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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가 주는 훈장 증서부터 전통 한지로 바꿔야죠”

    “국가가 주는 훈장 증서부터 전통 한지로 바꿔야죠”

    “대한민국의 전통문화유산 가운데 중국 ‘짝퉁’이 아닌 것은 한지와 쇠숟가락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한지를 만드는 기술이 다 사라졌어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한지는 한지가 아니다(한국의 전통 한지)’란 책을 펴낸 박후근(왼쪽·54) 국가기록원 행정지원과장과 정재민(오른쪽·55) 농학박사는 지난 4년간 주말이면 한지 제조업체를 답사하고 닥나무 씨앗을 얻으려고 섬까지 찾아다녔다. 한지가 생업이 아니지만 천 년이 지나도 바스러지지 않는 그 가치를 알기 때문에 진짜 한지를 찾고자 노력을 쏟아부었다. 이 과정에서 종이를 제조하던 관서인 조지서가 폐지되고 일제 조선총독부가 대량생산 기술을 도입하면서 전통 한지 기술이 소멸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국립수목원에서 근무하는 ‘닥나무 전문가’인 정 박사는 “종이는 중국인 채륜이 발명했다고 하지만 그 전인 고구려 초에 종이가 있었다는 설이 많다”며 “볏짚으로 만든 중국 선지보다 우리 고유 수종인 닥나무로 만든 한지는 질이 뛰어나 고려 사신들이 선물로 쓸 정도로 고려 종이는 중국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종이 발명국으로 알려진 중국 사람들이 탐내던 우리의 종이 제조기술이 일본의 문화 말살정책으로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지는 빨래처럼 마구 빨아도 무르거나 찢어지지 않아 중국 선지나 일본 화지보다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하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입증한다. 다라니경은 우리만의 독특한 종이 표면 처리 방식인 도침처리를 한 닥나무 한지에 인쇄돼 1300여년이 지났지만 석가탑 안에 남아 있었다. 2017년 인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지 워크숍에는 종이를 오래 두드리는 도침을 한 한지를 물에 담갔다 쫙 펼치는 시연을 통해 그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국가기록원 근무를 계기로 전통 한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걸 알게 돼 한지 연구에 뛰어든 박 과장은 “중국과 일본의 자기는 알아도 한국 도자기는 알려지지 않은 것처럼 중국 선지와 일본 화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지만 한지는 아니다”라며 한지 제조업체가 점점 사라져 간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전통 한지 제조업체는 20여년 동안 40곳 넘게 사라져 현재 21곳밖에 남지 않았다. 일부 업체는 인간문화재가 일하고 있지만 판잣집에 가까울 정도로 사정이 열악하다. 우리 한지의 현실이 이처럼 처참해진 것은 앞장서서 한지를 사용해야 할 정부부터 무관심했기 때문이라고 박 과장은 지적했다. 문화재청조차 국산 닥나무로 만든 한지보다 펄프가 섞인 종이를 더 많이 쓰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가 수여하는 훈장과 증서도 수십년이 지나면 누렇게 삭는 종이를 쓰는데 모두 한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얼마 전 전남 신안 가거도, 전북 군산 선유도 등을 방문한 끝에 어렵게 구한 닥나무 씨앗을 경기도 여주에 정성스레 심었다. 전국 각 지역에서 다양한 품종의 닥나무를 재배해 먹물이 번지지 않는, 왕이 사용하던 편지지 수준의 한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글 사진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겨울에 다시 돌아온 ‘겨울왕국’ 1000만 관객 금자탑 재현할까

    겨울에 다시 돌아온 ‘겨울왕국’ 1000만 관객 금자탑 재현할까

    총 흥행 수익 12억 7600만 달러(약 1조 5000억원), 애니메이션 수익 1위, 애니메이션 최초 국내 1000만 관객 동원…. 2014년 개봉한 ‘겨울왕국’이 쌓아 올린 금자탑이다. 5년 만에 돌아온 ‘겨울왕국2’를 두고 국내에서는 개봉 열흘 전부터 전체 예매율 1위, 19일 기준 예매율 86.3%를 기록하고 있다. 어엿한 아렌델 왕국의 여왕 엘사와 긍정주의자 안나의 모험이 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겨울왕국’이 막을 내린 후 우리 안에 계속 맴도는 질문들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의문은 ‘엘사는 왜 마법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을까’라는 것이었다.” 전편에 이어 공동 연출을 맡은 제니퍼 리 감독의 말처럼 ‘겨울왕국2’는 엘사가 가진 마법의 기원을 찾는 여정이다. 그러나 엘사와 안나 자매의 개인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민족과 나라를 뛰어넘는 굵직한 서사를 만들어 냈다는 차별점이 있다.‘겨울왕국2’는 전편에서 3년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평화로운 아렌델의 여왕, 엘사에게 들려온 의문의 목소리는 과거의 편린들을 보여 주며 그녀가 마법의 힘을 지닌 이유를 알려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 부름은 아렌델 왕국에 위협이 되고, 엘사는 다시 한번 안나와 그의 연인 크리스토프, 눈사람 올라프와 함께 마법의 숲을 지나 숨겨진 세상으로 모험을 떠난다. 디즈니 공주들이 잘생긴 왕자를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상이 없던 시절, 난세를 자매애로 극복하는 서사가 전편 ‘겨울왕국’이 가진 독보적인 위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전편에서 자신의 마법을 숨기려 했던 엘사는 ‘문제는 마법 그 자체가 아니라 두려움’이라고 말할 수 있는 어른이 됐다. 그는 자신과 아렌델에 닥친 어려움에 의연하게 뛰어들고, 마법이 없는 동생 안나도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하는 일’을 충실히 해낸다. 이들 자매가 이번에 맞닥뜨린 것은 이민족에 대해 무력행사를 서슴지 않았던 선조들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는 일이다. “전편은 캐릭터들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면 ‘겨울왕국2’는 세상으로 나가 자신의 위치를 찾고 옳은 선택을 해야 하는 등 모든 일을 위해 캐릭터들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는 크리스 벅 감독의 말처럼 스케일이 훨씬 커졌다. 화려한 비주얼은 여전하다. 눈의 환영이 주는 황홀함이 전편의 미감이었다면, 이번에는 ‘가을왕국’에 가까울 만큼 형형색색 단풍이 압도적이다. 제작진은 엘사와 안나의 성장 서사를 가을이라는 배경을 통해 드러내기 위해 노르웨이·핀란드·아이슬란드 등 여러 국가를 답사했다고 한다. ‘겨울왕국2’ OST는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엘사의 결기를 담은 ‘인투 디 언노운’(Into the Unknown)이나 ‘쇼 유어셀프’(Show yourself) 등 시원한 고음으로 채웠다.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한 ‘렛 잇 고’(Let it go)처럼 후크송으로서의 임팩트가 다소 떨어지는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유머가 여전한 올라프의 코믹송이나 안나에게 끊임없이 프러포즈를 시도하는 크리스토프의 고군분투를 담은 ‘로스트 인 더 우즈’(Lost in the woods)는 1980년대 글램 록 느낌으로 웃음을 준다. 투명한 말의 형상을 띤 물의 정령 ‘노크’가 달리고 바다를 질주하는 엘사 등의 모습은 4DX 기술력과 더해지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체 관람가. 21일 개봉.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우리는 덕후다…고로 기부한다

