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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력난 숨통 틔우자고 학생에 고통 떠넘기나

    전력난 숨통 틔우자고 학생에 고통 떠넘기나

    올여름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교육 당국이 일선 학교 및 학원의 절전 대책을 내놨다. 학교 실내온도를 공공기관(28도) 수준으로 제한하고, 매년 7월 말∼8월 초에 시행하던 학원들의 방학을 8월 둘째 주로 조정하는 게 골자다. 에너지 절약 우수학교를 선정한 후 포상하겠다는 당근책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교육 현장은 원전비리 등 문제를 일으킨 건 전력 당국인데 학생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본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교육용 전기요금을 산업용 수준으로 내려야 문제의 본질적 해결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9일 교육 당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최근 에너지절약대책본부를 구성하고 학원 휴가 시기를 8월 둘째 주로 권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2013년 여름철 전력위기 대응방안’을 수립했다. 8월 둘째 주 전력 수요가 공급을 198만㎾ 초과할 것이라는 전력 당국의 예상이 계기가 됐다. 실내온도는 학교의 경우 공공기관과 같은 28도, 학원은 에너지 다소비 건물 수준인 26도 이상으로 제한한다. 다만 학교 교실·도서실 등은 학교장 재량에 따라 26도 이상으로 운용토록 했다. 시교육청은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는 7∼8월 전력 사용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피크시간대(오후 2∼5시)는 2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정기적으로 각 학교의 에너지 절약 실태를 점검해 우수 학교 16곳을 선정하고 이들에 모두 1300만원을 포상하기로 했다.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무성 대변인은 “한창 무더위에 28도로 제한하면 찜통 교실이 돼 학생들의 공부 효율이 떨어진다”면서 “실질적 법안을 통해 학교 전기료를 산업용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게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 11월 누적 판매 기준으로 교육용 전기요금은 ㎾당 108.67원으로 산업용 91.83원보다 15.5%쯤 비싸다. 조문호 한국학원총연합회 산하 전국보습교육협의회장은 “시교육청으로부터 공문이 오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면서도 “애당초 전력난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데 학생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고 학원의 방학 날짜를 변경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탈모와 싸울 수 있는 7가지 식품

    탈모와 싸울 수 있는 7가지 식품

    탈모 방지와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7가지 식품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7일(현지시간) 여성 모발치료 전문가 루신다 엘러리와 노화관리 연구소 세네직스 켈로라이나스 믹키 바버 박사의 말을 인용, 탈모와 싸울 수 있는 7가지 식품을 소개했다. 엘러리는 브러쉬에 엉킨 머리카락에 당황하는 대신 건강한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신체 건강을 조절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이들 전문가가 밝힌 모발에 좋은 식품 7가지다. △호두 호두와 같은 견과류에 함유된 오일은 모발에 탄력을 더해주는 단백질인 엘라스틴 생성을 도와준다. 만일 당신이 이 오일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다면 모발은 잘 끊어지거나 심하지 않다면 가늘어질 것이다. △시금치 탈모의 두 번째 원인인 철 결핍증의 치료는 비교적 쉽다. 시금치는 두피 기름을 순환시키는 철분과 베타카로틴, 엽산, 비타민C와 같은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해 모공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넙치 넙치와 같은 마그네슘이 풍부한 생선은 모발 성장에 도움을 준다. 마그네슘의 부족은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당근 당근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며 섭취 시 비타민A로 전환된다. 이 비타민은 두피를 보호하는 두피 기름 생성에 도움을 준다. △청경채 청경채는 철분 흡수에 도움을 주는 성분인 페리틴 수치를 상승시키주는 효과가 있다. 철분은 모발 건강에 도움을 준다. △그리스 요거트 저지방 버전의 그리스 요거트는 모발과 모공 건강과 효과적인 비타민B5, 비타민D를 함유하고 있다. △달걀 달걀노른자에는 다량의 비타민D가 함유돼 있다. 비타민은 모발 재생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있다. 비타민D는 하루 15분 정도 햇빛에 피부를 노출해도 합성된다. 사진=자료사진(플리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연인의 입술 같은 순두부찌개, 詩語로 맛봅니다

    연인의 입술 같은 순두부찌개, 詩語로 맛봅니다

    # 이어령 시인에게 김 자반은 켜켜이 쌓인 모정(母情)의 지층이다. ‘어느 날 어머니가 김 한장 한장/양념간장을 발라 미각의 켜를 만들 때/하얀 손길을 따라 빛과 바람이 칠해진다네.(…중략)김 자반을 씹으면 내 이빨 사이로/여러 켜의 김들이 반응하는 맛의 지층/네모난 하늘과 바다가 찢기는 맛의 평면’(김 자반) # 도종환 시인에게 시래기는 고갱이를 지킨 헌신이자 앞장서 땅을 뚫고 나온 생명력이다. ‘저것은 맨 처음 어둔 땅을 뚫고 나온 잎들이다/아직 씨앗인 몸을 푸른 싹으로 바꾼 것도 저들이고/가장 바깥에 서서 흙먼지 폭우를 견디며/몸을 열 배 스무 배로 키운 것도 저들이다/(…중략)/사람들의 까다로운 입맛도 바닥나고 취향도 곤궁해졌을 때/잠시 옛날을 기억하게 할 짧은 허기를 메우기 위해/서리에 젖고 눈 맞아가며 견디고 있는 마지막 저 헌신’(시래기) 시집 ‘사람’으로 현대인물 찬양 논란을 빚었던 한국시인협회가 ‘시 밥상’으로 반전에 나섰다. 정겹고 질박한 한식 76가지를 시의 언어로 무치고 버무린 ‘시로 맛을 낸 행복한 우리 한식’(문학세계사)을 엮어낸 것. 76명의 원로·중진 시인들은 평범한 음식에서 고향 물맛과 햇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을 담아 깊고 아련한 맛의 풍광을 펼친다. 신달자 시협 회장은 펴내는 글에서 “한식의 맛을 시의 입맛으로 발화해 혀를 넘어선 상상의 입맛으로 시인 개인의 고유 경험을 새롭게 태어나게 한 시집을 묶게 된 것은 감격”이라면서 “그 어떤 내용의 시보다 공감과 위로의 힘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밥, 감자떡, 추어탕, 매생이국, 동치미 등 익숙하고 소박한 서민의 음식들은 시인의 조탁된 언어 속에서 오감을 새롭게 일깨운다. 누군가는 한 끼 때우려고 먹는 김밥이 이병률 시인에겐 굴리고 굴려서 기쁨이 되고 멋진 날이 되는 음식이다. ‘김에서는 바람의 냄새/단무지에선 어제의 냄새/밥에서는 살 냄새/당근에선 땅의 냄새/아이야/모든 것을 곱게 펴서 말아서 굴리게 되면/좋은 날은 온단다’(김밥) 공광규 시인에게 ‘순두부찌개’는 ‘조금만 건드려도 부서지고 뭉개지기 쉬운 뇌 같은 것’이며 ‘연인의 입술이나 덜 익은 사랑 같은 것’이다. 김윤 시인에게 ‘매생이국’은 ‘막사발 속에서 따뜻한 말을 거는 흰 눈 펄펄 날리는 녹청 바다’다. 일품 파는 어머니가 잔칫집에서 눈칫밥 먹으며 말아주던 묵. 그 맛을 한영옥 시인은 ‘헛헛한 뱃속 그득하게 부풀려 주는 식물성의 화평’이 주는 ‘서러움의 배부름’으로 기억한다. 개인의 경험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간 시인들도 있다. 오세영 시인은 ‘비빔밥’에서 민주·복지 국가를 발견한다. ‘음식 나라에선/비빔밥이 민주국가다./콩나물과 시금치와 당근과 버섯과 고사리와 도라지와/소고기와 달걀-이 똑같이 평등하다.’(비빔밥) 원구식 시인에게 ‘삼겹살’은 불판 위의 혁명이다. ‘그러니까, 삼겹살을 뒤집는다는 것은 세상을 뒤집는다는 것이다/(…중략)/경고하건대 부디 조심하여라/혁명의 속살과도 같은 이 고기를 뒤집는 순간/우리는 어느새 입 안 가득히/불의 성질을 가진 입자들의 흐름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삼겹살) 이번 시집은 한국문학번역원의 번역 지원을 통해 해외 독자들에게도 소개될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마트의 상생… 제주와 농축산물 판매협약

