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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선관위, 연중 상시 선거운동은 재고해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어제 내놓은 선거법 개정 의견은 몇 가지 입법에 반영할 대목이 없지 않으나 전체적으로 선거 과잉을 조장할 우려가 크고, 음성적인 선거 비용을 크게 늘릴 소지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재고돼야 한다고 본다. 우선 보다 많은 유권자의 선거 참여를 촉진하는 방안은 적극 환영할 일이다. 사전투표 마감 시간을 오후 4시에서 오후 6시로 늘리고 거소투표 대상자의 인터넷 신고를 허용하는 방안이 이에 해당한다. 재외국민 영구명부제를 도입, 재외국민들이 인터넷이나 우편을 통해 선거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 번 투표하기 위해 멀리 떨어진 공관까지 두 번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없애기로 한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선관위 안에는 온 나라를 무기한 선거판으로 만들 요소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누구든 예비후보 등록만 해 놓으면 1년 열두달, 아니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4년 내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의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선관위는 선거 당일만 아니면 후보자나 선거운동원들이 아무 때든 유권자들을 찾아가거나 전화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실내에서라면 연중 무휴로 후보토론을 허용하자는 방안도 제기했다.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뜻이라지만 선거 과열과 음성적 선거비용 지출 과다를 낳고, 국정 현안을 둘러싼 정쟁의 과열을 유발해 국민들에게 선거 피로감을 안겨줄 공산이 크다. 후보 TV토론에 있어서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최종 토론의 경우 상위 두 후보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역시 인위적으로 양당 구도를 강화하고, 후보 단일화와 같은 정치공학적 행태를 부추길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이보다는 선거기간 중엔 후보 간 담합에 의한 후보 사퇴를 금하는 등 유권자의 선택권을 침해할 소지를 없애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정당에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에서 선거비용보전액을 차감하겠다는 방침 또한 혹여 불법선거자금을 증가시키는 풍선효과를 낳지 않을지 따져봐야 한다. 선관위의 선거법 개정 의견에는 선거운동 자유 확대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혼탁 선거를 막고 음성적 선거비용을 감시하고 근절할 방안이 보이질 않는다. 애매한 규정에 따른 위법 시비를 줄이기 위해 아예 단속대상을 대폭 없애려는 행정편의적 발상이 담긴 건 아닌지 의구심도 든다. 선거운동의 자유 확대만큼 부작용을 차단할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
  • 증권사 소액채권 금리 ‘메신저 담합’

    삼성·우리·현대 등 대형 증권사 6곳이 집이나 자동차 등을 살 때 반드시 매입해야 하는 소액채권의 금리(수익률)를 담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서영민)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된 대우·동양·삼성·우리·한국·현대증권 등 6개 증권사를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공정위가 제출한 고발장 등 서류를 검토한 뒤 증권사 관계자 소환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소액채권 담합으로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던 대형 증권사들이 형사처벌까지 받게 될지 주목된다. 이 업체들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국민주택채권 1·2종, 서울·지방도시철도채권 등 소액채권 금리를 사전에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소액채권은 아파트 등기, 자동차 등록, 사업면허 등록 등을 할 때 반드시 사야 하는 채권이다. 소비자는 보통 채권을 산 뒤 다시 은행창구를 통해 팔고, 증권사가 이를 사들여 다시 최종 수요자에게 판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채권을 얼마에 팔지는 증권사가 전날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수익률의 평균으로 정한다. 해당 증권사들은 이를 악용해 인터넷 메신저 대화방 등에서 사전 회의를 가졌다. 여기서 합의된 수익률을 그대로 써 내거나 미세한 차이만 나게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이런 수법으로 싼 값에 채권을 사들여 최종 수요자에게 더 높은 마진으로 되팔아 수천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20개 증권사를 적발해 192억 3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중 6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민주당 대표 경선 김한길·이용섭 압축

