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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박경리 선생이 그리운 이유/윤대녕 소설가

    영동고속도로에서 남원주로 빠져 충주 방향으로 10분쯤 가다 보면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건물이 보이고 거기서 5분을 더 가면 ‘토지문화관’이 나온다.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은거하고 계신 곳이다. 1996년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를 기념하기 위해 재단이 설립된 후,3년 뒤인 99년 6월에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에 토지문화관 건물이 세워졌다. 선생의 사저는 문화관 바로 아래 소박하게 위치해 있다. 토지문화관의 설립 목적은 학술·문화 행사의 기획 추진, 연구 및 창작활동 지원, 국제 학술·문화 교류, 문화 운동 및 교육 활동이다. 그중 연구 및 창작활동 지원 분야에 있어서 토지문화관의 역할은 참으로 실속있고 눈부시다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엔 본관 건물 일부와 선생의 사저 옆에 있는 ‘매지사’라는 흰 목조건물을 작가들의 집필 공간으로 제공했다. 그러다 2006년 5월에 ‘귀래관’이란 이름의 창작 전용 건물이 다시 문화관 입구에 세워졌다. 집필 공간을 필요로 하는 작가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아신 선생이 사재까지 털어넣으며 직접 공사를 챙기셨다고 한다.‘귀래’는 근처 마을 이름인 동시에 귀한 사람이 온다는 뜻이리라. 토지문화관은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작가들에게 집필 공간을 제공한다. 그래서 봄이 되면 저마다 무거운 책보따리를 싸들고 속속 작가들이 찾아든다. 매지사와 귀래관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약 15명으로, 문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신청해서 이용할 수 있다. 필자 또한 귀래관 건물에 한 달씩 세 번을 묵으며 그때마다 소설을 한 편씩 들고 나왔다. 이제나그제나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작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선생은 드나드는 작가들의 인사조차 받지 않으신다. 그리고 매일 새벽 3시에 기침해 손수 작가들이 끼니 때 먹을 반찬을 한두 가지씩 만드셔서 식당으로 내려보내신다. 또한 직접 재배하신 고구마, 당근, 옥수수 등속과 선물로 들어온 인절미나 고향 통영에서 올라온 음식들도 대개 작가들 차지다. 사정이 이러하니 새까만 후배 작가들 입장에서는 놀고먹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바로 옆에 선생이 계시니 긴장을 풀 수가 없다. 가끔 식당으로 내려오셔서 반찬은 먹을 만하냐고 물어보시고는 이내 또 사저로 돌아가신다. 언젠가 한번은 선생이 직접 필자가 묵고 있는 귀래관으로 찾아오셔서 글 열심히 쓰라고 격려해 주신 적이 있다. 고혈압 치료 차 병원에 가시던 길이었다. 필자는 소설을 탈고해 마침 귀래관을 떠나오던 날이었다. 그후 다시 귀래관에 소설을 쓰러 들어갔을 때는 선생을 사저로 직접 찾아 뵙고 큰절을 올렸다. 손자뻘되는 소설가에게 선생은 경어를 쓰시면서 또 글 열심히 쓰세요, 라고 따뜻하게 격려를 해주시는 것이었다. 많은 후배 작가들이 박경리 선생을 대모(大母)처럼 생각한다. 선생께서 직접 챙겨주신 음식을 먹고 글을 쓴 경험이 있는 작가라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박경리 선생과 ‘토지’의 역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원주시의 후원을 받아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총 사업비 64억원을 들여 4만 7500㎡ 규모의 ‘작가마을’을 토지문화관 인근 회촌마을에 세울 예정이라고 한다. 대규모 역사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이는 국민 소설 ‘토지’의 힘이거니와 박경리 선생 개인의 부단한 염원이 아니고서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원주시 또한 ‘작가마을’이 완공되면 문학 혹은 문화도시로 이미지가 바뀔 것이다.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문학의 시대가 가고 있다느니 하는 자조적인 풍문은 이 새로운 역사의 시작 앞에서 한없이 무색해진다. 그나저나 선생께 새해 인사조차 드리지 못했다. 선생님, 늘 산처럼 강녕하시옵고 후배 문인들의 등불로 오래오래 남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윤대녕 소설가
  • [통일부 통폐합 논란] 北 왜 반응 없나

    통일부를 외교통상부와 통합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이 나왔지만 당사자라 할 북한은 침묵하고 있다.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19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북측은 대신 남북정상회담 ‘10·4선언’ 및 북핵 6자회담 ‘10·3합의’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이나 보도를 연일 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통일부 통폐합에 대해서는 관망하면서도 남북 및 6자회담 합의를 강조하며 우회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북·외교 소식통들은 18일 “이명박 당선인측이 북한에 ‘채찍과 당근’이라는 혼재된 사인을 주고 있어 북한이 이에 대한 득실을 고려한 뒤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참여정부의 ‘햇볕정책’을 비판해온 이 당선인측이 선(先)비핵화를 강조하면서도 남북간 화해와 평화 유지를 위한 노력을 더할 것이며 통일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통일부를 통폐합했다고 밝히는 등 북한을 설득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대한 북한의 평가가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도 대남정책과 대외정책이 통일전선부와 외무성을 통해 조율돼 한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통일부 폐지에 대한 진의를 파악한 뒤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1월 말이나 2월 중 비료 지원을 요청할 경우 북측의 태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전 비료 지원을 위한 남북간 비공식 접촉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측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공직 인맥 열전] 법무부·검찰 (하)

    [공직 인맥 열전] 법무부·검찰 (하)

