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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베리아 선발대’ 이선균X김남길, 12일 대장정 시작 “환상 케미”

    ‘시베리아 선발대’ 이선균X김남길, 12일 대장정 시작 “환상 케미”

    tvN ‘시베리아 선발대’가 첫 방송부터 유쾌한 케미와 친절한 꿀팁을 선사하며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26일 목요일 밤 11시에 첫 방송된 ‘시베리아 선발대(연출 이찬현 PD)’에서는 여행 5일 차에 합류하게 될 막내 이상엽을 제외한 이선균, 김남길, 김민식, 고규필이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을 준비하고, 기차에 탑승하는 과정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2일간의 대장정을 위해 각종 보드게임은 물론, 장난감과 다양한 캠핑용품에 눈독 들이는 ‘부대장’ 김남길과 이를 만류하며 이성적으로 여행 물품을 구입하는 김민식, 고규필은 출발 전부터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러시아에 도착 후, 바로 빠져나가면 되는 공항 게이트 앞에서 티켓, 핸드폰, 지문까지 대며 난데없이 큰 웃음을 선사한 선발 대원들은 기차역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경차, 배우 정재영 등 온갖 주제로 수다를 떨며 재미를 높였다. 실제 절친끼리 떠난 만큼, 자연스러운 분위기와 남다른 케미가 돋보인 대목인 것. 러시아의 낯선 키릴 문자 때문에 기차 티켓 발권 장소부터 짐 보관소까지 모든 정보를 직접 부딪치며 알아가는 선발 대원들은 현실적인 여행기로 공감을 더하기도 했다. ‘시베리아 선발대’라는 프로그램 이름답게 낯선 여행지에 대한 알찬 정보 또한 앞으로 펼쳐질 본격 여행기에 높은 기대감을 선사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시작점인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에는 에어컨이 없다는 깨알 정보부터 짐 보관 비용, 기차 티켓 사용법까지 자세한 팁이 가득했기 때문. 이에 남다른 여행 시작을 알린 ‘시베리아 선발대’가 매주 목요일 밤, 어떤 이야기로 색다른 웃음과 힐링을 선물할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이날 방송은 케이블, 위성, IPTV가 통합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에서 평균 2.1%, 최고 2.6%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첫 방송부터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악하며 본격적으로 펼쳐질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에 기대를 높인 ‘시베리아 선발대’는 낯선 여행 先체험 답사기로, 매주 목요일 밤 11시 tvN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경북문화관광공사, 여행사 관계자 등 초청 ‘신비의 가야문화’ 팸투어

    경북문화관광공사, 여행사 관계자 등 초청 ‘신비의 가야문화’ 팸투어

    경북도와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 24~25일 이틀간 여행사 관계자, 경북알리美 SNS기자단 등 30여 명을 초청해 ‘신비의 가야문화탐방’ 이라는 주제로 팸투어를 실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팸투어은 고령의 대가야박물관 관람을 시작으로 지산동고분군 탐방, 우륵박물관 관람 및 가야금 체험, 대가야역사테마파크 체험, 성주 가야산 역사신화공원 관람, 한개마을 관람 및 짚공예체험 등 가야문화 답사 및 체험, 가야 역사특강 등으로 진행됐다. 김성조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이번 팸투어를 계기로 다양한 경북 가야문화 관련 관광상품을 개발, 더 많은 관광객들이 경북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화강암 병풍에 새겨진 4·19혁명… 우리 사회 성찰한 시간

    [흥미진진 견문기] 화강암 병풍에 새겨진 4·19혁명… 우리 사회 성찰한 시간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며 친구들과 손장난을 하고 놀았던 어린 날의 추억이 아직 생생하다. 이 노래는 윤극영 선생님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진 ‘반달’이라는 제목의 동요다. 우리는 도미니코 수도원을 거쳐 윤극영 가옥에 들렀는데 이곳은 선생님께서 작고했을 때까지 살던 집이라고 한다. 집안에는 선생님께서 생전에 작곡하셨던 곡들의 노랫말들이 벽 한편에 걸려 있었고 유품이 전시돼 있었다. 윤극영 선생님은 방정환 선생님과 함께 한국 어린이문화운동을 이끌었으며 색동회를 창립했다. 또 일제강점기 때 우리의 민족정신과 미풍양속이 사라져가는 게 안타까워 ‘설날’을 시작으로 600곡 이상의 동요를 만들었다고 기록에 나와 있다. 윤극영 가옥을 지키고 관리하는 가옥지기가 ‘설날’, ‘반달’, ‘고기잡이’, ‘우산’, ‘나란히’, ‘기찻길역’, ‘어린이날 노래’ 등을 한 곡씩 불러줬는데 어렸을 때부터 즐겨 부른 동요 대부분이 선생님께서 지은 곡임을 알게 됐다. 선생님이 쓰신 곡을 잘 살펴보면 암울한 시대였음에도 노랫말이 참 밝다고 느껴졌다. 아마도 밝은 노랫말을 아이들이 부르면서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바라보고 멋진 미래를 만들어달라고 노래를 통해 부탁한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극영 가옥에서 나와 4·19민주묘지로 향했다. 4·19민주묘지는 1960년 4·19혁명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 분묘다. 희생자들께 감사와 추모를 올리기 위해 4월 학생혁명 기념탑 앞에서 참배를 드렸다. 화강석으로 된 병풍에는 4·19혁명 당시 모습들이 새겨져 있고 그 뒤편으로 희생자의 묘가 있다. 4·19혁명에 앞서 4월 18일에 벌인 고려대 학생들의 평화적 시위에 대한 무력 진압은 4·19 총궐기의 기폭제가 됐다고 한다. 우리는 4·19민주묘지에서 북한산 둘레길 2코스를 걸어 유림선생 묘역에 도착했고 옆에 있는 근현대사기념관을 끝으로 답사를 마쳤다.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우리 사회에 정의는 살아 있는가’라는 고민과 의심이 많았던 시기에 이번 답사는 나에 대한, 또 우리 사회에 대한 성찰을 해볼 수 있게 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원서영 고려대 지리교육과 3학년
  • 종가(宗家)의 전통 한 자리에…경북도청서 종가포럼

    종가(宗家)의 전통 한 자리에…경북도청서 종가포럼

    경북도와 한국국학진흥원은 24일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2019 종가포럼’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근·현대를 이어온 종가(宗家)의 전통’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도내 종손·종부를 비롯해 유림단체, 학계, 경기지역 종가 관계자 등 800여명이 참석한다. 종가 포럼은 기존 폐쇄적이고 낡은 전통으로 인식되기도 했던 종가문화를 21세기와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은 개방적·일상적 문화로 가꾸어 나가려는 취지로 기획돼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12회째다. 특히 올해 행사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일제 강점기와 해방기를 거치며 국권 회복, 가문 재건을 위해 헌신해 온 종가의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하는데 의미가 있다. 학술행사로 김희곤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이 ‘한국독립운동과 경북지역 종가의 기여’, 김준혁 한신대 교수가 ‘경기 종가의 현황과 독립운동에서 역할’을 주제로 강연한다. 기념행사에서는 상하이와 항저우 임시정부 답사를 다녀온 청년 선비들이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상영한다. 경북·경기 두 지역 종가는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전시행사로는 ‘독립운동에 앞장 선 명가의 후예들’이라는 주제로 독립운동에 헌신한 종가 자료 5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3·1 만세운동과 8·15 광복 기념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태극기 원본 2점을 처음 공개한다. 오회당 남상룡(1887∼1955)이 1919년 안동 임동면 챗거리에서 3·1 만세운동에 사용한 것과 광산김씨 탁청정공파 문중이 해방을 기념해 제작한 것이다. 의성 김씨 동강 종가 종손인 심산 김창숙(1879∼1962) 친필 병풍 등도 함께 공개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앞으로 전국 종가를 연계하는 종가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종가문화를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경북도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김시덕의 대서울 이야기] 서울과 성남의 경계에서 담배에 대해 생각하다

    [김시덕의 대서울 이야기] 서울과 성남의 경계에서 담배에 대해 생각하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맞닿는 경계 지역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잘 보지 못하는 특수 시설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다. 각 자치단체가 자기 지역의 중심부에 두지 못하는 시설들을 지역의 경계에 몰아넣기 때문이다. 군사시설, 상하수도시설, 폐기물처리장, 변압소나 저유소 같은 에너지 관련 시설, 각종 터미널과 버스·택시 차고 그리고 빈민촌이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지방자치단체가 나아가 한국이 무엇을 혐오하는가, 그리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무엇을 시민들로부터 감추려 하는가를 보려면 경계지를 걸으면 된다. 경계 지역에는 한국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 가운데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시 수정구가 만나는 지점을 알아보자. 이 경계 지역의 남쪽 성남 방면에는 복정정수장과 성남시수질복원센터, 그리고 서울 중심부의 빈민 수십만명을 트럭에 실어 보낸 성남 원도심 옛 광주대단지가 있다. 북쪽 서울 방면에는 송파의 발전소와 복합물류센터, 그리고 청계천을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몰아낸 상인들을 수용한 가든파이브가 있다. 서울과 성남의 각종 특수 시설이 밀집한 경계 지역을 잇는 다리의 이름은 복정교다. 복정교의 서북쪽 탄천을 사이에 두고 성남시를 마주하는 서울 송파구의 남쪽 끝에는 ‘화훼마을’이라 불리는 빈민촌이 있다. 1980년대 초에 잠실 아파트 단지를 만들 때 추방당한 철거민들이 재정착한 마을이라 하는 이곳은 이웃한 옛 광주대단지의 과거를 오늘날에 재현한 것 같은 곳이다. 이 마을은 복정역 교차로에 인접해 있지만, 아마도 시에서 일반 시민들의 눈을 가리기 위해 펜스를 치는 바람에 그 존재를 잘 알아채기 어렵다. 이처럼 화훼마을이 일반 시민들로부터 분리돼 있다 보니 마을 바로 옆의 장지동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 일반 시민들 가운데 흡연자들이 펜스 너머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일이 자주 있는 것 같다. 버스 정류장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펜스 출입구에는 이런 경고문이 쓰여 있다. “이곳도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소변은 절대 할 수 없어며 담배꽁초도 버려서는 안대는 곳입니다. 주민일동”(표기는 원문대로) 비단 화훼마을뿐 아니라 대서울을 답사하다 보면 흡연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마을 입구와 집 담벼락에서 자주 확인한다. 흡연자들은 자신들이 담배를 구입하면서 세금을 냈기 때문에 타인의 건강과 안전을 해쳐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들은 모두가 모여 있는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고, 걸어다니면서 담배를 피우고 남의 집과 마을에 담배꽁초를 버린다. 사회에 대한 일부 흡연자들의 악의는 시민들이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대서울과 한국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다. 서울과 성남 사이의 경계 지점에서는 타인에 대한 흡연자들의 악의적인 무감각함이 사회의 약자들에게 주는 피해가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었다.
  • 저소득가정 청소년 꿈 키우는 금천 국제캠프

