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답사
    2026-07-28
    검색기록 지우기
  • 런던
    2026-07-28
    검색기록 지우기
  • 원 LG
    2026-07-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152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사회공헌 일자리로 보람 찾는 시니어들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사회공헌 일자리로 보람 찾는 시니어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시니어들도 봄이 되면 가슴이 뛴다.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노인일자리, 재능기부와 봉사활동 성격이 강한 사회공헌 일자리 등이 모집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시니어들을 위한 이러한 일자리는 올해 30만개가 조금 넘는다. 베이비 부머만 해도 700만명이 넘으니 충분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 노년층의 여건에 맞게 활동시간이 하루 3~4시간이 넘지 않고 연 9개월로 제한돼 있다. 대신 월 수고비는 20만~36만원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참여 열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또 인문학 등 교양강좌에도 시니어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시니어들이 사회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은 자원봉사나 일을 통해 보람과 만족을 느끼면서 자존감을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건강도 챙기고 사회적 관계도 형성하게 된다. 지난해 열린사회은평시민회에서 아키비스트(기록관리사)로 활동하며 마을의 다양한 소식과 문화, 예술 등을 기록해 온 최호진(74)씨는 “봉사를 통해 미처 몰랐던 부분을 깨닫고,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됐다”면서 “봉사는 새로운 기회이자 제2의 인생이다”라는 소감을 사회공헌활동 사례집에 실었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 실버 북카페 ‘삼가연정’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정영심(66·여)씨도 “55세에 퇴직하고 나니 처음에는 좋았지만 곧 인생이 다 끝난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이젠 카페로 출근하는 게 어떤 여행길보다 설렌다”고 사례집에서 털어놓았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지난해에는 24만개에 2285억원이 투입됐으나 올해에는 31만개에 287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자체와 매칭펀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이 많으니 6000억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가는 셈이다. 교통안전, 방범순찰, 보육도우미, 독거노인보호 등 사회공헌형 일자리가 24만 8000개로 가장 많다. 만 65세 노인(일부는 60세)이 참여할 수 있으며 월 36시간 범위에서 일을 하면 9개월 동안 월 20만원의 수고비가 주어진다. 또 지하철 택배, 실버카페, 가사도우미 등 민간 노인일자리 사업에도 3만개가 배정돼 사업비 등이 지원된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재능활용형 일자리 3만개가 새로 선보인다. 저소득층이 아닌 일반 노인들로 범위를 확대, 재능봉사를 하면 3개월 동안 월 10만원씩 지급된다. 복지부 김주영 노인지원과장은 “장노년층의 건강상태가 좋아지고 사회활동 욕구도 높아지면서 노인 일자리 사업의 경쟁률이 3~4대1에 이른다”고 말했다. 서울마포노인복지관 강찬양 사회복지사도 “지난해 참여한 사람이 올해 또 신청할 정도”라면서 “지난해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돌봐준 참여자는 활동기간이 끝난 뒤에도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고용노동부의 사회공헌 일자리 사업은 만 50세 이상의 전문 퇴직자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 사업은 처음에는 미달사태를 빚는 등 지지부진했으나 점차 지원자가 늘고 있다. 실무 경력을 갖춘 퇴직자가 사회적 기업, 비영리단체 등에서 재능을 기부하면 월 36만원의 수당을 9개월 동안 지급하는 것이다. 활동시간도 월 120시간으로 제한돼 있어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을 할 수도 있다. 사업 첫해인 2011년에는 1000명을 대상으로 했으나 760명이 지원해 2012년에는 대상자를 500명으로 줄였다가 지원자가 목표를 초과하는 바람에 620명으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1000명을 모집하려다 지원자가 많아 1300명으로 늘렸다. 전직 교수·은행원·교사 등이 경영컨설턴트, 소액대출심사, 방과후학교 교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올해에는 예산이 22억원에서 64억원으로 늘었으며 모집인원도 3000명으로 3배 확대됐다. 사회적기업진흥원과 복지네트워크협의회인 유어웨이에서 1차로 700명을 모집했으며 28일까지 단체를 중심으로 2차 모집 중이다. 유어웨이 관계자는 “1차 모집자 중 60~70%가 지난해 참여했던 사람들”이라고 했다. 지난해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사회공헌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대기업 임원 출신의 전원우(63)씨는 재가요양 만족도 조사를 하면서 노인들의 현실에 눈을 뜨게 됐다. 그는 사회복지기관에서 봉사하기 위해 요즘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하고 있는 이야기할머니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이다. 이 사업은 첫해인 2009년에는 30명이 배출됐으나 2010년 100명, 2011년 300명, 2012년 600명, 지난해 720명으로 해마다 모집인원이 늘고 있다. 만 56세에서 70세 이하 할머니가 참여할 수 있는데 특히 올해에는 700명 모집에 4995명이 몰려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이들도 할머니들의 구수한 옛날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고 할머니들도 귀를 쫑긋하고 듣는 아이들을 보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아 양자 모두 만족도가 높다. 선발이 되면 소정의 교육을 받은 뒤 내년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다니며 이야기할머니로 활동하게 된다. 1주일에 3개 기관을 방문해 평균 20분씩 이야기를 하는데 한 곳당 3만 5000원의 활동비가 지급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대강당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연 28차례 실시하는 박물관역사문화교실도 시니어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올해는 지난 26일 경희대 사학과 성춘택 교수가 나와 ‘인류의 자취, 먼 선사시대로’란 제목으로 첫 테이프를 끊었는데 420개의 좌석이 모두 차 120여개의 보조의자를 들여놓아야 했다. 일부는 로비에 설치된 벽걸이 TV를 통해 강의를 듣기도 했다. 중앙박물관 교육과 김도윤씨는 지난해에는 평균 500여명이 수강했으나 올해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물관역사문화교실이 무료인 것과 달리 중앙박물관회가 주관하는 박물관대학 특설강좌는 48만원의 수강료를 내야 하는데도 204명의 모집정원이 순식간에 다 찼다. 지난 13일 올해 첫 강좌가 시작됐는데 소강당에 빈 좌석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열기가 높았다. 이 강좌는 목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계속돼 직장인들보다는 은퇴한 시니어들이 참여하기에 좋다. 올 연말까지 32회의 수업과 5회의 현지답사가 곁들여진다. 고용부에 따르면 베이비붐세대의 경우 교육전문가 8만명, 공학전문가 3만 9000명, 경영·금융전문가 2만 5000명, 건설·전기생산 관련직 2만 1000명 등 16만 5000여명의 퇴직 전문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 전문인력들과 이들의 일손을 필요로 하는 기관을 연결해 주기 위한 사회적 지혜가 필요하다. stslim@seoul.co.kr
  • [2014 공직열전] 문화재청