    이마트가 제주도와 소잡고 신선식품 가격 안정화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선다. 이마트는 4일 제주도에서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허인철 이마트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농축수산물 판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협약으로 소비자는 제주도산 농축수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농가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 길이 열렸다. 우선 이마트는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신선식품의 매입 규모를 늘리고 계약재배 비중도 높인다. 현재 연 1000억원 수준인 제주도 농축수산물 매입 규모를 5년 안에 두 배인 2000억원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한 무·감자·당근 등의 계약재배 물량을 50% 이상으로 늘려 제주산 채소 가격을 기존보다 10∼20%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 무·감자·당근은 각 33만㎡(10만평), 양파는 13만 2000㎡(4만평) 에서 계약재배할 예정이다. 품질 향상을 위해 계약재배 채소를 중심으로 도지사가 품질을 인증하는 ‘제주도지사 채소 인증제도’를 도입한다. 수산물 역시 서귀포 수협과 직거래를 늘려 제주산 수산물 가격을 기존보다 10∼20% 낮출 방침이다.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도 10%가량 낮추는 동시에 도축 전 계류장 위생관리 강화, 도축장 신규 확장 등을 통해 품질도 강화한다. 이마트 측은 “이상기온으로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의 산지 수확량 변동폭이 커지고 이에 따라 가격 등락폭이 심해져 지자체 및 산지 농가와의 협력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주도산 신상품을 출시할 때 이마트가 마케팅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공동 협의체를 구성하고 현재 제주도 신선식품 총생산량의 3% 수준인 이마트 매입량을 7%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허인철 대표는 “이번 업무협약 체결로 제주도산 농수축산물을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매하고, 농가 수익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 연계 유통모델이 안정화되면 다른 지자체와도 연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2013월드리그 국제배구대회] 숙적 日에 2연승 주포 문성민 부상 “웃어도 웃는게 아냐”

    [2013월드리그 국제배구대회] 숙적 日에 2연승 주포 문성민 부상 “웃어도 웃는게 아냐”

    한국 남자배구가 ‘주포’ 문성민(현대캐피탈)의 공백에도 ‘숙적’ 일본에 2연승을 챙겼다. 다만 부상을 당한 문성민이 남은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경기 화성시 종합경기타운체육관에서 열린 2013월드리그 국제배구대회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일본을 세트스코어 3-1(25-21 25-23 11-25 25-22)로 꺾었다. 타이틀스폰서인 러시앤캐시가 ‘당근’으로 내놓은 승리수당 3000만원도 챙겼다. 역대 일본전 상대전적에서도 68승27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행을 향한 경쾌한 발걸음이다. 2승으로 출발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다. 문성민이 전날 1차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남은 경기를 뛸 수 없기 때문. 인근 한림대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전방 십자인대 파열 소견을 들었다. 붙박이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한 문성민이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하면서 대표팀도 위기를 맞았다. 6위를 차지한 1995년 이후 두 번째 결선행을 노리던 목표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박 감독은 “문성민이 다치면 승점이 아무 의미가 없다. 단기간에 전력을 끌어올리긴 힘들다”며 아쉬워했다. 경기장을 찾은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도 “3년 만에 대표팀 컴백했다고 너무 의욕이 넘치더라. 대표팀 운이 없는 것 같다”고 입맛을 다셨다. 우려와 달리, 이날 문성민 대신 레프트에 나선 전광인(성균관대)은 양팀 최다인 23점을 퍼부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키 194㎝의 전광인은 탄력 넘치는 점프로 날카로운 스파이크를 내리꽂았다. 그는 “지난해 일본전 2연패를 끊고 2연승을 거둬 기쁨이 두 배”라고 웃으며 “내게 올라오는 공이 많을수록 좋고, 잘 때려서 포인트를 내겠다는 의욕이 솟구친다”고 말했다. 다음주 핀란드와의 2주차 경기(8~9일·수원)때는 문성민이 빠진 선수 명단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예비엔트리 22명 중 레프트 자원은 서재덕(KEPCO), 류윤식(대한항공) 두 명. 박 감독은 “둘 다 몸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한 명은 당장 합류해야 한다.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조 경기에서는 전날 진 팀이 모두 반격했다. 포르투갈은 핀란드를 세트스코어 3-2로, 네덜란드는 캐나다를 3-1로 꺾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 ‘北 리스크’ 관리 美 지지 확보·中 공조 성과… 인사난맥 ‘오점’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 ‘北 리스크’ 관리 美 지지 확보·中 공조 성과… 인사난맥 ‘오점’