    법무·검찰에서 검사장급 보직 이하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근무지는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이다. 세 곳을 번갈아 근무하며 요직을 두루 거치는 사례도 많다. 주로 각 기수별로 난다긴다하는 검사가 발탁된다. 이같은 메리트가 200%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당근책으로 활용되면서 인맥을 형성하기도 한다. 특히 법무부 감찰기획관·홍보관리관·검찰과장·법무심의관, 대검 수사·공안·범죄정보·홍보기획관 및 중수1·2과장·첨단범죄수사과장, 서울중앙지검 2·3차장 및 형사1부장, 특수1·2·3부장, 금융조세조사1·2부장 등은 선망의 자리로 꼽힌다. 이 가운데 법무부·대검 기획관과 서울중앙지검 2·3차장은 차기·차차기 검사장 후보군 중 선두그룹으로 꼽힌다. ●기수별 우수 검사 세곳에 발탁 지난해 대선 당시 선거관련 고소·고발·수사의뢰 등을 원만하게 풀어낸 신종대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사법시험 23회 출신으로 법무부 검찰3과, 대검 감찰1과장, 대검 공안기획관 등을 지냈다.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한 김홍일 3차장은 사시24회에 합격, 대검 강력과장, 서울지검 강력 부장 등을 역임했다. 후덕한 성품과 체구로 ‘김 장군’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김종구 전 법무부장관-김각영 전 검찰총장-조승식 대검 형사부장을 잇는 충남 인맥의 중견이다. 전국 특수수사를 조율하는 송해은 대검 수사기획관은 사시25회 출신으로 대검 연구관, 인천지검 특수부장, 인천지검 2차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02년 인천지검 특수부장 때는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비자금 조성 비리를 원칙대로 수사하다가 지휘부와의 이견으로 이듬해 서울남부지청으로 옮겨간 일화로 유명하다. 김현웅 법무부 감찰기획관은 사시 26회로 대검 공판송무과장, 예금보험공사 파견 검사, 법무부 법무심의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냈다. 지난해 현직 고법 부장판사가 연루된 초대형 법조비리 사건을 지휘하면서 경찰 고위간부, 현직 판사, 현직 검사의 연루 사실을 밝혀냈다. 전국의 모든 범죄 정보가 모이는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 수장인 정병두 기획관은 사시 26회로 법무부 검찰1·4과장, 송무과장 등을 지냈다.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에서 파견 근무 중인 그는 임채진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형사1부장을 맡았고, 임 총장의 인사청문회 때 준비단장을 맡는 등 임 총장의 오른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선거·노동 사건을 총괄하는 박청수 대검 공안기획관은 사시 26회로 울산·부산·수원·서울 등 대규모 지검의 공안부장은 물론 대검 공안1·2과장을 지낸 전형적인 공안통 검사다.2005년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수사를 이끌면서 청와대와 천정배 당시 법무부장관의 의견과 달리 구속수사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기획관 등 검사장 후보 ‘선두´ 법무·검찰의 입으로 불리는 홍만표 법무부 홍보관리관과 김경수 대검 홍보기획관은 사시27회 동기로, 둘다 정통 특수통으로 꼽힌다. 홍 관리관은 서울지검 특수1·2·3부장, 청와대 민정수석실, 수원지검 특수부 부부장, 대검 중수2과장 등을 지냈다. 진승현 게이트,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비리 의혹, 황우석 사건 등을 수사했다. 김 기획관은 서울지검 특수1부 부부장, 법무부 검찰3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역임하며,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 비리, 이용호 게이트, 행담도 개발 의혹, 법조 브로커 윤상림씨 사건 등을 수사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李 “통일 염두에 두고 정부 개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통일을 염두에 두고 정부조직을 개편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대통령 취임식)경축사절단이 온다면 환영한다.”고 했다. 이 당선인은 “나 자신은 성숙된 한·일관계를 위해 ‘사과하라’‘반성하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점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당선인의 ‘비핵·개방·3000 구상’은 대북 당근정책이다. 채찍은 뭔가. -정권이 바뀌더라도 남북간 화해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더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과 북의 주민이 핵 위협 속에서 가난하게 사는 것보다는 핵을 포기하고 인간다운 삶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양국 지도자들은 알아야 한다. ▶북한 인권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고 했는데, 경제협력이나 인도적 지원을 인권과 연계한다는 의미인가. -도전적 발언은 아니다. 남북간에 보다 솔직한,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뜻이다. 북한에 대한 관심은 첫째가 핵이고 또 북한 주민의 삶이다. 우선 이산가족 1세대들이 만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 다음에 국군포로, 어민 납북 문제의 해결이 깊은 관심이다. ▶대일외교에서 실용주의란 어떤 구상인가. 역대 대통령은 일본에 사과하라, 보상하라는 등 과거를 강조했는데. -형식을 걷어내고 실질적으로 잘하자는 것이다. 일본이 매우 형식적으로 사과한 것이 사실이며 그래서 한국민에게 그다지 감동을 주지 못했다. 나 자신은 성숙된 한·일관계를 위해서 사과나 반성이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일본도 그런 말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그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외교를 할 것으로 본다. ▶외국 투자를 끌어들이겠다고 했는데, 많은 외국기업은 론스타 회장에 대한 조사를 보면서 회의적이다. -일반적으로 한국기업이 외국에 가서 투자하더라도, 또 외국기업이 한국에서 투자하더라도 그 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참고로 말한다. 노사문제 등 여러 불편한 문제를 잘 알고 있다. 많이 개선하겠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준하는 정도로 하겠다. ▶통일부 통폐합 방침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차기 정부가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통일부가 없어진 게 아니고 외교부와 합쳐진 것이다. 과거엔 통일부 한 부서, 북측도 특정한 한 부서 등 두 부서가 협상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기엔 너무 규모가 커졌다. 핵 문제가 해결되고 경협이 적극적으로 된다면 모든 부서가 관여해야 한다. 농업이 관련됐다면 북한 농업부와 우리 농수산부가 얘기해야 할 것이다. 남북간 확대된 교류를 대비하는 입장에서, 통일의 단계까지 염두에 두면서 조직개편을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인수위 자만이나 오만에 빠져서는 안돼”

    “인수위 자만이나 오만에 빠져서는 안돼”

    천주교 원로인 정의채(83) 몬시뇰(가톨릭 고위 성직자에 대한 경칭)이 지난 12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에 대해 “이 당선인이나 그 측근들은 자만이나 오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 몬시뇰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온 천하가 다 아는 바와 같이 나는 다음 정권은 좌편향을 벗어나 자유민주주의 국헌을 존중하는 새로운 정권이어야 한다는 것을 지난 5년간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사람”이라면서 “이번 선거에서 이 당선인의 압승은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었으니 이 당선인이나 그 측근들은 자만이나 오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수위 행보를 보면 미숙하기 짝이 없고, 공명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분수를 모르는 행태를 보이는 등 걱정스러운 점이 많다.”며 “이 당선인 자신은 그렇게 말하지 않지만 실제 행동은 어떤 집단이나 소수 인맥에 사로잡혀 그 안에서 미적미적하고 좌고우면 앞뒤를 재고 망설이는 눈치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기초적인 논리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큰 권력을 쥐고 있지 않은가 하는 걱정도 든다.”며 “그런 예로 정부조직을 줄이되 공무원 수는 그대로 두겠다고 하는데, 노무현 정권의 실책으로 꼽히는 6만명에서 10만명에 달하는 코드인사를 놔두고 무엇을 어떻게 개혁한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젊은이들은 우리 경제의 미래이고 주역인데 세계 경제동향을 봤을 때 과연 토목공사 정도로 만족할 것인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한반도 대운하 공사의 추진을 재고하라고 주문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이 당선인이)북한을 위해 400억 달러 국제기금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아마 북한은 핵은 포기하지 않은 채 당근만 빼먹고 낚시를 물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옛날에 못 먹고 못 살 때는 식충(食蟲)이라는 말을 썼지만 요즘 와서 보니 사람들이 돈벌레(錢蟲)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경제에 매달린다.”며 “문화적 의미가 없으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므로 이 당선인은 문화 우위의 경제부흥정책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정권교체 정국] (3) 대북정책

