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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벌정책 채찍인지 당근인지…”

    ◎재계­여신관리 축소·규제완화엔 “투명경영 확보 기대”/내부거래 단속 강화엔 “재벌 해체수순 아니냐” 투명경영을 골자로 한 정부의 신재벌정책이 어떻게 구체화될 지 재계가 요즘 「기대반,우려반」 속에 긴장하고 있다. 신재벌정책의 기조가 여신관리대상 축소,규제완화다 해서 부담을 덜어주는 듯하면서도 복수노조 허용과 내부거래 규제대상 확대,소액주주 권리보호를 내세운 규제강화쪽으로 선회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상충되는 듯한 정책방향이 재계로 하여금 갈피를 못잡게 한다. 신재벌정책에 대해 「채찍인 지,당근인 지 모르겠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반응이다.모그룹 관계자는 『개혁프로그램이 기업에 유리한 것인지,불리한 것인 지 속단하기 어렵다』며 『달래면서 때리는 것 같기도 하다』고 표현했다.다른 그룹관계자는 『도와주는 것도 같고,다른 한편으론 족쇄를 더 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가 얼떨떨해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재계는 「당근속에 감춰진 채찍」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명경영을 들어 물품과 용역거래에 국한해 온 내부거래 단속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과 자금거래에까지 확대한다는 대목이 매세운 채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규제대상에 물품과 용역거래외에 유무형의 자산 및 자금거래도 추가한다는 기본방침을 밝힌 상태여서 이같은 정책이 재벌의 상징인 기조실이나 비서실의 급격한 기능약화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재계는 내부 자산거래와 자금거래에 대해 규제가 강화될 경우 주식거래와 이를 위한 계열사간 내부정보 교환도 규제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그렇게 되면 계열사의 정보안테나 역할을 해온 기조실과 비서실의 정보취합 및 유통기능이 봉쇄돼 사실상 해체위기를 맞을 것이란 얘기다.이렇게 되면 한국재벌의 특징인 선단식 경영이 불가능해진다. 재계는 공식적으론 공정경쟁 강화를 골자로 한 개혁프로그램에 동감을 표시하고는 있다.투명경영이 공정위가 밝힌 대로 ▲토지나 건물을 시세보다 낮거나 높은 가격으로 계열사간 거래하는 행위 ▲실세금리보다 낮거나 높은 이율로 자금을 지원해 주는 행위 등에 국한된다면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신재벌정책이 각론에서 부의 대물림 방지를 위한 강도높은 규제와 세정강화,선단경영방지쪽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적지않은 타격이 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기업의 투명경영이 확보되면 각종 규제를 완화해나가겠다는 정부의 정책기조엔 동의한다』며 『그러나 대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해외투자와 여신규제 등의 규제를 완화하고 자유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대우그룹 관계자도 『기업의 공정경쟁과 투명경영은 방향에서 옳다』며 『그러나 속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책입안자들의 입장이 다른 점도 재계를 갈피 못잡게 하는 원인이다. 구본영 수석은 지난 달 29일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5대 기조실장과의 회동을 마친 뒤 『재벌의 경제력집중은 인정하되 재벌들이 투명경영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투명경영에 진력하면 정부가 고비용구조의 개선에 최대한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그는 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신재벌정책의 기본방향이며 기업들의 불안은 이유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기조실장과의 회동에 배석했던 오강현 청와대 산업담당 비서관도 정부의 신노사관계구상이나 여신규제 완화,투명경영이 결과적으로 기업에 손해보다는 이익을 주는 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형님을 잘 두었다는 이유만으로 잘 사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해 내부거래를 통한 지원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정책입안자들 발언에서도 어감의 차이가 나는 것은 정부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정책조율이 안된 탓으로 보인다.〈권혁찬 기자〉
  • 강석주 「노력영웅」 칭호 받아/귀순 현성일씨 본지 인터뷰서 밝혀

    ◎대미 핵협상서 경수로 2기 받아낸 공로 인정 북한 외교부 제1부부장 강석주(57)가 지난 93년 미국과의 핵협상을 북한측에 유리하게 이끈 공로로 김정일로부터 「노력영웅칭호」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4일 서울신문사 국제전략연구소와 단독회견한 귀순 북한외교관 현성일씨의 증언을 통해 알려진 것이다. 지난 93년 3월12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수용 요구를 빌미로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전격선언했던 북한은 같은 해 6월 뉴욕서 미국과 제1단계 고위급 회담을 갖고 NPT탈퇴를 「일단유보」키로 결정했다.그러나 북한은 그후에도 IAEA의 특별사찰수용을 계속 거부,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괴롭혔다.우여곡절 끝에 미국과 북한은 같은 해 7월 제네바에서 제2단계 고위급회담을 재개하고 IAEA의 특별사찰과 관련,평양당국이 IAEA와 조속한 시일안에 협의를 재개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회의 벽두부터 완강한 자세로 버티던 강석주가 로버트 갈루치 미대표와 제2차 고위급회담을 극적으로 타결지은 것은 순전히 미국측에서 제시한 「당근」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이 회담을 통해 45억달러 상당의 경수로 2기를 공짜로 얻게 됐는데 김정일이 이같은 성과에 크게 만족,강석주 등에게 상훈을 내렸다는 것.〈장수근 연구위원〉
  • 한국 근로조건 “4용중 최고”/홍콩 「직공회연맹」 조사

    ◎유급·출산휴가일수 등 4개부문 1위/특별 근무수당 지급률만 뒤떨어져 우리나라 근로자의 근로조건이 홍콩·대만·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경쟁국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3일 한국의 노총에 해당하는 홍콩의 「직공회연맹」이 한국·홍콩·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5개국의 근로조건을 비교한 결과,유급휴가·해직사전통고기간·출산휴가·주당근무시간 등에서 한국 근로자의 여건이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유급휴가의 경우 한국은 평균 연간 16일이며 홍콩은 11일,대만 15일,싱가포르 11일,말레이시아 10일이다.해직사전통보는 한국이 30일 전까지 당사자에게 통보해 줘야 하지만 홍콩은 7일,대만 10일,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각 4주전으로 조사됐다. 주당 근무시간은 한국이 44시간이고 홍콩은 제한이 없으며 대만은 48시간,싱가포르 44시간,말레이시아 48시간이다.또 출산휴가는 한국이 60일간의 유급휴가를 주고 있으며 홍콩은 출산전 4주,출산후 6주 등 모두 10주에 급료의 80%를 지급하고 대만·싱가포르가 유급 8주,말레이시아가 유급 60일이다. 그러나 특별근무수당은 한국과 싱가포르가 통상임금의 1.5배를 주도록 한데 비해 대만은 1.3∼2배,말레이시아 1.5∼3배로 이 부분은 우리 근로자의 처우가 대만이나 말레이시아에 뒤떨어졌다.〈육철수 기자〉
  • 4자회담과 평양­워싱턴 접촉 전망(한반도 새질서 구축될까:4)

