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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신바람 났네

    경북 신바람 났네

    한적했던 경북의 농촌마을이 최근들어 ‘파란 눈’의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대고 있다. 경북도가 외국인들을 겨냥해 개발한 농촌체험투어에 각국 여행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6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외국인 대상의 ‘경북 농업·농촌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동남아와 유럽 등 10여개국의 관광객 3만 600여명이 참가했다. 연말까지는 모두 5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치단체로는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지난해 외국인 방문 객 2만 3000여명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올들어 이처럼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경북지역을 찾은 것은 도가 40여곳의 국내 외국인 전문여행사와 손잡고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농촌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개발, 판매에 나선 데 힘입었다. 도는 지금까지 이들 여행사의 사장 또는 관광 상품 개발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4차례에 걸쳐 영주 선비촌 등 경북의 전통 및 체험마을 30여곳을 둘러보는 팸 투어(현장답사)를 실시했다. 연말까지 2차례 더 계획돼 있다. 이들 여행사는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농촌 체험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 지사를 통해 관광객 유치활동을 펼쳤다. 외국인들에게 경북의 농·특산품인 사과·감·포도 ·복숭아·딸기 수확 및 와인 만들기 체험, 한옥촌 및 사찰 등 전통문화 체험 등을 관광상품으로 내놓은 것이 적중했다. 특히 농촌이 없는 싱가포르와 홍콩 등의 관광객들에게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체험관광지로는 조선시대 전통마을인 경주의 양동·세심마을, 안동 한지 공장, 영주 선비촌(예문관), 문경 철로자전거, 의성 사과 과수원, 영덕 진불마을, 청도 와인터널, 고령 개실마을 등이다. 특히 의성군 단촌면의 ‘애플 리즈’ 사과 과수원은 하루에 50~6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을 정도로 인기다. 이처럼 경북의 농촌이 외국 관광객들에게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침체된 농촌은 활기를 되찾고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도는 이들 관광객이 농특산품 구입 등에 1인당 평균 3만원 정도를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말까지 줄잡아 15억원의 관광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도는 앞으로 외국인이 가고 싶은 명소를 발굴하고 봄(꽃), 여름(바다), 가을(단풍), 겨울(눈)을 테마로 한 4계절 농촌체험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과일공원(사계절 과일 생산 및 가공공장) ▲테마별 과일 밸리(휴양·가족오락·판매시설 등) ▲도시형 와인 카페(사과, 석류, 체리 등) ▲퓨전 음식 밸리(전통 음식 및 과일류) 등 ‘외국인 농촌 체험 테마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겨울이 없는 동남아 외국인 유치 확대를 위해 눈썰매장과 스노모빌 투어, 래프팅 등 겨울 체험 상품도 적극 개발한다는 것이다. 경북도 최웅 농업정책과장은 “앞으로 농촌체험 관광의 고품질·국제화로 돈이 되는 농업·농촌 만들기에 적극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잊혀지고 끊긴 우리 옛길

    [내 책을 말한다] 잊혀지고 끊긴 우리 옛길

    내가 조선시대의 9대로를 걷기 시작한 것은 20여년간 나라 곳곳과 수많은 산길을 걷고 남한의 8대강을 도보 답사로 마친 뒤였다. 해남에서 부산, 서 서울의 남대문까지 이어진 삼남대로를 나눠서 걷고 영남대로 열나흘길은 한꺼번에 걸었다. 곧바로 관동대로를 걷고자 했지만 여러 가지 바쁜 일들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다.“너무 늦으면 안 되지, 이러다가 못 걸을지도 몰라.” 조바심으로 마음이 편치 못하다가 우리 땅 걷기 회원들과 대장정에 오른 것이 2008년 10월이었다. 김정호가 지은 ‘대동지지’에 ‘동남지평해삼대로(東南至平海三大路)’라고 실려 있는 ‘관동대로(關東大路)’는 동대문에서 대관령을 넘어 울진 평해까지 이어졌던 길이다. 관동대로는 남한강 길을 따라 이어지기도 했고 구둔재, 문재, 여우고개 전재 등 아름다운 고개와 옛길을 지나 대관령 넘어 울진 평해로 이어졌다.5만분의1 지도만 의지해서 넘는 길, 그 길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길을 걸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주기도 했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진 길을 걸을 때는 참담함에 가슴이 무너지는 듯하기도 했다. 그러나 옛길은 세월 속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구둔재를 넘어 양동면으로 갈 수 있겠느냐고 물었을 때 “한 20여년 전만 해도 그 고개를 넘어서 양동장에 갔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을 놓고 넘어가기도 했고,“벌써 옛날이지요. 어린 시절에 사람들이 말 타고 고개를 넘어 가는 것을 보았어요.”라는 말을 들으며 세월의 무상함에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서울에서 나귀를 타고 오면 이레가 걸렸던 대관령 길을 우리들은 여드레째 되던 날 넘었는데, 그날은 매운 바람결에 바람이 몹시도 불어 매우 추운 날이었다. 누가 시켜서 걸은 것도 아니고, 옛길이 우리를 오라고 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사라져 가고 잊혀져 가는 옛길들을 보고 싶은 열망 하나로 걸었기 때문에 아무도 힘들다 말하지 않았다. 그런 고통을 한번에 달아나 버리게 하는 것이 바로 아스라이 사라져 가며 옛 모습을 보여 주는 고즈넉한 옛길이었다. 용화 해수욕장 부근 마을에서 황희 정승의 자취가 남아 있는 소공대를 지나 호산리로 가는 길은 구부러지고 휘어지며 하늘과 산과 바다가 맞닿아 있었다. 그래서 내가 즉석에서 한국의 ‘차마고도’라고 명명한 그곳에는 그 길을 걸어갔던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들이 바람결로 남아서 흐르는 땀을 씻어주고 있었다. “봄바람에 석장 짚고 관동으로 향해 가다. 십년 동안 잘 다녀서 두 신짝이 닳았는데, 만 리 넓은 천지 속에 전대가 텅 비었네.” 조선 시대에 관동대로를 지나던 김시습의 글이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관동대로를 비롯한 옛길들이 제대로 복원돼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며 잃어버린 자아와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휴머니스트 펴냄) 신정일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대표·문화사학자
  • 김정호 대동여지도 한눈에 본다