    서울 금천구의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에게 해외에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해 볼 기회가 생긴다. 금천구는 금천구지역아동센터연합회 주관으로 17일부터 20일까지 3박 4일 동안 자매도시인 중국 웨이하이시 원덩구와 문화도시인 칭다오로 국제캠프를 떠난다고 16일 밝혔다. 저소득가정 청소년들에게 해외여행을 통한 역량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올해 새롭게 시작된 이번 사업은 유성훈 금천구청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유 구청장은 “민선 7기 취임 후에 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희망을 물었더니 ‘TV에 나오는 장면처럼 멋진 캐리어를 끌고 공항에 가 보고 싶다’고 답한 게 마음에 많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선발된 청소년들은 원덩구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방문하고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인물인 장보고 유적지 ‘적산법화원’을 답사한다. 칭다오를 방문해 박물관 및 상업지구를 탐방하며 견문을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천구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청소년 31명을 선발하고 3회에 걸쳐 사전교육을 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NH농협은행 순천시 관내 사무소장들, 농가 일손지원 앞장

    NH농협은행 순천시 관내 사무소장들, 농가 일손지원 앞장

    NH농협은행 순천시 관내 사무소장들이 태풍 ‘링링’ 피해 농가 돕기 일손지원에 나섰다. 김회천 NH농협은행 순천시지부장을 비롯한 관내 중앙지점, 동순천지점, 북순천지점, 순천시청출장소, 농협중앙회 순천시지부 사무소장 등은 9일 낙안면 이곡마을 태풍피해 농가를 찾아 배 낙과 정리 돕기에 나섰다. 순천시지부는 제13호 태풍 ‘링링’과 관련해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현장 답사 등 피해 현황을 신속히 파악했다. 기록적인 강풍으로 낙안면 지역 피해가 극심해 이날부터 11일까지 집중지원 계획을 수립해 농촌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했다.순천시지부에서는 그동안 관내 봉사단과 함께 고추밭작업, 과수봉지작업, 매실수확, 여름철 깨끗한 마을 만들기 환경정비활동 등을 펼쳤다. 또 월등면 복숭아 수확 등 올해 40여회의 다양한 일손지원과 환경정화활동 등 지역사회 나눔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회천 지부장은 “낙안면, 해룡면 일대 과수농가와 벼재배농가의 피해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해 보상과 배 낙과 정리작업 지원에 힘쓰겠다”며 “재해 등으로 일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우선적으로 도와 농가 소득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관내 농협중앙회와 농협 임직원 90여명으로 구성된 ‘순천미인농협 봉사단’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자율적 봉사단체를 결성해 운영중이다. 이들은 매월 일정액을 모아 지역다둥이꿈키움 지원사업, 지역소외계층 나눔행사, 농번기 농촌일손돕기 등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엄마 옷장 뒤지고 롤러장 가는 10대… “촌스럽다고? 특별하잖아”

    엄마 옷장 뒤지고 롤러장 가는 10대… “촌스럽다고? 특별하잖아”

    2019년의 중고생들이 청재킷에 청바지, 이른바 ‘청·청 복고 패션’을 입고 학교 축제에서 90년대 아이돌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 어른들은 촌스러운 옛날 문화를 따라 하는 아이들이 당황스럽지만 아이들끼리는 서로를 “힙하다”(트렌디하다)고 치켜세운다. 10대들 사이에 레트로(Retro·복고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레트로란 ‘과거를 추억하면서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흐름’을 뜻한다. 그러나 10대들에겐 어른과 달리 추억할 과거가 없다. 10대들의 레트로를 ‘뉴트로’(Newtro)로 구분해 부르는 이유다. 겪어본 적 없는 기성세대 추억의 문화를 신기해하고 따라 하는 신세대들만의 복고 열풍, 뉴트로 인기가 아이들 사이에서 식지 않고 있다. 10대들에게 복고풍 옷은 익숙한 유행 제품이다. X세대의 전유물이었던 배꼽티는 이제 ‘크롭티’라는 이름으로, 나팔 바지는 부츠컷 팬츠로 명칭만 바뀌어 2019년 10대들의 ‘잇템’(유행하는 아이템)이 됐다. 화려하고 큰 무늬, 과장된 어깨 뽕도 유행과 함께 다시 돌아왔다. 이러한 변화에 일부 어른들은 “요즘 애들 옷 입는 것이 촌스럽다”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요즘 아이들의 졸업 사진에도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이예진(19)양은 고교 졸업 사진 촬영을 위해 어머니가 신혼여행 때 입었던 원피스를 꺼내 입었다. 초록색 바탕에 큰 꽃무늬 원피스가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로맨틱 룩 플로럴 원피스’와 비슷하다. 이양은 “예쁠 뿐 아니라 의미도 있어 이 옷을 선택했다”면서 “눈에 띄는 화려한 옷 덕분에 사진 촬영 내내 연예인이 된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세은(15)양도 “중학교 졸업 사진을 찍을 때 빨간 립스틱에, 90년대 스타일의 진한 화장을 했는데 거울에 비친 평소와 달리 보여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뉴트로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문화’인 셈이다. 빈티지 옷에 빠져 직접 쇼핑을 다니는 10대들도 적지 않다. 한다원(16)양은 주말이면 친구와 서울 종로구 동묘 시장 쇼핑에 나선다. 한양은 지난 1일 “빵모자와 니트 조끼를 옷더미 속에서 건져 싸게 샀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랑 글을 올렸다. 한양은 “부모님 옷장의 옷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좋아서 구제 옷을 종종 산다”면서 “부족한 용돈에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동묘는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김서영(15)양도 “투박한 디자인이 편하고 창의적”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옷 가게에 걸린 브랜드 기성복은 다 똑같은 디자인뿐이고 유행도 금방 지나버린다”고 말했다.학교 축제 역시 ‘복고 콘셉트’로 열린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북구 삼각산고등학교 축제 ‘늘품제’에서 사회자는 복고 댄스로 분위기를 달궜다. 복고를 주제로 한 공간도 학교 곳곳에 차려졌다. 방송반 학생 한인지(17)양에 따르면 삼각산고 교육동아리는 ‘방탈출 게임’ 부스를 복고풍으로 꾸몄다. 이들은 1970년대 재개발 지역 다방을 건달들이 점령당했다는 설정으로 분위기를 연출해 놀이에 재미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삼각산고 학생회는 ‘8090클럽’ 부스도 열었다. 학생들은 그 안에서 80~90년대 노래를 들으며 딱지나 공기 등 옛날 놀이를 즐겼다. 상으로는 문방구에서 팔던 ‘불량식품’을 줬다. 한양은 “축제 뒤 학생들 사이에서 ‘신선하고 특별한 추억이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복고가 부모와 자녀를 잇는 징검다리가 되기도 한다. 화려한 조명과 90년대 가요로 채워진 ‘롤러장’(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실내 공간)은 10대와 어울리지 않지만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경기 남양주의 한 롤러장에서 땀을 흘리며 롤러스케이트를 타던 정현진(12)군은 “엄마가 어렸을 때 이렇게 놀았다고 들어서 더 재밌다”고 웃었다. 또 “여기서는 원래 이렇게 해놓고 논다고 들어서 촌스럽다고 생각은 안 한다”고 말했다. 아들과 친구들을 데리고 이틀 연속으로 롤러장을 찾았다는 김민정(44)씨는 “옛 추억이 생각나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설명해 줬다”면서 “아들 손잡고 함께 탔는데 몸이 옛날 같지는 않다”면서 아쉬워했다. 롤러장을 운영하는 송준호(51)씨는 “가족 단위로 많이들 오신다”면서 “부모님이 더 신나서 탄다”고 전했다. 송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요즘 아이들이 야외 활동을 많이 못하는데 롤러스케이트가 복고 문화에 힘입어 실내 스포츠로 자리 잡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경기 용인에 사는 김승유(15)양은 부모님과 90년대 음악으로 소통한다. 유튜브 채널 ‘SBS 케이팝 클래식’ 덕분이다. 이 채널은 H.O.T, 신화, god, 핑클, SES 등 1세대 아이돌의 무대와 옛날 연예인들의 진행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 온라인에서 큰 인기다. 김양은 “귀로만 들었던 노래를 무대로 직접 보니 느낌이 새로웠다”면서 “어머니도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을 엄청 반가워하셨다”고 말했다. 김양은 “어머니랑 얘기하다가 샤크라, god, 박기영의 새로운 팬이 됐다”면서 즐거워했다. 90년대 노래 광팬 방가은(15)양은 아빠, 엄마가 추천한 옛날 노래로 플레이리스트를 채운다. 방양은 “최근 고 김광석씨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노래를 반복 재생한다”면서 “요즘 노래는 3분 안에 의미 없는 가사를 몰아치는 반면 옛날 노래는 특유의 정서와 감명 깊은 가사가 있다”고 말했다. 10대들이 복고를 즐기게 된 배경에는 미디어 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10대들은 데이터베이스(DB)화된 20~30년 전 영상들을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찾아본다. 또 이들이 태어나기 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들이 지금도 계속 양산되고 있기 때문에 10대들은 수시로 복고에 노출된다.유튜브에서 90년대 시트콤 ‘순풍산부인과’를 찾아본다는 이수(14)양은 “저와 제 또래 친구들은 학원을 다니느라 마음껏 뛰어놀지 못한다. 그래서 미달이가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모습이 좋아 계속 본다”고 말했다. ‘지붕 뚫고 하이킥’, ‘응답하라’ 시리즈도 이양이 즐겨 보는 콘텐츠다. 대부분 대가족, 집단 공동체가 구성원으로 등장한다. 때문에 이양은 “개인 위주인 지금보다 따뜻하고 정감 있다”고 말했다. 화려하고 세련된 그래픽의 요즘 게임보다 저화질 레트로 게임을 즐기는 10대도 많다. 오락실 테트리스 게임을 좋아한다는 권유빈(15)양은 “요즘 게임은 생각할 게 많고 어렵다”며 고개를 저었다. 권양은 “고전 게임이 규칙도 단순해서 간단히 즐기기 좋다”면서 “500원으로 할 수 있는 가장 기분 좋은 소비”라고 설명했다. 10대들의 뉴트로 선호 이유에 대해서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들이 디지털 원주민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평론가는 “이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복제품은 손쉽고 편리하지만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아날로그 제품은 불편하거나 기회가 한 번밖에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치 있게 느껴지고 더 신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평론가는 “10대들에게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이나 흐름은 불안 요소가 된다”면서 “여기서 빠져 나와 편안하게 있고 싶은 친구들이 복고를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향은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 공학과 교수는 “복고를 표피적으로 받아들여 스타일 중심으로 소비하다 보면 금방 싫증이 날 수 있다”면서 “부모 세대와 대화를 통해 의미를 찾거나 검색으로 배경을 공부하는 것도 10대들이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연애의 맛2’ 오창석♥이채은 “결혼하러 가자” 5G급 결혼식 전말

