 우리 종단과 불교계의 엄중한 현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종단 상황을 의식한 때문인지 원행 스님은 당선 소감을 통해 갈등 해소와 개혁을 우선 입에 올렸다. 그 실효적인 조치로 “소통과화합위원회를 만들어 어떠한 의견일지라도 총무원이 먼저 듣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새 집행부가 대부분 기득권 인사로 구성된 만큼 갈등 해소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에 부닥칠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추락한 종단의 위상 회복 문제도 큰 과제로 꼽힌다. MBC PD수첩이 설정 스님 등 조계종단의 비중 있는 인사들에 얽힌 비위 의혹을 방송해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의 눈총과 지탄을 받았다. 위상 회복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역시 종단개혁이다. 조계종은 선거 때마다 각종 비방과 의혹, 금권선거 논란으로 세간의 눈총을 받곤 했다. 이번 선거만 해도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직선제를 비롯한 선거제도 개선 등 재야단체들의 혁신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원행 스님이 제시한 승려복지제도 확대와 교구중심제 완성, 비구니특별교구 설립과 관련한 공약 이행도 새 집행부의 성패를 가르는 첨예한 사안이다. 문화재관람료 문제 해결과 남북 불교협력 사업, 신도와 출가자 감소 등도 화급한 당면과제다. 원행 스님은 종단의 요직을 두루 거친 데다 선거 과정에서 비위 등 자격 논란 시비가 일지 않아 무난히 당선됐고 원로회의의 인준도 받았다. 하지만 종단 내 주류 세력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만큼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재야 단체와 스님들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 총무원장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이후 단행할 인사와 공약 이행과정에서 불거질 불협화음을 어떻게 극복할지 조계종 ‘원행호’의 출범에 불교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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