    ◎북,대미 대화채널 확대 노릴듯/미사일회담이어 내주 유해송환 협상/외교·국방당국자 인적교류 빨라잘듯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16일 제주도 정상회담을 통해 제안한 4자회담은 미국과 북한 접근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93년 북한핵 문제가 터져나온 이후 북·미간의 관계개선은 남북관계와 「조화,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한·미간에 합의된 원칙이었다.그러나 정부는 클린턴 대통령 방한전날인 15일 발표한 「제주도 3원칙」을 통해,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이외의 사안에 대해서는 북·미 접근에 제동을 걸지 않겠다는 변화된 입장을 밝혔다. 현재 미국과 북한간에는 94년 10월의 제네바합의에 따라 ▲연락사무소 설치등 전반적 관계 개선을 논의하는 뉴욕 채널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 외교부,원자력총국간의 경수로사업 협의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경수로 사업은 이미 정치적 합의를 거쳐 기술적,실무적인 궤도에 오른 상황이어서,KEDO채널을 통해 북·미간의 관계 개선 논의가 이뤄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북·미 관계 개선의 가장 상징적인 조치가 될 워싱턴∼평양간의 연락사무소 설치는 실무선에서 기술적 협의를 끝낸 상황이지만,북한 외교부와 군부간의 이견 때문에 최종 합의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향후 북·미관계 개선의 단기적 가늠자는 20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대량파괴무기 방지에 관한 회담」,즉 미사일협상이 될 것 같다.정부 일부에서는 여전히 『베를린 회담의 의제는 미사일과 생·화학무기의 확산방지가 될 것이며,그외의 문제는 논의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실무선에서는 이미 북한이 평화협정등의 문제를 들고 나오는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미국측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협상에 이어,다음주중 미국 뉴욕에서는 한국전 참전 미군유해 송환과 관련한 북·미협상이 벌어진다.미국측에서 국방부의 제임스 울드 부차관보,북한측 김병홍 군축연구소장이 참석하는 이 회담은 지난1월에 이어 두번째 열린다.이 회담은 북·미 군당국자간의 채널이 유지된다는 의미를 갖는다.북한측은 이 회담에서 판문점에서의 예측할 수 없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군장성간 회담을 갖자는 제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회담 성격의 채널과 함께 양국 외교,국방 당국자간의 인적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초 워싱턴을 방문하려다 취소했던 이형철 외교부 미주국장의 방미등 고위당국자간의 접촉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북한은 미국과의 접촉에서 4자회담의 수용가능성을 계속 시사하면서,미국과의 직접대화 채널을 확대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이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완화,테러지원국 제외등 북·미관계 개선을 반영하는 조치들이 잇따를 수 있다. 이같은 정황으로 볼때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개선에 가속도가 붙을 것은 분명하다.하지만 4자회담의 나머지 두 당사국인 한국과 중국을 「소외」시킨 일방적인 독주는 되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남한을 포기하겠느냐』고 그러한 가능성을 일축했다.이 당국자는 『북·미 관계개선을 위해서는 미국이 일관되게 제시하는 핵동결 유지와 유해송환,미사일 통제,테러포기,인권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면서 『남북대화가 해결되지 않으면,북·미 관계는 실질적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당국자는 또 『정부가 4자회담에 중국을 포함시킨 것은 북·미관계의 일방적 개선을 견제하기 위한 뜻이 담겨있다』고 말했다.〈이도운 기자〉 ◎북한/4자회담 놓고 딜레마에/수용땐 경제혜택 크나 체제동요 걱정/거부하면 국제사회서 고립 불가피 한·미 양국이 공동제의한 4자회담에 대해 북한당국이 수용이냐,거부냐의 갈림길에 섰다. 북한은 한·미 두나라가 4자회담을 제의한지 사흘째인 18일 그 현실성을 검토중이라는 공식반응을 보였다.북한 외교부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과의 회견에서 『4자회담 제안이 현실성이 있는지 따져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유보적 반응은 북한당국이 득실 계산에 골몰하고 있음을 말해준다.즉 수용 또는 거부했을 때의 손익계산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이처럼 전례없는 중간발표 형식의 입장표명을 했다는 추론이다. 북한은 당면한 식량위기나 경제난 해결을 위해서는 개방을 선택해야 하나,체제동요를 우려해 이를 결행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4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어정쩡한 반응이야말로 그같은 진퇴양난의 고민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북한이 4자회담을 수용한다면 많은 「당근」이 기다리고 있다.미국은 이미 북한의 수용여부에 따라 미국 현지법인의 북한투자 허용,나진∼선봉자유무역지대에 미기업 진출등 추가 경제제재조치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대북 투자 상한선 확대등 경협확대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북한이 미·중이 포함되는 4자회담을 거쳐 궁극적으로 남북 당사자간 대화에 응하다면 그들에게 절실한 식량 추가지원도 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우선 김정일이 김일성 생전의 노선을 포기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부담인 탓이다. 독재체제 유지에 필요한 카리스마가 부족한 김정일은 지금까지 죽은 김일성의 후광에 기대는 이른바 「유훈통치」에 의존해왔다.따라서 이를 하루 아침에 포기한다면 군부등 강경파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 강경세력은 외부사조,특히 남한사정이 북한내에 전파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따라서 남한을 계속 「주적」으로 묶어두면서 고의적 위기조성으로 체제결속을 도모하는게 낫다는 편리한 생각을 버리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북측이 끝내 개혁·개방의 대세를 거부한다며 대외적 고립과 최악의 경제난이 더욱 심화되어 체제와해를 자초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때문에 북측은 4자회담 제의를 정면 거부하지 않으면서 또 다른 변형된 제의라는 국면전환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지적이다.이삼로 태국주재 북한대사가 일본 마이니치신문과의 회견에서 『평화협정에 한국을 옵서버로 참가시키는 문제를 미국과의 회담에서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그같은 술수를 예고하고 있다. 나아가 북측이 최종입장은 유보한 채 다른 편법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계속적으로 대화성사 가능성을 내비치며 미국과는 미사일회담과 미군 유해송환협상을 통해 대화채널을 확보하는등 사실상의 북·미 양자 구도로 끌고가려는 기도이다.〈구본영 기자〉
  • “4자회담 검토중”평양측 반응의저변(한반도 새질서 구축될까:3)

    ◎대미협상 고집하며 당분간 득실 저울질/전면거부 명분 없어 궁극에는 수용 예상 김영삼 대통령과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지난 16일 공동제의한 「4자회담」을 북한당국이 수용하다면 한반도도 탈냉전의 결정적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북한은 18일 현재 이에 대해 『현실성이 있는지 따져 보고 있는 중』이라며 검토중이라는 첫 잠정반응을 보였다.북한의 이같은 유보적 반응이 곧 수용 쪽으로 선회할 조짐을 의미하는 지는 속단키 어렵다. 분명한 것은 4자회담 제의에 북측도 정면 거부할 명분은 없다는 점이다.우선 우리측이 남북기본합의서 상의 남북당사자 해결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미국과의 직접 협상통로 개설을 바라는 북측의 입장을 상당부분 수용한 탓이다. 적극적인 관계개선의 주타깃인 미국의 대통령이 공동제의의 당사자인데다 과거 「혈맹」이었던 중국이 내심 긍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북측이 가볍게 볼 수 없는 대목이다.북한의 「장고」는 이를 웅변한다. 사실 이번 제의는 북한의 입장을 가급적 살려주는 방향으로 우리측이 대국적인양보를 한 측면이 있다.남북한과 미·중이 한 테이블에 앉는다면 「남과 북이 현 정전상태를 남북간의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키 위해 대책을 강구한다」는 남북기본합의서 상의 규정보다 훨씬 파격적이다. 더욱이 우리측이 한때 검토했던 「2+2」방식(남북한이 새평화체제에 합의한 후 미·중이 이를 사후보장)보다 전향적이다.김대통령은 18일 4자회담을 『포 마이너스 투(4―2)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북한이 우리측 제의를 전면 거부할 공산은 적다는 관측이 우세하다.북측도 이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때 경제제제 추가완화등 미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많은 「당근」을 놓쳐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 탓이다. 물론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협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종전 주장을 전면적으로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4자회담」제의 직후 손성필 주러시아 북한대사와 노동신문이 한반도 평화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간 직접 협상을 재강조하고 나선 것이 이를 말해준다.손은 『남조선이 평화협정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통일원 남북회담사무국 정대규 자문위원은 북한체제의 특성상 쉽게 「U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즉 『김일성이라는 절대적 권력자가 사라진 이후 북한이 한번도 그의 생전의 정책과 노선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로선 전면수용,완전거부,수정제의,역제의 등 4가지 시나리오 중 후자의 두가지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즉 좀더 뜸을 들인뒤 우리가 받아들이기 껄끄러운 변형된 제안을 해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북한이 18일 중앙통신을 통해 4자회담에 대한 잠정 반응을 보인 직후 정부의 한 당국자는 『수정제의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북한이 우리 제의에 대해 중간 단계의 유보적 입장을 밝힌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즉각 거부보다는 희망적 조짐이라는 얘기였다. 더나아가 장기적으로는 김영삼 대통령의 표현대로 『당장 좋다고는 않겠지만 결국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북한도 한반도 새 평화체제의 당사자는 남한일 수밖에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궁극적으로는 인정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우리 측이 북한측의 비공식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의연한 자세를 취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구본영 기자〉
  • 대4강외교의 방향(한반도새질서 구축될까:2)