    김정호 대동여지도 한눈에 본다

    조선 후기 실학자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수십년간 종횡으로 국토를 누벼 1861년에 만든 목판지도인 대동여지도. 숱한 현지 답사와 고증을 거쳐 한반도를 북에서 남까지 동서로 끊어 모두 22첩으로 나눠 담은 이 지도는 조선 최고의 과학적 지도로 평가돼 보물 제850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22첩으로 된 이 지도를 연결하면 크기(가로 4m×세로 6.6m)가 너무 커 한눈에 볼 수 없었다. 컴퓨터와 디지털 프린터를 활용, 대동여지도 원본의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한 현대판 대동여지도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날염 전문업체인 서울텍스프린트는 29일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의 자문을 받아 3년 간의 작업 끝에 ‘모사연결본(模寫連結本)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모사연결본 대동여지도는 액자식과 족자식의 두가지 형태가 있다. 당초 원본을 복사하는 방식으로 지도를 제작하려 했으나 복사한 상태로는 산줄기 등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고, 판독조차 어려울 정도로 글씨가 흐려 1만 1500여곳의 지명과 2만 9300자에 이르는 글자를 원본과 동일하게 일일이 써 넣었다. 지도 감수작업에 참여한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의 이기봉 책임연구원은 “전문가들이 주로 보는 대동여지도 영인본이 출간된 적이 있지만 한 장짜리 지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동여지도를 보급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공릉2동 주민자치 우수상

    노원구는 16일 경기 시흥시에서 열린 제8회 전국주민자치 박람회에서 공릉2동 주민자치센터가 주민자치 분야에서 전국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공릉2동 주민자치센터는 ▲공릉2 해피타운 만들기 프로젝트 ▲1센터 1농촌사랑 직거래 매장 운영 ▲새터민과 함께하는 주말농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릉2동 자치센터는 지난해 9월부터 동 주민센터 1층에 완도군 직거래 상설매장을 열고 완도 특산물을 거래했다. 여기서 나오는 월 수익금 30만원을 기반으로 홀몸노인의 도배 자원봉사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 새터민의 원만한 정착을 위해 새터민과 함께하는 주말농장, 새터민과 함께하는 고적답사 문화 체험 등의 사업도 펼쳤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Best CEO 열전] (7)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Best CEO 열전] (7)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신세계 발전의 1등 공신´.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회사 안은 물론이고 외부의 평가도 차이가 없다. 현재 신세계 매출의 80%는 이마트에서 나온다. 이마트를 빼고 신세계를 말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신세계의 핵심 역량을 일찌감치 이마트에 집중시킨 이가 구 부회장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사상 처음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라이벌 롯데쇼핑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런 성장에는 구 부회장의 땀과 열정이 묻어 있다. ●국내 유통업계 최초 100호점 출점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구 부회장은 신세계가 운영하던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코홀세일 3개 점포를 미국에 팔아 치웠다. 구 부회장은 매각 대금 1300억원으로 ‘땅’에 손을 댔다. 당시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헐값에 나온 전국 핵심 상권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 이 땅은 이후 이마트의 부지가 됐다. 장차 유통대전 중심에 대형마트가 자리잡게 될 것을 내다본 포석이었다. 이같은 ‘선택과 집중’, 과감한 구조조정은 구 부회장의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 구 부회장은 1999년 신세계 사령탑에 앉으면서 비(非)유통 관련 기업들을 정리했다. 카드사업부도 이 때 한미은행에 넘겼다. 대신 유통업 강화 전략을 폈다. 신세계의 핵심 경쟁력이 유통업에 있다는 판단에서였다.1998년까지 전국 13개에 그친 이마트 점포를 이후 매년 10개씩 늘렸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2006년 5월에는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던 월마트가 한국에 세운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하면서 국내 유통 업체 최초로 대형마트 100호점을 출점시켰다. 그는 신세계에 몸담은 지 10년도 안돼 신세계를 유통 업계의 맹주로 키워 냈다. ●오너·직원들의 신뢰 구 부회장은 삼성그룹 비서실 출신의 재무통이다.1972년 삼성그룹 공채 13기로 입사한 뒤 삼성그룹 비서실 관리팀 과장, 제일모직 본사 경리과장, 삼성전자 관리부 부장 등을 지냈다.19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전무로 자리를 옮긴 지 3년 만인 1999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신세계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한 지는 올해가 10년째다. 꼼꼼함과 신중함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구 부회장은 투자할 때 현장을 중시한다. 잘 가공된 서류에 사인하는 법이 없다. 지금도 이마트 부지를 답사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너가(家)의 신임도 두텁다. 신세계 관계자는 6일 “지난해 3년 임기를 마친 구 부회장이 ‘이제 쉬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명희 회장과 주주들의 만류로 3번째 임기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내에선 이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40) 부회장과의 관계를 ‘경영 스승과 제자’로 정의한다. 구 부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곁에서 투자, 자금운용 등을 잘 배웠다. 오너 2세에 예우를 갖추지만 일만은 소신있게 한다. 직원들에게도 인기 있는 CEO다. 신세계에서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먼저 퇴근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오전 7시30분이면 출근하지만 업무 시작(8시30분) 전에 임·직원을 부르는 법이 없다. 급여 등도 유통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글로벌화가 관건 구 부회장은 지난해말 제조사 제품보다 20∼40% 싼 이마트PL(자체브랜드) 제품을 선보이며 가격혁명을 주도했다.‘가격 거품 제거’를 모토로 내놓은 PL은 다른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물론 제조 업계에도 큰 충격을 줬다. 반면 이마트가 제조 업체도 쥐락펴락하는 유통 공룡으로 성장하면서 PL을 통해 제조업체를 하청업체로 전락시키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구 부회장은 공자의 정명론을 중시한다.‘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가 요체다. 직원들은 맡은 바 책임을 하고, 기업도 윤리경영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조직이 발전한다는 논리다. 그는 1999년 업계 최초로 협력사와의 상생경영을 강조한 ‘윤리경영’을 선언했다. 자기 몫은 자기가 내는 신세계페이 캠페인, 개인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희망배달 캠페인 등 신선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들어 구 부회장의 관심사는 글로벌화다. 지난 10년이 국내 유통 선두주자로 성장한 시기였다면 앞으로 10년은 글로벌 기업으로 굴기(屈起)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올 들어 10차례 이상 중국을 다녀왔다. 올해 오픈 계획인 점포 수도 중국이 10개로 국내(9개)를 처음 앞질렀다.2014년까지 중국에 5000억원을 투자해 현지 이마트 점포를 100개로 늘려 중국 대형마트 업계 ‘빅5’가 되겠다는 야무진 포부도 지니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인문학, 대중 속으로 더 가까이…