    [정권교체 정국] (3) 대북정책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북정책은 북핵 폐기를 가장 중요시하는 실용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10년 동안 유지한 햇볕정책은 이제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과거의 대북정책이 일방적인 ‘퍼주기식’ 정책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상호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열어 나가겠다는 것이 이 당선자측 구상이다. 그렇다고 기존의 대북정책과 상반된 노선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활용, 할 말은 하면서 북한의 개방·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차기정부 화두는 한반도 비핵화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화두는 한반도 비핵화이다. 가장 중요한 현안이 북핵폐기이자, 남북경제교류의 선결과제로 보고 있다.“핵이 폐기됨으로써 진정한 남북경제교류가 본격 시작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게 체제를 유지하고 북한 주민을 위해서도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당선자의 판단이다. 북한이 비핵화의 결단을 내리면 그에 상응하는 대북지원을 내세운다. 대북정책 공약 ‘비핵·개방·3000’을 통해 이미 비핵화를 전제로 ▲300만달러 이상의 수출기업 100개 육성 ▲북한 주요 도시 10곳 기술교육센터 설립 및 산업인력 30만명 양성 ▲서울∼신의주간 고속도로 건설 등을 통해 북한 주민 1인당 국민소득을 10년에 3000달러로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진보·보수 넘어 실용주의로 이 당선자는 최근 대북정책의 기조에 대해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실용주의적으로 외교해야 하고, 남북관계도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기치인 실용주의가 남북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측면이 강했던 과거 정부와는 다른 식으로 남북문제를 접근하겠다는 자세다. 과거처럼 정상회담 등의 성사를 위해 반대급부로 지원된 성격이 짙은 경제협력 사업 등도 향후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선 남북관계에 있어서 핵 포기를 전제로 한 실용적 접근은 경제협력 분야에서 상당한 질적 변화가 예고된다. 지난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경제협력 사업 등의 구체적인 이행 여부는 향후 재검토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지원은 계속 유지 차기정부는 과거 정부가 인권문제에 침묵했던 것과는 달리 북한 인권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선자는 “인권에 관한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일 중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과거 정권이 북한에 관한 것은 전혀 비판을 삼가고, 북의 비위를 일방적으로 맞추던 것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만큼 북한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에 기권한 과거 정부와는 차별화된 행동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계속하겠는 입장이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북한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수해는 사실상 인재”라며 “북한 내 홍수 조절을 위한 치수 사업과 산림녹화를 위한 식수사업을 적극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식량난 해소와 의료지원 등을 위한 ‘인도적 협력사무소’를 북한에 개설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이명박 시대-국정 밑그림] ‘실용정부’ 천명… 변화 거셀 듯

    앞으로 5년간은 ‘선진화’‘실용’‘효율’과 같은 단어가 국정 전반을 지배할 것임을 이명박 당선자가 20일 기자회견에서 예고했다.‘역사’‘평화’‘원칙’ 등의 언어로 채워졌던 전임 정권과의 차별화를 분명히 한 셈이다. 말보다는 행동, 이념보다는 실용, 명분보다는 성과를 중시하겠다는 다짐으로도 읽힌다. 구사되는 언어만 봐도 확실히 정권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했음을 실감할 만하다. 포장뿐이 아니다. 내용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감지된다. 이 당선자는 이날 대북정책과 대미정책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지난 10년과는 확실히 다른 색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도 확실히 친(親)기업·친시장 기조를 견지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복지를 강조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선(先)성장-후(後)분배가 원칙임을 완곡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 당선자가 이날 회견에서 언급한 ‘화합 속의 변화’라는 표현은 변화의 바람이 그만큼 거셀 것임을 말해주는 전조라는 역설적 관측도 나온다. ●기업과 시장을 위한 정부 이 당선자는 대(對)기업 정책에 있어 노무현 정부와 다른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기업인들에게 특별히 규제가 많아진 것은 아니지만 반시장적, 반기업적 분위기로 인해 기업인들이 투자를 꺼려온 게 사실”이라고 했다. 현 정부가 기업들을 사실상 경원시했다고 보고 분위기 자체를 확 바꿔놓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 당선자가 내놓은 복안의 일단을 보면, 전임자의 경제관과 얼마나 다른지를 알 수 있다.“직종별 경제인들을 직접 만나고, 외국인 투자를 위한 조직을 만들겠다.”와 같은 언급이다. 이 당선자는 또 “서민·자영업자가 초기에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해 친시장 기조에 대한 의지를 과시했다. 이같은 그의 경제 리더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것과 흡사해 보인다. 대통령과 기업인이 태스크포스팀처럼 혼연일체가 돼 움직이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당선자의 머릿속엔 박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각종 개발계획을 ‘겁없는’ 기업인들과 함께 밀어붙였던 시대가 각인돼 있을 법도 하다. 당시 그는 그 겁없는 기업인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에 할 말은 하는 정부 이 당선자는 “과거 정권이 북에 관한 것은 전혀 비판을 삼가고, 북의 비위를 일방적으로 맞추던 것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질질 끌려가거나 무조건 퍼주기식의 대북지원이 ‘원칙’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다만 북한에 대해서도 특유의 실용적 접근을 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당선자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 북한도 발전하는 논리”라고 말해, 실용적인 설득이 추진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미 후보 시절 화끈한 대북 지원을 통해 단계적으로 북핵 폐기를 유도한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른바 ‘유연한 상호주의’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화는 적극적으로 하되, 북한의 무리한 떼쓰기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제재를 가하는 ‘당근과 채찍’ 기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가까운 정부 이 당선자는 “한·미 동맹도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가치와 평화를 새롭게 다지겠다.”고 했다.‘새롭게’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어떻게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노무현 정부가 이른바 ‘동북아 균형자론’ 등으로 미국의 조야를 자극하고 이로 인해 임기 내내 미국과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좀더 일관성 있고 화합적인 대미정책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이 당선자가 이날 당선 후 첫날 제일 먼저 만난 외국 인사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였다. 이 당선자는 또 저녁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통화를 하는 등 각별한 우의를 과시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車·철강등 에너지집약기업 부담 가중

    車·철강등 에너지집약기업 부담 가중

    우리나라가 2013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대상국에 편입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정부와 국내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오래 전부터 예견됐지만 아직 준비가 덜 된 탓이다. 석유화학·철강·자동차 등 에너지 집약기업의 직·간접 타격이 예상된다. 오히려 새로운 사업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앞으로의 정부 협상력과 업계 준비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발리 로드맵’에 따라 2013년 온실가스 감축 대상국에 편입되더라도 국내 산업계에 큰 타격은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진종욱 산업자원부 에너지환경팀장은 16일 “발리 로드맵은 교토의정서와 달리 절대량 감축 방식이 아니다.”라면서 “교토의정서가 무리한 감축 목표치로 효율성 논란이 적지 않았던 만큼 2013년 감축 대상국에 추가 편입되는 개발도상국은 감축량과 감축방법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 세계 9위국(2004년 기준)인 우리나라로서는 감축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없다. 국제사회가 온실가스 배출규모와 국가경제 수준에 걸맞은 ‘자율 목표치’를 요구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진 팀장은 “국제사회의 요구치와 국내 산업계의 감내능력 등을 감안해 내년 상반기에 감축 목표치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희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가 2013년 감축 대상국에 들어간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얘기돼온 기정사실”이라며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정할 때, 대비 기준연도를 언제로 할 것인지, 방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995년 대비 5%를 감축하면 2013년 이후 해마다 49억달러(약 4조 6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체들도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 수석연구원은 “자동차업계만 하더라도 당장 내년부터는 ℓ당 17㎞를 가는 연비의 자동차가 아니면 유럽에 수출할 수 없다.”면서 “이 조건을 만족하는 국산차는 GM대우의 마티즈 수동 정도”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온실가스를 사고파는 탄소시장이 급성장할 수밖에 없는 만큼 지난해 기준 301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인 이 시장에 국내 기업들도 적극 눈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정하더라도 각 기업에 이를 할당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대신 인센티브를 통해 자율 감축을 최대한 유도한다는 계획이다.‘채찍’보다는 ‘당근’ 정책이다. 정부는 포스코·한국서부발전·SK 등 40개 기업에 다음주쯤 총 50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올초 온실가스를 1t 줄이면 5000원씩 주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서부발전이 11억원, 포스코 10억원,SK에너지 약 2억원이다. 산자부측은 “내년에는 인센티브 예산(올해 50억원)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쇼핑플러스]