    ◎수동적인 중국 참여유도가 관건/대북 설득 효과… 미­북회담도 견제/러·일 「2+4」 공동보조 대비 필요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16일 제주도 정상회담을 통해 제안한 「4자회담」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구축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게 국제관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그러나 회담의 한쪽 당사자가 돼야 할 북한이 거부입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4자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매우 힘겨운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쌀 지원이나 경제협력 확대,미국의 경제제재 완화와 같은 유인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4자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단기적 「당근」보다는 한반도 주변 관련국과의 협조를 통해 북한이 회담의 장에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조성해가는 외교적 노력이 무엇보다 긴요하다는 지적이다.4자회담의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 뿐만 아니라 일본,러시아의 협조도 절실한 상황이다. 제주도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가진뒤 일본에 머물고 있는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17일 하오 일본의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랑)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18일에는 러시아를 방문,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만난다.옐친 대통령은 24일 북경을 방문,강택민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는다.같은 시기에 미국과 중국의 외무장관이 북경에서 만나게 돼 있다.4자회담 문제가 아니더라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지역은 냉전후 새로운 안보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숨가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여건 속에서 4자회담 성사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미국과의 굳건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한·미간의 공조체제가 원만치 못하면 대북정책의 원칙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기본축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우선은 중국을 4자회담에 적극 참여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중국은 아직 4자회담 제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이번 제의와 관련,▲4자회담을 거부하는 북한의 태도 ▲4자회담에서 소외된 러시아와의 관계 ▲한·미의 공동제안이라는 형식등에 다소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정부는 중국이 북한을 곧바로 4자회담의 장으로 끌어들일만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는 평가하지 않는다.그러나 중국의 참여는 외형상으로 4자회담의 75% 성사를 의미한다.정부는 또 4자회담이 이뤄지면 중국을 통해 미·북간의 독주가능성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러시아는 4자회담에 반대하고 있다.러시아가 배제된 한반도의 평화체제 논의는 불가하다는 것이다.러시아가 옛 소련 정도로 한반도에 영향력을 갖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그러나 러시아는 여전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일정부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정부의 대 러시아 외교노력이 주목된다.이와관련,정부의 고위당국자가 곧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은 한국 국민의 대일감정을 감안할 때 한반도의 장래를 논의하겠다고 섣불리 나서기는 어려운 입장이다.일본은 4자회담 제안이 나오자마자 즉각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 명의로 환영 논평을 냈다.그러나 일본의 언론에서는 『4자회담에 일본에 대한 언급이 없다.일본을 경계하는 것인가』라는 보도를 내고 있다.일본은 적당한 시기에 회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며 러시아와의 공동보조를 맞춰 「2+4」방식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정부로서는 미국과의 공조 틀내에서 일본과도 협조해나갈 것으로 보인다.〈이도운 기자〉 ◎4자회담 현지대사 통해 14일 통보/인니/대북접촉 새 채널 부상/남북공관 진출·「비동맹 영향력」 감안 김영삼 대통령은 16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4자회담을 제의한 뒤 『지난 일요일(14일) 북한에 미리 이같은 제안을 통보했다』고 밝혔다.또 4자회담 제안의 배경을 설명한 유종하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은 이날 북한에 4자회담 제안을 전달한 통로는 인도네시아라고 밝혔다.유수석은 보안을 위해 외무부에도 일체 알리지 않고 직접 민형기 주 인도네시아 대사에게 「특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인도네시아를 채널로 삼은 것은 ▲남북한 모두 인도네시아에공관을 갖고 있고 ▲인도네시아가 남북한 양측과 모두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등이 고려됐다.아울러 ▲지난 93년부터 95년까지 비동맹의장국을 지내는등 북한이 무시하지 못할 국제적인 영향력이 있으며 ▲인도네시아가 평양에 공관을 설치하고 있다는 점등이 감안된 것이다.정부는 5공 초기에도 남·북한과 미국이 참가하는 「3당국자 회담」을 역시 인도네시아를 통해 북한에 제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남북간의 채널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북한은 현재 69곳의 해외공관을 두고 있지만 평양과 제대로 교신을 주고받는 곳은 드물다.최근 주잠비아 북한대사관을 탈출한 현성일씨 일행을 통해 이러한 사정은 거듭 확인됐다.또 평양에 상주공관을 설치한 국가는 26개국이다.이 가운데 남북간의 메신저를 담당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신뢰감을 주는 국가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인도네시아는 정부가 계속 대북 접촉의 창구로 이용할 만한 좋은 채널이라는게 정부당국자의 설명이다.〈이도운기자〉
  • 「업종 전문화」 개선안 마련 “고심”(정책기류)

    ◎재벌들 사업다각화… 잇단 「주력기업 철회」 요청/통산부­투자승인제 폐지로 실효성 감소·이달말 협의회서 「방향」 제시할듯 「변경」과 「철회」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통상산업부가 고민에 빠졌다.해석여부에 따라 재벌정책의 근간인 업종전문화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숙제를 던진 곳은 금호그룹 대림그룹 고합그룹 등 3개사.이들은 각각 자사의 금호석유화학 대림산업 고합물산 등 3개업체를 주력기업에서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 주력기업은 업종전문화정책에 따른 것으로 대기업이 경쟁력 있는 소수의 주력업종 및 주력기업을 선정,경영자원을 집중해 국제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육성하는 제도다.주력업종과 주력기업에는 당연히 혜택이 주어진다. 우선 은행에서 돈을 꾸기가 쉬워진다.현재 재벌들은 은행에서 은행 총대출금의 일정 규모이상을 차입할 수 없게 돼 있다.여신한도를 규제하는 것이다.그러나 주력기업은 여신관리 규제대상에서 빠진다. 주력기업은 또 출자총액제한에서 7년간 예외가 인정되기는 한다.그러나 주력업종 영위기업에 투자하는 경우로 한정돼 실효성은 많지 않다. 이처럼 정부는 재벌 주력기업에 대해 여러가지 굴레를 벗겨주고 있다. 그렇다면 대림 등 3대그룹은 왜 주력기업으로 누릴수 있는 특전을 마다하고 주력기업신청을 철회했을까. 한마디로 말해 주력기업으로 얻는 혜택보다 소유분산우량기업으로 얻는 실익이 더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 계열사가 일정 규모 이상 다른 회사 주식을 취득할수 없도록 출자총액을 제한,재벌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막고 있다.그러면서 재벌의 소유분산을 유도하기 위해 30대 대기업중 소유분산우량기업에 대해서는 출자총액 제한대상에서 제외시켜 주고 있다.대기업 계열사중 주력기업이 아닌 회사로서 동일인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8% 미만이고,내부지분율이 15% 미만이며,자기자본 비율이 20%이상인 상장법인이 해당된다. 이번에 주력기업 철회를 요청한 기업은 모두 이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결국 이들 기업은 여신관리 제한보다 출자총액 제한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한 것이다.경쟁력 배양보다는 사업 다각화를 희망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통산부의 입장은 곤혹스럽다.표면적으로는 잣대가 없다는 것을 내세운다.3년안에 주력기업을 변경할수 없다는 규정은 있으나 철회에 대한 규정은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업종전문화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데 있다. 업종전문화는 통산부가 삼성그룹의 승용차진출을 허용해주면서 한차례 상처를 입었다.재벌에 대해 신규사업 진입보다 간판스타를 육성해달라고 했던 통산부로선 할 말이 없게 됐다. 이와 함께 규제완화가 시행되면서 주력기업에 주어지던 당근도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다.재정경제원이 10대 그룹의 기업투자 승인제를 폐지하는 등 업종전문화 유인책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또 업종전문화에 대해 학계,재벌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다.찬성론자들은 국가자원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라며 옹호하고 있다.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사업다각화가 세계적 경영흐름임에도 불구,기업에 대해 정부가 감놓아라 배놓아라 하는 방식은 시대에 뒤지는 발상이라며 비판한다.같은 업종에서 주력기업과 비주력기업간의 경쟁을 불공정하게 만든다는 비판도 나온다. 통산부는 이러한 안팎의 시선을 의식,우선 이달말 업종전문화 협의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철회신청건을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제2,제3의 주력기업 철회신청이 들어오면 똑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3년전 주력기업을 선정했을 때 기업들 나름대로 주력기업 또는 소유분산우량기업으로 교통정리를 했기 때문에 그런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통산부는 이와 함께 올 연말이면 업종전문화가 다시 도마위에 오를 것을 예견하고 있다. 통산부 관계자는 『어차피 연말이 되면 주력기업 지정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업종전문화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사정으로 미루어 볼때 이달말 열리는 업종전문화 협의회 회의결과가 향후 업종전문화 개선방향의 시금석이 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임태순 기자〉
  • 북은 4강 거부반응 주목해야(사설)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를 겨냥한 비무장지대 무력시위는 결국 외교적 역풍만 자초한 꼴이 됐다.그들이 노리는 대미 단독평화협정체결에 유리한 여건조성은 커녕 중국 러시아로부터도 차가운 눈총을 받는 신세가 됐다.휴전선에 전쟁위기를 조성하여 한·미간 불협화를 유도하고 북·미 평화협정을 위한 단독대화 테이블을 마련해보려던 북의 무모한 「벼랑끝 전술」이 국제적 고립만 불러오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우리는 이번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무력시위 사태와 관련하여 한반도 주변4강이 보인 거부반응을 북한측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본다.요약하자면 미국은 한반도 평화체제문제를 북한이 재미를 보았던 「북핵문제」방식으로는 처리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더이상 위기조성 전술에 말려들지 않겠으며 확고한 한·미공조 아래 당근아닌 채찍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일본도 북의 한반도 긴장조성이 일·북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될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반응이다.북한측 요청에 따라 군사정전위에서 대표를 철수한 바 있는 중국이지만 북의 기대와는 달리 새로운 평화보장체제가 확립되기까지는 현재의 정전체제가 유지돼야하며 평화협정은 미·북간이 아니라 관련 당사자인 남·북한간 협상에 의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러시아역시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으로 무력충돌이 일어날 우려가 있음을 경계하며 북한이 전쟁을 도발할 경우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다.또한 11일 열릴 유엔 안보리도 어떠한 형식으로든 이같은 4강의 견해를 취합,대북 경고메시지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국제적 고립무원 신세가 된 북한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국제여론에 승복,가당찮은 전쟁위협을 걷어치우고 92년 발효한 남북기본합의서대로 정전협정을 준수하는 한편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 당국간 대화에 호응해 나서는 길뿐임을 깨닫기 바란다.
  • 「음식쓰레기 줄이기」 묘안 백출