    박근혜 대통령이 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임기 5년 동안 국정의 틀을 짜는 중요한 시기에 안팎으로 어느 정권과 비교해도 시련과 도전이 거센 시기였다. 취임 초 고위공무원들의 잇단 낙마파문에 이어 ‘박근혜 인사 1호’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 및 경질은 박 대통령의 ‘나 홀로 인사’ 스타일과 청와대 시스템 부재가 빚은 전형적인 ‘인사 실패’라는 평이다. 반면 북한 도발 및 개성공단 사태 등 ‘북한 리스크’ 관리는 확고한 한·미공조 속에서 일관되고 침착한 대응을 유지하며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을 받고있다. 국정수행 능력에 대해서 평가가 엇갈린다. 저성장 기조와 잠재성장률 하락 등의 악재 속에 힘들게 도출한 공약 가계부와 부동산 대책, 추경예산안과 주요 대선공약인 4대 사회악 근절 및 경제민주화 추진은 여전히 논란의 한복판에 있다. ■정치 靑 내부 경직된 문화 … 주요 정책 로드맵도 차질 지난 100일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는 활동 공간이 적었다는 데에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했으나 평가는 엇갈렸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긍정적인 측면을 눈여겨봤다. 그는 “이전 정부와 다르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정권 초반에 조용하고 차분한 행보를 보인 게 이전 정권과 다른 점”이라고 평가했다. 윤 실장은 “아직 국민들이 대통령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국면이 되지는 않았다”면서 “대선 때 대통합을 강조했던 연장선상에서 청와대 대통합위원회 등의 역할을 강조하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의 경직된 문화와 당청 간 소통의 부재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정부조직법 통과는 출범 이후 바로 시작돼야 하는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치력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줬다”면서 “앞으로 청와대에서 이니셔티브를 갖고 주도적으로 이슈를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리더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청와대 문화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의 리더십을 깨알 리더십이라고 하는데 이는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청와대가 지나치게 대통령 중심으로 가다보면 모든 일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백종섭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새 정부 출범이 50여일이나 늦어지면서 이 시기에 긴요한 주요 정책 로드맵도 늦어진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라오스의 강제 북송 문제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보면 박 대통령이 정부 조직과 국정 전반에 대한 장악력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박 대통령의 비전에 대한 공감대가 낮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외교·통일·안보 北 ‘도발후 보상’ 불허… 원칙적 입장 견지 호평 새 정부의 틀이 채 갖춰지기도 전에 밀려온 ‘북한발(發) 악재’는 걸음마도 떼지 못한 박근혜 정부를 가시밭길로 몰고 갔다. 핵심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난관에 부딪혔고, 북한과의 강(强) 대 강 대결로 대화는 단절됐으며 지난 10년간 유지해온 개성공단도 잠정 폐쇄됐다. 남북관계 회복의 불씨는 갈수록 수그러들고 있는 상황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강변일변도 정책, 유연성이 부족한 접근 때문에 남북관계에 불안 요소가 커졌다”며 “신뢰가 특히 중요한데, 말싸움과 기싸움이 이어져 남북 간 신뢰는 더 크게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보다 유연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박근혜 정부가 대북 문제에 있어 ‘도발 후 보상’이라는 과거 패턴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한 것은 바람직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상 북한에 당근만 주고 결과물은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북한이 먼저 변하라며 공을 넘겼다”며 “태도변화를 이끌어낼 단호한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의 협력과 지지를 이끌어 낸 것도 성과로 꼽힌다. 또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아 향후 60년 미래에 대한 양국관계의 발전방향을 정립함으로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와 달리 중국과의 공조도 잘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과 외교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준 라오스 탈북청소년 9명의 북송 사건 등은 오점으로 남았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외교안보 부처 간 조정체계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구난방식의 정책조정 과정을 정비해 예측가능성을 좀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복지·노동 기초연금·무상보육 등 공약 이행 재원대책 부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제시한 경제민주화와 맞춤형 복지 등 복지·노동 공약은 유권자들은 물론 전문가들에게 전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취임 100일을 맞은 현재 공약이행 가능성을 두고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애초 복지·노동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마련 대책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정책후퇴 조짐이 나타나면서 공약을 실천할 의지가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대표적인 보건복지 분야 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을 둘러싼 논란은 재정추계에 대한 고민 없이 내놓은 공약이 초래한 혼란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노인층 지지를 얻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 지급’ 공약은 당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소득과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월 4만~20만원씩 차등지급’하기로 하면서 약속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이마저도 소득에 관계없는 보편 지급 조항까지 폐지하자는 움직임이 정부안에서도 적지 않다. 무상보육을 둘러싼 중앙·지방 논쟁은 복지재정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복지전달체계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다양한 고민을 정부에 던져주고 있다. 당장 서울시에서는 이번 달부터 양육수당 부족 사태가 현실화한다. 진주의료원 폐업도 정부·여당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공공의료 확충 공약이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총선 당시부터 경제민주화 쟁점을 선점하며 강력한 정책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취임 이후에는 대기업 규제완화와 투자 장려도 강조하고 있어 노동계 일각에서는 경제민주화 의지에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경제 고용창출 제자리걸음… 능동적 경제성장 대안 절실 “처음 3개월, 6개월 이때 (국정과제를) 거의 다 하겠다는 각오로 붙어야 된다.”(올 2월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전에 유난히 ‘속도전’을 강조했다. 각종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난제들은 힘이 실리는 정권 초반이 아니면 풀어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차분한 기조’가 유지됐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좋게 말하면 ‘관리형 모드’로 일관했고, 나쁘게 말하면 ‘리더십 실종’이 드러났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현 정부 경제팀이 손을 놓고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 정부 출범(2월 25일) 이후 거의 한 달 만인 3월 22일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새 정부 경제정책 추진방향’(3월 28일),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4월 1일), ‘추가경정 예산’(추경·16일), ‘투자 활성화 방안’(5월 1일), ‘벤처 활성화 대책’(5월 15일), ‘공약 가계부’(5월 31일) 등 굵직한 대책들을 연달아 내놨다. 하지만 문제는 일련의 정부 대책이 경제성장의 대안을 제시하는 능동적인 성격보다는 경기 침체의 골을 메우는 소극적인 대응에 그쳤다는 점이다. 추경은 경기 후퇴에 따른 12조원의 세수 확보가, 4·1 부동산 대책은 부동산 경기 침체 회복이 목적이었다. 벤처 활성화 대책 등은 ‘대기업이 독점한 구조를 놔둔 채 벤처 창업만 독려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효과도 제한적이다. 전월 대비 전산업 생산 증가율은 2월 1.1%에서 4월 1.6%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소비자심리지수도 2월 102에서 5월 104로 제자리걸음이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민생경제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은 제자리 걸음이고 경제 성장률도 저조해 ‘민생경제 대통령’이라는 약속은 실종된 느낌”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대학장은 “아베노믹스는 화끈하게 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는 구호만 요란할 뿐 구체성이 없이 표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앞으로는 경제 부흥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각론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中, 北에 비료 20만t 지원… 식량원조 재개할 듯”