    ●풀무원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그린체에서 당뇨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인 그린체 바다윌을 내놓았다. 이스라엘 사해 녹조류가 원료로 당근 대비 100배 이상의 베타카로틴이 들어 있어 항산화에 효과적이란 설명이다. 당뇨약과 함께 먹으면 혈당치를 감소시켜 준다고 덧붙였다.2개월분(500㎎×240캡슐)이 26만원이다. ●미스터피자는 고급 해산물이 들어 있는 씨푸드 아일랜드 피자를 출시했다. 통통한 새우를 감자로 말아 만든 감자말이 새우는 새콤달콤한 오렌지마멀레이드 소스에 찍어 먹으면 훌륭한 애피타이저로도 즐길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레귤러 2만 3900원, 라지 3만 3900원이다. ●대상 청정원은 김장철을 맞아 천일염 바다소금(절임용)을 내놓았다. 청정해역인 전남 신안군에서도 대표적인 천일염 생산지인 신의섬에서 100% 생산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1㎏(배추4포기용)이 1550원이다. ●애경의 아토피 전문 브랜드인 네오팜에서 유아 스킨케어인 베베 레스뽀를 출시했다. 유기농 오일을 사용해 유기농 마크를 획득한 제품이다. 바디워시, 로션, 크림 등으로 이뤄져 있다. 가격은 1만 2500∼1만 3000원이다. ●옥시의 항균 전문브랜드인 데톨에서 항균핸드워시 제품인 허브를 출시했다. 신체 냄새를 유발하는 각종 세균제거 효과가 있으며, 은은한 허브향이 상쾌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알로에 베라와 천연 식물 추출물도 들어 있다고 덧붙였다.250㎖ 3800원 ●LG생활건강은 카카오 성분이 들어 있는 보디 브랜드인 샤:인(Sha:in)을 내놓았다. 산뜻한 사용감을 원할 땐 샤인 벨벳을, 보습을 원할 땐 샤인 베리벨벳이 좋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바디워시(530㎖)는 8500원, 바디로션(360㎖)은 1만원, 바디오일(360㎖)은 1만 1700원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석류 음료인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의 성분을 업그레이드한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퀸을 선보였다. 고함량 석류 음료에 대한 수요가 많아 출시했다는 설명이다.180㎖ 1000원,1ℓ 4500원 ●동서식품은 프리마 웰빙 1/2 라이트를 출시했다. 종전의 프리마 오리지날보다 지방을 절반 낮췄고 식이섬유를 첨가했다는 설명이다.500g 2500원,1㎏ 4800원이다. ●해태제과는 장수제품인 맛동산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검은콩, 검은깨, 흑미, 수수, 호밀, 귀리, 보리 등 7가지 곡물과 땅콩, 해바라기씨, 호박씨 등 3가지 견과류로 만든 ‘7가지 곡물을 넣은 맛동산’을 출시했다. 가격은 기존 제품과 같은 84g 1000원이다.
  • 강북구 “어린이 여러분 채소 먹으세요”

    강북구 “어린이 여러분 채소 먹으세요”

    강북구에서 어린이들이 채소를 좋아하고 많이 먹도록 권장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대체로 채소를 싫어하는 취학전 아동들의 습관을 고쳐 균형있는 영양공급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10일 강북구에 따르면 6∼7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친구야 채소 먹자’ 프로그램을 개발, 내년부터 어린이집과 일반 가정, 보건소 등에 보급하기로 했다. 우선 생육 실태와 어린이 식습관, 영양상태를 고려해 계절별로 알맞는 13종의 채소를 골랐다. 봄에 당근·상추·토마토, 여름에 콩(나물)·부추·미역·버섯 등이다. 가을에 깻잎·배추·오이, 겨울에 호박·고추·시금치 등을 추천했다. 이들 채소의 장점을 담아 어린이용 및 교사용 책자 교재를 만들었다. 재미있는 시청각 교재인 CD도 있다. 어린이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채소의 특징과 장점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채소 송’도 만들었다. 미로 게임, 시장놀이, 콩 도미노 등 놀면서 채소를 먹고 싶도록 하는 게임도 있다. 어른과 함께 요리를 만들며 맛있게 먹는 방법을 익히도록 했다. 가정에서도 학습계획에 따라 채소를 즐겨 먹도록 하는 교육안을 가정통신문으로 만들었다. 보건소는 그동안 어린이집 원아 등 300여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시범교육한 결과,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했다. 2001년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친구야 아침밥 먹자’을 개발, 호평을 얻었다. 강북구 보건소 관계자는 “어릴 적의 잘못된 식습관은 나중에 노년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광장] 전능(全能)한 후보들의 대선/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전능(全能)한 후보들의 대선/구본영 논설위원

    중세 유럽의 수사 안셀무스는 신의 존재를 논증해 유명해졌다. 그는 신은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완전한 존재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것이 완전하다면 그 완전함 속에는 존재한다는 것도 포함돼야 한다.”는 논법을 폈다. 즉, 신이 ‘전능(全能)한’ 존재라면 존재할 수 있는 능력도 당연히 있을 것이므로 결국 신은 존재한다는 논리다. 그의 논법은 수많은 반론에 직면했다. 완벽한 섬을 상상할 순 있지만, 상상만으로 그런 섬이 실존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박도 그 하나다. 그러나 정작 안셀무스는 “나는 알기 위해 믿는다.”며 개의치 않았다. 신의 존재를 무조건 믿는다는 신앙 고백이었다. 대선전이 무르익으면서 온갖 달콤한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후보들이 ‘전능한 존재’인 양 온통 유권자들에게 줄 선물 보따리만 경쟁적으로 풀어놓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얼마전 260만 신용불량자 대사면을 단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는 집권후 청와대서 매년 기로연(경로잔치)을 열고 2011년 입시제도 전면 폐지를 약속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5년 이내에 모든 이산가족이 상봉토록 하겠다고 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이에 뒤질세라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계획을 밝혔다. 유권자가 솔깃해 할 ‘고마운’ 공약들이다. 그러나 그런 공약들의 실현 가능성이나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게 문제다.2차 대전 당시 영국 국민에게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했던 처칠 총리와 같은 후보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 가련한 유권자들에게 이것저것 다 해주겠다는 전능한 후보들만 넘쳐나는 형국이다. 사회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외환위기 등으로 불가피하게 신용불량자가 된 이들의 신용기록을 삭제하고 재활 기회를 주겠다는 이 후보의 약속은 당사자들에게는 ‘복음’일 것이다. 그러나 성실하게 빚을 갚으며 사는 이들과의 형평성도 문제이려니와 금융기관의 손실은 어떻게 보전할 것인지 의문이다. 정 후보 측이 이 세상 어디에도 대입 제도가 없는 선진국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입시 철폐를 내건 것인지 궁금하다. 과거 노인 폄하 발언을 만회하려는 의도인지 모르나, 청와대 경로 이벤트로 노인 문제가 해결될 턱이 있겠는가. 이회창 후보가 모든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겠다지만, 무슨 수로 김정일 위원장을 움직이겠다는 건지 의아스럽다. 우리 측이 북측에 온갖 당근을 쥐어주고, 금강산에 상설 면회소까지 설치해도 북한이 상시 면회에 응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알기나 하는 건지. 문 후보의 ‘반의 반값 아파트’도 미심쩍긴 마찬가지다. 참여정부의 ‘반값 아파트’ 실험이 실패로 끝난 지가 엊그제 아닌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비전 경쟁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절박한 현실 인식이 결여된, 장밋빛 공약은 네거티브 공세 못잖게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는 독소다. 안셀무스가 믿었던 신처럼 전능한 후보도 없다. 까닭에 “서민의 빈주머니를 채워주겠다.”느니 “(청년들이 군대에 덜 가도록)병력을 감축하겠다.”는 등 대중의 비위를 맞추는데만 급급한 후보를 가장 경계해야 할 듯싶다. 유권자의 수준이 곧 지도자의 수준이라지 않는가. 포퓰리즘의 폐해는 갈채를 보낸 국민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겪을 만큼 겪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구 의정 초점] 광진구의회 ‘일본 비교시찰’ 다녀와서