    ‘연애의 맛2’ 오창석♥이채은 “결혼하러 가자” 5G급 결혼식 전말

    ‘연애의 맛2’ 커플들이 계획이라도 한 듯 릴레이 이벤트를 펼쳐내며 ‘리얼 썸’ 알람을 더욱 세차게 울렸다. 지난 5일 방송된 TV조선 ‘연애의 맛2’ 15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4.168%를 기록, 지상파 종편 종합 동 시간대 예능 1위를 석권하며 목요일 밤 안방극장을 접수했다. 이날 방송에서 오창석, 고주원, 천명훈, 이재황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라면 이벤트 장인이 되는, 초 단위 감동 물결의 순간들을 선사했다. 민속촌 전통 혼례 공연에 초청된 오창석은 직접 청첩장을 만들어 이채은에게 깜짝 프러포즈했고 “결혼하러가자”며 5G급 결혼식을 올리러 떠났다. 먼저 사회자 소개로 등장한 오창석은 독보적 비주얼을 뽐냈고, 이채은이 전통 혼례복을 입고 입장하자 아름다운 모습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두 사람은 전통 혼례 체험임에도 진지하게 의식이 진행되자 미묘한 분위기를 드리웠다. 더욱이 오창석은 이채은에게 지금 순간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연애의 맛’을 통틀어 커플 사상 최초로 “사랑해”라는 말을 건넸고, 이채은 또한 “사랑해요”라고 답하며 이마 뽀뽀를 마지막으로 전통 혼례 공연을 마쳤다. 이후 놀이동산으로 신혼여행까지 다녀온 두 사람은 실감 났던 결혼식에 대해 “연애의 끝이 결혼이라면 연애를 오래 하고 싶지 않다”는 소회를 풀어 이들 커플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제주도에서 시간을 보낸 고주원 김보미 커플은 특대형 갈치구이 먹방을 즐겼고, 이때 김보미는 직접 만든 가죽 지갑과 그 안에 두 사람의 커플 사진을 넣어 고주원에게 선물했다. 그런가 하면 고주원도 김보미를 위해 제주도 숙소 정원에서 서프라이즈를 펼쳤다. 정원에 설치된 텐트 곳곳에 숨겨진 취향 저격 선물을 찾을 때마다 김보미는 환한 웃음을 드리웠고, 특히 고주원이 직접 만든, 지금까지 고주원이 봤을 때 예뻤던 김보미 모습이 담겨있는 영상을 본 후에는 울컥하며 쉽사리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고주원은 김보미에게 요즘 힘들어하는 게 느껴진다며 조심스레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냈고, 김보미는 주변에서 물어오는 너무 많은 관심에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그리고 숙소로 자리를 옮긴 후 김보미가 “오늘 촬영이 마지막 촬영인 거 알고 있죠?”라며 고주원에게 아쉬움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마지막에 안타까움이 드리운 가운데, 보고 커플의 아직 다 하지 못한 이야기는 다음 주에 공개된다는 자막이 내걸리면서, 관심을 폭등시켰다. 천명훈은 조희경에게 데이트 장소를 비밀에 부친 채 ‘희경 데이’를 예고하며 달달한 분위기를 드리웠다. 그렇게 찾아간 장소는 조희경의 취향을 저격한 양평에 있는 계곡이었고, 화려한 커플 꽃무늬 티셔츠까지 준비한 천명훈은 튜브에 조희경을 태워 래프팅을 시켜주고, 수박화채까지 만들어 먹는 등 순탄한 데이트를 즐겼다. 이어 두 사람은 천명훈 어머니가 잡아준 펜션으로 장소를 옮겼고, 이때 천명훈은 이번 데이트를 위해 일주일 동안 매일 사전답사를 하며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조희경은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맞춰준 천명훈에게 “그런 마음이 참 예쁘네요”라고 감동한 마음을 전했고, 다음번에는 ‘명훈 데이’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천명훈은 조희경을 위해 직접 만든 노래를 불러주며 ‘희경 데이’의 정점을 찍었던 상황. 천명훈은 조희경의 취향을 몰랐던 첫 데이트 때 인파 속 노래 이벤트를 만회하고 싶었다는 뜻을 전하며 둘만의 달달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새긴 데이트를 마무리했다. 이재황, 유다솜은 첫 번째 데이트 마지막 코스로 유다솜이 자주 가는 단골 와인바를 찾았다. 자리를 잡고 앉은 두 사람은 호칭을 정리한 후 함께했던 하루를 정리해 나갔고, 이재황은 유쾌한 유다솜이 좋다며 자연스럽게 애프터 데이트 신청과 휴대전화 번호를 주고받았다. 이어 이재황은 유다솜을 집에 데려다줬고, 첫 데이트 만에 두 번의 집 앞 방문으로 두 사람 사이에는 그린 라이트가 켜졌다. 일주일 후 이재황은 두 번째 만남을 앞두고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유다솜을 위해 직접 초콜릿을 샀지만, 차키를 차안에 두고 내린 탓에 보험사까지 부르는 소동을 겪은 후 출발했다. 하지만 또다시 내비게이션과 소통 불가로 황미아 모드를 발동, 결국 30분이나 지각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유다솜은 오히려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이재황을 재치 넘치는 말로 안심시켰고, 냉면집으로 향한 두 사람은 음소거 식사를 이어가다 첫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 1, 2위를 장식한 것을 축하하며 점심 식사를 마쳤다. 하지만 또 다시 이재황이 좌식 테이블에 앉기 전 벗어 놨던 신발을 잃어버리는 사건이 발생, 다사다난한 두 번째 데이트가 어떤 전개를 펼칠지 궁금증을 높였다. ‘연애의 맛2’는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로 골목과 통하다…걷는 도시 상권 살린다

    서울로 골목과 통하다…걷는 도시 상권 살린다

    “오랫동안 낙후된 지역들의 보행길이 서울로 7017과 이어져 새롭게 재탄생될 겁니다.” ‘서울로 7017’에서 주변 골목길로 이어지는 7개 보행 연결길 조성의 총괄기획을 맡은 유석연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로 7017’ 2단계 보행 연결길 사업에 대해 3일 이렇게 설명했다. 오래된 주거지와 산업, 역사 자원들이 들어 있지만 도심과 끊어진 이면의 조그만 골목길들을 서울로 7017과 연결해 지역을 재생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이 사업이 완성되면 골목길 주변의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지역주민들의 소득도 높아지고 ‘서울로 7017’에서 연결되는 죽어 있는 골목들이 다시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식당·카페 등 늘고 만리재로 카페 매출 200% 증가 당초 자동차길이었던 고가도로를 사람이 걷는 길로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개념에서 시작한 서울로 7017은 현재까지 1800만명이 방문한 서울의 대표적 명소가 됐다. 서울로 7017 개장 전후의 주요 보행량 변화를 살펴보면 서울역 일대 재생사업지구 전체의 평균 보행량은 32.9% 증가했다. 지역적으로는 중림동과 남대문시장, 회현동 일대의 보행량이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권 변화도 눈에 띈다. 서울로 7017 공식 발표가 있었던 2015년 1월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2015~2017년 2년 동안 62건의 업종 변화가 있었다. 특히 중림로의 경우 식당과 커피전문점(카페)은 각각 67%와 38%의 매출 증가가 발생했다. 만리재로의 커피전문점의 매출 증가는 200%에 달했다. 서울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서울로와 연결되는 2단계 보행연결길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로 7017을 설계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는 2단계 사업으로 방사형 보행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도시재생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해 9월 “서울로 7017과 서계중림 등 주변지역을 잇는 7개 길을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7개 보행길은 서울로와 연결되는 중림1·2길, 서계1·2길, 후암1·2길, 회현길 등 총 7.6㎞에 달한다. 재개발 지역인 후암동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모두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로 7017이 노후화된 고가도로를 사람길로 재생시켜 기찻길로 단절됐던 서울역 동서 지역을 잇는 1단계 연결길을 완성했다면, 새롭게 조성될 7개 보행길은 서울로 7017을 축으로 도시재생의 파급력과 지역경제 활력을 인근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유동인구 유입 등 주민이 원하는 환경개선 진행 서울시는 이를 위해 유 교수를 총괄기획가로 선정하고 7개 길을 각각 전담하는 7명의 골목건축가를 위촉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약 20회 국내외 워크숍을 진행하고 각 골목을 조사·답사하고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을 거쳤다. 지난해 11~12월에는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도 진행했다. 각 길의 골목건축가들은 ▲보행강화 그린 네트워크 ▲지역환경 개선 ▲거점 활성화 등 세 가지 목표 아래 다양한 사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유 교수는 “7명의 골목건축가들이 어떻게 하면 골목을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사업들을 발굴했다”면서 “서울로와 직접 연결하는 보행로를 통해 유동인구를 유입하는 한편 주민들이 정말 원하는 환경 개선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각 길의 기본계획 방향을 보면, 현재 봉제산업과 저층 주거지가 밀집된 서계1길은 서울로와 연결되면서 보행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고 그 안에 새로운 거점공간들을 발굴해 활성화할 계획이다. 남북으로 횡단하는 서울역 철도로 인해 동쪽의 상업지역과 단절된 서계2길은 접근성 개선, 녹화공간 조성, 상업가로 활성화 및 주거환경 개선을 기본 목표로 정했다. 중림1길은 도시화 과정에서의 주거 양식을 보여 주는 성요셉아파트 등 역사적인 사건들과 흔적들이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켜켜이 쌓인 곳이다. 하지만 노후 건축물, 유휴공간, 연계성 부족 등에 문제가 있어 이들 요소를 잘 정비해 주는 게 중요한 목표다. 중림2길 주변은 40여년 동안 자동차의 주행환경을 중시하는 길로 변해 왔지만, 앞으로 보행자의 환경을 고려한 골목길로 가꾸겠다는 복안이다. ●내년까지 100억원 투입 15개 시범사업 진행 회현길은 주차장이 된 골목길, 대로에 막힌 보행길, 터널로 잘린 남산자락을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후암1길은 서울로 가운데에서 시작돼 용산공원으로, 후암2길과 연결돼 남산공원까지 이어지는 보행과 녹지의 중심길이다. 역사를 가진 주거지의 정체성과 잠재력을 찾아 보행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후암2길은 서울로 7017의 녹지공간을 남산공원과 연결해 도심 속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남산녹지의 보행길을 연결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골목건축가들이 발굴한 다양한 프로젝트들 중에 실현성이 높은 사업들을 선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100억원을 투입해 15개 시범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강맹훈 도시재생실장은 “주민들이 계속 마을을 관리·개선해 나가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계속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건축가들이 1년간 주민과 소통… 도시재생 체감 높아졌다”