    “中, 北에 비료 20만t 지원… 식량원조 재개할 듯”

    중국이 최근 북한에 대량의 비료를 지원한 데 이어 식량 원조도 곧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유엔 대북 제재에 따른 북한 계좌 폐쇄 등 금융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채찍과 당근’ 정책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이미 지난달 말쯤 북한에 20만t 이상으로 추산되는 비료를 무상으로 지원했으며, 조만간 많은 양의 식량 지원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함경북도 농업부문 관계자는 “협동농장들에 분배되는 비료량으로 추산해 보면 중국 정부가 대략 20만t 이상 지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강도 농업부문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6월 10일쯤 중국산 비료가 공급됐고 초기 물량도 각 협동농장에 10t씩 분배될 정도로 적었다”며 “올해는 4월 26일부터 비료 공급이 시작돼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비료 지원은 신의주 세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무역부문 관계자는 “중국이 곧 많은 양의 식량을 지원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양 당국이 ‘2호 창고’의 식량을 풀어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것도 중국의 식량 지원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중국의 대북 제재 결의 동참에도 불구하고 “삼지연군 쌍두봉에 새롭게 세관이 개설되는 등 북·중 간 무역이 크게 늘었다”며 “압록강을 통한 양국 간 밀수도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중국에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중국은 북한에 관해 외교적 진전이 있으려면 한반도 비핵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의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에 대한 의견 접근을 이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이영탁 미래와 세상] 당근과 채찍을 넘어

    [이영탁 미래와 세상] 당근과 채찍을 넘어

    잘했을 때 상으로 주는 것이 당근이고, 못했을 때 벌로 내리는 것이 채찍이다. 그럼 당근은 클수록 좋고, 채찍은 강할수록 효과적일까? 돈을 쓰지 않고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기막힌 당근은 없을까? 당근과 채찍을 잘 설계해 성과 창출과 조직 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을까?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강한 채찍도 사용할 수 있지만 작은 당근으로 큰 성과를 올리고 싶은데. 어느 전략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초 의도대로 효과를 내자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언 에어즈 예일대 교수는 당근과 채찍을 제대로 사용하려거든 ‘보상과 처벌’이라는 단순 이분법적 차원을 넘어서라고 한다. 인간의 비이성적인 측면을 고려해 보다 복잡하고 다층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저서 ‘당근과 채찍’에서 미국 최대의 온라인 신발업체인 자포스의 예를 들고 있다. 자포스는 신입사원 교육을 마친 직원들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지금 자진 사퇴하면 2000달러의 보상금을 주겠다.” 그러나 무려 98%가 이 제안을 거절하고 회사에 남기를 선택한다. 그리고 스스로 달콤한 제안을 거절한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더 큰 기대와 비전을 갖게 되어 동기 부여와 성과 창출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아무 비용도 들이지 않고 엄청난 효과를 거두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단순히 큰 당근일수록 효과적일 것이란 상식은 여기서 무너지고 만다. 또 여러 사람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라고 한다. 예를 들어 확실한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 광고보다는 요금청구서의 형식을 바꾸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의 15만 가구를 대상으로 요금 청구서에 ‘같은 평형대에 사는 이웃의 에너지 사용량’을 비교해 넣는 실험을 했다. 그러자 자신들의 낭비를 알게 된 상위 10%에 속하는 과다 사용자들의 에너지 사용량이 급감하는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렇듯 ‘당근과 채찍’ 전략은 인간의 여러 성향을 잘 파악해 그에 맞게 설계되어야 한다. 당근과 채찍의 크기와 강도는 물론이고 양자를 어떻게 배합하느냐가 중요하다. 너무 작은 당근도, 큰 채찍도 문제이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당근 없이 채찍만 사용하는 경우와 같이 채찍 없이 당근만 사용하는 경우도 좋은 전략이 아니다. 당근이 일상화되면 갈수록 그 효과가 작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당근이 없어질 경우의 성과 하락은 불문가지이다. 미래에는 더 이상 ‘당근과 채찍’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고 한다. 왜일까? 앞으로 사람들은 일하는 동기나 자세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채찍이 싫어서도 아니고 당근이 좋아서도 아니다. 그저 일이 좋아서, 일하는 즐거움을 좇아 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당근과 채찍을 주겠다고 하는데 그런 제안을 하는 사람의 심리는? 또 그걸 받겠다는 사람의 자세는? 결국 당근과 채찍은 이미 상하관계가 정해져 있고 갑이 을을 물질적으로 대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물질적인 보상이 없으면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그런 전략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까? 지구는 둥글지만 세상은 갈수록 평평해지고 있다. 평평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평등하다. 무슨 일을 하든 과거와 같은 상하관계가 아니라 파트너가 되어 공동의 과업을 실현해 간다. 이런 사람들에게 채찍으로 독려하고 당근으로 미끼를 던지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 채찍이 싫기도 하지만 당근을 꼭 원하는 것도 아니다. 채찍과 당근 이전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당근보다 더 중요한 사람의 마음, 마음만 통하면 무슨 일이든 대가 없이도 할 수 있는 세상, 그게 바로 미래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살아갈 미래 사람들, 지금보다는 많이 다를 것이다. 이제 당근과 채찍을 넘어 한 차원 높은 전략을 구상할 때다.
  • 통일부 “北 개성공단 정상화해야”… 北 침묵

    통일부 “北 개성공단 정상화해야”… 北 침묵

    박근혜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이 도출될 한·미 정상회담(7일)을 앞두고 정부가 북한에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연일 내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하루빨리 부당한 조치를 철회하고 개성공단 정상화로 갈 수 있는 올바른 선택을 하는 길밖에 없다”며 “북한의 선택과 결정이 우리와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할지 차후 행동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와 국제사회의 주관적인 판단과 편견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대화 제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분과위원 합동회의 특강에서 북한의 부당한 조건을 수용해 개성공단을 정상화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하며 북한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대한민국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많은 것을 함께 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틀째 같은 메시지를 연이어 보내며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북한의 ‘결자해지’와 대화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현재의 긴장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급전환시킬 대북메시지를 내놓고 일종의 ‘당근책’도 제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류 장관은 전날 “(북한에) 경의선, 가스관, 전력, 항만 등을 깔아주겠다”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단 북한은 우리 측의 대북 메시지에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날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논평을 통해 “괴뢰들이 개성공업지구마저 완전히 깬다면 민족이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을 뿐이다. 정부는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 등 개성공단에 남은 최후의 7명을 통해서도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답변을 듣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3월분 임금과 세금 정산 문제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간격도 좁혀지고 있지만 생각한 만큼의 속도는 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폐쇄의 마지막 조치로 여겨졌던 단전·단수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우리 측 근로자 철수 결정을 내릴 때만 해도 전력공급 차단은 어쩔 수 없다는 기류가 강했지만, 국회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고민하는 분위기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토깽아” 부르면 달려와 품에 안겼던 할아버지와 단짝 토끼 10년 이야기… 작가 가족의 실제 모습 예쁘게 담아