    [구 의정 초점] 광진구의회 ‘일본 비교시찰’ 다녀와서

    ‘꼼꼼히 비교해보고 배울 게 있으면 과감하게 벤치마킹한다.’ 광진구의회가 ‘일본 비교시찰’을 다녀왔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노인복지시설, 차고지증명제 실태 등을 샅샅이 견학했다. 구의원들은 방문 일정을 투명하게 검증받았고, 다녀와서 두꺼운 책 2권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 제출했다. ●진지하게 듣고 야무지게 질문 27일 광진구의회에 따르면 구의원 8명은 지난달 9일부터 1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일본의 도쿄와 돗토리, 가고가와, 아타미 등을 방문했다. 전체 의원 14명 가운데 이창비 의장과 조길행 부의장을 바롯해 김수범·김창현·문종철·박삼례·박채문·양윤환(가나다순) 의원 등 8명이다. 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유익한 곳을 두루 살펴보면서 ‘알뜰 탐방’을 실천했다. 방문단은 첫날 시골마을 돗토리현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서 환경녹지연구소소속 전문 교수와 환경정비㈜ 사장, 공무원으로부터 잇따라 브리핑을 받았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늦은 밤까지 방문 과제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2일째 환경정비를 찾아가 음식물쓰레기가 48시간만에 발효 등을 거쳐 액체 비료인 ‘유기토양활성액’으로 바뀌는 과정을 지켜봤다.4단계 과정을 목격하면서 구의원들은 질문을 쏟아냈다. 우리와 달리 일본인들은 먹다 남기는 음식물찌꺼기 양이 매우 적은 점에 다들 놀랐다. 액체 비료가 농가로 운반되는 과정도 따라가 지켜봤다. 비료는 호스를 통해 채소밭 등에 뿌려졌다. 이렇게 자란 당근, 배추, 쌀 등을 파는 전문판매점에도 들렀다. 친환경 농산물이라고 해도 가격이 터무니없게 비싸지 않으니까 잘 팔렸다. 수행한 구의회 이기붕 주임은 “의원들 표정이 진지하고 야무지게 질문도 하고, 꼼꼼하게 메모를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출발전 심사와 귀국후 보고서 3일째 도쿄 세타가야구의 노인복지시설을 방문했다.㈜베스트라이프에서 운영하는 ‘노인 홈’이다.5층 건물에서 100여명의 노인들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았다. 민간 실버센터가 주택가에 있는 점이 특이했다. 이 주임은 “구청의 노인시설이 일본만 못해 의원들이 부러워하면서 속상해했다.”고 말했다. 4일째 가고가와현에서 ‘차고지증명제’를 견학했다. 주소지의 반경 2㎞ 안에 주차장을 확보한 뒤 경찰의 확인을 받아야만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는 제도다. 한 구의원이 “승용차를 갖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는데, 차고지를 못 구하면 어떡하냐.”고 질문하자 “차를 팔아야 한다.”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일부 자비를 보태 다녀오는 해외연수지만,7명의 주민으로 구성된 ‘의원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로부터 방문목적 등을 검증받았다.2권의 보고서를 만들어 구의회 홈페이지에 올리고, 구청 등에 비치할 예정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이창비 광진구의장 “日 친환경 시설 부러워” 이창비 광진구의회 의장은 27일 “일본방문 기간 중 낮에는 꼼꼼하게 메모하면서 강행군을 했고 밤에는 메모를 정리하느라 잠을 설쳤다.”고 시찰 후일담을 밝혔다. ‘똑똑하고 성실한 의원들이 일에도 욕심이 많은 까닭’이라고 나름의 이유를 달았다. 이 의장은 “우리 구에는 음식물쓰레기처리 시설이 없어 다른 자치구에 신세를 지고 있는 형편”이라면서 “일본의 친환경시설, 노인복지시설 등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아낄 필요가 있으면 아끼고, 투자할 일이라면 과감하게 돈을 쓰는 일본에서 많이 배웠다.”면서 “한푼의 세금도 헛되게 쓰지 않도록 4선 의원의 명예를 걸고 알뜰하게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 “공격축구 성화 내가 해결”

    “시원한 공격 축구를 보여주겠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떠났다. 오는 17일 오후 7시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B조 5차전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다.6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기로가 되는 한판 승부다. 올림픽팀은 2차예선 두 경기와 최종예선 1차전에서 모두 승리한 데다 최종예선 1무3패로 이미 베이징행이 물 건너간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자신감에 넘쳐 있다. 그러나 바레인(3승1패)에 승점 1차 추격을 허용한 박성화호로선 바레인-시리아전 결과에 따라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한다. 곧바로 21일 안산에서 열릴 바레인과의 최종전 부담을 덜기 위해서도 우즈베키스탄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 박 감독은 출국 전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미드필드를 강화했다. 지금까지는 공격에서 시원한 모습을 못 보여 드렸는데 이번에는 좋은 경기를 하겠다.”며 화끈한 공격을 예고했다. 또 “선수들의 마음 자세나 몸 상태가 좋다. 예정보다 사흘 일찍 소집해 준비도 잘 했다.”면서 “미드필더진에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변화를 통해 공격수들의 득점을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리아전 당시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아 어려운 경기를 했던 박 감독은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도 가장 나쁜 운동장을 선택해 훈련했다.”면서 “시리아전에서 좋지 않은 경험을 해 그런 부분은 이미 적응이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날 선문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유일한 아마추어로 나선 192㎝의 장신 김근환(경희대)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최근 수확.박 감독은 타슈켄트 센트럴아미 스타디움의 열악한 잔디 사정을 감안, 김근환의 높이를 비장의 카드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편 전날 “킥에 문제가 있다.”며 애제자 박주영(22·서울FC)의 분발을 촉구했던 박 감독은 이날은 당근을 내밀었다. 박 감독은 “(박주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지금은 상당히 많이 올라 왔다.”면서 “이번에는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현대家 ‘트리플 크라운’ 이룰까