    ◎「많은 밥」·「적은 밥」 배식 구분/앞장선 사원에겐 후식·선물 제공/몰래카메라 감시… 벌금 물리기 「음식을 남기면 1천원 페널티를 물립니다」(삼성전기) 「잔반 제로화작전 개시」(극동건설·진로그룹·금호그룹·아남산업) 「음식물 남기는 현장,몰래 카메라로 촬영중」(한솔·삼성전기) 「잔반을 남기지 않는 분께 후식과 선물을 드립니다」(제일제당·한솔) 「매주 수요일은 잔반통이 없는 날」(금호석유화학) 「버리는 음식이 적을수록 식사질이 좋아집니다」(대림그룹) 범국민 운동으로 추진중인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펴는 기업체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다.환경부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해 줄 것을 1차로 요청한 기업은 삼성과 현대 등 56개 대기업.이 가운데 17개사가 제출한 자사의 사례와 아이디어들이다. 하루 급식인원이 1만3천명이나 되는 수원 삼성전기의 경우,지난 2월부터 페널티제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잔반 퇴출구에 카드식 판독기를 설치해 음식이 남았는지 여부를 체크,급여에서 1천원을 공제한다.배식량을「많은 밥」 「보통 밥」 「적은 밥」 등으로 구분해 따로 배식한다. 이 회사 김우성과장은 『94년 2월부터 페널티제도를 실시한 이후 하루 발생량이 32% 감소해 하루 평균 1백87만원이 절약됐다』며 『93년에 하루 평균 1천4백45㎏이던 잔반이 요즘 3백48㎏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한솔 및 삼성전기는 식사하는 장면과 회식자리 그리고 사원 가정의 음식쓰레기 배출 장면을 몰래 촬영한 뒤 사내 케이블TV로 방영했다. 제일제당은 식당에서 잔반 발생량을 매일 알려주며,다 먹은 사원에게는 별도로 과일과 과자 등 후식을 제공하는 「당근작전」을 쓴다. 두산그룹은 좀더 조직적이다.자사에서 생산하는 캔터키 프라이드 치킨·OB맥주의 포장용기에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표어를 넣기로 했다.
  • 북 미사일 금수 대가「보상책」강구/한·미 외무회담 주요 협의내용

    ◎일·이스라엘 5천만∼1억달러 부담/경협 형식땐 한국도 참여 가능성 커 공로명 외무부장관은 26일(미국시간)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부장관,안소니 레이크 백악관 안보보좌관,윈스턴 로드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등 미국정부의 한반도 정책 담당자들과 연쇄회담을 갖고 오는 4월11일 국회의원 선거뒤 본격화될 미­북간의 외교·군사적 접촉과 관련한 기본방침을 협의했다.주요 협의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한다. 미사일협상 미­북간의 미사일협상은,한·미 양국이 추진하는 북한에 대한 관여정책의 한 과정이다.94년 10월21일의 제네바 미­북 기본합의와,지난해 12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의 경수로협정체결로 일단 북한의 핵위협이 해소됨에 따라,그 다음 단계인 미사일통제 국면으로 들어가려는 것이다.한·미 양국은 북한에 대한 미사일 통제가 이뤄지면 그다음 단계로는 화학무기를,또 그다음 단계로는 재래식 무기를 제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미·북 양국은 일단 4월말 제네바나 베를린,또는 콸라룸푸르에서 양국 외교당국자가 참석하는 첫 미사일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미국은 우선 사정거리 3백㎞이상의 미사일 수출을 제한하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북한을 가입시켜 이라크,이란등 중동국가에 대한 미사일 수출을 중지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그러나 북한이 아무런 「대가」없이 미사일 통제 회담에 응할리가 없다.이에따라 표면적으로 추가 경제제재 완화를 「당근」으로 내세우지만,북한이 해마다 중동국가에 미사일 부품등을 판매해 얻는 5천만∼1억달러를 보상해줄 수 있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보상 비용은 북한의 미사일 수출 중단의 수혜자가 될 이스라엘과 일본이 부담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다.우리나라도 경협형식의 보상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이럴 경우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수출 통제뿐만 아니라,기술개발에까지 통제의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해송환◁ 지난 1월 하와이에서 미국측 제임스 울드 국방부 부차관보와 북한측 김병홍 외교부국제부장을 대표로 한 1차 협상이 열렸다.북한은 지난 93∼94년 송환한 유해 1백62구에 대한 보상금으로4백만 달러를 요구했으며,미국은 1백만 달러를 제의했다.1차 협상은 타결 직전 북한 외교부와 군부간의 의견대립으로 무산됐다.2차 협상은 미사일협상과 마찬가지로 4월중에 하와이나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다.정부는 인도적인 이유로 미­북간의 유해협상에 간여하지 않고 있지만,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군사적 채널을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접촉을 계속해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경제제재완화◁ 미국은 지난해 1월21일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 조치를 발표했다.완화내용은 ▲미­북간 전화·전신 연결을 위한 거래 허용 ▲언론기관 사무소 개설 ▲북한정부에 귀속되지 않는 동결자산 해제 ▲북한으로부터의 마그네사이트 수입허용 등이었다.북한은 제네바 합의이후 핵동결이 계속 유지되고,경수로 협정이 체결됐다는 사실을 내세워 추가 제재완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이에대해 미국 정부는 미·북 연락사무소 개설과 유해송환·미사일 협상에서 진전이 있을 경우 추가 제재완화를 고려하고 있다.〈워싱턴=이도운 특파원〉
  • 극동의 관문 하바로프스크(시베리아 대탐방:68)