    민주당 대표 경선 김한길·이용섭 압축

    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강기정 후보가 28일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배심원 간담회를 통한 이용섭 후보와의 단일화 시도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제동으로 무산되면서 정치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전대는 비주류의 김한길 후보와 범주류의 이 후보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강 후보는 이날 광명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 지역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용섭 후보를 통해서 새롭게 탄생하는 민주당이 되기를 소원해본다”면서 “저는 여기까지 하겠다”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강 후보는 연설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와 왈칵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까지만 해도 이 후보와의 단일화 무산에 반발하던 강 후보가 갑작스럽게 사퇴 결정을 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 두 후보는 내년 광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담합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단일화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탓에 ‘김한길 대세론’도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 당초 강·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500~600여명의 배심원단을 상대로 간담회를 개최한 후 현장 투표를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 선관위는 27일 심야회의에서 간담회는 허용하되 ‘후보자 상호 간 의견교환 불가’ 등 간담회 방식에 여러 제약을 달았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 선관위의 결정은 당초 합의한 단일화 방식에 대해 어느 것도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배심원제를 통한 ‘명분 있고 원칙 있는 아름다운 경선’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며 단일화 배심원대회 무산을 선언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여전한 계열사 상품 ‘추천’… 달라진 건 없었다

    여전한 계열사 상품 ‘추천’… 달라진 건 없었다

    24일 서울 종로구 신한은행의 한 지점. 기자가 펀드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하자 직원은 대뜸 재형펀드를 추천했다. 재형펀드 안내 책자엔 추천 펀드 5개가 적혀 있었지만 직원이 가장 강조한 펀드는 ‘신한BNPP재형좋은아침희망60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이었다. 해외에 투자하고 싶으면 ‘삼성재형아세안증권자투자신탁 제1호(주식)’가 좋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안내 책자에 소개된 다섯 상품 중 두 상품이 신한은행 계열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내놓은 펀드였다. 금융회사가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만 집중적으로 팔 수 없도록 하는 ‘펀드 50%룰’이 처음 시행된 24일 신한은행, 국민은행, 산업은행,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일선 판매현장 5곳을 둘러 보았다. 시행 전후를 비교하기 위해 일주일 전에도 똑같은 곳을 가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장의 분위기는 달라진 게 거의 없었다. 관행적으로 계열사 펀드를 맨 먼저 추천했다. 그나마 은행보다는 증권사의 노골적인 밀어주기가 상대적으로 덜했다. 신한은행 지점 인근의 국민은행 창구에 들어서자 직원은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을 가장 먼저 보여줬다. 이 펀드는 KB국민은행의 계열사인 KB자산운용이 출시한 상품이다. 이어 연금식으로 장기투자를 원하면 ‘한국밸류10년투자 증권투자신탁 1호(주식)’가 좋지만 환매수수료가 저렴한 KB밸류포커스가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KDB산업은행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펀드 소개를 부탁하자 ‘KDB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증권투자신탁(주식)’과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 1호(채권)’를 복수 추천했다. 앞의 두 은행보다는 ‘집안 펀드’를 미는 강도가 약했지만 계열사 상품을 강조하는 인상은 지울 수 없었다. 이들 은행의 자사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이미 50%를 넘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신한은행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은 69.30%다. 국민은행의 경우 KB자산운용 판매 비중이 56.56%다. 물론 과거에 50%를 넘었어도 ‘50% 룰’이 시행된 날부터 이 기준을 지키면 되지만 현장에서는 그런 개선 노력이 확 다가오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50% 룰’을 어기면 위반 사실을 공표하고 5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매긴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빠져나갈 구멍’이 없지 않다고 공공연히 얘기한다. 금융사들끼리 짜고 서로 ‘밀어주기 교차 판매’에 나서면 50% 비율은 얼마든지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담합 아닌 담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중소 자산운용사에도 기회를 넓혀주려고 한 ‘50% 룰’의 취지가 결국 대형 판매사들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행을 되레 지속시켜 주는 수단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도 이런 비슷한 규제가 내려오면 실무진들끼리 서로 밀어주기에 나서 실효성이 없었다”면서 “이런 사각지대까지 치밀하게 지켜봐야 실질적인 단속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30% 룰’은 제외돼 논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30% 룰’은 제외돼 논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총수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로 경제적 부(富)를 얻는 행위에 대해 별도 규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내부거래의 부당성을 판단할 때 관련 산업 내 파급효과 중심으로 판단해 재벌 2, 3세 등의 특혜성 거래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논란이 됐던 ‘30% 룰’(총수 일가 지분이 30%를 넘으면 총수가 부당 내부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이나 거래 정당성 입증 책임을 기업이 지도록 하는 방안 등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에 따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했다고 비판한다. 공정위는 24일 이런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우선 부당 내부거래로 총수 일가를 지원할 때 규제가 어려운 현행 공정거래법의 한계를 보완, 별도 법 조항을 오는 6월까지 신설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를 제재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광고대행업무 등 ‘정상가격’ 산정이 어려운 경우나 대기업 집단에 속하지 않은 총수 일가 기업과 거래하는 경우 등도 제재가 가능해진다. 지금은 관련 법 조항이 없어 규제가 어렵다. 앞으로는 부당 내부거래의 지원 주체뿐 아니라 지원 객체도 제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에 대한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 대신 부당 내부거래 때 ‘총수 지분이 30% 이상’이면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기로 했던 방안은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과잉 규제라는 재계의 거센 반발과 ‘추정’이라는 애매한 표현이 법 조문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 등을 수용해서다. 일감 몰아주기의 경우 ‘입증 책임’은 공정위가 진다고 분명히 했다. 김준범 공정위 대변인은 “입증 책임을 기업이 지도록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그럼에도 기업이 지는 것처럼 오해가 일어났던 점을 감안해 관련 법 조항을 ‘정당한 이유 없이’에서 ‘부당하게’로 명확히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점차 지능화되고 있는 경제범죄 추세로 볼 때 ‘30% 룰’ 없이 총수의 관련 여부를 공정위가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현행법에서도 담합 사건 등에 대해서는 입증 책임을 기업에 두고 있음에도 굳이 일감 몰아주기의 입증 책임을 공정위가 지는 것은 지나치게 기업의 편의를 봐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는 오히려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반발한다. 이에 대해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국장은 “30% 룰이 과하게 보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이번 규제는 건전한 기업활동이 아닌 불법행위에 대한 규제이기 때문에 ‘기업활동 저해’라는 재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빵집·편의점 가맹주 본사에 단협 가능