    우리는 덕후다…고로 기부한다

    헌혈증·생리대 나눔부터… 유기견 보호소 봉사까지 유노윤호 팬들 쌀 32.5t 기부 최고 기록 쌀·연탄→봉사활동… 기부 문화 달라져 NCT 팬들 보육원에 신발 20켤레 보내 BTS 정국 생일엔 전 세계서 길거리 청소 나무심기·저소득층에 댄스 교육 등 다양 “팬심서 시작했지만 기부 뿌듯함이 더 커” 아이유 등 팬들 이름으로 역기부하기도아이돌그룹 NCT의 팬인 김주현(26·가명)씨는 지난 8월 멤버 재민의 생일을 맞아 보육원에 신발 20켤레를 기부했다. 김씨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을 의미 있게 기념하고 싶었다”면서 “재민이가 한 방송에서 생계 때문에 학업을 포기한 인도네시아 아이에게 신발을 선물한 적이 있다. 그 모습이 떠올라 처음으로 기부란 걸 해봤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생일이나 데뷔일 등 특별한 날에 팬들이 연예인 이름으로 기부하는 일은 하나의 문화가 됐다. 과거에는 연예인에게 직접 화환이나 도시락 등을 전달하는 ‘조공’이 유행이었다면, 이제는 팬들이 연예인을 대신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후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저소득층에게 쌀이나 연탄을 지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생리대 기부,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 등까지 내용도 방법도 다양해졌다.●소비량 줄어든 쌀 대신 반려동물 사료 기부 팬들이 연예인 이름으로 기부하는 문화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가장 흔한 방식 중 하나인 쌀 기부는 2007년 아이돌그룹 신화 멤버인 신혜성의 단독 콘서트에서 팬들이 260㎏ 쌀 화환을 보낸 게 시초로 꼽힌다. 이후 팬클럽이 연예인의 생일이나 콘서트, 드라마 제작 발표회 등을 기념해 모금하고, 저소득층이나 결식 아동에게 쌀을 기부하는 문화가 급속히 퍼졌다. 쌀 기부의 역대 최고 기록은 2014년 MBC 드라마 ‘야경꾼일지’ 제작 발표회에서 가수 유노윤호의 이름으로 팬클럽이 기부한 쌀 32.5t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카타르, 말레이시아, 페루 등 23개국의 팬들이 기부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겨울철에 연탄 수백장을 후원하거나, 팬들이 릴레이 헌혈을 하고 헌혈증을 기부하는 것도 전통적인 기부 방식으로 손꼽힌다. 아이돌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강다니엘의 팬클럽은 지난 1일 솔로 데뷔 100일 기념으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헌혈증 128장과 후원금 961만 2100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강다니엘의 생일(1996년 12월 10일)에 맞춘 액수다. 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이뤄진 기부 문화는 2010년대부터 품목도 후원 단체도 늘어났다. 한 아이돌 팬은 “한국도 쌀 소비량이 줄어서인지 쌀 기부는 점점 안 하는 추세”라면서 “기부에도 흐름이 있다. 최근 트렌드가 ‘반려동물’이라서 사료 기부를 더 많이 한다”고 말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의 생일을 맞아 지난해부터 기부 모금을 하는 박유정(30·가명)씨는 “지난해에는 팬 160여명과 함께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생리대 600만원어치를 전달했다”면서 “올해는 동물보호 단체에 반려동물 사료를 기부하고,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모금하고 기부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팬으로서 기부한다는 데서 오는 보람이 더 컸다”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이돌 이름도 알리고, 실제 긍정적인 변화도 줄 수 있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10대 팬들, 돈 기부보단 SNS ‘헌혈 인증샷’ 기부에 참여하는 팬 중에는 경제활동을 하는 30대 이상뿐 아니라 10~20대도 많다. 큰 금액을 기부하기보다는 헌혈 릴레이나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가 다수다. 올해 방탄소년단 멤버 생일 때마다 기부에 참여한 이채은(17)양은 “학생이라 큰 금액을 기부할 수는 없지만, 적게나마 아이돌 이름으로 기념해 후원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돈을 기부하는 대신 헌혈 릴레이에도 동참했다”고 말했다. 특정 기간 헌혈을 하고, 팬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식이다. 아이돌과 케이팝 문화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기부와 캠페인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연예인의 관심사에 맞춰 특이한 단체에 기부하는 경우도 있고, 더 나은 아이돌의 이미지를 위해 전 세계에서 한 주제로 봉사활동을 하는 일도 있다. BTS 멤버 정국의 생일에는 전 세계 팬들이 ‘#CleanupforJK’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길거리 쓰레기를 청소하는 환경 정화 캠페인을 벌였다. 같은 그룹의 멤버 진의 생일에는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댄스 교육이나 수술비를 지원하고, 멸종 위기 동물 보호 활동을 하거나 학교에 체육관을 기부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팬심’으로 난생처음 시작한 기부는 긍정적인 상호작용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이돌그룹 세븐틴 멤버 원우의 생일을 맞아 생리대(중형 1996개, 대형 717개)를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기부한 유진영(31·가명)씨는 “원래 남에게 도움주는 데 익숙하지 않은데,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기부하는 것을 보고 저도 기부를 결심했다”면서 “아이돌 덕분에 기부에서 오는 기쁨과 뿌듯함이 뭔지 느꼈다. 도움받는 청소년 중에도 분명히 아이돌 팬이 있을 텐데, 그들에게도 이런 마음이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종 단체에서도 팬들의 기부는 익숙한 기쁨이 됐다. 한국소아암재단 이지혜 사회복지사는 “연예인 팬들의 기부 금액은 재단 전체 기부 금액 규모의 작은 부분이지만, 개별적으로 따져 보면 연간 1000만~1500만원 선으로 결코 적지 않다”면서 “과거에는 팬들이 단순히 한 사람을 좋아하는 데서 그쳤다면, 이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스타에 대한 마음을 더 사회적으로 의미 있게 보여 준다는 점에서 성숙한 팬 문화가 확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연예인이 팬덤을 대신해 ‘역기부’하는 기부의 선순환 사례도 생겨났다. 가수 아이유는 지난 9월 데뷔 11주년을 맞아 팬클럽 이름으로 청각장애인 지원 단체 등에 1억원을 쾌척했다. ‘BTS와 아미 컬처’를 쓴 문화연구자 이지행씨는 이런 현상에 대해 “개인이 선행이나 자선을 마음먹고 실행하려면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특정 대상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는 조직(팬덤) 안에서는 그 과정이 훨씬 쉽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의 이미지를 높이고, 세상을 위해 더 나은 행위를 한다는 대의도 얻을 수 있어 복합적인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3040까지 확장… 더이상 배타적 팬덤 아냐” 이씨는 “과거에는 아이돌 팬덤 문화에 대해 배타적이고 맹목적이라는 평가가 강했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면서 “10대 청소년은 예전보다 훨씬 빨리 정보를 습득하고, 아이돌 팬덤에 30~40대도 포진하는 등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 더이상 일부의 극성스런 문화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동현 서울시의원 “서울시 학교보안관 배치기준 수립해야”

    이동현 서울시의원 “서울시 학교보안관 배치기준 수립해야”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이동현 의원(더불어민주당·성동1)은 13일 서울시 평생교육국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서울시 학교 보안관에 대한 기본적인 규정이 없어 인원, 배치장소, 예산기준 등이 제각각인 점을 개선하고 명확한 기준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 학교보안관 제도는 안전한 학교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및 「서울특별시 학교보안관 운영 및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에 따라 2011년부터 운영해 왔으며, 2019년 현재 318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국공립 초등학교 562개교 1,193명과 국공립 특수학교 11개교 20명으로 총 573개교 1,213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동현 의원은 서울시 학교보안관이 기본적으로 2명씩 배치되지만 안전취약 및 대규모 학교는 3명의 학교 보안관이 배치되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담당 공무원들이 현장 답사를 한 뒤 임의로 정하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이동현 의원은 “서울시 학교 보안관 배치장소는 학교 면적, 출입문 수 등 구체적인 기준을 가지고 수립되어야 한다. 아파트에 둘러싸인 학교의 출입구가 4개인 경우에는 그만큼의 학교 보안관이 필요하다. 언론보도를 보면 대부분의 사고가 출입구 근처에서 발생되는 점을 상기해 학교 보안관 배치장소에 대한 기본적인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 엄연숙 평생교육국장은 “서울시 학교 보안관의 인원, 배치장소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 업무에 혼란이 없도록 하고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답변했다. 끝으로 이동현 의원은 “2020년도 학교 보안관 예산이 수립되기 이전에 인원, 배치장소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 예산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 초등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학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학부모님들께는 서울시가 신뢰를 드릴 수 있도록 평생교육국장은 서둘러 주기 바란다.”라며 발언을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글로벌 인재·리더’라 홍보한 특성화고 해외취업 학생들 노사계약관계·임금수준 파악 못해