    “토깽아” 부르면 달려와 품에 안겼던 할아버지와 단짝 토끼 10년 이야기… 작가 가족의 실제 모습 예쁘게 담아

    목련 꽃이 활짝 핀 어느 봄날, 조용하고 소소한 일상을 보내던 할아버지에게 낯선 토끼 한 마리가 찾아온다. 주택가에서 아파트로 이사 가는 할아버지의 친구가 하얀 토끼 한 마리를 선물로 주고 간 것이다. 낯선 토끼와의 동거는 할아버지에게 달가운 일은 아니다. 한 번도 토끼를 길러 본 적 없는 할아버지는 난감하기만 하다. 토끼도 사정은 마찬가지. 할아버지는 거실 한편에 토끼장을 설치하고, 상추를 건넨다. 토끼는 상추를 먹기는커녕 토끼장 구석에 웅크리고 눈치만 본다. 할아버지의 친구가 토끼를 건네며 “약으로 달여 먹으라”던 말을 알아들었던 것일까. 할아버지는 토끼에게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 토끼를 위해 뚝딱뚝딱 멋진 집도 만들어주고, 달달한 당근도 챙겨 준다. 매일매일 새로운 일을 하나씩 꾸민다. 어느 날 문득 토끼 이름을 지어주기로 한다. 눈을 끔뻑이는 토끼에게 이렇게 ‘토깽이’란 이름이 붙는다. 어느새 한 식구가 된 것이다. ‘최고 멋진 날’(고정순 지음, 해그림 펴냄)은 할아버지와 ‘토깽이’의 ‘최고 멋진 날’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며 함께하는 모든 시간들이라고 속삭인다. “토깽아”하고 할아버지가 부르면, 토끼는 귀를 쫑긋, 코를 벌름거리며 뒷발을 힘차게 굴러 할아버지 품에 와락 안긴다. 할아버지는 더욱 바빠졌다. 옥상에는 토끼를 위한 예쁜 텃밭이 들어서고 상추, 가지와 호박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피어난다. 할아버지는 때론 ‘토깽이’와 바둑을 두고 강아지처럼 함께 산책한다. 동네 사람들도 다 아는 단짝 친구다. 그렇게 아홉 해가 훌쩍 흘렀다. ‘토깽이’도 하나둘 이가 빠지고 힘껏 뛰어오르지 못한다. 기운 없이 온종일 잠만 자는 날이 늘어간다. 어느 날 ‘토깽이’는 할아버지가 부르는 소리에도 일어나지 못한다. 할아버지는 ‘토깽이’와의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관계 맺기의 소중함과 함께 이별의 아픔을 가르쳐 준다.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한 고정순 작가는 따뜻한 글에 스스로 삽화를 입혔다. 작가는 “30여년 전 유치원에 다닐 무렵, 친할아버지의 실제 모습을 담은 그림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애완견처럼 할아버지를 따르던 토끼가 늙어 죽자 할아버지도 5년 만에 세상을 떠나셨다”면서 “어릴 적 이야기를 동화로 만들기 위해 2년여간 작업했다”고 말했다. 1만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지하경제 양성화의 명암/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지하경제 양성화의 명암/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지하경제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자료 수집이 곤란하거나 정부에 보고되지 않아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고 이에 따라 세금 부과에서 벗어난 경제활동’을 일컫는다. 이처럼 지하경제는 신고되지 않은 재화나 용역의 합법적 생산, 불법적인 재화나 용역의 생산, 은폐된 현물소득 등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범죄와 마약, 매춘, 도박, 화이트 칼라 범죄, 불법 노동, 비자금 등이 해당된다. 우리나라의 지하경제는 그 규모가 대략 국내총생산(GDP)의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것은 선진국들의 경우 15% 이내인 것에 비해 높은 수치이다. 우리의 지하경제가 상대적으로 큰 규모를 차지하는 것은 소득원 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하경제를 방치하면 이미 노출된 세원의 세율 증가가 초래되어 지하경제가 확장되고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조세 형평성을 제고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지하경제 규모를 줄여 나가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의 근본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새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려는 지하경제 양성화 대책은 이러한 근본 취지보다는 당장 양산되는 복지정책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재원 확보 차원에서 어떤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세금을 추징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새롭게 추징해서 보전해야 하는 세수가 정해져 있으므로 무리를 해서라도 조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국세청의 발표에 의하면 ‘국민 모두가 탈세 혐의가 크다고 공감하는 대재산가, 고소득 자영업자, 민생 침해, 역외 탈세 등 4개 분야에 세무조사를 집중할 것’이라고 한다. 조사 대상 법인도 연 매출 500억원이 넘는 대기업으로 국한하고 100억원 이하의 중소기업은 세무조사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한다고 한다. 금융종합소득과세가 강화되고 부부 간, 부모자식 간의 증여에 대한 조사의 강도가 높아질 예정이다. 국세청은 500명 이상의 인원을 서울청과 중부청에 추가로 투입하여 철저하게 탈루 소득을 가려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업무가 과중되면 과연 제대로 조사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주어진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 무차별하게 세무조사가 진행될 경우, 오히려 조세 저항이라는 역풍이 거세질 수도 있다. 세무조사를 통한 탈루와 체납 세액에 대한 추징세액은 세수총액의 3%를 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한계가 존재한다. 정책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반되기 마련인데, 순기능이 역기능을 압도하지 않으면 정책의 실효성은 낮아지게 되고 정책적인 리스크만 커져 경제활동이 오히려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지나가는 나그네의 웃옷을 벗기기 위해서는 거센 바람과 폭풍우보다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더 효과적이었던 것처럼 지하경제 양성화는 투명한 거래와 성실한 납부를 유도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필요가 있다. 동시에 주로 현금거래를 하는 서비스 자영업에 대한 감독은 더욱 철저히 하고 만약 탈세가 드러나면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조세 탈루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크게 해야 한다. 강압적이고 대대적인 세무조사만으로는 옷깃만 더 여미게 만들고 조세 회피 수단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와 지하경제가 오히려 활성화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어떨 때 세금을 회피하고 싶어지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세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근로 의욕이 감퇴하고 세금도 납부하기 싫어진다. 경제가 나빠서 벌이가 시원치 않으면 세금 납부가 아깝게 느껴질 것이다. 노동시장이 경직적일수록 비제도권의 고용이 늘고 이것은 모두 탈세로 이어진다. 세원 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의 비중이 계속 늘어난다면 세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5년 안에 몇십조원을 추징하겠다는 목표보다는 장기적으로 자진납세를 유도하기 위해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이용하고, 경기 회복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면 지하경제 규모는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 北 도발 여부 따라 당근·채찍 논의…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합의도 관건