    앞으로 편의점·빵집 등의 가맹점주들은 단체를 결성해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단체협상을 할 수 있게 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에도 납품단가 조정협의권이 부여된다. 지금까지 이런 일들은 담합으로 규정돼 제재됐지만, 경제적 약자임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담합권’이 인정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의 고위 관계자는 “공정거래 정책의 패러다임이 자유경쟁에서 공정경쟁으로 바뀐 것을 보여 주는 대표 사례”라고 평가했다. 공정위가 24일 밝힌 올해 업무계획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6월까지 가맹사업법 개정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자유로운 단체 결성 및 권익보호 활동을 보장하기로 했다. 가맹본부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단체 결성에 불이익을 주는 방해 행위도 엄격하게 금지하기로 했다. 한철수 사무처장은 “가맹점주들의 협상력을 높이고 불공정한 거래 조건과 관행을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맹본부의 심야영업 강요 행위도 제재된다. 밤 12시~오전 6시 매출이 11만원이 안 되는 가맹점은 심야영업을 선택할 수 있다. 전체의 10% 정도인 2000여 가맹점이 대상이다. 또 과도한 위약금 부과 관행을 개선하고자 가맹본부와의 계약해지 시 위약금 수준을 최대 40%까지 낮추기로 했다. 가맹본부의 정보 제공 의무도 강화된다. 가맹본부는 가맹 희망자에게 계약 체결 이전에 점포 개설 예정지 인근 10개 가맹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 리뉴얼 강요 행위를 금지하고자 리뉴얼 시 가맹본부가 비용의 최대 40%를 부담하도록 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에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대응하기 위해 조정협의권이 부여된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복수응답) 중소기업이 최대 애로사항으로 납품단가 인하 요구(64.4%), 원자재 가격 상승분 납품단가 미반영(56.0%) 등을 꼽은 것을 반영한 조치다. 공정위는 원자재 값이 10% 이상 올랐을 때 등으로 협의권 발생 요건을 정하고, 원사업자(대기업)는 단가 협의 신청을 받은 지 열흘 이내에 협의를 시작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담합 과징금 실질부과율 높이고 경제민주화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