    인문학과 대중의 열린 만남을 지향하는 ‘2008 인문주간’(교육과학기술부·학술진흥재단 주최)행사가 6일부터 12일까지 서울과 제주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인문주간은 2006년 9월 전국 93개 대학의 인문대학장들이 인문학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일상으로서의 인문학’을 주제로 한 올해 행사는 대중에게 인문학을 보다 가까이서, 다양한 형태로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국 대학과 인문학 민간단체 22곳이 참여해 학술제와 대중강좌, 답사, 문화 체험행사, 공연·전시 등 109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펼친다. 일주일간의 인문학 축제는 ‘아시아 인문학자 대회’(6일, 중앙대)로 문을 연다.‘아시아에서의 인문가치와 인문학’을 주제로 9일까지 아시아 관련 학자 30여명이 지성의 향연을 벌인다.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천광싱 타이완 교통대 교수의 기조 발표와 사카이 나오키 미국 코넬대 교수의 강연 등이 예정돼 있다. 전남대 인문학연구소의 ‘다문화 현실과 우리 인문학’(6일), 충남대 대전인문학포럼의 ‘인문학의 사회적 힘’(6일), 서강대의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소통-새로운 지식의 지평 개척’(9일), 대구사회연구소의 ‘인간과 자연의 화해’(11일) 등 인문학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장이 펼쳐진다. 현장 답사와 인문학을 결합한 행사도 다채롭다.‘역사학자와 함께 하는 역사 탐방’(7일),‘서울민속기행(10일),‘신화의 세상, 설화의 세상으로’(11일) 등은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직접 다니며 인문학적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대학에서 셰익스피어를 가르치는 교수들의 모임인 ‘셰익스피어의 아해들’과 아시아교정포럼이 경기 여주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연극 ‘햄릿’(10일)과 충북대의 청주여자교도소 인문강좌(6∼9일) 등도 눈길을 끈다. 행사 문의는 인문주간 웹사이트(hweek.krf.or.kr).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日고교 수학여행단 제주 첫 방문

    일본의 고등학교 수학여행단이 처음으로 제주도를 찾는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일본 나가노(長野)현의 마츠시로(松代) 고교 수학여행단 203명이 30일 나고야에서 전세기편으로 제주에 와 10월 3일까지 송악산 진지동굴과 평화박물관, 항일기념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등 제주의 역사·문화관광지를 답사한다. 이들은 2일 오전에는 서귀포고 학생들과 만나 상호이해의 폭을 넓히는 뜻 깊은 자리도 마련한다. 강영돈 제주도 해외마케팅담당은 “일본 고교생들이 교류나 행사방문 목적이 아닌 순수한 수학여행을 위해 제주에 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외국관광객 유치의 틈새시장으로서 일본 수학여행단 유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토종 미녀새 최윤희 한국신 4m15 훌쩍

    토종 미녀새 최윤희 한국신 4m15 훌쩍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의 도약도, 남자 100m의 9초대 레이스도 없었던 2008대구국제육상대회에서 최윤희(22·원광대)와 이정준(24·안양시청)이 한국신기록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최윤희는 25일 대구스타디움(옛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4m15를 넘어 4개월 전 김천 종별대회에서 자신이 작성한 4m11을 4㎝ 경신했다.3m80과 4m를 첫 번째 시기에 가볍게 넘어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최윤희는 4m15도 첫 번째 시기에 여유있게 넘었다. 하지만 올림픽 기준기록(4m30)을 넘지 못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최윤희는 바를 높여 4m30에 세 차례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최윤희는 바를 갑자기 높였던 이유에 대해 “이상하게 긴장되지 않더라.4m30도 낮게만 보였다.4m45도 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자신감은 앞으로 최윤희의 한국신기록 행진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 그러나 생애 25번째 세계신기록이 기대됐던 이신바예바는 1차 시기 4m60에 이어 4m75로 바를 올린 뒤 세 차례 모두 실패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5m05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던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진 모습이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예선 2라운드에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정준은 이날 남자 110m 허들에 출전, 피니시라인까지 4번 레인의 라이언 윌슨(미국·13초50)과 숨가뿐 레이스를 펼쳤으나 아쉽게 100분의3초가 늦어 우승을 놓쳤다. 올해 세 차례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기록을 새롭게 쓰면서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의 활약을 예감케 했다. 이정준은 “13초40대 진입이 우선 목표”라며 “부족한 스피드를 보강하면 차근차근 13초벽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달 전국체전 뒤 답사를 다녀와 미국 남가주대학(USC)으로 유학을 떠난다. 지난 2년 동안 해외 대회 참가비용으로만 4000만원 정도를 썼다는 그에게 대한육상경기연맹 주선으로 코치와 전담 트레이너가 붙게 된다. 또 국내 트랙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9초대 레이스 재연이 기대됐던 남자 100m에서는 네스타 카터(자메이카)가 10초08의 대회신기록을 수립하면서 무산됐다. 임희남(24·광주광역시청)은 10초74로 7명 중 7위에 그쳤고 여호수아(21·성결대)와 김국영(평촌 정보산업고)은 부정출발로 실격됐다. 남자 창던지기에서는 박재명(27·태백시청)이 81m42를 던져 7명 중 3위에 올랐다. 대구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Local] 계명대 행소박물관 일반 개방