    서울시교육청, ‘글로벌 인재·리더’라 홍보한 특성화고 해외취업 학생들 노사계약관계·임금수준 파악 못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특성화고 학생 해외 취업 성과’ 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취업생들이 △ 중동지역에 해외근로자로서 외국인 노동자를 관리하는 초급관리자 역할까지 맡아 ‘글로벌 리더’로 성장했다고 한다. 또한 현지 학생들이 ‘내년에도 계속적으로 이 사업이 진행되어 자국의 후배 학생들에게 좋은 혜택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조희연 교육감에게 감사하다.’ 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명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비례)에 따르면 이 사업의 실상은 교육청이 ‘글로벌 리더를 만들어냈다’ 고 홍보하고 있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다수의 직종이 개발도상국의 건설·제조 현장인 점 △ 제3세계국 출신 외국인노동자들을 ‘건설 현장에서 초급관리자로서 관리’ 한다는 것의 현실성과 이것을 글로벌리더 역량이라고 과장 홍보한 점 △ 가장 많은 학생이 진출한 싱가폴의 집세가 평균 160만원을 기록하고 있으나 현지 생활 가능한 최소 월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 △ 비정 규직·정규직 여부 등 노사계약관계 및 보험 여부 역시 파악하지 못한 점 △ 한 해 취업한 학생 기준 중도 퇴사율이 10%를 기록하고 있는 등 구멍이 다수 발견 됐다.〇 학생들은 자비부담원칙, 사전답사와 방문단(추수교육을위한) 교장, 교감, 교사들은 공무국외연수 비용으로 처리 (특성화고 국제화교육지원사업 기본계획 p. 12) -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 호주 등에 취업이 된 학생의 경우 약 200만원에 육박하는 비행기 값과 체류 비용 등을 자비로 부담해야 했음. 〇 서울시 교육청은 ‘초급 관리자로서의 해외 파견’을 했다고 하나, 해외 근로자로서 낯선 환경에 서 일을 하면서 만 18, 19세인 학생들이 EPC(설계 조달 시공분야)나 용접 배관업 등에서 나이가 많고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들을 관리하는 ‘초급관리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임. 〇 특히, 중도 퇴사자가 이미 10%가 넘었고 그 사유로는 본국에 대한 향수와 현지 사정(높은 집값 등)과 다른 나라로의 취업 예정 등 사실상 취업 현장에서와의 괴리로 인한 퇴사가 계속되고 있음. 그러나 교육청은 이 학생들에 대한 사례분석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남. - 싱가폴 퇴사 학생들의 경우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대부분 쉐어룸을 쓰는데 그마저도 한 달에 최소 60-100만원(월세, 전세 개념없는 나라)이 집값으로 지불됨. 2018년 싱가포르 평균 렌트비는 220달러임. (소비자재정관리사이트 Walletwyse.com)〇 또한, 정규직 비정규직과 임금 규모에 대해서도 정확히 분석된 바 없으며 취업 학생들이 취업한 각 나라다마 다른 고용관계와 계약서를 통해 부당한 대우가 있는지, 산재 등 보험처리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파악하지 못함. (특히, 몇 나라들은 외국인에게는 병원비와 보험비가 매우 비싼 편임) - 교육청은 여명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 형태까지 관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답변했으나 교육청은 고졸 학생들의 국내 취업 형태에 대한 통계는 자료화해놓고 있음. 이에 여 명 의원은 “이 사업의 소관 국인 평생진로교육국이 평생진로라는 명칭을 내걸고 있고 이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그런데 각 국가별 노사계약관계, 보험 여부, 급여 수준이 파악 안 되고 있다는 것은 사업에 구멍이 있는 거다. 학생들 대상으로 세계시민교육이다, 외국어 교육이다 이것만 하지 말고 학생들이 진출하게될 나라들의 노동현실에 대한 교육과 중도포기 학생들에 대한 사례분석도 필요하다.” 라고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아시아문화친선교류협회’ 회원 및 중국 학교 관계자 13명 서울시의회 방문

    ‘한·아시아문화친선교류협회’ 회원 및 중국 학교 관계자 13명 서울시의회 방문

    최기찬 의원(더불어민주당, 금천구 제2선거구)은 지난 11일 ‘한·아시아문화친선교류협회’ 소속 2명과 11명의 중국 방문단이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장을 참관하고, 양국의 문화예술 교육과 청소년 문화교류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한·아시아문화친선교류협회’ 회원과 중국 방문단은 2020년 2월 한국에서 열리는 ‘제 1회 한·중 청소년 시낭송 대회’에 참석에 앞서 ‘전국사회예술수준시험급 북경라디오영화TV방송훈련센터’의 각 지역 심사위원회 주임들과 치박시 비비예술훈련학교 교장 및 칭다오진성예술훈련학교 교장 등 중국 학교 관계자 1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방문단은 내년 중국 각지에서 선발된 452명의 학생들과 함께 방한 예정이며, 이번 한국 방문은 사전 답사 차원에서 이뤄졌다. 중국 방문단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서울시의회의 연혁과 역사에 대해 해 홍보 영상을 시청하고 교육 현안에 대한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특히, 시낭송 등 중국에서는 예술교육과 관련된 교육이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한국에서는 이 같은 대회가 있는지, 학생들은 예술교육을 교과 과정 중에 어떻게 받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최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방문과 내년에 열리는 대회를 통해 한국과 중국 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학생과 학교 간 문화교류가 활발히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물왕저수지~오이도까지” 시흥 물길따라 떠나는 만추 걷기여행

    경기 시흥시는 수변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오는 23일 ‘시흥물길, 우리는 수변원정대’ 행사를 함께할 시민원정대를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시흥물길, 우리는 수변 원정대’ 행사는 물왕저수지부터 연꽃테마파크~호조벌~갯골생태공원~월곶포구~배곧신도시~오이도를 잇는 물길 걷기 행사다. 시흥의 수변생태관광 활성화 추진을 위해 물길의 처음과 끝을 걸어보는 의미있는 프로그램이다. 총 24㎞를 걷는 이번 행사는 관광 트렌트인 걷기를 기본 모티브로 구간구간 특색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참가자는 1구간인 물왕저수지~연꽃테마파크를 비롯해 2구간 연꽃테마파크~갯골생태공원, 3구간 갯골생태공원~월곶포구, 4구간 월곶포구~배곧생명공원, 5구간 배곧생명공원~오이도로 나눠지는 출발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최종 목적지는 오이도 빨간등대다. 오는 21일까지 모집하고 시흥블루웨이 걷기여행 홈페이지 (blueway.modoo.at)에서 접수하면 된다. 이선현 관광과 관광축제팀장은 “사전에 진행했던 현장답사에서 전세계에 3000여마리 남아있는 저어새를 20여 개체 발견했다”며 “시흥물길 구간이 생태환경적으로 우수할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안식처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시민원정대 행사를 시작으로 관계공무원과 생태·환경·관광 전문가와 함께하는 수변생태관광 가치를 찾는 세미나를 오늘 12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관광과(031-310-2913)나 환경보전교육센터(070-4788-0007)로 문의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시베리아 선발대’ 이상엽 ‘정우성 성대모사’에 반한 김남길

    ‘시베리아 선발대’ 이상엽 ‘정우성 성대모사’에 반한 김남길

    ‘시베리아 선발대(연출 이찬현)’가 ‘예카테린부르크’에 도착해 짧지만 여유로운 힐링 여행을 시작한다. 오늘(7일, 목) 방송되는 ‘시베리아 선발대’에서는 어느덧 찾아온 두 번째 열차의 마지막 날이 그려진다. 이어 선발 대원들은 2박 3일을 달려 도착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최종 목적지인 ‘모스크바’로 출발하기 전, 1박 2일간 알찬 시간을 보낸다. 오랜만의 외출에 신난 선발 대원들은 늘 그래왔듯 기분 좋은 유쾌함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날 방송에서 선발 대원들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창밖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달린 끝에 ‘예카테린부르크’에 도착한다. 공복 16시간 끝에 야무지게 호텔 조식을 해치운 이선균과 고규필, 그리고 김남길, 이상엽, 김민식은 숙소 근처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를 구경하고 함께 걸어보며 여유를 만끽한다. 유럽과 아시아의 분기점에 세워진 탑에 들러 기념사진을 찍은 선발 대원들은 고규필이 가장 고대했던 스테이크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간헐적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이선균, 고규필의 전투적인 먹방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 또한, 길거리에 앉아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선발 대원들의 하루는 목요일 밤에 미소를 선물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이찬현 PD는 “오늘 방송에서는 선발 대원들의 ‘예카테린부르크’ 여행기가 펼쳐진다. 김남길은 이상엽의 배우 정우성 성대모사에 마음을 빼앗기고, 김민식은 그 사이에서 질투심을 보이는 등 물오른 선발 대원들의 케미가 재미를 높일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를 높였다. 낯선 여행 先체험 답사기 ‘시베리아 선발대’는 매주 목요일 밤 11시 tvN에서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소방시설협회 세종시 이전… 소방청 산하기관 중 처음

    소방청은 산하 기관·단체 중 처음으로 한국소방시설협회가 세종시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협회는 소방시설업 등록업무와 시공능력평가 등 정부의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단체다. 13개 시도회를 두고 있으며 정원 74명으로 100억여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지금까지는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일해 왔다.협회는 후보지 답사와 연구용역 등을 통해 지난 3월에는 세종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조치원 서북부 지구 사업자 선정 공모’ 신청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세종시 조치원 서북부지구의 조치원읍 봉산리 일대를 새 사옥 부지로 결정하고 대의원 총회를 거쳐 올해 8월 약 46억원을 들여 세종시와 업무용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내년에는 사옥 이전 건립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종합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뽀로로 넘은 펭수, 틀을 깬 고수

