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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봉투 파문 확산] 檢, 입장 급선회…“여야 전면수사 할 수도”

    [돈봉투 파문 확산] 檢, 입장 급선회…“여야 전면수사 할 수도”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폭로로 촉발된 검찰의 수사가 여당을 넘어 야당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당 내부의 문제’라며 일정한 선을 긋던 검찰이 “전면 수사에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 수사는 크게 네 갈래다. 먼저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제기한 2008년 전당대회 ▲한나라당의 2010년 전당대회 돈 봉투 ▲비례대표 돈 공천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 및 명품 가방 의혹으로 압축된다. 특히 검찰은 민주통합당 A 의원이 과거 전대 후보시절 수백만원대 금품을 전달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이 같은 수사가 총선을 90여일 앞둔 정치권에 몰아치는 한파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공안1부, 검사 7명 대기 검찰은 우선 고 의원이 제기한 2008년 전당대회와 관련해 돈을 건넨 ‘검은 뿔테 안경을 쓴 30대 남성’을 3~4명으로 압축, 사진 등을 통해 대조작업을 끝내고 조만간 소환통보를 할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검찰은 문제의 인물을 확인하는 대로 신병을 확보해 돈 봉투를 전달한 경위와 돈의 출처, 이를 지시한 사람까지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박희태 국회의장이 “돈을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검찰이 자금원을 찾기 위해 계좌추적에 나설 것인지 주목된다. 조전혁 의원이 제기한 2010년 전당대회 돈 선거 의혹과 인명진 한나라당 전 윤리위원장이 제기한 돈 공천 의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대변인 발표를 통해 사실상 수사를 촉구한 만큼 검찰의 타깃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고 의원 폭로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3차장 산하의 특수부와 금융조세조사부 소속 검사까지 파견받아 수사팀과 맞먹는 7명의 검사를 대기시켜 놓고 있다. 향후 이뤄질 네 갈래 수사에다 정치권 인사 소환, 대규모 돈 거래를 추적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분위기다. 야당에 대한 상당한 자료를 확보하고도 조심스러웠던 검찰의 기류도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주장한 민주통합당의 금품 살포 의혹과 관련해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랐던 검찰도 오는 15일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기된 금품 살포설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 시 보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검찰 관계자는 “(2008년과 2010년, 비례대표 등) 의혹이 제기된 부분 가운데 구체적인 물증이 드러날 경우 기본적으로 모두 들여다볼 계획”이라면서 “다만 지금은 한나라당에서 먼저 수사의뢰한 고 의원에 대한 정리를 끝낸 다음 곧바로 나머지 부분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당 전체로 확대 땐 메가톤급” 지난해 5월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검찰은 A 의원이 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전달했다는 제보를 받고, 이미 사실관계 확인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의 돈 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물타기라는 비판이 부담스럽지만, 검찰 수사가 야당 전체로도 확대될 경우 메가톤급 폭풍으로 바뀔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돈봉투 파문 확산] “난 아냐” “사법처리”… 野 주자들 돈봉투 선긋기 안간힘

    [돈봉투 파문 확산] “난 아냐” “사법처리”… 野 주자들 돈봉투 선긋기 안간힘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이어 민주통합당 당 대표 후보자들 가운데 금품을 살포했다는 증언이 터져 나오면서 당권주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법처리를 외치며 선 긋기에 나섰다. 일부 후보들은 외부 세력의 음해 가능성을 거론하며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10일 전북 전주MBC와 전주대에서 각각 열린 다섯 번째 민주당 당권주자 합동 TV토론과 합동연설회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사회자가 긴급 현안 질문으로 ‘돈 봉투 사건’을 거론하자 의심을 받고 있는 후보자나, 연루자는 사퇴하라고 압박하는 후보자나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박지원 후보는 음해론을 제기했다. 박 후보는 “민주당에 대한 음해”라면서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고 당내에서 철저하게 진상 조사를 해 그 결과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돈 봉투 의혹과 관련, 충격이라며 보도자료를 낸 박 후보는 “민주당에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상호 토론에서 박 후보에게 질문하는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껄끄러운 마음들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같은 호남 출신 이강래 후보는 “단순한 설(說)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실체인지 확인하고 실체가 있다면 철저한 수사로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명숙·박영선 후보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단호한 조치를 강조했다. 한 후보는 “근거 없는 소문만 가지고 확장시키는 건 금물”이라면서 “사실로 밝혀지면 단호한 조치로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수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영선 후보는 “항간에서는 왜 이 시점에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돈 봉투 얘기를 꺼냈느냐고 말한다.”면서 “묘략·정보·물타기 정치로 이용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사실이면 당연히 검찰이 조사해야 하고 후보는 퇴출,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후보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시민후보들은 맹공을 날렸다. 박용진 후보는 “정치관행이라는데 이건 구태정치, 범죄행위이며 사법처리 대상이다. 새로 들어설 정권을 위해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9명이 다 의심을 받는데 수백만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해 준 선거에 재 뿌릴 일 있느냐. 해당 후보자는 사퇴해야 하고 미래를 위해 응징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학영 후보는 “사조직 형태의 당 조직을 혁신하고 철저한 내부 자정 노력과 사법처리를 통해 깨끗한 정치를 선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성근 후보도 “빠른 시일 안에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 후보는 토론에 앞서 성명을 내고 “구태정치를 청산하는 데 힘을 모아 달라. 끝까지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인영 후보는 “돈 봉투로 대표를 사고파니 한심하다. 구정치와 새정치의 구분점이며 모든 조치를 취해 뿌리 뽑아야 한다.”, 김부겸 후보는 “법적·정치적 책임을 질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합동연설회에서는 돈 봉투 의혹 규명을 주장하는 후보에 대해 “한나라당 소속이냐.”는 항의성 고성이 청중석에서 터져나오기도 했다. 전주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돈봉투 파문 확산] 민주 자체조사 단 하루만에 끝?

