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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당하게 성형 정보 공유하는 Z세대가 ‘강남언니’ 키웠다

    당당하게 성형 정보 공유하는 Z세대가 ‘강남언니’ 키웠다

    20대 “성형, 일상적 외모 관리 수단” 인식 앱 통해 정보 공유하고 수술 견적도 받아 운영자는 거짓 후기 올리는 ‘어뷰징’ 차단 입점 병원 1400곳… 3년 만에 17배 급증“언니 없이 하지마”란 카피를 내걸고 미용·성형 정보 비대칭 문제를 풀겠다며 탄생한 성형 정보 애플리케이션(앱) ‘강남언니’가 문가비를 모델로 쓴 새로운 홍보 동영상을 17일 공개했다. 최근 몇 년 새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앱이다. 지난해 하반기 앱 다운로드 건수는 100만건을 넘었고, 2016년 80여곳이던 입점 병원수는 최근 1400곳으로 17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 45억원의 투자를 유치, 올 초까지 20명 남짓이던 직원수는 60명 가까이까지 늘었다. 2015년 개설돼 출시 3~4년 만에 이른바 ‘대박’이 난 배경엔 ‘Z세대’(1996년 이후 출생자), 20대 초반의 힘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학 수능이 끝나면 성형 성수기가 열릴 정도로 20대 초반의 성형 수요는 원래 많았었지만, 미용과 성형 정보를 공개적으로 찾고 공유하는 ‘인식의 변화’가 강남언니 앱의 인기를 이끌었단 얘기다. 강남언니 앱 운영사인 힐링페이퍼 관계자는 “다소 노골적으로 들리는 강남언니란 앱 이름 자체를 놓고도 세대 간 인식 차가 엿보인다”면서 “이전 세대가 강남언니를 ‘성형괴물’ 식의 부정적인 뜻으로 수용했다면, Z세대에겐 이런 인식이 옅어졌다”고 설명했다. 성형에 대한 인식이 ‘감추고 몰래 해야 할 비밀’에서 ‘당당하게 공개할 수 있는 가꾸기’가 된 데 이어 ‘일상적인 외모 관리의 수단’으로 여러 세대를 거치며 바뀌었단 얘기다. 강남언니는 국내 의료체계 중 병원과 환자 간 정보비대칭이 가장 취약한 지점을 겨냥해 작정하고 출시된 플랫폼이다. 연세대 의학전문대학원 출신인 의사 홍승일(37) 대표와 박기범(32) 부대표가 2012년 주식회사 힐링페이퍼를 설립해 처음 출시한 앱은 만성질환 건강관리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뇨,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은 건강보험 수가 체계의 통제를 받는 질병이어서 수익모델 창출이 어려웠다. 그래서 힐링페이퍼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진료여서 수가 체계 등을 통해 환자가 적정 정보를 찾기 어렵고, 그러면서도 산업이 계속 성장 중인 성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사업 분야를 바꾸는 ‘피보팅’을 감행했다. 사용자들은 강남언니 앱을 통해 수술후기를 보거나, 여러 각도에서의 사진 3장과 원하는 부위 등을 적은 뒤 수술 견적을 받는 용도로 사용한다. 힐링페이퍼 개발자들은 거짓 후기나 병원이 환자처럼 속여 좋은 내용의 후기를 계속 올리는 이른바 ‘어뷰징’ 행위를 차단하는 데 집중했다. 병원별 사용자 경험을 축적시켜 사용자들이 충분한 성형수술 정보를 지니고 수술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앱을 만든 여러 목표 중 하나다. 수술 뒤 되돌리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제한된 정보만으로 수술을 결정하면 안 된다는 게 힐링페이퍼의 기본적인 생각으로, 박 부대표는 지난해 1월부터 유튜브 ‘강언TV’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9만 63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이 채널에 박 부대표는 ‘가슴성형 팩트체크’, ‘제모 레이저 하기 전 알아야 할 꿀팁’, ‘의사가 푸는 코 필러 시술썰’, ‘눈·코 라인의 최신 트렌드’ 등의 주제로 영상을 올리고 있다. 힐링페이퍼 측은 “10만명에 가까운 구독자수는 관심과 중요성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성형 관련 정보에 대한 목마름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성형외과를 찾아 견적을 받는 데 대한 부담감 때문에 주저하던 이들이 앱을 통해 간편하게 성형 정보를 얻고 견적을 받은 뒤 진지하게 병원을 찾게 되면 병원에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성형 정보에 대한 목마름은 2017년 이 회사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올해 초 대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강남언니 앱을 통해 견적을 받은 뒤 제휴 병원에 전화하면 해당 병원으로부터 액션당 과금(CPA) 형태로 힐링페이퍼 매출이 발생한다. CPA는 일반적인 포털의 검색어 광고, 배달앱의 앱 이용 수수료 책정 방식과 같은 것이지만 의료 분야라는 특수성 때문에 형법적 논란이 발생한 상태다. 지난 1월 강남구 보건소가 강남언니를 환자 유인, 알선 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27조 위반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힐링페이퍼는 “지난해 이미 앱에서 중단한 시술상품 결제 기능을 문제삼은 고발이며, 강남언니 앱은 합법적인 틀 안에서 병원과 사용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사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고혈압·당뇨 관리하면 포인트 드려요

    서울 광진구가 주민이 고혈압·당뇨 관리를 위해 동네의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교육을 들으면 건강포인트가 쌓이는 ‘서울시 시민건강포인트사업’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고혈압·당뇨 질환을 앓는 주민들이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역 내 11개 의원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건강포인트를 받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고혈압·당뇨 환자가 사업참여 의원에서 처음 등록하면 3000포인트, 치료를 위해 의원을 방문하면 1회당 1000포인트(월 1회), 건강교육에 참석하면 1회당 3000포인트(질환당 최대 3회)를 적립받을 수 있다. 건강포인트는 연 최대 3만 3000포인트까지 적립 가능하다. 3000포인트 이상이 쌓이면 사업참여 의원에서 진료비와 필수검사비, 예방접종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구는 질환이론, 영양관리, 운동요법 등을 알려주는 ‘동네의원으로 찾아가는 건강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고혈압과 당뇨는 심뇌혈관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는 선행질환으로, 질환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건강관리에 대한 동기부여와 건강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지역주민에게 필요한 다양한 맞춤형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적극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걸으면…보험료 내리고 건강은 올리고