    [2014 공직열전] 문화재청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은 요즘 문화재청의 처지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1600명 안팎(정규직 896명 포함)의 직원이 유형문화재와 기념물, 건조물문화재, 매장문화재, 사적, 천연기념물 등 전국에 산재한 지정문화재 1만 2000여점을 관리하면서 잠시도 조용한 날이 없다. 그러면서도 조직의 규모나 예산은 관장하는 업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내부의 하소연이다. 4개국(본청)으로 정부 조직 가운데 가장 작다. 예산은 올해 처음으로 6000억원(사업비 5500억원)을 넘긴 수준이다. 숭례문 부실 복구 논란이 불거지면서 최근 감사원 감사와 경찰 수사를 동시에 받아 최대 고비를 맞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1945년 11월 미 군정 관할의 구 황실사무청으로 출범했다. 이후 문교부·문화공보부·문화부·문화체육부·문화관광부 등에서 문화재관리국으로 명맥을 이어 오다 1999년 5월 문화재청으로 승격해 오늘의 모습을 갖췄다. 차관청 승격과 4개국 개편도 각각 2004년과 2009년의 일이다. 간부도 고시 출신보다 7·9급 공채가 주류를 이루고, 청과 인접한 충청·경북권 출신이 다수를 차지한다. 최고참은 박영대(59) 차장이다. 1980년 4급 을류(7급) 공채로 공직에 발을 디뎠다.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와 타이완 중흥대 석사, 중국대사관 외교관 등을 거쳐 한·중 관계사에 조예가 남다르다. 국립현대미술관과 2012여수엑스포, 국립중앙도서관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행정통이다. 성격이 온화하고 합리적이란 평가를 듣는다. 박 차장은 “지난 10년간 지정문화재가 20% 이상 늘었으나 조직과 기능은 답보 상태라 업무의 질을 높일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본청 4명의 국장 가운데 박영근(54) 기획조정관과 강경환(47) 문화재 보존국장은 행시 선후배 사이다. 각각 옛 문화부와 건교부에서 서기관과 사무관 때 옮겨 왔다. 박 기획조정관은 어려운 사업들의 방향을 잡아 가지치기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강 국장은 유홍준 교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고 감명받아 문화재계에 투신했다. 조용하면서도 꼼꼼한 업무 처리와 강단 있는 성격이 강점이다. 세계문화유산에 깊은 지식을 지녔고 ‘문화재보존관리활용에 관한 기본계획’, ‘생생문화재 활용프로그램’에 관여했다. 김원기(59) 문화재활용국장은 9급 공채 출신으로 궁능, 천연기념물, 보존정책 등에 해박하다. 성격이 화통하고 추진력을 갖췄으나 술은 단 한 방울도 못한다. 파사드 방식의 서울시청 보존, 광화문 복원 공사 등에 일조했다. 문화재정책국장은 최종덕(55) 전 국장이 대기 발령을 받아 현재 공석이다. 건축학도이자 기술고시 출신인 최 전 국장은 “학자 같다”는 평이 따라다닌다. 옛 건축물에 관심이 많아 옛 건설부에서 옮겨 온 경우다. 숭례문 복구단장으로 일했으나 최근 출간한 저서가 구설에 오르며 직위 해제됐다. 강순형(59) 국립문화재연구소장과 이귀영(52) 국립고궁박물관장, 소재구(57)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연구사 경쟁채용 출신의 국장급 간부들이다. 연구소와 박물관 등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은 밑에서 올라오는 의견에 귀를 잘 기울이며 뚝심과 원만한 성품을 지닌 것으로 호평받는다. 매년 1~2명의 행시 합격자가 배정되는 문화재청에서 이경훈(50) 유형문화재과장은 고시 출신 선두 주자로 꼽힌다. 유네스코와 국제협력과장을 거친 국제통으로 불린다. 꼼꼼하면서도 거시적인 일처리 방식이 특징이다. 운순호(45) 대변인은 7급 공채로 통일부와 문화재청에서 근무하다 행시를 거쳐 다시 문화재청으로 돌아온 특이한 사례다. 업무에 맺고 끊음이 명쾌해 “또렷또렷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황권순(41) 창조행정담당관은 어린 나이임에도 강한 추진력 덕분에 김찬 전 청장 때 발탁됐다. 이종희(48) 무형문화재과장은 본청에서 일하는 유일한 여성 과장이다. 7급 공채 출신으로 울진 반구대 암각화 보존전담 태스크포스팀장으로 일했다. 복잡하게 꼬인 업무를 정리하는 탁월한 역량의 소유자란 평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 대전 이전과 함께 여성 직원들이 인사 교류를 통해 대거 청을 떠나면서 여성 간부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같은 7급 공채인 김홍동(56) 활용정책과장과 고기석(51) 운영지원과장은 소통 능력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김 과장은 직원들의 다면평가에서 늘 수위를 차지할 만큼 신망이 두터운 기획통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다음회는 농촌진흥청입니다
  • 삵 5마리 안산 시화호 상류습지에 방사

    삵 5마리 안산 시화호 상류습지에 방사

    서울동물원은 21일 삵 다섯 마리를 경기 안산 시화호 상류습지에 방사했다고 밝혔다. 2012년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난 삵들이다. 삵의 생태계 방사는 국내 1호다. 동물원 태생을 야생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 역시 처음이다. 살쾡이로도 불리는 삵은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토종 고양이과 야생동물이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생김새는 고양이와 비슷하나 몸집이 더 크고 황색에서 황갈색에 이르는 다양한 털색에 온몸에 검은 반점이 있다. 방사된 삵은 암컷 세 마리, 수컷 두 마리다. 서울동물원은 11마리를 더 보유하고 있다. 앞서 서울동물원은 현장답사를 거쳐 쥐와 물고기 등 먹잇감이 풍부한 시화호 갈대숲을 방사 장소로 결정하고 지난해 11월 한강유역환경청의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9월부터 삵들을 상대로 살아 있는 쥐, 비둘기, 미꾸라지를 주며 야생적응 훈련을 시키고 건강검진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반도를 떠나 대륙을 품다/ 김현주 교수의 홀로 세계여행기