    “담합 과징금 실질부과율 높이고 경제민주화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

    “담합 과징금을 높이겠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밝힌 취임 일성이다. “경제민주화 정책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노 위원장은 “카르텔 적발 시 부담하게 될 예상비용이 위법을 통해 얻는 기대이익보다 크도록 설계해야 법 위반이 억제될 수 있다”며 “행정제재의 실효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과징금의 실질부과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집단의 구조와 행태의 철저한 시정 ▲중소·벤처 기업 같은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 ▲카르텔 근절 시스템 재설계 ▲소비자가 활약할 수 있는 시장환경 조성 등 네 가지 중점 추진과제도 제시했다. 일감 몰아주기 근절과 관련해서는 “대기업 총수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로) 정상적인 거래에서 더 높은 보상을 취하거나, 리스크는 감수하지 않고 이익 창출이 쉬운 영역에만 침투한다”면서 “정당한 활동에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경제가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투명하게 유도하고 지배주주의 독단적 경영 행태를 견제하고자 상법·국민연금법 등의 개정을 관계 부처와 협조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부처 협업을 통해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고, 상법상 주주와 이사의 의무를 손봐 다중대표소송제 등을 도입하겠다는 의미다. 대기업 달래기에도 나섰다. 노 위원장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내용이 “상당 부분 와전됐다”고 말했다. 계열사 간 거래는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정상 거래보다 유리한 조건 거래 ▲일감 몰아주기 ▲사업기회 유용 등 부당 거래만 예외로 금지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입증 책임도 과잉규제 논란의 소지를 없애도록 합리적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삼성전자 담합혐의 피소