    ‘돈 봉투 의혹’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자체 진상조사가 흐지부지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유정 당 대변인은 10일 진상조사단 활동 결과와 관련, “하루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금전 수수설에 대해서는 다들 100% 관여한 바 없고, 들은 바도 없다고 했다.”면서 “좀 더 조사를 거쳐 구체적인 증거나 실명이 나오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간 없어 다른 조사 힘들어”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1·15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부 후보가 영남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에게 돈 봉투를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진상조사단을 파견했다. 부산·경남·대구·경북·울산시당 지역위원장 59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으나, 돈을 받은 사실을 언론에 제보한 당협위원장이 누구인지 밝혀 내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긴급 소집된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전까지 진상조사에 집중하는 한편 금전 수수설을 보도한 언론사에 실명 공개 등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또 11일 중앙당에 부정선거 신고센터를 설치키로 했다. 새 지도부에 선출된 뒤 부정선거 사실이 드러나면 해당 인사에게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철저한 조사를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부정 선거의 실체를 밝혀 낼 만한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 당협위원장은 “진상조사단이 와서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됐는지, 목격했는지, 임시 전당대회에는 대절 버스를 타고 갔는지 등을 꼬치꼬치 묻길래 ‘나는 관계없다’고 답했고 조사는 그것으로 끝났다.”고 전했다. 계좌 추적이라도 할 듯한 기세로 내려갔지만 결국 형식적인 질문만 던지다 빈손으로 돌아온 것이다.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홍재형 선거관리위원장은 진상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아예 행사 참석을 이유로 지역구인 청주로 내려갔다. ●‘실체 규명’보다 ‘신속 대응’에 초점 당 관계자는 “시간이 부족해 대면 조사나 전화 조사 이외의 조사를 진행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의 돈 봉투 사건 조사는 처음부터 ‘실체 규명’보다는 ‘신속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돈 봉투 의혹이 민주당을 뒤흔들기 전, 의혹 확산을 차단하는 데 무게를 둔 모습이다. 지난 9일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조사의 투명성을 기하기 위해 외부 인사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꾸리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반대 의견에 밀렸다. 회의에서는 ‘신속’, ‘긴급’이란 말이 가장 많이 나왔다. 당 고위관계자는 “무엇이든 결정을 신속히 내려 진상조사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정치철새·파렴치범·비리연루자 제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4·11 총선에 적용할 공천 기준을 다듬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대위는 총선 전 공직자 사퇴시한(12일)을 앞두고 지난 9일 ‘당내 경선 80%와 전략공천 20%’라는 공천 방식의 큰 틀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사안들은 설 연휴 전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비대위가 마련할 공천 기준의 최대 관심은 기존 정치권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깨끗하고 참신한 인물을 부각시키는 방안이다. 현역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한 강세지역 공천 배제, 여성 정치신인에게 20%까지 가산점 부여 등의 내용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최근 ‘돈 봉투’ 전당대회 의혹을 계기로 기존 당헌·당규에 제시된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게 되면 자연스레 고강도 인적쇄신이 이뤄질 전망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당헌·당규를 칼같이 지켰으면 한나라당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당규에만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있다면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한나라당 당규 가운데 공직자추천규정 제9조에서는 공직후보자로 부적격한 기준 11가지를 명시하고 있다. 피선거권이 없는 자와 동일한 선거에서 2개 이상의 선거구에 중복신청한 경우, 당적을 이탈·변경한 경우가 포함된다. 또 ▲2곳 이상의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재판 중에 있는 자 ▲후보등록 서류에 허위사실을 기재한 자 ▲파렴치한 범죄 전력자 ▲부정·비리 등에 관련된 자 ▲유권자의 신망이 현저히 부족한 자 등이 해당된다. 기타 공직후보자로 추천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명백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부적격자로 간주된다. 박 위원장이 당 대표를 맡았던 지난 2006년에도 5·31 지방선거에서 성추문 등 파렴치한 범죄 전력자들은 공천에서 배제됐다. 현역 의원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교체 요구가 상대적으로 높을 경우 유권자들의 신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 공천 방식 가운데 20%를 차지하는 전략공천에 대해 비대위 정치쇄신분과 위원장인 이상돈 비대위원은 “공천 지역구를 놓고 후보자를 조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인재영입을 위한 목적의 경우 한나라당 우세지역이 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이 비대위원은 “일단 큰 원칙이 나온 만큼 구체적으로 정리해 설 전에 공천기준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돈봉투 파문 확산] 국민참여 비율 딜레마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4월 총선에 나설 후보를 정하는 경선 방식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핵심은 일반 국민들의 참여 비율을 얼마로 하느냐이다. 비대위 산하 정치·공천개혁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돈 비대위원은 10일 당내 경선 방식으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채택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 “오보다. 역선택 등 여러 어려움이 많아 완전국민경선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이상을 좇기보다 현실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완전국민경선은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경선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다른 정당 지지자가 경선에 참여해 경쟁력이 약한 후보를 찍는 역선택 가능성을 비롯해 선거를 이중으로 치르는 부담감, 경선 결과 불복과 같은 후유증 등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 비대위원은 “책임당원 같은 분의 의견에 비중을 좀 더 두는 형식에 일반 유권자가 참여하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에서 해당 의원과 정치 신인이 1대1 대결을 펼치는 구도에 대해서는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경선에서 당원을 배제할 수 없었던 배경에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뜻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최근 회의에서 “당을 지켜오고 헌신해 온 책임당원께 나름의 권리를 주는 것을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경선에서 당원의 참여폭이 확대되면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완전국민경선과 이에 대한 차선책으로 제시됐던 제한국민경선 사이에서 ‘제3의 절충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제한국민경선은 ‘2대3대3대2’(대의원 20%, 일반당원 30%, 일반국민 30%, 여론조사 20%)를 원칙으로 한다. 당원 참여 비율은 낮추고 국민 참여 비율은 높이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한편 재창당 문제를 놓고 비대위와 쇄신파 사이의 갈등의 골이 점점 깊게 파이고 있다. 정두언 의원은 이날 쇄신파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재창당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비대위 활동에서)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모임에는 정 의원 외에 남경필·임해규·구상찬·김세연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 이 비대위원은 “비대위 출범은 사실상 재창당으로, 법적으로 재창당하기 위해서는 전당대회를 해야 하는데 이러면 이미지가 완전히 나빠지고 사실상 총선을 못 치르기 쉽다.”고 일축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당이 완전히 변신하려면 브랜드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명 개정 가능성은 열어 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朴 ‘구태’ 언급 7차례… 고강도 쇄신의지