    “건축가들이 1년간 주민과 소통… 도시재생 체감 높아졌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지난달 26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서울역을 중심으로 동서가 단절돼 서쪽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었는데 서울로로 양쪽이 이어지고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상권이 활성화되고 동네에 활력이 생긴 게 ‘서울로 7017’ 1단계 사업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또 강 실장은 “골목길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가장 낙후된 동네로 낙인찍힌 동네를 이제는 살고 싶은 동네로 만드는 게 서울로 2단계 연결길 사업의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로 7017의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가장 큰 성과는 자동차길을 사람이 걸을 수 있는 보행길로 바꾼 것이다. 길이 열리니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서울역을 중심으로 낙후돼 있던 중림동과 만리동 등 서쪽 지역의 상권도 되살아나는 등 활력을 찾게 됐다.” -7개 보행 연결길에 각각 골목건축가를 지정한 이유와 그로 인한 장점을 소개해 달라.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가 제안한 10개 연결길 가운데 현장답사 등 검증을 거쳐 실현가능한 7개 연결길을 최종 선정했다. 연결길 조성사업에는 골목건축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골목길 재생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성북동과 후암동 사례를 소개하면, 건축가들이 1년간 주민들을 만나면서 어떤 곳에 쉼터를 만들면 좋을지 일일이 그림을 그렸다. 50~100명가량의 주민들을 만나면서 불편한 게 뭔지 조사해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프로세스를 만든 결과 도시재생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졌다. 서울로 2단계 연결길에도 지역성을 고려하고 특색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골목마다 골목건축가를 투입해 주민과 함께하는 골목스튜디오를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로 2단계 연결길 조성 마스터플랜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사안이 있다면. “보행도 중요하지만 도시재생이 이뤄지는 과정을 통해 주민들에게 ‘내 동네는 내가 가꾼다’는 주인의식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또 주민 의견을 수렴해 각 길의 지역성을 살린다면, 특색 있고 매력적인 골목길을 만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주변 환경개선도 지원한다. 가구당 2000만원까지 지원해 집수리를 해 주고 있다. 동시에 보행길에 대한 홍보와 안내를 통해 서울로를 찾는 관광객과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각 연결길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해 지역 활성화도 꾀할 생각이다.” -서울로 2단계 연결길 완성 이후 계획하는 발전 방안이 있다면. “주민들이 직접 마을에 대한 사업을 구상하고 참여해 최종적으로 주민들이 내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 외국을 다녀보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특색 있는 마을이 많다. 2단계 보행연결길 주변에도 그런 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로 골목과 통하다… 걷는 도시 상권 살린다

    서울로 골목과 통하다… 걷는 도시 상권 살린다

    “오랫동안 개발이 안 돼 낙후된 지역들이 경제기반형 도시재생활성화로 새롭게 재탄생될 겁니다.” ‘서울로 7017’에서 주변 골목길로 이어지는 7개 보행 연결길 조성의 총괄기획을 맡은 유석연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로 7017’ 2단계 보행 연결길 사업에 대해 3일 이렇게 설명했다. 오래된 주거지와 산업, 역사 자원들이 들어 있지만 저개발로 인해 도심과 끊어진 이면의 조그만 골목길들을 살리자는 것이다. 유 교수는 “이 사업이 완성되면 골목길 주변의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지역주민들의 소득도 높아지고 ‘서울로 7017’에서 연결되는 죽어 있는 골목들이 다시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식당·카페 등 늘고 만리재로 카페 매출 200% 증가 당초 자동차길이었던 고가도로를 사람이 걷는 길로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개념에서 시작한 서울로 7017은 현재까지 1800만명이 방문한 서울의 대표적 명소가 됐다. 서울로 7017 개장 전후의 주요 보행량 변화를 살펴보면 서울역 일대 재생사업지구 전체의 평균 보행량은 32.9% 증가했다. 지역적으로는 중림동과 남대문시장, 회현동 일대의 보행량이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상권 변화도 눈에 띈다. 서울로 7017 공식 발표가 있었던 2015년 1월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2015~2017년 2년 동안 62건의 업종 변화가 있었다. 특히 중림로의 경우 식당과 커피전문점(카페)은 각각 67%와 38%의 매출 증가가 발생했다. 만리재로의 커피전문점의 매출 증가는 200%에 달했다. 서울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서울로와 연결되는 2단계 보행연결길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로 7017을 설계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는 2단계 사업으로 방사형 보행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도시재생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해 9월 “서울로 7017과 서계중림 등 주변지역을 잇는 7개 길을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7개 보행길은 서울로와 연결되는 중림1·2길, 서계1·2길, 후암1·2길, 회현길 등 총 7.6㎞에 달한다. 재개발 지역인 후암동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모두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로 7017이 노후화된 고가도로를 사람길로 재생시켜 기찻길로 단절됐던 서울역 동서 지역을 잇는 1단계 연결길을 완성했다면, 새롭게 조성될 7개 보행길은 서울로 7017을 축으로 도시재생의 파급력과 지역경제 활력을 인근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유동인구 유입 등 주민이 원하는 환경개선 진행 서울시는 이를 위해 유 교수를 총괄기획가로 선정하고 7개 길을 각각 전담하는 7명의 골목건축가를 위촉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약 20회 국내외 워크숍을 진행하고 각 골목을 조사·답사하고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을 거쳤다. 지난해 11~12월에는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도 진행했다. 각 길의 골목건축가들은 ▲보행강화 그린 네트워크 ▲지역환경 개선 ▲거점 활성화 등 세 가지 목표 아래 다양한 사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유 교수는 “7명의 골목건축가들이 어떻게 하면 골목을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사업들을 발굴했다”면서 “서울로와 직접 연결하는 보행로를 통해 유동인구를 유입하는 한편 주민들이 정말 원하는 환경 개선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각 길의 기본계획 방향을 보면, 현재 봉제산업과 저층 주거지가 밀집된 서계1길은 서울로와 연결되면서 보행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고 그 안에 새로운 거점공간들을 발굴해 활성화할 계획이다. 남북으로 횡단하는 서울역 철도로 인해 동쪽의 상업지역과 단절된 서계2길은 접근성 개선, 녹화공간 조성, 상업가로 활성화 및 주거환경 개선을 기본 목표로 정했다.중림1길은 도시화 과정에서의 주거 양식을 보여 주는 성요셉아파트 등 역사적인 사건들과 흔적들이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켜켜이 쌓인 곳이다. 하지만 노후 건축물, 유휴공간, 연계성 부족 등에 문제가 있어 이들 요소를 잘 정비해 주는 게 중요한 목표다. 중림2길 주변은 40여년 동안 자동차의 주행환경을 중시하는 길로 변해 왔지만, 앞으로 보행자의 환경을 고려한 골목길로 가꾸겠다는 복안이다. ●내년까지 100억원 투입 15개 시범사업 진행 회현길은 주차장이 된 골목길, 대로에 막힌 보행길, 터널로 잘린 남산자락을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후암1길은 서울로 가운데에서 시작돼 용산공원으로, 후암2길과 연결돼 남산공원까지 이어지는 보행과 녹지의 중심길이다. 역사를 가진 주거지의 정체성과 잠재력을 찾아 보행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후암2길은 서울로 7017의 녹지공간을 남산공원과 연결해 도심 속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남산녹지의 보행길을 연결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골목건축가들이 발굴한 다양한 프로젝트들 중에 실현성이 높은 사업들을 선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100억원을 투입해 15개 시범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강맹훈 도시재생실장은 “주민들이 계속 마을을 관리·개선해 나가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계속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문 대통령 “미얀마, 전쟁 폐허 한국에 쌀 지원…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 “미얀마, 전쟁 폐허 한국에 쌀 지원…잊지 않았다”