    반도를 떠나 대륙을 품다/ 김현주 교수의 홀로 세계여행기

    인생을 살면서 여행보다 건강한 기억이 또 있을까. 고단한 우리의 일상은 지난 여행을 반추하며 위로받고 새로운 힘을 얻지만 여행의 기억을 제대로 엮어내기란 쉽지 않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여행을 통해 새로이 접한 문물과 순간순간의 감흥을 손에 잡힐 듯 눈에 밟힐 듯 생생한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은 부지런하고 꼼꼼한 여행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반도를 떠나 대륙을 품다’는 여행기의 모범이라 할만 하다. 누구나 해외여행을 떠나는 요즘 세상에 다녀온 후 그냥 블로그에 사진 몇 장 올리면 될 일인데 새삼스럽게 무슨 책이냐며 면박당할 각오를 하고 쓴 여행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세계 일주라는 것이, 그것도 중년의 나이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스스로 불어 넣은 용기로 감행한 것이라고 고백한다. 여행도 그냥 여행이 아니었다. 고행에 가까운 힘든 여행을 왜 굳이 했느냐는 질문에 저자는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세계여행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고 답한다. 저자는 모든 여행을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한 끝에 혼자서 32만㎞, 지구 둘레로 따져 일곱 바퀴 반을 도는 장대한 거리를 누볐다. 한번 떠났다 하면 짧게는 열흘, 길게는 한 달의 긴 여정을 시간과 비용의 제약과 다투어 가며 5대양 6대주, 56개국 수백개 도시를 밟았다. 이번에 펴내는 여행기는 독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먼 곳의 여행지들을 중심으로 13차례의 출정(出征) 중 4개 편을 엮은 것이다. 현재 광운대 사회과학대학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MBC 옴부즈맨 프로그램 ‘TV속의 TV’를 1995∼2000년까지 진행했고 KBS 뉴스 옴부즈맨 위원, 한국방송학회 회장, 한국스피치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 MBC 시청자 위원, 광운대 입학홍보처장, 사회과학대학장 등을 지냈다. 인생을 살면서 세계 일주를 한 번쯤 꿈꾸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주한 일상과 씨름하며 지내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세계 일주는 마음속으로만 그리는 로망이자 꿈일 것이다. 저자가 반도를 벗어나 대륙 저편의 세계를 품을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30년 전 유학길에 오른 순간부터였다. 난생 처음 탄 비행기가 인천 앞바다에서 크게 한 바퀴 돌며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속도를 붙이니 한반도를 횡단하는 데 20여 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때 처음 대한민국이 작다는 생각을 했다. 그날 이후 드넓은 세계를 품고 싶은 꿈을 그친 적이 없지만 실행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우리의 삶이란 얼마나 분주한 것인가? 그나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직업을 가진 저자의 일상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아서, 미리 잡아놓은 약속이 있어서, 참석해야 할 회의가 있어서, 제출해야 할 논문의 마감 날짜에 쫓겨서, 아니면 함께 갈 친구가 없어서 망설이고 미루어왔던 여행 충동을 언제까지 마음속에만 가두어 둘 수 없었다. 아직은 두 다리가 튼튼하고, 호기심과 열정이 식지 않았을 때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결행하기로 작정했다. 매번 동반자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 아예 솔로 여행으로 시작한 지 4년 반, 매번 여름과 겨울을 기다려 움직인 끝에 세계 지도 곳곳에 나만의 깃발을 가득 꽂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저자는 세계 여러 지역을 방문한 끝에 세계시민이 만나는 접점, 즉 인류 보편의 가치를 찾았다고 한다. 언어의 차이도, 인종의 차이도, 이데올로기의 차이도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 앞에서는 의미가 없었다고 말한다. 자유, 책임감, 명예와 함께 인간의 자존감은 인류가 보편적으로 지키고 싶은 지고한 가치라는 것이다. 그의 여행은 매우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다. 빠르고 편안한 교통편을 이용하진 못했지만 짧은 기간 동안에 놀랍게도 방대한 지역을 섭렵했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목표 지점을 찍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그런 의례적인 여행이 아니었다. 매우 다양한 지역을 시종일관 진지하고 세밀하게 답사했으니 이 책은 넓이와 깊이를 갖춘 여행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두꺼운 책 여러 권에 실어도 모자라는 분량을 한 권의 책에 야무지게 다져 넣었다는 점에서 별난 여행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책 한 권만 가지면 곧바로 떠나도 될 만큼 여행기에 담긴 지역 정보는 다양하고 충분하다. 마르코 폴로가 그랬고 이븐 바투타가 그랬듯이 지금 그는 다음 여행을 위해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상은 넓고 가야할 곳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지만 인생이 길지 않음을 아쉬워하고 있을 것이다. 인생 자체가 여행이기에 우리의 여행은 끝이 없는가 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방한 확정에 충청권 천주교 성지 ‘들썩’

    교황 방한 확정에 충청권 천주교 성지 ‘들썩’

    프란치스코 교황의 오는 8월 방한 일정이 확정되면서 교황이 주로 체류하고 찾을 충청권 천주교 성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교황 방한 확정 발표 이후 충청권 성지 답사와 안내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할교구인 천주교 대전·청주교구와 시 당국이 대책반과 전담반을 잇달아 구성, 교황 맞을 채비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13일 확정 발표한 교황의 방문지는 역시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교황은 입국 다음 날인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충남 당진 솔뫼성지를 찾는다. 이어서 17일에는 충남 서산 해미성지에서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하며 그 사이 16일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를 찾아 행려인 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 가운데 솔뫼성지는 한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 1784년 김 신부의 집안이 천주교에 입교한 뒤 가족들이 투옥되고 순교하면서 순교자의 고향으로 통한다. 교황이 처음으로 참석하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개막 미사가 바로 이곳에서 열린다. 서산 해미성지는 가장 참혹했던 핍박의 흔적이 서린 곳이다. 1790년부텨 100년간 수천 명이 처형됐으며 특히 1866년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 때 서산 해미읍성은 천주교 신자 1000여명이 한꺼번에 처형된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가 하면 충북 청주교구 음성 꽃동네는 한국 천주교구의 최대 종합복지시설이다. 교황의 꽃동네 방문은 지난해 8월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오웅진 신부가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교황의 방문 일정이 충청 지역에 쏠린 것은 아무래도 주 방한목적인 아시아 청년대회에 초점이 맞춰진 때문”이라며 “그러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청빈한 사목과 한국천주교 특유의 순교를 향한 교황의 관심과 뜻이 우선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여보게, 마실길 따라 봄마중 가세