    朴 ‘구태’ 언급 7차례… 고강도 쇄신의지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격랑에 휩싸인 한나라당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비대위 회의에서 ‘구태’라는 단어만 일곱 차례 언급할 정도로 강도 높은 쇄신 의지를 내비쳤다고 한다. 당 대표 시절 만든 당헌·당규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할 때는 몇 차례나 목소리가 커졌다는 후문이다. 대표 시절의 개혁이 후퇴한 데 대한 비통한 심정을 드러내고, 당 쇄신의 고삐를 다시 한번 바짝 죄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쇄신파와 일부 친박계를 중심으로 재창당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박 위원장은 구태정치 타파 쪽으로 방향을 잡고 초강경 쇄신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한나라당 비대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돈 봉투 파문에 대한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사건 관련자에 대해서는 전원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황영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례대표 공천이나 과거 전당대회 등에서 벌어진 각종 돈 선거 의혹에 대해 “검찰이 모든 부분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해 달라.”고 촉구했다. 황 대변인은 “검찰이 (수사 확대 여부를 놓고) 어떻게 판단할지 고민할 텐데 그 고민에 대해 길을 터 준 것”이라고 부연했다. 돈 봉투를 건넨 인사로 지목된 박희태 국회의장에 대해서도 사퇴를 압박했다. 박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필요성에는 공감하되 검찰의 최종 수사 결론이 나온 뒤 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민심이 최악의 상황으로 흐를 경우 당내 별도 조사기구를 만들어 진상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참담한 심정을 드러내며 책임론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과거 (당 대표 재임 시) 참회하는 마음으로 당헌·당규를 엄격히 만들고 그대로 실행했다.”면서 “당헌·당규를 칼같이 지켰으면 한나라당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당 대표 시절 엄격한 윤리의식을 강조하며 만든 당헌·당규가 헌신짝처럼 버려져 오늘의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탓한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당사자 책임론은 비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날 비대위는 공천 원칙의 기본 틀을 발표했다. 우선 지역구에선 전체 후보자의 80%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방식 당내 경선으로, 20%를 전략 공천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전체 245개 지역구 중 196개 지역구는 오픈프라이머리로, 49개 지역구는 전략 공천을 하게 된다. 49개 대상은 좀 더 논의를 한 뒤 정할 예정이지만 한나라당이 싹쓸이한 강남 3구(7곳), 대구·경북(TK) 지역(27곳)은 전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강제적 물갈이를 의미하는 전략 공천은 호남을 비롯한 당 취약 지역, 서울 강남벨트·영남권 일부 등 이른바 한나라당 텃밭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현 비례대표 의원은 한나라당 강세 지역에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비례대표 자체가 특혜였던 만큼 ‘이중 특혜는 없다.’는 의지다.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비례대표 의원은 열세 지역구에 나서도록 해 당을 위한 희생도 강조할 방침이다. 또 여성 정치 신인 배려를 위해 당내 경선에 앞선 후보자 자격심사 때 20%의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 밖에 의원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평가하는 ‘SNS 역량지수’를 개발, 공천 심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검토됐던 모바일 경선 투표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檢, 박희태 설연휴 前 소환조사

    2008년 7·3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9일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전날 검찰 조사에서 돈 봉투를 건넨 측으로 지목한 박희태 국회의장이 연루된 단서가 나오면 검찰로 직접 소환하기로 내부 방침을 결정했다. 검찰은 또 고 의원과 박 의장 비서 및 보좌관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7·3 전당대회 때 박 의장 측의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도 참고인으로 불러 당시 상황과 돈 봉투 전달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검찰은 문제의 돈 출처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특수부와 금융조세조사부 인력을 지원받아 수사팀을 보강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는 18일 박 의장 귀국 전까지 박 의장과 관계된 인사들을 모두 조사할 것”이라면서 “조사 과정에서 박 의장이 연루된 단서가 포착되면 박 의장도 직접 소환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21일 설 연휴 직전에 박 의장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2008년 전당대회 때 박 의장 측으로부터 돈 봉투를 받은 고 의원실 여직원 이모씨와 돈 봉투를 박 의장 측에 돌려준 고 의원실 보좌관 김모씨를 소환, 대회를 전후해 돈 봉투를 받고 돌려준 경위를 캐물었다. 검찰은 고 의원실 측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 의장실 전 비서 K씨도 부를 계획이다. 김승훈·최재헌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명함/주병철 논설위원