    계명대는 10월을 ‘행소박물관 방문의 달’로 지정, 일반인에게 박물관을 개방하고 전시유물 투어 및 문화유적 답사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마련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유물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을 주제로 전시유물 설명 투어를 가진다. 가야시대를 중심으로 한 2000여점의 소장 유물을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게 자세히 소개한다. 또 익명성, 소박성, 투박성, 실용성을 특징으로 하면서 우리 조상의 생활 속 해학과 익살이 가득 담긴 민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다시 찾은 민화전’을 1층 동곡실에서 개최한다. 이밖에도 다음달 18일에는 경주 남산에서 문화유적 답사 행사를,23일에는 ‘인도 문화와 미술의 이해’란 제목으로 공개 강좌를 여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독도 명예주민증 드립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을 ‘독도 지킴이’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22일 경북 울릉군에 따르면 다음 달 15일부터 매주 전국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공무원 40∼60여명을 대상으로 독도 아카데미를 개설, 운영하기로 했다. 독도 아카데미는 공무원들의 독도에 대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고 현장 답사를 통해 독도 수호의지를 다진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2박3일(매주 수∼금) 일정으로 울릉도 및 독도 현지에서 실시될 교육은 ▲전문가 초청 독도 강연 ▲독도박물관 견학 및 독도 수호방안 분임 토의 ▲독도 현장 체험 ▲우산국 개발 및 안용복 장군 기념사업장 탐방 등으로 짜여졌다. 이에 따라 군은 독도 아카데미에 참가할 수강생 모집에 들어갔다. 수강료는 1인당 30만원 정도이며, 기상 악화로 수강생들이 울릉도에 발이 묶일 경우 군이 2일간의 체제비를 지원한다. 교육 수료생에게는 독도 명예 주민증 등이 주어진다. 울릉군 관계자는 “연간 48회에 걸쳐 운영될 독도 아카데미에는 2800명 정도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상 악화로 울릉도 입도가 불가능하면 독도 연구기관이 설치된 대구·경북의 각급 대학에서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까지 독도 아카데미 참가를 신청한 자치단체는 전국 11개 시·군 19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별로는 충북 음성군(20명)·청주시, 경북 김천시 및 칠곡군(각 40명)·고령군(60명), 경기 의정부시, 대구시(40명), 충남 논산시 등으로 알려졌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어린딸 셋이나 두고 어떻게 떠났나…”

    “딸 셋을 두고 어찌 떠났을꼬….” 27일 필리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위 박태성(38) 서울 꿈꾸는교회 부목사를 잃은 정암모(65)씨는 28일 봉천동 교회에 마련된 분향소 옆에 앉아 말을 잇지 못했다. 박 부목사는 박수진(52) 담임목사, 곽병배(33) 부목사 등과 함께 필리핀 현지 교회의 청년 프로그램 현장 답사를 나섰다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전날 오후 5시쯤 소식을 들었다는 정씨는 “딸이 지난달 17일 세 번째 손녀를 출산했는데….”라며 오열했다. 이날 오전 교회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박 목사 등 목회자 5명의 사고 소식을 접한 신도들이 하나둘씩 찾아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학교를 조퇴하고 교복을 입은 채 분향소를 찾은 구한길(18·고3)군은 어려운 자신의 집안 형편을 알고 많은 도움을 줬던 곽 부목사를 떠올리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교회 측은 함께 사고를 당한 경남 진해 꿈꾸는교회 관계자들과 이 교회 송기준·송행중 장로 등으로 구성된 장례위원단을 꾸려 이날 저녁 유족과 함께 필리핀으로 출발했다. 한국인 10명이 희생된 필리핀 볼리나오의 교통사고는 경찰조사 결과 지형이나 외부 압력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 빗길 과속이나 운전부주의에 따른 안전사고로 잠정 추정됐다. 시신은 병원에서 장례식장으로 옮겨졌고, 루손한인회 회원 10여명과 이수권·이인권씨의 유족들이 시신을 안치하고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Beijing 2008] 이봉주 내일 오전 올림픽 마라톤 4번째 도전