    北 도발 여부 따라 당근·채찍 논의…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합의도 관건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달 7일(현지시간) 갖는 첫 번째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룰 핵심 의제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상 회담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연이은 도발 위협이 지속되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만큼 회담 결과에 따라 한반도 안보 위기 해법의 카드가 달라질 수 있다. 의제의 큰 줄기로는 대북 정책 공조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이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정상회담인 만큼 어느 하나의 이슈만을 갖고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대북 공조와 자유무역협정(FTA), 전작권 전환에 대한 준비, 원자력협정 등 한·미 양국의 현안을 모두 다룰 것”이라면서 “특히 양국의 정상회담 직전까지 대북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각 의제의 중요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방미 시점 전까지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논의의 내용과 방향이 ‘당근’(보상)과 ‘채찍’(제재)으로 나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윤창중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발사 위협을 강화하는 등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해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양국 간 긴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주요 이슈 중 하나다. 현행 협정은 한국의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제한하고 있어 이로 인해 사용 후 핵연료 처리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더욱이 한국은 원자력 강국임에도 농축과 재처리가 모두 허용되지 않아 원전 수출 등에서도 불리한 입장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와 관련해 “선진적·호혜적 협정 개정을 이루기 위해 창의적으로 접근해 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리 장관도 “양국 간 신뢰 관계를 기초로 바람직한 합의를 이루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답했다. 하지만 이 같은 덕담과 달리 원자력협정 협상의 핵심 쟁점을 놓고 양측의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종 타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2015년 이양을 앞두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문제와 방위비분담금 협상 문제 등도 양국 정상 간 밀고 당기기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첫 방미와 관련해 안보 동맹관계뿐 아니라 경제협력의 장을 확장하는 것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정상회담 의제에 FTA가 포함되고 이번 방미 수행단에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동행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윤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발효 1주년을 맞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호혜적 이행 평가와 범세계적 문제에 관한 상호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면서 “한·미 관계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길이 1.3m’ 거인국에서 자란 자이언트 당근

    ‘길이 1.3m’ 거인국에서 자란 자이언트 당근

    거인국에서나 자랄 법한 초대형 채소가 실제로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레바논 북부의 한 마을에서 웬만한 어린이 키만한 당근이 나왔다. 언론에 공개된 기념사진은 거인국을 여행하면서 찍은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어른이 들고 있는 당근이 곁에 서 있는 아이보다 훨씬 키(?)가 크기 때문이다. 자로 재보니 당근의 길이는 무려 1.30m였다. 자이언트 당근은 레바논의 농촌지역인 클라아트의 시장 아흐메드 이브라힘이 소유하고 있는 밭에서 캐낸 것이다. 아흐메드 시장이 소유한 밭에선 유난히 큰 당근들이 자란다. 그는 “이번엔 유난히 큰 당근이 나왔지만 평소 밭에선 길이 60cm 이상의 당근이 여러 번 발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들에겐 자이언트 당근이 많이 자라는 게 반갑지 않은 일이다. 아흐메드 시장의 아들 바라카트는 인터뷰에서 “워낙 큰 당근들이 많이 자라다 보니 당근 과잉공급이 빚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적당히 당근이 모자라야 값이 뛰길 기대할 수 있지만 자이언트 당근이 많이 자라 수요가 항상 모자라는 편이란 것이다. 사진=인포뉴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北 대화 제의 거부 이후] 케리 “亞 MD관련 中과 협상 없다”

    “만약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된다면 강화된 미사일방어(MD) 태세를 견지해야 할 긴급성이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난 뒤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같은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그가 직접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나섰다. 앞서 AP통신 등은 케리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아시아 지역 MD 강화에 반발하는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 핵개발 프로그램을 철폐하도록 하면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이 지역 MD 시스템 축소를 제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미국 언론도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려는 ‘당근’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자 케리 장관은 하루 뒤인 14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대통령은 분명 북한의 위협 때문에 MD 설비들을 추가 배치했는데, 논리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로 북한 위협이 사라진다면 그런 지시를 내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해 (중국 측과) 어떤 합의나 대화도 없었고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올려진 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의 베이징 발언은 최근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괌에 배치한 ‘고고도 방어체계’(THAAD) 등에 국한된 것일 뿐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는 대가로 아시아 지역 MD 체계 전반을 손대겠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하지만 중국이 아·태지역에 집중하는 미국의 전략, 특히 MD 체계 확충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데다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중국의 의향을 ‘떠보는’ 차원에서 케리 장관이 운을 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여전하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영변 원자로 재가동”] 도돌이표 북핵 위기

    북한 영변의 5㎿ 원자로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이 발단이 돼 지난 20년간 지속돼 온 북한 핵 위기의 초점이 결국 다시 영변으로 돌아오게 됐다. 북한은 1962년 영변에 원자력 연구소를 설치한 이후 핵개발에 매진해 왔으며 19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해 1차 북핵 위기가 시작됐다. 북한은 1992년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1990년 영변의 5㎿ 원자로에서 약 90㎏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비밀리에 그 이상의 플루토늄을 확보했을 것으로 의심한 IAEA가 특별 사찰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탈퇴한 것이다. 당시 미국 클린턴 행정부는 1994년 북·미 간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 원자로를 대체하는 경수로를 제공한다는 당근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합의는 2002년 10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한 북·미 간의 논란 끝에 폐기된다. 당시 북한은 방북한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에게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의 존재를 시인해 2차 핵 위기가 불거진 것이다. 2003년 노무현 정부와 미국 부시 행정부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이라는 외교적 해법을 시도했지만 북한의 핵개발 의지 앞에서 결국 무용지물로 끝났다. 북한은 2005년 2월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고 5월에는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8000개를 인출하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2005년 베이징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으로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북한은 2006년 미국의 북한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계좌 동결 조치와 이후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반발로 같은 해 10월 9일 플루토늄 방식의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은 2008년 6월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기도 했으나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핵실험과 병행해 장거리 로켓도 잇달아 발사해 국제사회를 겨냥한 긴장의 수위를 높여온 북한은 결국 지난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북한이 2일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에 따라 영변의 5㎿급 원자로를 재가동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지난 20년간의 비핵화 노력은 결국 허사가 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명 배우의 18세 아내, 토끼귀에 속옷만 입고…