    걸으면…보험료 내리고 건강은 올리고

    삼성화재 하루 1만보 달성땐 15% 환급 오렌지라이프 최대 50만원 현금 지급 보험료 절약 혜택 - 위험률 낮춰 ‘윈윈’ 건강관리앱·컨설팅 등 서비스도 진화직장인 김모(31)씨는 최근 하루에 1만보를 꾸준히 걸으면 보험료를 할인하는 상품이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솔깃해졌다.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이 더 적은 보험료를 내는 구조가 합리적이란 생각에서다. 김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기 때문에 매일 1만보 정도는 평균적으로 걷는 편”이라면서 “보험료가 절약된다고 생각하면 많이 걸을 때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상품 가입을 위해 상담을 받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건강관리 노력에 따라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이 뜨고 있다. 인슈어테크(보험+기술)가 진화하면서 보험사가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종합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도 기능을 확대하는 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건강을 챙기면서 보험료까지 아낄 수 있는 기회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걸음 목표를 달성하면 보험료의 최대 15%를 돌려주는 ‘마이헬스 파트너’를 출시했다. 상해 또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 진단, 수술, 입원부터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배상 책임까지 하나의 상품으로 보장하는 보험이다. 이 상품은 삼성화재의 건강증진 서비스인 ‘애니핏’과 연계했다. 애니핏을 통해 매달 15일 이상 하루에 1만보를 달성하면 다음달 보험료의 15%까지 애니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 8000보 달성 때는 10%, 6000보만 달성해도 5%의 포인트를 준다. 적립된 포인트는 삼성화재 애니포인트몰에서 물품과 서비스 구입에 사용할 수 있다. 삼성화재 개인용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등의 보험료 결제에도 사용할 수 있어 그만큼 보험료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고객이 체력 인증과 걷기 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50만원까지 현금으로 돌려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의 ‘무배당 라이프케어CI종신보험’은 중대한 질병·중증치매 보장과 더불어 특약 가입 때 당뇨, 암, 뇌혈관질환 등을 폭넓게 보장한다. 상품 가입 후 오렌지라이프의 걷기 운동 앱인 ‘닐리리만보’를 설치하고 1년 안에 ‘국민체력100’ 인증센터를 방문해 체력을 측정하면 등급에 따라 월 보험료의 최대 100%까지 현금으로 지급한다. 또 1년간 ‘일평균 1만보 걷기’를 달성한 개월 수를 기준으로 월보험료의 일부를 축하금으로 준다. 체력 인증과 만보 걷기를 통해 환급되는 전체 보험료는 월 보험료의 최대 1.5배 또는 50만원 중 적은 금액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증진형 보험을 통해 고객은 건강과 보험료 절약 혜택을 얻을 수 있고, 보험사는 건강해진 고객을 바탕으로 위험률을 낮출 수 있어 서로 ‘윈윈’이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관련 상품과 서비스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의 건강관리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고객의 건강검진 정보 등을 기반으로 하는 건강관리 서비스 앱 ‘헬로’를 출시했다. 공인인증서로 본인 인증을 하면 과거 10년치의 건강검진 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며, 건강 수준을 나이로 환산한 ‘생체 나이’를 분석해 제공한다.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고객을 위한 기능도 있다. 음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영양소와 칼로리를 알려준다. 한화생명은 앞으로 헬로 앱과 건강증진형 상품을 연계할 계획이다. 신한생명도 스마트폰 앱으로 제공하는 ‘건강검진 정보 서비스’에 생체 건강나이 분석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검진 결과에 따라 건강평가 분석을 제공하고 개인의 건강등수 정보도 확인 가능하다. KB손해보험은 ‘KB 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를 출시하면서 가톨릭서울성모병원과 협업해 전문의 조언을 받아 총 15종의 질병 위험도를 안내하는 건강 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컨설팅을 받은 고객은 위험질환에 대한 맞춤형 보장을 강화할 수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쌩’ 찬바람에 ‘탁’ 막히는 동맥… 2시간 안에 응급실 찾으세요

    ‘쌩’ 찬바람에 ‘탁’ 막히는 동맥… 2시간 안에 응급실 찾으세요

    찬 공기 노출되면 혈압 올라 심장 과로 심근경색·뇌졸중 연결… 중년 돌연사↑ 뇌 특정 부위 손상 땐 반신마비 올 수도 노인 새벽운동 금물… 체중 줄이면 도움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자가 증가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심혈관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1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10년(2008~2017년)간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과 일교차가 큰 3월과 10월에 많았다.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인체를 흥분시키고 긴장하게 하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이러면 말초 동맥이 수축하고 혈관 저항이 상승하면서 혈압이 올라 심장이 과로하게 된다. 심혈관이 막힐 확률도 높아져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은 환절기에 찾아오는 가장 위험한 질환 중 하나이며, 40~50대 돌연사의 주범이기도 하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혈관이 완전히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증은 예고 없이 찾아오며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50%는 건강하던 사람이고 나머지 50%가 협심증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라며 “어떤 환자는 수일 전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는데도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고 말했다. 누구든 예상치 못한 불운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일이 흔하다.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심혈관 질환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해 혈액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 해당 부위가 손상돼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심혈관 질환이 생긴다. 몸을 별로 움직이지 않을 때는 심장이 펌프 기능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돼 관상동맥 일부가 좁아지더라도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흥분하거나 심한 운동을 하면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태를 ‘심장 허혈’이라고 하며, 가슴까지 아프면 협심증이라고 한다. 심근경색은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진 혈관에 혈전(피가 응고된 덩어리)이 생겨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병으로, 자칫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식은땀이 나고, 말도 하지 못할 정도의 죽을 것 같은 통증이 30분간 지속된다. 동맥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도 심혈관이 잘 막힐 수 있다. 당뇨 환자도 예외가 아니다. 당뇨 자체가 혈관을 수축시키는 데다 당뇨로 인해 혈관에 노폐물이 많이 쌓여 혈관이 막힐 확률이 높다.혈압은 여름에 떨어졌다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1월에 급상승해 수축기 혈압이 여름보다 7㎜Hg, 이완기 혈압이 3㎜Hg 정도 올라가게 된다. 동맥경화증 합병증도 더 자주 발생하며, 특히 새벽 찬바람에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해 심근경색 등으로 치명적인 상태가 될 수 있다. 심장 돌연사는 사전에 아무런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심계항진 등의 전조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찬바람을 쐴 때 가슴이 뻐근하고 두근거리거나 가벼운 운동을 했는데도 가슴이 쥐어짜듯 답답하고 눌리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 심혈관 이상 신호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이 나타나면 심근경색 전조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서둘러 가장 가깝고 큰 병원을 찾아야 돌연사를 막을 수 있다. 뇌졸중 역시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1500만명 정도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며 이들 중 600만명이 사망한다. 통계청의 ‘2018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사망 원인 1위가 암, 2위가 심장 질환, 4위가 뇌혈관 질환이다. 2018년에도 10만명당 62.4명이 심장 질환으로, 10만명당 44.7명이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뇌혈관 이상도 동맥경화가 원인이다. 고혈압, 당뇨, 흡연 등으로 혈관 벽에 지방성분과 염증세포 등이 쌓여 동맥경화가 생긴다. 동맥경화는 혈관을 좁게 만들어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혈전이 갑자기 혈류 흐름을 차단해 뇌 손상을 유발한다. 부정맥이 있거나 심장판막에 이상이 있는 경우 심장에서 생긴 혈전이 부스러지면서 뇌혈관을 막는 일도 있다. 혈관 벽이 막히면 뇌경색,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온다. 나이가 들면 고혈압이 없더라도 혈관 벽이 약해져 잘 터질 수 있다. 뇌졸중으로 뇌가 손상되면 손상 부위에 따라 뇌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지나치게 증가해 다양한 이상 증상이 생긴다. 오른쪽 뇌는 왼쪽 팔다리의 움직임을, 왼쪽 뇌는 오른쪽 팔다리 움직임을 관장하는데,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되면 반신마비가 올 수 있다. 발음이 어둔해지는 발음장애가 팔다리 마비와 함께 올 수 있으며, 얼굴 한쪽의 근육이 약해지면 약해진 쪽으로 입이 돌아가는 안면마비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왼쪽 뇌의 언어중추가 손상되면 정신은 멀쩡하고 발음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데도 말을 전혀 이해 못 하는 실어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시야 장애,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마비는 없지만 손발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아 심한 경우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걷게 되는 운동실조, 어지럼증, 의식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를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다. 그래야 뇌 손상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뇌졸중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으면 먼저 응급구조대에 연락한 뒤 편안한 곳에 눕히고, 호흡과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몸을 압박하는 의복 등을 풀어 줘야 한다. 또 폐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환자가 구토하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이물질이 기도로 흡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정한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최적시기)은 심근경색 2시간 이내, 뇌졸중 3시간 이내다. 최대한 빨리 재관류 요법(막힌 혈관을 다시 흐르게 뚫어 주는 것)을 받으면 발병하기 전과 같은 정상 수준이나 장애를 거의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 상태까지 호전될 수 있다.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일부 뇌졸중 전문 치료시설을 갖춘 병원에서는 혈전이 주요 동맥을 막아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 직접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을 하고 있다”며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큰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혈전제거술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환절기 불청객인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아침 운동을 하기 전이나 잠시 현관 밖을 나설 때도 옷을 잘 챙겨 입어야 한다. 특히 얇은 실내복 차림으로 문밖에 나서거나 목욕 후 머리가 젖은 채로 바깥 활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또한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나 노인은 추운 날 새벽 운동을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혈압은 아침에 오르기 때문에 새벽보다는 오후에 운동하는 게 좋다. 날이 추울수록 술과 담배는 멀리해야 한다. 술을 과음하면 혈관이 팽창했다가 추운 날씨로 다시 수축하면서 혈압이 심하게 오를 수 있다. 담배를 피워도 동맥경화가 악화하고 말초 혈관이 수축한다. 여기에 추운 날씨까지 겹치면 심장과 혈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추운 곳에 오래 머물다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갈 때도 신체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비만인 사람은 몸무게도 줄여야 하는데, 몸무게를 10㎏ 줄일 때마다 혈압이 5~20㎜Hg 떨어진다고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세상으로의 문이 닫힌다…중증 장애인 65세의 ‘절망’