    스코틀랜드에 제임스 맥퍼슨이란 대학 교수가 있었는데 어느 날 명함을 또 찍어야 할 일이 생겼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을 인쇄소에 보냈는데 그것은 언젠가 한번 쓰려다 둔 명함이었다. 이 명함에는 무슨 글이 적혀 있었다. 그대로 인쇄한 새 명함은 이렇게 새겨져 있었다. ‘병환의 회복을 빕니다. 맥퍼슨 교수.’ 윤처관(尹處寬)이 의정부 녹사(事)로 있을 때 어느 날 새벽에 정승 박원정을 찾아갔으나 일어나지 않았다며 청지기가 문을 열지 않았다. 분한 생각에 어린 아들 효손(孝孫)에게 “이런 모욕을 당하니 너는 훌륭하게 되어 아비같이 되지 말아라.”라고 말했다. 효손은 이 말을 듣고 부친의 명함 뒤에다 이런 글을 써놓았다. “상공의 늦잠이 과해, 문전에서 사람의 명함에는 털이 났도다. 꿈속에서 혹 옛날 주공(周公)을 만나거든 그때 토포(吐哺) 악발(握髮)하던 수고나 물어보시오.”라고 했다. 주공은 나를 지극정성으로 대하였는데 당신은 왜 그렇게 거만하냐는 얘기였다. 이튿날 부친은 그 명함을 갖고 다시 정승댁에 들여보냈더니 박정승이 명함 뒤를 보고는 효손을 칭찬하며 사위로 삼았다고 한다. 자신을 소개하는 명함은 16세기 중국에서 시작됐는데, 방문한 집에서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종이에 이름을 적어두고 온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독일에서도 같은 무렵 비슷한 용도로 사용됐는데, ‘비지팅 카드’(Visiting Card)로 불렸다. 일본은 에도막부의 관리가 방일한 미국 사절단에게 명함을 건넨 게 처음이고, 우리나라의 최초 명함 사용자는 한국인 최초 유학생인 유길준으로 기록돼 있다. 지금의 명함은 몰라보게 진화됐다.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어 캐리커처나 사진을 넣은 지 오래됐고, 직업에 따라 크기도 다르고, 명함의 직함이나 이력 등도 개성 있게 꾸민다. 단순한 개인 소개보다는 홍보(PR) 용도까지 포함된 게 요즘 명함이다. 그래서 상대방이 건네는 명함의 모양이나 스타일을 보고 성격이나 개성, 인품을 가늠하기도 한다. 가장 흔해 빠진 게 정치인의 명함이다. 근데 이게 종종 화근이 된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BBK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관련해 그가 만든 BBK 명함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이번에는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2008년 전당대회 때 박희태 국회의장 쪽 인사가 자신에게 돌린 “돈 봉투 안에 박희태 명함이 있었다.”고 밝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명함이 범죄 혐의의 단서가 되는 세상이고 보면 명함의 본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씁쓰레하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정윤재 전 靑비서관 체포…저축銀서 억대 금품 혐의

    정윤재 전 靑비서관 체포…저축銀서 억대 금품 혐의

    부실 저축은행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합동수사반(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영업정지된 파랑새저축은행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1억원대의 금품을 챙긴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의전비서관 정윤재(49)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노무현재단 문재인 이사장의 측근인 정 전 비서관은 부산에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르면 10일 정 전 비서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2008년 7·3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정 전 비서관 체포는 정치권에 또 다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돈 봉투 사건의 맞불로 해석될 수 있는 탓에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정치 불신이 한층 가속될 전망이다. 합동수사단은 정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 근무할 때인 2007년 예금보험공사의 자금 지원을 받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관련 공무원 등에 대한 로비 자금 명목으로 1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부산에서 체포·압송,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2004~2006년 국무총리실 민정2비서관, 2006~2007년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일했다. 검찰은 2006년 부산 인베스트상호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이전받아 영업을 재개한 파랑새저축은행이 영업 재개 직후 자금난을 겪게 되자 부산에 연고가 있는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예금보험공사의 자금 지원을 받으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예금보험공사·금융기관 등에 로비를 했는지도 추궁하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앞서 2007년 부산 지역 건설업자 김모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현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적이 있다. 당시 1·2심 재판부는 정 전 비서관에게 징역 1년에 벌금 500만원, 추징금 7000만원 형을 선고했지만 2010년 대법원이 알선수재 부분 등 일부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했다. 그러나 부산고법은 징역 10개월형을 확정해 복역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한나라 2008년 7월 전당대회 錢爭 실상은