    유명 배우의 18세 아내, 토끼귀에 속옷만 입고…

    배우 더그 허치슨의 35살 연하 아내이자 모델인 코트니 스터든(18)이 현지시각으로 부활절(3월 31일)을 맞아 토끼 복장을 하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인사를 건넸다. 2일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코트니는 이날 불이 들어오는 LED 토끼 귀에 화려한 분홍색 브래지어를 입고 카메라 앞에 등장했다. 그녀는 실제 토끼처럼 당근을 먹다가 “히피티, 히피티 합.(깡충깡충 정도의 의미). 여기 당신이 넘어갈 수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난 코트니 코튼테일(솜꼬리토끼)이다. 여기서 말하려는 건 난 당신이 좋은 날이 되길 바란다. ‘호피 이스터’(깡총 뛸 정도로 행복한 부활절이 되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트니는 지난 부활절에도 토끼 복장을 하고 촬영한 섹시 화보를 공개한 바 있다. 사진=유튜브, 데일리메일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복지예산 100조 시대…복지공무원의 ‘그늘’] (하)성동구의 실험

    [복지예산 100조 시대…복지공무원의 ‘그늘’] (하)성동구의 실험

    “할머니, 잘 지내셨어요?”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성동구 행당2동주민센터의 복지공무원 심재근(41)씨와 박두주(29·여)씨가 배옥진(71·여)씨의 반 지하방을 찾았다. “방문이 고장 나서 고쳐달라고 주민센터에 요청했는데 그새 사람이 와서 고쳐 줬어. 도배도 새로 해 주고.” 배씨는 심씨와 박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반 지하방에 전세로 살고 있는 배씨는 최근 방문상담에서 영구임대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물었다. 박씨는 영구임대아파트 예비입주신청서와 입주자 모집공고를 배씨에게 보여주며 하나하나 설명을 해줬다. “이번 주 금요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어요. 혼자 사시니까 8~9평짜리를 신청하실 수 있어요.” 배씨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에이~ 우리 구에는 없네. 이 동네에 다니는 교회가 있는데 어떻게 떠나. 그리고 입주할 돈이 없으면 어떡해.” “나중에 못 들어가시더라도 일단 신청은 해두시는 게 좋을 텐데, 금요일까지 잘 생각해보세요.” 심씨와 박씨는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는 배씨에게 요즘 병원은 잘 다니는지, 약은 어떤 것을 먹는지를 물었다. “병원비가 많이 나오면 저희한테 영수증을 모아서 주세요. 병원비 지원해 주는 곳이 있으면 연결해 드릴게요.” 이들은 커피 한잔 마시고 가라는 배씨에게 ‘괜찮다’고 하고는 집을 나섰다. 이렇게 방문상담이 가능해진 것은 지난해 9월부터였다. 성동구는 조직개편을 통해 전체 공무원 중 복지인력의 비중을 27.6%에서 46.8%로 늘렸다. 구청 공무원을 주민센터로 파견하는 한편 주민센터의 일반행정직 공무원을 복지 담당으로 전환배치했다. 특히 일반행정직 공무원이 복지업무를 담당할 경우 인사고과에 가점을 주는 ‘당근’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17개 동 주민센터에는 2~4명이었던 복지담당 공무원이 4~7명으로 늘었다. 행당2동은 복지담당 공무원이 5명으로 늘면서 기초수급자, 노인, 장애인 등으로 각자 대상을 나눠서 맡고 있다. 한 분야를 맡아 상담의 전문성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아침에는 독거노인들에게 요구르트를 배달하며 안부를 확인하고, 오후에는 방문상담을 하며 필요한 복지지원을 찾아 연계해 주고 있다. 바쁜 업무시간을 쪼개 일주일에 많게는 10명까지 직접 찾아가 살피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복지 담당이 2명일 때는 일이 너무 많아 거의 매일 야근을 해야 했고 자세한 상담을 해줄 여력도 없었다”면서 “지금은 주민센터 안에 상담실을 마련하는 등 친절한 응대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에는 기초생활 수급자격이 박탈되거나 필요한 지원을 못 받는 사람들이 주민센터를 찾아와 항의하는 일이 많았지만 방문상담을 시작한 후에는 그런 일이 부쩍 줄었다. 심재근씨는 “아직도 공무원 앞에서 조심스러워 하고 긴장하는 주민들이 많다”면서도 “상담을 하고 나면 어르신들이 고맙다며 손에 음료수를 쥐여 주기도 하는데 즐거운 마음으로 받는다”고 했다. 고질적인 복지 인력난 속에서도 일부 지자체에서는 ‘찾아가는 복지’가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읍·면·동을 복지의 중심으로 삼고 복지인력을 대폭 늘려 상담과 사례관리, 저소득층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의 ‘동(洞) 복지 허브화’는 2010년 노원구에서 처음 시도해 정부와 다른 곳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서대문구에서는 지난해 남가좌2동과 충현동에서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모든 동으로 확대했다. 이런 움직임 속에 서울시는 최근 주민들이 동주민센터에서 복지상담과 처리, 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는 ‘동 복지 허브’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글 사진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길섶에서] 광화문 장터/최광숙 논설위원

    몇년 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연수하던 시절의 일이다. 일주일에 한번 학교 앞에는 장이 섰다. 농부들이 인근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져와 파는 파머스 마켓이다.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도 즐겨 찾곤 했다. 그때 처음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재배한 식품인 ‘로컬 푸드’가 인기라는 것을 알았다. 그곳에서 파는 야채나 과일 등은 농약을 뿌리지 않고 키운 것이어서 영 볼품이 없었다. 새가 쪼아 먹어 일그러진 사과, 들쭉날쭉한 크기의 당근이며 감자들…. 일반 시장에서는 상품성이 없어 도저히 팔 수 없는 ‘못난이’였지만 오히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믿음을 줬다. 집에서 직접 구워 온 빵과 쿠키도 그 소박한 맛과 멋에 순식간에 팔려나가곤 했다. 거기엔 진실이 있었다. 80년 전통의 미국 파머스 마켓에 비하면 우리 ‘도심장터’ 풍경은 여전히 낯설다. 그제 열린 활기찬 광화문 장터는 그래서 더욱 반갑다. 옷가지 등 쓰던 물건과 함께 자잘한 수제품을 파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내친김에 신선한 우리 농산물을 믿고 사먹을 수 있는 ‘친환경 장터’로 한 걸음 진화했으면 좋겠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요리사 부부의 맛있는 제주도살이