    미얀마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수도인 네피도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상생번영을 위한 실질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과 미얀마는 역사적, 문화적, 정서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양국 모두 식민지의 아픔과 민주화 투쟁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향하는 가치도 다르지 않다. 미얀마의 ‘지속가능 발전 계획’과 우리의 ‘신남방정책’은 모두 ‘사람, 평화, 번영’이라는 핵심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양국이 함께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때 수치 고문을 만났으나 그때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 오늘 다시 뵙게 돼 기쁘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수치 국가고문은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통해 양국 관계가 더욱 지평을 넓히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나아가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가 더 깊어지고, 한국이 아세안 내에서 지평을 넓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준 데 사의를 표하고 미얀마 역시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통해 민족 간 화합과 국가 통합을 이루기를 기원했다. 양 정상은 아울러 올해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서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또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미얀마의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인 ‘지속가능 발전계획’이 사람 중심의 발전을 추구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국 기업 애로사항 전담 처리 창구인 ‘코리아 데스크’와 고위급 정례 협의체인 ‘한·미얀마 통상산업협력 공동위’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수치 국가고문은 양국의 대표적 경제협력 사업인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내 인허가 등 제반 절차를 처리하는 원스톱서비스센터를 설치해 산업단지 입주 기업의 편의도 제공하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신도시 개발, 항만 개발 등 인프라 분야 협력을 증진해가는 동시에 전력·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윈민 미얀마 대통령 주최로 열린 국빈만찬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 답사에서 “윈민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과감한 경제개혁을 추진해 연 6% 이상의 고속성장을 이끌고 계신다”라며 “(한국의) ‘한강의 기적’에 이은 (미얀마의) ‘에야와디강의 기적’을 기원하며 한국도 미얀마의 노력에 언제나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나는 대통령님, 국가 고문님과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통된 입장을 확인하고, 농업, 교육, 과학기술, 스타트업,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아세안, 한·메콩 협력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고 미얀마 평화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올해 11월 한국 부산에서 열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의 협력은 한층 더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미얀마는 세계 1위의 기부 국가라고 들었다. 70여년 전 한국전쟁 당시 미얀마가 한국에 지원해 준 5만 불 규모의 쌀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매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한국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한국은 아직도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양국은 서로를 아끼고 좋아한다. 한국인들은 위빳사나(미얀마 불교의 명상수련법) 명상센터에서 마음을 수련하고, 미얀마 국민들은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등 한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양국의 풍경을 배경으로, 미얀마 마웅마웅 감독이 영화 ‘구름 위의 꽃’을 제작하기 시작했다”며 “미얀마 방문객 수는 올해 상반기 6만여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5%나 증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오늘 아침 미얀마에 도착해 네피도를 둘러보며 미얀마의 매력에 푹 빠졌다. 네피도의 평화로운 기운과 미얀마 국민들의 따뜻한 미소에서 부처님의 자비가 느껴진다”며 “양국의 우정과 미얀마의 번영을 위해”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윈 민 대통령은 “문 대통령 내외의 방문은 7년만의 국빈 방문으로, 양국 관계의 초석이자 우호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얀마의 중요한 투자국이 되고 있다. 한국이 미얀마가 포함된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신남방정책을 펴는 것을 강력히 환영한다”고 말했다. 윈 민 대통령은 특히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한국의 지속적 노력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번영으로 이어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노승재 서울시의원, 임시회 일정으로 풍납토성 방문

    노승재 서울시의원, 임시회 일정으로 풍납토성 방문

    서울시의회 노승재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1)은 지난달 30일 제289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일정으로 송파구 풍납동을 방문하여 풍납토성 복원사업 현황 보고와 현장투어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방문에는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들이 참석해 서울시, 송파구 담당부서로부터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현장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노승재 의원은 서울시의회 송파구 지역구 의원이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문화재청의 풍납토성 복원정비 사업으로 인해 지난 수십 년간 피해를 받아온 주민들의 주거복지와 재산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 앞장서 왔다. 특히 풍납토성을 복원하기 위해 가장 우선시 할 것은 주민들에 대한 대책이라 보고, 서울시가 조속히 향후 로드맵을 마련하여 주민들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 4월에는 송파구 풍납토성 일대가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지역(역사문화특화) 후보지로 선정됐고, 현재 송파구에서 주민추진위원들을 선임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노 의원은 오랜 기간 문화재 보존사업으로 인해 낙후지역이 되어 버린 풍납동이 문화재와 주민이 공존할 수 있는 지역으로 거듭나게 할 방안이 마련되도록 서울시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현장 답사를 마친 후, 노 의원은 “주민들은 지금이 풍납동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여기고 있다”며, “풍납동 주변에 있는 롯데타워,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등과 연계하여 문화재적 특성을 살려 도시재생에 성공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고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끝으로 노 의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과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여 재생사업에 접목시키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라며, “주민들의 고충사항을 서울시와 문화재청, 송파구와 협조하여 하나하나 풀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원은 인성교육 현장… 문화로 소통하면 지역·보혁갈등 해소될 것”

    “서원은 인성교육 현장… 문화로 소통하면 지역·보혁갈등 해소될 것”

    “문화로 소통하면 지역갈등이나 진보·보수 간의 갈등은 없어질 것입니다. 사회갈등을 정치로 풀려고 하는 것보다 전통문화를 공유하고 이해하다 보면 저절로 소통이 될 것입니다.” 이배용(72·전 이화여대 총장)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은 최근 9년간의 노력 끝에 우리의 서원 9곳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했다. 그는 “서원을 보존한다는 것이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인간의 도리를 지키게 하고 시대정신을 이끌어 내는 길잡이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서원은 선비 정신을 통해 가정과 이웃, 사회와 국가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도 서원이 미래의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서원 활성화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이 이사장의 집무실을 찾은 이유는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어떻게 보존, 관리하고 활성화해 나갈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예상대로 이 이사장은 이미 서원들이 갖는 특성에 맞춘 최적의 보존과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지난달 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서원 현장답사는 더 늘었다. 소수서원(안향 제향)이 있는 경북 영주를 비롯해 안동의 병산서원(서애 류성룡 제향), 경주의 옥산서원(회재 이언적 제향),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한훤당 김굉필 제향),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일두 정여창 제향),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하서 김인후 제향),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고운 최치원 제향), 논산의 돈암서원(사계 김장생 제향) 등이 동서남북 흩어져 있지만 이 이사장은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수차례씩 답사하고 있다. ●부시 전 美대통령에 서원의 가치·의미 알려줘 서원별로 유림과 자치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보존, 관리와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 9개 서원은 연속유산으로서 지정돼 통합적으로 보존 관리돼야 한다. 소방기구 모니터링, 주변지역 및 경관 보존, 스토리텔링 개발, 교육프로그램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아울러 어떻게 하면 서원별 특성을 잘 살려 일반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사회와 국가에 유익한 서원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서원스테이 등 각종 참여프로그램을 개발해 청소년과 직장인 등 모든 이가 서원을 통해 인성을 함양하고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한다. 특히 이 이사장은 “어머니들의 지혜와 고결한 정신이 없었다면 서원이 지금처럼 잘 보존되지 못했을 것이다”면서 여성, 특히 현대 어머니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조선시대엔 여성을 위한 교육기관이 따로 없었지만, 신사임당을 비롯한 우리 어머니들이 자식의 출세가 아니라 인·의·예·지·신을 통해 인간다움의 가치와 도덕심을 갖도록 서원 교육을 시킨 폭넓은 안목에 감동했다”고 했다.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우리의 교육열의에 바탕이 된 것은 서원에 자식을 보낸 어머니들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자식을 서원에 보낸 어머니들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면서 “공부보다 가족과 사회질서, 효, 예, 충, 이웃을 중요시했던 그 정신세계를 서원교육을 통해 다시 살려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국내 곳곳 서원 600여개… 우열 가리기 어려워 서원은 인성교육의 현장이었다. 이 이사장은 “서원은 사립명문 인재육성기관으로 향촌의 지식인들이 돈을 모아 설립하고 운영, 육성해 왔다”면서 “세계에서 이런 공동체적인 교육문화를 찾기란 쉽지 않다”고 자랑했다. 성리학이 태동한 중국엔 1000여개가 넘은 서원이 있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지는 않았다. 문화대혁명 등 갖가지 내부 사정으로 원형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한 데다 우리의 서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의 서원도 9개만이 등재된 것도 원형이 제대로 유지, 보존돼 온 데다 지역의 훌륭한 학자들이 후학들의 과거급제나 출세를 위한 교육이 아닌 바른 심성과 인격수양을 위해 학문을 가르치던 곳이란 점이 높이 평가됐다”는 게 이 이사장의 분석이다. 물론 추앙받는 지역 학자들을 제향해 온 기능도 흥미롭게 받아들여졌다. 또 간과할 수 없는 중요 포인트는 바로 자연과의 조화로움에 있다. 소수서원의 입구에 심어진 소나무는 한결같이 서원의 강학당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 이사장은 “소나무가 서원에서 펼쳐지는 강의를 들으려 오랜 기간 강학당을 바라보니 그쪽으로 기울어진 듯하다”고 풀이했다. “그래서 소수서원의 소나무들을 ‘학자수’라고 부른다”면서 “늘 푸른 소나무를 보고 학업을 닦은 선비들은 곧은 절개와 의리정신을 자연스럽게 체득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도산서원이 그려진 천원짜리 지폐를 보여 주며 “퇴계가 직접 설립하고, 후학들이 선생의 학문과 함께 서원을 가꿔 온 것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가 병산서원을 방문했을 때는 이 이사장이 직접 서원의 가치와 의미 등을 설명해 줬다. 당시 부시 부자가 너무 감동해 병산서원의 만대루에서 이 이사장의 손을 꼭 잡으며 “이렇게 좋은 문화유산이 오랫동안 잘 보존되고, 이런 중요한 일을 하시는 이사장님은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셔야 된다고 당부해 주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도동서원이 6·25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낙동강변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피해 없이 잘 보존돼 있는 게 너무나 신기하다”면서 “우리 민족이 학문의 공간을 소중히 여긴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9개 서원을 비롯해 우리나라 곳곳에 산재한 600여개의 서원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는 식으로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고 했다. “하나하나가 아름다움과 소중한 의미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독교인이지만 사찰 7곳 세계유산 등재 주역 이 이사장은 2010년 국가 브랜드 위원장이 된 이후 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신뢰를 높이기 위해 우리문화유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는 역사학자이자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그런 그가 지난해 양산 통도사 등 사찰 7곳에 이어 올해 서원 9곳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한 주역이라는 게 참 특이하다. 그는 “신앙이 아니라 우리 것을 전통문화로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 왔다. 품격 있는 문화를 접한다는 것은 행복한 경험이다. 기독교도 천주교처럼 미래로 향하는 전통유산을 만들어 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경 등 한지를 만드는 곳을 자주 찾는다. “힘들게 명맥을 유지하며 한 장 한 장 만들어 내는 우리의 한지를 볼 때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또 전국에 남아 있는 종택과 종부들을 만날 때마다 어머니의 위대함을 느낀다고 했다. 불가에서의 발우공양 등 모두가 우리의 문화유산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는 그의 소신은 한지, 종택, 발우공양 등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길 바라고 있다. 그가 직접 조직한 싱크탱크 그룹 ‘한국문화자연유산학회’ 100여명의 전현직 문화재위원 등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 중이다. 그는 이화여대 재직 시절 ‘분홍색의 작은 탱크’ 또는 ‘핑총’(핑크색 총장)으로 통했다. 그의 바람은 탱크처럼 추진될 것이다. yidonggu@seoul.co.kr
  • 전쟁의 상처 안고 살아가는 60년대 ‘인간 군상’을 엿보다