    세상으로의 문이 닫힌다…중증 장애인 65세의 ‘절망’

    “저는 47세에 사회에 나와서 활동지원을 받으면서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하고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65세가 다가옵니다. 1월 7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장기요양으로 넘어가서 하루에 4시간을 받는다는 것은 아침 한 끼만 먹고, 화장실을 그때만 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집에 있다가 요양병원에 가라는 말입니까.”지난 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명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1955년 1월 7일생인 그는 내년 1월이면 만 65세가 된다. 현재 한 달에 490시간(국가 430시간, 지자체 60시간)의 활동지원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하루에 15~16시간씩 활동지원을 나눠 쓰며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고 장애인 권리를 위해 뛰고 있다. 하지만 내년 1월 7일 법정 노인 연령인 만 65세가 되면 노인장기요양으로 전환되면서 하루 4시간밖에 활동보조를 받지 못한다. 활동지원서비스의 도움을 받아 47세가 되어서야 겨우 세상 밖으로 나왔는데, 18년 만에 세상을 향한 문이 다시 닫히게 되는 것이다. 박 대표는 “당뇨로 죽든 활동지원이 없어서 죽든 마찬가지”라며 “조금 남은 생애를 사람답게 살고 싶다. 노인과 장애는 다르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13일 복지부에 따르면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사회활동과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만 65세 미만 장애인에게 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자립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월별 서비스 제공량은 최소 60시간에서 최대 480시간이다. 그러나 아무리 심각한 수준의 장애를 겪는 장애인이더라도 65세가 넘으면 ‘노인장기요양’ 대상자로 강제 전환된다. 이러면 활동지원급여가 최대 506만 9000원에서 145만 6400원으로 줄어든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하루 약 13시간의 활동지원 시간이 3분의1 수준인 4시간으로 대폭 감소한다. 활동지원서비스에 의존해 일상을 유지해온 장애인이 집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사회활동이 가능한 65세 이상의 중증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를 줄이는 것은 기대수명과 신체활동 연령이 늘어나는 흐름을 감안할 때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가 윤소하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4년(2015~2018년)간 자료를 보면 활동지원 수급자 중 만 65세 도래자는 3549명이다. 이 중 노인장기요양으로 전환된 사람은 1159명(32.7%)이다. 이들을 분석한 결과 중증장애인일수록 노인장기요양 전환율이 높았다. 등급별로 보면 장애 1등급 468명(40.4%), 2등급 274명(23.6%), 3등급 240명(20.7%), 4등급 177명(15.3%) 이다. 전환 인원의 64%가 장애 정도가 심한 1등급, 2등급 장애인이다. 장기요양급여로 전환되면서 활동지원 이용 시간이 줄어든 장애인은 748명이며, 특히 1등급 장애인 468명 전원의 이용시간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감소시간은 188시간이며, 최대 313시간 감소한 사례도 나왔다. 2등급 장애인은 274명 중 203명(74%)의 활동지원 이용 시간이 감소했다. 월평균 감소시간은 24시간이며 최대 56시간 하락한 장애인도 있었다. 3등급과 4등급 장애인의 이용시간도 각각 평균 18시간, 15시간 감소했다. 중증장애인의 노인장기요양 전환율이 높은 것은 장기요양 또한 노인성 질병의 중증도와 신체활동 가능 정도에 따라 수급자를 판정하기 때문이다. 노인장기요양은 65세 이상 노인이나 65세 미만 중 노인성 질병이 있는 사람이 신청하면 인정 조사 등을 거쳐 1~5등급, 인정 지원(치매 환자 중 인정 점수 45점 미만) 등급 등으로 구분해 등급별로 혜택을 제공한다. 65세가 된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 1~5등급 판정을 받으면 기존의 활동지원서비스는 중단되고 노인장기요양급여로 전환된다. 하지만 등급 외 판정을 받으면 계속해서 활동지원급여를 받을 수 있다. 중증장애인은 노인장기요양 수급자가 돼 활동지원시간이 줄어들고, 노인장기요양 등급 판정을 받지 못한 경증장애인은 오히려 기존의 활동지원을 유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노인장기요양 등급 판정에서 떨어지는 것이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던 장애인에게는 되레 이득이다. 그렇다고 65세가 된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신청조차 하지 않으면 국가로부터 받던 서비스가 끊긴다. 복지부 관계자는 “65세 이상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으면 바로 장애인 활동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노인장기요양으로 전환되며 활동지원 시간이 하락한 장애인 748명 중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 가족이 모두 사회생활을 해서 홀로 있어야 하는 장애인이 192명(25.7%)이나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하루 최대 4시간에 불과한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으며 집에서만 살아가야 한다. 서비스 시간 감소는 곧 사회와의 단절이며 생명의 위협이다. 그래서 장애인단체는 활동지원 연령제한을 장애인에 대한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서비스의 내용도 문제다. 장애인활동지원은 외출지원이 가능해 밖으로 나가 사회활동을 할 수 있지만, 노인장기요양은 방문요양·방문목욕·방문간호만 가능하다. 모두 집에서 받는 서비스다. 본인부담금도 장애인 활동지원급여의 경우 기본급여는 6~15%, 추가급여는 2~5%이다. 반면 노인장기요양급여는 재가급여가 15%, 시설급여는 20%로 수급자 본인이 부담하는 비율이 더 높다. 이런 이유로 국회에서도 장애인 활동지원 연령을 65세 이상으로 연장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은 지난 2월 65세 이상 장애인들이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와 노인장기요양제도 중 본인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윤소하 의원,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노인장기요양 수급자와의 형평성, 제도 설계 취지와의 부정합성, 재정 문제를 들어 난감해하고 있다. 거동이 어려운 것은 노인도 마찬가지인데 장애인이면서 노인인 이들에게 활동지원 시간을 더 주면 비장애 노인들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것이란 얘기다. 또한 법률에 명시된 활동지원급여의 목적은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것이고, 장기요양급여는 노후의 건강증진과 생활안정 도모가 목적이기 때문에 활동지원급여 신청자격을 경제활동이 가능한 연령대(만 65세 미만)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재정도 문제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와 노인장기요양제도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하면 대개 장애인활동지원을 선택할 텐데, 그렇게 되면 조세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국민이 낸 보험료로, 장애인 활동지원은 세금으로 운영된다. 복지부는 65세 도달 활동지원급여 수급자의 50%가 계속해서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으면 앞으로 5년간 약 2441억원(연평균 488억원)의 추가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7월 장애인 등급제 개편으로 활동지원급여 신청대상이 중증장애인에서 경증장애인으로까지 확대돼 신규 수급자가 증가하면서 재정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65세 이후부터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양에 큰 차이가 있고 여러 가지 제도의 부조합성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부내에서도 활발하게 토론하고 있으며 제도 개선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원격의료 참여 병원 ‘0’… 연내 시행 불발