    한나라 2008년 7월 전당대회 錢爭 실상은

    ‘30당(當) 20락(落)?’, ‘20당 10락?’ 전당대회가 치러질 때면 정치권에서 무성하게 나왔던 용어다. 당 대표가 되려면 20억~30억원을 써야 하고 그 아래의 금액을 썼을 때는 최고위원에 머문다는 의미다. 암암리에 이어진 돈 선거가 관행으로 굳어졌음을 드러내는 면이기도 하다. ●당협에서 먼저 돈 요구하기도 18대 국회 들어 세 차례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경우 주로 계파 갈등으로 치열한 대립 양상이 펼쳐졌다. 2007년 12월 대선과 2008년 4월 총선을 마친 뒤 치러진 2008년 7·3 전당대회의 경우 계파 경쟁이 더욱 뚜렷했다. 당시 박희태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양강 구도였다. 박희태 국회의장의 경우 총선에서 공천에 탈락한 원외 신분이었지만 친이(친이명박)계의 지원을 받았다.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당시 경선 상황실장을 맡았고 최병국·안경률·백성운·정태근 의원 등이 박 의장을 도왔다. 박 의장은 당시 당내 다수를 점한 친이계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의 지원으로 당 조직 기반이 탄탄했다. 그러나 막판으로 갈수록 여론에서 우위를 점한 정몽준 전 대표가 추격하는 분위기였다. 당시 상황을 두고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박 의장 쪽에서 전대를 앞두고 역전될 것을 우려, 친이계 결집을 위해 ‘동원령’을 강화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전대를 사흘 앞두고 정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금품을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면서 “물증도 갖고 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결국 정 전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고도 총득표 결과의 70%나 반영되는 당 대의원 투표에서 밀려 2위에 머물렀다. 2008년 전대에서는 아예 형식적인 선거비용의 제한도 없었다. 당 안팎에서는 암묵적으로 후보당 지출액이 20억~30억원에 이른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2010년과 2011년에 치러진 전대에서는 2억~2억 5000만원의 선거비용 제한을 두기도 했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기준이라는 볼멘소리만 나왔을 뿐이다. 전국 245개 당협위원회에 300만원씩만 제공해도 7억 3500만원이 된다. 그러나 당세가 약한 호남·충청권 55~60개 당협에는 1000만원씩, 다른 곳에는 300만~500만원 상당의 돈이 지원되는 것이 ‘관례’로 여겨졌다. 단순히 합산해도 10억원을 훌쩍 넘는 액수다. 2008년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원외 인사는 “전대 선거운동 기간이 되면 각 캠프 쪽에서 개별적으로 ‘사람을 보내겠다’며 전화가 온다.”고 전했다. ‘돈을 보내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전해진 돈을 당협위원장들은 대의원들의 식대나 차비 등의 경비로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후보들 비용 1억~2억 신고 반면 2010년 전당대회 당시 한 후보의 경선캠프에서 일했던 인사는 “한나라당 약세지역에서는 전대 시즌이 다가오면 먼저 캠프로 찾아온다.”면서 “자신이 보유한 대의원 명단을 직접 보여준 뒤 ‘이 정도 표를 모을 수 있으니 지원해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7·14 전당대회에 출마했다 중도 사퇴한 조전혁 의원도 당시 선거를 앞두고 “충청·호남 당협위원장들은 ‘대목이 왔다’고들 하더라.”고 했고 최근에는 “1000만원을 받았다는 원외 당협위원장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선거 비용의 출처는 명확하지 않다. 2008년의 경우 대선을 마친 뒤여서 남은 대선자금이 쓰였을 것이라는 설(說)이 돌았고 2011년 전대 뒤에는 민주통합당 쪽에서 홍준표 전 대표를 향해 당의 외곽지원단체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만 제기했을 뿐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反朴 핵심인사, 연일 ‘與비대위 때리기’

    反朴 핵심인사, 연일 ‘與비대위 때리기’