    삼성전자가 유럽연합(EU)으로부터 스마트카드용 마이크로칩 담합 혐의로 제소됐다. EU 집행위원회는 22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필립스(네덜란드), 인피니온(독일), 르네사스(일본) 등 몇몇 기업에 “카르텔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EU 측은 2009년 휴대전화 유심카드와 은행카드 등에 쓰이는 마이크로칩 생산업체들에 대해 가격담합과 내부정보 교환 등을 해 왔는지 조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U는 이들 업체의 혐의를 적발한 뒤 벌금 10% 감액을 조건으로 합의 협상을 벌여왔으나 최근 결렬됐다고 덧붙였다. 호아킨 알무니아 EU 반독점법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합의의 쟁점은 더 빠르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자는 것”이라면서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집행위원회는 절차에 따라 의혹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편의점주에 24시간 영업강요 못한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주에게 24시간 영업시간 강요나 과도한 위약금 부과를 금지하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정무위는 이날 대표적 경제민주화 정책인 가맹사업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법(FIU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 본회의를 차례로 통과하면 시행된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심야 영업시간 매출이 크게 낮은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가맹본부가 부당하게 점주에게 영업을 강요할 수 없다. 가맹계약서 체결 때 영업지역을 의무적으로 설정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매장 개선작업을 강요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가맹본부는 개선 비용을 최대 40%까지 함께 분담해야 한다. ‘현대판 소작농’으로 불렸던 점주 보호를 위해 가맹점 사업자단체 설립 및 협상권을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사실상 폐지된다. 감사원장, 중소기업청장, 조달청장 등이 가격 담합, 입찰 방해 행위에 대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는 검찰에 의무 고발해야 한다. 전속고발권은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당시 도입됐지만 지금까지 공정위가 이 고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아 기업의 담합행위 등이 제대로 규제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전속고발권 폐지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으로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던 사항이다. FIU법 개정안은 탈세·탈루 혐의 조사에 필요한 FIU의 의심거래정보(STR), 2000만원 이상 고액 현금거래정보(CTR)를 국세청에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조세범죄 조사 목적에 한해서만 FIU 정보를 제공했다. FIU 정보 공유는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으로 역시 박 대통령의 핵심 대선공약이다. 다만 사생활 침해 및 국세청의 권한 남용 우려를 막기 위해 국세청이 탈세혐의를 제시하고 FIU 원장이 승인하는 경우에만 국세청에 정보를 제공토록 했다. 박민식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은 “대기업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제재, 소비자 피해 구제 등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순차적으로 처리해 대·중소기업 동반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세계는 지금(KBS1 토요일 밤 10시 30분) 히틀러와 나치를 추종하는 신나치주의자들의 단체, ‘네오나치’. 최근 독일에서 청년들의 ‘네오나치’ 가입률이 늘어나고 있다. ‘네오나치’는 10년간 터키 출신 이민자 10명을 살해하는 등 인종차별적 성향으로 독일 사회에서 문제가 되어 온 단체이다. 그런 이들이 독일에서 세력을 점점 키워가고 있는데…. ■최고다 이순신(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준호는 미령이 순신을 가르치는 데 뭔가 꿍꿍이가 있음을 의심하게 된다. 그러던 중 일도의 말실수 때문에 이정을 그만두게 하려 순신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정애는 옷을 차려입고 미령을 찾아갔다가 길자를 찾아가 서러움을 토해낸다. ■OBS 스페셜(OBS 토요일 밤 8시 15분)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고급육은 몸에 해로운 고지방육에 불과했다. 이번 시간 ‘육식의 반란-마블링의 음모’에서는 소고기 마블링 속에 숨어 있는 거짓과 담합, 자본의 암투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한국의 식 문화와 소고기 생산구조, 환경 문제까지 한눈에 살펴본다. ■나눔 0700(EBS 토요일 오후 3시 50분) 올해 서른여덟 살인 양미정씨에게는 뇌병변을 앓고 있는 딸 열네 살 허주민양이 있다. 딸뿐만 아니라 미정씨에게도 뇌병변 장애와 시각 장애가 있다. 게다가 주민이를 낳고 왼쪽 편 마비가 온 미정씨. 주민이는 실제 나이는 열네 살이지만 뇌병변 장애 때문에 한 살짜리 어린아이의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다. ■문화 책갈피(KBS1 일요일 밤 11시 30분)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들이 불러 놀라운 감동을 불러낸 아리아가 있다. 그중 폴 포츠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불러 더욱 유명해진 곡, ‘네순 도르마’. 우리에게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이 음악이 전 세계를 감동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금나와라 뚝딱(MBC 일요일 밤 8시 45분)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에 대역으로 가게 된 몽희. 현수에게 유나의 평소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가지만, 평소 성격이 불쑥 튀어나오며 현수를 조바심 나게 한다. 한편 영애를 무시하는 듯한 가족들의 태도에 기분이 상한 현태는 현준과 싸운다.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15분) 어느 순간부터 어떤 사람들은 특정 물건에 집착하며, 그 물건이 쌓여 있는 틈바구니에서 생활하고 있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사거나 주워 와 집안 가득 축적하는 행위를 호딩이라 일컬으며, 이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을 호더라 부른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최근 호더들의 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 선봉장은 “담합하면 기업이 망하도록 규제를 설계하겠다”고 서슬 퍼런 경고를 날렸다. 재계는 “새로 뭘 만들려 하지 말고 (지금 있는) ‘경제 3불(不)’부터 해소하라”고 맞받아쳤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기업 담합과 관련해 “한 번만 적발돼도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매김되도록 담합 규제 시스템을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 신분이기는 하지만 경제부처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망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공정위는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국정철학’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부처다. 노 후보자는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감소 없이 대규모 기업을 인수하는 행위와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 행위를 막기 위해 신규 순환출자는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 추구와 중소기업 영역 침투, 독과점 등 기존 폐해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즉각 반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 추진은 시장경제를 억누르고 대기업들의 투자와 창조적 경제활동을 옥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성장 선순환을 저해하는)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 거래의 불공정 등 ‘경제 3불’을 없애는 데 우선 주력하라”고 주문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개별 임원 연봉 공개 등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 기존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쓴소리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도 경제민주화 혼선을 키우는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민주화가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15일 수석비서관회의)고 했다가 “경제민주화는 공약인 만큼 반드시 지키겠다”(16일 국회 상임위 야당 간사단 만찬)고 하는 등 하루 사이 발언 수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내놓지 못하고 있어 시장 혼선과 경제주체 간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면서 “정부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고, 국회는 가장 효율적인 규제 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 규제의 부작용도 충분히 감안해 입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내부거래 금지 등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등 한국 기업들의 강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철도시설공단은 동반성장 분야 모범생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공공기관 가운데 동반성장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공단은 연간 7조원에 달하는 철도건설사업을 수행하는 국토해양부 산하 기관이다. 건설업은 원도급·하도급 및 장비·자재 등 중층 계약구조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하도급 대금 지급 지연 등 불공정 거래 관행이 상존한다. 공단은 “공정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전체 805개 현장의 1·2차 협력사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어 하도급 대금을 지급할 때 현장 근로자와 장비·자재업체에 문자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5회의 점검결과 73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해 355억원의 공사대금 및 체납을 해결했다. 위반 정도가 심한 불공정 업체 5곳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 지방자치단체에 고발조치했다. 동반성장을 위한 중소기업 맞춤 지원도 하고 있다. 지난해 195개 업체에 하도급 대금(1388억원)을 직접 지급했는가 하면 구매조건부 공동기술개발로 고속철도 전차선로 자재를 100% 국산화했다. 전문건설업체가 원도급자가 되는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를 도입해 2011년 1건(80억원)에서 지난해 5건(665억원)으로 확대했다.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카메룬·네팔 등 해외 철도사업에 진출,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로 공단은 59개 공공기관에 대한 동반성장 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다. 신동혁 한국철도시설공단 기획예산처장은 “협력적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개선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협력사에 대한 자금 결제 감독을 강화하고 입찰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엄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檢 ‘아연도강판 담합’ 포스코 무혐의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박은재)는 아연도강판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된 현대하이스코, 유니온스틸, 세아제강 등 강판업체 3곳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2010년 2~11월 아연 할증료 인상, 2005년 2월∼2010년 11월 아연도강판 기준가격 인상·인하 폭을 담합해 국내 아연도강판 판매시장에서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 내용 중 2006∼2008년 포스코를 비롯한 4개 철강업체가 1차 가격 담합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려 포스코와 포스코강판을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포스코는 나머지 업체와 담합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담합의 동기를 보여줄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정위는 철강업체 영업담당 임직원들이 모여 강판 가격이나 아연 할증료를 담합한 정황을 포착하고 모두 7개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917억여원을 부과하고 포스코, 포스코강판, 현대하이스코, 유니온스틸, 세아제강 등 5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구본무 LG회장 “준법이 경쟁력”