    여보게, 마실길 따라 봄마중 가세

    ‘서해가 아름다운 이유는 변산이 있기 때문’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변산반도의 해안이 아름답다는 뜻이다. 고사포, 변산 등 고운 모래로 명자깨나 날리는 해수욕장과 곰소만 등 풍요로운 갯벌, 그리고 채석강 등 기암절벽이 전북 부안의 해안을 따라 그럴싸하게 어우러져 있다. 이 같은 풍경의 보석들을 하나로 꿰고 가는 길이 있다. ‘변산마실길’이다. 올레길 등에 견줘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알음알음 찾는 사람들이 한 해 100만명을 넘는다는 길이다. ‘변산마실길’은 모두 9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조개미 패총길 새만금전시관~송포 5㎞) ▲2코스(노루목 상사화길 송포~성천 6㎞) ▲3코스(적벽강 노을길 성천~격포항 7㎞) ▲4코스(해넘이 솔섬길 격포항~솔섬 5㎞) ▲5코스(모항갯벌 체험길 솔섬~모항갯벌체험장 9㎞) ▲6코스(쌍계재 아홉구비길 모항갯벌체험장~왕포 11㎞) ▲7코스(곰소 소금밭길 왕포~곰소염전 12㎞) ▲8코스(청자골 자연생태길 곰소염전~부안자연생태공원 11㎞) ▲해안누리길(새만금방조제~격포항 18㎞)이다. 코스에 번호가 부여됐다 뿐이지 들머리를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순서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건 2~4코스다. 특히 3코스가 인기 높다. 걷는 구간의 풍경이 빼어나서다. 3코스만 걷기엔 다소 짧아 앞뒤 구간을 이어 걷는 이들도 많다. 길 나서기 전에 물이 들고 나는 시간도 확인해 둬야 한다. 특히 3코스의 핵심 볼거리인 채석강의 경우 들물 때면 접근할 수 없어 뒤편의 닭이봉으로 돌아가야 하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외지인이 물때를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변산반도에 든 시간이 날물 때라면 격포항을 들머리 삼아 코스를 되짚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채석강을 직접 답사할 수 있는 바닷길은 날물 때 하루 두 번밖에 열리지 않으니 말이다. 격포항 바로 옆은 채석강이다. 해수의 침식작용으로 층을 이룬 절벽이 꼭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것 같다는 곳이다. 대명리조트 변산을 크게 돌아 만나는 적벽강(赤壁江)도 빼어나다. 병풍처럼 바다를 둘러싸고 있는 듯한 해안절벽이다. 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가 즐겨 찾았다는 적벽강과 닮았다 해서 같은 이름을 얻었다. 해질녘엔 더 아름답다. 붉은빛을 띤 벼랑 위로 노을이 차분하게 내려앉는다. ‘적벽강 노을길’이란 코스 이름도 이 풍경에서 비롯됐을 터다. 길은 줄곧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간다. 숨이 턱까지 차는 된비알도 없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을 뿐이다. 길 위엔 낙엽이 켜켜이 쌓였다. 걸을 때마다 푹신한 느낌이 든다. 동네 뒷산을 산책한들 이보다 편할까 싶다. 다만 곳곳에 들어찬 모텔 등 숙박시설과 어류 양식장 등을 휘휘 돌아가야 할 때면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기도 한다. 반월마을 고샅길은 제법 시원한 풍경 전망대다. 하섬과 누에섬, 위도, 고군산군도 등을 두 눈 가득 담을 수 있다. 하섬 주변은 매달 보름과 그믐날 전후 2~3일 동안 바닷물이 갈라진다. 물 빠진 바닷길을 자박자박 걷는 맛이 각별하다. 코스 끝자락은 성천이다. 순서대로 돈다면 3코스 들머리 노릇을 하는 갯가 마을이다. 고사포해수욕장의 끝자락에 웅크린 성천포구의 자태가 안온하고 정겹다. 이 길에서 잊지 말아야 할 볼거리 세 곳만 덧붙이자. 곰소만은 부안의 ‘버킷 리스트’다. 바다 위로 평야가 펼쳐진 듯, 너른 갯벌이 인상적인 곳이다. 변산마실길 7코스에 해당된다. 외변산 해안도로를 따라 초봄의 훈풍을 맞으며 걸을 수 있다. 노을이 내려앉을 때도, 여명이 밝을 때도 늘 찬란한 풍경과 동행할 수 있는 길이다. 새만금 방조제는 최근 부쩍 이름값이 높아진 곳. 33.9㎞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 인상적이다. 방조제 안쪽 새만금 간척지의 크기는 프랑스 파리의 5배에 이른다고 한다. 솔섬은 해질녘 풍경이 빼어난 곳. 동틀 무렵 풍경도 못지않다. 격포항에서 차로 10분 남짓 거리다. 글 사진 부안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63)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부안나들목→변산, 혹은 호남고속도로→태인나들목→30번 국도→변산 순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다. 서해안고속도로 군산나들목으로 나와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내려가는 것도 좋다. 변산반도국립공원 사무소 582-7808, 격포분소 583-2064. →잘 곳 대명리조트 변산이 첫손 꼽힌다. 격포항 인근 해안가 절벽 위에 터를 잡고 있어 조망이 빼어나다. 이 덕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장 일몰이 아름다운 명소’다운 해돋이를 방 안에서 감상하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콘도와 호텔로 나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과 개별 여행자 모두 이용할 수 있다. 1588-4888. 격포 쪽에 모텔과 펜션, 민박 등이 몰려 있다. 한적한 곳을 찾는다면 곰소만 일대 펜션이 제격이다. →맛집 곰소 염전 주변에 젓갈정식을 맛깔스럽게 내는 집들이 많다. 군산 쪽에서 간다면 복성루(445-8412) 짬뽕은 반드시 맛봐야 한다.
  • 돈 되는 미분양 아파트, 제대로 고르는 몇 가지 방법

    돈 되는 미분양 아파트, 제대로 고르는 몇 가지 방법

    미분양 아파트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우수한 입지와 상품성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 침체로 일시적인 미분양 상태인 아파트도 더러 있다. 지금의 미분양 아파트가 2~3년 후에는 돈 되는 아파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가 말하는 알짜 미분양 아파트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일반 아파트도 그렇지만, 미분양 아파트를 고를 때에도 단지 규모는 중요 고려 사항이다. 가능한 1,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단지로 조성되는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를 계약하는 것이 좋다. 단지 규모가 큰 브랜드 아파트는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가격 하락 가능성이 낮은 장점을 갖는다. 실제 가치에 비해 비교적 저평가된 곳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2~3년 이내 가시화 될 수 있는 개발 호재를 갖춘 단지를 선택하는 것도 미분양 아파트를 잘 고르는 방법이다. 단지 인근 대기업 이전, 대형 상업시설 조성, 지하철 및 도로 신규 개통 등 굵직한 개발 호재를 갖춘 단지를 찾는 것이 좋다. 생활 인프라가 풍부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미분양 아파트는 임대 사업을 목적으로 구입하기에 좋다. 현장 답사는 필수다. 현장에 방문해 입지를 직접 확인하고,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으로부터의 거리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미분양 상태로 불 꺼진 아파트로 남아있는 아파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준공이 완료된 아파트의 경우 입주율도 살펴보고, 현재 살고 있는 입주민들의 평가도 들어봐야 한다. 100% 계약 완료에 임박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적극 검토하는 것이 좋다. 가장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부분은 역시 분양가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미분양 아파트는, 주변 시세로만 가격이 올라도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에서 지원하는 분양가 할인, 발코니 확장, 이자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꼼꼼히 따져 실속을 챙기는 것이 좋다.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부동산 전망에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면서, 그 동안 저평가됐던 알짜 미분양을 미리 선점하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주택 시장이 좋아졌을 때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은 미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 부동산 시세를 반영해 아파트 분양가를 새롭게 책정해 재분양에 나선 알짜 미분양 아파트가 등장해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를 부추기고 있다. 부산진구 부전동에 위치한 ‘서면 더샵 센트럴스타’는 시행사 보유분 일부를 현재 부동산 시세에 맞춰 재분양한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 시세에 맞춰 수요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자, 지난해 실시한 감정평가를 토대로 현재 시세에 맞는 분양가를 새롭게 책정했다. 전용면적 119~242㎡ 분양 가격에 기본 18.4%의 할인 조건이 적용되며, 타입과 향에 따라 할인 조건의 폭이 더 넓어진다. 단지 인근에는 인근에 부산발전 10대 비전사업으로 선정된 ‘문현금융단지’의 조성이 한창이다. 한국은행 부산본부와 기술보증기금 입주에 이어, 올해는 63층 규모의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의 완공이 예정돼있어, 배후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서면 더샵 센트럴스타’는 지하 5층~지상 최고 58층, 5개 동 총 1,679가구(아파트 1,360가구, 오피스텔 319실)로 구성되며, 현재 일부 잔여세대 물량을 특별 조건 재분양 중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군립박물관의 ‘작은 반란’

    군립박물관의 ‘작은 반란’