    뽀로로 넘은 펭수, 틀을 깬 고수

    “키 210㎝, 성별: 없음, 나이: 10살, 고향: 남극, 거주지: EBS 소품실, 직업: 최고의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EBS 연습생.” 과거 볼 수 없던 희한한 ‘스펙’의 거대 펭귄이 방송계와 유튜브 채널을 뒤흔들고 있다. 남극 ‘펭’씨에 빼어날 ‘수’(秀)를 쓴다는 인형 캐릭터 ‘펭수’다. 초등학생은 물론 직장인까지 “시도 때도 없이 펭수 생각이 난다”며 ‘펭수 앓이’를 호소한다. 지난 4월 EBS TV와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펭수의 채널 구독자는 최근 1개월 동안 20만명 이상 늘며 6개월 만에 38만명을 넘었다. 무엇이 이 펭귄에 환호하게 할까. 그의 인기 요인을 통해 틀을 깨는 요즘 캐릭터의 특징을 뜯어 봤다.EBS 캐릭터 펭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과 유튜브 채널에는 펭수에 열광하는 댓글이 넘쳐난다. “뽀로로를 넘어 세계적 스타가 되자”, “우리 학교 개교 기념식에 와 달라”는 10대의 요청부터 “EBS는 수능 특강만 하는 줄 알았는데 반전”이라거나 “이 나이에 펭귄 캐릭터에 빠질 줄 몰랐다”는 2030 세대의 댓글도 적지 않다. 펭수 이미지를 모아 팬들이 만든 SNS 계정과 ‘입덕 영상’(팬이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영상)도 수십개다. 펭수가 표지모델인 EBS 문제집을 구매한 인증샷이나 지난 10월 서점에서 열린 팬사인회의 ‘직캠’ 영상도 실시간 공유된다. 팬들이 꼽는 펭수의 첫 번째 매력은 미묘한 표정과 다재다능함이다. 놀란 듯 동그랗게 뜬 큰 눈과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안 웃는 것 같기도 한 입술이 특징이다. 이 표정에 어떤 대사나 자막을 붙여도 잘 어울린다. 조모(26)씨는 “표정은 하나인데 분노, 짜증, 기쁨이 다 느껴진다. 그래서 수많은 ‘짤방’(영상을 재밌게 캡처한 것)이 유행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김지민(15)양도 “특이한 얼굴과 엉뚱한 말이 재밌어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큰 몸집에도 현란한 날갯짓과 발놀림으로 선보이는 춤은 물론 힙합, 요들송, 트로트를 모두 소화하는 노래 실력도 매력 포인트다. 거침없는 언행도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는 이유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농담과 ‘드립’(애드리브)을 던지는 것은 물론 불합리한 일에는 사이다 발언도 주저하지 않는다. 다이어트로 고민인 학생에게는 “그냥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라”고 답하고, “왕따시킨 사람은 지구 끝까지 쫓아가 맴매한다”며 대신 화를 낸다. 교무실에 볼풀장(공으로 채워진 놀이공간)을 설치해 놀이터로 바꾸거나 김명중 EBS 사장의 이름을 거침없이 부르는 패기도 보인다. 직장인 윤모(27)씨는 “사장님을 이름으로 부르는 모습은 정말 시원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는 자신감과 솔직함은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늘 진지해야 할 것 같은 EBS에서 펭수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처음부터 넓은 시청층을 노린 건 아니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볼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기획 의도였다. 기획 단계에서 제작진들이 분석해보니 초등학생만 돼도 EBS 프로그램은 ‘졸업’ 하고 성인들이 보는 예능이나 유튜브 콘텐츠를 소비했다. 펭수의 자유분방한 캐릭터도 이런 수요에 따라 만들어졌다. 자이언트 펭TV의 이슬예나 PD는 “초등학교 3학년만 넘어도 어른들이 웃고 즐기는 것에 똑같이 반응한다. 아기 취급받는 걸 싫어하고 어른과 동등하게 봐주길 원한다”면서 “그동안 EBS가 착하고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이미지가 컸는데 틀을 깨는 돌발적이고 과감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2030의 뽀로로’라는 별칭을 얻은 것은 의도하지 않았던 성과다. 이 PD는 “펭수가 거침없으면서 따뜻한 말을 자주 한다. 이 때문에 사는 게 팍팍한 어른들에 위로를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펭수가 SNS 메시지에도 모두 답장하고 싶지만 몸이 하나라 아쉬워한다”며 펭수의 소감을 대신 전했다. 고정관념을 깬 펭수의 성공은 요즘 아이들이 원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옳은 말만 하는 모범생보다는 어딘가 모가 나도 현실적이며 때로는 B급 정서를 드러내는 캐릭터에 더 끌린다는 것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착한 캐릭터로는 요즘 어린이들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 교육 캐릭터보다 예능 캐릭터로 세대를 아우른 게 펭수같은 B급 캐릭터의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많은 10대 팬을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총몇명’의 애니메이션 ‘총몇명 스토리’도 특유의 B급 정서로 인기를 모은 사례다. 덜 완성된 듯한 독특한 그림체로 풀어내는 직관적 이야기와 패러디, 구독자의 사연을 각색한 콘텐츠는 211만명의 구독자를 끌어 모았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애니메이션 속 대사를 따라 하거나 캐릭터를 따라 그리는 게 유행하기도 했다. 총몇명이 소속된 샌드박스네트워크 관계자는 “모든 연령이 즐길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만들면서도 뉴미디어 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맞춰 짧은 시간에 밀도 있게 스토리와 재미를 넣으려고 한다”며 “10대 팬이 가장 많지만 20대와 가족단위 시청자도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은 시청 층을 다양하게 넓히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펭수는 EBS TV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한 코너로 시작했지만 초반부터 유튜브를 함께 공략했다. 유튜브용 영상을 별도로 만들고, 인스타그램 계정에 펭수의 일상을 올려 팬층을 넓혔다. 이 PD는 “구독자 1만명 때부터 라이브 방송을 하는 등 시청자와 상호작용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며 “유튜브를 단순히 확장되는 플랫폼이 아니라 팬과의 소통 매개로 활용한 것이 인기에 좋은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TV의 아동 프로그램에서만 방송했다면 어른들까지 어린이 콘텐츠를 보도록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가 여러 세대를 끌어들이고 콘텐츠 구분을 옅어지게 했다”며 “네티즌끼리 서로 공유하고 놀이처럼 퍼뜨리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해외 소비자까지 사로잡은 동요 ‘상어가족’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한국 스타트업 스마트시티가 미국 구전동요를 변형해 만든 이 동요는 유튜브와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유아부터 할아버지까지 노래를 따라 부르게 만들었다. 누적 조회수가 40억뷰에 달할 만큼 인기다. 최근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한 구단의 응원가로도 쓰였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상어가족은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유튜브에서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한 뒤 캐릭터나 공연사업으로 확장해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며 “원소스 멀티 유즈(한가지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로 성공적 수익 모델을 만든 사례”라고 분석했다. 캐릭터, 매체, 세대의 벽을 뛰어넘은 콘텐츠와 캐릭터들은 이제 오프라인과 경쟁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을 넘어서 ‘우주대스타’의 꿈에 다가가고 있는 펭수는 EBS 외의 MBC, SBS 등 지상파 방송국들과 유튜브 채널에 잇따라 출연하며 경계를 허물고 있다. 출판, 유통, 식품업계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진다. 정 평론가는 “예전에는 캐릭터나 인물이 TV를 통해 등장해 다른 미디어로 갔지만 이제 그 흐름이 거꾸로 바뀌었다. 펭수처럼 뉴미디어에서 지상파로 저변을 넓혀가는 게 앞으로의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100억원 인센티브’ 이천 화장장 6개마을 신청

    경기 이천시는 시립화장장 후보지 공모 마감을 한 결과 모두 6개 마을이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율면 월포1리, 호법면 안평2리, 장호원읍 어석리, 부발읍 죽당1리, 부발읍 수정리, 부발읍 고백1리 등이 주민 50% 이상의 동의를 받아 화장장 후보지에 응모했다. 시는 현지 답사와 타당성 검토 용역을 거쳐 내년 4월까지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도시관리계획시설 결정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한 뒤 화장장을 2021년 10월 착공해 2022년 12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화장장은 공사비 95억원을 들여 부지 4500㎡에 건물 연면적 3000㎡(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이며 화장로 4기가 설치된다. 시는 공모에 선정된 마을 주민에게 100억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인센티브는 마을회관 등 주민 숙원사업에 쓰이게 된다. 또 커피숍·장래용품판매점 등 부대시설 운영권을 부여하고 화장장 근로자 우선 채용, 화장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도 준다. 시는 2011∼2012년 30억원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고 시립화장장 후보지를 공모했으나 최종 선정단계에서 주민 간 이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순신 장군 총상 치료 차(茶)씨 기름으로 제품개발 추진