    구본무 LG회장 “준법이 경쟁력”

    “준법이 경쟁력입니다.” 최근 기업들의 공장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LG그룹이 안전사고에 팔을 걷어붙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9일 “준법활동과 환경안전이 뒷받침돼 얻은 성과만이 의미가 있다”면서 “성과를 우선시해 필요한 관련 투자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경안전’과 ‘공정거래’를 주제로 열린 외부전문가 강의가 끝난 뒤 이같이 밝혔다. 구 회장은 “문제의 본질과 개선의 단초는 현장과 밀접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챙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회장이 안전 문제를 직접 챙기고 나선 것은 지난해에 이어 지난달 또다시 LG실트론 등 계열사 공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회사 이미지와 신뢰도에 흠집이 났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및 공정거래 전문가로부터 환경안전 선진사례와 관리수준 강화 방안 강의와 함께 하도급 거래질서와 담합 방지 등과 관련한 강의가 진행됐다. LG는 유사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CEO가 나서서 사업장 전반의 환경안전 관련 사각지대에 대한 시설 점검은 물론 관련 위반 행위에 대해 문책성 징계를 통해 조직 전체의 경각심을 높이기로 했다. 실제 지난달 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 발생한 불산 혼산액 누출 사고와 관련해 사업책임 임원과 관리자 4명을 보직해임 등 중징계했다. 또 지난해 8월 발생한 LG화학 청주공장 다이옥산 사고에 대해서도 사업책임 임원에 대해 조만간 사법처리가 결정되면 문책 인사를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담합 방지 등 공정거래 원칙이 엄중히 지켜지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감사원, 고강도 내부감찰 강화 시사