    요리사 부부의 맛있는 제주도살이

    봄이 가장 먼저 인사하는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는 여전히 하얀 눈이 쌓여있지만 섬 한편에는 유채꽃이 만발해 있다. 제주가 겨울과 봄의 만남의 장소이듯 제주에서 인생의 봄날을 맞이한 부부도 있다. 18일 오전 7시 50분 방영되는 KBS1TV의 ‘인간극장-우리는 날마다 행복을 굽는다’는 이들의 얘기를 담았다. 딱새우 파스타와 고등어 파스타, 흑돼지 브로콜리 피자로 손님을 끄는 제주의 한 레스토랑 요리사 부부의 삶이다. 박윤진(33), 여지현(30)씨는 일본 요리학교에서 유학생으로 처음 만났다. 요리하는 모습에 반한 두 사람은 2011년 6월 부부의 연을 맺었다. 실력파 요리사 부부는 함께 식당을 여는 게 꿈이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맞벌이로 모은 돈을 합해 식당을 열려던 순간, 살인적인 보증금과 임대료에 꿈이 가로막히는 듯 했다. 남편이 제주행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반대하던 아내도 아들 준우를 임신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숨 막히는 도시 생활에서는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부부는 과감히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한적한 시골마을인 제주 대평리에 자리를 잡았다. 제주에서 비로소 여유를 찾고 그토록 바라던 꿈을 실현한다. 한쪽에선 남편의 화덕 피자가 구워지는 냄새가 솔솔 풍기고, 다른 한쪽에선 아내의 당근 케이크 향이 풍겨온다. 손님들이 화덕피자를 굽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주방을 활짝 열었다. 도시의 레스토랑과 달리 부부의 레스토랑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여유까지 제공한다. 서로 음식을 나눠먹으며 맛과 마음을 주고받는 손님들. 모르는 사이로 왔다가 다음에 만날 기약까지 하고 가는 이들은 인연의 공간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이곳에서 매주 화요일은 온전히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가족의 날. 퇴근 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아들 준우와 함께하는 ‘준우 타임’이다. 또 출근 시간은 조금 늦추고 퇴근 시간은 임의로 정한다. 오후 3~5시는 휴식시간으로 부부만의 시간이다. 하지만 이들 부부에게도 갈등이 생긴다. 주말마다 사회인 야구 시합에 나가겠다는 남편과 이를 말리는 아내. 부부만의 행복 레시피를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 요소다. 아내는 가장 바쁜 주말에 홀로 자리를 비우겠다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하다. 날마다 행복을 굽는 부부는 이 갈등을 헤쳐나가기 위해 어떤 해법을 찾아낼까.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여학생 2차성징, 바른 습관이 예쁜 가슴 만들어

    여학생 2차성징, 바른 습관이 예쁜 가슴 만들어

    아이들의 2차 성징이 해마다 빨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부모들의 특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남학생보다 신체 발육이 빠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성장이 빠른 경우 ‘성조숙증’ 증상이 의심되기도 하는데, 성조숙증은 2차 성징이 너무 일찍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여아는 8세, 남아는 9세 이전에 나타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확진 받은 어린이(여 9세, 남 10세 미만)를 분석한 결과 2004년 194명에서 2010년 3686명으로 7년 새 19배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2차 성징에서 여학생은 가슴의 발달을 시작으로 신체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사춘기 이후 많은 양이 분비돼 가슴의 유선이 발달하기 때문에 신체 발달에 신경써줘야 한다. ▲2차 성징 가슴 관리, 모양이나 크기 영향 미쳐 2차 성징에 가슴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인이 됐을 때 가슴 모양이나 크기가 영향을 받으며 이때 자신의 사이즈와 맞지 않는 속옷을 입게 되면 정상적인 가슴 발육이 힘들고 모양도 나빠질 수 있다. 2차 성징이 이뤄질 때 예쁜 가슴 모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본인 사이즈에 알맞은 속옷 착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학생들 중에는 가슴이 발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몸에 딱 밀착되는 브래지어를 착용하거나, 혹은 좀 더 큰 사이즈로 보이고 싶어 패드를 넣기도 한다. 가슴의 크기는 성호르몬 분비와 관계가 있다. 작은 속옷은 가슴을 고정시켜 가슴의 움직임이 적게 하는데 이는 가슴에 전달되는 자극을 줄이고 성호르몬의 분비를 감소해 가슴 발육을 저해한다. 또한 혈액순환에도 장애를 줘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이와 달리 큰 사이즈 속옷은 가슴을 지지해주는 역할이 미비해 처지거나 양쪽으로 벌어지는 등 가슴 모양에 좋지 않게 돼 예쁜 가슴을 위해서는 본인에게 맞는 사이즈의 속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속 바른 자세가 가슴 처짐 예방 바른 자세로 앉는 것도 중요하다. 어깨를 웅크리고 있으면 호르몬 분비와 흐름이 나빠져 가슴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어깨와 팔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평소 바르고 곧은 자세를 유지하며 앉는 것이 예쁜 모양의 가슴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허리를 일으켜 근육이 펴지면 위축됐던 가슴이 도드라져 모양도 바로 잡힌다. 도움말을 준 그랜드성형외과 서일범 원장은 “여성의 가슴의 처지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중력과 탄력이다. 성장기나 젊은 시절에는 중력이나 탄력에도 강한 저항을 보이지만, 청소년기에도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장기간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가슴 처짐을 유발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번 처진 가슴은 원상태로 회복하기 어려우며 향후 ‘유방하수교정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전에 가슴이 처지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선 발달 돕는 음식섭취, 마사지도 중요해 또한 2차 성징 시 가슴 발달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유선 조직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가슴의 유선 조직이 잘 발달하기 위해서는 여성호르몬 생성에 도움을 주는 이소플라본을 다량 함유한 음식과 호르몬을 생성하는 주요 영양소인 단백질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소플라본이 함유된 음식으로는 콩, 사과, 감자, 마늘, 당근, 석류, 보리 등이 있으며,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으로는 우유, 달걀, 치즈 등이 있다. 그 밖에 혈액 순환을 위해 가슴 부위의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슴 상단부와 하단부에 아로마 오일이나 혹은 마사지 크림을 적당히 발라 양 손으로 가슴의 라인을 따라 둥글게 원을 그리며 10~20분 정도 마사지 한다. 가슴 위 겨드랑이 부위부터 가슴과 가슴 사이 안쪽까지 손으로 쓸어내리듯 마사지 해주는 것도 예쁜 가슴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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