    전쟁의 상처 안고 살아가는 60년대 ‘인간 군상’을 엿보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8회 서울의 영화3(이만희 감독의 귀로)’ 편이 지난 24일 중구 정동과 서소문동 그리고 서울역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한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의 마지막 다섯 번째 순서였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평소보다 한 시간 빠른 오후 5시 집결지인 시청역 2번 출구에서 출발했다. 먼저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 정동 전망대에 올라 영화의 주요 무대 중 한 곳인 정동과 덕수궁 일대를 조망했다. 이어 정동제일교회~배재학당역사박물관~고려삼계탕~시위병영 터~호암아트홀을 차례로 둘러봤다. 가톨릭 성지로 거듭난 서소문역사공원은 칠패시장과 만초천, 처형장의 옛 흔적을 품은 곳이다.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영화 이야기를 들으며 서울역의 황혼을 지켜본 뒤 서울역 광장에서 답사를 마무리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무형유산인 영화 귀로와 유형유산인 고려삼계탕, 서울역 고가도로, 서울역 광장 등 모두 4곳이었다. 해설을 맡은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영화의 주요 현장에서 영화보다 더 재미난 영화 이야기를 들려줬다. 참석자들은 흥미진진한 60년대 미스터리 멜로드라마에 숨을 죽였다.한국영화사의 거장 이만희(1931~1975) 감독의 정신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전쟁이었다. ‘인간 이만희’의 삶은 온통 전쟁이 지배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재학 중 한국전쟁에 참전, 통신병으로 5년간 복무한 그는 “내가 가진 기억은 군대와 영화밖에 없다”, “영화감독이 되지 않았으면 직업군인으로 살았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연출작 51편 중 11편이 전쟁영화였으며 멜로물에도 전쟁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켰다. 소설가 김승옥은 이만희 감독이 세상을 떠나자 “당신은 포탄 속을 묵묵히 전진하는 병사들 편이었고, 좌절을 알면서도 인간의 길을 가는 연인들 편이었고 그리고 폭력이 미워 강한 힘을 길러야 했던 젊은이의 편이었다”는 압축적인 헌사를 묘비명으로 바쳤다. 전쟁영화 감독 역이 가장 앞에 놓인 것처럼 그의 영화에 담긴 휴머니즘, 시대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에 대한 이해와 생동감 넘치는 묘사는 모두 전쟁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흔히 대표작으로 ‘마의 계단’(1964), ‘만추’(1966), ‘귀로’(1967), ‘휴일’(1968) 등을 꼽지만 그의 진정한 대표작은 1963년 작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다. 이 전쟁영화의 흥행 성공으로 그는 충무로의 스타 감독이 됐다. 이만희 감독은 한국영화의 전성기인 1960년대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충족시킨 인물이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가 개발한 기존 장르를 활용하면서도 재해석했고, 대사로 설명하기보다는 영상과 분위기로 영화를 느끼게 했다. 전쟁영화도, 멜로드라마도, 액션스릴러도, 시대극도 자신의 스타일로 창조한 스타일리스트였다.이만희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1960년대 한국영화를 말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대중 지향의 장르영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미학과 예술성을 개척했다. 영화 ‘귀로’는 한국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병상에 눕게 된 남편(김진규 분)을 돌보던 아내 지연(문정숙 분)의 망설임과 선택에 관한 영화다. ‘가부장제 현실과 자유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실존적 고투를 벌이는 여성 캐릭터’라고 평가할 만하다. 영화는 우연히 알게 된 젊은 남자와 남편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성의 심리와 도시의 풍경이 맞물린 감각적인 멜로드라마다. 이상과 현실, 권태와 욕망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한 여인의 몸부림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육교, 가로등, 거리의 시계, 서울역 광장을 통해 여주인공의 결핍과 욕망을 대사 없이 상징적으로 화면에 담았다. 영화에는 남편이 있는 이층 방으로 연결되는 계단, 연인과 함께 밤을 보내는 여관으로 올라가는 계단 그리고 언덕 위에 있는 성당까지 이어진 돌계단 등 세 종류의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들은 욕망과 죽음 혹은 구원과 파멸을 은유한다. 또한 이 계단들은 삶과 죽음, 허상과 실상을 구획하는 경계이기도 하다. 허상의 삶 너머에는 아득한 심연이 자리하고 있다. 계단 숏들의 미세한 변주는 지연의 심리 변화와 이 부부의 관계 변화를 암시한다. 그리고 이 계단 전후에 반복되는 사건들이 배치된다. 반복과 차이의 구조는 여러 곳에서 목격된다. 기차역에서 신문사로 가는 길에 나오는 건널목에서는 기차가 지나가고, 육교를 걸을 때 대형 시계가 보인다. 또 핸드백은 이별을 예감하게 한다.1960년대 후반 서울의 모습이 영화를 통해 인상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고가와 육교 그리고 지하도는 1960년대 후반 서울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는 대표적 건조물들이다. 이 시기 도로와 교량 건설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서울은 차량을 위한 도시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영화에 나오는 아현고가도로는 준공되기 직전의 모습이다. 도심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사람들은 외곽으로 쫓겨났다.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 타고 싶지만 막상 타고 보면 답답하다”고 여주인공은 말한다. ‘귀로’에서 여주인공은 남편의 심부름으로 ‘잔설’이라는 제목의 신문 연재소설 원고를 신문사에 전달하기 위해 경인선을 타고 서울역에 도착한다. 서울역은 머무는 곳이 아니라 이동하기 위해 스쳐 가는 곳이다. 남편의 소설 원고를 신문사에 전달하기 위한 주기적인 외출이 그녀를 숨 쉬게 한다. 그녀는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기차를 타고 신문사로 간다.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는 외출은 그녀에게 ‘짧은 여행’이다. 기차는 한 장소와 다른 장소를 연결한다. 인천과 서울을 왕복하는 지연의 동선은 세 번에 걸쳐 같은 패턴으로 반복된다.기본적으로 그녀의 동선은 기차~서울역~육교~신문사로 이어지고 돌아오는 길은 그 역순이다. 이 동선에 남산 야외음악당과 서울역 근처의 성당을 산책하는 것이 가끔 낄 뿐이다. 그녀는 서울의 거리를 걷는 여성 산책자다. 그녀의 집은 정주의 공간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 속에 사로잡힌 폐쇄의 공간일 뿐이다. 서울 나들이는 실존의 이유를 찾는 여정이다. 그녀는 존재는 도시의 군중 속에 있다. 서울 도심의 유일한 철도건널목인 서소문건널목은 하루 평균 560회가량 열차가 지나다니는 전국 통행량 1위 건널목이다. 서소문 밖 네거리는 전통적인 처형장이었지만 천주교 역사에서는 순교성지다. 1801년 신유박해, 1839년 기해박해, 1866년 병인박해를 거치며 수많은 순교자가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한국 교회의 단일 순교지로는 가장 많은 성인을 배출한 곳이다. 103위 성인 가운데 44위를 배출한 국내 최대이자 세계적인 성지다.남대문과 서대문 사이 서소문은 도성과 마포, 용산을 잇는 관문이자 조선시대 1번 국도인 의주를 잇는 중요한 문이었다. 서소문과 그 서쪽 약현 사이 저지대를 가르며 안산과 인왕산에서 발원한 만초천이 한강으로 흘렀는데 그 유역을 따라 시가지가 발달했다. 군자창, 만리창 등 관영창고가 위치했고, 칠패시장과 소의문 밖 시장이 서로 이어졌다. 종로시전, 이현시장과 함께 조선 3대 시장을 형성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우리나라 왕성 5부 안의 애오개는 서강으로 가는 길이고, 약고개는 용산으로 가는 길로서 곡물이 폭주하고 수레가 부딪치고 사람이 어깨를 부딪는 곳”이라며 번잡한 시가지로 묘사했다. ‘귀로’의 여주인공이 서울역에서 세종로 신문사로 가는 길에 건넜던 그 서소문건널목에는 아직도 사람과 열차가 분주하게 지나다닌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19차 망우리 ■일시 및 집결장소: 8월 31일(토) 오전10시, 망우역 1번 출구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단독] “中서 남편 숨졌는데… 영사관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네요”

    [단독] “中서 남편 숨졌는데… 영사관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네요”