    양건 감사원장은 8일 “감사원이 공직기강과 관련한 여러 감사를 시행한다. 다른 기관을 감사하려면 우리부터 흠이 없어야 한다”며 고강도 내부 감찰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 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가 감사원 등 사정기관에 대한 복무기강 점검에 나섰다는 보도에 대해 “(감사원) 내부에 감찰관실이 있다. 구체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의 감사원 사정에 대해 에둘러 반대하면서도 직원이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 엄중히 문책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른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최고 감사기관이 국회의 국정감사를 받는 것도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감사원을 감사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며 감사원 사정(司正)을 반대했다. 감사원의 올해 감사 방향은 재정확충 뒷받침, 복지 시책 실용성 제고, 국민 생활안전 확대,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공직감찰 등 네 가지다. 재정확충 뒷받침은 주요 재정사업, 국고보조사업 감사를 통해 세출을 조정하고 국세청, 부담금 누수, 국유재산 매각 등을 감사해 세출을 조정하게 된다. 재정확충을 위해 지난 2월부터 230명의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감사하고 있다. 양 원장은 “세출구조 조정 문제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으며 현재 국정운영의 핵심 사항”이라며 “예산 낭비를 줄이는 것은 새 정부 차원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난 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입찰담합 감사가 진행 중이다. 국회에서 의결한 한식 세계화 감사에 대해서는 “국정감사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여러 번 지적받은 사안이고, 이미 예산 50억원을 다 쓴 상황이라 감사할 게 없다”며 감사원 관계자는 난색을 보였다. 다른 감사원 관계자는 경남 진주의료원 사태와 관련, 올 하반기 공공보건 의료체계에 대해 감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취임 2주년을 맞은 양 원장은 헌법이 보장한 임기가 2년 남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거취 논란에 시달렸다. 양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감사원을 잘 이끌어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앞으로 소임을 묵묵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민주 “대선 패배는 문재인 등 지도부 책임”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는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과 한명숙·이해찬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대선 당시 지도부가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다고 공식 보고서에 기술하기로 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대선평가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선 최종 평가보고서를 9일 비대위에 보고하고, 브리핑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친노(친노무현)·주류-비주류 간 대선 패배 책임 공방이 큰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선평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선 패배 당시 지도부에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대선평가보고서에 명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보고서 내용을 어느 정도 수위까지 공개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특히 대선 과정에서 ‘용광로 선대위’ 구성에 실패하고, 의원직을 유지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는 이-박 담합 논란이 문제로 지적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4·11 총선 당시 공천 실패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평가위는 당초 지난달 말까지 보고서를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대선 패배 책임에 대한 표현 수위를 놓고 당 외부인사와 내부인사 간에 논란이 첨예하게 대립, 발표를 늦춰 왔다. 당 내에서는 “대선이 끝난 지 4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책임론을 놓고 공방만 벌이는 등 진정한 반성이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따라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노·주류와 비주류 간의 ‘대선 패배 책임’ 공방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측은 대선 패배 책임을 거론하며 친노·주류 측을 더욱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친노·주류 측은 대선 패배는 당 전체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혁신론’으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친노·주류는 점차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선후보 캠프에서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던 재선의 윤호중 의원이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것이 신호탄이다. 윤 의원은 친노 핵심인사로 분류돼 왔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 친노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 다 친김대중이고, 친노무현이다”라며 이런 시각을 경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고용청 “쉽게 접으려 했다면 여기까지 안 왔다”

    이마트 노조 사찰 등 부당노동행위를 수사 중인 검찰과 서울고용노동청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최병렬·허인철 전·현직 이마트 대표를 정조준했다. 지난 1월 17일 특별근로감독 착수 이후 78일 만에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4일 채동욱 검찰총장 취임에 맞춰 검찰과 서울고용청이 정 부회장 등 임직원 17명을 대거 피의자로 특정해 ‘윗선’ 수사로 전환한 것도 향후 수사가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서울고용청이 정 부회장, 최 전 대표, 허 대표 등 임직원 17명을 ‘피의자’로 특정하고 전방위 금융거래 내역 추적에 돌입한 것은 이들이 이마트 노조 설립 저지를 위한 직원 사찰 등 부당노동행위에 조직적으로 관여했다는 혐의를 포착했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서울고용청 관계자는 “이마트는 노조에 대한 지배 개입, 직원 사찰, 불이익 처분, 근로기준법상 각종 수당 미지급, 불법 파견 등 여러 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서 “쉽게 접으려 했다면 이 정도까지 벌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 공개한 이마트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마트 측은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성향별로 문제 사원, 관심 사원, 여론주도 사원, 가족 사원 등으로 분류해 감시했고, 직원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민주노총 홈페이지 등에서 노조 가입 여부도 확인했다. 이런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81조(부당노동행위)를 위반한 것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마트는 또 이런 불법을 숨기려고 고용노동부·경찰·공정거래위원회·노사정위원회 등 공무원들에게 명절에 선물을 보내는 등 밀착 관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채동욱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취임사를 통해 대기업·권력 비리 등 전방위 사정 작업을 예고했다. 채 총장은 “사회 곳곳에 만연된 부정과 비리를 단죄하는 데 어떠한 성역도, 어떠한 망설임도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권력형 부정부패,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기업범죄와 자본시장 교란사범 등 검찰만이 할 수 있는 분야에 수사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마트를 비롯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국내 정치 개입 의혹, 대형건설사의 4대강 사업 담합 의혹, 현대건설 비자금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들도 “그동안 총장이 공석이어서 통상적인 업무만 처리했었는데 총장이 취임한 만큼 대기업 비리든, 전 정권 비리든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30대 그룹 ‘공정거래 위반’ 3년간 86건