    대표적인 ‘반(反)박’ 주자들인 정몽준·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재오 전 특임장관, 박세일 한반도 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이 9일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한결같이 중앙선관위 디도스 파문과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재창당 갈등까지 겹친 한나라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본인의 출판기념회에서 “한나라당은 자진해서 무장해제를 하고 백기투항을 준비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보수와 시장 경제를 뺀다고 하면 남는 것은 계획되고 통제되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다. 표만 되면 아무나하고 손잡고 아무나 데려와도 된다는 말이냐.”고 한나라당 비대위의 보수 논란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한나라당의 정강·정책에서 ‘보수’를 빼자고 하는 것은 우리끼리의 소통은 단념한 채 상대 진영하고만 소통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특임장관은 우회적으로 현재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를 비판했다. 그는 “중국 고사에 보면 ‘지초북행’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마음은 초나라에 있는데 자꾸 북쪽으로 간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초북행의 주체는 누구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해석은 여러분들의 몫”이라고 말한 뒤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박 이사장도 한나라당의 정강·정책에서 ‘보수’ 용어를 삭제하는 논란에 대해 비판했다. 박 이사장은 “일각에서 보수주의를 포기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한나라당의 위기는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세우고 언행일치를 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는 이 외에도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김형오 전 국회의장, 조동성 비대위원,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비롯해 이른바 정몽준계로 불리는 안효대, 전여옥, 정양석, 신영수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 다수가 참석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언론 인터뷰에서 비대위에 대해 “한나라당이 중지를 모으는 체제라기보다 1인 체제가 돼 버리니까 민주적 정당 구조가 안 된 것”이라면서 “야당은 쓰레기·잔가지조차 끌어모으는 판인데 일부 부적격 비대위원이 나서 보수우파 진영을 갈라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남경필·정두언 의원 등 쇄신파들은 지난 6일에 이어 10일 오전 한나라당의 ‘재창당’ 요구를 위해 다시 한번 모인다. 또 수도권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이 주축을 이루는 한나라당 재창당 모임도 9일 여의도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서 비롯된 당의 위기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12일 또는 13일에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기로 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봉떼기’ 관련자들 “4년전…기억나지 않는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폭로한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관련자들은 돈 봉투에 관한 언급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고 의원이 지난 8일 검찰 조사에서 박희태 국회의장 측으로부터 건네받은 ‘전당대회 돈 봉투’를 전당대회 다음 날 돌려줬다고 지목한 K 보좌관은 “4년 전 일이라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9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8년 전대 당시) 다른 의원실에 가 있었으나 박 의장이 원외여서 도와드렸다.”면서 “전대 직후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할 부분이 있어 잠시 여의도 당사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K 보좌관은 17대 국회에서 박희태 의원실 비서였으며,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박희태 캠프’에서 활동했다. 현재는 한나라당 모 의원 보좌관으로 근무 중이다. 전당대회 돈 봉투를 수납한 것으로 알려진 고 의원실의 여비서는 현재 퇴직한 상태다. 고 의원실 관계자는 “돈 봉투를 받았다고 알려진 여비서는 지난해 교체된 걸로 알고 있다.”면서 “의원실이 아니라 아예 다른 곳으로 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돈 봉투를 K 보좌관에게 돌려준 고 의원실의 김모(현 서울시의원) 보좌관은 당시 고 의원의 여비서와 함께 이날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보좌관과 여직원이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수사 개시 초기 상태여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전당대회 돈 봉투를 행사 2~3일 전에 전달했다고 알려진 ‘검은 뿔테 안경을 쓴 30대 남성’은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소환 제3의 장소 방문?…檢, 박 의장 조사 고민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돈 봉투 살포의 ‘몸통’으로 지목한 박희태 국회의장 측에 대해 검찰은 ‘단서가 나오면’이라는 조건 아래 직접 소환, 조사 쪽으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수사의 변수를 고려, 제3의 장소에서의 조사, 방문조사 카드도 놓지 않고 있다. 검찰 소환은 박 의장이 2008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에 연루됐다는 실질적인 단서나 물증이 나올 경우다. 현직 입법부 수장인 박 의장을 명확한 물증 없이 검찰로 불러들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환 조사했다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을 때는 “국회, 나아가 국민을 무시한다.”는 정치권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직접 소환을 위해 박 의장이 해외 순방에서 귀국하는 오는 18일 이전까지 관계자 및 자금추적 등을 통해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작정이다. 문제는 검찰이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을 때다. 현직 국회의장 신분을 감안해야 하는 탓에 다른 조사 방식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수사 선상에 오른 만큼 조사 없이 마무리될 수는 없다. 국회의장으로 과거 검찰 조사를 받았던 김수한 의장 사례를 보면 박 의장의 조사 방식도 가늠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97년 4월 김 의장은 한보 정태수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샀다. 검찰은 입법부 수장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박상길 중수1과장과 홍만표 검사가 한남동 의장 공관을 찾아가 방문 조사했다. 검찰은 조사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조사 시기, 장소, 주임 검사 모두를 언론에 공개했다. 김 의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임기 끝까지 의장 자리를 지켰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與비대위, 박희태 의장직 사퇴 촉구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관련, “당에서 책임 있는 사람은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 달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고승덕 의원이 돈 봉투 제공자로 지목한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총선 불출마’를 넘어 ‘의장직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한나라당 황영철 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한 뒤 “박 의장이 무소속이지만 우리 당 소속 의원이었고 당이 추천한 국회의장이라 그(책임) 부분은 박 의장도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의장직에서 물러나라는 의미냐.”는 기자들 질문에 “책임 있는 행동에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당사자가 판단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해석하라.”고 답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 앞에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밝힐 것이고 앞으로 과거의 잘못된 부분이 나오더라도 다 털고 갈 것”이라면서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구태 정치와 과거의 잘못된 정치 관행과 단절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며 강도 높은 쇄신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한편 고 의원은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비서관에게) 보고받은 바로는 (한 남성이 고 의원의 비서에게 전달한) 노란색 봉투 하나만 들고 온 게 아니다. 쇼핑백 속에 같은 노란색 봉투가 잔뜩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이 당 대표에 당선된 2008년 7월 3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돈 봉투가 고 의원뿐 아니라 다른 의원들에게도 대거 살포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검찰 수사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1·15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후보가 영남권 지역위원장들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홍재형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조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밤샘 조사를 거쳐 다음 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해당 후보의 후보자 자격을 박탈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앞서 인터넷 오마이뉴스는 민주통합당 A 후보가 1·15 전당대회를 앞두고 영남권 지역위원장들을 상대로 돈 봉투를 돌렸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최하 50만원을 기본 단위로, 중간급에게는 100만원, 지역 책임자에게는 500만원의 돈이 건네졌다고 보도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박희태 의장 수사에 협조하고 책임져라

    한나라당의 고승덕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300만원짜리 돈 봉투를 준 뒤 대표가 된 인물이 박희태 국회의장이라고 지목했다. 국가 의전서열 2위인 입법부 수장이 부정한 정치자금 살포 사건에 연루된 것은 박 의장과 여야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로도 매우 당혹스럽고, 창피스러운 일이다. 이 때문에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말할 것도 없고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도 박 의장이 즉각 사퇴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일본 등 4개국을 순방 중인 박 의장이 18일 귀국하면 검찰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만약 박 의장이 여야가 요구하는 것처럼 사퇴하지 않는다면, 현직 국회의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정치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박 의장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에 협조할 뜻을 밝혔지만, 돈 봉투를 돌린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박 의장 측이 부인하기에는 고 의원이 전하는 돈 봉투 접수 및 반환 과정이 너무도 구체적이다. 특히 고 의원은 돈 봉투 전달자가 쇼핑백에 돈 봉투를 가득 담아 왔다고 전했기 때문에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자금 살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박 의장은 “나는 몰랐다.”라며 주위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당당하게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 또 조사 결과 박 의장이 실정법을 위반했다면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설사 돈 봉투 살포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관련성이 드러나면 정치적 책임을 모면하기는 어렵다. 전당대회에서의 금품 살포는 한나라당의 다른 전당대회는 물론 야당의 전당대회에서도 있었다는 증언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박 의장뿐만 아니라 정치권 전체가 검찰 수사에 노출된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나라당의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당헌·당규를 칼같이 지켰으면 한나라당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말처럼 이번 사건은 당헌·당규나 선거법과 같은 제도나 시스템의 미비가 아니라 그것을 지키는 행동 양식, 즉 정치문화의 후진성에 기인한 것이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우리 정치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새로운 틀을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도 박 의장의 적극적인 수사 협조와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 “누구한테 받았는지 밝혀라…총선 불출마 선언한 적 없어”

    “누구한테 받았는지 밝혀라…총선 불출마 선언한 적 없어”