    이순신 장군 총상 치료 차(茶)씨 기름으로 제품개발 추진

    경남 하동군은 치매예방 및 상처치료 등에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차(茶)씨 기름으로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하동녹차연구소는 차씨에서 오일을 추출해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연구·개발하기 위해 연구소 직원 등이 지난 23일 지리산 구재봉자연휴양림 일원 야생차밭에서 차씨 종자 1200㎏을 수확했다. 차나무는 가을에 만개한 꽃과 익은 열매가 함께 달려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라고 불린다. 기계화 재배를 하는 차밭은 전지·갱신 작업을 해 종자 수확을 할 수 없지만 야생차밭이나 손으로 고급차를 수확하는 차밭에서는 종자 수확을 할 수 있다. 하동 지리산 기슭 구재봉 차밭은 계단식 다원 1만 5000㎡와 야생다원 1만 6000㎡ 등 3만 1000㎡의 차밭이 조성돼 있다. 가파른 산비탈 경사지에 차나무가 심겨져 있어 기계화 작업을 할 수 없으며 고급 차 생산과 많은 양의 종자가 열린다.녹차연구소는 수확한 차씨로 기름을 짜 화장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효능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녹차연구소는 차씨 오일은 치매예방, 피부보습, 상처 치료 등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녹차연구소와 경상대학교 등은 공동 연구를 통해 차씨 오일이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2018년 특허 출원(10-2018-0028773)을 했다. 녹차연구소는 차씨 기름으로 보습·피부개선·아토피 등에 효과(특허성분함유 제10-1498691호)가 있는 이순신 크림(GENERAL LEE CREAM) 제품도 개발해 출시했다.녹차연구소는 이순신 장군이 차씨 오일로 총상을 치료했다는 내용이 ‘차문화 유적 답사기’에 나온다고 밝혔다. 녹차연구소에 따르면 ‘충무공 이순신이 1592년 왜병과 사천 선진 앞바다에서 싸우다 왼쪽 어깨에 총상을 입고 뽕나무 뿌리즙을 발랐으나 효과가 없어 운흥사에 있는 스님이 차나무 열매를 짠 기름을 발라 쉽게 나았다’고 기록돼 있다. 김종철 하동녹차연구소장은 “기존 차광연구·지도, 제다법 연구 등과 함께 차씨 오일 연구 및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차 재배 농가 소득증대와 차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왕의 기운’ 서린 낙산서 넉넉한 품·뛰어난 풍광을 보다

    ‘왕의 기운’ 서린 낙산서 넉넉한 품·뛰어난 풍광을 보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6차 서울의 영화4’ (유현목 감독의 수학여행) 편이 지난 19일 종로구 연건동과 명륜동, 이화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에서 집결, 서울대학교병원 안 옛 대한의원(의학박물관)을 향해 출발했다. 대한의원은 1907년에 준공된 서울대병원의 뿌리다. 새로 건립된 암병원 4층 옥상은 창경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 명소로 떠올랐다. 옛 창경원을 무대로 촬영된 영화를 되새김질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명륜동 한옥밀집거리를 지나 건축가 김수근의 붉은 벽돌건물 감상길에 올랐다. 김수근이 누이 김순자와 자형 박고석을 위해 설계한 명륜동4가 ‘고석공간’을 거쳐 샘터사옥~아르코 예술극장~아르코 미술관이 줄줄이 이어졌다. 박길룡이 설계한 옛 경성제국대학 본관(예술가의 집) 현관 앞 두 그루 감나무에는 주렁주렁 매달린 감이 불타고 있었다. 내년 1월 중 수리가 끝난다는 이화장을 먼발치에서 바라본 뒤 1897년 탑골공원 대문기둥을 가져다 세운 옛 서울법대(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일정을 파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무형유산인 영화 ‘수학여행’과 유형유산인 대한의원, 명륜동 한옥밀집거리, 샘터사옥, 마로니에공원, 아르코 예술극장, 아르코 미술관 등 모두 7개였다. 참석자들은 “영화를 꼭 보고 싶어졌다”, “50년 전 수학여행을 다녀온 기분”, “알뜰한 설명을 해준 해설사가 담임선생님으로 출연해도 좋을 듯…” 등등의 답사 후기를 남겼다. 해설을 맡은 전혜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참석자들을 50년 전 꿈의 서울 수학여행으로 인도했다.서울의 좌청룡 낙산(해발 126m)은 비록 낮지만 품이 넉넉하고 풍광이 뛰어난 산이었다. 종로구 이화동·동숭동·창신동을 끼고 있고 동대문구 신설동과 성북구 보문동·삼선동 등 3개 자치구까지 길게 이어진다. 낙산은 풍수도참설의 피해자였다. 조선이 한양을 도읍으로 정할 때 장자(맏아들)와 친가를 뜻하는 좌청룡 낙산이 차자(작은아들)와 처가를 뜻하는 우백호 인왕산(338m)보다 낮아 장자와 친가가 차자와 처가에 기울어진다는 변고설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정도전 등 신진 사대부들이 주장한 ‘백악 주산론’과 무학대사를 중심한 불교세력의 ‘인왕산 주산론’이 팽팽하게 맞선 까닭이다. 태종 때 하륜의 ‘무악 주산론’까지 등장해 치열한 삼파전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백악산이 최후의 승리를 거둬 경복궁이 법궁이 되면서 조선은 장자 승계의 원칙이 어그러졌다. 조선 27명의 왕 중 장자는 5대 문종, 6대 단종, 10대 연산군, 12대 인종, 18대 현종, 19대 숙종, 20대 경종, 27대 순종 등 8명에 불과했다. 42년 동안 재위하면서 최악의 여난에 시달린 숙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병약하거나 재위 기간이 짧거나 존재감이 없었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을 재건하지 않고 296년 동안 창덕궁을 법궁으로 사용한 것도 기가 센 인왕산과 거리를 둔 결과다.낙산 기슭에는 제17대 효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봉림대군 시절에 살던 잠저 용흥궁과 손아래 동생 인평대군의 석양루가 사이좋게 마주 보고 있었다. 흥선대원군의 부친 남연군이 인평대군의 7대손이므로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과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은 인평대군의 직계후손이다. 공과를 떠나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을 탄생시킨 이화장은 인평대군의 왕기가 서린 석양루를 품고 있다. 조선 한문 4대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문장가 장유는 “집터를 물색하며 거북이에 물어보니 저 낙산 언덕을 점지했다. 냇물이 반으로 나뉘어 두 갈래로 흐르는 이곳이야말로 평소 낙양(한양) 동촌의 승지(명승지)로 일컬어져 온 곳이다. 금원(창경궁)과 가까워 북극성(왕)의 존엄한 처소를 우러러볼 수 있어 더욱 좋다”라고 ‘인평대군의 새 저택에 대한 상량문’에서 석양루의 땅기운을 치켜세웠다. 냇물이 반으로 나뉘어 흐른다는 얘기는 성균관 위 옛 흥덕사에서 흘러내린 흥덕천의 흐름을 말한다. 성균관 또한 반궁이라 해 반수의 상류를 지칭하고 하류는 성균관 노비들이 사는 반촌이라고 일컬었다. 석양루는 신숙주의 손자 신광한의 옛 집터에 세워졌다. 신광한은 “나는 집 이름을 기재라고 했다. 우리 집은 동쪽 산이 우뚝 솟아 있는데 그 산을 보려면 발꿈치를 들어 바라보면 되고. 우리 집 서쪽 길이 평평하고 곧은데 그 길을 가려면 발꿈치를 들고 가면 된다. 우리 집 앞에는 하천이 콸콸 흘러가는데 물이 흘러가서 쉬지 않는 것을 보면 발꿈치를 들어 감탄하게 된다. 우리 집 뒤쪽에는 소나무가 무성하게 서 있는데 겨울철에도 시들지 않는 것을 보면 발꿈치를 들어 바라보게 된다…”고 자택을 자화자찬했다. 사람들은 이 집이 있는 언덕을 신대라고 불렀다. 왕을 6명이나 섬겼고, 영의정을 2번 지내면서 국방과 외교에 공을 세웠던 신숙주의 음덕이었다. 조선 말 역사가 김택영이 지은 역사책 ‘한사경’에 따르면 “좌의정 신숙주가 노산군(단종)의 부인(정순왕후)을 노비로 삼고자 주청했으나 왕(세조)이 윤허하지 않았다”는 대목이 나온다. 또 “신숙주가 단종 부인을 노비로 삼겠다고 청한 것은 매우 간사하고 악한 것”이라고 평했다. 한때 주군으로 모셨던 왕의 부인을 첩으로 삼고자 한 행위를 비판한 것이다. 조카를 죽인 비정한 세조였지만 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 누구도 조카며느리를 범하지 못하도록 낙산 동망봉 정업원에 비구니로 출가시켜 버렸다. 신대로 상징되는 신숙주 가문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세종~문종~단종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고 세조의 편에 서면서 영화를 누렸으나 조선 후기 집권한 사림파가 사육신을 추앙하면서 변절자로 낙인찍었기 때문이다. 대신 ‘숙주나물’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녔다.서울을 중심으로 저술한 인문지리서 ‘동국여지비고’에 “인평대군 집을 석양루라고 불렀다. 기와와 벽 등에 그림이 새겨져 있고 규모가 크고 화려해서 서울 장안에서도 으뜸가는 집이었다. 지금은 장생전(궁중 장례식에 쓰일 관을 제작하던 관아)이 됐다”고 기록했다. 낙산 아래 신대와 용흥궁, 낙양루, 장생전의 옛 땅에서 조선의 효종, 고종, 순종 등 3명의 왕과 대한민국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 나왔다. 현재 이화장 뒤뜰은 신대요, 대문 앞 주차장은 저녁볕이 좋은 낙양루이며, 마주 보는 곳에 효종의 잠저인 용흥궁이 있었다. 또 이곳에는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도 기거했다. 18세기 문인화의 대가 표암이 낙양루 바위에 남긴 ‘紅泉翠壁’(홍천취벽)이라는 글씨가 이화장을 짓는 과정에서 사라졌다. 1960년대까지도 남아 있었지만 계곡에 집이 들어서면서 어딘가 묻혀 버렸다고 한다. 이화장은 1945년 오랜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한 이승만이 돈암장과 마포장을 전전하자 지지자 30여명이 모금운동을 펼쳐 구입해준 집이다. 마포장에서 백주테러의 위기를 넘긴 이승만에게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경비에 용이한 이 집이 적격이었다. 마당에는 이승만 동상이 서 있고, 이승만기념관이 있다. 산사의 칠성당을 연상시키는 숲속의 별채가 조각당이다. 1948년 제헌의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승만이 이곳으로 내각 후보자를 불러 면담한 뒤 국무총리와 12부 장관을 뽑은 정부 수립의 산실이다. 4·19 혁명으로 하야한 뒤 이곳에서 여생을 마치길 원했지만 미국 하와이로 쫓겨났다. 1965년 사후 국내로 운구된 시신이 잠시 봉안됐고, 미망인 프란체스카 여사는 1970년 귀국해서 1992년까지 살았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7차 관악산 아랫마을 ■집결 장소 : 10월 26일(토) 오전 10시 사당역 6번 출구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한국의 툰베리들 “어른들이 내팽개친 기후위기, 우리에겐 현실”