    현대家 ‘트리플 크라운’ 이룰까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대가(家)가 과연 올림픽·월드컵·세계박람회 등 3대 국제행사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박람회의 여수 유치를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전방위로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다. 현대가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88서울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서 1981년 ‘바덴바덴의 기적’을 일궈냈고,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는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 96년 ‘2002 한·일 월드컵’ 유치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정몽구 회장의 세계박람회 유치 도전은 이번이 두번째다.1999년부터 2010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을 맡아 30개국을 돌며 다양한 활동을 펼쳤으나 2002년 12월 중국 상하이에 밀려 고배를 들었다. 정 회장이 다시 세계박람회 유치전에 시동을 건 것은 올 3월부터다. 그룹내에 여수 유치 지원팀을 구성하고 세계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했다. 4월 이후에는 슬로바키아, 체코, 터키, 브라질, 프랑스,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 지구를 세 바퀴(7만 2750마일)나 도는 강행군을 계속해 왔다. 오는 27일 BIE에서 열리는 개최지 선정 총회에 앞서 파리 외에 몇몇 국가를 더 찾을 예정이다. 정 회장은 각국 정부 고위인사들을 직접 만나 여수 개최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지 요청을 했다. 여기에는 현대차의 글로벌 경영에 따라 현지 생산기지 건설 등 해당국에 경제적 실익을 주는 ‘당근’도 동원됐다. 총리급 이상의 인사를 만난 것만 해도 5차례에 이른다. 장·차관급 인사는 90여명이며 40여개국 대사급 인사들과도 접촉했다. 주요 인사로는 로베르트 피소 슬로바키아 총리,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전 총리,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경제개발통상부 장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러시아, 터키, 슬로바키아 등에서는 여수를 지지하겠다는 직접적인 확답을 받기도 했다. 지난 6월 제주평화포럼 환영오찬,9월 여수 엑스포 심포지엄 BIE 대표단 환영만찬 및 대표단 23명 초청 조찬, 지난달 파리에서의 BIE 회원국 대표단 초청 만찬 및 마이애미에서의 중남미 BIE 회원국 대표단 초청 만찬, 슬로바키아 총리 방한 초청만찬 등 정 회장이 주최한 크고 작은 행사만 해도 10여회에 이른다. 전체적인 판세는 폴란드, 모로코 등 경쟁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우세한 상태다. 그러나 신규 가입국이 지난 5월 98개국에서 112개국으로 늘어나고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표 국가들이 30여개국에 이르기 때문에 한치도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7월 삼성이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노력이 실패로 끝난 가운데 정 회장이 국내 민간외교의 승전보를 프랑스 파리로부터 다시금 울리며 가문의 전통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제주도민 평양 나들이

    제주도민들이 북한 민족화해협의회(회장 김영대)의 초청으로 평양 나들이에 나섰다. 김태환 제주지사와 강영석 남북협력제주도민운동본부 이사장을 비롯한 농민단체 대표, 기업인 등 모두 70명으로 구성된 제주 방북단은 12일 오전 7시30분 제주항공 특별기편을 이용해 평양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서해 직항로를 따라 북방 한계선을 넘어 이날 오전 10시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만경대와 주체사상탑, 정성제약, 교예공연 등을 참관하며 저녁에는 숙소인 양각도 호텔에서 북측이 마련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13일에는 묘향산을 찾아 국제친선전람관과 보현사 등을 방문하고 14일에는 평양시내 등을 관람한 뒤 오후 4시30분 순안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돌아온다. 북한 민화협은 제주도민들이 1998년 이후 해마다 감귤과 당근 북한보내기 사업을 벌이는 등 따뜻한 동포애를 보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제주도민을 초청했다. 제주도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남북협력기금과 지방비, 성금 등 모두 175억 8300만원을 들여 감귤 3만 6488t과 당근 1만 7100t을 보냈으며, 최근에는 제주감귤주스 6만 480병을 수해를 당한 북한 동포들에게 전달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올 4인 가족 김장비용 12만9505원

    올 4인 가족 김장비용 12만9505원

    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올해 4인 가족의 김장비용은 지난해보다 20% 정도 상승한 12만 9505원(경매가 기준)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는 배추 20포기, 무 10개, 건고추 3.4㎏, 마늘 2.9㎏, 파 1.2㎏, 생강 600g, 당근 1.2㎏, 굴 600g, 새우젓 2.9㎏, 소금 5.1㎏ 기준이라고 전제했다. 가락동농수산물시장 등의 상품(上品) 가격이다. 지난해보다 값이 많이 오른 배추와 무는 재배 면적이 감소한 데다 생육기의 잦은 비와 태풍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추 한 포기는 전년보다 38.7% 오른 2507원, 무 한 개는 5.9% 오른 768원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난 6일 한국물가협회는 똑같은 기준으로 김장비용을 21만 9590원으로 추산했다. 재래시장에서 배추는 2.5㎏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69.2% 올라 3500원이라고 전했다. 전체 비용이 농수산물공사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차이나는 금액이다. 배추는 169.2% 오른 3500원(2.5㎏), 무는 150% 상승한 2000원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인 5일 부산경남유통은 부산점 판매가를 기준으로 14만 3400원으로 지난 해보다 4500원 이상 비싼 수준이라고 했다. 배추는 2900원, 무는 1980원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농림부는 배추가 154% 오른 2800원, 무는 68% 오른 2600원이라면서 16만∼17만원이라고 밝혔다. 같은 달 23일 농협하나로클럽은 4인 가족 비용이 16만 7760원이라고 자료를 배포했다. 농수산물공사와 물가협회의 가격은 도매시장 낙찰가와 재래시장 판매가라는 차이가 있다고 해도 너무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소비자가 혼돈을 일으킬 수 있는 점이 있다.”면서 “그러나 정확하지 못한 수치를 산출하기 어려운 기관은 발표를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석류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석류