    유족 “영사관, 전화로 사후 절차만 안내 사고 현장·병원에 누구도 안 나타나… 정부서 보호받는다는 생각 전혀 안 들어” 130일 흘렀지만 사고 경위도 오리무중“평생 기계만 만지며 살던 국민이 가정과 국익을 위해 일하다 타지에서 죽었는데 국가는 ‘유족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더라구요.” 재난심리치료사인 강명선(44)씨는 지난 4월 18일 남편 김치중(49)씨를 먼저 떠나보냈다. 중소기업 직원이던 남편은 중국 산둥성 둥잉시의 기저귀·생리대 공장에 기계를 설치하러 갔다가 지게차 위에 올렸던 기계가 떨어지는 바람에 머리를 다쳐 숨졌다. 20년간 한 회사에서 일하면서 터키, 아프리카, 중국 등 회사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던 성실한 노동자의 황망한 죽음이었다. 세월호 참사 때 간접외상 환자의 심리치료를 돕는 등 재난 상황을 경험해 온 강씨도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앞에 공황 증세를 겪었다. 강씨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준 건 우리 해외 공관의 무성의한 태도였다. 그는 “사고 처리 과정에서 영사관의 도움이 절실했지만 지원은 거의 못 받았다”며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에서 현장 답사와 시신 화장 등 각종 사고 처리를 유족이 알아서 했다”고 말했다. 유족에 따르면 김씨 사망 사고 이후 영사관 직원 중 누구도 사고 현장이나 병원에 나와 보지 않았다. 전화를 통해 사망 확인이나 화장 등 사후 절차에 대해 안내만 해줬다고 한다. 강씨는 “외교공관 직원으로부터 ‘긴급비자를 발급받도록 해 줘 중국 입국을 돕겠다. 화장 비용은 200만원쯤 든다’는 말을 들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현지 변호사나 통역을 구하는 것조차 유족의 몫이었다. 강씨는 “영사관 직원은 현지 변호사 3명의 연락처를 건네며 ‘연락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면서 “이마저도 2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1명은 ‘거리가 멀다’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가까스로 현지에서 기본 절차를 밟고 사고 닷새 후 김씨를 화장한 뒤 한국으로 데려왔다. 유족들이 겪는 고통의 시간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사고가 나고 벌써 130일 이상 흘렀지만 중국 공안(경찰)은 사고 경위 조사 결과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 작업을 했던 중국 공장 측은 책임이 없다는 자세만 고수한다. 강씨는 답답한 마음에 칭다오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수차례 도움을 청했지만 “중국 측에 조사 결과를 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는 답만 반복해 내놨다. 강씨는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연을 올리기도 했다.(관련 링크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ttmoFm)다행히 우리 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18일 김씨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했다는 점을 인정해 강씨에게 산재보험 유족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김씨가 일했던 회사가 산재 입증 자료를 충실히 제출해 줘서다. 강씨는 “사고 처리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라우마도 겪고 있다. 그는 “재난심리치료사로 일한 경험 덕에 사진 촬영이나 녹음, 중국 측 변호사와의 면담 등 일처리를 비교적 빨리했지만 일반인이라면 더 당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외에서 사고를 겪은 이들을 위해서 정부가 심리 치료 등도 지원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 관계자는 “영사업무 지침에 따라 사고를 처리하기 때문에 다른 범죄 피해와 산재를 구분해 처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또 중국은 통제가 강해 우리 공관이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좁지만 만약 우리 국민의 피해가 확인되면 중국 당국에 살펴봐 달라고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LH, 청년작가 조형미술작품 공모

    LH, 청년작가 조형미술작품 공모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6일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있는 LH 본사 둘레길을 조각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청년작가를 대상으로 조형미술작품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LH 공모전은 ‘Design The Better Life with LH’ 이라는 주제로 LH 둘레길과 조화를 이루는 예술작품을 둘레길에 전시해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순수예술분야에 대한 청년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마련됐다. 응모자격은 공고 게시일(8월 21일) 기준으로 대학(원)생 또는 대학(원) 졸업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청년이다. 최대 3명까지 한 팀을 구성해 응모할 수 있다. 작품 규격은 가로, 세로, 높이 각 2m 이내다. 작품은 야외에 전시하기 때문에 내구성 있는 소재로 제작해야 한다. 오는 9월 9일 부터 23일 까지 작품 접수를 받아 LH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9월 중에 모두 10개 수상작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수상자(팀)에게는 작품 당 600만원의 제작비용과 함께 대상 1건 600만원, 최우수상 2건 각 400만원 등 모두 31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제작된 작품은 LH 본사 둘레길에 전시된다. 자세한 사항은 LH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고문을 참고하면 된다. LH 관계자는 “공모지침서와 현장설명서, 현장도면 등을 잘 보고 현장답사를 하면 응모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LH 사옥과 조화를 이루면서 둘레길을 특화할 수 있는 우수한 작품이 많이 출품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틱톡 아직도 안 써? 눈알젤리 먹어봤니?… 초딩들의 ‘인싸’ 되기

    틱톡 아직도 안 써? 눈알젤리 먹어봤니?… 초딩들의 ‘인싸’ 되기

    15초짜리 동영상 편집 앱 ‘틱톡’ 핵인싸템 조작 쉬운 ‘브롤스타즈’ 초통령 게임으로 눈알젤리·먹는 색종이 ‘군것질 먹방’ 인기 유행 민감 세대… 인싸·아싸 계급 되기도 형제·자매 없고 친구는 놀이터보단 학원 어울림보단 자극적 짧은 동영상 더 끌려 “무조건 허락 대신 대화로 자존감 키워야”초등학교 4학년 정다예(11·가명)양은 또래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건 반드시 따라 해야 직성이 풀린다. 여자 아이돌이 착용해 유행하기 시작한 ‘반짝이 붙임 머리’를 해 달라고 어머니를 졸라 여섯 가닥 붙였다. ‘인스’(인쇄소 스티커·가위로 하나씩 오려 사용하는 스티커)가 유행하자 예쁜 스티커들을 한가득 사다 친구들에게 하나씩 나눠줬다. 정양이 호시탐탐 노리는 궁극의 ‘인싸템’(유행 아이템)은 ‘구관(구체관절) 인형’이다. 관절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머리와 옷, 신발, 화장까지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는 구관 인형은 키즈 유튜버들의 체험 영상 조회수가 많게는 100만건을 넘어선다.정양은 스스로를 ‘인싸’(인사이더·유행을 이끌고 친구들이 많은 사람)와 ‘아싸’(아웃사이더·혼자 있기 좋아하는 사람)의 사이에 있는 ‘중싸’로 여긴다. “진짜 예쁘고 인기 많은 인싸들이랑도 잠깐 친해질 뻔했지만 제가 따라가긴 힘들었어요. 지금보다는 좀더 인기가 많아지면 좋겠어요.” ‘인싸’를 꿈꾸는 정양이 열심히 챙겨 보는 건 유튜브다. 부모와 일주일에 두 번만 보기로 약속한 유튜브에서 ‘가을 초등 코디’, ‘새학기 가방 싸기’ 같은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보며 개학하면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학용품을 가지고 다닐지 고민한다. 고금을 막론하고 초등학생들은 유행에 민감한 세대다. 과거에도 ‘인싸’라는 신조어가 없었을 뿐 친구의 미니오락기에 군침을 흘리고 자물쇠 달린 일기장을 친구와 공유하는 것 같은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요즘 초등학생의 ‘인싸 문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파급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초등학생들은 학교 울타리를 넘어 유튜브를 통해 ‘인싸춤’, ‘인싸템’ 같은 유행을 확산시킨다. 초등학생들의 구매력에 주목한 대중문화계가 이에 반응하고 마케팅에 활용되면서 초등학생들의 ‘인싸 문화’는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과거엔 연예인, 지금은 유튜브 또래 따라 하기 창작동화 ‘진짜 인싸 되는 법’(좋은책어린이 펴냄)의 조은경 작가는 “또래들이 유튜브에 올린 ‘액체괴물 만들기’ 동영상을 보며 액체괴물을 사고, 자신의 유튜브에 액체괴물 만들기 동영상을 올리는 게 초등학생들의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짚었다. “과거에는 어린이들이 연예인을 따라 했다면 요즘은 유튜브에 나오는 또래 친구들을 따라 하죠. 친구 따라 인싸템을 사는 게 보다 손쉽게 느껴지기 때문에 유행을 으려는 성향이 과거보다 강해졌어요.”초등학교 남학생들의 대세 게임은 ‘브롤스타즈’다. 핀란드의 게임사 슈퍼셀이 지난해 말 출시한 모바일 슈팅 게임인 브롤스타즈는 기존의 슈팅 게임과 달리 조작이 쉬워 새로운 ‘초통령’ 게임으로 등극했다. 브롤스타즈 열풍은 학교 앞 문방구로도 이어진다. 브롤스타즈 캐릭터가 새겨진 열쇠고리와 딱지를 뽑는 기계 앞은 늘 초등 남학생들로 붐빈다. ‘브롤스타즈 뽑기’ 체험을 하는 키즈 유튜버들의 동영상도 수십건에 달한다.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지난해부터 ‘인스’와 ‘떡메’(한 장씩 떼어 쓰는 접착력 없는 메모지) 등 예쁜 디자인의 문구류를 수집하는 문화가 퍼졌다. 스티커를 사 모았다가 친한 친구들끼리 한 장씩 교환하거나, 인스와 떡메에 소소한 선물을 더하고 포장해 친구에게 선물한다. ‘눈알 젤리’, ‘지구 젤리’, ‘먹는 색종이’ 등 이름조차 난감한 군것질거리들도 유튜버들의 ‘먹방’을 타고 확산돼 초등학생들의 ‘인싸 간식’이 됐다. 초등학교 고학년 사이에서는 유튜브와 틱톡 같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어야 인싸 중의 인싸, ‘핵인싸’로 인정받는다. 초등학교 상담교사로 ‘초등 감정 사용법’(생각정원 펴냄)의 저자인 한혜원 교사는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팔로어가 많은지, 또 동영상 조회수가 높거나 ‘좋아요’를 많이 받았는지 등의 여부가 내가 (인싸로 구분되는) ‘대집단’에 소속돼 있는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튜버가 장래희망 1위에 오른 사실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중국에서 개발된 동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은 15초짜리 동영상을 찍고 다양한 필터를 적용해 공유하는 앱으로,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10대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김서윤(12)양은 “반 친구들 중 절반이 넘게 틱톡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예쁘고 화장을 잘하는 ‘인싸’ 친구들이 틱톡도 열심히 해요. 예쁘게 꾸며서 가만히 셀카를 찍는 동영상만 올려도 댓글이 많이 달리거든요.”●“유튜브 관심없다고 아싸”… 차별 도구 되기도 초등학생에게는 인싸와 아싸의 구분이 일종의 계급처럼 구분짓기와 차별로 작용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5학년 정은수(가명)군은 책 읽기와 코딩을 좋아할 뿐 유튜버들의 유행어 같은 것엔 관심이 없다. 붙임성이 좋아 친구를 어렵지 않게 사귀지만 게임 유튜브를 보는 친구들에게서 ‘아싸’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정군의 어머니 이윤영(42)씨는 “생각도 깊고 성격도 둥글둥글한 아이인데 가끔 듣는 ‘아싸’라는 말에 상처가 큰 모양”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조은경 작가는 “한 초등학교 남학생은 ‘반에서 아싸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면서 “인싸라면서 무리 지어 다니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있는 친구들이 많기를 바라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은 요즘의 어린이가 또래와 부대낄 기회조차 없는 외로운 처지라는 데서 원인을 짚는다. “형제자매가 많지 않고 동네 놀이터에서는 친구들이 사라졌어요. 친구들은 학원에서 잠깐 만날 뿐이죠. 자연스레 친구들과 어울리고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경험하지 못한 채 자라납니다.” 어려서부터 어울림보다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은 “서로 짧은 말과 영상으로 자극하는 문화”에 갇혀 자연스레 유튜브에 몰입하고 유행에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초등학생들의 구매력을 간파한 기업들이 키즈 유튜버 등 또래를 내세워 펼치는 마케팅과 초등학생의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콘텐츠들도 인싸가 되지 못하는 아이들을 외로움으로 내몰곤 한다. ●‘인싸템’ 사 준다고 외로움 해소되진 않아 ‘아싸’가 될까 봐 고민하는 자녀를 바라보며 부모들은 ‘인싸템’을 사 줘야 할지, 틱톡을 하는 것을 허락해 줘야 할지 고민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싸템’을 사 주는 게 아이들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초등학생들을 둘러싼 자극적인 콘텐츠와 급변하는 유행, 끊임없이 소비를 유도하는 마케팅을 이겨 내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 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노워리 상담넷은 “아이의 또래문화를 하지 말라고 마냥 다그치거나 원하는 대로 다 해 주는 것 모두 좋지 않다”면서 “아이가 바라는 것을 충분히 듣고 나름의 기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아이는 가족 안에서 인정받는다는 욕구를 충족하게 되고 자존감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한혜원 교사는 ‘마음이 단단한 아이’가 진짜 인싸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단점과 약점도 인정하되 자책하지 않는 ‘자기 수용력’, 실패에 주눅들지 않는 ‘자기 효능감’ 등을 내면화한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다. 한 교사는 “겉으로 보이는 행동으로 아이의 마음을 쉽게 단정해 버리거나 자신의 기준에 맞춰 아이를 나무라면 아이는 타인의 평가에 자신의 가치를 매겨 버린다”면서 “아이가 스스로 노력하고 있음을, 성장하고 있음을 격려하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진경산수화 품은 선유정에 서니, 절두산 순교의 아픔 아스라이