    ‘돈 봉투 살포’ 파문에 휩싸인 박희태 국회의장이 9일 도쿄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태평양의회포럼(APPF) 총회 개회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돈 봉투를 돌린 적이 없다.”며 “고승덕 의원이 누구한테 돈을 받았고, 누구에게 돌려줬다는 것인지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4월 총선에 불출마할 것이라고 보도된 것과 관련해 “불출마를 선언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다음은 박 의장과의 일문일답. →고승덕 의원이 지난 8일 검찰 조사에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직전에 박 의장 측 비서가 자신의 의원 사무실에 현금 300만원과 박 의장의 명함이 든 봉투를 두고 갔다고 했다.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 혹시 보좌관이 그랬는지 확인했으나 돈을 준 사람도, 돌려받은 사람도 없다고 하더라. 고 의원이 도대체 누구한테 받았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고 의원은 박 의장의 전 비서 K씨에게 돈 봉투를 돌려줬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K씨가 도대체 누구냐. 나는 그 당시 비서가 없었다. →고 의원은 돈 봉투에 박 의장의 명함이 담겨 있었다고 진술했는데. -나는 당시 개인 명함을 돌리지 않았다. 그때 국회의원이 아니어서 명함도 없었다. 나는 지금도 명함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고 의원을 잘 아나. -일면식도 없다. 나는 당시 원외에 있었기 때문에 전혀 접촉이 없었다. →고 의원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귀국 후 고 의원을 만날 용의는 있나. -후배라서 악담할 수 없다. 이제 와서 만날 생각은 없다. →검찰 수사에 협조할 생각은 있나. -내가 치외법권 지역에 있는 사람이냐. 일단 검찰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 →양산 지역구를 물려주나. 총선에 불출마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나는 ‘불출마’의 ‘불’자도 꺼낸 적이 없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고향 후배에게 덕담한 것을 갖고 언론이 그렇게 쓴 거다. →그럼 차기 총선에 출마하나.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날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난 박 의장은 오는 18일까지 우즈베키스탄과 아제르바이잔, 스리랑카를 순방할 예정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민주도 ‘錢大 의혹’에 발칵

    민주도 ‘錢大 의혹’에 발칵

    민주통합당은 9일 1·15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경선 후보자가 영남 지역위원장에게 금품 50만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즉각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 불법·부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 후보자의 후보 자격 박탈과 동시에 검찰 수사 등 정치적·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원혜영·이용선 공동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홍재형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은 이날 사무처 인원을 의혹이 제기된 영남 지역으로 급파해 지역위원장들을 대상으로 밤샘 탐문수사를 벌인 뒤 다음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조사의 객관성을 위해 외부 인사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꾸리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최대한 신속히 사건을 매듭짓기 위해선 내부 진상조사단부터 가동시켜야 한다는 데 최고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민주당이 신속한 수사를 외치고 있는 것은 대응이 늦어질 경우 한나라당처럼 파문이 당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관행처럼 가까운 지역위원장에게 ‘식사 한번 합시다’라고 해도 지금은 쓰나미가 몰려온 상황이기 때문에 향응 제공이 돼 버린다.”며 “이제는 누구든 그 흙탕에 들어갈 경우 다 쓸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무엇이 됐든 신속하게 수사해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부정·불법 행위를 단속한다는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선거운동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의혹 제기만 갖고 선거 일정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난해 12월 민주당 임시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모 후보가 돈 봉투를 돌렸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돌았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을 안고 있는 셈이다. 당 관계자는 9일 “모 후보가 예비경선을 하기 전 당권 주자로 뛰면서 상당한 자금을 들인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지역구에 돌린 돈이 100만원 단위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위원장들이 중심이 됐고, 국회의원들도 밥값 명목으로 받은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당대회에는 후보들이 신고하는 합법적 비용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돈이 들어간다.”며 “이 돈의 대부분은 홍보와 조직 관리에 쓰인다.”고 말했다. 딱히 매표 행위가 아니더라도 전당대회에 대의원을 모아 오는 버스 대절비, 식비 명목으로 돈이 건네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강주리기자 hjlee@seoul.co.kr
  • ‘錢源’을 켜라

    ‘판도라의 상자’(전당대회 자금원)는 열릴까. 검찰이 그동안 성역처럼 여겼던 ‘전대 자금줄’ 규명에 칼을 빼들었다. 특수수사와 자금추적 전문부서인 특수부와 금융조세조사부의 인력까지 동원하며 결기를 보이고 있다. 검찰이 자금줄을 포착할 경우 ‘2003년 대선자금 차떼기’를 능가하는 핵폭탄급 쓰나미가 몰아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대 비자금의 베일이 벗겨지는 만큼 당내 실세는 물론 당 밖의 ‘보이지 않는 손’까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전당대회도 수사 검토 검찰은 9일 기존 공안부 인력에 특수부·금조부 수사 인력까지 보강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력 차출에 대해 “자금 추적이 목적”이라고 못 박았다. “한 점 의혹도 없이 수사하겠다.”는 검찰의 결연한 수사 의지와 접목되는 부분이다. 몸통은 건드리지 못하고 돈을 건넨 깃털만 쳐내면 ‘정치 검찰’이란 호된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돈이 오고간 만큼 자금 흐름을 규명하는 데 실패할 경우 물증 확보를 못해 ‘꼬리 자르기’식 수사로 끝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돈 봉투 살포 수사는 검찰 최대 현안”이라며 “꼬리 자르기식 수사라는 역풍을 맞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밝히고자 하는 ‘자금줄’이 어느 선까지 연결돼 있는지도 관심사다. 외부에서 유입된 자금의 출처가 밝혀질 경우 검찰 수사가 박희태 국회의장 선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의장의 자금줄로 여권 실세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여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자금 출처 규명까지 한발 한발 명확하게 내딛는다는 입장이다. 박 의장이 귀국하는 오는 18일 전까지 ▲박 의장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고승덕 의원실 여직원 이모씨 ▲받은 돈을 박 의장 측에 돌려준 고 의원실 김모 보좌관 ▲김 보좌관에게서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 의장 측 K 비서 ▲고 의원실 여직원 이씨에게 돈 봉투를 건넨 ‘검은 뿔테 안경의 30대 남성’ 등을 조사, 몸통을 규명할 실탄을 확보할 계획이다. ●“연루땐 안상수 의원도 소환” 검찰은 2010년 7월 전당대회 1000만원 돈 봉투 살포 의혹도 수사할 태세다. 김재원 한나라당 법률지원단장은 지난 6일 검찰 조사 때 2010년 전대 돈 봉투 살포 건도 조사해 달라고 검찰에 구두로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나라당으로부터 정식 수사의뢰가 오면 조전혁 의원부터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최근 “당시 1000만원이 담긴 돈 봉투를 준 후보가 있다는 말을 원외 당협위원장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연루 정황이 포착되면 그 대상이 누구든 조사하겠다.”고 밝혀 박 의장, 안상수 의원을 비롯해 당내외 실세들이 줄줄이 소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이름만 적힌 명절용 명함이었다”