    [Beijing 2008] 이봉주 내일 오전 올림픽 마라톤 4번째 도전

    ‘봉달이’ 이봉주가 금빛 피날레를 장식하게 될까. 지난 21일 결전지인 베이징에 입성한 이봉주(38·삼성전자)가 대회 폐막일인 24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남자 마라톤에서 생애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을 겨냥해 뛴다. 이번이 네 번째 올림픽 무대 도전이어서 관록과 경험이 많은 나이를 상쇄시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베이징 입성 후 그는 선수촌 안에서 컨디션 회복에 주력하며 결전에 대비해왔다.21일 서우두공항 인터뷰에서 그는 “날씨가 덥지 않으면 한 번 해 볼 만하다.”며 “날씨가 더우면 선수끼리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레이스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톈안먼 광장을 출발, 주경기장 궈자티위창으로 들어오는 마라톤 코스를 두 차례나 답사했던 그는 “완만한 언덕이 나오는 35㎞ 지점이 승부처”라고 밝혔다. 오인환 감독은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다고는 하지만 지난 17일 여자마라톤을 뛴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여전히 레이스 도중 덥다는 얘기를 들었다.15∼20㎞ 지점에서 먼저 치고 나오는 선수가 있을 것이며 2시간9∼10분대에서 우승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네 번째 올림픽 출전이지만 그는 올림픽에 맺힌 게 많다. 첫 출전한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조시아 투과네(남아공)에 3초차로 뒤진 2위로 그치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2000년 시드니 대회에선 레이스 도중 넘어진 뒤 다시 일어나 완주했지만 27위에 그쳤다.4년 전 아테네 대회에선 14위였다. 그의 올 최고기록은 지난 3월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세운 2시간12분27초. 금메달 후보로 예상되는 마틴 렐(2시간5분15초), 사무엘 완지루(2시간5분24초), 로버트 체루이요트(2시간7분14초·이상 케냐), 위도파 체가에 케베데(2시간6분40초), 델리바 멀가(2시간6분38초·이상 에티오피아) 등과의 격차가 7분 정도 벌어져 힘겨운 싸움이 점쳐진다. 하지만 올림픽 마라톤은 순위 싸움에 치중할 수밖에 없어 기록 만으로 승부를 점칠 순 없다. 이봉주는 대리석이 깔린 도로가 많고 일반적인 콘크리트 포장도로보다 훨씬 단단한 베이징 시내 도로 특성에 맞춰 미끄러짐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도록 쌀겨를 섞은 밑창이 들어간 맞춤 마라톤화를 준비했다. 신발 한짝이 150g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딱딱한 도로에 피로감을 덜 느끼도록 설계됐다. 맞춤신발이 봉달이의 역주를 도와줄 것인가.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보성 ‘태백산맥 문학관’에 국내최대 벽화

    보성 ‘태백산맥 문학관’에 국내최대 벽화

    1980년대 분단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조정래 태백산맥 문학관’에 국내 최대 규모의 벽화가 만들어진다. 이 문학관은 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인 전남 보성군 벌교읍 회정리에 최근 세워졌으며, 벽화가 완성되는 오는 10월 공식 문을 연다. 벽화는 조정래씨와 원로 한국화가 이종상(서울대 미대 명예교수 겸 한국벽화연구소 소장)씨, 건축가 김원(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씨 등 사계의 최고인 3명이 함께 참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높이 8m·길이 81m 옹벽에 조약돌 붙여 20일 전남 보성군에 따르면 조정래씨의 제의에 따라 이들 3명이 지난해부터 문학관 옆 대형 옹벽에 벽화를 그리는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벽화는 높이 8m, 길이 81m의 대형 옹벽에 색칠한 조약돌을 모자이크 방식으로 붙이는, 일명 ‘고구려 고분벽화 기법’으로 제작된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지리산·설악산·제주도·북한 등 한반도 각지에서 3.5t 분량의 조약돌을 모았다. 이번에 제작되는 벽화는 멕시코 코요아칸의 우남대학 도서관 벽화와 크기가 비슷하고, 자연석으로 제작된 벽화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이들 3명은 벽화에 담을 내용과 소설의 주제 등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수시로 만나고, 지리산·제석산 등 현장 답사를 통해 작품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상 화백은 “태백산맥 소설이 지향하는 것과 내가 맘 속으로 바라는 것이 일치해 이번 프로젝트에 흔쾌히 참여했다.”며 “평화·상생 등 우리 민족의 염원을 역사를 통해 보여주는 작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구려 벽화와 독도 등 무게있는 역사적 주제를 작품에 담아온 그가 이번 벽화제작을 맡으면서 세인의 관심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 화백이 밝힌 벽화의 주제는 ‘원형상(原形像)-백두대간의 염원’이다. 백두대간과 한라산·한강·독도 등 국내 유명 산과 강이 전국 각지에서 모은 조약돌로 형상화된다. ●밑그림 완성단계… 새달부터 현장작업 벽화의 밑그림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고, 다음달쯤부터 현장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태백산맥 문학관을 설계한 김원 대표도 통일을 지향하는 의미를 담아 건물을 북향으로 배치했다. 능선을 잘라내고 건물을 세우는 등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염원을 표현했다. 이 문학관은 33억여원이 투입돼 부지 4359㎡, 전체 건축면적 1375㎡ 규모로 최근 완공됐으며, 외벽 벽화 만들기만 남겨둔 상태이다. 내부엔 조정래씨의 태백산맥 육필 원고(200자 원고자 1만 6000여장) 등이 갖춰진 전시실과 작가의 방, 문학사랑방 등이 마련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낙타 10마리와 1만2000㎞를 걸어서…