    환자 선정 등에 2~3개월…성사 어려워 정부가 강원도에서 원격의료 실증사업을 예고했지만 참여 의료기관을 구하지 못해 연내 시행이 물 건너간 것으로 확인됐다. 규제자유특구 선정(7월)에 따른 원격의료 실증 기간이 지난 8월 9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당초 정부는 늦어도 이달 초부터 실험이 시작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강원도 등 관계기관의 설명을 종합하면 의사와 환자 사이 원격의료 사업에 대해 참여 의사를 밝힌 1차 의료기관(의원급)은 실증 기간 두 달이 지나도록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초창기 원주에 위치한 한 의료협동조합이 참여할 의사를 밝혔지만 이곳마저 난색을 표했다. 원격의료 실증은 강원도 내에서도 원주, 춘천, 철원, 화천 등 4개 지역에서만 이뤄지는데, 강원도의사회 등 의사단체들의 강한 반대가 이어지고 있다. 의료기관 섭외가 지지부진하면서 15일로 예정된 ‘규제자유특구 현장점검반’의 강원도 점검도 의료기기 업체만 참여하는 반쪽짜리 일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측도 올해는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몰두할 뜻을 밝혔다. 정부는 부랴부랴 내년 초부터 원격의료 실험을 시작하기로 계획을 바꿨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 의료기관의 간호사 추가채용 일정과 실증환자 선정 작업, 의료기기 현장 보급에만 2~3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강원도 원격의료 사업은 환자수 연간 300명, 한 차례 이상 병원을 직접 방문한 적이 있는 ‘재진 만성질환자’(당뇨병·고혈압)로 대상이 한정돼 실증에 참여한 환자를 고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기관에 대한 설득작업 없이 사업을 밀어붙인 탓에 아무런 성과 없이 실증사업 기간만 흘러가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실험을 위해서는 다수의 1차 의료기관이 협조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반려견 키우면 심장병, 뇌졸중 피하고 오래산다

    [달콤한 사이언스] 반려견 키우면 심장병, 뇌졸중 피하고 오래산다

    최근들어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견이나 반려묘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000만명 수준이며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면 외부에서 받은 대인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나 우울감 같은 심리적, 정서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반려동물, 특히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심리적 도움 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장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 의대 분자역학실험실, 외과 및 정형외과, 스웨덴 농업과학대 수의학과, 미국 스탠포드대 의대 당뇨연구센터, 심혈관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발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10일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미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앓았더라도 반려견을 키운다면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내놨다. 이 같은 연구결과들은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서큘레이션 : 카디오바스큘러 퀄러티 앤드 아웃컴스’ 8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스웨덴 국립환자등록부 기록을 활용해 2001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발생한 40~85세의 남녀 중 18만 1696명을 대상으로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지 여부, 조사 기간 중 사망했다면 사망 원인은 무엇인지, 수명은 어느 정도인지를 비교분석했다. 또 연구팀은 반려견을 키우는지 여부와 사망률을 비교하거나 반려견 소유여부에 따른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비교한 대표적인 10개의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연구에 포함된 380만명의 환자 데이터를 모두 검토했다. 그 결과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전반적인 사망 위험이 24% 정도 줄어든 것이 확인됐으며 심장마비 이후 사망률도 65%,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 발병 이후 사망위험도 31%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려견을 키우면서 사람이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동시에 반려견의 운동을 위해서는 사람이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캐롤라인 크래이머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신체적 활동 증가에 따라 혈압이 낮아지고 혈중 콜레스테롤이 개선된다는 기존 연구결과와 부합하는 것”이라며 “개를 키우는 것 자체가 수명연장 효과를 가져온다기 보다는 반려견이 매개가 돼 평소 부족한 운동량을 늘림으로써 심혈관계의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시아 길 걷기 총회’ 11일 부산서 개최...국내외34개단체 참가

    ‘2019 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부산(’아시아 길 걷기 총회)’가 오는 11일 부터 사흘간 부산서 열린다. 부산시는 ‘길, 아시아와의 동행 그리고 평화’라는 주제로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부산 벡스코와 갈맷길 일원에서 ‘2019 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부산’이 열린다고 밝혔다. 아시아 길 걷기총회는 국외 10개국 15개 단체, 국내 19개 단체 5000여명이 참석하는 국제행사로 아시아 최대의 걷기 축제이자, 걷기의 아시안게임으로 불린다. 부산시는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길을 통해 아시아의 평화와 화합을 다지며 부산의 자랑인 갈맷길(9코스 21구간 278.8Km)을 아시아인들에게 알리고 이를 관광산업으로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또 부산을 보행도시와 도보여행의 중심지로 만들어나가고자 적극적인 홍보를 펼칠 계획이다. 한편,부산 신발제조 업체인 나르지오는 총회 기간 열리는 아시아 워킹페스티벌 등 행사에 참여해 나르지오워킹화를 소개하고 경품으로 나르지오 트레킹화를 제공한다. 또 국내 신발브랜드 최초로 미국정부로부터 승인받은 ‘메디케어 당뇨?교정신발’과 세계 특허의 ‘분리형 바닥창’ 기술력을 참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홍보활동을 펼 계획이다. 미국 국가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메디칼은 ‘당뇨환자나 무지외반증 등으로 변형된 발 환자 등의 치료에 적합한 신발’로 나르지오워킹화를 공식 승인 한 바 있다. 나르지오는 이에 힘입어 현재 미국 동부 뉴욕, 뉴저지를 비롯해 서부 LA, 샌디에이고, 가든글로브, 웨스트민스터, 토랜스 등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미국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장수 사과재배 농민 극단적 선택 수사

    전북 장수군 사과 재배 농민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지 사흘 만에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4일 장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장수군 장수읍 사과 선별장에서 A(58)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귀가한 아내가 A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흘 만인 지난 2일 사망했다. 발견 당시 집 안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외부인 침입·시신 훼손 흔적 등도 없었다. A씨가 앓아온 뇌졸중, 혈압, 당뇨 등 약봉지만 놓여 있었다. 8년 전 장수로 귀농한 그는 임대한 밭에서 사과 농사를 지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씨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과값 폭락과의 연관성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조사 결과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동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장수 지역 농민들은 지난해 5㎏ 1상자가 2만원에 거래되던 사과값이 올해 5분의 1수준으로 폭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60㎏ 감량 성공男, ‘뚱뚱하다’ 상처 준 여성의 고백 받아