    ◎군수산업 민수전환 붐… 시장경제 “몸살”/수송비 등 부담에 합작회사 무역 치중/물가고속 선업 늘어 구소련 체제에 “향수”/평균 월급 110만루블… 게란 10개 5천루블 하바로프스크시는 인구 62만명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어 극동 제2의 도시다.극동의 관문으로 항공·철도 등 교통요충지이자 극동의 산업중심지다. 그러나 러시아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겪고 있는 물가앙등과 실업률급증 및 저임금에 관한 한 하바로프스크 주민도 예외는 아니다.오히려 더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바로프스크주 경제위원회의 발레리 쇼로코프 부위원장은 『하바로프스크주 기계공업은 기계 및 부품의 70∼80%를 유럽쪽 러시아에서 실어오는데 거리가 멀어 수송비부담이 큰데다가 이곳에 몰려 있는 수많은 군수업체가 민수로 전환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고 실업자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예를 들면 석탄값에 비해 수송비가 두배다.공장은 많지만 경쟁력은 떨어지는 실정이다. 92∼93년에는 합작기업이 1백개이상 생겨나 잘 나가는 듯했으나 94년초 관세가 대폭 오른 뒤 외국인투자도 떨어졌단다.합작회사중 다수는 제조는 안중에도 없고 무역에만 치중한다는 것이다. ○항공·철도 교통 요충지 쇼로코프 부위원장은 『군수업체에서 95년부터 50가지 생필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2005년까지 경제구조개선계획을 세워놓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불투명한 장래를 걱정한다.수송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극동의 자원을 활용해 경제구조를 조정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극동의 정유소 두곳은 모두 하바로프스크주에 있다.61년 역사의 하바로프스크정유소는 그동안 직원을 많이 줄였지만 아직도 1천3백명에 이른다.서시베리아 튜멘에서 사오는 원유는 t당 90달러(약 7만원)에 수송비 45달러를 더하면 가공이전상태에서 국제가격보다 높다.수출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상태다. 빅토르 레메카 부사장은 『주문이 줄어들어 운영하기가 어렵고 대책을 모색중이지만 사실 대책이 없다』면서 『중앙정부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정치에 밀려 경제는 뒷전』이라고 불만을 토로한다.하바로프스크시내에서 유통되는기름중 이 공장에서 대는 것은 45%에 불과하다.나머지는 앙가라스크 등지에서 직접 가공해오거나 수입된 것이다.생산량이 얼마나 줄었느냐는 질문에 『업무상 비밀』이라며 입을 다문다. 정유소 현장을 안내한 1급기사 타마라 셰골례바(여)는 『95년 생산량이 4년전인 91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고 귀띔한다.23년째 이 공장에서 일해왔고 월급은 1백20만루블(약 20만원)이란다.콤소몰스크나 아무레의 정유소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바로프스크 식료품시장.실내에서는 과일·야채·육류·치즈 등 주로 식료품을 팔고,야외에서는 철물점·잡화상·양말 몇켤레 놓고 파는 상인초년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상인만 1천여명이다.장보러 나온 시민으로 북적댄다.특히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당 감자·양배추 1천루블(약 1백70원),당근 3천루블,오렌지 1만루블,포도 1만1천루블,계란 10개에 5천루블 등이다.러시아인의 월평균 급여가 1백10만루블(약 19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싼 편이 아니다.엔지니어로서 출장가기 전에 늘 시장에 나와 물건을 대량 사간다는올레그 보그단씨(40)는 『92년 가격자유화 이후 물가가 너무 자주,많이 올라 시장보기가 겁난다』고 말한다. ○수송비가 석탄값 2배 시장 실내 야채코너에서 김치·당근 등 야채를 조리해 파는 김춘권씨(여·58)는 월수입에 대해 『그냥 조금 번다』면서 『이제는 열심히 일하는 만큼 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8세때인 48년 함흥에서 하바로프스크로 이주해와 남편(65)및 아들가족과 함께 사는데 크게 여유는 없지만 어려움도 없다고 했다.한인들은 근면성이 높아 평균적으로 러시아인에 비해 못사는 사람이 적다는 말도 했다. 닭고기코너에서 일하는 라리사 콘트라체바양(21)은 ㎏당 1만1천루블씩에 팔고 총판매액의 1.5%를 수당으로 받는다.월평균 20만∼30만루블(약 4만3천원)선이다.『사회주의시절에는 이러지 않았다는데 지금은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야외에서 철물을 파는 미하일 시르만씨(61)는 캄차카의 선박수리공장에서 일하다 몇년전 퇴직했다.장사로 월평균 1백50만루블정도 벌고 연금 34만루블을 합하면 넉넉치는 못해도 그런대로 살 만하단다.그는 『전에는 하루 8시간만 일하면 됐지만 이제는 돈을 벌려면 더 일해야 한다』면서 『당장은 어렵지만 이 시기를 넘겨야 시장경제로 넘어갈 수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하바로프스크 인투리스트호텔 옥상 기관실에 근무하는 보리스 파우토프씨(54)는 24시간 철야근무하고 이틀씩 쉬는데 월 50만루블을 받아 방3개짜리 집세로 22만루블씩 내고 나면 먹고 살기가 빠듯해 주말농장에서 야채 등을 기른다면서 페레스트로이카 이전 시절이 그립다고 했다. 하바로프스크주 청사앞 중앙광장에서 한장에 8천루블씩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40대남자는 회사에서 해고돼 작년가을부터 이 일을 하는데 월평균수입이 80만루블에 불과해 밑천이라도 있으면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단다.이름은 밝히면 안좋을 것같다고 했다. ○북한,벌목사업소 진출 체제변화에 대해 이같이 찬반양론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돌이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현지신문에는 컴퓨터전문가·법률가·은행가 등을 월급 1천3백50만루블(약 2백30만원)에 모신다는 구인광고가 게재된다.서민 생활수준과는 대조를 이룬다. 시장부근 상점진열대에 놓인 카메라렌즈 필터의 가격은 3천루블,그림엽서는 20장에 5백루블(약 85원)이다.컵라면 4천루블,이태리타월 1만루블과 어울리지 않는다.계획경제시절의 관성 때문에 공급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 반면 수요는 급속히 줄어들기 때문에 제값을 못받아도 계속 만들어낸다. 하바로프스크 동남쪽 아무르강가에 북한 벌목사업소가 있다는 현지안내인의 말을 듣고 따라 나섰다.최근 벌목공의 남한귀순이 늘어나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니 섣불리 접촉할 생각은 포기하는 게 좋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붉은 벽돌로 된 담장으로 둘러싸인 벌목사업소 겸 벌목공 숙소단지였다.「우리식대로 살아가자」는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벌목공 20여명이 작업을 나가기 위해 사업소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으나 안내인은 괜히 봉변당하지 말라며 끝내 말렸다.하는 수 없이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빙빙 돌며 사진만 몇장 찍다가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이역만리 극동에서마저 분단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하바로프스크=김주혁·유재임 특파원〉
  • 후세인 사위 2명 피살/TV방송 보도

    ◎요르단서 귀국 3일만에… 사촌 등이 살해 【바그다드 외신 종합】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사위로 요르단으로 망명했다 최근 귀국한 후세인 카멜 하산 전 이라크산업장관과 그의 동생인 사담 하산 대령이 23일 사촌등 그들의 일가에 의해 살해됐다고 이라크 관영통신과 후세인 대통령 장남이 운영하는 셰비브 TV방송이 보도했다. 이들은 부인과 함께 지난해 8월 요르단으로 망명했다가 지난 20일 이라크로 귀국했다. 이 방송은 『내무부 대변인은 알 마지드가의 젊은 가족구성원 여러명이 후세인 카멜 하산이 요르단에서 귀국한 뒤 거주해온 집에 침입,하산과 그의 두 동생인 사담 및 하킴 등과 무기를 들고 싸움을 벌이다 이들을 살해한 것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이같은 방송보도는 과거 이라크 비밀군사계획의 책임자를 지내기도 한 후세인 카멜 하산 장군 형제가 후세인 대통령의 두 딸과 이혼했다는 발표가 있은 지 불과 수시간만에 나온 것이다. 이 방송은 특히 하산 장군 형제를 「반역자」라고 비난하고 후세인 대통령의 두 딸은 그들의 「반역음모」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방송은 또 하산 장군 형제와 함께 같은 집에서 살고 있던 아버지 카멜 하산도 함께 목숨을 잃었으며 이들을 살해하는 데 가담한 하산 장군의 사촌 2명과 현장에 있던 어린이등 다른 3명도 사망하고 수명이 부상했다고 전하고 당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위 2명 피살 배경/“후세인이 가문이름으로 살해” 중론/과거행적 볼때 「관용보장」은 귀환 유혹불과/“「정적귀국에 불안」 장남이 범행사주” 분석도 요르단으로 망명했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사위들이 귀국 3일만에 살해됐다고 보도됨으로써 후세인 정권의 잔학성에 대한 비난이 들끓고 있다. 서방 외교소식통들과 이라크 반체제 인사들은 대개 이들이 관용을 베풀겠다는 후세인 대통령의 꾐에 넘어가 귀국한뒤 살해됐으며 이는 후세인 정권의 과거 행적으로 볼때 당연한 결과라고 풀이했다.특히 런던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반체제 인사들은 전이라크 산업장관 후세인 카멜 하산과 그의 동생 사담 하산에 대한 시민생활 보장↓이라크 국경으로의 영접 사절단 파견→귀국후 이혼 발표→살해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이 모두 후세인 정권의 각본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매들린 울브라이트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후세인 대통령을 『무자비한 독재자』로 칭한 뒤 『그의 잔학성은 한계를 모른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런가하면 이들의 피살사건은 의문투성이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들도 만만치 않다.잔인한 후세인 대통령의 성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2명의 사위들이 왜 제발로 「죽음의 소굴」에 되돌아 갔을까.이라크 반체제 인사들은 피살자들이 요르단에 있는 동안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너무 가까웠다는 이유로 이라크 반정부세력과 후세인 요르단 국왕 모두에게서 따돌림을 받아왔기 때문에 귀국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부 서방 관계자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범행주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미국 국무부의 닉 번스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모의에 의해 이뤄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후세인 대통령은 서방을 우롱할 입장에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이 말은 이라크가 현재 유엔의 석유금수조치 해제를 목타게 기다리고 있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이라크 문화에 익숙한 관측통들도 이라크에서는 가문의 명예를 더럽힌 사람을 가족들이 손수 죽이는 오랜 전통이 있고 당국도 이에 관대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들어 이번 사건이 단순한 집안사건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후세인 대통령 관련설을 의심하는 또 다른 관측통들은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가 자신의 정적인 매부들의 귀국에 위기를 느낀 나머지 범행을 사주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이같은 주장은 사위들과 함께 귀국한 후세인 대통령의 맏딸 라가드가 아버지의 총애를 한몸에 받아왔고 사위들의 귀국도 라가드의 설득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미 국무부의 한 관리는 사건 발생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었따.익명을 요구한 이 대변인은 「사실이라면」이는 이라크 정권의 잔학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밝힌 뒤 『그러나 이라크 TV의 보도는 언제든 거짓정보를 흘릴 가능성이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분석가들은 후세인이 가문의 이름으로 사위들을 죽임으로써 손 안대고 코를 풀었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이들은 결국 피살자들이 요르단에 있는동안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너무 가까웠다는 이유로 이라크 반정부세력과 후세인 요르단 국와 모두에게서 따돌림을 받아오던 터에 후세인 대통령이 관용이라는 당근을 던지자 대책없이 귀국한 뒤 피살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노동계 「근로시간 단축」 요구/경총 “편법 임금인상” 반발