    깊어가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노래를 꼽으라고 하면 어떤 노래가 떠 오를까. 필자는 가을 하면 오래 전에 모 여가수가 부른 ‘석류의 계절’이 생각난다. 어쩌다가 노래방에 갈 경우에 가을이면 한번은 꼭 부르는 노래다. 노랫말이 “밤이 지나고 햇살이 부실 때 빨간 알알이 석류는 웃는데 차가운 별 아래 웃음이 지면서 메마른 가지에 석류 한 송이 가을은 외로운 석류의 계절”이다. 석류는 이란산이 유명하며 오랫동안 지중해 지역에서 두루 심었고 아라비아 반도, 아프가니스탄, 인도에까지 널리 펴졌다. 미국의 따뜻한 지방에서 칠레 등 남아메리카 지역에서도 흔히 심고 있다. 다양한 기후조건에서 자라지만 비교적 유기물질이 많은 모래나 진흙 같은 데서도 잘 자란다. ●선홍색 과즙이 ‘뚝뚝´ 석류나무는 키가 5∼7m정도 자라며 밝은 초록색의 잎은 타원형 또는 피침형으로 길이가 약 75㎜이다. 잎 겨드랑이에 달리는 오렌지빛 붉은색의 아름다운 꽃이 잔가지 끝 쪽을 향해 핀다. 열매는 크기가 오렌지만 하고 6면으로 나누어져 있으나 각이 불분명하며 익어 가면서 부드러운 가죽질의 껍질은 노란색에서 붉은색을 띤다. 석류의 안쪽은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고 각방에는 가늘고 투명한 소낭(小囊)이 들어 있는데, 소낭은 붉은색을 띠는 즙이 많은 과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길고 각이 진 씨를 둘러싼다. 석류는 당질, 아미노산, 칼륨, 비타민류, 산류 이외에 종자 1㎏ 안에 약 10∼18㎎의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어 여성 호르몬의 보고라고 할 수 있겠다. 때문에 여성의 과일, 생명의 과일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특히 피부결을 부드럽게 가꿔주며, 피부트러블 예방, 풍부한 보습효과를 통해 피부건강을 되찾아주는 유익한 성분을 갖추고 있다. ●양귀비도 반한 여성 호르몬의 보고 중국의 양귀비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는 석류 마니아였으며, 이슬람의 마호메트는 “질투와 증오를 없애려면 석류를 없애라.”라고 할 정도였으니 석류의 효용성은 일찍이 입증되었다. 그 당시 유익한 성분을 과학적으로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경험으로 이미 석류의 우수성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동양에서는 석류를 오래 전부터 포도, 무화과와 더불어 중요하게 여겨왔다. ●씨 많아 多産의 상징 석류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는 대략 고려 초기에 중국을 통하여 들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석류는 안에 많은 씨가 들어 있어 다산(多産)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혼례용 활옷이나 원삼에는 석류·포도·동자 문양이 있는데, 이는 석류에 열매가 많이 열리는 것처럼 자손, 특히 아들을 많이 낳으라는 뜻이 담긴 것으로 여겨진다. 깊어가는 가을에 피부가 거칠어지고 주름이 많이 생길까 걱정이지만 우리 곁에 석류가 있어 다행이다. 이번 가을에 석류를 맘껏 먹어 보자. 푸드앤컬처코리아 원장 ●석류 샐러드 이렇게 만들어요 ■ 재료 및 분량(2인분) 석류 반개, 파프리카 반개, 양상추 100g, 쌈채소 20g, 적채 20g, 당근 10g, 키위 1개. 드레싱:잣 3큰술, 닭육수 6큰술, 설탕 1큰술, 식초 1큰술, 소금 약간. ■ 만드는 방법 1. 준비된 야채는 깨끗이 씻는다. 2. 그릇에 파프리카를 링으로 썰어 장식하고 석류로 속을 채운다. 3.2위에 1을 먹기 좋게 얹는다. 4. 드레싱 재료를 믹서에 갈아 얹어준다. 푸드스타일링 김수연, 촬영 이혜원
  • [그의 삶 그의 꿈] 전통음식 외교사절로 부활한 대장금

    [그의 삶 그의 꿈] 전통음식 외교사절로 부활한 대장금

    고궁으로 초대받은 유엔 외교사절단 삼계선, 오절판, 더덕찹쌀구이, 해물잡채, 연저육찜, 월과채, 잣국수, 행적, 전복수삼냉채, 어채, 궁중떡볶이, 감로빈, 보슬단자, 포도화채, 당근정과……. 이름만 들어도 용포 입고 수라상 앞에 앉은 기분이다. 이 한국 전통음식들이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를 보름 동안 점령했다. 자신들의 음식문화에 저마다 길들여진 세계인들에게 한국 음식의 진정한 맛과 멋을 보여 주었다.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에서 ‘제4회 한국 음식 페스티벌’이 열렸다. 지난 7월 16일부터 27일까지 약 2주일 동안 세계 각국의 유엔 대사들과 외교사절들 외에도 많은 뉴요커들이 한국 음식의 맛과 멋을 감상했다. 음식도 어엿한 한 나라의 문화. 이런 점에서 이번 행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고궁에의 초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국의 궁중 요리들이 하루 20여 가지씩, 행사 기간 동안 200여 가지가 뷔페식으로 차려졌다. 처음엔 200명 내외의 손님들이 다녀갔다. 한국 음식의 맛과 멋에 매혹된 외국인들이 행사 끝무렵엔 500명을 훌쩍 넘었다. 음식을 맛본 그들이 원더풀과 환타스틱을 연발했다.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한국의 전통 요리를 꼭 다시 맛보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유엔의 현 사무총장은 한국인 반기문. 그 분이 수장으로 있는 유엔 본부에서 한국 전통음식을 세계인에게 소개한 8인의 요리사를 이끈 이가 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 윤숙자. 생에 기록될 만한 보람된 행사를 치루고 미국에서 막 돌아온 분을 만났다. 안내를 받고 들어서니 자신의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환하게 웃으신다. 먹어보지 못했지만 그 이름만으로 선생의 이미지를 빌리자면 청경채 같다. 입고 있는 하얀 한복이 참 잘 어울린다. 문학소녀에서 전통음식의 세계로 “외국이었기 때문에 우수한 식품 재료를 지속적으로 구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뉴욕 한국문화원의 도움으로 행사를 무난하게 치를 수 있었습니다. 뉴욕 한국문화원에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그리고 조리했던 유엔 본부 식당의 조리실은 양식 위주의 용기들이어서 높이가 다 높아 고생했어요. 느낀 보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소감을 묻자, 상큼한 대답이 돌아왔다. 계속 물었다. 이것저것, 두서 없이. “고향이 개성입니다. 어머니는 교사셨는데, 원칙을 강조하는 엄격한 분이셨고, 요리를 아주 잘 하셨어요. 다들 그랬겠지만, 저도 소녀 시절엔 문학소녀였지요.” “문학 뿐만 아니라 요리도 사실은 감수성의 결정체가 아니던가요? 제가 보기엔 요리 실력도 유전적으로 물려받으신 것 아닌가요?” “그런 것 같아요.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요리하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어요.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인 1988년 우리나라 최초로 전통조리학과가 춘천에 있는 한 대학에 생겼는데, 거기서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전통요리의 대가셨던 고 왕준연 선생님께도 배웠죠.” 떡ㆍ부엌살림박물관 “이곳 8층까지 올라오기 전에 아랫층에 <떡박물관>과 <부엌살림박물관>이 있어서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고향이 시골인데, 눈에 익은 것들이 많아서 잠시 어린 시절 고향으로 돌아갔다 왔습니다.” “머지 않아 사라질 수도 있을 것들을 모아 놓았는데, 우리 선조들의 삶과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져요.” “현실의 부엌 풍경과는 많이 다르던데요?” “부엌도 삶의 공간이니 삶의 변화, 생활의 변화가 부엌에도 오는 건 당연하겠죠. 끊임없이 ‘편리’를 추구하지만 그 ‘편리’가 좋기만 한 건가는 모두가 한 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해요.” 말씀 대로 한 세대가 가기 전에 사라질 지도 모를 것들. 저 달그락거리고 낡아 있는 삶의 뿌리들. 우리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진지하게 되물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 시점에서,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는 온갖 먹거리들을 다시 한 번 살펴 보아야 할 것 같다. 한국 전통음식을 세계인의 먹거리로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에 그치지 않고 만든 이의 철학과 정성과 마음도 담아내는 것이라 생각해요.” 선생은 농림부에서 위촉한 한국농식품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우리 전통음식을 세계에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고 물었다. “음식은 길들여지지 않으면 선뜻 손이 나가지 않아요. 이런 점에서 지난 유엔본부 행사와 같이 외국인들에게 지속적인 ‘우리 음식 맛보이기’도 중요하고, 우수한 조리인을 양성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지요. 지역, 문화적인 특성에 따른 세계인의 입맛 연구도 뒤따라야 하겠구요. 조리법의 표준화를 이루어내는 일도 과제의 하나예요. 음식 이름은 같은데 집집마다 맛이 다르면 문제가 되지 않겠어요?” 선생은 조리법 책자의 올바른 해외 번역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실적으로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다. 음식 전도사로서의 소명감이 느껴진다. “우리 민족의 좋은 덕목 중의 하나인 은근과 끈기도 음식 문화에서 나온 게 아닌가 해요. 발효를 특징으로 하는 우리 음식들은 기본 재료를 만드는 일에서부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거든요. 오래 기다릴수록 맛의 깊이가 더해지죠. 선조들의 지혜는 시간과 속도의 시대인 현대에도 배울 점이 많아요.” “옛날보다 오래 살지만 그에 비례해서 건강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과 같은 성인병은 특히 심각한데, 저는 ‘식食이 곧 약藥’이라는 신념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좋은 음식은 건강을 담보하는 가장 큰 도우미이자 보증수표가 아닌가 하거든요.” 맛깔스러운 말씀들을 듣지 않고 받아먹은 듯한 느낌. 기분 좋게 배가 부르다. 포만감이 주는 행복을 느낀다. 선생의 말씀대로 음식은 과학이며 철학이며 만병통치약이다. 나설 때 손에 들려주신 떡 상자를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몰래 열어본다. 너무 예뻐서 차마 입에 넣을 수 없을 것 같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음식은 눈맛이기도 한 거로구나. 다시 떠올리는 선생의 모습이 다시 그렇다. 글 최준 시인,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제공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콩·블루베리 등 함유 식음료 열풍