    한국의 툰베리들 “어른들이 내팽개친 기후위기, 우리에겐 현실”

    “여러분은 헛된 말들로 내 꿈을 빼앗아 갔다” 스웨덴의 16세 ‘기후 투사’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달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던진 일갈에 세계의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던 툰베리의 1인 시위는 ‘기후 변화를 위한 파업’이라는 이름으로 100여개국의 시민 수백만명을 거리로 불러냈다. 한국에서도 청소년들이 나서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를 세 차례나 벌였다. 기후변화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기성세대와 달리 청소년들은 우리가 현재 겪는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지금 10~20대들은 탄소 배출을 가장 적게 하고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가장 무겁게 짊어져야 하는 세대입니다. 이보다 더 절박한 당사자들이 있을까요?” ‘청소년 기후행동’ 활동가인 고등학생 김유진(17)양은 자신이 기후 변화를 위해 행동에 나선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7세 때부터 생태학자의 꿈을 키워 온 김양은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를 목격하며 꿈의 좌절은 물론 생존의 위기감을 느꼈다. “저희에게는 이것이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의 일이에요. 저희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저희가 배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김양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열린 유엔 청년기후행동회의에도 참석해 세계의 청소년들과 만났다. 김양은 “직접 가보니 기후 변화에 관심이 높은 10대들이 매우 많았다”며 “유엔이 젊은 세대를 위한 행사를 열었다는 것은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결석 시위] 지난달 27일 김양과 같은 생각을 가진 청소년 500여명은 학교를 조퇴하고 광장으로 나왔다. ‘청소년 기후행동’이 주최한 ‘기후변화를 위한 결석시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툰베리가 시작한 기후 파업의 한국판이다. 조퇴 사유에 ‘집회 참석’이라고 쓸 수 없었던 학생들은 서울 견학, 체험 학습 등 다른 ‘핑계’를 적고 나왔다. 학생들은 종이 상자에 색연필로 직접 그린 피켓을 손에 들고 “한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은 0점”이라며 정부의 무관심을 비판했다. 이들은 12월 2일부터 칠레에서 열리는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에 맞춰 오는 11월 말~12월 초 대규모 결석시위를 한 차례 더 한다. 정부를 상대로 기후변화 소송도 준비 중이다. 청소년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집단으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절실함 때문이다. 문제를 미뤄 온 정책결정권자들이 나서길 기다리기보다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채연(17)양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어떤 발언을 하실까 궁금했는데, 모든 관심이 한미 정상회담에만 쏠려 있어 실망했다”며 “앞 세대가 책임을 다하지 않아 기후 위기가 우리의 과제가 된 것처럼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게 부담을 주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발 참여] 세계적으로도 기후 변화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담은 파리협정이 2015년 통과됐지만 미국이 탈퇴하는 등 협정 자체가 무력해진 지 오래다. 특히 한국은 기후 변화 대책에 사실상 손을 놓았다는 게 환경 운동가들의 비판이다. 2016년 국제 기후변화 대응행동 연구기관들로부터 ‘기후 4대 악당’에 꼽혔고, 2018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석탄 소비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유일하게 증가하는 등 소비 관리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성세대가 팔짱만 낀 동안, 청소년들은 인터넷으로 현재 상태가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라는 사실을 공부했다. 툰베리의 유엔 연설 영상을 찾아보고, 해외 청소년 환경단체의 활동과 기후 위기 타파를 위한 행동 강령도 참고한다. 교과서에는 없는 사실들을 찾기 위해 외국 문헌도 뒤졌다. 김보림 청소년 기후행동 활동가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협의체(IPCC) 보고서, 해양 보고서 등을 주기적으로 찾아보고 외국 비정부기구(NGO)의 원자료를 확인해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의 객관적 근거를 마련한다”…고 했다. 함께 행동할 친구들을 모으고 활동을 홍보할 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다. 김유진 양은 “SNS는 지금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한 무기”라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빠른 속도로 전국의 동료들을 모으는 도구”라고 말했다. [일상 변화]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의 일상을 바꾸고 이를 공유하는 청소년도 많다. 이채연양은 지난 9월 27일 결석시위 참여 이후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해 채식을 시작했다. SNS 프로필도 시위 참여 사진으로 바꿨다. 강원 횡성에서 결석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에 다녀 온 윤정준(18)군도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후 즉석조리 식품과 페트병 생수를 끊었다. 쓰레기 하나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고등학교 3학년인 윤군은 “툰베리처럼 어린 친구도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는데, 하루 더 공부하는 것보다 기후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게 나의 삶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더 많은 친구들에게 알리려고 시위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고 했다. 윤군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올여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환경 운동 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윤군은 “기특하다는 칭찬도 감사하지만, 앞으로는 어른들이 진지하게 기후변화에 대한 제도적 실천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에서 에너지 문제까지 관심을 갖게 된 김민서(23)씨는 진로를 신재생 에너지 연구로 정했다. 스프링 제본 노트의 스프링 하나까지 재활용한다는 김씨는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장래 희망으로 이어져 신소재 공학을 전공했다”면서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부진한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기여하는 연구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 신재생 에너지 기자단으로 중고생들에게 관련 강의를 하는 등 이 분야의 인식 변화를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기성세대를 자극하고 있다. 지구 온도 1도 낮추기 캠페인 ‘괜찮아 지구야’에서 활동하는 강민하(9)양의 어머니 김상분씨는 “아이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텀블러를 늘 챙기고 분리수거도 더 철저하게 한다”면서 “아이들이 오히려 어른들의 행동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14년째 중학교에서 환경 과목을 가르치는 신경준 교사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한 학생들은 다른 사람에게도 곧잘 환경에 대한 감성과 지식을 전달한다”면서 “전기 플러그를 빼는 작은 실천부터 부모님에게 먼저 알리고 실천하게 유도한다”고 전했다. [미래 교육]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과거 청년운동은 민주주의, 노사갈등, 일자리 등 물질적 가치 중심이었다면 최근 청소년 운동에서는 미래지향적이고 탈물질적인 흐름이 보인다”면서 “특히 기후 변화처럼 당파를 넘어 지구적 차원에서 전환이 필요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구는 위기에 처했는데 학교는 미래교육을 하지 못하니 학생들이 ‘공부해서 점수 따라’는 요구를 의미 없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성장주의·출세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기후, 이주, 인종 등 미래 이슈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사는 “기후 위기 시대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이에 대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주 1회라도 지구 시민 교육을 목표로 하는 환경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수산시장 8곳의 펄떡이는 생명력

    [그 책속 이미지] 수산시장 8곳의 펄떡이는 생명력

    세계의 어시장 (주강현 지음/눈빛/191쪽/4만원)방글라데시 제1 무역항 치타공 시내에 있는 롱기파라 어시장에서 한 여자아이가 생선과 새우를 팔고 있다. 파란색 플라스틱 상자 위에 얹어놓은 상품이 조악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어엿한 장사꾼은 약간의 돈이라도 벌 수 있을까 기대한다. 무슬림 사회라 여성 판매상이 없지만, 여자아이가 생선을 팔고, 남자아이가 떨어진 생선을 주우러 다니는 풍경은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세계의 어시장’은 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이 10년 동안 인도양, 아라비아해, 벵골만을 비롯한 세계 8개 권역 곳곳의 어시장을 답사하며 찍은 사진 140점을 수록한 사진집이다. 분주한 어시장 상인들과 세계 곳곳의 다양한 물고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순히 짠내 나는 어시장 풍경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단편적인 생활상만 보여주는 건 아니다. 어시장 형성 과정이라든가 어시장만의 특징 등을 권역별로 설명한다. 예컨대 롱기파라 어시장은 다른 지역과 달리 물고기가 크고 종류도 다양하다. 인도 콜카타, 미얀마 시트에로 연결되는 이른바 ‘벵골만 황금 삼각지대’의 다른 꼭짓점이기 때문이다. 사진과 글에서 인문학 내음도 물씬 풍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엘리트 유생들의 성역 너머로…거리예술 꽃피운 ‘원조 대학촌’