    진경산수화 품은 선유정에 서니, 절두산 순교의 아픔 아스라이

    서울신문이 서울특별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7회 양화진과 선유도’ 편이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2시간여 마포구 합정동과 영등포구 양화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 네 번째 순서였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절두산 가톨릭 순교성지와 양화진 역사공원을 거쳐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원을 둘러봤다. 이동시간을 단축하려고 시내버스를 이용, 양화대교를 건너 선유도공원에 내렸다. 수질정화원-선유정-녹색기둥의 정원-수생식물원-시간의 정원-전망대 순서로 어둠이 내려앉은 한강 한가운데 섬을 걸었다. 이번 코스의 서울미래유산은 양화대교와 선유도공원 2곳이다. 가까이 있지만 먼 양화진과 선유도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참석자들의 기대와 호응이 높았다. 선유정과 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은 18세기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의 야간 버전인 듯했다. 선유도라는 거대한 배를 타고 양화대교~서강대교~성산대교 사이에 펼쳐진 서울의 서쪽을 맘껏 조망했다. 해설을 맡은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새 답사코스를 개발한 덕분이다.양화진은 기독교를 양분하고 있는 가톨릭과 개신교 양대 종파의 공동 성지다. 우리나라 가톨릭교회의 박해와 수난을 상징하는 절두산 순교자기념관과 개신교 개척 선교사들의 요람인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이 있다. 양화진 역사공원은 두 성역의 중심부에서 절묘한 균형추를 잡고 있다. 양화진 역사공원은 양화나루터를 지키던 옛 군사기지 터에 조성됐다. 본래 양화진은 서울~인천, 서울~강화도 두 바닷길을 잇는 길목이었다. 또 세금으로 바친 곡식을 실은 세곡선의 검문소이자 선유봉과 잠두봉이 연출하는 절정의 뱃놀이 명소이기도 했다. 새남터(이촌동)와 함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였기에 죄인을 처형하거나 죄인의 시신을 전시했다. 1884년 갑신정변 ‘삼일천하’의 주인공 김옥균이 능지처참을 당한 바로 그곳이다.1866년(고종 3) 제1차 병인양요 때 서울을 침범한 프랑스 함대가 정박한 양화진에서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이 이뤄졌다. 이때부터 잠두봉은 ‘머리를 자른 산’이라는 뜻에서 절두산이라는 섬뜩한 이름이 붙었다. 무려 2000여명이 이때 순교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톨릭교회에서는 1966년 병인 순교 100주년을 기념해 이곳을 매입한 뒤 잠두봉을 중심으로 성당과 순교기념관을 건립, 사적지로 조성했다. 1976년 이래로 한국 성인들의 유해를 옮겨 와 안치했다. 절두산성지 내에는 관련 사료와 유물, 유품전시관, 28위의 성인 유해를 모신 유해실, 순례성당, 순교자 교육관, 김대건 신부 동상을 비롯해 야외 전시관이 있다. 절두산 성당은 혜화동 성당, 아현동 성당 및 국립극장, 경주박물관 등 종교건축과 문화시설을 주로 지은 건축가 이희태의 작품이다. 기념관은 우뚝 솟은 절벽 위에 세워졌는데 원반 모양의 지붕은 선비의 갓을, 6m 높이의 종탑으로 구멍이 뚫린 벽은 순교자들의 목에 채워졌던 목 칼을, 그리고 지붕 위에 늘어뜨린 사슬은 족쇄를 상징한다. 성당은 부대시설과 장식을 일절 배제했다. 언덕 위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은 언더우드, 아펜젤러, 스크랜턴 등 3인이 묻힌 한국 개신교의 성소다. 서울시내에 유일한 이국적 풍경의 외국인 묘역이다. 1885년 4월 5일 개신교 선교사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와 헨리 아펜젤러를 태운 배가 인천 제물포항에 도착했다. 이틀 전 일본 나가사키를 출항, 부산에 도착한 뒤 남해안과 서해안을 돌고 돌아 제물포에 도착한 것이다. 이날은 한국 개신교의 공식 선교일이다. 갑신정변 직후여서 파란 눈을 가진 목사의 서울 입성은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결국 아펜젤러 부부는 일본으로 되돌아갔고, 독신 언더우드는 서울에 들어온 첫 목사로 기록됐다.언더우드는 제물포선착장(올림푸스호텔)-인천도호부(문학초등학교)-성현(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앞)-성곡(부천시 여월동)-고음월리(신월IC)-양화진(인공폭포)-애오개(아현감리교회)-돈의문(강북삼성병원 앞)-제중원(을지로입구)을 거쳐 사대문 입성에 성공했다. 직선거리 45㎞에 이르는 이동경로는 오늘의 경인로라고 보면 된다. 최초의 여선교사 메리 스크랜턴은 6월, 아펜젤러는 7월 뒤이어 입경했다. 언더우드는 새문안교회와 경신학교,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세웠다. 아펜젤러는 배제학당과 정동교회, 스크랜턴은 이화학당을 각각 설립했다. 이들 외에도 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호머 헐버트, 대한매일신보 설립자 어니스트 베델,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서양인으로 결핵요양원을 세우고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한 셔우드 홀, 삼일만세 사건을 처음 보도했고 행촌동에 딜쿠샤를 남긴 앨버트 테일러 등 모두 14개국에서 온 415명의 선교사와 가족이 잠든 곳이다. 양화대교 중간에 배 모양으로 길게 누워 있는 선유도는 원래 40m 높이의 선유봉이었고 주변은 더 넓은 모래벌판이었다. 선유봉의 운명은 기구했다. 네 번의 윤회를 통해 변신을 거듭했다. 우뚝 솟은 봉우리에서 채석장으로 변했고, 다시 정수장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생태공원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첫 변화는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후 한강변에 둑을 쌓으면서 골재 채취용으로 크게 훼손당됐다. 두 번째는 여의도비행장 건설 때 모래와 자갈을 내어 주는 골재 공급처로 쓰여 망가졌다. 1945년 해방 이전에 봉우리의 절반 이상이 희생됐다. 해방 이후 도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또 선유봉 암반을 깎았는데 이때 선유봉은 평지로 변했고, 1965년 이 자리에 제2한강교(양화대교)가 놓였다. 1968년 시작된 제1차 한강개발사업은 선유봉을 섬으로 만들었다. 주변에 7m의 옹벽을 치고, 섬과 한강 남단 사이에 있던 모래를 모두 퍼내 강변북로를 만들었다. 결국 1978년 영등포 공단지대의 식수공급용 정수장으로 둔갑했다. 2002년 4월 정수장을 재활용한 한강 최초의 섬 공원이자 국내 최초의 산업시설 재활용 생태 공원이 돼 시민 곁으로 되돌아오기 전까지 당인리발전소와 함께 개발시대 한강의 대표적인 산업시설로 존재했다. 조선시대 뱃놀이 명소, 일제강점기의 골재 채취장, 1970~90년대 정수장이라는 변신을 겪은 공간은 생태공원으로 네 번째 삶을 맞았다. 선유도 전망대에 올라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한강을 가로지르는 붉은 아치의 성산대교가 나타난다. 다리 너머엔 난지 하늘공원, 남쪽에는 목동, 북쪽에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펼쳐져 있다. 오른쪽에는 양화대교와 합정동의 마천루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한강공원에서 선유교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선유도공원으로 들어올 수 있고, 선유정 정자 맞은편은 누에머리 모양의 옛 잠두봉 절두산 성지다. 조명을 받은 망원정도 눈에 들어온다.자갈과 모래로 채워졌던 제2여과지는 상판을 들어내고 주차장으로, 약품침전지는 부레옥잠이나 연꽃 같은 수생식물을 키우는 식물원이 됐다. 제1여과지는 선유도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하천이나 늪지에서 자라는 습지식물이 콘크리트 그릇에 담겨 있다. 시간의 정원은 제1침전지였고, 침전지의 상부 수로는 수생식물 정원으로 물을 실어 나르는 물길로 꾸며졌다. 취수펌프장은 한강을 조망하는 카페테리아 나루가 됐고, 전망대를 뚫고 나온 미루나무는 생명과 바람의 존재를 실감 나게 한다. 선유도공원은 물과 회색 콘크리트와 녹색식물의 합작품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선유봉의 네 번째 환생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8차 서울의 영화3(이만희 감독의 귀로) ■일시 및 집결 장소:8월 24일(토) 오후 5시 시청역 2번 출구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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