    2010~2012년 30대 기업집단이 공정거래 위반 제재를 받은 횟수가 86건으로 집계됐다. 2010년 34건, 2011년 32건에서 지난해 20건으로 대폭 줄었다. 한국거래소 산하 기업지배구조원은 2일 ‘국내 주요 대기업 집단의 공정거래 위반 현황’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업지배구조원은 “기업 간 담합 행위 적발은 2011년 16건에서 지난해 3건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불공정거래 행위는 15건에서 17건으로 늘었다”면서 “계열사 부당 지원 같은 불공정 행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과징금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5678억원이 부과된 SK다. 계열사인 SK에너지 등이 다른 정유기업들과 담합한 혐의로 2010년 총 6689억원, 2011년 총 4326억원의 과징금 부과 사건에 연루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2011년 주유소 원적지 담합 혐의에 대해서는 SK 측이 과징금 취소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삼성이 2943억원으로 2위에 올랐고 LS가 2117억원, 현대중공업이 1017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제재를 받은 횟수는 SK가 15건, LG가 12건, 롯데가 10건, CJ와 효성이 9건씩으로 집계됐다. 제재 횟수 2위인 LG는 771억여원의 과징금을, 3위인 롯데는 14억여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했을 때 과징금을 감면받는 제도(리니언시)의 혜택을 쏠쏠하게 본 것으로 분석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민주당, 노원병 아닌 지자체 공천을 접어야

    4·24 재·보궐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건만 여야의 지방자치단체 선거 공천 배제 논의가 겉돌고 있다. 민주당이 재·보선이 실시되는 기초단체장 2곳과 기초의원 3곳 모두 공천을 강행할 태세인 데다, 이로 인해 당초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새누리당마저 엉거주춤하며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대고 있고, 새누리당은 민주당만 좋은 일 시킬 수 없다는 최고위원들의 반발로 공천 포기의 뜻을 접을 태세다. 딱한 노릇이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의 정당 공천 배제는 지난해 12월 대선 때 두 정당이 앞다퉈 약속한 사항이다. 지방선거의 공천 헌금 소지를 없애고, 지방자치를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며 공천 배제를 약속했고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제 아무리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지만 국민에게 굳게 한 약속을 불과 석 달 만에 손바닥 뒤집듯 내팽개치려 하고 있으니 이만저만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법 개정을 핑계대는 민주당이나, 그런 민주당을 탓하는 새누리당 모두 군색하다.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1~2월 임시국회에서 진작 손을 썼어야 할 일이고, 그것이 여의치 못했다면 법 개정과 관계없이 공천을 포기함으로써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온당한 일이다. 민주당은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나선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앞에서 이리저리 계산기를 두드리다 공천을 포기했다. 그러면서 기초선거 공천은 언제 국민에게 약속했었느냐는 듯 강행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심각한 자가당착이다. 안 전 교수는 무섭고, 국민은 우습다는 자기고백이나 다름없다. 이러니 불임(不姙)정당이란 말을 듣는 게 아닌가.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안 전 교수 지원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나, 민주당과의 연대에 선을 그었던 안 전 교수가 녹록지 않은 선거 판세에 눌려 다시 민주당과의 연대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 또한 정치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선거엔 나를 밀고, 다음 선거엔 당신을 민다는 식이라면 대체 입찰 담합과 다를 게 무엇인가. 보궐선거가 무슨 전직 대선후보들이 품앗이하는 무대라도 되는가. 연대 운운하며 공천을 포기하고 자기 당 예비후보를 주저앉힌 채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정략일 뿐이다. 공천을 접을 곳은 노원병이 아니라 기초선거다. 민주당은 각성해야 한다.
  • 포스코 IT계열사 압수수색… 검찰, 아연도강판 담합 혐의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박은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한 아연도강판 담합 사건과 관련, 포스코 그룹의 전산 서버를 관리하는 포스코ICT를 29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오전 수사관 5~6명을 경기 분당의 포스코ICT 내 전산센터로 보내 보고서와 거래내역 등 관련 문건, 컴퓨터 파일 등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실제로 담합 행위가 있었는지를 검토한 뒤 포스코 관계자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앞서 공정위는 철강업체 영업담당 임직원들이 모여 강판 가격이나 아연할증료를 담합한 정황을 포착하고 모두 7개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917억여원을 부과하고, 포스코·포스코강판·현대하이스코·유니온스틸·세아제강 등 5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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