    인구가 4만명도 안 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군립박물관이 관람객 30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경북 고령군이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대가야사 전문 박물관인 대가야박물관이다. 고령군은 지난 23일까지 군립 대가야박물관을 찾은 전체 관람객이 우리나라 군립박물관 가운데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섰다고 24일 밝혔다. 2000년 9월 개관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연평균 22만여명이 다녀간 셈이다. 관람료(1인당 성인 2000원 등) 총징수액은 15억 5000만원이다. 더욱이 군립을 포함한 공립박물관 대부분이 관람객이 없어 텅 빈 채로 예산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가운데 이룬 성과라 눈길을 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립박물관은 312곳이다. 이 중 124곳(40%)은 하루 평균 관람객이 100명 미만이고 68곳(21%)은 50명 미만으로 나타났다. 대가야의 도읍지인 고령읍에 있는 대가야박물관은 지방 국립박물관보다 예산과 인력 규모도 훨씬 작지만 관람객은 오히려 많았다. 대가야박물관의 최근 3년(2011~2013년)간 관람객은 78만 6323명으로 연평균 26만 2107명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립춘천박물관 관람객 22만 9406명보다 4만여명이 많은 수치다. 국립청주박물관 26만 1131명보다도 약간 많았다. 대도시 지역인 국립대구박물관의 34만 9159명과는 큰 차이가 없다. 이들 국립박물관이 도심에 있고 관람료가 무료인 점을 감안하면 대가야박물관의 성공은 대단한 것이다. 특히 규모와 시설 면에서 대가야박물관과 비슷한 공립박물관을 보면 확실하게 차별화된다. 2011년 경북 청송군립민속박물관 연간 관람객 3179명보다는 82배, 2012년 경남 합천군립박물관 2만 3000명에 비해서는 11배 이상 많았다. 이처럼 대가야박물관이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신라, 고구려, 백제 등 삼국시대의 박물관을 이미 관람한 관광객들이 최근 들어 새로운 관광 분야로 부상하는 대가야의 역사, 문화로 눈길을 돌리고 있어서다. 게다가 삼국의 유물과는 차별화된 금관, 장신구, 마구, 무기류 등 대가야 유물 2000여점을 전시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인근의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이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것도 한몫한다. 관광객 임유리(44·여·대구시 수성구)씨는 “대가야박물관은 삼국에 가려진 ‘신비의 왕국’ 대가야의 찬란한 역사, 문화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대가야가 삼국과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독창적인 역사와 문화를 지녔다는 점에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신종환(54) 박물관장은 “평일엔 초·중·고교생들의 현장학습과 수학여행, 대학생의 고적 답사가 이뤄지고 주말에는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체험학습 관람객으로 붐빈다”고 설명했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내가 좀팽이라 그림으로 호방해지고 싶었다”

    “내가 좀팽이라 그림으로 호방해지고 싶었다”

    “예술로써 혁명하겠다는 사람들은 다 멍청입니다. 현대사회는 권력과 돈, 사랑, 예술의 다양한 축으로 이뤄지는데, 이를 모두 무너뜨릴 수는 없습니다.” 제주 출신의 민중 미술가 강요배(62)의 입에선 뜻밖의 말이 튀어나왔다. 민중 미술가란 수식어를 달았을 만큼 제주 4·3사건, 노근리 학살 등에 초점을 맞춰 예술, 인권을 언제나 화두 삼았던 그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작가는 민족미술인협회장과 탐라미술협회 대표를 거쳐 1998년에는 민족예술상을 받았다. 그런 작가가 반주로 기울인 술잔이 조금씩 늘어가자 속내를 털어놨다. 소문난 애주가인 그는 “(내가) 원래 성격이 좀팽이라 그림으로 자유롭고 호방해지고 싶었다”면서 “‘형태’보다 ‘기운’을 중시하는 드로잉을 하면서 타고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그림은 마음의 거울이고 나를 키웠다. 인생도 그렇다”고 말했다.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작가는 인근 갤러리로 자리를 옮겼다. 60점 가까이 내걸린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을 묻자 전시실 가운데로 나섰다. “여길 보세요. 다 나를 반사해 비추고 있지 않습니까. 내 거울이고 자식인데 어떻게 덜 중요하고 덜 애착이 갈 수 있을까요.” 작가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화가 강요배’는 좀 뻔뻔스러워졌다. 서울에서 교직을 접고 23년 전 고향인 제주로 돌아가 제주시 인근 귀덕리의 바닷가와 들판에서 풀꽃과 풍경을 스케치하며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다. 어느새 싱긋 웃는 입과 은근한 매력을 풍기는 코가 돌하르방을 쏙 빼닮게 됐다. 작가는 그동안 제주와 북녘의 자연을 배경으로 그린 서정적 드로잉을 모아 다음 달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첫 소묘전을 이어간다. 한때 삽화가로도 이름을 날렸던 작가는 전시에서 원칙에 충실한 ‘봄’ 등 1980년대 초기 드로잉부터 ‘해금강’ 등 1990년대 말 북한 답사 스케치, ‘관덕정 돌하르방’ 등 최근의 제주 풍경과 인물을 그린 작품까지 53점의 드로잉과 4점의 아크릴화를 내놓았다. 작품마다 띠는 색채와 사연도 각양각색이다. 캔버스에 먹으로 표현한 ‘초원의 바람’은 날것 그대로의 자연이다. 검은 바탕에 흰 학이 날개를 쭉 펼친 채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한 기세다. “어느 날 막걸리로 목을 축이다 일필휘지로 그렸지요. 몽골 전통음악을 들으며 초원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학의 모습을 떠올렸어요.” 추상화에 가까운 소묘인 ‘금강대 물소리’는 자연 풍광을 즉흥적으로 풀어놓은 것이다. 1998년 백두산 금강대를 둘러보다가 북한 가이드였던 남은정씨의 노래 한 자락을 듣고 눈 감고 그린 그림이란다. 작가는 “그림은 몸을 통해 흐르는 마음”이라며 “마치 옛 정선이나 김홍도가 그랬던 것처럼 마음의 문을 열고 물소리, 바람소리를 즐겼다”고 말했다. 작품들은 모두 경쾌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율을 떠올리게 한다. 유화로 유명한 작가는 “드로잉은 작가의 왕성한 예술혼이 담긴 그 자체로 중요한 장르”라면서 “최근 디지털 시대의 미술과 달리 소묘에는 단 한 번에 가는, 몸으로 하는 맛 같은 게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산복도로 르네상스 마을’ 국내외서 벤치마킹 줄이어

    부산 산복도로 르네상스 마을 만들기 사업이 주목받으며 벤치마킹되고 있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외 산복도로 벤치마킹 사례는 총 57회로 방문 인원은 1060여명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전국 지자체 공무원, 연구원, 기업체, 전국 지리교사 등 790여명이 현장답사와 워크숍을 통해 벤치마킹했다. 일본, 탄자니아, 네덜란드, 독일, 중국 등 외국에서도 공무원, 관광협회, 기업체 직원 등 270여명이 세계적 도시재생 성공 모델인 감천문화마을 등을 찾아 지역발전 성공 사례를 배워 갔다. 벤치마킹은 올해도 계속된다. 다음 달 6~7일 1박 2일 동안 서울시 공무원 100여명이 산복도로 르네상스 마을 만들기 사업지를 비롯해 반송마을, 매축지마을을 방문하면서 워크숍을 개최한다. .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오늘의 눈] 참사를 대하는 학교의 태도가 아쉽다/신융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참사를 대하는 학교의 태도가 아쉽다/신융아 사회부 기자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체육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3일 만인 19일 오후 부산외국어대와 숨진 학생들의 유가족 간에 보상 관련 협의가 극적으로 이뤄졌다. 유가족들은 예정대로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에서 학교장으로 합동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동안 학교가 사고에 대처하는 태도를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학교 관계자들은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사태를 수습하려는 표현일 뿐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려는 진심은 느껴지지 않았다. 임시 빈소가 마련된 후에도 보상금 문제를 논의할 때를 빼고는 빈소를 지키는 학교 관계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유족들이 ‘이런 사태가 났는데 총장은 어디 갔고, 빈소에 학교 관계자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너무 무성의한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자 그제야 정용각 부총장이 18일 밤 빈소 관리를 위해 남학생 10여명을 보내는 등 형식적인 대응을 하는 데 그쳤다. 쟁점이 된 보상금 문제에 대해서도 학교 측은 한발 물러서려고 했다. 학교 측은 “책임이 무거운 코오롱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구체적인 보상금도 제시하지 않은 채 협상을 하려던 학교 측은 뒤늦게 ‘위로금을 지급한 이전 사례는 2000만원 정도였다’고 해 유족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즈음 부산외대가 추가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마저 들끓고 있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무관하게 절차에 따라 합격한 추가 합격자에게 보내는 문자였다”고 해명했지만, 결코 적절한 타이밍은 아니었다. 물론 학생회도 비난을 면하기는 어렵다. 학생회 관계자에 따르면 사전 답사 때에도 체육관이나 시설 등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000여명의 학생이 모이는 행사를 준비하는데도 기본적인 여행자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았다. 학교는 학생회가 자율적으로 준비한 행사여서 학생회의 의견을 존중했다고 말했지만, 이면에는 학교 밖에서 진행하는 행사까지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학교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했음’에도 자신들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묻는다고 억울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의 고비를 넘기자는 식으로 임하는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보상금 몇 푼으로 금쪽같은 자식을 황망히 떠나보낸 뒤 고통받는 유족들을 위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yashin@seoul.co.kr
  • “입학선물로 준 운동화는 여기 있는데…예쁜 내 딸 어디갔니”