    엘리트 유생들의 성역 너머로…거리예술 꽃피운 ‘원조 대학촌’

    서울신문이 서울특별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5차 성균관과 반촌’ 편이 지난 12일 종로구 연건동과 명륜동, 혜화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에서 집결, 학림다방을 거쳐 대명거리를 지나 성균관으로 향했다. 혜화역 4번 출구에서 성균관대 입구 사거리까지 300m 이어지는 대명거리는 조선시대의 ‘원조 대학촌’이다. 당시 반촌이라고 불리던 유서 깊은 거리다. 종로구는 2010년 대명거리를 도로명 주소로 고지했다. 참가자들은 성균관 대성전 외삼문을 마주 보는 주택가에 홀로 서 있는 심산 김창숙 선생 집터 푯돌 앞에서 선생의 치열한 독립정신을 기린 뒤 성균관 대성전과 명륜당을 두루 탐방했다. 우암 송시열 집터~옛 한소제 가옥에 세워진 혜화동 주민센터~문화이용원~동양서림을 둘러보았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학림다방, 한소제 가옥, 문화이용원, 동양서림 등 4곳이었다. 성균관을 대표하는 중세의 송시열과 근대를 대표하는 김창숙 두 인물의 집터가 성균관 앞뒤를 지키고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서울미래유산투어에 데뷔한 임정화 해설사는 유생 복장으로 성균관의 어제와 오늘, 성균관의 안과 밖을 쉽고 재미나게 풀어 줬다.조선은 종교와 학문이 분리되지 않은 교학일치 국가였기에 유교와 유학이 한 몸이었다. 성균관은 조선왕조 국가 이데올로기의 상징 공간이었다. 공자를 모신 대성전과 유생이 공부하는 명륜당은 동일체였다. 제사의 개념이 앞선 초기에는 묘학, 중기 이후 문묘라고 불렀으나 후기로 가면서 성균관이 통칭이 됐다. 성균관은 조선시대 엘리트 선비와 관료를 양성하는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이자 유일한 국립대학이었다. 율곡 이이, 매월당 김시습 등 거의 모든 학자와 문신이 성균관 출신이었고, 퇴계 이황과 추사 김정희가 대사성(총장)을 지냈다. 선비의 일생은 과거로 시작해서 과거로 끝났다. 과거에 급제해서 관직에 오르는 것이 효이고, 이는 족보에 기록돼 남으며, 가문의 융성을 이룬다고 믿었다. 때문에 갈수록 문묘는 간판에 불과했고, 성균관 유생교육과 시험 위주로 돌아갔다. 과거제는 조선사회를 완벽하게 지배한 ‘갑 중의 갑’이었다. 성균관은 장차 관리가 될 유생 200명의 의식주를 책임졌다. 한양에서 대궐 다음으로 크고 번화하며 떵떵거리는 곳이었다. 조선은 과거공화국이었다. 각종 명목의 과거가 시도 때도 없이 치러지는 한양은 ‘과거시험의 도시’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정조의 일기인 일성록 등에 따르면 1800년(정조 24년) 3월 21일에 시행된 정시(庭試) 초시의 응시자수는 11만 1838명이었고, 이날 거둬들인 시권(답안지)은 3만 8614장이었다. 이튿날인 3월 22일 창덕궁 춘당대에서 열린 인일제(성균관 유생에 한해 응시자격을 주는 시험)의 응시자는 10만 3579명, 수거 답안지는 3만 2884장이었다. 이틀에 걸쳐 무려 21만 5417명이 한양에서 과거를 봤다. 당시 한양 인구가 20만~30만명 사이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한양 인구에 육박하는 사람이 과거를 치르는 경천동지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이 개국한 1392년부터 과거제도가 폐지된 1894년까지 503년간 선발된 과거문과 급제자는 모두 1만 4615명으로, 1년 평균 29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성호 이익의 ‘성호사설’에 따르면 “과거 문과에 급제해도 벼슬자리는 500개에 불과해 합격자들이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엽관과 매관매직은 물론 당파에 줄을 서는 당쟁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과거제도는 조선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한 ‘요물단지’ 같은 존재였다. 성균관은 과거공화국의 중심이었다.반촌은 성균관 앞 동네를 이른다. 공자를 모신 문묘가 있는 성균관을 반궁이라고 했기에 생긴 동네 이름이다. 반궁의 반은 연못을 상징하고, 궁은 유생이 교육을 받는 학궁을 뜻한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반촌이란 반궁에서 일하는 노비가 거주하는 동네다. ‘동국여지비고’에 “반궁에서 나오는 동(東)반수는 성균관 앞 식당교(진사식당)와 비각교(탕평비 앞 다리)를 경유하고 서(西)반수는 창경궁의 집춘문 앞 다리를 경유하여 대성전 외삼문 밖에서 합해져 남쪽으로 흘러…청계천 오간수문으로 들어간다”라고 기록돼 있다. 성균관 경내인 반수 건너편 마을이 반촌이다. 성균관에 딸린 노비를 반인이라고 했는데 개성 사투리를 쓰고 개성 풍속을 따랐다. 성리학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고려의 안향이 기부한 노비 100명의 후예들이다. 이들은 개성 성균관에 소속돼 있다가 조선왕조가 세워지자 한양 성균관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이들에게 소를 잡아서 팔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다. ‘동국여지비고’에 따르면 18세기 도성 안에는 모두 23곳의 현방(다림방, 푸줏간)이 설치돼 있었다. 현방이란 한양의 소 도살과 소고기 판매 독점권을 가진 시전의 하나다. 반인은 소고기를 팔고 남은 수입으로 성균관의 유지비를 댔다. 반인은 유생의 손발 노릇을 했다. 성균관에 딸린 노비는 많을 때 500여명에 이르렀다. 명륜당 소속 재직, 대성전 소속 수복, 식당의 찬모 등이다. 성균관 안에도 비복청이라고 하여 번듯한 거처가 있었지만 반촌에 사는 외거노비가 대부분이었다. 명종 16년(1561) 7월 25일 성균관 노비가 사람을 죽이고 성균관으로 도망치자 체포하러 들어간 형조의 관리를 유생들이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왕은 “형조 관리의 잘못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전성기의 성균관은 성역이었다. 성균관 유생 출신 윤기(1741~1826)는 유생들의 생활상을 220수의 장편 시로 읊은 ‘반중잡영’을 남겼다. 윤기는 33살 때 소과에 합격해 성균관 유생이 됐고, 52세 때 대과에 급제한 뒤 종6품 성균관 전적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반중잡영에는 성균관의 건물구조, 유생들의 방 배정, 식당 규칙과 음식, 학생회 구성과 운영, 행사와 동원, 반촌의 명승지 등 38개 항목의 시와 해석이 달려 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성균관 실록이라고 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반촌은 성균관이 비좁아서 기숙사에서 들어와 살지 못하거나, 집안 형편으로 가끔씩 오는 유생들의 하숙촌이기도 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유흥을 즐기는 공간이 됐다. 성균관에 입교한 유생 대부분이 생원과 진사였는데 평균 연령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가장이었기에 유흥과 일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했다. 18세기 서울의 길거리문화를 소개한 강이천의 ‘남성관희자’는 남대문 밖 지금의 애오개 현방에서 본 가면극과 꼭두각시놀이를 묘사한 한시다. 강이천은 화가 강세황의 손자로 자신이 10살 때 본 장면을 기록했다. 앞부분에는 인형극이, 뒷부분에는 가면극이 담겼다. 세부적인 구성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이와는 다르고 현존하는 가면극의 바탕이 되는 산대놀이와 유사하다. 반인들이 소고기 장사에 종사하면서 가면극 공연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성균관에서 편찬한 ‘태학지’에는 중국 사신이 오면 조정에서는 나례도감을 설치, 반인들로 하여금 반촌 안에 무대를 설치하고 놀이를 공연토록 했다고 전하고 있다. 영조실록에도 반인들은 중국 사신 환영행사 동원은 물론 시정의 꼭두각시놀이와 가면극을 벌였다고 적혀 있다. 성균관 소속 노비, 반인은 조선후기 이후 서울지역 공연문화의 주역이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6차 서울의 영화4 -유현목 감독의 수학여행 ■집결 장소 : 10월 19일(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 뒤 자전거대여소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한옥, 현대성·전통성 갖춘 건축양식으로 되살아나”

    “한옥, 현대성·전통성 갖춘 건축양식으로 되살아나”