    “이름만 적힌 명절용 명함이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문제를 처음 제기한 고승덕 의원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지 하루 만인 9일 다시 언론 앞에 섰다. 고 의원은 돈 봉투 제공자로 지목된 박희태 국회의장이 “나는 명함을 갖고 다니지 않는다.”고 의혹을 부정한 것에 대해 “돈 봉투에 들어 있던 명함은 이름 석자만 적힌 명절용 명함”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반면 돈 봉투 전달자로 거론된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서는 “돈 봉투를 전달한 사람은 김 수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제(8일) 검찰에서는 무슨 조사를 받았나. -2008년 7·3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문제였다. 제가 진술한 진술조서 분량만 67쪽에 이른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진술한 내용을 모두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다. →진술 내용의 핵심은. -제 의원실 여직원에게 노란색 봉투가 전당대회 1~2일 전에 배달됐고, 봉투 속에 현금 300만원과 특정인 이름 석자가 적힌 명함이 들어 있었다. 깨끗한 정치를 한다는 소신에 따라 봉투를 바로 돌려줬다. →돈 봉투를 들고 온 사람은 누구. -당시 보좌관과 여직원이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그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수사 개시 초기 상태여서 말하기도 어렵다. 다만 한 가지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은 일부 언론에서 돈 봉투를 들고 온 사람이 (청와대) K 수석인 것처럼 묘사한 것은 잘못됐다. 다른 부분은 코멘트하지 않겠다. →돈 봉투를 줬다는 박 의장은 당시 명함이 없었다고 하는데. -명함이라고 해서 마치 직함이 있는 명함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보통 명절 때 의원실로 선물을 보낼 때면 이름 석자만 적힌 명함 카드가 봉투 속에 들어 있다. 이번 경우도 직함 없이 한자로 특정인 이름 석자만 적힌 명절 선물용 명함이었다. →돈 봉투는 한 개만 있었나. -제가 보고받은 바로는 노란색 봉투 하나만 들고 온 게 아니라, 쇼핑백 크기 가방 속에 똑같은 노란색 봉투가 잔뜩 끼어 있었다. 여러 의원실을 돌아다니며 돈을 배달한 게 맞지 않나 싶다. →돈 봉투를 돌려준 당일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누구인가. -당일 오후에 전화가 온 것은 사실이지만 (전화를 한) 박 의장 측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오늘 이 시점에서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 양해해 달라. →돈 봉투를 돌려준 이유는. -일부에서는 지방 원외 당원협의회의 필요 경비를 충당하는 필요악처럼 생각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런 부분이 제도적으로 개선되고 타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행에 대해서는 근본적이고 시스템적인 쇄신을 해야 한다. 야당도 한나라당에 돌 던질 자격이 없다. 여야 가릴 것 없이 50년 동안 이어진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다. 비난하기 전에 이런 관행을 깨끗하게 털어놓고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 →돈 봉투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18대 국회 중 가장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은 사건이었다. 전당대회 돈 봉투는 없어져야 한다고 언론인과 동료 의원들에게 여러 차례 말하기도 했다. 당시 칼럼을 쓸 때는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전에 재창당 혹은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놓고 논쟁이 뜨거울 때였다. 저는 재창당은 전당대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줄 세우기, 돈 봉투 부작용이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검은 뿔테’ 누구냐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젊은 남성’ 검찰은 이 남성을 2008년 전당대회 때 돈 봉투 살포사건의 실마리를 쥔 ‘키맨’으로 보고 신원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검찰조사와 기자회견에서 그의 이름을 특정하지 않고 외모만 묘사해 문제의 인물에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 특히 고 의원은 9일 기자회견에서 “(이 남성이 가진) 쇼핑백에는 노란 봉투가 잔뜩 들어 있었다. 다른 의원실에도 (노란 봉투가) 전달된 듯하다.”고 말한 데서 이 남성의 폭발력을 더하고 있다. 검찰이 그의 신병을 확보하면 돈의 출처와 지시한 사람, 돈을 받은 의원들의 명단이 줄줄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의문의 인물이 돈 봉투 살포 사건의 ‘메가톤급 시한폭탄’으로 급부상했다. 검찰은 한솥밥을 먹는 국회 특성상 고 의원이 박희태 의장의 비서실 관계자들을 알아보지 못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7·3 전당대회를 전후로 국회출입기록을 살펴보기로 했다. 검찰은 베일에 가려진 이 인물이 전당대회 당시 박 후보 측 인물일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서울지역 당협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범위를 넓히는 한편 정치권 밖의 제3의 심부름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이 문제의 남성을 찾았지만 그가 “나는 중간전달자일 뿐 아무것도 모른다.”고 발뺌하면 수사는 상당기간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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