    “입학선물로 준 운동화는 여기 있는데…예쁜 내 딸 어디갔니”

    “우리 딸 한번 보세요, 얼마나 예쁜지…. 대학 간다고 (오리엔테이션에) 간 딸을 어떻게 이리 허무하게 보내요.” 박주현(18·비즈니스일본어과 신입생)양의 어머니는 잠시 울음을 멈춘 채 딸의 사진을 보며 잠깐 미소 지었다. 어머니가 건넨 휴대전화 화면 속에서 박양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18일 울산 북구의 21세기좋은병원 장례식장. 전날 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숨진 10명의 희생자 가운데 6명의 학생 시신이 안치된 이곳에 임시 빈소가 마련됐다. 장례식장에서는 비보를 듣고 새벽녘에 달려온 부모들이 금쪽같은 자식들의 이름을 부르는 비통한 울음과 흐느낌이 그치질 않았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일본 전문가가 되고 싶다며 비즈니스일본어과에 지원한 박양은 이해심 많고 성실한 딸이었다. 고교 때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면서도 꿈을 이루겠다며 열심히 공부했다. 박양의 어머니는 “이날도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대학 생활의) 첫날이라고 기대에 부풀어 갔다”면서 “건물이 무너졌을 때 허리가 아파 빨리 빠져나가지 못했을 것”이라며 흐느꼈다. 박양의 옷가지와 소지품을 담은 보따리에는 대학 입학 기념으로 새로 산 점퍼와 흙이 거의 묻지 않은 운동화가 나왔다. 언니 제희(22)양은 박양의 지갑을 손에 쥔 채 “지난달 29일이 동생 생일이었다”면서 “동생한테 선물한 지갑은 여기 있는데 동생은 어디 가고 이것만 돌아왔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빈소 옆 안치실에서도 통곡이 끊이질 않았다. 고혜륜(18·아랍어과 신입생)양의 고교 동창 한모(19)양은 “울산에 있는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혜륜이가 대학을 부산으로 간다며 놀러 오라고 했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됐다”며 “편지도 자주 주고받고, 친구들의 고민 상담도 잘 들어주던 어른스러운 친구였다”고 말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숨진 이성은(20·베트남어과 재학생)양의 남동생은 “누나를 좀 데려오라”고 소리치다가 실신하기도 했다.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에 빈소가 마련된 양성호(25·미얀마어과 4학년)씨는 체육관이 무너진 후, 후배를 구하러 다시 들어갔다가 숨진 사실이 전해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학과 학회장이었던 양씨는 사고 당시 신입생들에게 뛰라고 외치며 함께 대피했다. 하지만 몇몇 후배가 보이지 않자 다시 사고 현장으로 들어갔다가 무너진 구조물에 깔려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한편 사고 직후 가족들에게 즉각적으로 알리지 않은 학교 측의 대응에 화가 난 유가족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고양의 어머니 신모(47)씨는 “사고가 난 지 6시간이 지나서야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면서 “사고 현장 리조트에 눈이 그렇게 많이 왔다는데 사전답사도 안 하고 행사를 강행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교 인터넷 카페에 고양이 남긴 “합격시켜 주셔서 감사하다”는 글이 네티즌 사이에 회자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숨진 김정훈(20·미얀마어과 신입생)군의 큰 이모인 이금자(67)씨는 “해마다 사고가 나는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없어지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정해린 총장을 위원장으로 유족 등이 함께하는 임시 장례위원회를 꾸려 장례 절차를 논의 중이다. 당초 숨진 6명의 학생의 임시 빈소가 마련됐던 울산 21세기좋은병원에 합동 빈소를 차릴 예정이었으나, 안치 장소 부족으로 시신을 부산 침례병원 등으로 분산 안치해 각각 빈소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교내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학생과 교직원 등이 조문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유족들의 의견을 수렴해 장례는 학교에서 모든 절차를 주관하는 학교장으로 치를 계획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장례위원회가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산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애향심 키우고 기억력도 쑥~ 동네명소가 보드게임 속으로

    애향심 키우고 기억력도 쑥~ 동네명소가 보드게임 속으로

    동네 청년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알아가며 기억력도 높이는 보드게임을 내놔 눈길을 끈다. 17일 서울 금천구에 따르면 청년 공동체 ‘오렌지드림스’가 지난해 말 이 같은 보드게임 ‘금천구를 만들자!’를 제작했다. 처음에 20대부터 40대 초반까지 5명이 뭉쳤다. 독서 모임을 하는 등 친분을 쌓다가 자신들이 태어나고 자란 금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놀랍게도 어떤 기관이 있는지, 어떤 시설이 있는지 아는 게 별로 없었다. 문화생활 공간이 많지 않아, 또는 있어도 잘 알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일이 잦은 점도 아쉬웠다. 그래서 금천을 제대로 공부해 알리고, 주민들과 함께 새로운 지역 문화를 만드는 등 금천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지난해 6월 작은 사무실도 얻고 관련 자료도 수집하며 마을공동체 사업에 공모하는 등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첫 프로젝트가 ‘보드게임 만들기’였다. 청소년들이 가볼 만한 곳들을 토대로 게임을 만들어 살고 있는 지역에 관심을 갖게 하자는 취지였다. 답사팀이 한 곳 한 곳 발로 뛰며 탐방한 끝에 구청, 청소년 휴(休)카페 ‘꿈꾸는 나무’, 마을예술창작소 어울샘, 시흥도서관 등 13곳을 골랐다. 제작팀은 육각형 조각을 뒤집어 밑에 적힌 기관이 말이 올려진 원형 조각의 기관과 일치하면 말을 움직이게 하는 방식의 게임을 완성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재미가 쏠쏠하다는 후문. 주민과 호흡한 프로젝트는 또 있다. 어린이가 자신의 꿈을 스스로 찾아가도록 돕기 위해 ‘꿈북 만들기’ 프로그램도 실시했다. 노인 대상 프로그램도 빼놓지 않았다. 노인들이 다루기 어려워하는 스마트폰에 대한 강좌와 구에서 육성한 웃음 코디네이터를 경로당으로 초빙해 우슬래 공연을 열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여성 대상 영어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오렌지드림스의 백승현씨는 “지역 청소년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중장년층과 함께 마을을 가꾸며 어르신들과도 호흡하는 금천을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집트 폭탄테러] 치안 악화돼도 순례 강행…정부 선교 출국 자제 요청