    터키의 전문 사진작가 아리프 아쉬츠는 어시스턴트 2명, 카메라맨 1명과 함께 낙타 10마리를 타고 실크로드를 횡단했다.1996년부터 이듬해까지 15개월 동안 중국을 출발해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을 거쳐 터키까지 1만 2000㎞를 도보로 걸은 것이다. ‘실크로드의 마지막 카라반’(아리프 아쉬츠 지음, 김문호 옮김, 도서출판 일빛 펴냄)은 이 여정의 기록이다. 지은이는 실크로드의 아름다운 풍경, 여행 도중 일어난 갖가지 에피소드 등을 현장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들려준다. 원정대에 동행한 카메라맨 팩스턴 윈터스는 대장정을 지난 1999년 ‘터키인과 함께한 실크로드’라는 TV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세계 20개국에 선보이기도 했다. 실크로드는 인류 역사의 흐름에서 따지자면 도도한 문화적 도전이었다. 카라반(대상)들은 불모의 사막을 건너고 높은 산을 넘으며 없던 길을 새로 만들었다. 그 길을 통해 실크, 도자기, 향신료가 동서를 넘나들었다. 불교,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 등도 교류의 물꼬를 텄다. 실크로드를 빌려 언어, 전통, 종교를 비롯해 문화양식과 사상에도 새로운 융합의 길을 만들었던 것이다. 책은 ‘고대’로의 시간여행이기도 하다. 고대 상인들이 걸었던 방식 그대로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것은 단순히 낯선 공간의 답사이기보다는 고대와의 심원한 조우였다. 아쉬츠는 중국 시안의 축제에서 터키의 바이람예리 축제를 떠올리기도 하고, 실크로드를 따라 이슬람 문화를 전수받은 중국 소수민족들에게서 머나먼 전설을 전해듣기도 한다. 저자는 이렇게 술회한다.“나는 여행 기간 내내 우리보다 앞서 걸었던 선배 카라반들의 영혼들을 생각했다. 옛 시절 용감한 카라반의 영혼들이 우리가 사막을 통과할 때 우리와 동행했고, 우리를 보호해서 집으로 돌아오도록 도와주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는 마르코 폴로를 지켜주었던 실버 스탬프처럼 통행증 구실을 하며 수많은 위기에서 그들을 구해준다.10마리의 낙타는 그들의 여행길에 더없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었다. 사라진 낙타를 찾아 동분서주하는 장면, 낙타 4마리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 가족을 떠나보낼 때처럼 가슴 아파하는 모습 등도 카라반 여행길을 장식한 아련한 정물들이다. 미술을 전공한 저자가 개성 넘치는 앵글로 잡아낸 풍경사진 140여장이 함께 실렸다. 한장 한장 그 자체로 울림있는 감동을 자아낸다.1만 5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씨줄날줄] 백두산 공정/구본영 논설위원

    한·중 수교 직후인 1990년대 중반 백두산에 올랐던 적이 있다. 연변 조선족자치주의 옌지 공항에서 출발해 장백폭포를 거쳐 올라가는 코스였다. 산정에서 천지를 내려다 봤을 때 가슴 한쪽이 벅차 올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최근 백두산을 다녀온 지인의 답사기를 듣고 씁쓸했다. 가슴 속에 묻어 둔 풍경과는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백두산 경내의 한글 표지판이나 안내문부터 거의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오로지 장백산(창바이산)이란 중국 이름만 통용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2005년 백두산 관할권을 연변 조선족자치주에서 지린성으로 바꾼 뒤 이뤄진 변화다. 이른바 동북공정의 일환인 ‘백두산 공정’의 산물인 셈이다. 엊그제 기자는 또다시 놀랐다. 미국 지명위원회(BGN)가 백두산을 통째로 중국령으로 분류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다. 독도를 한국령에서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고쳐 파문을 일으킨 BGN이 백두산 천지도 중국 호수로 분류해 왔다니…. 우리가 일본의 독도 침탈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중국이 소리없이 백두산 공정을 진행해 온 결과가 아닐까. BGN의 분류로 인해 당장 백두산이 우리와 중국의 공동소유라는 국제법적 지위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닐 게다. 그러나 중국이 백두산 공정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지만, 우리는 속수무책이란 점이 문제다. 특히 북한이 경제난으로 극히 무기력하게 대응하고 있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천지의 주차장 건설 과정서 북측이 식량을 얻으려고 영토를 내주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땅부자인 러시아마저 우리 땅을 넘보고 있다는 소식이다. 두만강 하상(河床) 중간을 경계로 삼는 북한과 러시아가 국경 재획정에 착수했다고 한다. 두만강 수로 변화 탓이라지만 북한 쪽이 불리하다는 것이다. 문득 “소련에 속지 말고 미국 믿지 마라, 일본놈 일어난다, 조선놈 조심하라.”라는 해방공간의 유행어가 생각난다. 한반도 주변 4강 중 그래도 미국은 우리 영토에 야심이 없어 그나마 다행일까. 금수강산을 지키려면 온 국민이 나서야겠지만, 외교부부터 인력·예산 타령하지 말고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정부, 건국절 검토한적 없다”