    ◎“인력난 가중… 기업에 피해/「월차」 활용 격주휴무로 강력대응” 경총은 노동계의 근로시간 단축요구가 임금을 편법으로 올리려는 시도라고 보고 월차휴가를 활용한 격주휴무제 도입등으로 강력 대응키로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5일 플라자호텔에서 이사회를 갖고 ▲노동계의 근로시간 단축요구를 임금인상과 연계하고 ▲근로시간 단축에 앞서 법정휴일의 근로를 줄이며 ▲월차휴가를 활용한 격주휴무제 도입을 골자로 한 「경영계의 대응지침」을 마련했다. 경총은 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근로시간 단축요구와 관련,『88년 이후 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넘어서고 있음에도 최근 10년간 주당 근로시간은 9.1%나 줄었다』며 『근로시간 단축요구는 시기상조』라고 반박했다. 경총은 『외국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은 고용효과를 높이기 위해 도입,임금절하가 따르게 마련인 데 노동계의 요구는 임금을 편법으로 올리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경총은 주당 근로시간을 44시간에서 42시간으로 줄이면임금이 6.8% 정도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경총은 파트타임 근로자 등 근로시간이 짧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이 미약한 우리 실정에서 근로시간의 급격한 단축은 생산감소·임금상승·인력난을 가중시켜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총은 법정 주당근로시간을 현재 44시간에서 97년까지 임금인하없이 42시간으로 줄이고 2000년까지는 40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단체협약체결지침을 최근 발표했으며 민노총도 주당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96년 활동지침을 마련했었다.
  • 근로대학생 융자 확대/9월부터/4년제 모든 학과 대상에 포함

    ◎20일까지 신청 받아 노동부는 5일 전문대 또는 4년제 대학의 이공계 학과에만 적용해온 고용보험의 학자금대부 범위를 모든 학과로 확대,오는 9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상시고용 70인이상 사업장에 근무하는 고용보험가입근로자가 전문대 또는 4년제 대학의 이공계 학과에 진학하거나 재학중인 경우 연리 1%,2년거치 2년(4년제 대학은 4년) 분할상환조건으로 학자금 전액을 대부받을 수 있다. 학자금대부를 원하는 해당근로자는 오는 20일까지 입학금 및 등록금납부고지서와 영수증을 첨부해 관할 지방노동사무소에 대부신청을 하면 된다. 지난해 이같은 학자금예산은 31억5천만원이었다.
  • 러시아 루크오일 세계 8대 석유메이저 부상

    ◎91년 설립… 94년 매출 60억·순익 4억달러/알렉페로프 회장 경영능력 탁월… 급성장 옛소련의 붕괴와 함께 침체일로에 있던 러시아의 석유산업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5살바기 밖에 안되는 루크오일이 시장경제 원리에 재빨리 적응하며 세계 8대 석유메이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91년 설립된 루크오일은 옛소련의 석유생산부 차관을 지낸 바기트 알렉페로프 회장(45)이 이끄는 신생기업.그러나 94년 매출액 60억달러,순이익 4억달러를 돌파하며 거대 석유생산 업체로 발돋움했다. 특히 석유생산량은 4억1천6백만배럴을 기록,독일의 로열 도이치 쉘·미국의 엑슨·영국의 브리티시 피트롤리엄(BP)사 등의 거대 석유메이저들을 오히려 능가했다. 루크오일의 이같은 급성장은 알렉페로프회장의 탁월한 경영관리 능력이 빛을 발한 덕분이다.여기에다 샤프라니크 러시아 연료 및 에너지부 장관과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 알렉산드르 퓨틸로프회장이 주주로 참여,직간접으로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는 것도 큰힘이 되고 있다. 알렉페로프 회장은 러시아의 「록펠러」로 통하는 인물.아제르바이잔공화국의 바쿠유전지대에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바쿠 석유화학연구소에서 화학공학을 공부하며 석유산업을 통해 성공하려는 야심찬 포부를 키웠다. 83년 시베리아의 코갈림 유전지대에서 석유생산 감독직을 맡으면서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수백만배럴에 불과하던 석유생산량을 불과 7년만에 2억4천만배럴로 끌어올려 성가를 높였다.때문에 90년 옛소련의 석유생산부 차관직에 올랐다.이후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정책에 반대하는 소련의 보수파 쿠데타 때 물러나 루크오일을 설립했다. 그는 특히 『세계의 모든 석유거래에는 알렉페로프 회장이 막후에서 조종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수완이 좋은 「석유 브로커(중개인)」로 꼽히고 있다.반면 러시아 관료세력을 등에 업고 당근과 채찍을 구사하는 탓에 『매우 교활하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않다. 루크오일은 최대의 강점은 「자본주의국가 기업보다 더 자본주의 회사」라는 것.모든 석유거래에서 뒷거래를 적절히 활용,뛰어난 협상력을발휘함으로써 서구의 석유메이저 보다 더 「세련된」 경영기법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3년 미국의 아모코,영국의 BP사 등의 다국적 석유 컨소시엄은 아제르바이잔공화국의 바쿠유전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 2년동안 공을 들였으나 지지부진 했다.이때 루크오일이 뒤늦게 참여,개발권을 따냈다.루크오일만이 가이다르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 석유생산량의 10% 지분을 주겠다고 약속한 탓이다. 또 항공기 제조와는 전혀 이해관계가 없으면서도 1백인승 야크­42 개발의 주역인 야코블레프 항공설계국장에게 거액의 자금을 지원했다.장래를 위한 「선심전략」인 셈이다. 이에따라 루크오일은 외형성장은 물론 국내외적으로 입김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안으로는 노보로시스크 항구의 송유관에 대해 26%의 지분권을 따냈고 경쟁 석유회사의 지분도 계속 사모았다.밖으로는 미국 뉴저지주에 석유정제공장을 건설하고 이탈리아의 아지프사와 전략적 제휴도 맺고 있기 때문이다.
  • 제1공화국의 과오(새로쓰는 한국 현대사:46)