    지난 16일 이집트 시나이반도 동북부 타바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객 버스 테러 사건은 무분별한 성지순례와 정부의 안이한 대응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집트의 관광 성수기인 1~2월 중 시나이반도를 이미 방문했거나 방문할 예정인 한국인 성지순례객이 20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성지순례란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내용을 담은 성서 ‘출애굽기’의 동선을 직접 답사하는 것으로 기독교인에게는 평생의 꿈이다. 카이로 현지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교민은 “지난해 이집트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다른 나라 단체여행객은 발길이 끊긴 상황”이라면서 “시나이반도로 단체 성지순례를 오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이후 아랍권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격·피랍 사건이 20여 차례에 이르지만, 중소 여행사들이 수익 때문에 관광객들의 안전을 외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성지순례를 가는 사람들은 금액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데다 꾸준한 수요가 있어 여행사 입장에서는 계속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2년 2월 한국인 성지순례객이 무장 세력에 납치된 뒤 시나이반도 여행경보를 2단계(여행 자제)에서 3단계(여행 제한)로 상향 조정했지만 강제성은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7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서울사무소에서 개신교 연합단체, 여행·관광업계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특별여행경보 발령 지역의 순례 및 선교 등 여행을 자제하도록 요청했다. 현재 체류 중인 단체나 여행자는 즉각 철수시키고 사태 수습 때까지 대책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옛 문화 경험하고 흥과 멋 즐겨볼까

    옛 문화 경험하고 흥과 멋 즐겨볼까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1일까지 일주일 동안 ‘전통문화 교육기부 주간’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교육부는 매달 중순 한 주 동안 특정 분야를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체험시키는 ‘교육기부 주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음 달에는 ‘인성 교육기부 주간’이 펼쳐진다. 이번 달 ‘전통문화 교육기부 주간’에는 청소년들이 옛 문화를 경험하고 조상의 흥과 멋을 즐겁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 30종을 운영하기 위해 전통문화와 관련된 8개 기관이 참여했다. 4만 3180명의 학생이 전통문화, 민속문화, 문화유산, 역사 체험 및 탐방 프로그램을 골라서 참여할 수 있다. 8개 기관 중 서울관광마케팅이 운영하는 ‘서울도보관광’은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 20개 코스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의 ‘영화와 함께하는 정동 근대유산 답사’는 근현대 역사를 비롯해 선조들의 삶과 문화를 체험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이 기관은 설명했다. 가회민화박물관은 ‘민화야 놀자’란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게 했다. 문화살림의 ‘손으로 만나는 역사문화교실’은 만들기 활동을 병행하는 참여형 역사문화수업이다. 성균관여성유도회는 ‘예절 다도교육 및 전통문화 체험’을 통해 다도와 예법을 상세하게 가르친다. 성암아트홀은 ‘춘향:어허둥둥 내 사랑’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창작발레인 ‘춘향’을 관람할 기회를 준다.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의 ‘전통, 오감, 힐링’이란 시조 오감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프로그램별 일정을 비롯해 교육기부 주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교육기부 매칭사이트(teachforkorea.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홈페이지에는 장고연주가 김덕수, 국악인 안숙선, 한국무용가 조흥동 등의 명사 초청 강연 영상이 게재돼 있다. 차대길 창의재단 교육기부멘토링팀장은 “체험 활동과 동영상 강연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배울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길섶에서] 동명이인/문소영 논설위원

    밴쿠버와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여자에서 금메달을 딴 ‘빙속 여제’ 이상화란 이름으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쓴 일제강점기의 시인 이상화를 떠올릴 수 있을까. ‘레오나르도’라고 하면 영화배우 ‘디카프리오’를 연상하는 사람도 있고 16세기 르네상스시대 화가 다빈치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사람의 감수성은 저마다 다르다. 누구를 먼저 떠올리느냐에 따라 연령대도 알 수 있다. 김수현이란 이름에서 ‘대발이 아빠’를 창조해낸 여성 작가 김수현을 연상하면 40대 이상,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김수현을 떠올리면 필경 20~30대다. 동명이인이라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과 ‘북천’(北天)의 시인 유홍준도 빼놓을 수 없다. 인물정보 서비스 등에서는 유명인사가 먼저 뜨고 나머지는 동명이인으로 일괄 처리된다. 동명이인 탓에 종종 억울한 구설수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길 잃은’ 이메일이나 전화로 인한 해프닝도 벌어진다. 예기찮은 동명이인과의 얽힘 또한 세상사는 재미가 아닌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인간 정도전의 위트에 빠지다”

    “인간 정도전의 위트에 빠지다”

    “사극에서 영웅을 다룰 때면 늘 어깨에 힘을 넣어 무겁게 그려요. 하지만 정도전은 정치적인 결단력 이면에 유머를 품고 있어요. 9년간의 귀양으로 민초들의 건강한 삶을 만나면서 스스로를 비웃기도 하고 우스운 꼴도 많이 당하죠. 체 게바라, 마오쩌둥, 레닌 등 세계적인 혁명가들을 살펴보면 모두 결단력 뒤에 하루하루의 삶을 즐기는 소탈한 인간성, 위트가 있어요. 그게 정도전을 지탱하는 핵심 부분인데 아무도 안 다뤘더라고요. 전 그걸 쓰고 싶었습니다.” 김탁환(46) 작가가 정도전을 앞세워 ‘소설 조선왕조실록’ 대장정의 첫발을 뗐다. ‘광활한 인간 정도전’이라는 부제를 단 ‘혁명’ 1·2권(민음사)에서다. 지난 15년간 ‘불멸의 이순신’, ‘방각본 살인사건’, ‘허균, 최후의 19일’ 등 조선 중·후기를 중심으로 한 역사소설을 써 온 작가는 조선의 또 다른 흥미로운 인물과 사건을 퍼즐처럼 채워 60권짜리 소설 조선왕조실록을 완성할 계획이다. 11일 김 작가는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에게 일생의 주제가 로마인이었듯 나는 평생 조선을 고민하고 쓰다 죽을 것 같다”며 “이전의 소설과 새로 쓸 소설들의 문체나 맥락 사이에 간극이 크지 않게 교향곡처럼 조율해 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 출발점에서 작가를 사로잡은 인물이 바로 정도전이다. “이성계가 낙마하고 정몽주가 암살당하는 기간 동안 정도전은 귀양가 있었잖아요. 공식적인 기록은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정도전의 실제 삶은 무엇이었느냐는 거죠. 그가 영주 시골에서 뭘 했을지가 너무 궁금한 거예요. 혁명 1세대와 2세대 간의 틈, 그 틈은 역사에선 그냥 ‘정도전은 없었다’라고만 기록하지만 문학은 보여줄 수 있는 세계죠. ” 작가는 ‘펴내는 글’에서 “역사적 사실의 엄정함을 주로 삼고 상상의 기발함을 종으로 삼되, 시대의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겠다”고 했다. 때문에 최신 국학 연구는 물론 정도전의 유배지인 나주, 영주를 답사하는 등 부단히 발품을 팔아 서사를 구축했다. 문체도 편지, 가전체, 동물 우화, 전(傳), 여행기 등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이야기는 과거에 있지만 질문은 현재를 향해 있다’는 게 작가가 결국 독자에게 건네고픈 메시지다. “고려말은 경제적, 군사적으로도 위기이고 세계사적으로도 원·명 교체기로 굉장히 위기였던 상황입니다. 누구나 혁신적으로 이를 바꿔보겠다고 나서죠. 지금 딱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상황인 거죠. 정도전을 통해 실제로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독자들에게 이 작품이 개인, 가정, 국가 등 여러 층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뒤돌아보는 거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인터넷 논쟁 살인’ 30대 징역 15년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 김문관)는 7일 인터넷에서 논쟁을 벌인 상대방 여성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으로 구속기소된 백모(30)씨에게 징역 15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터넷에서 논쟁을 벌인 생면부지의 여성을 집요하게 추적, 잔혹하게 살해해 죄질이 무겁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인터넷에 상당히 중독된 피고인이 댓글 등의 논쟁으로 범행을 저지른 만큼 인터넷과 결부된 사회와의 장기간 격리가 불가피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재범 우려가 있어 치료감호를 함께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지난해 7월 10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모 인터넷 사이트에 진보 진영을 공격하는 글을 다수 올려 자신과 논쟁을 벌인 김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백씨는 2011년 11월쯤 해당 인터넷 사이트 정치사회 갤러리를 통해 알게 된 김씨가 2012년 4월 이후 야당과 호남을 비하하면서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규정하는 등 자신과 의견이 다른 글을 올리자 댓글 등으로 논쟁을 벌이며 욕설과 이른바 ‘신상털기’ 등으로 감정싸움을 이어 갔다. 광주에 살던 그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모 심부름센터에 80만원을 주고 김씨의 주소를 알아낸 뒤 김씨의 집 근처를 3∼4차례 답사하고 채팅 사이트를 통해 동선을 파악해 범행을 저질렀다. 백씨는 재판 과정에서 진행된 정신감정에서 편집성 망상형 정신분열증 환자인 것으로 판정됐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자메이카 봅슬레이팀 이번엔 장비 분실