    60㎏ 감량 성공男, ‘뚱뚱하다’ 상처 준 여성의 고백 받아

    몸무게가 최고 157㎏에 달했던 고도 비만 남성이 다이어트 성공으로 환골탈태한 뒤 뜻밖의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에 사는 남성 앤소니 베이어(26)는 10대 시절 이미 몸무게가 157㎏에 달하는 고도 비만이었고, 이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을 받기 일쑤였다. 고도비만이었던 시절, 그는 평생 잊지 못할 ‘수모’를 겪기도 했다. 당시 그는 좋아하던 여학생에게 학교에서 열리는 댄스파티에 함께 가자고 요청했고, 당시 이 여학생은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평소 뚱뚱한 몸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아 온 그에게 댄스파티를 함께 할 여학생이 있다는 사실은 꿈 같은 일이었다. 들뜬 그는 리무진을 빌리고 멋진 정장을 준비해 댄스파티 당일 그녀의 집 앞으로 데리러 갔지만, 당시 여학생은 보란 듯이 차에 타기 직전 그에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훗날 댄스파티 직전 자신을 거절한 것이 모두 계획된 장난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큰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려야 했다. 5년 전, 당뇨병으로 병원을 찾은 베이어는 의사로부터 몸무게를 감량하지 않는다면 건강과 생명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의료진의 진단을 받았고, 이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패스트푸드 중독에 가까웠던 식단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꾸준히 운동을 병행한 덕분에, 그는 무려 60㎏을 감량하면서 건강과 외모를 모두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1년 전, 그의 SNS로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다름 아닌 학생 시절 그에게 잔혹한 장난을 친 문제의 여학생이었다. 성인이 된 그녀는 메시지를 통해 “그때 심한 장난을 쳐서 너무 미안했다. 사과하고 싶다”며 “가능하다면 직접 만나 사과하고, 너와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베이어는 “너무 믿을 수 없는 일이라 제대로 된 답장도 보내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그녀를 용서할 수 있지만, 그 일을 잊진 못할 것”이라며 당시 그녀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어 “앞으로는 나처럼 비만 등으로 건강을 잃었거나 잃을 위기에 있는 사람들은 돕는 개인 트레이닝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바이오 대장주 쇼크, 거품 빼고 신뢰 다시 쌓아야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주목받았던 국내 바이오산업이 쑥대밭이 됐다. 코스닥 상장 바이오 벤처기업인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는 그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 후보 물질(엔젠시스)에 대한 임상 3상에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헬릭스미스의 주가는 52주 최고가(31만 8000원) 대비 4분의1 토막이 났다. 임상 시험에서 진짜 약과 가짜 약이 뒤섞여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는 해명을 보면 과연 상장 기업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인지 말문이 막힌다. 더 큰 문제는 바이오 기업들의 잇단 임상 실패가 산업 전체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서만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신라젠의 팩사벡,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에 이어 벌써 네 번째다. 물론 신약 개발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고, 이러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약의 주성분이 바뀐 인보사나 임상 시험을 허술하게 관리한 엔젠시스를 보면 실적에 대한 조급증이 불러온 예고된 사태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여기에 바이오 대장주 격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의 분식회계 논란에서 언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예단하기 쉽지 않다. 그동안 바이오산업은 우리 경제를 이끌 ‘제2의 반도체’로 불리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해 왔다.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급등하고 이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기대도 매우 컸다.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적자에 허덕여도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달콤한 말로 포장된 신약 후보 물질을 앞세워 수월하게 상장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헬릭스미스는 기술특례 상장 1호 기업이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했으나 이를 할 수 있는 안목은 부족했고, 부정이나 부실을 걸러낼 장치도 미비했다. 바이오 쇼크는 기업들이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황우석 사태’도 벌써 잊혀진 듯 교훈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업계는 한탕주의를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가 산업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는 일부터 주력해야 한다. 곪은 부위를 도려낸다는 심정으로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역으로 보면 국내 바이오산업은 역사가 일천해 제대로 꽃을 피우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점도 드러났다. 정부는 투자자 손실을 내세워 제재와 규제의 칼부터 휘두르려 해서는 안 된다. 바이오가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는 명제 자체를 부정할 상황은 아니다.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을 꼼꼼히 살핀 뒤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게 정부에 주어진 숙제다.
  • 소아당뇨 혈당측정기 건보 적용 ‘年 최대 420만원 혜택’

    의료비 가계 부담 2017년 OECD 4위 文케어 후 3600만명 2조 2000억 수혜 소아당뇨(제1형 당뇨) 어린이 환자의 혈당을 측정하면 혈당값이 보호자에게 즉시 전송되는 최신형 혈당관리 기기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또 11월부터 흉부·복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검사비가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건강보험 적용 항목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소아당뇨 환자의 혈당관리에 사용하는 ‘연속혈당측정기’는 피부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혈당 변화량을 측정하는 기기다. 측정한 혈당값은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돼 보호자가 원거리에서도 아이의 혈당을 관리할 수 있다. 이 기기가 없었을 때는 하루에도 열 번 넘게 채혈을 해 혈당량을 측정해야 했다. 체내에 인슐린을 자동 주입하는 ‘인슐린자동주입기’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매번 주사로 인슐린을 주입해야 했을 때는 부모가 아이에게 주사를 놓기 위해 몇 번씩 학교를 찾아와야 했다. 챙겨 줄 사람이 없는 아이는 혼자서 주사를 놓아야 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 누구나 이 기기를 사용할 순 없었다. 연속혈당측정기 기준금액은 84만원(1년 기준), 인슐린자동주입기는 170만원(5년 기준)이다. 소아당뇨 자녀를 둔 한국1형당뇨환우회 대표 김미영씨는 “형편이 어려운 한부모 가정이나 맞벌이 가정의 아이는 이런 기기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고, 학교에 가면 부모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이중고를 겪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이제 환자는 기준액 또는 기준액 미만의 실구입가 중 낮은 금액의 30%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는 소아당뇨 환자 1인당 연간 최대 420여만원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복부·흉부 MRI 촬영은 검사가 필요한 질환이 있거나 해당 질환이 의심돼 의사가 MRI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현재 평균 49만∼75만원에서 16만∼26만원(골반 조영제 MRI 기준)으로 경감된다. 복지부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의료통계 2019’ 자료를 보면 2017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에서 가계가 직접 부담하는 비중은 33.7%로, OECD 평균(20.5%)보다 월등히 높았다. 라트비아(41.8%), 멕시코(41.4%), 그리스(34.8%)에 이어 네 번째로 가계의 의료비 직접 부담이 컸다. 하지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시행 2년간 가계 부담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중간발표를 보면 2017년 8월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현재까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혜택을 본 환자는 3600만명으로, 2조 2000억원의 의료비 부담을 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매일 탄산음료 2캔 이상…팔 절단 위기에 처한 말레이 男

    매일 탄산음료 2캔 이상…팔 절단 위기에 처한 말레이 男

    매일 탄산음료를 주식처럼 마신 말레이시아의 50대 남성이 결국 팔을 절단할 위기에 놓였다. 말레이시아 주요 매체 하리안 메트로(Harian Metro)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 사는 모하메드 라진(56)은 매일 자신의 집과 회사를 오가는 길에 습관처럼 탄산음료를 마셔왔다. 하루에 최소 두 캔 이상을 꾸준히 마셨고, 특별한 날에는 이보다 더 많은 양의 탄산음료를 마시기 일쑤였다. 13년 전, 그는 자신의 소변 주위로 개미가 몰려드는 것을 본 뒤 이상함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으로부터 당뇨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그의 식습관 및 건강상태 등을 분석한 뒤 지나친 탄산음료 섭취가 당뇨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당뇨병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탄산음료를 끊지 못한 그는 얼마 전부터 등과 손가락 등에서 종기가 자라는 것을 확인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았다. 문제의 종기와 피부 트러블은 점차 커져서 뼈가 보일 정도가 됐고, 뒤늦게 병원을 찾았을 때 그는 의료진으로부터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팔을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두 차례의 수술을 통해 썩은 피부를 잘라내고 감염을 막아 팔을 절단하는 극단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리기사로 일하던 그는 더 이상 오른쪽 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는 장애를 얻고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그는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명백히 지나치게 많은 탄산음료를 마셨기 때문”이라면서 “조금 더 빨리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나는 팔을 잃거나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술 마실 때 자주 ‘필름’ 끊어진다면… 나이 젊어도 치매 위험!

    술 마실 때 자주 ‘필름’ 끊어진다면… 나이 젊어도 치매 위험!