    “과거에 한옥은 춥고 불편한 옛날 집이나 문화재 정도로 인식됐습니다. 그러나 21세기 현대 한옥은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현대인이 불편 없이 살 수 있는 기능과 공간을 갖추면서도 전통성을 잃지 않은 시대의 건축양식으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한옥 전문 건축사사무소 ‘자향헌’(紫香軒)을 운영하는 박상욱(55) 대표는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옥이 다시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축양식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불씨를 살려 나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 11일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에서 은평한옥마을의 현대 한옥 ‘월문가’로 ‘올해의 한옥대상’을 수상했다. 울산 울주군이 고향인 박 대표는 어릴 때 한옥에서 자랐고, 대학 시절 건축학을 전공하면서 전국의 사찰과 서원 등을 찾아다니며 전통 건축양식을 섭렵한 ‘한옥 마니아’다. 그는 ‘삼우’ 등 유수한 건축사사무소를 거친 뒤 2000년대 들어 독립 사무소를 차렸고 주로 공공 건축 설계 등을 맡았다. 하지만 한옥에 대한 열정을 잊을 수 없던 그는 2012년 12월 한옥에만 전념하기 위해 ‘자줏빛 향기를 품은 집’이란 의미의 자향헌을 설립했다. 박 대표는 “관급 공사로 안정적 수입이 보장됐지만 내가 추구하던 건축가로서의 삶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인지 자문자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옥 건축만으로 밥벌이를 하는 건 쉽지 않았고 처음 2년간은 빚만 늘어났다. 박 대표는 “한옥은 재료비와 목수들의 인건비 부담이 높아 공사비가 일반 건축의 3배가량 든다”면서 “일반적으로 부유층의 별장 정도로만 인식돼 수요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2015년 서울 은평뉴타운에 한옥마을이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박 대표의 노력도 결실을 보게 됐다. 박 대표가 설계해 지난해 준공한 월문가는 204.7㎡의 작은 부지에 2층과 지하층을 만들어 공간을 확장한 미래형 한옥이다. 단열, 냉난방, 주방, 화장실 등은 현대 주택과 다를 바가 없는 설비를 갖췄고 마당과 안채, 사랑채, 별당, 민흘림기둥, 건조 목재 등 전통한옥의 요소를 최대한 살렸다. 무엇보다 골목에 접한 창을 통해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란 평가를 받았다. 올 들어 7채의 한옥 설계를 맡고 있는 박 대표는 “현대 한옥은 전통성과 현대성을 모두 갖춰야 하기 때문에 한옥 전공 건축사는 최소 3년 이상 전국 곳곳을 답사하고 치열하게 공부해야 한다”며 “앞으로 경쟁력을 갖춘 명품 현대 한옥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 강북구, 근현대사기념관 자원봉사자 역사해설 교육 개최

    서울 강북구, 근현대사기념관 자원봉사자 역사해설 교육 개최

    서울 강북구가 근현대사기념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역사해설을 도맡게 될 자원봉사자 교육을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기념관 강의실과 전시실을 비롯한 다양한 유적지에서 진행될 교육은 15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화·수 총 5회에 걸쳐 마련된다. 일정별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며 전시해설 심화·실습, 현장체험, 답사 등으로 구성됐다. 조재곤 서강대 연구교수, 김도훈 한국교원대 연구교수, 조형열 근대한국학 연구소 연구교수 등 역사 분야 전문가가 강사로 나선다. 이들 강사는 근현대사 특강으로 ▲‘동학에서 의병으로, 개항 이후 외세의 침입과 민중의 저항’(15일) ▲독립운동의 노선과 의의, 외교론과 무장투쟁론, 독립운동의 방략과 실제(16일) ▲해방과 분단, ‘독재정권과 민주화운동/해방공간의 좌우대립’, 한국전쟁 이후의 반공독재와 민주화 투쟁(22일) 등을 다룬다. 이어 23일에는 식민지역사박물관과 효창공원 답사가 진행된다. 마지막날인 29일 기념관 상설 전시실에서는 수료식과 함께 선발 인원을 발표한다. 최종 선정된 참가자는 오는 11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일년간 기념관 해설 및 안내요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통상 주1회 하루 3시간씩 활동할 예정이다. 구는 봉사 참여자에게 실적 등록, 증명서 발급, 활동비 실비 지급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교육을 받은 봉사자들은 방문객에게 양질의 해설을 할 수 있는 우수인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원봉사의 보람뿐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기본 소양도 갖출 수 있는 프로그램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시베리아 선발대’ 김남길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즐거워”

    ‘시베리아 선발대’ 김남길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즐거워”

    tvN ‘시베리아 선발대’ 김남길이 방송 후 소감을 전했다. 절친들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길지만 여행자들의 버킷 리스트로 손꼽히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몸을 싣고 떠나는 낯선 여행 先체험 답사기 ‘시베리아 선발대’(연출 이찬현)에 출연중인 김남길. 첫 방송부터 예상외로 더운 러시아날씨에 당황한 것도 잠시, 동생들을 배려하며 먼저 나서서 길을 찾거나 시원한 생맥주를 찾아내고 아름다운 거리 풍경에 피로도 잊은 채 가벼운 발걸음으로 관광지를 즐기는 모습은 의외의 ‘댕댕미’를 자랑했다. 이어 열차에서도 각종 살림을 도맡아 하는 차장에게 감사인사를 건네거나 커피를 먼저 권하는 등 글로벌 친화력을 과시했으며, 다소 입맛에 맞지않는 음식과 신장에 비해 짧은 침대 덕에 발이 삐져 나오는 불편함조차도 여행 속의 즐거움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러한 김남길의 끝없는 매력 발산에 첫 방송 시청률 2.1%에 비해 지난주는 0.9%나 뛰어오른 3.0%를 기록했으며(닐슨코리아 기준), 그의 전방위 활약에 지난 제1회 아시아 콘텐츠 어워즈에서는 ‘베스트 액터상’을 수상하는 등 제일 바쁘고도 행복한 2019년을 보내는 중. 김남길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했기에 하루하루 행복한 시간이었다. 낯선 곳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에도, 조금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도 덕분에 항상 즐겁고 여유로웠던 것 같다. 많이 힘들었을 텐데도 끝까지 즐겁게 여행해준 우리 선균이형, 상엽, 규필, 민식, 그리고 함께 힘써주신 모든 제작진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베리아 선발대’를 사랑해주시는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 남은 여정만큼 다양한 에피소드가 기다리고 있으니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중간 소회를 밝혔다. 한편, 본격적인 기차 생활 적응기가 펼쳐진 가운데 예고를 통해 김남길의 행방이 묘연해지며 긴장감을 자아낸 tvN ‘시베리아 선발대’는 오늘(10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활기찬 마장축산물시장… 왜소한 왕좌봉 터

    [흥미진진 견문기] 활기찬 마장축산물시장… 왜소한 왕좌봉 터

    화창한 가을날, 왕십리역광장 한쪽에 서 있는 김소월의 시비에서부터 답사는 시작됐다. 답사 참여자의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낭독된 김소월의 ‘왕십리’ 시를 함께 감상하기도 하고, 김소월 시가 노랫말이 된 ‘진달래꽃’,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부모’ 등의 여러 가요를 듣고 제목 맞히는 활동을 하며, 소월의 시가 여전히 현재형이며 지금 우리의 감성을 대변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부족함이 없음을 새삼 깨달았다. 왕십리역광장을 벗어나 쭉 이어진 국철길을 따라 마장축산물시장에 도착했다. 고기의 비릿한 냄새와 붉은 선홍색 빛깔, 숙련된 솜씨로 고기를 손질하는 기술자들과 주문받은 고기를 배달하는 오토바이의 소음이 어우러져 시장은 활기로 넘쳐났다. 세계에서 단일품목 시장으로는 최대 크기라는 시장의 규모에 놀랐고, 명절이나 잔칫날이면 이곳에서 장을 보셨던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올라 코끝이 찡해졌다. 동명초등학교 내에 있는 왕좌봉 터로 향했다. 지금은 높은 빌딩과 아파트에 둘러싸여 있어 왜소하기만 한 왕좌봉 터가 예전에는 야산의 비교적 높은 봉우리였으며,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한양을 새 도읍지로 결정하기 위해 이곳에 올라 주변을 살폈던 역사적인 장소였다는 것이 믿기 어려웠다. 이곳에서 듣는 마장동과 왕십리의 변천과정은 흥미로웠으며, 특히 임권택 감독의 영화 ‘왕십리’와 김흥국이 자작한 노래 ‘59년 왕십리’를 통해 1960년대 왕십리의 모습과 이별의 정한을 실감 나게 느낄 수 있었다.70년 전통의 대도식당은 입구의 나무 간판에서부터 노포의 역사가 느껴졌다. 마장축산물시장의 신선한 소고기와 무쇠 주물판에 영친왕 주방 상궁의 비법으로 구워진 소고기 등심. 생각만 해도 입안에 가득 고인 침을 애써 삼키며, 반드시 가족과 함께 방문하리라 다짐하며 청계천으로 향했다. 청계천 한가운데에 옛 고가도로의 흔적으로 남긴 존치 교각을 보고, 청계천 판잣집 체험관을 둘러본 후 청계천 박물관을 관람했다.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를 모두 함께 낭독하며 가을 햇살에 눈부신 청계천변을 바라봤다. 지금, 이곳에 김소월이 살고 있다면 또 어떤 시를 지었을지 궁금해졌다. 황미선 책마루독서교육연구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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