    “정부, 건국절 검토한적 없다”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는 방안은 정부 차원에서 전혀 검토한 적 없습니다.” 대한민국 건국60주년 기념사업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총리실 산하 기념사업추진기획단 우기종 단장은 3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건국60주년’이란 용어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역사학자들과 일부 단체의 지적에 대해 우 단장은 “오히려 헌법적 실체로서 건국은 1948년이 맞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그는 “헌법적으로 국가를 이루는 요건인 영토·국민·주권을 충족하는 기점은 1948년이며, 이때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부, 사법부까지 생겨 법적 실체로서의 국가가 수립됐다.”면서 “이는 다수의 헌법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헌법에 임시정부를 계승한다는 내용은 법적 실체라기보다는 이념적·정신적 법통을 계승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가 ‘광복’보다 ‘건국’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우 단장은 “올해는 광복 63돌이자 건국 60돌”이라면서 “60돌에 큰 의미를 두고 행사 초점을 맞추는 게 당연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는 “올해가 만약 광복 60주년이라면 광복을 부각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럼에도 서울 수유동 독립유공자묘역 정비 및 ‘한국독립운동과 건국’ 학술회의, 대학생들이 임시정부 유적을 답사하는 ‘임정프로젝트’ 등 적지 않은 독립운동 또는 광복 관련 사업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 추진 과정에서 광복회 등 광복 관련 단체와 독립유공자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이번 행사는 건국 60년을 조명하고 향후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됐고 이를 위해 다방면의 인사가 골고루 참여하고 있다.”면서 “추진단 발족 당시 김국주 광복회장 등 광복 유관단체 관계자와 진보적 인사들도 참여해 함께 일을 해왔다.”고 해명했다. 우 단장은 ‘건국60년’ 용어 논란과 관련,“지난 4월 건국60주년사업추진위 발족 이후 별다른 이의 제기가 없다가 정갑윤 한나라당 의원이 건국절 변경 내용을 담은 입법안을 제출한 뒤 논란이 불거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광복회 등의 행사 불참 움직임과 관련,“관계자들을 찾아가 사업 취지 등을 설명하고 오해를 풀면 참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명사들의 여름나기]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스트레스만 풀고 오는 ‘버리는’ 휴가보다 다른 삶을 경험하는 ‘얻는’ 휴가를 보내면 좋겠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안경환(60) 위원장은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촛불집회 때문에 휴가를 포기할까 고민도 했지만 ‘인권위는 시스템으로 잘 운영된다.’는 생각에 과감히 휴가를 다녀왔다고 했다. 경북 봉화군 청량산에서 래프팅을 하다 오른쪽 팔에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상처를 쳐다보는 그에게 “세상사를 모두 잊고 즐겁게 휴가를 보낸 모양””이라고 물었다. 안 위원장은 “아니다.”면서 “역사와 시골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단종릉이 있는 영월, 조선시대 서원이 있는 영주, 안동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든 사람들은 보통 여행을 가면 음주가무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등 ‘버림’에 주력한다.”면서 “젊은이들은 휴가나 여행을 통해 일상과 다른 삶을 겪어 보며 ‘얻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그는 역사공부만 시키는 딱딱한 휴가를 보내지 않은 듯하다. 안 위원장이 제일 자신있게 하는 요리는 김치볶음밥.“물론 여행 가서도 식사준비와 설거지는 평소처럼 부부가 공평하게 나눠서 해야죠.” 안 위원장은 촛불집회에 인권위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왜 빨리 인권위가 나서지 않냐.’는 국민들과 ‘인권위가 왜 나서냐.’는 국민들이 동시에 존재한다.”면서 “NGO와 달리 인권위는 국가 기구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인권을 ‘일용할 양식’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격동의 시기를 겪으면서 극한적 상황을 전제로 인권을 생각해 왔다.”면서 “하지만 이제 인권은 이데올로기와 좌와 우, 진보와 보수를 넘어선 일상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면서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라고 생각해서 국제사면위원회가 이례적으로 특별조사관까지 파견한 것 아니겠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서울신문 독자들이 올여름 휴가 때 꼭 읽어볼 책으로 ‘88만원세대’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추천했다. ‘88만원세대’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상황을 잘 보여 준다는 점에서,‘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우리가 밟고 서 있는 땅의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어딘가로 더위를 피하러 가기 전에 그곳의 역사, 즉 향토사를 먼저 알고 간다면 여행이 한층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1200여년전 혜초의 문화열망 느껴보세요”

    “1200여년전 혜초의 문화열망 느껴보세요”