    ‘65세 미만’ 발병 원인의 10%는 음주 탓 최근 10년 새 환자 수 4배 가까이 늘어 치매 절반이 ‘혈관성’… 초기엔 치료 가능 젊어서 흡연·비만 등 피하면 예방할 수도 노인 치매, 최근 일 기억 못하며 증세 시작 매일 30분 속보 등 운동하면 예방 효과적2004년에 개봉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이른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인 ‘수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저 단순한 건망증이라 생각했는데 마치 머릿속에 지우개라도 있는 듯 수진은 모든 기억을 잃어 간다. 영화 주인공처럼 치매는 65세 이상 고령층뿐 아니라 40~50대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병한다. 이렇게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를 ‘초로기 치매’라고 한다.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더 빨리, 심각하게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나이에 발병하기 때문에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는 극심한 좌절감을 겪게 된다.젊은 치매 증상도 노인성 치매와 비슷하다. 다만 노인성 치매는 대개 기억력이 먼저 나빠지지만 젊은 치매는 성격 변화가 먼저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중앙치매센터의 ‘2018 대한민국 치매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전체 치매 환자 수는 73만명(2017년 기준)이며, 이 중 65세 미만 젊은 치매 환자는 약 7만명으로 전체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환자 10명 가운데 1명이 젊은 치매인 셈이다. 젊은 치매 환자는 최근 10년 사이에 4배 가까이 늘었다. 초로기 치매의 상당수는 알츠하이머병이다. 가족력이 흔해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알츠하이머병 유발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50%에 달한다.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노년기 알츠하이머보다 시공간 지각능력 손상과 두정엽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침착이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전으로 인한 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는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의 2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이 아닌 비(非)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보다 기억력 저하 등 병세가 더 빨리 진행되며, 더 어린 연령에서 발병한다. 또한 두통, 보행장애, 경련 등의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알려진 바로는 건강했던 뇌 세포가 유전자 이상으로 이상 단백질을 만들어 뇌 세포에 독 작용을 함으로써 뇌 세포가 사망하게 된다. 또 최근 연구에 의하면 뇌 혈액 순환 장애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치매 증상이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학력이 높거나 지적인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서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혈관성 치매와 마찬가지로 뇌혈관 관리를 잘해서 증상이 있는 뇌졸중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며 “외국어를 배운다든지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의 적극적인 생활과 두뇌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늦추고 발병을 막는 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초로기 치매의 또 다른 원인은 혈관성 치매다. 대개 뇌혈관이 막히거나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으로 발병한다. 어린 나이에 뇌졸중이 발생하고 전조 증상을 동반한 편두통이 흔하게 나타나며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했을 때 뇌백질의 병변이 더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편두통이 통상 첫 번째 증상으로 나타나며, 평균 발생 연령은 30대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좁아지고 막혀 뇌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해 뇌 세포가 죽는 것인데, 이로 인해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기도 하고 얼굴이 돌아가고 발음이 어눌해지기도 한다. 또 삼키는 기능이 떨어지고, 중심 잡기가 힘들어지는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 아무런 신경학적 증상 없이 치매가 올 수도 있다. 이외에 우울증이나 의욕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혈관성 치매는 예방할 수 있다. 초기에 발견만 하면 더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다.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젊어서부터 혈관을 깨끗하고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 운동부족 등 혈관 건강을 해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 교수는 “40대 이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주 확인해 조절하고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뇌혈관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초로기 치매 원인질환 중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평균 45세에서 65세 사이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감정과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초기부터 성격 변화와 이상행동을 보인다. 과다한 음주도 초로기 치매를 일으킨다. 초로기 치매 원인의 약 10%가 음주로 인한 치매다. 술을 마신 뒤 흔히 말하는 ‘필름이 끊긴 현상’(블랙아웃)이 반복된다면 초로기 치매 위험이 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조성훈 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과음 후 깨어났을 때 일정 기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은 음주가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피질과 해마 부분을 손상시켜 발생한다”면서 “자주 술을 마시면 뇌의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손상돼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하고 소뇌를 손상시켜 공간 감각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코올은 세포 내로 칼슘이 들어오는 것을 방해해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억제하고 산소 전달을 방해한다. 특히 학습과 기억에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의 효율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성 치매로 인한 뇌 위축은 50대부터 시작되며, 인지기능 저하가 정상 노화 과정보다 빨리 나타난다. 초로기 치매의 증상은 잘 다녔던 길을 갑자기 기억하지 못하거나 물건을 둔 곳이 기억나지 않는 등 노인성 치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치매에 걸리기엔 젊다는 이유로 초기에 간과했다 진행되고 나서 병원을 찾는 일이 많다. 단순 건망증으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교수는 “만약 발생한 상황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떤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초로기 치매가 진행 중이라면 점차 기억, 이해, 판단, 계산능력이 떨어지며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일 처리도 느려진다. 전화번호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워지고 약속해 놓고 잊을 때가 잦아지며,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갈수록 말수가 감소하고 뚜렷한 이유 없이 감정 기복이 심해지기도 한다. 노년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 먼저 시작된 후 주의력과 언어, 시공간 능력이 떨어지다 마지막에 전두엽 행동장애가 나타난다. 하지만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22~64%에서 초기부터 행동장애나 언어능력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젊은 나이에 치매라는 생각에 환자 자신도 쉽게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퇴행성 뇌 변화가 빠르게 올 수 있어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최근 연구를 보면 규칙적인 운동이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절반가량을 예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신경계 염증이 줄고, 뇌세포 손상률이 감소하며 뇌 세포를 보호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뇌 영양인자가 많이 만들어진다. 매일 30분 정도 빠르게 걷는 운동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뇌 역량이 충분하고 치매증상에 이르는 뇌 역량의 감소가 없다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치매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저탄고지‘ 다이어트 방법 아닌 라이프 스타일