    산 넘어 산이다. 후원금을 모아 간신히 소치에 도착한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이 이번에는 장비를 잃어버렸다. 6일 AFP통신, 영국 BBC 등은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 출전하는 자메이카 팀이 소치 이동 과정에서 썰매를 제외한 모든 장비를 분실했다고 전했다. 썰매의 날과 헬멧, 스파이크 신발, 경기용 유니폼 등 경기를 위한 필수도구들이다. 덜렁 썰매 몸체만 남았다. 소치행은 순탄치 않았다.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전지훈련 뒤 뉴욕 JFK공항으로 날아가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지만 기상 악화 때문에 필라델피아로 항로를 변경한 비행기는 급유 뒤 늦게 JFK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예약한 비행기는 떠났고 팀은 다른 항공편을 통해 소치에 입성했지만 썰매 몸체 이외의 짐은 도착하지 않았다. 파일럿 윈스턴 왓츠(47)는 “우리의 헬멧, 스파이크, 유니폼이 모두 없다. 아마 JFK공항과 소치 사이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팀은 대회 출전을 낙관하고 있다. 경기가 열릴 코스를 답사하며 의욕을 불태운 왓츠는 “소치까지 오는 과정에서 많은 팬이 우리를 도운 것처럼 이번에도 많은 이들이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적에 직결되는 핵심 장비를 선뜻 빌려 줄 경쟁자가 있을지는 미지수. 왓츠와 브레이크맨 마빈 딕슨이 한 조를 이룬 팀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성공, 대회 경비 8만 달러(약 8500만원)가 없어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지만 대회 조직위원회 등이 모은 후원금 14만 8000달러를 받아 소치로 가던 중이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40여년 예술혼 오롯이… 그가 건축해 온 삶을 들여다본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1937~2011·한국명 유동룡)의 예술 세계를 좀 더 깊숙이 이해할 수 있는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3년 전 타계한 이타미 준의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으로 미술관에 기증된 이타미 준 아카이브와 유족 소장품으로 구성됐다. 일본에서의 1970년대 작업부터 말년의 제주 프로젝트까지 40여년에 걸친 그의 예술 세계를 드로잉과 모형 등 건축 작업뿐 아니라 회화, 서예, 소품, 영상 등 500여점의 다양한 작업을 통해 공감할 수 있다. 전시는 이타미 준 작업 의식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는 근원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청년 시절 그는 당시 젊은 건축가들이 풍부한 기술로 무장하고 첨단 건축물을 선보였던 것과 달리 당대 예술가들과 교유하며 존재의 근원을 질문하고 ‘모노하’ 예술가들과 의식을 공유했다. ‘사물 본래의 입장에 서서 자연을 한없이 동화시키는’ 이런 생각들이 그의 조형 의식의 기반을 이루며 건축 외에 회화, 서예, 디자인 등에 표출됐다. 재일동포라는 태생적 정체성 또한 존재에 대한 그의 탐구 주제였다. 1부 근원은 그가 그린 수채화와 유화, 그가 디자인한 ‘눈물의자’ 등을 통해 다양한 예술 활동을 추구했던 그의 미적 여정을 볼 수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을 직접 답사하며 저술한 책들과 수집한 고미술품들은 한국미에 심취했던 그의 자취를 보여 준다. 2~4부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물질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했던 그의 건축 작업들이 시대순으로 펼쳐진다.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이타미 준의 초기(1977~1988) 작품들은 소재의 탐색에 집중된다”며 “‘유리를 통해 비쳐드는 빛으로 빛나는 금속’과 같이 다양한 소재의 배치로 풍부한 재료의 언어를 구축하면서 사물의 감촉을 조형적으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10년간 그의 작품은 원시성의 추구에 집중한다. 유리와 철을 다루는 현대건축에서 인간과 건축의 야성미가 결여돼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토착 재료를 사용해 그 땅이 지닌 오래된 가치를 부활시키려 시도했다. ‘각인의 탑’(1988), ‘석채의 교회’(1991), ‘M 빌딩’(1992)은 자체의 물성만으로 그 존재를 힘 있게 드러낸다. 1990년대 후반부터 말년까지 이타미 준은 형태와 소재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건축이 매개하는 관계의 문제를 고민한다. 이 시기 그는 재료의 날 선 원시적 감각이 돋보였던 격렬한 건축에서 벗어나 온화하고 고요함이 드러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말년의 제주를 중심으로 한 한국에서의 작업은 이타미 준 건축의 원숙미를 보여 주면서 건축이 매개하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잘 드러낸다. 전시의 5부는 ‘바람의 조형: 제주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제주 작업에 집중돼 있다. 그가 총괄 설계를 맡았던 비오토피아 단지 내의 핀크스클럽하우스를 시작으로 포도호텔, 물 바람 돌 미술관, 두손 미술관, 방주교회 등이 잇따라 완공된다. 바람과 물, 돌이 풍부한 제주의 자연과 동화된 건축물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제주의 풍토를 담담히 반영하며 건축예술을 향한 작가의 염원을 담고 있다. 마지막 공간은 이타미 준의 딸인 건축가 유이화씨가 아버지의 소품으로 도쿄의 아틀리에를 재현했다. 오는 13일 오후 2시 전시회와 관련해 학술세미나가 열리고 3월부터 전시 기간 중 큐레이터와의 대화, 건축 강연이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3년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전에 이은 과천관 건축 상설전시장의 두 번째 기획전으로 오는 7월 27일까지 계속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