    “우리 젊은이들이 ‘혜초 루트’를 따라가면서 1200여년 전의 한 젊은이가 가졌던 새로운 문화에 대한 열망을 느껴보길 바랍니다.” 인도 및 서역여행기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신라시대 승려 혜초(704∼787)의 발자취를 장편소설 ‘혜초’(전2권, 민음사 펴냄)로 풀어낸 작가 김탁환(40·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씨는 22일 출간에 맞춰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혜초는 당시 진정한 세계인이었다.”면서 “혜초가 갖고 있는 이런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혜초는 스케일 큰 진정한 세계인 ‘불멸의 이순신’ ‘파리의 조선궁녀, 리심’ ‘열하광인’ 등 주로 역사소설에 매달려온 작가는 “8년 전 왕오천축국전을 처음 읽고 혜초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지식도 짧고, 주머니도 가벼워 쓰지 못하다가 이제야 완성하게 됐다.”면서 “이 작품을 계기로 혜초와 왕오천축국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작가에 따르면 혜초는 세계적 여행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여행가였다. 혜초가 쓴 왕오천축국전은 7세기 당나라 승려 현장의 대당서역기,13세기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를 뛰어넘는 세계사적 의미가 있다는 것. 작가는 “왕오천축국전은 동양인 최초로 아랍제국을 여행하고, 기록한 대작”이라면서 “당시의 모든 종교와 인종이 등장하고 다양한 문명을 전했다는 점에서 우리 선조들의 문화 권역이 얼마나 광대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소설은 혜초와 함께 동시대 당나라 장수로 활동했던 고구려 유민 출신 고선지를 ‘투톱’으로 내세워 이들의 교류를 담고 있다. “동시대의 다른 표정을 담고 싶었습니다. 고선지와 혜초로 대표되는 전쟁과 평화, 즉 문명교류의 현장을 20살 청년들의 만남으로 상상해냈지요.” ●1년여에 걸쳐 혜초 여정 되밟아 작가는 소설을 쓰기에 앞서 1년여에 걸쳐 인도, 실크로드, 중앙아시아, 이란 등 20살 혜초가 밟았던 길을 혜초와 실크로드 권위자인 정수일 전 단국대교수 등과 함께 답사했다. 이번 소설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문화원형사업으로 선정된 왕오천축국전 디지털 콘텐츠개발 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소설로 시작했지만 혜초 관련 사진과 동영상, 디지털콘텐츠, 시나리오 등 다양한 콘텐츠로 혜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접근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현장 기념관’과 같은 큰 규모의 혜초 기념관 건립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작가는 “왕오천축국전은 1908년 프랑스학자 폴 펠리오가 중국 둔황 석굴에서 발견한 이후 직지심경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으로 옮겨졌다.”면서 “소설 출간을 계기로 문화재 반환운동이 보다 폭넓게 전개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지방시대] 남미에서 경험한 농업의 국제화/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지방시대] 남미에서 경험한 농업의 국제화/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지지난 겨울 페루에서 버스로 출발, 남미 대륙의 농업지대를 U자로 약 5000㎞를 돌아본 뒤 쿠바의 농장과 연구기관 등을 답사했다. 버스 안은 불편했지만 차창밖의 광경은 새로웠다. 페루 안데스의 끝없는 고원 농목지대와 태평양과 나란히 하며 남쪽으로 뻗은 칠레 북부의 사막을 지났다. 칠레에서 아르헨티나로 가기 위해 안데스 고개를 넘자 팜파스 대평원의 밀밭과 소떼는 지평선 너머로 펼쳐져 있었다. 세계 곡창지역을 접하는 순간이었다. 버스는 이어 브라질의 구릉과 밀림 사이의 또 다른 형태의 농업지대를 달렸다. 이 과정에서 페루 발 칠레 산티아고행 버스에서 있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버스는 페루와 칠레간 사막이 있는 국경을 넘어 남쪽으로 달렸다. 새벽 1시가 넘어 잠을 청했는데 승객들이 웅성거렸다. 앞에 앉은 젊은 여성이 모두 차에서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서 버스 밑칸에 넣어 두었던 모든 짐을 꺼내 검사대에 올려놓아야 했다. 모래 사막이어서 꼼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찰의 검문·검색이 시작됐다. 모든 짐 가방을 열게 한 꼼꼼한 조사였다. 셰퍼드들은 냄새를 맡으면서 검사대 위와 사람들의 주위를 돌았다. 밤중의 사막은 긴장과 살벌한 분위기로 변했다. 인접국에서 유입되는 마약과 불법 농산물을 막기 위한 검색이라고 했다. 검색을 마친 일행은 다시 남쪽으로 달렸다. 사막지대를 벗어날 무렵인 새벽 5시쯤 또 한번의 검문을 받았다. 한밤 두번의 검색을 접하면서 칠레는 칠레, 페루는 페루이지 남미는 하나가 아닌 각자의 국익을 추구하는 독립체란 생각을 했다. 이 시기는 국내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을 때여서, 한·칠레 FTA 협상은 칠레만이 아니라 남미 국가들의 공격을 받아 우리 농업이 초토화될 것이란 루머가 떠돌았다. 칠레는 단일 국가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FTA를 체결했다.50여 개국에 이른다. 칠레의 개방정책은 폐쇄적인 사회주의 체제와 달리 남미 대륙에서도 가장 건실한 경제구조를 가진 통상국가로 성장케 했다. 칠레가 왜 이토록 FTA에 나라의 명운을 걸고 있는지를 여행 도중에 알게 됐다. 칠레산 와인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의 포도주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부터 칠레에 이르는 수천㎞의 연안지방에서는 기후 특성상 포도의 재배가 알맞아 많은 농가가 포도 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 필자가 중남미의 농업지대를 둘러보면서 느낀 것은 아르헨티나 등 몇 나라는 칠레 못지않게 포도 재배면적과 포도주 공장 수에서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칠레의 적극적인 개방정책에 밀려 세계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국내 농업을 지켜야만 하는, 수세적인 입장만을 취해 왔다. 이는 우리 농업이 지니고 있는 여러가지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출품 중에서 수출 액수가 가장 많은 것은 첫째가 선박이고 두번째가 석유류 제품이다.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석유류 제품 수출 대국이 돼 있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도 역공세를 펼 방도가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농산물 자체의 수출보다 국내·외의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농산물 가공산업을 진흥시켜 부가가치를 높여 수출만 할 수 있다면 석유류 못지않은 농산물 수출국으로 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이는 FTA의 확대적인 채택을 전제로 한 공략 방법일 것이다. 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6) 한문장애인교사 꿈 이룬 이은주씨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6) 한문장애인교사 꿈 이룬 이은주씨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고, 비록 실패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했으면 합니다. 파이팅!” 이은주(37·여)씨는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는 1급 장애인이다.1994년 봄 대학 졸업을 며칠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한 탓이다. 지방의 한 명문 사립대 한문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취업은 꿈도 꾸지 못했다. 무려 6년이란 시간을 홀로 방황하며 좌절했다. 그러다 서울의 한 장애인복지관에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장애인 돕기에 나섰다. 궂은 일을 마다 않고 봉사활동을 했다. 하지만 2007년 1월 복지관을 그만뒀다. 중학교 때부터 한문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고, 대학 진학에는 주저없이 한문학과에 지원했고 수석합격했다. 한문에 대한 열정이 그를 다시 한문으로 돌아서게 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한문장애인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원임용고사에 도전하기로 했다.2006년부터 교사임용고사에 장애인을 구분, 모집하지만 시험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 어려웠다. 교육청별, 과목별로 불과 1∼2명만 모집하는데다 한문의 경우 모집 계획이 없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해 하반기 대전교육청에서 한문장애인교사 1명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이씨는 철저하게 준비하고 끈질기게 노력했다. 학원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의 몇몇 전문학원을 수차례 사전답사했지만 장애인을 위한 편의 시설이 거의 없었다. 혼자 독학하기로 마음먹고 스톱워치로 공부한 시간을 체크해서 하루에 10시간 이상이 되도록 했다. 고질병 같은 꼬리뼈 욕창이 걸려 한 달간 목욕도 못하고 꼼짝없이 엎드려서만 공부하기도 했다. 이씨는 중증 장애인이 공부하기란 정말 힘들다는 걸 새삼 느꼈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석 달간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운영하는 대전직업능력센터에서 합숙하며 공부했다. 마침내 지난 1월31일 이씨는 당당히 최종 합격했다. 오는 8월쯤 발령이 나면 꿈에 그리던 교단에 서게 된다. 이씨는 “우리 아이들이 한자를 더 사랑하게 만들고 싶다.”면서 “어휘력이나 전통적인 사상 등을 떠나 그저 순수하게 한자 그 자체에 관심을 가져보게 하고 싶은데, 그럴려면 수업을 재미있게 잘 해야겠다.”며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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