    `저탄고지‘ 다이어트 방법 아닌 라이프 스타일

    굶주린 역사를 거쳐 찾아온 현대문명의 풍요로움은 인류에게 ‘다이어트’라는 풀리지 않는 과제를 안겼다. 채집과 수렵을 통한 생존에 최적화된 인간의 신체는 섭취한 영양분을 최대한 지방으로 저장하도록 효율적으로 발달했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먼 미래의 일만큼은 유전자가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탓이다. 절제가 사라진 사회에서 역설적으로 날씬한 몸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은 끝도 없이 불어났다. 원푸드 다이어트, 소식(칼로리 제한) 다이어트, 당질 지수(GI) 다이어트, 고단백 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디톡스 다이어트 등 수많은 식이요법이 유행처럼 휩쓸고 지나갔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저탄고지(LCHF·Low Carb High Fat) 식이요법이 유행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일정한 열량을 유지하면서 비교적 지방을 마음껏 섭취하고 탄수화물을 소량으로 제한하는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핵심 논리는 탄수화물로부터 오는 포도당 대신 지방에서 생성되는 케톤이라는 물질을 에너지원으로 써 신체의 지방량을 줄이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의 적’으로 지목되는 지방 섭취를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류학계의 주장과 이를 반박하는 주장이 맞서고 있지만 이 식이요법은 최근 수년간 미국, 유럽, 아시아 전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편의점에선 저탄고지 식단을 지키는 ‘키토인’들을 위한 방탄커피를 판매하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저탄고지 음식을 파는 ‘키토 프렌들리’ 레스토랑까지 생겨날 정도다. 저탄고지는 과연 비만을 해결해 줄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지난 16일 국내 1호 저탄고지 전문 레스토랑인 ‘디라이프스타일키친’을 운영하는 이승훈(57) 대표를 서울 중구의 매장에서 만났다. 그는 “저탄고지로 체중 감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다이어트 방법이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을 뺀다는 것은 결국 인간의 본능에 해당하는 식욕을 참는 일인데 본능을 억제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목표가 확실하고 이에 대한 절실함이 있다면 일시적으로 본능을 누를 순 있지만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절실함이 사라져 또다시 본능이 튀어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요요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이어트 성공의 핵심인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신체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좋은 식이요법을 체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가 ‘저탄고지 예찬론자’가 돼 식당까지 차리게 된 건 저탄고지를 생활방식으로 받아들인 이후 신체의 변화를 직접 겪었기 때문이다. 광고회사와 정보기술(IT)교육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2년 전 다이어트에 처참하게 실패했다. 40대까지는 ‘177㎝, 68㎏’이라는 보기 좋은 숫자를 유지했지만 음주를 즐기지 않음에도 50대가 넘어가자 몸무게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헬스를 시작했지만 얼마 후 운동을 그만두고 나니 80㎏ 넘는 체중에 배만 불룩 나온 체형으로 변해 있었다. 확실한 체중 감량을 위해 가족과 함께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하고 내기도 했다. 가장 많이 뺀 사람에게 현금 20만원을 주기로 했는데 한 달 뒤 딱 1㎏을 뺀 그가 부인과 딸에게 돈을 받았다. 무조건 음식 섭취를 줄이려고 하다 보니 배고픔을 다스릴 수가 없었다.그는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다가 저탄고지 관련 도서에서 시선이 멈췄다. 다이어트의 대부분이 칼로리 제한 방식이었는데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다는 주장과 이를 설명하는 논리가 설득력이 있었다. 당장 실행에 옮겼다. 아침과 점심에는 채소에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려 단백질, 지방 위주의 무탄수화물 식단을 지키고, 저녁에만 현미밥 3분의2공기를 먹었다. 간식으로는 아몬드에 최상급 버터를 발라 먹었다. 고급 과자 맛이 나 군것질이 생각나지 않았다. 3개월간 지속했더니 몸무게가 14㎏ 빠졌다. 마침 건강식을 파는 외식사업을 준비 중이었던 그는 직원들과 논의해 저탄고지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을 시작하기로 했다. 문제는 누가 먹어도 맛있는 메뉴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당질 제한식이 발달된 일본에 가서 저탄고지 음식들을 둘러봤지만 결정적으로 맛이 없었다. 특히 ‘저탄’의 음식을 만드는 게 도전이었다. 버터, 고기, 올리브오일 등 지방을 쓸 수 있는 재료는 많았지만 밥, 피자, 버거 등에 있는 탄수화물을 대체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낸다는 건 쉽지 않았다. 6개월간 셰프들과 연구한 끝에 질경이 씨앗의 껍질 가루인 차전자피와 아몬드, 버터를 활용해 피자 도우로, 버거 번으로, 타코 페이퍼로 썼다. 그는 “음식을 개발하면서 밀가루는 정말 위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웃었다. 비빔밥은 곤약과 현미를 섞어 만들었다. 저탄고지를 하지 않는 일반 손님들을 위해 파이토케미컬(항산화 작용을 하는 채소)과 지중해식 식단 위주의 메뉴도 추가해 지난 6월 식당 문을 열었다. 키토인 손님보다 일반 손님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는 “당뇨로 제한된 음식을 먹어야 하는 환자들이 레스토랑에 방문해 ‘내가 피자와 햄버거를 이렇게 맛있게, 마음껏 먹을 수 있을지 몰랐다’고 말할 땐 정말 뿌듯하다”면서 “우리 음식을 통해 ‘진짜 건강함’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키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의료관광 메카’로 도약하는 성남

    ‘의료관광 메카’로 도약하는 성남

    경기 성남시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성남시청에서 지역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국내외에 알리고 의료관광자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2019 성남국제의료관광컨벤션(SMC)’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성남시가 주최하고 성남시 의료관광협의회와 성남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68개 업체가 120개 부스 규모로 참가한다. 러시아, 몽골, 중국, 베트남 등 13개국 65명의 바이어를 포함, 2만여명이 참관한다. 개막식은 첫날 오후 3시 시청광장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4인조 밴드그룹 잔나비의 축하 공연 등으로 꾸며진다. 시청 1층 로비서는 성남국제의료관광전과 성남의료기기산업전이 펼쳐진다. 영상·재활·헬스케어·바이오 등의 의료기기와 외국인 의료관광 안심케어 보험, 통역 서비스, 지역 의료기관의 중증질환·성형·피부미용·재활 관련 의료관광상품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시청광장에는 디지털 의료기기와 뷰티 체험관, 고령친화산업관, 시민 체험관을 설치·운영한다. 가상현실(VR) 속 치매인지, 안과 검사, 5G기술을 활용한 가상 운동 공간 등을 체험할 수 있어 일반인도 쉽게 의료관광산업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메이크업, 네일아트, 두피 검사, 미래 당뇨 예측, 미술 심리치료도 해볼 수 있다. 국제콘퍼런스, 의료기기와 의료관광 비즈니스 상담회, 병원 홍보 설명회 등도 진행된다. 또 청소년 의약품 안전 사용과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세미나가 성남시 약사회 주관으로 온누리실에서 열린다. 본 세미나에서는 올바른 의약품 정보를 제공하고 유해약물로 인한 폐해와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시민들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폐해를 막기 위한 교육이 있다. 둘째날인 21일에는 야외광장에 조성되는 고령친화(치매)특별관과 뷰티체험관에서 중원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 성남고령친화체험관 등이 참가해 치매예방 인지체험 로봇, 치매선별 검진, VR 인지훈련 등을 시연한다. 성남시 의료단체 한의사회, 치과의사회, 간호사회,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경기도회 등도 체험 부스를 마련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뒤틀린 가족의 비밀

    뒤틀린 가족의 비밀

    ‘비뚤어진 집’(Crooked house)은 원작이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이라는 사실만으로 관심이 가는 영화다. 추리 소설계에서 그녀의 작품은 명실상부 고전의 반열에 올랐으니까. ‘비뚤어진 집’도 마찬가지다. 한데 이 제목은 당신의 오해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르겠다(원작의 한국어 번역본도 동일한 제목이다). 설계 잘못이나 부실시공으로 기우뚱해진 집에 대한 이야기인가? 설마 그럴 리가. 원제의 의미를 고려해 새 제목을 달아본다면 어떨까. 나는 ‘뒤틀린 가족’이라고 짓고 싶다. 왜냐하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가족 구성원들은 모두 속이 꼬여있기 때문이다. 스릴러 서사답게 발단은 대부호 레오니디스의 죽음이다. 그는 주사를 맞고 사망했다. 원래 당뇨약이 들어 있어야 했을 용기에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녹내장약이 담겨 있던 것이다. 손녀 소피아(스테파니 마티니)는 탐정 찰스(맥스 아이언스)에게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고 의뢰한다. 아무래도 집안 식구가 범인인 듯하다. 그녀가 말한다. “우린 아주 이상한 가문이에요. 서로 다른 종류의 잔인함을 갖고 있어요. 그게 너무 불안해요.” 이런 고백은 그녀도 용의선상에 오르게 만든다. 실제로 소피아 역시 레오니디스가의 일원으로서 기묘한 면을 언뜻언뜻 내보인다. 그녀와 전부터 알던 사이지만 찰스는 소피아조차 믿을 수 없다. 찰스는 비뚤어진 집에 가서 뒤틀린 가족을 한 명 한 명 만난다. 그들 전부에게는 레오니디스를 살해할 만한 동기가 있다. 자수성가한 이 거부는 가부장의 전형이다. 생전에 그는 가족을 옴짝달싹 못하게 자신의 틀에 가둬놓았다. 처제 이디스(글렌 클로스), 아들 필립(줄리언 샌즈)로저(크리스티안 맥케이), 며느리 마그다(질리언 앤더슨)클레멘시(아만다 애빙턴), 손주 유스터스(프레스턴 네이만)조세핀(아너 니프시), 젊은 아내 브렌다(크리스티나 헨드릭스), 가정교사 브라운(존 헤퍼난)까지 말이다. 그러니까 대체 누가 레오니디스를 죽인 걸까. 찰스는 혼란에 빠진다. 이제부터 그가 살인자를 특정해 가는 과정이 관객에게 재미를 줄 테다.그러나 찰스는 애거사 크리스티 하면 떠오르는 이지적인 캐릭터 포와로나 미스 마플과는 다르다. 그는 미궁을 빠져 나오게 하는 안내자가 아니다. 찰스는 미궁에서 헤매기만 한다. 우리는 그를 제쳐두고 주도적으로 추론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처음에 점찍은 사람이 과연 진짜 범인일까. 이를 맞춰보는 논리적 싸움이 영화를 보는 흥미를 자아낼 것이다. 고백하자면 나는 헛다리 짚었다. 결말을 확인하고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기분이었다. 불쾌하진 않았다. 복선과 암시를 내가 눈치 채지 못했을 뿐이니까. 실은 애거사 크리스티와의 대결에서 나는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영화를 자꾸 찾아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승리하고 싶어서? 설마 그럴 리가. 패배의 달콤함에 기꺼이 취하고 싶어서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명절음식 과식 주의하세요…“송편 5∼6개=밥 1공기”, 식혜 1컵은?