    콩·블루베리 등 함유 식음료 열풍

    웰빙 트렌드에 맞춰 항산화 효과를 강조하는 프리미엄 식·음료 제품들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일명 ‘슈퍼 푸드(Super food)’를 원료로 만든 제품들이다. 식품 업계는 저출산과 유해성 논란으로 유아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의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대형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 제품과도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슈퍼 푸드로 만든 웰빙 프리미엄 제품을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장수·동안·건강에 도움 슈퍼 푸드란 건강과 아름다움을 주는 14가지 식품을 소개한 베스트셀러의 제목에서 나온 말이다. 식품과 인체 노화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스티븐 플랫 박사가 지난 2004년 펴낸 책 ‘슈퍼 푸드’에서 콩을 비롯해 블루베리, 브로콜리, 귀리, 오렌지, 호박, 연어, 대두, 시금치, 차, 토마토, 칠면조, 호두, 요구르트 등 14가지 기초식품을 인간의 건강과 미용을 위한 ‘비밀공식’이라고 소개하면서 항산화 식품이 더욱 주목을 끌게 됐다. ●슈퍼 콩,‘청국장’을 먹어라 플랫 박사가 14가지 음식 중에서도 가장 강조한 식품이 바로 콩이다. 최근 국내의 한 연구진도 콩의 주요 산지에 100세 이상 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업계는 콩으로 만든 초강력 슈퍼 푸드로 콩을 발효해 만든 청국장을 내세운다. 청국장은 항암, 노화방지, 비만억제, 뇌졸중 예방, 고혈압 치료, 골다공증 예방, 피부 미용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의 대표적인 웰빙 라면인 건면세대는 최근 기존 소고기와 김치 시리즈에 이어 청국장(87g 1100원) 시리즈도 출시했다. 제품의 고급화는 물론 향후 고령화 시대를 감안한 주력 제품이다. 해태제과는 청국장으로 만든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여유(110g 2700원)를 여성의 피부미용과 연관해 자랑한다. 청국장에 들어 있는 레시틴이 장 속에 있는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고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는 주장이다. ●베리류(類), 훔쳐서라도 먹어라 한국판 ‘슈퍼푸드’라 할 수 있는 대한암예방학회의 ‘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54가지’에서는 딸기, 블루베리, 블랙베리 등 베리류(類)를 적극 추천한다. 미국 농무부는 블루베리에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블루베리 바람이 분다. 웰빙음료로 각광받는 식초음료에 블루베리 라인이 올해 추가됐다. 대상 청정원의 마시는 홍초 블루베리(900㎖ 8500원),CJ제일제당의 미초 블루베리(180㎖ 1000원)가 대표적이다.CJ제일제당은 설탕 대신 올리고당을 써서 만든 프리미엄 잼인 올리고 베리믹스잼(300g 3800원)을 출시하면서 기존 딸기 맛 이외에도 블루베리, 라즈베리 등 베리류를 섞어 만든 제품을 내놓았다. ●“우리도 슈퍼 푸드예요” 기린은 상황버섯을 주요 원료로 만든 프리미엄 식빵 천년의 향을 내놓았다.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산뽕나무 등의 고목에서 자생하는 상황버섯이어서 칼륨,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B, 섬유질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다고 강조한다. 한 봉지(550g)가 1만원이다. 남양유업은 포도, 당근, 토마토 등에서 피부노화 방지를 돕는 천연항산화 물질인 옥시니아를 추출해 만든 자연의시작 불가리스(150㎖ 1000원)를, 매일유업은 망고로 만든 인도전통 음료인 라씨(180㎖ 1000원)를 신제품으로 각각 내놓았다. 해태음료는 미국 오프라 윈프리 쇼에 소개되면서 화제를 일으킨 아사이베리 100%로 만든 아마존의 활력(1ℓ 4만 5000원)을, 서울우유는 레드오렌지와 자몽을 넣은 지중해의 아침 레드오렌지(170㎖ 1400원)를 각각 출시했다. 슈퍼 푸드가 능사만은 아니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교수는 “슈퍼 푸드란 천연상태로 조리해 먹었을 때 효능이 가장 높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일정량 이상 먹으면 좋지 않은 제품에 슈퍼 푸드가 들어 있다는 이유로 해당 제품을 과잉 섭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깔깔깔]

    ●황당한 아내 밤일 치르는 게 시원찮다고 매일같이 아내에게 핀잔을 먹던 철수가 힘좋다고 소문난 삼식이를 찾아가 방법을 물었다.철수:“너 정말 쎄냐?” 삼식:“당근이지!” 철수:“어떻게 하면 너처럼 쎄질 수 있어?” 삼식:“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 모서리에 탕∼탕∼ 두어번 치고 난 다음 관계를 가지면 오래도록 힘을 유지할 수 있단다.” 철수:“정말?고마워, 친구야.” 그 날 저녁 철수는 삼식이가 알려준 대로 사워를 하고 침대 모서리에 탕∼탕∼친 다음, 침대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아내가 살짝 돌아 누우며 말했다. “음∼삼식이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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