    ◎이승만­이기붕 장기집권으로 건국공로 퇴색/중석불­원면사건 등 고질적 정경유착 싹 키워 대한민국사 첫쪽에 등장한 제1공화국은 오명으로 얼룩졌다.국가의 기초를 다진 공화국일지라도 과오가 공적을 가려버린 것이다.그 이유는 이승만 대통령이 카리스마적 지배로 일관한 권위주의정권이었다는 데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12년간 절대권력을 유지하는 동안 관료와 경찰을 철저하게 끌어들였다.필요할 때는 군도 직접 동원했다.그래서 충성심에 젖어 있는 봉건적 엘리트가 주변에 몰려들었다.이들 그룹은 이승만의 카리스마에 쉽게 편승하여 지배영역을 거침없이 확대해나갔다.그리고 사사오입이라는 전대미문의 국회 개헌투표를 통해 건국대업을 이룩한 이승만에 한해 종신대통령으로 당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절대권력 위해 군 동원 제1공화국에서 3대에 걸쳐 대통령자리를 차지한 이승만의 종신집권욕은 대단했다.가히 독선이었다.그의 정치고문이던 로버트 T 올리버박사(전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대한민국 건국비화」에서 당시 이승만대통령의 심경을 명확히 밝혔다.1959년 봄 서울에 온 자신이 이대통령에게 1960년에는 대통령직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더니 『누가 맡아 일을 할 것이오』라고 반문했다는 것이다.그러니까 대통령직에서 물러설 뜻이 조금도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승만은 자기자신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신화속에 산 인물이다.그래서 자신이 대통령직에 있는 한 부통령자리는 별스럽지 않은 것으로 여겼다.다만 자신에게 충직한 인물을 부통령자리에 앉히고 싶어했을 뿐이다.당시 이승만은 정·부통령선거에서 함께 당선한 장면 부통령과는 같은 단상에 앉아서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 사이였다. 이때에 이승만 의중에 자연스럽게 떠오른 인물은 이기붕 이었다.이기붕은 장면에게 부통령자리를 놓친 바 있지만 이승만은 또 그를 점찍었다.이기붕이 60년 선거에서 이긴다고 하면 부통령은 매력적인 자리였다.이승만대통령이 제4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하더라도 이미 고령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했다. 이기붕은 미국 유학시절에 일찍 이승만과 인연을 맺었다.이승만의 환국후 개인비서로 일하다 한국전쟁 직전에 서울시장을 거쳐 전쟁중 국방장관에 기용된 것을 계기로 권력의 양지에 들어섰다.이어 1953년 창당한 자유당의장에 선출되고 54년 5·20선거에서는 서대문 을구에서 민의원에 당선했다.그리고 민의원의장을 차지하는 것으로 자유당 제2인자가 되었다.실세로 부상한 것이다. 제3대 민의원을 뽑는 5·20선거는 관권에 의한 혹독한 탄압선거였다.그래서 이기붕과 서대문 을구에서 경선키로 한 조봉암 은 유권자 추천심사에서 제동이 걸려 입후보자등록조차 못하고 말았다.이기붕은 압도적 지지를 얻은 것으로 되어 있으나 뒷날 여론에 밀려 19 58년 제4대 민의원선거에서는 서대문 을구를 버렸다.부랴부랴 선거구를 경기도 이천으로 옮겨 당선하는 정치곡예를 연출했다. 그럼에도 이기붕의 지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이천에서 민의원에 당선하기 전해인 57년 맏아들 강석이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로 들어가 있던 터라 오히려 막강해졌다.이무렵 사람들은 서대문로터리에서 가까운 그의 집을 「서대문경무대」라 불렀다.거대한 집권여당 자유당을 거머쥐고 대통령을 움직일 수도 있는 확고한 지위의 제2인자자리를 굳힌 것이다. 이승만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민주주의방식의 국가경영과는 거리가 멀었다.그의 집권은 통치 그것이었다.그래서 채찍 말고도 당근이 필요했다.당근으로 비유되는 돈,다시 말하면 정치자금을 거두어들였다.그 돈은 이승만대통령에게도 직접 전달되었고,그를 핵으로 한 권력주변 인물도 챙겼다.정치와 돈,정권과 재벌의 유착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그 정치자금은 주로 한국은행의 돈을 산업은행이 지정한 기업에 대출하는 이른바 연계자금에서 조달되었다.58년2∼4월 사이에 39억7천만환(원)을 11개 대기업에 대출해주었다.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이 자금대출을 통해 10억환의 정치자금을 챙겼다고 주장했다.이 기업 가운데는 해방 이후부터 이승만에게 생활비를 댄 태창의 백악승이 끼었는데,자유당시절 가장 많은 특혜를 받았다. 제1공화국의 경제비리는 어떤 정치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터져나왔다.부산정치파동이 있던 1952년 중석불사건에 이어 58년 5·2선거에 따른 연계자금사건이 그것이다.3·15정부통령선거에서도 외환·금융·건설입찰을 통해 70억환의 자금을 마련했다.특히 1958년 정부통령선거를 7개월 앞두고 실시한 4개 시중은행에 불하되어 큰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정치자금과 맞물린 비리는 돈이 될 만한 틈새가 보이면 비집고 들어갔다.심지어는 외원 달러를 들여 민수용으로 구입한 솜뭉치를 국방부가 국군의 겨울나기이불과 방한복을 만든다는 명목을 달아 빼돌렸다.그 유명한 1956년의 원면사건이다.50만달러어치나 되는 62t짜리 8천2백54뭉치의 솜을 유령회사 등에 되팔았다.이익금은 물론 자유당의장 이기붕에게 돌아갔다. ○손원일 해임으로 수습 이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했으나 겨우 쥐 한마리를 잡는 꼴이 되었다.국방부장관 손원일을 해임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그리고 나서 손원일은 곧바로 해외여행길에 올랐다.이 원면사건 조사책임자는 육군특무대장 김창룡 소장이었다.그는 사건을 매듭짓지 못한 채 갈등관계가 있는 다른 패거리의 저격을 받고 숨졌다.그의 죽음은 원면사건과직접 관련을 가진 사건은 아니었으나 이승만대통령을 등에 업은 정치군인의 비극으로 기록되고 있다. 제1공화국의 말기증상은 여러 분야에서 표출되었다.1960년3월15일 제4대 대통령과 부통령을 뽑는 3·15선거는 그 대표적 케이스로 이승만을 핵으로 한 그 추종자의 몰락을 재촉했다.선거는 전해 59년3월 선거내각의 내무부장관으로 기용된 최인규에 의해 철저한 부정선거로 치러졌다.치안국장 이강학을 비롯한 전국 경찰과 내무공무원의 사전투표 등 온갖 부정방법이 동원되었다. 그 3월15일 이른 봄,날씨는 차가웠으나 하늘은 맑았다.그런데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부정선거가 착착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최인규는 그 시간 국무회의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에게 『전국의 투표가 평화스럽게 치러지고 있다』고 능청을 떨었다.민주당 대통령후보 조병옥이 서거하고 없는 이 선거에서 자유당 대통령후보 이승만이 9백63만표,자유당 부통령후보 이기붕이 8백33만표로 집계되었다.민주당 부통령후보 장면의 표는 1백84만여표에 불과했다.그러나 투표결과를 아무도 믿지 않았다. □특별취재반 ▲황규호(문화부 부국장급) ▲이용원( 〃 차장) ▲김성호( 〃 기자) ▲김영중(조사부 〃)
  • 알제리대통령의 「당근과 채찍」(해외사설)

    단한번의 선거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때로는 선거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기도 했다.투표의 힘이 얼마나 엄청난지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다.선거는 확실이라는 단어를 비웃듯 확실한 예언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알제리 대통령선거에서도 그랬다.알제리 국민이 제루알대통령에 대해 보여준 61%의 지지도로 그는 사임할 가능성이 적어졌다.프랑스를 제외한 서방국가들도 회교근본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그의 「운명」에 동조했었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펜세트가 집어내듯 정확한 지지숫자를 파악할수 있다.선거참여비율은 실제로 낮았을수 있고 제루알대통령에 대한 지지숫자도 정부발표보다 낮았을수도 있다.그러나 우리는 알제리 정부의 발표로 국민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면서 권력으로 결과를 변조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그것은 세부적인 것일뿐이다.알제리는 독립이후 처음으로 다당제 대통령선거를 치렀다.진정한 대통령선거로서의 권한을 갖는 것이다.선거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근본주의자들은 창피를당했다. 회교구국전선(FIS)은 구체제의 앞잡이들이라고 거부했지만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현지에서 국민들이 선거에서 근본주의자들에게 「노」라고 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과는 불가능한 체제의 국가원수였던 제루알씨가 합법적인 대통령이 됐다.그것이 보통선거의 힘이다.그의 입지는 자유로워졌다.근본주의자들과 맞서 더이상 방어적이거나 비난받지 않는다.이제 당근과 채찍의 전략을 펴야한다.회교구국전선의 온건파와는 협상을 벌이고 무장단체(GIA)의 테러행위는 악착같이 추적하면서 새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이제 그는 어떤 경우에도 불리할 것이 없다.아랍속담에 『불리하면 참고 유리하면 공격하라』는 말이 있다.
  • 정치사적 의미와 파장(노 전대통령 구속 이후 대변혁 온다:1)