    명절음식 과식 주의하세요…“송편 5∼6개=밥 1공기”, 식혜 1컵은?

    넉넉한 명절 음식에 자꾸 손이 가지만 기름을 많이 이용하는 만큼 추석 연휴에 과식으로 인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송편은 5~6개, 약과는 2개만 먹어도 밥 한 공기의 열량과 맞먹는다. 식혜 1컵도 밥 한 공기에 버금간다. 12일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과식으로 소화불량을 겪거나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들의 혈당, 혈압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혜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사량 조절을 위해서는 개인 접시로 몇 가지의 음식만을 덜어 먹고 채소 등의 저열량 음식을 주로 먹는 것이 좋다”면서 “음식을 장만할 때 부침이나 튀김 요리 시 최소한의 기름을 사용하고, 지방이 많은 육류 대신 살코기 위주로 상차림을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명절 음식은 기름에 튀기거나 구워서 조리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 음식과 달리 열량이 2배 이상 높은 만큼 칼로리를 생각하면서 식사량을 조절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과식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고, 남은 영양분이 지방 형태로 축적돼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준다. 고혈압 환자도 폭식을 하면 혈압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만큼 조절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추석 음식인 깨를 넣은 송편의 열량은 5∼6개 혹은 약과 2개만 먹으면 밥 한 공기와 맞먹는 300㎉다. 토란국 한 그릇은 150㎉, 식혜 1컵(200㎖)은 250㎉에 달한다. 간식으로 먹는 햇밤이나 사과, 배 등 과일도 칼로리가 높은 편에 속한다. 밥, 국수, 튀김, 한과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도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식이나 과음, 기름진 음식의 과다 섭취는 갑작스럽게 위와 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급성위장염’을 유발할 수 있다. 소화불량에는 덜 자극적인 음식을 취하고 위장 운동을 촉진하는 소화제 복용이 효과적이다. 이 교수는 “급성위장염은 일반적으로 안정을 취하면서 수액을 보충해 탈수 증세를 치료하면 대부분 3∼4일 후 증세가 완화된다”면서 “만약 복통과 설사가 수일 이상 지속하고 발열이나 혈변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수액을 투여하거나 항생제를 처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광진구, 건강강좌로 백세건강 챙기세요

    광진구, 건강강좌로 백세건강 챙기세요

    서울 광진구가 질병을 예방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건강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우선 광진구 보건소에서는 광진노인종합복지관과 연계해 이달 23일까지 매주 월요일 ‘고혈압·당뇨병 자조교실’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2·3위인 심뇌혈관질환은 고혈압, 당뇨병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번 강좌는 고혈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생활습관 개선방법과 자가관리 방법을 배우고 참여자 간 사례와 경험담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구 관계자는 “교육 참여자들 간 모임을 결성해 질병관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오는 26일 오전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구청 대강당에서 만 55세 이상 남성 주민을 대상으로 ‘전립선암 무료검진 및 건강강좌’를 운영한다. 검진은 전립선암 혈액검사 후 비뇨기과 전문의와 일대일 상담을 실시한다. 검진 결과 유소견자와 저소득층은 지역 내 비뇨기과 병원을 연계해 무료로 초음파 검사도 받을 수 있다. 또 전립선 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강좌도 함께 진행한다. 이밖에 광장동에서는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매주 목요일 지역 내 취약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낙상 예방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강좌는 가로 100㎝, 세로 250㎝의 면을 길이 25㎝의 정사각형으로 나눠놓은 매트 위에서 이동하는 운동인 ‘스퀘어스텝 운동’ 프로그램과, 화분으로 액자를 만들어 인지기능 향상을 돕는 ‘원예치료’ 프로그램, 체력측정·우울증 검사 등으로 구성됐다. 또 강좌와 함께 찾동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일환인 ‘은둔·우울·허약어르신 집단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 간호사와 건강관리사가 방문해 프로그램 진행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다가오는 백세시대에서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구민들이 질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성장호르몬·당뇨약 투여하니 1년만에 신체나이 2.5세 젊어져”

    “성장호르몬·당뇨약 투여하니 1년만에 신체나이 2.5세 젊어져”

    성장호르몬과 두 가지 당뇨약을 혼합한 약제가 노화를 늦출 뿐만 아니라 심지어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등 연구진이 51~65세 백인남성 9명을 대상으로 1년간 이같은 혼합제를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시행해 이들의 생물학적 나이가 최소 2년6개월 젊어졌다고 국제학술지 ‘에이징 셀’(Aging Cell) 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후생유전학적 생체시계’를 이용해 이들 참가자의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스티브 호바스 UCLA 유전학과 교수가 6년 전 개발한 이 생체시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DNA를 화학적으로 바꾸는 DNA 메틸화를 추적해 신체 조직의 노화 수준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들 연구자는 성장호르몬이 인간의 가슴샘(흉선) 조직을 안전하게 재생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이번 임상시험을 설계했다. 가슴샘은 폐와 가슴뼈 사이에 있는 데 골수에서 생성된 백혈구를 감염이나 암과 싸우는 면역세포인 T세포로 성숙하게 해 면역기능에 꼭 필요하지만, 사춘기 이후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기존에 동물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에서 성장호르몬이 가슴샘의 재생을 촉진하지만, 당뇨병 마저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 시험에서는 성장호르몬과 함께 당뇨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DHEA)과 메트포르민 2종을 동시에 투여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른바 ‘가슴샘 재생, 면역복구, 인슐린 경감’(TRIIM·Thymus Regeneration, Immunorestoration and Insulin Mitigation)으로 불리는 이 시험은 2015년 5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참가자들을 모집해 몇 달 뒤 캘리포니아주 팰로알토에 있는 스탠퍼드 의료센터에서 시작됐다. 연구진은 참가 남성 9명이 약물을 투여받는 동안 정기적으로 흉골 조직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참가자 모두 흉선의 DNA에서 메틸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최소 2년6개월 더 젊어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심지어 이중 7명은 흉선에서 새 조직이 생겼고 가슴샘의 지방도 줄어들었다. 또 시험 종료 뒤 혈액 표본을 제공한 참가자 6명은 그 후 6개월 동안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호바스 교수는 “생체시계가 느려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되돌려지는 것까지는 아니었다”면서 “약간 미래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참가자가 매우 적고, 51세부터 65세까지 백인 남성만 조사했으며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비교 집단(대조군)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효과는 있겠지만 연구가 소규모이고 통제된 것이 아니었으므로 확고한 결과라고 말할 수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연구진 역시 인정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LA 소재 노화 연구회사 ‘인터빈 이뮨’(Intervene Immune)의 최고과학책임자(CSO) 겸 공동설립자인 그레고리 페이 박사는 다양한 나이와 인종 그리고 여성까지 포함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앞으로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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