    ◎정경유착·금권정치 “조종”/35년 비리구조 인적·제도적 청산촉진/돈안쓰는 깨끗한 정치 새출발 계기로 전직 대통령의 구속은 단순한 개인의 독직사건이라기보다 지난 61년 5·16 쿠데타 이래 35년간 우리 정치를 멍들게 했던 정경유착·금권정치의 종막을 헌정사에 기록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국민의 직선으로 뽑혀 5년 임기를 마친지 채 3년도 안된 노태우씨의 구속은 최초의 전직대통령 구속이란 점에서,그리고 국민에 대한 배신의 규모가 수천억원이란 점에서도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다.그러나 이 사건은 한 개인의 어리석은 물욕과 검은 양심이란 전직대통령의 독직사건일 수만은 없다.그보다는 지난 30년 한국정치가 기본적으로 기업과 권력간 검은 고리를 바탕으로 한 「구조적 비리」위에 영위돼 왔다는 더욱 근본적 문제를 백일하에 드러낸 것으로 파악된다. 노태우 전대통령의 부정축재에 따른 구속수감은 비리대통령에 대한 사법적 처리를 1차적으로 매듭짓는 것이지만,정치권에는 새정치,정경유착이 척결된 돈 안쓰는 깨끗한 정치의 구현을 향한 인적·제도적 일대 개혁을 예고하는 것이다.이것은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단계적으로 단행된 공직자 재산등록 및 공개,금융 및 부동산실명제,선거법개정등 일련의 개혁조치가 「막바지 정치적 혁명단계」에 돌입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정치권과 재벌기업의 유착은 지난 35년간 한국정치를 지배해 온 「필요악」적 공생관계였다.3공,5공 역대 군사정권은 정통성 부족을 메우기 위해 대국민,대야관계에서 채찍과 당근을 번갈아 사용해야 했다.그리고 당근으로 항상 엄청난 돈을 필요로 했다.대통령의 입장에서 「통치행위」를 정당화하고 정당 운영등을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이 소요됐다.특히 선거를 치르기 위해 돈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박정희·전두환 전대통령,그리고 직선으로 뽑혔으나 「12·12의 원죄」가 있는 노씨 3대에 걸쳐 공통적으로 통제경제와 행정규제를 수단으로 대기업들에게 손을 벌려왔다.정부의 정책결정 하나로 특정 재벌그룹이 몇천억을 벌거나 손해보거나 하는 일은 보통이었고 따라서 대기업이 청와대에돈을 주는 일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거의 자연스런 관행이 되다시피 했었다.노씨 구속이 단순히 단죄차원을 넘어서 정치사적으로 새로운 개혁을 예고하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음성적인 정치자금 수수의 「제도화」가 반드시 불식돼야 할 한국정치의 숙제임을 파악한 김대통령이 취임 제일성으로 『기업들로부터 단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때부터 오늘과 같은 정치권의 개혁태풍은 예고됐던 셈이다. 전임 대통령을 구속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김대통령은 이달 들어 취임 이래 처음으로 연 2주째 청남대를 찾는 장고를 거듭했다.그 결과 나온 수습 수순은 특유의 정석인 「정면돌파 방식」이었다는 점이다.김대통령은 그동안 「문민정부의 도덕성」 「법 앞에 만인의 평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또 민자당내 민주계의 핵심인 강삼재 사무총장은 「구시대 청산」 「구시대 정치인의 청산」을 후속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YS 정치개혁의 방향은 어느 정도 자명해진다.비리구조의 정치와 과감히 단절하고,인적·제도적 정치개혁을 구현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인적 개혁과 관련,민자당 강총장은 그동안 『구태의 정치지도자들은 스스로 진퇴를 결정하라』(9일),『적과 내통해 돈을 받은 정치지도자들은 거취를 스스로 결정하라』(13일)며 연일 융단폭격을 통해 야당의 김대중·김종필씨에게 퇴진을 촉구했다.인적 청산의 대상에는 야당뿐 아니라 여당도 포함될 전망이다.검찰이 이번 비자금 파문을 조사한 결과 야권 지도자와 여권 정치인들에게도 상당한 자금이 흘러들어갔다는 증거들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비자금 태풍은 정치판의 대대적 물갈이,특히 야당가의 세대교체 바람을 가속화할 것이 예상된다. 인적 개혁에 이어 제도개혁은 노씨 구속에 따른 정치개혁을 마무리하는 수순이다.통합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 등의 개정을 통해 검은 돈의 거래를 원천적으로 막고 돈이 들지 않는 선거와 정당운영을 이룩하는 등 제도적 개혁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 부정맥(건강칼럼:88·끝)

    ◎심장질환·과로 탓으로 맥박 불규칙하고 숨 가빠져/담배 끊고 규칙적 생활 해야… 현미밥·발효식품 주효 대기업 중역 L씨는 평소에 조깅·등산·골프 등으로 몸을 다져 건강에는 남다른 자신이 있었다.그러나 어느날 저녁 회사의 동료들과 회식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갑자기 심장박동이 정지되면서 숨이 막혀 잠시 까무러쳤다가 깨어났다.급히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진단을 받아 본 결과 심장불정맥임을 알게 되었다. 정상적인 사람은 심장내의 동결절이란 부위에서 생긴 전기자극이 특수 전도로를 따라 심장근육에 전달되어 1분에 60∼90회의 박동이 생긴다. 부정맥이란 전기자극이 심장근육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맥박이 불규칙적이고 느리거나 너무 빠른 상태를 말한다.맥박이 정상보다 빠르게 나타날때 조기 수축,맥박수가 1분에 1백회 이상되면 빈맥,심장박동수가 1분에 2백50∼3백50회 정도인 심방세동,그리고 심실의 수축이 빠르고 불규칙하며 심박출량이 없어지는 심실세동으로 분류된다. 부정맥은 협심증·심근경색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 외에도 선천성 심장질환·판막증·특발성 심근증·고혈압성 심질환으로 많이 발생한다. 특히 업무상 과로나 수면부족,지나친 흡연,커피의 과음,정신적 흥분,과격한 운동도 부정맥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대부분의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가슴이 몹시 뛰거나 어지럽고 운동을 조금만 하여도 숨이 찰뿐 아니라 가슴에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부정맥은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 된다.종합적인 검사결과 급사를 일으킬 위험성이 있을 때는 심장내의 전기누전 부위를 절단해주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또 일상생활에서 과로·수면부족을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갖는 동시에 금연이 절대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심장병 치료와 예방에 좋은 식품은 표고버섯·질경이·구지자·다시마·연근·오이·참깨·호두·잣·당근·참마·파래·미역·김·파·마늘·양파,참기름·콩기름을 들 수 있다.또 밥은 현미에다 조·수수·밤을 섞은 잡곡밥과 싱싱한 채소를 중심으로 멸치·빙어·피래미 등 잔생선과 발효식품이 적극 권장된다.
  • DJ,「대선자금 시비」 화·전 전략

    ◎명예훼손 혐의 민자 강총장 고발키로/측근들 여권과 물밑접촉… 타협점 모색 대선자금시비를 헤쳐가는 DJ(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해법이 복잡다기하다.채찍을 들다가도 곧바로 당근을 내민다.김영삼대통령의 대선자금을 물고 늘어지면서도 뒤로는 계획했던 장외공세를 거두어 들인다.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다 조속한 매듭을 주장하기도 한다.언뜻 갈팡질팡하는 것 같다.그러나 그렇지는 않다.특유의 「화·전 양면전략」이 이런 안개 속 행보로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10일 국민회의의 태도는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전날 민자당 강삼재 사무총장이 김총재의 정치자금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자 국민회의는 그를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키로 하는 강수로 맞섰다.박지원 대변인과 설훈·김영환 부대변인이 원색적으로 그를 비난한 것은 물론이다.나아가 「대선자금 진상조사위」에서는 6공 때 김대통령이 노태우전대통령으로부터 세차례에 걸쳐 수천억원의 자금을 받았다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강경한 태도와 달리 한편으로는 부단히 여권에 휴전을 제의하고도 있다.김총재가 이날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내세워 『정치권의 문제는 정치권에서 풀어야 한다』고 한 것이 단적인 예다.김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한 특별당보를 가두배포하려던 계획을 거둔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9일에는 측근들을 통해 강총장 등 여권과의 물밑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다.강온전략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그리고 이는 DJ가 이 대선자금시비를 어떻게 풀고 싶어하는지를 가감없이 내보이고 있다.즉 노전대통령의 비자금문제는 검찰수사로 가리되 대선자금은 정치력으로 풀자는 뜻이 담겨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선자금문제는 검찰수사 등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권을 송두리째 뒤엎는 뇌관이 될 가능성도 있다.검찰의 재벌수사를 「모양새 갖추기」라고 비난하면서도 수사의 끝이 어딘지 몰라 당혹스러운 것도 사실이다.일각에서는 여권이 이미 자신의 정치자금부분에 대해 상당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대선자금 문제를 여권에 맡기고 공세만 취할 게 아니라 정치권으로 끌어들여 자신도 함께 참여해 「요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법하다.여권을 압박하는 것도 결국에는 정치적 타협이라는 국민적 비난을 피하면서 사태해결에 자신이 개입할 여지를 확보하려는 차원의 전술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비자금사태를 맞아 강공드라이브를 계속하고 있는 민주당이 『1노3김의 더러운 뒷거래』(이규택 대변인)라며 DJ를 맹렬히 비난하고 나선 것도 이런 관측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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